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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석 서울시의원, 토마스 헤더윅 총감독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 최종 점검

    이민석 서울시의원, 토마스 헤더윅 총감독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 최종 점검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이민석 부위원장(국민의힘, 마포1)은 지난 25일 개막을 하루 앞둔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현장을 찾아 최종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점검에는 이번 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은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함께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Radically More Human)’을 주제로 9월 26일부터 11월 18일까지 54일간 열린송현광장,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등 도심 곳곳에서 펼쳐진다. 이 부위원장은 토마스 헤더윅 총감독과 함께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실내 전시를 살핀 뒤, 주 무대인 열린송현광장으로 이동해 친환경 대형 조형물 ‘휴머나이즈 월(Humanise Wall)’과 ‘일상의 벽(Walls of Public Life)’ 등 주요 주제전 작품의 설치 상태와 관람객 동선을 꼼꼼히 확인했다. 사전점검을 마친 이 부위원장은 “이번 비엔날레는 건축이 사람과 도시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적 자산임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라며 “나아가 K-건축의 우수성을 세계에 각인시키고, 서울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추석 연휴와 맞물려 많은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문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비엔날레를 즐길 수 있도록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이번 비엔날레를 이끄는 토마스 헤더윅 총감독은 뉴욕의 ‘베슬(Vessel)’을 설계한 세계적 디자이너다. 2024년에는 ‘노들 글로벌 예술섬 국제지명설계공모’에 최종 당선되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공중정원 설계를 맡는 등 서울과의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어린이 안전히어로즈 성과보고회’ 격려 보내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어린이 안전히어로즈 성과보고회’ 격려 보내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위원장 강동길)는 지난 25일 서울시청 본관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어린이 안전히어로즈 성과보고회’에 참석해 지난 1년간의 활동을 격려하고, 어린이가 주도하는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피력했다. 이번 성과보고회에는 어린이 안전히어로즈와 학부모 200여 명을 비롯해 서울시 부시장, 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강동길 위원장 등 주요 내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서울시 어린이 안전히어로즈는 2024년 6월 발대식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462명이 위촉되어 활동 중이며, 학교 주변 안전위험 요소 발굴·신고, 재난 체험 및 안전문화 교육 참여, 줍깅(줍기+조깅) 봉사활동, 지역 안전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격려사를 맡은 강동길 위원장(성북3)은 “지난 1년간 어린이 안전히어로즈가 보여준 열정과 실천이 안전한 서울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안전히어로즈가 어린이의 눈으로 위험 요소를 찾아내고, 가족과 지역사회로 안전문화를 확산시키는 주인공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연명치료 거부한 전유성 ‘마지막 모습’…“산소호흡기 끼고도 농담”

    연명치료 거부한 전유성 ‘마지막 모습’…“산소호흡기 끼고도 농담”

    폐기흉 증세 악화로 25일 세상을 떠난 ‘개그계 대부’ 전유성은 개그맨 지망생, 무명 개그맨들을 발굴하고 사비를 털어가며 지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늘 후배들을 지지해주던 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연예계 동료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가수 양희은은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유성과의 ‘55년 인연’을 소개하며 “잘 가요, 유성이형”이라고 추모했다. 그는 “며칠 전 가서 뵐 때만 해도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회복되면 제일 먼저 (카페) 와 본다고 했잖아”라며 불과 몇 주 전까지 전유성과 나눈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개그맨 박준형 역시 이날 SNS에 “지난 6월 공식 석상에서 축사하시는데 어지럽다고 손잡아달라고 해서 말씀하시는 내내 부축해 드렸던 기억이 난다”라며 “손은 가늘고 야위었으나 말씀하시는 기백과 유머는 참 대단했다. 그게 불과 석 달 전인데, 오늘따라 참 삶이 짧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웃음은 길게 남기셨으리. 이제 선배님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개그맨 김대범도 전날 “저의 스승이신 개그계의 대부 전유성 선생님께서 하늘의 별이 되셨다. 불과 오늘 낮에 건강 회복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는데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은 안 됐다”며 “나이를 떠나 항상 젊은 감각의 신선한 개그를 하셔서 늘 감탄하며 배울 수 있었다”고 애도했다. 마지막까지 농담 건네…후배들에 “건강해라”전유성의 마지막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는 동료들도 있었다. 개그우먼 이경실은 “와줘서 고맙고, 난 너희들이 늘 자랑스럽다. 건강해라”라는 고인과의 마지막 대화를 공개했다. 이경실은 전날 SNS에 “수요일(24일) 녹화가 끝나고 ‘지금이 아니면 늦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전유성이 있는) 병원에 갔다”라며 “오빠(전유성)의 가족과 함께 후배 김신영이 물수건을 갈아가며 간호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 “오빠는 열이 나는지 환자복 바지를 걷어 올리고 물수건으로 열을 내리며 산소호흡기를 하고 계셨다”며 “‘우리 오빠 섹시하게 누워 계시네’라며 농담을 건네니 ‘너희들 보라고 이러고 있지’라며 받아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숨 쉬는 걸 힘들어하셔서 너무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개그우먼 조혜련은 “유성 오빠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기도 끝에 오빠가 ‘아멘’을 해서 감사했다. 내가 드린 가죽 십자가를 손에 꼭 쥐고, 오빠가 마지막까지 성경을 읽으시고, 찬송가를 들으셔서 감사했다”라면서 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그를 위해 기도했다고 밝혔다. 가수 남궁옥분은 “8월 28일 오빠(전유성) 딸 제비가 운영하는 카페에 마지막으로 뵙고 왔는데, 이리 빨리 가실 줄은 몰랐다”며 “어젯밤 9시 4분에 근력 운동 하시라는 메시지에 ‘응’이라는 답을 주신 뒤 하루 만인 오늘 떠나셨다”고 했다. 김학래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도 전날 “어제 병원에서 보고 온 것이 마지막이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유머에 애드리브를 하듯이 말도 바로바로 주고받았다. ‘먼저 가 있을 테니 가서 만나자’는 이야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한국 코미디 선구자…역사에 길이 남을 것”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에 따르면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하면서 전날 오후 9시 5분쯤 별세했다. 76세. 고인은 과거 폐렴을 앓았으며 코로나19 후유증으로도 고생해왔다. 최근에는 기흉으로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까지 받았으나 증상이 악화해 입원한 상태였다. 최근 야윈 모습이 SNS에 공개돼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고 지난달 부산코미디페스티벌(부코페) 부대행사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건강 악화로 직전에 불참했다. 부코페는 고인이 애정을 갖고 매회 참석했던 행사다. 부코페 조직위원회는 이날 “선생님은 언제나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한국 코미디의 선구자셨다”라며 “웃음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주셨던 선생님의 발자취는 한국 코미디 역사 속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고인은 생전에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측근들과 장례 절차에 대해서도 직접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이 생전 활발히 활동했던 KBS 일대에서 노제를 지낼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이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9월 27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9월 27일

    쥐 48년생 : 만사가 형통하다. 60년생 : 어려운 일도 쉽게 해결. 72년생 : 겸손하면 주변에서 칭찬이 떠나지 않는다. 84년생 : 때를 기다리면 행운 있다. 96년생 : 즐겁고 만족한 기쁨 누린다. 소 49년생 : 침착하게 행동함이 필요. 61년생 : 큰일을 성사해 내는 운세다. 73년생 : 마음먹은 일 성공한다. 85년생 : 바깥에서 활동하는 것이 유리하다. 97년생 : 모임에 나가면 인기 높다. 호랑이 50년생 :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려라. 62년생 : 심신이 편안하니 즐겁다. 74년생 : 친한 사람에게 도움 얻는다. 86년생 : 주변의 도움으로 소망 이룬다. 98년생 : 매사 대길하며 재물이 들어온다. 토끼 51년생 : 좋은 기회가 오니 잡아라. 63년생 : 애쓴 만큼 소득도 생기겠다. 75년생 : 분수를 지키면 좋은 일 있다. 87년생 :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진다. 99년생 : 걱정이 해결된다. 용 52년생 : 임기응변으로 상황이 극복된다. 64년생 : 경사스러운 일 생기겠다. 76년생 : 이득 있는 하루가 되겠다. 88년생 : 일이 순조롭게 풀려 나간다. 00년생 : 건강만 잘 지키면 큰 이득. 뱀 53년생 : 용기 내어 일을 시작하라. 65년생 : 노력만큼 성과 있다. 77년생 : 계획에 밝은 미래 보인다. 89년생 : 가는 곳마다 길운이 따른다. 01년생 : 바쁜 만큼 소득 있다. 말 54년생 : 어려움 없이 순조롭다. 66년생 : 하나의 행운도 놓치지 마라. 78년생 :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90년생 : 새로운 사람만 조심하면 행운수. 02년생 : 성공의 길로 들어선다. 양 43년생 : 집안이 화목하니 부러울 것 없구나. 55년생 : 근심거리가 해결된다. 67년생 :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79년생 : 모든 일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91년생 : 바쁜 만큼 실속도 있구나. 원숭이 44년생 : 문제가 해결된다. 56년생 : 차츰 운이 상승세를 타는구나. 68년생 : 새로움을 꿈꾸어야 길하다. 80년생 : 재물이 넘쳐나는 기쁨이 있다. 92년생 : 희망의 미래가 보인다. 닭 45년생 : 새로운 것 천천히 시작하라. 57년생 : 크게 발전하는 운세다 69년생 : 꾀하는 일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 81년생 : 기쁜 일이 생길 것이다. 93년생 : 좋은 일이 시작된다. 개 46년생 :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라. 58년생 : 고비가 해결된다. 70년생 :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마라. 82년생 : 타인의 도움을 받아 일 해결된다. 94년생 : 뜻밖의 공명을 얻겠구나. 돼지 47년생 : 재물이 생기니 주변을 돕는데 사용하라. 59년생 : 마음이 평안한 하루. 71년생 : 운기가 상승하여 일이 잘 풀린다. 83년생 : 생각보다 일이 잘 진행된다. 95년생 : 주변에서 인기가 올라간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9월 26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9월 26일

