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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대화 명시」 마지노선 사수 총력

    ◎후속대책 마련… 긴박한 정부 표정/사찰시기 평가절하… 이미 양해 관측/외교채널 총동원 5개원칙 관철 주문 제네바의 미북 핵협상이 「합의」쪽으로 가닥을 잡아가자 우리 정부도 합의내용을 예의주시하면서 후속대책을 마련하느라 긴박한 분위기.정부는 제네바 핵협상이 장기적으로는 남북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면서도 미국측이 너무 큰 양보를 했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 ○…외무부는 14일 북미간 제네바회담 타결이 임박해지고 있는 사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응책마련과 함께 대국민여론수렴에 나서는등 부산한 움직임.특히 『언제 타결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부 간부들은 『회담이 끝이 난 것이 아니다』『북한과 관련된 회담은 막판까지 두고 봐야한다』며 일반적인 관측에 제동. 이와 관련,장기호외무부대변인도 이날 하오 『할말이 있다』며 기자들은 불러 모은 뒤『제네바 회담은 오늘(14일하오)끝이 나지 않을 수 있다』『합의문 작성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북미간의 협상이 밀고당기는 식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 ○…외무부는 북핵관련 간부들은 13일까지도 특별사찰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결같이 말하다 갑자기 14일부터는 『사찰시기가 뭐 그리 중요하냐』『결국 남북회담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지 않는냐』면서 사찰시기에 「자조적」입장을 피력하기 시작.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찰시기는 「경수로 주요 기자재가 반입되기전」쪽으로 우리측이 양해해 이미 사찰시기와 관련한 입장은 북미간에 정리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 ○…통일원도 협상결과가 우리측이 소외됐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연.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을 비롯한 통일원 관계자들은 외무부 북핵 관련부서와 관계자들에게 제네바 협상 진행결과를 수시로 탐문하면서 미북간 합의서에 남북대화 부분을 명시토록 주문하는등 우리측 양보 「마지노선」 사수에 마지막까지 진력. 이부총리는 이날 통일원에 대한 국감에서 미북협상이 우리측에 불리한 쪽으로 타결되는 게 아니냐고 의원들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자 『과거핵 규명도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대북 경수로 지원도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는 등 이른바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5개 원칙」을 제시하고 이의 관철을 거듭 다짐. ○…통일원의 관계자도 이와 관련,『제네바회담에서 합의서가 채택되면 이같은 5개 원칙을 수용하는지 여부를 예의 검토할 것』이라면서 『남북대화 등 일부 사안에 대한 타결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아 합의서 도출이 지연되고 있으나 우리 입장이 결국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 그러나 통일원의 다른 한 관계자는 『원칙에는 합의해놓고 구체적 실천단계에선 딴소리를 하는게 지금까지의 북한이 보여온 전형적인 협상태도』라면서 미국측이 특별사찰의 구체적인 시기를 합의하지 않고 적당히 얼버무리는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을 크게 걱정. ◎타결국면 제네바협상 정부의 고민/“핵과거 규명없이 경수로 지원” 곤혹/강·온대립… 남·북대화 주도권 상실 우려 제네바 북핵협상이 사실상 합의상태에 들어가면서 후속대응책 논의를 위한 우리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번 북미간의 제네바협상을 보는 정부의 입장은 다소 불만스럽지만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3일에 이어 14일 청와대·통일원·외무부등 북핵관련 주무부처 고위당직자들은 심야대책회의를 갖고「북미합의」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여기서『특별사찰 시기도 문제지만 남북회담재개도 양보할 수 없다』며 북미회담 막바지에 이 문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주무부서인 외무부는 제네바에 긴급전문을 보냈고 한장관은 앞서 13일 저녁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입장을 강력히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북미간 협상문안작성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은 바로 특별사찰과 남북대화의 시기때문이다. 문제는「경수로공사 착공전 특별사찰을 해야하며 이것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경수로지원비용등 경협에 임할 수 없다」고 강조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원칙이 깨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경우 우리로서는 핵투명성이보장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수로지원을 위한 비용을 상당부분 지불해야 할 판이다.이 문제는 청와대·외무부등 우리 정부 모두의 현실적 고민이 돼버렸다. 청와대의 고민은 곧 국민의 불만으로 다가온다.국민들은 핵투명성이 철저히 보장되기도 전에 경수로 비용을 들이는데 대해 거의 부정적이기 때문이다.특히 김영삼대통령의 최근 외신을 통한 발언도 모양이 썩 좋지않게 돼 버렸고 결과적으로 그만큼 운신의 폭을 좁힌 상황이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 하나의 고민은 이번 북핵타결이 정부내「강온파」의 대립을 낳고 결과적으로 남북대화에 이니셔티브를 놓치지 않을까하는 점이다.사실 정부내에서는 이번 타결방향이 북한을 대화의 길로 유도해 장기적으로 남북관계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쪽이 있었고 반면 그동안의 북한태도에 비춰 「압력」을 강화했을 경우가 북한을 대화무드로 이끌어내는데 더욱 효율적이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북미합의문이 특별사찰 시기와 남북회담 재개시기를 못박지 않을 경우 정부내 통일·안보팀의 전면적인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한장관은 이날 있은 한 남북관계 강연회에서 『핵문제의 협상을통한 타결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전쟁방지,북한의 개방과 남북관계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한미간에 합의된「북핵합의후 3개월이내 남북대화재개」문제역시 제네바협상무드로 볼때 관철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있는 것으로 보여 한장관의 발언도 현실적으로 국민을 납득시키기엔 미흡하다는 여론이 높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일단 이같은 현실적인 고민을 인정한뒤 『남북대화등을 포함,구체적이고도 과감한 대응책을 구사할 것으로 안다』면서 「정면돌파」의사를 비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 “완전타결이냐 중간합의냐” 촉각/합의문 채택 “초읽기” 미국·북한

    ◎회동앞서 전화·팩스로 문안 조정/미서 특별사찰·핵봉처리 양보설 미국과 북한이 13일부터 공식적인 합의문 문안 작성작업에 돌입,합의문 채택은 초읽기에 접어들었다.이제 관심은 합의문이 특별사찰등의 쟁점현안을 포함하는 완전타결문인지 아니면 이 부분을 3차회담으로 넘기는 중간단계의 합의문인지에 쏠리고 있다. ○…양측은 이날 상오9시 미국대표부에서 실무자회의를 갖고 문안작성작업을 시작. 양측은 통상적으로 회의를 상오10시 이후에 시작했던 관례에 비해 이날은 1시간 일찍 회의를 시작해 합의문이 빨리 나올수 있을 것으로 회담장 주변에서는 관측. 양측은 특히 전날 공식적인 회의를 열지 않았지만 비공식적인 접촉을 갖고 문안 초안을 서로 교환해 합의를 이루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 ○…미국과 북한은 당초 12일 상오에 실무자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연기를 거듭하다 결국 열지 못하고 하오 늦게 전화와 팩시밀리를 이용해 서로 문안 내용을 협의. 상오11시에 열기로 했던 회담이 열리지 않자 셰리던 벨 미대표부공보관은 『북한의 요청으로 회의를 12시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한뒤 얼마있다 『점심먹고 회의를 열 것』이라고 정정 발표. 한 외교소식통은 『회의가 늦어지는 것은 북한이 평양측과 협의를 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 그러나 하오6시30분쯤 허종 외교부본부대사는 왜 회의가 열리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전화에 『차가 오가지 않아 회의가 열리지 않는 것으로 아는군요』라며 대좌 아닌 접촉을 통한 회의가 진행중임을 공개. 허대사는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야지요』라며 『전화를 하거나 필요할때는 사람이 만나 협의중』이라고 설명. 미국대표부의 한직원도 『전화와 팩시밀리가 오가고 있다』며 문안작성중임을 확인. ○…외교소식통은 『요즘 진행되는 회담의 하루는 얼마전의 하루와는 다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긴박한 회담진행을 전하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쟁점현안에 대해 양측이 정치적으로 처지를 바꾸려면 하루아침에 바꿀수 있다』고 말해 막판 완전타결 가능성을 시사. 회담이 마지막까지 특별사찰등 쟁점현안에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양측은 그동안의 의견접근 내용을 바탕으로 중간단계의 합의문을 발표하고 현안사항은 3차회담으로 넘길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소식통은 특별사찰과 사용후연료봉의 처리,남북대화의 시기등을 삭제한 양보합의문을 미국이 제시했다는 설에 대해 『양보인지 아닌지 단정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하지 않아 주목. 합의문 내용에는 5Mw 실험원자로를 폐쇄하면 이에 상응한 대체에너지를 3개월내에 제공하고 50Mw및 2백Mw 흑연감속로 동결에 따른 에너지 보상은 각각 6개월및 18개월내에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한 소식통이 전언. 회담장 주변에서는 합의문 내용 가운데 어느쪽이 더 많이 양보하는지와 미국이 어느정도 선까지 양보하는지가 관심의 초점. ◎미·북 「합의문 작성」 정부시각/「특별사찰 양보」 한·미 입장조율 과제/“경수로·남북회담 우리입장 반영” 평가/북,남북대화 뒷전… 대미 접촉 주력할듯 제네바 고위급 「핵회담」에서의 미·북한간협상 타결이 임박,합의문내용이 일부 밝혀지면서 외무부는 긴장된 분위기속에 대책수립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승주외무장관은 13일 국정감사를 받는 도중 수시로 관계관들로부터 북핵관련 진전상황을 보고받고 청와대등과 전화로 후속대책을 협의했다.한편으로 한장관은 합의문 완결전까지 우리정부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수 있도록 미측대표단과 접촉을 갖도록 제네바 현지에 가있는 외무부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감답변에서 한장관은 의원들에게 『한미간 공조에 균열은 없으며 우리쪽 「요구」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며 신중히 지켜봐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무부는 미측이 일부 전해온 합의문 내용과 관련,특별사찰시기가 명시되지 않긴 했지만 핵확산금지조약(NPT)복귀등을 포함,북한의 핵투명성 보장을 위한 일련의 원칙이 명시된데 대해 일단 안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경수로공사를 위한 자재가 도착하기전 핵사찰을 받아야 한다』는 기존의 한미간 원칙이 미국에 의해 깨져 북한에 핵카드를 계속 쥐어줌으로써 향후 남북관계 정상화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경수로 완공전까지 핵사찰을 완료한다』는 북한의 입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더욱이 정부는 특별사찰에 대한 한미간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경수로 건설비용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어 이에 대한 한미간의 조율이 숙제로 남게 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북한이 일괄타결을 하더라도 경수로 지원등의 세부사항은 이행과정에서 계속 논의가 진행될것』이라며 추후 세부사항 이행을 위한 전문가회담에서 우리뜻이 반영되도록 계속 노력할 태세 임을 시사했다. 경수로문제와 남북회담 재개문제에 있어서는 우리정부의 입장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즉 북한은 한국형을 거부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후퇴,「한국형」경수로를 받아들이고 한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이같은 입장변화는 북한의 도로구조,전력사정등을 고려할때 「한국형」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과 비용을 대는 주체가 어차피 한국이라는 점을 인정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남북회담 재개시기에 관해서는 당초 「북미연락사무소개설전후」가 될것으로 관측됐으나 이번 합의과정에서 북미연락사무소 개설전의 구체적 시기가 명시될 것으로 알려졌다.북미연락사무소는 합의문 발표후 6개월이내,남북회담의 재개는 3개월이내 선에서 북미간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앞으로 북한은 남북대화보다는 연락사무소개설을 위한 미국과의 세부협상에 더 비중을 둘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정부는 제네바협상타결을 계기로 대북한 정책 전반을 재검토·정비해야 할것이다.제네바 핵협상의 타결은 북미간 관계정상화를 포함,한반도의 질서가 전면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영혼문제 다룬 불 과학추리소설/「타나토노트」 국내 출간

