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광진
    2025-09-08
    검색기록 지우기
  • 2025-09-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21
  • 미 도주 김 전총장/20억 착복 가능성/건대 입시부정

    건국대입시부정사건과 관련,학교 재단이사장 유승윤씨(41)등 6명을 구속한 서울지검특수1부(이명재부장검사)는 6일 지난 4년동안의 기부금 34억4천5백만원 가운데 도서관 건립비용으로 들어간 13억7천5백만원을 뺀 나머지 20억7천만원의 행방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검찰은 구속된 유이사장등이 『88년도 입시부정에만 관련돼 있을뿐 89년부터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관련사실을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지난 6월 국제회의참가를 이유로 미국으로 건너간 김용한전총장(61)이 이 돈을 가로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김전총장의 사무실을 수색한 결과 오피스텔 분양계약서와 차용증서가 발견됐고 김전총장과 비서실장 김광진씨(42),전산실주임 황령선씨(35)등 3명이 모두 미국과 홍콩으로 도피한 사실등으로 미루어 이같이 보고 있다.
  • 건대 유 이사장등 6명 구속/서울지검

    ◎권 전총장·부총장 2명 포함/4년간 1백3명 부정입학/도서관 건설기부금 명목,35억 받아/해외도주 3명은 귀국하는대로 구속 건국대 입시부정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특수1부(이명재부장검사·문세영검사)는 5일 이 학교 유승윤재단이사장(41)과 권령찬전총장(63)등 모두 6명을 업무방해혐의로 구속,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해외에 머물고 있는 김용한전총장(61)과 김광진전총장비서실장(42),황령선전산주임(35)등 3명을 귀국하는대로 구속하기로 하는 한편 정길생전교무처장(50)과 김용곤전재단재무차장(51),김영권전자계산소장(55)등 3명은 불구속으로 입건했다. 유이사장 등과 함께 구속된 사람은 윤효직전서울캠퍼스부총장(56),한성균전충주캠퍼스부총장(60),김삼봉전재단관리이사(63·현상무이사),김선용전충주캠퍼스교무주임(43)등이다. 유이사장 등은 지난 8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동안 1백3명의 학부모로부터 모두 35억여원의 기부금을 받고 그 자녀들의 성적을 조작하는 등으로 부정입학시킨 혐의를 받고있다. 유이사장은 지난 87년5월 착공한 학교도서관의 건립비용 1백억원 등으로 재정압박을 받게 되자 같은해 12월 권당시 총장과 윤·한부총장및 김이사등 4명에게 『도서관 건립자금난이 심각한 만큼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기부금입학방안을 제시해 도서관 건립비용 30억원을 조달케 했다는 것이다. 유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김차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C호텔 객실에 부정입학창구를 차려놓고 소개나 소문을 듣고 찾아온 학부모 41명으로부터 1억5천만원에서 3천만원씩을 받고 등록을 하지 않은 합격자 대신 이들 자녀의 입학성적을 높여 합격처리했다. 검찰은 또다른 부정입학자 54명 가운데 52명은 미등록자 결원보충때 성적을 무시하고 돈을 낸 학생들을 우선 합격시켰으며 의예과의 경우는 당시 충주캠퍼스 교무주임 김선용씨가 답안지를 직접 조작해 성적을 높여 합격시켜주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입시부정이 유이사장의 주도아래 총장등 6명이 계획적으로 꾸며온 점으로 미루어 관련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지난 89년부터 91년사이의 입시부정에 관련이 있는 당시 총장 김용한씨가 미국에 가있어 정확한 입시부정경위는 김씨가 소환돼야 풀릴 것으로 보고 김씨의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 건국대 3년간 49명 부정 입학/교육부 특별 감사

    ◎학력고사 답안지·내신등 조작/김용한 전총장등 3명 파면 통보/검찰서도 학부모등 불러 본격 수사/“학생들은 시효지나 합격 취소 불가능”/교육부 건국대가 지난 89년부터 91년까지 3년동안 모두 49명의 학생을 부정입학시킨 사실이 25일 교육부의 전면 감사결과 밝혀졌다. 이를 연도별로 보면 89년에 19명,90년에 17명,올해 13명 등이다. 교육부는 이날 지난달 28일부터 9일동안 실시했던 건국대에 대한 종합감사결과를 밝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용한전총장(61)과 전총장비서실장 김광진씨(42),대학전산실 주임 황규선씨(35)등 3명을 파면조치토록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이번 사건과 관련,유승윤 건국대이사장을 경고조치하고 안용교 현총장에게는 주의를 촉구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이번 감사에서 관련자들의 금품수수사실에 대해서도 정밀조사를 벌였으나 행정감사만으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하고 금품수수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이미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들 부정입학자들은 파면된 김씨와 황씨 등에 의해 학력고사 답안지와 고교에서 제출한 내신성적을 상향조정하는 방법으로 합격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는 또 이번 사건과 법인과의 관련여부도 조사했으나 법인이 이같은 일을 대학에 지시했다거나 사후에 인지한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으며 부정입학을 둘러싸고 어떠한 명목의 금품이나 도움을 받은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관계자는 그러나 부정입학한 학생들은 등록한지 30일이 지나면 법적으로 합격취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입학취소·재시험등은 할수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서 통보받아 서울지검 특수1부(이명재 부장검사·문세영 검사)는 25일 건국대가 지난 89년부터 올해초까지 3년동안 모두 49명의 신입생을 부정입학시켰다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교육부로부터 통보받고 이날부터 전면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우선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입시부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현재 외국으로 도피한 전건국대총장 김용한씨(61)와 김씨의 비서 김광진씨(42·현 경영대학원 교학주임),전산주임황규선씨(35)등 3명의 자택및 대학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기로 했다.
  • 소와 계속 군사협력/노동신문 보도

    【북경 AFP연합특약】 소련과 북한은 모스크바 정부의 대한정책에 상관없이 군사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콘스탄틴 코체토프 소련 국방부차관과 김광진 북한 국방부장이 지난 주말 이같은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 임양집 취재뒤 “혁명기지 다녀왔다”/3차회담 3일째 이모저모

    ◎북기자들,“성공적 사업” 평양에 전문보고/강총리,북방외교등 시비에 조목조목 반박 ▷전체회의◁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분명한 입장차이를 가진 남북 쌍방이 서로 상대방주장의 모순점을 조목조목 따지면 비난을 가해 상당히 어색한 분위기속에서 진행. 우리측은 한반도의 대결구조를 화해구조로 전환하고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기본합의서의 우선 합의,채택이 필수적이며 불가침선언은 그 이후에 논의할 수 있다는 기존입장을 거듭 강조. 반면 북측은 불가침선언의 채택이 남북한 신뢰회복의 최첩경임을 또다시 강조하며 첫날 제시한 「남북불가침과 화해협력선언」의 즉시 채택주장을 되풀이. 특히 북측 대표단은 『불가침선언 채택에 합의하지 못하는 북측태도는 고위급회담을 우롱·희롱하는 처사』라는 등 상당히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며 우리측을 비난해 한때 긴장감이 돌기도. 강총리는 연총리 다음으로 기본발언을 통해 북측이 첫날 격렬한 표현으로 비난한 우리 북방외교,범민연결성 관련자구속,유엔가입 등에 대해 연설의 3분의 1을 할애하며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우리측의 유감을 강력 표명. 더욱이 강총리는 평화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북측 주장에 대해 『이는 미군철수를 겨냥한 대미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는 것』이라며 『대화상대방을 고의적으로 모욕하기 위한 꾸며낸 말』이라고 강조. 강총리는 또 『귀측의 방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록 「화해와 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이라는 우리측 제안을 받아들인양 하면서도 실상은 불가침선언채택을 합리화하려는 의도』라고 강조하며 자신들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두번이나 양보했다고 자랑한 북측자세를 정공법으로 비판. 강총리는 이어 북측이 노태우 대통령을 「주구」,「괴뢰」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상호 비방·중상을 중지하는 것을 고위급회담의 의제내용으로 하고 있는데도 이를 계속 자행하고 있는 북측자세는 불가침선언의 선결조건인 신뢰조성에는 아무런 뜻이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공세. 정호근 합참의장은 북측이 팀스피리트 훈련중지를 거듭 주장하자 『우리는 3백65일 내내 위협속에 살고 있다』고 북측을 비난한뒤 『어떤 훈련은 되고 어떤 훈련은 안되느냐』면서 마치 북측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듯한 모습에 불만. 강총리는 회의막판에 『이같이 분명한 입장차이를 보인 상태에서는 남북 쌍방간에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힘들다』면서 『양측안의 세밀한 검토를 위해 실무대표접촉을 주기적으로 갖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은 이번 3차회담에 불만을 품은 탓인지 시큰둥한 반응. ▷만찬장◁ 13일 하오 7시쯤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열린 비공식 만찬은 남북회담 대표 및 수행원전원,북측 기자,그리고 2차 평양회담 우리측 기자단 등 1백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가까이 진행. 이날 만찬은 상오의 회담때와는 달리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며 여흥시간에는 김세레나·나훈아·최진희·민해경 등 유명연예인 등이 출연,흥을 돋워 분위기는 한층 고조. 이날 만찬장에서 연총리는 강총리와 날씨등을 화제로 담소하다 정호근 합참의장이 다가오자 『정의장과 우리 김대장(김광진)은 서로 농담하고 싸우느라 바쁘다』고 농을 건넸으며 강총리는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 더 친하게 되더라』면서 우리측의 합동군제도입으로 정의장 지위가 격상됐음을 설명. 이에 북측 김대장이 『그래서인지 지난 10월부터 정의장 걸음걸이가 달라졌다』고 농담,폭소가 터지기도. ▷북측 기자◁ 12일 낮 임수경양 집등으로 몰려갔던 북측 기자들은 이날밤 평양에 즉각 전문을 보내 그들의 「성공적인 사업성과」를 보고했다고 북측의 한 기자가 전언. 이들은 「혁명기지를 찾아가서 무사히 사업을 완수하고 돌아왔다」며 「내일 하루만 더 하면 사업이 완수된다」는 요지의 보고를 했다는 후문. 이에 따라 북측 기자들은 13일 상오 회담장에서 만난 우리측 기자들에게 『또한번 더 가겠다』『기자선생들이 안내해보라』며 기고만장한 모습이 역력. 특히 합의사항을 어긴 그들의 태도에 대해 비판을 가한 우리측 기사내용에 대해 『기자들이 취재한 것을 가지고 왜 난리냐』며 도리어 우리측을 성토. 그러나 정작 우리측이 『당신네들은 당국의 통제에 따라 움직이면서 무슨 취재를 했다는 말이냐』고 따지자 『하긴 우리야 당국의 통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라며 머쓱한 표정을 짓기도. 북측 기자들의 이같은 「기습취재」에 허를 찔려 우리 당국은 「무단이탈」사태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함께 한때 해제했던 「맨투맨」식 경호를 다시 복원. 북측 기자들의 「기습취재」사태는 사전에 치밀한 계획과 각본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 이들은 갖고 있던 엔화를 환전소에서 미리 바꾼뒤 지하철을 타고가다 임양의 집이 있는 평창동행 시내버스 환승지점인 경복궁역에서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지역실정에 밝은 복덕방에서 임양의 집을 최종 확인한 과정이 이를 반영. 북측 기자들은 특히 지난 11일에는 송년음악회 취재차 미리 와있던 북측 참가자들과 함께 김정일에 대한 충성결의모임을 갖는 등 혁명공작완수를 위한 사전 「단합대회」까지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KOEX 시찰◁ 북측 수행원과 기자단은 이날 하오 3시40분쯤 한국종합전시장(KOEX)을 방문,전자·전기 등 각종 산업제품전시장과 기업홍보관을 시찰. 특히 북측 일행은 전시장 3층에 전시되어 있는산업로봇과 홈 오토메이션 장치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편한 세상이구먼』이라고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 북한 군사대표단 방중

