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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갑 “하청직원 사고 땐 반드시 원청이 책임지도록 하겠다”

    이재갑 “하청직원 사고 땐 반드시 원청이 책임지도록 하겠다”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최저임금 논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포괄임금제 개선 가이드라인,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등 노동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또 얼어붙은 고용 상황을 타개하고 내년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부의 복안도 물어봤다. 특히 이 장관은 최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도급 계약 자체를 금지할 순 없지만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위험의 외주화 →정부 대책이 ‘위험의 외주화’와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 걸로 안다. (노동계가 원하는) 도급계약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많은 법리적인 쟁점이 있다. 다만 예컨대 수은을 다루는 아주 유해한 작업장에서는 도급을 금지시킬 수도 있다. 이번 법에는 원청이 하청을 준다고 해도 원청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했다. 협력업체 직원에게 사고가 나도 반드시 원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얘기인가. -‘원·하청 산업재해 통합관리제도’ 적용 대상에 발전사가 포함되도록 적용 업종을 확대하고자 한다. 현재 제조·철도운송·지하철 등 3개 업종에서 50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하고 있다. 전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발전소만 특정할 것인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개별실적요율제’에서도 원청의 책임을 강화할 방법이 있다. 사업장의 재해발생 정도에 따라 산재보험료율을 깎거나 할증하는 제도다. 원청의 보험수지율을 계산할 때 하청에서 난 사고도 산정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그러면 자꾸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하려는 행태가 없어질 것으로 본다. 최저임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소상공인들이 인건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모든 고용 상황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 구조적이고 경기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조선업계가 어려웠고, 자동차업계와 부품업계도 힘든 상황이다.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10만명씩 증가해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10만명이 줄었다. 사실상 2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서비스업에서도 2012년 이뤄졌어야 할 베이비붐 세대의 구조조정이 중국 특수로 미뤄져 지난해부터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일자리가 빠지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드렸다. 하지만 이 중에서 얼마만큼이 최저임금영향 때문인지는 아무도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전혀 검토하지 않나. -최저임금 인상에 많은 부담을 느껴서인지 자꾸 차등적용 이야기가 나온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정리하고 나면 앞으로는 최저임금이 사회 수용성을 벗어날 정도로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차등적용은 사실 최저임금의 원칙을 흔드는 것이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편하더라도 적용은 2020년부터다. 내년에도 최저임금(10.9%)이 오르는데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나. -일자리 안정자금이 2조 8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내년부터는 5인 미만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금이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2만원 증액됐다. 사회보험료를 지원해주는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현재 일자리안정사업의 지원을 받는 분들도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내년 1월부터 혜택을 그대로 이어 간다. 탄력근로 포괄임금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한다고 했다. 이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권과 임금 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구체적인 것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다. 탄력근로제와 관련해 노사 협의가 잘되지 않았다. 노동계에서 연장근로수당 감소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탄력근로제 실태조사를 보면 제도를 도입할 때 어떤 형태로든지 임금이 감소되는 부분에 대해 보전을 해왔다. 연장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없어도 계산해서 맞춰 주거나 별도의 수당을 만들기도 한다. 개별 기업과 노사가 합의할 사항이지만 이런 부분까지 제도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6월 발표하겠다던 포괄임금제 개선 가이드라인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포괄임금제 용역보고서엔 사무직 근로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담을 것이다. 보고서를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발표하겠다. 근로시간을 측정할 수 없을 때만 포괄임금제를 적용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토대로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부처 내에서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 다만 포괄임금제 적용 대상을 업종 확대 방식이 아닌 개별 직무 단위로 봐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기타 현안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면 현재 법외노조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합법화된다. 전교조는 정부가 직권취소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현행법에 요건이 딱 나와 있다. ‘교사’들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법원이 해직자의 경우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런 상황에서 직권취소하긴 어렵다.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고 본다. 경사노위에서도 논의하고 있다. 교원노조법도 개정하자고 하면 그것을 토대로 다시 합법화될 수 있는 게 절차상 맞는 거라고 본다. →일자리 창출 특명을 받은 것으로 안다. 그런데 내년도 업무보고를 보면 눈에 띄는 일자리 정책이 보이지 않는데. -청년 취업난을 완화하기 위한 맞춤형 일자리 사업을 하려고 한다. ‘청년구직활동 확대 지원금’을 추진한다. ‘신중년 경력활용 지역서비스 일자리 사업’도 준비했다. 지자체가 일자리를 만들면 고용부가 예산을 주는 사업이다. 내년 예산 80억원을 확보해 신중년 2500명을 지원한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가이드라인엔 손에 잡히는 내용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 사례들을 매뉴얼에 적시할 계획이다. 술자리를 마련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원치 않는 술자리를 마련하라고 강조했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는 식이다. 직장 내 괴롭힘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행위를 하는지 모른다. 여기에 대응하려면 누구보다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중요하다. 회사 내 규범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예방을 위한 실태 진단과 직원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업장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 이 장관은… 이재갑(60) 고용노동부 장관은 행정고시 26회(1982년)로 공직에 들어온 뒤 30년 넘도록 고용부에서만 근무했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끄는 정통 관료로 노동계 안팎에선 ‘고용 전문가’로 꼽힌다. 정책을 만들 때 데이터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인창고 ▲고려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학·미국 미시간주립대 노사관계학 석사 ▲노동부(현 고용부) 고용정책관 ▲고용부 차관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 김경두 전 부회장 “우리 가족 물러난다” 감사반 “기간 2주 연장”

    김경두 전 부회장 “우리 가족 물러난다” 감사반 “기간 2주 연장”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일가가 컬링에서 손을 떼겠다고 4일 선언했다. 특정 감사를 2주 동안 진행해온 감사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명의로 된 사과문을 취재진에게 보내 본인 가족 모두 컬링계에서 완전히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 특히 표현 방식의 미숙함으로 선수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팀 킴’ 선수들은 지난달 초 김 전 부회장과 딸인 김민정 감독, 사위 장반석 감독 등에게 받은 부당한 처우를 폭로했다. 선수들은 팀 사유화를 시도했고, 지도자로서 자질이 부족한 점, 컬링경기연맹 및 경북 의성군과의 불화 조성, 금전 유용 등으로 김 전 부회장 일가의 잘못을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경상북도 등으로 이뤄진 감사반은 지난달 19일부터 3주 일정으로 선수 인권과 훈련 관리 부실, 회계 부정, 선수 포상금 착복 등 여러 의혹에 대해 특정 감사를 진행해 왔다. 감사반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김 전 부회장의 사과문에는 정확한 사과의 뜻이 드러나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전제한 뒤 “들여다볼 것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2주 정도 더 감사 기간을 연장하려 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5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감사 기간을 오는 21일까지 2주(10일) 연장하며 회계 분야의 정밀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외부 전문가로 공인회계사 2명을 추가, 감사반에 참여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김 전 부회장 사과문 전문 이번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선수들의 호소문으로 인해 선수 본인들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특히, 선수들에게 저의 표현 방식의 미숙함으로 크나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와 저의 가족은 이 시점부터 컬링 일선에서 물러나겠습니다. 25년간 컬링만을 바라보며 가족과 친구들의 희생과 함께, 컬링의 발전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던 부족함이 너무나 컸습니다. 저를 비롯한 저의 가족은 컬링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지난 10여 년 간 함께 한 선수들의 마음을 다 보듬지 못했고, 상처를 준 것은 다 제 불찰입니다. 올림픽 기간 뜨거운 응원을 해 주셨던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드려 다시 한 번 머리 숙입니다. 저로 인해 컬링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지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선수들은 더 이상 상처 받지 않고 더욱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김경두 올림
  • ‘팀 킴에 갑질’ 논란 김경두 “저와 가족 모두 컬링계에서 물러나겠다”

