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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승세 탔지만… 단일팀, 스위스에 또 석패

    상승세 탔지만… 단일팀, 스위스에 또 석패

    내일 스웨덴과 7~8위 결정전 1차전보다 호흡 맞아… 첫승 기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이 갈수록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져 올림픽 무대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스위스와의 ‘리턴매치’에서 0-2로 무릎을 꿇었지만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세라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18일 강원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이어진 평창동계올림픽 5~8위 결정 1차전을 스위스에 0-2(0-1 0-1 0-0)로 내줘 7~8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유효 슈팅 19-53, 스코어 0-2로 지난 10일 B조 조별리그 1차전(유효 슈팅 8-52, 스코어 0-8)과 비교하면 경기력이 확실하게 나아졌다. 역습은 위협적이었고 수비에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단일팀은 1피리어드 유효 슈팅에서 5-19로 밀렸지만 결정적인 위기가 많지 않았다. 스위스는 1피리어드 16분 35초 자브리나 촐링거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조수지의 페널티로 인한 ‘숏핸디드’(우리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 위기에서 니콜 불로가 오른쪽 페이스오프 서클에서 반대편으로 내준 패스를 받은 촐링거가 골망을 갈랐다. 2피리어드에선 주장 박종아와 한수진 등이 여러 차례 스위스 골리 자닌 알더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으나 살리지 못하고 위기를 맞았다. 2피리어드 1분을 남겨 놓고 에벨리나 라셀리에게 추가 골을 내줬다. 도미니크 뤼에크의 중거리 슈팅이 골리 신소정의 몸을 맞고 튕겨 나오자 쇄도하던 라셀리가 골문 구석을 향해 퍽을 때려 그물을 흔들었다. 3피리어드 들어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신소정이 뒷문을 완벽하게 막아 더 실점하지 않았다. 단일팀은 이제 7~8위를 가르는 스웨덴전만 남겼다. 한·일 재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세계 랭킹 9위)이 연장 접전 끝에 스웨덴(5위)을 2-1로 꺾었다. 단일팀의 경기력이 갈수록 나아져 20일 낮 12시 10분 대결에서 역사적인 올림픽 첫 승리도 기대된다. 일본은 스위스와 5-6위전을 갖는다. 박종아는 경기 후 “어려운 경기였고 결과에는 만족하지 못하지만 저희 플레이는 연습한 것만큼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1차전 때는 첫 올림픽 경기여서 그런지 저를 포함해 선수들이 긴장해서 준비했던 팀플레이를 보이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다 같이 공격하고 수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조별리그 세 경기 내내 성원했던 북측 응원단이 알파인스키 경기를 보러 가는 바람에 관중석이 다소 썰렁했지만, 손에 손에 한반도기를 거머쥔 가족 관객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아 “코리아” “힘내라”를 연호하며 남북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강릉 박기석 기자 golders@seoul.co.kr
  • 하루 8끼, 스쿼트 역기 240㎏… 황제의 탄생은 험난했다

    하루 8끼, 스쿼트 역기 240㎏… 황제의 탄생은 험난했다

    체중 15~16㎏ 늘려 속도 올리고 팔굽혀펴기 1000개로 근육 다져2014년 2월 16일 흑해 북동부 해안에 자리한 러시아 소치의 산키슬라이딩센터 출발선. 한 청년의 스파이크화 뒤축에 적힌 ‘보고 있나’라는 네 글자가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향해 써 놓은 것”이라고 털어놨다. 비인기 종목인 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로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인지 모를 일이다. 그는 스켈레톤에 입문한 지 2년도 안 돼 첫 출전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49초57의 기록으로 세계 16위에 올랐다. 한국 스켈레톤의 개척자인 강광배의 올림픽 최고 성적(20위)을 가볍게 뛰어넘었다.그로부터 4년 뒤, 2018년 2월 16일 대한민국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 ‘아이언맨’ 헬멧을 쓴 한 청년이 4차 시기 마지막 20번째 주자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4년 전과 다르게 가족과 친구뿐 아니라 전 국민과 세계가 보고 있었다. 그리고 힘차게 썰매를 밀고 달려나갔다. 50초 뒤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국민을 향해 설날 ‘금(金) 세배’를 올렸다. 그가 바로 대한민국에 썰매(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윤성빈(24)이다. 그는 ‘준비된 황제’였다. 소치에서 큰 무대를 경험한 이후 각종 세계 대회에서 승승장구했다. 2014~15시즌 월드컵 동메달과 은메달을 따냈고 2015~16시즌엔 마침내 월드컵 금메달을 획득해 ‘스켈레톤 신성’의 등장을 세계에 알렸다. 2016~17시즌부터 ‘원조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와의 경쟁에서 조금씩 우위를 가져가더니 2017~18시즌엔 그를 2인자로 밀어내고 세계 랭킹 1위를 꿰찼다. 올 시즌 7차례 치른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결국 마지막 남은 올림픽 금메달을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기록(1~4차 시기 합계 3분20초55)으로 일궜다. 과정은 험난했다. 스켈레톤에 막 입문했을 땐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하루 8끼씩 폭식했다. 썰매 종목의 경우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속도에 유리하다. 팔굽혀펴기를 하루 1000개 이상 했다.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240㎏ 스쿼트 역기를 들었다. 스타트 신기록을 낸 비결이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때인 듯하다. 거의 기절할 만큼 운동하면서 몸무게를 15∼16㎏ 늘리는 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끝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벌써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바라본다. 또 “아직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누구에게도 (황제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은 “향후 10년은 윤성빈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쿠르스가 세운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윤성빈은 스켈레톤 ‘신황제’로서 다시 출발선에 섰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윤성빈은 누구...혜성처럼 등장해 6년도 안 돼 세계 1인자 우뚝

