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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진정한 친구는 어려울 때 빛난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진정한 친구는 어려울 때 빛난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대한민국호의 미래 운명이 걸린 ‘평창동계올림픽’이 이제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이번 동계올림픽을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경제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고자 꾸준히 노력했다. 각종 경기장 건설뿐 아니라 인천공항과 강원도 강릉을 연결하는 KTX와 영동 고속도로 확장 등 각종 인프라 건설이 마무리됐고 평창을 중심으로 선수단과 관광객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하지만 이런 우리의 노력과 상관없이 평창올림픽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최근 동계 스포츠의 꽃인 아이스하키 세계 최고 선수들의 무대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리그 경기 일정 등을 이유로 올림픽 불참 선언을 한 데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적 도핑 테스트 책임을 물어 5대 동계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의 이번 올림픽 출전을 불허했다. 여기에 ‘북핵과 미사일 변수’가 더해지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엔이 지난달 13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한반도 긴장 완화’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북한의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한반도의 안전 문제가 다시 국제사회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를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북한의 화성15형 발사는 미국 사회를 다시 한번 ‘북핵’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미 수도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은 지금까지 북한의 위협과 차원이 다른 ‘게임 체인저’가 됐다. 이에 미국에서 ‘주한미군 가족의 철수 요구’, ‘선제타격론’, ‘북핵·미사일 완성 3개월 주장’ 등 대북 강경 발언이 쏟아지면서, 결국 올림픽의 ‘평화’ 정신을 누구보다 추구해야 할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미국의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는 아직 미결 문제(an open question)로 남아 있다’고 밝혔고 이어 백악관도 ‘미 선수단의 참가 여부가 공식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유로 ‘미 선수단의 안전’ 문제를 꼽았지만 북핵 위기 고조 등 안보 이슈를 12일 앨라배마 상원 보궐선거와 러시아 스캔들의 돌파구로 삼으려는 의도가 더욱 큰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한 달여 전 우리 국회에서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조하겠다’고 큰소리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공화당의 ‘이익’을 위해, 우리와의 ‘약속’을 던져버리는 모습에서 ‘친구도, 적도 없다’는 국제사회의 비정함이 느껴진다. 사드로 우리를 한동안 괴롭혔던 중국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대규모 방문단을 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이 중국의 연휴인 춘제와 맞물리면서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3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려움에 빠졌을 때 진정한 친구를 구별할 수 있는 법이다. 어려움에 빠진 나에게 손을 내미는 친구가 진정한 동맹이고 우방이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적이고 성공적으로 치러지려면 친구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70년 혈맹’이라는 친구가 곤경에 빠진 우리에게 등을 돌릴지 아니면 누구보다 강하게 우리 손을 잡을지 5100만여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hihi@seoul.co.kr
  • 北 “유엔과 의사소통 정례화 합의”… 국면 전환 나섰나

    北 “유엔과 의사소통 정례화 합의”… 국면 전환 나섰나

    북한이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 방북 이후 유엔과 다양한 급에서 왕래를 통한 의사소통 정례화에 합의하면서 향후 유엔 대화 채널을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4박 5일간 방북 일정을 마친 펠트먼 사무차장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북한은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와 관련한 현재 상황이 가장 긴박하고 위험하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상황은 오직 외교적 해결책으로 풀 수 있다”면서 “진실한 대화의 과정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9일 “우리 측과 유엔 사무국 측은 이번 유엔 부사무총장(사무차장)의 방문이 우리와 유엔 사무국 사이의 이해를 깊이 하는 데 기여하였다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앞으로 각이한 급에서 내왕을 통한 의사소통을 정례화할 데 대하여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유엔의 공정성 보장 문제와 관련한 우리의 원칙적 입장을 천명했다”면서 “유엔 사무국 측은 조선반도 정세 격화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국제 평화와 안전 보장을 기본으로 하는 유엔의 사명을 밝힌 유엔 헌장에 따라 조선반도의 긴장 완화에 이바지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북한에 입국한 펠트먼 사무차장은 본래 귀국 예정일인 8일보다 하루 더 머무르고 9일 귀국길에 올랐다. 북한에 하루 더 머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방북 기간 펠트먼 사무차장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과 각각 만나 양자회담을 했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오는 13일 열리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이번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AFP 통신 등은 “펠트먼 사무차장이 북한과 소통 채널 구축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유엔을 통해 북·미 대화에 물꼬를 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의 제재·압박 속에 유엔 고위급 인사를 초청한 북한이 유엔 대화 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군사적인 긴장이 고조되는 흐름 속에서 유엔과 소통을 통해서 자기 목소리를 충분히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유엔과 미국 또는 유엔과 국제사회 간의 균열을 꾀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가하고 있는 제재의 예봉을 약화시키는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러 “北, 美와 직접 대화 원해”

    러 “北, 美와 직접 대화 원해”

    美, 대북 제재 상황에 러 중재 심기 불편 中, 백두산 근처 난민 수용소 건설 추진 북한이 김정은 체제 안전보장을 위해 미국과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양자회담을 한 뒤 “우리는 북한이 무엇보다 미국과 자국의 안전보장에 대해 대화하기를 원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는 이를 지원하고 그러한 협상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틸러슨 장관과 미국 동료가 (북한의 희망에 관한) 우리의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우리는 대결의 악순환과 모험주의, 도발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은 러·중이 함께 제안한 한반도 긴장 완화와 협상 재개 조건 조성에 관한 ‘로드맵’(단계적 문제 해결 방안) 이행 구상을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미 간 대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북·미 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주장에 미국은 ‘핵보유국 인정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북·미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면서 “북·미 중 한쪽의 양보가 없는 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미국은 러시아의 북·미 대화 중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나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할 뿐 아니라 더욱 강력한 독자 제재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국이 틸러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의 양자회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보인 것이다. 한편 북한과 접경한 중국 지린성 기관지가 핵공격에 따른 방사능 오염 대응법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파장을 일으킨 데 이어 중국이 백두산 근처에 난민수용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홍콩 동망은 이날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국영 통신회사 차이나모바일의 내부 문건을 인용해 “중국이 한반도 전쟁에 대비해 여러 곳의 난민수용소를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백두산 남쪽 지역인 지린성 창바이현은 관내에 북한 난민을 받아들이기 위한 수용소 5곳을 건설할 예정이다. 동망은 이어 “당국의 난민수용소 건설 방침에 따라 차이나모바일은 관계자를 현지로 보내 조사를 벌이면서 이동통신 기지 설치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건에는 현장 조사 결과 두 곳에서 신호가 잡히지 않았고, 다른 한 곳도 신호가 극히 미약해 통신이 힘들었다는 보고가 나와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IOC, 北올림픽委와 내주 스위스에서 평창 참가 협의”

    “IOC, 北올림픽委와 내주 스위스에서 평창 참가 협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다음주 북한 장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을 스위스 로잔으로 초청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협의하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림픽 자체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도 목적이지만 올림픽이 한반도 핵·미사일 위기를 돌파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이 평창에 등장한다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로 평창올림픽 참가가 더 불투명해졌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평창올림픽 때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적어도 관료급 이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은 피겨스케이팅 페어(렴대옥-김주식 조)에서 유일하게 따낸 출전권을 포기한 상황이다. 미 NBC는 “북한이 참가신청 데드라인인 10월 30일까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참가 의사를 통보하지 않았다”면서 “규정에 따라 페어 종목 출전권은 차순위인 일본으로 넘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포시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서 ‘한반도해양평화공원 구상안’ 제안

