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길섶에서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기업 총수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세무 행정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국정감사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장한 대전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02
  • [길섶에서] 고향 친구들/최광숙 논설위원

    얼마 전 한 토크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날 콘서트는 그야말로 화기애애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들이나 객석을 꽉 채운 이들이나 모두 고향 친구들이다. 같은 해 고향의 남녀 6개 고교를 졸업한 이들이 의기투합해 지난 2007년 모임을 만들었다. 첫해 음악회를 열어 모금을 해 고향의 불우이웃 돕기에 나선 이후 매년 다양한 형식을 빌려 우정을 다져오고 있다. 이번에 오랜만에 행사에 참석했는데 낯익은 얼굴도 있지만 이름이 가물가물한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금세 30여년 전 고교시절로 돌아가 행복한 마법의 시간을 보냈다. 오로지 같은 고향 하늘 아래에서 학교를 다녔다는 그 인연이 긴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모두를 한 마음으로 만들었다. 그 이후 광화문에 직장이 있는 친구들과는 점심 식사도 가끔 같이 한다. ‘고향 까마귀’들이 모이니 구수한 사투리에 고향 소식들이 식탁을 꽉 채운다. 중년이 되어 만나는 친구들과의 자리가 푸근하고 즐겁다. 여고 동창생들을 만나기로 한 오늘 모임도 기대 만발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길섶에서] 일요일 아침의 독도/임태순 논설위원

    어느 일요일 아침 카카오톡 소리에 잠이 깼다. 울릉도·독도 관광에 나선 친구가 태극기를 들고 독도에 오른 자신의 인증샷과 함께 아침 풍광을 여러 장 찍어 보낸 것이었다. 독도의 기암괴석, 세수를 한 듯 정갈한 울릉도 해변가, 장엄한 일출광경 등 하나같이 현장감이 물씬 풍겼다. 평소 같으면 곤히 잠들어 있을 일요일 아침이 갑자기 부산해졌다. “우와~, 독도 스타일 멋있다. 나도 한 번 가봐야지.” “바닷가 촌놈인 내가 봐도 독도 바다 색깔은 훨 청명해 보이네.” “운좋게 날씨가 좋았구나.” 등 추임새가 잇따랐다. 잠을 설친 친구들의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잠 좀 자자. 일요일은 늦게 일어나는 날이야.” “새 나라의 어른들이 왜 이리 많은가.”….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을 뒤흔든 울릉도·독도의 감격이었다. 비록 휴일 단잠은 설쳤지만 서로가 각자의 위치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다. 아울러 독도에 대한 사랑도 확인할 수 있었다. 때때로 이런 파격이 있어야 사는 재미가 더해질 것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길섶에서] 자전거 지하철 타기/노주석 논설위원

    자전거를 타 보면 자동차 몰기나 걷기와는 딴 세상이 있음을 알게 된다. 걷기가 발만 땅에 닿는 완벽한 몸동작이라면 자동차 몰기는 온몸을 기계에 의지하는 간접경험이 강하다. 이에 반해 자전거 타기는 장비와 몸의 구별이 잘 되지 않을 정도의 속도감을 느낀다. 인간을 ‘자전거로 달려본 부류’와 ‘달려보지 않은 부류’로 나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모양이다. 자전거동호회를 하다 보면 자전거를 지하철에 싣고 가야 하는 사정이 생긴다. 자전거를 타고 집결지나 집까지 가기엔 너무 멀거나, 자전거에 문제가 생겼거나, 한 잔 한 회원을 자전거에 태워 보내기엔 불안하거나….일백여덟 가지 이유가 있다. 서울지하철은 일요일과 공휴일만 자전거 입장을 허용한다. 자전거족들의 주말은 대부분 토요일인데 승객들에 불편을 준다며 태워주지 않는다. 이런 방침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자전거를 몰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 사례를 보았다. 토요일에도 자전거 승강대가 설치된 맨 앞과 끝 전동차에 탑승이 허용됐으면 좋겠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길섶에서] 할아버지 드러머/최광숙 논설위원

