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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시장경제는 도덕경제다/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시장경제는 도덕경제다/육철수 논설위원

    시장경제의 요체로는 사유재산의 인정, 이윤의 극대화, 경제활동의 자유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가치들은 나라가 긴박한 경우를 제외하고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우리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국민경제를 위해 국가가 시장의 지배 및 경제력의 남용을 막는 등 규제와 조정력을 발동할 수 있도록 제동장치를 걸어 놓은 것을 보면 헌법은 제대로 만들어진 것 같다. 완전한 시장경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그 돈을 어떻게 쓰든 간섭받지 말아야 정상이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도 이런 시장경제를 추구하지도 용납하지도 않는다. 시장이 아무리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율적인 조절기능을 갖췄다지만 거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참여정부 들어 정치권과 정부·재계로부터 ‘시장경제’란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4대 입법 가운데 신문법 논란이 그랬고 사학법 논쟁이 그랬다. 반(反)시장 논란이 어디 이뿐이겠는가. 지난 연말에 벌어진 LG카드 사태는 정부와 채권단,LG카드 대주주들이 합작한 반시장 사례의 결정체다. 대기업연구소의 K씨는 LG카드 문제가 다시 불거졌을 때 시장경제를 압축한 미국 속담 하나를 들려주었다.‘Deal is deal is deal.’ 이다. 계약은 계약이라는 뜻으로 시장경제의 냉혹함이 담긴 것 같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K씨를 포함한 시장경제론자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는 책임질 일이 없던 LG그룹이 채권단의 무리한 요구를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간단하다.2003년 11월 LG카드 문제가 처음 터지기 전에 일부 대주주들이 이 회사 주식을 팔아치운 ‘원죄’ 때문이다. 채권단도 반시장적이긴 마찬가지였다. 계약을 휴지처럼 버리고 떼를 써서 추가 증자를 얻어낸 행태가 그렇다. 정부도 총선 정국을 앞두고 이 문제에 과도하게 끼어들어 일을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다. 높은 도덕성을 바탕으로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과 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를 진정한 시장경제라고 정의한다면 무리는 아닐 것이다. 피땀 흘려 돈을 버는 데서 나아가 돈을 쓰는 전 과정이 정의로워야 대접받는 시대이기 때문이다.‘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기’는 이미 구시대의 덕목이며, 이제 우리 사회는 ‘정승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기’를 요구하고 있다.‘상인 정신’이 돈 버는 것을 최상으로 여기는 것이라면,‘기업가 정신’은 여기에 높은 도덕성이 더 붙는다. 기업가가 장터의 상인들과 다른 이유를 나는 여기서 찾는다. 기업인들이 오래 전부터 도덕·윤리경영을 부르짖어온 것을 보면 도덕성이 결여된 시장경제는 힘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그들이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고, 대기업들도 신년사를 통해 경쟁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말만 들어도 우리 경제는 금방 살아날 것 같다. 지난 이태동안 주변 나라들의 경제는 쑥쑥 잘만 성장했는데 우리만 죽을 쑤어 허송한 세월이 너무 아까웠다. 늦었지만 경제주체의 핵심인 정부와 재계가 발벗고 나선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이왕 경제살리기에 합심했으니 재계는 시장경제에 안 맞는 정부 규제의 위헌을 따지기에 앞서 도덕재무장과 함께 내부의 반시장적 행태부터 제거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과도한 규제를 풀어 기업의 이윤창출과 사회공헌을 유도하는 자세의 변화가 필요하다. 반기업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것은 재계와 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시장경제를 보는 눈이 정부 다르고 기업 달라서는 곤란하다. 올해는 정부와 재계가 시장경제의 깊은 의미를 헤아렸으면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살려낸 경제야말로 더 빛나지 않겠는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스웨덴기자 아손, 100년 전 한국을 걷다/김상열 옮김

    흔히 우리나라에 처음 온 스웨덴인은 1926년 일본의 초청을 받아 한반도에 발을 들여놓은 스웨덴 왕자 구스타프로 알고 있다. 그러라 실은 구스타프보다 20년이나 먼저 이 땅을 밟은 스웨덴인이 있었다. 당시 스웨덴 신문기자였던 아손 크렙스트가 바로 그다. 그는 1904년 12월, 러·일전쟁부터 을사늑약에 이르는 긴박한 시기에 몰래 한국땅을 밟았다. 당시 일본은 전시라는 이유로 외국인 기자의 한국 여행을 금했기 때문이다. 그는 1월까지 한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여행을 하고 돌아갔으며, 이를 바탕으로 1912년 한국여행기를 냈다. ‘스웨덴기자 아손,100년 전 한국을 걷다’(김상열 옮김, 책과함께 펴냄)는 바로 이 여행기를 번역한 책이다. 책에 따르면 1904년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24일 부산항에 밀입국해 이듬해 일본의 감시망에 걸려 인천 제물포항에서 중국행 배를 타고 강제출국당하는 1월 말까지 아손 크렙스트는 대한제국 구석구석을 여행했다. 그가 여행한 곳은 서울의 궁궐부터 시장, 뒷골목, 감옥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또 고종황제부터 시골의 노인, 젖가슴을 내놓은 하녀까지 두루 만났다. 그는 고종황제의 모습에서 저무는 나라의 미래를 점쳐보기도 한다. 140여컷에 달하는 사진은 그가 직접 찍은 귀중한 기록. 저잣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 지게꾼, 빨래터의 여인들, 서울의 기생들, 황태자비의 장례식, 강화도 포구 등 100년 전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1만 48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난민구호가 한비야가 본 통곡의섬 스리랑카