    【내외】 북한 인민무력부 부부장 김광진(대장)을 단장으로 한 군사대표단이 중국을 방문차 10일 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북한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이날 북경에 도착한 북한 군사대표단은 11일 저녁 진기위 중국 국방부장과 한차례 만났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북한 군사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연례적인 것인데,최근 3∼4년 동안 인민무력부장 혹은 총참모장을 대표단장(87년 총참모장 오극렬ㆍ88년 인민무력부장 오진우,89년 총참모장 최광)으로 파견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대표단의 격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김광진이 남북고위급회담의 차석대표이며 북한이 이 회담의 우선 토의과제로 남북한 군축을 골자로 한 불가침선언 채택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김이 인솔하는 이번 군사대표단의 방중이 주목되고 있다.
  • 총리회담 대표단 귀환 스케치

    ◎“3차회담 다리 놓은 셈”… 아쉬운 작별/“주석님” 호칭에 “총리각하”로 응답 강 총리/김일성,노 대통령에 액자등 3가지 선물 보내와 강영훈 국무총리를 비롯한 우리측 대표단은 19일 하오 3박4일 일정의 평양고위급회담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판문점 도착◁ ○…강영훈 총리 등 우리측 대표단 7명은 하오 1시28분 북측의 벤츠승용차 8대에 분승해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 앞에 도착. 차에서 내린 대표단은 맨 앞차로 타고왔던 북측의 최봉춘 책임연락관,두번째 차로 강 총리와 같이 온 최우진 북측 대표 등 2명과 2차 고위급회담을 끝내는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강 총리는 최 대표 등에게 『수고했습니다. 감사합니다』고 말했고 최 대표 등은 『안녕히 돌아가십시오』라고 정중히 인사. 대표단이 도착한 평화의 집에는 이연택 총무처 장관,김동영 정무장관,송한호 통일원 차관,안치순 총리실 행조실장,이진 총리비서실장 등 우리측 인사들이 일찍부터 나와 영접. 강 총리와 김 장관 등 일행은 평화의 집 1층 응접실에서 15분간김 주석 면담,평양방문 소감 등을 화제로 환담. 김 장관은 『어젯밤 TV에 김 주석과 강 총리께서 만난 장면이 아주 잘 보였다』며 『총리께서 아주 의젓한 모습이었다』며 강 총리를 추켜세우자 강 총리는 자신이 느꼈던 인상을 소개. 강 총리는 『나는 「주석님」이라고 불렀는데 김 주석이 나를 「총리각하」라고 해서 깜짝 놀라 나도 「주석각하」라고 불렀다』며 『김 주석은 매우 건강해 보였고 건강비결을 묻자 「낙천주의」라고 대답하더라』고 소개. 강 총리는 『신문을 보니까 우리 기자가 보낸 방송테이프가 지워졌다는데 어떻게 된거냐』며 관심을 표명. 우리측 대표단의 일원인 김종휘 청와대외교안보보좌관은 『개성서 평양까지가 1백60㎞인데 기차로 3시간50분이나 걸릴 정도여서 북한의 수송능력 상태를 간단히 알 수 있었다』며 나름대로 본 북한사정을 평가. ○…식사를 끝낸 뒤 차석대표인 홍성철 통일원 장관은 『무사히 잘 다녀온 것과 특히 이번에 많은 역할을 해준 중견언론인 여러분들을 위해 술은 없지만 차를 한잔씩 들자』며 건배를 제의. 이에 앞서 하오 2시쯤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위원회 회의실 우리측 지역에서 북측은 무개차(식료품차) 5대를 동원,우리 대표단 일행의 짐과 북한당국의 선물을 우리쪽에 전달. 북측의 선물중에는 김일성 주석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보내는 액자 1점과 녹색 포장지로 싼 1m크기와 50㎝크기의 박스 각 1개씩 모두 3가지의 선물이 포함돼 있어 눈길. 북측은 이밖에 우리측 대표단,수행원,기자들을 위해서는 약 1m 크기의 박스 70여개를 준비. ○…이에 앞서 강 총리 등 남측 대표단은 이날 하오 1시10분쯤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 도착,이곳까지 따라온 김광진 북측 대표단 차석대표 등 북측 대표 6명과 작별. 강 총리는 이 자리에서 『김일성 주석이 바쁜 시간을 내주어 고맙다』면서 『2차회담이 3차회담을 위한 교량역할을 한 것으로 믿는다』고 북측 환송단에게 작별인사. 이에 대해 안병수 북측 대변인은 『일을 성사시키려면 진통이 따르게 마련』이라고 말하고 『이런 진통들을 빨리 겪고 나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 대표단은 통일각내 응접실에서 북측 대표단과 3박4일간의 평양체류일정을 화제로 10여분간 마지막 환담을 나눈 뒤 통일각을 나와 북측이 마련한 벤츠승용차 8대에 분승해 곧바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으로 귀환. 이어 수행원 및 기자단들은 판문각에서 도보로 1백여m 떨어진 중립국 감독위 회의실을 거쳐 남쪽 지역으로 돌아왔다. ○…수행원중 대표단 전략팀의 일원인 한 당국자는 남측의 공동선언안과 북측의 불가침선언안이 절충되지 못한 데 대해 『불가침선언안은 군사 정치문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반면 우리측의 그것은 교류 협력문제를 핵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다음 회담에서는 이에 대한 조정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 또다른 고위수행원은 남북한 유엔 가입문제와 관련,『북측이 아직은 기본자세에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그러나 개별접촉 등을 해본 결과 북한당국은 유엔정책 전환을 위해 북한주민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더라』고 북측의 정책수정 가능성을 시사. ▷평양 출발◁ ○…강총리 등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상오 8시40분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에서 연형묵 북한 총리로부터 김일성 주석이 노태우 대통령 내외에게 보내는 선물목록을 전달받고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3박4일간의 평양체류일정을 마무리. 두 총리는 『오는 12월11일 서울에서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며 석별의 악수를 교환. ○…강 총리 등 대표단 7명은 이날 하오 3시50분쯤 정부종합청사에 도착,잠시 휴식을 취한 뒤 4시30분 청와대로 출발. 강 총리는 휴식하는 동안 구내이발소에 들러 머리를 손질하며 청와대 보고내용을 전달. 강 총리는 이에 앞서 판문점에서 청사로 오는 차중에서 이진 비서실장으로부터 회담기간중 있었던 국내문제에 관한 개략적인 보고를 청취.
  • 김일성,집무실 문앞서 강총리 마중/우리대표단,평양 주석궁 찾던 날