    김포시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서 ‘한반도해양평화공원 구상안’ 제안

    720만 재외 한인동포들을 보듬고 함께 남북화해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경기 김포시가 마련한 제2회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이 28일 김포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디아스포라와 유라시아 협력’을 주제로 1부 개회식에 이어 2부 발제와 토론, 대담과 특별공연으로 진행됐다. 유영록 시장은 개회사에서 “강제이주 80년을 맞아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당당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47만 고려인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포럼이 우리 민족사에서 가장 큰 디아스포라인 남과 북의 문제를 중립지인 김포 한강하구를 통해 풀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첫 번째 세션 발제 ‘고려인 디아스포라, 강제이주 80년’에서 황영삼 한국외대교수는 “고려인들은 유라시아를 선도적으로 개척한 사람들”이라며, “우리에게 고려인들은 가난하고 어려운 삶을 살아와 도움이 필요한 동포로 인식됐으나 소련정부 시기에 고려인은 매우 존중받는 소수민족으로, 사회 각계서 장관급이나 국회의원으로 활약하는 엘리트도 다수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사실이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아 고려인동포들이 과소평가된 점이 있다”고 설명하고, “이제 미래지향적으로 해외에 나뉘어진 고려인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유라시아 네트워킹에 한국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세션 발제자로 나선 남정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김포를 포함한 ‘한반도해양평화공원 구상안’을 제시했다. 이 구상안은 남북한이 협력해 접경연안의 생물다양성과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정치·군사적 긴장을 완화해 통일경제번영의 토대를 구축할 목적으로 공동관리하는 다기능복합공간을 말한다. 그는 “남북상호신뢰하에 작은 것부터 서두르지 않고 남북한이 점진적이고도 반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정치·군사적 접근을 배제한 남북연안관리 전문가 중심으로 비정치적 국제기구를 활용해 추진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해주항을 아시아의 미항으로, 지구촌평화의 항만으로 개발하고 서울~한강~해주~대동만~백령도~강화도를 연결하는 환상형 연안관광정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개회식에 정세현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대신해 이주태 협력교류국장이 참석해 축하했다. 이어 포럼은 ‘칼의 노래’로 유명한 김훈 작가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포럼에 맞춰 뉴질랜드 작가 로저 셰퍼드의 ‘남북의 백두대간. 산, 마을 그리고 사람’ 전시회가 개최되고, 김포에 거주하는 줌머인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숨’도 상영됐다. 이 밖에 저녁에는 조강치군패와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등이 출연하는 ‘평화문화 그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 무대에 올려졌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정부 성명 “북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강력 규탄”

    정부 성명 “북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강력 규탄”

    29일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해 정부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규탄했다.정부는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이 낭독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부 성명’을 통해 “북한이 오늘 또다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면서 “북한의 반복적인 도발 행위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정부는 북한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외면한 채 무모한 도발을 통해 긴장을 지속 고조시키고 있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지금이라도 도발을 통해 얻는 것은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 뿐이며, 핵·미사일 개발 포기만이 자신의 안보와 경제 발전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정부는 북한이 더 이상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위도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를 향한 국제사회의 단합한 목소리에 호응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면서 “긴밀한 한미 공조를 통해 우리의 대북 억지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3시 17분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4500km, 예상 비행거리는 약 960km”라고 밝혔다. 군은 이 미사일의 세부 제원에 대해 미국과 정밀 분석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성역 없이 적폐 규명해야” “국민소통 없인 정쟁도구로 변질”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성역 없이 적폐 규명해야” “국민소통 없인 정쟁도구로 변질”