    쥐 48년생 : 작은 것이 쌓여 큰 것 이룬다. 60년생 : 의사표현을 확실히 하라. 72년생 : 바깥에서 활동하면 운수대통. 84년생 : 즐겁고 만족한 기쁨 누린다. 96년생 : 성공을 향해 힘껏 달려라. 소 49년생 : 즐거운 일이 생긴다. 61년생 : 모든 일이 뜻대로 된다. 73년생 : 신경이 쓰일 일이 생긴다. 85년생 : 열심히 일을 추진하면 결과 있다. 97년생 : 용기를 가지고 헤쳐 나가라. 호랑이 50년생 : 하던 일 계속하는 것 좋다. 62년생 : 새로운 만남이 생기겠다. 74년생 : 문서에서 이득을 본다. 86년생 : 뜻대로 일이 풀린다. 98년생 : 건강과 재운이 왕성하구나. 토끼 51년생 : 어려운 이웃 돌보면 대길하다. 63년생 : 막혔던 일이 풀린다. 75년생 : 주변의 도움으로 일이 해결. 87년생 : 일에 행운이 가득하다. 99년생 : 용기를 갖고 모든 일에 매진하라. 용 52년생 : 성공운이 있다. 64년생 : 성공의 열쇠를 쥐게 된다. 76년생 : 작은 희생이 따르지만 복이 넘친다. 88년생 : 분주하고 힘이 드나 좋아진다. 00년생 : 충돌이 있지만 해결된다. 뱀 53년생 : 수입이 생기는 넉넉한 하루. 65년생 : 자신감만 있으면 반드시 성공. 77년생 : 정도를 걸어야 길한 운세이다. 89년생 : 새로운 길 열리니 고민이 끝난다. 01년생 : 인내하면 좋아진다. 말 54년생 : 오해 풀리고 기쁜 소식 있다. 66년생 : 어려움 없이 순조롭다. 78년생 : 계획한대로 추진하라. 90년생 : 대인관계에 힘써라. 02년생 : 서서히 빛을 발하는구나. 양 43년생 : 베풀면 복이 들어온다. 55년생 : 쉽게 풀리니 걱정 마라. 67년생 : 순리대로 행하면 행운 넘친다. 79년생 : 작은 이득이 있겠다. 91년생 : 희망의 빛이 보인다. 원숭이 44년생 : 친지와 즐거움 나눈다. 56년생 : 새로운 일을 도모해도 좋다. 68년생 : 하는 일 마다 이룬다. 80년생 : 성공을 향해 힘껏 달려라. 92년생 : 애쓴 만큼 소득도 생기겠다. 닭 45년생 : 분실사고를 주의하라. 57년생 : 확실하게 계획을 세워라. 69년생 : 일이 잘 처리되겠다. 81년생 : 관록운이 따르니 주변에서 인정. 93년생 : 신수가 유리한 날이다. 개 46년생 : 복이 충만하고 신수 좋다. 58년생 : 만사가 잘 진행되겠다. 70년생 : 부지런히 움직이면 큰 성과 있다. 82년생 : 추진하는 일 성공하겠다. 94년생 : 친구로부터 기쁜 소식 듣는다. 돼지 47년생 : 작은 이득이 생긴다. 59년생 : 주머니 사정이 두둑해진다. 71년생 : 허황된 일에 시간 보내지 마라. 83년생 : 기쁜 소식을 듣겠다. 95년생 : 기다리던 일에 기회가 찾아온다.
  • [사설] 與 무한 독주, 野 필리버스터 맞불… 민생은 없다

    [사설] 與 무한 독주, 野 필리버스터 맞불… 민생은 없다

    정치판에서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 자리가 언어폭력과 강행 처리로 채워진 것은 오래전이다. 이제는 상대의 존재 자체를 아예 원천 부인하는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여야는 어제도 각자 제 갈 길만 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반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등 4개 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일방 시도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으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맞받았다. 정치 부재의 일차적 책임은 국정운영에 무한책임이 있는 여당에 물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거대 의석을 무기로 독주하고 있는 민주당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구성에 합의한 ‘대선 공통공약 추진을 위한 민생경제협의체’를 하루 만에 뒤집은 것도 여당 대표였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상정 직전 금융위원회 정책·감독 기능 분리를 철회하기는 했다. 국힘 요구를 일부 반영한 모양새였지만 막판 타협은 불발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인 국힘의 필리버스터도 국민 시선을 조금도 의식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국힘은 여야가 기존에 합의한 결의안과 비쟁점 법안에는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고 처리에 협조하기로 했다.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를 저지할 능력이 없는 야당의 몸부림이라고 백번 접어 주더라도 ‘무한 필리버스터’는 민생 방치일 뿐이다. 문제는 여야의 대립이 정부조직법 등 개정안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 민주당이 강행하려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장 청문회는 더 큰 반발을 부르고 있다. 이른바 ‘내란전담재판부’를 위한 법 개정 등 여야가 부딪칠 사안은 차고도 넘친다. 국힘은 국힘대로 지난주 대구에 이어 오는 28일에는 서울에서 장외집회를 벼르고 있다. 여야가 민생은 아예 안중에 없고 강경 지지층을 위한 정치에 매달리겠다고 작심한 행태다. 양극단 사이 온건한 다수 국민을 낙동강 오리알 취급하면 결국 어느 쪽이든 선거로 심판받을 수밖에 없다.
  • [길섶에서] 운전자용 유적 안내판

    [길섶에서] 운전자용 유적 안내판

    쉬는 날이면 종종 파주 집에서 목적지 없이 차를 몰고 나선다. 양주로 가는 새 길은 통행량이 적어 느긋하게 달려도 다른 차량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내 기억으로는 새 길이지만 찾아보니 2018년 개통이란다. 햇수로 8년이 지났다. 길은 양주 상수리에서 덕정과 적성을 남북으로 잇는 도로와 만난다. 갈래길 편의점에서 뜨거운 커피를 한 잔 산 다음 기분 내키는 대로 어느 날은 연천 호로고루, 다른 날은 당포성으로 달려 가볍게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파주와 양주를 잇는 길 중간에는 개통 당시부터 눈길을 끌던 또 다른 문화유산이 있다. 법원읍 대능리 신석기 유적공원이다. 유적을 새 도로가 관통하게 되자 상부에 구조물을 만들어 조성한 신개념 공원이다. 시간이 흐르며 움집이 비바람에 삭아 볼품이 없었는데, 엊그제 보니 새로 단장한 모습이다. 문제는 대부분 운전자들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스쳐 지나가고 있으니 안타깝다는 것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볼 수 있도록 신석기 유적 안내판을 크게 붙이면 어떨까 싶다. 파주시와 법원읍의 이미지도 조금 더 좋아질 것 같다. 서동철 논설위원
  • [서울광장] 막 오른 2인자 경쟁

