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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관문 금강2교 준공

    세종시 관문 금강2교 준공

    대림산업은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의 관문 역할을 맡을 금강2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준공 승인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금강2교는 대전 방향에서 세종시로 진입할 때 마주하는 교량으로, 충남 연기군 남면 나성리와 근남면 대평리를 잇는다. 세종시에 새롭게 들어설 7개 교량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사장교 340m 구간과 접속교 540m를 합해 총 길이가 880m에 이른다. 왕복 6차선 도로와 자전거 도로, 보도로 이뤄졌다. 100m 높이의 금강2교 주탑은 만년필의 펜촉을 닮은 독특한 모양을 자랑한다. 국내 처음으로 양방향 3차원 곡선 콘크리트로 설계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日 땅끝마을 아오모리, 청정과 고요의 땅

    日 땅끝마을 아오모리, 청정과 고요의 땅

    일본에서 흔히 설국(雪國)으로 표현되는 곳이 니가타와 홋카이도, 그리고 아오모리(靑森)입니다. 니가타는 영화 ‘러브 레터’의 주무대, 홋카이도는 얼음축제로 명성이 자자하지요. 반면 일본 혼슈(本州)의 끝자락, 아오모리는 알려진 게 거의 없습니다. 강설량은 두 지역에 뒤지지 않습니다. 얼마전 무려 4m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화제가 되기도 했으니까요. 설국에 필요한 ‘자격요건’, 이를테면 스키장이나 온천, 전통 술 등도 빠짐없이 갖췄습니다. 없는 건 단지 세인의 명성뿐이었지요. 일본 내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청정과 고요의 땅 아오모리에 다녀왔습니다. ●자연설로 최고의 스키장 인기 아오모리 현은 일본 혼슈의 최북단에 있다. 우리 ‘땅끝마을’의 일본 버전쯤 된다. 쓰가루(津輕) 해협을 사이로 건너편은 홋카이도, 동쪽으론 태평양과 이웃하고 있다. 바다 밑 100m 쯤엔 약 54㎞ 길이의 세이칸 터널이 뚫려 홋카이도와 연결돼 있다. 아오모리는 눈이 많다. 겨울이면 현청 소재지인 아오모리 시 등이 거대한 눈의 미로(迷路)로 변한다. 겨울 스포츠인 봅슬레이 경기장을 연상하면 알기 쉽다. 대형 버스의 어깨 언저리까지 눈이 쌓였고, 그 사이로 길이 나 있는데, 자동차를 타고 가다보면 꼭 봅슬레이를 타고 활주하는 느낌이다. 아오모리의 으뜸 명소는 핫코다(八甲田)산이다. 높이는 1584m. 모양새는 제주 한라산과 비슷하다. 불끈 솟은 산정 아래로 산자락들이 치맛자락처럼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내달린다. 핫코다산은 일본 스키 101년의 역사가 태동한 곳이다. 사연은 이렇다. 1902년 1월. 핫코다산에서 참변이 벌어진다. 설산 행군에 나선 일본 육군 장병 210명 중 199명이 조난당해 숨진 것. 이 소식을 들은 노르웨이 국왕이 위로차 메이지 일왕에게 스키 2대를 선물한다. 스키가 있었다면 조난 사고도 없었을 것이란 뜻에서다. 그런데 정작 일본에서의 첫 스키 강습은 아오모리가 아닌 인근 니가타 현에서 9년 뒤에야 펼쳐진다. 그게 일본 스키 역사의 시작이었다. 일본 스키의 ‘성지’ 핫코다산에는 곤돌라와 리프트가 각각 하나다. 산정까지 스키어와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로프웨이’와 초·중급 스키어를 위한 리프트 한 기가 전부다. 빈약한 시설에도 핫코다산 스키장은 늘 일본 최고의 스키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유는 간단하다. 눈 때문이다. 초급자든 상급자든 스키 플레이트를 부드럽게 스치는 자연설의 감촉을 한껏 느끼며 파우더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초·중급자들은 리프트를 타고 정규 슬로프에서 스키를 즐기면 된다. 이것도 나무랄 데 없다. 보다 짜릿한 파우더 스키를 즐기려면 해발 700m 위로 올라가야 한다. 700m 아래서는 볼 수 없는 수빙(樹氷)이 있기 때문이다. 수빙은 세찬 바람을 맞은 눈이 나무에 달라붙고 얼기를 반복하며 거대한 눈덩이로 변한 것인데, 모양이 기이해 스노 몬스터(snow monster)라 불린다. 전나무와 비슷한 아오모리도도마츠(?森?松)에 형성된다. 이 수빙 사이로 활강하는 맛이 각별하다. 슈템턴에 능숙한 중급자 이상의 스키어라면 반드시 도전하길 권한다. 로프웨이를 타고 정상으로 향한다. 전체 길이 약 2460m. 100명의 승객을 10분 만에 해발 1300m의 산정까지 실어나른다. 정상에서 코스는 두 갈래로 나뉜다. 다이렉트 코스(3.5㎞)와 포레스트 코스(5㎞)다. 다이렉트 코스는 드문드문 수빙이 서 있는 너른 산사면을 따라 내려가는 급경사 코스다. 반면 포레스트 코스는 빽빽한 수빙 사이를 비집고 내려 온다. 경사 또한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 말 그대로 좁은 숲길을 따라 내려온다고 보면 틀림없다. 인근의 온천·숙박단지로 곧장 내려가거나 산자락 이면의 심설지대를 돌아보는 루트도 있지만, 능숙한 가이드가 없다면 시도하지 않는 게 좋다. ●스키로 지친 몸 온천에서 풀고 정규 코스라고는 해도 일반적인 슬로프와는 차원이 다르다. 눈이 수북이 쌓인 산길 가운데에 가시성 좋은 주황색 폴대를 박아놓은 게 전부다. 폴대를 따라 내려가라는 뜻. 하지만 이는 ‘권고 사항’일 뿐 능숙한 스키어에겐 산 전체가 슬로프나 다름없다. 눈은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럽다. 내가 눈을 지치는 게 아니라 눈이 내 몸을 밀어내는 듯하다. 종종 급경사 지역도 나온다. 수빙 옆엔 예외없이 큰 웅덩이도 파여 있다. 충분히 피해갈 만한 수준이긴 하나, 스스로 안전한 스키잉을 즐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키 만큼 중요한 게 ‘애프터(after) 스키’. 그래서 스키와 온천은 한 묶음이다. 아오모리에서 손꼽히는 곳이 스카유(酸ケ湯) 온천과 고마키(古牧) 온천 아오모리야다. 스카유 온천(www.sukayu.jp)은 1954년 국민보양온천 제1호로 지정된 남녀혼탕이다. 최근 혼욕을 금지하려는 사회 분위기가 거세지만, 꿋꿋하게 전통을 지키고 있다. 핫코다 스키장에서 10분 거리. 110년 전 메이지시대에 지어진 탓에 객실도, 온천탕도 고색창연하다. 온천수는 강산성에 유황성분이 많다. 물 빛깔도 우유처럼 뿌옇다. 냄새도 강한 편. 고혈압과 류머티즘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해서 탕치(湯治) 온천으로 널리 알려졌다. 대욕장 ‘센닌부로’(千人風呂)는 오전·오후 한 시간(8∼9시) 여성전용으로 운용된다. 대욕장 외에 작은 남탕, 여탕도 따로 있다. 이에 견줘 고마키 온천 아오모리야(www.komaki-onsen.co.jp)는 깔끔한 리조트형 온천이다. 일본 100대 온천 중 하나. 온천수는 맑고 냄새가 없다. 무엇보다 수질이 독특하다. 물속에 들어가면 몸이 먼저 안다. 피부가 미끌미끌해지는데, 꼭 미꾸라지가 된 느낌이다. 천연보습 성분인 메타규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리조트의 홍현표 영업부장은 “피부미용 효과가 탁월해 내방객들의 만족도 조사에서 늘 수위를 차지한다.”며 “간혹 일왕이 이 리조트의 가장 높은 층에 묵어 간다.”고 귀띔했다. 리조트를 둘러싼 시부사와 공원은 산책코스로 손색없다. 미사와 시에 있다. ●동화 속 숲을 닮은 오이라세 계류 쏴아~. 겨울 숲을 지나는 바람이 상큼하다. 하늘로 치솟은 처녀림. 그 수직의 긴장이 태곳적 신비와 어우러진다. 여울을 지나온 계곡수는 잔뜩 눈을 뒤집어쓴 바위 사이로 졸졸 흐른다. 간혹 폭이 넓어지며 제법 우람한 폭포도 나온다. 예가 어딘가. 오이라세(奧入瀨) 계류다. 청정 지역 아오모리에서도 가장 싱그러운 여행지로 꼽히는 곳. 아오모리 남쪽 끝자락, 일본에서 미인 많이 난다는 아키타현의 북단에 인접해 있다. 계류의 상류 지역 14.2㎞가 산책로로 개방돼 있다. 아쉬운 건 겨울엔 출입이 불가하다는 것.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설피 신고 걸으면 최고의 트레킹 코스가 될 듯한데, 갈 수 없는 탓에 공연히 발만 동동 구른다. 계류의 수원(水源)은 도와다(十和田) 호수다. 20만년 전 화산 폭발이 낳은 칼데라호다. 둘레는 약 53㎞. 최고 수심은 327m쯤 된다. 겨울 호수 주변에선 ‘도와다호의 겨울 이야기’ 축제(www.towadako.or.jp)가 펼쳐진다. 규모는 작지만 이글루처럼 꾸민 이자카야와 와인 바 등을 돌아보는 맛이 각별하다. 글 사진 아오모리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대한항공이 매주 수·금·일요일 인천공항과 아오모리를 오간다. 3월 25일부터는 화요일에도 운항할 예정.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돌아올 때는 편서풍 때문에 세 시간쯤 걸린다. 북동북 3현·홋카이도 서울사무소 www.beautifuljapan.or.kr ▲핫코다산 스키장(www.hakkoda-ropeway.jp)은 5월까지 문을 연다. 최상의 설질을 즐기려면 1~3월이 적기다. 로프웨이 5회권 4900엔(어른). 2대가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마지막 시간은 오후 5시. ▲아오모리 어업센터의 놋케동이 별미다. 공기밥에 아오모리의 자랑인 오마 참치 등 각종 회와 날치·성게알 등을 따로 사서 얹어 먹는다. 양껏 ‘토핑’해도 1000엔 정도면 충분하다. 아오모리역에서 멀지 않다. ▲아오모리 특산물은 사과다. 전병, 케이크 등 사과 관련 특산품은 어디서나 값이 똑같다. 싼 것 찾아 품을 들일 필요 없다. ▲아오모리에선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는 아스팜, 이 지역 등불축제 용구인 ‘네부타’를 전시하는 와랏세 등을 가볍게 들를 만하다. ▲도와다시현대미술관은 ‘서 있는 여자’, 오노 요코의 ‘위시 트리’ 등 인상적인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 골목길 화재 진압도 OK

    골목길 화재 진압도 OK

    “좁은 골목길 화재 우리가 진압한다.” 고지대나 좁은 골목길을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는 경량 소방펌프차가 전국에서 처음 부산에 등장했다. 부산시소방본부는 대형 재래시장인 국제시장과 고지대, 골목길이 많은 중부소방서 관내에 경량 소방펌프차를 배치했다고 8일 밝혔다. 일반 소방펌프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골목길에 먼저 진입해 일반 소방차가 소방호스를 준비하는 시간에 화재를 진압한다. 1t 화물차를 개조한 경량 소방펌프차의 폭은 일반 소방펌프차 2.42m보다 작은 1.73m로 2m가 안 되는 좁은 도로의 진입이 가능하다. 호스 길이는 100m이지만 연장하면 200m까지 물을 끌어올 수 있다. 600ℓ의 소방수를 실을 수 있고 물이 떨어지면 소방펌프차나 인근 소화전에 연결해 계속 방수할 수 있다. 중부소방서는 9일 오후 2시 국제시장에서 경량 소방펌프차 성능 시험과 소방통로 확보훈련을 한다. 국제시장에는 만물의 거리(폭 3.5m), 아리랑 거리(3.4m), 젊음의 거리(3.5m), 청춘의 거리(3.7m) 등 좁은 길이 많고 자판과 상품이 양쪽으로 전시돼 있어 소방차 진입과 초기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따르는 지역이다. 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효용성 등이 검증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강원도 정선 연포마을 뼝대(수직바위 절벽)트레킹