    싸이 못지않게 유튜브에서 뜨고 있는 70대 할아버지가 있다. 캐나다에 사는 그의 이름은 권순근.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몇년 전 김수희의 히트곡 ‘너무합니다’에 맞춰 드럼을 연주하는 장면이 유튜브에 공개되면서다. 그가 주목 받은 것은 가히 전위예술가의 퍼포먼스를 연상케 할 만한 현란한 몸동작 때문이다. 베트남전 때도 미군부대에서 드럼을 친 그는 폭탄이 떨어져 남들은 다 도망갔는데 그것도 모르고 혼자 10여분간 드럼을 쳤을 정도로 드럼을 치면 몰아지경에 빠진다고 한다. 처음 그를 보고는 “정신 나간 사람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 웃음이 빵 터졌다. 미국과 캐나다 등의 언론은 그를 “72세 늦은 나이에 스타덤에 오른 흔치 않은 인물”이라면서 “온몸으로 연주하며 미친 존재감을 과시한다.”며 극찬했다고 한다. 그는 매사에 열정과 따뜻한 인간미가 넘쳤다. 또 재미났다. 그러다 보니 남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게 되는 것 같다. 혹 머리 아픈 일이 있다면 유튜브에서 ‘ 코리안 드러머’를 검색해 그를 한번 만나 보시길.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길섶에서] 남편 氣살리기/오승호 논설위원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당시 남편 기(氣) 살리기가 유행이었다. 경기 불황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무너지면서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샐러리맨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여성 단체에서는 ‘IMF시대 남편 기살리기 10계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루에 한번 남편 칭찬 해주기’ 등이 내용이었다. 남편 기살리기 강연에 참석했던 아내들은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 현실인데, 왜 남편 기를 살려줘야 하느냐고 되묻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과거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편들은 가족 부양만 하면 큰소리 칠 수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맞벌이 가구의 경우 여성의 연봉이 남성에 비해 많은 이들이 적지 않다. 남성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져 가고 있다. 한 여성단체가 어제 ‘남편&아버지 기 살리기 클럽’ 창립 총회를 열었다. 취지대로 남성들의 권위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길섶에서] 꿈의 구장/이도운 논설위원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연수할 때 야구장을 자주 찾았다. 덴버 시내에 자리잡은 ‘쿠어스 필드’. 반드시 동쪽인 1루 측에 앉아야 한다. 서쪽인 3루 측과 외야석은 낮게 만들었다. 그 너머로 로키산맥이 보인다. 경기가 시작되는 저녁 7시, 야구가 아니라 로키산맥으로 떨어지는 낙조를 바라보며 쿠어스 맥주를 마셨다. 야구장이 좋아야 야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뉴욕과 워싱턴에서 깨달았다. 2008년 봄, 양키 스타디움. 80년이 넘은 야구장의 내부 시설이 경악할 정도로 낡았다. 그래도 양키스는 세계 최고의 인기 야구단이었다. 2004년에 처음 가본 워싱턴의 내셔널스 파크도 오래된 풋볼경기장을 개조해 만들었지만 야구를 즐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대구 구장에서 한국 시리즈가 시작됐다. TV로 보기에도 야구장이 작고 낡아 보였다. 2008년에 내셔널스 팀이, 2009년엔 양키스 팀도 새로운 구장을 완공했다고 한다. 한국 야구는 세계 최고 수준. 그에 걸맞은 야구장도 기대해 본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길섶에서] 국화와 외할머니/최광숙 논설위원