    [서울광장] 막 오른 2인자 경쟁

    이재명 정부에는 아직 2인자가 없다. 집권 초기라 2인자의 빠른 부상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권력은 부모 자식 간에도 나눌 수 없고,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 권력자에게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서 무거운 짐을 함께 짊어지고 갈 동지 같은 존재는 필요한 법이다. 처음에는 김민석 총리가 2인자로 여겨졌다. 2022년 대선부터 이 대통령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김 총리는 불과 3년 만에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 됐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15일이 지난 지금,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단연 2인자로 꼽힌다. 어찌 보면 2인자에 머무는 게 아니라 강성 지지층을 업고 아예 정국을 쥐어 흔들고 있다. 보통 집권 초 여당 대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스포트라이트는 오롯이 대통령이 받아야 한다. 굵직한 현안도 대통령실에서 결정하면 당은 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한다. 그래서 “당이 청와대의 출장소냐”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정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다르다. 각종 현안에 대해 당이 일단 밀어붙이면 대통령실이 뒤늦게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반박한다. 역대 정권 초반기에 형성된 ‘대통령실과 여당 관계’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 대통령실이 정 대표에게 밀리고 있는 것이다. 정 대표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하며 53%를 기록했다(리얼미터 22일 여론조사). 민주당이 국회에서 사법 개혁 관련 법안을 강행 처리할수록 삼권분립 침해라는 시각도 늘어나는 패턴이다. 민주당 대표 시절 1인 체제를 공고히 했던 이 대통령이 정 대표의 독주를 관망만 하고 있을까. 2인자가 공신으로 만족하지 않고 잠재적 위협 세력이 됐을 때 권력 내부의 갈등은 구체화된다. 권력의 시험대는 적이 아니라 동지와의 관계에서 드러난다. 여권 권력 투쟁이 벌써부터 시작됐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 이유다. 2인자의 격돌 무대는 내년 6·3 지방선거다. 지방선거까지 아직 8개월 넘게 남았지만 예비 후보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취임 일성으로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제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히고 곧바로 지방선거기획단을 꾸렸다.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2022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해 17개 광역단체장 중 12개를 국민의힘에 내준 상태다. 정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못 내면 바로 2인자 자리에서 탈락할 수 있다.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항마가 여의치 않을 경우 당내에서는 김 총리를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장 출마 검토 TF를 꾸렸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정작 김 총리는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묻는 질문에 “그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총리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정 대표가 직접 나서는 그림까지 벌써 나온다. 결국 선거 후보 등록 직전까지 오 시장과의 대결에서 누가 더 경쟁력 있을지 여론조사 결과가 두 사람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복심’인 박찬대 원내대표도 지방선거 정국과 맞물려 언제든 권토중래를 꾀할 수 있다. 정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분루를 마셨던 당대표 선거에 다시 도전할 길이 열린다. 경기지사 출마를 노리는 추미애 의원과 현직 김동연 지사도 2인자 후보군에 든다. 추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대야 공세에 앞장서는 것도 경선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강경 지지층의 표심을 노린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충남 아산을이 지역구였던 강훈식 비서실장은 충남지사, 고향이 강원 철원군인 우상호 정무수석도 강원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 유력한 2인자 후보군에 진입한다. 모든 정치인에게 정치하는 맛은 정상을 꿈꾸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평의원에서 핵심 당직자나 국회 상임위원장으로 지위가 상승하고, 지방선거에 출마해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자치 정부를 운영할 수도 있다. 장관이나 총리로 발탁되면서 3인자가 되거나 2인자로 부상한다. 정상을 향한 8부 능선에 누가 오를지 2인자 경쟁의 출발 총성이 이미 울렸다. 이종락 상임고문
  • “망우역사문화공원, 중랑의 자랑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 중랑의 자랑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이 문자 그대로 역사와 문화를 살리는 공원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서울 중랑구는 지난 23일 망우역사문화공원 내 새 야외무대 ‘망우문화마당’ 준공을 기념해 가을 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공원을 찾은 구민들에게 “‘나의 자랑, 우리 중랑’의 근원이 바로 이곳 망우역사문화공원이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마련한 300여석의 야외 공연장을 앞으로도 자주 찾아, 문화생활을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마당에는 앞으로도 주말마다 문화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전공연이 시작되는 오후 3시 30분부터 현장에는 등산복 차림의 중장년층부터 아이와 함께한 신혼부부까지 300명 이상의 구민이 모였다. 이들은 2시간여의 음악회 동안 두 팔을 들어 흔들고, 손뼉을 치며, 가수의 요청에 노래를 함께 부르는 등 가을 축제를 만끽했다. 무대의 시작은 싱어송라이터 ‘빈채’, 뮤지컬 갈라팀 ‘뮤럽’이 알렸다. 이후 본 공연은 ‘중랑1호 우리동네키움센터’의 아이들이 ‘오블라디오블라다’ 플루트 연주로 막을 올렸다. 연주와 노래가 함께한 ‘참좋겠다’가 불린 뒤에는 ‘내가 바라는 세상’ 합창이 울려 퍼졌다. 이후에는 ‘강창련 앙상블’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등 7개의 곡을 펼쳤다. 역사적 가치와 자연환경을 간직한 공원에는 독립운동가 유관순, 한용운, 방정환을 비롯해 화가 이중섭, 시인 박인환 등 근현대 인물 100명 이상이 잠들어 있다. 구는 이 공간이 앞으로 묘역과 산책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지역 대표 문화 거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류 구청장은 “공원의 차도와 보도를 분리해 이곳을 찾는 구민들이 보다 편히 산책로를 즐길 수 있게 하면서도, 역사 속 인물이 있다는 상징성을 살릴 것”이라며 “앞으로도 근현대사가 살아 있는 박물관이자, 자랑스러운 문화 자원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의 마지막 대화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의 마지막 대화

    “내 그림은 아직 갈 길이 먼데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저물라면 저물라지 뭐. 인공조명으로 밝힐 테니까. 관뚜껑 못질하기 전까지 나는 최선을 다할 겁니다.”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1931~2023) 화백이 2010년 팔순 축하연에서 한 말이다. “변하지 않으면 추락한다. 그러나 변하면 또한 추락한다”는 말을 좌우명처럼 즐겨 했던 작가는 마지막까지 예술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박 화백의 삶과 예술 세계를 담은 책 두 권이 26일 출간된다. 박 화백이 건네는 마지막 대화인 셈이다. 한 권은 작가가 직접 기록한 자서전 ‘박서보의 말’이며 다른 한 권은 그의 예술적 여정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한 그래픽노블 ‘박서보’이다.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둔 두 책은 이탈리아 출판사 스키라와의 협업으로 진행됐으며 국문과 영문으로 출간된다. 자서전에는 화백의 원고를 바탕으로 1980년대 초반까지의 예술적 삶과 예술인으로서의 성장 과정을 담았다. 아들인 박승호 박서보재단 이사장이 집필 자료를 편집했다. 그래픽노블은 조진호 작가가 집필했다. 화백의 어린 시절부터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를 극적인 시각 언어로 풀어냈다. 박 이사장은 “해석이 어려울 때마다 아버지를 다시 생각하고 아버지의 관점으로 상상해 보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며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더 커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서보재단은 2019년 설립 이후 화백의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전작 도록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서울 서대문구 재단 옆에 ‘박서보미술관’을 개관하고 앞서 미뤄졌던 ‘박서보미술관 제주’도 착공할 예정이다.
  • “작가는 죽지 않고 사라질 뿐… 계속 쓸 것”

    “작가는 죽지 않고 사라질 뿐… 계속 쓸 것”

    2023년 출간 장편 ‘제주도우다’제주 4·3 사건 비극·아픔 형상화 “작가의 길은 정년이 없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 써야 하겠습니다. 작가는 죽지 않고 서서히 사라질 뿐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제주 4·3 사건의 비극과 아픔을 문학으로 형상화한 소설가 현기영(84)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9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기영은 2023년 출간한 장편소설 ‘제주도우다’로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을 받았다. 이 상은 분단의 현실과 실향민의 애환을 문학으로 승화한 소설가 이호철(1932~2016)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서울 은평구가 2017년 제정했다. 이날 본상과 함께 젊은 작가에게 주어지는 특별상에는 소설가 김기창(47)이 호명됐다. 본상 선정위원장을 맡은 권성우 문학평론가는 “현기영의 문학은 초유의 역사적 비극이 장기간의 세월 동안 한 작가의 문학적 열정, 팽팽한 미적 긴장, 극진한 예술혼에 의해 얼마나 우뚝한 문학적 성채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고 평했다. 현기영은 일곱 살이던 1948년 제주에서 4·3을 직접 겪었다. 이런 경험에서 집필한 ‘순이 삼촌’은 한국 현대문학사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현기영은 “제주 4·3 항쟁의 이야기를 꺼내기만 하면 ‘빨갱이’라고 보는 시각이 팽배한 가운데서 그 정당성을 말하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4·3 문학’은 잘 팔리지 않는데, 그것은 끔찍한 참혹상이 독자를 질리게 하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도 “과거 속에 진짜 인간들이 있고, 진짜 이야기가 있으며 그것이 강한 설득력을 가지려면 정교한 미학적 전략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영웅 콤플렉스’에 갇힌 비윤리적 리더… 머스크의 민낯

