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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 쌀지원」한·미·일 공조에 일치/3국 호놀룰루 합의의 함축

    ◎「북 식량실태」 우리측 자료에 미·일 수긍/총선일정 등 고려 4월이후 재론할듯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둘러싼 한·미·일 3국간의 이견은 일단 한국측의 인식에 미·일이 따라오는 모양새로 해소가 됐다.단기적으로는 대미·대일 외교의 성과라고도 평가될 수 있을 것 같다. ▷합의요인◁ 당초 이번 협의회가 시작되기 직전까지도 미국측은 『북한의 식량난에 따른 위기가 무력도발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며,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했다.일본도 대외적으로는 줄곧 한국과의 공조를 내세웠지만,정치권을 통한 대북 쌀지원 교섭을 계속하는 상황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이 우리측의 입장에 동조해온 데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우리정부는 『북한이 대남정책을 변화하지 않는 한,추가 쌀지원은 불가하다』는 기본입장을 확고하게 지켰다.북한의 식량난이 인도적인 차원의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쌀 지원을 포함한 남북문제는 핵문제나 미·북,미·일간의 관계 개선등과 마찬가지로 남북관계 개선과는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원칙을 내세웠다.미국과 일본도 이러한 조화와 병행의 원칙을 인정한 것이다. 우리측의 입장이 관철되도록 만든 또 하나의 요인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우리정부가 준비한 북한의 식량실태 보고서였다. ▷북한식량실태◁ 자료 정부가 24일의 한·미,한·일간 양자협의에서 제시한 자료는 우리의 정보기관과 관계기관,북한과 가까운 러시아·중국등의 정세판단등 동원가능한 모든 정보를 엮어 만든 것이다.이 자료는 지난 90년 이후 북한의 쌀 생산량과 한국·일본등 국제사회의 지원량,북한의 인구·1인당 배급량·배급횟수 등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앞으로 9개월 가량은 식량위기가 없다는 점을 입증했다.또 북한의 국민총생산 2백12억불 가운데 25%인 57억불을 군사비에 사용하고 있으며,이 가운데 2%만 절약해도 1백40만t의 옥수수를 구입할 수 있다는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이와함께 군사비축미와 사회비축미,배급량의 22%를 절약하는 애국미,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지하경제 규모까지 적시해 북한의 사정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음을 분석해 냈다. 미국과 일본측은 이번 회의에 북한의 식량실태와 관련한 아무런 자료도 준비하지 못했다.따라서 우리측이 내민 실증적 자료에 대해 반박할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전망◁ 3국간의 하와이 합의에도 불구하고,중·장기적으로 볼 때 대북 식량 지원을 둘러싼 한·미,한·일간 그리고 국제사회에서의 논란은 또다시 불거져나올 수밖에 없다.미국과 일본이 이번 회담에서 한국정부의 입장을 고려,이미 정해진 대북 쌀지원 방침을 유보해둔 정도로 볼 수도 있다.우선 3국은 『당장 위기는 아니다』고 파악했지만,북한의 식량상황이 어렵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 미국입장 미국은 대북 식량 지원 문제를 주로 북한의 핵동결 유지라는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북한의 핵동결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식량 추가 제공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북한 체제를 지원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이러한 정책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입장◁ 일본은지난해 수해이래 북한에 무려 50만t의 쌀을 제공했다.앞으로도 더 줄 용의가 있고,능력도 있다.일본 정부에게 대북 수교는 가장 중요한 외교 과제 가운데 하나이며,이는 새로 출범한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 정권에게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분석에서 본다면,이번에 이뤄진 한·미·일 3국간의 하와이 합의는 한국의 총선이 치러질 4월을 목표시한으로 둔 한시적인 합의가 될 공산이 크다. ◎반기문외무부1차관보 문답/“쌀지원 재개 미서 요청 없었다” 25일 하와이에서의 한·미·일 고위정책협의회의가 끝난뒤 우리측 수석대표인 반기문외무부제1차관보는 기자간담회를 갖고,대북 쌀 지원에 대한 3국간의 협의내용을 설명했다. ­미국이 우리정부에 대북 쌀 지원을 재개토록 요청했나. ▲요청하지 않았다. ­미·일측에 북한 식량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단 파견을 제의했는가. ▲협의과정에서 북한의 정확한 식량사정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제기구나 한·미·일 3국의 공동조사단을 구성하는 방안이 협의됐으나 구체적인 문제는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북한이 비축했던 군량미 가운데 일부를 풀었다는 소문이 있는데. ▲잘못된 것이다.우리가 북한정세를 평가한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이 아직 군량미를 풀지않았음을 미·일측에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식량사정을 어느정도로 심각하게 보는가. ▲식량문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긴박하지는 않다는데 큰 이견이 없었다.미측 대표인 로드 차관보도 기본적으로 그런 평가에 반대하지 않았다. ­정부 차원이 아닌 민간부문의 지원에 대한 입장은. ▲일부에서 이미 원조가 되고 있다.정부가 거기까지 간섭하면 안되겠지만,원칙적으로 객관적인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하고 식량배급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우리정부의 입장을 양국에 전달했다.특히 일본측에 대해 이미 북한에 건네준 50만t 가까운 쌀이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확인하는 자료를 북측에 요구해보도록 권유했다. ­당초 대북 쌀지원을 강조하던 미국이 입장을 바꾼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가 북한에 준 쌀 현황 자료를 유용하게 검토했다고 미국측 대표들이 말했다.미국에서 나온 대북 쌀 지원 보도는 부정확했다고 로드 차관보가 말했다. ◎로드 미 국무부 차관보 문답/“식량실태조사단 파북 합의 못봐” 윈스턴 로드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25일 한·미·일 3국간 대북정책 협의가 끝난 뒤 하와이 힐튼호텔에서 회의결과를 설명했다.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방침을 결정했나. ▲북한의 정세를 분석하며,대응방안을 논의했지만,어떤 방침도 결정하지는 않았다.현재 북한의 기근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국제기구가 파악하고 있는 정도만 알고 있는데,심각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농업기술이나 수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확인됐다. ­미국의 대북 지원 방침은.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개선 노력을 계속하되,남북대화를 촉진시키는데 치중한다.한반도 문제는 당사국간에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에 식량실태 조사단을 파견할 용의는. ▲그 점에 대해서는 합의가 없었다.기본적으로 남북대화 재개등의 기본원칙에만 합의를 이뤘다. ­북한이 군량미를 비축하고 있다는데.▲북한이 군량미를 갖고 있는지,군량미를 사용하고 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북한이 비축미를 갖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앞으로의 식량원조에 대한 전망은. ▲이미 국제사회와 한국·일본이 지원을 했고,미국도 미미하지만 참여했다.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얼마만큼의 분량을 어느 시점에 원조할 것인가는 미묘한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확답하기 어렵다. ­미북 연락사무소 개설 시기는. ▲양측이 연락사무소를 개설한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개설 일자에 대해서는 한국·일본과 긴밀히 협조할 것이다.미비점이 보완되면 개설을 서두를 예정이지만,4월이라든지 하는 구체적 시기를 말하기는 어렵다.
  •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뉴스넷 “접속 쇄도”

    ◎한국 전자신문의 최정상… 최고·최다 정보서비스/서울신문­건강관리·논술대책 등 입시정보 큰 인기/스포츠서울­야구·농구 등 핫뉴스에 젊은층 대거 몰려 서울신문사에서 인터넷에 서비스하고 있는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뉴스넷」이 수험생 등 젊은 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접속이 어려울 정도로 연일 「체증사태」를 빚고 있다. 특히 「스포츠서울란」에서 검색할 수 있는 그날 그날의 프로야구,농구,배구 등의 따끈따끈한 속보와 스타들의 이야기는 한겨울이 무색할 정도로 인터넷을 스포츠열기로 후끈 데워놓고 있다. 최근 일본 주니치구단행을 결정한 선동열의 비하인드 스토리,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구단에 입단해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성민,일본 진출문제로 법적인 해결을 앞두고 있는 임선동 등 야구선수들에 대한 오프시즌 스토리는 「스토브리그」라는 말이 의미하듯 프로야구 열기가 한겨울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또 최고의 겨울철 스포츠로 자리잡은 농구대잔치의 긴박한 경기장면과 현란한 개인기로 코트를 누비는 기아자동차의 허재·강동희·김유택,상무의 문경은·이상민,연세대의 우지원·김훈,고려대의 전희철·현주엽 등 슈퍼스타들의 현장이야기들도 「오빠부대」로 불리는 10대들의 흥미를 더욱 촉발시키고 있다. 또 2차대회가 시작된 배구 슈퍼리그의 경우도 농구 못지 않게 많은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스포츠뉴스.특히 대한항공의 박희상,상무의 하종화,현대자동차의 임도헌·마낙길,한양대의 최태웅,경기대의 후인정의 활약상은 스포츠서울 배구경기부문의 가장 인기있는 뉴스로 손꼽히고 있다. 이밖에 러시아 교포3세인 석탑건설의 이용민이 뛰고 있는 아이스하키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강원도 용평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키대회 역시 검색건수가 높은 종목이다. 한겨울인데도 복싱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신인왕전에 대한 소식도 바로바로 PC에서 검색해 볼 수 있어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뉴스넷」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다. 「스포츠서울란」 못지 않게 요즘들어 부쩍 검색건수가 늘고 있는 것은 각종 입시와 관련한 정보를 충분히 실어주는 「서울신문란」.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각종 입시정보와 건강관리 요령,논술고사 대책 등은 입시생들 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아는 부모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끄는 항목이 되고 있다. 또 입시를 치르는 선배들을 위해 고사장까지 찾아가 응원하는 재학생후배들의 따뜻한 모습,입실시간에 임박해서 급히 수험생을 실어나르는 교통경찰관의 친절하고 고마운 수송작전 등이 담긴 고사장주변 스케치기사도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뉴스넷」의 주가를 한층 높이고 있다.
  • “북 변해야 경제난 해결 협조”/김대통령 새해 국정연설

    ◎대남자세 「화해 전환」 촉구/여야대표 만나 공명선거 논의 용의/어떤 개헌도 반대… 지속개혁 추구 김영삼대통령은 9일 『북한이 화해와 협력이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직시하고 대남자세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북한이 남북간 긴장을 완화하면서 호혜적인 입장에서 경제난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북한의 어려움을 덜어주는데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10시 전국에 TV와 라디오로 방송된 새해 국정연설에서 올해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선진경제 기틀확립 ▲지속적 개혁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생활개혁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 ▲신뢰와 협력의 세계질서 창출에 능동 참여 등 6대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금년 4월에 실시될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헌정사상 가장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이뤄지도록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여야대표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지역분열과 구시대적 정치를 청산하고 21세기 선진한국을 주도해 나갈 새로운 정치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제도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깨끗한 정치,돈 안드는 선거를 위한 제도적 보장 ▲과감한 경제규제완화 ▲지속적인 세제개혁 등의 실현을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내각제 및 대통령 4년중임제 개헌주장과 관련,『긴박한 남북대치상황에 있는 우리나라는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통령제가 적합하다』면서 『국민적 합의로 만든 현행 헌법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개헌론을 일축했다. 이어 『과거 야당시절이나 대통령이 되기까지 정치활동을 위해 후원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밝히고 『그러나 깨끗하지 못한 검은 돈,어떠한 이권과 관련된 돈이나 조건이 붙은 돈은 결코 받지 않았으며 개인적인 축재를 위해서는 단 한푼도 받거나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금년에는 4.5% 내외의 물가안정이 이뤄지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하고 「문화의 나라」건설,사고예방과 안전문화확립,민생치안확립,중·장기국민복지 청사진 제시,교육개혁,조화있는 국토개발,문화체육시설 확충등을 제시했다.
  • 김영삼대통령 새해 국정연설/전문

