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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허언증 감염 사회/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허언증 감염 사회/임창용 논설위원

    얼마 전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유명 대학병원 의사 행세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놀라운 것은 그의 부인이 남편에게 속아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고, 6년 동안 함께 살면서도 감쪽같이 속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병원에도 한번 안 가 봤나’ 같은 의문을 던지며 혀를 찼다. 하지만 속은 사람은 부인만이 아니었다. 그는 변호사나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많은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려 유흥비 등으로 탕진했다. 이 영업사원은 요즘 번지고 있다는 허언증 환자인 듯하다. 영업활동을 하면서 의사 세계를 동경했고, 결국 스스로 의사 행세를 하면서 만족을 느꼈던 것 같다. 여자를 속여 결혼까지 하고부터는 실제로 의사가 된 것 같은 착각까지 했을 수 있다. 허언증은 상습적으로 거짓을 진실인 양 포장해 말하는 증상이다. 심한 경우 실제로 진짜라고 믿는다. 몇 달 전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에 동시 합격해 구애를 받고 있다고 SNS에 올려 화제에 올랐다가 거짓임이 들통난 김모양, 여러 대학에서 신입생 행세를 했던 김모군 사례도 비슷하다. 실제로 갖거나 이루지 못한 무언가를 가진 것처럼 포장하는 게 하나의 현상이 되다 보니,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허언증 갤러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허언증은 누군가 믿어 주거나 믿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거짓말을 하는 본인은 물론 이를 믿는 이들까지 반대급부를 바랄 때가 많다. 의사 부인은 정말로 6년간 남편이 이상한 점을 한번도 못 느꼈을까? 수상한 점이 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애써 자기최면을 걸지는 않았을까? 의사 부인으로서 받는 주변의 부러움이 사라질까 두려워 진실 파헤치기를 주저하진 않았을까? 명문대 동시 합격을 가장한 김양에겐 ‘천재 소녀’라는 칭송이, 대학 신입생 행세를 한 김군에겐 주변의 관심이 반대급부가 됐다. 반대급부는 자신을 속이는 자기기만의 모티브가 된다. 장폴 사르트르가 ‘존재와 무’에서 논한 내용이다. 그는 자기기만의 구조를 ‘내숭 떠는 여자’를 예로 들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한 남자가 여자에게 말을 건다. 여자는 그가 자신의 육체에 관심이 있음을 안다. 여자도 그가 맘에 든다. 하지만 쉽사리 결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욕구에 민감하지만 이를 수치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탈출구를 찾는다. 남자의 그럴듯한 ‘작업 멘트’를 진실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육체란 진실로 믿는 가치를 위한 수동적 대상에 불과한 것이라고 애써 믿으면서 말이다. 여자는 이렇게 반대급부(쾌락)를 챙긴다. 우리 주변에도 반대급부가 감춰진 허언증과 자기기만 현상은 많다. 특히 권력 주변에서 많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임 때 입만 열면 정의 구현을 들먹였다. 그러나 그 자신과 주변의 비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악취가 심했다. ‘보통사람’을 자처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당선 축하금과 기업들로부터 거둔 수천억원을 비자금으로 챙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가족들이 단돈 100만원만 받아도 구속시키겠다고 했지만, 차남 현철씨가 기업들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들이 내세웠던 그럴듯한 가치는 결국 허언이 됐다. 아니 처음부터 허언인데, 자각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들 주변에는 손뼉치면서 거짓이 내포된 가치 정당화에 나섰던 이들이 즐비했다. 그 뒤엔 물론 권력에서 스며 나온 단물, 즉 반대급부가 있었다. 이들은 보스가 내세운 가치를 자신의 가치와 동일시하고 자신을 정당화·합리화하면서 반대급부를 은닉했다. 마치 사르트르의 ‘내숭 떠는 여자’가 정욕을 감추려 한 것처럼. 이들은 보스의 허언증에 감염됐고, 또 다른 반대급부를 미끼로 자기 주변을 감염시켰다. ‘인간은 마음속에서 양립할 수 없는 사고가 대립하면 자신의 믿음에 맞춰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행동에 맞춰 마음을 조정한다.’ 사회심리학자 엘리엇 에런슨과 캐럴 태브리스는 ‘거짓말의 진화’라는 저서에서 자기 정당화의 메커니즘을 이렇게 설명했다. 2016년 가을이다. 작금의 권력이 앞세운 가치는 ‘민생’과 ‘창조’다. ‘국가안위’도 자주 등장한다. 이들 가치에 대한 무수한 외침이 후일 진정 국민과 국가를 위한 몸짓으로 평가받았으면 한다. 반대급부에 목맨 허언증 환자들의 자기 정당화 몸부림은 진저리가 난다. sdragon@seoul.co.kr
  • 야간 수술실 1개뿐… 환자 돌려보내는 권역외상센터