    윤성빈은 누구...혜성처럼 등장해 6년도 안 돼 세계 1인자 우뚝

    국내 열악한 스포츠 환경 속에서도 가끔 천재들이 등장해 국민들에게 큰 힘을 주곤 한다. 최근엔 정현이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올라 기쁨을 줬다. 이제 한 명을 추가해야 할 듯하다. ‘스켈레톤 괴물’ 윤성빈(24) 말이다. 윤성빈이 스켈레톤에 발을 담근 건 2012년이다. 혜성처럼 등장해 만 6년도 안 돼 세계 1인자로 우뚝섰다. 윤성빈은 2012년 그의 남다른 운동신경을 알아본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스켈레톤에 입문했다. 키 178㎝에 불과함에도 농구 골대를 두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순간 근력이 뛰어났다. 이를 지켜본 선생님은 ‘썰매에 배를 대고 누워 머리부터 내려오는데 최고 속도가 시속 130∼140㎞에 달한다’는 설명으로 도전 정신을 자극했다. 그해 9월 열린 스타트 챔피언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윤성빈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썰매에 입문한 지 불과 1년 반 만인 2014년 1월, 그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 한국 스켈레톤 역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내친김에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낸 그는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한국 최고 성적인 16위를 기록했다. 소치올림픽에서 큰 무대 경험을 쌓은 그는 더 거칠 것 없이 세계 무대의 중심으로 나아갔다. 2014~2015 시즌 월드컵 무대에 출전한 그는 2014년 12월 첫 동메달, 이듬해 1월 첫 은메달을 따냈다. 모두 한국 스켈레톤 사상 최초다. 첫 월드컵 시즌을 기분 좋게 마친 그는 2016년 2월 마침내 첫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적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16~2017시즌부터 ‘스켈레톤 황제’인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와의 경쟁에서도 조금씩 우위를 점했다. 올 시즌 7차례 치른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하며 두쿠르스를 ‘2인자’로 밀어냈다.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랐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 금메달뿐이었다. 그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방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15·16일 이틀에 걸쳐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4차 레이스에서 그는 무려 3차례나 트랙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출발지와 중간 4개 지점, 결승점 등 총 6개 지점에서 매 시기 1위를 차지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은 “향후 10년간 윤성빈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원조 황제’ 두쿠르스가 세운 스켈레톤의 모든 기록들을 윤성빈이 갈아치울 날이 멀지 않았다. 다시 출발선에 섰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윤성빈은 누구...혜성처럼 등장해 6년도 안 돼 세계 1인자 우뚝

    윤성빈은 누구...혜성처럼 등장해 6년도 안 돼 세계 1인자 우뚝

    국내 열악한 스포츠 환경 속에서도 가끔 천재들이 등장해 국민들에게 큰 힘을 주곤 한다. 최근엔 정현이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올라 기쁨을 줬다. 이제 한 명을 추가해야 할 듯하다. ‘스켈레톤 괴물’ 윤성빈(24) 말이다. 윤성빈이 스켈레톤에 발을 담근 건 2012년이다. 혜성처럼 등장해 만 6년도 안 돼 세계 1인자로 우뚝섰다. 윤성빈은 2012년 그의 남다른 운동신경을 알아본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스켈레톤에 입문했다. 키 178㎝에 불과함에도 농구 골대를 두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순간 근력이 뛰어났다. 이를 지켜본 선생님은 ‘썰매에 배를 대고 누워 머리부터 내려오는데 최고 속도가 시속 130∼140㎞에 달한다’는 설명으로 도전 정신을 자극했다. 그해 9월 열린 스타트 챔피언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윤성빈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썰매에 입문한 지 불과 1년 반 만인 2014년 1월, 그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 한국 스켈레톤 역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내친김에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낸 그는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한국 최고 성적인 16위를 기록했다. 소치올림픽에서 큰 무대 경험을 쌓은 그는 더 거칠 것 없이 세계 무대의 중심으로 나아갔다. 2014~2015 시즌 월드컵 무대에 출전한 그는 2014년 12월 첫 동메달, 이듬해 1월 첫 은메달을 따냈다. 모두 한국 스켈레톤 사상 최초다. 첫 월드컵 시즌을 기분 좋게 마친 그는 2016년 2월 마침내 첫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적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16~2017시즌부터 ‘스켈레톤 황제’인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와의 경쟁에서도 조금씩 우위를 점했다. 올 시즌 7차례 치른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하며 두쿠르스를 ‘2인자’로 밀어냈다.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랐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 금메달뿐이었다. 그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방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15·16일 이틀에 걸쳐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4차 레이스에서 그는 무려 3차례나 트랙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출발지와 중간 4개 지점, 결승점 등 총 6개 지점에서 매 시기 1위를 차지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은 “향후 10년간 윤성빈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원조 황제’ 두쿠르스가 세운 스켈레톤의 모든 기록들을 윤성빈이 갈아치울 날이 멀지 않았다. 다시 출발선에 섰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금메달 딴 윤성빈 “하루 종일 잠을 자고 싶다”

    금메달 딴 윤성빈 “하루 종일 잠을 자고 싶다”