    [지진 해일 대재앙] 난민구호가 한비야가 본 통곡의섬 스리랑카

    “스리랑카가 전세계적인 재앙의 가장 큰 피해국이라는 점을 거듭 호소합니다.” 지구촌 곳곳의 재난현장을 발로 뛰어온 난민구호 활동가 한비야(47·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씨는 30일 밤 극심한 지진·해일 피해를 입은 스리랑카 동부지역 암파라로 향하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스리랑카는 이날 현재 2만 5000여명이 사망한 피해국이지만 국내에는 ‘한국인’ 피해자가 없어 참상의 현장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전날 인천 국제공항을 떠날 때도 공항에서 한 팀장을 알아본 사람들은 당연한 듯 “태국 푸켓으로 가시죠?”라고 물어와 충격을 받았다. 스리랑카는 전체 26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개 주가 피해를 입었다.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의 긴급구호팀장으로 일한 지 4년째인 한 팀장이 지진해일 피해지역을 찾기는 처음이다. 한 팀장은 30일 새벽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 도착하자마자 숨돌릴 새도 없이 중국과 인도 등에서 급파된 월드비전 관계자들과 구호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어 월드비전 현지 관계자들과 서둘러 남부지역 해안도시인 칼루타라주 베루월라로 향했다. 끊어진 철로, 산산조각난 건물,10m 높이의 파도가 휩쓸고 간 베루월라는 마치 핵폭탄을 맞은 듯한 모습이라고 한 팀장은 전했다. 가난한 해안도시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사원과 학교, 교회에 모여 배고픔과 고통에 떨고 있었다. 스리랑카 전역에만 이런 재난민촌이 569개에 이른다고 한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동부 지역에서는 물 웅덩이에 시신이 떠다니고 까마귀와 개가 돌아다녀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짐승을 쫓아내는 일로 하루를 보낸다고 했다. 인터뷰가 이어지는 동안 몇번씩 전화를 끊어야 했다. 국제전화를 하는 수화기 너머로 도움을 요청하는 주민들의 애타는 목소리에서 한 팀장이 처한 긴박한 상황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겨우 다시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한 팀장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지만….”이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무엇보다 의료품이 턱없이 부족했다.. 월드비전측은 앞으로 일주일 내에 소독약과 항염제, 붕대 등 기초 의약품을 재난민 2만명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집을 잃은 그들에게는 매트리스와 담요, 플라스틱 깔개를 지급할 계획이다. 전염병이 돌 것에 대비해 식수도 마련해야 했다. 한 팀장은 다음 단계로 조리기구와 쌀, 콩 등 음식물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지원하는 게 구호의 첫번째라고 강조하는 한 팀장. 눈앞에서 부모가 죽는 것을 지켜본 어린이들에게 “너희는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라며 달래 주는 심리치료도 한 팀장의 몫이다. 이날 밤 늦게 동부지역 암파라로 향한 한 팀장과 일행은 좁고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며 12시간의 거리를 달렸다. 한 팀장은 “난민구호 활동가는 그래도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힘이 납니다.”라며 피곤을 잊은 채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는 암파라로 향하고 있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일행 19명중 12명 돌아와” 피피섬 생환자들 증언

    해일이 섬 전체를 휩쓰는 바람에 피해자가 유독 많았던 태국 피피섬에서 돌아온 국내 여행객들은 28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참상의 현장을 생생히 전했다. 입국장에서 만난 박지호(29)씨와 김진옥(27·여)씨의 온몸엔 긴박했던 상황을 말해주듯 해일에 쓸린 상처자국들이 선명했다. 신혼부부인 이들은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도 피피섬에 6시간 이상 고립돼 있었다. 박씨는 “일행 7명과 스노클링을 하기 직전 간이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굉음이 나더니 바닷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압으로 문이 열리지 않는 바람에 화장실 위로 빠져나온 박씨의 눈에 불과 몇초전까지 아름답던 해변은 ‘비극의 현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는 “바닷물 위로 수십명이 둥둥 떠다녔고, 그 사이에 허우적대는 아내의 모습도 보였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증언했다. 다행히 구조된 김씨는 “해일이 잦아든 해변가에는 팔, 다리가 잘린 외국인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면서 “아름답던 섬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박민정(30·여)씨는 “스피드보트를 타려고 준비하는데 물이 1∼2초 만에 갑자기 차올랐다.”면서 “해일에 방갈로가 무너졌고 일행 19명 가운데 7명이 물에 휩쓸려 사라졌다.”고 몸서리쳤다. 박씨는 “섬에서 6시간가량 두려움에 떨다가 배를 타고 빠져 나왔다.”고 탈출상황을 설명했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관광객들에 따르면 당시 피피섬에 있던 한국인은 40∼50명으로 추산된다. 박씨는 “현지에서 본 한국 관광객만 50명에 가까웠다.”면서 “한국인 피해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모(36)씨도 “피피섬에 함께 있던 일행 19명 가운데 같이 귀국한 인원은 12명에 불과하다.”면서 “한국인 실종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날 오전 9시35분 푸켓발 대한항공 KE638편으로 입국한 한국인은 228명으로, 승객 수십명이 찰과상, 타박상을 입어 입국장에는 휠체어까지 준비됐다. 피피섬은 알파벳 ‘P’자처럼 생겼다고 ‘피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세계 10대 섬으로 꼽힐 만큼 경관이 뛰어나고 푸켓에서 2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한국인의 관광명소로 꼽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산더미 만한 파도 “숨이 멎었다”

    산더미 만한 파도 “숨이 멎었다”

    26일 오전 10시쯤(이하 현지시간), 태국의 대표적인 휴양지 푸켓의 해안가 마린비치 리조트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3층 베란다에서 쉬고 있던 문정희(46)씨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우우웅∼’하는 비행기 굉음 같은 무시무시한 소리와 함께 눈앞에 높이 20m는 족히 넘어 보이는 해일이 밀어닥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씨는 화장실에 있던 남편을 불러내 무작정 복도를 달렸다. 하지만 3층 복도까지 밀려온 파도에 휩쓸려 잠시 정신을 잃었고, 뒤따라온 남편 이영석(50)씨가 부축해 4층 옥상으로 간신히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아체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초강진이 발생한 지 2시간쯤 지난 시각, 해일에 의한 대재앙의 시작이었다. 문씨 부부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1차 해일로 해변에 있던 사람들과 상당수 건물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이후 30분간 크고 작은 해일은 4차례쯤 이어졌다.27일 오전 푸켓발 아시아나 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문씨는 “뼈에 사무치는 이런 공포를 느껴보기는 처음”이라며 악몽 같은 몇시간 전의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해일 ‘죽음의 해일’은 푸켓의 대표적인 해변가인 파통과 카론, 판와도 휩쓸었다. 같은 시각 파통비치 인근 언덕에 있던 박경자(58)씨는 “영화에서나 봤던 산더미 같은 해일이 50m쯤 떨어진 언덕 아래 호텔 수영장에 있던 한 서양여자를 쓸고 와 옆 언덕 위로 던져버렸다.”면서 “다행히 여자는 살았지만 해변에 있던 수백명은 순식간에 쓸려내려갔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해일이 밀려오기 30분 전부터 파도는 높아졌다는 것이 생존자들의 증언. 이성석(36)씨는 “해변에서 가족들과 물놀이를 하던 중 갑자기 높아진 파도에 휩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죽었구나.’하고 생각한 순간 한 서양인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와 산쪽으로 무작정 달렸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해일이 할퀴고 간 자리엔 비명만 3시간쯤 흘렀을까. 오후 1시쯤 파도가 할퀴고 간 뒤 물이 빠져나간 리조트의 모습은 ‘아비규환’이었다. 해변과 나란히 서 있는 호텔과 리조트 바닥, 저층의 복도에는 피가 낭자했고 창이 모조리 깨져 유리파편이 난무했다. 해변가에는 시신들이 무더기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호텔과 리조트를 장식하던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들도 해안가에 둥둥 떠다녔다. 김규환(38)씨는 “실종된 가족을 찾는 외침과 부상자들의 비명에 어른들은 아이들의 눈과 귀를 막아야 할 정도였다.”면서 “앰뷸런스가 오지 않아 피 흘리는 부상자들이 몇 시간이나 그대로 복도 등에 방치됐다.”고 말했다. 간신히 목숨을 구한 이들에게 재차 해일의 공포가 엄습했다. 가족과 함께 여행 중이던 서승범(32)씨는 “오후 3시를 기해 다시 해일이 있을 것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해변가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리조트 일대는 전쟁통을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통신수단이 모두 끊기는 바람에 관광객들의 공포는 더 컸다. ●“악몽을 예고한 지진에도 사람들 무관심” 구름 한점 없었던 푸켓의 악몽은 2시간 전 찾아왔다. 오전 8시쯤 지진의 여파는 관광객들에게도 감지됐다. 카론비치 인근 호텔에 묵고 있던 백재현(31)씨는 “진동에 전화기가 떨어지고 침대가 흔들렸다.”면서 “하지만 대피방송도 없었고 지진도 그리 심하지 않은 편이라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별다른 생각없이 물놀이 등을 즐겼다.”고 말했다. 대재앙이 할퀴고 간 뒤 푸켓 공항은 서둘러 출국하려는 여행객으로 ‘난민촌’이 됐다. 신혼의 이기태(36)·홍민자(29)씨 부부는 “급히 나가고 싶은 생각에 신발이나 짐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면서 “‘지옥’ 같은 푸켓을 빠져나가려는 관광객들로 공항은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말했다. 푸켓에서 악몽 같은 하루를 보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 3편의 항공기를 통해 귀국한 789명의 한국인 관광객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영규 박지윤기자 whoami@seoul.co.kr
  • 390분 마라톤회담… 성과 ‘불발’

