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경두
    2025-04-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229
  • 챔프전 단골 기업銀 “한국도로공사 나와”

    IBK기업은행이 6년 연속 여자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IBK기업은행은 21일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현대건설을 3-0(25-19 25-17 26-24)으로 눌렀다. 합계 2승1패를 거둔 기업은행은 23일부터 한국도로공사와 우승컵을 다툰다. 두 번 당하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PO 2차전 ‘히로인’인 현대건설 한유미(36)를 블로킹으로 차단하고 강력한 서브로 그의 발을 묶었다. 여기에 2차전 범실로 무너졌던 메디(25)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손쉽게 경기를 풀어 갔다. 메디는 서브 2득점을 포함해 총 30득점을 올렸다. 반면 현대건설은 시즌 막판 외국인 선수 엘리자베스(24)를 부상으로 잃은 게 컸다. 1세트 초반엔 현대건설이 기세를 올렸지만 한유미가 3연속 블로킹을 당하며 16-17로 역전됐다. 이후 메디의 화려한 후위 공격과 오픈 공격이 이어지며 기업은행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도 기업은행이 주도권을 잡았다. 메디와 김희진(27), 김미연(25)의 삼각편대 스파이크가 현대건설 코트에 내리꽂히며 25-17로 이겼다. 3세트는 일진일퇴의 공방이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현대건설이 ‘디그’(스파이크나 후위 공격을 받는 리시브)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중반까지 앞서 나갔다. 하지만 이정철(58) 기업은행 감독이 이고은(23) 세터로 교체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고은은 ‘주포’ 메디 대신 토종 공격수 김희진과 김미연 등으로 공을 돌려 상대 블로커를 따돌렸다. 여기에 이고은의 결정적인 서브 득점으로 마침내 24-23으로 역전했다. 매치 포인트에서 메디의 공격이 블로킹을 당해 듀스를 허용했지만 김미연의 오픈 공격과 현대건설의 뼈아픈 범실로 길고 길었던 PO를 매조졌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오벤저스, 패럴림픽 바라보는 시각 바꿔”

    “오벤저스, 패럴림픽 바라보는 시각 바꿔”

    “다들 반다비(평창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가 수호랑(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보다 더 예쁘다고 하더라고요.”홍석만(43)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이 평창패럴림픽을 관람한 선수위원 8명의 평가를 이렇게 비유했다. 팔이 안으로 굽으니 그런다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과장된 것만은 아니다. 올림픽 땐 “문제가 없는 게 문제”라는 외신 평가를 받았지만 패럴림픽에선 ‘문제’라는 말조차 거론되지 않았다. IPC는 평창패럴림픽조직위원회와 운영 회의를 딱 하루만 하고 더이상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홍 위원은 “대회 운영과 선수·관중 동선 등 모든 부문에서 만족스러웠다”면서 다만 “몇몇 선수위원은 대회 초반 올림픽 폐회 영향으로 ‘파장 분위기’처럼 느껴져 조직위의 열정 부족을 꼬집긴 했다”고 덧붙였다. 또 평창패럴림픽에 대해 우리나라 장애인 스포츠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불씨로 여겼다. “지방자치단체가 패럴림픽 티켓을 의무적으로 구입했지만 장애인 아이스하키에서는 직접 구매해 관람하신 일반 관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특히 지자체에서 구입하지 않았던 미국·캐나다 결승전엔 빈자리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만석이었다. 신의현과 휠체어 컬링의 ‘오벤저스’(5명 성씨가 모두 다른 점에 영화 ‘어벤저스’를 결합한 별칭) 등도 패럴림픽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놓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좋은 시설과 꽉 찬 관중석에서 뛰는 선수들이 부러웠다”고 귀띔했다. 홍 위원은 2008년 베이징하계패럴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다. 그는 후끈 달아오른 장애인 스포츠 열기를 잇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럴림픽이 일회성 전시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되죠. 정부와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어떻게 하면 장애인 스포츠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 성적은 소치 대회(노메달) 때로 바로 돌아가며 평창 대회 성적이 역대 최고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정부는 평창패럴림픽에서 장애인 스포츠 지원 예산을 평년보다 2~3배 늘렸고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게 국내에는 장애인 동계스포츠 대회가 거의 없다. 결국 국제대회 출전과 전지훈련을 통해 그나마 실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장애인 스포츠는 장비 구입도 만만찮다. 같은 장비라도 다 맞춤형으로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그는 “배동현 선수단장처럼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재정적 후원자가 많이 나와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스켈레톤과 봅슬레이에서 올림픽 금메달과 은메달이 나왔지만, 벌써 평창 슬라이딩센터 폐쇄가 논의되는 것을 봐선 장애인 스포츠도 빠르게 잊혀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거듭 강조했다. “노르딕스키 입문 3년도 안 돼 금메달을 딴 신의현 선수에서 보듯 지원만 이뤄지면 장애인 선수들의 경쟁력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정책·재정 지원, 선수 선발만 제대로 되면 장애인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어요.”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프로배구] 대한항공 “끝까지 가자”

    PO 1승1패…내일 운명의 3차전 대한항공이 ‘서브의 팀’ 명성을 뽐내며 남자프로배구 플레이오프(PO)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대한항공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PO 2차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1(25-18 23-25 25-18 26-24)로 눌렀다. 이로써 22일 삼성화재의 홈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챔피언전 진출 티켓을 가린다. 역대 남자부 PO에서 1차전을 패한 뒤 2, 3차전을 연이어 이기고 챔프전에 올랐던 사례는 13번 중 1번밖에 없었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대한항공의 주포 가스파리니(34)가 확실하게 살아났다. 서브 에이스 3개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25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미 3세트에 ‘트리플 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포인트 각 3개 이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고비 때마다 서브 득점(13개)이 터지며 공격을 쉽게 풀어 갔다. 1차전 패배의 원인이었던 블로킹 싸움에서도 13-12로 삼성화재를 앞섰다. 반면 삼성화재는 주포 타이스(27)의 초반 부진과 리시브가 흔들린 게 패인으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1세트 박철우(33)의 연속 블로킹 성공으로 흔들렸지만 정지석(23)이 3연속 서브 득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가스파리니와 곽승석도 나란히 서브 득점을 보태 1세트를 가져왔다. 삼성화재로서는 타이스가 대한항공 블로커에 꽁꽁 막히며 공격 포인트 2득점에 그친 게 아쉬웠다. 2세트는 양측의 공방 속에 블로킹에 우위를 보인 삼성화재가 가져갔다. 대한항공은 1세트와 달리 서브 범실을 7개나 저질렀다. 3세트 초반까지 삼성에 끌려가던 대한항공은 진성태(25)가 서브 득점과 블로킹으로 반전에 성공했고, 곽승석(30)이 연속 서브 득점으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4세트에서도 대한항공은 13-15로 뒤졌지만 센터 진상헌(32)의 속공과 세터 한선수(33)의 서브 에이스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한 점 승부가 이어졌지만 이날 경기의 ‘살림꾼’ 곽승석이 알토란 같은 후위 공격과 진상헌이 결정적인 블로킹을 해내 매치 포인트로 이끌었다. 하지만 가스파리니가 블로킹에 막혀 듀스가 됐고, 정지석이 다시 오픈 공격과 강력한 서브 득점으로 승부를 매조졌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여제가 돌아왔다

