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희생양’의혹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몰래카메라 파문과 관련,청주지검이 K나이트클럽 사장 이원호(50·수감 중)씨를 비호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사실무근’으로 결론지었다.검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대로 비호의혹 주장으로 파문을 일으킨 김도훈 전 검사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청주지검 간부들을 징계키로 했다.
●검찰,비호설 근거없다
검찰은 K부장검사가 이씨 등과 골프를 치고 향응을 받았는 지 확인하기 위해 골프장 등의 출입 여부를 조사했으나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이들이 검사장 출신 김모 변호사와 함께 제주에서 골프를 쳤다는 의혹도 항공기 탑승자 조회 결과,뒷받침할 자료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K부장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이씨와 K부장검사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혐의점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이들 두사람에 대한 조사에서도 “서로 만난 사실조차 없다”는 일치된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감찰부는 K부장검사가 이씨의 살인교사와 윤락알선,조세포탈 등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당 사건의 내사기록 등을 정밀 검토했으나 K부장검사가 부당한 관여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오히려 K부장검사가 김 전 검사에게 조세포탈 사건 등에 대해 적절한 지도를 했고,김 전 검사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감찰부는 밝혔다.
●비호 의혹은 완전히 풀리지 않아
검찰의 발표는 청주 현지의 분위기와 전혀 다르다.현지에서는 검찰이 김 전 검사를 희생양으로 삼아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이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지지부진하다가 검찰비호 의혹이 불거져 나온 뒤 이씨가 갑작스럽게 구속된 사실은 단적인 증거라는 지적이다.
김 전 검사가 이씨가 89년 배모씨 살인사건에 관여되어 있다는 혐의를 포착한 것은 지난 3월이었다.그 뒤 김 전 검사는 이씨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고 이씨가 청주일대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조세포탈과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까지 조사에 들어갔다.이 당시 김 전 검사는 이씨의 조탈세액이 6억원대에 이른다는 사실까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구속된이씨의 혐의는 김 전 검사가 내사하던 것과 동일한 조세포탈과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였다.여기에다 이씨는 청주에서 영향력이 대단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지에서는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재력을 가지고 있던 이씨로부터 접대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말이 파다할 정도다.간부들의 태도는 김 전 검사의 지나친 수사의욕을 자제시키기 위한 것일 수도 있으나 해석에 따라서는 은근한 외압으로도 비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전 검사 혐의 전면부인
한편 김 전 검사는 이날 청주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몰카 제작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시인했다는 언론 보도는 검찰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흘린 것이며 몰카의 존재도 제작됐다는 시점 이후에 알았다.”고 주장했다.또 검찰에서 몰카에 개입했다는 진술을 한 사실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공동 변호인단도 “김 전 검사가 대가성이 있는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몰카 제작에 관여한 혐의는 인정하나 비디오 테이프를 방송사에 배포토록 지시한 혐의는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변호사 30여명은 이날 김 전 검사의 공동변호인단을 구성,청주지법에 선임계를 제출했다.
조태성 홍희경·청주 안동환기자 sun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