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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한 기회는 헛꿈” vs “차후 보완하면 될 일”

    “공정한 기회는 헛꿈” vs “차후 보완하면 될 일”

    ■뿔난 연수원생 60% 입소식 거부… 현수막 시위도 지난 1일 오후 10시. 경기 고양시 장항2동 사법연수원 기숙사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42기 사법연수원생 일부가 각 방을 돌며 입소식 참가 여부를 물었다. 앞서 이들은 연수원 측으로부터 ‘입소 거부는 징계사유가 돼 판사나 검사에 임용될 수 없다’는 이메일을 받았던 터. 그들 말대로 평생 공부만 해온 ‘범생이’들은 그렇게 긴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2일 오전 9시 10분. 기숙사 로비에 42기생 100여명이 모였다. 오규진씨는 “많이 떨린다.”고 말했고, 김두섭씨는 “선택에 후회는 없을 것”이라면서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10시 5분. 입소식 예정시간이 지났지만 연수원 대강당은 절반 넘게 비어 있었다. 먼저 식장에 입장한 교수들은 두리번거렸다. 한 교수는 “이게 다예요?”라면서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10시 15분. 임명장 수여식이 시작되자 김씨와 오씨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 나가 펼친 현수막에는 ‘로스쿨 검사 임용 방안 철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단상에 자리잡은 사법연수원장과 교수들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고, 이들의 돌발 행동을 아무도 저지하지 않았다. 10시 20분. 김이수 사법연수원장은 축사에 앞서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여러분 의사 확실히 표현했습니까.” 그는 “연수원생들은 국가공무원 신분”이라며 “법령을 준수하고 사생활을 조심할 것”을 각별히 당부했다. 10시 25분. 이날 현수막을 들어 입소식 거부 의사를 밝힌 김씨와 오씨가 대강당 밖에서 입을 열었다. 이들은 “로스쿨생의 실력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고 채용하는 것은 공정성·객관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사법연수원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일어난 입소식 무더기 거부 사태. 974명 중 40%가량만 참석했다. 참석한 이도, 불참한 이도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 연수원생들은 법무부가 추진 중인 ‘로스쿨생 검사 우선 임용’ 방침에 반발하면서 입소식을 거부했다. 내년에 배출되는 로스쿨생 중 대학원장의 추천을 받은 성적 우수자를 면접 후 검사로 우선 임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 입소식에 참석하지 않은 정모(32·여)씨는 “면접만으로 검사를 뽑는 방식 자체가 불공정하다.”면서 “소위 ‘있는 집’ 자제들만 검사에 임용될 것이 뻔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방에서 농사 짓는 아버지가 ‘부모가 잘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하시더라.”면서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공정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생각해서 죽어라 공부만 했는데 헛꿈이었다.”고 말했다. 박모(24)씨는 “법무부안은 로스쿨생에게는 아주 큰 선물이고, 연수원생에게는 재앙이다.”라고 주장했다. 입소식에 참여한 연수원생들도 의견은 비슷했다. 강모(23)씨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입소식에는 참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42기 자치회장 손정윤씨는 “입소식에 참여한 사람들도 ‘로스쿨생 검사 임용’안에 반대하는 마음은 같다.”면서 “창립총회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조만간 성명서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화난 로스쿨생 ‘밥그릇 싸움’ 역풍 우려 속 찬성 고수 로스쿨생 검사 임용 방안 철회를 요구하며 일으킨 사법연수원생들의 사상 초유의 입소식 대거 불참 사태에 대해 로스쿨 재학생들은 일단 섣부른 비판은 자제하고 있다. 이 제도로 실질적 이득을 보게 된 입장에서 사법연수원생 측 행태를 직접 비난할 경우 ‘밥그릇 싸움’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신 로스쿨생 검사 임용 방안 자체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볼 때 당연한 제도”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형주(제주대) 로스쿨학생협의회장은 “이 제도를 통해 여러 법조 직역 중 검찰 쪽으로도 로스쿨생이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로스쿨 제도의 안정적 정착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재학생 입장에서는 2017년 사법시험이 완전 폐지되고, 로스쿨 출신으로 법조인이 채워지므로 검사 역시 로스쿨생 출신 비중을 높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부산 지역 로스쿨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29)씨는 “법조인들이 로스쿨 출신으로 점점 채워지는 상황에서 제도를 바꾸지 않고 사시 폐지 이후 갑자기 바꾼다면 혼란은 뻔한 일”이라며 “로스쿨생 검사 임용과 같은 제도를 지금부터 적용해 차차 보완해 나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관련 제도의 공정성 보완 등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서울의 한 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32)씨는 “로스쿨생 검사 임용안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그러나 원장 추천이나 교수 주관이 들어가는 학점을 기준으로 검사를 임용하는 건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호사시험과 같은 시험을 통해 성적 순으로 검사를 임용하는 것이 가장 잡음이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일본통신] 퍼시픽리그 ‘테이블 세터’ 분석

    [일본통신] 퍼시픽리그 ‘테이블 세터’ 분석

    지난해 지바 롯데의 일본시리즈 우승은 기적이었다. 시즌 전 포스트시즌 진출도 장담하지 못했던 이팀의 선전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리드오프 니시오카 츠요시(현 미네소타)의 활약 때문이었다. 니시오카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이후 16년만에 퍼시픽리그 한 시즌 200안타(206개) 기록을 달성하며 팀 득점의 시발점 역할을 다 해냈다. 야구에서 ‘테이블 세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2011년 퍼시픽리그 역시 강타선이 즐비한 각팀의 전력만큼이나 밥상을 차려줄 테이블 세터진들의 활약여부에 초점이 모아진다. 각팀 최고의 교타자들이 몰려 있고, 이들의 활약여부는 올 시즌 팀 성적을 좌우할 핵심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성적순> ◆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일본프로야구 12개팀 가운데 소프트뱅크의 테이블 세터는 최고수준이다. 또한 이들은 1,2번 타순에 배치돼 있는 것도 모자라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정교함과 빠른발은 물론이고 환상적인 수비력까지 겸비했다. 바로 카와사키 무네노리와 혼다 유이치다. 지난해 카와사키와 혼다는 144경기를 풀로 뛰며 팀 우승에 기여했는데 올 시즌도 변함이 없을듯 싶다. 국가대표 출신의 카와사키는 2009년의 부진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선수다. 2할대(.259)로 추락한 타율을 다시 3할대(.316)로 끌어올렸음은 물론 리그 도루 4위(30개)에 오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혼다는 국내팬들에겐 거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소프트뱅크 팬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선수 중 한명이다. 작은 신장(173cm)이지만 날카로운 방망이 솜씨와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는 리그 2루수들 가운데 톱 수준이다. 지난해 혼다는 59개의 도루로 세이부의 카타오카 야스유키와 함께 공동 도루왕을 차지했다. 이들이 작년과 같은 활약을 올 시즌에도 보여준다면 소프트뱅크의 리그 2연패는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 1번 카타오카 야스유키-2번 쿠리야마 타쿠미. 여기에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보유한 3번타자 나카지마 히로유키까지. 세이부의 4번타자는 다른팀들과 비교해 타점을 쓸어담기가 너무나 편하다. 지난해 혼다와 공동 도루왕을 차지한 카타오카 역시 국가대표 출신이다. 내야 전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수비의 귀신으로 작년엔 3할 언저리(.295)까지 타율을 끌어올리며 수비만 잘하는 선수가 아님을 보여주기도 했다. 카타오카의 올 시즌 목표는 3할타율. 또한 4년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지키고 있기에 이 부문 5연패에 도전한다. 카타오카의 목표가 이뤄진다면 소프트뱅크를 잡겠다는 세이부의 의지가 허황된 꿈이 아니다. 지난해 2년만에 3할타율(.310)에 복귀한 쿠리야마 역시 올 시즌 팀의 2번타순에 들어선다. 안타생산 능력이 뛰어나고 특히 찬스에 유달리 강한 쿠리야마는 지난해 4할 출루율이 말해주듯 투수를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루상에 카타오카가 출루하면 도루를 할때까지 기다리는, 그리고 적시타도 곧잘 때리는 선수로 2번타자 답지 않게 지난해 74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소프트뱅크와 세이부는 투수력 뿐만 아니라 테이블 세터, 그리고 상위타선의 파괴력까지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어느팀보다 우승권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 지바 롯데 마린스 니시오카 츠요시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해 리드오프에 공백이 생겼다. 지난해 이팀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리그 1위를 달리며 고공비행을 했지만 선발투수들의 잇단 부상과 부진으로 막판 추락했다. 지바 롯데의 초반돌풍은 니시오카와 더불어 2번타순에 배치됐던 루키 오기노 타카시 덕분이었다. 시즌 전부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지목받았던 오기노는 전문가들의 예상만큼이나 질풍노도와 같은 폭발력을 보여줬는데 아쉽게도 부상이 그를 발목잡았다. 오기노는 46경기에서 타율 .326와 25개의 도루로 리그를 평정할 기세였다. 야구에서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지만 정말로 오기노가 부상없이 경기에 나섰다면 아마도 카타오카의 도루왕 4연패는 오기노로 인해 저지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지바 롯데의 테이블 세터는 어떻게 구성될까. 부상에서 회복돼 개막전 출전이 유력한 오기노가 니시오카의 빈자리를 대신해 리드오프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뛰어난 방망이 솜씨와 재치만점의 주루센스는 공히 인정을 받고 있기에 지난해 다 하지 못한 플레이를 올 시즌에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2번타순에 들어갈 선수가 걱정이다. 아직은 예상에 불과한 그리고 유동적인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이 자리는 키요타 이쿠히로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키요타 역시 지난해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은 신인급 선수다. 하지만 오기노의 공백을 말끔히 해소시키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64경기에서 기록한 타율 .290, 그리고 외야수로써 강한 어깨까지 지녀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춘 선수로 올 시즌 기대가 크다. ◆ 홋카이도 니혼햄 파이터스 퍼시픽리그에는 뛰어난 유격수 못지 않게 환상적인 2루수들이 많다. 이 가운데 수비력 만큼은 절대적 우위에 있는 타나카 켄스케를 빼놓고 내야 센터라인을 논할수 없다. 3할타자는 아니었지만 지난해 일취월장한 타격솜씨로 리그 타율 2위(.334)에 오른 타나카는 올 시즌도 팀의 리드오프 역할을 맡는다. 타나카는 작년 7월까지만 해도 리그 최다안타 신기록을 깰 유일한 선수로 평가 받았었다. 아쉽게 최종 193안타(타율 .335)에 그치긴 했지만 올 시즌 다시한번 200안타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지난해 타나카는 같은 리그의 2루수들인 카타오카 야스유키(세이부)와 혼다 유이치(소프트뱅크)를 따돌리고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무려 5년연속이다. 2번타순에 들어설 타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주로 2번타순에 들어섰던 재일교포 출신의 모리모토 히쵸리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로 이적하는 바람에 무주공산이 된것. 모리모토를 대체할 2번타자 감은 콘다 토시마사,타카구치 타카유키 등 방망이 보다는 수비력과 작전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어찌됐던 모리모토의 요코하마행으로 인해 지난해 보다는 파괴력이 떨어지는 테이블 세터라고 볼수 있다. ◆ 오릭스 버팔로스 오릭스 1번타자 사카구치 토모타카의 외야 수비력은 환상적으로 소문이 나 있다. 덕분에 3년연속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이것은 근래 들어 개인최다수상이다. 지난해 사카구치는 타율 .308(리그 13위)로 2년연속 3할 타자가 됐다. 공격부문에서 오릭스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은 기동력이다. 지난해 오릭스에서 유일하게 두자리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사카구치(12개)로 마땅한 2번타자감이 없어 소위 돌려막기식으로 테이블 세터를 꾸리는 경기들이 많았다. 올 시즌도 2번타순에 들어설 타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전직 메이저리거인 다구치 소, 또는 모리야마 마코토 중 한명이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같은 값이면 모리야마를 기용하는게 낫다. 내야와 외야를 모두 볼수 있는 모리야마는 그동안 뛰어난 수비력에 비해 타격솜씨는 1군용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도 눈을 떠가며 기량이 일취월장됐다. 비록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무려 타율 .331(68경기 출전)은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 모리야마가 사카구치 뒤를 받쳐 준다면 경기상황에 따라 수비의 유동성 측면에서 쓸곳이 많기 때문에 팀에 큰 도움이 될것으로 전망된다. ◆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비록 지난해 라쿠텐이 리그 꼴찌로 추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완전히 망가진 시즌은 아니었다. 팀의 미래를 이끌어갈, 그중에서도 테이블 세터를 형성할 전도유망한 선수를 발굴해 냈기 때문이다. 엄청난 주력을 지닌 히지리사와 료와 우치무라 켄스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작년 히지리사와는 팀의 리드오프를 맡으면서 입단 3년만에 주전자리를 꿰찼다. 타율 .290과 24도루를 기록한 히지리사와 덕분에 2009년까지 1번타순에 들어섰던 교타자 츠치야 텟페이가 3번으로 이동할수 있었다. 즉, 전형적인 1번타자 스타일이 아닌 츠치야를 대신해 그자리를 맡을 선수가 출현한 것이다. 라쿠텐은 히지리사와 덕분에 앞으로 몇년동안은 1번타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 김선빈(KIA)이 있다면 일본에는 우치무라 켄스케가 있다. 올 시즌 팀의 2번타순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치무라의 신장은 163cm. 하지만 야구센스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공격적인 주루플레이가 돋보이는 타자다. 우치무라 역시 그동안 유망주에 불과한 미완의 대기였지만 지난해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304을 기록하며 유망주 껍질을 벗어던졌다. 라쿠텐의 중심타선은 지난해에 비해 한층 강화됐다. 히지리사와와 우치무라가 제대로된 밥상을 차린다면 그것은 곧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팀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뜻과도 같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10㎝ “1등만 기억하는 세상 ‘제2의 장기하’라 불리긴 싫어요”