    문재인 정부 6개월 특별좌담에서 가장 논쟁이 뜨거웠던 주제는 ‘적폐청산’이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등 6명의 서울 자치단체장들은 사회자가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쉼 없이 저마다의 소신과 논리를 펼쳤다. 구청장들은 적폐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모두 공감했지만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전·현 정권, 여야를 막론하고 엄격하고 공정하게 법의 잣대를 적용해 엄벌하는 것이 ‘촛불정신’이라는 주장과 진실은 밝히되 용서와 화합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정치 보복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의견, 인적 청산에 그치지 말고 적폐를 낳은 구조적 시스템을 개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시각 등 다양하게 갈렸다. 한반도에 안보 위기를 드리우고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해법을 주로 제시했다. 민간 교류 활성화를 통한 긴장 완화를 병행하자는 주장을 공통적으로 했다.[적폐 청산] →요즘 적폐청산이 이슈다. 야당 등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를 놓고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데. -정원오: 적폐는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 하지만 죄를 묻는 방식은 현명해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종식 뒤 1994년 집권한 넬슨 만델라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만들어 백인들이 흑인들을 가혹하게 탄압했던 진상은 밝히되 잘못을 고백한 백인들을 사면해 줌으로써 흑인과 백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용서와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했다. 우리도 적폐의 진실은 규명하되 처단이 아닌 화해의 방식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도 적폐는 수도 없이 나올 텐데 그때마다 다 처단해야 할까. 거듭 말하지만 전 정권의 선거·정치 개입 등 불법·부정 진상은 명백하게 규명해야 한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분풀이·복수·보복 같은 쓸데없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용서를 구하면 화해하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 방식을 지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이창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현재 새 정부의 적폐청산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다. 적폐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적폐가 만천하에 민낯을 드러냈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과거처럼 정치적 타협과 용서, 화해, 이런 식으로 했을 때 과연 1년 전 광화문의 촛불민심을 담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대나무가 성장할 때 매듭을 짓는 이유는 끊임없이 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다. 지금 해야 할 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똑같이 준엄한 법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인정할 것이고 그것이 촛불민심을 구현하는 길일 것이다. 전직은 물론 현직 대통령도, 9급 공무원도 예외일 수 없다. 이것이 지금 국민에게 보여 줘야 할 대한민국의 운영 원칙이라고 본다. -김영배: 9급 공무원이든 대통령이든 같은 기준을 적용하자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선 당연히 옳다. 하지만 다함께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법치주의로만 해결하려 하면 ‘공급자적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칼자루를 쥔 공급자가 수요자인 시민 동의 없이 자의적으로 법이라는 칼자루를 휘두를 소지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게 국민 신뢰와 합의다. 적폐청산이 제대로 되려면 국민 신뢰와 합의, 이런 사회적 자본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 법대로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된다. 다만, 이와 병행해서 정치 보복 등 여론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점들에 대해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과의 소통이나 신뢰 구축이 없다면 적폐청산은 정쟁의 도구로 변질되고 법치주의도 도전받을 수밖에 없다. 적폐를 청산하면서 그런 사회적 자본을 공고히 다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성수: 어느 정권이든 정권 초엔 사정을 한다. 손봐 주기, 정치 보복 같은 이야기는 항상 반복적으로 제기되며 정권에 부담이 됐다. 적폐청산은 사회적 대타협, 민주주의 복원, 공공성 회복 등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발목을 잡고 있는 것들을 제거해 나가는 작업이다. 새 나라를 만들 수 있는 큰 기회다. 정권 초에만 잠깐 하다 말거나 적폐청산 잣대를 상대방에게만 들이대고 나에게 들어온 잣대는 피하려 한다면 실패하고 만다. 새로운 시대도 열지 못한다. 적폐청산은 무엇보다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과거 정권뿐 아니라 현 정권도 공적 권력을 사적으로 악용하거나 이익을 위해 활용하면 전 정권과 똑같은 과정을 겪어야 한다. 내부 적폐를 도려내려고 하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적폐청산이 사람을 청산하는 수준에 그쳐서도 안 된다. 그런 적폐를 만들게 되는 구조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불법 사찰을 원천봉쇄하는 국정원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다양한 개혁을 법적·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 개혁이 병행돼야 국민들이 과거의 악폐와 단절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받아들일 것이다. 동일 기준 적용과 시스템 개혁, 이 두 가지 기준을 견지해야 국민들과 함께 적폐청산을 해나갈 수 있다. -김영배: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부 혁신이 핵심이다. 민주주의는 큰 틀에서 보면 정부, 시민, 시장, 세 요소로 구성돼 있다. 시민 측면에서 보면 언론 등 공론의 장이 중요하다. 공론의 장에서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정부 혁신도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이 부분이 적폐청산을 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중요한 도전이라고 본다. -이성: 많은 반대 세력들이 날이 갈수록 옛날 정치 검찰과 지금 검찰이 뭐가 다르냐고 따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이 정권의 주구 노릇을 하면서 전 정권을 때려잡았듯, 지금도 그런 것 아니냐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댓글, 이건 국민적 공감대가 확실히 형성돼 있다. 그것을 청산하는 걸 정치 검찰이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정 구청장의 말처럼 진실을 밝히는 데 머뭇거려선 안 된다. 끝까지 추적해서 밝혀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다만 적폐청산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선 안 된다. 앞서 말한 국정원 댓글, 대기업과 권력의 결탁 등 국민 공감대가 확실한 것들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김우영: 지금 검찰 수사는 정권 차원에서 플랜을 짜서 기획한 게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음모와 공작을 펼쳤다. 그들이 한 것을 현 정권도 할 것이라고 상정해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지고 긁어 부스럼 만드는 행위다. 전직 대통령이라면 안보·경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사회적 공론에 기여해야지 묻지도 않은 자기 변론에 급급해선 안 된다. -정원오: 여론은 늘 바뀐다. 적폐청산이 인적 청산 문제로 비쳐지면 여론은 바뀌기 쉽다. 그게 우려된다. 진실은 꼭 밝히고, 인적 청산이 아닌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야 한다. -김우영: 아니다. 인적 청산 없는 제도 개선은 어렵다. -이성: 우리 사회는 광복 이후 지금까지 언제나 가해자가 피해자를 용서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한 적이 없다. -김우영: 맞다. 가해자가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이성: 이번에는 용서를 하더라도 피해자가 용서해야 한다. 진실을 다 밝히고, 피해자인 국민들 사이에 용서를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처럼 가해자가 피해자를 용서하는 역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이창우: 이야기가 좀 빗나간 것 같다. 용서가 초점이 아니다.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 인식이 핵심이다. 차 구청장께서 말씀을 잘하신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를 하되 논란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역사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이성: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 정권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저지른 국정원 댓글 등 정당하지 못한 활동들에 대해 청산을 해나가고 있다. 적폐의 주역 중 주역인 국정원을 개혁하고 있는데, 비단 국정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정원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돈을 대 준 전경련도 국정원 못지않은 주역이다. 전경련이 돈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어버이연합 같은 단체가 활동하지 못했다. 기업의 뒷돈이 있었기에 적폐가 생겼다. 국정원 적폐는 바로잡아 가고 있는 듯한데 전경련의 적폐청산에 대한 노력이 없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북핵, G2 등 세계질서 속 해결 모색… 남북교류 활성화해야” [북핵] →역대 정권들이 북한과 대화도 해보고 제재도 해봤지만 결국 북한은 핵 능력을 고도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 있을까. -김우영: 우선적으로 북핵 폐기 같은 높은 수준의 목표보다는 낮은 단계의 신뢰 회복 조치가 중요하다. 북한은 국제사회와 한반도에 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잠정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위협을 느낄 수 있는 한·미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해 상호 회담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른바 ‘쌍중단’이다. 일단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핵 종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풀리지 않는 걸 얘기하면 아예 풀리지 않는다. 위기가 확대되는 걸 우선 막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평화적으로 바꾸려 한다. 그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문화적으로도 북한과의 교류를 주도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 역할이 미흡하다. -정원오: 미·북 수교, 북핵 폐기·동결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북한이 제일 두려워하는 건 미국의 힘이다. 미국과 북한이 수교하면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때 국회 연설에서 북한은 미국의 따뜻한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 지옥이나 다름없다고 표현했는데, 미국과 손잡으면 북한도 남한과 같이 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민간뿐 아니라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서울·평양 간 경평축구 등을 비롯해 기초자치단체장 간 연계도 필요하다. 안보의식을 강화하되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교류에 대한 움직임을 해야 한다. -김영배: 중국이 ‘G2’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북핵·미사일이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제는 미국이 북한을 직접 다뤄야 하는 국면에 이르렀다. 세계 질서는 19세기 말 수준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고 프랑스 등 유럽도 정치적 변동을 겪고 있다.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에 나섰다. 경제는 물론 세계 질서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핵·미사일을 통해 생존하고 싶다는 욕구를 넘어 유동적인 세계 질서 안에서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미국이 국익을 위해 주로 대하는 국가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다. 그런 틀에서 보면 우리 입장에서는 G2에 대해 ‘아빠가 좋냐, 엄마가 좋냐’ 이런 프레임으로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동북아 역내 새로운 다자주의 대화의 틀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남북한 주민이 다양하게 교류 협력해야 한다. 국가 수준이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관계국 간 관계는 다양한 주체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는데, 협력·교류 시스템이 없는 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창우: 북핵과 관련해선 현 개발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을 1단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처음부터 국제 사회가 북한을 상대로 지금 당장 핵을 폐기하라고 하면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북핵 폐기가 맞다. 하지만 한꺼번에 이를 달성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핵을 동결시키는 게 단기적 목표가 돼야 한다. 이후 모든 국제 사회가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 -이성: 전 세계, 특히 서방 진영에서 북한이 실제 핵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국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선택이다. 북한이 서방세계와 화해하고 미국과 수교하면서 그 대가로 핵을 포기할 것이냐, 아니면 핵 보유 상태에서 미국과 대화를 하려 할 것이냐, 두 선택지를 놓고 봤을 때 북한은 핵을 가진 채로 북·미 수교를 하자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공식·비공식 대화의 창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역대 정부의 과오 중 하나는 개성공단을 더 키우지 못한 것이다. 인건비로 연간 북한에 흘러간 돈이 600억원인데, 그 정도로 핵 개발을 하지는 못한다. 개성공단은 북한에 자본주의 경험을 제공했을뿐더러 남북 간 대화의 창이었다. 당초 계획대로 개성공단 규모를 키웠다면 북한이 핵 개발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 -차성수: 세 가지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첫째는 세계 질서가 재편되고 있고 둘째는 9년 동안 남북 소통 라인이 다 끊어졌다. 국정원, 통일부 어디에도 소통 라인이 없다. 신뢰 있는 소통 라인을 복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셋째는 북한이 1990년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핵을 가지려 했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핵 하나를 갖고 버텨 왔다. 단순히 남북 간 문제로 풀 수 없다. 미국과 북한, 세계 질서 속에서 풀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전쟁은 절대 안 된다. 전쟁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을 막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6개월간 문재인 정부가 펼쳐 온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은 무모하고 우발적인 도발, 확전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런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성공했다고 본다. ‘비핵화·평화’ 원칙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북한이 30년 가까이 판을 키워 왔으면 이제 정리할 때가 됐고, 원칙을 갖되 조급하게 빨리 해결하는 걸로는 안 된다. 북한과 직접 통할 수 있는 다양한 우회로도 만들어야 한다. 평창올림픽 개최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같은 기간 열리는 한·미군사합동훈련을 유예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김승훈·윤수경·송수연·이범수·최훈진 기자 hunnam@seoul.co.kr
  • 트럼프 “강력한 추가 대북 제재”…北·美 또다시 ‘강 대 강’ 되나