    여야 4인 대표회담은 활동 종료시한인 27일 자정에 이르도록 마지막 1분까지 쥐어짜며 치열한 ‘마라톤 회담’을 가졌지만 결국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치고 말았다. 여야는 이날 애초 예정된 오전 회담이 취소된 뒤 그간의 회담 성과가 지지부진했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상대 당의 양보와 대안 제시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다가 오후 5시30분에야 가까스로 머리를 맞댔다. 다시 열린 4인대표회담은 무려 6시간30분 동안 계속됐다. ●긴박했던 회담 막판 1시간 밤 10시50분쯤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급하게 회담장을 찾아 이부영 의장과 10분 동안 긴밀하게 얘기를 나누고 나오자 상황은 더욱 급박해졌다. 회담장에서 나온 유 의원은 “(이 의장이)‘회담이 깨질 것 같다.’고 말하기에 그러면 깨라고 말했다.”고 말해 회담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전했다. 유 의원의 방문 소식을 접한 ‘240시간 의총농성단’의 임종인·유시민·이광철·정청래·정봉주 의원 등은 곧바로 급하게 회담장을 찾아 혹시 ‘대체입법으로 국보법 폐지안을 타협할 가능성’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며 상황을 파악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유 의원은 회담장에서 나오자마자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을 찾아 10여분 동안 얘기를 나누는 등 회담장 내부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회담장 주변을 떠나지 못하던 정봉주 의원은 “술 마시고 있던 유 의원을 이 의장이 급하게 찾은 것이 이상하다.”면서 “일상적인 내용이라면 임채정 기획자문위원장이나 이경숙 상임중앙위원 등을 찾았을텐데 청와대와 교감하고 있는 유 의원을 통해 국보법과 관련된 합의문안을 조율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여야,“협상 결렬은 네 탓” 공방 열린우리당에서는 한나라당이 애시당초 4대 입법에 대한 해결 의지도, 대안도 없이 ‘시간 끌기’ 전략의 일환으로 4인 회담을 이용했다는 것이 내부의 주된 분위기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4인 회담은 더이상 의미가 없고, 그럴 경우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그는 특히 4인 회담이 끝날 때까지 발설하지 않겠다던 회담 내용까지 언론에 상세히 공개했다. 사실상 ‘4인 회담’ 종료를 선언한 셈이다. 그동안 4대 입법 연내 처리를 주장해온 강경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의총 소집과 연내 단독 표결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등에 대한 내부 정리도 없이 4인 회담에 임하고 있다.”면서 “합의를 위한 의지와 노력도 없이 ‘결렬’ 운운하는 것은 4인 회담을 4대 입법 강행 처리를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려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상임운영위와 최고위원·중진회의를 잇따라 열어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에 대한 핵심쟁점에 대해 더이상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4자 회담 결렬 위기서 극적 재개 이번 회담이 결렬되면 여야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대치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4대 입법 처리과정에서 여야간 물리적 충돌도 불가피해 보인다. 새해 예산안과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 경우, 여야는 국민적 비난 여론을 면키 어렵다. 전광삼 박록삼 김준석기자 hisam@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10·26’ 현장 김계원 前 청와대 비서실장

    [어떻게 지내세요] ‘10·26’ 현장 김계원 前 청와대 비서실장

    “10·26 영화는 왜 만들어. 다 지난 것 가지고…, 무슨 돈벌려고 그러나?” 김계원(81) 전 청와대 비서실장.1979년 당시 10·26 현장인 궁정동 만찬장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궁정동의 총소리, 박정희 대통령을 등에 엎고 식은땀을 흘리며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 달렸던 긴박한 순간 등 25년 전의 일은 살아생전 지울 수 없는 엄청난 사건으로 남아 있다. 이같은 이유에서인지 그는 좀처럼 언론에 등장하지 않고 조용히 칩거하며 지내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최근 10·26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다고 하기에 이를 알고 있는지 궁금해졌다.24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자택으로 전화를 걸었다. 부인이 전화를 받아 바꿔준다. “서울신문입니다.” “그래요, 뭣 때문에….” 목소리가 젊게 들렸다.“건강하지 그럼, 동네 헬스클럽에 거의 매일 나가. 아침마다 마누라 하고 산책도 하고….” 10·26 영화제작과 관련, 그는 “신문을 통해 알고 있다.”면서 “지난 것을 자꾸 등장시켜 무슨 소용 있느냐. 썩 좋은 일은 아니다.”며 약간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부질없는 일이라는 뜻을 거듭 밝혔다. 박지만씨 결혼식에 참석했느냐고 하자 그는 “알고는 있었지만 가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집안의 경사로는 맏손자가 결혼한 일이라며 웃었다. 그는 아침 6시면 반드시 일어나 부인과 손을 잡고 산책을 한다. 돌아오는 길에 1시간 동안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한 뒤 목욕을 거르지 않는다. 오후에는 서울 강남역 근처에 있는 아들 사무실에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곳에서 가끔 친구를 만나 차 한잔 나눈다고 귀띔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어떻게 지내세요’ 는 독자와 함께합니다. 각계 명사는 물론 한때 스타였던 인물, 화제를 뿌렸던 사건 속 주인공들의 근황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추천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연락처 : km@seoul.co.kr)
  • 마라톤협상 5시간 20분만에 ‘相生’