    10㎝ “1등만 기억하는 세상 ‘제2의 장기하’라 불리긴 싫어요”

    요즘 상종가인 인디 밴드 ‘10㎝’에는 ‘키 큰 남자’(180㎝) 한명과 ‘키 작은 남자’(170㎝) 한명이 있다. 두 사람의 키 차이는 더도 덜도 아닌 딱 10㎝. 그래서 밴드 이름이 10㎝다. 두 사람은 요즘 행복하다. 처음 찍어 낸 1집 앨범 1만장이 전부 매진된 데 이어 타이틀곡인 ‘그게 아니고’가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아이돌 스타들과 경합 중이기 때문이다. 다른 수록곡들도 100위권 안에 전부 이름을 올려 가요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인디 밴드의 앨범 중에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김동률, 윤종신, 유희열 등 평소 동경했던 음악가들이 트위터에 자신들의 노래를 소개해 줄 때마다 인기를 실감한다는 10㎝. 최근 안티 팬이 부쩍 늘어 ‘아, 정말 뜨긴 떴구나.’ 하고 실감한다는 10㎝. ‘인디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10㎝를 지난달 28일 서울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키 큰 남자’ 윤철종(오른쪽·29)과 ‘키 작은 남자’ 권정열(28)이다. ●고교 선후배 사이… 군대도 동반 입대 두 사람은 샴쌍둥이처럼 호흡했다. 고교 선후배 사이로, 경북 구미에서 ‘해령’이란 밴드로 활동했다. 시간이 아까워 군대도 같이 갔다. 내무반이 바로 옆이었단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었다.”며 두 사람은 크게 웃었다. “군 복무하면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군대가)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잖아요. 느끼는 게 많았죠.”(권정열) 군 복무 때 두 사람이 함께 만든 곡은 1집 앨범에도 실렸다. ‘킹스타’와 ‘Beautiful’ 두 곡이다. 두 곡 모두 왠지 구슬프다. 군대에서 군인들이 만든 노래답다. 권정열은 “군대에서 만든 노래를 들어보면 변태적이면서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아메 아메 아메 아메 아메 아메리카노’라는 특이하고 단순한 가사로 구성된 ‘아메리카노’는 10㎝라는 밴드 이름을 세상에 알린 히트곡이다. 권정열이 들려주는 탄생 비화.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다가 만들었어요. 기타를 치며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하며 장난치듯 한 소절씩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노래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가사에 두서가 없어요. 마지막에 장난으로 아메리카노는 쓴맛이 나니까 ‘써, 써, 써, 써’를 외쳤는데 철종이 형이 가사가 좋다고 후렴구에 넣자는 거예요. 이건 아니다 싶어 형이랑 엄청나게 싸웠죠.” 10㎝의 노래는 ‘아메리카노’처럼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만들어진다. 두 사람 모두 만사 제쳐 둔 채 몰입하며 작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주로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놀다가 불현듯 음이 떠오르면 바로 곡 작업에 들어간다. ●‘일용직 노동자’였던 생계형 인디밴드 시절 지금은 불러주는 데도 많고, 앨범도 예약 주문을 받을 만큼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인디 밴드들이 그렇듯 10㎝도 한때는 생계형이었다. 권정열은 “월세 내고 나면 생활비가 없었다. 길거리 공연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야말로 일용직 노동자였다.”고 말하며 웃었다. 조용하던 윤철종도 “그때는 라면도 하나를 반으로 나눠 먹던 시절”이라면서 “밥값보다 더 비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사치스럽다고 욕도 많이 했다.”고 거들었다. 두 사람은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 장소를 바꿔 가며 정기공연을 한다. 홍익대 앞 쌀국수집에서 디너쇼를 여는가 하면 조명 없이 촛불 하나에 의지해 아날로그 공연을 하기도 한다. 노래하는 사람의 숨소리까지 느껴야 제대로 맛이 나는 발라드를 부를 때에는 관객들에게 대놓고 “박수 치지 말라.”고 주문한다. 지난달 12일 700여명의 관객과 함께한 단독콘서트는 10분 만에 표가 매진됐다. 그런데 ‘학습 효과’가 너무 셌던 탓에 여느 콘서트와는 달리 노래가 끝나도 침묵만이 흘렀다며 두 사람은 웃었다. ●“연예인 됐다고 좋아하는 부모님, 그런데…” 10㎝가 유명해지면서 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제2의 장기하와 얼굴들’. 대학 간판도 이런 수식어에 일조했다. 장기하는 서울대를 나왔고, 권정열은 연세대 교육학과를 나왔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런 수식어가 정말 싫단다. “세상은 1등만 기억하잖아요. 제2의 무엇이라 불리는 건 싫습니다. 물론 ‘장기하와 얼굴들’ 노래는 너무 좋아하지만요.”(윤철종) 가요계는 10㎝를 인디 밴드의 대안으로 보기도 한다. 대중적 인기와 음악적 성취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다. 두 사람에게 인디 문화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유명한 고깃집 중에 욕쟁이 할머니집이 있어요. 할머니가 욕을 달고 살고 서비스도 엉망입니다. 그런데도 손님이 끊이지 않아요. 그건 고기가 정말 맛나기 때문이죠. 인디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중적인 유행을 좇기보다는 좋은 노래, 좋은 콘텐츠를 제공해 줄을 서게 만들어야죠.” 결국 “괜찮은 노래를 만들어내는 게” 살 길이라는 얘기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두 사람은 “요즘 신문과 방송을 통해 얼굴이 알려지니 부모님이 연예인 된 거냐며 좋아하신다.”면서 10대처럼 좋아했다. “그런데 부모님이 자꾸 마약하지 말라고 해서 미치겠어요.” 깔깔 웃는 두 사람. 순수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를 만드는 10㎝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사진 이종원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경기도내 결핵환자 3년새 524명 증가

    경기도내 결핵환자 3년새 524명 증가

    경기도 내 결핵 환자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10~20대와 70대 이상 노년층 비중이 여전히 많다. 1일 경기도2청에 따르면 결핵환자는 2008년 5187명에서 지난해 5711명으로 증가했다. ●70세 이상 노인도 증가 추세 연령별로는 지난해 발생한 결핵 환자 5711명 가운데 70세 이상 노인이 1132명이나 됐다. 이어 20~29세 913명, 10~19세 425명으로 청년층 결핵환자가 1338명이나 됐다. 특히 20~29세 환자는 2008년 907명, 2009년 942명으로 증가했다가 2010년 소폭 줄어들었을 뿐 지속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70대 이상 노인의 경우 2008년 786명에서 2009년 808명, 2010년 1132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처럼 결핵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청년층의 경우 PC방 이용이 잦은 연령층으로, 오염이 심한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지내는 데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심한 다이어트에 따른 체력 저하가 원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70세 이상은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는 홀몸 노인의 증가로, 건강관리에 소홀해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감염되기 때문이다. 호흡기 질환인 결핵의 경우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긴 시간을 보내거나 체력과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잘 전염된다. 하지만 결핵환자의 경우 치료기간이 6개월 이상으로 장기간인 데다 매일 20알이 넘는 약을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중간에 포기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올부터 취약계층 결핵검진 확대 이에 따라 경기도2청은 올해부터 결핵 환자 접촉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검진을 확대하는 등 결핵환자 조기발견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선진국의 경우처럼 민간의료기관에서 1대1 전담간호사를 확대 배치해 치료관리 체계를 촘촘하게 구축하고, 입원·치료비 지원 등으로 부담을 덜어 줄 계획이다. 경기도2청 보건위생담당관실 김인애 담당은 “결핵이 완치 가능한 전염병인 데도 불구하고, 치료 포기로 확산되고 있어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결핵협회 관계자는 “과거 결핵은 면역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40대에서 크게 발병했지만 최근 추세가 바뀌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 OECD 국가중 발병률 최고 결핵환자 증가세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2009년(2010년 자료는 집계 중)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인구 10만명당 발생률 90명, 사망률 8.3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노령층에서 신고 환자율이 인구 10만명당 166.3명으로 가장 높고, 20대 신고 신환자율이 10만명당 81.6명으로 뒤를 잇는 후진국형을 벗어나지 못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워싱턴맘’ 교육열 한국 뺨치네