    대한민국에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윤성빈(24)은 16일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 “(전화기 꺼두고) 하루 종일 잠을 자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4년을 쉼없이 달려온 고충의 토로이자 해방감처럼 느껴졌다. 그는 “(금메달은) 제 목표이고, 팀의 목표이고, 모든 사람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부터 올림픽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는지. -최근 이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부담을 느낄 이유가 없다. 항상 그래 왔다. ‘홈 올림픽’이라는 것은 정말 집 같은 트랙에서 하는 것이고, 해왔던 대로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니까 부담감은 없었다. ▲아이언맨 헬멧이 세계적 주목을 받았는데 의미와 썰매에 있는 ‘태극마크가 그려진 주먹’ 대해서도 말해달라. -아이언맨은 제가 평소에 좋아하던 캐릭터다. 썰매를 타고 내려가는 모습이 꼭 아이언맨이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봐서 하게 됐다. 썰매는 리처드(영국인 코치 리처드 브롬리)와 같이 여러 디자인을 놓고 고민했다. 여러 가지 튀는 디자인도 많았는데 그런 것보다는 주먹을 쥐고 있는 모습이 의지를 상징하는 것 같아서 정했다. ▲이번 대회 결과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시상대 오르지 못했다. ‘두쿠르스 시대’가 지고 ‘윤성빈 시대’가 왔다고 하는데. -마르틴스는 제가 평소에 가장 닮고 싶은 선수였다. ‘제 시대가 왔고 그 선수는 갔다’는 평가보다 그 선수는 여전히 제 우상으로 남아 있고 스켈레톤계에서 영원히 남아 있을 선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잊지 않고 보고 배울 것이 많다. ▲4차 시기 앞두고 기분이 어땠는지. -4차 시기에는 처음 1차 시기 뛸 때의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모든 시기에서 좋은 기록, 만족할 만한 기록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만약 3차 시기부터 (다른 선수들과) 기록 차이가 난다고 안주했다면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4차 시기에도 응원에 힘입어서 1차 때의 마음가짐으로 똑같이 했다. ▲메달 부담감은 없다고 얘기해왔고 즐기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주행에 대한 확신은 언제 생겼나. -트랙에 대한 자신감은 지난 1월 훈련할 때 확신이 들었다. 팀 내에서 동료 선수들끼리만 훈련했기 때문에 그 훈련이 올바르게 가는지를 알 수 없었다. 시합을 해봐야 아는 것이라서 그런 것들이 좀 걱정은 됐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잘 해낸 것 같다. ▲피겨에 김연아가 있다면 오늘 윤성빈은 전 국민이 아는 스켈레톤의 아이콘이 됐다. ‘미래의 윤성빈’을 위해 한마디 해 달라. -아무래도 처음 시작하고 접하기에는 스켈레톤이 조금 까다로운 종목이다. 저도 그런 것들을 겪었으므로 제가 충분히 조언이라든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우선 잘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금메달을 땄는데 밝은 웃음을 못 봤다. 아직 젊은데 너무 어려운 말만 하는 것 같다. 솔직한 심정을 말해달라. -아니다(웃음). 평소엔 정말 감정에 충실한 성격이라서 4차 시기 끝나고는 감정이 북받쳤는데 다소 시간이 지난 지금은 조금 따분하고 그렇다(웃음). 당연히 기분 좋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 기분이 아∼주 좋다. 표정에 안 드러나서 그렇지 좋아 죽을 것 같다(웃음). ▲김지수 선수가 경기 끝나고 앞으로는 ‘윤성빈을 긴장시킬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는데.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웃음). 저도 아직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누구에게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 그런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제가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이고, 새로운 경쟁자가 계속 생긴다는 것은 제게 가장 좋은 약이다. ▲한국 썰매가 좋은 출발을 했다. 이틀 뒤 출전하는 봅슬레이 대표팀에 한마디 하자면. -봅슬레이 형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정말 제 방식대로 하자면 막상 해보니까 별것 없더라는 것이다(웃음). 정말 저희는 준비를 많이 했으니 그 자신감을 가지고 모든 경기에 임한다면 후회 없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응원하겠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아이돌 스타’ 같았던 윤성빈...관중·미디어·김연아·정치인도 환호

    ‘아이돌 스타’ 같았던 윤성빈...관중·미디어·김연아·정치인도 환호

    16일 이른 아침부터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에 가족을 동반한 관중들이 몰려들었다. 셔틀버스 정류장으로부터 경기장까지 1㎞ 이상 떨어져 있지만 윤성빈(24)이 ‘금메달을 꼭 딸 것’이라는 믿음이 커서인지 다들 발걸음이 가벼웠다. 오전 9시 30분 경기 전부터 윤성빈을 응원하는 함성이 미디어센터까지 크게 들려왔다. 3차 시기 첫 번째 주자로 ‘아이언맨’ 윤성빈이 나오자 “윤성빈”을 환호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50초라는 짧은 시간 만에 피니쉬 지점까지 도착한 그도 관중을 향해 두 손을 흔들었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그도 잠시 울컥했지만 바로 추스리고 관중석을 향해 새해 큰 절을 했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이날) 관중 5000여명이 왔다”고 말했다. 관중석엔 김연아도 자리했다. TV 광고 인연으로 윤성빈으로부터 직접 스켈레톤을 배운 김연아가 응원차 온 것이다. 털모자와 검은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감췄지만 금방 눈에 띄었다. 김연아는 윤성빈과 김지수를 향해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취재진이 몰리자 김연아는 다른 관중들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떴다. 윤성빈의 어머니 조영희(45)씨는 긴장과 걱정 때문에 아들 경기엔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윤성빈이 무사히 주행을 마치자 그제야 벌떡 일어나 딸과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조씨는 “너무 좋다. 처음엔 안 믿어졌다. 지금도 조금 실감난다”며 “너무 장하고 대견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며 촉촉이 젖은 눈가를 훔쳤다. 이어 “지난 시간 생각하면 정말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면서 “하지만 오늘 모든 게 다 해결됐다고 생각한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조씨는 “국민들이 바라고 세계랭킹 1위까지 갔으니까 꼭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랐다”면서 “특히 성빈이를 응원해주러 많이들 오셔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윤성빈의 인기는 ‘아이돌 스타’ 못지 않았다. 메달리스트의 ‘약식 세리머니’인 수호랑 전달식이 끝난 뒤에도 1시간 이상 미디어 인터뷰에 시달려야 했다. 해외 방송사들도 윤성빈의 압도적인 레이스 비결을 궁금해했다. 관중들은 경기가 끝난지 1시간이 넘었지만 여전히 “윤성빈”을 연호하며 그의 모습을 눈과 카메라에 담았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등도 깜짝 방문해 윤성빈의 금메달 확정 순간을 함께 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스켈레톤 은·동메달리스트, 윤성빈을 향해 ‘엄지척’