    ◎「개미」작가 베르나르의 두번째 소설/죽음에 관한 민족신화·종교별 해석 정리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두번째 소설 「타나토노트」(전2권)가 최근 국내에 소개됐다(열린책들 간). 「타나토노트」(thanatonaute)는 죽음을 뜻하는 그리스어 타나토스(thanatos)와 항해자를 의미하는 나우테스(nautes)를 합쳐 만든 말로 우리말로는 죽음의 세계를 탐험하는 「영계(영계)탐사단」쯤 된다. 소설의 줄거리는 「21세기에 들어 인간은 영혼의 문제를 밝히고자 죽음의 세계에 대한 과학적 탐사에 나선다.죄수 지원자로 구성된 탐사단이 실패를 거듭하자 마취전문의와 동물학자등 학자들이 새 팀을 결성,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후세계에 도달한다」는 내용. 이 과정에서 작가는 『천국에 이르려면 고통­쾌락­인내등 6단계의 「장벽」을 거쳐야 하며 모든 종교는 결국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작품 자체는 『추리적 기법을 써 시종 긴박하게 전개되면서도 재치와 익살이 넘치는 독특한 과학추리소설의 영역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또 줄거리 중간중간에 죽음을 얘기한 각 민족의 신화,종교별 해석등을 정리한 「죽음에 관한 연구」를 끼워넣어 「개미」에서 시도한「백과사전식 지식전달」을 또 한번 보여준다. 원작지인 프랑스에서는 지난 2월 출간된 뒤 20여만부가 팔렸다. 베르베르의 첫 작품인 「개미」는 지난해 7월 국내에서 발행돼 『지식과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는 문명론적 소설』이자 재미있는 작품으로 좋은 평을 얻었고 요즘도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 「남북관계와 언론」 관훈클럽 심포지엄 요지

    ◎“「한·미공조 이상」 터무니 없는 억측”/한 외무/“미·일 대북비밀거래 절대 없어”/언론 식견높여 정책결정 동참 바람직/「냉전·반공사고」 바탕한 보도 지양해야/주제발표 중견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총무 남중구)이 한국언론학회와 공동으로 24일부터 이틀동안 경주 현대호텔에서 「남북관계와 언론」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열고 남북관계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언론의 보도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발제연설및 주제발표 요지는 다음과 같다. ▲한승주외무부장관 발제연설=현재 미국과 북한의 대화는 계속되고 있는 반면 남북대화는 전망이 안 보이는 「불균형의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에 대한 언론과 사회 일각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된다.그러나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유지라는 보다 더 큰 국가이익을 위해 좀 더 인내하고 때를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남북관계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이중성을 띠고 있고 냉전이 종식되었다 해서 남북관계가 당장 비영합적(non zero­sum)인 관계로 변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남북관계의 비영합적 측면을 간과해서도 안된다.냉전적 사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한을 상대로 똑같은 냉전적 사고로 대응할 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긴장상태의 계속,아니면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북한과의 불필요한 무력충돌의 가능성이다. 우리에게는 또 사실을 사실과 다르게 받아들이고 때로는 비관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한·미공조에 커다란 이상이 있다든가,미국이나 일본이 우리 어깨 너머로 북한과 비밀거래를 하고 있다든가 하는 주장은 사실이 아닐뿐더러 이들 국가와의 관계에 있어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야기시킬수 있는 문제들이다. 국민의 알 권리와 외교교섭의 민감성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과 마찰은 민주화된 사회라면 모두 겪게되는 공통현상이다.정부는 국민에게 정직해야될 의무가 있고 그것을 통해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핵심적인 것과 지엽적인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우리가 지엽적인 것에 매달릴 때 외교는 핵심적인 것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없게 되고 결국은 외교와 국가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우리는 또한 원칙과 수단,목표와 방법을 구별하여야 한다.전략과 목표,원칙에 있어서는 확고하되 방법과 수단에 있어서는 유연하게 그리고 때를 기다릴줄 아는 의연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그것은 원칙과 수단사이에서의 균형감각,폭넓은 국제적 시각,그리고 장기적이고 대국적인 안목을 가질때 가능한 것이다. ▲구종서삼성경제연구소상무 주제발표(북한의 신체제와 한국언론)=언론은 북한연구를 강화하고 식견을 높여 정부의 정책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정책을 정부와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한다.정부가 통일정책·외교전략에서 표류하면 언론이 이를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잘못된 보도를 통해 국민과 정부를 혼란시키지 말고 우월체제에 의한 독일식의 평화적인 조기통일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보도와 제작에 임해야 한다. ▲김정기한국외국어대교수 주제발표(북한핵보도문제와 남북교류)=탈냉전시대에도 한국의 주요 언론들이 「냉전적 내지 반공사고」로 짜여진 편집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면 북한핵문제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 페쇄적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북한의 핵개발뒤에 숨은 동기,정책,전략,협상,행동양식,태도를 폭넓게 그리고 종합적으로 보게 하고 여러 대안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복잡한 북한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언론의 몫일 것이다.
  • 한국 산악회(산하 파수꾼)

    ◎“산엔 메아리도 남기고 오지 말자”/즉엽산·명지산 이어 통일전망대 청소/충회원 3천여명… 매년 식수활동 벌여 『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산사람들입니다.그동안 꾸준히 산을 누비며 환경운동을 벌여 왔지만 우리의 힘만으론 역부족임을 실감 했습니다.언론이 앞장서 국민을 계도하고 정책입안자들에게 환경보전의 긴박성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산악회 대표로 서울신문사 깨끗한 산하 지키기 운동의 환경감시위원에 위촉된 연세대 도시환경공학과 정연규교수(47)는 깨끗한 산하 지키기 운동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해방과 더불어 발족한 한국산악회는 반세기를 거치면서 전국에 3천여명의 회원이 있다.이번 환경감시위원에 동참한 회원은 자연보호위원 12명.정교수는 한국산악회 자연보호 담당이사이기도 하다.이들 자연보호위원은 한국산악회에서 환경보호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산악회원들은 환경감시위원에 위촉되면서 즉시 현장활동에 들어갔다.지난 8월중순부터 시작한 환경감시활동은 9월초까지 경기 포천의 죽엽산,강원 가평의 명지산과 화악산계곡에서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이며 오물수거에 나섰다. 이들은 또 추석연휴가 끝나는 22일부터는 강원 간성에 있는 통일전망대에서 탐방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분리수거작업도 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현지답사를 다녀온 박정명 전총무(53)는 『통일전망대 뒤편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쓰레기가 심하게 썩어 코를 못들 정도로 악취가 심하더라』며 행정당국에서도 예산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것을 환경감시위원들이 치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산에는 야호의 메아리도 남기고 오지 말자』는 한국산악회 환경감시위원들이 환경보호운동에 나선 것은 85년부터.등산객의 인명구조와 함께 산과 계곡의 오물수거에 착수한 이들은 산속에는 말조차 남기지 말자는게 규칙이다. 『그동안 뜻있는 사람들의 활동으로 높은 산의 등산로는 한결 깨끗해 졌다』는 정교수는 회원들이 깊은 산속이 점차 나아지자 90년부터 2년동안은 등산객들이 마시는 샘 1백여개소의 수질검사를 실시했다.오염측정기(TDS)로 식수의 적합여부를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부적합 판정이 내려져 행정기관을 통해 폐쇄하는 등 행정조치를 내리게 했다는 것. 산악인들은 가슴뿌듯한 자랑거리가 또 하나 있다.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매년 잣나무 2천그루씩을 심은 것이 전국 곳곳에서 제법 나무의 구실을 하며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까지 하단다. 『환경감시위원에 위촉돼 앞으로 활동하는데 더 큰 힘을 얻게 됐다』는 정교수는 맑은 물 푸른 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려는 운동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 쫓고 쫓긴 긴박의 5시간/피해자 신고서 범인 검거까지

