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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끗한 사회구현(민주화에서 세계화로:7)

    ◎성역없는 사정… 「부패고리」 지속적 절단/동화은·슬롯머신비리 의원·고검장 구속/「율곡사업」 “메스”… 전총장포함 「별」 42개 “추락”/인천 「도세」 충격… 중하위직과 토착비호세력 발본 역점 슬롯머신수사가 막바지에 달한 93년5월 김영삼 대통령이 여성계지도자들을 위해 마련한 오찬석상의 분위기는 여느때와 달랐다. 특히 여성유권자에게는 부드러운 이미지의 대명사로 통하던 김 대통령이 『나는 어떤 특정사안 하나하나에 대해 얘기하지는 않지만 부정부패척결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감사원장과 법무부장관에게 특별지시했다.골수에 맺혀 있는 「한국병」 즉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않고서는 「신한국」이 결코 이뤄질 수 없다』고 역설하자 좌중은 매우 숙연해졌다. ○한점 의혹도 없게 김 대통령은 같은 날 교정대상 수상자 접견자리에 배석한 김두희 당시 법무부장관에게도 『한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파헤치라』고 재차 지시했다.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슬롯머신사건 및 동화은행 비자금수사와 관련,검찰내부에 비호세력이있어 수사가 축소·은폐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증폭시켰다.그동안 사정의 최고기관임을 자임해온 검찰로서는 청천벽력이었다. 이 지시가 검찰내 비호세력 수사의 「전환점」이 돼 이건개전대전고검장의 구속 등 「성역 없는 사정」으로 이어졌다. 서울지검의 한 간부는 당시 긴박한 상황에 대해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과거다.다만 이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깊은 반성과 함께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평소 정부정책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 않기로 이름난 대한변협도 『군과 검찰 같은 권력집단의 「구각」을 깨는 일은 김 대통령만이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고위공직자의 재산공개 역시 사정의 고삐를 죄는 데 불을 댕겼다.이 과정에서 사법부와 검찰의 수장격인 김덕주 전대법원장과 박종철 전검찰총장이 전격사퇴하기에 이르렀다. 법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공직자 재산공개는 깨끗한 정부를 구현하기 위한 제1보였다』고 말했다. 문민정부의 위력을 실감케 한 이들 사건은 공직사회의 「코페르니쿠스적 의식전환」을 요구한 셈이다. 또한 과거 군사정권의 총애를 받으며 성역중의 성역으로 꼽히던 군부도 사정의 도마위에 올라 국민의 「심판」을 달게 받았다. 군전력증강사업과 관련된 율곡비리사건으로 70여명에 이르는 군관계자가 군복을 벗었다.특히 해군과 공군의 진급인사와 관련된 상납비리는 군의 감춰진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내면서 「별값」을 땅에 떨어뜨렸다. 이상훈·이종구 전국방장관과 김종호·김철우 전해군참모총장,정용후·한주석 전공군참모총장,조기엽 전해병대사령관 등 군 최고수뇌부의 양어깨를 장식하던 42개의 별이 이틀에 한개꼴로 떨어졌다. 조직폭력배의 서식처가 돼온 슬롯머신업소에 대한 수사도 궤도를 되찾아 슬롯머신업계의 「대부」 정덕진씨 형제 뒤에 숨어 있던 박철언 전의원,이전대 전고검장,엄삼탁 전안기부기조실장,천기호 전치안감 등 「비호세력」이 철퇴를 맞았다. ○제2사정 신호탄 그러나 지난해 9월 터져나온 인천북구청 세무비리사건은 그동안의 사정결과에 대해 다소 자만에 빠진 정부당국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이에 따라 사정의 무게축도 고위공직자 중심에서 중하위직으로 바뀌었다. 국민과 직접 접촉하는 중하위직 공직자의 고질적·구조적 부정부패가 아직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음이 증명되면서 「제2사정」의 신호탄이 오른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사정으로 93년부터 2년동안 모두 8천2백5명의 부정부패사범이 적발돼 이 가운데 3천5백79명이 구속됐다.구속된 공무원만도 9백28명에 이르렀다. 93년2월 문민정부 출범 이후 「깨끗한 정부」를 표방해온 우리나라와 얼마전까지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던 이탈리아를 비교해보자. 김 대통령은 여전히 사정의 고삐를 죄고 있는데 반해 「마니 풀리테」를 시작한 줄리오 안드레오티 전총리을 비롯,부패척결을 집권공약으로 내세워 총리직에 오른 베룰루스코니 전총리 등 전직총리 3명이 거꾸로 사정의 대상이 돼 법정에 섰다.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하던 사정의 견인차 피에트로 검사도 정치권의 외압에 의해 현직에서 물러났다. ○3천5백명 구속 지속적인 개혁을 위한 사정작업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탈리아의 사정활동이 주춤거리고 있는 것은 지도층의 도덕성 결핍과 부정부패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최고통치권자의 흠집 없는 도덕성과 강력한 부정부패척결의지가 여전히 개혁의 구심력이 되고 있다. 김영진 대검수사기획관은 『문민정부 출범 이후 고위층·사회지도층에 대한 사정작업이 성과를 얻은 틈을 타 지방토착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중하위직 비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국민의 공복임을 망각한 이 일부 중하위직 공직자의 구시대적 부정부패의식을 뿌리뽑는 데 올 한해 검찰의 모든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화에로의 길을 가로막는 부패세력에 대한 「제2의 사정전쟁」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주요 사정 수사 일지 93.5 상지학원비리 김문기 전의원 구속 93·4∼9 동화은행비자금 안영모 전동화은행장 〃 김종인 전의원 〃 이용만 전재무장관(해외도피중) 93·4∼5 군인사비리 김종호 전해참총장구속 조기엽 전해병대사령관〃 정용후 전공참총장〃 93·5 슬롯머신비리 정덕진 구속 이건개 전고검장〃 93·6∼94·11 포항제철관련 황경로 전포철회장 등 4명구속 박태준 전포철회장(불구속기소) 93·7 율곡사업비리 이종구 전국방장관 구속 이상훈 〃 한주석 전공참총장 〃 김철우 전해참총장 〃 김종휘 전외교안보수석(해외도피중) 93·11 한화그룹외화유출 김승연 회장구속 94·1 상무대공사대금횡령 조기현청우종합건설대표등 2명 구속 94·3 농협비리 한호선 회장 구속 94·3 상문고비리 상춘식 상문고교장 구속 박병용 전국립교육평가원장 〃 94·4 대전엑스포수뢰 이정재 등 12명 구속 94·8 한전사장수뢰 안병화 전사장 구속 94·10∼11 인천북구청,부천세무비리 65명 구속 94·12도로공사비리 전병식 전사장 구속
  • 미­중 무역분쟁/파장과 대응

    ◎한­미 육류·자동차·지재권 “불씨 잠복”/서울­워싱턴 통상이슈 점검/“협상 부진땐 WTO제소” 미 으름장/「자잘한 현안」 분쟁도화선 될가능성 한미간에는 통상마찰의 우려가 없나. 『미 통상관료들은 우호적 협력관계가 한국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그들은 한국에 절망하고 있다.한국의 시장개방을 위해선 미국의 응징적 무역제재 밖에 없다고 말한다…』 워싱턴에 있는 한국경제연구소(KEI)가 낸 「긴박한 양국 통상관계,불행한 상황」이란 보고서의 일부이다.미 무역대표부(USTR)와 국무·재무,상무부 및 국가안보위원회 등 통상관계 기관의 강성 기류를 전한 이 보고서는 지난 해 12월21일 작성됐다. 미국 내 「한국 응징론」의 일단을 보여주는 보고서이다.이를 대변하듯 바세프스키 USTR 부대표도 지난 2일 하원 청문회에서 『한국은 겉으로는 수입장벽을 낮추면서 정작 새롭고 교묘한 장벽을 구축해 쌍무문제가 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의 대한 강성 통상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된다.더구나 미·중 무역전쟁이 터져,이 전쟁이 「강건너 불」만은 아닌 상황이 됐다. 한미 간에 불거진 핫 이슈는 현재로선 없다.지난 해 자동차 협상 이후 겉으로는 평온하다.물론 자동차 육류 지적재산권 등 「자잘한」 현안은 꽤 많다.문제는 이러한 현안이 언제,어떻게 불거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미·중 무역전쟁도 사실 「해적판 컴팩트 디스크(CD) 한 장」이 불러왔다.이런 점에서 『한국과 쌍무문제가 늘고 있다』는 바세프스키의 불만을 가볍게 흘려버리기는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고위 관리는 얼마 전 『한국과의 양자협상이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한미간의 통상현안은 육류 자동차 지적재산권 문제 등이다. 육류문제는 미 육류업계가 통상법 301조를 걸어 청원한 내용이 현안이다.냉동가열 소시지 및 진공 포장된 신선냉장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유통기한 연장,수입육의 검사기간 단축이 골자이다.우리 정부가 문제의 소시지 유통기한을 90일로 늘렸지만 미 업계의 요구강도는 여전히 높다. 자동차의 경우 정부는 지난 해 관세 인하(10%→8%),취득세 중과조항 폐지(7천만원 이상 15%),형식승인 축소 등 미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그럼에도 미국은 관세를 2.5%까지 내리고 특별소비세와 등록세,지하철 공채매입 제도의 개편까지 요구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불씨가 된 지적재산권 분야에도 현안은 있다.미국은 우리의 지적재산권 보호노력을 평가하면서도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가 여전하고 반도체 칩에 대한 보호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또 88년 양국이 합의한 담배 양해각서를 한국이 개정을 요청한 데 대해서도 외국산 담배에 높은 관세를 물리려 한다며 자동차 및 육류문제와 싸잡아 WTO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이다.전기통신장비의 형식승인 문제,애완동물용 사료수입 제재 등 작은 현안들도 많다. 박재윤 통상산업부 장관은 오는 13일 워싱턴에서 미키 캔터 미 USTR 대표를 만난다.신뢰구축을 위한 의례성 방문이지만 통상현안이 자연스럽게 거론될 전망이다. 통상부의 관계자는 『통상책임자 교체로 미국과 합의가 잘 지켜지지 않거나 애매한 표현 때문에 나중에 마찰이 심화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설득력있는 자료와 논리로 협상하되 합의 내용은 반드시 지킴으로써 불필요한 마찰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월드에 우주여행 탑승시설/「혜성특급」 개설