    스켈레톤 은·동메달리스트, 윤성빈을 향해 ‘엄지척’

    ‘스켈레톤 황제’로 등극한 윤성빈(24)이 외국 경쟁 선수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16일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4차 시기가 끝난 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니키타 트레구보프는 “윤성빈은 단점이 없는 선수”라고 평했다. 트레구보프(3분22초18)가 은메달을, 돔 파슨스(3분22초20·영국)가 동메달을 각각 가져갔다. 스켈레톤은 출발지와 중간 4개 지점, 결승점 등 총 6개 지점의 통과 시간을 매 시기 기록하는데 윤성빈의 1∼4차 시기 각 6개 지점의 순위는 모두 1위였다. 트레구보프는 “윤성빈은 매우 강한 선수”라며 “훌륭한 기술과 놀라운 스타트 능력을 갖췄고 차분하다. 그는 정말 이상적인 스켈레톤 선수”라고 극찬했다. 파슨스도 기자 회견에서 한 외신기자로부터 “윤성빈이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면서 나머지 선수들은 은메달을 놓고 겨루는 형국이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파슨스는 “윤성빈이 정말 압도적이었다”고 인정하면서 “굉장히 좋은 경기를 보여줬고 아주 놀라운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윤성빈과 파슨스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윤성빈의 영국인 코치 리처드 브롬리는 파슨의 코치 크리스 브롬리와 형제다. 파슨스는 “윤성빈의 코치가 당신의 코치와 형제 관계인데, 그가 영국을 돕지 않은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외신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그 사람도 자기 일을 해야 한다”고 웃으며 “두 코치 모두 장비를 굉장히 잘 다루는 대가들이다. 특히 윤성빈이 금메달을 딴 것도 매우 좋다”고 축하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4년 전 소치에서 ‘보고 있나’ 물었던 윤성빈...전국민이 평창에서 ‘금메달 봤다’고 답했다

    4년 전 소치에서 ‘보고 있나’ 물었던 윤성빈...전국민이 평창에서 ‘금메달 봤다’고 답했다

    2014년 2월 16일 러시아 소치의 산키슬라이딩센터 출발선. 한 청년의 스파이크화 뒤축에 ‘보고 있나’라는 네 글자가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향해 써 놓은 것”이라고 털어놨다. 비인기 종목인 스켈레톤 대표 선수로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는 스켈레톤에 입문한지 2년도 안 돼 첫 출전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49초57의 기록으로 세계 16위에 올랐다. 한국 스켈레톤의 개척자인 강광배의 올림픽 최고 성적(20위)을 가볍게 넘어섰다. 평창올림픽이 더욱 기대됐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4년 뒤, 2018년 2월 16일 대한민국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 ‘아이언맨’ 헬맷를 쓴 한 청년이 4차 시기 마지막 20번째 주자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4년 전과 다르게 가족과 친구만이 아닌 전 국민과 세계가 보고 있었다. 그리고 힘차게 썰매를 밀고 달려나갔다. 50초 뒤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고, 국민을 향해 설날 ‘금(金) 세배’도 했다. 그 청년이 바로 대한민국에 썰매(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윤성빈(24)이었다. 윤성빈이 강원 평창 슬라이딩센터에 열린 남자 스켈레톤에서 아시아 출신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1~4차 시기 모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합계 3분20초55를 기록했다. 전체 30명 출전자 중 압도적인 1위로, 홈 이점까지 얻은 윤성빈은 그야말로 ‘넘사벽’이었다. 전날 1·2차 시기 합계 1분40초35로 1위였던 윤성빈은 이날 3차 시기에서도 50초18로 선두를 유지했다. 4차 시기에선 50초02로 자신이 전날 두 차례나 경신한 트랙 신기록(50초07)을 세 번째로 갈아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니키타 트레구보프(3분22초18)와의 격차가 1초63초이나 된다. 1000분의1초를 다투는 스켈레톤에서 1초 이상의 격차는 대학생과 고등학생 선수간 기록 차이다. 동메달은 전날 최고 속도 기록(130.4㎞)을 세운 돔 파슨스(3분 22초20·영국)에게 돌아갔다. ‘원조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분22초31·라트비아)는 4위에 그치면서 메달 획득에도 실패했다. 김지수(3분22초98)가 6위로 선전해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전망을 밝게 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은 “향후 10년은 윤성빈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가 더 이상 스켈레톤 불모지니, 낙후됐다느니 이런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림픽에서 1위와 6위를 배출한 한국이 스켈레톤 최강국”이라고 강조했다. 윤성빈은 2017~2018시즌 이미 두쿠르스를 넘어서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올시즌 일곱 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피겨 여왕’ 김연아, 스켈레톤 윤성빈 “힘내라”응원

    ‘피겨 여왕’ 김연아, 스켈레톤 윤성빈 “힘내라”응원

    ‘아이언맨’ 윤성빈(24)이 썰매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자리에 ‘피겨 여왕’ 김연아가 응원하며 힘을 보탰다. 김연아는 16일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에 찾아와 피니쉬 지점 관중석에서 윤성빈 등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관중석 한가운데 평창올림픽 털모자와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자리를 잡은 김연아는 3차 시기 첫 번째 주자로 나온 윤성빈이 슬라이딩을 마치자 박수를 보냈다. 김연아는 여섯 번째로 출전한 김지수(24)가 피니쉬 지점을 통과할 때에도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김지수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이 몰리면서 관중석이 혼란스러워지자 김연아는 다른 관중들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이날 김연아를 포함한 한국 팬들의 응원 속에 경기를 치른 윤성빈은 1~3차 시기 합계 2분30초53의 기록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평창 김경두 기자golders@seoul.co.kr
  • ‘스켈레톤 아이언맨’ 윤성빈, 올림픽 금메달 9부 능선 넘었다.

