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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강다니엘” 솔로 데뷔하자마자 20개국 정상의 자리

    “역시 강다니엘” 솔로 데뷔하자마자 20개국 정상의 자리

    강다니엘의 솔로 데뷔 앨범 ‘color on me’에 대한 글로벌 반응이 뜨겁다. 지난 25일 발매한 강다니엘의 솔로 데뷔 앨범 ‘color on me’가 발매 직후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령한 것은 물론, 글로벌 차트에서도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26일 오후 7시 기준 아이튠즈 케이팝 앨범 차트에서 미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타이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터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캄보디아, 라오스, 마카오 등 20개국에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아이튠즈 종합 카테고리 앨범 차트에서도 싱가포르, 말레이상, 타일랜드, 홍콩, 타이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터키,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캄보디아, 칠레, 라오스 등 15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팬들 역시 그를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실감케 한다. 강다니엘의 이번 앨범은 긴 공백 끝에 홀로 처음 선보이는 앨범이라는 것에도 의미가 있지만, 인트로를 제외한 앨범의 전곡에 작사로 참여하며 본인의 색을 담아내려 했다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음반 판매량은 물론 음원 차트까지 솔로 행보의 출발에 청신호가 들어온 가운데, 점차 짙어질 강다니엘만의 색을 찾아갈 앞으로가 더욱 주목된다.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앨범을 준비했다는 말에 걸맞게, 강다니엘은 팬들을 위한 다채로운 컨텐츠도 준비 중이다. 지난 28일에는 네이버 생중계 채널(V LIVE)을 통해 타이틀곡 ‘뭐해’의 후렴구 안무를 직접 가르쳐주는 깜짝 댄스교실 컨텐츠로 주말을 가득 채워주었고,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긴 공백을 기다린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예정이다. 한편, 강다니엘은 29일 오프라인 앨범 발매와 함께 광주, 대전 등에서 팬 사인회를 개최하며 활발한 솔로 앨범 활동을 이어나간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길섶에서] 장마 오시던 날/황수정 논설위원

    장마가 좋았다. 좋은 줄도 모르고 좋았다. 종종거리는 어머니 꽁무니에 매달리지 않아도 어머니가 종일 내 차지였다. 구죽죽 밤새 내린 비에 수채도랑 물줄기가 제법 실개천 모양으로 넘치던 아침. “천지가 내려앉겄네.” 열매알들 썩어 문드러진다고 속을 태웠는지, 손발 묶어 줘서 고맙다는 딴소리였는지. 알 듯 말 듯 장마의 내력은 아직도 아슴아슴하다. 비에 갇힌 날에는 밥상이 바빴다. 밥때마다 밥 아닌 것들이, 밥때 아닌데도 별식들이 도래소반에서 번갈아 생색을 냈다. 빗발을 뚫고 덜 여문 둥근 호박을 누구라도 따오면 속씨를 파내서는 사방에 기름내 피우며 호박전을 부쳤고, 물수제비처럼 얇게 떠진 수제비가 양은솥에서 이열치열 더운 김을 뿜거나, 지난가을 주워 놓은 도토리가 한나절 지나면 뚝딱 한 그릇 묵밥이 됐다. 밥상을 발치에 밀쳐놓고는 대청마루에서 긴 낮잠을 청했던 날. 뒤꼍에서 병풍같이 넘어오던 것은 빗소리였는지 대바람이었는지. 어쩌다가 지금은 앞뒤 이름마저 얄궂은 ‘마른 장마’라니! 질긴 비가 돌아왔으면 한다. 젖고 젖어 묶였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던 게으른 그 여름처럼. 등짝은 꿉꿉해도 배부른 낮꿈에서는 가슬가슬 삼베자락 소리가 나던 그 여름의 장마처럼. sjh@seoul.co.kr
  • 미래 불안에 우울한 ‘대2병’… 시간이 약? 치열하게 극복 노력해요

    미래 불안에 우울한 ‘대2병’… 시간이 약? 치열하게 극복 노력해요

    “대학생 때가 가장 속 편하고 좋을 때”란 말은 이제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이 시대 대학생들에겐 과거보다 더 치열해졌다는 입시 관문을 뚫고 대학에 입학해도 취업이라는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거쳐 20세 성인이 된 해방감을 누릴 틈도 없이 1학년을 마치자마자 ‘현타’(현실자각 타임이라는 뜻의 신조어)를 겪으며 ‘대2병’을 호소하는 대학생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공이 자신에게 맞는지, 진로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대학에 와서 더 고민이 심해지는 것이다. 지난 4월 구인·구직 업체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학생 41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자신이 대2병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4.6%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공을 다시 정할 수 있다면 현재 전공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절반도 되지 않는 38.7%만이 지금 전공을 다시 선택하겠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다른 전공을 선택(39.9%)하거나 잘 모르겠다(21.5%)고 답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대2병을 ‘중2병’이나 사춘기처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극복되는 것으로 치부한다. 또 노력하지 않는 ‘요즘 것들’이 엄살을 부리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실제 대2병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대학생들은 대2병이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해야 극복할 수 있는 ‘관문’이라고 말한다.대2병은 주변의 평범한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다. 충남대 심리학과 14학번인 홍석찬(24)씨는 2학년 1학기까지 다니고 한 한기를 휴학했다가 입대한 후 2018년 복학 직후 대2병을 겪었다. 4학년이 돼 일찌감치 직장을 구한 몇몇 여자 동기들이나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홍씨는 “군 입대 전까지는 막연하게 대학원에 가서 석사를 받고 싶다는 목표가 있긴 했지만 막상 주변에서 사회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앞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바심이 났다”면서 “군 입대 전엔 시험 기간이 아니면 친구들과도 곧잘 어울렸는데 지금은 시험 기간이 아니더라도 매일 도서관에서 한두 시간 이상 공부해야 불안감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현재 3학년 2학기를 마친 홍씨는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대2병을 극복해 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여전히 불안하고 답답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홍씨는 “주변에서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토기 사진들을 보며 시대별 순서를 외우고, 본인이 지망하는 직무와 관계없어 보이는 컴퓨터 공학 데이터 분석까지 공부한다”면서 “나도 대학원이 아닌 당장 취업을 준비했다면 그렇게 공부해야 했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지금도 많은 대학생들은 대학 생활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스펙’을 쌓고 대2병을 이겨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화여대 디자인학부에서 벤처경영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김유진(21)씨의 경우 다양한 대외 활동으로 대2병을 극복하고 있다. 17학번인 유진씨는 “디자인 전공은 실기 등의 수업이 많아 2학년이 되면서 전공에 대한 적성 여부가 다른 학과에 비해 더 정확하게 갈리는 편”이라면서 “2학년 2학기가 되면서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마케팅 분야와 연관이 있는 경영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해 전공 심화에 따른 불안감이 조금 줄었다”고 말했다. 유진씨는 비슷한 시기에 각종 기업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대외 활동을 찾아 적극 참여하면서 그나마 불안감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물론 토익 점수나 학점 관리,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만들기 등은 여전히 압박이고 스트레스”라면서 “하지만 대외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스스로 자극을 받기도 하고 배우는 것도 적지 않아 대2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건국대 행정학과 3학년인 김하연(23)씨는 대2병을 심하게 앓다가 학교와 학과를 바꿔 편입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앞서 하연씨는 ‘점수에도 맞고 멋져 보이기도 해서’ 법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그렇게 2학년이 되니 수업이 적성에 맞지도 않았고 주변에서 본격적으로 로스쿨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늘어나니 불안감이 커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증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문제는 그런 어려움을 겪을 때까지 누구도 옆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연씨는 “중·고등학교 때에는 ‘너는 할 수 있는 게 아직 없으니 일단 대학부터 가라’는 식으로 압박을 주다가 대학에 오니 ‘자, 이제 너는 어른이니 네 인생은 네가 스스로 선택해’라고 방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진로 선택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거나 실질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대2병을 치유하는 과정이 조금은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게 하연씨의 설명이다. 그는 “편입을 하며 스스로 고민할 시간이 있었고 스스로 절박함 속에서 무기력을 이겨 내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하고 나니 지금은 대2병을 조금 극복한 것 같다”고 웃었다.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대학생들에게 대2병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방국립대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하고 있는 최성민(25·가명)씨는 대2병을 처음 들어봤다면서도 대2병의 증상을 듣자 “저도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고 공감했다. 군 제대 후 2학년 2학기에 복학해 현재 3학년까지 마친 최씨는 “솔직히 지금도 내가 선택한 전공이 정말 내 미래에 맞는지 확신이 없다”면서 대2병을 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금까지 제 스스로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고민을 하고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면서 “입시를 목표로 앞만 보고 달려온 제 또래 중 정말 자신이 원하고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10%도 안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씨는 여름방학을 마친 뒤 한 학기 휴학을 하고 지금 전공이 자신에게 정말 맞는 것인지, 또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생각이다.전문가들은 우리 교육이 사회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기는 괴리감이 학생들의 혼란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대2병이라고 진단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미래 시대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인데 대학 교육은 이를 받쳐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 사회의 변화 속도에 맞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다 보니 학생들 스스로 사회 속도에 따라가려다 혼란의 시기를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엽 한국교육개발원 박사는 “대학 진학 후 전공을 좀더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적으로 그 고민에 대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 정책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봉환 숙명여대 교수는 “2015년 진로교육법이 제정되면서 고등학교에 진로전담 교사가 1명씩 배치되는 등 과거에 비해 진로 지도를 할 수 있는 틀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면서 “이를 제대로 활용할 콘텐츠와 노하우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정책을 편다면 대2병을 좀더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왜요? 그런 적 없는데” 고유정 체포 순간 어이 없다는 표정