    ‘팀 킴에 갑질’ 논란 김경두 “저와 가족 모두 컬링계에서 물러나겠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의 호소문으로 갑질 논란에 휩싸인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이 사과문을 내고 “컬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김경두 전 부회장은 4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이번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 선수들의 호소문으로 인해 선수 본인들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렸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공개 사과했다. 그는 “특히, 선수들에게 저의 표현 방식의 미숙함으로 크나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팀 킴 선수들은 지난달 6일 대한체육회와 경북도, 의성군 등에 보낸 호소문에서 김경두 전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감독, 사위인 장반석 감독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선수들은 김경두 전 부회장에게 폭언을 듣는 등 인격적으로 모독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김경두 전 부회장은 사과문에서 “저와 우리 가족은 이 시점에서 컬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그는 “25년간 컬링만을 바라보고 가족과 친구들의 희생과 함께, 컬링의 발전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던 부족함이 너무 컸다”면서 “저를 비롯한 우리 가족은 컬링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팀 킴 지도자 자리는 물론 컬링계에서 떠나겠다는 것이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장 감독 부부는 팀킴 선수들의 호소문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경북도 등의 합동 감사를 받고 있다. 김경두 전 부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론] 경애의 마음/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

    [시론] 경애의 마음/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

    ‘팀킴’이라 불리던 평창올림픽 겨울동화의 주인공들이 스스로를 잔혹 동화의 피해자였다고 세상에 밝혔던 그날,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국내 컬링 1세대의 한 명으로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후배였다. 술을 좀 했는지 평소보다 말이 엉긴다. “결국 터질 게 터졌네요. 제자들 보기가 부끄럽습니다. 큰 용기를 낸 선수들이 다치지 않게 좀 도와주세요.”예전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김경두 교수의 컬링협회 전횡에 대해 내게 고해성사를 하듯 얘기해 온 후배라 그리 놀라지 않았지만, 서글프고 답답한 심경은 그와 마찬가지였다. 내가 뭘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이 글을 쓰는 이유다. 스포츠심리학 전문가로 오랫동안 스포츠 현장에서 선수들과 지도자들을 만나 온 나로선 이번 팀킴(이라고 쓰고 ‘팀킬’이라고 읽는다) 사태를 두고 화들짝 놀라는(또는 놀라는 척하는) 이들이 더 놀랍다. 정말 몰랐다면 눈앞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들을 못 봤다는 것이니 눈을 감았거나 눈이 멀었다는 뜻이고, 아는데도 몰랐던 것처럼 놀라는 척하는 것이라면 뻔뻔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일 테다. 정말 이런 협회 지도자들의 전횡을 몰랐단 말인가? 이번 사태가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유별나게 많은 컬링협회에서만 일어난 특별한 일일까? 단언컨대 이번 팀킴 사태는 경상북도 의성에 있는 컬링장에서 발생한 독점적 권력을 가진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에 만연된 지극히 낯익은 풍경이다. 똑같은 얘기를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반복해 들어왔다. ○○연맹에도 ‘김경두’가 있고, ○○원에도 ‘김경두’가 있다. 문제가 드러나 알려진 단체 이외에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쉬쉬하면서 덮고 있는 전횡과 비리는 차고도 넘친다. 비슷한 문제가 축구나 야구, 농구, 배구와 같은 인기 스포츠뿐 아니라 잘 모르는 비인기 종목, 심지어 장애인 스포츠의 밑바닥에까지 깊게 스며들어 있다. 얼마 전 논란 끝에 관리단체로 지정된 한 연맹에도 김경두 교수의 ‘데칼코마니’가 있다. 연맹의 대부로 불렸고 무소불위의 힘을 오랫동안 행사했다. 유능했고 능숙하게 자신의 힘을 행사했다. 그 힘을 갖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고,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때론 처절할 정도로) 노력했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혹은 가족)들은 요직으로 등용하고 저항하는 세력은 철저하게 배제했다. 의성 컬링장 같은 특정 시설을 기반으로 꿈나무부터 국가대표까지 모든 레벨의 선수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아무리 정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가해도 그들에게는 메달이란 면죄부가 있다. 한 예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단체 지정에 저항하던 해당 분야 원로들은 대한체육회에 자발적(이었다고 믿고 싶다)으로 관리단체 지정을 반대하는 연명 서명서를 제출했다. 올림픽에서 메달도 따고 잘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이다. 대학교 3학년 금메달리스트가 골방에 갇혀 무차별 폭행을 당해 가해자였던 대표팀 코치가 감옥을 가도 그냥 놔두라는 협회 원로들의 볼멘 목소리,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김금희의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한 대목은 거대 권력에 눌려 숨죽이며 지내는 수많은 엘리트 선수들의 마음을 잘 설명해 준다. 주인공 경애를 ‘경애’하는 상수는 재수 시절 기숙학원 생활조교의 얼차려를 받으면서 마치 ‘팝콘 터지듯 온갖 감정들이 터지곤 했다’고 고백한다. 거기에는 모멸감, 분노, 혐오와 슬픔이 있었지만, 이상한 방식의 갈구가 생겨났고 가해자에게 분노를 느끼다가도 끝내는 완전한 약자가 돼 그의 선처와 용서, 동정과 연민을 바라며 투항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스포츠 약자들에겐 두 가지 선택만 존재했다. 괴물의 하수인으로 투항해 그를 닮아 가거나 철저히 이용되고 버려지거나. 간혹 자기 목소리를 내고 저항하다가 결국 자기 발로 더러운 판을 떠나는 경우가 예외적으로 있었다. 공교롭게도 소설의 주인공은 팀킴의 서드 김경애와 이름이 같다. 기자회견장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평소에는 스킵 김은정 언니에게도 거침없이 작전을 이야기한다는 경애의 마음이 또다시 부서지지 않기를. 그래서 숨죽여 팀킴을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경애들이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기를 경애의 마음으로 빌어 본다.
  • ‘컬링의 성’ 되는 컬링 의성