    ◎“정경유착 단절·공명선거 제도적 보장”/국민불편 최소화… 「민족도」 높은 나라로/북 군사력 증강하며 지원 바라는건 민족 배신/중기·영세업자 적극지원… 물가 4.5%서 억제/“대통령되기까지 후원자 도음 받았지만 치부 안했다” ▷국정 운영전반◁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1996년 새해를 맞아 국민 여러분 모두 소원성취하시고 큰 기쁨과 보람을 누리시기 바랍니다.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올해의 국정운영과 관련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동참을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지금 「세계화」라는 새로운 변화와 도전의 물결속에 있습니다.이는 인류역사의 새로운 틀을 마련했던 산업혁명에 비교될 수 있는 새로운 역사의 물결입니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세계 여러나라는 지혜와 자원을 총동원하여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고 있습니다.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헤치고 21세기초까지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는 일류국가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사적 소명입니다. 21세기는 우리 민족의세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무한경쟁시대에 우리 민족이 세계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지금의 낙후된 제도와 의식,그리고 관행을 쇄신해야 합니다. 문민정부의 「변화와 개혁」「세계화」 그리고 「역사 바로 세우기」는 새로운 문명사적 변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자기혁신과정인 것입니다. ▷역사바로세우기◁ 국민 여러분.최근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야 할 전직대통령 두분이 구속되는 헌정사상 처음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검찰 조사과정에서 나타난 엄청난 탈법과 비리의 실상은 우리 모두에게 분노와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저는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먼저 12·12와 5·18에 관련하여 말못할 고초를 겪은 많은 분들에게 심심한 위안의 말씀을 드립니다.아울러 지금까지 조국의 번영을 위해 묵묵히 땀흘려 오신 국민 여러분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위로 드립니다. 전직대통령을 구속하고 재판하는 일은 국가적으로 불행하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우리 역사는 바로 설 수 없습니다.우리는 이를 통해 군사쿠데타라는 불행하고 후진적인 유산을 영원히 추방함으로써 군의 진정한 명예와 국민적 자존심을 되찾을 것입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는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아 미래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입니다.그것이 바로 「나라 바로 세우기」인 것입니다.이는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일관되게 추진해 온 일입니다. 우리가 광복 5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인 옛 조선총독부건물을 철거하기 시작한 것도 역사를 바로 잡아 민족정기를 확립하기 위한 것입니다.저는 「역사 바로 세우기」의 참뜻을 이해하고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일시적 고통을 감내하고 진실로 불의와 부도덕을 청산해야만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밝은 미래를 물려줄 수 있습니다.정치,경제,사회 모든 영역에서 정의와 진실이 살아숨쉬고 신뢰와 협력이 충만한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저는 「역사 바로 세우기」는 바로 「제2건국」이라는 믿음으로 국민과 더불어 이 시대적과업을 완수하고자 합니다.바로 이것은 우리 국민의 명예혁명이기도 합니다. ▷정경유착 추방◁ 국민 여러분.저는 지난 대통령선거때 「한국병」을 치유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여러분에게 드린 바 있습니다.「한국병」 중에서도 대통령이 돈을 받는 것은 가장 큰 병입니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습니다. 저도 과거 야당시절이나 대통령이 되기까지 정치활동을 위해 저의 후원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그러나 깨끗하지 못한 검은 돈,어떠한 이권과 관련된 돈이나 조건이 붙은 돈은 결코 받지 않았습니다.저에게 작은 도움을 주었다고 해서 말못할 고초를 겪은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분들의 도움으로 조국의 민주화 투쟁도 하고 당을 운영했으며 어려운 동지들을 도와주기도 했습니다.저를 포함한 그 어떤 정치인도 이러한 잘못된 관행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인 축재를 위해서는 단 한푼도 받거나 쓰지 않았습니다.저는 상도동에 있는 저의 집 이외에 단 한평의 땅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이것은 잘못된 정치자금 관행과 선거문화 속에서 정치를 해야만 했던 제가 스스로 만들고 엄격히 지켜온 원칙이었습니다.오랜 세월 정치를 해오면서 저는 늘 우리정치가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정치가 돈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저의 재산을 공개했고 앞으로 정치자금을 단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것입니다.아울러 정경유착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금융실명제를 단행했습니다.금융실명제를 실시하지 않았다면 전직 대통령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밝혀내는 작업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깨끗한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 입법도 추진했습니다.부정부패의 척결,군과 정보기관의 개혁,공직자 재산등록,부동산 실명제는 우리 사회를 깨끗하고 경쟁력있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그러나 이러한 일을 할 수 있었던 힘은 위대한 우리국민의 민주 역량에서 나온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이처럼 우리는 「변화와 개혁」없이는 나라의 밝은 장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믿음에서 지난 3년간 「국가의 큰 틀」을바꾸어 왔습니다.새롭고 건강한 나라를 건설하자는 열망속에서 국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자기희생정신과 지속적인 성원이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제도·관행 선진화◁ 지난해에도 우리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과감한 「세계화」를 통해 「통일된 세계중심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습니다.「세계중심국가」가 되기 위한 경제적 기반도 구축하고 있습니다.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를 통해 마련된 경제정의의 기반위에서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수출 1천억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세계화 시대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개혁과 사법개혁도 추진했습니다. 모든 국민이 갈망해 온 지방자치제의 완전한 실시로 참여와 자율이 존중되는 본격적인 지방시대를 열었습니다.아울러 광복 50주년을 계기로 단행한 특별사면과 일반사면은 모든 국민이 이러한 역사적 과업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1995년은 우리나라와 민족의 위상과 자존심을 한껏 높여준 한 해 였습니다.유엔안보리이사국 진출,APEC에서의 주도적 역할과 함께 정상외교도 활발히 펼쳤습니다. 이와 함께 동포애적 차원에서 북한에 쌀을 제공하고 경수로 협정을 타결함으로써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이러한 성과는 국민적 단합과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21세기가 불과 5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우리 앞에 놓인 5년은 2000년대의 우리의 위상과 운명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는 나라의 제도와 관행을 선진화 일류화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제적으로 존경받고 매력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 「국민 만족도」가 높은 나라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제 우리 국민도 「물질적으로 잘 사는」 차원에서 「인간답게 사는」 차원으로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이와 같은 시대적 과업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저는 구체적으로 다음의 다섯가지를 금년도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6대 국정과제◁ 첫째,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기반을 조성하겠습니다. 북한은 현재 심각한 식량부족과 경제난을 겪으면서 국제사회에 구호를 호소하고 있습니다.북한이 겪고 있는 경제난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입니다. 경제난의 근본원인은 2천만의 인구에 1백만이 넘는 세계 5위의 군사력을 유지하는데 따른 과다한 군사비와 공산주의 경제체제의 비능률에 있습니다. 북한이 동족을 위협하는 군사력 유지에 모든 국력을 쏟아넣으면서 국제사회의 구호를 바라고 있는 것은 민족에 대한 배신이며 죄악입니다. 저는 북한이 화해와 협력이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직시하고 대남 자세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북한이 남북간의 긴장을 완화하면서 호혜적인 입장에서 경제난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북한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적극 협조할 것입니다. 남과 북은 이제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그러나 우리는 환상적인 통일론을 경계해야 합니다. 국민을 불안케 하고 북의 오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무분별한 통일논의는 통일은 물론 남북관계의 개선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둘째,우리 경제의 체질강화를 통해 선진경제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겠습니다. 금년에는 경제여건이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경제가 지속적으로 안정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물가안정이 이루어지도록 더욱 힘쓰겠습니다. 금년에는 4·5% 내외의 물가안정을 이룩하고 내년 이후에는 선진국형 저물가 구조가 정착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적극 지원하여 경기양극화 현상을 완화하도록 하겠습니다.중소기업 문제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해 중소기업청도 곧 설치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지난 3년동안 심혈을 기울여 온 농정개혁을 통해 우리 농업과 어업의 장래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자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금년에는 농정개혁의 성과가 농어촌 현장에서 더욱 확산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현장중심의 농정개혁을 일관성있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소득 1만불 시대에 알맞는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농수산식품의 품질향상에도 더 한층 노력할 것입니다. 셋째,국가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혁해 나가겠습니다.가장 시급한 과제는 「깨끗한 정치」「돈 안드는 선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입니다.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지역분열의 구시대적 정치를 청산하고 21세기 선진한국을 주도해 나갈 새로운 정치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제도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금년 4월에 실시될 제15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헌정사상 가장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입니다.이를 위해 저는 여야대표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할 용의가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번 선거가 진정으로 돈안드는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다시한번위대한 민주 역량을 발휘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제사회 부문에서도 규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완화하여 자유롭고 편안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아울러 세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조세정의를 구현해 나갈 것입니다. 넷째,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생활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국정운영의 중심을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둘 것입니다.재난과 범죄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안전한 나라」,교통난과 환경오염,물가의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편안한 나라」,사는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는 「문화의 나라」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특히 국민이 각종 사고에 대한 불안을 갖지 않도록 안전문화확립을 중요 정책과제로 추진하겠습니다.또한 민생치안을 강화하여 국민을 범죄와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겠습니다. 아울러 세계화 시대의 선진복지국가로 나갈 수 있도록 중·장기 국민복지의 청사진을 펼쳐나갈 것입니다.노인 장애인 영세민을 비롯한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인 복지증진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입시고통과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교육개혁이 학교마다 교실마다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국민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문화와 국토개발입니다.개발과 환경보존이 서로 잘 조화되도록 국토개발을 추진해나가고 온 국민이 문화적인 삶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문화체육시설을 대폭 확충하겠습니다. 다섯째,21세기 「세계중심국가 건설」을 위해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 일류의 정보화와 물류유통기반을 확충하는 일이 중요합니다.지식과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정보화 시대에는 정보중심 국가가 되어야 합니다.이를 위해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공공부문의 정보화를 서두를 것입니다.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국제적 물류유통에 대처하여 물류기반시설도 더욱확충하고 체계화 할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항만 개발,영종도 신공항 건설,고속철도망 구축은 21세기 동북아의 물류중심지가 되기 위한 사업입니다. 끝으로 「세계 중심국가」를 지향하면서 신뢰와 협력의 세계질서 창출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우리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국제평화의 안정에 기여함은 물론,미국 일본 등 주요 우방과 관계를 긴밀히 하고 제3세계와 실질적 협력관계를 넓혀 나가겠습니다. 올해안에 OECD가입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그에 상응하는 국내제도의 정비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입니다.출범 2년째를 맞는 WTO체제의 새로운 국제무역 질서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변화하는 세계경제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개헌논의 불필요◁ 국민 여러분. 최근 정계 일각에서 내각제와 대통령 4년 중임제의 도입을 주장하는 개헌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저는 오늘 이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그동안 여러차례 강조해 온 바와 같이 긴박한 남북대치상황속에 있는 우리나라는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통령제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속에 탄생한 내각책임제의 제2공화국이 거듭되는 정국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5·16 군사쿠데타로 쓰러졌던 쓰라린 역사적 교훈을 우리는 잊지말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내각제를 실시할 경우 정경유착으로 부패가 되살아나고 파벌정치로 민주주의의 퇴보를 가져올 것이 분명합니다.헌법이 대통령임기를 5년 단임제로 정한 것은 우리 헌정사의 오랜 고질인 장기집권과 독재,그리고 부정부패를 막기위한 것입니다. 저는 국민적 합의로 만든 현행 헌법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제가 대통령직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것은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힘껏 봉사한다면 5년 임기가 결코 짧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다수 국민은 우리가 단합된 힘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할 이 중요한 시점에서 개헌논의로 국력이 낭비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러한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임기중에는 어떠한 개헌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개혁 내실확충◁ 국민 여러분. 제가 말씀드린 이 모든 과제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그러나 우리가 단합하여 지혜를 모은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각종 부조리를 척결하고 제도와 관행을 정상화하는데 온 힘을 모았습니다.이제는 개혁의 내실을 다져 우리나라가 21세기 일류국가가 되는 기반을 닦아야 합니다. 우리가 이 일을 해내느냐 못해내느냐에 따라 21세기 우리의 삶이 달라지고 나라의 모습이 크게 바뀔 것입니다. 이 시대적 과업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제가 앞장 서겠습니다.지난 한햇동안 우리는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가 부러워하는 큰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금년 한해도 우리 모두 미래에 대한 꿈과 믿음,그리고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21세기를 향한 준비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갑시다.저는 사랑하는 국민과 함께 조국의 영광을 위하여 저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일하겠습니다.「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 정의와 진실 그리고 법이 살아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역사를 바로 세움으로써 나라를 바로 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자주의·자유무역질서 뿌리내린다/미 찰스 쿱찬 교수 지구촌 조망