    강원도 정선 연포마을 뼝대(수직바위 절벽)트레킹

    지방도를 버리고 물레재 산길로 접어듭니다. 딱 차 한 대 지나갈 좁은 길입니다. 구불구불 재를 넘어가면 풍경은 돌변합니다. 동강이 뱀처럼 흘러가고, 바위산들이 예리한 칼로 싹둑 잘린 듯 100m 안팎의 수직 단면을 드러낸 채 강안을 두르고 있습니다. 강원 정선의 덕천리 계곡입니다. 강원도에서는 수직 바위 절벽을 ‘뼝대’라 부르지요. 그 뼝대의 끝자락을 따라 걷는 맛이 여간 각별하지 않습니다. 이를 일러 ‘뼝대 트레킹’이라 합니다. ‘하룻밤 세 번 달 뜨는 마을’ 연포마을에서 출발해 칠족령을 거쳐 제장마을까지 갑니다. 그 길에 뼝대와 동강, 그리고 물돌이 마을들이 빚어내는 풍경이 줄곧 따라오지요. 정선의 지세를 한마디로 표현해 보자. 길게 생각할 것 없다. 딱 ‘첩첩첩 산산산’이다. 허나 동양화에서 보듯 마루금 좁힌 산자락들이 부드러운 곡선 그리며 흘러내리는 장면을 연상하지는 말길 바란다. 정선의 산들은 불퉁스럽다. 느닷없이 곧추서고, 두부 자르듯 깎아지른다. 폭도 좁다. 앞산과 뒷산의 봉우리 사이로 빨랫줄을 걸 수 있는 곳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한데 그게 매력적이다. 고분고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높은 산들처럼 위압적이거나 으르딱딱대지도 않는다. 불퉁한 외모와 달리 은근하게 곁을 내어준다. ‘울고 왔다 울고 간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터. 내용이야 쉬 짐작된다. 험한 고갯길을 울며 넘어 부임한 이 고을 원님들이 임기 마치고 떠날 땐 가기 싫어 눈물 훔쳤다는 얘기. 산이 날카로운데 그 사이를 흐르는 강물이 유순할 리 없다. 곧장 가면 몇 발짝 안될 거리를 굳이 산허리를 파고들며 구비구비 돌고 돈다. 뱀을 닮았다는 ‘사행천’(蛇行川)이다. 그 물줄기들이 모여 조양강이 되고 다시 동강으로 이름을 바꾼 뒤 한강으로 흘러간다. 이리 꺾이고, 저리 휘어지며 아라리 가락 같은 멋들어진 굴곡을 펼쳐내던 동강은 군데군데 빼어난 풍경들을 매달아 놓았다. 물돌이동 마을과 뼝대다. 뼝대는 강물의 공격으로 바위산이 깎여 나간 흔적이고 물돌이는 깎여 나간 돌과 흙이 강물에 실려가 쌓인 땅이다. 셋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두메산골에 기막힌 풍경을 펼쳐놓고 있다. ●영화 ‘선생 김봉두’의 배경인 연포분교도 뼝대 트레킹은 연포마을과 제장마을 사이에서 이뤄진다. 거리는 4㎞쯤 된다. 예전엔 풍경 빼어난 제장마을에서 출발해 칠족령과 하늘벽 구름다리를 거쳐 연포마을로 가는 코스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제장마을에서 오르는 길이 워낙 된비알이어서 요즘엔 오르기 쉬운 연포마을을 들머리 삼는 게 일반적이다. 연포마을은 ‘하룻밤 세 번 달 뜨는 마을’이라 불린다. 거기엔 까닭이 있다. 마을 초입에 들면 범상치 않은 봉우리 세 개가 앞을 막아선다. 주민들은 이를 ‘칼병(봉의 사투리)·둥글병·큰병’이라 부른다. 달이 세 번 뜨는 건 이 세 봉우리 때문이다. 휘영청 뜬 달이 봉우리 뒤에 숨었다 나오기를 반복한다고 해서 그리 표현했던 것. 세 봉우리 바로 앞은 이향복(84) 할머니 집이다. 이 할머니는 동강을 오가던 뗏목꾼을 상대로 주막집을 운영했던 이 시대 ‘마지막 주모’다. 이 할머니는 이 집에서만 66년을 살았다고 했다. 주막집을 운영한 시간은 28년쯤. 18세 꽃다운 나이에 두메산골로 들어온 뒤 곧바로 주막집을 열었으니 젊은 시절을 내내 주모 노릇하며 보낸 셈이다. 그러다 산간마을에 철로가 놓이고, 뗏목배가 사라지면서 이 할머니도 자연스레 주막을 접게 됐다. 대문 없는 작은 집의 뜨락에 드니 봉우리 세 개가 눈에 찬다. 작은 시골집이 담아 두기엔 벅찬 풍경이다. 아주 오래전 풍경도 자연스레 겹친다. 동강의 수량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이른 아침 아우라지를 출발한 뗏목배가 연포마을에 닿는 건 대략 저녁 무렵이었다. 긴 여로에 뗏목꾼들의 갈증과 허기가 대단했을 터. 필경 뗏목꾼들도 이 뜨락에 앉아 국밥을 안주 삼아 막걸리 꽤나 들이켰을 게다. 이 할머니 집과 맞붙은 건물은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다. 영화 ‘선생 김봉두’(2003년) 촬영지다. ‘봉투’ 좋아하던 김 선생(차승원)이 시골학교로 좌천되면서 벌어진 일을 그린 영화로, 이 할머니도 영화에 출연한 덕에 두툼한 ‘봉투’를 챙겼다고. 학교는 1999년 폐교됐다. 30년 동안 배출한 졸업생은 모두 169명. 1년 평균 6명이 채 못 됐다. 그만큼 오지라는 얘기다. 강물은 막힘 없이 흐르지만 사람의 길은 곧 끝이 난다. ●투명 유리로 된 구름다리 서면 다리가 후들 연포분교에서 뒤편 산길로 접어들면 뼝대 트레킹 들머리다. 뼝대는 ‘하늘 벽’이라고도 불린다. 강변에서 보면 하늘을 찌를 듯 수직으로 높지거니 솟았다. 그 벼랑 끝은 아찔할 만큼 위험해 보인다. 그런데 그곳을 트레킹한다니, 누구라도 지레 겁먹을 만하다. 트레킹 자체의 난이도는 높지 않다. 하지만 뼝대의 가장자리에 서면 얘기는 달라진다. 단언컨대 “고소공포증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고 할 사람도 다리가 후들거릴 게다. 들머리에서 10분 남짓 오르면 뼝대 정상 능선이 시작된다. 잎을 모두 떨군 나무들 사이로 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숲이 무성한 여름이었다면 못 보고 지나쳤을 풍경이다. 이 길의 명물은 ‘하늘벽 구름다리’다. 지난 2009년 말 완공됐다. 길이 13m, 폭은 1.8m에 불과하지만, 다리 아래는 105m 천길 단애다. 다리 가운데에 두께 3.6㎝의 강화유리를 깔아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그 위에 선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린다. 여기서 30여분 더 능선을 타면 칠족령 전망대다. ‘옻 칠’(漆)자와 ‘발 족’(足)자를 써서 칠족령이다. 서덕웅 문화관광해설사는 “옛날 옻칠을 하던 선비 집 개가 발에 옻칠갑을 하고 도망갔는데 발자국을 따라 가 보니 금강산 못지않은 동강의 물굽이 풍경이 펼쳐졌다.”고 소개했다. 칠족령은 자체가 뼝대의 벼랑마루다. 그 끝자락에 전망대를 세웠다. 동강의 물굽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특급 전망 포인트다. 왼쪽에서 흘러온 동강이 뼝대에 부딪혀 휘돌아가고, 다시 오른쪽 뼝대에 막혀 꺾이는데 정말 장관이다. 글 사진 정선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5번 국도 단양·영월 방면→동막교차로→38번 국도 영월 방면→예미교차로 좌회전→연포마을이 가장 빠르다. 하지만 겨울엔 산이 험해 4륜구동에 월동장구를 갖춘 지프차가 아니라면 이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 영동고속도로→새말 나들목→국도42호선→심순녀 안흥찐빵→평창→미탄→광하리→연포마을 순으로 가는 게 가장 무난하다. 연포마을과 제장마을을 오가는 대중교통은 없다. 차를 가져갔다면 연포마을에 두고 칠족령까지만 다녀오길 권한다.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560-2365. 맛집: 동광식당은 콧등치기 국수(5000원)로 입소문 난 집. 콧등치기 국수는 연한 된장 국물에 굵은 메밀국수를 넣어 끓여낸 음식으로, 국수 가닥이 콧등을 친다 해서 이름지어 졌다. 황기를 섞어 맛을 낸 황기족발(2만 7000~3만원)도 별미다. 563-3100. 잘 곳: 연포마을 아래 거북이마을에 민박집이 있다. 4만원부터. 민물고기 매운탕도 판다. 3만~4만원. 379-0888.
  • 울산 태화강 바지락 채취 국토부 반대로 무산위기

    울산 태화강 바지락 채취 국토부 반대로 무산위기

     25년 만에 재개될 울산 ‘태화강 바지락 채취’가 사업 시작 수개월을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내수면어업허가권을 가진 국토해양부가 강물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허가에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울산시와 남구에 따르면 이달 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태화강 하류 석탄부두 인근 무허가 판자촌(41개 동)을 철거한 곳에 길이 120m 규모의 ‘바지락 채취 물양장(선착장)’을 6월까지 설치한다. 이를 위해 남구는 지난달 물양장 설치 실시설계까지 완료했다.  이어 다음달 내수면어업허가권을 가진 국토해양부(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어업 허가 및 물양장 설치를 위한 하천점용 허가를 각각 신청할 예정이다. 바지락 채취를 위해 선박 선착장인 물양장과 내수면어업허가가 필요해서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최근 울산 남구와 가진 물양장 설치 사전협의를 통해 ‘강물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인 데 이어 물양장 규모 축소와 설치 장소 이동까지 요구해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남구 관계자는 “국토부가 물양장을 설치하면 태화강물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며, 물양장이 필요하면 규모를 줄이고 현재의 예정지에서 울산항만 쪽으로 100m가량 옮겨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남구는 내수면어업허가 취득을 위해 최근 실시설계용역을 다시 의뢰했다. 이 때문에 태화강 바지락 채취 양성화 사업은 당초 예상보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늦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철거작업에 들어간 무허가 판자촌 일대에 대한 관리도 차질이 예상된다.  남구 관계자는 “바지락 채취 양성화 사업은 실시설계용역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질 수밖에 없다.”라면서 “그러나 최대한 이른 시간에 보완해 바지락 채취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화강은 1970년대까지 국내 최대의 바지락 종패 생산지로 명성을 떨치다가 산업화로 인해 수질오염이 심해지면서 1982년 수질오염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87년부터 채취가 전면 중단됐다. 울산시는 2000년대 들어 태화강 수질이 크게 개선되자, 2006년 인체 유해성(중금속 함유량) 조사와 2010년 자원 이용방안 연구조사를 완료해 옛 명성 찾기에 나섰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해돋이·해넘이 숨겨진 명소 8선