    트럼프 “강력한 추가 대북 제재”…北·美 또다시 ‘강 대 강’ 되나

    오늘 재무부 발표… 中기업 포함 북·미 관계, 협상 → 갈등 ‘이동’ 틸러슨 “우린 여전히 외교 희망” 김정은 ‘대화’ 호응 메시지 의도 긴장 줄이려는 정부입장과 배치 北도발 땐 평창 성공 찬물 우려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강 대 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면서 “북한은 핵으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에 더해 외국에서 암살 등 국제적인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행동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재무부의 대북 추가 제재 발표를 시작으로 2주 동안 강력한 대북 추가 제재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최고 수준의 대북 제재”라고 강조했다. 추가 제재 대상에는 중국 기업 등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재지정은 중국의 대북 특사인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빈손’ 귀국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의 대북특사 파견은) 큰 움직임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자”며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래서 재지정 데드라인(11월 2일)을 넘도록 발표를 미루면서 이번 대북특사 방문 결과를 지켜봤다. 하지만, 쑹 부장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중의 대북 해법을 제시할 기회도 갖지 못하는 등 사실상 북한이 미·중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도 대북 압박·제재 강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협상’과 ‘갈등’의 갈림길에 있던 북·미 관계의 무게 중심이 ‘갈등’으로 쏠리게 된 셈이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관련된 입법조치에 따라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나 수출 통제, 계좌 투자 제한 등은 있겠지만, 실제적 효과보다 정치적 의미가 셀 것”이라면서 “북·미 협상 국면 전환을 조심스레 기대해봤지만,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당분간은 강 대 강의 대결 국면이 더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여전히 북핵의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면서 ‘대화의 문’은 닫지 않았지만, 방점은 ‘압박’에 찍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전히 외교를 희망한다”면서도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대북 압력을 지속해서 끌어올리는 방법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지정을 통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나와서 대화하지 않는 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제재라는 측면에서 압박이 되겠지만,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떨어뜨리려는 우리 정부 입장과는 동떨어졌다”면서 “혹시 북한의 추가 도발 등으로 이어진다면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외교부의 루캉(陸慷)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관련, “각국이 정세 완화와 대화·협상을 통해 한반도 핵 문제가 정확한 궤도로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길 바란다”며 불만을 에둘러 표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씨줄날줄] 재난 대피 훈련/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재난 대피 훈련/김균미 수석논설위원

    포항 지진을 겪으면서 반복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 사람들이 많다. 1년 전 규모 5.8의 지진을 경험했던 경주의 한 유치원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원생들이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줄지어 출입문을 향해 달려갔다. 70여명이 건물 밖으로 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10초 남짓. 한 초등학교에서도 비상벨이 울리자 책상 아래로 몸을 낮췄다가 진동이 멈추자 전교생이 순식간에 운동장으로 뛰어나오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실시해 온 지진 대피 훈련으로 대피가 몸에 익었던 것이다.평소 훈련한 대로 침착하게 대피하는 어린 학생들을 보며 지난 8월 민방위의 날 훈련 장면이 떠올랐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괌 포위사격 위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8월 23일 오후 2시 전국에서 ‘제404차 민방위의 날 훈련’이 실시됐다. 북한의 장사정포, 미사일, 화생방 등 공습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었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들 중에서 몇 명이나 실제로 건물 지하나 밖으로 대피했는지 궁금하다. 민방위 훈련이 요식행위가 된 지 오래다. 올 들어 전국민이 참여한 대피 훈련도 8월 훈련이 유일하다. 초·중·고교 때 매월 한 번씩 학교에서 민방위 훈련을 받았던 40대 중반 이후 세대에게조차도 민방위 훈련은 귀찮은 것, 왜 하는지 모르는 시늉만 내도 되는 것이 돼버렸다. 훈련은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이나 하는 것이 됐다. 민방위의 날 훈련은 1972년 1월 제1차 ‘민방공·소방의 날’ 훈련이 시초다. 1975년 6월 27일 ‘민방공·소방의 날’ 훈련을 ‘민방위의 날’ 훈련으로 개정했다. 이후 매월 15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민방위의 날 훈련을 실시해 오다 민주화와 국제 정세 변화, 남북 긴장관계 완화 등으로 1989년 연 9회, 1992년 연 3회로 축소됐다가 2011년 이후로는 연 1, 2회 실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보면 다양한 재난상황 시 대피 방법 등이 자세히 나와 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포털을 찾을까 싶다. 불안감을 조장할 필요는 없지만 구체적인 대피 방법 등 손에 잡히는 정보를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과거 민방위 훈련은 방공교육과 직결돼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지진 등 자연재난과 안보위기에 대비하는 생존훈련으로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어린이, 노인 등 약자를 도와야 할 어른들이 대피 매뉴얼도 몰라 우왕좌왕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어른들이 변해야 한다.
  • [사설] “北 피겨 평창 참가하길” 호소한 김연아