    ◎정치­고립주의 탈피… 분쟁 단체해결 보편화/경제­실업 등 개방초기 부작용 극복이 과제/중·러의 국제체제 효과적 편입이 21세기 평화 좌우 20세기가 끝나려고 하는 지금 국제 체제는 역사적 교차로에 다다랐다.냉전시대에 길러진 국제주의 시각과 국가간 기구들의 조직망들은 쇄신의 기로에 서있다.앞으로 수년동안 세계지도자들은 국제질서를 관리하는 새로운 정신적 틀과 구체적 구조를 끌어내야만 한다.이 일이 잘되느냐 못되느냐에따라 90년대가 어두운 격동기 1930년대 바로 전 착각의 평화시대였던 1920년대의 재판이 되느냐,아니면 굳건한 안정과 성장의 새 시대 초두가 되느냐가 결정된다. ○각국 개방조치 잇따라 이 미래의 선택에대해 낙관적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여럿 들 수 있다.다음 3가지 측면에서 세계정치는 지난 89년이래 결정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첫째,냉전의 블럭체제가 무너지자 세계 경제의 극적인 개방이 뒤따랐다.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유럽연합(EU) 등의 지역교역체의 결성에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완료에 의한 전세계적 자유화가 동반되었다.옛 시장들은 다시 뛰어오르고 새 시장들은 반듯이 줄을 맞추고 있다.경제적 부의 증가는 각국의 국내안정에 크게 기여한다. ○경쟁시대로 복귀 안해 둘째,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국제적 문제해결에 다자주의와 단체적 행동방식을 신봉하고 있다.소련붕괴 이후 힘우위의 정치가 팽배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민주국가들간의 협력체제가 와해되거나 자기만의 이득 쟁취를 위한 각국간의 경쟁시대로 복귀하지는 않았다.걸프전 때의 역사적 결집,동구 민주전환국에 대한 나토의 개방적 태도,러시아군의 보스니아 평화실현군 참여,동아시아국가간의 협력,중동평화에 관한 지역국가들의 도움 등 최소한 지금까지는 통합력이 분해의 힘을 이겨내고 있다. 셋째,냉전이후의 첫 5년간은 변혁의 심대한 폭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평화스러웠다.국내·외적 체제전환은 불안정과 알력을 낳기 마련이다.그러나 90년대는 이의 예외 케이스로 선뜻 지목할 수 있다. 그러나 또한 자화자찬하고 자기만족에 빠지기에는 때가 너무 이르다.이 3가지 긍정적 추세의 하나하나는 금방 뒤집어질 수 있다.번영과 상호의존의 증가를 약속하는 세계경제의 자유화는 다른 한편으론 기존 경제강국들에게 어려운 변화를 요구한다.철의 장막에 의해 동구권 상품에 대한 보호주의를 가만히 앉아서 누렸던 서구는 정책조정이 긴요하지만 최근의 프랑스파업에서 보듯 선거로 뽑힌 관리들이 시도할 수 있는 개혁의 범위는 몹시 한정되어 있다.미국도 NAFTA,APEC 동반자들의 약진을 국내실업 원인으로 몰아붙이는 분위기를 감당해내야 한다. 작금의 다자주의,지역협력체,특별사안에 대한 연합형성 바람은 아무리 열렬하다 해도 아직은 뿌리가 깊지 못하다.보스니아 평화유지를 위한 다국적군의 실현도 미국의 단독플레이에 의해 3년이나 뒤늦게 이루어졌다.각국의 국내정치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수십년간의 냉전체제에 물든 선진 민주국가의 일반국민들은 긴박한 위협이 목전에 다가왔을 때만 희생의 필요를 인정하는 버릇이 붙었다.더 이상 핵심적인 국가이익이 위협에 처해지지 않아 정치가들이 눈치를 봐야하는 유권자들은 생명이나 재정의 충당을 요구하는 외교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특히 미국 의회는 위험할 정도로 고립주의의 기만적 안락함 뒤로 몸을 숨기려 한다. ○침략국가로 돌변 가능성 역시 평화적 체제전환도 외관보단 빈약하다.러시아는 아직도 커다란 장애물을 눈앞에 두고있다.경제적 고통과 국제사회에서의 위신상실에 대한 반발로 최근 총선에서 공산주의자와 국수주의자가 기세를 얻었다.지난 1930년대의 일본,독일의 역사가 예시하듯 경제적 불안정은 막 날아오르려는 신흥 민주정체를 악의적인 침략국가로 단숨에 돌변케 할 수 있다.중국 역시 아직 커다란 의문부호다.중국은 10∼20년내에 경제·군사 강대국으로 자리잡을 것이나 이 힘을 중국이 어떤 목적에다 쓸 것인지 지금 잘 알 수가 없다.중국의 발전방향과 외교정책의 행로는 아마도 다음 세기 세계의 틀을 잡는 가장 중요한 미지수라고 할 만하다. 세계 정치지도자들은 탈냉전 초기시대의 긍정적 추세가 뒤엎어지지 않고 한층 심화되도록 구체적 정책을 세워야 하며 이는 능히 할 수 있는일이다.먼저 자유 국제무역질서 이념에 확고히 발을 내디뎌야 한다.각 나라마다 보호주의 물결과 맞서야 하며 자유무역의 장기적 혜택을 유권자들에게 교육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세계경제로부터 표류하지 않기 위해서 미국을 시장의 일원으로 포함하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일·독 국제적 역할 늘려야 정치지도자들은 또 다자적 참여 외교정책의 혜택과 고립주의의 위험을 국민들이 깨우치도록 힘써야 한다.현상유지 세력들이 국제적 책임을 회피하고 뿔뿔이 자기 길만 걸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는 19 30년대가 잘 말해준다.일본과 독일은 세계의 위기관리와 평화유지에 보다 더 큰 역할을 떠맡는 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평화적인 상태에서 국제체제의 전환이 계속되도록 국제사회는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특히 러시아와 중국 두나라를 세계정치와 경제 틀에 자연스럽게 통합시키는 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런 일들이 이뤄진다고 해서 21세기가 미증유의 평화시대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그러나 역사적 교차로에 다다른 국제사회는 최소한올바른 방향을 향하여 서 있음을 확신할 것이다. □찰스 쿱찬(CHARLES A.KUPCHAN) 현 미 조지타운대 외교학 교수 겸 외교연구위원회(CFR.『포린어페어즈』발간) 유럽담당 위원 클린턴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유럽국장 역임 프린스턴대 정치학 교수/하버드대 졸업 옥스포드대 박사학위 저서 「새 유럽의 민족주의와 민족국가」(95년) 「제국의 취약성」(94년) 「걸프만과 서양」(87년) □96년도 주요 국제행사일정 ◇1월 △14일:과테말라 대통령 결선투표 △14일:포르투갈 대통령선거 △17일: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총리의 부패 재판시작 ◇2월 △1일:미국­프랑스 정상회담(워싱턴) △5일:교황 요한 바오로2세 과테말라등 남미5개국 순방 △20일:미국대통령 예비선거 시작­콩코드(뉴 햄프셔주) △26일:베를린 국제 영화제 ◇3월 △1일:제1회 아시아­유럽 정상회담 △5일:콜로라도주,메릴랜드주 미국대통령 예비선거 △7일:뉴욕 미국대통령 예비선거 △23일:대만,최초의 직선 총통 선출 ◇4월 △9일:국제원자력기구 체르노빌 원전사고10년 기념회의 △16일:클린턴 미대통령 일본방문 △26일:제9차 유엔 무역 및 개발회의 ◇5월 △5일:국제여성 리더십 포럼(남아프리카) △9일:칸 영화제 △19일:에콰도르 대통령선거 및 총선 ◇6월 △5일:석유수출국회의(OPEC)총회­비엔나(오스트리아) △16일:러시아 대통령선거 △22일:유럽연합 정상회담­플로렌스(이탈리아) △29일:G7 정상회담­리옹(프랑스) ◇7월 △19일:하계올림픽 개막­애틀랜타(미 조지아주) ◇8월 △12일: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 △12일:리베리아 대통령 및 의회 선거 △26일: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시카고(일리노이주) ◇9월 △17일:유엔총회 개막 ◇10월 △10일:노벨상 수상자발표 ◇11월 △5일:미국대통령 및 의회선거 ◇12월 △10일:노벨상 시상식
  • 종말론(외언내언)

    한글사전은 「사이비」를 『겉은 제법 비슷하나 속은 다름』이라고 풀이하고 있다.따라서 사이비종교는 종교가 아니라 종교의 탈을 쓴 혹세무민 집단이다.이 집단들은 허무맹랑한 교리를 내세워 신도들을 현혹한다.그 대표적인 교리가 종말론이다. 사이비교주들은 종말론으로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영생」과 「영원불멸」을 미끼로 활용한다.종말론의 뿌리는 깊다.초대교회때의 기독교박해,십자군원정,1·2차세계대전등 그때그때의 긴박하고 어려웠던 시대상황을 대변해왔다. 종말론을 신봉하던 프랑스 「태양사원」신도 16명이 23일 알프스산악지대에서 불탄 시체로 발견돼 성탄절을 앞둔 프랑스국민들을 경악케 했다.이들은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단지 환상일뿐이다」라는 유서를 남겼다고 하지만 프랑스경찰은 타살의 혐의가 짙은것으로 보고 있다. 종말론에 의한 참사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공통적인 현상이다.종말론 때문에 가장 많은 사람이 희생된것은 78년 미국 「인민사원」사건.이 교단의 교주 짐 존스는 남미 가이아나밀림에 건설한 종교촌락에서 어린이 3백명을 포함한 신도 9백14명을 음독자살하게 하는 희대의 참극을 연출했다.일본 도쿄의 지하철에 독가스를 살포한 「옴진리교」도 종말론으로 신도들을 현혹했다.사회주의 붕괴후 동구권에도 종말론 바람이 일고 있다.93년 11월 우크라이나에서는 신을 자칭하며 종말론을 강조한 사이비 교주 2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우리사회도 사이비종교의 종말론 때문에 여러차례 소동을 겪었다.87년 구원파의 오대양사건으로 32명이 떼죽음을 당했는가 하면 92년에는 다미선교회가 그해 10월28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속여 신도들에게 학업과 생업을 버리도록 강요해 가정을 파괴하는등 반사회적 행위를 저질렀다.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사이비종교는 이땅에서 추방되어야 한다.히로뽕이나 코카인이 인간의 육체를 좀먹는 마약이라면 사이비종교는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해치는 정신적 마약이기 때문이다.
  • 교도소 뒷문 통해 한밤 “전격 이동”/전두환씨 병원이송 이모저모