    ‘컬링의 성’ 되는 컬링 의성

    스포츠 거점도시 도약 준비하는 의성 르포 지난 8일 ‘컬링의성’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컬링과 씨름 등 스포츠와 관광을 결합한 사업들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인 경북 의성군청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그날 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사상 첫 은메달을 따며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팀 킴’ 선수들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일가 때문에 인권 침해 등을 당한 사실이 처음 폭로됐다. 2주 동안 컬링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쏟아졌다. 김 전 부회장 등의 전횡이나 비위가 있었는지는 다음달 7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특정감사에 의해 진위가 가려질 것이다. 마침 의성군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모한 지역특화 스포츠관광산업 육성 사업으로 뽑혀 30억원의 중앙정부 예산 지원을 받게 됐다. 김 전 부회장 일가가 걸림돌이 됐다. 그는 2006년 국내 최초로 의성읍에 들어선 전용경기장을 경북컬링협회가 위탁 운영하는 ‘경북컬링센터’로 둔갑시켜 ‘왕국’으로 삼았다는 것이 군민들의 솔직한 생각이다.의성군은 용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2006년 건립 공사와 12년 넘게 유지·관리하는 데 100억원 넘는 예산을 지원했지만 군민들은 정작 컬링센터에 마음 편하게 드나들지도 못했다. 사실 이 문제는 2010년에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전국 9개 시·도 선수 135명이 연서명해 경북컬링센터의 빗장을 열어제칠 것을 요구했고 12명의 선수와 국가대표 선수들이 A4 용지 2~3장 분량씩의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경기장 공사에 동원됐던 의성 출신 선수들을 하루아침에 내쫓는 바람에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 선수들은 불투명한 훈련비 사용 내역이나 의성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한국인 운영위원 8명 가운데 7명의 자리가 김 전 부회장 일가와 지인들로 채워진 대회 팸플릿을 증거로 제시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1세대 컬링인은 “영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수사 인력도 안 되고 해서 해외에서 쓴 경비를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몇 개월 수사하다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부회장은 컬링 발전을 방해만 하는 사람이었다. 말 안 듣는 선수를 쫓아내고 자기 주머니만 챙기는 사람이었다. 그 일가만 빠져줬더라면 좋은 경기장이 지척에 있고, 직업이 따로 있어 밤이나 주말에만 훈련하던 다른 나라 선수들과 비교해 종일 컬링에만 매달리는 우리 선수들이 훨씬 더 빨리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의성군 문화관광과 간부들은 하나같이 “차라리 잘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 기회에 곪은 상처를 도려내고 ‘컬링의성’을 내세워 더욱 내실있는 ‘컬링의 메카’로 자리잡는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였다. 한 간부는 “평창 전에는 사실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동계올림픽을 취재하던 외신기자들이 한달음에 평창까지 달려와 취재하는 것을 보고 확 달라졌다. 평창 대회 후 공문을 네 차례나 보내고 지난달 말 경북도청을 찾아 엘리트 선수도 훈련에 집중하게 하면서 차세대 꿈나무들을 양성하는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요청했으나 요지부동이었다”며 “우리도 할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김주수(66) 의성군수도 지난 9일 인터뷰와 22일 전화 통화를 통해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할 일을 다했다. 워낙 김 전 부회장 등이 막무가내라 어쩔 수 없었다. 법적 대응까지 모두 준비한 상태에서 타이밍을 보고 있었는데 선수들이 지적하고 나서줬다”며 “군으로선 이번 일을 계기로 컬링센터 등이 정상화돼 엘리트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훈련에 집중하고, 생활체육의 메카로 의성이 새롭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부 차관까지 지낸 김 군수는 “약간의 진통은 있겠지만 이번 사태가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북컬링협회와 업무협약을 다시 체결하고 장애인 팀을 창단하는 등 많은 노력과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아울러 “서울 면적의 두 배 땅에 인구 5만명 밖에 안되는 의성군이 컬링과 씨름 등의 스포츠 거점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의성군의 한 체육교사는 “이제는 모두 잘 알고 있지만 컬링은 본디 생활체육 성격이 강한 운동이다. 많은 의성군의 초·중학생들이 컬링을 배우고 싶어했지만 컬링센터의 문이 굳게 잠겨 안쓰러워 지켜볼 수가 없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김경두 한 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갔으면 좋겠다. 세 가지 트랙을 생각할 수 있다. 엘리트 선수들은 더욱 훈련에만 열중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관내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자질을 발견해 연계해 기량을 닦을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들도 컬링의 매력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이란 환부를 도려내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했다. 의성군은 기왕에 4면이 갖춰진 컬링센터가 엘리트 선수들의 훈련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바로 옆에 2면을 갖춘 경기장을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컬링 경기장을 유지하고 링크의 빙질을 관리할 수 있는 국내에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능력을 갖춘 김 전 부회장 등은 도와달라는 호소를 외면하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한사코 착공을 계속 지연시켰다는 것이 군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의성군은 새 경기장을 활용한 테마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컬링 교육과 행사 개최 등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컬링의 성”도 되고 “컬링 의성”도 되는 중의적인 캐치프레이즈를 정했고 의성군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의성군은 이미 여러 행사를 통해 평창 성공의 기운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지난 5월에는 의성 세계연축제를 개최하면서 컬링 미니 체험장을 마련해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달에는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를 초빙해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지난 8월에는 고운 최치원이 1200여년 전에 창건한 의성 고운사에서 ‘청소년 여름 불교학교’를 열어 70여명의 초·중생들이 ‘팀 킴’ 선수들과 함께 명상하고 컬링센터에서 컬링을 각별히 체험했다.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의성슈퍼푸드 마늘축제 기간에 의성 전통시장과 의성종합운동장에서 ‘의성 컬링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했다. 컬링 전문 지도자가 나서 기초교육, 플로어 컬링 체험, 포토 이벤트를 실시했다. 의성은 삼한시대 초기의 조문국(召文國) 도읍이 있었던 곳으로 경주 못지 않은 고분들이 여기저기에서 발굴되고 있다. 박찬(93) 변호사가 의성 출신으로 조문국에 관한 책을 집필했고, 평생 모은 유물 1300여점을 조문국박물관에 기증했다. 박물관 안에는 어린 자녀들과 합장된 고분 발굴 현장도 생생하게 보전돼 있어 흥미를 자아낼 만했다. 박물관 앞에는 미니 컬링 체험장이 상시 운영되고 있다. 또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성냥공장을 비롯해 일제시대 적산가옥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서애 유성룡이 태어난 사촌마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안의 명륜당 등과 똑같은 구조를 갖춘 향교 등 남다른 관광 유산들을 갖고 있다. 이달 셋째 주에는 여행 블로거 10여명을 초빙해 팸투어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의성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의무 방어전과 연금 개혁/김경두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의무 방어전과 연금 개혁/김경두 정책뉴스부장

    ‘의무 방어전’이란 게 있다. 하기 싫어도 맡은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려면 무조건 해야 한다. ‘19금 보따리’를 풀어놓으려는 건 아니다. 정권마다 한 번씩 맞닥뜨리는 연금 개혁이 그렇다는 얘기다. 대통령 인기가 치솟을 땐 지지율을 업고 정면 돌파라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땐 미루고 싶은 일이다. 자칫 잘못 건들면 치명상을 입거나 조기 레임덕에 빠져들 수 있다.2014년 말 박근혜 정부 때다. 공공부문 개혁의 첫 주자로 공무원연금 카드를 빼들었다. 그런데 다음해 국가 주요 경제정책을 소개하는 경제정책방향 보도 참고자료에 공무원연금뿐 아니라 사학연금(2015년 6월)과 군인연금(10월) 개혁 추진 시점이 담겼다. 하나도 힘든데 세 개의 직역연금을 순차적으로 개혁한다고 하니 ‘빅뉴스’였다.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방송에 출연해 “(군인·사학연금도) 자연스레 검토해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불이 난 호떡집이었다. 하루 만에 ‘없던 일’이 됐다. 이튿날 기획재정부는 “실무자가 문구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내놓은 실수를 했다”며 해프닝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기재부는 경제정책 방향 보도자료 외에 더이상 두꺼운 보도 참고자료를 뿌리지 않는다. 어쨌든 박근혜 정부는 2015년 5월 최대 우군인 공무원과 척을 지면서도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뤄 냈다. 돌이켜보면 박근혜 정부의 최대 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도 현재 국민연금 개혁이라는 의무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주변 여건이 좋지 않다. 경기 하강과 ‘일자리 쇼크’ 여파로 대통령 지지율이 8주째 떨어져 50%선(리얼미터 기준)에 턱걸이하고 있다. 정권 탄생의 한 축인 민주노총은 이탈 조짐을 보이고,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야당과 보수세력의 집요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여론마저 이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안과 22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는 꽤 아픈 대목이다. OECD는 공식적으로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문제가 있다며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 3분기 저소득층 소득은 1년 전보다 더 줄어 소득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취약계층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게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운 털이 박힐 수밖에 없는 연금 숙제를 풀어야 하니 발을 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현행 보험료율 9%를 12~15%로 올리는 정부안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퇴짜를 놨다. 하지만 골든타임이란 게 있다. 지금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한다면 현 세대가 미래 세대의 몫을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신문이 이번주 국민연금 전문가 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금 더 내고 훨씬 많이 받는’ 방식에 동의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현행 45%인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려면 당장 내년부터 보험료율을 2% 포인트 올리는 게 수익비(1.7배) 측면에서 가장 낫다고 분석했다. 최소 비용 대비 최대 효과를 보려면 내년이 개혁의 마지노선이라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가 왜 악역을 맡아야 하느냐’고 물으면 딱히 드릴 말은 없다. 이 시점에 정권을 잡았으니 무조건 해야 하는 의무 방어전이라는 말밖에는. 다만 ‘촛불혁명’으로 막을 내린 박근혜 정부도 지난했던 공무원연금 개혁에 성공했다고 말하면 없던 힘도 생기려나. 대국민 보고도 좋고, 국민과의 대화도 좋다. 문 대통령이 ‘국민 부담이 아닌 현세대의 책임’을 들어 직접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선택은 대통령의 몫이다. golders@seoul.co.kr
  • 컬링지도자회 “‘김경두 왕국’ 비리 나오면 검찰 수사해야…‘팀 킴’ 주장 동의”