    해돋이·해넘이 숨겨진 명소 8선

    시나브로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뜨고 지는 해를 보며 불필요한 것들은 비우고, 새것을 채울 때지요. 송구영신의 의식을 치르기 적합한 장소를 골랐습니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일출·일몰 명소들은 제외했습니다. 대신 접근하기 쉽고 덜 알려진 곳들로 채웠습니다. 아울러 주변에 돌아볼 곳이 많은지도 고려했습니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해돋이 명소] ■전남 장흥 소등섬 정남진…소록도·거금도 사이 떠오르는 해 장흥은 흔히 ‘정남진’(正南津)으로 불린다. 서울 광화문 도로원표 기준으로 정확히 남쪽이란 뜻이다. 정남진 바닷가에 소등섬이란 해돋이 명소가 숨겨져 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배경이 됐던 남포마을 앞 작은 섬이다. 득량만을 붉게 물들인 해가 소등섬 위로 떠오를 때면 더없이 서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관산읍 삼산리의 정남진 전망대(46m)에서 맞는 해돋이도 좋다. 올해 완공됐다. 소록도, 거금도 등 섬들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장엄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새해 1월 1일 떡국 무료 제공 등 해맞이 행사도 열린다. 맛집 남포마을은 석화구이로 유명한 곳. 해양낚시공원 내 어판장에서 사먹는 세발낙지도 맛있다. 바지락 회무침은 이 계절의 별미. 수문 해변 ‘바다하우스’가 많이 알려졌다. 주변 볼거리 억불산 아래 우드랜드가 첫손 꼽힌다. 편백숲을 거닐 수 있는 ‘말레길’이 최근 조성됐다. 찜질방 ‘소금집’은 추위를 녹이기 좋다. 보림사와 활기찬 토요시장도 둘러볼 만하다. ■경남 남해 금산 남해의 금강…38경 암봉들의 엘도라도 금산(701m)은 남해 금강, 혹은 소금강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는 산이다. 이른 아침이면 너른 남해를 적신 붉은 태양 빛이 보리암 뒤편 금산 38경 암봉들에 부딪치며 엘도라도를 펼쳐낸다. 금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망대. 금산을 둘러싼 만경창파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일출은 나라안 절경 중 절경으로 꼽힌다. 맛집 서면 스포츠파크호텔 맞은편의 부산횟집은 회무침처럼 섞어 내는 물회로 유명하다. 주변에 횟집 타운이 형성돼 있다. 주변 볼거리 가천리 다랭이마을은 ‘전국구’ 명소. 설흘산 자락을 타고 논들이 층계를 이루고 있다. 망운산에서 굽어보는 풍경도 시원하다. 물건마을과 미조항을 잇는 물미해안도로는 아홉 고개 아홉 구비를 돌아가며 비경을 속속들이 토해낸다. 서상면에서 다랭이마을로 이어지는 남면해안도로와 이동면에서 앵강만을 끼고 지족마을 창선교까지 이어진 해안도로도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이다. ■전북 임실 국사봉 물안개 명소…그위에 ‘명품’ 해돋이 임실과 정읍 등에 걸쳐 있는 옥정호는 물안개의 명소다. 옥정호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국사봉 정상에 서면 짙은 물안개 위로 방울토마토를 닮은 빨간 해가 솟는다. 물안개 아래서는 닭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위로는 철새 서너 마리가 헤엄치듯 날아가는 몽환적인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운암리와 쌍암리를 잇는 옥정호 순환도로는 최근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경관도로 52선에 포함될 만큼 풍경이 빼어나다. 맛집 범어리 들어가는 길의 강나루식당은 붕어찜을 잘한다. 일송정가든은 민물매운탕으로 입소문 난 집. 주변 볼거리 관촌면 덕천리 임실 치즈마을(www.임실치즈마을.com)에서는 치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관촌면 관촌리 사선대(四仙臺),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용암리석등(보물 267호) 등도 볼 만하다. ■경남 합천 오도산 산들의 바다…수십개 봉우리의 파도 오도산(1134m)은 크기에 견줘 참으로 너른 풍광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서쪽으로 덕유와 기백, 북쪽으로 가야, 남쪽은 황매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멀리 명산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해돋이는 그야말로 ‘명품’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멋들어지다. 수십 개의 봉우리가 넘실대는 ‘산들의 바다’를 눈으로 따라잡기 벅찰 지경. 정상까지 도로가 나 있다. 폭이 좁아 교행에 주의해야 한다. 맛집 해인사 아래 ‘합천명품토종흑돼지’는 토종 흑돼지 삼겹살로 유명한 집. 합천초등학교 맞은편의 ‘어신민물매운탕’은 어탕국수가 일품이고, 합천호 인근 ‘고가식당’은 전통주인 ‘고가송주’로 입소문 났다. 주변 볼거리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여느 세트장과 규모나 완성도 면에서 단연 앞선다. 해인사는 설명이 필요없는 명소. 가야산과 합천호도 겨울 풍경이 좋은 여행지다. [해넘이 명소] ■경남 창원 해양관광로 감동 그자체…화려함 넘어 선정적인 풍경 이제는 창원에 통합된, 옛 마산의 구산면 신촌삼거리에서 마산해양드라마세트장을 지나 옛 진해에 이르는 바닷가에 해양관광로가 조성돼 있다. 이름은 촌스럽지만, 빼어난 풍경을 품은 도로다. 장구섬 등 고만고만한 무인도들이 버섯처럼 바다 위에 솟아 있고, 멀리 하동 등 내륙의 산들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해가 완전히 진 뒤에도 서둘러 자리를 뜨지는 마시라. 해가 진 뒤 10분여 동안 화염에라도 휩싸인 듯 호수 같은 바다와 하늘이 온통 시뻘겋게 물든다. 화려하다 못해 선정적인 풍경이다. 맛집 옛 마산 합포구 오동동에 길 하나 사이로 아구찜 거리와 복 요리집들이 늘어선 복거리가 조성돼 있다. 애주가들은 통술거리를 찾아도 좋겠다. 주변 볼거리 국화축제가 열리는 돝섬은 옛 마산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관광지다. 900여개의 돌탑이 신비한 팔룡산 등도 볼 만하다. ■경남 사천 비토섬 별주부전 무대…바다 열리면 붉은토끼가 사천 끝자락의 비토(飛兎)섬은 ‘별주부전’의 무대로 추정되는 곳이다. 서포면 선전리와 비토교로 연결돼 있다. 비토섬 동쪽 끝에 서면 월등도와 거북섬이 보인다. 그 뒤편에 토끼섬과 목섬이 있다. 비토섬은 썰물 때 찾아야 한다. 비토섬은 아무때나 찾을 수 있지만, 이어진 월등도와 토끼섬 등은 썰물 때라야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비토섬 어디나 낙조 감상 포인트다. 굳이 꼽으라면 선전리 선착장을 놓치지 않는 게 좋겠다. 맛집 삼천포어시장, 선진횟집단지 등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쥐포’는 삼천포의 특산물. 비토섬 비토초등학교 앞에 비토 갯벌에서 채취한 굴을 파는 할머니들이 몰려 있다. 주변 볼거리 한용운과 김동리가 머물고 간 다솔사, 비봉내마을 대숲, 낙조로 유명한 실안해안도로와 남일대 해수욕장의 코끼리바위, 사천 대방과 남해 창선을 연결하는 5개 연륙교는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 ■충남 서산 황금산 적벽도…해거름이 절벽에 그린 그림 황금산은 체구는 작아도 바다와 만나는 가로림만 해안가에 ‘국립공원급’ 절경을 숨겨두고 있다. 황금산의 자랑은 해거름 풍경이다. 바닷가 절벽들이 저물녘 햇살에 활활 타오르며 적벽도(赤壁圖)를 그려낸다. 날물 때 가야 코끼리 바위 등 다양한 갯바위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하산길에 만나는 석유 정제 공장들의 야경은 컬트 영화를 보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맛집 서산시청 뒤 ‘진국집’은 토속음식 ‘게국지’로 소문났다. 삼길포항에 정박된 어선 위에서 맛보는 해산물도 별미다. 주변 볼거리 동틀 무렵 삼길산에 오르면 다도해 같은 서해 너머로 해가 뜨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너른 대호방조제와 어우러지며 기막힌 풍경을 선사한다. 삼길포 바로 뒤에 산정까지 차로 오르는 길이 나있다. ■경기 안산 탄도항 풍력발전기 너머…선홍빛이 된 바다 탄도항은 최근 서정적인 일몰 풍경으로 부쩍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곳이다. 가장 큰 볼거리는 탄도항에서 누에섬까지 1.1㎞의 물길 가운데에 솟은 거대한 풍력발전기다. 높이 100m짜리 3기가 들어섰다. 이 풍력발전기 너머로 해가 지면서 주변 바다를 온통 선홍빛으로 물들인다. 누에섬까지는 썰물 때 오갈 수 있다. 누에섬엔 17m 높이의 등대와 함께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어촌민속박물관(032-886-2912)에서 물때를 알려준다. 맛집 명동회관은 푸짐한 양이 자랑인 횟집. 우리밀칼국수는 시원한 바지락칼국수로 입소문 났다. 모두 대부북동에 있다. 탄도항 초입에도 횟집단지가 조성돼 있다. 주변 볼거리 아홉개 봉우리로 이뤄진 구봉도가 독특하다. 대부도가 지척이고, 시화호 갈대습지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 강원도 첫눈 내리던 날 정선 ‘하늘길-새비재 코스’

    강원도 첫눈 내리던 날 정선 ‘하늘길-새비재 코스’

    눈은 세상의 온갖 허물을 덮어줍니다. 그 덕에 늘 보았던 길 위로 새 풍경이 돋아나기도 합니다. 강원도에 첫눈이 내리던 날, 정선 ‘하늘길-새비재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운탄고도’(運炭高道)라 불리는 산길이지요. 화절령(꽃꺾이재)에서 새비재를 잇는 편도 16㎞짜리 트레일입니다. 철쭉 명산으로 알려진 두위봉의 어깨를 짚으며 내려갑니다. 길이는 일반적인 트레킹 코스에 견줘 긴 편입니다. 트레킹 초보자라면 힘에 부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길에 지루할 틈이란 없습니다. 당신의 허리춤에 줄곧 보석 같은 풍경을 매달고 가기 때문이지요. ●풍경을 옆구리에 끼고 걷는 운탄고도(運炭高道) 정선에 운탄(運炭)길이 있다. 과거 석탄을 운반했던 길이다. 운탄길의 전체 길이는 100㎞가 조금 못 된다. 이 가운데 정선에만 80㎞ 조금 넘는 구간이 남아 있다. ‘하늘길’은 이 운탄길을 토대로, 함백산과 두위봉 등 주변의 명산을 하나로 잇는 프로젝트다. 하이원 리조트가 정선군청, 산림청 등의 협조를 얻어 조성중이다. 총길이는 160㎞ 남짓. 평균 고도 1000m 내외의 길을 따라 산 아래를 굽어보며 걷는다. 새비재 코스는 ‘하늘길’의 여러 갈래 가운데 하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길의 이름은 ‘운탄고도’다. 중국에서 티베트를 거쳐 인도로 이어지는 ‘차마고도’(茶馬古道)에 빗댄 표현이다. 화절령에서 시작해 백운산과 두위봉, 질운산의 어깨를 짚고 새비재로 넘어간다. 이 길의 미덕은 능선을 따라 돌아 내려가는 동안 줄곧 풍경을 허리에 끼고 간다는 것이다. 오른편은 기세 좋게 솟은 두위봉, 왼편은 깎아지른 벼랑 너머로 태백준령을 이룬 산의 바다다. 흰 눈을 뒤집어 쓴 채 능선의 윤곽만 남긴 산들이 마루금을 좁히며 다가서는 데, 여간 장관이 아니다. 산행 들머리는 화절령이다. 강원랜드 폭포주차장에서 오를 경우 화절령 오른쪽, 도롱이 연못 쪽에서 오를 경우는 가운데 길로 간다. 해발 1100m의 화절령까지 오르는 게 쉽지는 않다. 강원랜드 폭포 주차장에서 3.6㎞ 남짓 걸어 올라야 한다. 체력적인 부담을 느낀다면, 하이원 리조트에서 곤돌라(1만 2000원)를 타고 백운산 ‘마운틴탑’까지 오른 뒤 걸어 내려 오는 방법도 있다. 길은 조붓하다. 폭도 넓고 노면도 순하다. 그 위에 밀가루처럼 고운 눈이 쌓여 있다. 첫눈 위로 첫 발자국을 찍는다. 무릎 언저리까지 푹푹 빠진다. 발을 들면 눈구덩이가 연한 파란빛으로 반짝인다. 순결한 파란빛이다. 길은 곧장 고갯길로 이어진다. 첫번째이자 사실상 마지막 ‘깔딱고개’다. 고갯길 위에 쌓인 눈은 깊이가 고르지 않다. 어떤 곳은 발바닥만 적실 정도인 반면, 어떤 곳엔 스키장 모글 코스처럼 울퉁불퉁 눈이 쌓여 있다. 하이원 리조트의 신경옥 대리는 “화절령은 바람골이라 불릴 정도로 바람이 많다.”며 “눈이 쌓일 틈 없이 바람이 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누군들 이곳에 서면 사진작가 못 되랴 고갯마루에 올라 서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눈 쌓인 전나무와 낙엽송, 그리고 관목들이 저마다 다른 자태로 겨울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길도, 산자락도 순백의 눈을 뒤집어 쓰고 있다. 아무 곳에나 카메라를 대고 셔터만 누르면 ‘그림’이 된다. 이런 곳에서라면 뉘라서 사진작가가 못 되랴. 푹신한 눈 위로 드러누워 보시라. 그대로 영화 ‘러브 스토리’(1970)의 한 장면이 된다. 운탄길엔 급하게 굽어지는 구간이 없다. 각이 지고 날카로우면 탄차가 오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인네의 목선을 연상하면 알기 쉽다. 산 능선을 따라 휘어졌다 풀어진다. 그런 길이 리듬 있게 반복된다. 게다가 높낮이 차도 크지 않다. 다만 조성공사가 끝나지 않아 방향이나 현재 위치 등을 알 수 있는 표지판이 없다. 산림청에서 세워둔 ‘임반’ 표지판이 고작이다. ‘임반’은 국유림에 대한 일종의 지번으로, 거리로는 1~1.5㎞ 정도라고 보면 된다. 첫 고개가 ‘45임반’과 ‘44임반’의 경계가 되는 지역이니, 30번대 임반 언저리가 되면 종착지 새비재가 멀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보면 된다. 화절령과 새비재 사이 식생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 화절령 쪽은 전나무와 낙엽송, 참나무류 등이 주를 이룬다. 전망도 확 트인 편. 반면 새비재 쪽엔 소나무가 많다. 대개가 쭉쭉 뻗은 적송들이다. 사방으로 트였다기 보다는 숲을 이뤄 안온하게 감싸고 있는 느낌이다. 여기에 30㎝ 정도의 눈이 쌓였으니, 당연히 숲그늘에 드는 느낌도 다를 수밖에. 오른쪽이 두위봉 산자락이니 당연히 왼쪽은 깎아지른 벼랑이다. 어지간한 산 하나쯤은 잠길 정도로 품이 깊다. 그 덕에 길을 걷는 내내 탁월한 풍경이 따라온다. 흰 파도처럼 물결치는 백두대간의 산들을 보느라 헛발 짚지 않도록 조심할 일이다. 사실 16㎞는 짧은 길이 아니다. 또, 내리막길이라고는 하나 무릎 언저리까지 쌓인 눈 위로 새 길을 내며 걷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평상시 4~5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눈 쌓인 상황에서는 최소 7시간은 족히 걸린다. 한 유명 개그맨의 표현대로, ‘숨만 쉬고’ 걸어도 그렇다. 따라서 눈 덮인 새비재 코스를 돌아볼 경우, 아침 나절에 출발할 것을 권한다. 트레킹 초보자라면 구간을 나누는 것도 좋겠다. 화절령에서 ‘44’ 혹은 ‘43 임반’ 언저리까지 다녀오는 게 적당하다. ●추억을 묻는 로맨틱 명소 ‘전지현 소나무’ 운탄고도의 끝은 새비재(850m)다. 산세가 새가 날아가는 형상이라 해서 ‘조비치’(鳥飛峙)라고도 불리는 고갯마루다. 새비재의 으뜸 볼거리는 광활한 고랭지 배추밭이다. 하지만 정작 이곳을 세상에 알린 건 새비재 중턱의 작은 소나무였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에서 ‘그녀’(전지현)가 ‘견우’(차태현)와 함께 타임캡슐을 묻었던 곳이 바로 여기다. 당시 영화에 등장했던 소나무는 지금도 ‘전지현 소나무’라 불린다. 소나무 주변엔 얼마 전 타임캡슐 공원이 조성됐다. 타조알처럼 생긴 캡슐에 추억의 물건들을 담아 100일~3년 가운데 원하는 기간을 선택해 묻어 둘 수 있게 했다. 준비된 타임캡슐은 5860개다. 소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굽어 보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정선 최고봉인 두위봉(1466m)을 비롯한 고산준봉들이 겹겹이 늘어서 있다. 한 그루 소나무와 사방을 뒤덮은 눈, 그리고 검은색 윤곽만 드러낸 산들이 농담(濃淡) 또렷한 산수화를 펼쳐낸다. 이른 아침, 또는 해질 무렵 분위기가 특히 로맨틱하다니 연인들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할 일이다. 글 사진 정선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 영월방면→정선 강원랜드→화절령 순으로 간다. 화절령까지 차로 오를 수도 있지만, 비포장길이어서 승용차로는 어렵다. 게다가 겨울철엔 눈길일 경우가 많아 지프차도 오르기 어렵다. 화절령~산죽나무길~산철쭉길~마천봉~하이원 골프장을 잇는 4시간 짜리 코스, 초보자용 2~3시간 짜리 하늘길 코스도 있다. 강원랜드 골프장에서 무료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새비재까지는 승용차도 오를 수 있다. 대중교통은 함백역까지 걸어 내려와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강원랜드(www.kangwonland.com, 1588-7789)에 문의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캡슐공원 안내소 375-0121. ▲맛집 윤가네 한우마을 (592-2920)은 질 좋은 한우로 유명한 집. 된장찌개에 소면을 넣은 된장소면도 별미다. 고한읍 고한시장 내에 있다. 산돌솥밥(591-5564)은 곤드레밥을 잘 한다. 사북 읍내 용석집(592-6615)은 손으로 빚은 만둣국이 일품이다.
  • 허물자마자 또 세우는 학교 ‘혈세담장’