    ◎연희동도 사전연락 못받아 당황/법무부 “건강 회복땐 재수감 할것” 안양교도소에서 18일째 단식을 계속해온 전두환 전대통령은 20일 자정을 전후해 경찰병원으로 전격이송됐다. ○…전씨는 20일 밤 11시40분쯤 경기5더 1152호 앰뷸런스에 실려 안양교도소를 떠나 30분만인 21일 0시10분쯤 경찰병원에 도착. 이 과정에서 교도소측은 교도소 뒷문과 경찰병원 후문을 이용하는 심야 이송작전을 구사,교도소와 병원 정문에서 진을 치고 있던 보도진을 따돌렸다. 법무부측은 전씨의 이송이 끝난 뒤 『전씨가 위독한 상황은 아니나 정밀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옮겼다』고 설명. ○…전씨가 단식으로 인한 건강악화로 병원이송이 임박하자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 주변에는 이날 하오 8시부터 경찰병력이 배치돼 긴장감이 팽배. 경찰은 서울경찰청 기동대,송파경찰서 소속 의경 등 7개 중대 8백여명을 병원 정문과 주변도로에 배치하고 삼엄한 경비작전을 전개. ○…경찰은 20일 하오 11시10분쯤 정사복경찰 2백여명을 응급실을 통해 입원병동으로 투입한 뒤전씨가 입원하게 될 7102호 병실 앞과 복도,엘리베이터 등에 집중배치. ○…병원측은 취재진의 병동입구 출입을 통제하는 등 보안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 병원 관계자들은 전씨의 이송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상부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다』면서도 『경찰이 배치되는 상황을 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이송사실을 시사. ○…전씨의 입원현장을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과 경찰간부 사이에 포토라인설정을 놓고 한때 옥신각신. 경찰은 당초 응급실 개방조차 거부하다가 이를 허용하는 쪽으로 절충. ○…전씨의 법률고문인 이양우 변호사는 『전씨의 병원 이송에 대해 검찰측과 사전에 대화를 한 바도 없고 (우리가 먼저) 제의한 바도 없다』고 다소 당황하는 모습. 특히 연희동측은 이날 밤늦게까지 이송여부를 확실히 알지 못해 이변호사를 포함한 일부측근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경찰병원으로 가 대기. 이변호사는 『전전대통령이 어떠한 경우라도 병원이송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계속 밝혔다』면서 『재판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 말고는 달리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거듭 강조. ○…이날밤 안양교도소 정문앞에는 『전씨가 곧 이송될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한꺼번에 몰려온 1백여명의 기자가 취재하기 좋은 자리를 선점하느라 큰 법석. ○…교도소 앞에서 일반재소자의 출소를 기다리던 가족들은 평소 같으면 하오 6시쯤 출소하는데 하오 9시가 돼도 이들이 출소하지 않자 전씨의 이송절차 때문에 늦어지는 게 아니냐고 교도소측에 거세게 항의하기도. 하오 9시가 지나 교도소문을 나온 이들 출소자는 『교도소 안이 조용하다』고 분위기를 전달. ○…교도소 앞의 긴박한 분위기와는 달리 교도소 의무실에서 2백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전씨의 독거방주변은 평일과 다름없이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교도관들이 귀띔. 한 교도관은 『아직까지 전씨주변의 특별한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전씨의 건강이 악화되면 교도소에 상주하고 있는 보건의 3∼4명과 간호사 5∼6명이 항시 대기하고 있어 3분이내에 후송조치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 ◎전씨 이송 배경/장기 단식 따른 「한계상황」 예방책/“수감생활 불능” 교도소장 직권결정/장기입원땐 구속집행 정지 가능성 지난 3일부터 단식을 계속해온 전두환 전대통령이 결국 18일째인 20일 자정무렵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으로 이송됐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전씨가 장기간의 단식으로 탈수증세를 보이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더이상 수감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검찰의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이날 『수사검사가 안양교도소장의 「중증통보」를 받아 구속집행정지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교도소장이 고유의 권한으로 외부병원에 위탁하는 형식으로 경찰병원에 이송했다』면서 『전씨는 21일 기소된 뒤 담당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구속집행정지결정을 받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씨의 신병처리를 안양교도소장의 고유권한 또는 전씨 담당재판부에 맡긴 것은 검찰이 직접 구속한 사람에 대해 기소 전에 구속집행정지결정을 내릴 경우 아무래도 「모양」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에 앞서 이날밤 전씨의 이송에 대비,안양교도소와 경찰병원 및 이송로주변에 경찰병력을 배치토록 조치했다. 법무부는 전씨의 이송병원으로 서울대병원과 경찰병원 두 곳을 검토했으나 계호상의 문제로 경찰병원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그동안 교도소 간부들의 읍소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거부해왔다.일부 관계자들은 「강제급식」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전씨의 단식의사가 워낙 강경해 실행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이날도 보리차만 마셨다.이날 상오까지 거동에는 큰 불편은 없었지만 협압과 시력이 떨어지고 맥박이 빨라지는 등 「영양실조증세」가 나타났다. 체중도 74㎏에서 64㎏으로 10㎏이 빠졌다.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보내면서 불교관련 서적 등을 읽기도 했지만 시력이 떨어진 탓인지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고 교도소측은 밝혔다. 법무부는 그러나 전씨의 건강이 회복되는대로 안양교도소에 재수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전씨가 64세 고령인데다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이 심각할 정도로 나빠져 회복에는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교도소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 김일성 북군부에 밀리고 있나

    ◎북 경수로협상 고비마다 군부 “들먹”/최근 일도 「실권없는 1인자설」 제기 15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의 경수로 공급협정이 타결될 때까지 몇차례 고비가 있었다는 후문이다.특히 11월말 한때 북한의 협상대표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등 결정적 결렬 위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긴박한 고비마다 북측 대표들이 북한 군부를 들먹였다는 점이다.경수로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16일 북측이 『군부를 설득할 명분을 달라』며 KEDO측 대표들에게 양보를 「요구」했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인지 당초 통상적인 공급범위를 벗어나는 부대시설 제공을 거부한다는 입장이었던 KEDO측이 상당한 양보를 했다.「바지선 물양장」이라는 옹색한 신조어까지 만들어가며 부두접안시설등의 추가지원을 약속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이처럼 북한의 대외정책이 군부에 의해 좌우되는 양상은 곳곳에서 감지된다.이를테면 ▲북경쌀회담에서 전금철 북한대표단장이 약속한 우성호 선원송환 불발 ▲삼선비너스호 억류사건 ▲개설 예정인 평양연락사무소의 미외교행낭의 판문점 통과거부등이 바로 군의 비토권 행사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과연 김정일이 북한군부를 제대로 통제하고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이와 관련,최근 일본에서 우리측 당국자와 일본의 정보관계자들이 심각한 토론이 있었다는 뒷얘기다. 이 자리에서 일본측의 일부 전문가들이 『김정일이 실권없이 북한군부에 엎혀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고 한다.이들은 간질병 증세등으로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김을 견제하기 위해서 군부의 혁명1세대들이 그의 핵심측근들을 제친 채 최광을 새 인민무력부장으로 밀었다는 첩보까지 소개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측 당국자들은 이같은 가설을 일축했다고 한다.우선 최광의 처 김옥순이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과는 각별한 사이로 최와 김의 신뢰관계도 돈독한 점이 반박의 근거였다.더욱이 최근 북한군부의 김정일에 대한 충성맹세가 잇따르고 있는 등 북한군이 국방위원장겸 최고사령관인 김의 통제하에 있다는 정황이 더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군부의 입김강화는 식량부족등 경제난에 따른 내부동요를 막으려는 김정일의 의지가 반영된 수순이라는 게 현재로선 다수설이다. 다만 김정일이 북한의 내부 위기를 군부에 기대어 모면하려는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이 경우 필연적으로 그의 권위약화와 군부의 전면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치 않고 있다.
  • 12·12 관련자 잇단 소환 “긴장 고조”/검찰 재수사 이모저모

    ◎검사들 밝은 표정… 「최씨 조사」 가닥/조홍씨 민원실 통해 “극비리 출두” 12·12 및 5·18사건을 재수사중인 검찰은 4일 소환 첫 케이스로 노재현 당시 국방장관과 조홍 수경사헌병대장을 불러 조사를 벌이는 등 본격수사에 나서 검찰주변은 다시 긴박감이 감돌고 있다. ▷검찰수사◁ ○…재수사착수 이후 관련자 가운데 처음으로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은 노전국방장관과 조 전헌병대장은 이날 하오2시52분과 상오9시30분쯤 각각 출두. 조씨는 주위의 시선을 피해 1층 민원실 출입문을 통해 출두했으며 노씨는 검은색 뉴그랜저승용차를 타고 현관에 도착,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해주는 등 다소 여유있는 모습. 당시 정황을 규명하는 데 상당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씨는 검은색 바바리 차림에 백발이 성성한 모습이었으며 「반란세력의 정승화 총장 연행을 재가했느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 『됐어요』라고만 말하고 11층 조사실로 직행. ○…특별수사본부 이종찬 본부장과 김상희 주임검사는 이날 상오11시쯤 최환 서울지검장실에서 간략한 보고를 마친 뒤 매우 밝은 표정으로 나와 그 이유에 대한 관심이 집중. 검찰주변에서는 현재 검찰수사에 가장 큰 관건이 되고 있는 최규하전대통령의 조사와 관련해 날짜 및 방법이 잡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 최검사장은 이와 관련,『최전대통령이 검찰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최전대통령의 진술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내가 직접 나서서라도 설득할 생각』이라고 밝히고 최전대통령이 검찰의 조사에 응하도록 언론의 협조를 당부. ○…특별수사본부 김상희주임검사 등 검사 4명은 이날 하오1시50분쯤 노씨에 대한 2차조사를 위해 서울구치소로 출발. 노씨는 검찰조사에서 『12·12 당시 9사단 병력을 서울로 출동시킨 일 등은 전씨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을 뿐』이라며 일련의 사건진행 과정에서 자신이 피동적인 역할에 그쳤음을 강조했다는 후문. 이에 반해 전씨는 2일 집앞 성명에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밝혔듯 12·12등은 모두 자신이 주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대조. ○…관련자들에대한 소환조사가 본격화되면서 일부 핵심관련자의 집으로 수사본부 이모검사를 사칭,『내일 검찰청에 나와달라』는 전화가 걸려온 사실이 확인. 검찰은 『이같은 전화를 건 범인이 기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지검 기자실에 자제를 요청. ▷서울 구치소◁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노씨는 이날 주민등록에 등재돼 있는 양력 생일을 맞았으나 야채된장국·갈치조림·배추김치를 「생일상」으로 받는 등 평소와 똑 같은 수감생활. 32년 12월4일생인 노씨는 본래 음력생일을 쇠었기 때문에 이날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되기 바로 전날과 묘하게 겹친 탓인지 매우 씁쓸한 표정이었다는 것이 교도소 관계자들의 말. 구치소 관계자들은 『미결수의 경우 생일을 챙겨주지 않는데다 면회 때도 음식물을 반입할 수 없기 때문에 노씨가 특별한 생일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없다』며 『지금까지 생일 때마다 측근을 비롯해 수백여명의 하객들이 붐볐던 것을 회상하면 자신의 처지에 대해 더욱 비참한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한마디.
  • “순순히 출두할까…” 반신반의/「전씨 소환 발표」 검찰 표정