    “왜요? 그런 적 없는데” 고유정 체포 순간 어이 없다는 표정

    제주도에 아들을 만나러 온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에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체포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고유정은 체포 당시 뜻밖의 일인 듯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왜요? 그런 적 없는데. 내가 당했는데”라며 현 남편을 불러 달라고 하기도 했다. 고유정은 이송 과정에서 범행을 시인했다. 27일 세계일보가 공개한 경찰 측 영상을 보면 고유정은 6월 1일 오전 10시 32분쯤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제주동부경찰서 형사들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영상에서 경찰은 고유정에게 “살인죄로 체포합니다. 긴급체포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다음 미란다 원칙을 전하고 곧바로 수갑을 채웠다. 고유정은 검정 반소매 상의에 긴 치마를 입고 슬리퍼를 신은 상태로 쓰레기를 버리러 가고 있었다. 오른손에는 범행 당시 다쳐 처치한 것으로 보이는 흰 붕대를 감고 있었다. 고유정은 경찰이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왜요? 그런 적 없는데. 제가 당했는데” 등의 말을 하며 침착함을 유지하면서도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체포 순간에도 살해한 전 남편 강모(36)씨로부터 자신이 성폭행을 당할 뻔했음을 주장한 것이다.호송차에 탑승하기 전 고유정은 ”지금 집에 남편 있는데 불러도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고유정은 이송 도중 여경이 ‘전 남편을 죽인 게 맞느냐’고 묻자 “경찰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내가 죽인 건 맞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직후 고유정을 데리고 아파트에 올라가 현 남편에게 고유정의 피의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압수수색을 통해 차량과 아파트 내 쓰레기 분리수거함에서 범행도구 등 증거 물품 일부를 찾아냈다. 고유정의 범행 일주일만의 일이었다. 경찰은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한 제주도 펜션에서 발견된 혈흔이 강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회신을 받고 실종 나흘 만에 고유정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청 진상조사팀은 7월 중순 고유정 사건의 ‘부실 수사’ 논란과 관련해 진상조사팀의 자체 조사를 통해 현장 보존과 압수수색 등 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한편 고유정과 최근까지 함께 살았던 현 남편은 고유정이 귀신을 쫓을 목적으로 뿌린다는 팥과 소금을 가방에 넣어다녔다고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지난 27일 보도했다. 현 남편은 제작진에 “당시에는 몰랐지만 모든 게 고유정의 계획 같다”고 주장했다. 고유정의 전 남편이 살해되기 두달 전 지난 3월 아들을 잃은 현 남편은 사건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착성 질식사’로 숨진 의붓아들(6)에 대한 조사에서 고유정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그것이 알고 싶다’는 고유정 사건을 파헤치면서 최근 4개월 동안 가장 높은 11.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5분 방송한 ‘그것이 알고 싶다’ 1178회 ‘아내의 비밀과 거짓말-고유정은 왜 살인범이 되었나?’ 편은 11.0% 시청률을 보였다. 지난 3월23일 1161회가 기록한 11.2% 이후 처음 두 자릿수 시청률이다. 전날 방송에서는 고유정의 체포 당시 영상과 함께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의 마지막 흔적을 추적했다. 또 전 남편 강씨의 실종 당시 경찰과 통화한 전화 내용을 분석, 고유정이 시간대별로 어떤 말을 남겼고 경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했다. MC 김상중은 “최근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조은누리를 찾아주세요” 청주서 지적장애 여중생 실종

    “조은누리를 찾아주세요” 청주서 지적장애 여중생 실종

    충북 청주에서 산책 중이던 10대 지적장애 여학생이 실종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5일 청주 상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 청주시 가덕면 내암리 하이트진로 공장 인근 산속에서 조은누리양(14)이 사라졌다. 조양은 어머니 등 일행 10명과 산에 오르던 중 벌레들이 많다며 혼자 산을 내려간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경찰은 3일째 100여명과 드론 등을 투입해 조양을 찾고 있지만 아직 조양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잠수부들을 동원해 인근 사방댐도 수색했다. 조양이 휴대전화도 없어 위치추적도 불가능한 상태다. 경찰은 조양이 아직 야산에 있거나 길가로 나와 다른 차량을 타고 이동했을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수색을 하고 있다. 경찰은 인근 공장 정문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분석해 이곳을 지나간 차량들도 찾고 있다. 실종 당시 조양은 회색 상의와 검정색 치마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어깨 정도 긴 머리를 묶었고 파란색 안경테를 착용했다. 조양의 어머니는 “산을 혼자 내려간 딸 아이가 돗자리를 깔고 물놀이를 즐기던 장소에 있을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았다”며 “방학을 맞아 놀러왔다가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24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53@seoul.co.kr
  • 3자에 권리 양도한 소속사 갑질 탓인가…갑자기 벼락스타 된 연예인의 이탈일까