    ◎우리측에 깍듯이 경어… 줄곧 밝은 표정/총리회담 호칭… 통일노력의 성과 바라/이례적 서구적 춤 공연… “남측 대표에 대한 성의” 북한방문 3일째인 18일 강영훈 국무총리 등 우리측 대표단은 상오에는 비공개회의를 가진 데 이어 하오에는 평양의 김일성 주석궁(금수산 의사당)에서 김 주석과 면담하는 등 3박4일의 일정 가운데 가장 극적인 하루를 보냈다.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저녁에는 양형섭 최고회의 의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으며 우리 기자단은 비공개회의가 열리고 있는 동안 평야시내 노동신문을 방문,신문제작 과정을 둘러보았다. ▷김일성 주석 면담◁ ○…18일 하오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의 강영훈 국무총리가 북한의 김일성 주석을 예방,20분간 요담했다. 강 총리는 이날 하오 3시 정각 평양시내 금수산 의사당 현관에 도착,주석궁측의 안내를 받아 김 주석 집무실로 향했다. 강 총리가 주석집무실 입구에서 20여m 떨어진 지점에 이르자 집무실 문이 열리면서 김 주석이 강 총리를 맞았다. 김 주석과 강 총리는 반갑게 악수를교환하면서 『반갑습니다』 『잘 오셨습니다』라고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집무실 안으로 나란히 걸어 들어갔다. 집무실 복판에 장방형 탁자가 마련 돼 있었고 동서로 마주보는 자리에는 강 총리와 북한 연형묵 총리가 앉았으며 김 주석은 남북 양총리의 한 가운데 좌정. 이 자리에서 강 총리가 먼저 『주석 각하,제가 서울을 떠날 때 노태우 대통령께서 김 주석에게 정중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씀했습니다』라고 말하자 김 주석은 『감사합니다. 노 대통령께서 건강하시는지요. 서울에 가시면 「사랑하시는」 나의 인사를 전해주시오』라고 응답. 이어 강 총리가 『제가 서울을 떠날 때 노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말씀이 계셨습니다만 김 주석께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해 총리회담을 개최하게 한 데 대해 인사를 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라고 말하자 김 주석은 『피차 마찬가지지요. 귀측의 호응으로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데 대해 나는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김 주석과 강 총리와의 단독면담은 사진촬영을 위해 약 3분간 공개됐는데 김 주석이 『강 총리 고향이 북쪽이라면서요』라고 말하자 강 총리는 『네 그렇습니다. 45년 전에 평양을 거쳐 서울로 갔습니다. 연 총리를 두번째 만나니까 친근하게 여겨집니다』라고 답변. 이어 김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귀측이 우리측 제의에 호응해 나섰기 때문에 나는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평양에서 양측이 여러 가지 진지한 얘기를 서로 나누어 결실을 맺을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니 앞으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희망합니다』라며 밝은 표정을 짓기도. ○…강 총리를 제외한 우리측 회담대표 6명과 수행원 3명 등 9명은 이날 하오 3시10분쯤 주석궁 현관에 도착,10분간 집무실 옆 대기실에 머문 다음 3시21분쯤 집무실에서 김 주석과 면담. 김 주석은 강 총리가 우리측 대표단을 소개하자 홍성철 통일원장관,정호근 합참본부장 순으로 일일이 악수를 하며 반갑게 맞았다. 김 주석은 우리측 회담대표 및 수행원과 인사를 끝낸 다음 『자 모두를 앉읍시다』라며 직사각형 긴탁자 북쪽 중앙에 좌정했으며 같은 쪽 좌우에는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과 안병수 조평통서기국장 등 북한측 회담 대표 및 수행원이 착석. 김 주석은 양측 대표단이 모두 참석하자 『저는 이번에 총리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에 온 여러분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조국통일을 위해 많이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이에 대해 강 총리는 『우리 회담대표를 바쁘신 가운데 이렇게 만나게 해주어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번에 평양에 와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만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응답. 김 주석은 이어 『고위급회담이 열린 자체가 우리민족의 전망을 밝게 내다보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80년대부터 10년 만에 열리게 된 이번 고위급회담은 우리 민족의 앞날에 밝은 전망을 갖게 해줘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문건 채택은 못했지만 다음 기회에 서울에서 열리는 총리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주석과 우리 대표단과의 면담은 하오 3시21분부터 30분까지 10분간 진행됐는데 김 주석은 우리 대표단에게 최고의경어를 사용하면서 시종 밝은 표정으로 환대해 주목. 김 주석은 우리 대표단과의 면담을 끝낸 다음 3시30분부터 35분까지 5분간 주석궁 중앙홀에서 남북 양측 대표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으며 촬영이 끝난 다음 우리 대표단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작별 인사. 우리측 대표단과의 면담에 앞서 강 총리는 이날 하오 3시부터 김종휘 대표와 연형묵 총리가 배석한 가운데 20분간 김 주석과 개별면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는 공개면담 때보다 더 깊숙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주석은 면담중 「고위급회담」이라는 표현 대신 「총리회담」이라는 용어를 계속해서 사용. ○…주석궁 현관벽은 대리석으로 장식됐고 중앙통로에는 붉은 카펫이 두껍게 깔려 있었다. 현관에서 중앙홀에 이르는 천장에는 대형 샹들리에가 중앙 4개 양쪽 5개씩 모두 14개가 달려있는 등 은은하면서도 호화스런 분위기를 자아냈다. 중앙홀 정면벽에는 (기념촬영 한 곳) 백두산 삼지연의 봄 풍경을 그린 대형 그림이 걸려 있었고 중앙홀 양 옆에는 오엽송 분재가 놓여있었다. ▷18일 비공개회담◁ ○…18일 상오 10시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2차 비공개회담에 앞서 강영훈 총리와 북측 연형묵 총리는 전날 있었던 평양시 인민위원장 주최옥류관 만찬에서 맛본 평양냉면ㆍ날씨ㆍ첫날회담 등을 화제로 15분 동안 환담. 양측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북총리는 전날보다 다소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눴으나 각 분야에서 통일문제를 놓고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자는 우리측 입장과 「속도」를 강조하는 북측 입장이 엇갈려 가벼운 신경전. ▲연=어젯밤에 편안히 주무셨습니까. ▲강=아주 참 조용하고 방온도도 꼭맞게 조절해줘서 잘 잤습니다. 평양가면 평양냉면 한번 꼭 먹어봐야지 했는데 역시 평양냉면 맛은 다릅니다. 잘 먹었습니다. ▲연=어제 학생소년궁전에서 어린애가 그림그리는 것 보셨지죠. ▲강=천재적이더군요. 4살짜리가 그리는 데 두살 때부터 그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젖먹을 때부터 그리기 시작했다는 말이지요. 옆의 여덟살난 여자아이도 명필이더군요. ▲연=옛날부터 한민족이 본래똑똑하지요. 어제 1차회담을 했는데 서울쪽에서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강=잘 진행돼 간다고 보도합니다. 한술에 배부르겠느냐는 얘기가 있듯이 갑자기 다 해결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상대방의 입장과 시각을 확실히 알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가 뚜렷하다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부터 잘 해갑시다. ▲연=잘 합시다. 평양시에선 어떤 평이 있느냐 하면 말입니다. 북남 고위급회담이라는 것이 「고위급」이 달려서 회담수준도 높을줄 알았는데 수준이 대단히 낮다고 합니다. ▲강=교육을 어떻게 그렇게 시켰어요(웃음). 숙소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대단히 실망했다고 얘기하더군요. ▷양형섭 의장 주최 만찬◁ 남북고위급회담 우리측 대표단 일행은 이날 하오 8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천리마거리 목란장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 양 의장은 만찬사에서 『구두쟁이 셋이면 제갈량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며 『민족 앞에 책임진 정치인으로 남조선의 국회의원들과 손잡고 민족재생의 길을 함께 걸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피력. 강 총리는 답사에서 『통일을 이룩한 동ㆍ서독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지속적인 대화와 교류 축적이야말로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이 가야 할 길』이라고 지적하고 『서로 존중하고 서로 양보하는 대화의 숨결 속에 증오와 대결의식은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 강 총리 등 우리측 대표단 일행은 만찬이 끝난 뒤 경음악과 남성독창ㆍ3중창 등 공연을 관람했는데 「4계절의 춤」이라는 제목의 무용은 얇고 짧은 의상에 서구적인 춤이어서 이채. 북측의 한 참석자는 『우리는 본래 민족적인 무용을 좋아하는데 이같은 무용을 공연한 것은 남측 대표에 대한 북측의 성의』라고. 강 총리가 공연히 끝난 뒤 무대에 올라가 악단과 가수ㆍ무용수 등 출연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자 참석자 전원이 기립박수. 강 총리 일행은 만찬에 앞서 이날 하오 평양 중구역에 위치한 인민대학습당을 약 45분간 관람했으며 기자단은 비공개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노동신문을 방문한 데 이어 하오에는 김일성경기장에서 1시간10분 동안 학생 5만명이 연출하는 「일심단결」이란 집단체조를 관람. ◎“합의 없어도 크게 진전” 남/“「불가침」 타결 못봐 유감” 북 ▷대변인 회견◁ ○…18일 남북고위급 이틀째 비공개회담에 대한 남북간의 시각은 긍정과 부정이 다소 엇갈리는 듯한 분위기로 양측 대변인의 별도 회견을 통해 표출. 똑같은 장소(인민문화궁전 1층 회의실)에서 먼저 회견을 가진 북측의 안병수 대변인은 『우리는 불가침선언을 제기하면서 오늘 회담에서 매우 쉽게 합의될 것으로 확신했다』며 기본적으로 남북간에 큰 이견이 없는 점 등 그 근거를 예시. 안 대변인은 『남측에서는 밟아야 할 절차가 많아 국무총리라 해서 당장 합의를 해줄 수는 없다고 하길래 그러면 가조인이라도 하자고 했으나 불가피하게 합의를 보지 못했다』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피력. 이어 우리측의 임동원 대변인은 서두에 『과거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이 진행됐다』고 강조한 뒤 『합의선언문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실패한 회담이 아니라 내용면에서 많은 접근을 보아 대단한 진전을 이룬 회담』이라고 평가. 임 대변인은 회담내용을 조목 조목 설명한 뒤 양측 안의 내용이 유사한 데도 불가침선언이라는 명칭상의 문제로 합의를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헌법에 불가침문제는 국회의 비준을 거치도록 돼 있는 제도상 절차 때문』이라고 설명. 임 대변인은 『강 총리가 회담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총리라 해도 권한 밖의 일을 하는 등 법을 안 지키면 감옥에 들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북측 제도와는 다르니 속도전도 좋으나 절차를 밟도록 하자」고 농담을 곁들여 우리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고 소개.
  • 초라한 판문점 마중… 형평잃은 대접/한종태 정치부 기자(문화초점)

    ◎「남의 실체」 의도적으로 불인정 16일 상오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있었던 우리측 대표단에 대한 환영행사는 예상밖으로 너무나도 「초라」했다. 북한측이 보낸 환영인사라고는 고작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6명과 우리측 대표단에게 꽃다발을 안겨준 화동 7명뿐 더이상의 환영인파는 찾을 수 없었다. 「역사적」 등의 수사를 쓰지 않더라도 남한의 국무총리가 남북간 현안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땅을 밟는다는 북행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이날 북한측이 보여준 태도는 섭섭함마저 든다. 우리측 대표단이 개성역과 평양역에 도착했을 때도 환영나온 민간인은 한명도 없었다고 수행기자들은 전하고 있다. 우리모두가 잘 알다시피 우리측의 민간인이나 민간단체가 북행할 때는 표현이 힘들 정도로 엄청난 환영열기를 만들어준 그들이다. 물론 그것은 다분히 계산된 유화적 제스처다. 불과 이틀 전에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 앞뜰에서 행해진 범민족통일음악회 우리측 참가단에 대한 환영인파와 그보다며칠 전에 있었던 남북통일축구대회 참가 대표단에게 베풀어준 열렬한 환영모습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무려 6백명이 넘는 환영인파가 좁은 장소에 나와 우리측 전통음악인들을 부여잡고 눈물까지 흘리는 장면에서도,15만명을 수용하는 5ㆍ1경기장을 가득 메운 통일축구대회 관중들에게서도 누구나 동족으로서의 가슴 찡한 무언가를 느꼈음 직하다. 북한측 자세의 이러한 대비는 자신들이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남한당국의 고위인사들이 평양에 온다는 사실 자체가 반갑지 않다는 것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렇더라도 「조국통일이 지상과제」라고 떠들어대는 북한측이 스스로 생각하는 비중은 다를지 몰라도 똑같은 초청대상자인 우리 정부당국과 민간인 사이에 이같이 형평잃은 대접을 했다는 것은 기본적인 의전절차를 떠나서 아무래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까지 남한당국 배제논리에 따라 줄곧 남북간 민간대화를 부르짖어온 북한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또한 북한이 체제유지의 근간이념인 「하나의 조선」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남한당국에 대한 「오만함」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또 이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한소 수교 및 한중 관계개선,그리고 일 북한 관계진전 움직임 등 한반도주변 상황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대남 정책에서는 어떠한 변화 가능성도 용납치 않으려는 듯한 북한이 답답할 뿐이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최근 잇따라 있었던 남북 상호교환방문 사례들을 곰곰이 분석해보고 우리들의 대북 자세를 다시한번 정리해볼 시기가 아닌가 싶다. 몇차례에 걸친 북한의 유화적인 자세에 『북한이 드디어 화해와 협력의 국제적 추세에 동참하기 시작했다』라고 너무 성급하게 기대 이상의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는지 곱씹어볼 때라고 생각된다. 일부에서는 오는 18일 김일성 주석이 강영훈 국무총리와의 단독면담에서 상당한 정도의 대남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으나 당분간 이같은 기대는 「기대」에 그칠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아무리 정치ㆍ경제적으로 대북우위를 점하고 있더라도 북한이 「하나의 조선」이라는 빗장을 풀지 않는 한 진정한 남북 화해의 길은 요원할 수밖에 없고 그럴수록 남북현실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느껴진다. 북한측이 보여준 이날의 초라한 영접에서 다시한번 『통일에 대한 환상은 금물』이라는 얘기를 가슴깊이 되새기게 된다.
  • “남북교류 확대로 신뢰 쌓자”/강 총리,평양 만찬사