    여제가 돌아왔다

    부상딛고 1년 만에 화려한 복귀 퍼팅 감 잡자 버디 4개 몰아쳐 “남편이 퍼터 교체 권한 것 적중…이달 말 첫 메이저 우승 노린다”‘골프 여제’가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허리 부상 때문에 지난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던 박인비(30)가 1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정상을 밟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로리 매킬로이(29·북아일랜드)도 18개월 만에 우승했고, 타이거 우즈(43·미국)도 복귀 이후 최정상권 실력을 뽐내고 있는 터여서 전 세계 랭킹 1위의 ‘화려한 귀환’으로 부를 만하다. 박인비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약 16억원)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3월 HSBC 챔피언스 우승 이후 1년 만이다.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로 나선 그는 1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상큼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11번홀까지 파만 기록해 추격을 당할 빌미를 줬다. 위기의 순간, 장기인 퍼팅이 빛났다. 퍼터 교체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12번홀 1타 차로 쫓기는 터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했지만 퍼터를 잡아 기어이 5m짜리 버디를 성공시켰다. 한 번 감을 잡자 무섭게 홀컵에 떨어뜨렸다.13~15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4개홀 연속 버디를 일궜다. 특히 15번홀(파5)에선 5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홀 50㎝에 붙이는 기막힌 벙커샷으로 손쉽게 버디를 엮었다. 그야말로 ‘믿고 보는’ 인비였다. 18번홀 우승 퍼팅 후 입가에 번진 미소로 시즌 첫 우승과 LPGA 투어 통산 19승을 자축했다. 박인비는 “시즌 초반 우승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싱가포르(HSBC 월드 챔피언십) 대회에서 공은 잘 맞았지만 퍼트가 좀 아쉬웠는데 이번 주엔 퍼트가 잘 들어갔다”고 말했다. 퍼터 교체와 관련해서는 “남편(남기협씨)이 대회를 앞두고 ‘예전 퍼터는 실수가 나와도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미스 샷에 대해 공이 지나가는 길을 좀 더 연구할 겸 퍼터를 바꿔보자’고 해서 교체했다”며 “실제로 공의 움직임이 잘 보여서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선 “우승하는 게 목표였는데 이미 이룬 만큼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고 싶다”며 “첫 메이저 대회인 이달 말 ANA 인스퍼레이션을 기대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박인비는 2016시즌에도 부상으로 고전하다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로 반전에 성공한 바 있다. 로라 데이비스(55·잉글랜드)와 에리야 쭈타누깐(23·태국), 마리나 알렉스(28·미국)가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2위, 전인지(24)가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개회식 ‘북한’ 호칭에 北 발끈” “김정숙 여사는 명예 응원단장감”

    “개회식 ‘북한’ 호칭에 北 발끈” “김정숙 여사는 명예 응원단장감”

    평창동계패럴림픽은 유독 긴 여운을 남긴 듯합니다. 애초 흥행 실패와 성적 저조에 대한 두려움도 적잖았지만, 선수들은 장애와 사회적 편견에 온몸을 던져 도전했고 국민들은 열정적 응원으로 응답하며 감동을 일구었습니다. 감동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뒷이야기가 있었는지 소개하며 폐회의 아쉬움을 달래볼까 합니다.●북한을 북한이라 부르지 못하고… 지난 8일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을 하루 앞두고 남북 공동 입장이 ‘없던 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북한이 한반도기에 독도 표기를 주장했기 때문이었죠. 올림픽과 달리 북한은 패럴림픽에서 왜 그렇게 독도 표기를 주장했을까요. 남북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올림픽 땐 대규모 응원단과 방문단이 남한을 방문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냈는데, 패럴림픽에선 그럴 수단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형 인공기 입장을 원했던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우리의 안일한 대응도 뒤따랐습니다. 올림픽 땐 남북 공동 입장을 합의문에 넣었던 반면 패럴림픽에선 ‘전례에 따른다’고 할 뿐 정확한 문구를 넣지 않은 것입니다. 북한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도 ‘북한’ 때문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는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공식 국명인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대신 북한이라고 불렀습니다. 북한이 이에 대해 발끈했고 공식 사과까지 요구했습니다. 난감한 상황이었죠. 결국 비공식 자리를 만들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북한은 이를 ‘깊은 사과’로 받아들인다고 했습니다. 사과에도 남북의 해석 차이는 컸습니다. 고위급 회담에서도 부정의 의미가 강한 우리 측의 “검토하겠다”는 표현을 북한에선 ‘수용’으로 해석해 충돌을 빚었다고 합니다.●명예 선수촌장 될 뻔한 김정숙 여사 조직위는 패럴림픽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명예 평창선수촌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꾀했다고 알려졌죠. 김 여사가 명예 선수촌장을 맡아 공식 행사에 참가한다면 언론에 대거 보도될 테고 국민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청와대가 난색을 표해 명예 선수촌장 카드를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김 여사는 패럴림픽 기간 동안 12일과 16일을 빼고는 모두 출근 도장을 찍었습니다.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은 스크린에 김 여사가 나올 때마다 열광했습니다. 아이스하키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 지난 17일 김 여사는 아이스하키팀 선수들의 사인을 새긴 주장 한민수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죠. 그리곤 카메라가 김 여사를 비추자 벌떡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쯤 되면 김 여사를 명예 선수촌장은 아니더라도 명예 응원단장쯤 맡겨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백종철 감독의 ‘동생 리더십’ 평창패럴림픽을 뜨겁게 달궜던 ‘오성(五姓) 어벤저스’는 평균 나이로 50.8세나 됩니다. ‘막내’ 이동하가 45세이고 ‘큰 형님’ 정승원이 60세입니다. 아무래도 43세의 백종철 휠체어 컬링 대표팀 감독은 형님·누님을 지도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어리다고 카리스마를 잃으면 곤란하기에 자신만의 지도 철칙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선수들에게 절대로 ‘형님’이나 ‘누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분위기가 좋을 때면 ‘오성 어벤저스’들도 약간 이런 호칭을 원하는 뉘앙스를 풍기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백 감독은 “절대 그럴 일 없다. 제가 컬링을 그만두면 형님이라 부를 텐데 그러지 않을 것이니 기대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경기 중 작전시간을 가질 때면 백 감독은 ‘오성 어벤저스’에게 존댓말과 함께 선수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휠체어 컬링이 평창패럴림픽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고 플레이오프에서도 ‘값진 4위’를 달성한 데에는 백 감독의 ‘동생 리더십’이 한몫을 단단히 한 게 아닐까요.●구직에 나선 평창조직위 직원들 선수들만큼이나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이들은 조직위 직원들입니다. 2011년 10월 출범한 이래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에서 파견자들이 모여들어 함께했고 공개 모집한 직원도 1200여명에 이릅니다. 지난 18일 패럴림픽 폐회식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치면서 파견자들은 곧 ‘원대 복귀’를 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공개 모집을 통해 조직위에 취직을 한 이들인데요. 올림픽 유산(레거시) 업무를 맡게 될 일부 인원을 빼고 상당수는 이제 조직위를 떠나게 됩니다. 4월 중순까지는 지금껏 주말 근무를 밥 먹듯 하느라 미뤘던 연차나 대휴를 소진하면서 휴식과 함께 ‘구직 활동’에도 신경을 써야 할 처지입니다. 일부 직원들은 다음 행선지를 위해 벌써 원서도 여러 곳에 넣기도 했다는 데요. 불철주야 고생해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이들이기에 아무쪼록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숱한 어려움을 견딘 선수, 김 여사, 조직위 직원 여러분께 참 감사하다는 말씀 건넵니다. 평창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맏언니는 살아있다