    허물자마자 또 세우는 학교 ‘혈세담장’

    ‘학교 치장에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학교공원화사업으로 지난해까지 앞다퉈 허물던 초·중·고교의 담장을 요즘 부랴부랴 다시 쌓고 있다. 성폭력 등 교내에서 안전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탓이다. 근시안적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대구시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50곳의 초·중·고교 담장을 허물었다고 22일 밝혔다. 학교 시설을 지역민에게 체육, 휴식, 쉼터 등 열린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에 모두 88억 9700만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담장이 없어지면서 외부인 통제가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방과 후 수업을 기다리던 아이들이 납치 또는 폭행을 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교육당국은 지난 6월 학교 담장을 무조건 허무는 것은 안 된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나라당 배은희 의원은 학교 담장을 포함한 학교 시설을 설치·변경할 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교육감이 범죄예방 등의 안전 대책을 반드시 수립하게 하는 초중등교육법(일명 담장법) 개정안을 지난 7월 발의했다. 법안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재설치되는 담장은 외부에서 학교가 들여다보이는 투명 담장 형태이며 최고 높이는 1.8m다. 대구지역에는 달서구 상인초등학교 등 4곳의 학교가 허문 담장을 다시 투명 담장으로 복구했다. 또 서구 옥산초등학교 등 13곳은 담장을 빠른 시일 안에 재설치하기로 했다. 투명 담장 설치에는 1m당 25만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장 길이가 100m인 학교는 2500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대구시교육청은 학교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17곳 학교 담장 재설치에 모두 5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담장을 허문 모든 학교에 담장을 다시 설치할 경우 비용만 15억원이 들어 결국 대구에서만 멀쩡한 담장을 허물고 다시 설치하는 데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간다. 전국적으로 담장을 허문 초·중·고교는 2000년 이후 1210곳에 이른다. 전체 초·중·고교 1만 1332곳의 10.7%에 달한다. 이 가운데 현재 담장을 재설치한 곳은 93곳이다. 교육당국은 담장을 모두 복구할 경우 4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 모 초등학교 김모(35·여) 교사는 “담장을 허문다고 할 때부터 교육계 안팎에서 안전범죄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며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10여년 전부터 ‘학교시설안전지침’에 울타리 기능을 하는 시설을 꼭 설치하도록 하는 조항을 만들어 그 준수 여부를 교육부가 학교 평가 기준에 반영해 왔다.”고 밝혔다. 반면 김규학 대구시의원은 “철거한 학교 담장을 다시 설치한다는 것은 예상낭비는 물론 주민들에게도 불편을 주는 것”이라면서 “학생 안전문제는 담장 재설치보다 다른 방안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광화문서 벼농사 민족의 광장될 것”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광화문서 벼농사 민족의 광장될 것”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16일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서울 600년 역사를 간직한 광화문광장에 벼농사를 짓는다면 농사를 천하의 근본으로 삼았던 조상들의 전통을 되살릴 수 있고, 자연과 함께 살아 숨쉬는 민족의 광장을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09년 8월 조성된 광화문광장은 서울의 중심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추진한 과감한 시도였다. 하지만 볼거리 위주의 광장으로 운영되면서 역사의 광장이 지나치게 ‘열린 광장’으로 내려와 버렸고 적막한 광장으로 스러졌다는 지적마저 일었다. 김 구청장은 “광화문광장에서 가까운 창덕궁 내 창의정은 조선 인조 때부터 임금이 직접 모를 심고 수확해 그 볏짚으로 초가를 올렸으며, 농사의 소중함을 백성들에게 일깨우기 위해 만든 곳”이라면서 “임금이 직접 농사를 지었듯이 광화문광장에서 벼농사를 지으면 농업의 중요성과 의미를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전임 서울시장에게도 건의한 바 있다. 그가 구상하는 벼농사 방안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뒤쪽 잔디밭에 너비 10m, 길이 100m로 만들어 유기농법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어린이 이삭봉사단(가칭)을 모집해 볍씨 파종에서 수확까지 농사 전 과정에 참여·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추수 뒤 겨울에는 논바닥에 물을 얼려 천연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하면 괜찮겠다고도 했다. 이런 제안에 한국농민연대·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 30여개 농민단체들이 지지 성명을 보냈고, 흙과 모판 등 각종 기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는 단체도 생겨났다. 김 구청장은 “벼농사는 ‘농자천하지대본’이란 전통을 재조명하고 자연친화적인 도시 홍보방법으로 광화문광장의 상징성에 부합한다.”며 “광화문광장에서 대통령이나 서울시장이 직접 팔다리를 걷어붙이고 농사짓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끝을 맺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크랙드닷컴 선정 ‘과학이 만들어낸 5가지 거대 구조물’

    크랙드닷컴 선정 ‘과학이 만들어낸 5가지 거대 구조물’