    컬링지도자회 “‘김경두 왕국’ 비리 나오면 검찰 수사해야…‘팀 킴’ 주장 동의”

    한국컬링지도자협회가 ‘팀 킴’에 대한 지지를 표하며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을 강하게 규탄했다. 컬링지도자협회는 1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번 ‘팀 킴’(경북체육회 컬링 여자대표팀)의 폭로에 대한 투명하고 명확한 감사를 요구한다”며 “비리 사항이 발견될 시 즉각 검찰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경두 전 부회장 일가의 제왕적 운영은 우리 협회 모든 지도자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며 “연맹을 장악하고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 역사 또한 모두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경두 전 부회장의 아내와 친동생, 친구, 지인들 모두 전국의 컬링경기연맹과 과거 대한컬링경기연맹에서 실권을 갖고 강력한 ‘김경두 왕국’의 조력자로 활동하고 있었던 것 또한 모두 사실임에 동의한다”며 “김경두 본인의 막강한 권력 유지를 위해 제대로 활동도 하지 않는 유령단체에 가까운 초등연맹, 여성컬링연맹, 중·고 컬링연맹을 만들어 본인의 지인들을 배치하고 회장 선거권을 확보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 컬링 지도자들 대부분 한국에서 가장 좋은 시설을 갖춘 의성컬링훈련원에서 훈련을 해본적이 거의 없다”며 “대회 개최를 위해 개방한 것을 제외하고 본인의 우호 세력 외에는 이런저런 사유를 들어 대부분 개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은메달을 획득한 전 여자 국가대표 컬링팀 ‘팀 킴’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부회장과 딸 김민정 감독, 사위 장반석 감독으로부터 각종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장 감독은 ‘팀 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주장하는 사실의 상당 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기관은 진상 파악을 위해 19일 합동 감사에 착수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순녀의 시시콜콜]컬링 대중화와 팀 킴의 호소

    [이순녀의 시시콜콜]컬링 대중화와 팀 킴의 호소

    “남이랑 가족이 된다는 건 컬링과 똑같아. 석무 결혼하면 그 집 주려고 매일매일 닦았어. 닦을 때마다 안 보이는 흠들이 보여서 지우고, 또 닦았어. 낯선 사람과 가족이 된다는 게 그런 건가 싶더라.” 방영 중인 KBS 월화 드라마 ‘최고의 이혼’에서 석무(차태현)의 아내 휘루(배두나)는 시할머니(문숙)와 취미로 컬링을 함께 한다. 드라마 소재로 컬링이 등장하는 것 자체도 신기하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부각시킨 건 신선한 반전이다. 시할머니가 컬링에 빗대 인생의 통찰을 손주며느리에게 들려주는 대사도 인상적이다. 원작인 일본 드라마의 프로레슬링을 컬링으로 바꾼 제작진의 센스가 돋보인다. 종목 명칭조차 생소했던 컬링이 이처럼 드라마에 나올 정도로 대중화된 건 의심할 여지없이 평창올림픽 덕분이다. 아니, 정확히는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불모지에서 기적처럼 은메달의 감동을 안겨준 국가대표 ‘팀 킴’의 공이다. 스킵 김은정 선수는 ‘안경 선배’라는 애칭으로 불렸고, 그가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할 때 외치는 ‘영미~’는 각종 패러디물을 양산할 정도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 그때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한 데 최근 들려온 소식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등 ‘팀 킴’은 지난 6일 대한체육회 등에 호소문을 보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감독, 사위인 장반석 감독의 부당한 처우와 상금 배분 의혹 등을 제기했다. 올림픽 이후 김은정 선수가 결혼하자 감독단이 김 선수의 포지션을 변경해 팀 전체를 분열시키려고 했으며, 팀 이름으로 받은 격려금과 상금 배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사적인 이익을 위해 선수들을 이용했다는 내용이었다. 김 전 부회장이 선수들에게 심한 욕설을 했다는 주장도 했다. 이들은 15일 기자회견에서 “감독단이 선수 개인에게 온 팬의 선물과 편지를 항상 먼저 뜯어보고 전달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앞서 장반석 감독은 지난 9일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팀 사유화, 선수 인권침해, 금전 착복 의혹 등에 대한 선수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팀 킴’은 기자회견에서 “호소문의 많은 내용 중 일부만 반박하고 있다. 감사에서 모든 것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은 한국 컬링의 산 역사나 다름없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 ‘팀 킴’이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최악의 경우 은퇴까지 고려하고 있다”면서 “한국 컬링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지난 9일부터 합동으로 특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선수들이 창창한 앞날을 포기할 각오까지 하고 절절한 호소에 나선 만큼 한점 의혹없이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제 막 대중화된 컬링이 이번 일로 국민의 외면을 받지 않게 되길 바란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우리는 그들의 가족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가족이 아니었습니다”

    “감독님이 먼저 편지와 내용물을 보시고 저희에게 준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 선수들이 15일 서울 올림픽 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경두(62)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딸 김민정(37) 대표팀 감독, 사위 장반석(36) 총괄 감독 등으로부터 당한 부당한 처우를 더 상세히 털어놓았다. 김은정(스킵),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등 선수들은 김 전 부회장에게 들은 폭언과 욕설, 제대로 분배되지 않은 상금,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특정 선수를 배제하려 했던 것 때문에 고통받았다며 ‘김 교수(김 전 부회장)의 욕심’ 탓에 이런 일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김은정은 “우리도 예전에는 그들과 가족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지나오면서 답을 찾았다. 결국은 그 가족만 한다(챙긴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교수님이 원하는 정도만 성장하면 그 뒤에는 방해한다. 조직보다 선수들이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평창올림픽 기간 김 감독이 인터뷰를 강하게 통제한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선영은 “올림픽 초반부터 경기 뒤 믹스트존에 나가기 전에 김 감독은 ‘김경두 교수님과 김민정 감독만 언급하면 된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다른 이야기를 하면 그런 말은 굳이 안 해도 된다고 했다”고 되돌아봤다. 선수들은 “팀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감독단과 더는 운동할 수 없다”며 “의성 컬링훈련원을 감독단 가족과 분리하고 우리 팀을 이끌어줄 감독단이 필요하며 (19일부터 시작하는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특정)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평창 은메달 획득을 도왔던 피터 갤런트(캐나다) 코치는 이날 선수들이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연습 시간이 언제인지, 언제 출국하는지, 어떤 대회에 참가하는지 등은 막판이 돼야 공유됐다. 미팅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팀에 관해 무엇이 논의됐는지 공유받지 못했다”고 선수들의 손을 들어줬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평창 은메달 도운 갤런트 코치 “김민정 감독이 나까지 통제”