    맏언니는 살아있다

    브루나이 레이디스서 통산 4승 최종 라운드 7개 ‘버디 폭풍’ 14년째 ‘출근 도장’ 성실함 빛 봐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4년차 ‘맏언니’ 홍란(32)이 드디어 일을 저질렀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KLPGA 투어 대회 때마다 ‘출근 도장’을 찍더니 7년 9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홍란은 19일 브루나이 반다르세리베가완의 엠파이어호텔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KLPGA 투어 ‘브루나이 레이디스오픈’(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 40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4타를 쳤다. 홍란은 최종 합계 18언더파 195타로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렸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한 차례도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기쁨을 두 배로 늘렸다. 아울러 그는 2010년 6월 에스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7년 9개월 만에 투어 통산 4승째를 거뒀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홍란은 1·2번홀과 8·9번홀, 11·1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지만 추격자들도 만만찮았다. 16번홀(파3)에선 7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2위 지한솔(22)을 3타 차로 벌렸다. 지한솔이 17번홀 더블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탈락하면서 홍란은 18번홀에서 마음 편하게 챔피언 퍼팅을 마쳤다. 그는 “오랜만의 우승이라 울 줄 알았는데 웃음이 자꾸 터졌다. 앞으로 시드 걱정 없이 2년 더 뛸 수 있어 기쁘다”고 웃었다. 이어 “샷도 퍼트도 감이 좋아 시즌 2승, 3승도 기대할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신인왕 장은수(20)와 한진선(21), 지한솔, 최가람(26) 등 4명이 13언더파 200타로 공동 2위에 자리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신’이 된 남자, ‘신’을 만든 두 남자

    ‘신’이 된 남자, ‘신’을 만든 두 남자

    “죽어도 간다” 악바리 근성으로 3년도 안 돼 세계 최정상 우뚝 배동현 단장, 장애인 실업팀 창단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전폭 지원 신의현 입문 도운 정진완 총감독 “경기를 즐겨라” 조언하고 배려‘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지난 17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 출전을 앞둔 신의현(38·창성건설)은 이렇게 마음을 다졌다. 결승선을 100여m 앞둔 직선 주로에선 “죽어도 가야 된다. 죽어도 가야 된다”라고 스스로 암시하며 120% 스퍼트했다. 평창패럴림픽 금메달을 딸 마지막 기회였다. 노르딕스키 입문 3년도 안 된 악바리 근성으로 대한민국에 첫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캐스퍼 위즈(56·캐나다)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빨리 금메달을 딴 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정말 놀라운 일을 해낸 것”이라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그는 금메달 비결로 (신의현의) 멘탈과 심장을 꼽았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부모님에 대한 효심, 강한 체력을 빗댄 것이다. 그는 패럴림픽 7개 경기에 출전해 63㎞가량을 달렸다. 그러고도 “연습 때를 생각하면 체력에 전혀 문제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어머니를 웃게 해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이번 금메달엔 오롯이 그의 땀만 있는 게 아니다. 배동현(35·창성건설 대표) 한국선수단장의 헌신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생각하지 못한 장애인 노르딕스키 실업팀을 창단해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해외 전지훈련 비용도 아낌없이 풀었다. 패럴림픽을 앞두고는 거액의 포상금(단체전 금 3억원·은 2억원·동 1억원, 개인전 금 1억원·은 5000만원·동 3000만원)을 걸었다. 여기에 선수 가족들과 장애인 청소년 선수들을 대거 초청해 패럴림픽을 함께 즐기게끔 만들었다.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사람은 배 단장이었다. 그는 신의현에게 그저 “고생했다”면서 말을 채 잇지 못했다. 그도 메달 가뭄 스트레스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눈물이 많지 않은데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사실 와이프가 전날 꾸었던 ‘길몽’을 살 정도로 메달을 손꼽아 기다렸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께도 ‘메달 하나만 더 땄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고 털어놨다.정진완 총감독도 ‘금 은인’이다. 그는 휠체어 농구와 장애인 아이스하키를 하던 신의현을 배 단장에게 소개해 노르딕스키 선수로 탈바꿈시켰다. 정 총감독은 “신의현이 구기 종목엔 소질이 없었지만 힘 하나만큼은 대단해 노르딕스키가 적성에 맞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메달 스트레스’로 잠 못 이루고 밤마다 뒤척이던 신의현을 위해 한국의 종합 순위 목표 수정을 건의했다. 그리고 수시로 “경기를 즐겨라”라고 조언했다. 특히 주종목인 바이애슬론 7.5㎞와 12.5㎞에서 사격 실수로 메달권에서 벗어나자 지난 13일엔 선수촌 외박을 허용해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평창 블로그] 한국 최초 金마저… 중계 외면한 지상파

