김훈 베스트셀러 ‘남한산성’ 성남 대표 뮤지컬로 만난다
소설가 김훈의 베스트셀러 ‘남한산성’이 경기 성남을 대표하는 창작뮤지컬로 거듭 난다. 성남아트센터는 김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뮤지컬을 제작해 오는 10월 성남에서 초연한다.
뮤지컬 ‘남한산성’은 소설이 출간된 2007년부터 성남아트센터가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남한산성을 국제적 문화 콘텐츠로 널리 알리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2년간의 사전 준비 작업을 끝낸 성남아트센터는 지난 5일 제작발표회에서 3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뮤지컬 배우와 전문 무용수 등 40여명이 출연하는 대형 뮤지컬의 윤곽을 공개했다.
원작은 1636년 겨울 병자호란 때 청군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들어간 인조가 신하들과 겪은 47일 동안의 수난을 다루었다. 원작자 김씨는 “성벽이 복원되기 전부터 남한산성을 여러번 다니면서 끔찍한 충격과 슬픔을 느꼈다. 죽을 수도, 살 수도 없는 세상을 기어코 살아내는 삶의 의지가 싸움에서 이기고 졌는가를 따지는 것보다 훨씬 고귀한 의미라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 ”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은 각색자와 연출자, 스태프의 작품”이라며 각색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소설 속 주화파와 주전파의 대립을 적대적 관계나 어느 한쪽이 우월한 관계가 아닌 불가피한 비극의 양면성으로 그려달라는 점만은 부탁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뮤지컬 대본은 탁월한 언어 감각을 자랑하는 극작가 고선웅이 쓰고, 연출은 지난해 ‘내마음의 풍금’으로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을 수상한 조광화가 맡는다. 작곡은 ‘용의 눈물’과 ‘태조 왕건’ 등 대하 역사드라마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동성이 담당한다. 고씨는 “김훈 작가의 산맥을 넘어 남한산성에 잘 입성할 수 있을지 부담이 된다.”면서 “추위와 기아 등 가혹한 시련을 견디고 극복하는 숭고한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씨는 “역사적 고증이나 사실성을 바탕으로 하되 상상력을 풍부하게 가미한 중세적 판타지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14~31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초연한 이후 경기도문화의전당을 비롯한 경기도 지역에서 차례로 공연한다. 내년에는 서울과 중국, 호주, 프랑스 등 해외공연에 나설 계획이다.
남한산성은 경기도 광주, 하남, 성남에 걸쳐 있는 역사적 명소로 경기도가 2000년부터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