    3자에 권리 양도한 소속사 갑질 탓인가…갑자기 벼락스타 된 연예인의 이탈일까

    워너원 출신 멤버들과 각 소속사의 전속계약 분쟁이 잇따라 불거졌다. 강다니엘(왼쪽·23)이 전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와 몇 달째 법정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대만 출신 라이관린(오른쪽·18)이 큐브엔터테인먼트에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연예인을 소유물로 보는 소속사의 불법적인 매니지먼트 권한인 ‘3자 양도’가 사태의 본질이라는 주장과 ‘벼락 스타’가 된 소속 연예인의 이탈이 문제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라이관린 “동의없이 中측에 권한 양도” 라이관린과 큐브의 갈등은 라이관린 측이 소속사에 전속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큐브는 “당사와 라이관린 사이에 어떠한 전속계약 해지 사유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자 라이관린 측은 ‘독점 매니지먼트 권한의 3자 양도 문제‘를 들고 나왔다. 큐브가 중국 매니지먼트사에 라이관린의 중국 활동 관리권을 넘기면서 전속계약금의 수십 배에 이르는 돈을 받았지만, 당사자에게 이를 설명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지난 23일 양측은 각각 입장문을 내고 상대방 책임을 지적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큐브 측은 “모든 일정과 계약은 라이관린 측의 동의를 받아 진행했다”고 해명하면서 “라이관린이 중국에서 급속도로 성공을 거두자 그와 직접 계약을 맺어 과실을 독차지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라이관린 측은 “큐브 측에 제3자에 대한 권리양도와 관련된 계약서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으나 직접 와서 확인하라는 취지의 대답을 받았다”면서 “직접 날인해 동의한 계약서라면 거절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맞받았다. ●솔로 데뷔 강다니엘도 3월부터 법정다툼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강다니엘의 LM 상대 전속계약 해지소송도 핵심은 ‘3자 양도’ 부분이다. 강다니엘 측은 “LM이 강다니엘의 동의 없이 전속계약상 각종 권리를 제3자에게 유상 양도하는 내용의 공동사업계약을 체결했고, 그 대가로 강다니엘 전속계약금의 수십 배에 달하는 계약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강다니엘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전부 인용 결정했다. 강다니엘은 독자적인 연예활동 길이 열렸지만, LM 측이 항고 의사를 밝히면서 법적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소속사와 아티스트 사이 계약은 건별로 모두 달라 뭉뚱그려 한쪽의 일방적인 책임을 판단하긴 이르다. 다만 이들의 팬을 포함한 대중의 여론은 연예인에게 우호적인 편이다. 특히 법원이 강다니엘의 손을 들어주면서 연예기획사들의 여전한 ‘갑질’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노예계약’ 논란 때에 비하면 계약이 많이 개선된 측면이 있지만, 소속사가 연예인을 소유물처럼 대하는 관행은 확실하게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가요계 “계약 문제 걸면 소속사만 책임” 반면 가요계 내부에서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강다니엘 건의 법원 결정 후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 강다니엘 소속사로 간 매니저의 회원 자격 박탈 여부를 논의하는 등 보이콧 움직임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는 “요즘 전속계약이 연예인에게 불리하지 않지만, 연예인이 마음에 안 드는 걸 걸고 넘어지면 증빙 책임은 모두 소속사에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류와 매니지먼트 시스템 등 시장 변화의 부작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명 기획사 소속 연습생이라는 것만으로도 중국 등에서 몸값이 뛴다. 부모들이 위약금이 얼만지 먼저 묻고 계약하기도 한다”며 “조금만 인지도가 생기면 이탈하는 연예인 때문에 애를 먹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프로듀스 101’ 등 단기간에 슈퍼스타가 되는 채널이 생기면서 기획사의 사업적인 역할이 축소됨에 따라 회사와 아티스트 간 각자의 기여도에 대한 입장 차가 생기면서 다툼으로 번진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열린세상] 과학기술, 경제안보와 국가안보의 양날의 칼/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열린세상] 과학기술, 경제안보와 국가안보의 양날의 칼/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최근 일제 때의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 판결의 후폭풍으로 한일 관계가 전보다 악화돼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일본이 이러한 조치들을 당장 취소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 산업체들도 이에 대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무역적자의 핵심 요인인 소재?부품 대일 역조의 해소는 벌써 이삼십년 전부터 우리 정부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할 숙제다. 그만큼 핵심 소재와 부품 관련 기술은 단기간 내에 개발하기가 힘든 난제들이다. 이번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사태를 계기로 국가 주요 전략 소재와 물품에 대한 공급 및 확보에 대한 국가 전략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1980년대 말 한국은 핵심 소재?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다시 수출했다. 이를 두고 한국 경제를 ‘가마우지 경제’라고 비판하곤 했다. 가마우지 경제란 말은 중국이나 일본 일부 지방에서 낚시꾼이 가마우지의 목 아래를 끈으로 묶어 두었다가 새가 먹이를 잡으면 끈을 당겨 먹이를 삼키지 못하도록 하여 목에 걸린 고기를 가로채는 낚시법에 빗댄 용어다. 즉 한국의 수출 구조가 취약하다는 의미로, 한국이 핵심 부품 등을 일본에서 수입해 다른 국가에 수출하지만, 정작 이득은 일본에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한국 경제는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가마우지 경제로 일부 이득이 일본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오히려 가마우지는 더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조치로 이제 가마우지는 목 아래 묶어 둔 낚시꾼의 끈을 과감히 잘라 버리고 잡은 물고기를 온전히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기업이 중소기업이 개발한 소재를 사용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니 모 그룹회장이 ‘아니다, 품질이 낮아 쓸 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다’라고 반박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현장에서 뛰는 어느 기업인은 필자에게 이렇게 얘기해 주었다. “생산 현장에서는 기획연구개발 파트, 생산파트, 구매?마케팅 파트가 서로 경쟁하며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판매해 왔다. 모두 이윤을 극대화하려고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경쟁에 몰입해 왔기 때문에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는 모험을 감행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상시국이라 정부도 최고 경영자도 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불량 발생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과감한 모험을 허용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연구개발 파트가 다른 파트와 협조해 과감한 모험을 감행할 수 있다. 이렇게만 되면 이 위기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경제안보 차원에서 해결하려고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가안보라고 하면 경제안보와 더불어 국방안보를 떠올릴 것이다. 국방력의 핵심은 무기 체계이며 무기의 위력을 좌우하는 것은 기술력이다. 무기에 들어가는 소재와 부품도 당연히 안보의 핵심 요소다. 국제적으로도 핵무기나 첨단무기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와 부품은 전략 물자로 분류해 유통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극초음속 비행체와 미사일을 개발해 시험 중이며 중국과 러시아도 이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이러한 최첨단 무기를 보유한 국가와 보유하지 못한 국가는 향후 전쟁에서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첨단무기 개발 기술력이 곧 국방력인 시대가 됐다. 이렇게 보면 경제력, 국방력 등 국가안보의 핵심에는 과학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과학기술은 국민이 배불리 먹고 편안히 살 수 있는 국가를 만드는 필수조건이다. 경제적 풍요로움과 전쟁 등 위험 요소로부터 안전하고 평안함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과학기술자들이 통제받지 않고 과감한 모험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경제안보와 국방안보를 동시에 지킬 수 있는 과학기술이라는 양날의 칼을 우리의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다.
  • ‘퍼퓸’ 하재숙, 기적의 향수가 불러온 최후는?

    ‘퍼퓸’ 하재숙, 기적의 향수가 불러온 최후는?

    KBS 월화드라마 ‘퍼퓸’(극본 최현옥, 연출 김상휘 유관모) 에서 배우 하재숙이 향수를 사용하지 못해 정신을 잃은 모습이 그려졌다. 22일 방송된 29,30회 방송에서 이도(신성록)는 민예린(고원희)이 민재희(하재숙)와 동일 인물임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아파트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도는 다정하게 재희를 걱정하며 향수 뿌린지 하루가 지났는데 몸이 괜찮냐며 묻는다. 재희는 “뭐 좀 살짝 어지럽긴 한데.. 괜찮아 좋아지겠지”라며 이도를 안심시키는 대답을 한다. 이도는 향수의 비밀을 찾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찾지 못한 것을 말을 하자, 재희는 “찾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사람의 모습을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 해주는 기적의 향수가..이 세상에 또 있을리가 없잖아..”라며 포기한 듯 이야기를 했다. 이어 이도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서 허공에 재희의 얼굴을 그리듯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마음에 새기고 있어.. 너의 모습을..”이라며 다정한 말을 건넨다. 부끄러워하며 웃는 재희를 꼭 안는 이도 품에서 갑자기 점점 힘이 빠지며 정신을 잃으며 축 늘어진 재희다. 병원에 옮겨진 재희는 잠에 빠져있고 그 옆을 지키는 이도는 간절한 듯 재희의 손을 꽈악 잡는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말미 20년전 향수를 만든 사람이 이도임이 밝혀지고 재희를 바라보던 이도는 손목에 향수를 발라주자,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재희에서 예린으로 변신하며 엔딩을 맞이했다. 하재숙은 민재희역을 통해 주인공으로써 입지를 다지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명품연기와 섬세한 감정연기를 통해 출연하는 장면마다 높은 시청률을 보여주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기고 있는 ‘퍼퓸’에서 마지막까지 하재숙은 어떠한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퍼퓸’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日보복’ 국산화 3개 업종에 3개월 특별연장근로 허용

    ‘日보복’ 국산화 3개 업종에 3개월 특별연장근로 허용

    정부가 에칭가스 등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품목과 관련된 기업에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의 수출 제한에 따른 피해는 사회적 재난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수출규제 품목을 국산화하거나 제3국에서 대체품목을 조달할 때 필요한 테스트 등을 하는 연구 인력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른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곳은 일단 일본이 수출을 제한한 품목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가지 품목과 관련된 업종으로 제한한다. 특별연장근로는 기업이 신청하면 고용부가 인가를 내준다. 고용부는 신청한 뒤 3일 이내에 인가해 줘야 하며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나중에 인가를 받을 수도 있다. 이 장관은 “일단 세 품목 관련 업종으로 확정하지만 일본이 앞으로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예상됨에 따라 (특별연장근로 허용이) 필요한 품목이 더 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연장근로는 지방고용노동관서에서 필요성을 확인한 뒤 최장 3개월 범위 안에서 허용한다. 여기서도 불가피하면 3개월 단위로 다시 신청할 수 있다. 3개월이 너무 긴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장관은 “특별연장근로 신청은 노동자의 동의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한도 내에서만 운용할 수 있다”면서 “인가를 내줄 때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대해서도 검토해서 필요하면 추가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조치에 노동계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 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완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노동시간 확대 등으로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면서 “정부는 민족주의로 흐르는 여론에 급급해 만만한 노동자를 상대로 언 발에 오줌 누기 정책을 남발하지 말고 냉정하고 치밀한 외교 전략을 세우는 데 애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내 비망록은 노래 안에” 불멸의 디바와 만나다