    ◎아침 시장길 강동은 1.5㎞추격,격투끝에 붙잡아/“강씨 윤화… 지서서 돈찾아가라” 공범3명 유인 검거/공포탄 쏘며 아지트 덮쳐 도주하는 나머지도 체포 경찰의 「지존파」일당 검거작전은 추석전날인 19일 여명부터 시작돼 점심시간을 넘긴 하오2시에 모두 끝났다. 경찰의 검거작전이 계속되는 동안 지존파일당이 숨어 있던 아지트주변에서는 경찰과 범인들간에 쫓고 쫓기는 긴박한 순간이 이어졌다. 서울 서초경찰서가 전남 영광 지존파 일당의 아지트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이모씨의 전화신고를 받은 것은 16일 새벽2시.경찰은 초라한 차림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박모씨와 함께 1시간뒤 출두한 이씨의 말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사체를 토막내 화장하고 인육을 먹기도 한다는등 이씨의 진술내용이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씨가 도망칠 때 갖고 나온 범인들의 핸드폰번호를 조회한 결과 전남 영광에서 가입신청을 한 사실이 확인되자 경찰은 이씨의 진술에 대해 확신을 갖고 본격적인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서초경찰서 형사과강력4반 반장 고병천경위(46),이계원(55) 하정배경사(42),안홍상(53) 이진형(37) 한기수경장(35),오후근순경(36)등 7명으로 구성된 검거반은 18일 하오11시 차량 3대에 나눠 타고 이씨와 전남 영광으로 떠났다. 19일 상오4시 현지에 도착한 경찰은 이씨와 함께 굵은 빗줄기를 맞아가며 2시간 남짓 헤맨 끝에 상오 6시쯤 범인들의 은닉처인 전남 영광 불갑면 금계리 야산에 도착,진을 쳤다.잠복경찰관들은 아지트앞 논두렁에서 망원경으로 아지트를 감시하며 긴장감 속에서 범인들의 동태를 살폈다. 3시간쯤 지난 상오 8시50분쯤 강동은이 문을 열고 나와 포터트럭에 올라 타는 것이 목격됐다. 은밀히 뒤를 밟던 경찰은 작전을 개시,아침준비를 위해 콩나물을 사러 가던 강의 차를 세웠다.이때 순간적으로 위기상황을 직감한 강은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1.5㎞가량 달아나다 뒤쫓아온 서초서 검거반 7명에게 덜미를 잡혀 격투끝에 붙잡혔다. 강을 영광경찰서 불갑지서로 연행한 경찰은 아지트에 남아 있는 나머지 5명에 대한 2차검거작전에 들어갔다. 강으로부터 아지트 전화번호를 알아낸 경찰은 상오 9시40분쯤 『강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후송했다.강씨가 갖고 있던 현금 2백만원을 보관중이니 지서로 와서 찾아가라』고 전화를 걸었다. 30분뒤인 상오 10시20분쯤 지서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온 르망승용차에서 문상록이 내리자 곧바로 덮쳤다. 문이 검거되자 차에 있던 김현양 이경숙은 재빨리 핸들을 돌렸으며 이는 승용차에서 핸드폰으로 은신처에 남아 있던 동료 2명에게 달아나라고 연락했다. 경찰의 추적이 계속되자 김은 자포자기,승용차에서 이에게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우리 함께 죽자』고 말했다.이때 이가 만류,핸들을 붙잡자 승용차는 읍내 학신4거리에서 인도로 돌진,벽에 부딪혔다.이들은 계속 달아나기 위해 승용차를 후진하다 시속 1백40㎞의 전속력으로 뒤쫓아온 서초경찰서 한기수경장에게 붙잡혔다. 이어 경찰은 영광경찰서 타격대의 지원을 받아 아지트에 남아있던 강문섭 백병옥등 잔당 2명에 대한 검거에 나섰다.아지트를 에워싼뒤 확성기로 『완전히 포위됐으니 두 손을 들고 나오라』고명령을 했으나 범인들은 꼼짝도 않았다. 경찰은 공포탄 4발을 쏘며 급습,강을 그자리에서 붙잡고 뒷문을 통해 인근 야산으로 도주하다 대나무밭에 숨어있던 백은 지원나온 영광경찰서 형사기동대 대원들에 의해 검거됐다. 하오 2시로 상황 끝이었다.
  • 강영훈·정원식 두 전총리/남북회담 비화집 낸다

    ◎8차례 고위회담대표 경험 살려/회담장서의 북측 행동등 상술/역사의 이면 충실하게 재정리/향후 회담에 길잡이로 활용토록 지난 90년 서울에서 열린 1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부터 2년동안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진행된 8차례의 남북고위급회담의 우리측 대표였던 강영훈(1∼3차)·정원식(4∼8차) 두전직 국무총리가 책을 쓰고 있다. ○“국가에 마지막 봉사” 분단 45년만에 처음으로 남북총리가 상대편 정상과 악수하고 남북정상회담의 성사가능성을 보여준 2년동안의 숨가쁜 드라마를 기록으로 담고 있는 것이다. 김일성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중단된 남북정상회담이 멀지않아 어떤 형태로든 다시 추진될 것에 대비,정상회담및 이를 위한 예비회담,더 나아가 통일협상에 이르는 후임 대표및 당국자들에게 참고서를 제공하겠다는 충정에서다. 작업은 지난해 7월 세종연구소 이사장에 취임한 정전총리가 지난해 10월 「국가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의미있는 숙제」로서 남북회담 비화를 정리하기로 결심하면서 시작됐다. 정전총리는 이에따라 재단이사회에서 남북회담 이면사를 정리하는 프로젝트의 승인을 얻은뒤 강전총리에게 이같은 뜻을 전달,흔쾌히 동의를 얻어냈다. 작업은 고위급회담 대표로 참가했던 두 전직총리를 포함하는 4명의 위원으로 연구팀(팀장 정원식)을 구성하고 예비회담·실무접촉등 공식접촉과 각종 비공식접촉 창구를 맡았던 20여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을 가동,진행되고 있다. 편견을 막기위해 같은 날짜의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참가했던 모든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크로스 체크하는 확인과정을 거치고 있다. 오는 연말까지 20여권 안팎의 남북회담 자료집을 낸다는 목표아래 바삐 움직이고 있으나 일반인에 대한 공개여부는 남북대화의 진전속도등을 고려,정부측과 신중한 협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이 비화집의 절반이상은 대표간 대화록,공동발표문등 공식행사와 관련된 것이다.그러나 북한대표단이 우리측의 새로운 조건에 대해 평양과 연락을 취하면서 대응하기까지 우리측에 포착된 일거수 일투족등 긴박한 회담과정에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역사의 순간들도 모조리 담을계획이라고 정전총리는 말했다. 물론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서로 엇갈리는 부분도 있어 애를 먹기도 한다. ○기억 엇갈려 애먹어 평양의 주석궁을 방문했을때 김일성주석이 접견실에서 나왔는지 홀에서 걸어나왔는지등 시시콜콜할 수도 있는 부분까지 상황에 대한 완전한 기억일치가 이루어지고 나서야 활자화한다는 원칙을 정해놓고 있다. 정전총리는 『남북기본합의서라는 귀중한 합의문서를 이루어낸 8차례의 고위급회담이었지만 선례가 없는 상황에서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면서 『다음사람들이 조그마한 참고자료로 활용,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태풍속 무리한 착륙이 빚은 “인재”/KAL기사고 원인과 문제점