    [평창 블로그] 한국 최초 金마저… 중계 외면한 지상파

    국내 지상파 3사의 평창동계패럴림픽 중계 행태가 또 도마에 올랐습니다. 저마다 올림픽 방송을 주관한다며 열을 올리던 태도와 전혀 걸맞지 않습니다.이번엔 대한민국의 패럴림픽 첫 번째 금메달이 탄생하는 감동적 순간을 놓쳤죠. 한국 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38)이 휴일인 지난 17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22분28초40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으로는 경기를 라이브로 시청할 수 없었습니다. 방송사들이 40분 이른 낮 12시 강릉하키센터에서 시작한 한국-이탈리아 장애인 아이스하키 3~4위전을 똑같이 생중계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둘 모두 결과를 알릴 수 있었는데 국민 시청권을 제한해 전파를 낭비한 셈이었습니다. MBC와 SBS는 크로스컨트리스키 중계를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지 뭡니까. KBS는 비슷한 시간대인 장애인 아이스하키와 크로스컨트리스키 경기를 교차 중계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식 발표와 달리 KBS도 장애인 아이스하키 중계에 ‘올인’했습니다. 따라서 국민들은 신의현의 감동적인 레이스를 ‘같은 시간’에 함께 호흡하지 못했습니다. 하이라이트로 보며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죠. 사실 신의현은 첫 번째 주행 체크 포인트인 0.71㎞ 구간을 빼곤 줄곧 1위를 달려 금메달 가능성을 한껏 높였지만 관심에선 멀어졌습니다. 앞서 방송사들은 지난 11일 우리나라에 첫 번째 동메달을 안긴 신의현의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15㎞ 좌식 경기에도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마저 외국 방송사와 견줘 패럴림픽 중계 부족을 꼬집었을까요. 그제서야 부랴부랴 중계 비중을 늘렸지만 ‘돈 되는’ 경기만 다루는 나쁜 습관을 버리지 못했죠. MBC와 KBS는 휠체어 컬링 4위 장면이라도 내보냈습니다. 신의현은 개막 사흘째 동메달을 딴 직후 “방송 중계를 늘렸으면 한다”고 호소했지만 끝까지 ‘메아리’를 못 듣고 말았군요.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찬란한 ‘겨울 동화’… 75억 인류의 감동

    찬란한 ‘겨울 동화’… 75억 인류의 감동

    49개국 역대 최다·北 출전 한국, 금1·동2 공동 16위18일 밤 9시 18분 강원 평창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양길순 무용수가 살풀이춤을 추며 흰 천을 바닥에 떨어뜨리자 활활 타오르던 성화가 서서히 꺼졌다. 75억 인류에게 환희와 감동을 안긴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열흘간의 열전을 마치고 역사 속으로 자리매김됐다. 30년 만에 이 땅에서 다시 열린 장애인 스포츠 대축제가 풍성한 기록을 남기며 4년 뒤 베이징에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49개국 선수 567명이 금메달 80개를 놓고 우정의 레이스를 펼쳤다. 미국이 금메달 13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6개 전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로 종합 공동 16위에 자리했다. 목표인 10위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고였다. 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38)이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한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도 출전 사상 첫 동메달을 땄다. 북한도 처음 출전해 축제를 즐겼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 천지닝 베이징시장,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등이 참석해 평창의 마지막 밤을 함께했다. 파슨스 IPC 위원장은 “평창에서 ‘별’들이 밝게 빛났다”고 돌아봤다. 선수들도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눴다. 남녀 최우수선수상(MVP) 격인 ‘황연대 성취상’ 시상식도 1988 서울하계패럴림픽 이래 30년 만에 이 땅에서 열렸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황연대(80) 박사가 애덤 홀(뉴질랜드)과 시니 피(핀란드)에게 75g 순금으로 만든 메달을 직접 수여했고, 역대 수상자들이 황 박사에게 메달과 감사패를 건네며 두 배의 감동을 안겼다. 폐회식 문화 공연은 전통과 화합, 격려를 버무린 한바탕 잔치였다. 김창완 밴드와 이춘희 명창이 우리 전통의 아리랑 선율을 다양한 버전으로 꾸며 분위기를 띄웠다. 또 청각장애인의 무용과 시각장애인의 피아노 연주로 ‘공존’을 표현했다. 가수 에일리와 배희관 밴드의 합동 공연이 대미를 장식했다. 성화는 꺼졌지만 불꽃 쇼와 더불어 각본 없는 ‘겨울 동화’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패럴림픽 금메달 경기도 생중계 안한 지상파 3사