    ‘영웅 콤플렉스’에 갇힌 비윤리적 리더… 머스크의 민낯

    올 초까지만 해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이름 뒤에는 ‘효과’라는 단어가 붙었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 제왕으로서 테슬라로 전기자동차의 흐름을 선도하고 스페이스X로 우주 탐사의 길을 확장했다. 소셜미디어(SNS) 기업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실천하는 작업’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점차 그는 ‘리스크’로 인식됐다. 테슬라의 주가는 그의 말 한마디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시장 불안을 가중하고, 스페이스X는 우주 생태계를 위협한다. 트위터 인수도 합의와 철회를 반복하며 소송전까지 벌였다. 이제는 엑스(X)로 불리는 트위터는 인수 직후 직원 7500여명 중 2000명을 해고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테크 전문기자인 저자는 오랜 기간 머스크를 지켜보며 그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파헤쳤다. 머스크가 내뱉는 무책임한 발언이나 오락가락한 행보를 저자는 ‘영웅 콤플렉스’로 설명한다. “머스크가 탐내는 유일한 것은 대중의 갈채”라면서 2018년 태국 산악지대 동굴에 갇혔던 어린이 축구팀 관련 일화를 소개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구조 작업은 매우 위험해 사망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누군가 트위터에 잠수함 아이디어를 제시하자 머스크는 스페이스X에 ‘어린이용 소형 잠수함’ 제작을 지시했다. 스페이스X 로켓 부품으로 만든 잠수함은 실제로 태국 사고 현장까지 갔지만 아이들이 갇힌 통로에 이르는 길은 매우 좁고 구부러져 있어 잠수함은 무용지물이었다.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있지만 현실 감각은 없는 머스크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일화다. 머스크가 사업 천재라는 데는 반박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정작 전문가 말은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공연하게 실수를 저질러도 기가 죽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권력을 쥐고 X라는 확성기를 통해 자신을 비난한 상대를 공격한다. 기업 비전을 믿고 일했던 많은 이들의 경력을 단절시키고 한순간에 삶을 뒤집어 놓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책은 테슬라의 비상장 전환이나 운전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오토파일럿 제작의 이면, 트위터 투자와 인수 과정에서 보인 행보 등 머스크가 벌인 대표적인 기행의 인과관계를 풀었다. 이를 통해 기술과 재력, 권력을 가진 리더가 불확실성과 비윤리적인 태도를 가질 때 얼마나 위험한 존재가 되는지를 드러낸다.
  • 가을 양구엔 시간을 넉넉히 챙겨오시게… ‘빨래터’ ‘아이 업은 소녀’만이 아닐 테니[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가을 양구엔 시간을 넉넉히 챙겨오시게… ‘빨래터’ ‘아이 업은 소녀’만이 아닐 테니[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한 계절이 지나갑니다. 어젯밤에는 이불을 가슴께까지 끌어올리고 잤습니다. 여름과 가을 사이 고갯마루는 이편과 저편이 달라서, 스산한 바람은 허전한 마음 한구석을 파고듭니다. 그런 날에는 좋은 어른들을 만나러 갑니다. 오늘은 강원 양구 박수근미술관에서 ‘과일 파는 세 여인’을 한참 보았지요. 감동은 기교보다 시선에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박수근은 그런 작가이자 어른이었습니다. 한생을 묵묵히 버텨 낸 ‘나목’은 그 존재만으로 위안이 됩니다. #열렬한 우리들의 연애편지 다행히 볕 좋은 날입니다. 양구는 이름처럼 맑고 따뜻합니다. 사실 그 지명은 금강산 가는 길에 버드나무가 많아서 붙었다는 걸 알고 계실까요? 그래서 버드나무를 뜻하는 ‘양’(楊) 자를 쓰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화강암을 촘촘히 쌓은 박수근기념전시관의 외벽은 이른 가을 햇살에 반짝입니다. 그 거친 암석의 질감(마티에르)은 종종 박수근 작품의 특징을 대변합니다. 그리고 화강암은 이 땅의 가장 흔한 돌 재료이기도 하지요. 전시관은 산기슭 경사의 끝자락을 물고는 나선으로 벽을 그리며 입구를 향합니다. 그 뒷산 위에는 ‘화백 박수근, 전도사 김복순의 묘’가 있을 겁니다. 묘소에는 수건을 머리에 쓰고 쪼그려 앉은 여성과 뒤편에 아이를 업은 여성을 음각한 ‘서민화가 박수근 기념비’도 있고요. 그 그림을 어디에서 보았던가 떠올립니다. 박수근의 그림에는 늘 우둘투둘한 우리의 삶이 겹겹으로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낯설지 않고 남의 이야기 같지 않으며 기시감이 일지요. 전시관에 들어서기 전 ‘빨래터’ 그림 안내판 앞에 섭니다. 작품 설명을 대신한 박수근 작가의 편지를 읽습니다. 그가 결혼 전 아내에게 쓴 편지입니다. 가진 건 붓과 팔레트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 주겠노라 자신합니다. 박수근 작가의 부모님은 김복순 여사를 며느리로 점찍고 있었다지요. 박수근 작가는 어머니의 점심을 핑계로 빨래터에 가서 김복순 여사를 보고 결혼을 결심했고요. 약혼 전 편지에는 또 이렇게 쓰기도 했습니다. “나는 나 혼자 당신을 모델로 그림을 그려 보기도 합니다. 나는 이 숨김없는 고백을 들으시고 당신도 당신의 심정을 솔직히 적어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결혼 후 박수근이 평양에 취직하며 신혼 시절 얼마간을 떨어져 지냅니다. 하지만 평양 가는 기차 안에서 보내는 첫 엽서를 시작으로 ‘매일이다시피 편지’가 오갑니다. 김복순 여사는 그 시기를 ‘편지 두 통이 교체하는 열렬한 우리들의 연애’라고 표현하지요. 전시관으로 곧장 들어서지 못하고 자작나무 숲 옆 개울가를 서성이는 건 방금 읽은 러브레터 때문이겠습니다. 화강암의 표면처럼 거칠고 투박한 작가의 고백이 ‘빨래터’ 그림과 겹칩니다. 그림 속 두드러지는 분홍 저고리의 여인이 스물여섯 살의 박수근을 사로잡은 이일까요? 졸졸대며 흐르는 물소리는 몽글몽글하여 따스합니다. #과일 몇 알도 나눠 사던 선량함 올해는 박수근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박수근기념전시관에는 박수근 작고 60주기 소장품 특별전 ‘봄이 오다: 정림리에서 전농동까지’가 열리고 있습니다. 정림리는 박수근이 태어난 동네입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이 바로 그 터 위에 지어졌네요. 그리고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세상을 떠났지요. “친애하는 박수근님께” 첫 번째 전시물은 박수근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아내의 답장은 아닙니다. 마거릿 밀러가 1950~1960년대에 보낸 편지 세 통이 차례로 걸려 있습니다. 밀러는 박수근의 작품을 해외에 소개하고 그의 작업을 응원한 후원자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1958년의 편지는 박수근에게 큰 힘이 되었겠습니다. “절대 낙심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언젠가 크게 이름을 떨칠 인물이라는 걸 우리는 직감하고 있습니다.” 