    ◎은하세계의 스릴·모험 만끽/시속 최고 70㎞… 2분간 운행 은하세계로 곤두박질치며 스릴과 모험을 만끽하는 최첨단 쾌속탑승시설「혜성특급」이 롯데월드에 들어섰다. 롯데월드가 1백억원을 들여 개장한 혜성특급은 기존의 롤러코스터 기능에 세계 최초로 객차마다 좌우 3백60도 회전이 가능토록 기능을 첨가,속도감과 스릴을 한층 더해주는 첨단 기종이다. 우주정거장에서 열차를 타고 우주공간으로 진입한다.우주괴물의 몸속,태양계,블랙홀등 환상의 세계를 통과하고 외계인과 외계우주선과의 만남,우주선을 부수는 우주괴물등이 눈앞에 잇따라 출현,신비감과 놀라움을 준다.조명과 레이저등 특수효과와 웅장하고 생동감 넘치는 음향이 긴박감을 더해주며 마치 현실처럼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매직아일랜드지하에 3층규모로 마련된 이 시설은 2명씩 26인승 열차로,최고 시속 70㎞로 2분동안 운행된다.신장 1백10㎝이하의 어린이와 임신부,노약자는 이용이 제한되며 이용요금은 어른 3천5백원,어린이 2천5백원이다.
  • 통합의 정치·정론의 언론으로/세계화를 위한 제언(사설)

    세계화의 목표인 「21세기의 선진화·일류화된 조국」을 이룩하기 위해선 다른 어느 부분보다도 정치와 언론의 향도적인 자세와 역할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민심의 행방과 여론의 적정한 수집·분석,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정보화시대의 주체로서 실행역할을 고르게 할 수 있는 정치와 언론의 영향력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근대산업화과정에서의 정치와 언론은 그 엄청난 공적에도 불구하고 각기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다양성의 통합과 정론제시기능을 극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오늘의 일반적 평가다. 특히 최근 정치양태는 다수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 크게 우려된다.오늘날 가장 낙후된 분야가 정치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각종 기관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는 번번이 정치의 수준과 기능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해내고 있다. 또한 이에 참여하는 정치인은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다.모든 것의 모범이어야할 정치는 도도한 세계화의 흐름을 외면한 채 자기성찰과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 대상으로 전락한 느낌이며 나아가 국가발전을 유·무형으로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잦다는 비판에 직면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준엄한 비판을 받는 부분은 이미 민주화된 지금 민주와 비민주의 대결구도라는 과거의 낡은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을 뿐아니라 미래의 역할을 자임하기 위한 태세진입에 주저하고 있는 점이다.보다 넓은 세계,보다 깊은 미래를 겨냥한 대안과 정책을 통한 경쟁력 있는 정치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불신과 반목으로 점철되어 있는 정치권이 스스로 과감한 탈출을 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국가적 목표의 설정도 성취될 수 없다.이제 정치는 국가와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김영삼대통령은 지역과 계층,세대와 정파의 차이를 뛰어넘어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위해 모두가 하나가 되는 「통합의 정치」를 제창하고 있다.이에 이르는 가장 빠른 길은 정치인의 의식과 관행의 급속한 세계화무장이다. 개인과 지역중심의 파벌이나 인맥위주의 정당운영은 제일 먼저 타파해야 할 구정치의 관행이다.긴박하게 변해가는 세계에서 일류가 되려면 앞서려는 의지와 안목을 지닌 전문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새롭고 유능한 정치인이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세대교체의 제도적 보장과 정당의 체질개선을 위한 민주적 운영방식의 도입은 하루도 늦출 이유가 없다.정치꾼이 판치던 자리에는 새로운 세계관과 전문적 식견을 가진 이들이 대신 들어서도록 해야 한다.행여 불만세력이 무리지어 발호하는 지역할거주의가 재연되는 시대도착적인 어떠한 구태도 정치 선진화라는 관점에서 청산돼야 하며 절대 용인되어서는 안된다. 정론을 통한 사회적 공기로서의 언론의 역할 역시 이 시대에 되씹어 보아야 할 과제다.사회 여러분야중 창조적이고 건설적 역할이 항상 강조되는 언론의 속성때문이다.지금은 단순한 민심의 반영이나 정서적 대응등 상업적 영합이 아닌,세계화차원의 새로운 역량발휘가 필요한 때다.세계 일류국가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간의 협력 가능한 부분을 제대로접합시키는 언론의 새로운 교량역할이 요청된다.탐색보도를 통해 특정한 권력투쟁에 천착하거나 피상적 사안에 초점을 맞춰 정치행위를 상품화하는 흥미위주에서 벗어나는 일도 이제는 서둘러야 할 시급한 과제다.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정치와 언론이 세계화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공적 소명의식이 제고되어야 함은 물론 국민의 끊임없는 비판과 의식개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 일본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임춘웅칼럼)

    아주 어렸을 적 이야기다. 일본여행을 하고 돌아오신 선친께서는 도쿄에서 목격한 일화 하나를 두고두고 들려주셨다.당시 일본에서는 2차대전 말기여서 거의 모든 식료품이 배급제였던 모양이다.일본 사람들은 배급을 받기 위해 긴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기가 예사였는데 줄을 서있다 B­29미군기의 폭격이 시작되면 줄은 순식간에 헤쳐지고 만다는 것. 선친께서 들려주고 싶었던 얘기는 그다음 부분이다.그런데 폭격기들이 사라지고 공습경보가 해제되면 앞서 흩어졌던 줄이 그전의 차례대로 그대로 복원되더라는 것이다.그러면서 선친께서는 우리가 왜 일본의 식민지가 됐는지를 그것을 보며 느끼게 됐다고 말씀하셨다. 선친께서는 이어 우리도 국민수준이 그들 수준에 가지 않으면 일본을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침울해 하시던 모습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그런데 지금 계산을 해보면 선친이 감동을 받고 독립을 비관해 하신지 1년도 채안돼 우리는 해방을 맞았다.선친은 국민수준이 아니라도 미국이란 거대한 힘앞에 일본이 무너질 수 있다는 국제적감각은 없으셨던 것 같다. 지금 일본은 사망·실종자가 이미 4천을 넘어선 간사이(관서)대지진이란 천재를 당해 넋을 잃고 있다.그런데 외신들은 이런 재앙속에서도 일본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침착성과 질서의식이 어떤 수준인가를 잘 전해주고 있다. 그들은 한시라도 빨리 꺼내 생사여부를 가려야 할 긴박한 상황의 인명구조작업에서도 서로 다투지 않고 차례차례 작업을 하는 극도로 감정이 절제된 질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외신들은 또 그 엄청난 사고현장에서 일본인들은 패닉(공포)과 같은 혼란상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치안부재 상태에서도 약탈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1년전 미국 LA의 지진 때는 약탈사건이 얼마나 많았던가. 피해가 제일 큰 고베에서도 교통질서가 정연하게 지켜지고 있다고 한다.우리나라의 한 특파원은 난민수용소에서 먹을 것이 부족해 모두가 굶주린 상황에서 얼마의 주먹밥이 제공됐을 때 공평하게 쪼개 나눠 먹는 감동적인 모습을 전하고 있다.또 그들은 시신을 붙들고 통곡하거나 몸부림치는 흉한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일본인들이라고 어디 슬픔이 우리보다 덜하랴. 일본 사람들이 이런 천재를 의연하고 질서있게 대처하는 데는 지진에 대비한 오랜 훈련과 준비,그리고 그것을 맞는 마음의 대비가 있었던데도 한원인이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보다는 그들 특유의 질서의식과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인간이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가르치는 국민교육이 체질화된데 더큰 까닭이 있을 것이다. 이런 얘기를 접할 때 마다 되돌아 보는 것은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다.수도 서울에서 버스타는데 줄서기 하나도 아직 못하고 있는 우리들 말이다.
  • 농악무으뜸… 아박무·접시춤 등 창작(연변조선족 1백년:14)