    ◎고향방문 노인들부터 실천/총리회담 오늘 인민문화궁서/우리 대표단,백화원초대소서 첫밤 【평양=이종기ㆍ권기진 특파원】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 첫날 회의가 17일 상오 10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공개로 열린다. 우리측은 이날 회담에서 서울에서의 1차회담을 통해 제시한 바 있는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8개항의 기본합의서 채택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11월 중순쯤 서울에서 3차회담을 개최토록 제의할 예정이다. 이날 회담에서 북한측이 「긴급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방북구속자 석방 ▲단일의석 유엔 공동가입 등 3개항에 대해 어느 정도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인지의 여부가 주목된다. 강영훈 국무총리를 수석대표로 한 회담대표 7명과 수행원 33명 기자단 50명 등 우리측 대표단 90명은 16일 상오 판문점을 경유,개성에서 열차편으로 숙소인 평양 백화원초대소(영빈관)에 도착,첫날밤을 보냄으로써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한 3박4일간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강 총리는 우리측 대표단과 함께 이날 하오 1시20분쯤 열차편으로 평양에 도착,백화원초대소에서 연형묵 정무원 총리의 영접을 받은 뒤 숙소내에 있는 일호각 접견실에서 연 총리 및 북측 대표들과 환담을 나눴다. 북한의 연형묵 총리는 만찬 환영사에서 『지금이야말로 전쟁과 평화,대결과 단합의 두 현실 속에서 냉철한 민족의 양심을 되찾아 선택을 바로 해야 할 때이며 이 기로에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옳은 방향으로 돌려나가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긴장을 풀고 정세를 완화시켜야 하며 전쟁을 막고 평화를 이룩해야 하며 단합과 통일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 총리는 또 『대결해소와 긴장상태를 풀며 전쟁의 위험을 가시고 평화의 담보를 마련하는 바로 여기에 고위급회담 대표들이 자기의 사명을 다하는 길이 있다』고 역설했다. 강 총리는 이어 만찬답사를 통해 『오늘날 세계적인 대화해의 물결 속에서도 오직 우리만이 서로 등을 대고 대치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상호불신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굳게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여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간에 신뢰를 쌓는 길이 가장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강 총리는 특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는 오랫동안 헤어졌던 이산가족들의 혈육을 찾아주는 일』이라면서 『이산가족들의 전면적인 고향방문이 당장 어렵다면 우선 60세 이상 연로한 분들만이라도 서로 고향과 핏줄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강 총리는 또 『이제부터라도 남과 북은 제3국을 거치지 않고 유무상통의 입장에서 직접 활발하게 물자를 교류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사람과 물자의 왕래와 교류가 촉진된다면 자연히 신뢰가 쌓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대표단은 이날 상오 9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 들어갔으며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북한측 회담대표들의 영접을 받고 승용차편으로 함께 개성으로 이동,기차로 갈아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 총리회담 대표단 오늘 방북/북에 「하나의 조선」수정 촉구 방침

    ◎판문점 거쳐 평양으로… 내일ㆍ모레 두차례 회담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할 강영훈 총리를 비롯한 회담대표 7명과 수행원 33명,기자단 50명 등 우리측 대표단 90명이 16일 상오 9시 판문점을 통해 육로로 평양을 방문한다. 우리측 대표단은 판문점에서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북한측 대표단 6명의 영접을 받은 뒤 개성에서 열차편으로 하오 1시30분쯤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북대표단은 17,18일 이틀동안 인민문화궁전에서 「남북간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ㆍ협력실시문제」를 의제로 공개 및 비공개회담을 두차례 갖는다. 특히 우리측 대표단은 18일 하오 회담이 끝난 직후 김일성 주석의 집무실인 금수산 의사당을 방문,김 주석을 면담하며 강 총리는 김 주석과의 단독요담을 갖고 노태우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히 2차 평양회담에서 상호실체 인정을 통한 남북평화 공존을 밝힌 기본합의서를 도출해 내는 한편 북의 대남적화 통일노선인 「하나의 조선」정책포기를 유도해낸다는 방침이다. 우리측은 이와 함께 ▲이산가족 자유방문 ▲남북 직교역 실시 ▲신문ㆍ라디오ㆍTV 상호개방 ▲서울ㆍ평양 상주대표부 설치 ▲남북공동 군사위원회 및 경제협력위원회 등의 구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우리측 차석대표인 홍성철 통일원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대남적화 통일노선의 기본축인 「하나의 조선」 정책을 계속 견지하는 한 남북 상호간 신뢰회복이라는 본질적인 접근은 힘들다고 본다』고 말하고 『따라서 한소 수교 및 일ㆍ북한 관계진전 등 한반도 주변상황의 변화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응,가능한 한 「하나의 조선정책」을 수정토록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군축실현의 방안과 전망(“새 전개” 남과 북:5 끝)

    ◎「군사공동위」 설치가 군비통제의 첫발/핫라인 가동ㆍ정보 공개로 신뢰구축/균형감축속에 방어체제 전환 필요 남북 총리회담에서 가장 큰 현안의 하나였던 남북한의 군축문제는 예상했던대로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양측의 입장만 서로 확인하는 선에서 2차 평양회담을 맞게됐다. 비록 합의사항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휴전이후 계속되어온 군사적 대결상태를 더 이상 유지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제2의 전쟁을 막기 위해 남북한이 군축논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로 평가된다. 앞으로 회의진전에 따라 남북한의 「군사공동위원회」를 설치,군축을 포함한 광범위한 군사문제를 통의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이 큰 발전인 셈이다. 북한은 군축을 이번 서울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삼고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과 김영철 소장 등 2명의 고위장성급 대표와 3명의 영관급보좌관을 파견했으며 연형묵 총리의 기조연설중 3분의 2가 군사와 군비감축에 관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양측은 평화정착과 군축실현을 위한 원칙과 접근방법에큰 차이가 있어 앞으로 기본적인 의견차이를 어떻게 조정해 나가느냐가 군축실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측의 군축전략과 남북교류원칙은 정치적 신뢰조성→군사적 신뢰구축→군축실행의 3단계이며 세부 5원칙에서 진행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측은 군사적인 신뢰구축방안으로 ▲군인사 상호방문 ▲정보 상호공개 교환 ▲훈련 사전통보 ▲국방장관과 인민무력부장간의 직통전화설치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 실현 등을 들고 있으나 북한은 ▲외국군대와의 모든 합동연습과 훈련금지 ▲외국군대의 군사연습중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군사연습중지 ▲비무장지대의 병력과 장비철수 ▲쌍방 고위당국자사이의 직통전화 설치운영 등으로 남북한이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세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군비감축진행을 위한 5개 원칙과 북한의 3대원칙도 수많은 장애요인이 가로놓여있어 군축문제가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측의 첫째 원칙은 공격전력을 방어전력으로 바꾸어 나가며 쌍방이 보유하고 있는 공격형 전력부터 먼저 감축하자는 것으로 공격과 방어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 구분하기가 힘들며 전투병력과 비전투병력도 해석하기 나름이어서 구체적으로 적시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두번째 원칙은 상호동수보유원칙을 적용하여 군사력을 많이 보유한 쪽이 적게 보유한 쪽의 수준으로 먼저 감축하고 동수가 되었을때 균형감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에 대해 군축안이 합의된 때부터 3∼4년동안에 첫단계에 30만명,둘째단계에 20만명,셋째단계에 10만명 수준으로 병력을 줄여 나가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다. 현재 북한은 1백만명선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남한은 65만명 정도인데 갑자기 30만명으로 상호동수 감축하자는 것은 실현성이 결여된 발상이다. 또 현재 세계각국은 상비군의 규모를 인구의 1%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데 착안하면 북한병력의 적정규모는 28만명,한국병력은 42만명 수준이 되어야 하며 통일이 된뒤에도 70만명의 병력은 유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10대 무역국인 한국의 상선대를 보호하고 해운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해군과 공군은 남ㆍ북한 공히 상당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번째는 무기감축에 따라 병력을 감축해나가되 상비전력 감축에 상응하여 예비전력과 유사군사조직도 함께 감축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단계적 병력감축에 따라 군사장비도 축소폐기하여 새로운 장비도입과 개발을 중지하고 외국기술과 장비반입을 금지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병력을 먼저 줄이느냐 장비를 먼저 폐기하느냐는 각국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유럽의 경우 노후한 장비를 폐기처분하고 새로운 선진무기를 도입,병력은 줄었으나 전투력과 화력은 오히려 증가하는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네번째는 현장검증장치인데 한국은 개방사회여서 병력이 감축되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전세계에 즉각 알려지게되나 폐쇄사회인 북한에서는 10만명의 병력을 줄여 이를 건설현장이나 광산 등에 투입한다면 군축합의 이행상태를 검증하기가 어렵게 된다. 다섯번째는 쌍방 군사력의 최종유지수준은 통일국가의 군사력 소요를 감안하여 쌍방협의하에 결정한다는 원칙으로 합의 이후 상태를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은 본격적인 군축논의에 앞서 팀스피리트 훈련중지,유엔가입,구속자석방 등 3개안을 군축회담이전 선결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며 주한 미군철수와 핵무기철거,비무장지대의 장비ㆍ병력철수를 주장하고 있어 우리측 군축제의와는 커다란 시각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은 이번 회담에서 주한미군과 핵무기의 즉각철수 및 팀스피리트훈련의 즉시중지 등 종래 주장에서 한 걸음 후퇴하여 주한 미군을 남북무력감축에 상응하게 단계적으로 철수할 것을 주장,주한 미군전력을 북한에 비해 부족한 한국의 전투력에 포함시키는듯한 인상을 주었으며 팀스피리트훈련도 앞으로 2∼3년 동안만이라도 중지할 것을 제의,과거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군축문제에 관한한 남북간에 현격한 의견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남ㆍ북 양측의 군사대표들이 군사분계선을 왕복하며 서로 상대방의 군축방안에 대한입장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계속 협의를 해가기로 합의한 것이 벌써 군축으로 가기위한 전제단계인 상호신뢰구축의 첫걸음으로 큰 의의를 갖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두 총리,민속공연 보며 “잦은 귀엣말”

