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올 국정운영 전망
◎민자/「세계화·지방화」 제2창당 추진/고질적 계파 불식… 지방선거 압승 다짐
올 을해년은 그야말로 「변화하는 정치의 해」가 될 것 같다.여·야 모두 「제2의 창당」을 외치며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고 6월27일엔 역사적인 지방자치선거를 치르게 된다.자치선거가 끝나고 나면 국회의원 총선거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집권여당인 민자당은 세계화 도약과 겹치는 정치의 해를 어떻게 대비하고 돌파해 나갈 것인가.
세계화라는 국정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민자당은 이미 변신작업을 시작했다.2월7일로 잡힌 전당대회는 제2의 창당이라는 목표에 따라 일대 변혁을 모색하고 있다.민자당이라는 당명과 당의 상징인 로고를 바꾸고 당헌·당규와 정강·정책도 고칠 움직임이다.
한마디로 「과거의 흔적」을 지우고 세계화와 지방화,통일시대에 대비하자는 것이다.민자당이 지우려는 과거의 흔적은 3당합당 5년이 되도록 사라지지 않는 고질적인 계파의식,변화에 수동적인 당의 체제와 인적요소,보수에서 급진진보에 이르는 이념의 혼재등으로 여겨지고 있다.따라서 민자당은 2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이러한 과거의 잔재를 지우고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방향은 「대변신」으로 잡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김영삼대통령의 연두회견이나 전당대회 준비작업과정에서 그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분명한 것은 민자당이 환골탈태의 엄청난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점이다.
민자당이 모색하고 있는 변신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어림된다.하나는 세계화를 선도하는 개혁적인 모습으로의 정당개조이다.이를 위해 중앙당의 축소와 시·도지부및 지구당중심 운영안,변화에 대응이 늦은 총재대표당3역으로 내려오는 계선조직의 조정등 다양한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둘째는 정당운영에 시장경제이념을 도입하는 일이다.이를테면 점차적으로 시·도지부장및 지구당위원장,원내총무등의 당직에 경선제도를 도입,상향식 정당제도를 추구하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자원봉사자나 당비를 내는 당원들의 정당운영에의 참여가 보장되고 정당과 국민들의 간격도 좁아질 것으로 여기고 있다.마지막으로는 당안에 산만하게 혼재해 있는 이념성향을 한데 묶는 일이다.세계화·지방화시대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보수와 중도진보로 구별되는 노선을 통합,중도에 가까운 「개혁및 세계화노선」으로 새로운 이념을 정립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민자당이 이러한 변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인적구성원의 변화에 따른 부작용이다.당을 개조하려면 당안에 엄연히 존재하는 민정·민주·공화계라는 계파의식을 버리고 사람을 뒤섞어야 한다.또 이념을 통합하자면 세대와 이념에 있어 극단적인 인사들에 대한 조정도 불가피하다.따라서 민자당의 변신에는 인적요소의 변동이 필수적이며 이를 어떻게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과제이다.이미 민정계와 민주계 일각에서 새로운 집단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이들이 새 주류로 대두할 가능성도 높다.그러나 다른 한쪽으로는 이같은 변화에 부정적인 정치세력들의 이합집산도 점쳐지고 있다.
◎민주/지방선거 도약·야권통합 야심/이대표 입지 변화·김대중씨 행보 관심
을해년은 민주당등 야권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우선 민주당의 위상변화가 예상된다.
새해를 제2창당의 해로 잡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획기적인 도약을 이루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품고 있다.정책개발과 대안제시에도 심혈을 쏟으며 수권정당의 면모를 새롭게 한다는 계획이다.
새해를 맞아 민주당 앞에는 전당대회와 지방자치선거,야권통합등 굵직굵직한 정치적 변수들이 놓여 있다.여기에 김대중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이사장의 거취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우선 새해 벽두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전당대회 문제는 올 한해 민주당의 행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각 계파가 원만히 타협을 이뤄내면 지방자치선거 때까지 순항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자칫 타협에 실패하거나 어느 한쪽이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된다면 당의 운명은 종언을 맞을 수도 있다.벌써 이기택대표쪽에서는 「대표직 사퇴」를 거론하고 있다.분당 얘기도 흘러 나온다.정계개편등 나라의 정국 구도가 완전히 바뀌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김이사장의 행보는 새해에도 끊임 없는 화제를 몰고 올 전망이다.지난달 발족한 국제정치기구인 「아시아·태평양민주지도자회의」의 공동의장으로서 더욱 활발한 국내·외 활동이 예상된다.봄에는 이 기구의 의장자격으로 유엔에서 미얀마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연설을 할 계획이다.또 20년만에 일본도 방문한다.
그의 정치재개 여부에 대한 논란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다만 민주당의 역학구도가 어떻게 변화 할지가 변수다.이기택대표가 전당대회를 계기로 실권을 쥐게 된다면 김이사장의 전면등장은 상당기간 미뤄질 공산이 크다.그러나 지금과 같은 분권화 현상이 이어진다면 그의 당내 영향력은 오히려 확대될 조짐이다.지방선거를 통해 이대표의 효용가치가 어떻게 검증되느냐도 그의 거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다.
지난해 논의가 중단된 야권통합 문제는 지방선거를 계기로 급속히 재추진될 전망이다.새한국당의 이종찬대표및 재야의 김근태씨가 이끄는 「통일시대국민회의」와의 통합은 구체적 논의를 끝낸 상태다.다만 제2야당으로서 통합 당사자의 하나였던 신민당이 와해직전의 단계에 이르러 변수가 되고 있다.지난 연말 김동길·박찬종 두대표의 동반사퇴에 이어 유수호의원등 소속의원 3명이 탈당한 신민당은 당분간 표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