    마지막 협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21일 열린 여야 지도부 4자 회담장 안팎에선 전례없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회담 전엔 기선제압을 위한 신경전이 펼쳐졌고, 오후엔 한나라당이 내부 조율을 이유로 회담 속개 시간을 연기하는 등 여야는 하루종일 긴박감 속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오후 4시30분에 속개된 회담이 장기전으로 접어들자 합의에 이른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게 했다. 오후 협상이 3시간을 넘어서자 여기저기서 타결될 것 같다는 전망이 솔솔 새어나왔다. 오후 7시40분을 넘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화장실을 가면서 “곧 발표할 거예요.”라고 말하면서 막판 대타협이 이뤄졌음이 알려졌다. 결국 양측이 총 5시간20여분에 이르는 마라톤 협상 끝에 오후 8시20분에 이르러서야 합의가 성사됐다. ●여 강경파 강력 반발 일단 국회 정상화에 여야는 고비를 넘겼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합의문 해석을 놓고 아전인수격인 해석을 내놓았다. 열린우리당은 4대 법안 등 쟁점법안에 대한 연내처리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합의처리가 안 되면 표결처리라는 열린우리당의 주장에 대해 한나라당은 “상식적으로, 합리적으로, 원칙적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법사위 회의실을 점거 중이던 1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합의문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김덕룡 원내대표가 직접 회의장에 붙어 있던 ‘국보법 폐지 즉각 철회하라. 한나라당 의원 일동’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제거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당내 강경파들이 반발했다. 지난 20일부터 4대 법안 연내처리를 주장하며 국회 농성에 돌입한 장영달 의원 등은 합의문 내용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정봉주 의원은 “한나라당에 다 줬다.”면서 합의문을 ‘노비문서’라고 폄하했다. 특히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쏟아져 22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격한 논쟁이 예상된다. ●한때 ‘기선 제압’ 신경전 오후 회담은 당초 3시3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한나라당측의 연기로 1시간 늦게 시작됐다. 특히 열린우리당측에서는 오전 회의 시작 뒤 점심시간 없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박 대표의 개인일정으로 정회됐다. 박 대표는 국회 인근 음식점에서 지난 총선 당시 도움을 받은 설운도씨 등 연예인 몇명과 점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속개 시간이 다가오자 여야는 다시 분주하게 움직였다. 시간에 맞춰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협상장소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내부 이견 조율을 이유로 “4시30분으로 연기하자.”고 제의해 왔다. 오전 협상에서 여당측으로부터 ‘모종의 제안’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었다. 박준석 김준석기자 pjs@seoul.co.kr
  • “보직변경 요구가 항명인가” 반발

    장성 진급 비리의혹 수사와 관련, 집단 사의를 표명한 군 검찰관 3명에 대해 보직해임이 결정된 20일 국방부는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특히 국방부는 징계가 아닌 보직 해임으로 사태를 수습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수사에 집중할 방침이지만 이들 군 검찰관들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파문이 오히려 확대될 조짐이다. ●5시간 반이 넘는 마라톤회의 이날 오후 4시 국방부 신청사 4층 회의실에서 시작된 보직해임심의위원회는 오후 9시 30분까지 무려 5시간 30분 가량 계속됐다. 회의에 앞서 국방부는 해당 군 검찰관들에게 보직해임 건의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등을 적은 진술서를 제출하고, 심의위에 참석하라고 통보했다. 위원장은 육군 소장이, 위원은 국방부 과장(대령)급 간부 4명이 맡았다. 심의위원들은 해당 검찰관들을 불러 이들이 제출한 진술서의 내용을 일일이 확인했으며, 이로 인해 회의는 당초 예상했던 1시간 안팎보다 훨씬 길어졌다. 특히 소명을 위해 심의위에 출석한 일부 검찰관들은 “구속영장 청구 등 기본적인 수사 여건만 보장된다면 진급비리를 속속들이 밝혀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이며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어려워져 보직을 바꿔달라는 게 어떻게 ‘항명’이 될 수 있으며, 기자들에게 이를 알린 사실도 없다고 적극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다수 심의위원들은 군 검찰관의 집단 사의 파동이 군 기강 해이의 단면이라는 데 입장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직 해임 배경은 이들에 대한 보직 해임은 일찍부터 예견됐다. 국방부가 이번 사안을 지휘권 확립과 군 기강을 저해하는 중대한 행위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국방부 신현돈 공보관은 “군 검찰관들의 행동은 군 지휘체계와 군 기강을 문란케 한 점이 인정돼 보직 해임을 결정했다.”며 유능한 검찰관 5∼6명을 추가로 보강해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혀 사실상 전면 재수사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앞으로 진급비리 의혹사건 수사에서 손을 떼게 됐다. 또 향후 석달 안에 보직을 받지 못하면 강제 전역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군에서 보직 해임 조치는 대형 사고 때 주로 여론 무마용으로 사용되는 지휘조치 성격이 강하다.”며 “이번 상황이 항명죄를 적용하기까지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징계 수위가 ‘치명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관 3명은 일반대학 출신 보직 해임된 검찰관은 국방부 검찰단 소속 최모·남모 검찰관과 육군본부에서 파견나온 최모 검찰관 등 3명으로 모두 소령이다. 이들은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육군 대장의 구속사태를 불러 온 신일순 당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업무상 횡령사건도 담당했었다. 최·남 검찰관은 제11기 군 법무관 시험을 거쳐 장교로 입문했으며, 육본 파견 최 검찰관은 1년 늦은 12기 출신이다. 주로 사관학교를 거치면서 엄격한 군내 규율을 익힌 일반 장교들과는 정서가 다소 다르다는 평가도 그래서 나온다. 현재로선 이들에게 차후 보직이 언제 주어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현 인사법에 따르면 석 달 안에 보직을 받지 못할 경우 현역 복무 부적격자 판정을 받아 ‘전역’이 되기 때문이다. 내년 4월 말 10년 의무 복무를 마치고 전역을 앞두고 있는 이들의 경우 이번 사안 때문에 만기 복무기간을 채우지 못할 경우 자칫 변호사 자격 취득에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노동계·업계 ‘정리해고 요건 개선’ 반응