    첨단기기의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기능의 차이를 부각시키기 쉽지 않은 오늘날,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누가 더 얇게, 누가 더 작게 만들어 내느냐이다. ‘가장 얇은’ ‘가장 작은’이라는 수식어는 곧 휴대전화, TV, 노트북 컴퓨터의 경쟁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형화, 슬림화와는 전혀 거리가 먼 분야가 있다. 바로 거대과학이다. 독특하고 기발한 글로 인기가 높은 크랙드닷컴은 5일(현지시간) ‘과학이 만들어 낸 다섯 가지 거대한 구조물’을 선정, 발표했다. 다섯 가지 구조물의 면면을 살펴보면 마치 공상과학(SF) 영화 속 우주전함이나 거대 요새를 연상케 한다. 1. 힉스를 찾아라-LHC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유명해진 것은 ‘지구 멸망 실험’이라는 풍문 때문이었다. “약 138억년 전 빅뱅 직후의 모습을 재현한다.”는 LHC의 실험목표가 오해를 거듭한 결과였고, 세계 각국에서 반대시위까지 벌어졌다. 공식적으로 LHC는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큰 기계다.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사이 지하 100m 속에 지어진 LHC의 둘레는 27㎞에 이른다. 1994년 시작된 LHC 건설에 투입된 돈만 해도 50억 달러가 넘고, 기계를 돌리고 연구하기 위해 80개국, 1만여명의 과학자들이 일하고 있다. LHC에서 이뤄지는 실험 자체는 비교적 간단하다. 두 개의 입자 빔을 양쪽으로 쏘아 빛의 99.999%의 속도까지 가속시킨 후 양성자가 서로 충돌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주 탄생 직후부터 약 3분 뒤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구상이다. 특히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검출 여부다. 우주탄생 직후 모든 물질의 질량과 성질을 규명하고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힉스 입자를 찾는다면 인류는 우주의 비밀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그러나 LHC가 가동된 지 3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힉스 입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2. 우주 보는 눈-제임스 웹 망원경 1990년 미항공우주국(NASA)이 허블우주망원경을 지구 위에 올려놓자 사람들은 ‘좀 더 깨끗한 우주사진’만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 후 21년 동안 허블망원경은 우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 놓았다. ‘우주를 보는 인류의 눈’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그러나 허블망원경은 2014년이면 수명을 다한다. 우주에서 우주를 보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알게 된 과학자들은 2020년 쏘아올릴 허블의 후계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은 허블보다 훨씬 크고 강력하다. 허블이 길이 13m, 직경 14m로 버스 1대 크기인 데 비해 제임스 웹은 길이 22m, 직경 12m로 테니스 코트 크기다. 허블의 관측 능력이 인간의 100억배 수준이라면, 제임스 웹은 반사경의 면적이 10배 이상 커지며 허블의 3.4배 시력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 제임스 웹은 지구에서 무려 150만㎞ 떨어진 궤도에 올려져 우주를 관측하게 된다. 3. 거대과학의 비극 ‘LIGO’ 과학자들은 빅뱅 직후 우주가 팽창하기 시작해 지금도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그 증거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질량을 가진 물질들이 서로 멀어지면서 이동하고 있다면 마치 호수에 돌을 던진 것처럼 우주 안에 그 파동이 떠돌고 있지는 않을까. 1916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이 같은 가설을 발표한 이후 과학자들은 이 파동에 ‘중력파’라는 이름을 붙이고 실체를 찾기 시작했다. 100년 가까이 실패가 거듭된 후 2002년 미국 워싱턴주에 지어진 중력파 검출 장치 LIGO는 한쪽 관이 4㎞에 이르는 직각 구조물이다. 중앙에서 각 관의 끝에 설치된 거울을 향해 레이저를 반사한 후 다시 한 점에 모이도록 하면 간섭을 일으킨다. 이 간섭의 변화를 측정하면 중력파의 영향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당초 과학자들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2008년 LIGO는 공식적으로 중력파 검출에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미약한 중력파를 잡아내기에는 정밀도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4. 남극 아이스큐브 뉴트리노 망원경 4위에는 남극의 ‘아이스큐브 뉴트리노(중성미자) 망원경’, 5위에는 미 캘리포니아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미 국가점화설비(NIF)가 꼽혔다. 남극점에 설치된 아이스큐브 망원경은 얼음에 80여개의 구멍을 2.4㎞ 깊이까지 뚫은 후 검출기를 내려보내는 설비다. 깊은 얼음 속에 묻힌 아이스큐브는 중성미자가 얼음 분자와 부딪치면서 내는 푸른 섬광을 찾는 방식으로 중성미자를 탐색한다. 우리 주위에 수없이 많이 존재하지만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뉴트리노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밀도가 높은 남극의 얼음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장치다. 5. 미국 국가점화설비(NIF) 축구장 크기인 NIF는 192개의 독립적인 레이저빔을 갖추고 있다. 이 레이저빔들은 1000분의1초 안에 300m 거리에 있는 손가락만 한 목표물에 동시에 투사돼, 태양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10억 달러가 넘는 예산이 투입된 NIF는 청정에너지 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핵무기와 관련된 군사적 이유도 숨겨져 있다. NIF를 이용하면 지하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노후화된 핵무기의 변화와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척박하고 위험한 땅이 되레 아름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극한의 기후와 생존 여건이 빚어낸 극한의 풍경들. 호주의 ‘아웃백’(Out Back)이 그렇습니다. 아웃백의 사전적인 의미는 ‘건조한 내륙부에 사막을 중심으로 뻗어 있는 넓고 인구가 매우 적은 지역’입니다. 서(西)호주 사람들은 그 풍경을 ‘익스트로더네리’라고 표현합니다. 상식을 넘어서는, 기이한 풍경이라는 뜻이지요. 그 광활한 곳이 인간의 땅임을 설명해 주는 건 실핏줄 같은 길 하나뿐이었습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길이었지만, 단언컨대 그 길에서 생략해도 좋을 풍경은 없었습니다. 팝업북처럼 책장을 넘기면 같으면서도 다른 풍경들이 튀어 나왔습니다. 우리가 시골이나 고향 등의 단어에서 먹먹한 느낌을 갖듯 호주 사람들도 아웃백에서 여러 감정들이 섞인 풍경을 떠올릴 겁니다. 붉은 암석과 흰 유칼립투스 나무,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들개 ‘딩고’와 수줍은 캥거루가 퍼뜩 떠오르겠지요. 브루스 산(1235m)에서 내려다보는 장쾌한 풍경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거대한 철광석 광산과 수 ㎞에 달하는 화물열차가 평원을 오가는 그런 풍경 말입니다. 아웃백이란 이런 여러 느낌과 풍경들이 씨줄날줄로 얽힌 표현이지 싶습니다. 서호주의 대표적인 아웃백인 필바라 지역에 카리지니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아홉 개의 붉은 협곡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각 지역을 색깔로 표시한 현지 지도조차 붉은 색으로 칠해 놓은, 척박한 미개척지입니다. 카리지니야 아무 때고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곡 아래로 내려가 35억년 전의 세계를 맨살로 부대낄 기회는 늘 있지 않습니다. 우기가 시작되면 협곡 사이를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지고 발 디딜 공간도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우기가 끝나고 여름이 시작된 요즘, 카리지니는 모험을 즐기는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아웃백. 사방이 붉다. 철광석이 함유된 토양이 산화되며 생긴 현상이다. 그리고 넓다. 홍두깨로 땅을 두들겨 편평하게 펼쳐 놓은 듯하다. 지평선을 접할 기회가 흔하지 않은 한국인에게 붉은 땅은 그래서 더없이 넓게 느껴진다. 그 땅 위로 드문드문 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방 몇백 리에 크기를 견줄 만한 대상이 없어 나무가 큰 건지 작은 건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서호주 주도(州都) 퍼스에서 두 시간 가까이 날아온 비행기가 붉은 먼지를 휘날리며 내려섰다. 활주로 하나와 간이 건물 하나 달랑 서 있는 황량한 땅, 파라버두 공항이다. 여느 공항처럼 탑승교를 통해 나가는 건 언감생심이다. 트랩에서 내려 곧바로 땅 위를 걸어가야 한다. 햇볕이 어찌나 강한지 모자와 선크림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구운 오징어가 될 판이다. ‘게이트 1’이라 적힌 철문이 유일한 출입구다. 그냥 게이트라고 하면 될 걸 굳이 ‘1’ 자를 붙여 멋을 냈다. 수하물이 자동으로 돌아 나오는 시스템도 당연히 없다. 철망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짐차가 와서 짐을 내려놓는다. 거기가 곧 ‘수하물 찾는 곳’이다. 낯선 풍경에 웃음이 새어 나오고 가슴은 미지의 땅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방망이질을 친다. 호주 원주민을 ‘애버리지니’라 부른다. 그 가운데 서호주 원주민인 눙아(Noongar)족은 일년을 6계절로 나눈다. 계절의 양태가 우리와 달라 4계절로 환치하긴 어렵지만 각 계절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그들의 생활 습관과 계절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서호주의 봄’은 ‘캄바랑’(Kambarang)이라 불리는 10~11월부터 시작된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시작되고 야생화들이 절정을 이룬다. ‘비락’(Birak)은 12~1월로 ‘첫 번째 여름’이다. 건조하고 뜨거운 계절이다. 아이들에게 사냥 기술을 가르치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브누루’(Bunuru)는 2~3월이다. ‘두 번째 여름’으로 일년 중 가장 뜨겁다. ‘제란’(Djeran)은 4~5월이다. 슬슬 차가운 계절이 시작된다. 6~7월은 ‘마쿠루’(Makuru)라고 부른다.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계절이자 생식의 계절이다. 영어로는 첫 번째 우기라는 뜻에서 ‘First Rain’이라 쓴다. ‘질바’(Djilba)는 8~9월이다. ‘두 번째 우기’라 불린다. 수태의 계절이다. 종종 일년 중 가장 추운 날이 기록되곤 한다. 그들의 셈법에 따르면 지금은 ‘캄바랑’이다. 아쉽게도 아까시꽃 등 일부를 제외하고 야생화들은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그 빈자리는 스피니펙스가 채워준다. 열기가 더해질수록 성장하는 녀석으로 야생화처럼 들녘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사초와 닮았으나 가시는 여간 뾰족하지 않다. 스피니펙스 주변엔 유칼립투스 나무가 서 있다. 표피가 흰색이어서 현지인들은 ‘화이트 껌’이라 부른다. 나무는 저 하나가 생명이려니와 다른 생명을 보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칼립투스 위엔 새가, 아래엔 흰개미가 집을 짓고 살아간다. 비포장길을 달려 얼굴이 붉은 먼지로 뒤덮일 즈음에야 카리지니는 이방인의 발걸음을 허락했다. 별이 총총한 밤, 팝송 제목처럼 그야말로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Starry starry night)다. 현지 가이드 피트 웨스트는 세 문장으로 카리지니를 설명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No Phone, No Internet, No Stress) ●맨발로 부대낀 35억년 전의 세계 카리지니의 외관은 참 독특하다. 너른 평지가 펼쳐지다 느닷없이 아래로 푹 꺼진다. 영화 ‘2012’에서 지각변동으로 갈라진 로스앤젤레스 시가지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각 협곡 위의 전망대에서 보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갈라져 있다. 원주민의 전설대로 왈루(Wahlu)라는 거대한 뱀이 인도양에서 올라와 붉은 땅을 헤집으며 지나간 듯하다. 전체 면적은 약 63만㎢로 우리나라 충북도보다 약간 좁다. 아래서 보면 협곡은 100m에 달할 만큼 높지거니 솟아올랐다. 우사인 볼트라면 채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주파할 거리지만 100m가 주는 위압감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붉디붉은 협곡의 빛깔이다. 황토처럼 부드러울 것 같은데 만져보면 딱딱한 암석이다. 꼭 키 100m짜리 근육질 붉은 거인들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듯하다. 불퉁한 외모와 달리 카리지니는 원주민 말로 ‘만남의 장소’란 뜻을 갖고 있다. 건조하고 뜨거운 협곡 위에 견줘, 유칼립투스가 그늘을 만들고 군데군데 오아시스 같은 폭포와 연못들이 있는 협곡 아래야말로 사람들이 쉬고 모이기에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카리지니 방문객 센터 안내판 등에 따르면 45억년에서 35억년 전 사이 카리지니는 원시 지구의 바다 밑바닥이었다. 그러다 해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지상으로 드러났다. 이후 물과 비바람이 깎고 세월이 조탁해 오늘날과 같은 기이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시루떡같이 쌓인 협곡 층 사이사이 원시 지구의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는 건 그런 까닭이다. 카리지니 안에는 모두 9개의 크고 작은 협곡이 있다. 해머슬리를 제외하면 핸콕, 조프리, 레드, 데일스, 위노, 녹스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협곡들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몰려 있다. 깎아지른 벼랑을 어떻게 내려갈까 싶지만 절묘하게도 협곡마다 내려갈 만한 길이 하나씩은 꼭 있다. 협곡 트레일은 난이도에 따라 1~6단계로 나뉜다. 어느 단계든 조심해야 하지만 5~6단계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각 협곡은 저마다 특징을 갖고 있다. 데일스 협곡은 평이한 난이도에 수채화 같은 유려한 풍경을 갖췄다. 계곡 물이 모여 서큘러 풀과 포테스큐 폭포 등 예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 조롱박처럼 매달려 낮잠을 자는 박쥐 등 이국적인 풍경과도 조우할 수 있다. 조프리 협곡은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조프리 폭포가 매력적이다. 붉은 암석들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는 녹스 협곡은 장엄미가 단연 돋보인다. 핵심은 핸콕 협곡이다. ‘지구의 중심’을 숨겨둔 곳. KBS 2TV ‘남자의 자격-배낭여행’ 편에 등장하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른 협곡과 달리 헬멧과 스위밍 수트, 암벽등반을 위한 하네스 등을 갖춰야 할 정도로 험한 편이다. 하지만 꼭 남자뿐이랴. 다소의 모험을 즐길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자격’은 충분하다. 출발은 다른 협곡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화번호부처럼 촘촘하게 쌓인 암석들을 딛고 내려간 뒤 계곡길을 따라 걷는다. 물에 잠겼거나 미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어려울 건 없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리건 풀 바로 앞까지다. 여기서부터는 장비를 갖춘 참가자(가이드 2명 포함 최대 10명)들만 갈 수 있다. 서로의 몸을 자일로 묶고 하켄 박힌 암벽을 따라 오르내려야 한다.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까닭에 적잖이 힘도 든다. 그러나 붉은 거인의 심장, ‘지구의 중심’이 멀지 않은데 예서 멈출 사람은 없다. 핸콕 협곡의 마지막 코스인 ‘지구의 중심’은 핸콕과 조프리, 레드, 위노 등 네 협곡이 만나는 곳이다. 당연히 물줄기도 합류돼 큰 호수를 이룬다. 핸콕 협곡의 묘미는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지구의 중심’이 전하는 풍광도 좋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만나는 근육질의 풍경은 그보다 몇 곱절 뛰어나다. 무엇보다 위험한 곳들을 참가자들이 합심해서 건너가는 과정이 정말 짜릿하고 즐겁다. 서호주 관광청이 내세운 슬로건 ‘기이함을 경험하라!’가 설득력을 갖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핸콕 협곡 위의 ‘옥서 전망대’는 반드시 들르길 권한다. 9개 협곡에 조성된 전망대 가운데 가장 도저한 풍광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발 아래 ‘지구의 중심’을 두는 맛이 각별하고, 네 협곡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경이롭다. 옥서 전망대 유칼립투스 나무 아래엔 십자가가 하나 세워져 있다. 핸콕 협곡의 아름다운 연못 ‘리건 풀’의 이름으로 남은 남자, 지미 리건의 묘다. 구조대원으로 자원해 활동하던 그는 2004년 안전장비 없이 협곡 위를 걷던 사람을 구하다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스스로의 안위를 빚졌다는 기분으로 그의 묘에 돌 하나 얹어 놓고 오는 것도 좋겠다. 글 사진 톰 프라이스(호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것만은 잊지 마세요 ▲싱가포르 항공(www.singaporeair.com)이 매일 3회 싱가포르를 경유해 퍼스까지 오간다. 총비행 시간은 11시간 남짓. 퍼스~파라버두는 국내선, 파라버두~카리지니는 지프 등 차량(약 3시간 소요)을 이용한다. 퍼스~카리지니 약 1600㎞ 거리를 4륜구동 차량으로 이동하는 여행객들도 많다. 운전석이 오른쪽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호주정부관광청 한글 사이트(www.westernaustralia.com), 호주정부관광청( www.australia.com) 참조. ▲카리지니 1일 패스는 차량 1대당 11호주달러(약 1만 2000원)다. 1호주달러=약 1150원. ▲하루 종일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다.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 등을 챙겨 가는 게 좋다. 아울러 협곡마다 노천 풀이 형성돼 있으니 수영복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겠다. ▲카리지니 국립공원 내 숙박업소는 에코 리트리트가 유일하다. ‘에코 텐트’ 안에 침대, 샤워기가 딸린 화장실 등 기본적인 시설만 설치했다. 취사는 불가. 식사는 사무실 겸 레스토랑에서 해결한다. ▲현지 ‘웨스트 오즈 액티브 어드벤처’(www.westozactive.com) 프로그램으로 핸콕 협곡을 돌아볼 경우 장비 일체가 제공된다. 215달러. 개별 여행자는 레스톡 투어(www.lestoktours.com.au/karijinipark)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퍼스 시내 국제선과 국내선은 터미널이 떨어져 있다. 오전 4시부터 50분 간격으로 셔틀 버스가 양 터미널을 오간다. 택시 요금은 25달러가량. ▲콘센트 형태가 일자형 세 개다. 별도 어댑터를 가져가야 한다. ▲퍼스 시내 팬 퍼시픽 호텔은 스완강에 인접해 있는 데다 시내 접근성이 좋다.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다. 1시간 6달러. ▲퍼스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프리맨틀이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맛집, 시장 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 애버리지니 문화센터에서는 풍속화와 민속악기 디저리두 등을 배울 수 있다. ▲워너투어(www.wannatour.com, 02-3477-7555)와 코코스여행사(02-318-1998) 등에서 서호주 아웃백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쪽빛 데칼코마니 융프라우를 걷다