    “내 비망록은 노래 안에” 불멸의 디바와 만나다

    조금의 냉소도 담지 않고 말하건대, 지금은 오페라의 시대가 아니다. 이제 오페라가 세간의 화제에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서양의 1950~1960년대 오페라는 문화적 변방에 있지 않았다. 그러는 데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역할이 컸다. 이 영화는 ‘세기의 디바’로 불렸던 그녀의 음악적 성취, 그리고 “영원히 당신의 사랑과 존중을 필요”로 했던 그녀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다. 무엇보다 감독의 개입이 두드러지는 내레이션과 마리아 칼라스 지인들의 인터뷰가 없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 작품에서는 오직 마리아 칼라스만 말하고 노래한다. 아니 그녀의 존재 자체가 오페라인 양, 마리아 칼라스는 말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말한다. 실제로 그녀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 비망록은 노래 안에 담겨 있어요. 그게 내가 할 줄 아는 유일한 언어니까요.” 위에 언급한 대로 이 영화를 보는 방법은 두 가지다. 마리아 칼라스의 음악적 성취에 집중하든지, 삶에 집중하든지. 둘 다 아우르는 게 제일 좋겠지만, 이 글에서는 전자에만 초점을 맞춘다. 물론 유부녀였던 그녀가 그리스 선박왕으로 불린 아리스토 오나시스와 염문을 뿌렸다는 사실, 그런 아리스토 오나시스가 마리아 칼라스를 배신하고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재클린과 결혼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주목할 사실이 있다. 이런 와중에 마리아 칼라스가 오페라 가수로 끊임없이 무대에 섰다는 것이다. 톰 볼프 감독은 비제의 카르멘 ‘하바네라’ 등 그녀가 공연에서 부른 아리아 영상을 곳곳에 배치해 두었다. 설령 이 영화를 통해 마리아 칼라스를 처음 알게 된 관객이라 할지라도 감동할 수밖에 없는 가창들이다. 그녀가 온몸으로 노래하기 때문이다. 목소리뿐만이 아니다. 표정과 제스처 역시 마리아 칼라스의 언어였다. 철학자 믈라덴 돌라르는 ‘오페라의 두 번째 죽음’이라는 책에 다음과 같이 썼다. “오페라의 매력은 아마도 오페라의 이상한 시간성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장르로서의 오페라에 관한 설명이다. 종언을 맞이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오페라. 그것이 완전한 과거도 현재도 아닌 중첩된 시간대를 만들어 낸다는 이야기다. 한데 어쩐지 이 말은 마리아 칼라스에게 고스란히 적용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 아래 문장이 그렇다. “오페라의 긴 생애의 여정 속에서 장엄한 죽음은 디바의 주된 직무였으며 그토록 많은 작품에서 그러한 죽음을 그토록 많이 겪은 이후에 그녀는 죽음에 대한 면역을 가지게 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오페라에서 마리아 칼라스는 수없이 죽음을 맞았다. 그런데 어떤가. 그녀는 명실상부한 불멸의 디바가 됐다. 사후 42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마리아 칼라스는 노래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다. 그녀의 예술이 인생보다 길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7회] 야간 재판하자 양승태 “머리 빠개진다”며 퇴정 명령 요청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7회] 야간 재판하자 양승태 “머리 빠개진다”며 퇴정 명령 요청