    며칠 전 꿈에 외할머니가 보였다. 주름살이 깊게 파인 예전의 할머니가 아니다. 작은 눈가에 잔잔히 맺힌 미소는 분명 할머니이건만 주름이 거의 없는 모습이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왜 꿈에 나타난 걸까? 요즘 한창인 국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할머니를 떠올렸던 기억이 났다. 가을이면 외갓집 화단에는 늘 국화로 가득찼다. 추워지면 화분으로 옮겨진 국화들은 외갓집 마루에서 할머니의 보살핌으로 겨울을 나곤 했다. 그래서 집안 가득 국화 향기가 진동했다. 나중에 끝내 꽃이 시들면 말려 베갯속으로 쓰셨다. 국화 앞에서 찍은 할머니의 사진 한 장은 지금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어느 날 할머니가 외삼촌이 잘 키운 노란 국화 앞에서 수줍게 서서 찍은 모습이다. 예전의 할머니들이 그렇듯 쪽 찐 머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스웨터에 치마를 입은 할머니. 시인 서정주는 ‘국화 옆에서’라는 시에서 거울 앞에 선 누님을 떠올렸지만 난 외할머니를 떠올린다.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꿈으로 보답받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길섶에서] 초등학교 운동회/오승호 논설위원

    초등학교 운동회를 앞두고 달리기를 잘하는 아이들은 마음이 들뜬다. 실력을 맘껏 뽐내 상품으로 공책을 수십권 받는다. 학교 청백팀 경기 외에 관내 몇 곳이 참여하는 학교 대항 릴레이 경기에서 입상하면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반면 달리기를 못하면 운동회가 싫어진다. 손등에 등위 스탬프 도장이 찍힐 기회가 없으니…. 콩주머니를 던져 박을 터뜨리는 게임을 하고 나면 점심시간. 동네사람들끼리 밤새 준비한 도시락을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운다. 오후에는 운동회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텀블링을 하는 곳도 있다. 두 아이가 앉아 어깨를 맞잡은 위로 한 아이가 올라가고 차례로 일어서는 운동이다. 이렇듯 추수 일정에 맞춰 갖는 가을 운동회는 마을잔치 같았다. 추억 어린 운동회의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단다. 요즘은 점심 도시락을 학교 급식으로 대체하는 곳도 있다. 운동회를 이벤트 업체에 위탁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운동장이나 재정 사정을 이유로 운동회를 열지 않는 학교는 없었으면 싶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길섶에서] 결단/박정현 논설위원

    별의별 짓을 다해도 안 되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성사되는 건 사실 한순간이다. 끊어야겠다고 다짐만 하던 담배를 끊어 버린 게 2년 전. 패치를 붙이고 떼고를 몇년이나 반복했던가. 금연은 어느 날 술자리에서 불쑥 현실이 됐다. 담배를 끊으면서 함께 담배 피우던 사무실 동료들과의 담소시간이 줄어든 게 퍽 아쉽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일 같다. 또 하나의 결심은 골프 안 치기. 10년 전부터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골프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지인을 만나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골프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는 사람들의 뉴스를 접할 때마다 훌륭한 결심이었다는 게 결론이다. 어제 의사로부터 술을 되도록 마시지 않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 순간 무엇보다 먼저 떠오른 건 사뭇 서운해할 반가운 친구와 동료, 지인들의 얼굴이다. 다시 결단의 시점이다. 건강을 잃으면 천하를 얻은들 무엇하리요. 하지만 물배를 채우는 한이 있어도 술자리는 빠지지 않으리라….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길섶에서] 광해 9.3 vs 피에타 8.3/이도운 논설위원

