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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번아웃 증후군’ 연초에 최악

    “출근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번아웃 증후군’ 연초에 최악

    “놀고 싶지도 않다” 우울증 우려 韓근로자 평균 7시간도 못 자 “직장·개인 생활 분리가 해법” ‘중견기업의 재무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박모(31)씨는 연말 결산 업무로 이달 내내 야근과 주말 출근을 밥 먹듯 했다. 매년 초마다 반복하는 업무지만 올해는 상사가 결산 마감을 무리하게 앞당기면서 업무량이 폭증했다. “퇴근 후에 쉬어야 일도 되는데 눈이 저절로 감겨 잠자기 바빴습니다. 일은 줄지 않고 스트레스만 쌓이니까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된 느낌이 들더군요. 설 연휴에도 놀고 싶은 의욕도 없고 해서 집에 있었습니다.”박씨와 같이 피로와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어서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되는 ‘번아웃 증후군’(탈진증후군)은 새해 초에 특히 두드러진다. 직장인은 바뀐 업무 환경에 따른 적응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고, 학생은 새 학기에 대한 부담감, 주부는 설 명절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일과 삶의 엄격한 분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30일 “연초에는 만성피로, 긴장성 두통, 기능성 위장장애,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번아웃 증후군과 관련된 질병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증가한다”며 “해가 바뀌면 업무나 주변 환경이 크게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응 스트레스’가 평상시보다 많아진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조모(30·여)씨는 “지난주 병원에 가니 의사가 스트레스성 위염이라고 진단했다”며 “같은 부서의 동료들도 위염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새해 들어 경기 위축으로 업무와 상사의 잔소리가 늘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조직 내 부조리에 부딪혀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우울감을 크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번아웃 증후군의 가장 큰 특징은 무기력증과 잦은 짜증이다.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쉽게 걸릴 수 있고 극심하면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정식 병명은 아니지만 노동시간이 긴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만연한 증세다. 우리나라 취업자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2014년 기준)은 212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다. 가장 근로시간이 짧은 독일(1371시간)과 비교하면 약 4개월(94일·753시간)을 더 일한다. 평균 취침 시간도 7시간이 안 된다. 시장조사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해 7월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번아웃 증후군 진단 평가를 한 결과 ‘일에 지쳐 업무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한 사람이 70.4%였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생각만 하면 피곤을 느낀다’는 64.3%였고, ‘업무로 인해 정서적으로 메말라 감을 느낀다’는 59.1%였다. 이 외 ‘일을 마치고 퇴근할 무렵 완전히 소모된 느낌이 든다’와 ‘업무로 인해 완전히 탈진됐다고 느낀다’는 각각 57.6%, 43.1%였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번아웃 증후군이 의심되는 상태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하는 직장인, 학생, 주부들은 일을 자신의 한계보다 더 많이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업무를 정해진 시간 내에서만 하고 일거리를 집에 가져오지 않는 등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개인생활 간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뽑기방·동전 노래방 열풍…청춘들의 ‘가난한 취향’

    뽑기방·동전 노래방 열풍…청춘들의 ‘가난한 취향’

    임현두(가명·28)씨는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한다. 마감이 끝나면 자정 즈음에야 퇴근한다. 이마저도 3교대 근무라 수시로 바뀐다. 생활이 불규칙하니 여가는 엄두도 못 낸다. 다만, 일주일에 서너 번 들르는 곳이 있다. 크레인을 이용해 인형을 뽑는 ‘뽑기방’. 임씨는 “친구들과 만나면 보통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는데 피로만 쌓인다”면서 “인형 뽑기는 적은 돈으로도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어서 선호한다”고 말했다. 최근 임씨처럼 뽑기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5월 기준 전국 33개에 불과했던 뽑기방이 8월 147개, 12월 880개까지 폭증했다.상처받은 청춘들의 보상심리 뽑기를 한 번 하는 데는 보통 1000원 안팎이 든다. 임 씨는 갈 때마다 평균 1~2만원씩 쓴다. 4개월간 70만원을 쏟아부었다. 지금까지 40번 정도 성공했다. 절반은 허탕 치고 돌아선 셈이다. 2만원씩 날리는 건 예사다. 한꺼번에 35만원을 집어넣은 적도 있다. 도박하는 기분이 들어 찜찜하다고 했다. 실제 일부 기계는 성공 확률을 조작하기도 한다. 크레인 길이를 짧게 만들거나, 끌어올리는 힘을 약하게 만드는 식이다. 크레인 게임물 실태 조사 결과, 전국 144개 업소 중 12개가 개·변조로 적발됐다. 임씨도 이 사실을 알지만, 멈출 수 없다.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승부욕은 더욱 타오른다.청년들이 뽑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적은 투자 대비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저비용 한탕주의’라고 해석한다. 곽 교수는 “청년실업률이 계속 치솟는 상태이므로 여가를 위한 놀이에서도 비용이 중요해졌다”면서 “결국 푼돈으로 요행을 바라는 심리가 밑바탕에 깔린 셈”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젊은이들 사이에 이른바 수저 계급론이 확산하면서 노력보다 운에 기대고 싶은 심리가 커졌는데 인형 뽑기도 그런 현상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계급사회에서 내몰린 청춘들은 손에 인형이라도 거머쥠으로써 좌절감을 보상받고자 하는 것이다. 혼자 고립되어가는 ‘각자도생’의 시대 언론사 입사를 준비 중인 이소희(가명·28·여)씨는 서울의 도서관과 커피숍을 오가며 온종일 활자와 씨름한다. 적막한 공간에 오래 앉아있으면 수시로 잡념이 몰려온다. 그럴 때마다 달려가는 탈출구가 있다. 1000원에 4곡을 부르는 동전 노래방이다. 2명 남짓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방음 따윈 안 된다. 애창곡은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이다. 고음을 시원하게 내지르자 옆 방 남자가 같은 노래를 이어서 부른다. 이씨도 맞은편 부스에서 들리는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따라 부른다. 각자 조그마한 방에서 부르는 노래가 돌림노래가 되어 여기저기서 울려 퍼진다.IT기업에 다니는 김효진(가명·27·여)씨의 취미는 ‘데스크 테리어’다. 데스크 테리어는 데스크와 인테리어를 합성한 신조어로, 사무실 책상 위를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는 걸 말한다. 김씨는 캐릭터 상품을 모아서 진열해놨다. 대부분 소소한 문구류다. 펜, 필통, 노트, 포스트잇 같은 것들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는 필수다. 특히 라이언과 어피치를 좋아한다. 삭막한 사무실 풍경 사이로 보이는 밝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안락함을 준다. 어린 시절 갖고 싶지만 포기해야 했던 인형들도 떠오른다. 하나씩 모을 때마다 지난날 자신에게 선물하는 기분이 든다. 혼밥, 혼술, 혼놀이란 단어가 떠오른 지 오래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논다는 뜻이다. 사회가 갈수록 파편화되고 있단 방증이다. 인형뽑기와 동전 노래방, 데스크 테리어도 모두 혼자 하는 취미다. 요즘 대학가에선 과거처럼 학생들이 우르르 함께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치열한 논쟁도 줄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집단적 연대를 구축하기 어려워하는 탓”이라고 봤다. 혼자 하는 취미에 열중하는 것에 대해선 “현실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들이 겪는 문제가 스스로 해결하기엔 너무 크다고 느끼는 듯하다. 그런 좌절감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헬조선 깰 망치는 결국 ‘연대’ 청년들은 왜 혼자가 되기를 택했을까.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9.8%를 기록했다. 지난해 9.2%에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극심한 실업 사태를 겪는 상황에서 여럿이 어울려 취미를 공유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돈이 있어야 다 같이 밥도 먹고 어울릴 수 있다. 선택의 폭 역시 좁아진다. 무언가를 만들고 싶으면 재료비가 들고, 새로운 걸 배우기 위해선 수업료를 내야 한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청년들의 가난한 취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헬조선’이 가난한 청년을 만들고, 가난한 취향을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결국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 트윗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 5000번 이상 리트윗됐다. 구조적 문제란 곧 정책 실패를 말한다. 정부와 국회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신규채용이 갈수록 줄어든다. 청년층 역시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조직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청년층을 대변하는 정당에 투표라도 했다면 이 지경까지 이르진 않았으리란 자조가 쏟아진다. 현 상황을 극복할 방안은 청년의 연대라는 목소리가 주목받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혼자이기를 원했지만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는 심리, 이는 자발적인 고립을 선택하긴 했지만 뒤따르는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년들이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으면서도, 한편으론 SNS를 통해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행태와 같은 맥락이다. 누군가가 봐주기를 바라고, 또 함께 나누길 원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차기 대선 후보들의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 것. 이 땅의 좌절한 청년들을 어루만져 줄 정치인과 청년 정책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는 동시에 청년의 연대가 거대한 힘을 발휘해 그들의 미래를 새로 그려 나가야 할 때가 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설에 조카 만나면 ‘공통 관심사’ 물어보자