    “오늘 재판할 때 원만하고 효율적으로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재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6번째 재판을 이렇게 시작했다. 이날 재판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 역할을 한 심의관 출신 4명의 현직 법관들 가운데 처음으로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법정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청석을 채웠다. 핵심 증인 중 한 명이 법정에 나오게 됐으니 재판은 시작부터 갈 길이 멀어 보였다. 결국 양 전 대법원장이 지난 5월 29일 첫 재판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입을 열었다. 오전 10시에 재판이 시작됐고 첫 현직 법관 증인인 김민수 부장판사가 10시 27분에 증인석에 섰다. 검찰의 주신문이 오후 7시를 넘겨 끝났다. 김 부장판사는 검사들의 질문에 차근차근 배경설명과 자신의 생각을 아주 자세히 풀어놨다. 김 부장판사가 심의관으로 일하던 때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밤 11시까지 계속되자 11시 5분쯤 양 전 대법원장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 10시부터 13시간째 재판을 하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제 체력이 따라가지 못해서, 지금 13시간째 증인의 증언을 듣고 판단하다 보니까 판단력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여기 앉아있을 수가 없고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빠개지는 것 같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반대신문을 다 하더라도 최소한 5시간 이상은, 예정 시간만 해도 3시간씩입니다. 그 때까지 제 체력이 견딜 수가 없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재판부가 하시는 이 재판을 방해하기는 싫습니다. 제가 없어도 변호인도 있고 재판을 진행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따가 법정에서 오히려 폐를 끼칠 것 같습니다. 제가 없어도 여기 공판에 아무 지장받지 않고 재판을 계속할 수 있는 만큼 재판장께서 퇴정 명령을 해 주시면 일단은 퇴정을 하고 재판은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일단 지금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이 체력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퇴정 명령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양승태 “13시간째 재판…머리아파 못 앉아있는다, 내보내달라” 오후부터 변호인들이 잇따라 “반대신문을 오늘 다 마치지 못할 것 같다”며 재판 일정을 고려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입을 열기 바로 전 그의 변호인은 재판부가 휴정을 잠시 하겠다고 하자 “진행에 대해 알려주시긴 해야 하지 않나. 오늘 일정이 어디까지 하실 예정이신지를 알려주셔야 그걸 가족에게도 연락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호소했다. 그리고는 양 전 대법원이 직접 요구를 한 것이다. 10분 가까이 휴정을 한 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퇴정 명령을 할 수 있는 경우인지가 좀 불분명한 것 같다”면서도 양 전 대법원장이 건강을 이유로 호소한 만큼 증인신문을 다음 재판을 한 번 더 잡아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형사소송법 277조의 2를 보면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경우에도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갑자기 이렇게 재판을 거부하면서 증인신문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하는 이상 피고인이 없는 상태로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여지고 실제로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출석을 거부해 증인신문 등 여러 공판절차가 진행된 전례가 있다. 양승태 피고인의 주장의 부적절성에도 공판절차가 흔들림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만 법정에서 나간 뒤 김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계속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파서 몸이 안 좋다 그래서 퇴정하게 배려해 달라고 말하는 게 그게 재판 거부인지 상당히 의문스럽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변호인은 이어 재판부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피고인 몸이 설령 건강하다 하더라도 재판을 지금, 밤 11시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소한 소송관계인들의 동의가 있어야만 야간재판이 진행되는 거라고 저는 지금까지 알아왔다. 만약 재판장님의 지휘대로 소송관계인의 반대가 있더라도 강행하시는 게 가능하다면 검사님들은 야간 조사에 대해 피의자 동의를 왜 받나? 재판장님은 그럼 앞으로 우리나라 피의자들은 조사 동의 안 받고 검사들의 판단에 의해 피의자 신문권이 있으니 밤새 조사해도 된다는 취지이신가? 동의할 수 없다.” ●검찰 “양승태의 ‘재판 거부’” vs 변호인 “야간 재판 시 동의받아야” 감정이 섞인 발언이 이어졌다. “검사가 ‘재판 거부’니 이런 말 붙이는 것 자체가 그럴 상황도 아니고, 한 가지 팩트를 지적해 드리면 오늘 검찰의 주신문 예정 시간은 3시간이었다. 아까 아무리 늦게 잡아도 오전 11시에 시작됐다. 몇 시에 끝났나? 저녁 7시에 끝났다. 증인신문이 이렇게 늦어진 거에 대해서 검찰이 이렇게 얘기하실 수 있는 상황인가?” 검찰은 “‘재판 거부’라는 표현 때문에 이의제기를 하셨는데, 재판장님께서 증인신문을 어디까지 하겠다고 분명히 소송지휘를 하셨다. 그런데 양해를 구하는 것을 넘어서 퇴정 명령을 내달라고까지 발언했다. 이런 피고인을 제가 본 적이 없다”고 다시 반박했다. 그러나 박·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들도 모두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하는 것에 반대해 결국 재판은 끝나게 됐다. 김 부장판사는 다음달 5일 다시 법정에 나오게 됐다. 변호인이 재판부를 향한 불만을 쏟아내고 자정을 앞두고 끝난 이날 재판은 시작부터 양 전 대법원장 측과 재판부의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다. 지난 17일 재판에서 “보석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같은 입장을 반복해 밝혔다. “양승태 피고인에 대해서 구속기간 만료가 얼마 안 남은 상황이어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는 자체에 대해서도 검찰도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법률 규정상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든지 아니면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되는 게 타당하다는 게 저희 의견입니다. 구속 취소로 인한 석방 결정에 비해 특별히 불이익이 되지 않는 내용으로 석방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되고 설령 보석결정을 하더라도 재판부가 조건 여부를 판단할 때 그와 같은 부분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여러가지 피고인의 사정을 혜량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거지 외의 외출 제한이나 보증금 납입 등의 조건을 내건 보석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재판부 “22일 보석 관련 결정” 변호인은 주거지·보증인 확인 안 해줘 재판부는 “구속 피고인 신병에 관한 쌍방 의견은 충분히 진술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양 전 대법원장 측에 주거지가 첫 공판기일에 확인한 경기 성남시 자택 주소가 여전히 맞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변호인의 입장을 헤아려 주시면 좋겠다”며 답을 피했다. “변호인 의견은 충분하게 들었다고 보고 재판부도 거기에 대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라면서 “(확인을 해달라고) 지난번 공판에 말씀드렸는데 이번 의견서에 없어서 보증금에 갈음하는 보증을 서줄 사람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다시 재판부가 물었지만 변호인은 “재판부께서 적절한 방법으로 확인하실 방법이 있으면 변호인 입장에서는 (보석을) 신청을 한 게 아니라 확인 가능한 방법으로 특히 직권으로 어떤 결정을 한다면 재판부가 적절한 방법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변호인의 의견이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정보제공을 명하시거나 협조요청을 하신다면 피고인과 상의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주거지 제한 및 보증금 납입 등의 조건을 내건 석방 가능성이 높아보이자 아예 주거지와 보증을 서줄 가족의 인적사항조차 확인을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재판부는 “최대한 협조해주시고, 구속 피고인의 직권 보석 여부를 심리해 왔는데 다음주 월요일(22일)에 구속 피고인에 대한 직권 보석에 관해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등 이 재판의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세 명의 전직 사법부 고위법관들은 16회에 이른 재판 과정에서 각종 증거능력을 문제삼으며 거듭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을 재발견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인 형사재판에서 다뤄지지 못한 각종 원칙과 규정들을 꺼내 재판의 정석을 새삼 알리고 있다. 22일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이 이번에는 보석과 관련해 어떤 새로운 선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이 재판의 증인석에 선 첫번째 현직 법관인 김 부장판사는 오전부터 밤까지 이어진 증인신문에서 매우 차분했다. 그는 피고인석으로 눈길을 주지 않고 곧바로 재판부를 바라보고 서 양 전 대법원장과는 마주치지 않았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한 김 부장판사는 상고법원 입법 추진 및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의 폐지 추진 방안 등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은 보고서들을 작성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 징계위원회로부터 감봉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날 검찰이 진정성립(문건의 작성자인지, 조서의 진술자인지 등을 확인하는 것)을 하는 데만 한 시간 남짓이 걸렸다. 피의자 신문조서만 14회. 그리고 김 부장판사가 작성한 각종 보고서와 이메일이 모두 그가 진술하고 작성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데만 긴 시간이 소요됐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이 연구회의 소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에 대한 제재 방안을 비롯해 대법원의 긴급조치 판례에 반하는 하급심 판결을 한 김기영 당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현 헌법재판관), 사법행정위원회 추진에 대해 반대를 한 송모 판사에 대한 대응방향 검토 등 이른바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추진하는 사법행정 관련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판사들에 대한 ‘전략’을 세워 보고서에 담은 배경과 그에 대한 김 부장판사의 생각이었다. 법원 내부에서 행정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판사들과 관련, 김 부장판사는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다음의 보고서들을 작성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차OO 판사 게시물 관련’(2015년 8월 18일자) - 상고법원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판사에 대한 대응방안을 담은 보고서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위반한 하급심 판결에 대한 대책(대외비)’(2015년 9월 22일자) -긴급조치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한 김기영 당시 부장판사의 판결에 대한 대책을 담은 보고서. (※보고서 중 ‘대응 방안’으로 항소심에서 심리가 지연되면 사회적인 논란이 커질 수 있다며 신속한 처리가 되도록 ‘사건 신속처리 트랙(패스트트랙) 개발’ 방안을 담음. 또 ‘법관연수 강화’ 방안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자신의 개인적 양심을 앞세워 대법원 판례를 위반한 하급심 판사들에게 자신의 판결이 법관연수에서 강의 및 토론자료로 사용된다는 사실 자체를 일정한 ‘시그널’로 줄 수 있음’이라고도 기재) ·‘송OO 판사 건의문 검토’(2016년 2월 2일자) - 법원행정처장 명의로 법관들의 사법행정 참여를 확대하는 취지의 사법행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공지글이 코트넷에 올라간 뒤 이에 대해 반대하는 글을 올린 송 판사에 대해 분석하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 ·‘사법행정위원회 개선 요구에 대한 대응방안’(2016년 2월 24일자) -송 판사 이후에도 위원회 구성을 반대하는 글들이 올라오자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담은 보고서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후보자 검토’(2016년 3월 28일자) ●첫 현직 법관 증인신문 “임종헌 차장님 지시, 임종헌 차장님의 생각”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문건을 작성했고 주요 내용들도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그대로를 적은 게 많다고 했다. 또 애초에 지시를 받을 때부터 임 전 차장 윗선에 보고될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이나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법행정위원회 관련된 보고서들의 작성을 임 전 차장이 지시한 배경을 설명하는 그의 발언이 유달리 들렸다. ‘사법행정위원회 개선 요구에 대한 대응방안’ 가운데 ‘핵심그룹의 조직적 활동으로 사법행정위원회 출범 의의가 크게 반감될 우려 존재. 소수 핵심그룹의 조직적 활동이 다수 일반 판사들의 호응을 얻는 것을 차단하고 핵심그룹을 고립시킬 필요가 있음’이라는 내용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임종헌 차장님 생각에는 같은 정책이라도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에 한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 양승태 대법원장님이 하시는 정책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당시 생각했던 것 같다. 임종천 차장님 입장에서는 이게 너무, 현 대법원장님께서 하시는 정책은 전부 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당시 생각하셨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같이 모여서 그런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을 핵심그룹이라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치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문구의 대상이 누구냐는 질문에 “임종헌 차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는 현재 대법원장님께 자꾸만 대립하려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 했다”고 답했고, 그게 국제인권법연구회였냐는 물음에도 “그런 분들이 주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어떤, 임종헌 차장님이 보시기에 문제되는 행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했다. ‘(위원회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선출되는 게 아니라 특별한 목적·의도가 있는 사람이 선출되는 결과가 우려됨. 특정 소수세력이 장악할 우려가 있음’이라는 기재 중 특정 소수세력이 뭐냐는 질문에는 “일단 기존의 다른 보고서가 하나 있는 것을 내용이 임종헌 차장님께서 좋아하실 만한 내용이 있어서 복사해서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헌 차장님 생각으로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님께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법행정위원회 반대글에 대해) 임종헌 차장님께서 취지가 좀 순수하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는 식의 답변들이 이어졌다. 동료 판사들에 대한 ‘대응 전략’을 문건으로 만들어낸 그의 판단과 생각이 잘 들리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트와이스, 첫 북미 투어 스타트… 민트색 캔디봉 밝힌 1만 ‘원스’

    트와이스, 첫 북미 투어 스타트… 민트색 캔디봉 밝힌 1만 ‘원스’

    트와이스가 데뷔 후 첫 미국 단독콘서트에서 1만 1000여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북미 투어를 시작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트와이스의 미국 첫 단독콘서트인 로스앤젤레스 더 포럼 공연에 1만 1000여명의 현지 팬들이 열광했다”며 “트와이스가 첫 북미 투어의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고 밝혔다.트와이스의 이번 콘서트 무대인 더 포럼은 엘비스 프레슬리, 잭슨 파이브, 프레디 머큐리,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거쳐간 곳이다. JYP에 따르면 트와이스의 현지 팬들은 공연 전 ‘굿즈’(기념상품)를 파는 팝업스토어 앞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줄을 이뤄 미국에서도 뜨거운 트와이스의 인기를 보여줬다. 또 공연 시작 한참 전부터 공연장 밖에서 커버댄스 등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트와이스는 그동안 발표한 수많은 히트곡 무대와 유닛 무대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트와이스의 열정적인 무대에 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트와이스는 미국 팬들을 위해 잭슨 파이브의 ‘아이 원트 유 백’(I WANT YOU BACK) 커버 무대를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공연 말미에 팬들이 손에 든 ‘캔디봉’(트와이스 응원봉)이 민트색으로 불을 밝혀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민트색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투어에 참여하지 못한 멤버 미나의 고유색이다. 멤버들은 “9명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팬들에게 전하며 미나의 쾌유와 복귀를 기원했다. 한편 트와이스는 19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21일 미국 뉴어크, 23일 시카고에서 ‘트와이스 월드투어 2019 ‘트와이스라이츠’’(TWICE WORLD TOUR 2019 ‘TWICELIGHTS’) 중 북미 투어를 이어간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한·일, 외교적 해법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이 지난 18일 청와대 회동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자유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부당한 경제보복이라는 데 인식을 공유하는 한편, ‘외교적 노력’에 방점을 찍었다. 일본에 경제보복 조치를 즉시 철회할 것과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고, 우리 정부도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차원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으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문제로 거칠게 마주달려온 한·일 양국이 현 시점에서 당장 외교적 해결을 위해 마주앉기는 어려워보이는 시점이긴 하다. 일본 정부는 19일 한국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을 논의할 중재위원회 구성에 한국 정부가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외교적 공세 수위를 높였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남 대사에게 일본이 정한 제3국 의뢰 방식의 중재위 설치 요구 시한(18일)까지 한국 정부가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고노 외무상은 뒤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대법원 판결에 의해 일본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일이 만에 하나 일어나면, 필요한 조치를 적절히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남 대사도 고노 외무상에게 “언론에 우리측(한국)이 징용공 문제와 경제 조치를 연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유감스럽다”고 항의했고, 우리 대사관은 이런 내용이 담긴 자료도 냈다. 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회동에서 당장 특사 파견에 부정적 태도를 보인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럼에도 외교의 문을 열려는 시도를 놓아서는 안된다. 마침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다음주 한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 갈등 중재를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도 “양국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일본 당국이 소재 수출규제와 관련 군사 전용 우려가 없으면 신속히 수출허가를 내줄 방침”이라는 일본 NHK방송의 보도 등을 볼 때 외교적 해결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서울신문 115주년 창간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2명중 1명은 이 문제에 대해 ‘한일 정상이 만나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상간 회동에 이르기까지 양국 정부와 정치권은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 일본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추가적 조치를 내놓아서는 안되고, 우리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문제를 섣불리 다뤄서는 안될 것이다.
  • [주말N극장가] 기생충, 이번 주말 1000만 넘을까 계산해보니