    동시에 두명 수술 못해… 인력도 부족 지난해 10개 센터 환자 85명 헛걸음 “하루빨리 응급의료시스템이 개선돼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대형병원 13곳에서 치료를 거부당해 숨진 민건(2)군의 아버지 김모(44)씨는 7일 “선진국의 문턱에 있다는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이렇게 허술하고 부실한지 몰랐다”며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김군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쯤 어린이집을 마치고 외할머니 김모(72)씨, 누나(4)와 함께 건널목을 건너다 후진하던 10t 견인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김군은 인근 전북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외할머니와 김군 모두를 수술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전원(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절차)을 알아봤다. 의료진이 전국 13개 병원에 김군 치료를 의뢰했지만, ‘의료진이 부족하다’, ‘현재 수술실이 없다’ 등의 이유로 거부했다. 김군은 사고를 당한 지 7시간여가 지나서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숨졌다. 김군과 함께 사고를 당한 외할머니도 김군이 세상을 떠나고서 2시간 뒤에 유명을 달리했다. 김씨는 “나이 마흔 넘어 낳은 자식이 눈앞에서 손 한번 못 쓰고 죽어가는데 세상이 뒤집힌 듯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고 울먹였다. 이어 “국내 의료시스템을 믿고 있다가 저와 같은 일을 겪을 수가 있다”며 조속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어머니 최모(42)씨도 “아이가 병원에 도착한 게 오후 6시인데 어떻게 6시간 넘도록 수술을 받을 수 없었는지 모르겠다”며 “전원을 하려고 병원을 알아보는 것도 유선 전화로 일일이 병원에 요청해야 할 정도로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중증 외상치료를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고, 외상센터 운영에 따른 손해가 크다는 구조적인 원인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야간에 응급실은 대형 병원이라도 수술실을 1개밖에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응급 의료 시스템으로는 중증 환자 두 명을 한 번에 수술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고질적인 외상 전문 의료진 부족과 외상센터 운영병원 부족이 이런 상황을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10개 외상센터를 찾은 환자 3526명 가운데 85명이 김민건군과 비슷한 이유로 다른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대형병원 14곳서 치료 거부당한 두 살 손자·할머니

    뒤늦게 수술 받았지만 모두 숨져 교통사고를 당한 할머니(72)와 두 살 난 손자가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치료를 거부당해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의 치료를 미룬 병원 중 상당수가 중증 외상환자를 치료하라며 수천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은 ‘권역외상센터’였다. 6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5시쯤 전주시 반월동의 한 도로에서 김모군과 김군의 외할머니가 건널목을 건너다 후진하던 견인 차량에 치여 크게 다쳤다. 트럭 바퀴에 깔린 김군은 골반과 왼쪽 다리가 심하게 부서졌고, 할머니도 중상을 입었다. 두 사람은 오후 5시 48분 인근 전북대병원 응급센터로 후송됐지만, 병원 측은 이미 다른 수술이 진행 중이라며 치료에 난색을 표했다. 병원 측은 다급하게 전남대병원을 시작으로 충남대, 충북대, 국립중앙의료원 등 전국 13개 병원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어린이 중증 외상환자인 김군을 맡겠다고 나서는 곳은 없었다. 어린이 중증 외상을 치료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국립중앙응급의료센터의 도움으로 사고 3시간이 지난 뒤에야 아주대병원으로의 이송이 결정됐지만, 구급 헬기 배치까지 지연되면서 김군은 이날 오후 11시 59분 치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약 7시간이 지나 뒤늦게 수술을 받은 김군은 이튿날 오전 4시 43분 끝내 사망했다. 김군의 외할머니 역시 다음날 숨을 거뒀다. 김군과 외할머니의 치료를 거부한 병원 가운데 전남대병원을 포함한 6곳은 ‘권역외상센터’였다. 정부는 중증외상환자가 전국 어디에서나 골든타임인 1시간 이내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난 3년 동안 15개 권역외상센터를 선정해 2000억원의 국비를 지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대형병원 14곳서 치료 거부당한 두 살 손자·할머니

    교통사고를 당한 할머니와 두 살 난 손자가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치료를 거부당해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의 치료를 미룬 병원 중 상당수가 중증 외상환자를 치료하라며 수천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은 ‘권역외상센터’였다. 6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5시쯤 전주시 반월동의 한 도로에서 김모(2)군과 김군의 외할머니가 건널목을 건너다 후진하던 견인 차량에 치여 크게 다쳤다. 트럭 바퀴에 깔린 김군은 골반과 왼쪽 다리가 심하게 부서졌고, 할머니도 중상을 입었다. 두 사람은 오후 5시 48분 인근 전북대병원 응급센터로 후송됐지만, 병원 측은 이미 다른 수술이 진행 중이라며 치료에 난색을 표했다. 병원 측은 다급하게 전남대병원을 시작으로 충남대, 충북대, 국립중앙의료원 등 전국 13개 병원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어린이 중증 외상환자인 김군을 맡겠다고 나서는 곳은 없었다. 어린이 중증 외상을 치료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국립중앙응급의료센터의 도움으로 사고 3시간이 지난 뒤에야 아주대병원으로의 이송이 결정됐지만, 구급 헬기 배치까지 지연되면서 김군은 이날 오후 11시 59분 치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약 7시간이 지나 뒤늦게 수술을 받은 김군은 이튿날 오전 4시 43분 끝내 사망했다. 김군의 외할머니 역시 다음날 숨을 거뒀다. 김군과 외할머니의 치료를 거부한 병원 가운데 전남대병원을 포함한 6곳은 ‘권역외상센터’였다. 정부는 중증외상환자가 전국 어디에서나 골든타임인 1시간 이내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난 3년 동안 15개 권역외상센터를 선정해 2000억원의 국비를 지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17전 18기 대학생 대기업 취업하다