    평창 은메달 도운 갤런트 코치 “김민정 감독이 나까지 통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팀이기도 했던 경북체육회 컬링팀에 고용돼 ‘팀 킴’ 선수들을 지도했던 피터 갤런트(캐나다) 코치가 “감독단 가족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선수들 편을 들었다. 1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팀 킴 선수들은 갤런트 코치가 보낸 입장문을 공개했다. 그는 2016년 1월 팀 킴에 합류해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은메달 획득에 힘을 보탠 뒤 재계약에 실패해 캐나다로 돌아갔다. 그는 얼마 뒤 몬트리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컬링은 컬링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컬링을 좌지우지한다”고 폭로했는데 이번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딸 김민정 대표팀 감독, 사위 장반석 총괄 감독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팀 킴을 100% 지지합니다”라고 거들고 나선 갤런트 코치는 소통 문제가 심각했다며 “연습 시간이 언제인지, 언제 출국하는지, 어떤 대회에 참가하는지 등은 막판이 돼야 공유됐다. 미팅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팀에 관해 무엇이 논의됐는지 공유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평창올림픽을 한달 앞두고 캐나다 유명 선수(라이언 프라이)가 대표팀 자문 역으로 온 것에 대해서도 갤런트 코치는 “알지 못했다”며 “굉장히 무례하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도부는 제가 팀과 올림픽에 가지 않길 바란 것 같다”며 자신 몫의 대표팀 유니폼과 선수촌 입촌 신청 자체가 없었던 것도 뒤늦게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올림픽 결승 전날에도 연습 일정을 공유받지 못했고, “외국인 코치란 이유로 개·폐회식 퍼레이드를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김민정 감독은 혼자서 팀 연습을 지휘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팀 킴의 은메달 축하 자리에 초대받지 못해 라커룸에서야 팀을 만나 메달과 함께 사진을 찍었으나, 나중에 그 사진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며 “당시 김 감독이 팀 킴의 휴대전화를 관리하고 있었다”는 정황까지 제시했다. 김민정 감독의 자질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헤드코� ?� 대우받길 원했지만, 컬링 전문성은 선수들보다 훨씬 부족했다”며 “다행히도 김민정 감독은 기껏해야 연습 시간의 10%만 링크에 나왔기 때문에 우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선수들도 이날 “김 감독은 훈련 중 잠깐 들어와 통역 정도만 했다. 훈련은 피터 코치와 저희끼리 했다”며 “전혀 교류가 안 되는 지도 스타일을 갖고 있다. 올림픽에서는 언론과 관중 등 외부 요인 통제와 통역만 했다”고 지적했다. “2시간 훈련 중 1시간도 못 견뎠다. 선수로서 끈기와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갤런트 코치는 또 김 감독이 자신이 외부와 접촉하지 않도록 엄격히 통제했으며, 미디어 인터뷰에 응할 때마다 “김경두 부회장과 그의 컬링 프로그램에 대해 말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팀은 아직 그들이 가진 최고 수준에 도달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수도 없는 출전 기회가 있었지만 보류됐고, 세계랭킹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진정 부끄러운 일”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팀킴’ “감독이 팬이 준 편지 뜯어봐…더이상 함께 컬링 불가”

    ‘팀킴’ “감독이 팬이 준 편지 뜯어봐…더이상 함께 컬링 불가”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이 지도자 가족의 전횡을 추가로 폭로했다.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로 이뤄진 ‘팀 킴’ 선수들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호소에 나섰다. 경북체육회 컬링팀을 지도하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김민정 감독, 장반석 감독의 ‘부당한 처사’를 최근 공개한 데 이어 다시 취재진 앞에 서서 상황 설명에 나선 것이다. 이들의 비판 대상인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은 부녀, 김 감독과 장반석 감독은 부부 사이다. 팀의 주장인 김은정은 “그들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교수님이 원하는 정도만 성장하면 그 이후에는 방해하신다. 조직보다 선수들이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감독단은 저희가 외부와 연결돼 있거나 더 성장하면 자신들이 우리를 조절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 ‘왜 대화하느냐’라며 궁금해 하셨다. 인터뷰를 막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에서 어떤 내용의 편지가 오는지 알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외부와 차단돼서 아무것도 못한다.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만 듣게 만드는 방법의 하나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정은 “교수님 가족과 교수님은 우리나라 컬링에 큰 역할을 하고 싶어 하시고 그 위에서 자신 의 뜻대로 컬링을 돌아가게 하고 싶어 하신다. 거기에 선수들을 이용한다”며 “선수의 성장을 막는 이유는 그 단 한 가지다. 모든 게 교수님이 원하시는 사적인 욕심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도 예전에는 그들과 가족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림픽을 지나오면서 답을 찾았다. 결국은 그 가족만 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고 덧붙였다. 김선영은 “선수들은 팬들이 준 선물과 편지를 모두 포장이 뜯긴 상태로 받았다”며 “감독이 먼저 편지와 내용물을 보시고 저희에게 준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근본적인 원인은 교수와 가족이 하고 싶은 대로 이끌어가고 싶어서 이렇게 하는 것이라 판단한다”며 “대한민국 컬링이 발전하고 인기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것보다는 ‘결국 컬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말씀하고 싶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다음은 선수 대표로 김선영이 발표한 호소문 전문- 진정한 가족 스포츠는 서로를 존중하고 충분히 소통하고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 가족이라 칭하는 틀 안에서 억압, 폭언, 부당함, 부조리에 불안해 하고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팀킴은 존재할 수 없고 운동을 그만 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절박함에 용기를 내어 대한체육회, 경상북도, 의성군에 호소문을 낸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감독단에서 반박한 내용을 보면 저희들의 호소문이 전부 거짓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왜 호소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으시는 감독단의 반박에 대하여 진실을 말씀드리고 저희가 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다시 한번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먼저 장반석 감독님께서 반박하신 내용 중 어린이집 행사에 사전 동의를 받았다는 주장은 일방적으로 통보하신 것을 사전에 협의했던 것처럼 말씀하신 것입니다. 장 감독님이 유치원 행사 관련하여 말씀하신 5월3일에는 선수들은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5월 중순경 선수들이 어떤 일인지 김 감독님에게 물어보았으나 김 감독님은 장 감독님 개인적인 일이라 자기는 모른다 하며 대답을 회피하셨습니다. 하루 전날인 5월24일 밤 11시51분 운동회 일정표를 뒤늦게 보내주었지만 아들 운동회니 못하겠다 라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장 감독님은 김은정 선수 본인이 성화봉송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조직위에 전달하였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김은정 선수는 패럴림픽 성화봉송과 관련하여 아무런 내용도 들은 적 없고 성화봉송 행사 일을 앞두고 행사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장 감독님에게 받았습니다. 패럴림픽 행사장 조직위 관계자분께서 은정 선수 섭외가 너무 힘들었고 안오시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많았다는 상황을 듣고 어떻게 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습니다. 행사 이후 김민정 감독님은 김경두 교수님의 배려와 노력으로 김은정 선수를 성화봉송 최종주자로 만들었다고 기자에게 인터뷰 하였습니다. 선수들 동의 하에 통장을 개설하였다고 장 감독님이 주장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2015년에 상금통장으로 사용할 통장을 개설한다고 선수들에게 통보만 하였습니다. 사전에 김경두 교수님 명의로 진행할 것이다라는 것은 언급해 준 것이 없었고 선수들에게 동의를 구한 적도 전혀 없었습니다. 장 감독님이 공개한 내역서에 대해서는, 2015년부터 2018년 올림픽 종료 시까지 상금의 입출금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습니다. 2018년 7월에 장 감독님이 직접 작성한 지출내역서에 장비구입내역이라 말씀하시며 서명하라 하셨습니다. 장 감독님이 상금통장 사용의 증거로 제시한 내역서는 전체적인 상금의 사용내역이 아닌, 장비 구입 내역과 소정의 교통비, 식비입니다. 세부적인 사용 내역에 대하여 장 감독님이 일방적인 통보만 하였을 뿐 그 어떤 사전 동의도 없었습니다. 저희는 감사에서 이와 관련하여 통장 사본, 영수증, 잔액의 현황과 세부 사용 내역이 밝혀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행사 및 기금, 포상금 관련하여 주최 측에서 선수 개인에게 입금해준 격려금은 선수 개인계좌로 모두 입금되었으나 팀이름으로 받은 격려금은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장 감독님이 증거로 배포하신 고운사 1200만원도 카톡에서 의견만 물었을 뿐 그 후로 언제, 얼마큼 사용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고운사 외에도, 기사에도 언급이 된 의성군민 기금 또한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김은정 선수와 관련해서도 결혼을 하였으니 새로운 스킵을 준비해야 했다고 장 감독님이 주장하였는데 올림픽 이전에도 이미 김은정 선수의 입지를 줄이려 하고 있었고 결혼을 한 후에는 다른 선수들이 이해할 수 없는 포지션 변경에 대한 훈련을 강요하였습니다. 팀을 나누고 숙소까지 떨어뜨려 놓으며 선수들을 분리시켜 놓은 것은 어떻게 설명하실지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단순 김은정 선수만이 아닌 팀 전체를 분열시키려는 목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결혼 후 임신을 계획한다는 이유로 여자 선수로서 운동을 그만 두어야 하는지도 저희는 의문입니다. 호소문 이외에도, 올림픽 이후에 저희에게 온 팬분들의 선물과 편지는 항상 뜯어진 채로 받았습니다. 팀으로 온 선물들은 이해할 수 있으나, 선수 개인에게 온 선물들과 편지를 다 뜯어서 먼저 감독님이 확인하시고 선수들에게 준 것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올림픽 준비과정과 올림픽 기간 포함 약 3년동안 선수들과 함께한 외국인 코치 피터 갤런트가 제3자의 입장에서 그당시 팀의 상황을 말한 입장문을 첨부하였으니,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감독단에서는 저희의 호소문의 많은 내용중 일부에 대해서만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폭언과 억압에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전면부인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훈련, 팀 사유화 인권에 대해 아무런 말씀이 없으십니다. 저희 선수들은 현재까지 언론에 나온 문제들보다 최초에 호소문에서 밝혔던 팀 사유화, 인권, 훈련적인 부분이 더욱더 세세히 밝혀지고, 근본적인 원인 해결되길 바랍니다. 저희 팀킴은 이번 호소문을 계기로 많은 기자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서 저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신데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요청드리는 사항은 3가지입니다. 첫째, 저희가 호소문을 작성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호소문에서 밝혔듯이, 저희 팀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감독단과는 더 이상 운동을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에서 더욱더 철저히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둘째, 컬링을 계속하려면 훈련장이 있어야 합니다. 의성컬링훈련원에서 계속 훈련 할 수 있도록, 훈련원이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선수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완벽하게 분리되길 바랍니다. 셋째, 저희 팀을 제대로 훈련시켜주고 이끌어줄 감독단이 필요합니다. 컬링 선수로서 운동을 계속하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사를 통해 모든 진실들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저희 선수들도 감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습니다. 저희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팀킴을 잊지 않고 응원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후원사에게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저희의 호소를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의성 컬링장, 의성군민도 이용 못했다