    규제개혁위원회가 정리해고 요건에 대한 업계의 건의를 일정 부분 받아들여 ‘추후검토’쪽으로 의결하자 노동계는 즉각 성명을 내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노총은 7일 성명을 내고 ‘규개위의 결정은 정리해고를 보다 쉽게 하려는 반노동자적 결정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규개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조만간 규개위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도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노총 강훈중 교육선전국장은 “헌법에 의해 노동자의 최저 근로기준을 정한 근로기준법은 규개위의 심사대상이 아니다.”면서 “규개위의 결정은 균형감각을 잃고 사용자의 입장만 대변했다.”고 비판했다. 정리해고에 대한 ‘협의기간 단축’이라는 노동부의 정책방향에 대해서도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고용을 더욱 불안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업계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업계는 규개위의 의결을 ‘바람직한 판단’이라며 반기고 있다. 최재황 경총 정책본부장은 규개위의 ‘추후 검토’ 의결과 관련,“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닥쳤을 때는 이미 기업의 회생이 어려운 상황으로 간 것”이라며 “규개위의 결정은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정리해고시 노조와의 협의기간을 30일과 60일로 이원화하려는 노동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최 본부장은 “노조와의 협의기간은 30일이면 충분하다.”면서 “해고규모가 10% 이상인 경우 60일 이상 협의토록 하는 노동부의 방안은 무리한 요구”라고 잘라 말했다. 기업의 위기상황은 해고규모가 10% 미만일 때는 한달전에 예측이 가능하고,10% 이상일 때는 두달전에 예측이 가능한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정리해고 요건’등 규개위 졸속심사 ‘물의’

    정부가 친기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규제를 잇따라 철폐하고 있는 가운데, 규제개혁위원회(공동위원장 이해찬총리, 박종규 민간위원장)가 ‘겉핥기식 규제심사’로 물의를 빚고 있다.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 ‘민감한’ 심사안건을 위원들간 토론절차도 건너뛴 채 졸속처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3일 정부중앙청사 9층 대회의실. 정부위원 3명(대리참석)과 민간위원 8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종규 민간위원장 사회로 147차 규개위 본회의가 열렸다. 올 한해 동안 규개위가 자체 발굴하거나 업계로부터 건의받은 70여건의 ‘기업규제 심사안건’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이 중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업계가 건의한 ‘정리해고 요건 개선’. 근로기준법의 정리해고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규정을 ‘경영상의 필요’로 바꿔달라는 주장이다. 앞서 열린 규개위 분과위원회와 노동부는 “정리해고 남용방지” 등을 이유로 ‘수용 불가’ 입장을 천명했지만 본회의에서는 ‘추후 검토’로 정리됐다.(서울신문 12월 7일자 1면 참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드러난 규개위의 졸속 심사다. 참석 위원들끼리 토론을 하지 않고 위원장과 규개위 사무국간의 간단한 대화만 오갔을 뿐이었다. 한 민간위원은 “그날 상정된 안건이 너무 많아 (정리해고 요건개선 안건에 대해)집중하지 못했고 토론도 없었다. 박 위원장이 사회를 보며 진행하고 우리는 멤버로 앉아 있었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박 위원장도 “그날 함께 올라온 노동법 관련 안건이 대부분 ‘추후 검토’로 결정됐는데 정리해고 안건만 ‘수용불가’로 결정하기 난처했다. 노동법은 특히 규개위가 어떻게 결정하든 당사자간 협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점 등을 감안해서)사무국에 일괄적으로 ‘추후 검토’로 처리하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사무국에서 의결사항으로 올린 70여개 안건을 정해진 시간에 모두 처리하려면 통째로 묶어서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이러한 심사과정에 대해 당시 참석한 정부·민간위원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의결내용에 대한 당국간 혼선도 빚어졌다.“(업계 건의의) 수용도, 불수용도 아니지만 앞으로 검토는 할 수 있지 않으냐는 취지”라는 설명에서부터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나 장기적으로 추후 검토는 가능하다는 것” “불수용으로 의결하면 규개위의 체면도 있고 하니 표현만 추후 검토로 한 것일 뿐”이라는 등 다양한 해명을 쏟아냈다. 안건의 중요성과 사회적 파장 등을 감안할 때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정리해고 ‘긴박경영’ 폐지권고 논란

    정리해고 ‘긴박경영’ 폐지권고 논란

    대통령 소속 민관합동기구인 규제개혁위원회가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업계 건의사항에 대해 주무부처인 노동부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결,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정리해고 때 사용자가 노동조합과 협의해야 하는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파견근로자법 등 각종 노동관계법 개정을 둘러싸고 노정(勞政)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6일 규제개혁위원회(공동위원장 이해찬 국무총리, 박종규 민간위원장)에 따르면 규개위는 지난 3일 본회의를 열어 현행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 요건 가운데 하나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경영상의 필요’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후 검토’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규개위의 이같은 결정은 조만간 노동부에 공식 통보될 예정인데, 지난달 24일 열린 규개위 분과위원회(행정·사회분과위)의 결정 사항을 사실상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분과위는 당시 ‘정리해고 요건 개선’ 안건 심사를 통해 “현행 법상 ‘긴박한’의 의미가 모호한 데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등을 위해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주장에 대해 “고용안정과 정리해고 남용 방지를 위해서는 ‘긴박한’ 요건이 필요하다.”는 노동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용 불가’로 의결했었다. 규개위 본회의가 분과위 결론과 다른 내용으로 의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규개위 박기종 규제개혁조정관은 “표현을 ‘추후검토’로 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수용 불가’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리해고와 관련한 업계의 또 다른 건의사항인 ‘정리해고시 노조와의 협의기간 단축’ 안건과 관련, 노동부는 ▲해고규모가 10% 미만이면 30일로 단축 ▲10% 이상이면 현행 규정을 유지할 방침임을 규개위에 통보했다.“정리해고시 ‘합의’를 요구하는 노조주장을 수용해선 안 된다.”는 업계요구에 대해서는 “‘협의’만 하면 되는 것으로 법을 운용하겠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와 관련,“10∼14등급의 경증 산재 장해자도 의무고용대상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사항은 수용을 거부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美·英 새 중동평화안 내놓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망으로 미국 대외정책의 초점이 온통 중동쪽으로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일단 반걸음 옆으로 비켜설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부시, 블레어와 중동정책 논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재선 이후 처음으로 초청한 외국정상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만찬회동을 갖고 아라파트 사망 이후의 중동평화 구상 등을 협의했다. 특히 두 정상이 정상회담을 한 후 아라파트 사후 중동지역에 대한 새로운 평화안을 내놓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정상은 12일 공식 회담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아라파트 사후 발표한 성명에서 “아라파트의 죽음은 팔레스타인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라며 “미래에 민주적이고 독립적인 국가를 건설하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열망과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의 언론도 아라파트 사후 중동에 평화가 정착될 것인가와 이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팔레스타인 사회 내부의 급진세력과 온건세력 간의 투쟁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은 온건파 지도부가 뿌리내리도록 보장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북한정책에 직접 영향은 없다” 미국 지도부의 이목이 중동으로 쏠리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들은 그러나 “기본적으로 미국정부의 중동정책 담당자와 북한정책 담당자는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라크전이 치열해졌을 때 나타난 것처럼 일시적으로 북한 핵 문제의 긴박감은 덜해질 수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망했다. 부시 재선 이후 미국 정부 안팎에서는 “6자회담의 실효성이 없다면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강경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득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이 선거기간 동안 6자회담을 해법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이를 당장 번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9월 열릴 예정이었던 4차 6자회담을 거부했던 북한은 일단 이번주 중국을 방문한 김영일 외교부 부상을 통해 6자회담 참가를 약속했다고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dawn@seoul.co.kr
  • [사설] 중동정세를 걱정한다