    유엔총회가 어제 만장일치로 평창동계올림픽 휴전 결의를 채택했다. 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폐막 이후 7일까지 전 세계가 전쟁을 멈추고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내용이다. 국제사회가 올림픽 기간만이라도 평화를 수호하자는 하나 된 약속이다. ‘스포츠와 올림픽 이상을 통해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 건설’이란 제목의 휴전 결의안은 우리 정부가 초안을 만들었다. 평창올림픽 홍보대사인 ‘피겨 여왕’ 김연아가 결의안 채택을 호소하기도 했다. 유엔총회장 연단에 오른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은 남과 북의 분단선을 넘어 평화로운 환경을 조성하려는 가장 진실한 노력”이라며 북한의 올림픽 참여를 힘주어 호소했다. 기자회견에서도 북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출전을 거듭 당부했다. 북한의 핵 위협에 국제사회의 긴장이 연일 고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북한의 올림픽 출전 여부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스포츠가 정치와 종교를 뛰어넘는 숭고한 힘을 지녔다는 사실이 그대로 입증되는 것이다. 유엔 휴전 결의안 채택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담보 장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참가국들의 불안을 씻어 평화의 장으로 이끄는 직접적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휴전 결의안은 형식상으로는 올림픽의 평화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동·하계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채택되기는 했다. 하지만 남북 대치 상황이 세계인의 우려를 자아내는 한반도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이번 결의안은 과거 그 어떤 결의안보다 울림이 크다. 올림픽의 평화정신이 한반도 긴장 완화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종료 시점까지 추가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한반도 위기가 대화 국면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계기도 될 수 있다. 유엔 결의 내용대로 세계 각국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힘을 모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무엇보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참여를 마지막 순간까지 독려하고 또 독려해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의 참가 경비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이미 약속했다. 우리 정부에 주어진 역할은 더 커졌다. 평화와 화합의 정신이 평창올림픽 무대에서 온전히 실현될 수 있도록 스포츠 외교의 역량을 총동원할 때다. 한반도 평화를 향해 한 발짝이라도 나아가는 메시지를 세계에 보여 줄 수 있는 중대하고도 소중한 시간이다.
  • 한국·인도네시아, 양국 관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한국·인도네시아, 양국 관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9일 첫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또 외교·국방 분야에서 ‘2+2 회의’ 등 신규 협의체 설치를 추진하는 한편 방산 분야 협력을 더욱 증진하기로 했다.양국 정상은 이날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한-인도네시아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한 공동 비전 성명’을 채택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 성명은 전략적 협력 강화·공동 번영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 증진·인적 교류 촉진·지역·글로벌 협력 강화 등 4개 분야 27개 문단으로 구성됐다. 두 정상은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통한 혜택이 전세계의 평화·안정·번영 유지에 더욱 기여하는 방향으로 수렴하기를 희망하며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기간 산업 및 인프라 분야를 포함한 분야에서 양국 및 양 국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협력을 더욱 구체화하고 전세계에 대한 양국의 기여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 대통령과 위도도 대통령은 또 장관급 공동위원회·차관급 전략대화 등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져 온 데 만족감을 표하며 외교·국방 분야에서 ‘2+2 회의’ 등 신규 협의체 설치를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방산 분야 협력이 상호 신뢰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표상임을 재확인하면서 방위 산업 역량 강화와 연구개발 및 공동 생산을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2022년까지 양국 교역액이 300억 달러 규모로 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또 ‘사람 중심 경제’와 포괄적 성장을 도모하고 물 관리·교통·서민 주택·전력 발전 등을 포함한 삶의 질 개선과 관련한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철강·석유화학 등 분야에서 진행 중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특히 자동차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대화체 신설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어 양국은 저가항공사를 포함한 양국 간 직항편 증설을 촉진하고 한국을 방문하는 인도네시아 관광객에 대한 사증 발급을 간소화하는 등 관광산업 진흥을 위한 협력도 강화된다. 양국 간 영사회의 등을 포함한 영사·출입국 협의·협력 메커니즘을 강화하고 고용허가제(EPS)를 통해 한국으로 입국해 일하는 인도네시아 국민에 대한 보호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고 ‘평화적 방식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또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의무를 즉각적으로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대화가 가능한 조속히 재개되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 노력을 지지했고,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한반도 긴장 완화 및 인도적 사안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대화를 복원하려는 문 대통령의 노력에 지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위도도 대통령의 내년 방한을 초청했고 위도도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별기고] 아세안은 ‘제2 교역상대’… 함께 성장할 파트너십 만들어야/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특별기고] 아세안은 ‘제2 교역상대’… 함께 성장할 파트너십 만들어야/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문재인 대통령은 8일부터 15일까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세안 국가로 순방을 떠난다.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개최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동남아시아를 무대로 하는 신(新)남방정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됐던 신북방정책과 함께 우리 외교정책의 주요 방향을 천명하는 것이다.또한 필리핀에서 열릴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 공개 연설에서는 한·아세안 미래 공동체 구상이 발표된다. 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취임 직후 아세안에 특사를 파견하고 아세안과의 관계를 4강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했던 만큼, 그간 아세안에서는 한국의 대(對)아세안 전략과 비전이 무엇인지 계속 궁금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순방을 통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정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사실 아세안은 우리에게 여러 분야에서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다. 아세안은 우리의 제2 교역 상대로, 한국은 매년 300억 달러가 넘는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대아세안 투자도 지난해 대유럽연합(EU) 25억 달러, 대중국 33억 달러를 훨씬 뛰어넘어 51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대아세안 투자도 22억 달러를 기록하며, 대중국 투자액 10억 달러의 2배를 넘어섰다. 특히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아세안은 ‘포스트 차이나’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인구 6억 4천만명, 국내총생산(GDP) 2조 6천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공동체이자, 평균 성장률 5%, 역동적인 젊은 인구를 보유한 아세안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해외 여행자 2200만명 중 3분의1을 넘어서는 수가 아세안 10개국을 방문했을 정도로 아세안은 우리 국민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아세안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라는 관심과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아세안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수백년간 지속될 수 있는 진정한 파트너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심해야 한다. 그 해답은 다음 여섯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한국과 아세안은 강대국들과는 달리 어떤 정치적 야심이나 역사적 갈등 요소 없이 진정한 파트너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중견국이다. 오늘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과 불확실성이 강대국들 간의 경쟁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고려할 때, 한국과 아세안은 중견국 외교를 통해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화하는 데 있어 더 큰 역할과 기여를 할 수 있다. 둘째, 한국과 아세안은 상호 보완적인 경제를 바탕으로 호혜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 현재 많은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아세안 각국으로 진출해 상호 호혜적인 관계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그 예로 베트남에 있는 삼성전자는 베트남 전체 GDP와 수출액의 20%가량을 기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우리 기업인 포스코와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Krakatau) 합작으로 설립된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 회사가 인도네시아의 산업화에 탄탄한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아세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기술 협력, 일자리 창출, 인적자원 개발 등을 통해 윈윈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셋째, 한국과 아세안 간 비즈니스 협력 강화는 아세안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가치 사슬(GVC) 편입을 지원하고, 아세안 통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2015년 말 출범한 아세안 공동체는 아직은 ‘느리지만 꾸준히’ 진행 중이다. 우리 기업들의 아세안 진출이 활발해지고 양 지역 간 비즈니스 협력이 강화되면서, 아세안 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SMEs)의 글로벌 가치 사슬 및 글로벌 공급망 편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는 아세안 10개 회원국 간 개발 격차 완화와 경제 통합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또한, 아세안은 ‘정보통신기술(ICT) 마스터플랜’을 통해 2020년까지 디지털 경제 블록으로 새롭게 부상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을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어 협력의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넷째, 한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성취한 경험과 발전전략을 아세안과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아세안은 한국의 제1의 공적개발원조(ODA) 파트너이다. 아세안 국가들에게 한국의 경험 공유는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 극복과 최빈국 탈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섯째, 한국과 아세안 사람들은 아시아적인 문화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가족 중심사상, 효(孝)와 같은 유사한 전통과 가치를 공유한 것을 한국 드라마의 인기 요인으로 꼽기도 한다. 또한,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널리 즐기는 것만큼이나 한국에서도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 음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호 이해와 신뢰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위한 견고한 토대가 될 것이다. 지난 8월 부산에 개원한 아세안 문화원은 동남아에서 ‘코리안 웨이브’의 인기를 넘어, 한국에서 아세안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고 ‘아세안 웨이브’를 불러일으키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 각국의 한국인 커뮤니티와 국내 아세안 인들의 커뮤니티는 점점 더 커지고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아세안인은 2016년 기준 이주 노동자 18만명, 결혼 이주 9만명, 유학생 2만명을 비롯해 50만명에 이른다. 우리 정부가 ‘사람을 지향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라는 아세안의 비전에 맞춘 한·아세안 미래 관계를 목표로 하는 만큼, 이제는 아세안을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 운명체’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문 대통령이 발표한 우리의 새로운 대아세안 전략과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부처와 유관기관, 지자체에 분산되어 이뤄지고 있는 아세안과의 협력을 종합하고 총괄할 수 있는 범정부 아세안 태스크포스(TF)를 하루빨리 출범시켜야 한다. 이러한 TF는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제는 담론과 총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협력 분야와 성공사례들을 만들고, 아세안과의 교류 협력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는 아세안 전문가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김영선 사무총장은 제11회 외무고시, 외교통상부 북미2과 과장·장관 보좌관·대변인, 주이스라엘 참사관, 주이집트 참사관, 주일본 참사관, 주레바논 대사. 주일본 공사, 주인도네시아 대사 역임.
  • “한반도 대화 기회… 군사동맹 등 이견 노출 경계를”