    한 유명 어학원은 설 연휴기간인 27일부터 나흘 동안 ‘명절대피소’를 운영합니다. 서울 종로, 부산 서면 등 5개 지점에서 학원 공간 일부를 열어두고 공부하러 오라는 겁니다.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비상식량’이란 간식과 음료도 주니 인기가 많습니다. 담당자에게 물으니 지난해 추석에 대피소에 무려 1100여명이 왔답니다. 공부도 이유지만, 명절 스트레스를 피하고자 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몇 년 전 한 교육업체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벌인 ‘명절에 스트레스받는 잔소리’ 설문조사가 떠오릅니다. 가장 듣기 싫었던 잔소리는 ‘넌 반에서 몇 등 하니’였습니다. 3명 중 1명쯤(36%)이 이 잔소리를 꼽았습니다. ‘살 빼야겠다’나 ‘키가 작구나’가 28%였고, ‘이성친구는 있니’가 16%였습니다. 이 기사에 한 누리꾼이 달았던 댓글도 기억납니다. “우리 삼촌은 명절 때마다 저를 보면 ‘넌 반에서 몇 등 하냐. 생긴 것도 별로인데 공부도 못하니 여자친구가 있을 리가 없지’라고 하는데요.” 이번 설에도 이런 비수 같은 말들이 쏟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공통 관심사가 적다 보니 그럴 테지요. 그래서 센스 있는 ‘아재’가 돼보시라고, 교육기자로서 조카와 이야기 나눌 몇 가지 주제를 정리했습니다. 조카가 초등학생이면 “올해부터 초등학교 들어갈 때 한글 몰라도 된다면서?”란 질문을 추천합니다. 입학 전 한글을 떼고 오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졌지만,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한글 교육이 올해부터 2.5배로 늘어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나아가 올해 신학기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게 기초 한글과 수학은 학교에서 책임지고 숙제도 없앤 ‘안성(안정과 성장)맞춤’ 교육도 합니다. 중학생 조카에게는 “자유학기제는 재밌을 거 같아?”라고 물어보세요. 중학교 한 학기를 정해 오전에는 수업하고 오후에는 각종 동아리 활동을 비롯한 체험활동을 합니다. 학교 수업도 토론식, 그룹형으로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조카나 부모에게는 “자유학기제 때문에 공부 안 하는 거 아닌가”라고도 슬쩍 물어보고요. 만약 이 질문에 불만을 토로한다면 “공부도 좋지만 중학교 때에는 좀 돌아다니고 그래야지”라고 덧붙여 주는 것도 좋습니다. 조카가 고교생이라면 “요새는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이 대세라면서?“라고 물어봐 주세요. 조카는 긴 한숨을 내면서 힘들다고 불평하겠지만, 그래도 자신이 하는 각종 활동에 대해 반짝이는 눈빛으로 이야기해줄 겁니다. 10년 전에는 수능이 대세였지만 요즘은 학종이 대세니까요. “역시 학력고사가 최고지”라고 하시면 얘기가 길어지니까, 워워, 자제하세요. gjkim@seoul.co.kr
  • 뽑기방·동전 노래방 열풍…청춘들의 ‘가난한 취향’

    뽑기방·동전 노래방 열풍…청춘들의 ‘가난한 취향’