    패럴림픽 금메달 경기도 생중계 안한 지상파 3사

    국내 지상파 3사의 평창동계패럴림픽 중계 행태가 또 도마에 올랐다. 방송 3사가 이번엔 똑같은 경기를 중계 방송하느라 대한민국의 첫 번째 금메달이 나오는 감동의 순간을 놓쳤다.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들은 평창패럴림픽 첫 번째 동메달에 이어 금메달을 따내는 과정도 생중계로 보지 못한 셈이다. 한국 노르딕스키의 간판 신의현(38)이 17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22분28초40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우리 대표팀이 1992년 알베르빌동계패럴림픽에 첫 출전한 이후 26년 만에 나온 첫 번째 금메달이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으로는 이 경기를 라이브로 시청할 수 없었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 3사가 모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이탈리아 장애인 아이스하키 3~4위전을 중계 방송했기 때문이다. MBC와 SBS는 이날 크로스컨트리스키 경기를 중계할 계획이 아예 없었고, KBS는 장애인 아이스하키와 크로스컨트리스키 경기를 교차 중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발표과 달리 KBS도 장애인 아이스하키 중계에 ‘올인’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들은 신의현의 감동적인 레이스를 ‘같은 시간’에 함께 호흡하지 못했다. 하이라이트로 보며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앞서 국내 방송사들은 지난 11일 우리나라에 첫 번째 동메달을 안긴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15㎞ 좌식 경기를 외면해 비판받았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마저 외국 방송사와 비교해 국내 방송 3사의 패럴림픽 중계 방송 부족을 꼬집었다. 그제서야 부랴부랴 패럴림픽 중계 비중을 늘렸지만 그나마 ‘돈 되는’ 경기만 나란히 중계하는 나쁜 습관은 여전했다. 신의현은 지난 11일 동메달을 딴 직후 “방송 중계를 늘려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지만 그의 경기에 한해서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였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젖먹던 힘까지 짜낸 신의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였다”

    젖먹던 힘까지 짜낸 신의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한민국의 동계패럴림픽 첫 번째 금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역시나 노르딕스키의 간판 신의현(38)이었다. 그는 17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크로스컨트리스키 15㎞(동메달)에 이은 ‘멀티 메달’이다. 동계패럴림픽에서 2개의 메달을 딴 첫 번째 대한민국 선수가 됐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그는 마음의 부담을 덜어낸 듯 후련한 표정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계패럴림픽의 새 역사를 썼다. 소감은. -새 역사를 쓴 거보다 제가 애국가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다. 제가 약속을 지키는 남자가 됐다. ?감격해서 눈물을 흘린 듯 한데. -(눈물이 아니라) 잠깐 땀이 따서 눈이 좀 (따가웠다). (그러나 그는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 지난 11일 동메달을 땄을 때도 눈물이 아니라 땀이라고 우겼다.) ?오늘 레이스 전략은 무엇이었나. -레이스 전략 없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였다. (중간에) 5초 차이가 난다고 해서 (제가) 지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잘못 들은 건데, 이기고 있는 줄 몰랐다. ‘달리라’고 해서 젖먹던 힘을 다했다. ?메달에 대한 부담이 컸을 것 같다. -바이애슬론에서 잘했으면 됐는데, 세 번의 기회를 놓치니 어제 잠을 못 잤다. 명상 음악을 들으며 잤던 게 도움이 된 거 같았다. ?가장 생각나는 분이 어머니일 거 같은데. -어머니와 가족들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어머니께서 추운 날씨에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제가 어머니를 웃게해드린 거 같아 기쁘다. 오래오래 사시고 앞으로 더 행복하게 해드리겠다. 사랑합니다. ?바이애슬론보다 크로스컨트리스키 성적이 좋다. -아~, 할 말이 없다(웃음). ?응원이 큰 힘을 준 거 같다. -응원 함성이 컸다. 5초 차이는 크지 않은데, 응원 때문에 5초 차이를 유지할 수 있었다. 국민 여러분들이 응원해 주지 않았으면 메달을 따지 못했을 것이다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생각한 것은. -특별한 생각은 없었고, ‘죽어도 가야 된다, 죽어도 가야 된다’고 암시하면서 갔다. ?결승선을 통과하고 배동현 한국선수단장이 찾아왔는데. -(배 단장이) 울었다. ‘고생했다’면서 우시더라. ?그럼 두 남자가 운 셈이다. -그렇게 되나. 남자들이 울 수도 있다. 요즘은 (남자들 우는 것을 터부시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지 않느냐(웃음). ?자녀에게 하고 싶은 말은. -동메달도 좋은데, 금메달을 따서 멋진 아빠가 된 거 같다. 애국가를 들려주고 싶었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기분 좋다. ?와이프에게도 한마디 한다면. -아이 엄마가 열성적으로 응원해줬다. (지난 14일 크로스컨트리스키 스프린트 경기에서는) 너무 열심히 응원하다가 (실수로) 대통령 시선을 막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웃음). 열정적으로 응원해줘서 고맙다. 전에는 속도 많이 썩였는데 남은 인생에선 잘하고 멋진 신랑이 되겠다. 사랑한다. ?마지막 경기 각오는. -18일 오픈 릴레이가 남았는데 동생들과 열심히 레이스를 펼치겠다. ?2006년 교통 사고 당시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나. -그런 생각을 전혀 못했다. 그때는 (교통 사고로) 3일 만에 깨어났고 죽는 줄 알았다. 멍했다. 이런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오래 살다보니 이런 (기쁜) 날이 왔다. ?장애인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저 자신도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고 그분들도 (저를 보고) 느끼는 부문이 많을 것이다. 힘이 나도록 꾸준히 활동하겠다. 오래 살면 좋은 날이 온다. 파이팅.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 동계패럴림픽 역사를 다시 쓰다...‘메달 데이’ 금 1개, 동 1개 수확

    한국 동계패럴림픽 역사를 다시 쓰다...‘메달 데이’ 금 1개, 동 1개 수확

    대한민국 대표팀이 평창동계패럴림픽 폐회식을 하루 앞둔 17일 금메달과 동메달을 1개씩 추가해 패럴림픽 역사를 다시 썼다. 한국의 ‘메달 데이’였다. 역대 패럴림픽에서 하루에 2개의 메달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노르딕스키의 간판 신의현(38)이 5전6기 끝에 대한민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고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값진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한국은 17일 오후 3시 현재 금 1개, 동 2개로 종합 15위에 자리했다. 신의현은 17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22분28초40으로 감격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1992년 알베르빌동계패럴림픽 첫 출전 이후 26년 만에 첫 번째 금메달이 나왔다. 그는 첫 번째 주행 체크 포인트인 0.71㎞ 구간을 2분13초00으로 다니엘 크노센(미국)에 이어 2위에 오르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두 번째 체크 포인트인 2.41㎞ 구간을 7분11초90으로 끊으며 1위로 치고 나갔다. 이후엔 거칠게 없었다. 남은 5㎞가량을 2위보다 2~5초 앞서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결승선을 앞둔 직선 주로에서는 폭발적인 스퍼트으로 차이를 더욱 벌렸다. 그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태극기를 눈밭에 꽂고 애국가를 꼭 들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 “(전) 약속을 지키는 남자”라며 환하게 웃었다.장애인 아이스하키도 동계패럴림픽 출전 사상 첫 동메달을 따냈다. 서광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날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대회 3~4위 결정전에서 3피리어드 11분42초에 터진 장동신의 결승골에 힘입어 이탈리아를 1-0(0-0 0-0 1-0)으로 물리쳤다.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정승환은 “금메달은 아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메달 약속을 지켰다. 늦었지만 (동메달을) 아버지께 보여드리겠다”고 뿌듯해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패럴림픽 정신 보여준 그대가 진정한 MVP