    이달 초가 되면 미국 워싱턴의 부모들은 레스턴 어린이센터 앞에서 밤새 긴 줄을 선다. 7~8월에 시작되는 여름캠프 참가자 명단에 아이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다. 캠프는 11주 동안 진행되지만 한 주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80명에 불과하다. ‘진입장벽’이 그만큼 높고, 때문에 이를 뚫기 위한 학부모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섀넌 엘리엇 여름캠프 운영자는 “학부모들이 얼마나 일찍 와서 기다리는지 모른다. 어떤 때는 오전 6시에 와 있기도 하고 지난해에는 새벽 3시부터 길게 늘어서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 맞벌이 부모들이 여름캠프에 자녀를 등록시키려고 1월부터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유명 사립 또는 국공립유치원 등록을 위해 며칠 전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한국 부모들의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운영하는 여름캠프는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하루 종일 박물관에서 로켓을 만들며 우주 역학을 배우고 로마시대 포에니 전쟁의 병사 모형을 만들면서 역사를 배우는 알찬 프로그램 때문이다. 비용은 일주일에 428달러(약 48만원)에 이른다. 여름캠프 등록을 받기 시작한 지난 11일,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전화망은 학부모들의 문의전화로 마비되다시피 했다. 바로 한 시간 전에는 인터넷 등록을 위해 몰려든 방문자 때문에 컴퓨터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미처 등록을 못한 부모들은 억지를 부리기도 한다. 브리짓 블란체 여름캠프 운영자는 “‘우리 애가 지금 해외에서 오고 있는 중이다’, ‘백악관에 잘 아는 사람이 있으니 등록시켜 달라’는 협박(?)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저축銀 위기 고객에게 슬쩍 떠넘겨?

    저축銀 위기 고객에게 슬쩍 떠넘겨?

    최근 저축은행 업계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를 2.32%포인트나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손쉬운 가계 대출 금리를 올려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은행들과 신용협동조합 등이 대출금리를 소폭 올리거나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2011년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서민들이 사용하는 상호저축은행은 대출금리를 20 10년 12월 12.68%에서 15%로 2.32%포인트 올렸다. 예대금리차는 8.29%포인트에서 10.42%포인트로 2.13%포인트 벌어졌다. 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등의 예대금리차변동폭이 0.1%포인트 안팎인 점에 비하면 엄청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말 연초 저축은행의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규모가 모두 줄긴 했지만 유동성 위기를 맞은 저축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손쉬운 가계대출 금리를 올려 위기를 모면하려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감안할 때 유독 저축은행들만 대출금리를 많이 올린 것은 비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 금리는 연 3.46%로 전달에 비해 0.14%포인트가 상승했고, 대출금리도 연 5.64%로 전달에 비해 0.24%포인트가 올랐다. 이에 따른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차는 2.18%포인트로 전달에 비해 0.10%포인트가 확대됐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18대 국회 개헌 불가”

    “18대 국회 개헌 불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18대 국회에서 개헌이 논의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은 실기했고 한나라당의 통일된 안도 없다.”면서 “진정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는 개헌 논의를 중단하고 민생대란에 허덕이는 국민을 보살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이명박 대통령은 아픔을 참고 형님(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정계에서 은퇴시켜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가 ‘개헌 불가’를 분명히 한 점은 최근 기류와 궤를 달리 한다. 단서가 붙긴 했지만 개헌특위에 응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단과 오찬에서 “한나라당이 개헌 논의 기구를 최고위원회 산하에 두고 운영은 정책위원회가 주도하는 걸 보고 진정성 있게 추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서 “세종시 수정안 부결 때 친박계가 40~5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60~70명 정도 된다. 실현될 수 있겠나.”라고 정리했다. 시종일관 ‘실기’했다고 주장했던 걸 감안하면 그 동안 개헌 대응론은 여권의 자중지란을 노렸다는 것을 시사한다. 박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정계은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 때문에 국회 본회의장은 고성이 오갔고 연설은 수차례 중단됐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박 원내대표를 향해 삿대질을 하다 퇴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연설 후반부에 “집권 3년간 국가를 5공, 유신시절로 후퇴시켰다.”, “영일대군, 만사형통으로 불리며 국정 곳곳에서 대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특정 지역 인사들이 권력의 핵심을 장악하고 그 배후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공격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당신부터 은퇴하세요.”라고 고함치며 맞받아쳤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침입한 괴한이 국정원 직원들로 밝혀졌다.”면서 “국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한 것은 폐쇄적인 인사구조와 성과지상주의 때문”이라며 원세훈 국정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정상회담 및 남북 국회회담 성사를 요청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A to Z 인터뷰] ‘홍대아이돌’ 10cm “우린 성인가요 부른다” ①

    [A to Z 인터뷰] ‘홍대아이돌’ 10cm “우린 성인가요 부른다” ①

    말캉말캉한 목소리로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라고 말하는 두 남자. 첫 인상은 ‘일반인 포스’ 그 자체지만 누구와도 비슷하길 원치 않는 두 남자. 바로 요즘 가장 ‘핫’한 인디밴드 ‘10cm‘의 권정열(29·보컬과 젬베), 윤철종(29·기타와 코러스)다. 버스킹(busking·거리공연)으로 술과 담뱃값, 고향가는 차비를 벌던 생계형 어쿠스틱 밴드에서 “먹고 살만해졌다.”는 인기 밴드로 급부상한 10cm를 만나 시시콜콜한 환담과 은밀한 사생활부터 사뭇 진지한 음악이야기까지를 담은 ‘A to Z’ 인터뷰를 시도했다. ▲A, arena(무대)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권,윤) 단독공연 발매기념. 분위기가 좋았다. 페스티벌처럼 과하지도 않은 음악회 같은 분위기. ▲B. busking(거리공연) 버스킹하면 술값은 나오는지. 대부분 비어있던데. -(권) 고향에 내려가야 하는데 차비가 없어서 ‘몇 만원이라도 벌겠지’ 하는 생각에 박스를 앞에두고 시작했다. 2시간 만에 25만원 벌었다. -(윤) 2008년 크리스마스 전날, 20만원 든 지갑 잃어버렸을 때에는 정말 ‘생계형’으로 공연했다. ‘비장한 표정’으로 원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4시간동안 공연한 결과 50만원을 버는데 성공했다. ▲C. color(색) 10cm를 표현하는 색은? -(윤) 녹색. 편안한 느낌이니까. -(권) 여러가지 색을 섞은 ‘수더분한’ 색. 다양한 색 만큼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다. ▲D. duet(듀엣) 함께 듀엣하고픈 가수는? (권) 밴드 ‘라이너스의 담요’의 연진. 예쁜 음색이 좋아서. (윤) 데미안 라이스. 터프하고 거친 음색이 좋고 기타 플레이에도 영향을 줄 것 같다. ▲E. economy(경제) 인디밴드라 하면 배고프다는 인식이 강한데. “먹고 살만하냐”는 질문이 많다. -(윤) 생명의 위협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 생계를 부러 협소하게 만들기도 했다. 최대한 안움직이려고 하고 라면도 이등분해서 먹고… -(권) 작년 가을부터는 길거리공연으로 밥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는 됐다. 진짜 베짱이처럼 살았다. 일용직의 희열도 느끼고. ▲G. girlfriend(여자친구) 여자친구 유무는? 없다면 이상형은? -(권) 한살 어린 여자친구가 있다. 하지만 결혼 생각은 없다. 제도 자체가 나와는 맞지 않는다. -(윤) 여자친구 없음. 현모양처가 이상형(옆에 앉은 권정열은 현모양처 같은 것은 없다고 주장) ▲H. hongdae(홍대) 인디밴드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인디문화의 이상적인 미래는? -(윤) 인디씬의 폭이 넓어져 잘되는 부류가 있지만, 아직도 배고픈 부류가 많다. 여전히 음지가 있기 때문에 더 넓어져야 한다. 현재 인디문화는 침체와 흥행을 반복하고 있다. -(권) 대중들의 관심이 많아지면서 인디 음악 시장도 넓어졌다. 예전보다는 밴드들이 설 자리도 많아졌고. ▲I. image(이미지) ‘홍대아이돌’ ‘어린왕자’ 등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데 소감이 어떤지. -(권) 일단 아이돌 외모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 -(윤) 트렌드 덕을 많이 봤다. 아이돌 스타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기타 붐도 한 몫을 한게 아닐까. ▲J. jembe(젬베) 젬베하면 아프리카와 연관된 밴드들이 연상되는데, 어떻게 쓰게 됐는지. -(권) 제임스 므라즈가 내한했을 때 스페이스공감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젬베치는 사람과 만든 무대를 봤다. 단 둘이 무대에 섰는데도 전혀 허전한 감이 없이 완벽했다. 그걸 보고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잘 다루질 못해서 아마 2집때는 빼지 않을까. ▲K. key(비결) 인기비결은? 누가 더 인기가 많은지. -(윤) 가사가 좋아서. 그리고 무대에서 자연스러운 모습 때문인 것 같다. -(권) 다른 뮤지션들은 무대에서 지나치게 친절하다. 일종의 강박관념 같은데, 길거리공연하면서 이런 생각에서 많이 벗어났다. 무대에서 2분동안 가만히 서 있었던 적도 있다. 그냥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뭘 하고 싶지도 않아서. -(윤) 일부러 나쁘게 하는건 절대 아니다. -(권) 팬은 형이 더 많다. 은근 매력 있는 남자다. ▲L. lyrics(가사) 주옥같은 가사가 연일 화제인데, 어떻게 탄생했나. -(권) ‘그게 아니고’는 형이 자기집 골목을 ‘털레털레’ 올라가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쓴 가사다. ‘킹스타’나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등은 정말 미칠 듯이 외로울 때 썼다. 너무 외로워서 비정상적인 상태였다. -(윤) 우리 노래가 야한게 사실이다. 성인가요나 다름없다. 야하게 써야지-하고 쓰는건 아니지만 쓰다보니까…하지만 심의에 하나도 안걸린거 보면 신기하다. 이렇게 야한데? ※주. “오늘밤은 혼자 잠들기 무서워요…잠들 때까지 집에 가지 말아줘요. 혹시나 내가 못된 생각 널 갖기 위한 시꺼먼 마음 의심이 된다면 저 의자에 나를 묶어도 좋아…지금 집에 가긴 틀렸어요. 버스도 끊기고 여기까진 택시도 안와요”(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中) “어떤 노력도 없이 넌 나의 허리춤으로 어디서 그런 몸짓을…매일 밤 나를 홀려놔 나는 너의 빈곳을 채우고 결국 무너지겠지”(Beautiful 中)등 “성인가요”를 방불케 하는 이 곡들은 손쉽게 심의를 통과해 10cm의 대표곡이 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상을 바꾼 말, 말, 말