    ◎오늘의 삶에서 억척의 생명력을 다시본다/민속춤/사회주의 영향 마당놀이서 무대예술로 변모 중국조선족의 예술활동을 조감해 보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로 가치있는 일이다.특히 해방전의 이주민들이 펼쳐온 놀이마당을 전통과 변화라는 시각에서 검토하는 것은 한국 전통예술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 1백년을 회고해 볼 때 중국조선족의 예술활동은 조국보다 훨씬 복잡한 변화의 과정을 밟았다.우선 해방후 중국 조선족은 소수민족으로서의 「조선족」이란 위상확립을 위해 몸부림을 쳤고 문화혁명시기에는 갖은 탄압을 받아가며 예술활동의 위축을 겪어야 했다.그리고 북한의 끈질긴 교화를 받으면서 지내오다 최근에는 한국의 영향으로 예술활동의 변화라는 파도를 타야만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에 근거를 둔 전통예술성은 굴절하지 않고 맥을 이었다.특히 이주로부터 해방까지의 예술활동 중에서 춤과 노래를 조명해 보면 조선족의 의식이 가장 잘 표출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신촌마을 농악대 유명 이 시기에 연희되었던 민속춤으로는 승무·농악무·남무·한량무·살풀이·강강술래 등이 있다.이밖에 「아박무」가 있다.구전에 의하면 「아박무」는 1923년 봄,안도현 송강 송화의 한 골짜기에서 발생했다고 한다.그러나 조국으로부터 그대로 옮겨 온 전통춤 중에서는 뭐니뭐니 해도 농악이 으뜸이다.가장 먼저 농악대가 구성되어 연희된 곳은 1928년 왕청현의 어느 마을이라고 하나 규모있고 영향력을 가진 농악대로서는 1938년 길림성 안도현의 신촌마을이다. 경남의 이주민 1백여가구가 1938년 이곳에 자리 잡았다.그들이 올 때 꽹과리·징·장구·북·소고 등 농악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도구를 휴대해 왔다.그들은 낮에는 밭을 일구고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농악을 울리며 피로를 풀고 망국의 설움을 달랬다.그후 1941년 남사당패에서 농악을 추었다는 광대 이원보씨를 전라도로부터 모셔와 본격적으로 연수를 받았다.이리하여 20명 내외로 구성된 신촌농악대는 마을 마당놀이(지신밟기)·두레굿·집돌이농악의 수준을 넘어서서 무대에로 진출하기에 이르렀다.이에 자극을 받은 농민들은 자신의 마을농악대를 조직하려는 의욕을 보이기 시작했다. 민속춤 중에서는 「쾌지나 칭칭나네」가 가장 많이 추어졌다.특히 정월보름날 줄다리기에 나가기 위한 선행놀이로서 이 춤을 추었다고 하는데 사기를 진작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해방전 동북 3성의 조선족 마을에서 주로 재인들에 의해 추어진 민속춤으로는 승무·탈춤·칼춤·학춤·사자춤·수박춤·양산도 등을 들 수 있다.물론 이것들은 전문 광대들에 의해 무대에서 추어진 것들이 태반이다. ○항일투쟁 춤도 등장 이금덕(1922·전남태생)은 이리 권번에서 노래·기악·춤을 익히고 40년대에 이주하여 「양산도춤」과 「수건춤」을 보급시켰다.김선덕은 14세 때 평양권번에 들어가 음악과 무용을 익히고 이주후 「칼춤」과 「남무」를,김재산(1890·강원도출생)은 1914년 길림성 안도현으로 이주하여 「학춤」과 「거북춤」을 퍼뜨렸다.조정숙(1928·평양출생)은 8세부터 기예를 배워 활동하다가 해방후 이주하여 「승무」 「한산춤」 「봉산탈춤」등을 추었다.이밖에 박정록과 김학천 같은 예인이 있다. 특히김학천의 「수박춤」은 유명하다.김씨네 집안에서 5백년이나 전승된 춤이라고 한다.알몸으로 허리엔 짐승가죽을 두르고 맨발로 추는 이 춤은 악기라고는 물을 담은 큰 함지안에 작은 함지박을 엎은 것인데,이를 두드리는 정도이다.이 두닥거리는 소리에 박자를 맞추어 연희자가 두 어깨를 으쓱거리며 두 손으로 자기 몸을 치면서 추는 춤이다.도중 갖가지 새소리와 짐승소리를 낸다.사냥꾼의 모의춤이라 할 수 있는 이 춤의 끝은 맹수를 정복한 사냥꾼의 희열로 끝난다. 박정록이 전수시킨 「접시춤」은 30년대부터 훈춘지방에서 추어진 것인데 이 지역에서 자생된 춤으로 알려졌다. 해방전의 중국조선족의 춤을 말하면서 항일투쟁배경에서 자생한 몇가지 춤들을 빠뜨릴 수 없다.항일 전투가 지속되는 긴박감 속에서 여성대원들이 군복을 누벼나가는 모습을 극화시킨 여성군무인 「재봉대원의 춤」을 비롯해서 「기병대 춤」「무장춤」등이 1930년대부터 항일투쟁 집단에서 연희 되었었다. 그 유명한 무용가 최승희도 중국에서 무용활동을 했다.그로인해 조선족의콧대를 한층 높여준 결과가 되었을 뿐 아니라 춤의 예술적 경지를 한층 높이는데도 몫을 했다.최승희 편력을 살필 여유는 없지만 그녀는 1912년 서울 태생으로 14세 때 도일하여 혀대무용과 발레를 배운 세계적 무용수이다.1930년 조선경성공회당에서 처음 귀국공연을 시작으로 그의 명성은 일약 아시아로부터 유럽·미국으로 번지기 시작했다.최승희가 중국에서 활동을 개시한 것은 1940년부터이다.당시 조선족이 10만여명이 살고 있었던 흑룡강성 목단강시에서 최승희가 공연을 했다. ○최승희 무용 큰 호평 최승희의 창작춤들은 한국전통의 춤사위를 되살려 새로운 감각과 창조성을 가미시킨 것으로 크게 호평을 받았다.당시 중국 경극계에서는 『노래를 위주로 했던 재래의 경극은 최승희무용의 영향을 받아 끝내는 변혁을 일으킬 것이다』라고 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마당놀이에서 출발한 농악이 섬세한 기예의 독창성을 살려 무대 「농악무」가 되었고 따라서 민속춤의 대부분이 무대극으로 공연되기에 이르렀다.이를테면 「탈춤」과 같은 여러 춤들이 무대에오르게 되자,마당놀이로서의 민속춤은 차차 위축되어 「쾌지나 칭칭나네」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사회주의가 민중의 소박한 놀이를 무대예술로 자리바꿈 시켰다는 사실은 오늘의 중국 조선족 예술활동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 정당의 세계화/김석준 이대교수·정치행정학(시론)

    새해들어 세계화를 향한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대통령이 세계화를 국정목표로 제시하고 민자당도 이를 뒷받침하고자 당의 개혁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더욱이 금년에는 4대 지방선거까지 앞에 두고 있어서 민자당의 개혁을 향한 노력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의 정치현실에 대해 응답자의 79%가 불만족을 표시하고,세계화에 가장 뒤떨어진 분야로 정치부문을 지적하고 있는 점은 정치인들의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함을 말해주는 것이다.특히 기존정당에 대해 「선호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64.%나 되고 민자당 19.1%,민주당 13.2% 및 신민당 2.8%의 낮은 정당지지도를 보이는 점은 민주주의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일이다. 지난 역사의 잘못된 점은 차치하고 현 정당의 법과 제도,인적자원,집행과 운영,그리고 의식과 관행에 걸친 광범위한 문제들이 극복되지 않고는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뿌리내릴 수 없을 것이다. 정당의 세계화도 여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첫째,정당법이나정당관련 제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바꾸어야 한다.선진민주주의 국가의 경우에도 미국식과 영국식과 같이 서로 다른 유형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에 차이가 있다.이들의 제도를 참고하되 우리에게는 중앙당과 지방당의 문제,정당원의 자격,정당내부조직,당내민주주의,정책개발기능,지역정당문제,공직후보선출방식 등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먼 앞날을 바라보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정치는 권력정치가 아니라 생산적인 생활정치를 중시하고 인간다운 삶,함께하는 삶 및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민주공동체 완성을 목표로 삼는다.중앙정치나 지방정치와 같은 국경내의 정치만이 아니라 국경을 초월하는 세계정치 또는 정치의 세계화가 급속히 추진되고 있다.환경,과학기술,인적교류등에 있어 지구촌화가 실현되면서 정치의 세계화도 가시화되고 있는만큼 이를 담당할 정당의 세계화는 더욱 중요한 과제이다. 국민정당과 정책정당을 추구함으로써 정당의 토착화를 실현함은 물론 정치세계화의 주체로 정당이 제몫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제도를지녀야 한다.권력유지를 위한 중앙당중심의 권위주의적 정당체제가 아니라 의회중심의 당기구개편,책임있는 생활인 중심의 정당원 확보제도,국민에 파고드는 여론수렴장치와 지방당의 자율성보장,당직경선제도,여성정치인참여할당제도,의원개인의 자율성보장제도,선진외국 정당과의 상시적 교류체제 등을 폭넓게 확보하여 책임정치의 민주정당으로 제도적인 개편을 이루어야 한다. 둘째,정당의 인적자원을 세계화하여야 한다.기존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매우 낮음을 주의깊게 보아야 한다.국회의원에 대해 전문성 불만 66.0%,청렴성 불만 80.1%,성실성 불만 66.8%,미래지향성과 개혁성 및 대민봉사성에 대해 7할이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하고 있음은 심히 염려되는 일이다.국회의원이 의원외교보다는 해외관광에서 물의를 빚는 일이 많고 지방의회의원의 외유가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음은 정치인의 자질이 세계화에 걸맞지 않음을 보여준다.새롭고 유능한 사회각계의 전문인들이 쉽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의 내부개혁과 대안세력이 될 시민단체의활성화 역시 동시에 필요하다.여성과 생활인의 적극 참여와 더불어 기존 정계의 개편과 부분적인 「물갈이」도 병행해야 한다. 셋째,정치인의 의식과 관행의 세계화가 필요하다.개인중심의 파벌이나 인맥을 중시하고 선거구민의 관혼상제에 모든 노력을 빼앗기는 것에서 탈피하여 긴박하게 변화하는 세계를 앞서가는 안목과 세계화된 의식을 바탕으로 생산적인 정치인이 되어야 하겠다.정치는 앞서가는 기업의 세계화를 뒷받침 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집행과 운영에서 세계화와 지방화가 조화롭게 추진되어야 한다.지킬 것과 버릴 것,새로 도입할 것을 잘 가려 정치의 경쟁력을 높이고 자율화·인간화 및 지방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당의 세계화는 제도·인적자원·의식및 운영이 함께 개혁될때 성공할 수 있다.정치가 세계화의 걸림돌로 남아있지 않고 개혁의 주체로 바로 서길 기대한다.
  • 파출소서 동거녀 살해 20대/경찰 총맞고 숨져