    임현두(가명·28)씨는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한다. 마감이 끝나면 자정 즈음에야 퇴근한다. 이마저도 3교대 근무라 수시로 바뀐다. 생활이 불규칙하니 여가는 엄두도 못 낸다. 다만 일주일에 서너 번 들르는 곳이 있다. 크레인을 이용해 인형을 뽑는 ‘뽑기방’. 임씨는 “친구들과 만나면 보통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는데 피로만 쌓인다”면서 “인형 뽑기는 적은 돈으로도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어서 선호한다”고 말했다. 최근 임씨처럼 뽑기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5월 기준 전국 33개에 불과했던 뽑기방이 8월 147개, 12월 880개까지 폭증했다.상처받은 청춘들의 보상심리 뽑기를 한 번 하는 데는 보통 1000원 안팎이 든다. 임 씨는 갈 때마다 평균 1~2만원씩 쓴다. 4개월간 70만원을 쏟아부었다. 지금까지 40번 정도 성공했다. 절반은 허탕 치고 돌아선 셈이다. 2만원씩 날리는 건 예사다. 한꺼번에 35만원을 집어넣은 적도 있다. 도박하는 기분이 들어 찜찜하다고 했다. 실제 일부 기계는 성공 확률을 조작하기도 한다. 크레인 길이를 짧게 만들거나, 끌어올리는 힘을 약하게 만드는 식이다. 크레인 게임물 실태 조사 결과, 전국 144개 업소 중 12개가 개·변조로 적발됐다. 임씨도 이 사실을 알지만, 멈출 수 없다.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승부욕은 더욱 타오른다.청년들이 뽑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적은 투자 대비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저비용 한탕주의’라고 해석한다. 곽 교수는 “청년실업률이 계속 치솟는 상태지만, 여가를 위한 놀이에서도 비용이 중요해졌다”면서 “결국 푼돈으로 요행을 바라는 심리가 밑바탕에 깔린 셈”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젊은이들 사이에 이른바 수저 계급론이 확산하면서 노력보다 운에 기대고 싶은 심리가 커졌는데 인형 뽑기도 그런 현상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계급사회에서 내몰린 청춘들은 손에 인형이라도 거머쥠으로써 좌절감을 보상받고자 하는 것이다. 혼자 고립되어가는 ‘각자도생’의 시대 언론사 입사를 준비 중인 이소희(가명·28·여)씨는 서울의 도서관과 커피숍을 오가며 온종일 활자와 씨름한다. 적막한 공간에 오래 앉아있으면 수시로 잡념이 몰려온다. 그럴 때마다 달려가는 탈출구가 있다. 1000원에 4곡을 부르는 동전 노래방이다. 2명 남짓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방음 따윈 안 된다. 애창곡은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이다. 고음을 시원하게 내지르자 옆 방 남자가 같은 노래를 이어서 부른다. 이씨도 맞은편 부스에서 들리는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따라 부른다. 각자 조그마한 방에서 부르는 노래가 돌림노래가 되어 여기저기서 울려 퍼진다.IT기업에 다니는 김효진(가명·27·여)씨의 취미는 ‘데스크 테리어’다. 데스크 테리어는 데스크와 인테리어를 합성한 신조어로, 사무실 책상 위를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는 걸 말한다. 김씨는 캐릭터 상품을 모아서 진열해놨다. 대부분 소소한 문구류다. 펜, 필통, 노트, 포스트잇 같은 것들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는 필수다. 특히 라이언과 어피치를 좋아한다. 삭막한 사무실 풍경 사이로 보이는 밝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안락함을 준다. 어린 시절 갖고 싶지만 포기해야 했던 인형들도 떠오른다. 하나씩 모을 때마다 지난날 자신에게 선물하는 기분이 든다. 혼밥, 혼술, 혼놀이란 단어가 떠오른 지 오래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논다는 뜻이다. 사회가 갈수록 파편화되고 있단 방증이다. 인형뽑기와 동전 노래방, 데스크 테리어도 모두 혼자 하는 취미다. 요즘 대학가에선 과거처럼 학생들이 우르르 함께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치열한 논쟁도 줄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집단적 연대를 구축하기 어려워하는 탓”이라고 봤다. 혼자 하는 취미에 열중하는 것에 대해선 “현실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들이 겪는 문제가 스스로 해결하기엔 너무 크다고 느끼는 듯하다. 그런 좌절감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헬조선 깰 망치는 결국 ‘연대’ 청년들은 왜 혼자가 되기를 택했을까.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9.8%를 기록했다. 지난해 9.2%에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극심한 실업 사태를 겪는 상황에서 여럿이 어울려 취미를 공유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돈이 있어야 다 같이 밥도 먹고 어울릴 수 있다. 선택의 폭 역시 좁아진다. 무언가를 만들고 싶으면 재료비가 들고, 새로운 걸 배우기 위해선 수업료를 내야 한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청년들의 가난한 취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헬조선’이 가난한 청년을 만들고, 가난한 취향을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결국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 트윗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 5000번 이상 리트윗됐다. 구조적 문제란 곧 정책 실패를 말한다. 정부와 국회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신규채용이 갈수록 줄어든다. 청년층 역시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조직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청년층을 대변하는 정당에 투표라도 했다면 이 지경까지 이르진 않았으리란 자조가 쏟아진다. 현 상황을 극복할 방안은 결국 청년의 연대라는 목소리가 주목받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혼자이기를 원했지만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는 심리, 이는 자발적인 고립을 선택하긴 했지만 뒤따르는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년들이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으면서도, 한편으론 SNS를 통해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행태와 같은 맥락이다. 누군가가 봐주기를 바라고, 또 함께 나누길 원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차기 대선 후보들의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 것. 이 땅의 좌절한 청년들을 어루만져 줄 정치인과 청년 정책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는 동시에 청년의 연대가 거대한 힘을 발휘해 그들의 미래를 새로 그려 나가야 할 때가 왔다. 곽혜진 인턴기자 demian@seoul.co.kr
  •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유산을 남긴다. 특히 한국 부모들이 그러하다. 하다못해 숟가락 하나라도 전해 주고 싶어 한다. 그것이 한국 부모들의 마음이다. 이러한 한국 부모들의 유산상속 행위에 서구인들은 토큰상속(token heritage)이라는 재미있는 말을 붙인다. 재산을 흩지 않고 한쪽으로 몰아주는 서구인들이나 일본인들과 달리 한국 부모들은 예부터 장자든 차자든 자식이면 빠트리지 않고 재산을 나눠 줬다. 물론 균등하게는 아니라 해도 많이 주든 적게 주든 나눠 주는 관례 때문에 가난한 집의 여러 형제들은 겨우 토큰 하나 받는 정도의 유산이 될 수밖에 없었다.이러한 유산 중에서 최고의 유산은 무엇일까. 재산일까 권력일까. 재산은 많든 적든 유산으로 쉽게 남겨 줄 수 있는데, 권력은 어떻게 세습화될 수 있는가. 재산과 달리 현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 세습화란 상상할 수가 없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중동 아랍권이나 북한 그리고 현대 중국의 혁명 2세대처럼 지금도 권력이 재산처럼 세습되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대개의 권력 세습화는 전통사회에서 보는 양반 상놈 하는 신분(身分)을 통해서였다. 신분은 계급과 달리 획득하기도 어렵지만 한 번 획득하면 잃기도 어렵다. 양반은 권력은 물론 권리를 가진 양반으로서 계속 세습화되고, 상민·천민은 권력은 물론 권리가 전혀 없는, 오로지 의무만 있는 상민·천민으로 세습화됐다. 설혹 그렇다 해도 재산처럼 이 신분도 후손으로 계속 상속되고 지속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부자 3대 못 간다는 말이 그것이고, 세불삼대(勢不三代)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또한 그것이다. 아무리 큰 부자도 손자 대까지 백 년을 넘기기 어렵고, 아무리 센 권(權)과 세(勢)도 길고 짧음에 차이만 있을 뿐 어느 날에는 끝이 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재산과 권력은 유산으로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금수저’라 해도 허무하게, 그것도 조만간 끝나게 돼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재여권불구절(財與權不久折)이라는 말을 늘 써 왔다. 재산과 권력은 오래 못 가고 끊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명이 긴 오래오래 내려가는 유산은 없는가. 수수백 년을 내려가는 유산, 그 수수백 년 동안 수많은 후손들이 싸우지 않고 골고루 물려받아서 대대로 향유하고 만끽하는 유산, 그런 유산은 없는가. 그 유산이 바로 ‘위신’이다. 이 위신에는 근대 사회과학을 만든 독일의 막스 베버가 말하는 카리스마 저장량(stock of charisma)처럼 일정 ‘저장량’이 있다. 예컨대 석가, 공자, 예수는 카리스마 저장량이 많기 때문에 2천 수백 년이 지나도 그 저장량이 계속 유지돼 신도들이 줄을 잇는다. 위신도 그처럼 위신 저장량(stock of prestige)이라는 것이 있어 위 성인들만큼 오래가지는 못한다 해도 최소한 수백 년은 갈 수 있다. # 영의정 셋보다 대제학 하나가 더 큰 가문의 영광 위신이 어떻게 권력 재산과 비교되지 않게 오래 남는 유산이 될 수 있는가. 구태여 따질 것 없이 실제 경험의 세계에서 보라. 세종대왕이나 세조대왕 혹은 영·정조대왕의 후손이면 왕손으로서 능히 자랑할 만도 하다. 그런데 지금 누가 “내가 그 대왕들의 후손이오” 하고 자랑하는가. 자랑 못할 바도 아니지만 자랑한다고 누가 칭송하고 부러워할 것인가. 누가 그 가문의 영예나 권위를 높이 인정하고 널리 선양(宣揚)해 줄 것인가. 삶이 아무리 어렵고 미천한 사람이라 해도 그 대왕들의 후손을 부러워하거나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지는 않는다. 반면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 퇴계(退溪) 이황(李滉),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의 후손이라 하면 은연중 권위를 인정하고 존경하고 부러움을 쌓는다. 어딘지 모르게 법도가 있고 예의가 바르고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생각한다. 그 후손들의 현재 지위가 높든 낮든, 재산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사람들은 일정 가치를 갖고 그들을 대한다. 이유는 선조들이 당대에 높이 쌓은, 많은 저장량의 위신 때문이다. 높은 학덕과 고매한 행적에 대한 사람들의 존경과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부터 ‘이조판서 셋이 대사성 하나보다 못하다’(三吏判不如一大司成)는 말을 해 왔다. 이조판서는 6조(六曹) 중 인사를 맡은 최고의 벼슬이다. 품계도 정이품(正二品)이다. 반면 대사성은 성균관에서 유학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정삼품(正三品) 벼슬이다. 비록 성균관 으뜸의 자리라 해도 권력이라곤 하나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이조판서보다 가문의 더 큰 영광이 될 수 있을까. 이뿐이 아니다. ‘영의정 셋보다 대제학 하나가 더 낫다’(三領議不如一大提學)는 말도 늘 해 왔다. 영의정은 내각을 총괄하는 정일품(正一品) 최고의 지위이고, 대제학은 경서와 문서, 문장을 관장하는 홍문관의 제일 윗자리다. 품계(정이품)나 지위, 권력이 영의정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그런데 어떻게 영의정 셋보다 대제학 하나가 가문의 더 큰 영광이 될 수 있을까. 더 기막힌 것은 ‘정승 열보다 왕비 하나가 더 낫고’(十政丞不如一王妃), ‘왕비 열보다 산림 하나가 더 낫다’(十王妃不如一山林)는 말이다. 왕비 하나가 정승 열보다 가문에 더 큰 힘이 되고 영광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산림(山林) 하나가 왕비 열보다 가문의 더 큰 영예라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도 인정하기도 어렵다. 산림은 학문이 최고 경지에 이른, 그러나 벼슬은 전혀 해 본 일이 없는, 글자 그대로 산림에 묻혀 있는 학자다. 이 학자가 어떻게 그렇게 대단하단 말인가. 문제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이고, 또 ‘왜 그렇게 받아들였을까’이다. # 벼슬 사양한 최고의 학자 ‘산림’에 높은 가치 부여 이 역시 간단하다. 권력과 재산은 무상하다. 덧없이 사라져 버린다. 거기에 세인들의 지탄이 끊임없이 따른다. 당사자인 자기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라 자손 대대로 이어 간다. 그 권력을 잡고 그 재산을 모을 때까지의 그 험난한 여정을 세인들은 잘 안다. 아무리 청렴하고 청부(淸富)했다 해도 권력 재산이 갖는 희소가치 때문에 세인들은 그들의 어두운 면만 보고, 역사는 그들의 부정한 면만 비추어 준다. 이는 오늘날의 최고 권력자나 최고 재산가 혹은 수많은 고위직자를 선조로 둔 100년 후의 자손들도 마찬가지다. 당시의 신문을 보면 ‘당신 할아버지가 이러이러한 인물이더라.’ 혹은 ‘오만과 위선에 가득찬 이러이러한 정치인이더라’라고 한다면, 설혹 대통령을 할아버지로 둔 자손일지라도 그 옛날 어느 왕의 후예들처럼 얼굴이 뜨거워지고 고개를 바로 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거기에는 존경도 없고 명예도 없다. 비록 치욕은 아니라 해도 자랑할 조상은 못 된다. 당시의 그 아들은 금수저를 물려받았다 해도 3대를 내려가지 못해 그 수저는 부끄러운 유물로 바뀐다. 그에 비하면 권력도 없고 재산도 없지만 널리널리 존경을 받고 깊이 감동을 준 인물들, 그 인물들이 쌓았다 물려준 ‘위신’이야말로 두고두고 후손들이 내세울 수 있는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산림이 그러하다. 오직 벼슬하기 위해 공부하고 벼슬만이 최고의 길로 생각하던 그 시대, 어떻게 산림에 최고의 위신, 최고의 가치를 부여했을까. 더구나 정당성과 정통성을 갖기 위해 최고의 학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었던 당시 권력층의 압력과 유혹 그리고 위협을 과감히 뿌리치고 어떻게 학문에 그 산림들은 독존(獨存)할 수 있었을까. 오늘날 정치권을 쉼 없이 기웃거리는 대학의 교수들을 보면, 그런 선조에 대해 갖는 자부심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긍지를 가질 수 있다. 그런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것만큼 또한 누구에게나 모범이 될 수 있고, 누구에게서나 존경과 찬사와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후손에게 위신보다 더 큰 유산이 있을 수 있을까. 권력과 재산처럼 남과 다투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희소가치, 오직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만 달려 있는 최고의 유산, 그리고 이보다 더 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자손들에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연세대 명예교수
  • ‘30대1 별따기’ 명절 알바… “생활비·학비 보태야죠 ”

    ‘30대1 별따기’ 명절 알바… “생활비·학비 보태야죠 ”