    중동의 움직임이 급박하다. 중동 평화의 한 축을 담당하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퇴장으로 중동은 새로운 질서의 모색이 불가피해졌다. 이스라엘은 중동지역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발빠른 행보를 시작했고, 이란도 중거리 탄도미사일 생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새질서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려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미국이 종전선언 이후 최대규모로 이라크 팔루자지역에 공세를 취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은 이라크에 재건 병력을 파병해 놓은 상태여서, 한·미동맹과 중동정세를 이중으로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현재 중동정세의 불안은 과거 유가파동 때보다 더 크게 한국의 외교현안으로 부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긴박한 현안인 북한핵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중동의 불안’이 불안하다. 우리 외교의 방정식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셈이다. 중동정세 변화에 대비해 국익을 지키고 키우는 외교적 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는 주이라크 대사를 관례보다 훨씬 비중있는 인물로 교체했다. 이같은 노력을 중동지역 전반에 확산시키고 전문인력을 보강시켜 나날이 변하는 중동정세에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다. 또 우리가 이라크에 파병한 점을 고려해서라도 중동국가들의 권력구조 변화와 관련한 우리의 발언권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을 위한 우리의 국제적 기여를 상기해 경제적 이익을 확대하고 그 반대급부로 한반도 안정에 대한 약속을 확실히 챙겨야 할 것이다. 대 중동외교 역량을 확대하고, 경제적 국익을 확대하는 정부차원의 대비가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 카이로공항서 장례식 거행 라말라 팔 청사 안장키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10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후(死後)에 대비, 잇따라 회의를 갖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아라파트가 사망했다는 발표가 없었음에도 장례식 날짜와 장소가 먼저 결정되고 그가 묻힐 라말라 자치정부 청사에는 불도저가 들어가는 등 아라파트 사망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이, 유혈충돌 대비 긴급안보회의 10일 오후(현지시간) 라말라 청사에는 불도저와 땅을 파는 장비들이 동원돼 아라파트가 묻힐 장지와 애도행사를 벌써부터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도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기로 자치정부가 결정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프랑스 병원의 통보가 있기 전까지는 아라파트의 사망 발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장례절차와 관련해 다소 혼선을 빚었다. 앞서 이날 아침 파리에서 라말라 청사로 돌아온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오전 11시 총리를 지낸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의 주재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아흐메드 쿠레이 자치정부 총리와 나빌 샤스 외무장관, 각 분파별 대표가 참석했고 PLO 집행위원회와 파타 당 중앙위원회가 함께 열렸다. 의제는 ▲아라파트의 사망 발표 ▲향후 수반을 뽑는 선거일정 ▲카이로에서의 장례 절차 ▲후계구도 등으로 알려졌다. 합동회의가 끝난 뒤인 오후 1시부터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대중적 전선(PFLP)’ 등 분파별 모임이 이어졌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도 군 사령관들이 참석한 안보회의를 열어 아라파트의 장지 문제와 팔레스타인과의 유혈충돌에 대비한 군사대책을 논의했다. 논란을 부른 아라파트의 장지는 팔레스타인의 제안에 따라 라말라로 받아들였다. 미국도 이스라엘이 반대하지 않으면 라말라로 장지를 결정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측은 9일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아라파트의 장지 문제 등을 상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충격속 아라파트의 사망을 기정사실화 아라파트는 9일 밤 뇌출혈까지 겹쳐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정맥주사로 영양분을 공급받았다.10일 아라파트를 방문한 이슬람 성직자 타이시르 타미미는 아라파트가 살아있는 한 생명장치를 떼진 않겠지만 그의 운명은 ‘신의 손에’에 맡겨졌다고 말해 사망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파리 주재 팔레스타인 특사도 아라파트가 생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각 분파들도 아라파트의 사망이 발표되더라도 이스라엘에 책임을 묻는 공격적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촉구했다.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PFLP 등은 장례식이 끝난 뒤 아라파트의 애도식이 라말라 청사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라말라에 운집한 아라파트의 지지자들은 “그가 죽었다는 것은 충격이다. 발표를 기다리고 있지만 상황은 끝났다.”고 애도했다. 다른 지지자들은 그의 죽음과 관계없이 “아라파트 자체가 팔레스타인”이라고 말했다. 그가 3년 가까이 연금생활을 한 라말라 청사 ‘무카타’는 팔레스타인의 성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TV는 아라파트의 삶과 50여년간의 투쟁 역정을 계속 내보냈으며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9일 밤부터 사원과 거리 곳곳에 모여 아라파트를 추모하는 기도회를 가졌다. ●조포·퍼레이드 예행연습 돌입 이집트 대통령실 대변인은 “아라파트의 장례식을 카이로 국제공항 구내에서 치르는 문제를 협의했으며 장례는 공식적인 차원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말해 일반 대중의 참석은 제한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집트 관영 MENA 통신은 군악대가 퍼레이드와 조포를 쏘는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아라파트의 장례식에 고위급 대신 일반 외교사절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조문절차를 내부적으로 협의하고 있으나 각료급을 대표로 보낼 계획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누가 아라파트를 승계하든 미국은 새 지도부와 기꺼이 일할 것이며 앞으로 전개되는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 평화안과 관련 “로드맵에 기초한 양측의 해결방안에 미국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조문사절을 보내겠지만 자신이나 각료가 장례식에 참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라파트의 사망이 향후 중동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팔레스타인 국가창설이 중동평화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점을 이스라엘이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국민銀, 강정원호 친정체제 구축