    세상을 바꾼 말, 말, 말

    세치의 혀는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일지도 모른다. ‘인류의 역사를 뒤흔든 말, 말, 말’(제임스 잉글리스 지음, 강미경 옮김, 작가정신 펴냄)은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결국 역사를 움직인 말의 전략을 파헤친다. ●괴테, 프랑스의 혁명 수출 발언 독일의 대문호 볼프강 폰 괴테는 프랑스가 이웃 나라에 혁명을 수출하고자 사용한 방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들은 칼이나 총, 대포로 우리를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그보다 훨씬 위험한 무기를 사용했다. 그들은 평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자유와 평등의 기본 원칙을 풀어내서는 그 내용을 종이에 인쇄해 대량으로 유포했다.” 고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거친 수많은 전쟁과 혁명의 과정에서 말은 종종 무기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저자인 제임스 잉글리스는 호주 멜버른에서 활동하는 언론인이자 작가로, 역사를 움직인 군주, 정치가, 혁명가, 군인들의 말을 통해 세계사의 역동적 흐름을 통찰한다. 기원전 399년 시민들로 꾸려진 배심원단은 신에 대한 불경죄와 젊은이들을 오염시킨다는 혐의로 소크라테스를 기소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는데 독배를 들이켰던 소크라테스는 배심원단 앞에서 법정을 죽음의 본질과 연민의 기능을 철학적으로 명상하는 자리로 이끌면서 평정과 해학을 담은 연설을 했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유언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내 말을 막지 말고 끝까지 들어 보십시오.…여러분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점은, 나 같은 사람을 죽일 경우 여러분은 나보다도 오히려 여러분 자신에게 더 해를 끼치게 된다는 것입니다.…만약 나를 죽인다면 나 같은 사람을 또 찾기가 쉽지 않을 터이기 때문입니다.…등에처럼 성가신 나란 사람은 신이 이 나라에 보냈습니다. 나를 죽음으로 내몬다면 신이 여러분을 걱정해 또 다른 등에를 보내지 않는 한, 여러분은 나머지 생을 졸면서 보내게 될 겁니다.” 소크라테스의 긴 연설 외에 짧고 유명한 유언도 많다.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하인들에게 “왜 울고 있느냐? 내가 영원히 살 줄로 알았더냐?” “하느님께선 내가 당신을 위해 해 온 그 모든 일을 잊으셨던 말인가?”라고 한탄했고, 마리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에 올라가다 사형 집행인의 발을 밟자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랍니다.”란 사과를 유언으로 남겼다. 프랑스 정치가 장 실뱅 바이는 단두대에서 처형되기 직전 왜 떨고 있느냐는 질문에 “추워서 그러는 것뿐일세, 친구.”라고 말했다. 2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女談餘談] 어느 기자의 남편상(像)/이재연 정책뉴스부 기자

    [女談餘談] 어느 기자의 남편상(像)/이재연 정책뉴스부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무크는 사랑을 일컬어 “교통사고 같은 것”이라고 했답니다. 알 수 없는 타이밍에 예기치 않은 이와 부딪쳐 빚어내는 일쯤으로 해석하면 될는지요. 일하는 것 말고는 스스로도 건사하지 못하는 제가 교통사고처럼 만날 님께 무슨 요구를 하겠습니까. 그러나 나이 찬 싱글에게 들이대는 불신의 눈초리는 사방에 수두룩하더이다. 내친 김에 평범한 기자의 남편상을 조금 읊어 보렵니다. 진보든 보수든 가치관의 지향점을 까다로이 따지진 않습니다. 먼저 상대의 말을 경청할 줄 알고 논리로써 대할 줄 아는 분이길 바랍니다. 현장에서 뜨거웠던 취재 후일담에 공감할 자세는 미리 갖춰 주십시오. 연쇄살인범 현장검증에서, 철거민 시위대 속에서, 검찰조사 받으러 가는 재벌총수 뒤꽁무니에서 촌각을 다퉜던, 안타까웠던, 분개했던 기자 아내의 마음을 가늠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슴 저렸지만 못 이룬 옛사랑 얘기도 말없이 턱 괴고 들어주는 아량을 품어 준다면 더없이 고맙겠습니다. 자신을 갈고 닦는 이유가 본인의 영달보다 낮은 곳의 이들에게 손 내밀기 위해서라면 좋겠습니다. 참여의식이 기본이라면, 감수성은 필수랍니다. 소설가 이순원의 은비령이든, 이성복 시인의 남해금산이든 눈길 맞으면 함께 달려가 주는 낭만도 길러 주시기를. 이왕 시작한 것, 까짓, 다 풀어 놓지요. 취재원과 부대끼느라 거나하게 취해도 늦은 밤 현관문 열어주는 흔쾌함은 베풀어 주시겠지요? 후배들 밥 사느라 카드 영수증 좀 쌓여도 모르는 척 넘어가 주실 테고요. 명절에 일한다고 시댁 못 가도 눙쳐주는 눈치라면 다음번엔 시댁에서 즐거이 전 부칠 수 있겠습니다. 학력이나 재력, 외모가 중요치 않다는 거짓말 따윈 안 하렵니다. 다만, 이런 분이라면 ‘사랑 따윈 뇌의 호르몬 반응’쯤으로 치부해온 냉소적인 기자는 물론 누구라도 기꺼이 마음이 흔들리겠지요. 저출산시대 가족 위주 정책에서 소외되고, 미혼에 불리한 세금체계로 위태로운 처지인데 이런 분 아신다면 꼭 연락주시라. 이렇게 출중하다면 결혼해서 아옹다옹하느니 친구로 평생 지내는 게 더 나을 것 같긴 합니다만. oscal@seoul.co.kr
  • 전세대란, 강남 주민도 밀어냈다

    전세대란, 강남 주민도 밀어냈다

    전세대란 등으로 ‘사교육 1번지’ 강남 3구(서울 강남·서초·송파구)의 주민들이 떠나고 있다. 강남 3구의 인구는 5년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소형 평수 아파트인 데도 2년 만에 1억원 안팎이나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기 힘든 데다가 서울 전역에 특수목적고들이 생기면서 자녀의 대학 입학 전에 강남을 이탈하는 주민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신문이 18일 통계청의 ‘2010년 국내인구 이동 통계’를 심층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강남 3구의 전입 규모는 30만 8158명, 전출 규모는 32만 2545명으로 1만 4387명이 순유출됐다. IMF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순유출이 순유입으로 돌아선 2005년 이후 5년 만의 유출 초과다. 송파구의 순유출 규모는 9266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대문구(1만 963명), 영등포구(9322명)에 이어 세 번째다. 서초구는 2009년 가장 많은 순유입 규모(1만 6699명)를 나타냈지만 지난해에는 순유출(332명)로 전환됐다. 강남구는 4789명이 떠났다.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는 역시 전셋값 급등에서 찾을 수 있다. 2008년 가을 서초구 잠원동 H아파트(75.2㎡·22평)에 1억 8000만원을 주고 전세를 얻었던 김모(38)씨는 최근 5000만원의 전셋값 인상 요구에 강북으로 이사했다. 그는 “아이들 학교 마칠때까지 오래 산다는 생각에 1000만원을 들여 인테리어까지 했는데 결국 돈이 부족해 동작구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면서 “월급쟁이가 로또를 맞지 않고는 2년만에 5000만원이 어디서 생기겠느냐.”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S아파트의 86㎡(26평) 전세는 한술 더 떠 2년 새 2억 5000만원에서 3억 5000만원으로 뛰었다. 송파구의 한 부동산업자는 “지난해 말부터 작은 평수에 전세를 들었던 서민들이 물가 부담으로 강북뿐 아니라 경기 용인, 하남, 남양주, 광주 등으로 빠져나가는 추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 3구의 인구 순유출 규모는 4분기에 7390명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인구가 유입된 곳은 은평구(1만 2086명)와 성북구(2478명)뿐이었다. 순유출되긴 했지만 그 규모가 전년에 비해 줄어든 곳은 노원·동대문·강북·성동·마포·동작·중구 등 7곳이다. 각종 특목고들이 생기고 내신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전형이 늘면서 강남 3구가 교육면에서도 예전보다는 매력이 다소 줄었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서초구 잠원동에 전입한 김모(39)씨는 “아이들을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만큼 특목고에 진학하면 바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낮은 출산율이 고령 인구의 외곽 전원주택 이주 등 유출세를 대체하지 못하는 것도 한 이유다. 2009년 강남 3구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율은 7%대로 서울 평균인 9.17%에 크게 못 미친다. 반면 강남구의 출산율은 0.78로 서울 자치구 중 최저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구매 20년 베테랑 “이런 급등 처음… 수급불안 더 피말려”