    패럴림픽 정신 보여준 그대가 진정한 MVP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16일 패럴림픽 최우수선수상(MVP) 격인 ‘황연대 성취상’에 애덤 홀(31·뉴질랜드)과 시니 피(29·여·핀란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겐 18일 평창동계패럴림픽 폐회식 때 75g의 순금 메달을 준다. 1988년 서울하계패럴림픽 때 처음 수상자를 배출한 뒤 3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시상식이 열린다.IPC는 이날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의현, 양재림을 포함한 남녀 최종후보 3명씩을 놓고 위원들이 논의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운동 기량뿐 아니라 ‘패럴림픽 정신’을 가장 잘 보여 준 선수에게 주어진다. 한국소아마비협회·정립회관 설립자이자 한국 최초의 장애인 의사인 황연대(80)씨가 국내 언론으로부터 받은 상금을 IPC에 기탁해 그 재원으로 출발했다.알파인스키 선수인 애덤 홀은 척추 장애로 하반신을 쓰지 못한다. 6세 때 같은 장애를 앓던 친구를 통해 스키를 처음 접한 다음 2006 토리노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2010 밴쿠버대회에서 금메달, 평창에선 동메달을 땄다. 홀은 뉴질랜드에서 장애인 어린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노르딕스키 선수인 시니 피는 17세 때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됐다. 2014년 소치대회에 첫 출전했고 이번 평창패럴림픽에선 크로스컨트리스키와 바이애슬론에 참가했다. 홀은 장애인 교육에, 피는 지역 사회와 패럴림픽 운동에 크게 공헌한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는 게 IPC 설명이다. 이날 황연대 성취상 위원회 사무총장인 전용관(스포츠응용산업학과) 연세대 교수는 황씨가 3년째 알츠하이머병과 투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그는 “30년간 장애인과 장애인 운동선수의 권익 향상을 위해 공헌한 황 여사가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하지만 폐회식 때 역대 수상자들과 함께 참석해 시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황씨는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고통을 겪기 마련이고 나 역시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고생했는데 고통을 받을 때마다 견딜 수 있는 의지는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대회 참가자들이 장애를 이기는 데 앞장서 후배 장애인에게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평창 블로그] 완판쇼, 노쇼, 만원쇼

    [평창 블로그] 완판쇼, 노쇼, 만원쇼

    입장권 판매 대박에도 객석 썰렁 설상 종목 폭우예보로 연기되자 단체 관람 학생에 빙상 관람 허용 완판 컬링·아이스하키 관중 빼곡 환불 사태 우려 막은 조직위 안도 평창패럴림픽조직위원회가 연일 ‘대박 흥행’에 웃음바다입니다. 지난 12일까지 판매된 입장권이 32만장으로, 목표(22만장)의 146%를 찍었습니다. 패럴림픽 사상 최고치입니다. 이런 ‘완판’에도 불구하고 관중석 곳곳에 빈 자리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기도 하죠. 그래서 조직위는 입장권을 구입하고도 경기장을 찾지 않는 ‘노쇼(No-Show)에 민감한 반응인데요. 그런데 15일만큼은 ‘노쇼’를 크게 반겼습니다. 대체 무슨 사연일까요. 조직위는 이날 강원 평창과 정선에 폭우 예보로 부랴부랴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 경기를 18일로 연기했습니다. 설상 종목은 단 한 경기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미 티켓을 구입한 고객입니다. 18일 관람하면 깔끔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관중도 있겠죠. 이 가운데 학사 일정상 관람일을 바꿀 수 없는 학생 1600명도 포함됐습니다. 조직위는 이날 유일하게 경기하는 강릉하키센터와 컬링센터로 학생들을 800명씩 나눠 입장시켰는데요. 물론 이 경기들도 이미 완판된 터였습니다. 산술적으로 ‘오버 부킹’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럼에도 조직위가 밀어붙일 수 있었던 건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바로 노쇼입니다. 평창패럴림픽 노쇼 비율은 평균 27%이니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론 간당간당했습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4강전인 한국-캐나다 경기가 열린 강릉하키센터엔 만원 관중으로 꽉 찼어요. 관중석만 보면 패럴림픽인지, 남북한 단일팀 경기를 치르는 올림픽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응원 장비까지 동원해 ‘대~한민국’을 목놓아 외쳤습니다. 한국-영국 경기가 진행된 컬링센터에도 빈 자리를 거의 찾을 수 없었습니다. 조직위 관계자는 “원래 없어야 할 것이지만 15일만큼은 노쇼를 기다리며 가슴을 졸인 게 사실”이라며 “큰 문제 없이 만원 관중으로 경기를 치러 천만다행”이라고 털어놨습니다. 관중석도 채우고 환불도 막은, 노쇼가 만든 아이러니입니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유쾌한 정숙씨, 오늘도 경기장 출근하셨네요”

    “유쾌한 정숙씨, 오늘도 경기장 출근하셨네요”

    하루만 빼고 매일 경기 관람 자원봉사자 초청해 격려도이쯤 되면 평창패럴림픽 경기장 전광판 ‘단골손님’으로 충분할 듯하다. 15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아이스하키 한국-캐나다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응원차 패럴림픽 경기장에 ‘출근 도장’을 찍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얘기다. 평창올림픽 열기가 패럴림픽으로 이어지는 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몫을 거든다. 김 여사는 지난 9일 평창패럴림픽 개회식을 시작으로 거의 매일 경기장으로 출근한다. 10일엔 바이애슬론 남녀 좌식 스프린트 경기를, 11일엔 장애인 아이스하키 한국-체코전을 응원했다. 1피리어드가 끝난 뒤엔 선수들의 요청으로 직접 만나 격려까지 했다. 13일엔 휠체어컬링 한국-스위스전, 14일엔 문 대통령과 함께 크로스컨트리스키 스프린트 예선에 힘을 보탰다. 12일만 빼고 강릉과 평창을 오가며 패럴림픽 홍보 대사 역할을 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국내 방송사의 패럴림픽 중계 부족을 꼬집은 데엔 김 여사의 관심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본다. 김 여사는 자원봉사자도 살뜰하게 챙겼다. 지난 10일 화장실을 청소하는 70·80대 봉사자들을 오찬에 초청해 고마움을 전했다. 16~18일엔 다시 평창으로 발길을 돌릴 전망이다. 아직 한 번도 찾지 않은 정선 알파인스키 경기장을 방문 일정에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그래도 유쾌한 의현씨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그래도 유쾌한 의현씨