    17전 18기 대학생 대기업 취업하다

    한식조리사기능사 시험에 17번이나 떨어진 대학생이 취업에는 단 한번에 성공했다. 영남이공대학교 식음료조리계열 김태경(23)씨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두 번이면 합격하는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시험에 무려 17번이나 떨어졌다. 18번째 도전에서 결국 합격하고 곧바로 종합식품회사인 아워홈에 합격했다. 취업의 문을 뚫은 비결에 대해 김군은 솔직한 게 통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입사면접시험관에게 한식조리사자격시험에 수없이 도전했으나 계속 떨어질만큼 부족하다. 그러나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노력해서 반드시 이루는 성격이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씨는 어릴 때부터 운동에 남다른 재주가 있어서 고교시절까지만 해도 태권도 사범이 꿈이었다. 태권도 공인 4단이다. 하지만 시합 중 부상으로 인해 조리사로 진로를 바꾸고 영남이공대 식음료조리계열에 진학했다. 한 학기를 마치고 입대 후 취사병으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인 조리사의 꿈을 꿨다.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것 좋아했습니다. 남들은 금방 합격하는 조리기능사시험에 왜 자꾸 떨어지는지 몰랐습니다. 제대 후 거의 매월 시험에 응시했는데 나중에는 부끄러워서 비밀로 했습니다.” 17번이나 떨어진 뒤 김씨는 학과에서 실시하는 한식조리특별반에 가입하면서 자신의 문제점을 알아차렸다. 함께 공부하던 학우들의 조언은 바로 김씨의 산만함과 조리법에 대한 고집을 줄이는 것이었다. 김씨는 “운동을 오래해서인지 저도 모르게 응시장에서 매우 산만하고 또 내가 하는 방식이 맞다는 고집이 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교수께 감사할 따름이다”고 했다. 이제 김씨의 꿈은 20년 장기근속하는 것이다. 이경수 지도교수는 “왕복 5시간이 넘는 통학을 하면서도 수업에 빠진 적이 없고 지난여름 현장실습 중에 손을 심하게 다쳤을 때도 끝까지 임무를 마치는 모습이 대견했다. 학비도 직접 벌어서 마련하는 등 성실과 끈기가 대단한 학생이라 좋은 직장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소녀상 그림 그려요, 전국에 세울 때까지

    소녀상 그림 그려요, 전국에 세울 때까지

    그림을 좋아하는 고등학생과 인터넷 갤러리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고자 마음을 모았다. 전국 곳곳에 소녀상 건립을 위한 펀드모금에 나선 것이다. 주인공은 서울 수락고등학교 3학년생인 김진욱·최지은·박주호·김태호 등 4명과 수원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입주한 인터넷 갤러리 ‘아트리셋’이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그린 소녀상 그림을 인터넷 갤러리에서 판매, 수익금을 소녀상 건립에 쓰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고등학생이 그리는 소녀상’ 프로젝트이다. 전국의 고교에 소녀상을 세우는 게 목표다. 일단 같은 학교 친구들끼리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아트리셋에 제안한 김진욱군은 26일 “일본은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반성하려는 의지가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를 한 번 더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학생회장을 맡은 김군은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앞에서 1만 60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고등학생이 함께 만드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 행사에 참석한 이후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일 외교 당국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분노하며 수요시위에 참가하고 소녀상 앞에서 1인 시위도 했다. 장성환 아트리셋 대표는 “평소 미술에 관심 있고 소질 있는 학생이면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트리셋은 학생들이 장기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획갤러리’를 제공하고 아트리셋 홈페이지(www.artreset.com)에서 작품을 감상 또는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아트리셋은 미술대중화와 열악한 미술작가들의 삶을 개선한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사회적기업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고등학생이 그린 소녀상 수익금으로 고교에 소녀상 건립한다

    고등학생이 그린 소녀상 수익금으로 고교에 소녀상 건립한다

    그림을 좋아하는 고등학생과 인터넷 갤러리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 맺힌 삶을 기리고자 마음을 모았다. 전국 곳곳에 소녀상을 건립을 위한 펀드모금에 나선 것이다. 주인공은 서울 수락고등학교 3학년생인 김진욱, 최지은, 박주호, 김태호 등 4명과 수원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입주한 인터넷 갤러리 ‘아트리셋’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그린 소녀상 그림을 인터넷 갤러리를 통해 판매한 후 수익금을 소녀상 건립에 사용한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이름은 ‘고등학생이 그리는 소녀상’으로 지었다. 전국의 고등학교에 소녀상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단 같은 학교 친구들끼리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아트리셋에 제안한 김진욱군은 “일본은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반성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많은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를 한 번 더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학생회장을 맡은 김군은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앞에서 1만 60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고등학생이 함께 만드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 행사에 참석한 이후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한·일 외교 당국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분노하며 수요시위에 참가하고 소녀상 앞에서 1인 시위도 했다. 학생들의 뜻에 공감한 아트리셋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터넷 갤러리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장성환 아트리셋 대표는 “작품의 수익금은 소녀상 건립을 위해 사용된다. 미술학도가 아니더라도 평소 미술에 관심 있고 소질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트리셋은 학생들이 장기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획갤러리’를 제공하는 한편 일반인들이 아트리셋 홈페이지(www.artreset.com)에 접속한 후 ‘고등학생이 그리는 소녀상’ 작품을 감상 및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아트리셋은 미술대중화와 열악한 미술작가들의 삶 개선을 목표로 만들어진 사회적기업으로, 수원시의 오디션을 통해 지난해 6월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입주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외교부, IS 가담 의심되는 20대에 여권발급 거부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입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20대 청년에 대해 정부가 여권 발급 거부 조치를 내렸다. 외교부는 25일 “IS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의심스러운 활동이 포착된 20대 남성 1명에 대한 통보를 지난 3월 관계 당국으로부터 받았다”며 “4월 여권발급심의위원회에서 협의를 거쳐 여권법에 입각, 해당 남성에 대한 여권발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작년 11월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국내에서) IS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한 사람이 10여명 있다고 한다”면서 IS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된 10대 김모 군 외에도 2명이 시리아 등으로 가려다 공항에서 출국을 제지당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10대 김군이 IS에 가담한 것이 지난해 알려지면서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7세 뺑소니’ 공개 수배 검거…운전자 “사람 친 줄 몰랐다”