    ‘스켈레톤 아이언맨’ 윤성빈, 올림픽 금메달 9부 능선 넘었다.

    ‘스켈레톤 아이언맨’ 윤성빈(24)이 한국 썰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한발 더 다가갔다. 윤성빈은 16일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3차 시기에 30명의 출전자 중 첫 주자로 나서 50초18을 기록했다. 1~3차 시기 합계 2분30초53이었다. 전날 그는 1차 50초28, 2차 50초07의 기록으로 압도적인 1위(합계 1분40초35)에 올랐다. 두 차례 모두 트랙 신기록이었다. 최종 순위는 나머지 29명 선수의 3차 주행이 끝난 뒤 곧바로 열리는 4차 주행 기록까지 합산해서 매겨진다. 윤성빈이 마지막 주행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으면 금메달이 유력하다. 4차 시기에서도 50초대 초반 기록을 유지한다면 스켈레톤 경기에서 유례가 없는 2위와 1초 이상의 격차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백지선호 ‘수호신’ 맷 달튼 “난 내 임무를 했을 뿐, 앞으로 더 나아질 것”

    백지선호 ‘수호신’ 맷 달튼 “난 내 임무를 했을 뿐, 앞으로 더 나아질 것”

    남자 아이스하키 ‘백지선호’가 세계 랭킹 6위 체코를 맞아 선제골을 넣고도 아깝게 역전패했다. 조민호(31)는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터뜨렸다. 귀화 선수인 골리 맷 달튼은 눈부신 선방으로 아시아 최고 골리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달튼은 “앞으로 더 나아질 일만 남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5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1-2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1피리어드 7분 34초 환상적인 역습에 의한 조민호의 기습 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잇따른 수비 실수로 2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은 2∼3피리어드에서 날카로운 역습으로 동점 골을 노렸다. 경기 종료 1분 3초를 남기고 작전 타임을 부른 뒤 골리 달튼까지 빼며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폈지만 기대했던 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비록 첫판을 내줬지만 충분히 웃을 수 있는 경기력이었다. 세계 랭킹 21위인 한국이 세계 ‘톱 6’ 자리를 놓치지 않는 전통의 강호 체코에 이 정도로 대등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몰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한국이 강호 체코 안방을 수차례 드나들며 적잖은 골찬스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달튼이 뒷문을 단단히 지켰기 때문이다. 달튼은 이날 유효 슈팅 40개 가운데 38개를 막아 방어율 95%를 기록했다. 달튼은 “골리가 하는 일은 최대한 많은 슈팅을 막아 동료들에게 승리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나는 내 임무를 했을 뿐”이라면서 “두번째 골을 허용해서 아쉽지만 점점 경기력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면서 “앞으로 경기도 쉽지는 않겠지만 동료들 모두가 준비를 단단히 할 것이며,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역전골은 수비수 마이클 스위프트의 범실에서 비롯됐다. 그가 수비 지역에서 퍽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상대 선수에게 단독 기회를 허용했다. 달턴은 “스위프트가 동료들에게 뭔가 말을 할 것 같다. 그러나 운이 안 좋았을 뿐이다. 이게 아이스하키다”라며 동료를 감싸 안았다. 조민호는 “승리하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 부분에서는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감독도 “올림픽에서 대단한 첫날 밤이었다. 올림픽 데뷔전에서 첫 골을 넣었다. 우리 선수들은 극도로 열심히 뛰었다. 환상적인 밤이었다”고 웃었다. 다만 “다만 (파워 플레이와 숏핸디드 상황에서 나서는) 스페셜팀이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좋았다”고 흡족해했다. 대표팀은 17일 오후 4시 40분 랭킹 7위 스위스와 맞붙는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북한 크로스컨트리 스키 리영금, 투혼의 ‘값진 완주’

    북한 크로스컨트리 스키 리영금, 투혼의 ‘값진 완주’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프리스타일 경기에 출전한 북한의 리영금(19)은 레이스 도중 3m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체력 고갈로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코스 밖으로 미끄러진 것이다.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 했지만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스키를 탔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와일드 카드(특별 출전권)로 출전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올림픽 정신’으로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리영금이 ‘핏빛 투혼’ 끝에 값진 완주에 성공했다. 그는 15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프리스타일 경기에서 36분40초40에 골인했다. 90명 주자 중 89위였다. 1위를 차지한 라그닐트 하가(25분00초50·노르웨이)보다 11분39초90이나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한동안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코치와 포옹한 뒤에야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온 리영금의 앞니에는 피가 맺혀 있었고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경기 중 넘어진 충격에 입속에 상처가 난 듯했다. ‘괜찮나’라는 질문에 리영금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일 없습니다(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북한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단체 응원단은 ‘힘내라 리영금’,‘장하다 리영금’ 등을 끝까지 외쳤다. 그는 “(응원 덕분에) 힘이 났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간판 이채원(37)은 28분37초50으로 51위, 주혜리(27)는 31분27초10으로 79위에 자리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스키 요정’ 납신다...시프린 대회전 역전 우승