    [주말N극장가] 기생충, 이번 주말 1000만 넘을까 계산해보니

    주말 극장가 이슈를 얄팍하게 살펴보는 ‘주말N극장가’ 코너다. 심도 깊은 분석보다 의식의 흐름을 타고 수다 떠는 코너에 가까우니, 딴죽 거시려면 살포시 ‘백스페이스’ 눌러주시면 감사하겠다. 이번 주말 극장가 이슈는 영화 ‘기생충’의 주말 1000만 돌파 여부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주목받았지만, 아쉽게도 뒷심은 조금 딸리는 모습이다. 잘 안 돌아가는 머리 굴리며 예측해보니 웬걸, 세기의 도박사마저 가늠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영화 ‘기생충’은 목요일인 18일 기준 996만 7000여명으로 1000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문턱 앞에서 거친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현재 일간 관객 수는 8000여명 수준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주말 1000만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주말엔 관객이 더 많이 오는 법. 이를 위해 지난 주말인 12~14일 통계를 살펴본다. 금, 토, 일 사흘 동안 6만 4267명이 찾았다. ‘이 정도면 무리 없겠네’라고 속단하지 마시라. 한 주를 더 거슬러 가보면 문제가 달라진다. 6만 4267명이라는 숫자는 전주대비 무려 28.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그러니까 6만 4267명에 곱하기 0.715를 곱해보자. (여기서 “왜 0.715를 곱하세요?”고 묻지 마시라. 우리,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잖아?) 그럼 4만 5950명이 나온다. 이 숫자를 더해본다. 그럼 1001만 2950명이다. 아, 역시 1000만 돌파 오케이네! 아니다. 고려하지 않은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상영관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 기생충 개봉일은 5월 30일로, 무려 7주째 극장에 걸렸다. 그러나 최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라이온킹’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상영관을 많이 빼앗겼다. 12~14일 전국 상영관 수는 각각 360, 314, 315였다. 그러나 18일에는 196관으로 훅 줄었다. 개봉관 수가 50%포인트 줄었기에, 6만 4267명에 0.5를 곱하고 더해보자. 999만 9133명이 나온다. 아슬아슬하게 1000만을 못 넘는다는 이야기다. 배급사에서 열심히 밀어주는 터라 조만간 1000만을 돌파하겠지만, 이번 주 일요일까지 가능하겠냐고 예측하긴 어렵다. 그러나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한국 영화 최초로 칸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우리 영화의 저력을 알린 작품이니 언제 1000만을 넘느냐는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닐 터다. 개인적으론, 이번 주 일요일 오후쯤 1000만이 넘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뭐, 맞은들 어떠하고, 틀린들 어떠하겠느냐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우즈, 매킬로이 처참한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

    우즈, 매킬로이 처참한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

    5언더파 단독선두 J.B 홈스에 12~13타 뒤져 .. 우즈는 2002년 이후 최악의 타수홈경기 매킬로이, 첫 홀 ‘쿼드러플 보기’ 이어 마지막 18번홀도 ‘트리플 보기’제148회 브리티시오픈 ‘우승 후보’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첫 날부터 나란히 무너졌다.우즈는 18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7344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는 1개밖에 잡지 못하고 보기 6개와 더블보기 1개를 남발한 끝에 7오버파 78타를 쳤다.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공동 144위로 밀려난 우즈는 당초 목표로 삼았던 메이저 통산 16승은커녕 컷 통과도 쉽지 않은 지경에 내몰렸다. 우즈가 이 대회에서 78타를 친 것은 2002년 3라운드 81타 이후 17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5언더파 66타로 단독선두에 나선 J.B 홈스(미국)에는 무려 12타 뒤지고 예상 컷인 공동 72위의 2오버파 선수들에게도 5타 모자란다. 결국 우즈는 2라운드에서 타수를 큰 폭으로 줄여야 3라운드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1951년 이후 68년 만에 북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첫날부터 15도 안팎의 낮은 기온에 비까지 내리는 날씨 속에서 진행됐다. 여기에 링크스 코스 특유의 바닷바람과 억센 러프, 좁은 페어웨이 등이 선수들을 고전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특히 허리 상태가 좋지 못한 우즈에게 쌀쌀한 날씨가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미국 골프채널은 “첫 스윙부터 우즈의 표정이 일그러졌고 이후 경기 내내 그의 표정은 어딘지 불편해 보였다”며 허리 통증 재발 가능성을 제기했다.우즈는 1, 2번 홀에서 온 그린에 실패하고도 파를 지켰으나 5번~10번홀까지 6개 홀에서 6타를 잃고 무너졌다. 6번홀(파3)에서는 티샷과 세컨샹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각각 흔들리고 보기 퍼트까지 놓치면서 2타를 잃었다. 버디는 15번홀(파4) 9m 남짓 거리의 긴 퍼트가 유일했다. 티샷 정확도는 57.1%(8/14), 그린 적중률은 55.6%(10/18)에 그쳤고 퍼트 수도 32개로 많았다. 북아일랜드 출신으로 홈 경기를 펼친 매킬로이는 한 술 더 떴다. 첫 홀부터 쿼드러플보기로 시작한 뒤 8오버파 79타로 망가져 공동 150위로 밀려났다. 1번홀(파4) 티샷을 왼쪽 ‘아웃오브바운즈(OB)’ 지역으로 보내 4타를 잃고 시작한 매킬로이는 7번, 9번홀 버디로 3오버파까지 만회했으나 이후 16번홀(파3) 더블보기,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트리플보기로 최악의 마무리를 했다. 매킬로이는 “첫 홀과 마지막 홀에서만 7타를 잃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인 홈스가 단독 선두에 오른 가운데 셰인 로리(아일랜드)가 4언더파 67타로 1타 뒤진 2위에,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을 비롯해 웨브 심프슨(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욘 람(스페인) 등 13명이 3언더파 68타의 3위 그룹을 형성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박상현(36)이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69타, 공동 16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시우(24)는 1언더파 70타로 공동 20위, 임성재(21)는 이븐파 71타로 공동 42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사라진 공룡시대 복원 ‘뼈의 전쟁’

    사라진 공룡시대 복원 ‘뼈의 전쟁’