    음식 조리 등 주부들도 가세 “취업 준비하려고 두 달 전에 서울에 왔습니다. 별다른 성과도 없이 명절이라고 고향에 내려가기도 민망해서 단기 알바(아르바이트)를 하는 건데, 이것도 경쟁률이 취직 시험 못지않더군요.”25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변준오(25)씨는 영업 시작 전에 매장에 버섯 선물세트를 진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그는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마트 휴무일인 22일을 제외한 8일간 설 명절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선물코너 앞에 계속 서서 고객을 응대하고 재고 수량을 파악해 물품을 진열하는 일을 합니다. 그래도 8일간 44만원(일당 5만 5000원)을 받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거나 차례를 지내는 대신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설 명절 알바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상대적으로 시급이 높은 데다 겨울방학과 겹쳐 용돈이나 학자금을 벌려는 대학생이 몰려들고 여기에 취업준비생, 주부, 직장인들이 가세한 때문이다. 구인구직 업체 알바몬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주일간 진행한 396건의 명절 단기 아르바이트 공고에 1만 1786명(온라인 원서 접수만 해당)이 지원해 29.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체 관계자는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문자로 지원한 경우까지 감안하면 경쟁은 더욱 치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흔한 일자리는 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서 설 선물세트를 진열하고 판매하는 일이다. 설이면 물량이 몰리는 택배 등 물류 분야에서 짐을 나르는 일도 많다. 그러나 워낙 체력이 많이 소모돼 ‘극한 알바’로 분류된다. 차례상 배달이나 떡·한과 제조 일자리 등 이색 알바도 종종 찾을 수 있다. 판촉행사 대행업체 관계자는 “설이 다가오면 출시 상품과 고객이 급증해 기존 직원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며 “일부 유통업체는 귀향하는 직원을 대신할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모집 대행업체 관계자는 “시급이 조금 높은 아르바이트 자리에는 50통이 넘는 지원서와 문자, 전화가 온다”며 “방학 기간에 등록금을 조금이라도 벌어 보려는 대학생이 대부분이지만 주부나 중장년층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마트에서 생활용품 선물세트를 판매하던 손모(53·여)씨는 “집안 사정으로 연휴에 고향에 가지 않게 됐다”며 “긴 연휴 동안 노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버는 게 낫다고 생각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률이 너무 높다 보니 탈락자들은 아쉬움을 삼켜야 한다. 대학생 최모(21·여)씨는 “부모님이 등록금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지만, 방학 동안 몇 개월치 생활비라도 벌어 놔야 한다”며 “단기 알바라도 하려 했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이 지원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In&Out] 위기의 해외건설, 회복력 복원을 기대하며/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전 국토교통부 차관

    [In&Out] 위기의 해외건설, 회복력 복원을 기대하며/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전 국토교통부 차관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는 2015년보다 38.9%가 줄어든 282억 달러를 기록했다. 2006년 164억 달러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중동 바람을 타고 2010년 700억 달러를 넘긴 이후 수년간 성장세를 계속하던 해외건설이 불과 6년 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저유가와 글로벌 저성장과 같은 외부 위기 요인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 수주산업의 특성상 불가피한 결과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새로 들어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에너지 부문 투자 확대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본격 가동 등의 수주 기회를 집요하게 공략해 재도약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변혁의 흐름은 우리로 하여금 기존의 실적과 외형에 안주하기보다는 효율과 성능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 간의 경계를 넘어선 융·복합이 예측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거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 공동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현재 위기 상황의 가장 밀접한 이해당사자인 기업은 적극적인 사고방식의 전환과 파괴적인 창조를 통해 혁신을 추구하는 동시에 공유와 협력을 통해 파이를 키워나가면서 산업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여야 한다.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민관협력사업(PPP)의 발주가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투자 개발형 사업 수주에 적합하도록 조직을 재정비하고 인력을 배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공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기본설계와 디자인, 운영, 유지관리 등 해외건설사업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수행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장치, 설비, 벤더업체 등과의 협력을 확대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진출 지역을 세분화하여 그 지역에 맞는 맞춤형 수주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일본의 ‘해외교통·도시개발사업지원기구’(JOIN)의 기능과 유사한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기구’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국과 비교해 떨어지는 금융 조달력의 개선 필요성과 경제 살리기 대안으로 해외건설을 제시한 정부의 의지가 맞아떨어지면서 설립에 힘을 받고 있다. 아직 전문인력 확보, 지원대상 선정기준 수립 등 기구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정부 주도의 전문기관이 수주 전반을 총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바람직한 시도이며 환영할 만하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지원정책에서 역량 있는 중소·중견 건설·엔지니어링사가 빠져서는 안 된다. 호흡이 긴 PPP의 특성으로 인해 지원기구가 설립된다 하더라도 즉각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속적인 수주기반이 되어 줄 중소·중견 기업군의 성장을 위해 해외건설 보증기금 설립 등을 통해 균형 잡힌 동반성장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해외건설협회는 정부와 기업 간 매개체로서 양방향 소통과 논의를 통해 미래 건설산업의 발전에 상응하는 지원제도를 다방면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인력양성 교육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우리 기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계약과 클레임 분야, 세무와 금융 분야의 교육을 늘리고 해외공공 발주기관 초청 연수사업도 수요에 맞춰 대폭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다시 뛰어오르다’라는 뜻의 라틴어 ‘리실리오’(Resilio)에서 비롯된 ‘리질리언스’(Resilience)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을 때 재기에 성공할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더욱 풍부한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호황기 때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경험을 교훈 삼아 뼈를 깎는 자기 쇄신과 발상의 전환을 통해 현 위기를 체질 개선과 내실 성장을 위한 기회로 삼길 기대한다.
  •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 “80세 이상 ‘장수 리스크’ 나라가 책임지면 지갑 열린다”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 “80세 이상 ‘장수 리스크’ 나라가 책임지면 지갑 열린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저성장 고착화의 위험을 ‘장수 리스크 분산’으로 돌파하자고 제안했다. 지금은 개개인이 오롯이 책임지게 돼 있는 장수 위험을 국가나 보험사가 좀더 덜어 주면 우리 경제의 최대 위험 중 하나인 ‘소비 절벽’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노후가 예측 가능해지면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신 원장은 24일 서울 중구 금융연구원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계부채 증가가 소비 발목을 잡아 경기 활성화가 더딘 만큼 80세 등 특정 연령 이상부터 국가가 책임져 주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수 위험을 국가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소비를 늘리자는 것인가. -소비가 안 되는 것은 몇 살까지 살지 모르니까 얼마를 모으고 써야 할지 예측이 안 돼서다. 특히 생애 의료비 지출을 보면 생애 말기에 의료비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애 말기 1년 동안 쓰는 의료비는 일반 국민 의료비의 12년치, 60세 이상 노인 의료비의 5년치에 이른다. 고령층이 노후 불안으로 충분한 자산을 남기고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2015년 기준 60세 남자는 향후 22.2년, 여자는 27.0년 더 생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사망 예측 시기 평균 시점을 정해 그 연령부터 국가가 노후 의료비를 장기보험, 공적 보험 같은 형태로 책임지면 된다. 그럼 그 시점까지만 노후 의료비를 준비하면 되니까 일정 부분 저축하고 나머지는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개인이 짊어져야 할 장수 위험을 국가나 보험사가 하나로 모아 케어해 주면 사람들은 지갑을 열 수 있다. →참신하긴 한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이걸 경제학 용어로 ‘대수의 법칙’이라고 한다. 적은 규모나 소수로는 불확정적이지만 다수로 관찰하면 일정하게 보이는 법칙을 말한다. 예컨대 사망도 어떤 특정인이 언제 사망할지 예측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관찰하다 보면 매년 일정한 비율로 사망자들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규칙을 통해 사망 시점을 예측하고 일정 예산을 고령층 관리에 쓰자는 거다. 소비 진작을 위해 장수 리스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장수 리스크에 대한 보험 기능을 자식 세대의 경제적 지원으로 충당해 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평균수명이 길어져 부모의 연령이 올라가면 은퇴한 자식이 부모에게 더이상 경제적 지원을 하기 힘들어진다. 장수 리스크 대응을 위한 대안이 절실한 이유다. →그럼 우리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인 다중채무자나 자영업자 대출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다중채무자의 경우엔 폐업하고 싶을 때 절차를 간단하게 도와줘야 한다. 다만 취약계층이 극단적으로 어려워지는 경우엔 금융사 개입뿐만 아니라 정부가 직접 나서서 재정자금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경우에는 돈을 빌렸는데 버텨도 된다는 생각을 안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다중채무는 대부분 신용카드 돌려막기를 해서 실시간 모니터링이 어려운 만큼 결국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맡겨 놓기엔 금리 오름세가 심상찮다. -은행이 스스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은행의 의사 결정이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시킨다든가 거시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경우에 한해 개입해야 한다. 담보 잡힌 자산을 팔아서 연체 대출금을 적기에 회수하지 못하면 은행이 대출 금리 자체를 올리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심지어는 리스크가 높은 차주들에 대해서는 ‘아예 안 빌려주고 말지’ 이렇게도 될 수 있다. 정부는 큰 틀에서 취지만 제시하고 미세한 건 시장에 맡겨야 한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 올해 경제 여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리 상승과 급격한 환율 변화로 인한 자본 유출이 (우리 경제의 취약 요인) 방아쇠가 될 우려가 있다. 금리가 오르면 당장은 금융회사 수익성이 개선돼 좋지만 결국엔 가계 원리금 상환 부담, 한계기업 부실 대출 증가,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금융 시스템을 흔들 정도의 대혼란이 올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성환 원장은 ▲55세 ▲서울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 ▲메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 재무관리 박사 ▲한국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 재무정책실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한국연금학회장 ▲기금운용평가단장
  • [길섶에서] 김영란법과 설 선물/최용규 논설위원