박수근의 미래를 확신한 이는 또 있습니다. 소설가 박완서의 첫 장편은 미군 부대에서 같이 일했던 박수근에게서 영감을 얻어 쓴 ‘나목’입니다. 전시장에는 ‘월간미술’에서 발췌한 박완서 작가의 글이 있습니다. 작가는 화집을 옆구리에 끼고 출근한 박수근을 보고는 “꼴값하고 있네”라고 비웃었다지요. 하지만 곧 꼴만으로 판단한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선량함이 비로소 의연함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고백합니다. 그 글과 편지를 읽고 나면 익숙했던 박수근의 작품이 달리 보이기 시작합니다. ‘절구질하는 촌부의 그림’도, ‘아이 업은 소녀’의 소묘도, ‘한가한 날’과 ‘굴비’도, 박수근이 그린 건 우리 곁에 있는 삶이었습니다. 전시관을 나오기 전에는 ‘과일 파는 세 여인’을 한 번 더 마주합니다. 이 그림에는 일화가 있습니다. 박수근 작가가 가장 행복했다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살던 시절입니다. 비 오는 날이었고 김복순 여사는 우산을 들고 마중을 나갔다지요. 돌아오는 길에는 과일 행상하는 아주머니들이 있었고요. 박수근은 한 아주머니에게서 과일 몇 알, 또 그 곁의 아주머니들에게서 몇 알을 일부러 나눠 사더랍니다. 한 아주머니에게만 사면 다른 아주머니들이 섭섭해할까 봐요. 바깥으로 나오니 잔디밭 위에 서 있는 삼층 석탑 하나가 보입니다. 그 거친 단면은 박수근 작품의 원전이 되었겠습니다. 층층이 쌓은 탑의 옥개석에는 비바람의 얼룩이 낡고 오래된 세월처럼 번집니다. #화가를 닮은 건축가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 작가와 김복순 여사의 묘소 아래 넓게 자리한 ‘박수근 마을’에 가깝습니다. 여러 동의 건물이 있고 그 사이로는 나무가 무리 짓고 개울이 흐르고 느린 걸음들이 지나지요. 그 길에서는 미술관을 짓고 나무를 심고 길을 닦은 이의 숨결을 같이 느껴 보았으면 합니다. 그가 느꼈을 박수근의 마음을 곁에 두고 말이지요. 작가의 진품 한 점 없이 개관한 미술관을 떠받친 건 이종호 건축가의 성심입니다. ‘과일 파는 세 여인’의 곁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이 그에게도 있었겠지요. 박수근기념전시관을, 박수근파빌리온을 또 현대미술관을 그리 정성 기울여 지었겠지요. 그 시간이 10년이었습니다. 박수근파빌리온은 박수근기념전시관에서 오솔길로 이어집니다. 곁으로는 전시관 앞 빨래터에서 흘러온 개울물이 나란합니다. 박수근의 묘소를 향하는 샛길 앞에 이르자 건너편으로 3개 동의 건물이 줄지어 있네요. 금속그물망(Expanded Metal)이 본체를 감싸안은 건물은 또 한 번 박수근 작품의 질감을 떠올리게 하지요. 3개의 동은 내부 통로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또 하나의 보물 같은 집, 아틀리에 홀이 있습니다. 조덕현 작가가 박수근의 창신동 옛집을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박수근 가족의 행복한 한철은 보는 이의 가슴을 훈훈하게 합니다. 예술이란 결국 삶 안에 존재하는 것인가 봅니다. 박수근파빌리온을 나와서는 습지의 파고라 쉼터에 머뭅니다. 웃자란 풀들이 하늘대고 박수근파빌리온이 보이고 이웃한 박수근라키비움이 보입니다. 박수근라키비움은 박수근의 작품을 프로젝트 매핑과 미디어아트로 전시합니다. 그의 작품 안에서 시간이 바뀌고 계절이 변하는 걸 느껴 볼 수 있겠지요. 또 그 너머에는 현대미술관과 어린이미술관이 차례차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박수근미술관을 찾을 계획이 있다면 시간을 넉넉하게 챙겨 오셨으면 합니다. 저는 9월의 따스한 햇살을 꼭 부여잡고 크게 심호흡하듯 느리게 쉬어 가며, 양구의 소슬바람을 가만히 기다려 맞습니다. #‘나목’을 닮은 박수근나무 곁에서 박완서 작가의 소설 제목 ‘나목’은 잎이 지고 가지만 남은 앙상한 나무를 말하지요. 6·25 전쟁 이후 풍경이자 박수근 작가의 비유겠습니다. 박수근의 작품에도 그런 나목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나무를 찾아갑니다. 양구교육지원청 주차장 앞에는 일립그린아파트 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언덕 위에는 커다란 느릅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요. 약 300년 수령의 나무는 둘레가 2.1m, 높이가 16m에 달하지요. 박수근 작가가 양구공립보통학교에 다니던 시절 즐겨 찾아 그림을 그리던 ‘박수근 나무’입니다. 양구공립보통학교가 언덕 아래 양구우체국 부근에 있던 시절입니다. 박수근미술관을 가기 전에 먼저 들러도 좋겠습니다. 그럼 ‘나무와 두 여인’, ‘나무 아래’ 등이 새롭게 보이겠지요. 어쩌면 ‘박수근 나무’는 그가 그린 모든 나목의 깊은 뿌리일 수 있겠습니다. 가을이 조금 더 깊어지면 느릅나무 단풍이 붉게 물들겠지요. 양구읍내는 이곳이 박수근의 고향이라는 걸 말해 주는 장면이 많습니다. 상리 군인아파트는 동쪽 벽 전체가 아기를 업은 단발머리 소녀 그림 ‘길가에서’입니다. 보배아파트는 4개 동의 벽에 ‘나무밑’, ‘골목안’ 등이 10여m 높이로 그려졌고요. 전주식당에서 두부찌개로 늦은 점심을 먹고는 보물찾기하듯 읍내를 어슬렁댔습니다. 박수근이 그린 동네 할머니와 할아버지, 소녀와 아이 그림이 말을 걸어 주었고 저는 또 한 번 양구의 온기를 쬐었습니다.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의심하게 될 때, 우리는 그의 그림을 오래도록 바라보아도 좋겠습니다. #가슴 따뜻한 어른들의 ‘민들레 영토’ 양구는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많은 고장인가 봅니다. 읍내에서 한반도섬 가는 길에는 양구인문학박물관이 있습니다. 박물관은 두 동의 건물로 이뤄져 있는데요. 1관은 이해인 수녀의 해인글방이고, 2관은 김형석·안병욱 철학자의 집입니다. 이해인 수녀의 고향이 양구입니다. 그녀의 ‘민들레 영토’인 셈이지요. 해인글방에는 시인이기도 한 이해인 수녀의 육필 원고와 소장품을 전시합니다. 그녀는 편지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보물”이라고 말합니다. 또 편지는 “말로 할 수 없는 내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전하지요. 그러고 나니 전시 편지가 다시 읽히네요. ‘큰언니가 멀리 기숙사에 가서 동생한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해서, 방명록을 대신한 포스트잇 벽에 짧은 답장을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김형석, 안병욱 두 철학자는 친한 친구입니다. 양구와의 인연은 두 사람이 2012년에 소장 자료를 기증하며 시작됐습니다. 2013년에는 안병욱 철학자가 세상을 떠났고 인문학박물관에 부인과 함께 묻혔지요. 김형석 철학자는 올해 4월부터 매달 한 차례 인문학 강연을 진행하고 있고요. 10월 18일, 11월 8일 토요일에 각각 열리지요. 저는 1층 안병욱 전시실과 2층 김형석 전시실을 돌아보며, 그들이 수정한 원고들을 유독 눈여겨보았습니다. 몇 차례나 줄을 긋고 고쳐 쓴 글은 철학이란 완성보다 개선되어 가는 여정이라 말하는 듯했습니다. 저는 그 취소선들을 보기 위해 인문학박물관을 찾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박물관을 떠나기 전에는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박물관 앞으로 지나는 파로호가 잔잔하게 배웅합니다. 여름이 물러갑니다. 글·사진 여행작가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오전 10시~오후 6시, 1시간 전 입장 마감, 월요일, 설날과 추석 오전 휴관.
  • 로리처럼 그랜드슬램!…“골프요? 정~말 몰라요”[스포츠 라운지]