    구매 20년 베테랑 “이런 급등 처음… 수급불안 더 피말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곡선을 이어 가면서 해외에서 원자재를 들여와야 하는 국내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 보다 싼값에 적정 물량을 들여와야 원가도 낮추고 정부의 물가 억제에도 부응할 수 있어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가장 바쁜 사람은 원자재 구매 담당자들이다. 밀가루, 원당, 옥수수, 대두를 수입하는 업체들의 경우 국제 곡물가가 지난해 여름부터 쉴 새 없이 오르고 있는 터라 가격 위험을 피해 주문을 넣고 말고 할 여력이나 숨 돌릴 틈도 없다. 지난 1월 가격이 큰 폭으로 뜀박질을 한 뒤 조정을 기다리던 업체들은 오히려 타이밍을 놓쳤다고 후회하고 있다. 대한제분에서 구매를 담당하는 박양진 차장은 “오름세가 너무 가팔라 조금 관망키로 했다가 그 뒤로 (가격이) 내려오지 않고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사실 지금보다 그때가 더 쌌다.”고 씁쓸해했다. 1996년과 2008년 곡물 파동을 겪으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터득했지만 구매담당 20년 경력의 박 차장에게 지금과 같은 곡물가 상승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곡물가격보다 더 피를 말리게 하는 것은 국내수급불안에 대한 우려다. 원맥의 경우 보통 5~6개월 앞서 구매하면 국내에 들어오는 시간이 2달쯤 걸린다. 그러나 최근 가격 때문에 시기를 고르다 보니 구매확보까지 2.5개월의 기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배에 선적돼 국내로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빠듯한 것이다. 민간 비축분은 보통 한달. 요즘처럼 가수요가 계속되면 국내 공급에 차질이 올 수도 있다. 미 서부 포틀랜드 항구 공사로 배가 뜨지 못하고 시애틀 지역 폭설로 철도, 트럭 운행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사 놓은 원맥이 한달 동안 묶여 있다. “대책은 없다.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길 기도하는 것밖에….” 박 차장의 말이다. 해외 광산업체와 분기별로 공급 계약을 맺는 국내 철강업계는 원유나 곡물처럼 하루하루가 긴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09년까지 연간 단위 계약을 해오다 지난해 공급업체의 요구로 분기 계약으로 바뀌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변동이 고스란히 구매가에 반영됨에 따라 가격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브라질의 발레, 호주의 BHP빌리턴과 리오틴토 등 세계 3대 광산업체로부터 대부분 물량을 공급받는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철광석은 공급자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가격 협상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광산업체가 가격을 올려 달라고 하면 올려 줄 수밖에 없는 구조란 설명이다. 최근 한 외신은 올해 국제 철강가격이 전년보다 평균 32%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해 철강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철강재는 원재료 비중이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업종이라 원재료 가격이 계속 올라가면 제품 가격 상승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유사들 역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수익률은 높아지지만 요즘처럼 등락을 계속하는 상황은 그리 반갑지 않다. 더구나 기름값 잡기에 ‘올인’하고 있는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무턱대고 휘발유값 등을 올리기도 어렵다. 수급 역시 만만찮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중국 등 세계 각국들이 기름 한 방울이라도 더 들여오려고 경쟁하는 분위기”라면서 “원유 공급선이 끊기지 않기 위해 매달 한번 이상 해당국을 방문해서 선물도 전달하고 친분도 쌓아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순녀·박상숙·이두걸기자 coral@seoul.co.kr
  • 부여·청양, 부여보 명칭 줄다리기

    “청양부여보로 하자.” “아니다. 백제보로 해야 한다.” 충남 부여군과 청양군이 4대강살리기 금강사업지구 ‘부여보’ 이름을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17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자치단체를 상대로 보 명칭을 공모 중인 가운데 청양군이 최근 부여보를 ‘청양부여보’로 바꿔 줄 것을 요청했다. 청양군 관계자는 “부여보가 청양군 청남면 인양리~부여군 부여읍 자왕리에 걸쳐 있는 만큼 KTX 천안·아산역처럼 두 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이름이 더 합당하다.”고 명칭 변경 요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부여군은 ‘백제보’를 주장하고 있다. 부여군 관계자는 “부여와 청양이 옛 백제역사권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긴 이름보다 간단히 부를 수 있는 ‘백제보’로 결정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금강지구의 다른 보들도 명칭을 놓고 적잖은 논란을 빚고 있다. 세종시 건설예정지 인근 ‘금남보’도 마찬가지다. 연기군은 ‘금남보’나 ‘세종보’ 모두 좋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금남보는 주민들에게 잘 인식돼 있어서, 세종보는 세종시에 설치되기 때문에 아무 이름이나 상관없다.”면서도 “금남보로 결정이 된다고 해도 내년 7월 출범하는 세종시에서 명칭 변경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주시는 금강보를 ‘공주보’로 변경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보가 있는 곳을 알기 쉽도록 지역명을 따는 게 좋다. 금강보는 너무 광범위한 명칭이어서 사람들이 보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안정환 대전국토관리청 홍보팀장은 “보들이 오는 6월 완공되기 때문에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보 명칭을 확정해 국토해양부에 통보할 방침”이라면서 “보 명칭을 놓고 지자체 간 갈등이 커지면 충남도 지명위원회에 결론을 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국산 생물고등어 ‘귀하신 몸’

    국산 생물고등어 ‘귀하신 몸’

    경기도 중소도시에 사는 주부 장모(44)씨는 올 겨울 들어 고등어조림을 만들지 않는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이긴 하지만, 조림을 하기에 알맞은 최소한 중간 정도 고등어 한 마리에 4000~5000원을 주고 여기에 무까지 사려면 반찬 하나 마련에 5000원 이상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장씨는 16일 “오늘 시장에서 물이 좋은 고등어가 있어 물어 보니 8000원을 부르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대신 장씨는 간고등어나 수입산 냉동 고등어를 굽는다. 추가 양념 등이 필요없다 보니 한 마리당 1000~2000원에 해결할 수 있어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생물 고등어가 식탁에서 사라지고 있다. 고등어는 대표적 난류성 회유 어종으로 가을에 서해로 올라왔다가 겨울을 보낸 뒤 제주도 남쪽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이번 겨울에 수온이 낮아지면서 고등어 떼가 남쪽에서 늦게 올라왔고, 빨리 남쪽으로 내려갔다. 태풍 곤파스, 말로 등 기상악화로 조업일수도 줄었다. 그 결과 잡힌 고등어의 양이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등어는 전국적으로 9만 9534t이 잡혔다. 전년(17만 5326t)의 절반 수준이다. 대신 출하가격은 지난해 ㎏당 1761원으로 전년(15 99원/㎏)보다 10.1% 올랐다. 어획량이 줄어든 것에 비하면 출하가격 인상폭은 좁은 편이다. 비싼 고등어값에 생물 수요가 다소 줄어든 것도 한몫 했지만 고등어값 인상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수입품에 적용된 할당관세 적용이 올해도 계속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만t의 냉동 고등어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했고 올해는 수입 전량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생물 고등어는 당분간은 구경하기가 힘들 전망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등어(중품) ㎏당 도매가격은 3620원으로 전년(3263원/㎏)보다 10.9% 올랐다. 그러나 올해 1월은 4244원, 2월은 437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36.8%, 36.5% 올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싱글 라이프] 돌이키고 싶은 10년전 선택