    부산 을숙도공원에서 7세 아동을 차량으로 친 뒤 달아나 공개 수배된 40대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뺑소니 혐의로 김모(43)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8시쯤 을숙도공원 앞 편도 4차선에서 은색 그랜저 차량을 운전하던 중 도로에 서 있던 김모군을 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군은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사고 당시 김군은 돌봄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공원을 산책 중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지만 야간인 데다 화질이 좋지 않아 가해 차량의 번호판을 식별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떨어진 휠가이드 부품으로 가해 차량이 2006년식 그랜저 TG인 것을 확인하고 해당 차종 500여대를 대상으로 일일이 확인 조사하던 중 휠가이드가 떨어진 김씨의 차량을 발견하고 그를 검거했다. 김씨는 “퇴근길 운행 중 차량이 덜컹하는 느낌은 있었는데 사람을 친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7살 어린이 숨지게 한 뺑소니 그랜저 운전자 검거

    7살 어린이 숨지게 한 뺑소니 그랜저 운전자 검거

    부산 을숙도공원에서 7세 아동을 차량으로 친 뒤 달아나 공개수배된 40대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뺑소니 혐의로 김모(43)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8시쯤 부산 사하구 을숙도공원 앞 편도 4차선에서 은색 그랜저차량을 운전하던 중 도로에 서 있던 김모군을 친 뒤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군은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사고 당시 김군은 돌봄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던 중이었으며 이들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도로로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지만, 야간이고 화질이 좋지 않아 가해 차량의 정확한 번호판을 식별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떨어져 있던 가해 차량의 휠가이드 부품을 통해 이 차량이 2006년식 그랜저 TG인 것을 확인하고 범인 추적에 나섰다. 또 사건 수사 닷새 만에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서부산과 경남 일부 9개 구·군에 등록된 해당 차종 500여대를 대상으로 일일이 확인조사를 하던 중 휠가이드가 떨어진 김씨의 차량을 발견하고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 차량 하부에서 김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을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김씨는 “퇴근길 운행 중 차량이 덜컹하는 느낌은 있었는데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랑을 남겼다 생명을 나눴다

    사랑을 남겼다 생명을 나눴다

    “제 신장을 받은 성주와 20년째 연락하며 엄마와 아들처럼 지내요. 신장 기증으로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 거죠.” 8일 경기도에서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명예퇴직한 뒤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희(64·여)씨는 1996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박성주씨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했다. 함께 공무원을 하고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남편 김근묵(66)씨도 1995년에 신장과 간을 기증했다. ●“내가 나눠줄 수 있는 것 찾았을 뿐” 기증한 계기를 묻자 김씨는 “대단한 사연이 있는 건 아니고 단순하게 내가 나눠 줄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내 몸에 있는 것을 발견했을 뿐”이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이씨 부부 등 장기기증자 20명의 초상화를 9일 서울 청계천 광통교 하부공간 ‘생명 나눔의 벽’에 공개한다. 생존해 있는 장기기증인 8명과 뇌사 판정과 함께 세상을 떠나면서 장기를 기증한 12명의 초상화로, 국민들이 기증인에게 보내온 감사와 응원의 문구를 캘리그래피로 디자인했다. 초상화는 재능기부로 완성했다. 9일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장기기증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벌이는 행사다. ●국내 기증률 100만명당 9명 불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만 2974명이 장기기증을 실천했다.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2014년 우리나라의 100만명당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9명에 불과해 스페인(36명), 미국(27명), 이탈리아(23.1명), 영국(20.4명) 등에 비해 크게 낮다. 초상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김기석(당시 16세)군은 기말고사를 며칠 앞둔 2011년 12월 2일 학원을 가는 길에 갑자기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바로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불과 10시간 만에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 애를 세상에 남기려고…” 김군의 아버지 태현(56)씨는 “아들을 어떻게든 세상에 붙잡고 싶은 마음에 기증을 결정했다”며 “장기 기증은 떠나간 기석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애끊는 부정은 신장, 췌장, 폐, 간, 심장 등의 기증으로 이어져 6명의 귀한 생명을 살렸다. 태현씨는 “간호사가 6명 모두 수술이 잘됐다고 말해 주더라”며 “기석이가 그분들에게 가서 건강히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충효(47)씨의 아내는 2013년 6월 1일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았다. 당시 15세, 12세, 7세에 불과했던 세 아들에게 엄마의 빈자리는 감당하기 버거웠다. 슬퍼하는 김씨 가족에게 병원 측에서 조심스레 장기기증 의사를 물어왔다. “할 수 있다면 마지막 가는 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자.” 처가 식구들이 외려 망설이는 김씨를 응원해 줬다. 김씨의 아내는 간, 신장 등을 기증해 모두 5명에게 새 생명을 전했다. “사후 장기기증을 신청한 상태였는데 아내를 떠나보내고 죽기 전에도 장기기증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더군요. 아내가 남긴 사랑을 잇고 싶었죠.” 김씨는 2014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신장을 기증했다. “최근에 열여덟 살이 된 큰아들이 ‘부모님이 자랑스럽다’며 ‘나도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너무 기뻤죠.”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트럭 운전사의 비극에서 확인된 복지 구멍