    ‘스키 요정’ 납신다...시프린 대회전 역전 우승

    ‘스키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23·미국)이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알파인스키 첫 경기부터 짜릿한 역전승으로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을 넘어 대회 5관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시프린은 15일 강원 평창군 용평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대회전에서 1·2차 시기 합계 2분20초02를 찍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 시기에서 1분10초82를 기록해 마누엘라 모엘그(1분10초62·이탈리아)에게 0.2초 뒤졌던 시프린은 2차 시기에서 1분09초20를 기록해 합계 2분20초02로 대회를 마쳤다. 앞서 경기를 끝낸 선수들 가운데 1위였던 라그닐트 모윈컬(노르웨이)을 0.39초 차로 제친 시프린은 이어 경기에 나선 1차 시기 1위 모엘그가 2차 시기에서 1분10초58로 부진해 우승을 확정했다. 모엘그는 1·2차 시기 합계 2분21초20으로 8위로 밀려났다. 모윈컬이 2분20초41로 은메달을, 페데리카 브리노네(이탈리아)가 2분20초48로 동메달을 각각 받았다. 시프린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14년 소치 대회 회전에 이어 두 번째다. 알파인스키 가운데 기술 종목인 회전과 대회전에서 강세를 보이는 시프린은 16일 회전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속도 종목인 활강과 슈퍼대회전, 알파인 복합에도 출전해 대회 5관왕을 겨냥하고 있다. 다만 강풍으로 경기 일정이 밀리면서 사흘 연속 경기에 출전해야 하는 점은 부담이다. 시프린은 2017~20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10승을 쓸어담았다. 한편 김소희는 1·2차 시기 합계 2분35초37로 출전 선수 81명 가운데 45위, 강영서는 2분37초06을 기록해 47위에 자리했다. 북한의 김련향은 3분17초31로 1·2차 모두 완주했지만 부정출발로 실격 처리됐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눈시울 붉어진 ‘괴물’ 윤성빈 “홈팬들의 함성에 힘이 난다”

    눈시울 붉어진 ‘괴물’ 윤성빈 “홈팬들의 함성에 힘이 난다”

    ‘스켈레톤 괴물’ 윤성빈(24)도 20대의 여느 젊은 청년과 다를 바 없었다. 겉으론 덤덤했지만,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선 그는 힘든 훈련 과정이 떠올랐는지 잠시 감정이 복받쳐 눈시울이 붉어졌다. 15일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1·2차 시기에서 트랙 신기록을 세우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그는 “목표까지 이제 정말 절반이 남았다. 하지만 아직 말 그대로 끝난 게 아니어서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진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랙 레코드를 작성해 너무 좋다”면서도 “첫 번째 주행에서는 조금 실수를 해서 불만족스러웠는데, 2차 때는 문제를 잘 수정해 더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큰 실수가 아니지만, 우리 종목 특성상 조금의 실수로도 순위가 많이 바뀔 수 있어 사소한 거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하던 그는 수년간의 훈련 과정이 생각난 듯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아니 뭐…. 큰일 났네…. 내일 되면 더 찡할 거 같아요.” 목소리를 가다듬은 그는 “지금까지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다행이다. (결과가 안 나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 몸 관리를 잘해서 내일도 손색없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2차 시기 기록이 더 좋은 것과 관련해서는 “날씨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트랙이 햇빛을 쬐면서 딱딱했던 얼음이 물러져 (기록이) 좀더 빨라진 것 같다”고 했다.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그는 “저에게 응원해 주시는 모든 소리에 힘이 난다. 특히 좋은 스타트 기록이 나온 것은 함성 소리의 덕이 컸다”고 강조했다. 내일 준비와 관련해 그는 “올림픽이긴 하지만 특별하게 동기 부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골드맨’ 윤성빈, 하루 남았다...1·2차 시기 트랙 신기록 1위

    ‘골드맨’ 윤성빈, 하루 남았다...1·2차 시기 트랙 신기록 1위

    ‘스켈레톤 아이언맨’ 윤성빈이 ‘골드맨’을 향한 첫 발을 완벽하게 내디뎠다. 윤성빈(24)은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1·2차 시기에서 ‘트랙 신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우며 1위에 올랐다. 특히 스타트 기록도 4초대 중반으로 지난 12일 첫 공식 훈련에 참가했던 5초대 초반과는 확연히 달랐다. 전력 분석을 피하기 위해 ‘설렁설렁’ 뛰었다는 분석이 정확했던 셈이다. 윤성빈은 15일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2차 시기 합계 1분40초35로 출전자 30명 중 압도적인 1위에 자리했다. ‘원조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는 선두에 0.88초 뒤진 1분41초23으로 3위에 그쳤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인 니키타 트레구보프(2위·1분41초09)한테도 밀렸다. 김지수(24)가 선전을 펼치며 6위(1분41초66)에 올라 15일 주행 결과에 따라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 이날 윤성빈의 주행은 완벽했다. 스타트뿐 아니라 ‘마의 9번’ 커브를 포함해 16개 커브 모두 감탄할 정도로 잘 빠져나갔다. 피니쉬도 나쁘지 않았다. 스타트 기록과 총 4번의 중간 기록, 최종 기록 모두 1위다. 트랙 최고 속도(130.3㎞·영국의 돔 파슨스)가 아님에도 압도적인 1위에 오른 건 그의 트랙 공략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거꾸로 방증하는 대목이다. 1차 시기에선 6번째 주자로 나와 50초28 기록으로, 두쿠르스가 지난해 3월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기간에 세운 트랙 기록(50초64)을 0.36초 경신했다. 스타트 기록은 4초62로 지난 12일 공식 훈련 3·4차 시기에서 기록했던 5초01, 5초06에 비해 0.5초가량 앞당겼다. 2차 시기는 더 압도적이었다. 20번째 주자로 나와 1차 시기 때보다 0.21초 앞당긴 50초07를 기록했다. 1시간 전 자신이 세웠던 트랙 신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운 것이다. 스타트 기록도 4초59로 1차 시기 때보다 빨라졌다. 그는 “내일은 더욱 섬세하게 타겠다”며 기록 단축 의지를 내보였다. 한국인 기업가 도움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아콰시 프림퐁(가나)은 ‘꼴찌’인 30위(1분48초43)에 이름을 올렸다. 남자 스켈레톤은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두 차례씩 모두 네 차례의 주행 기록을 합산해 메달 색깔을 가린다. 윤성빈은 올시즌 일곱 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이제 ‘스켈레톤 황제’ 등극에 하루 남았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가 금메달을 따고도 두 번이나 사과해야 했던 까닭은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가 금메달을 따고도 두 번이나 사과해야 했던 까닭은