    “한반도 대화 기회… 군사동맹 등 이견 노출 경계를”

    ‘3국 군사동맹 부정’ 논란 가능성 트럼프 FTA 압박하며 흔들 우려 北제재 이견 있어도 공조 분명히 이젠 압박 넘어 대화 시점 언급을 오는 7·8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한 및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통일 분야 전직 관료들은 이번 일정이 양국의 대북 정책을 조율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 여건 조성 등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성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 및 협상, 한·미·일 군사동맹 가능성 등을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표출되지 않도록 메시지를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처음 오는 만큼 남북 대치 상황과 국민들의 전쟁에 대한 우려 등 한반도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게 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현장에서 북핵과 전쟁, 두 측면에 대한 한국인의 두려움을 트럼프 대통령이 잘 인식한다면 한·미 간 정책 조율의 기초를 다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위 전 대사는 “미국은 본토에 대한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을 심각하고 받아들여 강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양국 메시지의 괴리가 드러날 수도 있다. 그게 썩 좋은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제재·압박을 하지만 대화와 협상의 길도 우리는 버릴 수가 없는데 그 타이밍이나 조건 등에 대해 한·미가 좀 더 얘기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한·미 간 이견이 있다면 북핵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니 이번에 정부가 대북 정책 공조는 확실히 한다는 걸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원장은 또 “우리가 평화적 남북 대화를 강조하지만 어떻게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할지도 중요하다”면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완성되면 미국이 핵우산을 어떻게 제공할지, 신뢰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각수 전 외교통상부 차관은 “얼마 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한·중 합의가 이뤄질 때 이에 대해 한·미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알려졌는데 이를 잘 메워 동맹에 간극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3NO’ 기조 중 하나인 한·미·일 군사동맹은 없다는 부분이 논란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았다. 위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한국만 오는 게 아니라 아시아 곳곳을 순방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정도 대(對)아시아 정책의 맥락에서 볼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북핵 위주로 동맹 관계를 볼 수밖에 없기에 이 부분도 잘 조율되지 않으면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가지고 압박을 하면서 우리 정부의 3NO 입장을 흔들려고 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직 통일부 장관들은 이번 순방을 한반도 대화 국면 조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전 장관은 “한반도 운전자론을 실현하고 싶다면 미국에 제재·압박만이 능사가 아니며 이제는 개입 정책으로 넘어가야 할 때라는 걸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나 내년 설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등을 논의하자고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서 제일 중요한 건 한반도 긴장 관계 해소를 위한 적극적 대화 정책을 펴고 북·미 대화, 남북 대화 등이 이뤄질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남북 관계를 위해서는 어떻게든 한국 정부가 남북 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미국이 지원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파월 “최대 고용에 최선”… 규제완화 기대감에 美증시 최고치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 제롬 파월(64) 연준 이사가 2일(현지시간) ‘세계 경제대통령’ 위상을 가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제16대 의장에 공식 지명됐다. 파월은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차기 의장 지명자로 소개된 뒤 “가능한 한 최대의 근거와 통화정책 독립이라는 오랜 전통에 기초한 객관성을 갖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이 닿는 한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월은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2007∼2009년 경기후퇴 이후 완전한 회복을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금융 시스템은 10년 전보다 훨씬 강하고 더욱 탄력적이 됐다”고 평가했다. 파월 지명 이후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81.25포인트(0.35%) 상승한 2만 3516.26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월 체제의 금리 인상,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상승으로 보인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이날 현재 0.25%로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를 0.5%로 인상했다. 영란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파월 체제의 통화정책이 ‘현행 유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탄탄한 경기 흐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존의 완만한 긴축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파월은 은행의 자기자본 위험투자를 막는 ‘볼커룰’ 등 금융규제에 대해선 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선택한 것도 점진적 금리인상 등 기존 연준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면서도 자신의 공약 사항인 금융규제 완화를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취임 후 파월이 중국의 부채 규모 축소에 주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파월은 2012년 연준 이사로 선임된 이후 중국을 6차례나 언급했다. 특히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행사에서 신흥국 내 부채 급증이 초래하는 위협을 경고하면서 중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연준 이사진 7명 가운데 현재 공석인 3자리의 인선에도 이목이 쏠린다. 연준 정책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표결을 통해 결정된다. FOMC의 투표권은 모두 12명에게 주어진다. 연준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한 이사진 7명과 뉴욕 연방은행장에게 고정적으로 8표가 주어지고, 나머지 지역별 연방은행장들이 돌아가며 4표를 행사하는 구조다. 현재 연준 이사진은 파월을 비롯해 재닛 옐런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랜들 퀄스 이사까지 ‘4인 체제’다. 무엇보다 ‘(전임자였던) 옐런의 2인자’ 스탠리 피셔 전 부의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조기 퇴임한 이후 부의장직이 비어 있다. 파월과 차기 의장을 놓고 경합을 벌였던 존 테일러 스탠퍼드 교수가 부의장에 지명될 가능성도 있다. ‘파월 효과’에 안도하고 있는 금융시장이 쉽게 긴장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이다. 테일러 교수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평가되는 파월과 달리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인물이어서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파월 이사가 연준을 이끌게 되더라도 우리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2년 연준 이사 취임 이후 모든 FOMC 회의에서 옐런 의장과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매달 100억 달러 규모의 느슨한 자산 축소와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 연준이 이미 천명한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통상 FOMC 위원들을 매파와 비둘기파로 구분하지만, 파월은 현명한 판단을 추구해 왔기에 ‘올빼미’(Wise Owls)에 해당한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현 1~1.25% 수준인 기준금리를 예고대로 인상한다고 해서 우리 역시 현재 기준금리(1.25%)를 반드시 올릴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가) 반드시 뒤따라 가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미국이 우리보다 금리가 높은 상황이 발생해도 단기간에 급격한 자본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고, 어느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증권시장 등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파월 이사는 후보자 중 시장 친화적인 인물이란 점에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동안 옐런 의장과 비슷한 의견을 공유했기 때문에 현재의 통화정책 연속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관련기사 15면
  • “김주혁, 최근 복용했던 약…진정효과 있지만 심혈관 부작용도”