    ◎강풍·폭우속 운항 강행… 안전수칙 무시/회항기피 관행·공항시설 낙후도 문제 제주공항에서 10일 발생한 대한항공여객기 활주로이탈및 화재사고는 나쁜 기상여건속에서 조종사가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다 빚어진 사고라는 점에서 항공기사고의 3박자로 꼽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날 제주공항은 태풍 더그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 9일밤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순간 최대풍속 29m가 넘는 강한 비바람이 불고 있었다.이 정도의 기상조건이라면 정상적인 이·착륙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평소 서울∼제주 34편,제주∼서울 34편등 왕복 64편을 운항하고 있으며 피서철을 맞아 요일에 따라 최고 10여편을 증편 운항해왔다.태풍 더그의 북상으로 9일밤부터 현지 기상여건이 급격히 악화됐음에도 대한항공은 10일 제주행 마지막 항공편과 하루 2편을 운항하는 목포행 하오편등 국내선 2편만 결항할 예정이었다. 특히 제주지역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여러날 전부터 예고돼 있었는데도 현지기상여건을 고려하지 않은채 무리한 운항을 강행한 것이 결과적으로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대한항공측은 사고원인을 「태풍 더그의 영향으로 강한 측풍이 불어 항공기가 착지지점에서 바람에 밀리면서 보안시설에 부딪쳐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항활주로는 건물등이 들어서 있는 시내와는 달리 개활지라서 기상이 악화되면 예상치 못한 돌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비행기가 돌풍에 휘말리면 양력을 잃어 실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간과했다는 점에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두번째 문제점은 조종사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했다는 점이다.항공기사고때마다 제기되는 문제점이지만 국적항공사들은 외국항공사에 비해 무리한 이·착륙 시도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지난해 아시아나항공기 추락사고도 조종사의 무리한 착륙시도가 중요한 사고원인의 하나였던 것으로 지적됐었다. 지난해 상반기중 대한항공의 국내선 결항률은 3.6%,지연율은 12.6%였다.반면국제선 결항률은 0.3%,지연율은 2%였다.이에 비해 같은 기간동안 국내에 취항중인 23개 외국항공사의 평균결항률은 1%,지연율은 3.3%였다.양 항공사의 국내선은 국제선보다 결항률은 9.4배나 높고 지연율은 7.3배나 잦은 셈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선 결항및 지연율은 외국의 국내선보다는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런 사실은 상대적으로 공항시설이 열악하고 기후변화가 심한데도 국적항공사가 정시운항률을 높이기 위해 「무리」를 자주 한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이날 사고도 조종사가 현지 기상여건을 고려해 착륙이 어려웠다면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기보다 회항을 했어야 할 것 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고기 A300­600 제원/불등 유럽 5개국 합작 에어버스사 제작/91년 도입… 전장 54m에 좌석 2백58개 제주공항 착륙도중 사고를 낸 대한항공의 A300­600기종은 프랑스·영국 등 유럽 5개국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에어버스 인더스트리사」가 제작한 최신예 중형 여객기이다. 대한항공은 89년 12월 에어버스사와 이 기종 11대를 도입키로 계약을 체결했으며사고비행기는 90년 12월에 제작돼 91년 2월에 5백30억원을 주고 사왔다. 이 비행기는 전장 54.08m 날개폭 44.84m 높이 16.53m이며 탑승인원은 일등석 24석,3등석 2백34석 등 모두 2백58석이다. 최고 운항고도는 4만피트 순항속도는 시속 8백40㎞이며 연료탑재량은 1만8천 갤론(3백60드럼)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75년 A300기종을 아시아 최초로 도입,현재 22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국내선과 국제선 중거리노선을 운항해왔다. 이 기종은 최신 항공공학을 이용한 연장날개를 장착하고 첨단 전자장비를 보강한 제4세대 항공기로 불린다. ◎김제중 사무장의 증언/“승무원지시 따라준 승객에 감사”/연기속 질서있는 탈출로 참화 예방 『기체에 불이 붙어 뒤쪽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승무원들의 지시를 곧이 곧대로 따라준 승객들의 시민의식이 눈물겹도록 고마울 뿐입니다』 10일 제주공항에서 활주로를 이탈,화재와 함께 10여차례나 폭발한 대한항공 2033호에 탑승했던 사무장 김제중씨(33)는 이번 사고에서 인명피해가 전혀 없었던 공로를 모두 탑승객들에게 돌렸다. 『김포공항을 출발,제주상공에 도달하자 기체가 좌우 그리고 상하로 요동을 쳤어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여객기 승무원 생활동안 이번과 같은 요동은 처음이었다는 김씨는 착륙하려는 순간 기체 뒤쪽에서 검은 연기가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순간 사고났다고 직감,5명의 여승무원들에게 뒤쪽문을 열지 말고 앞쪽 오른쪽 비상구를 열어 에스케이프­스라이더를 만들 것을 지시했지요』 승무원은 다 죽어도 승객은 단 한사람도 다쳐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생각으로 승객 한명 한명을 비상고 안전하게 대피시켰다는 김씨는 『그 순간 어떻게 그런 판단을 하고 지시를 내렸는지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승객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한사람씩 차례차례 비상구로 이동하는 등 보여준 질서의식은 한마디로 「인간승리」였다고 김사무장은 강조했다. ◎탑승객 김진황씨의 증언/“탑승객 정원의 절반… 대피 쉬워”/“꽝” 소리와 함께 기체뒤쪽서 불길 『승무원들의 침착한 대피유도가 없었다면 모두가 공포에 질려있는 상황에서 아수라장이 돼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을 것입니다』 제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3박4일동안 휴가를 보내기 위해 이날 대한항공 사고여객기에 탑승했던 김호성씨(36·회사원·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아파트 605동)는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탈출순간을 먼저 회고했다. 『사고순간 기내는 일순 대혼란이 이는듯 했습니다』 제주공항도착 20여분전쯤인 이날 상오11시쯤에 여객기가 3∼4차례 크게 요동칠때부터 불안했다는 김씨는 『안전벨트를 매라는 안내방송이 있자 태풍때문에 비행기가 몹시 흔들리는구나하고 생각하며 안전벨트를 맺다』고 말했다. 김씨를 비롯한 승객들의 기대도 순간,곧이어 기체가 하강하면서 착륙하는 듯했다.그러나 착륙하지 않고 다시 이륙하는구나 하고 생각되는 순간 「꽝」소리와 함께 기체가 크게 흔들리면서 미끄러지듯 멈췄고 뒤쪽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 것이 보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사고로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승무원들의 투철한 직업의식이 절대적이었고 탑승객이 정원 2백92명의 절반정도에 불과해 기내에서 이동이 쉬웠던 것도 큰 몫을 했던 것같다고 김씨는 말을 맺었다.
  • 북태도 유연… 일괄타결 토대 마련/미­북 핵회담 어떤 결과 나올까

    ◎일단 휴회후 「핵동결」·「경수로」 교환 가능성/세부현안 실천위한 「시간표짜기」가 난제 미국과 북한의 3단계회담이 10일의 회의를 고비로 일단 휴회에 들어갈 것 같다.다음 회의는 이달 말쯤 재개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8월말 시한에 쫓기던 폐연료봉의 처리시한이 의외로 순조롭게 풀린데다,처리방안도 건조후 콘트리트벽 속에 보관하는 방안을 북한이 제의함으로써 해결의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또 북한 핵발전소의 경수로 전환 지원에 있어서도 러시아형 원자로를 고집하던 처음 태도를 바꿔 한국형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 양측이 계속 줄다리기를 할 이유가 없어진 상태이다.미국과 북한이 가장 긴급사안으로 여겼던 핵동결과 경수로 문제에 대한 해결의 기틀이 마련된 셈이다. 이는 우리측에서 보면 「철저하고도 광범위한 해결」,북측에서 보면 일괄타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었음을 의미한다.미국과 북한은 이제 상대방에 대한 모든 요구사항을 각각의 「보따리」에 넣어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협상을 할 수 있게 된것이다.이 협상은 또 미국에게는 북한의 핵카드 세분화를 막을 수 있는,북한에게는 원하는 것을 단숨에 얻을 수 있게 하는 이점을 주고 있다.그만큼 협상 타결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문제는 이들 현안을 단계적 또는 동시적으로 실천에 옮겨야 할 시간표도 같이 짜야 한다는 점이다.예컨대 북한측 요구의 핵심인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경수로 지원문제만 해도 많은 단계가 필요하다.먼저 실무회담을 열어 상호대표부 설치문제를 협의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수교를 위한 본격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경수로 전환 지원도 마찬가지다.우선 연락사무소를 설치,현지조사를 벌여야 하며 이어 자금 지원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원자로의 설계등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여기에 맞춰 북한도 단계별로 미국이 요구하는 핵동결 약속과 핵안전협정 의무준수,한반도비핵화 선언등을 실천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만약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시행을 미루거나 어기면 협상안은 자동으로 깨지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미국과 북한의 휴회결정은 바로 이 시간표를 짜기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이다.이것이 없이는 전체적인 틀이 잡혔더라도 일괄타결이 어렵기 때문에 이달말쯤 회의가 재개되면 양측은 이 부분에 모든 노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앞으로의 회담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도는 것도 이같은 이유를 근거로 하고 있다.일괄 타결안은 어느 한 부분만 삐거덕거려도 다시 짜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세번의 회의를 보면 미국과 북한은 수교·특별사찰·평화협정 대체등 정치적인 문제는 건너뛰고 경수로·폐연료봉 처리등 주로 실무적인 사안에 매달려온 분위기다.아직까지 특별사찰등 난제에 대한 양측 대표의 언급이 전혀 없는 점을 봐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따라서 미국과 북한이 일괄협상에 합의한 것은 확실하지만 그 보따리의 규모가 특별사찰·수교등이 포함된 대형일지,아니면 이런 것들은 빠진 중형일지,실무적인 것만을 담은 소형에 그칠지는 아직 점치기 이른 상황이다. ◎속개된 미·북회담 이모저모/갈루치,「경수로」 해결위해 러 등 4국 순방/양측,본국과 긴밀협의,결론도출 가능성 10일 제네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속개된 미·북3단계고위급회담은 이날중으로 부분타결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긴박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미·북양측은 9일 사전 실무접촉을 갖고 본국정부와의 협의를 갖는 등 회담을 발빠르게 진행해 타결이 임박한 분위기.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시작됐는데 이는 본국정부와의 협의 때문인 것으로 관측.미국은 회담을 갖지 않은 9일 폐연료봉의 처리문제에 대해 본국으로부터 지침을 받아 이미 북한측에 이를 전달했다는 것.이에따라 북한은 전달받은 미국의 입장에 대한 평양측의 훈령을 받기 위한 시간적인 문제때문에 회담을 한시간 연장할 것을 제의했다는 후문. 양측이 회담에 앞서 폐연료봉처리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 협의를 거침으로써 이날 회담에서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소식통들은 관측. ○…북한측의 강석주수석대표는 『기분은 항상 좋다』고 말하고 회담의 결과가 있을 것같으냐는 질문에 『그러기를 기대한다』고 강한 희망을 표시. 강대표는오늘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자 『기대합니다』라고 합의에 강한 의사를 밝혔으나 곧 『해봐야 알것 같습니다』고 약간 후퇴하기도. 미국측 갈루치수석대표는 이날 합의전망에 대해 『하루종일 회담을 갖고 나면 진전이 있을 것인지를 알 수 있다』며 『좋은 얘기를 들려주기 위해 노려할 것』이라고 말해 이날 타결가능성을 시사. ○…미·북양측은 이날 폐연료봉의 처리시한 연장,경수로 지원방안 등을 집중논의했으나 수교문제에 대해선 별로 언급이 없었다고 한 외교소식통이 소개.이 소식통은 『경수로지원은 사실 넘어야할 과제가 많다』며 『갈루치부차관보는 곧 한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개국을 순방하게 될 것같다』고 전망해 한국형경수로로 결정되고 난 뒤의 후속조치가 있을 것임을 암시. 소식통은 그러나 폐연료봉문제와 관련,『최선의 방법은 3국으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말해 북한이 여전히 3국이전을 거부하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이날 미·북간에 의견이 접근된 것으로 전해진 북한핵연료봉의 건조보관방식은 연료봉의 저장기간을 길게는 10년정도 연장하는 것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젠가 재처리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사용후 3백도가 넘는 연료봉을 냉각수조에 넣어 열을 1백도정도로 떨어뜨리고 초기 방출방사능수준을 저하시킨뒤 냉각수조에서 건져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도록 봉쇄처리를 한뒤 별도로 지은 건물내에 보관하는 방식.그러나 건조과정에서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연료봉을 둘러싼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합금성분의 피복제가운데 마그네슘성분이 이산화탄소와 화학작용을 일으켜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 주사파 84개대학생회 장악/김 경찰청장,국회보고