    ◎“다음 차례는 최규하씨” 추측 12·12사건과 관련,전두환 전대통령을 2일 전격소환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발표된 1일 하오 서초동 서울지검은 아연 긴장감속에 활기를 띠었다. 검찰주변에서는 전씨의 소환은 예상을 뛰어넘는 「기습」이라며 검찰의 「속전속결」의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전전대통령의 전격 소환이 발표되자 서울지검 내부에서도 경악. 하오1시쯤 예정에 없던 이종찬 특별수사본부장의 브리핑이 3시간뒤 있을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메가톤급」 발표가 예상되기는 했으나 전씨가 되리라고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것. 검찰의 한 관계자는 『12·12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전씨주변 핵심인물 몇몇을 전격 소환하기로 했다는 정도의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 검찰 주변에서는 이와함께 『다음 소환 대상자는 최규하전대통령이 아니냐』는 추측이 강력히 대두. 또 「전격 소환」에 「전격 구속」이 뒤따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성급하게 표출. ○…이날 최대의 관심사는 전전대통령의 출석여부와 함께 조사 내용. 신군부의 최고 실력자로서 12·12와 5·18을 주도했던 전씨가 과연 순순히 출두할 것인지에 대해 수사진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 이와 관련,서울지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발표전 『수사가 본격화되면 전씨가 순순히 출두할 것인지는 검찰은 물론 온국민의 관심』이라고 운을 뗐으나 전날밤 총괄기획팀과 이종찬특별 수사본부장이 밤샘 작업을 하면서 전씨의 전격소환을 결정하고 출두 여부를 미리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2일 출두여부와 관계 없이 소환조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추측. ○…한편 이날 하오 전씨 전격소환이 발표되자 서울지검은 일대 비상이 걸려 긴박한 표정. 검찰은 이날 낮까지도 12·12 재수사와 관련,『특별한 진척사항이 있을 때만 발표하겠다』며 수사 브리핑을 갖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다 하오 3시30분쯤 이본부장이 기자회견을 자청,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급변. 하오 4시 정각에 김상희 형사 3부장과 함께 기자실에 나타난 그는 여유있는 목소리로 『질문할 게 있느냐』,『궁금한게 뭐냐』며 딴청을 부리다 전전대통령의 소환방침을 전격 발표. 예기치 못한 발표가 있자 서울지검 청사주변에는 전 전대통령의 출두를 앞두고 또 한명의 전직대통령이 구속되는 사태를 점치는 등 긴박감으로 돌입.
  • “북 군사동향 심상찮다”/김 대통령 “자포자기식 도발에 대비”

    ◎“폭격기·방사포 전력 배치” 합참 보고 김영삼 대통령은 1일 『북한이 우리의 5·18 및 비자금 정국 등 정치·사회적인 분위기를 안보태세 약화로 오판,대남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우리 군은 국토방위를 위한 불굴의 의지로 철통같은 경계와 완벽한 군사대비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국방부에서 이홍구 국무총리를 비롯한 전 국무위원과 시·도지사,군 주요 지휘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9차 통합방위중앙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는 북한의 군사동향을 면밀히 감시해 예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도발에 대해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방위중앙회의는 지난 1월 대간첩대책회의가 명칭을 변경한 것으로 김대통령은 취임후 처음으로 이 회의를 주재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지자제 실시이후 시·도지사 중심의 지역통합 방위태세를 공고히 하도록 통합방위 관련법규를 정비하고 안보관련 기관간의 협력도 더욱 긴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최근 북한은 국제정세 변화로 인한 외교적 고립과 파탄 직전의 경제난에 대규모 수해까지 겹쳐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최근에는 전투기와 폭격기를 휴전선 부근 최전방에 배치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러한 상황하에서 우리는 북한이 자포자기식 대남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우리의 안보의식은 이러한 긴박한 안보현실에 크게 못미치고 있으며 일부 국민들은 환상적 통일론에 빠져 있거나 북한의 취약한 경제력때문에 대남도발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안이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많은 역사적 비극이 안이한 안보의식에서 비롯됐다는 준엄한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합참의 김동신 작전참모부장은 『북한은 사거리 65㎞의 2백40㎜ 방사포와 전투·폭격기를 전방지역에 증강배치하는 등 전반적으로 심상찮은 군사동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군은 정보감시태세(워치컨)를 1단계 올려 적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북한은 사거리 1천5백㎞이상의 대포동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장거리 공격능력과 후방침투수단을 중점적으로 증강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우리와 유사한 지형에서 공세적 군사훈련을 증가시키는 한편 무기,탄약 등 군수품 생산과 식량비축을 독려하면서 민·군수용 지하시설을 보강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안보는 향후 1∼2년이 고비』라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군은 전 군에 경계근무강화를 시달하고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을 공중에 대기시키는 한편,대규모 야외기동 및 수도권 합동 방공훈련 등 전투수행과 직결되는 훈련계획 등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 전씨측 잇단 대책회의 “긴박”/“발등의 불” 연희동 움직임

    ◎“특별히 할말 없다” 수감 노씨측 망연자실 여권의 5·18특별법제정 방침에 따라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등 연희동측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듯 25,26일 분주한 주말을 보냈다. 특히 백담사 유배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은 전전대통령의 연희2동진영은 대처방안을 마련하느라 휴일인 26일 하루 해가 짧게 느껴질 정도로 긴박한 분위기였다.반면 비자금 비리로 이미 영어의 몸이 된 노전대통령의 연희1동측은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듯 망연자실하는 표정이었다. ○…전전대통령의 자택에는 26일 아침 전씨의 법률고문인 이양우 변호사와 장세동 전안기부장 안현태 전경호실장 및 민정기비서관등 측근들이 속속 도착해 약 2시간정도 대책을 숙의했다. 민비서관을 제외한 이들은 이어 서울 시내 쁘렝땅 백화점건물에 있는 이변호사의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5·18 특별법제정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측근들은 하오에 다시 전씨 자택으로 돌아와,전전대통령에게 모종의 대책을 보고한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자아냈다.이외에도 이날 하오 최세창전국방부장관,이원홍 전문공부장관,정관용 전내무장관,김진영 전육군참모총장,정도영 전보안사참모장,최웅전 합참본부장등 5공 핵심인사들이 찾아와 구수회의를 갖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김영삼 대통령이 특별법 제정 방침을 밝혔던 24일 공식 논평을 통해 강한반발을 보였던 전씨측은 26일 일단 공개적 대응은 자제했다.특별법 제정이라는 사태의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법리적·정치적 자구책을 강구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듯했다. 이변호사는 이날 『특별법의 내용과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등 앞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뒤 나름대로의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다른 한 측근은 『특별법 제정은 소급입법이라는 점에서 위헌이며 앞으로 정치권내에서조차 위헌시비가 제기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같은 반응은 위헌소송을 제기하거나 발포명령등 혐의와는 무관함을 입증하는 방증자료를 모으는등 법리적 대응과 함께 정치적 타결책 모색을 병행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노씨측은 전씨측의 발빠른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자택에는 측근들의 방문도 뜸했다.이미 노전대통령이 비자금사건으로 구속된 마당에 5·18특별법 문제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기류였다. 노씨의 박영훈 비서관은 26일 『김유후 변호사가 25일 면회를 가 노전대통령에게 5·18특별법 제정소식을 전했으나 아무런 말씀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특별히 말할게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 노씨측은 그러나 27일께 한영석 변호사와 박비서관 및 아들 재헌씨가 다시 노씨를 면회할 것으로 알려졌다.때문에 그때쯤에는 5·18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물론 이처럼 무기력한 분위기인 노씨측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전씨측의 연대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다만 5·18특별법이라는 올가미가 본격적으로 죄어오는 시점에서 공동운명체인 두 진영이 공동전선을 구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검찰의 5·18고소 고발사건 조사 당시 전씨측의 이변호사와 노씨측의 한변호사가 실무적인 협조를 한 바 있다.
  • 노씨 비리수사­검찰 이모저모