    40대 일용직 노동자가 장애가 있는 아들을 혼자 둘 수 없어 트럭에 태워 다니다 함께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이 남성은 3년 전 아내가 가출한 뒤 아이와 함께 공사판을 전전했다고 한다. 부자의 삶이 얼마나 고됐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지난 6월 지하철 작업 도중 숨진 ‘열아홉살 김군’ 사건과 마찬가지로 취약 계층을 위한 보호망이 얼마나 허술한지 확인케 해 준다. 숨진 임모씨는 그제 새벽 2시쯤 1t 트럭에 아들을 태우고 길을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부산 삼락동 도로를 달리다 불법 정차 중인 25t 트럭을 들이받았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아들은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을 거뒀다. 경찰과 주변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는 9년 전 38세에 베트남 출신 아내를 맞아 결혼했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큰 어려움 없이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3년 전 아내가 돌연 집을 나간 후 상황이 급변했다. 생계를 꾸리면서 뇌병변 장애가 있는 아들을 돌봐야 해 매일 출근하는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그는 건설 현장을 돌며 하루 5만~10만원 정도의 노임을 받아 생활했다. 사고가 난 날에도 일거리를 찾아 나선 길이었다. 이번 사고는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 대한 보호망이 튼튼했으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안타까움이 더하다. 한부모 가정이 겪는 어려움은 수없이 지적됐다. 2013년 기준 한부모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72만원으로, 일반 가구(363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한부모 가정 아이들은 정서적 어려움을 많이 호소해 키우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특히 임씨 같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은 생계와 보육을 함께하는 게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그동안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여러 가지 지원을 해 왔다. 한부모 가정의 아동양육비로 월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기저귀와 분유값도 일부 지원해 준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가 없을 때 아이들을 제대로 돌봐 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그래야 엄마든 아빠든 걱정 없이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씨처럼 아이가 장애를 가졌을 땐 더 그렇다. 이혼 가구나 미혼모 등 한부모 가정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78만 가구에 이른다. 이들을 위한 보호망을 촘촘하게 짜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제2, 제3의 임씨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시론] 위험사회와 국가의 책임/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한국안전학회 부회장

    [시론] 위험사회와 국가의 책임/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한국안전학회 부회장

    지난 3일 오후 1시쯤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용답역 사이 장안철교 보강 공사를 벌이던 공사업체 소속의 노동자가 하천으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의역 사고가 발생한 지 98일 만이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그토록 호들갑을 떨고도 왜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걸까.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 서울시나 서울메트로 차원을 넘어선 ‘외주화’와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같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광범위하고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원청이 저비용에 공사나 일감을 1차 하청업체에 외주를 주고, 1차 하청업체는 다시 2차, 3차, 심지어는 4차, 5차까지 하청을 주는 다단계 구조가 일상화돼 있다. 그렇다 보니 안전은 알아도 못 지키는 게 현실이다. 하청업체의 근로자는 상당수가 비정규직이거나 파견직이다. 이런 현실에서 매뉴얼이나 안전교육은 무용지물이며, 갖가지 안전대책도 백약이 무효다. 물론 서울시나 메트로의 책임이 없다거나 가볍다는 말은 아니다. 근본적인 사회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우리나라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제는 기술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차원에서 새로운 합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언뜻 보면 외주화나 노동시장 유연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므로 그 해결책은 직영화나 정규직화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도급(외주화)을 금지하거나 모든 사람을 정규직으로만 채용해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작업을 직영화하라고 하면 모든 기업은 대기업이 될 것이며, 공기업도 거대한 공룡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최소한 안전생명 업무만은 직영화해야 한다는 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도 비현실이다. 안전생명 업무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선진국은 안전 문제를 고용관계로 풀지 않고 시간과 장소를 소유·지배한 자의 관계로 풀었다. 즉 어떤 사람이 누구에게 고용됐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장소가 누구의 것이며, 그 기계나 설비가 누구의 것인가 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구의역에서 사고로 사망한 김군의 경우 현재 법제도로 보면 산재 예방이나 보상의 책임은 은성PSD에 있다. 그러나 산재 예방의 책임을 일하는 장소와 설비 중심으로 보면 김군의 사고 예방 책임이 서울메트로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바꾸기 위해서는 구시대적인 고용 중심의 산업안전 체계를 안전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전근대적인 고용 중심의 산업안전보건법과 행정 체계를 영국처럼 독립적인 안전보건청(HSE)과 모든 직장에 장소와 설비 중심으로 적용되는 작업장안전보건법(HSAW)으로 개편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안전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 문제다. 이미 위험이 ‘대형화·고도화·복합화·집적화’한 위험사회에 접어든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교통수단은 점점 빨라지고 대형화되고, 건물은 점점 높아지고 땅 밑으로 깊이 들어가며, 우리 땅 밑을 지나는 가스관이나 전력선은 점점 더 대형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다. 반면 우리 사회의 안전과 관련된 재원, 기술, 인력, 법제도, 사회문화 등은 분야나 부문을 막론하고 전반적으로 1997년 이전의 시대에 머무르고 있다. 외환위기 때 안전에 대한 투자의 시계가 멈춰 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개인이 조심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다리를 건널 때 그 다리가 안전한지 안전하지 않은지 일일이 확인하고 건널 수 없으며, 건물에 들어갈 때 그 건물이 안전한지 확인하고 들어갈 수 없다. 배를 탈 때도 그 배가 평형수를 채웠는지, 과적은 하지 않았는지, 고박(컨테이너를 배에 고정하는 것)은 제대로 했는지를 우리가 일일이 확인하고 탈 수는 없지 않은가. 위험사회에서는 위험 생산자가 위험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 시장경제에서 위험 생산자는 기본적으로 기업이다. 그것이 위험의 외주화든, 하청노동이든,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화학물질이든. 정부는 더이상 국민에게 조심하라고 윽박지르지만 말고, 위험의 생산자를 제대로 견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법제도와 집행 체계를 바로잡아 나가기 바란다. 국가가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국민이 안전해진다.
  • “마사지 하실래요?”…술취한 40대 모텔로 유인해 금품 훔친 10대들