    영화를 선택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 인터넷 포털의 네티즌 평점이다. 9.0이 넘으면 꼭 보고, 8.0이 넘으면 가급적 본다. 최근 ‘광해’와 ‘피에타’를 봤다. 네티즌 평점이 각각 9.3과 8.3이었다. 내가 평점을 준다면 9.1과 8.5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는 평점이 높다? 꼭 그렇지는 않다. ‘해운대’가 7.56, ‘디 워’는 7.66이다. 나의 고정관념을 바꿔준 영화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터미네이터 2’. 공상과학(SF) 영화의 재미를 일깨워줬다. 네티즌 평점 9.37. 또 하나는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이장호의 외인구단’에 실망해 눈길도 주지 않았던 한국 영화를 다시 찾게 만들었다. 네티즌 평점은 박하사탕 9.08, 외인구단 6.98(외인구단 2는 3.59).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 ‘타짜’. 네티즌 평점이 9.04. 나와 네티즌의 평점 궁합이 잘도 맞는다. 내가 집단지성을 신뢰하고 영화 선택을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하는 걸까. 그럴 수도 있다. 더 정확한 설명은 내가 평균적인 대중의 일원이라는 것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길섶에서] 감자탕/노주석 논설위원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 있는 ‘○○족발집’에 종종 간다. 주 종목인 족발 맛이 기막히지만, 마무리로 먹는 감자탕도 일품이다. 얼마 전 회식 자리에서 큰 냄비 속 돼지등뼈를 헤치고 알감자를 찾았는데 감자가 달랑 한 개밖에 들어 있지 않았다. 투덜대다가 일행 중 한 분으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감자탕의 ‘감자’는 식물 감자(potato)가 아니란다. 또 다른 일행이 스마트폰으로 즉석에서 감자탕의 유래를 찾아보니 감자란 돼지등뼈에 붙은 척수 즉 등골이라는 설이 유력하다고 소개돼 있었다. 돼지등뼈의 단면이 한자의 ‘달 감(甘)’ 자와 유사하게 생겨 붙어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감자탕은 삼국시대 전라도 지방에서 먹기 시작했고, 개항과 함께 인천을 통해 전국으로 퍼졌는데 “감자탕에 감자가 왜 없냐.”라는 타지 사람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채소 감자를 넣어 팔면서 주인공이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돼지등뼈 감자면 어떻고, 채소 감자면 또 어떤가. 두 감자의 절묘한 궁합이 중요한 게 아닐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길섶에서] ‘士’자 설움/오승호 논설위원

    국내 굴지의 로펌에 근무하는 변호사 W씨는 간혹 대학생들에게 진로 선택과 관련해 특강을 한다. 취직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변호사나 공인회계사(CPA) 등 자격시험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과거처럼 희소가치가 크지 않은 점을 들어 자기 비즈니스를 갖는 것이 좋다고 추천한단다.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고 소개했다. ‘사’(士)자가 붙은 전문직 준비를 하겠다는 이들도 꽤 있다고 한다. CPA 자격증이 있는 Y씨는 회계법인보다는 은행 근무 기간이 훨씬 길다. 50명을 뽑을 때 합격한 인재인데, 지금도 은행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Y씨는 CPA 선발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한 적이 있다. 인원이 많아야 경쟁력 있는 이들이 살아남아 대고객 서비스가 좋아진다는 논리다. 치과의사 K씨는 항상 돈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한다. 기기 값이 비싸 대출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란다. 입시철이 다가온다. 무조건 자녀의 의과대 진학을 고집하는 학부모들이 또 얼마나 많을까.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길섶에서] ‘강남스타일’ 오역 유감/노주석 논설위원

    ‘씨줄날줄’난에 쓴 ‘빌보드 차트 조작설’(9월 29일 자)을 읽은 독자로부터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싱글차트 1위 등극이 예상되자 배가 아픈 일부 일본 네티즌들이 빌보드 차트 조작설을 제기한다는 내용이었다. 독자는 “강남스타일 영어번역 가사에 오류가 있다.”라면서 가사 중 ‘정숙해 보이지만’에서 ‘정숙’(貞淑)을 ‘정숙’(靜肅)으로 착각하고 ‘quiet’로 번역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virtuous’ 또는 ‘chaste’가 맞다고 지적했다. 포털이나 외국가사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사실이었다. 오역 사례가 눈에 띄었다. 심지어 한글 발음을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스타일’(style)을 억지춘향 식으로 혀를 과하게 굴리다 보니 ‘셰테일’(seutail)로 옮겨진 사례도 보였다. “랩은 가사가 생명인데 영어 가사에 무관심한 것 같다.”라는 독자의 말씀이 백번 지당하다. 우리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도 우리말을 외국어로 번역을 제대로 못해서가 아닐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길섶에서] 30분/이도운 논설위원