    ◎긴장·여유·짜증… 출두·귀가표정 제각각/회사 임원들 」사법처리 여부」 정보얻기 분주/동부 김 회장 출두 소식에 “검찰 강공 먹혔다”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과 관련,8일에 이어 9일에도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속속 도착하면서 대검찰청사는 연일 긴박감과 긴장감으로 뒤엉켜 「폭풍전야」의 분위기가 계속됐다. ▷소환◁ ○…재벌총수의 무더기소환 사흘째를 맞은 이날 대검찰청사에는 정명예회장을 비롯한 7개 재벌기업총수가 상·하오에 걸쳐 한명씩 차례로 출두하는 진풍경이 연출. 이날 상오10시로 출두가 통보된 재벌총수 5명 가운데 두산 박용곤 회장이 상오9시58분쯤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이어 10시쯤 효성 조석래 회장,10시6분쯤 해태 박건배 회장,10시18분쯤 코오롱 이동찬 회장 등의 순으로 도착했으며 고합 장치혁 회장은 1시간가량 늦은 상오11시쯤 출두. 이들 역시 전날 출두한 삼성 이건희 회장등 5개 재벌총수처럼 굳은 표정으로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꾸없이 서둘러 청사 11층 조사실로 직행. ○…이날 출두한 재벌총수들은 전날 다른 기업 총수들의 소환모습을 지켜본 탓인지 사진기자들의 촬영에 응하기도 하는등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는 흔적이 역력. 특히 해태그룹 박회장은 현관앞 30m 전에서 하차,수행원들과 함께 걸어오면서 시종 웃는 표정으로 사진촬영에 응하고 10여차례나 마치 인사하는 듯이 고개를 숙이는등 비자금과 관련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표시. ○…관심의 초점이 된 현대그룹 정명예 회장은 이날 예정보다 10분 빠른 하오1시50분쯤 검은색 뉴그랜저승용차를 타고 주치의 및 수행원등 4명과 함께 청사에 도착. 창백한 안색의 정명예회장은 차에서 내린 뒤 다소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진촬영을 위한 포즈도 취하지 않고서 11층으로 가기 위한 엘리베이터로 직행. 정명예회장은 그러나 현관계단을 오를 때는 힘이 부쳐 수행원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쇠약한 모습. 이 때문에 『정명예회장의 성격상 다른 총수들과는 달리 뭔가 충격적인 발언을 할지도 모른다』는 검찰주변의 기대는 물거품이 될 전망. ○…쌍용그룹 김석원 전회장은 이날 하오3시57분쯤 검은색 소형 코란도지프를 타고 검찰에 출두. 김전회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이긴 했으나 사진기자를 위해 현관앞에서 10여초동안 포즈를 취하고,수행원 없이 혼자 나와 다른 재벌총수들과는 대조적인 모습. ▷수사◁ ○…지난 8일 상오9시에 출두한 동방유량 신명수 회장에 대한 검찰조사가 하룻밤을 새면서 이날 하오 늦게까지 계속되자 검찰이 신회장을 전격구속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대두. 검찰은 이에 대해 『신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더 조사해봐야 한다』면서 전격구속설을 일단 부인하면서도 『수사진행속도에 맞춰 귀가시킬 것』이라고 설명,노씨의 사돈인 신회장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 검찰은 그러나 신회장에 대한 수사는 노씨의 비자금이 부동산에 흘러들어갔는지에만 국한되며 동방페레그린 증권등의 자금출처에 대한 조사는 현재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부연. ○…노씨의 비자금파문과 맞물려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른 대선자금수사에 대해 안강민중수부장은 『현재 벌이고 있는 수사의 일부분』이라고 시인하면서도 정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서인지 『지금은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고 구체적인 설명은 회피. ○…검찰의 소환에 불응한 동부그룹 김준기회장이 10일 상오10시에 검찰에 출두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 관계자는 『결국 검찰의 강공이 먹혀들어간 것』이라고 촌평. 검찰은 지난 3일 한양그룹 배종렬 전회장을 소환했으나 잠적하자 전국에 지명수배를 내린 데 이어 김회장에 대해서도 지난 6일 소환통보를 했으나 아무 연락 없이 출두하지 않자 다음날 바로 출국금지를 시키는등 기업인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 ○…현재 검찰의 조사대상에 오른 기업인이 10일 출두하라고 소환통보한 기업인을 포함,모두 22명에 이르자 검찰안팎에서는 당초예상대로 50대기업 모두가 결국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 안중수부장은 조사대상기업인의 수를 묻는 질문에 『기업인의 수를 밝히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한 뒤 『우리가 조사를 마친 다음에 헤아려보면 정확한 숫자를 알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브리핑 도중 한동안 폭소. ○…검찰은 한양그룹 배전회장이 잠적하자 중수부 수사팀내에 별도의 「소재수사팀」을 구성,배전회장의 소재를 탐지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 ◎조사 받은뒤 돌연 출국 추측난무­효성 조 회장/서환인사중 “최단시간 조사” 기록­현대 정 명예회장 ▷귀가◁ ○…9일 검찰의 조사를 받은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이 이날 하오 6시40분 도쿄행 대한항공 706편으로 출국해 그 배경을 놓고 추측이 무성. 조회장은 일본에 잠시 머물며 건강진단을 받은 뒤 미국 시카고로 건너가 모교인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자랑스런 동문상」을 받고 다음주중 귀국할 예정이라고 그룹관계자가 전언.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은 출두 3시간50분만인 하오 5시38분쯤 귀가,소환인사중 최단시간에 조사를 끝낸 기록을 작성. 그는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조사실에서 내려와 일체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곧바로 승용차에 탔다. 이와관련,검찰 주변에서는 『정 명예회장이 14대 대선 출마전에 이미 「처음에는 30억부터 시작해 마지막에는 1백억원을 노태우씨에서 제공했다」고 폭탄발언을 한 것처럼 이날 검찰에서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사실대로 진술,가장 먼저 조사를 마친게 아니겠느냐』고 분석. ○…소환된 재벌총수 가운데 가장 먼저 출두한 두산그룹 박용곤 회장은 하오 8시23분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출두할 때와 마찬가지로 긴장한 표정을 지은채 취재진들의 질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김용섭 비서실장 등 수행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곧바로 승용차로 귀가. ○…고합그룹 장치혁 회장은 하오 11시 15분 귀가하면서 『밤늦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라며 대기중이던 취재진들에게 미소를 곁들인 격려성 인사까지 건네,검찰조사를 무난히 끝낸 인상. 대기중이던 고합측 수행직원들도 자정을 넘기지않고 조사가 끝난 것에 안도한 듯 장회장이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나타나자 『수고많으셨습니다』라며 고개숙여 인사. ○…해태 박건배회장,코오롱 이동찬회장,쌍용 김석원전회장 등의 수행직원들은 이날 함께 소환됐던 7명의 회장 가운데 이들 3명의 총수만이자정을 넘기며 조사받자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검찰수사가 길어지는데 긴장하는 모습이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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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벌 무더기소환 「모양 갖추기」 시각/사돈 신 회장 전격소환 배경 “관심 집중”/출두순서 구구한 해석… 「건강순」 분석도 국내 굴지의 재벌총수 5명이 소환된 8일 대검청사에는 상오 일찍부터 보도진과 검찰,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 종일 긴박감이 감돌았다. ○…이날 하오8시30분쯤에는 대림그룹 계열 서울증권의 정인직사장이 서류봉투를 든 직원 2명과 함께 출두해 40분만에 돌아가 출두경위를 놓고 의문이 불러일으키기도. 정사장은 『대림그룹의 자금담당이사로 일했기 때문에 전표나 영수증 등 자료만을 제출하러 왔을뿐』이라고 설명. ○…재벌총수들을 조사하고 있는 대검중수부에는 8일 내내 「재벌총수들도 재계순위에 따라 차별대우하느냐」는 항의전화가 빗발. 항의 전화의 내용은 『먼저 진로 장진호 회장은 포토라인도 설정하지 않아 기자들의 시달림을 당하게 하고 삼성·LG 등 선두그룹의 총수들은 노전대통령과 같은 특별대우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국내 굴지의 재벌총수의 무더기 소환이 사상 처음의 일이어서인지 이들의 출두순서 등을 놓고 설왕설래. 이날 출두를 지켜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강순」인 것같다고 분석하기도. 이에 앞서 청사앞에는 소환 기업의 임원들이 5∼6명씩 무리지어 나와 회사총수의 출두에 대비. 이날 대기하고 있던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총수는 소환됐던 전례가 없는데다 소환시기도 빨라 놀랐다』고 피력. ○…7일부터 기업인들에 대한 소환이 본격화되면서 검찰은 소환자명단을 하루전에 발표해왔으나 유독 동방유량 신명수 회장만은 이날 상오 비밀리에 소환,조사를 벌여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 검찰은 이에 대해 『신회장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노씨의 부동산매입과정을 조사하기 위해 부른 만큼 비자금 제공혐의를 받고있는 다른 재벌총수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 그러나 검찰주변에서는 『유수재벌들을 무더기 소환하는 것은 「모양갖추기」에 불과하며 신회장에게서 노씨의 사법처리를 위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풀이. ○…이날 하오3시20분쯤에는 당초 예정에 없던 대림그룹 이준용회장이 대검청사에출두. 예정에 없이 이회장을 전격 소환한데 대해 검찰은 『롯데 신격호 회장,대우 김우중 회장,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이 해외체류와 건강문제 등으로 출두하지 않아 조사일정에 차질이 빚어져 대림 이회장을 앞당겨 소환하게 됐다』고 설명. ○…7일 하오 늦게 검찰에 출두했던 진로그룹 장진호 회장은 밤샘조사를 마친뒤 8일 상오11시20분쯤 피곤한 표정으로 귀가. ○…한편 현대그룹 정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출두를 9일로 미룬데 대해 검찰주변에서는 그 진의를 두고 추측이 무성. 이날 검찰에 나온 한 재계관계자는 『당초 정명예회장이 정세영 회장을 대신 출두시키기 위해 로비를 폈으나 실패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정명예회장이 이때문에 조사준비를 미처 하지 못해서 그런것 아니냐』고 나름대로 해석.
  • “「소명」 미흡… 직접조사때 보충/노태우씨 비리­검찰수사 언저리

    ◎비자금 조성경위·사용처 규명 총력/적용법규·신문사항 최종 점검 노태우 전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는 30일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대」의 참고인 또는 피의자를 맞을 준비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을 비롯한 수사팀은 수시로 구수회의를 갖고 적용법규 및 신문사항을 최종 점검하는 등 한치의 오차없는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안중수부장은 이날 부속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보도진을 모두 나가게 한 뒤 자료를 제출한 연희동측의 박영훈 비서관과 단둘이 10여분가량 차를 마시며 밀담을 나눠 대화내용에 관심이 집중. 박비서관은 이 자리에서 『취재진들이 질문을 쏟으며 에워싸는 바람에 너무 놀랐다』면서 안중수부장이 권하는 담배 한대를 피운 뒤 노란색 서류봉투에 든 소명자료를 전달. ○…두사람의 대화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노전대통령의 소환 시기 및 예우 문제에 관한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추측이 중론. 박비서관은 중수부장실을 나온 뒤 침통한 표정으로 『모시던 분(노전대통령)이 이곳에 오게됐는데 비서관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토로,안중수부장이 소환날짜를 통보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안중수장은 복도에서 정중한 태도로 박비서관을 배웅한뒤 곧장 잰걸음으로 8층 검찰총장실로 올라가 1시간여동안 자료 내용과 대응방안 등 향후 일정을 상세히 논의한데 이어 10여분뒤 다시 총장실에 올라가 2차보고를 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 수사팀은 총장 보고를 마친 직후 곧바로 노전대통령의 소명자료와 그동안의 자체 수사결과를 면밀히 대조하는 등 비자금의 조성경위와 사용처에 대한 규명작업에 즉각 착수. ○…노 전대통령측이 검찰에 전달한 소명자료는 「수사참고자료」라는 제목에 타자로 기록된 A4용지 10여장 분량이며 노씨 명의로 되어 있으나 날인은 없다고 검찰이 공개. 검찰은 그러나 『소명자료의 내용이 예상보다 부족해 미흡한 부분은 조사에 앞서 제출토록 요청하거나 직접 조사때 진술을 통해 보충할 예정』이라고 설명. 검찰은 이밖에 소명자료의 세부적인 내용 및 예금통장 등 참고자료가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법상 밝힐 수 없다며 일체 함구. 검찰은 소명자료에 대한 검증작업을 마친뒤 노전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시기 및 방법에 대해서는 『조사 하루 전날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약속으로 거론을 회피.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명의로 3백69억원이 실명전환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정회장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가 관심사로 등장. 검찰은 이와 관련,『정회장이 다음달 7일 출국할 예정인만큼 그전에 어떻게든 조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소환조사가 불가피함을 시사. ○…안중수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일부 언론에서 「특별수사부」를 새로 구성,6공비리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한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무근』이라며 『이번 수사는 노 전대통령의 비자금 조성과정에서 행해진 불법 사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못박기도. 또 이원조 전의원이 노 전대통령의 비자금 가운데 수백억원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현우 전청와대비서실장이 안영모 전동화은행장으로부터 행장연임 청탁대가로 2억원을 받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조사된 바 없다』고 확인. 그러나 정회장 및 이전의원,안전동화은행장 등 직·간접적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진 6공 핵심인사들에 대한 출국금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
  • 6공 비자금 파문­검찰수사 이모저모