    의성 컬링장, 의성군민도 이용 못했다

    군, 공사·유지비 106억 부담에도 김경두 전 연맹 회장대행 사유화 팀킴 “金 허락 없이 훈련도 못해” 결국 60억 들여 새 경기장 건립 중 19일 문체부 감사에 金 측근 반발 “부지를 공짜로 제공받았고 유지·관리에 많은 군청 돈이 들어갔는데 의성 아이들이 한 시간, 1분도 사용하지 못한다면 말이 되는 겁니까?”(37세 의성군민 A씨)  “개인의 소유물인 듯 운영되고 있습니다. 김경두 교수의 허락이 없으면 그 어떤 훈련도 할 수 없고, (다른 지역 주민들은) 장반석·김민정 감독과 친분이 있으면 쉽게 방문할 수 있고, 강습도 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 자산인 것처럼 의성훈련장을 사용하고 있고, 그 안에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저희들도 교수님 지시에 따라 일반인들에게 강습도 해주고 있습니다.”(팀 킴 호소문)  2007년 경북 의성에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컬링전용경기장이 공공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울 만큼 사유화됐다고 보고 의성군이 해결 방안을 골몰하고 있다. 김경두(62)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대행이 ‘경북컬링훈련원’ 간판을 내걸고 파행 운영하고 있다는 게 군청의 판단이다. 군청 관계자는 14일 “경기장 건립에 김 전 대행의 공로가 있지만 상당한 군 예산이 12년간 투입된 만큼 정당한 몫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컬링은 사실상 김 전 대행이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김 전 대행은 처음에 고향인 의성 옥산면에 경기장을 지으려 했다가 전전임 군수 시절 읍내 의성체육관 옆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링크의 빙질을 관리하는 아이스메이킹을 직접 배워 관리할 정도로 김 전 대행은 헌신했고 뚝심있게 건립을 밀어붙였다.  군은 공사비 22억 4000만원 가운데 5억 5000만원을 군 예산으로 지원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101억원의 군비가 유지관리 및 보수 등에 지원됐다. 재정자립도가 10%도 안 되는 지자체로선 상당한 부담이 되는 돈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팀 킴이 한국 컬링에 첫 은메달을 안겨주며 군민들의 관심과 자부심은 높아졌지만 경북컬링훈련원이 군민들에게 강습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고 배척하려고만 했다며 분개하고 있다. “다른 지역 주민들은 돈을 내고 컬링 강습을 받는데 의성군 초·중학생들과 주민들은 얼씬도 하지 못한다”거나 “대표팀이 대회에 출전하면 경기장 문은 늘 잠겨 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군민 B씨(37)는 “평창 대회가 끝난 뒤 군민 환영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은 김민정(37) 대표팀 감독이 의성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얘기해 군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다.  컬링의 저변 확산과 함께 국민들의 높아진 관심을 관광과 접목시키려던 의성군청은 여러 차례 공문을 경북도청, 경북체육회, 경북컬링협회에 보내 의성군민도 함께 이용하도록 하자고 촉구했으나 거의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의성군은 링크 4면을 갖춘 경북컬링훈련원 바로 옆에 60억원을 들여 링크 2면짜리 새 경기장을 내년 6월 완공 목표로 짓고 있다.  군청 관계자는 “(19일부터 시작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를 계기로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 전 대행의 사위인 장반석(36) 감독은 “감사가 끝날 때까지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군청 쪽이 경북도청과 협의했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런데 지원한 게 전혀 없는 문체부가 왜 훈련원을 감사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팀 킴 선수들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대행 측이 언론에 밝힌 내용이 진실과 다른 대목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겠다고 밝히며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함께 훈련했던 피터 갤런트(캐나다)코치의 의견서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성 글·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팀 킴’ 쇼크로 가라앉은 컬링… 새 대표팀은 日 꺾고 정상 오르다

    ‘팀 킴’ 쇼크로 가라앉은 컬링… 새 대표팀은 日 꺾고 정상 오르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왼쪽부터 양태이, 김민지, 김혜린, 김수진)이 지난 10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12-8로 꺾고 우승을 확정 지은 뒤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 8월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팀 킴’을 꺾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평창에서 동메달을 따낸 일본의 후지사와 사즈키 등을 꺾음으로써 경기력을 재입증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 대회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한편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로 구성된 평창 대표팀은 최근 김민정 감독과 그의 아버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등 지도자들로부터 폭언과 상금 착복 등 부당한 처우를 당했다고 폭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강릉 연합뉴스
  • ‘팀 킴 사태’ 결국 문체부·체육회가 특정감사한다