    부부싸움중 파출소에 연행돼 조사를 받던 20대 남자가 내연의 처를 흉기로 살해한 뒤 난동을 부리다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2일 하오 2시50분쯤 서울 양천구 목4동 파출소안에서 심재수씨(28·전기공·서울 영등포구 대림1동)가 내연의 처 박종암씨(38·서울 양천구 목4동)의 앞가슴과 옆구리 등을 흉기로 찌른뒤 근무중이던 임재경(31)순경이 발사한 총탄에 오른쪽 복부관통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심씨는 이날 낮 12시쯤 서울 양천구 목4동 박씨의 집에 찾아가 박씨와의 사이에서 난 5개월 된 딸을 주지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다 박씨 오빠(45)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의경에 의해 파출소로 연행됐으며 당시 파출소 1층에는 임순경 혼자 근무하고 있었다. 임순경은 『조서용지를 가지러 약 5m정도 떨어진 파출소내 용지보관실로 간 사이 심씨가 협박용으로 지니고 있다 압수당해 책상서랍에 보관중이던 흉기를 꺼내 박씨를 살해한 뒤 달려들어 흉기를 버리라고 여러차례 경고했으나 듣지않아 실탄 한발을 장전해 발사했다』고 말했다.경찰은 일단 임순경이 직무중 불가피한 상황에서 수차례 경고를 한 뒤 할 수 없이 총기를 사용한 만큼 정당한 직무집행 행위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총기사용수칙에는 일단 공포탄 2발을 먼저 쏜뒤 위험이 긴박할 경우 범인의 항거능력을 최소화 하기 위해 하체를 겨냥해 총기를 발사토록 돼있어 임순경이 이 수칙을 준수한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 불 여객기 납치범 진압 “긴박의 순간”

    ◎기내교전→인질구출 「15분 섬광작전」/출입문 폭파… 검은 복면 요원들 진입/조종실앞 수류탄 공방… 납치범 소탕 전광석화같은 진압작전은 불과 10여초,인질들이 모두 기내를 탈출해 상황이 끝날때까지도 불과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GIGN으로 불리는 프랑스 특수진압부대요원들의 에어프랑스여객기 인질구출작전은 범인들이 파리로 가기 위한 연료를 넣으라고 요구한 최후통첩시한인 26일 하오5시(한국시간 27일 상오1시)가 조금 지나 개시됐다.이 시각 발라뒤르 프랑스총리가 최후통첩을 무시한채 공격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최후통첩시간까지 연료를 넣지 않을 경우 인질들을 모두 사살하겠다고 위협하던 범인들이 마침내 인질 한명을 사살하고 이어 관제탑을 향해 수발의 총격을 가했다. 순간 갑자기 활주로상 비행기주변에는 연막탄이 떨어졌고 곧이어 비행기의 오른쪽 앞과 뒤·중간 출입문쪽에 검은색옷에 복면을 한 50여명의 진압요원들이 재빠르게 몸을 움직여 비행기를 감쌌다.시간은 하오 5시15분. 앞쪽 출입구에는 트랩이 놓여있었는데 요원 6∼7명이 그위를 사뿐이 올라 한사람은 출입문을 열기 위해 앉은 자세로 손을 움직였고 나머지는 총을 비행기안쪽으로 겨눈채 수초동안 긴장된 순간을 보냈다. 이 사이 중간과 뒤쪽의 출입문에도 요원들은 순식간에 비상문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곧이어 짧은 폭발음이 나면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문이 활짝 열림과 동시에 요원들이 총격을 가하며 안으로 들어갔다.앞문으로 올라간 요원들도 잽싸게 문을 활짝 열어젖혔고 2∼3명은 즉각 안으로 총을 쏘며 뛰어들었다. 인질을 잡고 있으니 어떻게 하겠느냐며 마음놓고 있던 범인들은 급작스런 폭음과 총격에 놀라 진압요원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그 순간 조종석에서는 승무원 한사람이 인질상태로 있다가 범인들이 놀란틈을 이용,창문으로 몸을 날려 활주로바닥에 떨어져 탈출했다.그는 다리와 팔에 골절상을 당했음에도 절뚝거리며 자리를 피해 달아났다. 범인가운데 앞문쪽에 서있던 한명이 수류탄을 던졌다.먼저 들어간 요원 한명이 피할 겨를도 없이 폭발과 함께 팔이 잘린채 그자리에 쓰러졌다. 범인들의 완강한 응사에 잠시 멈짓하던 앞쪽의 특수대원들은 조정석의 승무원 인질이 안전하게 탈출한 것을 알고는 조정석부근에 몰려있는 범인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그러나 첫번째 수류탄이 불발이 되고 범인들도 순간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요원들은 재차 2·3번째 수류탄을 던졌고,이 수류탄들이 문틈을 통해 조정석안으로 들어가 터지면서 오렌지색 섬광이 번쩍였다.비행기 앞쪽내부가 파괴되면서 이곳에 몰려있던 3명의 범인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동시에 중간문으로 올라간 요원들은 승객들을 향해 『업드려!』라고 외치며 앞쪽의 복도중간에 서있던 범인 한명을 향해 응사하는 사이 또다른 요원은 총격속에서도 승객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문을 열고 비상슬라이드를 폈다. 총격속에 몇분이 지나지 않아 승객들은 열어진 총성속에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기 시작했고 비행기주위에서 경계중이던 요원들이 이들을 호위했다. ◎인질구출 주역 GIGN 알제리 과격파 회교원리주의 납치범들에게 억류된 에어 프랑스여객기를 기습,인질들을거의 완벽하게 구출해낸 특공대는 프랑스 국방부산하 헌병대의 최정예 특수작전부대. 정식명칭이 GIGN(GROUPED’INTERVENTIONDELAGENDARMERIENATIONALE)으로 알려진 이 특수테러진압부대는 지난 72년 뮌헨올림픽 선수촌학살사건이 있은후 74년 은밀하게 창설됐다.지휘관은 드니 파비에소령.파리근교 사토리에 본부가 있는 GIGN은 작전요원 60명을 포함,87명의 4개 작전단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정예작전요원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인질·테러사건들을 분석하고 이러한 사건의 해결을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다. 프랑스가 마지막 순간에 비장의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이 부대는 지금까지 비행기 납치,프랑스 옛식민지의 게릴라전,흉악범및 교도소폭동등 6백50여차례의 특수상황 진압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오며 5백20여명의 여객기승객을 구출해냈다.과학적인 작전계획과 엄청난 병참지원으로 아직까지 작전에 실패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모스크비치 체첸사태 “무관심”/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코너)

    ◎정계선 총선 채비… 시민들 연휴 즐기기에 바빠 남부 체첸공화국에서 러시아군과 체첸군간의 교전소식이 속속 전해지는데도 모스크바시내에는 전쟁의 긴박감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러공군기의 대규모 공습이 있었던 12일,모스크바시민들은 총선 1주년 기념이라며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탓에 느긋이 연휴를 즐겼고 그래서 13일 아침엔 신문도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정부도 무척 여유만만한 모습이다.옐친대통령은 전쟁을 벌이는 이 「중차대한」시기에 코 종기수술을 한다고 사흘째 모스크바 교외 별장지대에 있는 옛KGB병원에 입원중이다.지난 9일 체첸공에 대한 무력사용 승인허가를 내린 뒤 곧바로 이 병원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13일 밤 러시아의 텔레비전 뉴스들은 체첸측과의 최종협상이 결렬되고 러시아군이 체첸공 수도 그로즈니시 외곽을 완전봉쇄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도 한결같이 옐친대통령이 하필이면 이같은 시기에 병원에 들어가 있는지 답답하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어떤 프로는 옐친대통령이 과거에도 꼭 정치적으로 복잡한 일만 생기면 휴가를 가거나 아프다는 핑계로 병원에 입원했다면서 이 분야의 전력까지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가장 열심히 뛰는 사람은 불과 얼마전까지 부패혐의에 연루돼 사퇴위기에 몰렸던 그라초프국방장관같이 보인다. 그런 사람이 전선 최고사령관으로 직접 전선을 지휘하며 체첸정부와 평화협상도 하는 모습이 매일 텔레비전 뉴스에 나오는데 일반시민들은 그의 얼굴을 보는 것자체가 썩 유쾌하지가 않은 표정들이다. 의회도 전쟁을 앞둔 나라의 모습이 아니다.뉴스에 소개되는 의회진행 상황은 하나같이 러시아가 체첸에 무력개입을 하는게 잘한 일이냐 못한 일이냐를 두고 대의원들의 지리한 연설만 계속될뿐 구체적인 조치는 하나도 취해진게 없다.재미있는 것은 예고르 가이다르전총리,야블린스키 같은 과거 옐친지지자들이 러시아군의 무력개입을 제일 열렬히 성토한다는 사실이다.공산당수 주가노프도 무력개입을 반대하고 나섰다.금년초 재무장관직에서 해임된 표도로프의원은 그이후 옐친지지,반대를 오락가락하다가 이번에는 제일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는데 내세우는 명분이 별로 분명하지가 않다.극우세력의 대부인 지리노프스키 한사람만 평소소신대로 러시아의 국익 운운하며 무력개입을 지지하고 있다. 이를 보는 일반국민들의 시선이 고울리가 없다.정치인들의 관심은 1년앞으로 다가온 총선준비에 가 있지 체첸사태 따위는 아예 안중에 없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러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불신은 「전쟁」을 앞두고도 여전한 것 같다.
  • “이 전시장 결국 백기들것”/검찰수사 이모저모