    숀 화이트(32·미국)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따고도 두 번이나 사과해야 했다. 먼저 2016년 불거진 성희롱 문제였다. 그는 성희롱 혐의로 피소됐다. 자신의 록 밴드인 ‘배드 딩스’(Bad Things)에서 드럼을 치던 레나 자와이디라는 여성이 ‘화이트가 자신을 성희롱했고 해고한 뒤에는 급여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소송한 것이다. 이 소송은 결국 지난해 5월 합의가 이뤄지면서 재판에 가지는 않았다.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그 사건이 당신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 아니냐’고 묻자 화이트는 “나는 여기에 올림픽에 관해 이야기하러 온 것이지 그런 가십에 답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라고 받아넘겼다. 질문한 기자가 재차 물어보려 했지만 미국스키협회에서 이를 제지했다. 이후 미국 NBC 방송에 출연한 화이트는 “민감한 부분에 대해 그런 가십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는 “몇 년간 인격적으로 더 성숙해져서 지금은 젊었을 때의 저와는 다른 사람이 됐다. 오늘의 내가 자랑스럽다”고 우회적으로 과거의 잘못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두 번째 사과는 우승을 확정한 이후 성조기를 바닥에 끌리게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였다. 그는 “국기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장갑을 끼려다가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 국기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미국 대표팀, 미국인이라는 점이 자랑스럽다. 성조기는 지금도 우리 집에서 휘날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역시 윤성빈,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1차 시기 가볍게 1위

    역시 윤성빈,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1차 시기 가볍게 1위

    윤성빈(24)은 역시 괴물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1차 시기에서 ‘트랙 신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우면서 1위에 올랐다. 특히 스타트 기록도 4초대 중반으로 지난 12일 첫 공식 훈련에 참가했던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당시엔 전력 분석을 피하기 위해 ‘설렁설렁’ 뛰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 1차 시기엔 완전히 달라졌다. ‘원조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가 갖고 있던 ‘트랙 신기록’을 바로 경신했다. ‘아이언맨’ 윤성빈이 ‘골드맨’을 향한 첫 발을 완벽하게 내디뎠다. 윤성빈은 15일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차 시기에서 6번째 주자로 나와 50초28로 30명 주자 가운데 1위에 자리했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인 니키타 트레구보프(50초59)가 2위, 독일의 악셀 융크(50초77)가 3위를 달렸다. 김지수(24)는 두쿠르스보다 한 계단 높은 4위(50초80)에 오르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두쿠르스는 9번째 주자로 나서 윤성빈보다 0.57초 뒤진 50초85(공동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인 기업가 도움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아콰시 프림퐁(가나)은 ‘꼴찌’인 30위(53초97)에 이름을 올렸다. 윤성빈의 기록은 두쿠르스가 지난해 3월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기간에 세운 트랙 기록(50초64)을 0.36초 경신한 것이다. 특히 그의 스타트 기록은 4초62로 지난 12일 공식 훈련 3·4차 시기에서 기록했던 5초01, 5초06에 비해 0.5초가량 앞당겼다. 당시 그의 주행 기록은 각각 50초81, 50초99였다. 그는 스타트뿐 아니라 ‘마의 9번’ 커브를 포함해 16개 커브 모두를 잘 빠져나가면서 공식 훈련 때보다 0.7초가량 더 빨라졌다. 남자 스켈레톤은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두 차례씩 모두 네 차례의 주행 기록을 합산해 메달 색깔을 가린다. 윤성빈은 올시즌 일곱 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금메달을 향한 첫 단추는 잘 꿰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역시 윤성빈, 평창올림픽 1차 시기 ‘트랙 신기록’

    역시 윤성빈, 평창올림픽 1차 시기 ‘트랙 신기록’

    ‘최선을 다한’ 윤성빈(24)은 괴물이었다. 지난 12일 평창동계올림픽 슬라이딩센터 첫 공식 훈련에 참가했던 윤성빈의 스타트 기록은 5초대였다. 전력 분석을 피하기 위해 ‘설렁설렁’ 뛰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 1차 시기엔 완전히 달라졌다. ‘원조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가 갖고 있던 ‘트랙 신기록’을 바로 갈아치웠다. ‘아이언맨’ 윤성빈이 ‘골드맨’을 향한 첫 발을 완벽하게 내디뎠다. 윤성빈은 15일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차 시기에서 6번째 주자로 나와 50초28을 기록했다. 이는 두쿠르스가 지난해 3월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기간에 세운 트랙 기록(50초64)을 0.36초 경신한 것이다. 두쿠르스는 9번째 주자로 나서 윤성빈보다 0.57초 뒤진 50초85를 기록했다. 특히 윤성빈의 스타트 기록은 4초62로 지난 12일 공식 훈련 3·4차 시기에서 기록했던 5초01, 5초06에 비해 0.5초가량 앞당겼다. 당시 그의 주행 기록은 각각 50초81, 50초99였다. 그는 스타트뿐 아니라 ‘마의 9번’ 커브를 포함해 16개 커브 모두를 잘 빠져나가면서 공식 훈련 때보다 0.7초가량 더 빨라졌다. 남자 스켈레톤은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두 차례씩 모두 네 차례의 주행 기록을 합산해 메달 색깔을 가린다. 윤성빈은 올시즌 일곱 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금메달을 향한 첫 단추는 잘 꿰었다. 동반 출전한 김지수(24)도 윤성빈에 0.52초 뒤진 50초80을 기록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피겨 남자 싱글 ‘하뉴·천·챈 삼파전‘