    어느 정도 인정미 있는 사람이라면 “넌 퍼주기 좋아해서 부자 되긴 틀렸다”라는 핀잔을 한두 번은 들었을 것이다. 자식이 걱정돼서 하는 말일 수도 있고 ‘저 아이 성정이 원래 그러니까…’, 즉 체념에서 나온 말일 수도 있다. 우리네는 그렇게 남한테 뭐가 됐든 줘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피를 타고났나 보다. 크든 작든 선물은 참 다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어찌 보면 내 맘 편하자고 주는 측면도 있고, 자식을 돌봐 주는 학원 원장에게 줄 보따리를 싸는 어미의 심정처럼 고마움 반 기대 반일 수도 있고. 그 외에도 이유를 대려면 한이 없을 듯하다. 받으면 좋고 주면 뿌듯하고…. 이런 물건이 우리네 선물 아니겠나. 그저 단순 상품이 아닌 다정이 깃든 ‘묘한 것’이기에 김영란법도 선물을 아예 금한 게 아니다. 설을 앞두고 소고기·굴비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을 터. 반 토막 난 선물용 소고기 시장을 바라보는 상인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하다. 사과 배도 좋지만 고기를 보냈으면 하는 이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 궁하면 통한다고 했나.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 선물이 늘었다고 한다. 주고받는 이의 마음은 어떠할까.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120만년 전 호미닌, 이쑤시개 사용 흔적 발견

    120만년 전 호미닌, 이쑤시개 사용 흔적 발견

    인간은 복잡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손기술과 지능을 가졌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분된다. 비록 침팬지를 비롯한 동물들도 도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인간처럼 복잡한 수준의 사용은 어렵기 때문이다. 이쑤시개의 사용처럼 간단한 일도 동물에게는 쉽지 않다. 그런데 과연 언제부터 그랬을까? 최근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인류의 오래된 조상 그룹이 120만년 전 이쑤시개를 사용한 증거가 있다고 한다. 카렌 하디 등 스페인 연구자들은 120만 년 전의 호미닌(Hominin·사람과에 속하는 인류와 그 조상 그룹)의 이빨 화석에서 이쑤시개를 이용해서 이빨 사이의 이물질을 제거한 증거를 발견해 이를 저널 '자연과학'(The Science of Nature)에 발표했다. 이전에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이쑤시개의 증거는 네안데르탈인의 유골에서 발견된 것으로 4만9000년 전의 것이었다. 최초의 이쑤시개가 어떤 것인지는 알기 어렵지만, 아마도 작은 나뭇조각 혹은 뼛조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쑤시개가 화석으로 남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설령 발견된다고 해도 이쑤시개 용도로 사용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 이쑤시개 사용의 역사는 이를 사용한 이빨 화석에 남겨져 있다. 다행히 이빨은 가장 단단한 부분으로 화석화가 쉬우며 표면에 치석과 흠집, 미세한 음식물 잔류물을 연구해 무엇을 먹고살았는지 분석하기 쉽다. 연구팀은 스페인 북부에서 발견된 호미닌의 이빨 화석을 면밀하게 연구하여 이들이 이쑤시개를 이용했던 흔적을 찾아냈다. 이들의 치석과 미세한 음식물 잔류물, 그리고 치아 표면의 미세 흔적은 비록 간접적인 증거긴 하지만 이쑤시개를 사용했던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식물성 음식을 많이 먹었지만, 요리했던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불을 이용해서 요리하는 것 역시 인간과 그 조상만이 가진 고유한 특징이다. 이번 연구 결과가 옳다면 인류의 조상 그룹은 불을 사용하기도 전부터 이쑤시개를 사용할 줄 알았던 것이 된다. 불과는 달리 이쑤시개의 발명은 대단치 않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이 된 것은 어느 한순간에 정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진화의 결과였다. 이쑤시개의 사용 역시 그 긴 진화의 과정 중에 발견된 것이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이쑤시개는 점차 인간으로 진화되는 인류의 조상을 보여주는 증거 가운데 하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쌍둥이 금성은 ‘물의 행성’?…대기층→물→생명체 가능성

    쌍둥이 금성은 ‘물의 행성’?…대기층→물→생명체 가능성

    지구에서 39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GJ1132b’ 행성에 다량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행성은 지구의 1.2배 크기, 지구보다 높은 온도 등의 특징이 금성과 닮아 ‘제2의 금성’이라는 수식어로 불리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2015년 이 행성의 존재를 확인한 뒤, 이 행성에 대기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지구 밖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최근 영국 킬대학 연구진은 이 행성의 표면에서 매우 두꺼운 대기층을 확인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GJ1132b에 두꺼운 대기층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풍부한 양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에 더욱 무게가 쏠리고 있다. 2015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연구진이 이 행성의 존재를 처음 밝혔을 당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GJ1132b는 바위와 철로 이뤄졌으며 온도가 평균 232℃에 달할 정도로 매우 뜨겁다. 온도가 높기 때문에 물이 존재하긴 힘들 것으로 당시 연구진은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두꺼운 대기가 GJ1132b의 표면을 감싸고 있으며, 온도가 높은 모성(母星)을 지날 때 행성의 일부분에 그림자가 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두꺼운 대기와 그림자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 물이 풍부하게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우주에서 지구를 제외하고 물이 풍부한 행성이 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신호”라면서 “지금까지 발견된 그 어떤 행성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행성이 향후 발사된 우주망원경들의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발사 예정인 허블망원경 후속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2025년 발사 예정인 자이언트 마젤란 우주망원경이 GJ1132b를 집중 관찰할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천문학 분야 최상위급 학술지인 미국의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2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저가 선물 대박? 사회적기업엔 먼 얘기”

    “사람들이 속도 모르고 판매량이 늘었다고 하는데 매출액은 20% 이상 줄었습니다. 사회적기업도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피할 수는 없더군요. 5만원 미만 제품은 그나마 팔리는데 5만원 이상 제품은 주문이 아예 끊겼습니다.”(한과·떡 사회적기업 관계자) 청탁금지법 시행 후 첫 명절을 앞두고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가 많은 사회적기업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현실은 크게 달랐다. 몇 종류 되지 않는 5만원 이상 선물세트는 일반기업 제품에 밀리고, 선물 수요 자체가 줄어 저렴한 제품군 판매도 감소했다. 한 백화점에서 실시한 사회적기업 기획전이 그나마 선방했지만, 업계는 대형유통채널이 주목을 받은 것이지 사회적기업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지는 않았다고 냉정한 분석을 내놓았다. 23일 만난 사회적기업 성암영귤농원의 김기환 부대표는 “청탁금지법 전에 품질과 포장을 고급화한 5만 5000원짜리 영귤차세트를 야심 차게 출시했는데 법이 시행되면서 5만원 이상의 제품은 팔리지 않는다”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 감소했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노인 등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을 고용하는데 매출이 저조해 고용을 줄이게 되면 회사뿐만 아니라 종업원들도 타격을 입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곶감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누리는농부의 관계자도 “경기가 안 좋고 시국도 어수선해서인지 주문 전화가 오긴 해도 판매량은 줄었다”면서 “지난해에는 판매 목표치의 90%를 달성했는데 올해는 많아야 70%에 그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나마 현대백화점이 마련한 사회적기업 설 선물세트가 9000개 판매됐다.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설 행사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2014년 사회적기업 선물세트를 처음 선보인 이후 3년 만에 판매량이 4배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화점 기획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실제 사회적기업 업계가 체감할 정도의 매출 증대라고 보긴 어렵다. 한 사회적기업 관계자는 “백화점이라는 대형유통시스템 때문에 일부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것이지 전체 매출은 다들 줄었을 것”이라며 “사회적 약자들을 고용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좀더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의 사회적기업은 1713개다. 서울시가 사회적기업 128곳을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매출액은 5억 2399만원에서 18억 9236만원으로 3.6배 늘었고, 고용인원은 412명에서 1635명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이 경기 침체와 청탁금지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취약계층을 도와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도 늘고 있다”며 “사회적기업이 품질을 개선해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자동차 트렁크에 새 210마리 싣고 달리던 남자 체포

    자동차 트렁크에 새 210마리 싣고 달리던 남자 체포

    트렁크에 조류를 가득 싣고 새벽에 고속도로를 달리던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장르를 구분하기 힘들지만 왠지 기분 나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일이 벌어진 곳은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알리시아라는 곳. 경찰은 조류를 모두 압수하고 사건을 수사 중이지만 남자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6세의 한 남자는 21일 새벽 1시(현지시간) 불심검문에 걸렸다. 새벽시간에 고속도로를 타고 질주하던 남자는 검문을 받으면서 바짝 긴장한 표정이었다. 왠지 이상한 점을 포착한 경찰은 트렁크를 열어보라고 했다. 잠시 주저하던 남자가 트렁크를 열자 경찰은 깜짝 놀랐다. 트렁크는 닭장(?) 같았다. 트렁크에는 조류 210마리가 갇혀있었다. 특히 남자가 전문적으로 취급(?)한 건 말하는 앵무새. 트렁크에선 말하는 앵무새 146마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앵무새 외 일본닭 2마리, 칼라파테 50마리 등 64마리 조류가 이동되고 있었다. 경찰은 출처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요구했지만 남자는 증명을 제시하지 못했다. 경찰은 남자를 체포하고 조류를 모두 긴급압수했다. 경찰은 사건을 수사 중이지만 남자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관계자는 "추정컨대 앵무새 등은 모두 불법으로 포획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야생동물 밀엽 혐의로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남자가 앵무새를 '염색'해 아마존 희귀종으로 둔갑시켜 높은 가격에 팔아넘기려 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야생동물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밀거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동몰보호단체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야생동물 밀거래는 연간 5000만 달러(약 590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도깨비’ 쓸쓸하고 찬란한 해피엔딩 “모든 것이 좋았다”