    로리처럼 그랜드슬램!…“골프요? 정~말 몰라요”[스포츠 라운지]

    꼬박 이틀을 제대로 잠도 못 잔 채 한국으로 날아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나선 세계 3위 이민지(29·호주)는 그토록 원했던 메인 후원사 주최 대회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그것도 2년 전 3차 연장 끝에 트로피를 내줬던 이다연에게 이번엔 2차 연장 패배의 쓴맛을 봤다. 진한 아쉬움을 남긴 이민지에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틈틈이 이뤄졌다. ●커리어그랜드슬램까지 ‘한 걸음’ 한국에 오는 길은 험난했다. 지난 14일 LPGA 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을 마무리하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3시간을 날아 저녁 늦게 텍사스주 댈러스의 자택에 도착했다. 자는 둥 마는 둥 이튿날 비행기를 탄 그녀는 15시간의 비행 끝에 16일 오전 한국에 착륙했다. 강행군을 한 건 11년째 변함없이 지원해주는 후원사를 위해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이민지는 아마추어 세계 1위였던 2014년 12월 하나금융그룹 후원을 계기로 LPGA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민지는 “진짜 핑계는 아니고 좀 덜 피곤한 상태에서 이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평소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을 즐긴다는 그에게 비행기 안에서 본 것이 있느냐고 묻자 “최근 한 달간 너무 바빠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며 “이번엔 인생에 대한 에세이를 읽었는데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며 웃었다. 어려서 수영 선수로 활동하다 10살 때 골프로 전향한 이민지는 2021년 7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고, 2022년 6월 US여자오픈, 올해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커리어그랜드슬램까지 한 걸음을 남겼다. 그는 롤모델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올해 대기록을 이룬 것처럼 자신도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올해는 메이저 대회가 다 끝나 내년에 집중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진 이민지는 큰 대회라고 압박감을 더 느끼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투어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까 그런 느낌이 익숙하다”면서 “메이저이든 아니든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내 감정, 스윙에만 집중한다. 다른 선수 플레이도 배제하고 그냥 나한테만 신경 쓴다”고 강조했다. 이민지는 “골프는 항상 잘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라 예측불가능하다”며 “조금씩 뭔가 변한다. 그래서 골프를 그냥 긍정적으로 바라보려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골프 못 쳤다고 내 일상까지 망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경험이고 결국에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PGA 한국 선수들 너무 압박감” 올해 LPGA 투어는 아직 다승자가 나오지 않는 등 군웅할거 양상이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3월 블루베이 LPGA에서 우승한 다케다 리오부터 8월 포틀랜드 클래식 정상을 밟은 이와이 아키에까지 5승을 거두며 두드러진 활약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민지는 “일본 선수들은 모두 또박또박 잘 치는 것 같다”며 “트러블샷이 거의 없다. 그런 것이 강점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대상 등 4관왕에 오른 윤이나가 미국에서 고전하는 것을 놓고는 “그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한국 선수 대부분 굉장한 압박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LPGA가) 그냥 살짝 다른 무대이지 않나? 스스로에게 너무 압박감을 주지 말고 6개월 정도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니까 연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투어 갈때마다 꼭! 맛집 방문 평소 골프 외에 무엇을 즐기냐는 질문에 이민지는 “투어에 나가면 그곳에 일주일을 머무는데 한 번은 꼭 맛집을 간다든지, 하이킹하던지 좋아하는 일을 한다. 뉴욕이면 타임스퀘어를 둘러본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FM 챔피언십 뒤 친구들과 즐겼던 보스턴 시티투어가 인상 깊었다고 했다. 같은 교포 선수인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결혼과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고 하자 이민지는 “남자친구보다는 그냥 맛있는 거 먹는 게 좋다. 그런데 요리하는 건 싫다. 그냥 음식 먹는 것만 좋아한다”며 웃었다. 김치찌개와 콩나물국밥 등 한국 음식은 다 즐기는 데 특히 얼큰한 걸 좋아한다고. 그는 이번 대회 1라운드 휴식 시간에 캐디와 함께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도 했다. 투어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해나 그린(호주)과 수다로 푼다는 이민지는 “투어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데이트 생각은 아예 안 한다”며 “해나랑 친하게 지내는 데 (같은 한국계인) 그레이스 킴과는 나이 차(5살)가 있어서 조금 그렇다”고 소개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알고 지낸 (김)효주 언니랑 (이)미향 언니하고 친하게 지낸다”고.
  • 벌어진 상처 사이 비집고 나온 사랑

    벌어진 상처 사이 비집고 나온 사랑

    절창구병모 지음/문학동네/352쪽/1만 8000원 산다는 건 어쩌면 한 편의 희곡 대본을 ‘읽는’ 일. 인생이 흔히 연극에 비유되는 건 우리가 대본에 쓰인 문장의 언어, 운명의 바깥으로 나아가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따금 배우가 기지를 발휘해 멋진 애드리브를 구사할 때가 있다. 극작가도 연출가도 의도하지 않은 배우만의 오롯한 의지가 작동하는 시간. 바로 사랑할 때. 그 환희와 열락의 순간. 소설가 구병모(49)가 매혹적인 신작 장편 ‘절창’으로 돌아왔다. ●상처를 만지면 생각을 읽는 능력… 오묘한 행위들 “책을 읽었다 하여 훌륭한 인간이 된다는 보장은 없으며, 때로는 뱀의 몸통을 손으로 붙잡는 식으로 책을 이상하게 읽고서 오히려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인간이 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보통은 책을 읽고 난 뒤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 그게 가장 일어나기 쉬운 일입니다. 무용하면 무용한 대로 다만 이어가는 것, 그것이 읽기 아닐까요. 읽기의 자리에 살기를 넣으면 어떻습니까.”(205쪽) 다소 생소한 한자어인 제목 ‘절창’(切創)은 ‘벌어진 상처’라는 뜻이다. 소설 속 아가씨로 불리는 여성은 독특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다른 사람의 상처에 손을 대면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왜 이런 힘이 생겼는지는 도저히 모른다. 부모의 생사도 모른 채 보육원에서 자란 아가씨와 그 능력을 알아보고 자신을 읽게 하려는 미스터리한 남자 오언 사이의 공생. 그것을 사랑이라고 불러야 할지, 아니면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진단하는지에 따라서 소설은 로맨스가 되기도, 스릴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멋진 소설이 으레 그렇듯, 구병모의 소설도 어느 하나에 고정되진 않는다. “노자의 ‘도덕경’ 가운데 한 줄을 불러줄 테니 이건 받아 적으렴. …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 하늘과 땅 같은 자연은 그냥 존재할 뿐이지 딱히 어진 마음을 갖고 있지 않으며, 인간 따위 만물의 입장에서는 짚으로 엮은 개만도 못하다는 뜻이야. 그러니 너의 눈앞에 있는 한 권의 소설은 그 무의미의 운명에 어떻게든 의미 비슷한 걸 부여해 보고 죽으려던 예술가들의 오랜 싸움과 필연적인 패배의 흔적이야.”(302~303쪽) ●대사인 듯 문장인 듯, 무대 위 춤추듯 어우러짐의 향연 ‘읽는 것’과 ‘사는 것’은 둘 다 무위(無爲)하다는 점에서 같은 일이다. 필멸하는 존재들로 가득한 세계에서 소설이라고, 문학이라고, 예술이라고 다를 바 있겠는가. 공(空), 텅 비어 있는 세계에서 ‘진실한 허구’를 추구하는 소설은 나름대로 무한을 꿈꾸지만, 언제나 실패하고 만다. 죽음은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쓰는 것에 불과하며,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일과 다름없다. “‘어느 날 내가 갑자기 죽어버릴 때까지, 필요하다면 세상 모든 인간을 읽어줄 수도 있어.’ 아니지 않더라도, 아니기를 선택한다면. 나는 고개 들어서 오언의 얼굴에 드리워진 패착의 그늘과 길 잃어 흔들리는 눈동자를 올려다보며, 마지막 한마디의 선언으로 그를 힘주어 밀어냈지. ‘하지만 당신만은 절대로 안 읽어.’”(268쪽) 살인을 저지르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는, 심지어 나의 인신을 구속하고 있는 남자. 그를 사랑할 수 있을까. 배덕(背德)의 사랑은 이야기의 진행과 함께 절정으로 나아간다. 인간이 가장 알고 싶은 것, 그러나 동시에 가장 알기 싫은 것. 그것은 사랑하는 이의 마음이다. 구병모 특유의 유장하면서도 예스러운 문장이 독자의 심연으로 파고들어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영국의 전설적인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한여름 밤의 꿈’, ‘리어왕’,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서 길어 올린 아름다운 대사가 소설의 문장과 춤을 추듯 어우러진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구병모가 누구인지 줄줄 설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작품에서 한 문장을 꼽자면 이것이다. “상처는 사랑의 누룩이며, 이제 나는 상처를 원경으로 삼지 않은 사랑이라는 걸 더는 알지 못하게 되었다. 상처는 필연이고 용서는 선택이지만, 어쩌면 상처를 가만히 들여다봄으로 인해, 상처를 만짐으로 인해, 상처를 통해서만 다가갈 수 있는 대상이, 세상에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344쪽)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채기성 지음, 나무옆의자) “지난밤의 불행은 아침에 먹은 콘플레이크 속에, 거울 속 부쩍 늘어 보이는 얼굴의 기미 속에, 출근하자마자 만난 상사의 뾰족한 눈 속에, 들고 다니는 가방 안에 빈틈없이 섞여 있었다. 마치 바위를 뒤덮은 무성한 초록의 이끼처럼. 불행은 이끼와 같아서 한번 생기면, 그 일대를 모두 포식하지 않고서는 성에 차지 않아 하는 듯했다.”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2021년 세계문학상, 2025년 사계절문학상을 받은 채기성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상처뿐인 도시에서의 생활을 접고 누군가는 자신을 찾아, 또 누군가는 쉴 곳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기억 속에 봉인된 찬란한 만큼 아프게 부서졌던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이야기다. 타인에게 헌신하면서도 타인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사람들이 타인에 의해 구원받는, 타인을 위한 기도의 육화와도 같은 소설이다. 322쪽, 1만 6800원. 2025 제8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고선우, 이연파, 최장욱 지음, 허블) “시간 여행은 일종의 독서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기간에 정함이 있는 대여, 빌려읽기. 반세기 내내 험악한 논쟁을 거친 끝에 26세기로 접어들면서 가까스로 이루어진 합의에 따르면 그러했다.” 김초엽, 천선란, 청예 등 한국의 대표 SF 작가를 탄생시킨 한국과학문학상의 수상작품집이 출간됐다. 지하 수로 ‘카나트’를 통해 물을 공급해야만 삶이 영위될 수 있는 사막 디스토피아, 26세기와 6세기 신라 시대, 달걀 모양의 나노로봇 제조기에서 새롭고 체계적인 문명이 탄생하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216쪽, 7700원. 북받친밭 이야기(김영화 지음·그림, 이야기꽃) “숲이 말을 걸어온다. 죽는 것이 더 슬펐을까? 잊히는 것이 더 슬펐을까? 익숙한 질문이었지만, 새로운 대답을 하고 싶었다.” 수십만 개의 펜 선으로 품어낸 제주 4·3의 이야기가 27폭 병풍책 속에 담겼다. 제주 사려니숲길 인근 ‘북받친밭’은 1948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제주읍 중산간 사람들이 ‘대토벌’의 광풍을 피해 숨어 지냈던 곳이다. 그곳에서 피란 생활을 하던 사람들과, 항쟁 끝에 스러져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펼쳐놓는다. 54쪽, 3만 2000원.
  • 한강이 이룬 K문학 새 물결… 다양한 물길 터야 큰 강 흐른다[한강 노벨문학상 1년]