    ◎한밤까지 구수회의… 초긴장 분위기/혐의 신문에 조리있게 반박/이 전시장/검찰간부/“초반 고전… 결과는 새벽닭 울어야” 성수대교 붕괴사고의 원인이 검찰수사결과 부실공사와 관리소홀로 밝혀진 가운데 3일 이원종 전서울시장을 소환,조사한 서울지검 청사는 밤새 불이 꺼지지 않는 등 긴박감이 감돌아 이 사건의 사법처리 범위에 쏠린 국민적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으로는 처음으로 이전시장을 소환,조사하고 있는 서울지검은 「거물」에 대한 사법처리를 크게 의식한듯 신광옥수사본부장은 물론 최영광서울지검장까지 자정이 넘도록 청사에 남아 수사팀을 독려. 이 전시장이 조사를 받고 있는 10층 특수2부 검사실은 보안이 철저히 통제된채 수사검사들이 수시로 모여 구수회의를 갖는등 초긴장 분위기. 서울시 공무원들에 대한 주임검사로 이번 사건 이후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비치해두고 거의 숙식하다시피 해온 특수2부 양재택검사는 이 전시장에 대한 본격조사에 들어가기전 『요 며칠 사이 언론에 집중거론돼 마음고생 많으셨죠』라고 위로하는등 「베테랑 수사검사」다운 여유를 보이기도. ○…이 전시장은 대통령과 국무총리등이 지시한 교량안전점검조치및 예산편성등에 대해서는 설명을 곁들여 자세히 진술하면서도 성수대교의 위험보고접수등 혐의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신문에는 조리있는 반박을 계속,주임검사와 한치 양보없는 신경전을 연출. 신본부장은 『이 전시장이 평생을 공직에 몸담아 와 서울시 업무를 얼마나 빈틈없이 파악하고 있겠느냐』면서 『수사는 새벽닭이 울어봐야 알 수 있어 4일 하오쯤 사법처리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귀띔. 그는 이어 『방대한 서울시의 업무 만큼이나 이 전시장에 대한 신문사항이 많아 현재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도 결국 「백기」를 들고 말 것』이라고 낙관. ○…서울지검은 사고발생 직후부터 자체적으로 법률검토작업을 하면서 대검에도 이 전시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가능한지에 대한 법률검토 작업을 의뢰,그동안 검토해온 직무유기죄 대신 총괄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할 수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에 관한 판례가 우리나라는 물론 이웃 일본에도 없어 사법선진국인 독일의 판례에서 총괄책임을 물을 수 있는 「보장인적 지위론」에 관한 판례를 힘겹게 찾아냈다』면서 『수사기록에 판례 원전과 번역문을 함께 첨부해 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설명.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자택을 출발,서울 1프 3704호 쥐색 쏘나타편으로 3일 하오 1시45분쯤 서울지검에 도착한 이 전시장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진기자들로부터 카메라 세례를 받은뒤 주임검사실로 직행. 이 전시장은 성수대교의 붕괴위험및 보수필요성에 대한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서면보고는 물론 구두로도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시장이란 사람이 위험보고를 받고서도 그냥 두라고 지시하겠느냐.한번 반문해 봅시다』라고 역정. 작은 서류가방만을 들고 수행원 없이 서울지검에 도착한 그는 이어 『서울시민 모두에게 염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사과한뒤 『검찰수사에서 모든 것이 밝혀질것』이라며 다소 체념한 표정. ○…이 전시장이 이날 검찰에 출두하면서 가지고 나온 가방에는 ▲다리하자보고 체계에 대한 서울시 관행과 과거의 예 ▲1년7개월동안 시설물 하자보수에 대한 예산편성 관련 자료 ▲최근 문제가 된 자신의 회의 주재내용과 지시내용및 사후확인 과정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지시내용과 이에 따른 시차원의 대책과 결과등 2백여 쪽에 달하는 소명자료가 들어있었다는 것. ○…지난해 4월 서울동부건설사업소가 성수대교의 손상보고서를 올릴 당시 서울시 부시장으로 보고계통에 있었던 우명규 전서울시장의 소환은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이 전시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 전시장의 관련사실이 드러나면 소환이 불가피하겠지만 「보좌기관」을 조사한다고 무슨 실효가 있겠느냐』고 말해 우 전시장의 소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
  • 변모하는 한족역사무대(하남성이 움직인다:1)

    ◎중국 경제개발바람 내륙까지/옛도시 낙양­개봉에 대형건물 신축붐/성도 정주거리엔 오토바이 물결/「남순강화」후 개발 박차… 공업생산 연26% 증가 지난 15년동안 연평균 9.3%의 고속성장으로 일어서고 있는 거인 중국.경제개발의 물결은 연해지역에 이어 내륙에까지 확대되고 있다.내륙의 하남성은 흔히 중원이라 불리는 곳으로 역사상 한족의 중심무대였다.황하와 옛도시 낙양·개봉,그리고 소림사가 이 고장에 있다.오늘날 중국 내륙지역개발의 중심지가 된 이 지역의 경제개발전략과 현황을 통해 중국경제의 현주소와 미래를 5회에 걸쳐 알아본다. 중국의 도시들은 색깔로 구별된다.도시의 건물과 상점들,사람들의 옷 색깔에서 그 도시의 발전정도를 알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광주와 심천등 연해지방의 도시들이 다양한 색깔로 물결을 이룬다면 내륙지방 하남성의 도시들은 아직 흙색과 회색빛이다. 하남의 성도이자 교통 요지인 정주역과 주변에는 시골서 무작정 상경한 농민들의 행렬이 도시 색깔을 더욱 우중충하게 한다. ○밤거리엔 네온사인 그러나 정주를 비롯,제2의 도시 낙양·개봉등 주요도시들의 밤거리 불빛과 질주하는 오토바이의 물결들,거리도처에 건설중인 대형건물들은 이곳 역시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중국의 거리하면 으레 연상되는 자전거 물결이 이곳에선 이미 서서히 오토바이의 대열로 교체되고 있다.이들이 타고다니는 오토바이도 동남아시아처럼 일제가 아니다.정주와 낙양등 하남에서 만든 가릉등 「국산」이다.정주의 경우 이미 2만여대를 넘었고 다른 도시들도 급속히 늘고 있다.시민들의 소득수준이 성의 공업기술수준과 함께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남의 농촌과 국도를 질주하는 화물차와 트랙터도 낙양과 정주에서 만든 「국산」이라는 데서 이 지역의 경제가능성을 엿보게 한다.상오 1∼2시까지 이용객들로 붐비는 거리의 노천음식점과 전자오락장·당구장등에서 내륙의 풍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최근 2∼3년간 가속화되고 있다.지난 92년초 등소평의 남순강화(남부지방을 순시하며 경제개발을 강조한 일)에 의한 내륙지역의 개방과 경제개발이 주요 정책목표로 채택되면서 외국자본의 투자유치와 경제개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경지가 전체의 42% 하남성의 경지면적은 42%,한반도의 경지면적이 19%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때 이곳이 얼마나 비옥한 평지로 이루어진 중국의 곡창지대인지를 알 수있다.밀·옥수수·면화·담배등이 전국 1∼3위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농업생산량은 5백46억위안으로 중국전체에서 5위.성정부는 향진기업(농촌의 소규모공장)등을 중심으로 이 풍부한 농산물을 가공,부가가치를 얹어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92년말 현재 하남성의 총생산액 1천2백7억위안(1위안은 1백원).총액으론 전국 6위지만 1인당 액수는 30개 지역중 20위밖에서 맴돌고 있다.한반도(22만㎦)전체보다 조금 작은 16만7천㎦에 우리보다 높은 인구밀도인 8천9백여만명이 모여살고 있다는 사실에서 인구과밀한 내륙지역의 전형적인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총생산액중 공업부문인 2차산업은 5백55억위안(3차산업은 3백7억위안).전년도에 비해 24.3%가 늘었다.순 공업생산증가액도 전년도에 비해 26.3%가 각각 증가하는 등 성 총생산액 증가액 13.6%에 비해 공업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 속도대로라면 멀잖아 공업수준이 연해지역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전방위개발」이라는 말처럼 중앙정부도 지방의 경제개발 성패가 중국의 정치적 미래까지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중앙과 지방의 균열과 연해지방과 내륙의 경제적 격차가 시급한 문제가 된 상태에서 내륙 경제개발은 제2의 개혁개방이라는 모토로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아자동차 합작 논의 중국공산당 하남성 공업위원회 서기겸 당선전부 부장인 장문빈씨는 『하남은 황하의 중하류,중국의 중앙에 위치,내륙과 연해지방의 중간에 끼여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오랫동안 교통 요지역할을 해왔으며 내륙의 개발 교두보겸 내륙 상품시장의 진출기지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하남성의 유가화성장도 『상해에서 중경에 이르는 양자강유역의 개발이 내륙개발의 한 축이라면 하남성의 성도인 정주와 낙양을 거점으로 황하를 따라개봉·허창·초작 신향·삼문협·안양등의 도시들을 하나로 묶는 개발계획이 중국 내륙개발계획의 핵이 되고 있다』며 투자지로서의 유망성을 강조,외국기업의 투자와 진출을 권했다.중부 중국의 상업의 메카인 정주와 중공업도시인 역사의 고도 낙양등을 거점도시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하남성의 당과 정부의 간부들은 당·정의 구분없이 외국의 투자유치를 위해 모두 전면에 나서고 있다.이들은 이미 모택동시대에 건설해 놓은 거대규모의 중공업등 각종 자급자족형,비효율적인 공업기반을 시대적 변화에 맞춰 대외합작형·개방형·효율형으로 바꾸어 놓는 것이 현재의 핵심사업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우리의 몇몇 식품기업들이 하남성의 농산물을 가공하는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고 기아자동차 관계자들은 하남성과 중형차 합작생산을 위한 논의를 상당히 진척시키고 있다고 이곳 관계자들은 전한다. 유부성장은 ▲외국의 투자유치와 기간산업의 확충 ▲국영기업의 개혁 ▲향진기업의 활성화 ▲기술개발구를 중심으로한 벤처비즈니스의 육성등을 통해 하남을 내륙의 광동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성정부와 공산당의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국영기업이라는 공룡과 향진기업이라는 개미군단,그리고 하이테크산업을 위주로한 기술개발구의 벤처비즈니스라는 돌격대를 한데 묶어 개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국영기업의 파산실험에 돌입했으며 국영기업에서도 근무태도 불량자에 대한 임금차별화와 감원제도 운영하고 있다.
  • 21세기는 「기술우위」시대/김진애(일요일 아침에)