    ‘팀 킴 사태’ 결국 문체부·체육회가 특정감사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결국 ‘팀 킴’ 사태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체육회는 부당대우 의혹과 관련한 전 여자컬링 국가대표 선수들(‘팀 킴’)의 호소문을 접수(8일)했고 문체부와 합동으로 컬링 특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9일 발표했다. 문체부와 체육회는 호소문에 제기된 내용을 토대로 선수 인권 보호, 훈련 관리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회계 부정, 선수 포상금 착복 등 모든 부분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최초 메달인 은메달을 획득한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대표팀(김은정,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초희)은 지도자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아왔다며 이기흥 체육회장에게 호소문을 보냈다. 이들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김 전 부회장의 딸)·장반석(김 전 부회장의 사위) 경북체육회 컬링 감독으로부터 사적으로 이용을 당하며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간 욕설과 폭언으로 모욕감을 느꼈고, 포상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가 ‘김민정-장반석 감독 자녀 어린이집 행사에 무슨 일인지도 듣지 못한 채 불려갔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장반석 감독은 김경두(경북체육회)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해 이 통장으로 상금과 팀 훈련, 대회 참가 비용을 최대한 투명하게 관리했다고 해명하는 등 선수들이 제기한 의혹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데스크 시각] 상상 그 이상의 저출산 대책을 기대한다/김경두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상상 그 이상의 저출산 대책을 기대한다/김경두 정책뉴스부장

    식상하다. 재고상품 천지이니 그렇다. 신상품은 가물에 콩 나듯 드물고, 파격 할인 제품도 해외 역직구나 온라인 매장보다 비싸다. 정부와 마지못해 참여하는 기업들, 그들만의 바겐세일이니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을 수 없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꿈꿨던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현주소다.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다음달 내놓을 저출산 대책도 특별할 게 없다는 소식이 들린다. 기존 정책을 재구조화하는 게 뼈대라고 한다.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것뿐 아니라 상상 그 이상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어서 좀 우려스럽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처음으로 만 6세 이하 아동들에게 아동수당 10만원을 지급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예산이 없다’고 기획재정부와 당시 여당(현 자유한국당)이 기겁했던 일이다. 아동수당은 2006년 위원회가 출범할 때부터 주요 대책 중 하나로 거론됐지만 12년이 지난 이제서야 어렵사리 첫발을 내디뎠다. 2006년부터 아동수당을 도입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맴돈다. 올 2분기 ‘출산율 쇼크’(합계출산율 0.97명) 탓에 정책을 가다듬기 위해 발표를 수차례 연기했던 지난 7월 저출산 대책도 재탕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위원회가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에게 최대 2년간 하루 3시간을 줄여 일해도 월급을 다 주는 방안을 밀어붙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고용 관련 부처에서 ‘기업 부담이 크고 이를 뒷받침할 예산도 만만찮다’는 이유에서였다. 논의 끝에 하루 1시간으로 쪼그라들었다. 이것만으로도 출퇴근 때 아이를 맡기고 데려오는 데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인구 절벽’으로 국가 소멸 위기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따질 거 다 따지는 대단히 침착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니 2006년부터 지난 12년간 130조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도 합계출산율이 1.0명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느슨한 마인드, 경제적 인센티브에 집중된 정책, 사회 곳곳에 자리잡은 여성 차별과 경력 단절, 얼어붙은 취업시장 등을 풀지 않고서는 헛돈만 쓸 뿐이다. 결국 이와 관련된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대책들을 내놓지 않고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저출산 속도에 급브레이크를 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얻은 유일한 교훈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쉽지 않은 난임 부부에게 호주와 이탈리아처럼 나이 제한이나 인공시술 횟수 제한 없이 과감하게 지원하고, 신혼부부 지원에 동거·사실혼 부부도 포함시키자. 불편한 진실이지만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도 걷어 낼 때가 됐다. 해마다 400명 안팎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 지난 60년간 무려 16만명이나 된다. 우리가 낳은 아이조차 우리 사회가 키우지 않으면서 저출산 극복을 말할 수 있을까. 이민자 수용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식만 바꾸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다른 저출산 대책과 비교해 가성비 최고의 정책이다. 이젠 기술·전문직만 가려 이민자를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 그런 인재는 다른 나라에서도 탐낸다. 일본도 간병 인력이 부족해 이민자 문호를 활짝 열었다. 혹시라도 이 순간 상상 그 이상의 저출산 대책을 놓고 부처 간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다면 한 번쯤 떠올렸으면 싶다. 취업과 결혼 적령기에 있는 20, 30대가 ‘헬조선’을 부르짖고, 내 자식마저 노예로 만들고 싶지 않다고 외치는 현실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감내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면 그건 후대에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미필적 고의다. 위원회가 힘을 낼 때다. golders@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규제 완화, 구걸이라도 했으면…/김경두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규제 완화, 구걸이라도 했으면…/김경두 정책뉴스부장

    우리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역대 정부에서 늘 나오던 그림이 있다.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불러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부탁하고, 총수들은 많게는 수십조원대 투자와 수만명의 고용 창출을 약속한다.그런데 이번엔 좀 다른 것 같다. ‘경제 사령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6일 삼성전자를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구걸 논란’으로 번진 것을 보면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김 부총리의 행보가 마뜩잖은 모양이다. 갈 때마다 투자와 고용 확대 계획이 나오니 오해를 살 만했다. 사실 재벌들이 먹던 밥상에 수저나 몇 개 더 얹어 성의를 표시하는 그 이상, 이하도 아닌데 말이다. 재벌들이 대통령이나 부총리가 부탁한다고 예정에 없던 투자나 고용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여전히 닮은 것도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외치지만 이런저런 반발에 부딪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원격 진료 도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가 닷새 만에 접었다. 그는 “(원격 진료를) 전부 개방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거동 불편자, 장애인, 격·오지 거주자에 대한 진료를 커버할 수 있게 해 주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여당과 시민단체는 “의료민영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청와대도 ‘대통령 공약과 어긋난다’며 불편해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알맹이 부실로 한 차례 연기된 ‘규제개혁 점검회의’가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걱정이다. 이유 없는 규제는 단 하나도 없다. ‘대선 공약이어서 절대 안 된다’는 식이라면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그러니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전봇대’를 뽑거나 ‘손톱 밑 가시’를 빼지 못한 것이다. 규제 완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이 정부 들어서 목소리가 커진 시민단체, 협치를 잊은 국회, 재량권을 움켜쥔 공무원, 정권의 철학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 뚫고 규제를 풀려면 기존과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김 부총리가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기업을 찾은 것 이상으로 시민단체와 이익단체, 야당 의원들을 만나 소통하고 설득해야 한다. 김 부총리를 향해 어깃장을 놓은 청와대 일부 참모들도 공무원만 닦달하지 말고 직접 뛰었으면 좋겠다. 참여연대를 비롯해 시민단체 출신이 적지 않으니 ‘친정’을 찾아 “지금은 원칙보다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라고 규제 완화 설득을 권하고 싶다. ‘고용 쇼크’와 내년 최저임금의 두 자릿수대 인상 여파 등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두 달도 안 돼 20% 포인트 가까이 빠졌는데 찬밥 더운밥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문재인 대통령도 앞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은 김영배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콕 집어 질책한 것처럼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공무원에게만 맡겨 둬서는 안 된다. 여당도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박근혜 정부 시절 지금 야당이 발의한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전향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역시 이해관계자의 반발에도 힘겹게 도출한 규제 완화 법안이다. 정부도 ‘규제 부서’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서비스 부서’로 보내 버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앞으로 규제 법안을 만들 땐 가능하면 사후 규제를 원칙으로 삼는 것을 제안한다. 이 정부의 누구라도 규제 완화를 위해 참여연대나 야당, 양대 노총, 이해관계자들을 찾아 구걸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밥값 못 한다고 손가락질은커녕 박수받을 일 아닌가. golder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보수 야당이 사는 법/김경두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보수 야당이 사는 법/김경두 정책뉴스부장