    국민銀, 강정원호 친정체제 구축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예상외로 빠른 조직개편은 향후 인력 구조조정 등 강 행장 특유의 경영방식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소유한 강 행장의 경영스타일이 벌써부터 은행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발빠른 조직개편의 의미는 조직개편의 내용을 보면 강 행장 체제의 조기구축과 맥이 닿아 있다. 종전 부행장직을 맡았던 사람들 가운데 6명이 유임됐으나, 전체 15개 그룹 담당 부행장직 중 전략 여신관리 자금시장 기업금융 등 주요 5개 그룹은 자신과 인연이 있는 인물을 대거 발탁함으로써 ‘강정원호’의 출범을 알렸다. 눈길을 끄는 외부 영입 부행장은 ▲전략에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출신의 김동원(51)씨 ▲여신관리에 삼성증권 상무인 최동수(49)씨 ▲자금시장부문에 도이치은행 출신인 최영한(46)씨 ▲프라이빗뱅킹(PB)자산운용에 우리은행 PB사업단장인 구안숙(49)씨 ▲기업금융에 신한은행 부행장을 지낸 오용국(55)씨 등 5명이다. 이들은 강 행장과 함께 일해본 사람들이다. 강 행장의 이같은 행보는 김정태 전임 행장의 인물들을 솎아내는 부수효과를 얻게 된다. 김 전 행장과의 ‘거리두기’를 보여줌으로써 은행내부에 남아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려는 의도가 강하게 담겨 있다. 강 행장이 “그룹별 업무 영업이 너무 넓어 통제가 안되고 있다.”며 “조직을 재정비해 ‘은행들의 전쟁’에 본격 나서기 위해 서둘러 조직을 개편한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인력조정이 관건 강 행장의 수뇌부 인사에 이어 하부조직에 대한 대수술이 아직 남아 있다. 강 행장은 취임초 “1인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이날도 사내 통신망에 띄운 글에서도 “금융시장과 은행들은 하루하루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조직재정비를 통한 ‘은행들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 1인치]욕망을 때우는 핫도그

    ‘뚱뚱하고 무기력해지려면 햄버거를 먹어라!’. 독립 영화계의 최대 행사로 평가 받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2004년 감독상을 수상한 모간 스펄록의 (슈퍼 사이즈 미)는 미국인들의 주식처럼 애용되고 있는 햄버거에 대한 폐해를 고발하기 위한 것이다. 감독이 직접 30일 동안 햄버거만 먹으면서 겪는 신체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전세계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이미 ‘패스트푸드’는 ‘비만’을 비롯해 무기력과 우울증 등 정신과 육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음식이라는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있다. ‘패스트푸드는 미국을 거대한 환자 집합소로 만들어 가고 있는 주범’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간에 쪼들리는 현대인들에게는 저렴한 가격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흡사 담배·술과 같은 습관성 중독증’을 보이고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햄버거나 핫도그 등 패스트 푸드는 등장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 풍경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는 소품 중의 하나로 애용되고 있는 대상. 햄버거의 경우는 (더티 해리) 등의 경찰 영화에서 강력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형사가 피살체를 확인하면서 천연덕스럽게 먹어대는 모습이 단골로 보여지고 있다. 흥미있는 점은 햄버거를 상용하고 있는 경찰들의 경우 별거중이거나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환경을 갖고 있다. (베벌리 힐스 캅)이나 (48 시간)에서도 긴박한 범죄 현장에 뛰어 들고 있는 흑, 백 형사들이 식사 대용으로 햄버거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핫도그는 제품 모양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강인한 남성이나 경제적 능력, 혹은 독신녀들이 남자를 갈망하는 설정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스테이트 오브 그레이스)에서는 막 출소한 주인공이 포장마차에서 핫도그를 구입해서 먹는데 이는 법적 징계를 받았지만 자신의 야심을 다시 추스르겠다는 의지력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지하철 역 매표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루시(샌드라 불럭)는 직장 상사와 함께 길에서 팔고 있는 핫도그로 점심을 때우는 장면이 보인다. 가족없이 홀로 자취하고 있는 그녀는 늘상 자신의 외로움을 채워줄 남성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욕구를 드러내는 상징적 제스처로 핫도그를 즐겨 먹는 그녀는 마침내 철로에 쓰러진 남자를 구출해 주면서 그의 반려자가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핫도그는 간편하고 맛도 있지만 서서 먹는다는 것에서 은연중 쓸쓸함을 풍겨주고 있다. 이 때문이지 유부녀보다는 결혼을 갈망하는 처녀들이 이 음식을 단골로 먹는 것으로 설정되고 있다. (영어완전정복)에서도 공주병 환자 영주(이나영)는 핫도그를 먹으면서 다가오는 남자가 자신을 매우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장면이 전반부에 등장한다. (투 윅스 노티스)에서는 뉴욕 부동산 재벌로 등장하는 조지(휴 그랜트)가 핫도그 하나를 사면서 100달러를 지불하는 등 자신의 경제적 부를 드러낸다. 몇 가지 사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햄버거와 핫도그는 ‘비만의 원흉’이라는 악평을 듣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남녀가 갖고 있는 심리적인 욕구를 은연중 드러내는 매우 요긴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 실제상황 같았던 합동훈련

    |말라카 김학준특파원| 말레이시아 랑카위섬 해상에서 펼쳐진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 해양경찰의 사상 첫 해적 대응 합동훈련은 실제상황처럼 리얼하게 펼쳐졌다. 지난 12일 오전 9시 랑카위섬 남서방 12마일 해상에서 순찰중이던 230t급 말레이시아 경비정에 긴박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경비정으로부터 북쪽으로 5마일 떨어진 곳을 운항중이던 한국 소형선박이 해적으로부터 습격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말레이시아측은 이같은 사실을 랑카위 부두에 정박중이던 한국 해경 경비구난함 ‘태평양5호(3000t급)’에 즉시 알리는 동시에 상황파악을 위해 헬기를 급파했다. 5분 뒤 현장에 도착한 헬기요원은 5명의 해적이 6명의 선원을 인질삼아 금품을 요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같은 상황이 보고되기가 무섭게 양국 특공대 10명을 태운 고속보트 4대가 나타나 해적피해 선박 좌우 양측으로 포위망을 형성했다. 특공대원들은 섬광탄을 터트린 뒤 배 위로 진입했고, 공중에서는 또다른 헬기가 나타나 4명의 특공대를 하강시켜 해상과 공중 양면작전이 전개됐다. 해적들이 총을 쏘며 저항하자 우리나라 특공대는 조타실로, 말레이시아 특공대는 뒤쪽 갑판으로 진격해 해적 3명을 사살하고 2명을 체포한 뒤 인질들을 무사히 구출했다. 사건 발생 20분 만에 상황 끝이었다. 이날 훈련은 적절한 배경 설정과 신속한 진압, 첨단장비 동원 등의 측면에서 성공적이었으나 양측간에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해 손발이 맞지 않는 점도 일부 드러났다. 태평양5호 남상욱 함장은 “해적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해적발생 연안국과의 공조체제”라며 “이번 훈련을 통해 양측간에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는 데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kimhj@seoul.co.kr
  • 왕가리 마타이는 ‘그린 아프리카’ 代母