    [싱글 라이프] 돌이키고 싶은 10년전 선택

    “그때 내가….” 돌이켜 봐서 후회되는 일 몇가지 없는 사람이 있을까. 현실에 100%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2010년 9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직장인 822명을 대상으로 ‘청소년기에 희망했던 직업과 현재의 직업이 일치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6.9%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어릴 때의 꿈을 실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다. 또 ‘일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의 31.1%가 ‘능력개발이 부족해서’라고 답했고, 27%는 ‘진로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라고 하는 등 과거 자신의 노력이나 선택을 이유로 들었다.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잊고 싶은 기억을 돌이키고, 엇갈린 인연을 이루고 싶지 않을까.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싱글들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들어 봤다. “그때 용기 낼 걸”… 접어버린 첫사랑·꿈 ●짝사랑했던 첫사랑의 결혼식서 축가 12일 서울 방배동. 송세혁(가명·30)씨가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대학 동기 P의 결혼식 피로연에서다. 이날 송씨는 결혼식장에서 축가까지 불렀다. 송씨는 10년 전인 2001년 대학에서 그의 첫사랑을 만났다. 같은 과 동기였던 P는 잘 신어보지 않은 듯 하이힐을 신고 힘겹게 계단을 올랐다. “약간 팔자 모양으로 걷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이면서도 귀엽고 매력적이었다.”고 그는 돌이켰다. 특히 노래방에만 가면 자신에게 “노래를 잘한다.” “목소리가 멋지다.”고 칭찬하던 P였다. 송씨는 혹여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 한 음절 한 음절에 목소리에 혼을 담았다. P의 매력을 알아챈 건 송씨뿐만이 아니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몇몇 동기와 선배들도 P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이때부터 서로 말 못하는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승자는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다. 이듬해 아직 고백을 못하고 끙끙대던 송씨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들렸다. 3월 말년휴가를 나온 선배와 P가 사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백 한 번 못하고 마음 졸이기만 수백번, 수천번. 송씨는 학교 근처 하천에서 강소주를 마셨다. 학교에 다니는 둥 마는 둥 그는 학기를 마치는 대로 입대를 했다. 휴가 때마다 P의 소식을 물었지만, P는 여전히 그 선배와 열애 중이었다. 밤에 둘이 지하 매점에서 키스하다 경비아저씨한테 들켰다는 소문이며, 단둘이 인천 앞바다 섬으로 여행을 갔다가 파도가 세 며칠을 지내고 왔다는 친구들의 ‘디테일’한 진술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소주잔을 비우는 일뿐이었다. 결국, P가 10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자신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송씨에게 축가까지 부탁했다. 낮부터 마신 술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송씨는 “그때 고백을 했어야 했는데…. 다시 기회가 있을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며 애써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행복해 보이니 마음은 놓이네요. 이렇게 말할 자격은 없지만….”이라면서 “저도 이제 제 사랑을 찾아야죠.”라고 말했다. ●“아버지 사업 망해 로커꿈 접어” “슈퍼스타 케이(K)를 보니 다시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솟아요.” 휘경동에 사는 김진수(31)씨는 10년 전 로커의 꿈을 접었다. 김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97년 여름 친구들과 밴드부를 결성하고 자신은 보컬을 맡았다. 얼마 안 되는 용돈을 모으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연습공간도 빌렸다. 축제 때 그의 헤드뱅에 인근 학교 여학생들은 자지러졌고, 인기를 독차지한 그는 친구들로부터 시샘도 받았다. 하지만 성적은 사정 없이 곤두박질쳤다. “이 놈이 공부는 안 하고.” 성적표를 받아보고 화가 난 그의 아버지는 방에서 기타 줄을 튕기고 있던 김씨에게 와 기타 줄을 끊어놓기까지 했다. 그래도 김씨는 굴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몰래 밴드 연습을 하면서 마이크를 내려놓지 않았다. 재수 끝에 2000년 4년제 지방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김씨는 이제는 취미가 아니라 진짜 가수가 되기 위한 밴드활동을 시작했다. 연예매니지먼트사를 찾아다니며 자신의 노래를 홍보하면서 스타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이듬해,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망하게 돼 빚더미에 앉게 돼 가수의 꿈을 ‘잠시’ 접을 수밖에 없었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는 그는 기타 줄을 튕길 수 없었다. 생활비와 학비를 손수 벌어야 했다. 김씨는 “엄한 아버지보다 무서운 게 ‘생활’이더라고요. 가끔 밴드활동을 계속했다면 지금 어땠을까 후회될 때도 있죠.”라고 말하며 애써 의연한 척 억지웃음을 지었다. 일탈을 모르던 ‘범생이’ 탈피하고파 ●“공부만 했더니 친구 안 남아.” “줄기차게 공부만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다니고 있긴 한데….” 서울 서초동에 사는 오주연(가명·27·여)씨는 가끔씩 초·중·고교 동창생들의 미니홈피에 들어가 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9년이 지나 달라진 친구들의 모습을 보다 추억에 잠겨 혼자 배시시 웃기도 했다. 하지만 금세 요동치는 감정을 억누르기는 어려웠다. 친구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자신의 빈자리에 질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씨는 학창시절, 공부에만 몰두했다. 공부말고는 별다른 취미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에게 소홀했던 것이 후회로 남는다.”고 그는 말했다. 딱히 친구들을 멀리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제와서 보면 초·중·고교 시절에 만나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이 거의 남지 않았다. 반에서 1, 2등을 다툴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오씨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그를 자랑스러워했고 그는 늘 어른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오씨는 모범생이기도 했다. 친구들이 밤에 야간 자율학습을 빼먹고 공원에 놀러가자고 할 때도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 어제 진짜 재밌었지. 킥킥킥.”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눠도 강씨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내로라하는 명문대학에 입학했고 지금도 역시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친구는 거의 남지 않았다. 그는 “10년 전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다면 공부보다는 친구들하고 깔깔대며 웃고 떠들고 어울려 다닐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20년 넘게 이어진 일상, 이젠 깨고 싶어” “부럽네요. 일탈할 수 있는 특권. 마음만 먹으면 하늘을 날 수 있겠다는 용기.” 경기 분당에 사는 권혜영(28·여)씨는 일본작가 이시다 아라가 쓴 포틴(4teen)의 책장을 덮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평범한 14살 중학생들이 매일 모여서 일상을 깨는 것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면서 자신이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날라리가 되지 않겠다.”고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일곱 살부터 시작된 그의 학교생활은 대학졸업 후 그대로 직장생활로 20년 넘게 이어졌다. 장소만 바뀌고, 오전 7시 등교에서 오전 9시 출근으로 시간만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그때부터는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루틴”이 시작된다. 직장생활 5년차였던 그는 한참 회사생활이 지겹다고 느끼던 그다. 권씨는 다시 고등학생이 된다면 “시간표대로 짜인 일상을 살지 않고 오늘은 어떤 기발한 것을 해볼까 하며 고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에서처럼 방학 때 부모님께 거짓말하고 친구들끼리 자전거로 여행을 떠난다든지 아니면 수업을 제치고 온종일 만화책을 읽고 돌아온다든지 어찌 보면 소소하지만, 그때만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해 보고 싶어요.”라며 깔깔 웃었다. 만족감 없는 직업… 꿈을 좇았더라면 ●“고시공부할걸….” “고시공부했더라면 지금쯤….” 입사 8년차 대기업 과장인 김영섭(가명·35)씨는 대학생 때 고시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을 가장 큰 후회로 삼는다. 법학과를 졸업할 2004년 그의 주변에는 사법시험·행정고시를 준비하던 친구들이 많았다. 그가 대기업에 취직을 했을 때 모두 부러운 눈으로 보던 친구들이다. 체육복 차림에 모자를 눌러쓴 친구들에 둘러싸여 우쭐해 했던 그다. 하지만, 이때로부터 채 5년도 지나지 않아 상황은 역전됐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판검사가 되고, 정부 요직에서 근무하면서 그의 직장은 딱히 내세울 만한 것이 못돼 버렸다. 특히 이제 갓 마흔이 넘은 선배들이 줄줄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걸 보고 있으면 아직 장가도 못 간 김씨는 불안하기만 하다. 그는 “친구들은 늦었지만 서른두세 살에 고시합격하고 선보고 해서 시집·장가도 잘 갔는데, 저는 일만 죽도록 하다 보니 장가도 못 갔네요.”라면서 “이제 남은 건 두둑한 뱃살하고 벗겨지는 이마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교사? 역사학자? 제주도에 사는 이정화(29·여)씨는 2007년부터 5년째 초등학교 교사다. 하지만 이씨는 10년 전인 2001년 대학 입학 원서를 쓸 때만 해도 자신이 교사가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그의 꿈은 역사학자. 중·고등학교 6년 내리 한마음이었다. 하지만 원서를 쓰던 그날, 모든 것이 바뀌었다. “교대를 가라.”는 부모님의 권유에 처음엔 황당해 했고, 다음 순간 무서웠다. 처음이었다. 부모님께 진학에 대해 상의해 본 적이 이때말고는 없었다. 하지만, 이씨는 부모님에게 설득됐다. ‘IMF’ ‘경기’ ‘취업’ 운운하시는 부모님의 논리에 설득된 것이 아니다. 그는 “막연하게 ‘역사 공부는 꼭 직업이 아니라도 할 수 있는 거잖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두어 시간 짧은 설득작업 끝에 그는 교대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대학 4년을 마쳤고, 삼수를 하긴 했지만, 임용고사에 합격했다. 최고의 교사는 아니지만 인기있는 교사가 됐다. 그래도 늘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붙들고 있다. 늘 새로운 역사 관련 서적이 그의 가방에 자리 잡고 있다. 역사공부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것이다. 그러면서도 ‘교사가 되길 잘했다. 천직이다.’라고 생각하는 이씨다. 그는 “수업 시간에 저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순진한 표정을 보면 교사가 된 게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여전히 제가 대학 때 한국사를 공부했다면 지금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하는 궁금증은 있어요.” 이씨가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교대가 아닌 사학과에 지원했을까? 이씨는 “아마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윤샘이나·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대륙도 ‘현빈앓이’ 키스신 전부터 심장 뛰어”

    “대륙도 ‘현빈앓이’ 키스신 전부터 심장 뛰어”

    데뷔작이나 다름없는 이안 감독의 ‘색, 계’(2007)로 월드스타 반열에 올랐던 중국 배우 탕웨이(32)가 4년 만에 국내 팬을 만난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만추’(晩秋)를 통해서다. 고(故) 이만희 감독의 1966년작 동명 영화를 김태용 감독이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만추’의 리메이크는 네 번째다. 1975년 고(故) 김기영 감독, 1981년 김수용 감독 등 거장들이 욕심을 냈다. 사골처럼 우려낼 여지가 많다는 얘기일 터. 줄거리는 간단하다. 7년 전 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을 살해한 죄로 복역 중이던 애나(탕웨이)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사흘간 특별휴가를 허락받는다. 장례식이 열리는 미국 시애틀로 가던 버스에서 애나는 누군가에게 쫓기던 훈(현빈)을 만나고,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3일을 보낸다. 7년 동안 어떤 자극에도 무감각해진 여인의 얼어붙은 심장은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한다. 격정적인 대사나 눈물을 빼는 표정 연기 등 여배우가 연기력을 뽐낼 만한 장치는 없다. 하지만 대사나 배경음악도 없이 무심하게 지켜보는 듯한 롱테이크가 가능했던 것은 탕웨이의 깊은 눈빛과 ‘다양한’ 무표정 덕이다. 스타의식과는 거리가 먼 털털한 월드스타를 지난 1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만추’를 선택한 건 의외다. -시나리오는 촬영 들어가기 2년 전에 받았다. 애나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마음 속의 격랑이 있지만, 드러내지 않는 역이다. →‘만추’가 중국에서 상영된다면 기대가 클 것 같다. -아직 (개봉될지는) 모르겠다. 현빈과 같이 가고 싶은데 아쉽다. 중국에서도 현빈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최근 홍콩의 한 신문에 ‘현빈 바이러스에 중독됐다’는 제목의 기사가 1개면에 실렸을 정도다. →연기 상대로 현빈은. -굉장히 안정적인 배우다. (스물아홉)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어른스럽다. 매사에 진지하다. 농담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진지해 코미디 연기를 해도 어울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런 진지한 남자는 어떤가. -훈을 많이 좋아한다. 밝은 햇빛 같은 존재다. 애나는 7년 동안 죽어 있었다. 7년 전에 끝난 인생인데 훈을 만나 얼음이 녹고 삶의 희망을 얻는다. 애나로서 훈을 사랑하고, 천사 같은 존재라 항상 같이 다녔으면 좋겠다. 시사회에서 현빈의 팬들이 소리지르는 걸 보면서 이들에게는 현빈이 ‘훈’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애나의 내면 연기에 의지하는 부분이 많아 쉽지 않았을 텐데. -애나의 환경을 이해해야 할 것 같아 촬영 두달 전에 시애틀에 들어갔다. 영어선생님을 구해서 같이 생활했다. 감독님과 프로덕션이 허락해준 덕분에 서서히 애나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촬영 직전에 ‘다 비워라.’ ‘텅빈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에 훈을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관객들도 있을 텐데. -만약 그런 순간이 오면 아름답겠지만 잘 모르겠다. 출소한 애나가 희망을 품고 예쁘게 꾸미고 훈을 기다리는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한 건 아닐까. →한국영화 사상 가장 긴 키스란 말이 나올 만큼 롱테이크(90초)였는데. -(웃음) 원래 시나리오상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장례식 장면을 찍는데 감독님이 오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필요한 장면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 설명을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뛰면서 몰입하고 있었다. 키스신을 찍는 순간을 기대하게 됐다. 훈이 전해주는 따뜻함이야말로 애나에게 삶의 의욕을 되살리는 원동력이다. 찍을 때도 무척 길었다.(웃음) →‘색, 계’ ‘만추’의 역할과 달리 실제 성격은 쾌활한 것 같은데. -최근에 찍은 ‘극속천사’에서 여자 카레이서로 나오는데 구멍 숭숭 뚫린 청바지 입고 사내아이처럼 나온다. 엄마가 보더니 ‘이제야 너 같다.’고 그러시더라. →궁리나 장쯔이는 할리우드에 연착륙했다. 할리우드 진출 계획은 없나. -원래 계획 없이 산다.(웃음) →비공식적으로 한국을 다시 찾을 의향은 없나. -오래 머물면서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 들으면 들을수록 한국말이 아름답게 들린다. 서로 눈을 바라보면서도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듣는 지금 이 (인터뷰) 상황이 싫다.(웃음)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日차세대 홈런왕 니혼햄 나카타 쇼