    김화남경찰청장은 5일 이른바 「주사파」의 실태에 대해 『전국 1백62개 대학중 52%에 해당하는 84개 대학의 총학생회를 주사파가,26개 대학은 마르크스­레닌파 학생들이 장악해 좌익성향 총학생회는 총 68%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청장은 이날 국회 내무위원회에 출석,이같이 밝히고 『80년대 이념서적 개방,학원자율화를 계기로 북한노선 추종세력이 등장,지난 86년 서울대생 1백20여명은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는 구국학생연맹을 결성해 주체사상 전파에 나섰고 87년 운동권을 장악,「전대협」을 결성했으며 93년 「한총련」으로 개편했다』고 말했다. 김청장은 주사파 대책과 관련,『지하혁명조직을 색출 검거하고 이적도서 등 좌익전달매체 단속을 강화,좌익이념확산을 차단하겠다』면서 『이를위해 보안요원 전문교육 기회를 확대,자질을 향상하고 보안요원 전문화를 기하는 등 경찰보안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청장은 김일성 분향소 설치사건에 대해 『36개반 1백32명의 수사전담반을 편성,수사대상자 16명 가운데4명을 검거했으며 나머지 대상자들도 빠른 시일안에 검거,사건을 마무리짓겠다』고 말하고 분향소 최초발견 시간이 경찰발표와 비디오상의 시간과 다르다는 야당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압수수색의 긴박한 상황하에서 경찰관들이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착오』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최형우장관은 야당측에서 주장하는 전남대 김일성분향소 설치 조작설과 관련,『경찰로부터 수차례 보고를 받았으며 확인도 했다』면서 『따라서 분향소 설치를 조작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갈라지는 논밭/속타는 정·관가/“가뭄피해 확산” 대책마련 부심

    ◎“최대현안” 인식… 비상근무방안 검토/정부/당직자 현장방문… 종합지원책 모색/민자/피해보상 추진… 농촌의원 지역상주/민주 가뭄이 심해지자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 모두가 속이 타고 있다.정부·여당은 재해대비예산의 긴급방출과 함께 군등 가용인력을 총동원하고 있으나 비가 오지 않으면 문제의 근본 해결이 안되기에 안타깝다는 표정이다. ○각료 휴가계획 보류 ▷정부◁ ○…김영삼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다른 질문에는 거의 답변을 않고 계속 가뭄걱정을 해 가뭄피해에 대한 관심을 반영.김대통령은 가뭄이 계속되자 아직 여름휴가일정도 잡지 않고 있으며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요즘 대통령이 생각하는 최대현안은 가뭄』이라고 소개. 지난 16일 호남의 가뭄피해지역을 다녀온 김대통령은 22일 영남권을 다시 방문할 예정. 이영덕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각료들도 총무처에 휴가계획을 내긴 했으나 제대로 휴가를 떠나게 될지는 미지수.아직 휴가를 떠난 장관은 1명도 없으며 통일원 외무·국방부등 통일·안보 부처장관들은 김일성 사망탓인지 휴가계획을 보류하겠다고 신고하기도. ○…내무 농림수산 건설 상공자원부등 가뭄관련 정부 부처의 관계자들은 철야 당직근무조를 강화하는등 가뭄대책수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가뭄이 더 심해진다면 범정부적으로 비상근무를 하는 방안도 검토중. 정부의 한 당국자는 『공무원들의 여름휴가를 보류하는 방안보다는 휴가를 지역연고가 있는 곳으로 가서 가뭄해소를 돕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 ▷민자당◁ ○…북한의 불확실한 정세,「주사파」학생들의 극렬행위,노사문제,보궐선거등으로 어수선한 여름 정국에 가뭄 피해가 가중돼 통치력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야당이 가뭄피해를 정치공세에 활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 조기비준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당직자들을 총동원,한해지역을 시찰하고 당정협의를 통한 지원방안을 모색하는등 긴박한 분위기. ○묘책없이 발만 동동 21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는 오는 25일 경제부총리를비롯한 관련부처 장·차관들과 이세기정책위의장등이 참석하는 고위당정회의를 열어 한해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결정. 이날 문정수총장이 전남 영암·해남지역의 가뭄피해를 살펴본 데 이어 22일에는 이세기정책위의장이 전북 일대를 시찰하며 이한동원내총무도 다음주초 전남북,또는 경남지역을 방문할 예정. 이와 함께 부산 경남 광주 전남북지역의 시·도당직자의 휴가를 월말까지 보류하고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도 휴가를 지방연고지역의 일손돕기활동에 활용토록 조치. 또 소속의원및 사무처 요원 급여의 2%(약 2천5백만원)를 한해대책비로 모금하기로 했으며 그동안 전국을 돌며 모금한 재해대책기금 가운데 3억4천1백만원을 이번 가뭄피해지역에 지원할 방침. 그러나 『하늘이 도와야 할텐데』(문정수사무총장) 『농민들과 마음의 아픔을 나누는 것 말고는 하늘이 가장 큰 대책』(강삼재기조실장)이라는 당직자들의 표현대로 뾰족한 수가 없어 애태우는 표정. ○불급예산전용 주장 ▷민주당◁ ○…가뭄피해가 갈수록 심화되자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우물파기 예산지원,피해농가 보상등 대책마련에 부심. 민주당은 우선 재해대책 예비비 지원을 대폭 늘려 말라가는 논에 물대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판단,정부측에 이를 촉구할 계획. 김병오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올 재해대책비 1백50억원으로는 가뭄을 극복하기 어렵다』면서 『안기부용으로 배정된 일반예비비나 관변단체 지원예산과 불요불급한 예산등을 전용해서라도 가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농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 또 가뭄이 오랫동안 계속돼 벼농사의 대폭 감수가 불가피하면 농가에 대한 피해보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법적인 보상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 민주당은 이를 위해 「농어민재해보상법」을 손질해 올 정기국회에 제출,수확량이 최근 2∼3년 동안의 평년작에 못미치게 되면 정부예산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모든 농촌출신의원들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지역구에 내려가도록 해 가뭄극복작업에 도움을 주도록 조치.하지만 가뭄극복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아 난감해 하는 표정이 역력. 박지원대변인은 다만 『지난해 냉해로 인한 흉년과 대형사고로 일그러진 민심이 올해 가뭄의 연속으로 이어져 인내의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라면서 정부측의 조속한 가뭄극복과 피해보상대책을 촉구.
  • 「김일성사상」 정관가 반응과 대응