    “마사지 하실래요?”…술취한 40대 모텔로 유인해 금품 훔친 10대들

    술에 취한 40대 후반 남성에게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모텔로 유인해 금품을 훔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1일 절도 혐의로 김모(16)군과 조모(18)양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김군 등 3명은 지난 5월 17일 새벽 1시 10분쯤 기장군의 한 스포츠마사지 업소를 나오던 박모(49)씨에게 접근해 “싼 값에 마사지를 해주겠다”고 속여 박씨를 모텔로 유인한 뒤 몰래 박씨의 휴대전화와 현금 5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양이 모텔에 놔두고 간 티셔츠와 담배꽁초에 묻은 유전자(DNA)를 채취해 이들을 붙잡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안부 한·일 합의는 헌재 결정 위반”…위안부 피해자 12명 손배소

    “위안부 한·일 합의는 헌재 결정 위반”…위안부 피해자 12명 손배소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 12명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28일 일본과 맺은 이른바 ‘위안부 한·일 합의’가 2011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어긋나는 행위로, 피해자들에게 정신적·물질적 손해를 끼쳤으므로 생존자당 각 1억원의 손해배상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주도하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은 위안부 피해자 12명을 원고로 한 손해배상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2011년 헌재는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부작위’에 해당, 즉 위안부 피해자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인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이 법적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음에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등 표현까지 써가며 지난해 말 일본과 합의한 것이 헌재가 지적한 ‘위헌적인 부작위’의 영속화를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송에 참여한 위안부 피해자들은 강일출, 길원옥, 김군자, 김복동, 김복득, 박옥선, 안점순, 이순덕, 이옥선(1), 이옥선(2), 이용수, 하수임 할머니 등이다. 현재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가 40명이므로 소송 참여자는 전체의 30%에 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대교협 ‘고교 정보 시스템’ 돌연 중단… 수시 2주 남기고 ‘학생부 전형’ 대혼란

    대교협 “교육부 2억 지원 끊어”… ‘학교알리미’ 통합 논의부터 잡음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학생부 종합전형을 위해 전국 대학 입학사정관들에게 제공하는 ‘고교 정보 시스템 서비스’가 돌연 중단돼 대학가가 혼란에 빠졌다.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교협은 “올해 고교 정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19일 대학들에 보냈다. 고교 정보 시스템은 대교협이 2011년 8억 9000만원을 들여 구축한 ‘공정성 확보 시스템’의 하나다. 전국 2500여개 고교가 이 시스템에 학생수 등 고교 기본 정보를 비롯해 교육 현황, 특기 사항 등 대입과 관련한 22개 항목을 기재하면 입학사정관들이 이를 한꺼번에 내려받아 각 고교를 비교하며 전형자료로 활용한다. 시스템이 갑자기 중단된 것은 교육부와 대교협이 이 시스템과 고교의 기본 정보를 담은 ‘학교알리미’와의 통합을 논의하면서부터다. 고교 정보 시스템을 운영할 때부터 고교들은 “일부 정보를 중복으로 입력해야 한다”며 이를 달갑지 않게 여겨 왔다. 대교협 관계자는 “고교들의 불평으로 통합 작업을 준비하면서 교육부의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사업’에서 매년 나오던 2억원의 운영비가 나오질 않아 부득이하게 시스템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교 정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대학들은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하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컨대 A고교의 김군이 교내상을 10개 받았고 B고교의 이군이 교내상을 5개 받았을 때, 겉으로 보기엔 김군이 이군보다 더 우수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A고교가 교내상을 남발하는 학교이고 B고교가 그렇지 않은 학교라면 시스템으로 이를 따져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이 중단되면서 이런 내용을 바로 비교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사정관은 “지난해 고교 정보 시스템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지원한 학생들의 고교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내용을 확인해야 할 판”이라며 “수시가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시스템을 중단한다고 알려 와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포토] ‘추모의 국화꽃’…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김군 위령표