    ◎“회담 진전있으면 경ㆍ평 축구전”/구도영화에 낯선듯 시종 흥미롭게 관람/“만찬분위기 너무 좋다” 연총리 수차례 강조 ▷서울시장 만찬◁ ○…5일 저녁 고건 서울시장이 북측 대표단을 위해 서울 신라호텔에서 베푼 만찬에는 연총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우리측 대표단ㆍ각계 초청인사 등 2백50여명이 참석해 성황. ○2백50명 모여 성황 이날 만찬의 우리측 초청인사로는 박영석 국사편찬위원장,조병화 문인협회회장,김상준 서울시교육감,조중훈 한진그룹회장,정희경 전 현대고교교장(85년 적십자회담대표) 등 각계인사들이 참석. 이날 헤드테이블에는 남북의 강ㆍ연총리와 고시장,홍성철 통일원장관,김광진 인민무력부부부장,정호근 합참의장,정희경씨,선우종원 평통 부의장 등 8명이 자리. 고시장은 만찬사에서 『이번의 만남이 서울과 평양의 교류를 다시 잇는 역사의 큰 장을 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해 이번 회담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이 있을 경우 경ㆍ평 정기축구전등 교류사업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 연총리는 답사에서 『서울과 평양을더이상 먼 곳에 두지말고 당국자만이 아니라 민간인도 서로 다닐 수 있도록 하자』고 제의하고 『북측은 같은 민족으로서 남침의사가 없고 남측에 위협을 가하지도 않을 것을 확언한다』고 부연. 이날 만찬에 앞서 칵테일을 들고 환담하는 자리에서 강총리가 연총리에게 정희경씨 김천주 주부클럽중앙회장 등 여성참석자 등을 소개했는데 김회장이 『남한에서는 우리 여성들이 열심히 일해서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켰다』고 말하자 연총리는 『그래서 북조선에서는 여성이 역사의 두 수레바퀴중 한쪽을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고 응수. 정희경씨는 지난 85년 적십자회담 대표로 평양을 방문했을때 안면을 익혔던 김상현 민주조선 기자를 알아보고 서로 반가워하면서 추억담을 교환. 만찬이 진행되는 도중 헤드테이블에서는 강ㆍ연총리와 다른 참석자들간에 화기애애한 정담이 오갔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연총리는 금강산 폭포이름을 딴 북한담배 「삼일포」를 피우다가 『함북 회령담배가 질이 좋으나 평양성천등 여러군데에서 난 입담배를 섞어서 만든 것이 더욱맛이 있다』고 소개. 연총리는 이어 자신과 북측대표단이 피웠던 담배를 고시장등에게 나눠주기도 했으며 우리담배인 「88라이트」도 피워본뒤 『맛있다』고 촌평.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이날 인삼이 섞인 음식이 나오자 『개성 인삼은 코에 대면 냄새가 진동하고 조금 많이 먹으면 코피가 쏟아질 정도인데 이 인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 그러나 연총리는 『음식이 북조선 음식맛과 똑같다』면서 『음식은 통일됐는데 사람들만 통일되면 좋겠다』고 말하고 만찬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수차례 강조. 강총리가 『서울시장이 총리보다 더 높다』고 조크를 하자 연총리는 『강선생은 항상 겸손하시더라』고 응수. 이날 만찬도중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남침이다 북침이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팀스피리트훈련도 중지할 수 있고 군대도 줄일 수 있다』고 까다로운 군비문제를 꺼내자 우리측 정호근 합참의장은 『서울시민들은 지금도 불안할때가 많으며 평화적분위기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맞받아 잠시 분위기가 어색했으나 강총리가 『좋은음식 먹으면서 그런 얘긴 그만하자』고 무마. 이날 만찬에 참석한 북측 기자들은 『남쪽 신문들이 대표단원들의 친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도하는 것 같다』며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 한 북측 기자는 『우리가 서로 헤어졌던 혈육들을 만나게 해주자고 회담을 하는데 친척이 있다면 왜 안 만나겠느냐』며 『그동안 남쪽신문에 보도된 친척주장은 확인해본 결과 전부 사실이 아니었으며 이같은 보도를 계속한다는 것은 회담분위기를 깨뜨리려는 저의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인삼차등 선물 준비 한편 연총리는 강총리에게 은차세트ㆍ수예품ㆍ전칠꽃병ㆍ다색단ㆍ인삼차 2백봉지ㆍ술 5병ㆍ담배 20갑 등을,우리측 대표들에게 은신선로ㆍ수예품ㆍ도자기꽃병ㆍ다색단ㆍ인삼차 1백봉지ㆍ술 3병ㆍ담배 10갑 등을 각각 선물로 가져왔으며 금명 이를 전달할 것이라고 북측의 한 관계자가 우리 정부당국자에게 전언. ▷영화관람◁ ○…연총리등 북측 대표단은 강총리를 제외한 우리측 대표단 6명과 함께 이날 저녁 만찬후 종합무역전시관 4층 국제회의실에서 극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관람. 북측 대표단은 불교의 구도과정을 그린 이 영화가 생소한 탓인지 시종 흥미로운 표정으로 지켜봤는데 연총리는 홍성철 통일원장관과 나란히 앉아 영화가 끝날 때까지 2시간동안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특히 북측 수행원과 기자들은 화면에 대학가의 시위장면이 나오자 옆에 앉은 우리측 안내원들에게 질문을 하는등 관심을 표시. 영화가 끝난 뒤 북측 기자 및 수행원들은 이 영화가 빨치산을 아버지로 둔 남자주인공이 연좌제로 방황하는 모습까지 다루는등 소재에 제약이 없는데 대해 다소 놀라워하는 모습. 연총리는 북측 대표단은 영화가 끝난 뒤 이날 밤 11시30분쯤 호텔로 돌아와 밤늦게 취침. ▷민속공연 관람◁ ○…남북 대표단은 이날 하오 쉐라톤워커힐 가야금식당에서 우리측이 마련한 민속공연을 1시간30여분동안 관람하며 즐거운 한때. 이날 하오 2시35분쯤 나란히 입장한 강영훈 총리와 북측 연형묵 총리는 무대앞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민속공연을 관람하면서 자주 귀엣말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 주목. 민속공연도중 북측 기자들은 지금은 북측에서 거의 사라진 우리전래의 민속음악이나 춤이 나올때는 자주 공연안내 팸플릿을 뒤적였으며 이따금 공연내용을 기록. 특히 북 장구 꽹과리 징 등이 한데 어우러져 흥겨운 장단을 맞추는 사물놀이 순서에는 공연안내 팰플릿을 보는 북측 관계자들의 모습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기도.
  • 남북 총리 1차회담ㆍ만찬장 이모저모

    ◎“한배 탄 두사공”에 “산으론 안가야죠”/“통일시간표 정해 기대 부응하자”/「방북인사」 거론할땐 껄끄러운 듯/북기자,인터뷰 요청에 테이프 뺏으며 신경질 ▷1차회담◁ 분단 45년만에 남북 총리가 처음으로 대좌한 1차회담은 5일 싱오 10시부터 인터콘티넨탈호텔 2층 샐라돈볼룸에서 1시간55분여에 걸쳐 순조롭게 진행. 이날 양측 대표단은 상오 10시 정각 회담장으로 들어섰으며 수행원들은 미리 입장해 뒷좌석에 착석. 강영훈 국무총리는 양측 대표가 모두 좌정하자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을 개최합니다』고 개회를 선언했고 이어 홍성철 차석대표ㆍ정호근ㆍ이진설ㆍ김종휘ㆍ이병용ㆍ임동원 대표 순으로 우리측 회담대표를 소개 북측의 연형묵 총리도 김광진 부단장ㆍ안병수ㆍ백남준ㆍ김정우ㆍ최우진ㆍ김영철 대표 순으로 소개한뒤 『내 이름은 소개하지 않아도 다 알지요』라고 말해 장내에 웃음. 강ㆍ연 두 총리는 이어 올해의 집중호우등 날씨에 관해 얘기하면서 관개ㆍ수리시설 등을 서로 소개하며 은근히 과시하는 듯한 인상. 연총리는 『올해는 평양에 1천7백㎜의 비가 내려 예년의 1천㎜에 비해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하자 강총리는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을 남한에서 많이 막아주니 고맙게 여겨야 할 것』이라고 조크. 연총리가 『최근 대동강 덕천에 갑문을 만들고 댐을 건설,대동강물이 마르지 않으면 농사에 지장이 없다』고 자랑하자 강총리는 『우리도 한강 상류에 댐을 많이 만들어 홍수피해가 적어졌다』고 응수. 연총리가 남포 서해갑문등 북한측의 수리ㆍ관개시설을 계속해서 소개하자 강총리는 『우리는 현재 창고에 1천6백만섬의 쌀이 쌓여있는데 금년에도 평년작은 될 것 같아 창고가 부족할 것 같다』고 설명. 두 총리는 이어 이번 회담전망에 대해 담소했으며 연총리는 『서울에 오면서 유심히 살펴보니 연도시민들이 열렬히 환영,회담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 같은데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해나가자』고 제의. 연총리는 『우리는 고위급 회담이라는 한 배에 탄 두 사공같다』고 비유했고 강총리는 『한 배에 탔으니 꼼짝할 수도 없다』고 대답. 연총리는 『한 배에 탔는데 하나는 이리 가자고 하고 다른 사람은 저리 가자고 하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고 비유했으며 강총리는 『덤비면 배가 뒤집힌다』고 차분한 진행을 강조. ○계속 「수석대표 선생」 ○…가벼운 화제로 회의 분위기를 돋운 두 총리는 공식의제에 들어가 서로 인사말에 이어 기조연설. 강총리는 인사말에서 『쌍방 당국이 자기 책무를 소홀히 하고 구태의연한 태도를 그대로 견지한다면 평화통일은 물론 남북관계개선도 기대할 수 없게될 것』이라고 북한측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 연총리는 『쌍방 대표단은 이 회담에서 90년대 통일시간표를 확정해 민족의 기대에 부응하자』고 피력. 이어 양측 대표의 기조연설이 시작됐으며 강총리가 20여분만에 연설을 끝낸 반면 연총리는 55분간에 걸쳐 연설을 해 대조. 강총리는 연설문을 차분히 잃어가다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안에 이르러서는 또박또박 낭독을 했으며 합의문이 대한민국 국무총리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무원 총리간에 체결되어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남북이 서로 상대정부를 공식인정해야 한다는입장을 강조. 반면 연총리는 강총리를 「수석대표선생」이라 호칭하면서 「두개 조선」으로 나가는 정책은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히자 우리 대표단은 다소 실망한 듯한 표정. 연총리는 문익환 목사등 방북 인사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측에 껄끄러운 대목임을 인식한 듯 한차례 목을 축이며 분위기를 낮추기도. ○문장 부호까지 읽어 연총리는 또 기조연설문을 낭독하며 「반괄호」「쌍괄호」「삼각」 등 문장부호까지 일일이 잃어 눈길. 연총리의 기조연설이 끝나자 강총리는 『쌍방의 기조연설을 통해 양측 입장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여지며 시작이 반이란 속담처럼 이번 회담이 분단의 민족사를 청산,통일로 나가는 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회의종결을 선언. 이어 연총리는 『내일 2차회의에서 좋은 안을 가지고 나오십시오』라고 말했고 강총리는 『연선생께서 좋은 안을 더 많이 가지고 오셔야 할텐데…』라고 응수했으며 양측대표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교환한뒤 산회. ○「십장생 병풍」 장식 ○…이날 1차회담은 오프닝 10여분간만 보도진들에게 공개됐고 나머지 부분은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케이블 TV로 중계됐으며 일반에 대한 TV생중계는 합의에 따라 하지 않았다. 도착 첫날 시종 숙소에 머물러있던 북측 기자들도 회담직전인 이날 상호 9시30분쯤 프레스센터에 내려와 본격적 취재활동을 시작. 한편 우리측은 이날 회담장에 입장하는 대표단 수행원수를 최대한 줄이려했으나 북측이 반대,쌍방 30명씩 수행원좌석이 마련됐으며 회담장 양측에는 십장생이 그려진 병풍을 장식. 이날 강총리의 기조연설문은 송한호 통일원차관을 단장으로 청와대ㆍ통일원ㆍ안기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전략기획단에서 주로 작성했으나 막바지에 강총리 자신이 수차레 숙독하며 상당부분을 고쳤다는 후문. ○기자들 한때 실랑이 ▷북측기자◁ ○…북측 기자들은 이날 하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우리측 기자들과 잠시 실랑이. 이날 하오 1시44분쯤 호텔 1층에 있는 중국식당 에머럴드씨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동료 5∼6명과 함께 나오던 40대 초반의 한 북측기자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MBC 뉴스진행자 백지연양이 가까이 다가가 인터뷰를 요청하고 카메라맨이 플래시를 켜면서 카메라를 작동하자 화를 벌컥 내며 카메라 테이프를 빼앗는등 한때 소동을 빚기도. 이에 대해 우리측 관계자들은 『MBC 기자들이 완장을 차지않고 취재하는 것을 북측기자가 기관원으로 오해한 것 같다』고 설명. 또 북측 기자들은 이날 상ㆍ하오에 걸쳐 전대협소속 대학생들이 호텔주변에서 유인물을 뿌리고 플래카드를 펼쳐드는 해프닝을 벌이자 20∼30명씩 한꺼번에 몰려들어 사진을 찍고 녹음기를 들이대며 열띤 취재.
  • 남ㆍ북이 “얘기꽃”… 화기넘친 만찬/북녘손님 맞던날