    ◎“주말의 충격”… 즉각 비상근무 돌입/사망원인·조문사절 배경 분석 분주/김 대통령 오찬중 보고에 “깜짝”/북의 군사동향 시시각각 체크/박 경호실장 회담전 사망 예감 들었다” 9일 낮 북한주석 김일성의 돌연한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정·관가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비상조치와 더불어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다. ▷청와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개최 보름을 앞두고 김일성의 돌연한 사망에 접한 청와대는 당혹감과 아쉬움이 교차.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긴급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보름후면 남북정상이 함께 모여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장래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계획이었는데 아쉽게 됐다』고 솔직한 심정을 피력.김대통령은 『그러나 계속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7천만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역설해 남북대화의 빠른재개에 대한 희망을 피력. 김대통령이 이날 김의 사망소식을 접한 것은 본관 인왕실에서 있은 여성정책심의위원들과의 오찬장.김대통령은 12시2분쯤 김석우의전비서관의 메모를 통해 이를 보고받고는 『김일성이 죽었다고 한다』면서 놀란 표정으로 퇴장. 김대통령은 곧바로 옆방으로 들어가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도록 조치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을 지시. 김대통령은 12시10분쯤 뉴스를 듣고 황급히 청와대로 들어온 한승주외무·이병대국방장관,김덕안기부장,박관용비서실장,정종욱외교안보·주돈식공보수석과 대책회의를 갖고 국민들이 안심하도록 당부하고는 우리가 전쟁을 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북한에 확인시키는 「평화정책불변」을 강조. ○…이날 안전보장회의에서 김대통령은 『우리정부는 언제 어떤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왔다』면서 『국민들은 어떤 변화에도 동요 없이 생업에 전념해달라』고 거듭 당부. 이날 안보회의가 급거 소집되는 바람에 관계장관들은 대개가 회의가 임박해서야 청와대에 도착했고 정재석경제부총리는 김대통령이 입장,국민의례까지 끝내고서야 입장. 청와대에 10여분 일찍 도착한 관계장관들도 상황파악이 안돼 대기실에서 의견을 교환하기에 바빴는데 한승주외무장관은 이영덕국무총리가 『외국의 조문사절을 안받는게 굉장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면서 판단을 구하자 『글쎄요』라고만 언급. 또 이양호합참의장은 이날 회의참석자들에게 군당국이 준비한 「김일성사망관련 군사대비」란 비밀문건을 배포. 주수석은 안전보장회의가 끝난뒤 통일부총리·외무·국방장관,안기부장의 분석적인 보고가 있었다고 발표했으나 그내용에 대해서는 함구. ○…청와대의 박상범경호실장은 얼마전 김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전에 김일성이 죽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는 자신의 생각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 박실장은 꿈에 김일성이 죽는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면서 김의 사망을 전망했었는데 관계자들은 박실장이 기공에 뛰어나고 오랜 경호전문가로 감각이 발달했다는 점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반응. ▷총리실◁ ○…이영덕국무총리는 상오 11시 조지호 중국 산동성장의 예방을 받은 뒤 북한의 중대발표 소식을 접하고 집무실에서 대기하다 TV를 통해 김일성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이총리는 곧바로 청와대에연락을 취한 뒤 이흥주비서실장과 김시형행정조정실장을 불러 김일성의 사망에 따른 부처별 긴급조치사항을 점검할 것을 지시. 이총리는 하오 1시30분쯤 집무실에서 간부들로부터 상황보고를 받은 뒤 국가안전보장회의 참석을 위해 청와대로 출발. 한편 황영하총무처장관은 하오 1시30분 전 공무원에 대한 비상대비령을 발동,비상시 즉시 연락이 가능한 체제를 유지하고 부득이한 사유로 근무지를 벗어날 때에도 미리 행선지를 알리도록 지시. ▷내무부◁ ○…내무부는 이날 하오 1시를 기해 전국경찰에 갑호비상근무령을 내리고 일선 행정기관장에게 정위치 근무를 지시하는등 긴급조치 마련에 발빠른 행보. 최형우장관은 이날 방한중인 중국 산동성 조지호성장 일행과 오찬을 함께 하던중 긴급호출을 받아 식사시간을 단축시킨채 긴급안전보장회의와 비상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로 총총걸음. 비상근무중인 본부 공직자들은 TV뉴스에 눈길을 모은채 김일성의 직접적인 사망원인과 북한의 동향,그리고 앞으로 북한체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등 관심이 집중.한 고위 관계자는 『유일체제의 김일성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후계체제가 확립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후계구도 불안정으로 우리에게도 시련이 닥칠 것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국방부◁ ○…국방부는 평양방송을 통해 낮 12시쯤 김일성사망 사실이 밝혀지면서 급박하게 움직이기 시작. 국방부는 먼저 전군에 경계태세 강화조치를 내려 유사시에 대비하는 한편 전직원의 퇴근을 중단하고 이미 퇴근한 직원들도 이날 하오 3시까지 사무실에 복귀토록 조치.이와함께 비상시 위기조치반을 가동하기 위한 사전단계로 위기관리 초기대응반을 운용.국방부 정책기획관이 반장인 초기대응반은 정책·인사·동원·군수등 관련 부서 실무진으로 편성돼 미리 준비돼있는 위기상황 대비책을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임시 기동타격대(태스크 포스). 초기대응반은 이날 첫 회의에서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원활히 이루어질 것인지를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에 맞춰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일단 방침을 수립. 국방부는 또 조만간 차관보를 반장으로 하고 실무국장등을 위원으로 하는 위기조치반을 본격 가동할 예정. 한편 한미연합사는 이날 낮 12시30분 클라우치참모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연합사 위기조치반을 따로 소집,북한의 정세를 면밀히 살펴보기로 결정. 국방부는 또 북한의 군사동향과 정세변동상황에 대한 정보를 그때그때 입수할 수 있도록 정보수단의 운용을 늘리는 방안을 주한미군측과 협의할 계획. ▷외무부◁ ○…김일성의 사망이 북한 내부는 물론 남북관계,동북아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면서 미국·일본·중국·러시아등 주변 4강과 긴밀히 연락을 취해가며 사태를 예의주시. 한승주외무부장관은 김의 사망소식을 접한 직후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과 제네바에 있는 북­미 3단계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국무차관보등과 전화통화를 갖고 향후 대책을 숙의. 한장관은 또 전기침중국외교부장과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일본외무장관,안드레이 코지레프 러시아외무장관과도 가능한 빠른 시간안에 연락을 취해 김일성의 사망에 따른 국제공조체제를 구축할 방침. 외무부는 이날 한장관 주재로 열린 긴급 간부회의에서 외무부차원의 대책을 집중 논의하는 한편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박건우차관을 반장으로 관계 실국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설치. 외무부는 아울러 김일성의 정확한 사망원인과 미·일·중·러시아등 주변 4강의 움직임등을 면밀히 체크해 보고하도록 재외공관에 긴급 지시. ▷통일원◁ ○…낮12시부터 송영대차관 주재로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다각적인 대응책을 논의. 이날 상오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하오 1시15분쯤 「북한의 권력구조와 김주석의 사망에 따른 남북관계전망」이라는 긴급분석자료를 챙겨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 통일원은 김일성의 사망이 자연사이냐 사고사이냐에 따라 앞으로의 북한정세가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판단,모든 채널을 통해 이를 확인하느라 각 사무실이 분주. 정보분석실은 김일성의 사망보도 이후 흘러나오는 북한뉴스를 시시각각으로 체크,상부에 보고하는등 남북정상회담준비를 위한 비상근무체제를 발전시킨 긴급근무체제에 돌입. ▷경제기획원◁ ○…한이헌경제기획원 차관은 9일 낮 긴급 경제부처 차관회의를 소집,남북 경제교류 등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이번 사태로 우리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만반의 조치를 강구해 줄 것을 당부. 기획원은 이미 남부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여러 각도로 예상해 각 상황 별로 다각적인 시나리오을 마련해 놓은 상태.따라서 이를 재점검하는 외에 당장 대북관계와 관련한 별도의 대책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 김일성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평화적인 대북 경제교류 방침에는 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북한의 새로운 권력체계가 안정될 때까지는 남북 경제교류는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민자당◁ ○…국회본회의가 끝난 직후 김일성의 사망소식을 접한 민자당은 크게 놀라워하면서 즉각 긴급 고위당직자회를 소집하는 등 앞으로의 안보대책과 당의 대응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다. 국회일정을 마치고 청구동으로 귀가하던 김종필대표는 라디오를 통해 소식을 듣고 곧바로 하오3시 긴급 고위당직자회의를 소집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당3역외에 황명수국회국방위원장과 신상우정보위원장을 특별히 참석시키라고 지시.이날 긴급고위당직자회의에서는 한반도의 안보정세와 관련,행정부를 당차원에서 적극 뒷받침하는 방안과 대국민안보의식 고취방안 등이 집중 논의됐다. ▷민주당◁ ○…9일 민자당의 대법관 임명동의안 일방처리에 항의,본회의장을 퇴장한뒤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다가 김일성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서둘러 회의를 중단하고 사태파악에 착수. 이기택대표는 이날 의총도중 경주시 보선대책본부 현판식에 참석하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가다 문희상비설실장의 긴급연락을 받고 즉시 국회로 돌아와 긴급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지시. 민주당은 회의에서 이영덕국무총리가 11일 본회의에 출석,정부가 수집한 모든 정보를 토대로 종합적인 상황을 보고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신도시 장애물 활용 발언파문과 관련해 제출한 이병태국방부장관 해임건의안은 「국군의 비상태세 준비」를 위해 즉각 철회키로 결정. 민주당은 이와함께 당지도부를 비롯한 간부들을 전원 서울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등 비상연락망을 구축,긴급사태에 대비.
  • 통일 불감증의 극복/김석준(일요일 아침에)

    분단 반세기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다.북핵핵문제로 남북관계가 오랫동안 긴장되고 미국과 유엔의 제재가 긴박한 국제현안이 되면서 위기국면이 지속되었던 뒤끝이라 더욱 반가운 일이다.남북정상이 직접 조건없이 만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뒤 성사된 회담이라 회담결과에 대한 기대가 어느때보다 높다. 돌이켜보면 지난 70년대초 7·4공동성명이 기습적으로 발표되면서 온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것을 지금도 많은 국민들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뒤이은 남북적십자회담이나 총리회담 등 숱한 남과 북의 대화가 열리고 또 닫히면서 그때마다 많은 국민들,특히 실향민들은 열광과 좌절을 반복해왔다.때로는 남북대화가 양쪽의 정치적 필요때문에 열리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국민들은 순수하게 남과 북의 민족공동체가 복원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번번이 더 커져 남과 북의 신뢰마저 떨어뜨리고 급기야는 과연 통일을 해야 하는가하는,민족지상과제였던 통일자체에 대한 회의마저 적지않게 유발하였다.역대 권위주의정부가 남북대화와 통일문제를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고 북한에서도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악용한 적이 많았기 때문인지 국민들은 이제 통일불감증마저 일부에서는 보이고 있다.그많던 실향민들도 분단 반세기가 되면서 크게 줄어들고 독일통일이후 구서독인들이 겪는 경제적 부담과 남북예멘의 통일후 내전에 따른 새로운 분열등이 통일불감증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요인들이다. 여기에 생활수준향상과 중산층화 및 신세대의 급격한 증가가 가세하여 통일지상주의를 크게 약화시키게 되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차분하고 냉정한데에는 이러한 배경위에 국민의 성숙한 의식이 주된 이유라고 생각된다.북한핵과 관련하여 한때 국민의 안보불감증 문제를 제기한 적도 있었으나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로 긴장이 완화되면서 국민들이 도리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인점이 입증되었다.철도와 지하철파업과 관련하여 보인 국민들의 자세도 매우 지혜로웠다. 이러한 국민들이기에 정상회담에 대해 보인 차분한 반응도 어쩌면통일불감증이 아닌 실질적인 통일을 가져올 추동력이 될 수 있을것 같다. 과거에는 남북대화가 있게되면 이산가족의 울먹이는 감성적인 호소가 언론에서 크게 부각되고 당위로만 강조되었는데 반해 이번에는 이성과 현실에 바탕을 둔 기대와 당부 및 우려까지 폭넓게 반영되고 있다.이때문에 회담을 준비하는 관계자들은 신바람이 과거보다 덜 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이것은 바로 국가정책과 정부의 행위가 과거와 달리 국민의 것이란 것을,그리고 국민의 의사위에 추진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다.통일에 대한 의지와 정책이 정부당국자만의 것이 아니라 국민적인 공론을 거침으로써 국민의 것이 됨을 의미한다.이는 정상회담이나 통일정책의 추진결과에 대한 업적이나 과오도 국민모두의 것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민각계의 이성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주장이 많이 개진되고 서로 다른 견해들 사이에 치열한 열린 토론이 있은후 국민적인 공론으로 국가정책기조가 확인되어야 한다.남북정상회담 이전에 각계의견을 대통령이 겸허히 청취하고 이를 묶어 그 요체를 회담을 통해 실현하는 것이 대통령과 그 주변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회담이전에 최근의 파업사태로 얼룩진 갈등이나 사회내부의 맺힌곳 그리고 개혁과 관련한 사회적 균열을 극복하는 화합조치가 필요한 것도 내부적 통합을 높임으로써 남북간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상회담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대화합 및 국민적 합의확인은 정상회담이후에 뒤따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이제 정상회담은 남북정상간의 단일적·일회적 대화가 아니라 민족분단의 역사적 과제를 푸는,남과 북의 민족간의 대화합을 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20세기의 역사적 유산을 극복하고 새로운 21세기 한민족대중흥을 이루는 계기로 정상회담이 역사에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다양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 성숙한 국민의 공론과 대화합의 결집된 힘을 기반으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를 기대한다.모든 국민도 새로운 민족역사를 여는 주체로 우뚝서서 통일된 한민족공동체의 대중흥을 이루게 되길 기대한다.
  • “정상회담 북 호응은 내부용 카드”/러 「모스크바 타임스」 전망