    “살이 좀 빠진 거 같습니다.”(기자) “(미소를 띠고) 그렇죠. 얼굴 살이 빠지면서 잘생겼다는 말을 곧잘 들어요.”(신의현) “그래요? 누가 그런 말을 해줘요?”(기자) “제가요. 하하하.”(신의현) “….”(기자)지난 6일 대한민국 선수단 입촌식에서 기자와 나눈 대화 한 토막이다. 비유도 좋다. 13일 바이애슬론 남자 12.5㎞ 좌식 경기에선 두 번째 사격 다섯 발 중 네 발을 오발하자 “파란 하늘이 노랗게 변한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쑥스러울 땐 우기기도 한다. 10일 바이애슬론 7.5㎞에서 메달을 놓치고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글썽였다. 그런데 하루 뒤 취재진에게 “땀이었다”며 퉁쳤다. 한국 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38)의 유쾌한 화법이 화제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쉬운 결과를 받고도 농담을 던진다. “최선을 다하겠다”거나 “열심히 하겠다”는 틀에 박힌 답변도 없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주눅 들지 않고 시원시원하다. 14일도 그랬다. 그는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1.1㎞ 스프린트 좌식 결승(6명 출전)에 조 2위로 진출했다. 6명 중 3명만 제치면 동메달이라 어느 때보다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초반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꼴찌인 6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제법 실망했을 터인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답변도 걸작이었다. “너무 오버했어요. 초반에 천천히 따라갔어야 했는데, 체력이 되는 줄 알았지 뭡니까. 근데 마지막에 지치더라구요. 하하하.” 그의 주종목은 노르딕스키 중·장거리다. 단거리 스프린트 결승에 오른 것만도 대단한 업적인 셈이다. “경험 부족이고 능력 부족이다. (제가 갑자기) 결승에 올라 너무 능력을 과대 평가한 거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겉모습만 웃을 뿐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노랫말처럼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얘기다.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하다. 새벽에 일찍 눈을 뜬다. 어깨에 대한민국 선수단의 성적을 짊어져서다. 오죽하면 선수단 총감독이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메달 목표를 수정한 뒤 “(경기를) 즐겨라”라고 했을까. 물론 그도 “즐기고 있다”고 답했다. 인터뷰 도중 때마침 음악이 나왔다. 그는 “(스프린트 좌식 부문 시상식이 진행 중인데) 어느 나라 국가인지 궁금하다. 애국가를 꼭 듣고 싶다”고 금메달 욕심을 드러냈다. 이어 “15일 푹 쉬고 3일 연속(16~18일) 경기에선 젖 먹던 힘까지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8일 크로스컨트리스키 오픈 계주(4×2.5㎞) 출전도 강행한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낮 최고 16도·비 오고 눈 녹고… 최대 복병 된 날씨

    ‘심술쟁이’ 평창 날씨가 순항하던 평창동계패럴림픽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번 주에 비 예보가 있는데다 기온마저 치솟으면서 대회 일정뿐 아니라 선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평창패럴림픽 기상예보센터는 15~16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에 비와 눈이 온다고 13일 밝혔다. 센터 관계자는 “15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16일 새벽엔 기온이 내려가면서 눈으로 바뀔 것”이라며 “강수량은 20㎜ 이상, 적설량은 2~5㎝”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알파인스키 경기 일정이 급하게 조정됐다. 평창패럴림픽조직위원회는 “각각 17, 18일에 예정된 남녀 대회전 경기 날짜를 앞당겨 모두 14일에 치르고 14일 예정된 남자 회전은 17일, 15일 여자 회전은 18일로 늦춰 경기한다”고 긴급 공지했다. 대회전과 회전 경기 일정을 바꾼 이유는 대회전이 회전보다 코스가 길어 폭우가 올 경우 취소될 수 있어서다. 기온도 갑작스레 올라 변수로 작용한다. 이날 대관령 낮 최고 기온은 13도로 올 들어 가장 따뜻했다. 바이애슬론 남자 12.5㎞ 좌식 경기에선 반팔 차림의 선수도 등장했다. 특히 녹은 눈이 스키대에 쌓이면서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14일엔 낮 최고 기온이 16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설상 경기가 열리는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뿐 아니라 정선 알파인경기장의 설질이 더 나빠지게 됐다. 한 달 전 ‘대관령 칼바람’으로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면서 역대 가장 추운 동계올림픽이란 소리가 나왔던 곳이 이젠 따뜻한 날씨와 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또 오발탄에 눈물… “하늘이 노랗게 보였어요”