    공항가는 길에 성수대교 사건을 보고 일본에 간 필자는 새삼스럽게 일본을 보았다.항상 지진이라는 재해를 머리에 두고 사는 일본,그러면서도 일찍이 고밀도 도시개발을 해온 일본,아마도 그들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재해때문에 또한 오직 사람만이 자원이라는 경제적 긴박감 때문에 그렇게 기술이 발전했을 터이다. 그러한 일본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목조건물의 방화문제,지진의 피해,70년대까지도 지하아케이드의 대형화재를 겪었다.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방재는 도시계획의 주요부문이 되었다.기술없이는 살 수 없다는 의식 때문에 관료들의 기술섭렵도는 대단하다. 우리는 어떠한가.안보는 있지만 방재는 없다.정치는 있지만 기술은 없다.행정관료는 스타이고 기술관료는 엑스트라이다.건설 호황속의 기술개발 불황이다.건설은 있지만 사후관리는 없다.밀어붙이기에는 능해도 챙기기에는 약하다.끓어오르는 열정은 남부럽지 않아도 끈기는 어느새 지나간 덕목이 되었다.짧은 전투에 대한 승부욕은 강하면서도 긴긴 전쟁에 대한 전략은 미흡하다. 누구를 탓할 수 없다.과거지사를 탓할 수도 없다.아마도 우리 사회 전체가,이 시대가 책임을 져야할 일이다.늦었다고 할 필요도 없다.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아마도 가장 빠른 때일 것이다. 관건은 이제부터이다.오히려 역량은 위기를 통해 커지고 위기관리수습을 통해 나타난다.무엇이 필요할까.세간에서는 무언가 획기적이고 모든 문제를 시원하게 풀어줄 정책을 기대하겠지만 이러한 기대가 더 문제이다.오늘의 구조적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될 수도,현재의 정권이 모두 풀 수도 없다는 냉철하고 현실적인 시각이 전제되어야 한다. 근대국가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그러한 시스템 구축이란 뚜렷한 비전과 효과적 전략,건전한 상식,그리고 해를 거듭하는 일관된 시행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정치권·관료·민간·국민 할 것 없이 모두 인식해야 한다. 근대국가의 냉철한 합리주의는 일관되게 지켜져야 한다.정서에 호소하는 정치는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자제할 일이다.성수대교의 재공사 헌납이란 도대체 뒤로 가는 발상이라 더욱 부끄러울 따름이다.필요한 것은 오히려 합리적인 책임주의가 아닌가. 현장중심·내용중심·기술중심의 합리주의는 더더욱이 필요하다.도대체 무엇이 실적이 되어야 하는가? 예산확보·예산절감·수주총액·공사건수·공기단축이 실적이 되는 합리적 기준은 무엇인가? 행정소요시간을 아끼고 실제 일할 시간을 확보하려면? 형식적 감사기준 대신 내용적인 기준을 마련하려면? 현장에서 지킬 수 없는 시방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은 어떻게 지양할 것이며,도대체 시중의 현실적 경비는 어떻게 산정할 것이며,경비절감의 기준은 무엇이며,성능판단의 평가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이 모든 일이 기술판단력을 필요로 한다.질높은 기술관료의 폭넓은 활용은 필수적이다.도대체 현장내용을 모르면서,갈수록 첨단화되고 복합적인 기술내용을 모르면서,더구나 국제적 수준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이 과연 어떻게 종합대책과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단 말인가.문구로서 완벽한 종합정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관된 실효성을 가지는 정책을 가지려면 말이다.이들이 나서서 건설확장시대에서 정비유지시대로,양적시대에서 질적시대로 넘어가는 오늘날 필요한 조직시스템과 행정시스템을 갖추어 나가려면 말이다. 기술우위가 결정하는 21세기.정치력도 경제력도 삶의 질도 문화역량도 기술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21세기.아마도 이것을 절실하게 배우느라 우리는 이렇게도 아픈 경험을 하는 것이리라.
  • 「중매인 도매행위 처벌」 유보기간 만료

    ◎농안법 재개정 늦어 농림수산부 비상 농림수산부가 바쁘다.농산물의 거래가 마비되는 파동을 빚었던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의 재개정이 생각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의원입법으로 개정된 농안법이 시행되며 파문이 커지자 최인기 장관은 부랴부랴 구두로 『중매인들의 도매행위 처벌을 6개월간 유보한다』고 밝혔었다.당시 개정 법의 핵심은 도매시장에서 중매인의 도매행위를 금지하는 것이었다. 결국 중매인의 도매행위를 허용하는 쪽으로 법을 다시 고치기로 하고 개정작업을 추진해왔다.개정되는 법의 시행일은 오는 11월 1일.때문에 농림수산부는 그 전에 농안법의 개정작업을 마쳐야 할 처지이다. 재 개정안은 지난 27일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농림수산위를 통과했고,28일에는 법사위의 심의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했다.11월 1일부터 시행되려면 법제처의 심의,국무회의,대통령 재가를 거쳐야 하며,관보에도 실어야 한다.하루에 모든 절차를 끝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인 셈이다.
  • 「성수대교 붕괴」 충격… 긴박 움직임

    ◎“점검 수차례 지시했는데…” 침통한 청와대/민심수숩… 연말개각 폭 커질듯/구조적인 기강쇄신책을 모색 21일 청와대는 참담했다.비서실은 일손을 놓고 얼굴들만 멍하니 바라봤다.대통령은 분노를 터뜨렸다.사건의 파장이 정권적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고 인식한다.그 같은 전제아래 구조적,인적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페리 미국국방장관을 만나는 일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공무원사회에 대한 시위이다.동시에 국정책임자로서 국민에 대한 면구스러움을 표시하고 있다. 대통령은 비통하다고 했다.그는 상상할 수도 없는 원인으로 이런 참사가 빚어진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공공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몇차례나 지시했었음을 토로했다.다리 문제는 특히 지난번 한강대교의 부실문제가 거론될 때 철저히 점검을 지시해 점검이 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해 더욱 놀라움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대미문의 이 사태에 대해 청와대는 두가지 방향에서 대책을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공무원사회에 대한 대응책이다.청와대는 오래전부터 공무원사회가 움직이지 않고,심지어 청와대의 지시도 먹히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었다.그러던 차에 이사건이 생겼고 김대통령의 분노에 찬 질타가 터져나왔다. 청와대는 즉각 관계자의 엄중문책을 내걸었다.시위용 카드가 아닌 것 같은 분위기다.이런 사태를 겪고도 공무원사회의 기강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나머지 임기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조사가 끝나봐야 알겠지만,시정고위최고책임자의 구속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관계공무원들의 무사안일로 국민이 피해를 본다면 자리를 물러나는데 그치지 않고 인신구속을 당할 수도 있다는 선례를 남기려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조적인 기강쇄신책을 마련하는 일이 국정의 최우선 현안으로 다루어질 것이다. 두번째는 민심수습이다. 여러사건에 대해 청와대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해왔다.정부는 다음 선거로 책임을 진다는 생각이었다.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의 충격을 그런 논리로 수습할 수 없다는 것을 청와대는 인식하고 있다.민심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 원성이 곧바로 대통령에게 올라온다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 때문에 대폭적인 개각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국회가 열리고 있고,대폭적인 개각은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국민의 상처 받은 자존심과 충격을 달래주려면 우리의 정치관행이나 국민의식으로 미루어 개각은 늘 효과를 보는 카드임에 틀림 없다.대통령이 시기의 부적절성과 국민의 충격위로라는 측면중 어느 것을 우선시 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다.다만 당장 내각개편을 할 수는 없더라도 연말의 개편 폭은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김대통령은 국민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시점,역사상 처음인 지방자치제 선거를 9개월 남겨놓은 시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참사」를 접하고 있다. 국민들은 사고가 나면 대통령을 생각하게 된다.유난히 새정부들어 사고도 잦은 편이다.기득권 세력으로 김대통령과 등을 돌린 사람들은 금방 이를 확대여론화 해 갈 것이다.김대통령은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 비통·놀라움·개탄이란 강력한 어휘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그만큼 대통령의 처지가 어려워졌음을 증거하는 것이다.이 어려운 처지를 탈출하기 위해서라도 뭔가 강력한 조치들이 제시될 것이다.
  • 쓰레기소각장 선택의 한 시범(사설)