    ◎결코 개방못할 체제… 성과기대 말아야 모스크바에서 발행되는 영자일간지 「모스크바 타임스」는 30일 남북한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극히 비관적인 해설기사를 실었다.「독재자와의 거래」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남북한정상회담에 임하기로 한 것은 내부과시용이며 남한과의 관계개선은 곧바로 북한주민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늦추는 것이 되기 때문에 회담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다음은 이 글의 요지. 카터전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일성과 포옹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카터씨는 평양에서 평화를 증진시킨 것이 아니라 이 독재자의 게임에 놀아난 것일 뿐이다.카터씨와 포옹하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인 것은 김일성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그는 북한주민들을 향해 「신하들아 보아라.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나를 보기위해 이렇게 먼길을 왔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카터씨의 방북으로 어쨌든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단원 2명을 추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그 뿐만이 아니라 김일성은 남한대통령과 만나기로 결정했다.남·북한 대통령이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북한의 선전카드중에서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다.김일성은 이번 남북한 정상회담에서도 이 카드를 사용할 것이다.그러나 북한정권에 통일보다 더 긴박하고 중요한 일은 바로 핵무기개발이다.김일성부자에게 핵무기는 개인독재를 유지하는 데 불가결한 무기이다.북한주민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자기들이 사는 곳이 결코 지상낙원이 아님을 깨닫고 있다.그들의 불만은 댐에 모이는 물처럼 서서히 고여들어 이제 이 「댐」을 무너뜨리기 일보직전에 와있다.김일성부자는 주민들의 이러한 불만을 다스리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김일성부자는 자신들의 권력유지를 위해서는 남한과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자세이다. 남북한 정상이 만난다고 해서 어떤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인가.절대 그렇지 않다.실질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그것은 곧바로 북한정권이 약화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이 수일전 미국·북한 양국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미·북한 관계개선을 통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한다는 전략임이 분명하다.그러나 김일성은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개방을 시작할 수 없는 입장이다.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독재자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무력뿐이다.최근 이탈리아의 일간지 「스탐파」는 조만간 지중해지역에도 핵무기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리비아의 카다피가 북한으로부터 핵무기를 구입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적고 있다.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무력압력을 통하는 것뿐이다.김일성이 진짜 개방을 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우리가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지는 모르나 김일성체제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낙관론을 펴지 못할 것이다.
  • 상호 이해·양보로 합의 도출/기자가 본 예비접촉 현장

    ◎달라진 북대표·기자 표정… 낭보기대감 증폭 1994년 6월28일은 우리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날로 기록될 것 같다. 그렇게도 멀게만 느껴졌던 남북정상회담을 다음달 25일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3개월만에 재개된 이날 접촉에서 양측대표들이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어 보여준 「이해」와 「양보」,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룻만에 회담을 마무리한 양측의 성실성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 까닭이다. 우리측 대표단과 함께 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떠날 때만 해도 회담 성과에 대해 솔직히 반신반의 했다.『북한측이 처한 대내외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만큼은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도 했지만 북측이 또다시 수용하기 어려운 엉뚱한 전제조건을 들고 나오는 것은 아닌지,그래서 설전만 벌이다 기약없이 서울로 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온갖 걱정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우리측 대표단의 얼굴에서도 긴장감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상오10시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양측 대표단이 만나는 것을 본 순간 기우에 그칠지 모른다는 쪽으로 바뀌어갔다. 먼저 김용순 북측단장의 얼굴과 몸짓 하나하나가 지난날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회담에 앞서 영국대사를 지낸 우리측 이홍구수석대표와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역시 두사람은 국제적 신사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것이 합의로 이어졌으면…』하는 바람이 생겼다. 첫째 것이 좋으면 둘째 것도 좋은 것인가.북측 기자들도 여느 때와 다른 것 같았다.그전엔 말도 안되는 것을 트집잡아 자주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곤 했는데 이날은 이상하리만큼 조심스러웠다.몇년동안의 판문점 취재경험을 통해 그날 회담의 성과는 북측 기자들의 언행과 깊은 함수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터에 이같은 모습은 고무적인 것으로 비쳐졌다. 회담은 곧바로 비공개로 진행됐다.공개회담이 아닌 것으로 봐서 『진짜 북한이 정상회담에 열의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그로부터 한편으론 초조하고 한편으론 지루한 시간이 흘렀다.평화의 집 1층에 마련된 프레스룸은 회담의 진전상황을 체크하려는 기자들로 북새통이었지만 회담장으로부터는 아무런 낌새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양측 대표단이 점심 식사를 끝내고 실무대표접촉을 가지면서부터 낭보에 대한 기대감으로 긴박하게 돌아갔다.여러차례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실무접촉에 뒤이은 수석대표간의 2차개별회동은 서로의 이견을 완전히 해소한 「화룡점정」이었다. 드디어 하오8시25분.9시간 가까이 마라톤회의를 마무리지은 뒤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합의서」의 서명식이 2층 회담장에서 열렸다.양측 수석대표가 합의서에 서명한 뒤 이를 주고받는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날따라 최신식 시설에다 한국적 멋을 곁들인 평화의 집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 없었다.
  • 존 그리샴/사형수이야기 「가스실」 “화제”

    ◎사형제도 지지자… 스스로 의문 던져 「법률회사(The Firm)」,「펠리칸 브리프」,「의뢰인」 등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변호사겸 소설가 존 그리샴이 사형수의 이야기를 다룬 신작 「더 체임버(가스실)」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평소 사형제도의 지지자로 알려진 그리샴은 이 작품에서 자신의 생각에 스스로 깊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그는 새 작품에서 복수는 때로 정당화될 수도 있지만 살인은 역시 부끄러운 일이며 악에 대한 비열한 대응일 뿐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체임버」 역시 기본적으로는 스릴러물의 흐름과 요소를 갖추고 있다.그러나 이전의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멜로드라마적 성격은 보이지 않는다.그리샴의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에 익숙해 있는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포멧을 시도한 이 작품이 흥미와 긴박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그러나 독자들은 곧 미시시피의 사형수 감방에서 쓸쓸히 죽음을 기다리는 한 인종주의자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백인우월주의자 테러집단 KKK의 단원으로 유태인 인권변호사의 사무실을 폭파하고 그의 어린 두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은 샘 케이홀이란 60대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에서 작가 그리샴은 형집행일이 다가오면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 시작하면서도 KKK를 지지하는 가정에서 자라나 여러차례 테러에도 가담,여전히 흑인과 유태인은 경멸받아야 한다는 믿음만은 바꾸려 들지 않는 샘을 통해 인간의 인종차별이란 어려운 주제에 대한 독자들의 판단을 유도하고 있다. 한편 이 작품의 또다른 주인공인 샘의 손자 아담은 인종차별주의자인 할아버지 샘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믿으면서도 샘의 변호를 맡아 이 사건이 왜곡된 가족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증명,집행만은 막아보려 애쓴다. 그리샴은 아담이 형집행정지를 위해 싸우는 이유에 대해 독자들이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하고 있다.작품은 또 샘과 같은 테러리스트를 만든 배후세력에 주목함으로써 반전효과를 노리고 있다.그리샴은 배타적인 인종주의로 야기되는 폭력과 파괴가 희생자들 뿐 아니라 가해자까지도 무너뜨린다고 말한다. 이와함께 그리샴은 작품속에서 용서는 고귀한 것이며 사회부적응자를 아무런 용서의 절차없이 가스실로 보낸다는 것은 법의 숭고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샴이 사형제도를 지지하는 기존의 생각을 바꾸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적어도 기존의 가치관을 바꿔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그는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진정 당신들이 원하는 것인가?』라고 물어 독자들 스스로 중요한 판단의 기로에 직면하게 하고 있다. 이처럼 「체임버」는 흥미위주의 이전 작품들처럼 해변가에 누워 쉽게 읽을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쉽게 다루기 힘든 소재를 극적으로 풀어 독자에게 판단을 유보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 다시 고개드는 「오자와 전략」/일내각 총사퇴… 사흘째 표류