    ‘도깨비’ 쓸쓸하고 찬란한 해피엔딩 “모든 것이 좋았다”

    ‘도깨비’가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21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16화에서는 도깨비 김신(공유)와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저승사자(이동욱)와 김선(유인나)의 마지막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신은 지은탁에게 “오늘 좀 날이 적당해서 하는 말인데, 네가 너무 눈부셔서 하는 말인데, 그 모든 첫사랑이 너였어서 하는 말인데, 또 날이 적당한 어느날 이 고려 남자의 신부가 되어줄래”라고 프러포즈 했다. 지은탁은 그의 얼굴을 만지며 “이 슬픈 남자의 신부가 될게요. 이 찬란한 남자의 신부가 될게요. 처음이자 마지막 신부가 될게요. 꼭 그럴게요”라고 수락했다. 저승사자와의 사랑을 이룰 수 없는 김선은 지은탁이 연출을 맡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작별인사를 고한 뒤 모두의 곁을 떠났다. 저승사자와 마지막으로 만나 눈물의 포옹을 나눈 뒤 두 사람은 헤어졌다. 김신과 지은탁은 결혼식을 올리고 행복을 누렸으나 29세가 된 지은탁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기타누락자’인 지은탁이 죽음을 피해갈 수 없었던 것. 지은탁은 김신과 통화하며 운전 중, 화물 트럭의 폭주를 목격했고 자신이 피하면 유치원생들이 타고 있는 차와 충돌한다는 것을 알았고 희생을 택했다. 결국 지은탁은 사망했고 세상을 떠나게 됐다. 그러나 지은탁은 “잠깐만 없을게요. 이번엔 내가 올게요. 다음 생에에 꼭 당신을 찾아갈게요. 오래오래 당신 곁에 있을게요”라며 재회를 약속했다. 이후 저승사자는 마지막 명부를 받았다. 저승사자라는 긴 벌을 끝낼 때가 온 것. 마지막으로 받아든 명부는 김선의 것이었다. 두 사람은 찻집에서 재회해 “보고싶었다”고 인사를 나눈 뒤 함께 저승으로 향했다. 결국 김신은 홀로 남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 김신은 환생한 김선과 저승사자를 발견했다. 저승사자는 강력계 형사, 김선은 배우로 환생해 다시 사랑의 연을 맺었다. 그리고 김신이 캐나다 묘지에 앉아 책을 읽고 있을 때 환생해서 고등학생이 된 지은탁이 나타났다. 지은탁은 “아저씨 나 누군지 알죠?”라고 물었고 김신은 “내 처음이자 마지막 도깨비 신부”라고 답했다. 두 사람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도깨비’는 막을 내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날 사랑한다면 증명해봐” 연인의 엽기적인 요구

    “날 사랑한다면 증명해봐” 연인의 엽기적인 요구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애정을 의심하거나, 혹은 기이하고 ‘비인권적인’ 방식으로 이를 확인하려 들기도 한다. 영국 런던에 사는 앨리스(36) 역시 ‘잘못된 사랑 증명’의 피해자 중 하나다. 그녀가 최근 현지 일간지를 통해 한 고백에 따르면, 과거 그녀가 만났던 ‘조’는 할리우드 영화 속 한 장면과 같은 연애에 동경을 가진 남성이었다. 영화처럼 사랑하고자 했던 그의 욕심은 얼마 지나지 않아 폭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만난 지 2주 정도 지났을 무렵, 앨리스의 전 남자친구가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를 우연히 본 조는 이때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급기야 그는 시도때도 없이 앨리스에게 “날 좋아한다면 증명해 봐”라는 말과 함께 갖가지 요구를 하고 나섰다. 앨리스가 온라인 공간에서 사용하는 비밀번호를 말하라는 요구부터, ‘긴 머리를 자르라는 요구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날 사랑한다면 옷을 모두 벗고 거리에서 뛰는 것으로 증명해봐라”라는 터무니없는 강요로까지 이어졌고, 이러한 강요의 배경에는 모두 ‘사랑한다면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조와 결혼까지 생각했던 앨리스는 속옷을 입고 집 주변을 한 바퀴 뛰거나 머리를 매우 짧게 자르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그의 황당한 의심과 강요는 줄어 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지친 앨리스가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하면 조는 자해하겠다고 위협해 그녀를 더욱 큰 두려움에 빠지게 했다. 지속적인 학대와 데이트 폭력은 2년간 이어졌고, 앨리스는 간신히 조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을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경험담과 조언을 담은 책 ‘당신이 만약 나를 사랑한다면’(If You Love Me)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녀는 “끔찍한 시간들이었지만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참가자들의 키워드로 본 ‘2017 CES’

    참가자들의 키워드로 본 ‘2017 CES’

    매년 1월이면 세계의 이목이 미국 서부 네바다주 사막 한복판의 관광도시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지구촌 최대 전자·정보기술 축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열리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부터 벤처기업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새로운 제품과 신개념 서비스를 들고 이곳을 찾는다. 연초에 열리는 CES는 그해 전자·정보기술 산업의 글로벌 트렌드를 결정하고, 차세대 기술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융복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올해 CES에는 3800여개 기업이 참가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16만 50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번에 직접 참가했거나 참관했던 국내 기업 및 연구기관 전문가들로부터 올해 CES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특징을 한 문장으로 압축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고급 가전 Car - 임태원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장 “CES의 C는 ‘Consumer’(소비자)가 아니라 ‘Car’(자동차)” 자동차가 이동수단을 넘어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이 접목된 고급 가전제품으로 변신했음을 이번 CES는 확연히 보여주었다. 자동차와 전자제품 사이 경계가 모호해진 것이다. 일본 도요타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표정, 동작, 피로도 등을 판단해 운전자를 이해하는 기술을 넣은 콘셉트카 ‘콘셉트 아이’를 공개했다. 혼다는 사람과의 정서적 유대감 형성에 주목한 콘셉트카 ‘뉴V’(NewV)를 선보였다. 특히 단순 자율주행 뿐 아니라 운전자의 건강까지 챙기는 개인화된 서비스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도 본격적인 제품 양산을 더 앞당겨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간 융합 - 방승찬 전자통신硏 미래기술본부장 “기반기술의 융합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현장이었다.” 이번 CES는 제4차 산업혁명 활성화의 시발점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 중심에 기술 간 융합이 있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가 들어간 음성인식 스피커를 살펴보았는데, 전 방향 어디에서 이야기하든 그 방향을 지향해서 잘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마이크로폰(마이크) 기술에 깜짝 놀랐다.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기 때문이다. 마이크 기술과 언어지능 기술 두 개가 합쳐서 새로운 시장을 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각 분야의 기반이 되는 기술을 엮어 다른 영역의 시장이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은 시간이었다. ■中의 질적 성장 - 서재용 LG유플러스 IoT개발담당 “세련미의 옷까지 입은 중국, 경쟁력을 더욱 키웠다.” 양적인 것은 물론 질적으로도 성장한 중국업체의 경쟁력에 깜짝 놀랐다. 중국은 이번 CES 전체의 33%에 이르는 13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화웨이, DJI, 패러데이퓨처, TCL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 분야에서 약진이 두드러졌다. CES 전시장에서 세련미 넘치는 제품을 보고 어느 나라에서 온 것인지 물어보면 상당수가 중국산이었을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적이 놀라곤 했다. 회사 이름이나 제품을 설명하는 방법 등도 과거 모습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번 CES에서는 획기적으로 새로운 기술보다는 기존에 나와 있는 기술들의 조합으로 누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는지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행복의 도구 -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이사 “행복한 삶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제품 개발이 화두” 우리 회사의 대표상품이 재활치료용 글러브라서 헬스케어 쪽에 아무래도 제일 눈이 갔다. 헬스케어는 사물인터넷(IoT) 활용이 여전히 강세였다. 그런데 단순히 건강만 챙기는 제품들만은 아니었다. 과거 헬스케어 제품이 신체 활동의 수치를 알려주는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올해에는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제품처럼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도움을 주는 제품들이 많았다. 특히 스타트업(창업초기 벤처) 전용관인 ‘유레카 파크’는 그야말로 재기발랄했다. 길눈이 어두운 사람들을 위한 청바지 센서, 나쁜 행동을 고쳐주는 전자팔찌 등은 얼마나 참신하게 느껴졌던지. ■상용화 경쟁 -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 “얼리어답터들의 무대? 더이상 아니다. 대중화가 관건이다.” 이전의 CES가 ‘와, 이런 제품도 있구나’하며 신기해하는 단계였다면 이번 CES는 그와는 차원이 달랐다. ‘이 정도면 시장에서 팔릴 수 있겠다’, ‘이 정도면 쓸 수 있겠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용화 단계에 있는 제품들이 대다수였다. 아마존 ‘알렉사’가 CES를 휘어잡을 수 있었던 것도 음성인식 기술 자체가 아니라 주변 기술이 함께 발달한 결과였다. 인공지능 서비스에도 음성인식 처리, 사용자 인식 등 요소기술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이런 기술을 만들 수 있는 업체가 다 사라지고 극소수만 살아남았다. 자율주행을 비롯한 핵심 트렌드에서 관련 기술을 갖춘 기업을 지금부터 키워야 한다. ■경험의 제공 - 이민 삼성전자 TV사업 부문 상무 “소비자에게 어떤 경험과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알아서 제공하는 TV가 있고, 극도로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TV가 있다고 할 때 어떤 게 소비자들에게 더 필요한 기술일까. 이런 부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당연히 소비자가 원하는 걸 제공하는 제품이 더 필요하다. 앞으로는 ‘기술을 융합해서 소비자에게 어떤 경험과 가치를 줄 것인가’가 전자업계의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다. 중국 회사들도 기술적인 완성도나 제품사양 측면에서는 우리와 대등한 관계까지 올라왔음을 이번에 다시금 확인했다. 하지만 사용자에게 필요한 경험을 제공하는 측면에서는 아직도 큰 격차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간의 가치 - 류혜정 LG전자 H&A 사업본부 상무 “전체가 어떻게 공간의 가치를 끌어올릴지 고민해야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출발한 미국 아마존이 음성인식을 바탕으로 치고 나가며 가전에 그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곧 음성인식과 딥러닝 등이 융합된 인공지능을 갖춘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될 것이고, 그것들이 변화를 앞장서 이끌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다. 그런 속에서 하나하나 낱개의 가전 제품이 아닌, 전체 가전 제품이 어떻게 구성돼서 사람들이 지내는 공간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아마존 vs 구글 - 윤진현 KT연구소 상무 “대중에 대한 보급이 우선일까, 정교한 개발이 우선일까” 해외 언론도, 국내 언론도 올해 CES의 승자로 아마존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인공지능에서 아마존이 많이 앞서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승자를 판단하긴 이르다. 아마존은 인공지능을 우선적으로 현실에 응용해 보급하는 데 치중했다. 인공지능이 획득한 정보를 한 군데로 모아 융합해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반면 미국 구글은 아마존에 비해 느리지만,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융합해 정확도를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 데 더 힘을 쏟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아마존식 전략을 쓸지, 구글식 전략을 쓸지.
  • 中, 美국채 660억 달러 한 달 새 팔아 치워