    또 오발탄에 눈물… “하늘이 노랗게 보였어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두 번째 사격대에 들어선 신의현(38)은 영점 조정에 애를 먹는지 연신 총을 다잡았다. 결국 다섯 발 중 네 발을 놓쳐 벌칙으로 주로 400m를 더 돌아야 했다.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동계패럴림픽 ‘멀티 메달’은 이렇게 멀어져 갔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선 당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파란 하늘이 노랗게 변한 것 같았어요.”평창동계패럴림픽 두 번째 메달을 겨냥했던 신의현이 아쉽게도 사격에서 또 한 번 발목을 잡혔다. 그는 13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바이애슬론 남자 12.5㎞ 좌식 경기에서 50분01초90으로 5위에 그쳤다. 출전자 17명 중 15번째로 출발한 그는 초반 무섭게 질주했다. 2.37㎞까지 1위를 달려 메달 가능성을 밝게 했다. 하지만 사격이 또 문제였다. 첫 번째 사격에서 다섯 발 중 첫 발을 오발하면서 선두에 11초 뒤진 5위로 내려앉았다. 두 번째 사격은 재앙이었다. 다섯 발 중 네 발을 놓쳤다. 자신감을 잃은 눈치였다. “영점을 잡을 때와 느낌이 달랐어요. 네 발이나 빗나갔을 땐 당황했죠.” 노르딕스키 선수 출신인 유현대 MBC 해설위원은 “평상시 연습할 땐 빼어난 사격 솜씨를 보였는데 컨디션에 난조를 겪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사격을 마무리한 5㎞에서 8위로 밀려나 입상은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갔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사격에서도 각각 한 발씩 오발했지만 주행으로 순위를 계속 끌어올렸다. 결승선을 앞두고 직선 주로에서 보인 막판 스퍼트는 울컥할 정도로 진한 감동을 안겼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끝까지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격 실수에 대해선 “왜 이렇게 안 되는지 모르겠다. 반성하겠다. 남은 바이애슬론 한 경기(15㎞)에서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격만 놓고 보면 그는 실격 2명을 빼고 출전자 중 꼴찌였다. 스물 발 중 일곱 발을 놓쳤다. 오롯이 주행 능력으로 5위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각각 금·은메달리스트인 타라스 라드(우크라이나)와 다니엘 크노센(미국)은 단 한 발도 놓치지 않았다. 유 해설위원은 “(신의현에게) 페널티만 없었다면 메달권이었다”고 아쉬워했다. 모친 이회갑(68)씨는 “그래도 수고했다고, 괜찮다고 말하련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평창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버틸수록 ‘신’세계 열린다

    버틸수록 ‘신’세계 열린다

    대한민국에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동메달을 안긴 신의현(38)이 ‘멀티 메달’로 한국 동계패럴림픽에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벼른다.12일 하루를 경기에 대비해 쉬며 컨디션을 조절한 신의현은 13일 바이애슬론 12.5㎞, 14일 크로스컨트리스키 스프린트(1.1㎞), 16일 바이애슬론 15㎞, 17일 크로스컨트리스키 7.5㎞에서 추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체력만 뒷받침된다면 18일 대미를 장식할 크로스컨트리스키 오픈 계주(4×2.5㎞) 출전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바이애슬론에서 메달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일 패럴림픽 첫 출전과 금메달 후보라는 부담감 탓에 주종목인 7.5㎞에서 안타깝게도 ‘빈 손’으로 물러났다. 평정심을 잃고 사격에서 잇달아 실수했다. 다행히도 이튿날 첫 메달을 따며 마음의 짐을 덜어낸 만큼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 사격 실수만 없다면 메달 획득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미 2017~18시즌 증명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캔모어에서 열린 장애인노르딕스키 월드컵 바이애슬론에서 메달 3개를 챙겼다. 7.5㎞ 은메달, 12.5㎞와 15㎞ 동메달을 수확했다. 지난 1월 독일 오베리드 월드컵 바이애슬론 12.5㎞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크로스컨트리스키 7.5㎞에서도 메달을 겨냥한다. 그는 원래 크로스컨트리스키 중·장거리로 노르딕스키를 입문했다. 바이애슬론은 사격에 자신감을 갖은 뒤부터 주종목으로 꼽혔다. 문제는 체력이다. 출전하는 6개 종목에서 달리는 거리만 58.6㎞에 이른다.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강철 체력’을 뽐낸 이승훈(37.4㎞)보다 21.2㎞나 많다. 징검다리 휴식일(12, 15일)이 있지만, 이틀(10·11일, 13·14일, 16·17일) 연속 세 경기에 나서는 빠듯한 일정이다. 얼마나 빨리 피로를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는 남은 경기에 대해 “높은 자리를 (남에게) 내주고 싶지 않다”며 각오를 다졌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신의현 출전(예정)종목 13일 바이애슬론 12.5㎞ 14일 크로스컨트리스키 스프린트(1.1㎞) 16일 바이애슬론 15㎞ 17일 크로스컨트리스키 7.5㎞ 18일 크로스컨트리스키 오픈 계주(4×2.5㎞·검토)
  • [평창 블로그] 개최국도 외면한 중계…열정 불꽃 살리는 日

    [평창 블로그] 개최국도 외면한 중계…열정 불꽃 살리는 日

    국내 방송사들이 평창동계패럴림픽 경기를 제대로 중계하지 않아 많은 뒷말을 낳습니다. 개최국인데 말이죠. “(국민들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 올림픽 땐 똑같은 경기 중계로 전파를 낭비하더니 ‘돈 안 되는’ 대회라 외면한다”고 비판합니다. 오죽하면 대한장애인체육회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서 제작하는 생중계용 유튜브 패럴림픽스포츠TV(www.youtube.com/user/ParalympicSportTV) 사이트를 알리는 데 열을 올릴까요. 국내 신문사와 인터넷 포털도 차갑긴 비슷합니다. 동메달을 딴 신의현도 “좀더 관심을 쏟아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패럴림픽 관심이 떨어지는 건 외신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북적거렸던 메인프레스센터1(MPC1)의 워크룸(기자석)도 한산합니다. 포토룸(사진기자석)을 포함해 전체 500석 가운데 50석가량만 채우는 듯합니다. 경기가 많지 않던 12일엔 더 휑하게 느껴졌지 뭡니까.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MPC1 워크룸 대신 유료이자 사무실 임대 공간인 MPC3에 대거 ‘둥지’를 틀었습니다. 사무실을 내야 할 정도로 많은 기자를 파견했다는 얘기죠. 등록 외신기자 586명 중 일본 기자는 141명(24.1%)이나 됩니다. 도쿄신문·주니치신문을 비롯해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교도뉴스가 입주했습니다. 언론사로는 일본이 유일합니다. 평창올림픽 땐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 꽤 많은 언론사가 이곳에 입주했는데요. 패럴림픽 땐 다들 빠지고 일본만 남았습니다. 일본 언론이 패럴림픽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일본 언론은 되레 올림픽보다 패럴림픽 때 사무실을 더 많이 빌렸다. 차기 올림픽 개최지라는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은 패럴림픽에서 12일 오후 8시 현재 은 2개와 동 2개로 종합 13위를 달리고 있지만 일본 언론의 ‘패럴림픽 열정’은 1위를 줘도 괜찮겠습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