    ◎사회­자민당 연정구성 난제많아 “느긋”/중도우파 “유혹”… 보수대연합체제 모색 하타내각의 총사퇴로 표류하는 일본정국에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 신생당대표간사의 이른바 「오자와전략」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오자와는 새 정권구성에 캐스팅보트를 쥔 사회당에 타협적이 아니라 오히려 강경자세를 보이고 있다.사회당은 하타내각의 총사퇴 발표후 연정복귀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그러나 오자와는 사회당의 정권구성협의 재개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오자와는 연정이 일단 총사퇴했기때문에 야당인 자민당과 사회당이 먼저 정권구성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정권탈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자민당과 사회당은 27일의 당수회담에서 28일까지 총리지명선거를 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으나 구체적인 정권협의는 없었다. 정권이 넘어갈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오자와가 오히려 자민·사회당의 정권협의를 촉구하는 대담함을 보이는 것은 자민·사회당의 연정은 어렵다는 정세판단을 바탕으로 양당의 분열을 꾀한다는 「오자와전략」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다. 오늘의 일본정치는 사회당의 결정에 따라 연립정부의 형태가 바뀔 수 있는 구조다.그러나 사회당내 사정이 하나의 결정으로 집약되기 어려울 만큼 내부대립이 심각하다는데 문제가 있다.구보 와타루(구보선) 서기장을 중심으로 한 중간·우파는 연정복귀를 우선하고 있는 반면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위원장 중심의 좌파는 자민당과의 연정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자민당내에도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고노 요헤이(하야양평) 총재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사회당과의 연정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나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전외상 등은 외교·안보 등 주요정책이 다른 사회당과의 연정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자민·사회당 연립에는 높은 정책의 벽과 상호적대감 외에도 총선에서의 후보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문제도 있다.일부에서는 신당 사키가케를 가교역할로 연정을 추진하고 있다.연정내에도 사회당에 지나치게 강경할 경우 정권이 넘어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그러나 연정이 구성되더라도 다음선거까지의 「선거내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자와는 자민·사회당의 연정구성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으며 정권협의를 할수록 내부갈등이 증폭되어 분열될지도 모른다고 계산하고 있다.오자와는 이같은 계산아래 와타나베 전외상등을 중심으로 하는 자민당 일부세력및 사회당 중간·우파와의 새 연정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오자와는 또 자민당 일부세력과의 연정이 어렵더라도 사회당에 대한 강경자세를 통해 현재의 사회당이 아니라 정책일치가 가능한 「변화된 사회당」과의 연정을 모색하고 있다. 오자와의 이러한 전략은 정치혼돈을 활용,자신이 추구하는 권력집중형의 보수양당제로의 정계재편을 앞당기고 군사적 국제공헌을 포함한 보통국가를 실현할수 있는 정권구성을 지향하고 있다고 할수 있다.
  • 정보위 신설 국회법개정안 의결/임시국회 개회

    ◎28일 의장단·상임위장 선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제14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제169회 임시국회가 25일 20일의 회기로 개회됐다. 국회는 이날 상오 개회식에 이어 본회의에서 국회 상임위원회의 개편등을 골자로 하는 국회법개정안과 정보위원회의 신설에 따르는 처벌조항을 담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만섭국회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한반도주변정세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고 우리 내부의 갈등과 대립이 증폭되는 한편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등 민족사의 일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고 말하고 『여야는 정파의 이익을 초월,평화정착과 통일을 앞당길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결집시켜줄 것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회는 오는 28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부의장,각 상임위원장및 예결·윤리·여성특위위원장을 선출한다. 국회는 이어 29일 이영덕국무총리로부터 국정보고를 듣고 30일과 7월1일 김종필민자당대표와 이기택민주당대표의 정당대표연설을 들은 뒤 7월4일부터 8일까지 대정부질문을 벌인다. 7월9일에는 임기가 만료되는 대법관 6명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의결하며 7월11일부터 사흘동안 상임위활동에 들어간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남북정상회담대책이 비중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야당의 불참속에 끝난 상무대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문제,철도및 지하철파업사태등이 집중적으로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는 이와 함께 정부가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에 대비해 편성한 3천억원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국회에서 이날 의결된 국회법개정안은 경과위와 교체·행정위원회를 재조정,행정경제위와 체신과학위·교통위를 신설하고 환경특위를 노동환경위로 바꾸어 상설화하는 한편 정보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특정범죄가중처벌법개정안은 안기부법과 국회법의 개정에 따라 신설되는 국회정보위원회의 위원및 의원보조직원을 포함한 소속공무원이 직무수행중 알게 된 국가기밀을 공개하거나 누설할 때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 일 하타내각 총사퇴/중원 불신임안 가결우려 전격 결정

    ◎금주초 후임 선출… 하타 재옹립할듯 【도쿄=이창순특파원】 하타 쓰토무(우전자) 일본총리는 25일 자발적인 내각총사퇴를 전격 발표,일본정국은 다음 총리선출·내각구성등 긴박한 상황으로 급변했다. 하타총리는 내각불신임안이 중의원본회의에서 가결될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국회상정 직전인 이날 상오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안정된 정권구성이 중요하다.국내외적으로 격동의 시기에 국회해산은 정치공백을 초래하고 정치개혁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내각총사퇴를 발표했다. 하타총리의 내각총사퇴 결단에 따라 소수연립정부의 하타내각은 출범 2개월이 채 못돼 무너지게 됐으며 일본정국의 초점은 후임총리선출과 새로운 내각구성으로 옮겨졌다. 차기총리 선출은 오는 27일부터 이번 국회가 끝나는 29일 사이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후임총리후보로는 현단계에서는 하타총리가 가장 유력해 제3기 연립정부의 새로운 「하타내각」이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연립여당은 이날 하오 대표자회의를 열어 전날까지 지속해온 사회당과의 정책협의를 중단키로 결정했다.또 이와함께 새로운 정권구성과 후임총리 선출을 위한 각 당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연립여당은 중의원 선거제도를 중선거구제에서 소선거구제로 바꾸는 정치개혁을 무산시키는 선거관리내각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사회당의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위원장도 25일 기자회견에서 『각당의 당수는 모두 총리후보의 자격이 있다』고 밝혀 하타총리의 재옹립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립정부와 정책및 정권구성 협의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연정복귀에 의욕을 나타냈다. 한편 자민당도 정권구성을 위한 당수회담을 요청하는 등 정권탈환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대통령­하타 통화 김영삼대통령은 25일 사퇴의사를 밝힌 하타 쓰토무(우전자)일본총리와 20분동안 전화통화를 갖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하타총리는 이날 저녁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과 한·일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고 김대통령은 이에대해 감사의 뜻과 함께 총리직 사퇴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고 청와대 주돈식대변인이 밝혔다.
  • 새 연정의 주도권 잡기 의지/일 하타,왜 내각총사퇴 택했나

    ◎「불신임」 피하고 사회당복귀 유도/“정치개혁 포류막자” 집념 엿보여/새 총리선임 각 정파 접촉 부산… 자민재집권 어려워 하타 쓰토무(우전자) 일본총리가 25일 내각총사퇴를 전격발표함에 따라 소수연립정부로 불안한 출범을 한 하타내각은 결국 2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단명으로 막을 내렸다. 하타총리는 자민당이 제출한 내각불신임안이 이날 정오 중의원 본회의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높은 긴박한 상황에서 내각총사퇴를 결단했다.일본정국은 이에따라 새 총리선출과 차기정권 구성,정계재편 등 많은 변수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하타총리가 자발적인 총사퇴를 결단한 배경에는 ▲안정된 새 연립정부구성의 주도권 행사 ▲국회해산에 의한 정치적 공백방지 ▲내각불신임안이 가결되기 전에 총사퇴 선택 ▲정치개혁을 완결시키기 위한 강한 집념 등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하타총리는 비록 사회당과의 정권구성협의가 24일 사실상 결렬됐지만 사회당이 요구한 자발적 총사퇴를 결단할 경우 사회당과 손을 잡고 새로운 「하타정권」 구성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타총리는 또 내각불신임안 통과에 의해 국회해산·총선을 선택할 경우 현행 중선거구제에서의 총선이 되어 소선거구·비례대표제의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결과가 될 뿐만아니라 7월초의 서방선진7개국(G7) 정상회담,정치·경제개혁 등 많은 과제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정치공백이 생기게 되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타내각의 총사퇴에 따라 일본정국의 초점은 다음 총리는 누가 될 것이며 새 정권은 어떻게 구성될 것인가로 옮겨지고 있다.하타총리는 사회당의 연정복귀를 통한 안정된 제3기 연립정권 구성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사회당의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위원장도 25일 기자회견에서 『하타내각의 총사퇴는 사회당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전제하고 연립정부와 정책및 정권구성협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연정복귀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야당인 자민당도 정권탈환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자민당은 새로운 정권구성을 위해 사회당,신당 사키가케 등을 비롯 각당의 당수회담을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무라야마위원장이 『현단계에서 사회당과 자민당의 연립정부는 생각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자민당의 정권탈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당내에는 그러나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 신생당대표가 자민당의 일부세력과 손을 잡는 이른바 보·보연립의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하고 있는 등 새 정권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를 점치기에는 아직 불투명한 면이 남아 있다. 일본정국의 최대 초점인 다음 총리후보로는 현단계에서는 하타총리가 가장 유력하다고 할수 있다.자민당 일부와 신당 사키가케 등에서는 무라야마 사회당위원장을 총리후보로 옹립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일단 총사퇴한 총리를 재옹립하는데 대한 반대의 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하타총리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나 오는 29일 끝나는 이번 국회회기내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총리선출을 둘러싸고 다양한 물밑접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변수는 남아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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