    쪽빛 데칼코마니 융프라우를 걷다

    얼마전까지 우리가 스위스를 돌아보는 방법은 주로 ‘관광’이었습니다. 기차나 곤돌라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 ‘바라보는 것’ 위주였습니다. 최근 걷기 열풍이 불면서는 스위스의 진면목을 걸어서 살피려는 움직임도 부쩍 늘었습니다. 그 중심에 스위스의 아이콘, 융프라우가 있었지요. 거대한 자연과 마주하는 여정입니다. 이제 여기에 치즈와 초콜릿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탭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스위스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여정입니다. 바로 그렇게 삶과 풍경이 어우러질 때라야 비로소 온전히 스위스를 돌아본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스위스관광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절반보다 작은 스위스 안에 조성된 하이킹 패스(path)가 6만㎞를 넘는다. 지구를 한 바퀴(약 4만 120㎞) 반쯤 돌 수 있는 거리다. 트레일은 2만개 정도 된다. 우리의 둘레길 같은 하이킹 코스들이 거미줄처럼 나라 전체를 촘촘하게 감싸고 있는 셈이다. # ‘유럽의 지붕’ 열차만 타지 말고 걸어보면… 스위스 하이킹의 핵심으로 꼽히는 융프라우 일대에도 76개의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있다. 저마다의 취향과 산행 능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융프라우 하이킹은 대부분 인터라켄에서 기차를 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인터라켄은 ‘두 개의 호수 사이의 마을’이란 뜻으로, 융프라우의 배후지 역할을 한다. 기차는 인터라켄 오스트역을 출발해 라우터브룬넨(796m)과 클라이네 샤이데크(2061m) 등을 경유해 융프라우요흐(3454m)까지 오른다. 시간은 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평탄하게 이어지던 철길은 라우터브룬넨부터 궤도 사이에 톱니바퀴가 놓이기 시작한다. 기차를 타고 험준한 산을 오르는 동안 차창은 풍경화가 된다. 슈타우바흐 폭포 등 풍경의 보고들이 벽화처럼 내걸리는데, 입이 쩍 벌어질 지경이다. 오를 땐 기차 오른쪽, 내려올 땐 왼쪽에 앉는 게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선 저 유명한 융프라우 산악열차로 갈아탄다. 내년이면 설립 100주년이 되는 유서 깊은 철길이다. 산악열차에 오르면 ‘처녀’란 뜻의 융프라우(4158m)와 수많은 산악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아이거 북벽(3970m), 묀휘(4107m) 등 알프스의 고봉들이 어깨를 맛댄 풍경과 마주한다. 산악열차는 약 2㎞는 초원지대, 7㎞ 남짓한 거리는 아이거와 묀휘의 암벽을 뚫은 터널을 지난다. 소요시간이 50분에 달할 만큼 천천히 오른다. 고산병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고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터널 구간 중 아이거반트(2865m)와 아이스메어(3160m) 등 두 곳에서 각각 5분씩 정차한다. 아이거 암벽 속에서 알프스 전경을 내려다보는 맛이 각별하다. 종착역은 융프라우요흐다. ‘요흐’는 우리의 ‘재’와 비슷한 뜻으로, 융프라우와 묀휘 두 산자락이 내려와 만난 자리를 뜻한다. 역 밖의 플라토 전망대나 빙하지대로 이어지는 뒷문이 전망 포인트. 역 위쪽의 스핑크스 전망대도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와 22㎞를 뻗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알레치 빙하가 눈앞에 펼쳐진다. 고산증으로 인한 어지럼증도 이때만큼은 싹 가신다. 융프라우 하이킹은 산악열차나 곤돌라 등으로 고산 지역에 오른 뒤 되짚어 내려가는 형태가 많다. 그 가운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는 ‘아이거 융프라우 워크’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열차를 타고 내려오다 아이거 글래쳐(2320m)에 내려서 클라이네 샤이데크까지 걷는다. 융프라우와 아이거, 묀휘 등의 거봉들을 줄곧 등에 지고 내려온다. 앞쪽으로는 알프스의 산자락들이 마루름을 좁히며 다가선다. 스위스 목동들이 만들었을 것 같은 지그재그 코스는 하이킹 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쉽다. 1시간 남짓 걸린다. # 그뤼에르 치즈… 스위스 삶의 정수 스위스를 대표하는 식품은 치즈와 초콜릿이다. 그 둘의 명산지가 프리부르 지역이다. 스위스 연방을 이루는 26개 주(칸톤) 가운데 한 곳이다. 치즈와 초콜릿 생산 농가는 프리부르 지역 가운데서도 특히 그뤼에르 주변에 몰려 있다. ‘치즈 데어리 패스’(Cheese Dairy Path) 등 전통 치즈와 초콜릿을 맛볼 수 있는 하이킹 코스도 그뤼에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인터라켄에서 그뤼에르까지는 ‘골든패스 파노라믹’ 등 기차를 바꿔 타며 이동한다. 스위스는 하이킹 패스 못지않게 철도 시스템도 그물망이다. 46개 철도회사가 총연장 5102㎞의 철로를 통해 스위스 구석구석을 연결한다. 관광객들이 어렵지 않게 4000m 가까운 산을 오르고, 꼭꼭 숨겨진 풍경들과 만날 수 있는 이유다. 1876년 첫 운행을 시작한 ‘골든패스 파노라믹’은 전원마을 츠바이짐멘에서 그뤼에르를 지나 레만호(湖)를 품은 몽트뢰까지 이어져 있다. 스위스 특유의 전원풍경을 차창에 달고 가는 노선으로, 스위스 기차여행의 정수로 꼽힐 만큼 줄곧 빼어난 풍경과 동행한다. 인터라켄이 독일어권 지역이라면 프리부르는 프랑스어권 지역이다. 특히 그뤼에르는 지역적으로 프랑스와 가깝다. 문화 또한 프랑스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당연히 고마움의 뜻을 전할 때 독일어 ‘당케 쉔’보다 프랑스어 ‘메르시 보쿠’가 더 잘 어울린다. 국내 한 포털 사이트는 그뤼에르에 대해 ‘거의 1000년 전부터 만들어온 경질 치즈’라고 적고 있다. 지명이 그 지역의 음식을 뜻하는 고유명사처럼 변한 것이다. 치즈 데어리 패스는 그뤼에르를 출발해 해발 1100m의 몰레종 마을까지 다녀온다. 그뤼에르에서 몰레종 마을까지는 5.7㎞, 왕복 4시간쯤 걸린다. 여기는 그러니까, 예쁜 수직 세상쯤 되겠다. 잣나무와 낙엽송 등이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어 있다. 그 아래는 들꽃 세상이다. 노란 민들레와 꽃반지 만들던 토끼풀 등 익숙한 녀석들은 물론, 어린아이 손톱보다 작은 들꽃들이 지천이다. 산길에서는 너나 없이 친구가 된다. 꼬장꼬장한 빨강 머리 독일 할머니도, 배불뚝이 스페인 아저씨도 수줍고 정감 있는 눈인사를 건넨다. # 해발 수천m에서 듣는 워낭소리 40분 남짓 산길을 오르면 워낭소리가 들리고 얼룩무늬 젖소들이 눈에 띈다. 스위스에선 이처럼 해발 수천m 고지대에서 소를 방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저지대 농가들이 싱싱한 풀을 찾아 고원의 초원지대로 올려 보낸 소들이다. 소떼는 봄에 올라와 가을이면 내려간다. 이들이 이동하는 것을 ‘포야’라고 부른다. 가을에 소떼가 내려올 때면 마을마다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그뤼에르의 중심지인 불에선 만국기를 걸듯 워낭으로 마을 하늘을 장식해 뒀다. 여간 이채롭지 않은 풍경이다. 몰레종 마을까지 가는 산길은 전형적인 스위스 시골 풍경을 담고 있다. 우리와 닮은 듯, 또 다른 풍경에 넋이 쏙 빠진다. 산길 중간의 ‘몽제롱’은 치즈에 식빵을 적셔 먹는 퐁듀로 유명한 집이다. 퐁듀 한 그릇에 17~19스위스프랑(약 2만 1000~2만 3000원)을 받는다. 몰레종 마을에서도 전통 수제 치즈 제작과정을 살펴보거나 다양한 치즈를 맛볼 수 있다. 초콜릿과 함께하는 길은 ‘치즈&초콜릿 트레일’로 불린다. 그뤼에르에서 버스로 10분 정도 떨어진 샤르메가 출발지. 초콜릿 박물관이 있는 브로크(Broc)까지 약 11㎞를 걷는다. 넉넉한 몽살뱅호(湖)와 고전 전쟁영화에서 봤음직한 수력발전소,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야운바흐 협곡을 따라 걷는다. 글 사진 인터라켄·그뤼에르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전기는 220V를 쓴다. 우리와 다른 형태의 콘센트(3점식)를 쓰는 곳이 많다. @산악지대가 많으므로 보온성이 좋은 가벼운 옷과 등산화, 선글라스, 선블록 등을 준비해야 한다. @스위스 패스가 무척 유용하다. 기차는 물론 버스, 유람선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산악철도나 케이블카는 할인혜택을 받는다. 스위스 관광청(www.myswitzerland.co.kr) 참조. @스마트폰 소지자는 스위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갈 것. 현지에서 여행서적 몫을 톡톡히 한다. @인터라켄 시내는 자전거로 돌아보기 딱 좋다. 인터라켄 서역(west), 호텔 등에서 대여해 준다. 1~2시간에 14스위스프랑(CHF). 1CHF(이하 프랑)는 약 1230원. @음료수 등 잡화를 살 때 ‘COOP’ 매장을 이용하면 싸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컵라면을 맛볼 수 있다. 7.5프랑. @브로크의 카예 네슬레 초콜릿 공장 입장료는 10프랑이다. 초콜릿 생산 공정 등을 들여다보고, 다양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비교적 싼 초콜릿 매장도 마련돼 있다. @그뤼에르 고성(古城)은 스위스 국민들이 두 번째로 자주 찾는 고성이다.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좋다.
  • [대구세계육상 D-1] 장대높이뛰기 ‘마의 6m’ 달구벌서 넘을까

    [대구세계육상 D-1] 장대높이뛰기 ‘마의 6m’ 달구벌서 넘을까

    스포츠 중에서도 육상은 인간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종목이다. 그런데 장대높이뛰기의 경우 ‘살아있는 전설’ 세르게이 붑카(48·우크라이나)가 1994년 6m 14를 달성한 이래 20년 가까이 세계신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남자 선수 중 6m를 넘은 이는 단 15명. 여자 가운데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유일하게 5m를 넘었다. 신체 조건이 향상되고 과학이 발전함에도 불구하고 장대높이뛰기에서의 6m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되는 것일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마의 6m를 넘은 ‘6m 클럽’ 선수는 세 명이다. 스티븐 후커(29·호주), 르노 라빌레니(25·프랑스), 브래드 워커(30·미국)가 주인공. 후커가 2009 보스턴 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운 6m 6의 기록은 붑카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자 현역 중 최고 기록이다. 후커는 멀리뛰기 국가대표 출신인 어머니의 운동능력을 물려받아 100m를 10초 82에 주파한다. 188㎝, 85㎏의 체격조건도 훌륭하다. 2009년 부상을 당한 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부진한 것이 아쉽다. 현재 가장 컨디션이 좋은 것은 라빌레니. 2009년 6m 01을 기록한 그는 올해 유럽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6m 03을 기록하는 등 기복 없는 성적을 기록했다. 워커 역시 2006년부터 3년간 시즌 최고기록으로 챔피언 자리를 지켰지만 2009년 골반 부상 이후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5m 84를 뛰는 등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양치기 소년들이 지팡이로 방목장의 울타리를 뛰어넘은 데서 착안된 장대높이뛰기는 장대의 재질이 변화함에 따라 비약적인 기록 향상을 보여왔다. 1795년 독일의 체육학자 요한 구츠무츠가 나무 봉을 사용해 1m 30을 뛰어넘은 것이 첫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이래 탄력성이 좋은 대나무가 사용된 후 1912년 4m 벽을 넘었고, 19 46년 알루미늄과 1960년대 유리섬유 제품이 개발되면서 5m를 넘어섰다. 탄소로 코팅한 첨단 특수유리섬유로 만들어져 탄성과 내구력까지 보강된 최첨단 장대가 등장하면서 1985년에는 드디어 6m를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장대의 규격은 무게나 길이는 물론 공인된 소재라면 재질도 제한이 없다. 일반적으로 길이 4m 50 이상, 지름 3.5㎝ 이상의 장대를 사용한다. 그러나 장대만 좋아진다고 기록이 무조건 좋아지지는 않는다. 장대높이뛰기에 적용되는 ‘후크(Hooke)의 법칙’ 때문이다. 장대가 휘어지는 만큼 다시 펴지는 반발력도 커진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선수들은 탄성이 높은 장대를 충분히 굽힐 수 있는 힘과 탄성을 바탕으로 몸을 거꾸로 솟구치게 할 수 있는 도약력을 갖춰야 한다. 장대높이뛰기는 선수가 달리는 스피드에 의해 만들어진 운동에너지가 장대의 탄성에너지로 전환되고, 다시 높이 솟구치는 위치에너지로 바뀌는 과학적인 운동이다. 따라서 도움닫기 속도가 빨라야 몸이 높이 올라갈 수 있다. 붑카가 6m 벽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은 100m를 10초에 달리는 주력 덕분. 도움닫기 단계에서 시속 35.7㎞ 정도의 폭발적 스피드를 낸 것이 세계 신기록의 원동력이었다. 이 때문에 장대높이뛰기의 기록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장대의 재질은 물론 선수들의 기량 향상 역시 꼭 필요하다. 스피드와 파워, 유연성 및 상·하체의 균형적 발달이 필수 요소인데, 이것을 고루 갖춘 선수가 나오는 게 쉽지는 않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삼성동 아침부터 ‘활기’… 창신동 젊은층 외면 ‘썰렁’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삼성동 아침부터 ‘활기’… 창신동 젊은층 외면 ‘썰렁’

    서울시 무상급식 지원 범위에 관한 주민투표가 실시된 24일 투표 현장에서는 지역별·연령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중·장년, 노년층이 주로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를 찾았고, 강남권의 참여율이 두드러졌다. 투표율이 33.3%에 못 미쳐 투표함을 열지 못하게 되자 일부 시민들은 아쉬워했다. ●‘지방선거 몰표’ 강남구 투표 두각 오전 8시 30분 강남구 삼성1동 주민센터 1층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는 4~5분 간격으로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40~50대의 중년여성과 할머니 유권자들이 많았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몰표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밀어준 강남권은 다른 지역과 달리 투표하러 나온 주민으로 활기를 띠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주부 최모(44)씨는 “나도 딸이 있지만 소득 하위 50%의 어려운 아이들에게만 집중 지원하는 것이 국가 장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투표 이유를 설명했다.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단국대 사범대부속고등학교 투표소에서는 오전 6시 40분쯤 유권자들이 100m가량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오후 들어 투표소를 찾는 강남 주민들의 발길이 다소 늘어나기도 했다. ●노년 참여율 높고 투표 여부 함구 반면 쪽방촌 거주자 등 저소득층 유권자가 많은 종로구 창신1동 주민센터에는 아침부터 중·노년층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았지만 총선·대선 등 대형 선거 때와 비교하면 투표율이 극히 낮았다. 종로구 청운효자동 자치회관에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40~70대만 투표에 참여했다. 20~30대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성별도 8대2의 비율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관악구 청룡동 관악구의회 투표소 역시 썰렁한 분위기였다. 투표 행위 자체가 오 시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투표 여부를 숨기는 이들도 많았다. 회사원 이종원씨는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 같아 동료들끼리 서로 투표 여부를 묻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시와 자치구 공무원들은 하루 종일 주민투표 여부에 대해 입 밖에 내는 것을 꺼렸다. 상당수의 구청 직원들은 여당 서울시장과 야당 구청장이 맞선 형국의 선거에서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워했다. 한 자치구 공무원 A씨는 “전면적 급식이 옳은지, 단계적 급식이 옳은지를 떠나 여야로 엇갈린 단체장의 눈치를 봐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이번 투표는 정말 불편하다.”고 말했다. ●吳시장·郭교육감 희비 교차 오 시장은 오전 6시 45분쯤 종로구 혜화동 자치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송현옥씨와 함께 표를 던졌다. 이후 현충원을 참배한 뒤 오후에는 집무실에서 투표 마감 시간까지 투표율을 확인하다 모처로 떠났다. 곽노현 교육감은 오전 9시쯤 출근해 “이번 투표는 아이들에게 차별급식하자는 나쁜 투표”라면서 “투표 거부는 정당한 권리 행사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육감으로서 투표에 참여할 수 없어 가장 강력한 반대의사 표시로 착한 거부를 했다.”고 말했다. 허광태 시의회 의장은 주민투표 종료 직후 “불의한 투표에 단호한 심판을 내린 위대한 서울시민의 승리”라면서 “시민들이 친환경 무상급식과 민주주의를 지켰다.”고 자평했다. 조현석·김효섭·백민경·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 中보하이만 유전 9곳서 원유 유출 추가로 확인