    ◎「손에손잡고」 선율속 문배주 축배/“어서오세요”연도엔 환영인파/“통일전기 마련됐으면”… 국민들 큰관심/회담장주변엔 외신기자등 몰려 법석 분단 45년만에 남과 북의 국무총리가 처음으로 만난 4일 7천만 겨레는 조국의 통일을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남북고위급회담의 성공을 빌었다. 때마침 맑게 갠 서울의 가을하늘도 남북총리의 역사적 만남을 축복하는듯 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되새기며 연형묵총리 등 북측대표단 일행의 입경을 지켜본 국민들은 회담장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강영훈총리가 일행을 따뜻히 영접하는 장면을 보곤 다시한번 같은 겨레의 정을 실감했다. 이날 북측 대표단 일행이 판문점을 넘어 서울에 들어오는 중요한 길목마다에는 많은 시민들이 나와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어 일행을 환영했다. 환영인파 가운데는 특히 월남한 실향민들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들은 저마다 이번 회담이 좋은 결실을 거둬 조국의 통일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하루라도 빨리 흩어진 혈육들이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했다.그러나 일부에서는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며 끈기를 가지고 차근차근 통일의 길을 열어야 할 것이라는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 북측 대표단 일행은 이날저녁 강총리가 힐튼호텔에서 주최한 만찬회에 참석한뒤 무역회관에서 우리영화를 감상하고는 모두 숙소에 돌아가 서울에서의 첫날 밤을 보냈다. ▷만찬 및 영화관람◁ 우리측 수석대표인 강영훈국무총리는 이날 하오7시쯤 힐튼호텔에서 북한대표단에게 만찬을 베풀고 이들의 서울 방문을 환영했다. 이날 만찬에는 북측인사외에 우리측 관계ㆍ재계ㆍ언론계인사 등 2백20여명이 참석,통일을 기원하는 축배를 들면서 남과 북이 화기애애한 얘기꽃을 피웠다. 이날 칵테일장에는 국산양주와 맥주 외에 인간문화재 이경찬옹이 특별히 빚은 문배주가 준비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으며 만찬음식은 7가지 코스의 양식. 이날 만찬 참석자들은 모두 27개 테이블에 나눠앉았으며 헤드테이블에는 강ㆍ연 두 총리를 비롯,김상협 적십자사총재ㆍ민관식 평통수석부의장ㆍ김용식 통일고문회의의장ㆍ홍성철 통일원장관ㆍ김윤환 정무1장관ㆍ최호중 외무장관ㆍ유창순 전경련회장 등과 북한측의 김광진 인민무력부부부장 등이 참석. 만찬장에는 7인조 실내악단이 서울올림픽 지정곡인 「손에 손잡고」를 비롯,선구자ㆍ고향의 봄ㆍ아리랑 등 우리가곡ㆍ민요를 연주해 분위기를 돋웠고 강총리는 연총리에게 해강 유근형씨가 제작한 청자화병을,회담대표들에겐 고급양복지,북측 수행원들과 기자들에게는 손목시계 및 탁상시계를 각각 선물. 북측 대표단은 원하는 사람들만 만찬이 끝난뒤 하오8시부터 40분동안 한국종합전시실(KOEX) 4층에서 문화영화인 한국의 전통문화유산을 관람하고 숙소로 돌아가 서울의 첫밤을 보냈다. 영화를 관람하고 숙소로 돌아온 뒤 북측 기자들은 『영화가 재미있었느냐』고 묻자 『역사성이 결여된 듯하다』 『졸음이 와 제대로 못봤다』고 짤막하게 답변하곤 서둘러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판문점◁ 이날 상오10시쯤 북측 대표단장인 연형묵총리가 판문점의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측 「평화의 집」 입구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홍성철 통일원장관이 『진심으로환영합니다』라며 손을 내밀어 영접했고 연총리는 『감사합니다』고 답했다. 연총리는 이어 『우리 대표단은 큰 기대를 갖고 왔다』고 말한뒤 홍장관의 안내로 「평화의 집」안으로 들어섰다. 이에앞서 북측 대표단의 수행원 33명과 기자단 50명은 상오9시50분쯤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신분증이나 「보도」라고 쓰인 완장으로 간단한 신원확인절차를 거친뒤 우리측 지역으로 들어왔다. ▷연도◁ 북측대표단들이 통과하는 통일로 등 연도 곳곳에는 통일에의 염원을 안고 미리 나와 기다리던 시민들과 길가던 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차량행렬이 지나갈 때마다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일행을 환영했다. 또 빌딩이나 아파트단지 등에서는 시민들이 창가에 나와 일행이 지나는 광경을 지켜봤다. 환영인파 가운데는 특히 월남한 실향민들이 많아 흩어진 혈육의 재회를 애타게 갈구하는 그들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북측대표단 일행들도 이따금 차창을 열고 환영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하기도 했다. ▷회담장주변◁ 북측대표단 일행이 낮12시5분쯤 회담장이자 숙소인 인터콘티넨탈호텔에 도착하자 이들을 보려는 많은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한때 큰 혼잡을 빚기도 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호텔주변은 평소와 크게 다름없는 평온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북측대표단 일행은 기자들의 열띤 취재경쟁 속에 카메라 플래시가 잇따라 터지자 사뭇 긴장하기도 했으나 차츰 여유를 되찾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강영훈총리의 영접을 받고 호텔에 들어선 연총리 등 북측대표단 일행은 호텔직원들의 안내로 30∼33층에 마련된 숙소에 여장을 푼뒤 불고기와 된장찌개 등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한동안 휴식을 가졌다. 한편 대부분의 북한기자들은 우리측 취재진과의 접촉을 꺼렸으나 로동신문의 이광진기자를 비롯한 3∼4명의 기자들은 취재진이 모여있는 1층 로비로 자주 내려와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해주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이기자는 하오5시40분쯤에도 1층 커피숍으로 내려와 판문점에서 얼굴을 익힌 몇몇 기자와 환담을 나누다 기자들이 40∼50명으로 늘어나자 10분남짓 즉석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 「기대」와 「우려」 엇갈린 서울의 만남/김영만정치부기자(남북초점)

    ◎남북 육군대장 악수엔 “통일의 희망”/북측 방북인사 거론은 정치적 저의 총리회담 북측 대표단이 서울에 온 4일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들은 두 사람의 육군대장이었다. 정호근 우리측 합참의장과 김광진 북측 인민무력부부부장. 양쪽 어깨에 은빛 찬란한 4개씩의 별을 단 이들 두 육군대장은 판문점에서 악수를 나눈 뒤 같은 승용차로 회담장인 인터콘티넨탈호텔까지 왔다. 이들의 대표단내 서열이나 양측의 의사결정과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사실 요란한 플래시 세례만큼 크지는 않다. 양측 군부를 대표하기는 하지만 군부내 최고실세는 아니다. 또한 관심을 끌고 있는 군축문제 역시 이들의 의사보다는 양측의 대남ㆍ대북 정책이란 큰고리안에서 정해질 수밖에 없게 돼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만남,자동차 동승에 카메라 플래시가 몰려 터지는 것은 국군대장과 인민군대장의 만남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좁게 말하면 통일에의 핵심과제에 양측이 접근하고 있음을 두 사람의 만남은 국내외에 알리고 있다. 이들의 만남은 또한 「외세」와 항상 연관지어 생각되던 분단과 통일이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었음을 상징한다. 6ㆍ25참전 군인들인 두 육군대장의 악수와 웃음에서는 동족간 전쟁의 상처를 마침내 극복하고 통일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란 따뜻한 희망까지 발견할 수 있어 좋다. 두 사람의 경력이 분단의 비극과 양측의 대립된 체제를 날카롭게 대변하고 있어 만남의 의미를 더 크게 하는지도 모른다. 김광진은 1913년 만주땅 북간도에서 태어나 빨치산 활동을 거쳐 소련군에 입대,소련군 포병기술학교를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포병장교로 6ㆍ25전쟁에 참여했고 67년 포병사령관,85년 4월에 인민군 대장이 됐다. 정합참의장은 경복고 2학년 때인 1950년 6월 사병으로 6ㆍ25에 참전했다. 이후 6ㆍ25가 한창이던 51년 갑종5기로 소위에 임관돼 우리군의 최고지위에 오른 인물이다. 정의장이 우리군에 남아있는 유일한 6ㆍ25참전 장성이면서 총리회담의 대표라는 점은 스스로에게 남다른 감회를 안길 수밖에 없을 듯하다. 서울로 오는 1시간동안 김광진과 단독회동을 가지면서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 회담이 시작도 안된 시점에서 알아내기 어렵다. 그러나 6ㆍ25의 아픔을 서로 이야기하고 그 아픔을 참전세대들인 자신들이 극복하고 나아가 통일의 길을 열자는 다짐외에 또 무슨 다른 말이 있었을까. 그것은 확실히 희망이다. 제비 한마리를 보고도 봄이 왔다고 믿어버리고 싶을 만큼 분단의 겨울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의 희망이다. 인민군대장과 국군대장의 만남이 갖는 상징성을 부각시키고 실제보다 앞질러 이를 평가하고자 하는 것도 분단극복에 대한 따뜻한 희망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희망도 안병수 북측대표단 대변인의 도착성명을 들으면서 잠시 주춤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안은 도착성명에서 두가지의 하지 않아도 좋을 말을 하고 있다. 그는 『평양과 서울에로의 길을 다시 열어놓게 되었다』면서 『이길은 누구에게나 넓게 열려 있어야 하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마음대로 오갈 수 있는 길이 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다녀서는 안되는 그런길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우리 정부를 겨냥했다. 그는 이어 문익환목사와 임수경,문규현신부 등 『통일을 부르다 령어의 몸이 된 방북인사들의 가족과 친척을 방문,위문을 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주장,우리측 대표단과 준비요원들의 얼굴을 어둡게 만들었다.
  • 평양손님,서울시민과 어울린다/북녘대표들 3박4일 어떻게 지내나