    [서울포토] ‘추모의 국화꽃’…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김군 위령표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회원들이 26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 군을 추모하는 위령표 제막식을 하고 위령표 주변에 추모의 국화꽃을 붙이고 있다.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정부 ‘현금 지급’에 위안부 피해자 반발···“일본의 더러운 돈 안받는다”

    정부 ‘현금 지급’에 위안부 피해자 반발···“일본의 더러운 돈 안받는다”

    정부는 25일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인 ‘화해·치유재단’에 곧 제공할 10억엔(약 111억원)으로 사망 피해자에 대해 1인당 2000만원(유족 수령), 생존 피해자에 대해 1인당 1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1995년 무라야마 총리 집권 때 일본이 발족한 민간기금인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아시아여성기금)에 비해 용처 면에서 진전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의 성격을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있어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에 입각한 ‘배상금’으로 규정하지 못했다는 점은 약 20년 전과 다를 바 없어 위안부 피해자 및 국내 위안부 피해자 지원 시민사회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돈은 전액 일본 정부 예산이다. 정부 예산과 민간 모금이 섞인 아시아여성기금에 비해 ‘정부 책임 인정’ 면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또 아시아여성기금의 피해자 1인당 제공 액수가 200만엔의 위로금(민간 모금)과 300만엔의 의료비(일본 정부 예산)를 합산해 500만엔(5558만원)이었다는 점에서 물가 변동을 감안하지 않은 단순 비교상으로도 지원 규모가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여성기금이 개별 피해자 지원 사업을 의료·복지로 한정한 반면, 이번 지원은 보다 포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진전된 부분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는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 사업을 위한 현금 지급”이라고 지원의 성격을 밝히면서도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뜻하는 ‘배상금’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상금이냐 배상금이냐는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의 법적 입장(1965년 한, 일 청구권 협정으로 위안부 피해자 개인에 대한 배상 문제는 종결되지 않았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고, 일본 정부 입장(청구권 협정으로 종결됐다는 것)도 변함없다”면서 “이 현실적 한계 안에서 고령의 피해자에게 어떻게 해 드리는 것이 좋을지를 검토했다”고 전했다. 남은 과제는 20년 전에 비해 일부 진전된 지원이 얼마나 많은 피해자(유족 포함)에게 전달되느냐다. 한국에서 아시아여성기금을 수령한 피해자(정부 등록 피해자)는 30%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 직후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 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89) 할머니는 “정부를 믿고 살아왔는데 너무 서운하고 분하다.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하고 인정하는) 법적 배상금이 아니므로 받지 않겠다. 일본 정부와 싸웠는데 이제는 한국 정부와 싸우게 됐다”고 말했다. 침상 생활을 하는 또 다른 피해자 김군자(90) 할머니도 “일본의 더러운 돈 안 받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촉구해온 피해자로서 ‘법적 배상금’이 아닌 ‘위로금’ 성격의 돈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눔의 집 측 “정부 믿고 살아왔는데 너무 서운하고 분하다”

    나눔의 집 측 “정부 믿고 살아왔는데 너무 서운하고 분하다”