    ◎이태진씨 “나는 심부름꾼 불과”/계좌추적 전념… 수사 장기화 될듯/“잇단 제보 무조건 조사 고려안해” 6공비자금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24일 이태진 전청와대경호실 경리과장을 끝으로 사건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를 일단 마무리짓고 계좌추적에 전념키로 해 수사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에따라 수사진들이 정상적으로 출·퇴근을 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으나 『검찰의 능력이 미치는 범위내의 모든 것을 수사하겠다』며 성역없는 수사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이 사건의 주임검사인 문영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은 『일본의 최대 스캔들이었던 록히드사건이 8개월이나 걸렸다』면서 『이번 비자금사건도 일본사건과 비교,최소한 2개월이상의 시간은 걸리지 않겠느냐』며 사건의 장기화를 시사. 검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 드러난 비자금 4백85억원에 대한 계좌추적결과 너무나 복잡하게 돈세탁이 되어 있어 자금의 출저를 캐내는데 어려움이 많다』면서 『새로운 계좌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어려움을 토로. ○…검찰은 국민회의 신기하 의원이 23일 제일은행 석관동지점에 노씨의 비자금가운데 일부가 가명으로 예치되어 있다고 주장한 것을 비롯,잇단 비자금관련 기사나 폭로에 대해 『구체적인 범죄혐의가 없는 상태에서 수사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 검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사건을 수사하기에도 바쁜데 일일이 따라다닐 수 없다』면서 『수사과정에서 함승희 변호사가 주장한 동화은행비자금사건이 튀어나온다면 수사를 하겠지만 연결도 안되는 사건에 얽매이지는 않겠다』고 수사방향을 설명. ○…검찰이 전청와대 경호실장 이현우씨와 전경리과장 이태진씨를 차명계좌를 개설한 사문서위조혐의의 공범으로 간주,출국금지를 시킨 조치와 관련,검찰주변에서는 이들이 역시 비자금의 성격이나 실체를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핵심인물이라고 분석. 검찰은 또 이전실장이 『노전대통령이 건네주는 수표를 받아 입금하고 필요하다면 인출했을 뿐이며 실무는 이전과장이 도맡았다』고 말해 비자금의 조성을 노전대통령의 일로 미룬반면 이전과장은 『나는 단지 심부름꾼으로 이전실장의 지시에 따라 돈을 은행에 예치했으며 1백20억8천만원의 인출은 모르는 일』이라고 해 두사람의 발언에 많은 차이가 나고 있음을 중시,대질신문까지 고려하는 듯한 분위기. ○…안강민 중수부장은 이날 이전경리과장의 소환과 관련,『현재로서는 우리가 부를만한 사람은 다 부른셈』이라면서 『나올만한 「등장인물」은 다 나왔다』고 해 앞으로 당분간 소환자는 없을 것임을 시사. 안부장은 이어 『이전과장은 자진출두한 이전실장과는 달리 검찰의 수사에 의해 드러난 인물인 만큼 이전과장에 대한 수사내용을 발표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수사과정에 대한 브리핑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 ○‥그는 또 검찰이 축소수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6공비자금사건의 수사대상은 검찰의 능력이 미치는 범위내의 모든 것이며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검찰의 몫』이라고 거듭 강조.
  • 소환 6명 “침묵”… 전주규명 지연 가능성

    ◎검찰 「3백억 비자금설」 수사 전망/이 전 지점장 「입」 안열어 단서 확보 애로/입금 수표추적 병행… 조기매듭에 자신 신한은행에 예치된 3백억원의 전주를 밝히기 위한 검찰수사가 언제쯤 매듭지어질까. 검찰은 다음주중 수사를 종결한다는 계획아래 21일 금융실명제 긴급명령 위반혐의로 고발된 이우근 전신한은행 서소문지점장 등 6명을 소환,밤샘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결정적인 대목에 이르면 「입」을 서로 짜맞춘듯 굳게 다물고 있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공산도 크다. 하지만 검찰은 이전지점장 등이 「돈세탁」을 했더라도 「수표추적」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이 돈의 전주 및 입금경위를 밝혀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자신하고 있다. 또 「비자금」문제가 나올때 마다 「뜸」을 잔뜩 들이던 정부가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조사 또는 수사의지를 강조하는 데서도 이같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의 「요체」는 차명계좌에 예치된 3백억원의 전주를 먼저 밝힌 뒤 과연 그 돈이 민주당 박계동의원이 폭로했던 「노태우 전대통령의 4천억 비자금」가운데 일부냐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있다. 그러나 금융권과 검찰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4천억원 비자금설」에 대해서는 그 돈이 누구의 돈이든지간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게 사실이다.박의원이 주장한대로 그렇게 많은 돈이 한 은행(상업은행 효자동지점)에 예치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4천억원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것 역시 금융권의 생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섣부른 판단인지 몰라도 문제의 「3백억원」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과는 무관하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정치권과 금융권에서도 이같은 말들이 심심찮게 흘러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3백억원의 전주만 밝혀지면 향후 수사가닥은 자연스레 잡혀질 것으로 보인다.이 전주가 노전대통령 및 전·현직 고위공직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비자금」에 관한 더 이상의 수사는 의미가 없다.이 경우 전주의 자금조성경위 및 탈세 등 범죄혐의유무만 문제될 따름이다. 그러나 금융실명제 긴급명령 위반혐의로 고발된 이전지점장과 김신섭 수지지점차장,우일종합물류대표 하종욱씨 등 3명은 사법처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이전지점장은 3백억원의 차명계좌가 있다는 내용을 공개하고 김차장은 예금계좌 명의인인 「우일양행」의 서면동의 없이 하씨에게 예금잔액을 조회해줬으며 이러한 사실들을 박의원에게 맨처음 귀띔해준 하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김차장에게 「예금잔고조회표」를 떼어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의 이러한 행위는 『금융기관 종사자는 명의인의 서면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금융거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해서는 안되며 누구든지 금융기관 종사자에게 그 정보제공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금융실명제 긴급명령 제4조에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 돼 3년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무길 은감원 국장 1문1답/“금융거래 내용 요구 하씨 실명제 위반”/예금의뢰 “40대 남자” 밝혀진 것 없다 김무길 은행감독원 검사 6국장은 21일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계동의원이 폭로한 전직 대통령 비자금설과 관련,금융실명제 긴급명령 위반자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다음은 김국장과의 일문일답. ­언제 조사했나. ▲20일 하오7시쯤 재정경제원으로부터 실명제 위반부분에 대해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곧바로 조사에 착수해 21일 상오5시까지 계속했다. ­3백억원이 입금된 차명계좌도 조사했나. ▲금융부조리나 사고와는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에 조사하지 않았다.현재로서는 조사할 계획도 없다. ­부친의 회사인 우일양행을 인수한 하종욱씨가 우일양행의 잔고증명을 요구한 것을 적법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나. ▲계좌개설 당시 하씨의 부친인 하범수씨가 소유한 우일양행의 사업자번호를 사용했으나 기업명은 (주)우일양행으로 돼 있고 대표자명의는 없었다.우일양행과 (주)우일양행은 별개의 회사이므로 우일양행을 인수한 하종욱씨가 (주)우일양행의 금융거래 내용을 요구한 것은 분명히 실명제를 위반한 것이다. ­그럼 (주)우일양행으로 기업금전신탁에 가입한 계좌가 합의차명 계좌가 아니라 가명계좌란 뜻이냐. ▲좀 더 검토해봐야 알겠지만 가명계좌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 ­이우근 전지점장이 예금의뢰인이라고 말한 「40대 초반의 남자」나 전주에 대해 밝혀진 것이 있나. ▲이 전지점장을 조사해 본 결과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다. ­통장개설 당시 인감이 하범수씨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 누구인가. ▲밝힐 수 없다. ­김신섭씨가 왜 하종욱씨의 부탁을 받고 금융거래 내용을 빼줬나. ▲두사람은 서소문지점 근무 당시 거래관계로 절친한 사이라고 들었다.하씨가 수지지점에 근무하는 김씨를 찾아와 내년에 종합과세가 시행되면 세금이 부과되는 문제로 부친이 걱정한다고 하자 김씨가 화면조회를 통해 우일양행과 (주)우일양행은 상관 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그 증거로 조회내용을 건네줬다고 진술했다.(은감원 관계자는 하씨가 대출문제로 김씨에게 신세를 지고 있었기 때문에 명의를 대여한 것 같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이모저모/수색영장 동화은 포함… “수사확대” 추측/명의대여자 소환조사에 한가닥 기대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가 21일 하오 이우근 전신한은행 서소문지점장 등 「3백억 차명계좌 예치설」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나섬으로써 수사에 활기를 띠고 있다. ○…안중수 부장은 이날 상오 이전지점장 등 관련자들에 대해 조사를 먼저 한 뒤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을 예정이라고 말했으나 하오 수사브리핑에서는 상업은행·동화은행·신한은행 본점 전산부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벌이기로 했다고 말해 긴박함을 그대로 표출. 특히 압수수색 영장에는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4천억원이 들어 있었다」는 상업은행 효자동지점 뿐만 아니라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조사했던 함승희변호사가 제기한 동화은행도 들어 있어 『수사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이날 하오1시50분쯤 승용차편으로 대검찰청사 현관에 도착한 이전지점장은 검찰에 출두하기 전 이미 은감원측의 밤샘조사를 받은 탓인지 피로한 기색이 역력. 이전지점장은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의 주인을 아느냐.돈을 맡긴 40대 남자는 누구냐』는 질문에 『40대 남자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고 은감원조사와 마찬가지로 부인. ○…민주당 장기욱 의원은 상오11시쯤 대검찰청 기자실에 들러 『우리당 박의원의 폭로내용은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수사하라는 취지였는데 엉뚱하게도 진실을 밝히는데 도움을 준 하종욱씨등이 고발돼 조사를 받는 등 수사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검찰수사를 맹비난. 장의원은 『검찰이 하씨등을 사법처리한다면 이는 분명히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 검찰은 즉각 3백억원의 전주가 누구인지와 비자금 총규모,조성과정의 불법이 없었는 지를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흥분. ○…이날 상오부터 대검중수부가 위치한 10∼11층이 모두 폐쇄돼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 느낌. 대형사건 수사 때마다 중수부 검사실의 외부인 출입을 통제해온 검찰은 관련자소환이 이날 하오로 임박하자 내부관계자만 출입할 수 있는 특수시정장치의 본격가동에 들어간 것. ○…수사 총사령탑인 안중수부장은 이날 관련자 소환일정만 밝힌 채 이들을 상대로한 조사내용과 방법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하는 등크게 몸조심. 안중수부장은 『누구를 상대로 무엇을 어떻게 조사하는 지에 대해서는 수사기법상 보안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도 구체적인 수사진행상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미리 쐐기. 그는 또 전임 이원성 중수부장(현 대구고검장)이 최락도의원등 수사와 관련,국민회의측에 의해 피의사실 공표혐의로 고발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자꾸 캐물으면 나까지 고발당한다』고 뼈있는 농담. ◎금융권 표정/은감원 “계좌 독자추적 계획없다”/신한은 창립 13년만에 “최대 시련” ○…은행감독원은 당초 비자금설에 대한 규명보다 실명제 위반자에 대한 조사나 처벌이 앞설 경우 「사건축소」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했으나 20일 하오7시쯤 홍재형 부총리가 김용진 은행감독원장에게 실명제 위반부분을 조사토록 지시,갑작스레 조사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은감원은 이에 따라 이미 퇴근한 검사 6국의 직원들을 급히 불러들이는 한편 이우근 전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장과 김신섭 수지지점 차장에 대한 조사도 밤12시가돼서야 신병이 확보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편원득 은감원 부원장보는 『박의원이 공개한 잔고증명서가 서소문지점에서 나간 것으로 보고 먼저 서소문지점을 뒤졌으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며 『본점 전산부에서 전산기록을 뒤져보니 수지지점에서 자료를 출력한 것으로 나타나 김차장을 소환했다』고 조사과정을 설명했다. 김원장은 『금융사고나 부조리와 관련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계좌추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만약 다른 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기술적인 자문에는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명제 위반혐의로 간부 2명이 고발된 신한은행은 창립 13년만에 최대의 시련을 겪게 될 것같다. 영업위축은 물론 지난 90년 이후 5년 연속 은감원의 경영평가에서 최우수은행이었다는 이미지에도 상당한 손상을 줄 것으로 보인다.신한은행은 사건이 표면화된 지난 19일부터 나응찬행장 중심으로 연일 대책회의를 갖고 있으나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력한다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 “무장북한군 발견서 사살까지” 장병들은 말한다