    ◎판문점서 영접… 호텔서 양측 상견례/두차례 영화구경… 워커힐 민속공연 참관/북,속기사 대동 청와대행 의미 둔 듯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 북한대표단의 입경을 하루 앞둔 3일 3박4일의 체류일정별로 모든 준비를 마무리짓고 최종예행까지 끝냈다. 또 청와대와 관련부처들은 북한대표단의 면담계획을 재점검하고 전략회의를 열어 이번 서울회담에 대비한 입장과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초읽기에 들어갔다. ▷체류첫날(4일)◁ ○…북한측 대표단이 판문점의 군사분계선을 통과하는 시간은 정확히 상오 10시. 북한 대표단은 군사정전위 건물사이의 분계선을 걸어서 통과,우리측 지역으로 넘어온 뒤 「평화의 집」 앞에서 간단한 도착행사를 갖는다. 연형묵총리는 우리측 차석대표인 홍성철통일원장관을 비롯한 회담대표 6명(강영훈국무총리 제외)의 영접을 받고 악수를 교환한 뒤 우리측의 꽃다발 증정에 이어 연총리는 10분 정도의 도착성명을 한다. ○…북측 대표단은 호텔 정문앞에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강총리의 영접을 받고 인사를 교환하며 남북 쌍방 회담대표간의 첫 상견례를 갖는다. 북한대표단은 호텔내에서 우리측 대표 일부와 비공식적인 점심식사를 한 뒤 휴식을 취할 예정. ○…북한대표단 90명은 하오 6시쯤 숙소를 출발,우리측 강총리가 남산기슭의 힐튼 호텔에서 하오 7시부터 베푸는 만찬에 참석한다. 호텔 지하1층 그랜드볼륨앞 「포이어」에서 칵테일 파티로 시작되는 이날 만찬 석상의 헤드테이블에는 쌍방 수석대표인 강ㆍ연총리가 중앙에,김상협 대한적십자총재,민관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김용식 국토통일고문회의장,최호중외무부장관,홍 통일원장관,북측의 차석대표인 김광진 인민무력부부부장 등 8명이 자리하게 된다. 또 만찬에는 통일원및 적십자사 관계자를 비롯,각 부처의 장ㆍ차관,언론계 인사,전경련 등 경제4단체의 장 등 3백20명이 초대된다. 만찬에는 프랑스식 7코스 요리가 나오며 백조가 깃을 펴고 「환영」이라고 쓰여진 남대문모양의 얼음장식이 분위기를 돋운다. 강총리는 이날 만찬이 끝날 때쯤 연총리에게 고급 청자화병을,나머지 회담대표들에게는 고급양복지,수행원들에게는 손목시계,기자들에게는 탁상시계를 선물할 예정. 북측 대표단들은 밤 9시쯤 만찬과 여흥을 끝내고 남산순환도로를 통해 서울의 야경을 구경하면서 무역회관으로 향한다. 이들은 무역회관에서 문화영화 한편을 관람한 뒤 숙소로 돌아갈 예정. ▷체류이틀째(5일)◁ ○…10시부터 시작되는 남북 총리회담 제1차 본회담은 강총리의 인사발언을 시작으로 공개로 진행된다. 이날 회담장에는 남북 쌍방의 회담대표 14명(각 7명씩),수행원 66명(각 33명),취재기자단 1백명(각 50명)등 1백80명과 쌍방의 의전및 기록요원 약간명이 참석한다. 연총리가 이어 인사발언을 하고 강총리와 연총리는 기조발언을 통해 총리회담에 임하는 쌍방의 기본입장을 피력한다. ○…북한 대표단은 낮 12시쯤 회의를 마치고 식사와 휴식을 취한 뒤 쉐라톤 워커힐호텔 가야금식당에서 민속공연을 관람한다. 북측은 우리측이 제시한 산업시찰 남산타워 방문등 관광일정은 모두 거부했으나 예술단 공연관람만은 유일하게 자신들이 요구했다. ○…연총리들은 하오 7시쯤 고건서울시장이호텔신라에서 베푸는 만찬에 참석,각계각층의 서울시민 대표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과거 적십자회담등의 전례로 보아 동창ㆍ친지 등과의 해후도 예상된다. 이어 이들은 무역회관에서 극영화인 아제아제바라아제를 관람한다. ▷체류사흘째(6일)◁ ○…남북쌍방은 전날의 「탐색전」에 이어 상오 10시부터 본격적인 2차회의를 비공개로 갖는다. 이날은 총리단독 회담,쟁점의제별 부문회담이 열려 상호 신뢰구축을 위한 일련의 조치에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 회의이다. 회의를 마친 뒤 연총리의 종결발언과 강총리의 고위급회담은 사실상 종결된다. 북측 대표단은 삼원가든에서 불갈비로 점심을 한 뒤 중앙박물관을 관람한다. ○…노태우대통령은 이날 하오 4시 연총리등 북한대표단의 예방을 받고 남북 관계개선에 관한 소신을 피력하는 한편 김일성 북한주석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연총리에게 전달할 예정. 청와대를 예방할 북한측 인사는 연총리등 북한대표 7명과 림춘길총리책임보좌관,최봉춘총리보좌원 겸 연락관,그리고 수행원 겸 속기사 등 모두 10명이며 우리측 배석인사는 강총리등 우리측 회담 대표 7명과 노재봉비서실장 이현우경호실장 이수정공보수석비서 등 10명이다. 노대통령이 김일성주석에게 보낼 별도의 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나 만약 북한측이 김주석의 친서를 갖고 오거나 선물을 준비했을 경우 상응한 조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체류나흘째(7일)◁ ○…북한대표단은 상오 9시 강총리의 환송을 받으며 호텔을 출발,입경때의 역코스를 거쳐 상오 11시쯤 판문점을 통해 평양으로 간다. ▷회담최종점검◁ ○…강영훈국무총리ㆍ홍성철통일원장관 등 우리측 대표단 7명은 3일 하오 5시 남북대화사무국에서 마지막 대책회의및 리허설을 가진 뒤 하오 6시35분쯤 회담장인 인터콘티넨탈호텔에 들러 준비상황을 점검. 강총리 등은 2층에 마련된 회담장과 대표단 휴게실,외신ㆍ내신ㆍ북한기자 프레스센터 등을 차례로 돌아보며 관계자들로부터 간단한 준비상황을 보고받고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 강총리는 이날 회담장에서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홍장관ㆍ정호근합참의장ㆍ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ㆍ임동원외교안보연구원장 등 우리측 대표단 4명과 함께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기도. 강총리는 이어 기자들을 둘러보며 『회담장소가 좋으니 이번 회담이 잘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한 뒤 31층 레스토랑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식사했다. ○…고위급회담 프레스센터가 인터콘티넨탈호텔 2층에 설치돼 3일 하오 문을 열었으며 오는 7일 하오 7시까지 24시간 운영될 예정. 이날 프레스센터 개소직후 김형기 남북대화사무국 공보관은 『북한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거나 자극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측의 기본입장이며 취재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해달라』고 북한측에 대해 우호적 태도를 견지해 달라고 여러차례 당부하면서 ▲북한측 인사와의 과도한 개별인터뷰시도 ▲음식얘기 등 시시콜콜한 신변잡사 ▲북측 대표단 차량추적 ▲추측보도 등을 자제해 주도록 부탁.
  • 서울에 올 북한대표의 얼굴

    ◎기술관료 출신… 북한 권력서열 6위/연형묵 정무원총리 연형묵총리는 분단이후 최초로 한국을 공식 방문하게 되는 북한의 최고위급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25년생으로 올해 65세인 그는 현재 북한내 권력서열 6위의 인물. 70대 고령의 혁명1세대인 오진우(73ㆍ3위ㆍ인민무력부장) 이종옥(79ㆍ4위ㆍ부주석) 박성철(76ㆍ5위ㆍ부주석)에 이어 김영남(65ㆍ7위ㆍ외교부장) 허담(65ㆍ11위ㆍ최고인민위원회 외교위원장) 등과 함께 북한의 권력핵심을 이루고 있는 60대중반의 혁명 2세대이다. 연형묵은 김일성대학과 소련우랄공대에서 금속ㆍ전기ㆍ전자 등을 공부한 대표적인 테크노크라트로서 북한의 행정부인 정무원의 총책임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당정치국원ㆍ당중앙위원 등을 겸직,노동당의 정책결정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1985년 정무원 제1부총리 겸 금속기계공업위원장을 맡아 정무원에 첫 진술한후 88년 12월 이근모의 후임으로 총리에 선임됐다. 83년과 84년 김일성을 수행,중국ㆍ소련ㆍ동구권 등을 방문하는 등 김일성의 신임이 두터우며 러시아어와 불어ㆍ일어에도 능통,국제감각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형묵은 지난 5월24일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에서 정무원총리에 재선됨으로써 김일성부자의 신임을 다시 확인했는데 경제실무에 밝으며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기술관료출신으로 고위급회담에서 어떠한 자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빨치산경력 군원로 비롯,경제엘리트도 연형묵총리와 함께 서울에 오게 될 북측 대표중 김광진 대장(77)은 오진우 김철만 김광 등과 함께 현직에 남아있는 김일성의 몇 안되는 빨치산동료의 한사람이다. 인민무력부 부부장 인민군 총참모 부부총참모장 등을 겸직하고 있는 그는 1913년 만주에서 태어나 소련군에 입대,소련 포병학교를 나온 포병장교 출신이다. 인민군 창설에 직접 참여한 군원로로 특히 포병화력 증강과 현대화에 기여한 공로가 커 김일성으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다고 한다. 6ㆍ25당시 민족보위성 후방총국참모장직을 맡았던 김광진은 군을 대표해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또다른 대표인 최우진(외교부순회대사ㆍ군축및 평화연구소부소장) 김영철(소장) 등과 함께 이번 회의의 주요의제가 될 남북한 군축문제와 관련,북한측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군대표 2인중 한사람인 김영철은 인민군 8사단장을 거쳐 인민무력부 부국장ㆍ구분대장을 맡고 있는 인물로 지난해 2월부터 남북 고위급회담예비접촉 북측 대표로 일해왔다. 가나주재대사를 역임한 최우진(57)은 군축문제와 관련,북한측 최고의 이론가이자 실무책임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 7월5일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있었던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관한 학술회의」에 북한측 대표단장으로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남북 고위급회담준비관계로 불참하고 대신 이형철(평화군축연구소 연구실장)을 내보냈었다. 안병수(61)는 특히 조평통서기국장 명의로 종종 대남성명을 내놓고 있는데 지난 5월7일에는 홍성철통일원장관앞으로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제의한 남북 정치협상회담을 재삼 촉구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내기도 했다. 정무원 참사실장 백남준(61)은 지난 73년 5월 남북적십자회담 자문위원 자격(당시 직업동맹부위원장)으로 서울에서 열렸던 남북적십자 제6차회의에 참석했던 낯익은 인물. 김정우(48)는 71년 김일성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80년부터 대외경제사업부부부장을 맡아오고 있는 신진 엘리트. 80년대 중반이후 북한의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소련ㆍ헝가리ㆍ이탈리아ㆍ스위스 등을 방문하는 등 북한경제의 현대화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 총리회담의 의의와 전망