    “김주혁, 최근 복용했던 약…진정효과 있지만 심혈관 부작용도”

    지난 30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우 김주혁(45)의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이 ‘두부(머리)손상’으로 나오면서 김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정확한 사고 경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와 관련 1일 동아일보는 김주혁이 약 한 달 전부터 A약품을 복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씨의 지인은 “김 씨가 약 한 달 전부터 A약품을 복용했다”고 전했다. 이 약은 진정 효과가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피부과나 정신과에서 주로 처방한다. 불안, 긴장을 완화시키고 가려움증에도 효능이 있지만 신경계나 심혈관계 부작용이 있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고 투약 방식이나 분량 등에 신경 써야 한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것은 졸음이나 두통, 피로 등이지만 드물게 경련과 운동장애, 방향감각 상실 그리고 알레르기로 인한 급성 쇼크인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앞서 김씨의 소속사 측은 “평소 담배를 피웠지만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등 비교적 건강한 편이었고, 앓고 있던 지병이 없으며 복용하던 약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과수는 다른 심장 문제나 약물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직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확한 부검 결과는 일주일 정도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급발진 등 김 씨 차량의 결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주혁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졌다.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동료 연예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발인은 11월 2일 오전 11시에 진행되며, 장지는 충남 서산에 있는 가족 납골묘에 마련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고갯길이 인생길이다

    [정찬주의 산중일기] 고갯길이 인생길이다

    나는 하루에 차를 몇십 잔씩 마신다. 손님과 날씨에 따라 발효차, 녹차, 보이차 등 차 종류는 달라진다. 햇살이 쨍한 날은 녹차, 손님이 초보자일 때는 발효차, 날씨가 쌀쌀해지면 보이차를 마시는 것이다. 최근에 북인도 라다크를 다녀왔는데 고산병의 후유증을 차와 물로 다스리고 있다. 라(La)는 고개, 다크(dakh)는 땅이라고 한다. 라다크라는 단어가 왠지 인생길과 동의어 같다.며칠간 비실거리다가 이제야 겨우 일어나 산책하고 있다. 나의 산책 코스는 새로 생긴 저수지 백자쌍봉제 둘레길이다. 쌍봉제 앞에 백자란 말이 붙은 까닭은 이렇다. 저수지가 조성되면서 수몰되는 터에 17세기 초 무렵의 백자가마터가 있었던 것이다. 문화재 전문위원들은 남한의 민요(民窯) 중에서 가장 규모가 컸을 거라고 추정했다. 우연이란 없다고 하지만 안사람도 백자를 만들고 있으므로 17세기 초에 살았던 도공들의 혼을 생각하며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며칠 동안 산책하지 못했는데 추수가 끝난 산중 다랑이논들이 어느새 텅 비어 있다. 벼들이 누렇게 익은 다랑이논들의 아름다움을 더 감상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무위자연의 황금계단을 보는 듯 스스로 행복해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고개 숙인 벼들의 향기는 코를 자극하는 꽃향기와 달리 은근한 마력이 있었다. 나는 향기로울 향(香)자가 벼 화(禾)자에 날 일(日)자의 조합이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탄성을 질렀다. 가을 햇살에 익어 가는 벼들의 향기야말로 1년 농사를 지은 농부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이었다. 이제는 산자락에 붉고 노란 단풍이 번지고 있다. 노란 단풍은 새들이 좋아하는 팽나무이고 유난히 붉은 비단 같은 단풍은 산벚나무다. 벼를 베어 낸 다랑이논들의 모습이 다소 쓸쓸하지만 산벚나무 단풍이라도 볼 수 있으니 산책을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늙은 환자처럼 천천히 걷고 있는 중이다. 고산병 예방약을 복용하고 라다크의 고갯길을 올랐지만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가고 있는 셈이다. 어떤 이는 한두 달 시달렸다고 하니 겁이 덜컥 나기도 한다. 다행히 차와 물을 자주 마심으로써 후유증은 많이 완화돼 이렇게 산책을 하고 있다. 실제로 라다크의 중심 도시 해발 3520m의 레(Leh)에 도착했을 때 물을 10분 간격으로 홀짝홀짝 마셨는데 몹시 건조한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산소가 희박한 땅이어서 일행 중에 네 명은 병원으로 실려 갔다. 모두 저혈압으로 고생해 온 사람들이었다. 나는 고혈압 환자였기 때문인지 그런대로 견뎠다. 물론 목욕하지 말 것, 식사는 적게 할 것, 보행은 천천히 할 것 등등의 수칙을 지키면서 그랬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더 긴장을 했다. ‘정찬주 작가와 함께하는 북인도 하늘길 탐방’이라는 플래카드가 무색해질 것 같아서였다. 사실 나도 둘째 날 밤에는 병원 신세를 져야 할 만큼 고통스러웠지만 겨우 참아 냈다. 내가 쓰러지면 일행의 분위기는 바로 가라앉고 일정이 불가피하게 조정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강력하게 원했던 판공초로 향했다. 판공초는 인도판과 아시아판이 부딪칠 때 히말라야 산맥과 함께 솟구쳐 오른 해발 4350m에 있는 길이가 154㎞나 되는 거대한 소금 호수였다. 나는 부탄에 갔을 때 해발 3120m 절벽의 탁상사원을 올라가 본 적이 있었으므로 자신했다. 그러나 나의 자신감은 곧 허물어지고 말았다. 판공초를 가려면 해발 5360m인 창라를 넘어야 했는데 만년설이 쌓인 그곳을 지나가면서 몸과 의식이 분리되는 듯했다. 갑자기 두통과 멀미 증세가 나타났다. 가지고 간 비상약을 이것저것 먹으면서 겨우 버텼다. 그러나 하늘 호수 판공초가 눈앞에 나타나자 나는 감격에 겨운 나머지 엎드려 오체투지라도 하고 싶었다. 신성(神聖) 그 자체라고나 할까. 고개가 숙여지고 내가 얼마나 가벼운 실존인지 겸손이 절로 생겨났다. 지금 돌이켜 보니 내 몸이 용광로 속을 들어갔다가 나온 느낌이다. 몸속의 잡철이 떨어져 나간 것 같은데 실제로 고질병이었던 찬 새벽 공기에 반응하는 비염이 라다크의 고갯길에 놀랐는지 현재까지는 사라져 버린 상태다.
  • 영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비상 시 선수단 탈출 계획 세워뒀다”