    중국 보하이(渤海)만 펑라이(蓬萊) 19-3 해상유전에서 기름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9곳의 새로운 유출 지점이 발견되면서 수습 작업의 장기화와 해양 오염 악화가 우려된다. 중국 국가해양국 북해분국이 해양감시선 2척과 관측 항공기 1대를 띄워 사고해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 6월 17일 유출사고가 발생한 C플랫폼 부근에서 19일 길이 5~10㎞, 폭 50~100m의 기름띠가 발견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펑라이 19-3 유전을 공동개발하고 해상유전의 관리를 맡고 있는 코노코필립스중국석유 측은 당국의 확인 요청에 “C플랫폼 북측 15m 범위에서 9곳의 원유 유출 지점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당국의 관측 결과 은회색 및 무지개색을 띠고 있는 추가 오염 해역은 1.53㎢에 이른다. 인근 해수의 석유 농도는 53.0㎍/ℓ로 차츰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름유출 지점 추가 확인과 관련해 국가해양국, 환경보호부 등 7개 부처 합동조사팀은 20일 베이징에서 회의를 열어 코노코필립스 측에 “유출 원인 규명과 함께 빨리 추가 유출을 막아 새로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긴급지시했다. 펑라이 19-3 유전에서는 지난 6월 초부터 기름 유출이 시작됐으며 한때 서울시 면적의 7배 규모인 4340㎢의 해역이 3급수로 오염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CNOOC와 코노코필립스 측을 상대로 수억 위안대의 손해배상을 협의 중이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법적대응을 대리할 로펌을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하산길 서두르지 마세요 느릿느릿 내려와야 야생화 친구들 사귄답니다

    하산길 서두르지 마세요 느릿느릿 내려와야 야생화 친구들 사귄답니다

    강원 태백의 금대봉과 대덕산은 흔히 ‘하늘 정원’으로 불립니다. 들꽃들이 무시로 피어 하늘과 맞닿은 산자락을 꽃밭보다 화려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가녀린 몸을 바람에 맡긴 들꽃들은 산정의 구름이 벗겨질 때마다 단아하면서도 고혹스러운 자태를 선보입니다. 숲그늘은 또 어찌 그리 짙은지요. 그렇잖아도 시원한 고원지대가 청량하다 못해 서늘하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벌써 가을꽃이 꽃망울을 열기 시작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을 거쳐 대덕산까지 이어지는 ‘들꽃숲길’을 돌아봤습니다. 그 길엔 우리가 이름 불러주길 기다리는 들꽃들의 아우성이 한창이었습니다. ●‘3D 식물도감’ 같은 들꽃숲길 함백산 은대봉과 금대봉이 갈라지는 길, 두문동재(1268m)다. 싸리재, 불바래기라고도 불린다. 한때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국도(38번)였던 곳. 산 아래에 터널이 뚫린 뒤론 들꽃숲길의 들머리 노릇만 하고 있다. 금대봉(1418m)과 대덕산(1307m)의 들꽃들을 돌아보는 일반적인 방법은 두 가지다. 들머리에 따라 달라지는데, 분기점은 둘 다 분주령(1080m)이다. 검룡소 주차장에서 오를 경우 분주령에서 대덕산을 둘러보고 내려온다. 거리는 약 6.6㎞로, 원점 회귀가 가능하다. 두문동재를 들머리 삼을 경우엔 금대봉을 지나 분주령에서 검룡소 방향으로 곧바로 하산한다. 거리는 6.9㎞쯤 된다. 이참에 분주령에 대한 오해, 즉 ‘분주령=야생화의 천국’이란 등식에 대해 확실히 짚어 두는 게 좋겠다. 분주령은 금대봉과 대덕산 사이의 움푹 꺼진 재다. 인근에 야생화들이 없지는 않으나, 금대봉 자락이나 대덕산에 견줄 바가 못 된다. 이런 오해가 확산된 데는 ‘분주령’이란 이름으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이 한몫했다. 사진 속엔 범의꼬리 활짝 핀 산자락이 담겨 있는데, 사실 분주령이 아니라 대덕산이 주인공이다. 이 사진 탓에 탐화객들이 분주령과 대덕산만 보면 핵심은 모두 둘러본 것 아니냐며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들꽃 산행의 중요한 한 축인 두문동재를 놓치게 된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대덕산을 거치지 않고 하산하는 경우도 완벽한 들꽃 산행이 못 되긴 마찬가지다. 들꽃 산행의 핵심은 두문동재를 포함한 금대봉 일대와 대덕산이다. 두 지역은 자생하는 들꽃들의 양태나 산행길의 분위기 등에서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인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분주령과 대덕산을 거쳐 하산하는 9.6㎞짜리 산행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산행 길이가 늘어난 만큼 산행 시간도 한 시간가량 늘어 4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단언컨대 어느 한쪽이라도 놓친다면 이는 명백한 손실이다. ●하늘 정원 걸으며 여름꽃을 배웅하다 두문동재~금대봉~분주령 구간의 특징은 길이다. 줄곧 소로가 이어진다. 걷기 쉽고 아늑하다. 오르막도 거의 없다. 산악자전거의 다운힐(down hill)처럼 줄곧 내리막이다. 2.5㎞ 정도는 아예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숲그늘이 이어진다. 그 길에 군데군데 야생화가 피어 있다. ‘3D 식물도감’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탐방로 이름이 ‘들꽃숲길’인 것도 그런 까닭이다. 들꽃들이 군락을 이루기보다는 점점이 흩뿌려져 있는 게 이채롭다. 두문동재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곧바로 숲으로 난 소로다. 하늘 정원으로 향하는 비밀의 문이다. 동자꽃이 길을 열고, 태백기린초와 큰까치수염, 노루오줌 등이 앙증맞은 꽃술을 벌려 탐화객을 맞는다. 간간이 강렬한 노란빛의 마타리가 눈에 띈다. 가을을 알리는 꽃이다. 김상구 문화관광해설사는 “8월 중순만 돼도 가을꽃이 피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산 아래는 이제 한여름이 시작되는데, 깊은 산은 벌써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금대봉에서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고목나무 샘’과 만난다. 한강의 시원(始原) 같은 곳이다. 하지만 샘은 한강 발원지의 지위를 검룡소에 선선히 내줬다. 물이 땅으로 스며든 뒤 비로소 검룡소에서 솟구친다는 게 이유다. 하긴 자연이 이런 일로 공명을 다툴까. 들꽃숲길에선 조심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일부를 제외하면 탐방로 주변이 모두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따라서 탐방로가 아닌 곳은 아예 발을 딛지 않는 게 좋다. 쐐기풀과 나무 뿌리도 조심해야 한다. 쐐기풀은 고목나무 샘 아래쪽부터 특히 많은데, 맨살에 닿았을 경우 독성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나무 뿌리는 거의 얼음장과 같아서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길은 순탄하게 이어지다 분주령부터 곧추선다. 된비알이지만 숨이 턱에 찰 정도는 아니다. 40분 정도 숲길을 걷다 보면 느닷없이 하늘이 벗겨지며 분지 형태의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가슴이 후련해지는 들꽃 세상, 대덕산이다. 김 해설사는 대덕산을 “산중 연꽃 같은 지형”이라고 표현했다. 사방을 둘러친 고산준령들이 연꽃잎이라면 대덕산은 그 가운데 꽃술처럼 들어 앉아 있기 때문이란다.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병풍 삼아 하늘 정원이 펼쳐져 있다. 일월비비추가 주종을 이루고, 양지꽃과 하늘말나리 등이 분위기를 돋운다. 꼭꼭 숨겨진 솔나리는 반드시 찾아볼 것. 잎이 솔잎을 닮아 이름지어졌다. 야윈 꽃대에 진분홍 꽃이 얹혔는데, 단아하면서도 고혹적이다. 속되게 비유하자면 ‘베이글녀’쯤 되겠다. 하산길에 검룡소에 들르는 것도 좋겠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철철 넘치고, 이무기가 승천했다는 폭포도 장관이다. ●축제로 여는 고원(高原)의 여름 이맘때 태백에서 꼭 기억해야 할 볼거리가 해바라기와 배추다. 소 아홉 마리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는 구와우 마을에서는 해바라기 축제(www.sunflowerfestival.co.kr)가 28일까지 열린다. 해발 900m 고원 마을에 물결치는 100만 송이 해바라기가 장관이다. 고랭지 배추밭도 빼놓을 수 없는 계절의 ‘별미(美)’. 곰곰 살펴보면 잘 익은 배추는 농염한 장미에 견줄 만큼 예쁘다. 태백 어름에서 삼척에 이르까지, 거의 대부분의 산자락마다 배추들이 가득하다. 풍경이 빼어나기로는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와 귀네미 마을이 첫손 꼽힌다. 특히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태백의 대표 아이콘으로 여겨질 만큼 ‘전국구’ 관광명소다. 워낙 찾는 이들이 많아 배추 출하가 끝나는 9월 30일까지는 주말에 외부 차량을 통제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하루 10회 오간다. 평일에는 적정 대수의 차량만 통행시킨다. 귀네미 마을은 아직 통행 제한이 없다. 태백쿨시네마페스티벌도 제법 쏠쏠한 재미를 안겨 준다. 올해 15회째. 7일까지 오투리조트에서 열린다. 행사장은 해발 1100m의 고원지대다. 영화가 시작되는 오후 8시 이후엔 기온이 15도 안팎에 그쳐 얇은 담요라도 걸쳐야 할 정도로 서늘하다. 행사장엔 가로 30m, 세로 20m 크기의 초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도 조성됐다. 매일 저녁 6시 30분~8시엔 벨리댄스, 핑거기타연주 등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초·중·고교생 1000원. 7세 미만은 무료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부내륙고속도로→감곡나들목→38번 국도→태백, 혹은 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영월→태백 순으로 간다. 태백시 관광문화과 550-2081. 들꽃숲길을 트레킹하려면 3일 전 태백시 환경보호과(550-2061)에 예약해야 한다. 카메라 삼각대는 반입 금지다. ▲맛집 태성실비집(552-5287)은 연탄불에 태백 한우를 구워 먹는 집이다. 초막손칼국수(553-7388)는 고등어조림, 두부조림 등으로 소문난 맛집. 김서방닭갈비(553-6378)와 승소닭갈비(553-0708) 등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잘 곳 오투리조트가 첫손 꼽힌다. 함백산 구릉에 터를 잡아 일출과 마주할 수 있다. 패스텔(553-1871), 알프스(552-2620) 등 모텔도 깔끔하다.
  • ‘亞~’ 멀다… 박태환 男자유형 100m 준결승서 탈락