    지난 일요일, 푹 자고 일어났다. 출근 시간까지 1시간이 남았다. 샤워하고, 밥 먹고, 옷 입는 데 30분이 걸린다고 치면 30분 정도가 남는다. 일단 밖으로 뛰어나갔다. 동부이촌동 한강 둔치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반포대교 1층, 잠수교까지 12분이 걸렸다. 잠시 망설이다가, 다리를 넘기 시작했다. 잠수교는 조깅족과 자전거족을 위한 다리다. 차선의 절반을 비워줬다. 새빛 둥둥섬을 지나 서래섬으로 들어섰다. 봄철이면 유채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연인들이 숨어있는 곳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청명한 가을 날씨와 세계 최고의 도심공원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동작대교 아래서 하늘카페로 오르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동작대교를 달리는 사람은 나 하나다. 강 바람도,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지나갈 때 일어나는 바람도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헐떡이며 집에 도착하자 40분이 지났다. 상관없다. 서두르면 되니까. 다시 한번 느낀다. 30분은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길섶에서] 뿌리/최광숙 논설위원

    재일교포 기업가 손정의씨의 이동통신회사가 28조원을 들여 미국의 통신회사 두 군데 인수를 추진한다고 한다. 그 뉴스를 접하고 추석 연휴 때 읽은 책 한 권이 떠올랐다. 일본 작가가 쓴 ‘손정의’라는 책을 보면 ‘큰 인물’들은 하루아침에 나오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의 최고 갑부로 성장한 그 자신의 능력이 워낙 출중한 것도 있지만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온갖 차별을 받으면서도 돼지를 키우며 악착스럽게 살아온 그의 할머니와 아버지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접촉이 많은 아이들이 커서 공부도 잘하고 사회성이 높다고 한다. 어디 그뿐일까. 어른들을 모시면 정체성도 생기는 것 같다. 손정의가 일본으로 귀화할 때 ‘손’씨로 귀화신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일본에는 ‘손’씨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일본인 부인의 성을 ‘손’씨로 개명시킨 후 “일본에도 ‘손’씨가 있지 않으냐.”고 따져 결국 ‘손’씨로 남았다. 참 대단한 ‘뿌리’ 의식이지 않은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길섶에서] 장래희망/박정현 논설위원

    장래희망은 시류를 반영한다. 올해 초 초등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은 설문에서 1위가 공무원으로 나타나 의외였다. 1980년대 대통령, 1990년대 의사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안정적인 공무원 직업이 선호될 만큼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얼마 전 들은 한 대학생의 장래희망 변천사는 여운을 남긴다. 그의 초등학교 때 꿈은 대통령에서 과학자로 바뀌었다. 그러나 과학 공부를 잘하지 못해 이내 포기했단다. 과학 지진아였지만 올해 노벨상을 받은 존 거든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인생 역전 드라마를 알았더라면 장래희망을 바꾸지 않았어도 됐을 텐데…. 고등학교 때는 축구선수의 꿈도 키워봤지만 막상 운동장에서 뛰어본 결과 축구를 못한다는 생각에 포기했다. 그가 대통령이 되겠노라는 꿈을 일찌감치 버린 이유는 초등학생이 보기에도 대통령이 욕을 너무 많이 먹더라는 것이다. 욕먹지 않고 존경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대선 후보들이 자성해볼 일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길섶에서] 한·중 치어 방류/오승호 논설위원

    우리가 먹는 생선 가운데 토종은 얼마나 될까. 올해 상반기 한 대형 마트 수산물 코너에서 판매되는 수입품 비중은 48.8%나 된다고 한다. 내년에는 절반 이상을 차지해 토종을 누를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남획으로 대구와 명태 등 한류성 어종이 사라지고, 치어마저 씨가 마르다 보니 피시플레이션(Fisheries+Inflation)이란 용어가 나올 정도다. 칠레, 노르웨이, 페루, 에콰도르 등지에서는 고등어, 연어, 문어, 새우 등을 들여온다. 아프리카산 갈치와 민어도 식당에 많이 보급된다. 민어는 전체 수입물량의 70%가 세네갈, 기니,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3국 산이다. 아프리카 사막 먼지가 수산물 식중독의 중요 원인인 세균 증식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바닷물에서 발견되는 유해 세균이 사하라 사막의 먼지로 인해 증식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11일 제주도 연안에서 돌돔, 개볼락, 참조기 등 치어 10만여 마리를 방류했다. 수산자원을 잘 관리해 식탁에 국산 생선이 많이 올라오길 기대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길섶에서] 10루피 목걸이/진경호 논설위원