    ◎45년 만의 「고위대좌」… 남북대화 새 장 기대/“통일기반 조성” 상호 의중 탐색 예상/군축ㆍ통행 등 교류방안 깊이있게 논의 남북한사상 초유의 총리회담인 남북고위급회담이 30일 하오 3시 판문점중립국감독위 회의실에서 3차 책임연락관 접촉에서 확정됨에 따라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날 접촉에서는 북측 대표단의 서울 체류일정의 세부일정을 협의수정했으며 이제 연형묵정무원총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이 서울을 방문,남북한총리의 역사적인 대좌가 이뤄지게 됐다. 이번 고위급회담은 지난 85년 12월의 제10차 남북적십자회담이후 4년9개월여만에 열리는 남북간의 공식 회담이다. 특히 남북 쌍방의 총리가 분단 45년만에 처음으로 공식 대좌한다는 점에서 분단사에 중요한 획을 긋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우리측의 강영훈총리와 북측의 연형묵정무원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남북간의 첨예한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과 인적ㆍ물적 교류를 비롯한 다각적인 교류ㆍ협력문제를 논의할 것인 만큼 남북 관계개선과 통일을 향한 기반조성이라는 실질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 물론 남북 쌍방은 이번 회담에서 서로의 의중을 확인하는 탐색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합의를 도출해 낸다거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남북 쌍방의 책임있는 고위당국자가 남북문제와 관련된 포괄적인 의제를 논의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민간차원에서 주로 인도적인 교류문제를 다뤄온 적십자회담을 비롯한 과거의 남북대화와는 전적으로 성격을 달리한다. 따라서 회담이 열릴 경우 책임있는 남북당국간에 그동안 다뤄지지 못한 다양한 현안들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1차 서울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앞으로 몇차례의 고위급회담이 열러 쌍방이 남북문제에 대한 상당한 의견접근과 어느 정도의 합의를 도출해낸다면 쌍방은 최고위급 회담,즉 노태우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의 남북 정상회담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이번 고위급회담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고위급회담은 우리측 강총리가 지난 88년 12월28일 북측에 제의한이래 모두 8차례의 예비회담을 갖고 1년9개월여 만에 힘겹게 성사된 것이다. 강총리는 당시 북측의 정치ㆍ군사회담 주장을 대폭 수용,▲상호비방ㆍ중상 중지 ▲상호존중및 불간섭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 ▲군사적 신뢰구축 ▲남북 정상회담개최문제 등을 논의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은 수차례에 걸쳐 예비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해 왔다. 북한측이 정치ㆍ군사문제라는 의제가 구미에 당기기도 했지만 경제적 문제ㆍ후계체제 구축 등 내부의 난관에도 불구,고위급회담에 응해 나온 것은 동구의 개방및 소련의 대북개방압력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는 6공이후 중점추진해온 우리 정부의 북방정책의 궁극적인 결실이기도 하다. 이번 제1차 서울 본회담에서는 이산가족들의 남북자유왕래를 비롯한 인적교류의 실현과 서신교환및 남북 물자교역 등 통행ㆍ통신ㆍ통상협정 체결문제가 중점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 정부는 3통협정체결이야말로 북한을 개방의 장으로 유도,통일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3통협정체결은 반드시 관철시킬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남북한의 유엔가입문제는 남북 당국간에 가장 많은 설전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 정부는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이 남북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매우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아래 북한측을 설득시킬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이 계속해서 이를 거부하고 비현실적인 남북한의 단일의석 유엔공동가입을 고집할 경우 남한만의 단독 가입분위기를 국제적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반면 북한측은 지난 7월26일 제8차 예비회담에서 합의문에 서명한이후 노동신문 사설,유엔아보리에 회담서한발송,8ㆍ15범민족대회무산 이후의 일련의 조짐등에서 고위급회담을 연기 또는 무산시킬 움직임을 보여왔으며 그 주된 이유가 우리측의 유엔단독가입 저지였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북한측은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유엔단독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고위급회담에서 가장 첨예하게 부각,남북대표간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의제는 군비통제 즉 군축문제이다. 우리측 정부는 「군축은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고 이를 위해서는 상호 군사력및 군사비의 공개,이에대한 검증등의 상호신뢰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측이 군축에 얼마나 관심을 쏟느냐는 것은 우리측은 대표 7명 가운데 군대표가 정호근합참의장 1명인데 비해 북측은 김광진 조선인민군대장(인민무력부부부장)ㆍ김영철소장 등 2명을 포함시킨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북한이 이날 밝힌 대표단중 연형묵정무원총리와 군대표 2명이외의 안병수 조평통서기국장ㆍ백남준 정무원참사실장(예비회담단장)ㆍ김정우 대외경제협력사업부차관ㆍ최우진외교부순회대사(예비회담대표) 등은 우리측 대표가 모두 차관급 이상으로 구성된 데 비해 상대적으로 격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또한 이들이 전문적인 「남북회담꾼」임을 생각해 볼 때 이번 회담을 실질토의보다는 정치선전장으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전망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무튼 오는 9월4일 북측 대표단이 서울을 방문해 공식회담을 갖게 되어야 2차 고위급회담 성사여부와 향후 남북대화의 방향이 가름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1차 서울회담이 성사된다고 남북 관계개선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징후가 바로 나타나리라는 기대는 금물이라는 것이 남북문제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 남북 총리회담 서울개최 확정/연락관접촉/4∼7일 3박4일 일정합의

    ◎전체회담 5∼6일 두차례/연형묵 북총리,노대통령 예방할 듯/신변보장각서 전달… 북측,대표 7명등 88명 참석 남북한 고위급회담의 서울 1차 본회담개최가 확정됐다. 이에따라 남북쌍방은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총리회담을 갖게 됐으며 북한대표단은 지난 85년 12월 제10차 남북 적십자본회담의 서울개최이후 5년 만에 서울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 쌍방은 30일 하오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고위급회담을 위한 제3차 책임연락관 실무접촉을 갖고 북한대표단의 9월4일부터 7일까지 3박4일간에 걸친 서울체류일정을 확정했다. 우리측의 김용환책임연락관과 북한측의 최봉춘연락관은 이날 접촉에서 회담개최 5일전에 교환키로 한 당초 합의사항대로 북한측 대표단의 명단및 사진ㆍ신변안전보장각서 등의 교환,그리고 회담장 겸 숙소,회담횟수및 운영방법 등 북한측 대표단의 서울체류일정을 최종 결말지었다고 남북 대화사무국이 이날 밝혔다. 우리측은 이날 접촉에서 강영훈국무총리 명의로 된 신변안전보장각서를 북한측에 건네줬으며 북한측은 연형묵정무원총리등 대표단 7명,수행원 33명,기자단 48명 등 모두 88명의 북한측 대표단 일행의 명단과 사진을 우리측에 전달했다. 기자단은 원래 50명으로 합의됐으나 북한측은 개인사정에 의해 서울방문을 취소한 기자 2명의 명단과 사진을 우리측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고위급 1차 본회담에는 우리측에서 강총리를 수석대표로 홍성철통일원장관,정호근합참의장,이진설경제기획원차관,김종휘청와대외교안보보좌관,이병룡국무총리특별보좌관,임동원외교안보연구원장 등 7명의 대표가 참석하며 북한측에서는 연총리를 단장으로 김광진조선인민군대장(인민무력부 부부장),안병수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백남준정무원참사실장(예비회담단장),김정우대외경제사업부 부부장,최우진외교순회대사(예비회담대표),김영철조선인민군소장(예비회담대표) 등 7명이 참석한다. 쌍방은 북한측 대표단의 서울체류일정과 관련,북한대표단의 숙소및 회담장을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호텔로 정했으며 5일 상오 10시 제1차 전체회담을 공개로,6일 상오 10시 제2차 전체회담을 비공개로 각각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연총리등은 서울체류기간동안 청와대로 노태우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중앙박물관등 주요시설을 관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또 연총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에게 승용차 10대를 제공하고 수행원및 기자단에게는 대형버스를 제공하는 한편 국무총리ㆍ국회의장ㆍ서울시장 등 3인이 주최하는 북측 대표단 환영만찬을 갖기로 했다. 북한측 대표단은 4일 상오 10시 우리측 지역에 들어오고 7일 상오 10시에 떠나는데 모두 판문점을 경유하는 육로를 이용하게 된다. 남북 쌍방은 이번 회담에서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문제와 다각적인 교류협력을 실시하는 문제」라는 포괄적 단일의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한 만큼 유엔가입,군축문제,교류협력 등 남북간 모든 현안을 폭넓게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은 특히 남북한 유엔동시가입 방안을 북한측에 설득시킬 방침이며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해 남북 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설치 및남북 상호불가침협정체결을 제의하는 한편 교류협력을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 통행ㆍ통신ㆍ통상 등 3통협정의 체결 및 60세이상 이산가족의 자유왕래,이를위한 적십자 본회담의 조속재개등을 북측에 제의할 계획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