    “정부를 믿고 살아왔는데 너무 서운하고 분하다.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하고 인정하는) 법적 배상금이 아니므로 받지 않겠다. 일본 정부와 싸웠는데 이제는 한국 정부와 싸우게 됐다.”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89) 할머니는 25일 우리 정부가 일본 측이 제공할 ‘화해·치유 재단’ 출연금 중 일부를 위안부 피해자에게 현금 지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측은 전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가 도출된 직후인 올해 1월 증언차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달랑 몇 푼 쥐여주고 할머니들 입을 막으려고 해? 절대로 안 되죠”라며 아베 총리의 직접 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했다. 침상 생활을 하는 김군자(90) 할머니도 “일본의 더러운 돈 안 받는다”며 잘라 말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촉구해온 피해자로서 ‘법적 배상금’이 아닌 ‘위로금’ 성격의 돈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생존 피해자 40명(국내 38명, 국외 2명) 가운데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피해자는 10명이다. 이들은 86∼100살의 고령으로 노환에 여러 가지 지병과 후유증까지 겹쳐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 침상 생활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제한적으로나마 인지능력이 있고 대화가 가능한 할머니는 4명 정도다.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2011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 이후 우리 정부는 ‘일본에 대한 개인청구권이 살아있다’는 입장이었다. 피해자가 있고 청구권도 위임하지 않았는데 재단이 일본 측 돈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배상금도 아닌 위로금 형식의 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할머니들의 생각”이라며 “더구나 현금 지급은 자칫 피해자나 유족 간 갈등까지 촉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나눔의 집 측은 정부 방침이 공식 전달되면 이를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알리는 공개 설명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개 설명회 자리에는 생존 피해자와 가족, 사망 피해자 유족은 물론 법률전문가 등도 초빙해 견해를 들어볼 예정이다. 외교부는 일본 측이 송금할 ‘화해·치유 재단’출연금 10억엔(약 111억원)의 사용 방안에 대해 피해자 개인을 대상으로 한 현금 지급 사업과 모든 피해자들을 위한 사업으로 나눠 추진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현금 지급은 생존자에게 1억원, 사망자에게 2000만원 규모로 지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믿음 엔진’을 가동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믿음 엔진’을 가동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우리 사회를 ‘불신사회’로 진단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신뢰가 사라졌다고 아우성이다. ‘열아홉살 김군’의 황당한 지하철 사고, 돈푼깨나 있다는 이들의 상식을 뒤엎는 갑질 행태 같은 불신을 잉태한 예측 불허의 사건·사고들이 하루가 멀게 터져 나온다. 암투가 난무하는 법조 비리 커넥션은 아예 신뢰의 싹마저 잘라 버릴 태세다.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 사회에 정말 믿을 만한 구석이 없어져 버렸나? 누가 우리 사회의 신뢰를 좀먹고 있는 거지? 사람은 기본적으로 믿음 엔진이 작동되도록 진화한 동물이라고 한다. 미국의 과학사학자 마이클 셔머의 설명이다. 비유가 재밌다. 만약 당신이 아프리카 평원을 걷는데 숲에서 바스락 소리가 난다면? 소리의 주인공은 그냥 바람일 수 있다. 하지만 숨은 맹수가 낸 소리라면? 설사 바람이 낸 소리라 해도 맹수로 믿고 대처하는 게 목숨을 오래 부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셔머는 맹수를 바람으로 잘못 인지해 입는 손해보다 바람을 맹수로 인지해 입는 손해가 훨씬 적을 경우 일정한 패턴이 발생하고, 인간은 모든 패턴을 사실로 믿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셔머의 이론을 뒤집어 적용하면 우리 사회의 불신 현상은 누군가를 믿지 않아 보는 손해가 믿음으로써 입는 손해보다 적기 때문에 생겼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는 역설적이게도 누군가를 믿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증거’에 대한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회적 증거는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으로 유명한 로버트 치알디니 애리조나대 교수가 차용한 사회심리학 용어다. ‘사회적 증거의 법칙’에 따르면 사람들은 무언가 믿거나 행동할 때 다른 사람들을 살펴보고 비슷한 예가 많으면 그대로 따라 한다. 이 법칙의 효과는 강력하다. 영국 국세청이 세금 독촉장 첫 줄에 “영국인 90%가 세금을 냈습니다”란 문구를 삽입했더니 전년도보다 연체된 세금 56억 파운드(약 8조원)를 더 걷었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음식점 앞에 선 사람들의 줄이 길수록 더 맛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구 내용의 사실 여부, 음식 맛과는 별개로 사람들은 이 같은 사회적 증거를 토대로 믿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 엔진을 고장 낸 ‘사회적 증거’는 무엇일까. 누가 증거를 만들어 내고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불신과 증오는 우리 사회를 무너뜨린다”며 긍정의 정신을 되살릴 것을 촉구했다. 지당하다. 팽배한 불신은 사회 활력을 죽이는 독약과 다름없다. 그런데 신뢰를 막아선 사회적 증거들이 즐비한데 어떻게 살리지? 이미 꺼진 믿음 엔진을 어떻게 재가동할 수 있지? 뜨겁게 달궈진 ‘우병우 수석 의혹’부터 보자. 청와대의 주장대로 ‘부패 기득권과 좌파 세력의 공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이미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 수석을 불신하게 하는 사회적 증거일 수 있다. 윤창중 전 대변인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참모들을 청와대가 감쌌다가 결국 내보낸 사례들도 마찬가지다. 인사청문회에 섰다가 낙마한 수많은 후보자를 청와대와 정부가 처음에 어떻게 감싸려 했는지 되돌아보라. 이런 사회적 증거들을 모두 무시하고 그냥 믿으라고? 공무원들의 무소신과 복지부동을 욕하지만, 그들도 할 말은 있다. 지금까지 소신을 고집해 성공한 공무원이 얼마나 되는데? 청와대와 각을 세우다 정권에 밉보여 보따리를 싼 공직자가 어디 한둘이냐고? 요즘 장관들과 정치인들에겐 법치나 명분, 소신보다 계파와 자리 보전이 우선인 듯싶다. 입으론 언제나 국민을 앞세우면서 손과 발은 보스 받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게 그들이 터득한 생존의 법칙이고 패턴이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한 고위 공무원의 ‘어록’을 금과옥조로 믿는 이들이 어디 한둘인가. 우리 사회에서 소신을 지키는 것은 숲에 숨은 맹수가 낸 소리를 바람 소리로 무시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다고 이들은 믿는 것 같다. 차디차게 식은 믿음 엔진을 몇 마디 구호로 살릴 순 없다. 증거 없이 믿으라고 외치는 것만큼 허망한 것도 없다. 불신할 수밖에 없게 한 사회적 증거들 대신 믿을 수밖에 없게 하는 긍정의 증거를 보여 줘야 한다. 이런 증거들이 쌓여야 믿음 엔진도 서서히 되살아날 것이다. 지도자의 역할은 구호가 아닌 긍정의 증거 쌓기다.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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