    서울 중랑구 주민이 구내쓰레기 소각장 부지선정을 스스로 결정하는 사례를 처음으로 만들었다.정부의 쓰레기소각장 건설계획이 예정부지주변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혀 전국적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 중랑구 주민들의 지혜로운 선택은 우리 환경문제 해결에 중요한 모범이 될 것이다. 중랑구가 이 결정을 위해 실시한 주민설문조사의 결과도 눈여겨볼 만하다.83.7%가 소각장건설의 필요성을 공감했고 66.9%가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우리 관내에서 처리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이 비율은 아직 혐오시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충분한 것은 아니다.왜냐하면 이런 조사에서 과반수를 넘는 주민의 찬성이 있음에도 실제로 문제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이 더 많기 때문이다.따라서 최종적 결정까지 이끌어낸 중랑구의 자치능력은 따로 충분한 상찬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각종 혐오시설 기피현상에 대해 우리는 이를 지역이기주의 표현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지역이기주의라는 것도 따지자면 지역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자신이 해결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해야 진정한 이기주의가 되는 것이다.더러운 것은 딴 곳에,깨끗한 것만 나 있는 곳에 두자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사회의 질서파괴일 수는 있어도 타자와의 삶속에 나를 세우는 이기주의는 아닌 것이다. 환경문제의 인식이 국민적으로 나날이 커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그러나 환경오염의 주체가 바로 나 자신이고 그 해결 역시 나 자신이 살고 있는 그 지점에서 해야 한다는 것에는 아직 대부분이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이것은 우리의 문제인식수준이 피상적일뿐 아니라 사태의 긴박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쓰레기문제에 있어 상징적으로 꼽히는 가장 유명한 사례는 1987년 미국 롱 아일랜드에서 일어났다.이곳 아이슬립항(항)에서 쓰레기 3천t을 싣고 떠난 바지선은 이 쓰게리를 받아줄 항구를 찾아 무려 6개월이나 돌아다니다가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왔다.어디에도 남의 쓰레기를 받아줄 매립지나 소각장이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환경전문영역에선 최근 「결국 쓰레기가 이긴다」라는 말을 쓰고 있다.서울 김포 쓰레기매립지만 해도 그 수명은 당초 2015년에서 2010년으로 이미 단축돼 있다.반입쓰레기량이 하루 예정물량인 3만5천t에서 올해 들어 4만2천t으로 늘었기 땜눈이다. 쓰레기와의 싸움은 소각장의 지역별 해결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쓰레기를 줄이는 노력도 해야 한다.소비상품에 대한 생각도 바꿔야 한다.새 모델만 나오면 헌것을 버리는 소비패턴을 그냥 가지고서는 쓰레기전쟁에서 이길 길은 없다.아파트나 마을단위로 소규모 소각시설을 만드는 작업도 해야만 한다.
  • 안전성 높은 한국형 표준원전/북에 지원할 울진 3·4호기

    ◎미기술 우리실정 맞게 개량설계/운전 실수로 인한 사고위험 줄여/1기 건설비 1조6천억… 북에 건설땐 30% 절감 울진 3·4호기는 한국 표준형 경수로 1호로 각 1천메가와트급이며 미 컴버스천 엔지니어링사의 가압경수로(PWR) 시스템 80을 우리 실정에 맞게 개량 설계한 영광 3호기를 제작모델로 삼고 있다. 이번에 합의된 울진 3·4호기형 경수로는 중수로,흑연 감속 가스 냉각로보다 성능과 안전성 등에서 뛰어난 기종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실제로 세계 원전의 약 80%는 경수로형이다.경수로는 우라늄 235를 약 3%로 저농축시킨 핵연료를 사용하며 감속재로는 경수(보통 물)를 사용한다. 울진 3·4호기는 지난 91년 7월 설계가 시작돼 현재 원자력 연구소 전체 연구원의 15%인 4백여명이 투입되고 있으며 각각 98년과 99년에 준공 예정이다.울진 3·4호기의 장점은 「인간공학」개념의 도입이다.한국인의 신체치수에 맞게 설계해 운영이 쉽도록 했고 운전원이 사소한 실수로 일으킬 수 있는 사고의 확률을 울진 원전의 개량형 제어실에서는 대폭 줄였다.특히 급수상실사고에 대비해 안전 감압계통을 최초로 설치,냉각수 감압기능을 강화한 것을 비롯해 잔열 제거계통의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등 안전성에 최대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울진 3·4호기급 경수로 건설에는 총 3조2천억원이 든다.그러나 관계자들은 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부지매입비,노무자임금,자재비용 등에서 약 15% 정도의 절감이 가능하고 북한 당국의 정책적인 지원이 곁들여지면 추가 절감이 가능해 약 30%의 비용절감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2기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1년기준으로 계통설계분야 8백명,보조설계분야 2천5백명,시공분야 1만5천명 정도로 추산된다.이중 시공을 제외한 기술인력(연 3천3백명)중 3분의 1 정도가 현장에 투입되어야 함을 감안하면 연 1천1백명 정도가 북한에 파견될 것으로 예상된다.또 이와는 별도로 완공후 운영과정에서 운전요원,일반직원,보수요원,기능직 등 1천2백명 정도의 상주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관계자들은 원자로 2기를 북한에 건설하는데 필요한 총기간은 8∼10년 정도로 보고 있으며 이에 앞서 1년간의 지질 조사등 타당성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2003년까지 완공하려면 96년에는 착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김시중 과학기술처장관은 국정감사에서 계통설계,원자로 설계·건설,안전성 심사를 우리 기술로 하게 될때 전체 원전 건설기술의 93%를 지원할 수 있다며 통일에 대비한 원자로 표준화를 기할 수 있고 원자력 개발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산화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밝힌바 있다. ◎미­북 핵타결 순간 제네바 표정/최후담판후 한­미­북 11시간 3각협의/한밤 북수용 통보받고 갈루치 합의 발표 18일 상오 합의사실이 발표되기까지 11시간동안 미국과 북한,한국과 미국은 전화로 3각협의를 계속하는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결국 북한이 막판에 남북대화재개의 명문화 의사를 통보해옴으로써 5일동안 진통을 거듭해온 기본합의문 마련은 성공했다.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은 양측이 17일 상오 10시30분부터 3시간여동안 「최후 담판」형식의 실무자회의를 갖고 난뒤한국정부 관계자에게서 「대기」발언이 나오면서부터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 한 관계자는 『미국이 남북대화 재개문제를 비핵화공동선언과 별개조항으로 하고 시기도 못박지 않는 수정안을 제시했다』고 밝히고 『오늘은 꼼짝말고 대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타결가능성을 강력히 시사. 관계자는 『늦어도 하오 8시쯤이면 합의사실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정작 미국대표부는 『진전이 없었다』고만 발표해 진통이 계속되는 듯한 인상.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18일까지 수정안에 대해 수용여부를 통보해오지 않으면 더 이상 회담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 회담을 휴회하고 로버트 갈루치수석대표는 귀국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수용의사 통보에 대해 관심이 집중. 미국과 북한은 실무자회의를 마친뒤 전화접촉을 갖고 남북대화 재개의 명문화 문제를 계속 협의했으며 한국정부 관계자들도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갖는등 3각협상을 진행.특히 한국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측과 협의를 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쁜 움직임. 밤이 깊어가면서도 북한측으로부터 통보가 없자 「또다시 내일을 기다려 봐야할 것같다」는 분위기가 지배적.다만 미국대표부의 셰리던 벨공보관은 하오 8시쯤 『회담이 열릴지는 아직 알수 없으며 시간이 갈수록 가능성이 적어지고 있다』고 밝혀 여운. ○…하오 11시쯤부터 2시간뒤인 18일 상오 1시 발표설이 나돌아 이때부터 회담 관계자들은 이를 확인하느라 다시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 미국측의 한 관계자는 『갈루치대사가 조금전에 들어왔으며 그로부터 어떤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뭔가」있다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으나 북한대표부는 『회견을 할 계획도 없고 대표단들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말해 대조. 미국측은 하오 11시가 넘어 북한으로부터 남북대화 조항의 수용통보를 받고 취재진에게 밤 12시까지 대표부로 와달라고 연락.그러나 북한의 연락사실을 모르는 취재진들 사이에는 합의발표 또는 회담휴회 발표설이 엇갈리는 분위기. 벨공보관은 『회견에서 한국·일본·외신기자등으로 나눠 3명의 질문만 받겠다』며 회견내용을 묻는 질문에 『여러분들이 제네바를 떠나야 하는 뉴스』라고만 언급해 궁금증은 여전. 이어 갈루치대사는 18일 0시10분쯤 심야기자회견을 갖고 합의사실을 발표했는데 한국언론이 회담내용을 자세하게 보도한데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한국언론이 자세하게 브리핑을 받았지만 브리핑을 잘 받았다고 말할수는 없다』고 우회적으로 답변. ○…강석주 북한수석대표는 18일 상오11시 북한대표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의사항에 만족감을 표시. 강부부장은 이날 평소와는 달리 메모지를 보아가며 회담결과에 대해 10여분에 걸쳐 간단히 입장을 밝히고 기자회견을 서둘러 마치는 모습. 강부부장이 갈루치 미국수석대표보다 무려 11시간 늦게 기자회견을 가진데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나오기도. ◎“북은 핵안전의무 이행을”/유엔 분과위,IAEA보고 들어 17일 유엔총회 제1분과위원회(비무장및 국제안보)에서 오는 19일 본회의 상정을 결정한 국제 핵안전 결의안은 그동안 국제적 관심을 모아온 미국과 북한간의 핵협상타결과 함께 국제사회가 앞으로 북한의 핵투명성 노력을 촉구하는 국제적 합의로 볼 수 있다. 이날 회의는 상오 10시 한스 블릭스 국제원자력위원회(IAEA) 사무총장의 94년도 IAEA 활동보고를 시작으로 모두 24개국이 발언에 나서 핵위협에 대한 경고와 핵안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 다른 분과위에서 보기 어려운 진지한 분위기에서 계속됐다. 원래 이 회의는 핵무기를 비롯한 재래식 무기의 확산,군비통제,지역안보 등 광범위한 국제안보에 관한 논의를 위한 자리였으나 블릭스 총장이 장을 달리해 보고한 이라크와 북한의 핵위협이 주요 관심사로 등장했다.특히 제네바에서의 미·북한 협상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 핵문제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뤘다. 회의 마지막에 총회상정이 결정된 41개국이 공동제안한 결의안 초안은 ▲북한과 IAEA간의 핵안전협정 이행과 관련한 IAEA 결의안 ▲북한 핵위협과 관련한 두차례의 안보리 의장성명(3·31,5·30일자)을 강조하며 북한의 핵안전 의무 불이행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이 즉시 핵안전 협정을 완전히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등 어느때보다 강력한 내용으로 돼 있다. 이날 회의에서 북한대사 박길연은 한국이 미·북회담을 방해하고 있다는 상투적 주장을 되풀이 하고 한국이 영국과 프랑스 등으로부터 많은 플루토늄을 수입,비축하고 있다며 한국에 엉뚱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대해 유종하대사는 북한이 핵투명성 보장시 한국의 경제원조 용의를 다시 한번 천명하며 북한은 IAEA의 사찰에 응할 것을 재촉구했다. 이날 분과위 결의안은 19일 본회의에서 압도적 표차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북 합의와 함께 이제 볼은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 갈루치 오늘 귀국… 금명 결판 날듯/미­북 제네바회담 이모저모