    日차세대 홈런왕 니혼햄 나카타 쇼

    2011년 니혼햄 파이터스 팀엔 두명의 괴물이 있다. 한명은 아줌마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하나의 ‘아이콘’이 돼 가고 있는 신인 사이토 유키. 또 한명은 올 시즌 팀 성적의 핵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4번타자 후보 나카타 쇼(23)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이 두선수의 차이점은 극명하다. 사이토가 야구 외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반면, 나카타는 경기장 안에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타자의 포텐셜이 폭발하기까지는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투수와 타자의 차이점, 그중에서도 타격이 지닌 어려움을 간접적으로나마 증명해주는 말이다. 지난해 실질적인 풀타임 1년차로 퍼시픽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던 T-오카다(오릭스)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주로 2군에 머물렀던 오카다는 정확히 5년만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었다. 최근 몇년간 일본프로야구는 좋은 투수들에 비해 젊은 거포라 불릴만한 타자의 출현이 거의 없었다. 그 첫 테이프를 끊은게 작년의 오카다였다면 올 시즌엔 나카타 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때 일본에서는 나카타에 대한 광풍이 몰아친적이 있다. 그도 그럴게 역대 고교 통산 최다홈런(87개) 신기록 보유자, 그리고 차세대 일본야구를 이끌어갈 슬러거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그 기대치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카타의 첫 프로생활은 2군이었다. 루키시즌(2008년)엔 단 한경기도 1군에서 뛰지 못했고 2009년에는 타율 .278(36타수 10안타 15삼진)을 기록하긴 했지만 홈런이 없었다. 무엇보다 아웃카운트의 대부분이 삼진이라 갈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스턴리그(2군) 홈런왕(30개)과 타점왕(95)을 차지했음에도 1군 진입이 힘들었던 것은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는 나시다 마사타카 감독의 의지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나카타는 조용한 반란을 시작했다. 1군에 올라오자 말자 홈런포를 쏘아올리더니 한동안 폭풍과도 같은 홈런본능이 지속됐다. 7월 20일 대 지바 롯데전(삿포로돔)에서 강속구 투수 오미네 유타에게 프로 첫 홈런을 신고, 이후 퍼시픽리그 에이스 킬러로 자리잡으며 언론의 집중관심을 받는다. 지난해 나카타가 쏘아올린 홈런은 9개. 이중 타나카 마사히로(라쿠텐), 와다 츠요시(소프트뱅크), 와쿠이 히데아키(세이부) 등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후반기 1군 진입후 10경기에서 무려 7개의 홈런을 몰아쳐 ‘이젠 터졌다’라는 평가가 뒤따랐던 것은 당연한 수순. 하지만 나카타의 불방망이는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내 수그러들었다. 상대팀에서 그냥 보고만 있을리 없었고, 볼카운트 싸움에 약할수 밖에 없는 그의 경험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나카타는 비록 짧은 1군 생활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던 2010년이었다. 걸리면 넘어간다는, 덧붙여 소중한 1군 경험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 시즌 나카타에 대한 니혼햄의 기대치는 어느정도일까. 이미 나카타는 팀의 4번타자로 낙점을 받은 상태다. 포지션도 1루로 완전히 전향할 것으로 보인다. 나카타에 대한 나시다 감독의 기대치가 어느정도인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니혼햄 타선은 교타자 유형의 선수들은 많지만 장거리 타자가 없다. 지난해 터멀 슬랫지의 요코하마 이적으로 인해 찬스에서 한방을 터뜨려줄 거포가 부족했던게 4위로 추락했던 한 원인이었다. 베테랑 이나바 아츠노리, 이토이 요시오 그리고 찬스만 오면 더욱 무서워 지는 코야노 에이치는 중장거리형 선수들이다. 니혼햄이 오프시즌에서 거포형 선수영입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나카타를 팀의 주포로 활용하겠다는 나시다 감독의 의중 때문이다. 나카타의 어깨에 올 시즌 팀의 운명이 걸려 있는 셈이다. 최근 나카타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홈런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비록 언론의 관심은 사이토에 집중 돼 있지만 기량만큼은 눈에 확연한 정도로 일취월장해 있다. SK 와이번스의 최정과 매우 흡사한 타격폼을 지닌 나카타의 분전에 니혼햄 구단관계자들의 입도 함께 벌어졌다. 어느팀을 막론하고 오프시즌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해당팀에 대한 전력이다. 특히 올 시즌 고전이 예상되는 니혼햄은 내실을 다져야 할때다. 어제(13일) 니혼햄은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1-6으로 패했다. 하지만 니혼햄의 패배소식보다 1이닝을 던진 사이토의 호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분위기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언론의 과도한 집착때문이지만 선수단 내에서 느낄 야구 외적인 관심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사이토가 박한이를 삼진으로 잡은 장면이 일본언론을 통해 계속해서 조명받고 있다. 지금 니혼햄은 그럴 때가 아니다. 전략적인 선수 띄우기도 좋지만, 지금 팀 전력이 어디쯤에 와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할 때다. 차세대 홈런타자 나카타 쇼의 분전이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단독] “한·미 FTA, 본격 비준 절차 들어갔다” 웬디 커틀러 美대표 인터뷰(전문)

    [단독] “한·미 FTA, 본격 비준 절차 들어갔다” 웬디 커틀러 美대표 인터뷰(전문)

     한·미 FTA 미국측 수석대표인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보는 7일(현지시간) 한·미 FTA의 의회 비준을 위해 정부 부처간, 의회와 협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커틀러 부대표보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의회 비준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미 FTA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지난 2006년 협상 개시 때부터 5년동안 협상을 진행해오면서 느낀 소회들도 털어놓았다.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지난해 12월 최종 타결된 한·미 FTA 조문화 작업이 완료됐다. 이후 과정은 어떻게 되나.  -양국 상무장관이 최종 조문화작업이 완료된 협정문에 서명하고, 이를 일반에 공개하게 된다.이같은 작업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향후 한·미 FTA 의회 일정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한·미 FTA의 의회 비준을 촉구하는 선에 그쳤다. 향후 의회 비준 일정 윤곽이 잡혔나.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을 통해 한·미 FTA의 의회 비준을 가능한 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혔다.현재 우리는 한·미 FTA의 비준을 위해 정부내 다른 부처들 및 의회와 협의를 시작했다.  →상원 재무위원장인 민주당의 맥스 보커스 의원은 쇠고기 문제를 들어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향후 의회와 협의 과정에서 쇠고기 문제가 다시 거론될 수 있나.  -우리는 한국 소비자에 대한 미국산 쇠고기의 접근성 문제에 대한 미국 내 우려를 계속해서 한국 정부에 제기할 것이라는 점을 밝혀두겠다.  →쇠고기 시장의 완전 개방 문제를 한국 정부에 요구하겠다는 것인가.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앞서 밝힌 것 이상은 할 말이 없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 공화당 간사가 7일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콜롬비아·파나마 FTA의 진전이 거의 없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는 서한을 보냈는데.  -아직 서한을 읽어보지 못했다.콜롬비아 FTA에 대해서는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해 연말 한·미 FTA 협상과 관련된 책을 냈는데,읽어봤나.  -500쪽 분량의 책을 펴냈다고 들었다.직원 중에 그 책을 처음부터 꼼꼼히 읽고 있는데, 중간 중간 책의 내용에 대해 들려주었다.  →새로운 내용이 있던가.협상 과정에서 주고받은 문서 중 비공개로 한 것은 협정 발효후 3년까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에 배치되지는 않나.  -지금까지 보고받은 바로는 그런 내용은 없고, 협상 당시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많다.  →한·미 FTA 협상 과정에 대한 책을 쓸 계획은 없나.  -USTR에서 더 이상 일하지 않게 되면, 그때쯤은 책을 쓸 생각도 갖고 있다.협상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기록한 내용들은 보관하고 있다.  →어느 정도나 기다려야 하나.  -시간이 걸릴 것이다.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웃음) 먼저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책이 영어로 번역되길 바란다.  →2006년 한·미 FTA 협상이 개시된 이래 지난해 12월 추가 협의를 통해 최종 타결될 때까지 5년째 한·미 FTA를 담당하고 있다.한·미 FTA에 대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한·미 FTA는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수년째 관여하고 있고, 한·미 FTA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제 막바지 단계에 이르게 돼 매우 기쁘다.우리는 조만간 의회 비준을 위한 이행법안을 제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나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했고,3명의 USTR 대표가 관여했다.나름 긴 여정이었다. 개인적인 차원 뿐 아니라, 미국과 한국 모두에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협상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미 FTA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협상을 시작할 때만해도 한·미 양측 모두 이 협정이 이렇게까지 중요하고 정치적 관심을 모을 지 예측하지 못했다고 본다.(한·미 통상)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될 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협상 과정을 통해, 특히 추가협의가 시작된 뒤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추가 협의는 지난해 6월26일 캐나다 G20정상회의 기간중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를 타결짓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넘게 이해당사자들과 협의해왔지만, 6월26일 발표 이후 이해당사자들의 요구사항과 협상 타결을 위한 협의를 보다 가속화했다.요구사항을 마련한 뒤 한국측에 전달했고 어려운 추가 협의가 진행됐다. 내 기억으로는 한국과의 협상은 한번도 만만한 것이 없었다.상황은 어려웠지만 양측 모두 (양국 대통령이 정한) 시한 내에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11월 서울 G20 정상회의 기간중 협의 때가 매우 어려웠다. 협상 타결을 선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결국 3주 뒤에 최종 타결을 지을 수 있었다.이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제적·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한 양국 정부의 타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반영한다고 본다.  →한·미 FTA 협상을 진행하면서 한국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생겼나.  -물론이다.한국을 매우 좋아하게 됐다.한국의 협상팀은 물론 협상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에서 만난 일반인들에 대해서도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한국이 지난 50년간 이룩한 성과를 존경한다.한국이 G20 정상회의를 주최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반증한다.한국은 세계 1·2위 경제권인 미국· 유럽연합(EU)과 동시에 FTA 체결을 목전에 둔 유일한 나라이다.한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수석대표로서 한·EU FTA가 신경이 쓰이기는 했나.  -한국이 EU와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뒀다.하지만 우리는 미 국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최선의 협상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한·미FTA 협상이 진행된 지난 6년간 변한 게 있다면.  -그 만큼 나이를 먹었고 아들이 11살이 됐다. 그 외에 딱히 변한 것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향후 계획은  -한국과의 협상은 끝났지만 미 국내적으로 아직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의회 비준을 받아야 하고, 협정이 발효되면 이를 이행하는 문제가 남아있다.앞으로 상당 기간은 론 커크 USTR 대표를 도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전력투구해야 한다.또한 APEC도 담당하는데, 올해 미국이 APEC 정상회의를 주최한다.다음달부터 고위급 준비회담이 열린다.11월 정상회의때까지 정신이 없을 것 같다.  →한국,한국민에 대해 특히 인상적인 게 있다면.  -협상초기 한국 국민들의 한·미 FTA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매우 놀랐다.미국에서는 2006~2007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한·미 FTA에 대해 들어본 사람도 거의 없을 정도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협상이 진행되는 내내 연일 신문들의 1면을 장식했고, 사람들이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자세히 알고 있고, 논의가 활발했던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협상 측면에서는 내가 만났던 어떤 협상 상대들보다 터프했다.한국의 협상팀은 터프하고 뛰어났으며,타협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한국의 국익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했다.미국민들도 내가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인정해주길 바란다.  한·미 FTA와 내용을 비슷한데도 한·EU FTA에 대한 한국민과 한국 국회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을 보면서 압박을 많이 느꼈었다.미국과 관련된 것은 어떤 것이든 한국에서는 특별한 관심대상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얼마 전 한·미 FTA의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한국의 야당 의원들이 미국을 방문했는데 만났나.  -이번에는 만나지 않았지만 예전에 만난 적이 있다.한국의 국회의원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서로의 견해를 듣고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접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에 대한 한국내 반대 여론이 걱정되나.  -그 부분은 한국 정부가 담당할 몫이고, 우리는 미국내 절차에 집중하고 있다.모두가 한발씩 물러나면 결과물을 본다면 한·미FTA가 양국에 얼마나 이익이 되는 지 알게 될 것이다.  →미 의회 분위기는 많이 호의적으로 바뀌었나  -추가협의 결과에 대해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내놓고 보니까 아쉬운 점은 없나  -나중에 책을 읽어봐라.2006년 2월2일 미 의회에서 한·미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뒤 만 5년이 지났다. 이제 비준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비준을 성공적으로 마쳐 이제는 FTA가 양국에 가져다줄 이익들을 거둘 때라고 본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14년 침묵을 깨고 40일만에 써내려갔죠”