    지난 13일 밤 8시 20분 지하철 1호선 전철 안이었다. 벌써 얼큰하게 한 잔 걸친 60대 어르신들이 6·13 지방선거 출구조사와 막 뚜껑을 연 개표 결과를 놓고 혀를 찼다.“세상이 어찌 되려구, 큰일이야.”, “출구조사는 믿을 게 못 돼. (내일) 아침이면 (자유한국당이) 적어도 4~5곳은 먹을 거야. 나도 (출구조사 인터뷰를) 해 봤는데, ‘진짜 투표’를 말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돼. 믿어 보라니까.” 그들이 내린 뒤 주변에 있던 한 젊은 친구가 “태극기 집회에서 ‘가짜 뉴스’만 접하니 모든 게 가짜로 보이나 봐”라고 냉소를 지었다. 그분들의 기대와 달리 6·13 지방선거는 보수 야당의 참패로 끝났다.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중 텃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무너졌고 대구·경북(TK) 2곳만 겨우 건졌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보수의 상징과 같은 서울 강남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마저 ‘푸른 깃발’이 꽂혔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선거를 2주 앞두고 페이스북에 “개차반 같은 인생을 살았어도 좌파 인생만 살면 용서받는 세상은 외눈박이 세상입니다. 한국 사회의 도덕성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눈여겨보겠습니다”라고 호기롭게 글을 올렸다. 그러나 국민은 ‘탄핵 사태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안보팔이와 지역주의에 기대는 우파 인생들’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민심을 입맛대로 왜곡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보수 야당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다. 결과가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충격 요법만이 한 줌의 기득권도 내려놓지 않으려는 지금의 보수 야당을 변화로 이끌 수 있어서다. 그리고 그 시작은 국민 눈높이에서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물꼬를 튼 두 차례의 남북 정상 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폄훼한다거나, 70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어렵게 공동성명에 합의한 북ㆍ미 정상회담을 두고 “알맹이가 없다”고 어깃장을 놓고 재를 뿌릴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국회를 열어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지지 결의안을 채택해 초당적 협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민생을 챙기는 ‘섬기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통계를 보면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은 뒷걸음질쳤고 혁신 성장은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4월 청년실업률은 10.7%로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대를 기록했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이보다 두 배 높은 23.4%나 됐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 시장도 심상찮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석 달 만에 0.25% 포인트 추가로 올렸고, 올 하반기에도 두 차례 더 올릴 것을 내비쳤다. 일부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와 자영업자에게 더 큰 이자 부담을 지울 수 있다.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민생에 진력한다면 궤멸에 가까운 보수 야당도 반등할 기회는 여전히 있다. 그러나 통렬한 자기반성 없이 또다시 당권을 둘러싸고 정치공학적인 셈법만 따진다면 두 번 죽을 수밖에 없다. 비워야 더 크게 채울 수 있다. 민심은 균형을 찾는다. 어느 일방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여당의 낙하산 공천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서도 반전이 일어났다. 무소속 박우량 후보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서 출신인 천경배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심판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golders@seoul.co.kr
  • 파죽의 4연승…‘대어’ 러시아도 잡았다

    파죽의 4연승…‘대어’ 러시아도 잡았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세계 10위)이 중국(1위)에 이어 ‘두 번째 대어’ 러시아(5위)를 낚았다.대표팀은 23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주차 러시아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 25-14 25-17)으로 완파했다. ‘천적’ 러시아를 3-0으로 꺾은 것은 1978년 구소련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이후 40년 만이다. 1패 뒤 4연승을 달린 한국은 1·2주차 합계 4승1패(승점 11)로 목표인 8승의 절반을 달성해 남은 경기에서 한층 여유를 갖게 됐다. 평균 신장 186㎝로 한국(180㎝)보다 6㎝나 큰 ‘장신 군단’ 러시아를 상대로 힘든 경기가 예상됐지만 안정된 서브 리시브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을 펼쳐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에이스 김연경이 양팀 통틀어 최다인 21점을 쓸어 담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이재영(10점)과 김희진(9점)도 제 몫을 다했다. 김희진은 “(개인적으로) 어제 부진을 만회해 기분이 좋다”며 “강팀 러시아를 이겨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1세트에서 6-6까지 팽팽한 흐름을 이어 가다가 김연경의 연타, 센터 김수지의 속공과 블로킹, 이재영의 후위 공격으로 단숨에 10-6으로 달아났다. 날카로운 서브로 러시아의 예봉을 봉쇄한 한국은 김연경, 김희진, 이재영이 득점에 가세해 20-13으로 더욱 벌렸다. 이재영의 서브 에이스로 21-13을 만든 뒤, 서로 점수를 주고받았지만 결국 25-19로 귀중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더 수월했다. 한국은 김연경과 강소휘의 서브 타임 때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23-12로 멀찍이 달아났다. 세터 이효희의 노련한 볼 배급을 바탕으로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3세트도 일방적이었다. 김연경의 밀어넣기와 오픈 공격으로 16-11을 만들었고 속공마저 내리꽂히자 러시아는 더욱 당황했다. 여기에 장신 군단 러시아를 상대로 김수지의 블로킹 2개가 득점으로 이어지자 사실상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효진의 속공이 24-17 매치 포인트로 이끌었고 이효희의 서브 득점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한국은 24일 이탈리아전을 끝으로 2주차 경기를 마무리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이보미 “국내 무대서 부진 탈출”

    이보미 “국내 무대서 부진 탈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퀸’ 이보미(30)가 9개월 만에 밟는 고국 무대에서 반등 계기를 이룰까. 그는 올 시즌 지독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JLPGA 투어 9개 대회에 나와 공동 11위가 최고 성적이다. ‘언더파’ 대회를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고 컷 탈락도 네 차례나 된다. 상금 70위(325만엔·약 3200만원)가 대변한다.그런 그가 25~27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6440야드)에서 열리는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8억원)에 출전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을 벼른다. 그린 굴곡이 많아 아이언샷을 가다듬는 게 관건이다. 코스 전장이 짧아 정교한 아이언샷에 강점인 이보미에겐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500야드 미만인 파5 11·16번홀 공략이 중요할 듯하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13번홀(파4)을 기존 342야드에서 256야드로 줄여 승부처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 출전해 공동 3위에 오른 그는 “이번엔 꼭 우승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부진 탈출의 계기로 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KLPGA 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1위(262.45야드)인 김아림(23)은 최근 쇼트 게임에도 눈을 떴다는 말을 듣는다. 지난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세계 1위 박인비(30)와의 대등한 플레이로 얻은 자신감은 덤이다. 올 시즌 9개 대회를 뛰어 우승을 놓쳤지만 네 차례 ‘톱5’ 진입 덕에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이어 “전장이 짧아 웨지샷 플레이를 많이 할 텐데 최대한 많은 버디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시 장타자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일군 새 스타 인주연(21)도 상승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유일한 다승자이자 대상포인트, 상금, 평균타수 1위인 장하나(26)도 시즌 3승과 함께 상금 5억원 돌파를 벼른다. 디펜딩 챔피언 이지현(22)은 “최근 아이언샷 감각을 끌어올려 2연패를 노린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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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심의실 심의위원 진경호 최광숙 안미현 박상숙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이두걸△전략사업기획부장 김철홍 △인사관리부장 이연경 △기획부장 송경섭 △재경부장 전선미△편집국 부국장 김성수 오일만 송한수 류기혁 이경숙 △소셜미디어플랫폼TF 팀장 박홍환 △정치부장 김상연 △사회부장 이창구 △정책뉴스부장 김경두 △국제부장 김미경 △경제부장 전경하 △산업부장 조현석 △문화부장 손원천 △체육부장 이지운 △탐사기획부장 유영규 △사진부장 이호정 △온라인뉴스부장 최여경 △나우뉴스부장 박종익 △선임기자 김명국 이기철 △독자서비스국 부국장 박종덕 △공보전략1부장 정경수 △광고전략부장 임철재 △사업국 부국장 안창섭 △디지털사업부장 한정일 △제작국 부국장 김헌국 △제작지원팀장 이동규 △편집제작부장 이덕승 △시설안전관리국 부국장 정성주 △부동산사업부장 김종현 △감사팀장 조원석 ■여성가족부◇ 과장급 승진△다문화가족과장 조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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