    한강이 이룬 K문학 새 물결… 다양한 물길 터야 큰 강 흐른다[한강 노벨문학상 1년]

    노벨상 수상 후 K문학 위상 높아져해외 판매·번역 요청 2배 넘게 뛰어해외 도서전·낭독회·강의까지 인기양적 팽창에도 저변은 여전히 미미시장성 넘어 다양성 고려 지원 필요 ‘변방의 언어’로 도달한, 역사상 가장 빛나는 성취.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문학이 세계 속에 우뚝 선 지 다음달이면 꼭 1년이 된다. 한국에서 한국어로 문학을 창작하는 작가도 이제는 세계의 독자를 의식하며 글을 쓴다.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맞아 한국문학의 기회와 위기, 과제를 2회에 걸쳐 짚는다. 세계는 한국문학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한국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양적인 팽창’이 두드러지고 있다. 25일 한국문학번역원이 각 출판사를 통해 집계한 결과 지난해 해외에서 판매된 한국문학 책은 약 120만부로 전년(2023년) 52만부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아직 집계되진 않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 효과가 본격화된 올해 판매 부수는 훨씬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팔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번역해 달라는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올 상반기 번역원의 해외 출판사 번역지원 출판 사업에는 193건이 접수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60건)보다 20%나 늘어난 숫자다. 사업 등 공식적인 통로 외에도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의뢰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번역원 산하 번역아카데미 교수인 윤선미 번역가는 “해외 출판사들이 출간하고자 하는 책을 번역가에게 직접 의뢰하기도 하는데, 체감상 건수가 노벨상 수상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세계 독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서구의 주요 문학상에 한국 작가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건 이제 그리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김혜순 시인의 ‘죽음의 자서전’은 지난 7월 한국인 최초로 독일 ‘세계 문화의 집’(HKW) 국제문학상을 받았다. 이 시집을 독일어로 옮긴 박술 독일 힐데스하임대 철학과 교수는 “(노벨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이) 아는 사람만 알던 상태에서 일반교양 수준으로 올라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독일 현지에서 낭독회를 해 보면 한국에 대해 깊이 아는 독자가 요즘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번역원뿐만 아니라 대산문화재단의 지원도 한국문학이 전 세계에 소개될 수 있었던 힘이다. 데버라 스미스가 옮긴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죽음의 자서전’ 독일어판도 재단에서 번역을 후원했다. 올해는 이성복 시인의 ‘그 여름의 끝’ 영역본이 안톤 허의 번역으로 미국 문학 전문 출판사 크노프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세계 3대 SF문학상으로 꼽히는 미국 ‘필립 K 딕’ 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는 “콘텐츠를 넘어 언어와 역사, 문화 등으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15년 사이 전 세계 대학 수준에서 학과 설치나 강의 개설이 가장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학문이 한국어, 한국학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북토크 현장을 다니는 작가들도 달라진 위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독일, 일본, 러시아에서 해외 독자와 만난 오은 시인은 “독일에서는 아직 번역된 책이 없음에도 한 독일인이 다가와 한국어로 ‘팬이에요’라고 말해서 크게 놀랐다”고 했다. 한국문학 창작자를 실제로 만나고자 하는 해외 독자의 열망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해외에서 열리는 문학축제나 북토크 행사를 지원하는 번역원의 ‘해외교류 공모사업’에는 올 상반기 20개국에서 50건의 신청이 확정돼,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나 늘었다. 한국문학의 매력에 빠져 번역가의 길을 택하는 학생도 크게 늘었다. 올해 1월 마감된 번역원 번역아카데미 야간과정 모집 인원수는 2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4명)보다 28%나 늘었다. 현재 아카데미에서 공부하고 있는 프랑스인 한국문학 번역가 지망생 알리야 그타리는 “프랑스에서는 단편보다는 장편소설이 인기가 많고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 같은 작품이 크게 주목받았던 것 같다”며 “한국어는 언어 자체가 참 매력적인데, 한국어만의 뉘앙스를 최대한 잘 전달하는 번역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외 도서전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 5월 폴란드에서 열린 바르샤바 도서전의 주빈국은 한국이었다. 이 도서전에서 폴란드 출판계를 대상으로 기관사업 세미나가 열렸는데 일반 관람객까지 총 50여명이 참석했다. 폴란드 출판시장 규모에 비춰보면 상당히 큰 숫자다. 같은 달 한국과 스페인의 수교 75주년을 맞아 마드리드에서도 한국문학 행사가 열렸다. 총 5회에 걸쳐 진행된 이 행사의 전체 관객 수는 500명에 달했다. 전석 매진이었다는 후문이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도서전(4월)도 열리는데, 한국은 여기에도 주빈국으로 초청됐다. 마냥 성과에 취해 있을 때는 아니다. 이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일 뿐 아직 한국문학의 저변은 미미하다. 양질의 한국문학을 세계에 공급할 우수한 번역가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다양한 작품이 번역되고 소개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해외 출판사는 번역본 출간을 결정하기 전 ‘얼마나 팔렸는지’를 확인한다. 그러나 국내 문학·출판 시장이 워낙 협소해서 문학적으로 탁월한 작품보다는 일부 인기 있고 대중적인 작품만 해외에서 주목받는 경향도 있다. 김현우 읻다 출판사 대표는 “일부 스타 번역가가 직접 고른 작품이거나 바로 성과가 나타날 수 있는 시장성 있는 책이 아니면 해외에 소개되는 것은 노벨상 수상 이후로도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해외에 소개할 작품을 ‘톱다운’으로 결정하는 성과 위주의 현행 지원 방식을 넘어서야 한다”면서 “가장 밑단의 번역가들이 자생적으로 살아남아 그들의 취향대로 번역할 작품을 고르고 활동할 수 있게 만드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해킹에 AI까지 동원하는데… 한국 방어 능력은 25년 전 수준”

    “해킹에 AI까지 동원하는데… 한국 방어 능력은 25년 전 수준”