    작가 사후 발견된 1970년대 작품 영화 ‘쥬라기 공원’ 간접적 프리퀄 인간들의 욕망 끝의 허망함 경고1800년대 후반 미국 고생물학자 ‘마시’와 ‘코프’는 공룡 화석 발굴과 형태 복원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비방, 인신공격은 물론이고 상대방이 발견한 화석을 도둑질하거나 서로 총질하는 일도 빈번했다 한다. 서부극 뺨치는 이들 경쟁을 일컬어 사람들은 ‘뼈의 전쟁’이라 불렀다. 소설 ‘드래곤 티스’는 영화 ‘쥬라기 공원’의 프리퀄이다. ‘쥬라기 공원’ 원작자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TV·영화 프로듀서 마이클 크라이튼(1942~2008)이 이 소설로 공룡에 ‘입덕’했기 때문이다.작가 사후에 발견된 ‘드래곤 티스’는 1970년대 쓴 작가의 첫 작품이다. 미국자연사박물관 큐레이터인 E H 콜버트가 크라이튼에게 전설적인 두 고생물학자를 언급하며 소설로 써보라 제안하면서 ‘드래곤 티스’가 탄생했다. 내용상으로 쥬라기 공원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 책이 아니었으면 크라이튼이 공룡 이야기에 천착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소설은 미국 동부의 부잣집 자제, 열여덟 살 예일대생 윌리엄 존슨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라이벌과 1000달러를 걸고 치기 어린 내기를 한 윌리엄. 여름내 서부로 여행을 떠나는 일이었다. 돈과 자존심이 걸려 있는 만큼 물러날 수 없었던 윌리엄은 괴짜로 소문난 예일대 고생물학과 마시 교수의 공룡 화석 탐사대에 지원한다.소설의 배경이 되는 1876년 미국 서부 지역은 황금을 향해 달려든 이들의 ‘골드러시’와 인디언과의 긴 전쟁으로 몸살을 앓는 중이었다. 또한, 아직 공룡의 존재를 확신할 수 없었고, 때문에 창조론과 다윈의 진화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러나 금을 찾겠다는 사람들의 욕망은 그칠 줄 몰랐고, 마시나 코프 같은 이에게 금 이상 가는 게 바로 공룡 화석이었다. 공룡 화석은 먼 고대 시대, 지구에 거대한 존재가 살았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일이자, 자신들의 존재를 입증하는 토대였다. 이 와중에 별다른 신념도 없이 이들과 함께 하게 된 윌리엄의 심리 변화가 재밌다. 윌리엄에게 공룡 화석이란 ‘그 지긋지긋한 뼈’였다가 중반에는 “모두가 갈망하는 것을 차지하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있을까”라고 환희에 벅차 부르짖는 것이었다가, 나중에 가서는 ‘왜 쫓는지 본인도 잘 모르는’ 것이 된다. ‘쥬라기 공원’과 공통점이라면 사라진 시대를 발견하고 복원하는 일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큰 화를 부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크라이튼은 이와 관련, 작가의 말에 이렇게 남겼다. “이 소설에서 그려진 미 서부의 풍경은 그로부터 100여년 뒤, 아득한 옛날 공룡의 세상이 그러했듯, 머지않아 영원히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414쪽)고. 그러나 함께 남긴 소설 ‘그 후의 이야기’에는 실존 인물인 ‘코프’가 최초로 브론토사우루스 뼈대를 조립했으며, ‘마시’는 공룡 화석 80개를 발견해 손수 이름을 지었다고 적었다. 개인의 일생으로만 보면 허망한 일을 주야장천 썼던 크라이튼의 생애만 보아도, 새로운 진리를 좇는 일의 어려움을 경고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지 모험을 그치라는 뜻은 아닌 듯하다. 스포일러를 살짝 적자면, 철부지 도련님 윌리엄은 우여곡절 끝에 학교로 돌아오고, 아버지의 뜨거운 포옹을 받는다. 그러나 윌리엄은 전과는 분명히 다른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규제 풀어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업 혁신 열기 뜨거워졌다”

    “규제 풀어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업 혁신 열기 뜨거워졌다”

    모래가 담긴 네모난 상자에서 아이가 놀고 있다. 모래성도 쌓고 터널도 만들며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자칫 놀다가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부모는 아이를 옆에서 지켜본다. 최근 시행 6개월을 맞은 ‘규제샌드박스’의 기본적인 개념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신산업·신기술 출현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를 일시적으로 면제해 주는 제도다.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 기업들은 규제샌드박스에 들어와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한다. 새로 개발한 아이디어나 제품이 시장성이 있는지도 가늠한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올해 목표 100건 가운데 81건(81%)의 규제 샌드박스 과제가 승인됐다.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로 속병을 앓던 기업들의 열기가 뜨겁다. 18일 ‘규제샌드박스 시행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이종영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원소연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사회는 오일만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맡았다. -규제 샌드박스의 탄생 배경과 개념을 설명해 달라. 구자현(이하 구) “원래 영국의 제도를 본뜬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영국은 국가적으로 금융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핀테크’ 육성이 절실하다고 봤다. 당시 마크 월포트 영국 수석과학자문관은 핀테크를 키우기 위한 10가지 정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당장 추진하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된 것이 규제샌드박스다. 이를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응용한 것이다. 영국에서는 금융 분야에만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혁신금융, 산업융합, 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하고 있다.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영국보다 훨씬 넓어진 것이다. 특히 산업융합 분야는 어떻게 조합하는지에 따라 발전 방향이 무궁무진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자에게는 엄청난 기회다.” 이종영(이하 이) “일종의 ‘패스트트랙’이다. 법에 근거를 두는 규제는 만들어질 땐 나름의 목적이 있다. 그러나 사회는 변화하고 새로운 기술은 계속 나온다. 과거에 만들어진 법이 이런 변화를 오롯이 담아 내긴 역부족이다. 시장을 뒤흔들 만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 때문에 발목이 잡히는 것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여기서 벗어나자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다. 세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험하는 ‘실증특례’, 일시적으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임시허가’, 신기술과 관련된 규제가 있는지 빠르게 확인하는 ‘규제 신속확인’ 등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원소연(이하 원) 최근 ‘공유주방’이 규제샌드박스의 문턱을 넘었다. 하나의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공유하자는 아이디어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영업소마다 하나의 사업자만 영업을 신고할 수 있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가 만든 식품을 다른 사업자에게 판매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런 규제를 풀어 보기로 했다. 스타트업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공유주방 ‘위쿡’이 규제샌드박스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공유주방 위쿡으로 한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공유토록 하고 여기서 생산한 식품을 다른 사업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신규 외식업 창업자의 시장 진입이 확대되고 초기 창업비용도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본다.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에는 심전도 측정을 하려면 환자가 병원에 직접 와서 측정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기는 이런 환자의 불편을 덜어 준다. 2015년 기술이 개발됐지만 원격의료가 전면적으로 제한되면서 시장 출시를 4년이나 하지 못했다. 정부는 응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병원으로 가도록 안내하는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기로 심장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규제샌드박스 도입 후 구체적으로 달라진 것이 있는지. 구 “규제샌드박스 과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기업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도전하려는 의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있다. 인력 문제 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조건은 역시 규제다. 규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기반이 아무리 갖춰져도 성장할 수 없다. 규제샌드박스는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언제든지 규제를 풀어 줄 수 있다는 신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스타트업들이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한 뒤로 투자자들에게 문의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긴 것으로 보인다. 원 “규제샌드박스는 기존 규제개혁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제도다. 지금껏 규제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규제를 개선했을 때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규제를 풀어 주는 것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분석하는 일은 해당 법령을 가지고 있는 부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규제샌드박스 과제는 부처 혼자서 결정하고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다. 규제 혁신과 그것에 대한 책임을 공무원 한 사람, 한 부처에만 묻는 방식을 넘어 모든 사람이 참여해 장기적으로 규제 개선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여러 분야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혁신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가. 이 우리나라의 규제 완화 시스템은 규제를 풀어 줘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담당 공무원더러 책임을 지라고 하는 구조다. 규제를 풀어 줘서 얻은 사회적 혜택은 무엇인지 함께 봐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단지 규제를 풀어 줬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만 크게 부각되는 문제점이 있다. 언론에서 크게 보도하면 감사원에서 감사를 나오고 검찰 수사도 들어간다. 정부에서도 해당 공무원을 징계한다. 이런 구조에서 누가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어 주려고 하겠는가. 공무원이 규제를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언론은 비판적으로 기사를 쓰면서도 규제가 가진 효과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올바른 방안도 함께 제시해 줘야 한다.” 구 “규제샌드박스가 지속적으로 효과를 내려면 국회도 노력해야 한다. 규제샌드박스를 운영하면서 어떤 규제가 문제가 있는지 파악했다면 관련된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도 속도를 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열심히 투자한 기업이 규제샌드박스에서 나와 갑자기 고꾸라질 수도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과 자본, 기술력을 가진 기존 대기업과의 협업을 이끌어 내는 것도 필요하다. 규제샌드박스에 들어온 기업끼리의 융합을 이끌어 내려는 관점도 중요하다.” -규제샌드박스의 한계와 앞으로의 과제는. 원 “규제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와 환경이 변하는 속도를 법이 따라오지 못해 불합리해진 측면이 우리가 개선해야 하는 지점이다. 4차 산업혁명을 맞으면서 과감하게 뛰어들어 보자고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한 것이 자칫 시장에 ‘샌드박스만 통하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신호를 줘서는 안 된다. 샌드박스를 거쳤는데도 여전히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업들도 알아야 한다. 정부가 규제를 바꾸고 싶어도 이해당사자 사이의 갈등이 첨예한 문제가 있다. 이런 것은 규제샌드박스로 풀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합의로 해결하는 것이 맞다.” 구 “규제샌드박스의 궁극적인 목적이 국민의 편익 증대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샌드박스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사업자도, 정부도 마찬가지다. 혁신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그것을 통해서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규제샌드박스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규제샌드박스에서 내놓은 결과물이 마냥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혜택을 줬는데 이런 결과물을 냈다는 비난보다는 혁신과 도전하는 자세를 응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는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중요 계기가 된다.” 정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경기 당초 예상보다 악화…금리, 연내 한 차례 더 내리나