    위안화 하락 대비…시장 영향 중국이 ‘발등의 불’인 위안화 하락세에 따른 자본 유출을 방어할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무더기로 내다팔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전달(1조 1150억 달러)보다 5%가 줄어든 1조 490억 달러다. 한 달 동안 660억 달러(약 77조 2000억원)어치를 팔아 치운 셈이다. 월별 감소 폭으로는 2011년 12월(1027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1946억 6000만 달러, 1년 동안 2151억 1000만 달러어치를 처분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미 국채를 팔고 있다고 로이터는 추산했다. 미 국채 최다 보유국 자리도 지난해 10월 일본에 내줬다. 중국 정부가 미 국채의 매도에 나선 것은 위안화 가치를 떠받쳐 자본이 빠져나가는 막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미국 CNBC방송이 분석했다. 미 국채를 팔아 확보한 달러를 자국 외환시장에 풀고 위안화를 사들여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사용했다는 얘기다. 벤 스틸 외교협회 국제경제 담당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특정한 이유로 특별한 경우가 발생했을 때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특별한 경우’로 자본 유출을 야기하는 위안화 하락 압력을 지적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8월에도 미 국채 337억 달러어치를 매각한 데 이어 10월에도 일부 물량을 팔아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환율 방어 노력에도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달러화 대비 7%가량 떨어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의 미 국채 매각이 지금까지 외환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수개월간 미 국채 수익률이 오르긴 했지만 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장 샤를 샘버 BNP파리바인베스트먼트의 신흥시장 채권 담당자는 “중국이 미 국채를 무더기로 내다팔 경우 외환 보유고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걸 알기 때문에 국채를 대규모로 팔아 치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미 국채 매각을 우려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 인어 변신과정 공개 “숨 참으며 연기”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 인어 변신과정 공개 “숨 참으며 연기”

    길고 고운 팔을 휘젓고 꼬리를 우아하게 튕기면 탐스럽도록 검은 머리칼이 물결에 따라 넘실거린다. 깊고 푸른 심해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인어. 배우 전지현이 조선 시대 야담집 ‘어우야담’ 속의 인어를 현실 세계로 끌어왔다. 시청률 20%를 넘긴 화제작 SBS 수목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이 인어를 실사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지현의 모습을 18일 공개했다. 전지현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 살던 인어를 무리 없이 현실 세계로 불러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전설 속 인어가 환생한 것 같다”는 평가는 전지현의 타고난 재능과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전지현은 깊은 수심에서 자유롭게 연기하기 위해 수차례 수중훈련을 받았다. 탁월한 운동신경 덕분에 훈련임에도 곳곳에서 감탄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전지현은 반복을 거듭했다. 본격적인 촬영은 팔라우에서 시작됐는데, 팔라우 바다에 적응을 마친 전지현의 모습에 수중 전문 스태프조차도 “전지현의 호흡이 나보다 2배는 더 긴 것 같다. 전지현의 호흡을 맞추기 버거울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전지현은 팔라우의 심해에서 다리에 CG를 위한 특수 의상을 입고서도 숨을 참아가며 연기에 집중,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스태프와 적극적으로 소통함은 물론 진주알로 장식한 선글라스, 조개 클러치 등 작은 소품도 살뜰히 챙겼다. 물 밖으로 나와서는 지친 몸으로도 모니터를 빠뜨리지 않았고, 만족스러운 결과에 힘든 줄도 모르고 크게 미소 지었다. 전지현의 이러한 노력에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도 크게 감동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들은 “그렇게 물에 오래 있어도 불평 한마디를 안 하더라” “가장 힘들 텐데 늘 촬영장에 제일 먼저 와있는다”며 입 모아 칭찬했다. 연출을 맡은 진혁 PD 역시 “장비 하나 없이 인어 복장을 한 채로 물속에서 이런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배우는 전지현뿐”이라고 말했다. 전지현의 끈기와 노력으로 완성된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사진=‘푸른바다의 전설’ 메이킹 영상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뉴요커, 자연을 걷는다