    200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왕가리 마타이 케냐 환경차관보는 동부와 중앙아프리카 지역 여성박사 1호다.마타이는 여성운동과 환경운동에 투신,다양한 활동을 벌여왔으며 정계에도 진출,2002년 98%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나무 심는 여자’ 마타이 노벨위원회가 시상 이유로 밝힌 ‘생태적으로 가능한 사회·경제·문화적 발전’은 마타이가 1976년 시작한 그린벨트운동을 뜻한다.마타이는 케냐 전국여성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시절 보육소를 중심으로 한 나무심기 운동을 시작했다.이 과정에서 개발을 우선하던 케냐 정부와 충돌,체포와 구타를 반복해서 당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3000만그루가 심어졌을 것으로 추산되는 이 운동은 1986년 아프리카 전 지역으로 확대됐다.지금까지 탄자니아 우간다 에티오피아 짐바브웨 등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프리카 여성인권 향상에도 기여 1998년 9월에는 ‘2000년 연대’를 조직,공동회장을 맡았다.‘2000년 연대’에서 아프리카 빈국의 이행불가능한 채무를 2000년까지 탕감,서구 자본의 삼림 강탈을 막자는 운동을 펼쳐 국제적 조명을 받았다.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투쟁도 계속해 유엔에서 여러번 여성 인권에 관한 연설을 했다.다양한 활동 만큼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유엔환경계획(UNEP)이 500명을 선정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라 있고 1997년 환경전문지 ‘어스 타임스(Earth Times)’가 선정한 환경운동가 100인에 뽑혔다.올해도 노벨상에 버금가는 상으로도 불리는 ‘올바른 삶’ 상,페트라 켈리 환경상 등을 받았다. 1940년 케냐 은예리 태생으로 1964년 미 캔자스주 마운트 세인트 스콜래스티가 대학을 졸업했다.1966년 미 피츠버그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딴 뒤 독일과 나이로비 대학에서 공부,1971년 나이로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환경보호로 세계 평화에 기여 지난 2001년 노벨연구소는 환경운동가나 록스타,심지어 기자도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될 수 있다는 발표를 했었다.1901년 창설돼 100년을 넘은 노벨평화상이 그동안 정치인 위주의 수상자 선정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에 문호를 넓힌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마타이는 “환경은 평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부문 중 하나다.왜냐하면 우리가 우리의 자원을 파괴해 바닥이 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싸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벨위원회도 마타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아프리카의 삼림 황폐화가 아프리카의 사막화를 초래하고 나아가 유럽은 물론 세계의 다른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물론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반대 목소리도 있다.노르웨이 진보당의 모르텐 호에글룬드 의원은 “대량살상무기 등 노벨위원회가 주목했어야 할 더 긴박한 문제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우리형 장르/예매율 드라마/48.97%(15세) 감독/배우는 안권태/신하균·원빈 어떤 줄거리 ‘공부짱’형과 ‘싸움짱’동생의 진한 가족애 이래서 좋아 강렬하면서도 여린 속마음을 연기한 원빈의 새로운 가능성 발견 이래서 별로 작은 사건들만 얼기설기 엮인 빈약한 스토리 홈피 반응은 “부산사투리는 이제 짱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장르/예매율 멜로/23.47%(12세) 감독/배우는 유키사다 이사오/오사와 다카오·시바사키 코우 어떤 줄거리 죽은 첫사랑과의 추억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 이래서 좋아 잃어버린 감정들을 되찾게하는 따뜻하고도 슬픈 영화 이래서 별로 느린 전개와 부담스러울 정도로 긴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드라마보다 훨씬 감성적이지만 지루함” ●가족 장르/예매율 드라마/13.75%(15세) 감독/배우는 이정철/주현·수애·박지빈 어떤 줄거리 반항아 딸이 아버지의 진심을 이해하기까지 이래서 좋아 슬픔을 끌어올리는 수애의 내면연기 ‘짱’ 이래서 별로 지나치게 억눌린 감정이 불편할 수도 홈피 반응은 “가슴을 꼭 쥐고 봤어요.” ●이노센스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3.25%(12세) 감독/배우는 오시이 마모루/· 어떤 줄거리 소녀형 로봇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진실 이래서 좋아 ‘공각기동대’보다 더 섬세해진 영상미 이래서 별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너무나도 철학적인… 홈피 반응은 “음악과 화면의 절묘한 조화” ●슈퍼스타 감사용 장르/예매율 드라마/2.85%(전체) 감독/배우는 김종현/이범수·윤진서·류승수 어떤 줄거리 삼미 슈퍼스타즈 패전 처리투수 감사용의 꿈과 희망 이래서 좋아 평범한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영화 이래서 별로 긴박감이 각본대로 짜여져 진솔한 맛은 별로 홈피 반응은 “드뎌 제대로 된 스포츠 영화가 탄생했다.” ●귀신이 산다 장르/예매율 코미디/2.67%(12세) 감독/배우는 김상진/차승원·장서희 어떤 줄거리 셋방살이 끝에 산 집에 귀신이 산다? 이래서 좋아 무섭다가 웃기다가 감동까지 주는… 이래서 별로 질리도록 계속되는 차승원의 ‘원맨쇼’ 홈피 반응은 “주유소 습격사건,신라의 달밤,귀신이 산다 순으로 재밌음” ●꽃피는 봄이 오면 장르/예매율 드라마/1.69%(12세) 감독/배우는 류장하/최민식·김호정·장신영 어떤 줄거리 삶에 심드렁한 트럼펫 연주자,탄광촌 관악부에서 열정을 되찾다 이래서 좋아 흥분없이 스며드는 포근하고 아련한 드라마 이래서 별로 번번이 밋밋하게 가라앉고마는 갈등구도 홈피 반응은 “오랜만에 가슴이 넉넉해졌어요.” ●맨 온 파이어 장르/예매율 액션/1.47%(15세) 감독/배우는 토니 스콧/덴젤 워싱턴·다코타 패닝 어떤 줄거리 아이를 유괴당한 한 경호원의 잔혹한 복수 이래서 좋아 복수와 속죄의 이중주 속에 녹여낸 인간다움의 의미 이래서 별로 현란하게 흔들어대는 화면과 1긴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액션영화가 이렇게 애절하고 감동적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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