    피겨 남자 싱글 ‘하뉴·천·챈 삼파전‘

    ▲ ‘킹’ 하뉴하뉴 유즈루(일본)가 12일 강원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강릉 입성 하루 만의 첫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점프 머신’ 네이선 천지난 9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에서 미국의 네이선 천이 연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킹’ 자리를 놓고 삼파전이 뜨겁다. 당초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킹’ 하뉴 유즈루(24·일본)와 ‘신성’ 네이선 천(19·미국)의 양강 구도가 점쳐졌다. 하지만 2011~13년 세계선수권 3연패에 빛나는 ‘베테랑’ 패트릭 챈(28·캐나다)이 최근 부쩍 기량을 회복한 반면 하뉴는 부상에서 막 회복했으며 천은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다. 절대 강자가 없다는 얘기다. 하뉴는 13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꿈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생각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콘퍼런스룸이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질문이 20분가량 이어지자 일본 대표팀 관계자가 중간에 질문을 끊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마치 메달리스트 회견을 방불케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입은 발목) 부상이 날 강하게 만들었다. 2개월간 평지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 진통제로 버텼고 스케이트를 타지 못했다. ‘올림픽에 나설 수 있을까’ 우려도 했다”며 “하지만 많은 분들 앞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점프를 뛰기 시작한 건 트리플 점프(3회전)가 3주 전, 쿼드러플 점프(4회전)는 2주에서 2주 반가량 전부터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체력과 스케이팅 감각이었다.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올림픽에 나설 준비가 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뉴는 전날 강릉 아이스아레나 연습 링크에서 빙판 적응을 했으며 이날은 메인 링크에서 연습했다. 하뉴는 쿼드러플 토루프와 트리플 악셀을 선보였는데 모두 깔끔하게 성공했다. 천은 정상 컨디션이 아닌 듯하다. 그는 지난 9일 컨디션 점검차 출전한 팀이벤트(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개인 최고점수(104.12)에 한참 못 미치는 80.61점을 받아 충격을 안겼다. 장기인 쿼드러플 점프가 불안했다. 천은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무더기로 했다. 긴장한 것은 아닌데 정신적인 문제였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시간을 갖고 돌아보면서 정확히 뭐가 잘못됐는지를 파악하겠다. 싱글에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챈은 왕좌에서 물러난 지 한참 됐지만 최근 기량은 전성기로 되돌아온 것 같았다. 팀이벤트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두 차례 성공시켜 시즌 최고점(179.75점)을 받았다. 트리플 악셀을 두 차례 실수한 게 옥에 티였을 뿐 ‘우아한 스케이팅’은 여전했다. 그는 “(트리플 악셀 실수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고질적인 문제”라면서도 “올림픽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을 깔끔히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구 킹’들의 대결에서 누가 웃을지는 오는 17일 확인할 수 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2연속 4바퀴 날았다… 神, 화이트

    2연속 4바퀴 날았다… 神, 화이트

    ‘더블콕 1440 ’ 최고난도 기술 성공 소치 악몽ㆍ부상 털고 ‘환상 연기 ’ “나를 다치게 한 기술로 금메달”14일 강원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하프파이프 3차 결선 11명 중 마지막 주자로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2·미국)가 섰다. 2차 결선에서 히라노 아유무(20·일본)에게 역전을 허용해 2위로 주저앉은 상황에 이제 한 번의 기회만 주어졌다. 순간 그는 4년 전 소치대회의 ‘노메달 악몽’과 훈련 중 부상으로 얼굴을 62바늘 꿰매는 중상을 이겨내고 한 달 전 월드컵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던 ‘행복한 추억’이 엇갈렸다. 깊은 심호흡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힘차게 출발했다. 스피드를 끌어올린 그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점프에서 필살기인 ‘더블콕 1440’(4바퀴)을 화려하게 성공했다. 마치 ‘점프’와 ‘플라잉’이 같은 단어인 듯, 6m가량 높이로 솟구쳤다가 다시 지면에 내려가는 것을 반복했다. 이어 프런트 사이드 540(한 바퀴 반)으로 잠시 숨을 고른 뒤, 2연속 프런트 사이드 더블 1260(3바퀴 반)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의 승리를 자축했다.박영남 SBS 해설위원은 “1440을 두 번 연속 성공한 건 한 번도 올림픽 무대에서 나오지 않았던 기록이다. 본인도 공식 경기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높은 난도의 연기였다”고 칭찬했다. 화이트가 뛰기 전까지 가장 금메달에 가까웠던 히라노는 패배를 직감한 듯 고개를 숙였고 동료는 그를 위로했다. 전광판엔 올림픽 스노보드 역사에 남을 97.25점이라는 놀라운 점수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8년 만에 다시 거머쥔 세 번째 금메달이다. 그는 무릎을 꿇고 굵은 눈물을 흘렸다. 4년 전 ‘소치 악몽’이 아니라 한 달 전 역경을 이겨낸 역대 최고의 경기를 올림픽에서 재현했다는 안도와 기쁨 때문이었다. 메달리스트에게 ‘어사화 수호랑’ 인형을 전달하는 ‘베뉴(경기장) 세리머니’ 관계자도 화이트가 감정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사실 10대가 대세인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30대는 할아버지뻘이다. 그럼에도 그가 스노보드를 놓을 수 없었던 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였다. 황제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그는 “오늘 기술은 나를 다치게 했던 바로 그 기술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았는데 이제 그 모든 것이 다 그럴 가치가 있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승리하려면 반드시 기술을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마치 소치대회의 ‘데자뷔’를 느끼게 했다”며 “나 자신에게 ‘할 수 있어. 여태 살아오는 내내 해 온 일이야. 모든 걱정은 내던져버리고 하자’고 몇 번이나 말했다”고 털어놨다. 소치대회에 이은 2연속 은메달리스트인 히라노는 “화이트는 압박받는 상황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해냈다. 정말 대단하다. 오늘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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