    뉴요커, 자연을 걷는다

    도시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공원은 우리 몸의 허파처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천루의 도시 미국 뉴욕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 센트럴파크를 비롯해 크고 작은 공원들은 뉴욕의 도시 풍경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많은 공원들 가운데서도 도심에 조성된 공중 정원인 하이라인 파크는 철거 위기에 놓인 고가 철로를 도심 속 자연공간으로 바꾼 성공적인 도심재생사업이라는 의미가 특별한 데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한 첼시 지역과 맞물려 있어 뉴요커들뿐 아니라 뉴욕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는 4월 말 개장을 앞둔 서울역 앞 고가공원의 롤모델이기도 한 뉴욕의 랜드마크 하이라인을 찾아 성공 요인을 짚어봤다. [성공한 뉴욕 도심재생사업①] 하이라인 파크 ●폐기된 고가 철로가 도심 속 공원으로 맨해튼은 차로를 기준으로 구획된 도시다. 세로로 난 대로인 ‘애비뉴’와 가로로 난 길 ‘스트리트’가 바둑판처럼 짜여져 있고 대각선으로 브로드웨이가 지나가면서 교차점에 광장들이 조성돼 있다. 남서부 지역을 인공위성 사진으로 보면 3개의 선착장과 허드슨 강변을 따라 만들어진 웨스트사이드 고속도로가 눈에 띈다. 그 오른쪽으로 애비뉴와 스트리트가 교차하고 사이사이에 건물들이 빼곡하다. 큰 대로에서 한 블록 뒤로 길도 아니고 대로도 아닌 녹색의 라인이 보인다. 지면으로부터 9m에 총길이 2.4㎞(1.45마일)에 이르는 공중의 그린웨이가 바로 하이라인이다. 눈이 내린 다음날 아침 하이라인을 찾았다. 뉴욕을 가로로 관통하고 퀸즈, 플러싱 지역과 연결해 주는 7번선의 서쪽 종점(34번가 허드슨 야즈역)에서 도보로 7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하이라인 북측 입구를 향했다. 허드슨 야즈 재개발 지역에서 고층 건물들이 공사가 한창이었다. 쨍하게 갠 맑은 날,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청초한 빛을 발하고 맑은 공기가 코끝을 아리게 한다. 한겨울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이라인에는 아침부터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다. 도심에 공중에 뜬 공원이라니!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다. 하이라인의 역사는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50년쯤부터 맨해튼 서쪽 10번가에 철도가 다녔는데 교차로에서 워낙 사고가 빈번해 ‘죽음의 길’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급기야 1929년 당시 공사 비용 1억 5000만 달러(지금으로 환산하면 20억 달러)를 들여 바닥의 철도를 고가화하는 공사가 시작돼 1934년 완성됐고, 하이라인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고가 철로는 도축장이 있던 미트패킹 지역의 겐즈볼트가에서 시작해 북쪽으로는 34번가의 허드슨 야즈에서 끝나고, 그 중심이 첼시 지역이었다. 자동차가 운송수단으로 보편화되면서 철도는 1980년을 마지막으로 운행이 중단되고 도시의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1990년대 첼시 지역이 인기를 모으기 시작하자 개발업자들은 뉴욕시와 함께 용도 폐기된 철로를 철거하고 지역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주민 동의를 구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사람의 운명도 그렇지만 하이라인의 운명도 참 얄궂어서 공청회에 참석했던 조슈아 데이비드와 로버트 하먼드라는 두 젊은이가 하이라인을 철거 대신 재생하자고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첼시 지역으로 이주해 온 예술가들과 함께 ‘하이라인의 친구들’이라는 비영리단체를 결성했다. 사진작가 조 스턴팰트는 폐철로의 풍경과 그곳에서 자라는 야생화와 식물을 카메라에 담아 발표했다. 2002년 부임한 블룸버그 시장이 하이라인 보존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예술가들의 꿈과 같았던 하이라인 공원화 프로젝트는 구체적으로 실현 단계에 접어들었다. ●공중에 뜬 야생화 밭, 예술이 꽃피다 시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뉴욕 도시계획국장 어맨다 브랜던이 건축가 딜러 스코피디오를 하이라인의 재생건축가로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재생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스코피디오의 구상은 ‘떠 있는 야생화 밭’이었다. 그는 하이라인의 구역별로 자라난 야생화를 관찰했다. 태양이 많이 비치는 곳, 바람이 많이 부는 곳, 그늘진 곳 등 다른 환경조건에 따라 자라난 야생화와 초본류를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공원을 재단장했다. 조경디자인은 피에트 우돌프가 맡았다. 한쪽 철로는 그대로 살리고 다른 방향 철로는 걷기 좋도록 콘크리트, 폐석 등으로 높여 채웠다. 현재 하이라인에는 다년생 식물, 관목, 넝쿨류, 나무 등 350종 이상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2006년 착공한 하이라인 파크는 남쪽 갠스볼트가에서 20번가에 이르는 구간이 2009년 6월 공개됐고, 20~30번 구간이 2011년 6월, 마지막 30~34번가 구간이 2014년 9월 완공됐다. 2015년엔 남쪽 끝자락에 휘트니미술관 신관이 개관하면서 하이라인은 명실공히 뉴욕 문화예술의 메카로 각광받게 됐다. 겨울이라 야생화를 볼 수는 없어 아쉬움이 있었지만 길 양옆으로 잔가지에 눈이 쌓여 있고 새들이 노래를 불러 주니 도심에서 전원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이라인은 10번 애비뉴를 따라서 여러 개의 스트리트를 남북으로 관통하기 때문에 좋은 전망대 역할을 한다. 나름 긴 길인데도 하이라인 양쪽으로 보이는 허스든강과 뉴욕의 풍광을 보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와 여름날 누워서 일광욕할 수 있는 나무 침대들이 곳곳에 놓여 있고, 특히 재미있는 예술작품들이 간간이 놓여 있어 즐거움을 선사한다. 30여개의 공공예술 작품들은 ‘하이라인 아트’ 프로젝트에 따라 예술가들이 장소의 특성을 살려 제작하고 설치한 것이다. ●서울역 고가공원화 사업의 롤모델로 하이라인에서 열심히 작품사진을 찍고 있던 사진작가 토미 민츠는 “눈이 쌓인 하이라인을 촬영하기 위해 일부러 나왔다”면서 “뉴욕 같은 도시에서 자연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하이라인은 정말 소중한 장소”라고 말했다. 서울역 고가공원화 사업이 마무리 단계라는 얘기에 관심을 보인 그는 “하이라인은 시민들이 발의해 조성된 공원이고, 시의 부분 지원을 받지만 뉴욕 시민과 첼시 지역민들이 합심해 자치적으로 운영되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라인은 ‘하이라인의 친구들’과 뉴욕시의 긴밀한 협력하에 유지 관리되고 있고 예산의 98%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충당되고 있다. 봄이 오고 여름이 되면 이곳에는 풀이 우거지고 꽃이 필 것이다. 거리의 예술가들이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고 노천카페와 레스토랑이 불을 밝힐 것이다. 그런 좋은 계절에 다시 하이라인을 찾고 싶다. 글 사진 뉴욕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성공한 뉴욕 도심재생사업②] 첼시마켓 뉴욕에서 가장 뜨는 지역은 단연 맨해튼 남서쪽의 첼시다. 오래된 붉은색 벽돌건물과 새로운 디자인의 건물들이 어우러져 있고, 최첨단의 예술과 패션이 있다. 젊은이들과 낭만이 넘치는 곳이 첼시다. 연간 300만명이 방문하고 20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지역이 된 첼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도축업이 활발해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라고도 불리며 낡은 공장 건물과 창고, 콘크리트 아파트, 철길이 뒤섞인 서민적인 지역이었다. 사람들이 꺼려하던 첼시가 멋쟁이들로 가득하고, 찾고 싶은 곳으로 유명해진 것은 1990년대였다. 소호에 위치한 갤러리들이 치솟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첼시 지역의 옛 공장이나 창고건물을 리모델링해 하나둘씩 이전해 왔다. 첼시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젊은이들과 관광객이 찾아왔다. 1990년대 말 첼시는 200여개에 달하는 갤러리가 밀집한 예술의 메카로 탈바꿈했다. 닷컴 붐을 타고 구글 뉴욕 본사를 비롯해 정보기술(IT) 벤처들이 둥지를 틀었다. 그런 첼시를 더욱 유명하게 한 것은 옛 과자공장을 리모델링한 첼시마켓의 오픈과 하이라인 파크의 개장이다. 19세기 말 세워진 나비스코(내셔널비스킷컴퍼니)의 공장으로 1913년부터 검은색 샌드위치 과자 ‘오레오’ 쿠키를 생산하던 공장은 1997년 온갖 맛집과 상점들이 입점한 독특한 분위기의 뉴욕 스타일 빈티지 식품 쇼핑몰로 변신했다. 옛 공장을 허물어 버리지 않고 예전의 모습을 가능한 한 많이 살린 실내는 첫눈에는 어두컴컴하고 번잡해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놀라운 세상이다. 에이미스, 다비도비치, 사라베스 등 유명한 제빵·제과점을 비롯해 유럽, 인도, 아프리카에서 온 이국적인 식재료를 파는 곳, 각종 향신료를 파는 곳, 서점, 요리용품을 파는 곳 등 식품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있다. 잘나가는 뉴요커들은 첼시마켓을 찾아 이국적인 향신료부터 빵, 쿠키, 생면, 꽃 등을 사고 랍스터 플레이스에서 랍스터와 굴 등을 먹거나 비욘드 스시에서 초밥을 먹는다. 이곳에는 한국식 라면과 비빔밥을 파는 먹바도 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지는 곳이다. →가는 방법 : A, C, E, L호선에서 도보로 5~7분 거리에 있다. 10번 애비뉴로 나와 애플스토어를 지나 오른쪽으로 한 블록 지나면 빈티지스타일의 여성의류점 안트로폴로지가 있는 첼시마켓 입구다. 첼시마켓 주변으로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과 멋진 상점들이 즐비하다.
  • [사설] 설 물가 급등, 가격담합·사재기 단속부터 하라

    당정이 어제 민생 물가 점검회의를 열고 설 전에 농수산물 공급을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한 것은 때가 늦었긴 하나 다행이다. 당정의 정책 책임자가 머리를 맞댄 사실만으로도 시장에 주는 의미가 적지 않을 것이다. 지난 6일과 16일 물가관계 차관회의를 가진 데 이어 2013년 2월 6일 이후 4년여 만에 내일 물가관계 장관회의를 열기로 한 것도 물가를 잡으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본다. 그러나 당정이 어제 점검회의에서 내놓은 서민 물가 대책은 현장감과 구체성이 떨어진 뒷북 처방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누누이 강조한 대로, 농축산물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사재기나 담합 등 왜곡된 유통구조 탓에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공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는 이유다. 정부는 ‘달걀 대란’과 관련해 최근 두 차례에 걸친 합동점검에서 사재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공급량이 30%가량 줄긴 했지만 생산량에 비해 소비량이 85% 수준이어서 공급 대란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었다. 그런데도 가격이 두 배나 뛴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중간 상인의 사재기 행위가 개입됐다고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정부는 중간 도매상들의 사재기 현장에 대한 점검을 대폭 강화하고, 소비자단체와 감시 활동을 강화해 적발된 가격담합 등 불공정 행위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단속 인력이나 행정력 부족 문제는 ‘사재기 제보 핫라인’을 운영해 해결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회의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해 공공요금 인상 자제를 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지만 서울 하수도요금은 이미 지난 1일부터 평균 10% 올라 버린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미 오래전에 각 가정에 공지문까지 보내 놓았다. 고양과 부천, 안양 등 경기도 15개 시·군도 이미 하수도료를 인상했다. 상수도 요금도 경기와 충북도를 중심으로 적게는 9%, 많게는 18%까지 올렸다. 사정이 이럴 진대 중앙정부가 뒤늦게 지방정부와 뭘 협의해 요금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소리인가. 모처럼 열린 당정 물가점검회의가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탁상행정, 뒷북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유 부총리를 포함한 정책 담당자들은 책상머리를 떠나 오늘이라도 재래시장이나 대형마트를 꼭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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