    영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비상 시 선수단 탈출 계획 세워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영국 선수단이 북한과의 핵긴장이 고조될 경우에 대비해 평창에서 피신하는 비상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BBC가 26일 전했다. 선수단 지원을 책임지는 영국올림픽위원회(BOA)의 빌 스위니 위원장은 내년 2월 평창에서 열리는 대회에 대해 “어느 한 선수가 걱정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특별한 “복지 관리들”이 평창에까지 따라가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BOA는 주한영국대사관과 평양 사무소로부터 주례 접촉을 갖고 평창에서 어떤 대책을 강구하는 게 좋은지 조언을 듣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스위니 위원장의 인터뷰는 평창 대회 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조시키는 데 맞춰지지 않고, 선수들의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는 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스위니 위원장은 “보통 우리는 탈출 전략으로 몇 가지 계획을 갖고 있다. 내 생각에 평창에서도 분명히 하나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한달 전 평창올림픽에 출전을 원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지급할 생존배낭(kit out)을 맞췄다. 한국에 대해 브리핑했으며 무슨 일이 생길지, 그곳 문화는 어떤지 등등을 알려줬다. 안전에 대해서도 얘기했고 우리가 염두에 두고 있는 계획들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들이 우리를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이나 복지에 심각한 위험이 있는 상황에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본다. 어느 한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는 문제를 우려하는 상황은 분명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워낙 범죄가 만연돼 있어 내년 평창 대회에 참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전에 대한 우려를 품게 했다고 밝혔다. 스위니 위원장은 대회 성공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분명히 그런 사례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며 “지금 북한 선수 2명이 출전 기준 기록을 충족했지만 평창에 출전할지 여부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 않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은 피겨 스케이팅 페어 염대옥-김주식조가 출전권을 땄으며 스피드 스케이팅, 스키 등에서 추가할 여지가 있지만 아직 북한올림픽위원회는 평창올림픽에 참가할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北 “핵보유국 인정하라” 美 “북핵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

    북한과 미국 간 ‘대화’가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21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서 북한은 자국의 ‘핵보유국 인정’ 등을 주장했고,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불가’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이 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이틀째 국제 핵 비확산회의 ‘한반도 긴장 완화’ 세션에서 ‘6자회담 재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을 압살하고 붕괴시키려고 시도하는 나라는 미국”이라면서 “미국과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6자회담으로 복귀하지 않겠다”며 ‘대화’를 거부했다고 AP 통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또 최 국장은 “그동안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 노력을 기울였으나 허사였고, 이 때문에 핵 보유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면서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제재를 통한 압살 정책에 맞서려면 핵 보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이라크, 리비아 등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세션의 한국 측 토론자였던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가 “지난 10년간 한·미가 북한을 공격한 적이 없고, 대북 제재도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이루어진 것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하자 최 국장은 “적대 정책이 왜 없느냐. 매일 신문을 보면 아는데 뭐가 더 필요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 국장은 전날인 20일에도 “미국이 핵을 가진 조선(북한)과 공존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한 조선의 핵무기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우리 최고 영도자는 ‘불에는 불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북·미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국제사회 관심이 집중됐던 ‘북·미’ 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국장은 회의장과 만찬장 등에서 우리 측 이 단장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넸을 뿐 더이상의 대화에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아직 북한이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포럼에 참석한 한 외교관은 “최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했던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도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회동을 끝내 거부했고, 이번에도 최 국장이 한·미 관계자와 일절 접촉하지 않은 것을 볼 때 북한 지도부가 스스로 설정한 어떤 시기까지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최 국장의 모스크바 발언에 대한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대변인은 20일 “미국은 핵보유국 북한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정권이 선택할 수 있는 (핵개발 고집 외의)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길 바라지만, 경로를 바꿔 신뢰할 만한 협상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또 애덤스 대변인은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역내 동맹국에 대한 방위 공약도 절대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지난 16~20일 진행된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긴급 의제로 채택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미의 방어적 훈련을 ‘선제타격 훈련’이라고 주장하며 국제 여론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유엔 주재 북한 대표가 안보리 의장에게 “미국이 또다시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공화국(북한)을 핵 선제타격하기 위한 대규모 연합 해상훈련을 벌여 놓은 것과 관련해 20일 편지를 보내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6자회담 차석 러 파견… 北 최선희 접촉하나

    北 “상상 밖 타격 직면” 비난 日언론 “北, 군에 실탄 지급” 북한이 참석하는 러시아 주최 국제회의에 정부가 6자회담 우리 측 차석대표인 외교부 북핵담당 국장을 파견하기로 하면서 남북 접촉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이상화 북핵외교기획단장(국장급)이 20~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북한의 대미외교 실무 책임자인 최선희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이 참석해 동북아 안보 관련 세션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다자외교 세션에서 직접 토론자로 나설 예정이다. 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정무차관 등 미국 전직 관료들도 참석해 북·미 간 1.5트랙(반관반민) 대화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변인은 남북 간 접촉 가능성에 대해 “지금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의 대외선전단체인 ‘북침핵전쟁연습반대 전민족비상대책위원회’는 한·미 연합 해상훈련과 미국 전략자산 및 첨단무기의 한국 전개 등을 비난하며 “예상 밖의 시각에 상상 밖의 타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북한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군과 비밀경찰 요원에게 실탄 지급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지난 16일부터 한반도 근해에서 시작된 한·미 군사훈련에 대비한 움직임”이라며 “한·미 훈련에 맞춰 군과 비밀경찰인 국가보위성, 일반 경찰인 인민보안성 요원에게 실탄을 지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북한 소식통은 “준전시 체제에 가까운 대응”이라고 말했다. 아사히는 “한·미·일은 북한이 언제라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최선희 또 방러… 북·미 1.5트랙 대화 급물살

    최선희 또 방러… 북·미 1.5트랙 대화 급물살

    일각선 “北, 빅딜 여론 탐색 의도” 북한의 대미 협상 담당자인 최선희(53)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이 19~21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핵 비확산회의에 참석한다. 최 부국장이 최근 한 달 새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과시하자 우리 정부도 고위 당국자 파견을 고심하는 등 북핵 문제의 중재자를 자처한 러시아를 무대로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최 국장은 17일(현지시간) 오후 국제 비확산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NHK 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몰려든 취재진이 방러 목적을 묻자 “모스크바 회의에 참석하러 왔다”고만 짧게 답한 뒤 차를 타고 공항을 떠났다. 최 국장은 북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 자격으로 21일 비확산회의 ‘동북아 안보’ 세션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다자외교’ 세션에 토론자로 직접 나설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 핵협상에 관여한 미국의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군축담당 특보 등 미국 전직 관료들이 참석할 예정이라 자연스럽게 1.5트랙(반관반민) 대화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최 국장이 이번 회의에서 북핵과 관련한 ‘빅딜’ 가능성 등 국제사회의 여론을 떠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 국장은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모스크바에서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외무부 한반도 담당 특임 대사와 만나 북한이 추가 핵실험,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간 물밑 접촉설에 대해 이날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일단 부인하면서도 “대화, 외교는 우리가 선호하는 접근방식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은 대단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대화의 전제조건을 재확인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이번 회의에 적절한 인사를 참석시키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면서도 “이번 회의를 계기로 남북 접촉 추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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