    AI로 하루 만에 공격 대상 약점 분석몇 개월 잠복하며 내부망 권한 장악시스템 중단 우려에 보안 조치 미뤄기업 보안 의식 안일… 쉬운 먹잇감 “요즘 해킹은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해 취약한 고리를 빠르고 집요하게 뚫어내는데, 기업들의 보안 수준과 의식은 2000년대 초반에 머물러 있으니 사고가 날 수밖에 없죠.”(27세 화이트해커 김모씨) SKT, KT, 롯데카드 등 통신사와 금융사에 대한 잇따른 해킹 공격으로 3000만명이 넘는 개인정보가 새 나가면서 ‘내 정보가 언제든지 탈취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이버 보안업계 등에서 활동 중인 7명의 화이트해커는 25일 서울신문과의 대면·전화 인터뷰에서 “해킹으로 빼낸 개인정보가 다크웹 등에서 흔하게 거래되고 있고, 해킹 툴을 판매하는 이들도 있다”며 “누구나 해킹을 시도할 수 있어 전문가만 해킹한다는 것도 옛말”이라고 했다. 이들은 최근 해킹 공격의 특징으로 크게 ▲AI를 동원해 취약 시스템을 신속 공격하고 ▲내부망을 장악한 뒤 장기간 은닉해 내부 시스템에서 권한을 키우는 방식을 쓰며 ▲해킹 툴 확산으로 비전문가 해킹까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백모(19)씨는 “AI 등장 전에는 공격자인 해커(사람)가 몇 달 동안 기관이나 기업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하나하나 분석했다면, 지금은 AI를 활용해서 하루 만에 이를 끝낸다”고 했다. 기업이 보안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기 전에 재빨리 취약 고리를 뚫고 내부망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렇게 내부망을 장악한 이후 해커들은 길게는 몇 개월 넘게 ‘잠복’하며 시스템 권한을 하나씩 장악해 간다고 한다. 최모(19)씨는 “정상적으로 시스템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게 해 안심시킨 뒤 서서히 내부망 접근 권한을 키워나간다”고 했다. 박모(22)씨도 “오랜 기간 권한을 늘려 대량의 정보를 탈취하는 게 해커들의 목적”이라며 “그만큼 은닉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범죄에 악용되는 해킹툴을 다크웹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단 점도 문제다. 김모(24)씨는 “악의적으로 해킹하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프로그램 코드 작성 지식조차 없는 이들도 툴에 따라 국내 기업의 보안망을 뚫을 수 있다”며 “기업이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조차 제때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화이트해커들은 이번 KT, 롯데카드 해킹 사태도 기업들의 안일한 보안 의식이 불러온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임모(26)씨는 “롯데카드의 경우 2017년에 드러난 취약점인데 그 사이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며 “시스템 중단 우려에 업데이트를 미루고 보안 소프트웨어의 외주화 등이 맞물려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모(20)씨도 “공격하는 해커들 입장에서 ‘가성비’를 따지면 한국 기업만 한 곳이 없다”며 “탈취할 정보는 많은데, 보안은 취약해 뚫기 쉬우니 지속적으로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금융위·금감원 현행 유지”… 본회의 3시간 전 대선 공약 철회

    “금융위·금감원 현행 유지”… 본회의 3시간 전 대선 공약 철회

    대통령실 “자본시장 불안정 우려”정청래 “野 반대, 통탄스러운 상황”송언석 “野 배려했다는 식의 포장”일각 “검찰청 폐지 위한 협상카드” 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은 25일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안 가운데 현행 금융정책·감독 기구 체계를 바꾸는 방안을 철회하기로 했다. 여야 합의가 어려워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본회의 시작을 3시간 앞두고 대선 공약을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고위 당정대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당정대는 당초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려 했던 금융위원회 정책·감독 기능 분리 및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을 이번 정부 조직 개편에 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고 금융위를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는 방안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상정해 처리하는 한편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 등 관련 법안 9건은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6개월 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었다. 금감위 설치법 등 관련 법안의 소관 상임위는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무위인 만큼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행정안전위·법사위와 달리 신속한 법안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감독 체계 개편에 반발하는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자본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데 정부 조직 개편에 있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패스트트랙으로 수개월간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하는 데 대한 무거움이 있었다”며 “정부 조직 개편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길 원하는 마음이 담긴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정대는 전날 오후부터 긴급 논의를 거쳤으며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현재 미국 방문 중인 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한 의장과 김 비서관은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금감위 설치법 등 관련 법안 대신 정무위 소관 법안인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정안, 민주유공자 예우법과 기재위 소관 법안인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맞추는 내용의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 통계법 개정안 등 4건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여야 지도부는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불가피하게 정부조직법 원안을 야당의 반대로 수정안으로 낼 수밖에 없는 통탄스러운 상황이 왔다”고 했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을 배려했다’는 식으로 포장해 한발 후퇴하면서 정부조직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지 말아 달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본회의 전 개최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금융위·금감원 개편안 후퇴에 대해 반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 조직 개편의 최우선 과제인 검찰청 폐지를 위해 당정대가 야당 측에 제시한 협상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후 상정된 검찰청 폐지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시작으로 4개 쟁점 법안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은 24시간 후인 26일 오후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 후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 대한전선, 당진에 ‘해저케이블 메카’ 만든다

    대한전선, 당진에 ‘해저케이블 메카’ 만든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선회사인 대한전선이 첨단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생산 역량까지 갖추게 되는 의미 있는 순간입니다. 국정 과제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의 완성에도 적극 기여할 것으로 생각되며, 과감한 국내 투자를 결정한 대한전선에 감사를 표합니다.”(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호반그룹 계열사인 대한전선이 25일 충남 당진시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에서 축구장 30개 규모의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이하 2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대한전선은 정부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 발맞춰 HVDC 해저케이블 등 산업의 ‘핏줄’이 될 국내 에너지 인프라를 고도화한다. 이를 위해 2공장 건설에 5000억원 가까이 투입하고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총 1조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날 착공식에는 김태흠 충남지사,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성환 당진시장, 서영훈 당진시의회 의장, 영국 내셔널그리드를 포함한 국내외 고객·협력사 관계자 350여명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착공식을 축하하는 서면 축사를 보내 왔다. 호반그룹 창업주인 김상열 서울신문 회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송종민 대한전선 부회장, 박철희 호반건설 사장,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 김민성 호반그룹 기획관리실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김 지사는 “대한전선은 우리 충청의 자존심이고 당진은 이제 해저케이블의 메카가 됐다”며 “해상 풍력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한전선이 선두 주자로, 충남도가 글로벌 전력·에너지 산업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 의원은 “제가 어렸을 때 물장구치고 놀던 공간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공장이 돼 기분이 좋다”며 “김상열 회장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오 시장은 “대한전선 덕분에 일자리가 많이 생겨 고맙다”고 했다. 2공장은 640㎸급 HVDC 및 400㎸급 초고압교류송전(HVAC)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으며 2027년 가동이 목표다. 대한전선은 2공장을 통해 국내 HVDC 해저케이블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해상 풍력용 해저케이블은 내부망과 외부망으로 구분된다. 내부망은 풍력 터빈과 해상변전소를 연결하는 전력망으로 보통 중저압(33~66㎸급) 케이블을 사용한다. 외부망은 해상변전소에서 육상 지점까지 연결하는 전력망으로 HVAC 또는 HVDC를 사용한다. 그동안 대한전선은 영광낙월해상풍력,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 내부망에 해저케이블을 공급했는데, 지난 6월 해저케이블 1공장을 준공하면서 외부망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됐다. 2공장까지 준공하면 640㎸급인 높은 수준의 HVDC 해저케이블을 생산해 외부망 생산능력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 2040년까지 전 세계 HVDC 해저케이블 시장은 4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2030년까지 구축하려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호남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공급하기 위해 바다 밑으로 HVDC 송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총구간은 62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사업비가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대한전선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송 부회장은 “해상 풍력과 HVDC 해저케이블은 국가 산업 경쟁력과 에너지 안보에 직결된 전략 산업”이라며 “국가 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공장은 축구장 30개 규모인 연면적 약 21만 5000㎡(6만 5000평) 부지에 1공장과 맞닿아 건설된다. 초고압 케이블 생산의 핵심 설비인 180m 높이의 수직연속압출(VCV) 시스템 등을 갖춰 1공장보다 5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부두와 인접해 선적도 쉽다. 신규 고용 창출 인원은 500명으로 예상된다. 대한전선은 2공장 건설을 위해 4972억원을 투자한다. 대한전선은 그동안 해저케이블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2023년 12월에는 해저케이블을 바다 밑에 설치하는 국내 유일의 해저케이블전력 포설선(CLV) ‘팔로스호’를 확보했다. 지난 7월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 법인을 인수하며 설계부터 제조, 운송, 시공, 유지·보수까지 수행하는 역량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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