    ‘亞~’ 멀다… 박태환 男자유형 100m 준결승서 탈락

    박태환(22·단국대)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100m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태환은 27일 오후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48초 86을 기록, 전체 16명 중 14위에 머물렀다. 1위로 결승에 진출한 제임스 매그너슨(호주)의 기록(47초 90)과는 0.96초 차. 오전 예선 때의 기록(48초 91)보단 빨랐지만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한국 신기록이자 개인 최고기록(48초 70)에는 0.16초 뒤졌다. ●박태환 “런던서는 세계新 깨겠다” 박태환은 “호흡을 한 번만 덜 했더라면 기록을 더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올해 개인 최고기록이고, 이 기록만으로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영 인생을 끝내기 전에 세계신기록을 꼭 깨고 싶은 욕심이 있다. 런던에서는 (세계기록을) 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부진 결심도 내비쳤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사상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결승 진출을 노렸던 박태환은 결국 체격 조건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 종목은 오랫동안 ‘그들만의 잔치’였다. 언제나 유럽이나 미국, 호주 선수가 메달을 차지했다. 1973년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 이후 14회째가 되도록 단 한 명의 아시아인도 톱 8 안에 들지 못했다. 올림픽에서는 단 한 번, 무려 79년 전 금메달이 나왔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일본의 미야자키 야스지가 처음이자 마지막 금메달을 땄다. ●기술보다는 체격 조건이 큰 영향 가장 큰 이유는 신체 조건의 차이다. 자유형은 빠르게 헤엄치는 종목이라 기술보다는 체격이나 힘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단 신장과 팔 길이, 다리 길이 등 몸의 프레임에서 아시아 선수들은 불리하다. 물을 잡아당겨 추진력을 내는 스트로크에서도 서양인의 체격 조건이 훨씬 유리하다. 체육과학연구원 정진욱 박사는 “세계 정상급 수준에서는 노력이나 훈련만으로는 극복하지 못하는 유전적 한계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단거리일수록 체격 조건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근육의 차이도 있다. 유전적으로 완전히 결정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양인은 대개 동양인보다 속근이 많다. 속근은 스피드를 내게 해주고, 지근은 지구력을 발휘하는 데 쓰인다. 속근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산소 없이 완전히 백색을 띠는 속근 B타입과 산소가 있어 분홍빛을 띠는 속근 A타입이다. B타입은 완전히 근력 위주의 근육이고, A타입은 근력과 지구력을 적절히 쓰는 데 이용되는 근육이다. 동양인보다 서양인에게 많은 것이 이 B타입으로, 이 근육량은 유전적으로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단거리에서 아시아 선수보다 미국이나 유럽 선수들이 유리하다. 아시아 선수들은 은근하게 지구력을 발휘하는 데 강점이 있다. 박태환 역시 신체적인 열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부력과 스퍼트, 강한 승부욕으로 이런 단점을 커버해 세계 정상급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모든 일정을 마감한 박태환은 폐막식에 참가한 뒤 새달 1일 귀국, 9월부터 마이클 볼(호주) 코치와 함께 내년 런던올림픽을 향한 담금질을 시작한다. ●펠프스·쑨양 이번 대회 첫 한편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1분 53초 34로 우승,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사상 첫 남자 접영 200m 3회 연속 우승이다. 펠프스의 세계선수권 금메달도 총 23개(은 5, 동1)로 늘었다. 쑨양(중국)은 자유형 800m에서 7분 38초 57로 우승했다. 여자 접영 200m에 출전한 최혜라(전북체육회)는 준결승에서 전체 13위(2분 08초 81)에 머물러 결승행에 실패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4대강 성적표] 걱정의 한숨 내쉬는 낙동강

    [4대강 성적표] 걱정의 한숨 내쉬는 낙동강

    18일 대구 달성군 달성보 하류 용호천. 이번 집중호우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곳이다. 용호천 낙동강 합수부에서 100m 지점에는 천막이 덮여 있고 곳곳에는 침식된 흔적이 보였다. 지난 13일 하천 석축이 무너진 곳으로 이로 인해 바로 옆 사촌교도 온전치 않아 보인다. 대구경북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당시 붕괴 규모가 가로 30m, 세로 20m 크기로 강기슭의 둔치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옹벽이 무너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호천은 지난 4월과 5월에도 좌안이 무너졌으나 이번에는 우안 쪽이 무너진 것이다. 또 용호천 인근 현풍천도 강 옆의 제방이 심하게 깎여 나갔다. 때문에 하천 옆 도로 50m는 군데군데 푹 파였다. 사람과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단단하게 다져진 길이지만 유속이 빨라진 물의 힘을 이기지 못해 도로 곳곳이 쓸려나간 것이다. 낙동강 지류 상당수가 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은 “이 같은 현상은 높은 곳의 물이 낮은 곳으로 급격히 쏠려 흐르면서 유속이 평소보다 2~3배 빨라져 제방이 깎여 나가는 역행침식 때문”이라며 “근본 대책 없이 땜질식 복구를 해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용호천 유역 석축 일부가 유실된 것은 하천 수위가 낮아지면서 낡은 석축이 토압과 수압을 견디지 못해 발생했다.”며 “이 사고는 4대강이나 지류 하천의 역행침식과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수공은 “접근 수로에 길이 87m의 하상보호공을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낙동강 상류로 올라가니까 피해 현장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1905년에 만들어져 100년 넘게 낙동강을 지켜온 경북 칠곡군 호국의 다리는 지난달 25일 상판과 교각이 붕괴된 모습 그대로 있었다. 칠곡군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다리의 출입을 통제하고 바로 옆 신 왜관교의 차로를 좁혀 임시 보행로를 만들었다. 경북 구미시 고아읍 괴평리 구미 정수장 앞 낙동강에서는 지난달 30일 불어난 강물로 파손된 상수도관을 보수하느라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 일대 강 둔치나 강 중간에 있는 섬은 불어난 강물로 인해 곳곳에 침식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인류는 어디서 왔는가… 내년 6월이면 풀립니다

    인류는 어디서 왔는가… 내년 6월이면 풀립니다

    “지금은 인류가 수천년 동안 궁금해했던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란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기 직전입니다. 늦어도 내년 여름이면 약 140억년 전 태초(太初)의 신비가 상당 부분 규명됩니다. 현대물리학의 기본 틀을 형성하고 있는 가설이 맞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과학은 이전에 이뤄낸 모든 성과의 총합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내게 될 것입니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롤프 디터 호이어(63) 소장은 들떠 있었다. 14일 서울신문과 단독으로 가진 이메일·전화 인터뷰에서 전 지구적 과학계의 이목이 쏠려 있는 ‘힉스(Higgs) 입자’ 규명이 당초 계획보다 6개월쯤 앞당겨져 내년 여름에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CERN의 수장이자 가속기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그는 현재 ‘인류 최대의 실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CERN은 7조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지구 최대의 대형 강입자 가속기(Large Hadron Collider·LHC)를 2008년부터 가동하며 지구와 우주의 기원을 탐구하고 있다. LHC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일대 100m 지하에 마련된 직경 9㎞, 길이 27㎞의 원형 터널에 구축돼 있다. 호이어 소장과의 인터뷰는 기초기술연구회가 주선하고 최선호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의 의견을 받아 진행됐다. →CERN이 진행하는 전 지구적 프로젝트가 과학계에는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일반인에게는 그 개념조차 어려운 것 같다. -한마디로 138억년 전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대폭발) 직후의 상황을 재현하는 작업이다. 2개의 양성자 빔을 LHC 내에서 광속(光速)에 가깝게 가속시킨 뒤 정면으로 충돌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우주를 구성하는 데 관여한 16개 입자(표준 모형)의 질량을 정의해 낸 힉스입자의 존재를 확인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태초에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찾을 수 없는 반(反)물질을 추적하는 것도 우리가 우주의 진화를 규명하는 데 중요하다. 실험에 참여하는 과학자들은 필사적이다. 이번에 힉스 입자를 규명하지 못하면 현대물리학이 세운 대부분의 이론은 갈 길을 잃게 된다. 당분간 새로운 형태의 대규모 실험을 시도할 명분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현재 진척도는 어느 정도인가. -다행히 LHC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물리학에서는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얼마나 쌓느냐가 중요한데, 올해의 경우 고작 절반 정도 지난 상황에서 연간 목표량을 웃돌고 있다. 현재 진행 속도와 데이터 분석 시간을 감안하면 내년 6월쯤이면 힉스 입자를 발견하거나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당초 발표보다 6개월가량 빠른데. -그렇다. 예상보다 실험이 훨씬 더 원활하게 진행되어 태초의 신비에 더욱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힉스 입자가 발견된다면 우리는 ‘표준 모형’을 완성할 수 있다. 그게 아니면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힉스 입자를 발견하더라도 우리 연구진이 ‘유레카’라고 외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워낙 짧은 시간만 존재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소멸되는 힉스 입자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이미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론물리학을 통해 토대를 닦아 놓았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힉스 입자는 사라지면서 다른 입자들을 만들어낸다. 이 입자들은 힉스 입자보다 좀 더 오랜 시간 동안 남아 있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힉스 입자의 흔적으로 여긴다.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까지도 알고 있다. 이런 특이한 패턴이 우리가 설정한 예상치보다 많이 나오는 일이 반복되면 힉스 입자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힉스 입자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내년 6월이면 이를 단언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얻고 분석을 마칠 수 있다. →최근에 가시적인 성과들이 부쩍 늘었다고 들었다. -지난달 CERN이 보유한 반양성자 감속장치(AD)에서 반물질(반수소)을 1000초(16분 40초) 동안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전에도 반물질을 만든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잡아둔 적은 없었다. 반물질은 물질과 만나는 순간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우리 연구진은 극저온 냉동기술을 동원해 반수소를 잡아두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이제는 잡아둔 반수소의 속성을 연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왜 반물질이 사라졌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힉스 입자의 존재 유무를 입증하고 나면, 그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CERN에서 이뤄지는 모든 연구는 긴 안목의 장기 프로그램들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장비인 만큼 처음 목표를 달성하면 그다음 단계에서 무슨 실험을 할지 계획을 짜 놓은 상태다. 우선 내년 힉스 입자 실험이 1차 완료되면 내년 말 가동을 중단한다. 현재의 에너지를 두배로 늘리기 위한 작업을 1년간 진행한 후 2014년에 다시 가동을 시작한다. 또 몇 년간 가동하고 다시 정지시켜 개선하는 작업이 반복될 것이다. 매 간격마다 우리는 좀 더 발전된 형태로 과학적 진리에 다가가게 될 것이다. →전 세계 60여개국, 1만여명의 과학자를 이끌고 있다. 어려움은 없나. -국적도, 전공도 다른 과학자들이 함께 작업하지만 의외로 어려움은 없다. 이들이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목표를 향한 공통된 집념은 연구 생산성도 자연스럽게 높여 준다.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도 마찬가지다. 이런 대형 과학 프로젝트는 결코 전통적인 형태의 닫힌 조직으로는 진행할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 시작 단계부터 분업과 협업을 유기적으로 이룰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서도 핵심은 중이온가속기다. 어떻게 운용해야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CERN을 운영하는 데는 고작 일개 대학의 예산 정도만 필요하다. 60년 전 CERN이 처음 만들어질 때 채택된 예산 조달 방식 덕분이다. CERN은 비용을 균등하게 나누고, 얻어지는 이익도 함께 나누는 구조다. 무엇보다 이런 거대 작업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 자체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점이 중요하다. 과학벨트도 가속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만큼 한국 내 기업과 대학, 연구소는 물론 해외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다. 기초과학은 새로운 지식을 사회에 불어넣는 선순환 고리에서 핵심적인 요소다. 과학에 대한 투자는 이런 고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본적인 부분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약력 및 용어클릭 ●롤프 디터 호이어(Rolf-Dieter Heuer) 실험입자물리학자로, 거대 가속기 건축과 운영의 세계적 권위자다. 1948년 독일 괴팅겐에서 태어났다. 슈투트가르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후 하이델베르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1998년까지 CERN에서 근무하며 우주입자 추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1998년 함부르크대 물리학과장을 맡으며 전자-양전자 충돌기 실험에 대한 이론을 세계 최초로 정립했다. 가속기·광 과학·입자물리학을 연구하는 독일 전자싱크로트론 연구소에서 고에너지 연구부장을 지낸 후 2007년 12월 CERN 소장으로 선출됐다. 기초기술연구회 1호 과학자문위원으로 각종 과학정책에도 조언하고 있다. ●힉스(Higgs) 입자 빅뱅 직후, 우주 만물을 이루는 16가지 입자에 질량을 부여한 것으로 추정돼 ‘신의 입자’로 불린다. 1964년 영국 물리학자 피터 힉스가 제안해 이름 붙여졌다. 16가지 입자가 모두 발견돼 힉스의 존재가 확인되면 현대물리학의 표준 이론이 완성된다. 만약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면, 입자물리학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반(反)물질·반(反)입자 물질은 원자, 원자는 입자(양성자·중성자·전자)로 구성된다. 입자와 성질이나 질량은 같지만 전하값(+ 또는 -)은 반대인 입자를 반입자(반양성자·반중성자·반전자)라고 하며, 이들로 구성된 물질을 반물질이라고 한다. 우주가 탄생할 때 같은 수의 입자와 반입자가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자연상태에서 물질과 입자만 존재한다. 입자와 반입자는 만나면 함께 소멸하는데 반입자가 사라지고 입자만 남은 원인을 찾으면 우주 진화의 방향을 알 수 있다. 서울신문·기초기술연구회 공동기획
  • “울릉공항 규모 줄여서 재추진”

    낮은 경제성 때문에 유보됐던 울릉공항 건설이 재추진된다. 울릉군은 당초보다 규모를 줄이는 등 사업 계획을 수정해 올 하반기 예비 타당성 조사를 다시 신청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이 사업을 재검토 사업으로 선정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항공기 취항 규모를 당초 70인승에서 50인승으로 수정했다. 따라서 울릉읍 사동리와 서면 남양리 가두봉 일대에 건설될 공항 활주로 길이도 당초 1200m에서 1100m로, 너비 150m에서 80m로 각각 줄일 수 있게 됐다. 사업비도 6538억원에서 4556억원으로 30%가량 줄여 경제적 타당성(B/C)은 종전 0.77보다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김진영 울릉군수 권한대행은 지난 28일 국토부를 찾아 이 같은 수정 계획을 설명하고,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된 만큼 울릉공항을 재추진할 것을 건의했다. 군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50인승 항공기 운항 허가와 도서 지방 공항 건설 방침이 발표된 데다 활주로 축소 및 관광객 증가 등으로 공항 건설에 따른 경제성이 높아졌다.”면서 “예비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하면 내년 하반기쯤엔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울릉도에 공항이 건설될 경우 국적 항공 2개사는 무조건 취항할 의사를 밝혔고, 1개사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릉공항 건설 사업은 국토부가 지난 2009년 한국교통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해 B/C 분석뿐 아니라 종합적 분석기법(AHP)에서도 0.524점을 받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재정부는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 B/C와 AHP가 모두 기준에 모자란 것으로 나오자 사업을 보류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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