    “14년 침묵을 깨고 40일만에 써내려갔죠”

    벌써 십수년이 넘도록 하루에 두 번씩 신경안정제의 일종인 ‘바리움’을 먹어야 한다. 자율신경계가 완전히 무너진 탓이다. 조금만 집중하거나 앉아 있으면 현기증이 나며 무기력해지고 온몸이 쑤신다. 의사는 “가능하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과 똑같은 온도로 뜨겁디뜨겁게 끓고 있는 피는 아무리 더디더라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문명사적 전환의 시기, 예언자적 역할도 결코 놓지 않는다. ●“민족의 공멸을 피해야 하는 이유 알려야…” 지난 1일 소설가 남정현(78)을 만났다. 그가 200장 가까운 꽤 긴 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1996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단편소설을 발표한 이후 무려 14년을 훌쩍 넘겨 내놓은 ‘편지 한 통’이다. 국가보안법이 화자(話者)가 돼서 미국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띠고 있다. 1965년 그를 일약 유명인사로 만든 단편소설 ‘분지’와 마찬가지로 ‘편지 한 통’ 역시 남정현 특유의 풍자적 문체와 함께 냉철한 세계사적 인식이 어우러져 있다. 이 작품은 이달 하순 발행될 계간지 실천문학 2011 봄호에 실린다. “어휴, 소설 같지도 않은 것을 썼는데, 뭐하러 만나요.”라며 손을 내젓던 남정현이었지만, 막상 찾아가자 자그마한 체구로 환히 웃으며 따뜻하게 맞아주고, 열정적으로 얘기했다. 45년 넘게 살고 있다는 서울 쌍문동 집에 들어서니 거실에 걸린 신학철 화백의 그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국가보안법(당시 반공법) 위반 혐의를 받으며 ‘분지’ 필화사건으로 법정에 섰을 때 당시 수사검사를 쳐다보던 그의 얼굴을 담아냈다. 30대 초반의 남정현은 굳게 입을 다문 채 정신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음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세상 어떤 것도 거칠 것 없다는 듯 도발적인 얼굴 속에 검사를 향해 마치 “당신 참 안됐수.”하는 심드렁함도 엿보인다. 40여년 세월의 주름살만 덧붙이면 딱 지금의 남정현이다. 십수년의 침묵을 깨고 작품을 다시 쓴 이유를 물었다. “외세에 빌붙어 목숨을 유지해 온 수구세력들에 인류사적 평화의 가치, 민족의 공멸을 피해야 하는 이유를 일깨우고 싶었습니다. 꼭 쓰고 싶었고, 40일 만에 썼죠.” 건강상태 등 버거운 조건을 감안하면 벼락같이 써 내려간 셈이다. 컴퓨터 자판을 한 자 한 자 더듬더듬 눌러 가다 힘겨우면 가끔 놀러오는 열네 살 손자에게 구술해서 써 내려갔다. 그동안 주변에서는 악화되는 건강을 봤을 때 더 이상 작품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편지 한 통’이 사실상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물론 남정현은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작품을 구상한다. 그는 “동학의 입장에서 우주의 중심축이 바뀌는 ‘인내천’(人乃天)을 구현하는 작품을 써 보고 싶다.”면서 “시장의 원리가 인간의 원리로 바뀌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지’ 사건 당시 공안 “손목 잘라 버리겠다” ‘분지’는 그를 유명한 소설가로 만들었지만, 수사당국으로부터 “다시 소설을 쓰면 손목을 똑 잘라 버리겠다.”는 공포를 함께 심어줬다. 등단 3년차에 동인문학상(1961년)을 받는 등 전도양양한 청년작가의 입에는 그렇게 재갈이 물려졌다. ‘분지’는 하늘에 계신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쓰여진 작품으로 ‘홍길동의 10대손’인 홍만수 일가족을 통해 근현대사에 대한 파천황적 인식을 보여 줬다. 독립투사 아버지, 미군에 강간당한 뒤 미쳐 죽고만 어머니, 미군의 첩이 된 누이, 그리고 그 미군의 아내를 강간한 홍만수 등 당대 한국사회와 역사를 파격적으로 그려냈다. 이후 ‘손목 절단’에 대한 실제적인 공포와 끊겨 버린 외부 원고청탁에 의해 본의 아닌 절필이 시작됐다. 그러다 1973년 오랜만에 ‘문학사상’에 ‘허허선생’을 쓰는 등 조심스레 창작활동에 들어가던 중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다시 남산 중앙정보부 지하실로 끌려갔고, 과작(寡作)의 길이 이어졌다. 야만의 시대가 찍어 낸 화인을 몸 곳곳에 남긴 그이지만 문학을 바라보는 눈은 더욱 그윽해졌다. “문학이라는 것은 어디 특별한 형식에 한정된 것이 아니죠. 굳이 시나 소설을 읽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문학 속에 묻혀 살고 있습니다. 성경, 불경, 논어, 도덕경 등 모든 것들이 이미 문학입니다. 문학은 우주처럼 큰 것이죠.” 후배들에 대한 당부의 얘기 또한 절절하다. “문명의 축이 바뀌는 바람소리가, 굉음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이 시대에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할 이들이 문인입니다. 우리 후배들도 기술뿐이 아닌 철학과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써야 합니다.” 얘기가 두 시간 가깝게 이어지니 그가 몹시 힘겨워 한다. 이렇듯 아픈 시대가 남긴 상처는 몸이 가장 나중까지 기억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소셜커머스의 ‘소셜 횡포’

    소셜커머스의 ‘소셜 횡포’

    #사례1:지난해 12월 서울 이문동에 사는 대학생 A(23)씨는 온라인 공동구매를 통해 시중가 28만 8000원짜리 디지털카메라를 8만 9500원에 샀다. 횡재한 줄 알았던 A씨는 배달된 제품을 보고 실망했다. 광고와 달리 2년 전 모델이라 배터리가 금방 닳아 없어지고 성능도 기대에 못 미쳤다. A씨는 “해당 사이트에 항의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례2:서울에서 작은 갈비집을 운영하는 B씨는 지난해 11월 한 소설커머스 업체에 쿠폰을 팔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B씨는 ‘1인분에 1만 6000원 하는 돼지갈비를 반값에 구매 가능하다’는 내용의 쿠폰을 300장만 팔려 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 업체가 “기본 단위가 1000장”이라고 해 울며 겨자먹기로 700장을 추가로 팔아야 했다. 결국 한꺼번에 몰린 ‘반값 쿠폰 손님’으로 700만원의 손해를 봤다. ●이용자 26% 손해 본 경험 스마트폰 보급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확산을 통해 우후죽순 생겨나는 소셜커머스의 횡포에 소비자·자영업자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싼 가격을 앞세워 회원을 유치하고 있지만, 교환·환불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은 대규모 할인 쿠폰 판매를 강요당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관련 규정을 어기고 교환이나 환불을 하지 않고 있다. ‘100명이 공동구매해야 반값 할인’을 내세운 한 업체는 환불을 요구한 소비자들에게 “중도에 몇몇 소비자들이 환불을 할 경우 ‘100명 기준’에 미치지 못해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청약철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전자상거래법상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7일 이내에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환불 및 교환을 해야 한다.”면서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이런저런 핑계와 거짓 해명을 통해 소비자들의 청약철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6일 서울시가 시민 4000명을 대상으로 소셜커머스의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 가운데 26%인 297명이 ‘상품 광고가 부풀려졌거나 배송이 지연돼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식당주인 등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음식점, 미용실 등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50% 할인가격에 추가로 10%의 수수료’라는 조건으로 소셜커머스 업체와 계약을 맺고 가게 홍보 차원에서 할인쿠폰을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최소 1000장 이상’ 등 단위로 할인 쿠폰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자영업자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홍보와 손님 재방문 효과를 위해 50% 할인 및 일정 규모 이상 쿠폰 발행이란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해보상 기준 마련 시급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300여곳 성업중인 데다, 올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5배 급증한 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비자 피해 예방 및 구제를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소셜커머스가 포함돼 있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면서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피해 보상 방법 등 기준을 어떤 수준으로 정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진·윤샘이나·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용어 클릭]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공동구매자를 모아 상품·티켓·할인쿠폰 등을 할인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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