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30/ 16강 행진은 시작됐다
■월드컵팀 23명 엔트리 확정
2002한일월드컵 D-30에 맞춰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23명이 확정되는 등 대회 무드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이와 함께 월드컵대회 한국조직위원회(KOWOC)도 1일부터그동안의 시범운영을 마감하고 실제 상황을 상정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 D-30 하루전인 30일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스트라이커 황선홍(가시와 레이솔)과 수비수 홍명보(포항),골키퍼 김병지(포항) 등을 포함한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최종 엔트리는 지난해부터 계속해 온 전지훈련과 평가전 등을 통해 검증된 선수 위주로 짜여졌으며 깜짝 발탁은 없었다.
사상 첫 월드컵 1승과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은 2일 제주 서귀포 파라다이스 호텔에 집결,3일부터 전술훈련에 들어가며 16일 스코틀랜드(부산),21일 잉글랜드(서귀포),26일 프랑스(수원)와의 평가전을 통해 막판 컨디션을가다듬는다.
KOWOC는 1일부터 인천 국제공항에 귀빈 안내를 맡을 자원봉사자 100명을 배치하는 등 월드컵 의전업무를공식 개시한다.또 KOWOC는 그동안 개최도시가 맡아온 경기장 관리를 이날부터 직접 총괄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밖에 각국 국가원수와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 등의 방한에 대비한 영접팀도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대회 개막에 앞서 방한할 주요인사는 제프 블래터 회장 등 FIFA패밀리 1000여명,국가원수를 포함한 장관급 이상 인사 200∼300명 등이다.
보안 점검과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 대한 통제도 한층강화된다.
정보통신부는 이날부터 월드컵경기장과 대표선수를 포함,월드컵 관련기관과 인사의 우편물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인병택 KOWOC 홍보국장은 “안전의식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TV 광고 등을 통한 캠페인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해옥기자 hop@
■최종엔트리 특징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의 가장 큰 특징은노련미와 힘의 조화를 모색했다는 것이다.
골키퍼를 포함한 수비진은 노련한 선수 위주로 발탁,불안감 해소에 치중했고 미드필드는 신예로 주축을 이뤄 파괴력을 높였다.최전방에는 신예와 노장을 적절히 혼합,전술운용의 폭이 넓어질 것임을 보여줬다.
홍명보 최진철 김태영 이민성 등 수비수들은 서른 안팎의 베테랑들이다.홍명보는 A매치에만 124회 출전,한국선수가운데 최다기록을 지니고 있고 김태영과 이민성도 각각 74회,52회의 A매치 경력에 98프랑스대회에서도 함께 수비라인을 지킨 주전이다.최진철은 지난해 9월 발탁된 늦깎이지만 프로 7년차의 노련미와 체력이 돋보인다.가장 어린 김용대가 탈락한 반면 김병지 최은성 이운재가 뽑힌 골키퍼진도 노련미를 느끼게 한다.
이에 견줘 미드필드진에는 경험 보다는 힘이 좋은 신예들이 많이 뽑혔다.이영표 송종국 이을용 박지성 김남일 등지구력과 폭발력을 갖춰 공수 가담이 탁월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안정환 윤정환 등 개인기와 돌파력을 갖춘 게임메이커들과의 조화를 염두에 둔 선택으로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으로 공격의 주도권을 쥐어야만 승산이 있다는 히딩크감독의 판단이 그대로 적용됐다.
최전방에는 고참인 황선홍 최용수가 명예회복의 기회를잡아 최태욱이천수 차두리 설기현 등 젊은 선수들과 어울려 다양한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전반적으로는 4년전 프랑스대회 때보다 노련미가 돋보인다.평균 연령이 27.13세로 4년전 25.81세에 견줘 무려 두살 가까이 올랐고 4년전 최고령이 32세의 최영일(당시 대우)이었으나,이번에는 34세의 황선홍을 비롯해 30대만 7명에 이른다.
평균 키 179.48㎝·몸무게 73.08㎏으로 프랑스대회 때(180.81㎝·75.04㎏)에 견줘 다소 왜소해졌지만 스피드에서는 앞선다는 평가.한편 홍명보는 한국선수 가운데 최초로 4회 연속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게 됐고 차두리는 아버지(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에 이어 본선무대를 밟는 첫 한국선수가 됐다.
곽영완기자 kwyoung@
■히딩크호 출범·확정까지
‘히딩크호’가 오랜 산고 끝에 옥동자를 탄생시켰다.지난해 1월 출범 이후 16개월,대표팀 구성 횟수로는 12번째만이다.
그동안 히딩크호는 숱한 멤버 교체를 하면서 진통을 겪었다.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 이후 대표팀을 드나든 선수만 60명이 넘는다.신동근 김승현 이정운 서덕규 박충균 김재영 전우근 윤희준 등 너무 많은 멤버가 들락거려 골수 팬들조차 이들이 언제 대표팀을 거쳤는지 기억하기 힘들 정도다.
초기 히딩크호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하다 떠난 선수로는서정원 서동원 박성배 심재원 등을 들 수 있다.이들은 지난해 1월의 홍콩 칼스버그컵대회와 다음달의 두바이4개국대회까지만 해도 부동의 멤버로 뛰었다.
히딩크호에 첫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지난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 이후였다.히딩크 감독은 컨페더레이션스컵 당시 수비진에 홍명보 김태영 이민성,미드필드진에 박지성 이영표 최성용 송종국,공격진에는 황선홍 설기현 김도훈을 주로 기용했다.
그러나 수비라인의 누수 때문에 프랑스와 체코에 각각 0-5로 패한 것을 계기로 히딩크호는 또 한차례 변화를 맞았다.수비를 3백으로 고정시키는 대신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면서 이을용 송종국 최태욱 이천수 등을 활용한 측면 공격에 무게를 둔 것이 눈에 띄는 변화였다.
히딩크호는 올초 골드컵대회를 통해 다시한번 호된 시련기를 거쳤다.공수 양면에서 모두 문제점을 노출하며 2무2패(2득점 5실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유상철 송종국이 번갈아 이끈 수비라인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공격라인도 무기력으로 일관했다.
이를 계기로 히딩크호는 다시 한번 수술을 단행했다.홍명보 안정환 윤정환 등 중·고참들이 가세해 신예들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가장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게 된 것이다.
히딩크호는 그동안 모두 29차례의 A매치를 펼쳐 13승7무9패를 기록했다.그러나 유럽팀과는 2승2무4패(7득점 16실점)에 그쳐 이에 대한 처방이 절실함을 드러냈다.
송한수기자 onekor@
■본선 엔트리 규정
월드컵 본선에서 엔트리 23명의 운용은 어떻게 이뤄질까.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개막 10일 전까지 최종 엔트리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하지만 23명 엔트리가 절대불변은 아니다.FIFA의 2002월드컵대회 ‘선수 자격 및 명단’규정은 엔트리를 23명으로 하되 매 경기 때마다 11명의 선발과 12명의 예비선수를 구분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엔트리 명단에는 23명 모두의 생년월일,별명,유니폼에 표기하는 이니셜,포지션,여권번호,국명,소속팀 등을 일일이 적어야 한다.그러나 부상 선수는 본선 첫 경기 24시간 전까지 교체할 수 있다.단,이 경우엔 FIFA 스포츠의무분과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교체 멤버는 골키퍼를 포함,경기마다 3명까지만 가능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