    ◎전화 등 접촉은 계속… 막판 타결 가능성도/“북이 막판 완강한건 평양기류 영향” 분석 「남북대화 재개」의 명문화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미국과 북한은 17일 5일째 비공식 실무회담을 갖고 협상을 계속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이날 미국과 북한은 실무회의를 연데 이어 전화접촉을 갖고 협상을 계속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으며 한국정부 관계자들도 비상대기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긴박한 모습이었다. ○…미국과 북한은 17일 상오 10시30분부터 비공식 실무회담을 열어 협상을 계속했으나 여전히 합의도출에는 진통. 3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미국은 남북 비핵화공동선언과 남북대화 재개를 분리해 명문화하는 타협안을 제시해 북한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그러나 미국측은 『진전이 없었다』고 평가. 로버트 갈루치대표는 무슨일이 있어도 18일중에는 귀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이날중 타결 또는 휴회 등의 결판이 날것으로 전망. 양측은 3시간 동안의 실무회의를 끝내고 전화 등을 통한 접촉을 계속하고 있으나 완전합의에 진통을 계속. 한 소식통은 『오늘은 회담장 주변에 대기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타결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 ○…합의과정에서 『북한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을 정도로 신축적인 자세를 보인 미국이 남북대화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한 외교소식통이 소개. 미국은 특별사찰의 시기에 신축적으로 협상에 임해 북한으로부터 특별사찰 수용을 얻어냈듯이 원칙에는 강경하며 그 대표적인 것이 남북대화 문제라는 것. 소식통은 『미국은 남북대화가 전반적인 핵문제 해결구도의 본질적인 사안임에도 북한이 남북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전체적인 해결구도를 지킬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 따라서 남북대화라는 용어조차 합의문에 넣기를 거부하는 북한이 막판에 수용 의사를 밝혀오지 않는 한 회담은 소득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정만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 북한이 이같이 강경한 입장으로 나오는 것은 『평양으로부터 기분좋지 않은 얘기를 들은 때문인 것같다』고 소식통은 분석. 소식통은 『남북대화 문제를 북한이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회담에 대한 그들의 반응도 격화돼 있을텐데 진전이 없다는 정도로 평가하는 것을 보면 회담이 조금더 진행되면 완전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북한이 막판에 입장을 바꿀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모습.
  • 북,“미제안 받아들일수 없다”격앙/“막판 혼미”미·북회담 이모저모

    ◎미대표,“지난주 합의외엔 진전없어”/허종 북대사 “심각하고 논란 많았다” 늦어도 15일에는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북한 핵협상은 「남북대화」라는 돌발변수를 맞아 합의문 채택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북한대표부에서 열린 미북 협상은 회담진행의 외형상 타결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결국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강석주 북한 수석대표는 이날 하오 2시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로버트 갈루치 미국수석대표와 상오회담을 마치고 대표부를 나서면서 『회담은 거의 마감단계에 와 있다』고 회담종료가 임박했음을 시사. 그는 『오늘 저녁에 합의문을 발표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내일까지는 될 것』이라고 말해 16일 완전타결에 더 비중을 두는 듯한 인상. 그러나 하오회담에 접어들면서 「이날중 타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회담장 주변은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 회담은 갈루치대표가 하오 5시 북한대표부로 다시와 수석대표회담으로 진행된지 10여분 뒤 나머지 미국대표단이 모두 추가로 들어가 대표단 전체회담으로 진행.양측이전체회담을 여는 것은 합의문을 채택하는 마지막 의전절차일 것으로 관측. 이어 미국대표부의 쉐리던 벨공보관이 처음으로 북한대표부를 찾아와 합의문 발표 분위기는 한층 고조.평소 공식적인 발언말고는 전혀 입을 열지 않던 벨 공보관은 이날 이례적인 방문 이유에 대해 『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날중 합의문이 발표되느냐는 물음에 『아마 그럴 것』이라고 답변. 이에따라 회담장 주변은 합의문 발표에 대비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 또 이날 북한대표부 앞에는 회담이 진행중일 때 거의 보이지 않던 외신기자들이 회담타결이 임박했다는 얘기를 듣고 대거 몰려들어 취재진이 평상시보다 2배로 급증. ○…이런 합의발표의 기대속에 하오회담이 막상 하오 7시30분쯤(한국시간 16일 상오 3시30분) 끝난 뒤 북한대표부에는 냉랭한 기류가 감지. 갈루치대표는 타결이 됐을 경우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갈루치대표 등 미국측 대표단은 회담이 끝나자 마자 모두 승용차에 탄채 곧바로 미국대표부로 출발.다만 벨 대변인이 『미대표부에서 브리핑이있을 예정이니 북한측 수석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나는대로 오라』는 말만 남겼을 뿐. 강석주대표는 물론 북측 대표들도 회담장에서 나오지 않고 북한측 관계자들도 조용한 모습이어서 「뭔가 이상하다」는 관측이 나돌기 시작. 약 10분 뒤 허종외교부본부대사가 나와 조금 격앙된 어조로 『회담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미국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는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합의실패를 발표. 그는 『회담에서는 심각하고 논란이 많았다』며 『진전이 있었다고 말할 수없다』고 회담내용을 소개. 토머스 허바드 미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도 이어 미국대표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주 초 회담에서 이뤄진 성과외에 진전이 있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 ○…양측은 16일 아침까지만해도 이날 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상오 11시40분쯤 로버트 갈루치 미수석대표가 북한대표부를 찾아감으로써 수석대표회담을 속개해 회담장 주변은 갑자기 긴장. 미대표부측은 이날 회담의 성격에 대해 「비공식회담」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회담개최요청측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양측합의에 따른 것이라는 것. 갈루치 대표등은 하오 2시30분쯤 회담을 마치고 미대표부로 돌아갔으며 북한대표부측은 이날 회담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해 완전합의 도출에 실패.
  • 미 공화당의 기고만장/워싱턴=이경형(특파원코너)

    ◎지지율 3% 앞서 의회지배 자신/“민주당의원 12명 옮겨올것” 장담 이라크병력이동에 맞선 미군의 대규모파병,미국에 의한 아이티군사정권축출및 민정회복,미·북한간의 제네바핵협상등 미국이 당면하고있는 세계 곳곳의 상황들이 긴박하게 돌아가고있다. 그러나 클린턴 미대통령의 뇌리에는 아마도 오는 11월8일 중간선거의 상황이 더 긴박하게 돌아갈지 모른다. 지난 40년간 의회를 지배해왔던 민주당이 자칫 하원에서 공화당에 대역전패를 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미 금주부터 본격적인 당소속 상하의원후보를 위한 지원유세에 나서고있지만 개중에는 클린턴이 안오는 것이 오히려 후보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이도 있다. 지난주 ABC 텔레비전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하원의 공화당후보지지가 47%로 민주당의 44%를 앞서고있다.공화당에 대한 이같은 지지율은 지난 1953년이래 가장 높은 것이라고 한다. 이번 중간선거의 관심은 상하원할것없이 공화당이 현 민주당의석중 과연 몇석을 빼앗을 것인가와 의회지배당의 대역전극이 이뤄질 것인가에 모아지고있다. 공화당의 하원원내총무인 뉴트 깅그리치는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주 한 선거모금파티에서 『공화당이 승리,다수당이 되면 부패특별위를 만들어 화이터워터스캔들(클린턴대통령의 주지사시절의 특혜의혹사건)과 애스피농무장관의 양계업자와의 관계를 캘 것』이라며 필요하면 의회의 소환권도 행사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민주당의원가운데 약 12명이 선거후에 당적을 공화당으로 옮길것으로 관측되고있다면서 이중 적어도 4명만은 민주당탈퇴,공화당입당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화당이 민주당에 80석 뒤지므로 최소한 40석을 더따야 「여소야대」의회를 만들수있다.4명이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긴다면 앞으로 36명만 더 확보하면 대역전극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행정부는 이같은 여소야대의 의회를 초래하지않기 위해 득표와 연결된 활동은 가리지않고 수행해야할 급한 처지에 놓여있다.미국무부측은 제네바의 대북 핵협상이 미국의 중간선거와 무관하다고는 말하지만 최근의 급진전상황은 미측이 대폭 양보를 해서라도 외교적 성과를 올려야겠다는 초조감이 배어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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