    ◎숨바꼭질 50분만에 수류탄 투척/새벽 “바스락” 소리에 초긴장 경계/안개속 희미한 물체보고 일제 사격 『철책 앞에 무언가 움직이는 순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17일 새벽 임진강 하류에서 수중침투하려던 북괴군 1명을 사살,철통방어태세를 실감케 해준 이종훈(20·충남 금산 제원면)이병은 군생활 4개월의 신병답게 『사수인 정상병님이 시키는대로 한 것이 큰 일을 하게 됐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이병은 이날 밤 사수 정인제(21·부산 북구 만덕동)상병과 함께 임진강 강안초소에서 경계근무중 이상한 느낌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 때가 새벽 1시25분쯤.0시10분쯤 철야경계근무를 위해 초소에 투입된 이들은 5m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속에서 사격을 끝내기 까지 1시간여를 긴장속에 보냈다. 정상병은 『평소 듣던 물소리와는 달리 초소 왼쪽 낭떠러지 쪽에서 나뭇가지를 밟는 듯한 소리가 들려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소대장 강혁준(학군 33기)소위가 순찰중 초소에 들러 즉각 보고,상황대비에 나섰다』고 말했다. 정상병은 소대장에게 보고한 직후 초소 바로 앞에 2m 높이로 쳐 있는 철책선으로 다가가 소리나는 장소를 살펴보았다. 또 강소위는 초소 지붕위로 올라가 휴대용 탐조등인 「제논」을 강으로 비추었으며 이이병은 소대장을 따라온 전령 박준규(20)일병과 함께 초소밖 왼쪽 철책 틈으로 사격자세를 취했다. 이이병은 『우리가 움직이면 소리가 멈추고 우리가 가만이 있으면 조금씩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등 이런 상태가 50여분쯤 반복됐다』고 말했다. 마침내 새벽 2시20분쯤 강속에서 희미한 물체가 낮은 포복자세로 뭍으로 나타났다. 이 물체는 강변에서 30여m 낭떠러지 위에 위치한 초소까지 로프를 타고 기어 올라왔다. 정상병등은 물체가 초소 8m 앞쯤 다가와 수류탄을 던지는 동작을 취하자 순간 이이병등과 함께 철책 너머로 수류탄 2개를 던지고 일제사격을 시작했다. 이로써 1시간여에 걸친 긴박한 순간이 마무리됐다. 날이 밝자 수색작업에 나선 군은 초소 앞 갯벌에서 비닐봉지에 싸인 M­16소총 2정과 오리발·배낭등을 발견했고 강속에서 한국군 중사 차림의 북한군 사체를 찾아냈다.배낭속에는 소총 탄알 2백10발,미제 수류탄 3개,9㎜ 캐나다제 브로잉 권총 2정,카메라 2개와 필름 4통,중국제 초콜릿 10개와 이틀분 압축식량등 비상식량,아스피린등 의약품등 46종 4백여 품목이 가득 들어있었다.숨진 북한군은 왼쪽 관자노리등 2곳에 총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상병은 『초소에는 지휘관이 따로 없다는 이강언 사단장의 가르침에 따라 임무를 수행했다』면서 『남쪽으로 침투하려는 북한 특수군을 잡아 흐뭇하다』고 말했다. 신세대 사병들의 각종 군기사고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빛나는 전공이었다.
  • 현대직원 피랍 국내·현지 이모저모

    ◎김 대사­희생 우려 무력사용 자제 요청/러측,크렘린부근 중시… 특공대 투입/가슴 졸인 밤샘… 아침 「낭보」에 환호 ○…15일 상오 2시30분 쯤 해외연수 직원들의 피랍소식이 전해진 직후 서울시 종로구 적선동 현대전자 서울사무소 사고대책반에는 정몽헌 현대전자 회장,김주용 현대전자 사장 등 40여명의 임직원들이 나와 현지 소식에 촉각. 정회장은 무슨일이 있더라도 인명피해가 없도록 일을 처리할 것을 지시했으며,강명구 서울사무소장(사고대책반장)이 현지와 연락하고 연수단의 박연수 부장이 현지 모스크바 대사관에서 전화를 걸어와 현지 소식을 시시각각 보고하는 등 긴박한 모습이었으나 상오 9시 10분쯤 모두 구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 ○…뒤늦게 풀려난 윤석문씨(28·전자사업부)의 부인 정홍림씨(27)는 15일 상오 6시쯤 잠을 자다 남편의 납치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정씨는 『납치범이 남편을 죽이지 않을까 불길한 생각도 들었으나 무사하다는 소식에 악몽을 꾼것 같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지못했다. ○…외무부는 사건 발생 소식을 접한 15일 새벽 1시 이시영 차관,한태규 구주국장,강웅식 영사교민국장 등 간부와 최일송 과장을 비롯한 동구과 직원 7명이 급히 당직실에 나와 30분 간격으로 현지 공관과 연락을 취하면서 사태 추이를 주시. 또 김석규 러시아대사를 현장에 보내 루지코프 모스크바시장과 협조해 현대전자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하는등 인질들의 희생을 막기 위한 조치 마련에 부심. 이와 함께 대책회의를 열어 사건이 곧 해결될 가능성과 오랫동안 계속될 가능성 모두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인질의 무사 귀환과 희생자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무력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러시아정부에 요청. ○도착 이틀만에 봉변 ○…현대전자 모범 노조원들로 구성된 연수단은 지난 13일 출발,첫 목적지인 러시아에 도착한지 이틀만에 봉변을 당한 셈인데 무사히 상황이 끝남에 따라 남은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회사관계자는 전언. 러시아 일정은 취소하고 이날 하오 독일로 가 지멘스와 미국 AT&T의 유럽현지법인을 둘러볼예정. ○버스에 도청기 부착 ○…이번 인질사건은 테러특수부대의 기민한 대치,주러 한국대사관측과 러경찰간의 원만한 협조,그리고 크렘린지도부의 특별한 관심등이 작용해 조기해결 될 수 있었다. 첫째 사건현장이 크렘린 바로 인근이라는 점이 테러진압특수부대(알파부대),대통령경호실특수부대 등이 조기출동하는데 도움이 됐다.테러부대의 진압작전도 완벽히 진행됐다. ○…크렘린지도부도 12월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고 사건발생장소가 바로 크렘린지척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사건의 신속해결에 적극 나섰다.옐친대통령이 사건조기해결을 직접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류슈코프 모스크바시장은 사건 종결까지 10시간을 현장에서 직접 독려했다. ○전직원 비상 출근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주러모스크바대사관과 러경찰측과의 원활한 협조체계가 가동된 것.사건보고를 접한뒤 우리대사관은 즉각 비상체제를 가동해 휴일(토요일)임에도 불구,전직원을 비상출근시켰다.김석규대사,채수동 총영사가 즉각 현장으로 달려갔다.특히 지난달 외사협조를 위해 부임한 강찬석 경정과 러경찰과의 협조가 돋보였다.강경정은 인질트럭옆에 설치된 러경찰지휘부에 합류해 인질들의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내세워 러경찰의 약속을 받아냈다. ◎인질극 계기 러시아 관광때 주의할 점 “되도록 현금 보이지 말라”/치안 불안… 개인여행 자제를/한해 5만명 방문… 관광 30% 모스크바 현대전자 연수단 인질 사고를 계기로 러시아 관광의 실태와 주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러시아 여행객은 지난 89년 수교 직후 1만여명선에서 특정국가에서 제외된 92년 이후 늘어나기 시작,93년부터는 해마다 5만명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게 여행업계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한국관광공사 윤종률과장은 『한해 5만여명이 러시아로 가고 있긴 하지만 50%정도는 비즈니스 차원이고 20∼30%는 연수 또는 유학을 원하는 학생이며 순수 관광객은 30% 미만』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여행업계는 이번 사태가 당장 러시아 관광객 수에 큰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비수기인데다 가고자 원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현지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비즈니스 관계자들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여행 상품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아주여행사의 이왕균과장은 『관광 상품이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치중돼 있는 등 상품 자체가 다양하지 않아 유인력이 큰 편은 아니다』라면서 『이제 비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비즈니스 관계자를 제외하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의해오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행전문가들은 그러나 치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불안한만큼 개인 여행은 자제하고 단체 관광에서도 장기간 여행하는 기차 등에서는 소지품에 주의할 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특히 한국인들은 현금을 많이 지니고 다닌다는 소문이 나있어 범죄자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는만큼 가급적 현금을 내보이지 않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불 벨레토 장편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눈길

    ◎기타교사와 어머니·딸의 삼각관계가 축/긴박한 상황 익살·독설로 풀어 프랑스 현대작가 르네 벨레토의 장편소설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상,하가 열린책들에서 나왔다.(우종길 옮김) 오랜 세월 서구문화의 토양 노릇을 해온 프랑스 문학의 두께를 증명이나 하듯 그간 국내에서도 파트릭 모디아노,르 클레지오 등의 현대 프랑스 소설이 제법 소개됐었다.하지만 본질적으로 인문주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이같은 작가들에 비해 벨레토는 색다른 면모를 갖춘 소설가다. 재기발랄한 문장에 심리 스릴러,추리,기타음악과 영화,첨단과학 등의 요소가 뒤섞인 그의 소설은 어찌보면 국내의 신세대작가를 떠올리게도 한다.벨레토의 작품세계는 한 정신과 의사가 무의식을 꿰뚫어보는 기계를 실험하다 잘못해서 환자인 악당과 육체가 뒤바뀐다는 내용의 「기계」를 통해 올초 국내에도 선을 보였다. 「하늘에서도…」는 다비드라는 미남 기타리스트가 그집 딸 비비안에게 기타교습을 하러 톰스데이 가문을 드나들면서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들을 그리고 있다.비비안의 엄마 줄리아는 돈많고 잘생긴 남편 그레함도 아랑곳없이 다비드를 유혹해 대번 불륜의 관계로 이끈다.열다섯살 먹은 비비안도 3년전 정체모를 괴한에게 성폭행 당한 일을 털어놓으며 다비드의 환심을 사려든다.어느날 집으로 불륜의 현장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날아드는 등 다비드가 테러의 대상이 되자 스스로를 살인청부업자라고 소개하는 다니엘이 나타나 그를 도와준다.톰스데이 가문의 옆집에 이사온 에드비쥬는 우아한 여자지만 얼굴 왼쪽은 미녀인데 오른쪽이 일그러진 기형.남들의 삶이나 엿보며 살아가는 그녀는 비디오테이프 촬영의 유력한 용의자다. 이들이 얽히고 설켜 쫓고 쫓기는 긴박감 넘치는 상항을 작가는 시종 익살과 독설을 섞어 그려낸다. 기타음악과 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작품전체에 흐르면서 한편의 컬트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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