    여자아이는 집요했다. 차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어디서인지 득달같이 달려와서는 ‘10루피, 10루피!’를 외치며 떨어질 줄 몰랐다. 아이의 가는 팔엔 알록달록한 목걸이 수백개가 주렁주렁 걸려 있었다. 깨알만 한 구슬들을 낚싯줄에 꿰어 만든 목걸이였다. 손사레 한 번에 아이는 이걸 내보이고, 두 번에 저걸 들어보이며 ‘뗀루삐’를 주문처럼 외었다. 몇 번 몸을 틀었지만, 그때마다 아이는 어디로 틀지 알고 있었다는 듯 먼저 발을 떼 다시 앞에 섰다. 열살쯤 됐을까. 새까만 눈동자가 아득했다. 결국 하나를 집었고, 아이는 지갑이 닫히면 큰일이라도 나는 양 다급하게 ‘하나 더! 하나 더!’를 외쳤다. 아이는 100루피를 받았고, 덤을 얹어 12개를 건넸다. 인도에서 돌아온 지금, 손목엔 아이의 목걸이가 감겨 있다. 200원짜리다. 얼핏 세어 보니 구슬이 대충 670개…. 이걸 아이는 얼마 동안 만들었을까. 인도에선 한해 9만명의 아이가 납치된다는데, 그 아이는 저녁에 어디로 갔을까. 생각이 꼬리를 문다. 10루피에 너무 많은 걸 받고 말았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길섶에서] 스리랑카 낙뢰/이도운 논설위원

    지난해 9월 5일,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에서 내륙의 누와라엘리야로 이동했다. 자동차를 타고 험준한 산맥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길은 끝이 없었다. 굽이를 돌면 또 굽이가 나왔다. 적도 인접지역이었지만 한기가 느껴졌다. 밤 늦게 산속의 하푸탈레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었다. 한 일행이 “이 지역에서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단원들이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최근 몇 년간 개발도상국으로 출장을 많이 갔다. 그때마다 놀라는 것이 코이카 단원들의 활약상이다. 도시에서 또는 오지에서 한국말과 음악을 가르치고, 집과 학교를 고쳐주고, 컴퓨터 작동법과 자동차 수리방법을 알려주는 우리의 청년들을 본다. 현지에서 보는 것은 TV나 신문을 통해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뭉클함이 있다. 며칠 전 스리랑카에 파견된 코이카 단원들이 낙뢰 사고를 당했다. 내가 지나갔던 곳이기에 그리고 그 젊은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는지를 알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길섶에서] 저가 항공/오승호 논설위원

    간장처럼 짜게 소비하면서 실속을 챙기는 사람(간장녀). 값이 싸지만 매력 있는 상품(칩시크·cheap chic)….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알뜰구매가 대세다. 분수에 맞지 않게 과시적인 소비를 즐기는 ‘된장녀’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화장품, 의류, 전자제품, 항공 등 전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대형 항공사들은 인터넷 구매를 하면 시간대별로 10~50%의 할인 혜택을 준다. 스케줄을 잘 짜는 것이 곧 재테크일 수 있다. 저가 항공사들은 취항 초기 국내 수송 점유율이 0.1%에 불과했다. 이용해 보지도 않고 ‘값싼 게 비지떡’이라고 여겼을 승객들의 영향도 컸을 법하다. 올 상반기 저비용 항공의 점유율은 43%대나 된다고 한다. 얄팍해진 주머니 사정으로 비용 절감 매력이 수요를 창출하는 듯하다. 저가 항공사들이 항공료를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국제선 취항 노선도 확대하고 있다.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요금 인상은 아니었으면 한다. 저가이면서도 서비스 등 핵심 가치 향상에 주력할 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