    경기 당초 예상보다 악화…금리, 연내 한 차례 더 내리나

    수출·투자 부진 상황 경기 부양 선제 대응 美中 무역분쟁·日 수출 규제 등도 영향 美와 정책금리 차 0.75%P→1%P로 커져 추가 인하는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달려 하나·농협銀 다음주 수신금리 인하 검토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8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배경에는 국내 경기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됐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도 인하 시기를 앞당겼다.한은의 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측을 깬 결정이다. 전문가 대부분은 한은이 이달에 동결하고 다음달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은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인하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수출, 설비·건설 투자를 중심으로 부진한 경제 지표와 6개월 연속 0%대를 이어 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내수경기 둔화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대 초반으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날 한은의 금리 인하로 한국(1.50%)과 미국(2.50%)의 정책금리 차는 기존 0.75% 포인트에서 1.0% 포인트로 벌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이달 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추가 인하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여파가 본격화되고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4분기 중 한 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추가 인하 가능성과 관련, “통화정책을 운용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 안정을 같이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며 “지난해 11월에는 금융 안정에 초점을 두고 금리를 올렸다면 이번에는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국내외 정책적 불확실성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오는 10월에 기준금리를 1.25%로, 내년 상반기 1.00%까지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역대 최저 금리 수준이 1.25%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한은이 지난해 1~2차례 정도 더 금리를 인상했다면 대응 여력을 갖췄을 것이라는 ‘통화정책 실기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총재는 “금리를 낮춰서 정책 여력이 줄긴 했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도 금리 계산에 분주해졌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다음주쯤에 수신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은행들도 시기와 조정폭을 놓고 고민 중이다. 대출금리는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조정되면 연쇄적으로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90‘s 신주류가 떴다] 회사 안에선 아싸 회사 밖에선 인싸

    [90‘s 신주류가 떴다] 회사 안에선 아싸 회사 밖에선 인싸

    회사원 강지은(26·가명)씨의 주말 일정은 빼곡하게 짜여 있었다. 오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색으로 찾은 유명 냉면집에 가 긴 대기 줄에 합류했다. 냉면을 먹은 다음에는 에어팟을 꽂고 스타벅스에 가서 그동안 꾸준히 모은 스티커를 털어 비치타월을 받았다. 수량이 한정된 사은품이어서 중고품 거래 인터넷카페에서 수만원에 팔리는 ‘핫’한 아이템이다. 저녁엔 친구들과 록 페스티벌을 찾아 ‘떼창’을 불렀다. 지은씨는 이날의 모든 일정을 인증샷으로 남겨 태그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쭉쭉 올라가는 ‘좋아요’와 댓글을 읽다가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SNS 인증은 인싸의 핵심… 콘셉트 잡아 느낌 있게 피드 관리 회사 안에서는 어떻게든 ‘아싸’(아웃사이더) 모드로 지내려는 90년대생들은 회사 밖에서는 ‘인싸’(인사이더)를 꿈꾼다. ‘인싸템’(인싸들이 사용하는 아이템)으로 소문나면 순식간에 불티나게 팔리고 ‘힙 플레이스’(유행에 앞서가는 장소)로 알려진 식당은 한두 시간 줄을 서도 아깝지 않다. SNS 인증은 인싸들의 존재 이유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SNS에 올리지는 않는다. 음식, 여행, 독서 등 자신만의 콘셉트를 잡아 피드(사진목록)의 전체 느낌을 통일감 있게 관리한다. 여러 사람과 우르르 모여 찍은 사진을 올리거나 구구절절 일기를 적은 ‘싸이월드’식 인증은 인싸들에게 배척당한다.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최지영(34) 과장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90년대생 후배들에게 보여 줬다가 면박을 당했다. “과장님 인스타에는 콘셉트가 없어요”, “너무 촌스러워요. 누가 이렇게 일상을 낱낱이 공개해요”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동영상이나 찍고 한가해?” 상사 핀잔 싫어서 회사엔 비밀 90년대생의 인스타에는 자신의 얼굴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관심 분야만 중점 노출하는 탓이다. ‘happy, love, hope’ 등을 아이디로 삼는 것도 낡은 방식으로 취급된다. ‘좋아요’가 많을수록 인싸력(인싸로서의 능력)을 뽐낼 수 있어 ‘팔로어’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스타, 페북 등에서 ‘좋아요’를 서로 눌러 주기로 약속하는 ‘좋탐’ 문화가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SNS에서 인싸인 90년대생들은 직장에서는 철저히 아싸로 남길 바란다. 자신의 일상을 재치 있게 촬영한 브이로그(비디오 블로그)를 올리는 유튜버 이모(28)씨는 직장 상사에게는 유튜브 얘기를 일절 하지 않는다. “영상이나 찍으며 놀 정도로 한가하냐”는 핀잔을 들을 게 뻔하고 굳이 사생활을 공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회사가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사회성이 좋은 인싸를 선호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뽑고 난 뒤에는 묵묵히 야근하는 아싸를 좋아한다”고 꼬집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배트걸 백수현, 더위보다 힘든 건?

    배트걸 백수현, 더위보다 힘든 건?

    2018년 9월 6일 넥센과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 넥센의 박병호 선수가 한 경기에서 두 번이나 몸에 공을 맞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점잖기로 소문난 박 선수가 결국 격분, 투수 쪽으로 걸어가며 불만을 드러내자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올라와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장내에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그때,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한 이가 있다. SK 와이번스 배트걸 백수현씨다. 지난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백씨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벤치 클리어링을 처음 목격한 때라 당황스러웠지만, 배트를 주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갈 때, 저도 같이 뛰어나갔죠. 그 장면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어요. 같이 싸우러 나가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백씨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배트걸로 활동 중이다. 친구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그는 “평소 야구를 좋아해서 배트걸에 관심이 있었는데, 친한 친구가 배트걸 모집 공고를 보고 추천했다. 지원했는데 운 좋게 붙었다”며 미소를 지었다.그에게 이제 알아보는 사람이 많겠다고 말하자, 백씨는 “그렇진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헬멧 안 쓰고, 유니폼 안 입으면 못 알아보신다. 근데 유니폼 입고 헬멧 쓰고 돌아다니면 알아봐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배트걸은 경기 중 선수들의 배트를 줍고 정리하는 일 뿐만 아니라 파울볼을 줍는다. 또 주심에게는 공인구를, 투수에게는 로진백(투수가 공을 던질 때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도 전달한다. 이 일은 홈팀이 있는 1루 배트걸과 원정팀이 있는 3루 배트걸이 나눠서 맡는다. 백씨는 3루 배트걸이다. 그는 한 달 평균 홈경기가 있는 12일을 일한다. 보수는 경기당 5만 5000원이다. 백씨에게 일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묻자, “오직 집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선수들이 파울볼을 쳤을 때는 배트를 챙겨오면 안 된다.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경기에 항상 집중해야 한다”며 “심판과의 소통도 중요하고 파울볼이 날아오는지도 잘 지켜봐야 한다. 경기에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배트걸은 경기장 내에서 항상 뛰어다닌다. 인터뷰 당일도 체력 소모가 상당해 보였다. 더위와의 싸움도 만만치 않을 터. 이에 대해 백씨는 “헬멧을 쓰면 공기가 안 통해서 힘들다”면서도 “사실 진짜 힘든 건 따로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원정팀이 있는 3루 쪽에 있다 보니, 우리 팀이 이기고 있어도 원정팀 눈치가 보여 마음껏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배려하는 마음을 기저에 깔고 있는 그에게 물리적으로 힘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출퇴근이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백씨는 서울 방배동에서 인천까지 출퇴근한다. 왕복 3시간 거리다. 백씨는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힘들긴 하다. 특히 경기가 연장으로 가면 막차가 끊길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할 때가 있다”며 방긋 웃었다. 그럼에도 경기가 있는 날만 기다려진다는 백씨. 그는 “배트걸은 나에게 있어 활력소 같다. 제가 좋아하는 팀에서 구성원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보람차고 뿌듯하다”며 “특히 팀이 이겼을 때 보람을 느낀다. 요즘은 빨리 출근해서 선수들과 함께 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경기 날이 기다려지고 설렌다”고 말했다. 백씨는 경기대학교에서 한국화 학과 동양화를 전공했다. 배트걸로 활동하지 않을 때는 영재교육원에서 아이들에게 미술과 언어, 수리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제가 하고 있는 강사 일도 열심히 하고, 시즌 중에는 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밝은 에너지를 한껏 실은 각오를 전했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goph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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