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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정시요강 8월20일까지 발표”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학들이 오는 8월20일까지 2008학년도 정시모집 전형요강을 발표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일부 대학은 8월20일 이전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교육부의 이 같은 요구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맞섰던 대학들이 일단 전형요강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꿈에 따라 수험생들의 혼란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26일 서울신문이 연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등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를 취재한 결과 이들 대학은 교육부가 제시한 올 정시 전형요강 발표 마감 시한인 8월20일까지 서류를 제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빠른 시일 안에 정시 전형요강을 제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면서 “8월20일 이전에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신 비율 등은 자체적으로 결정할 것이며 그것이 교육부의 입맛에 맞을지는 모르겠다. 단체행동은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처장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과 8월20일 시한에 맞춰 제출 항목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교육부에서 하라고 하면 안 할 재간이 있냐.”고 말했다.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도 “입장이 정리된 것은 없지만 정시 전형요강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한에 맞추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래야지 어쩌겠냐.”고 답했다. 경희대 정완용 입학처장도 “전형위원회의 검토를 거치면 바로 실무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학내 전형개발위원회에서 시한 맞추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맞추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는 다음달 2일께 모임을 갖고 대입전형 요강의 조기 발표와 내신실질반영 비율 확대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재희 이경주기자 s123@seoul.co.kr
  •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문제는 예산… 年2조원 어떻게?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문제는 예산… 年2조원 어떻게?

    26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고등교육의 전략적 발전방안’의 배경에는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적 책무성과 다양성 확대, 사회적 배려라는 철학이 깔려 있다. 사회적 약자인 소외계층을 배려하고 다양성을 인정해 이를 국가 경쟁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법정비율 11%는 의무 아닌 대학 자율로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관련 보고회에서 “지식이 보편화되고 정보 공유 수준이 높아진 시대에 엘리트 수준으로만 경쟁력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한 부분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고등교육 차원의 기회 균등은 도덕적 가치는 물론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당연히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발표의 핵심인 기회균등할당 전형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이 주를 이루는 2006학년도 4년제 대학의 정원외 특별전형 현황을 보면 법정 비율은 11%지만 등록률은 75.4%에 불과했다. 소외 계층이 대학 가는 길은 마련돼 있지만 학비 등 여건이 안돼 제대로 공부하기는 어렵다. 입학한 뒤 2년 동안 기초 교육 프로그램을 받도록 하고, 그동안 국가가 전액 장학금을 주기로 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는 진학 단계에서도 적용된다. 이 전형을 통해 지원하는 학생들은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해당 학생들끼리만 경쟁하도록 했다. 특히 수능이나 내신 등 시험 성적보다는 개인환경이나 잠재력,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발하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활용하더라도 일반전형에서 활용하는 기준보다 1∼2등급 낮은 수준으로 설정해 뽑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8학년도부터 도입하는 입학사정관제를 적극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이 기존 제도와 다른 점은 학생들을 뽑기만 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나랏돈으로 적극적으로 학비를 대 주고,‘보충학습’까지 시켜 경쟁력을 갖추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점이다. 이번 정책은 의무 사항이 아니라 대학 자율로 결정할 수 있다. 단 이 전형을 도입하는 대학에는 해당 비용을 국가가 지원한다. 특히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 전형이나 연세대의 한마음 장학 전형처럼 현재 대학들이 정원내 특별전형으로 장학금을 줘 가며 뽑고 있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이 전형을 통해 국가가 지원, 대학들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재정이다. 연간 2조원 안팎씩 들어가는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정 문제는 고등교육 정책의 발목을 잡아왔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예전에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방법을 찾았다. 다음달 발표할 국가재정배분계획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박거용 소장은 이와 관련,“고등교육 예산 문제가 해결됐다면 다행”이라면서 “사회적으로 없는 자들에 대해 외국처럼 배려해줄 수만 있다면 상당히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대도시 대학에만 집중 지원 부작용” 그러나 기회균등할당 전형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대는 이미 지역균형선발 등으로 다양한 학생을 뽑고 있지만 성적이 정시모집 합격자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급격히 실시하기보다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영산대 부구욱 총장도 “이미 대학 진학률이 82%에 달하는데 기회균등할당제 도입은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정원외로 뽑으면 학생들은 세칭 일류대로만 지원한다.”면서 “농어촌 특별전형을 만들 때도 학생들이 대도시 대학으로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신중한 검토를 제안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정권 바뀌면 정책 바뀔거란 기대 말라”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정권 바뀌면 정책 바뀔거란 기대 말라”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크게 바뀔 거라는 걱정도 하지 말고, 기대도 하지 말라.”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전국 152개 대학 총·학장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대입 내신강화 기조와 3불정책 등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발하는 일부 대학을 겨냥한 발언이다. 노 대통령은 “아무리 참여정부가 정책을 내놓아도 정권이 바뀌면 다 무산될 것 아니냐 하는 의문을 여러분들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무원 조직이나 공직사회의 관성을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대통령 지시라 해도 아니다 싶은 건 안 굴러가고 어지간한 건 접어놓는다.”고 전제한 뒤 “교육 같은 전문분야에서 뜬금없이 정치하던 사람이 들어와 정책을 완전히 다 바꾸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총·학장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2008학년도 입시안의 내신강화 논란에서 불거진 일부 대학의 집단이기주의를 강도높게 질타했다. 노 대통령은 “국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대학의 자유도, 자율도 규제받을 수 있다.”면서 “대학이 공무원들의 규제를 받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강자가 강자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 내고 강자를 위한 정책이 일방통행하게 됐을 때 우리 사회는 결국 분열된다.”면서 “대학은 스스로 약속을 지키고 신뢰성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기자도, 정치인도 대학에서 양성돼 나오고, 우리 사회의 엘리트는 다 대학에서 나온다.”면서 “모든 완장찬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 권한을 자기이익으로, 자기집단의 이익으로 환원시키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수백년동안 투쟁이란 이름으로 갈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교육부가 사전에 미리 선정한 총·학장 위주로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지하거나 대학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발언이 쏟아져 토론회라는 형식을 무색케 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가난한 학생’ 대학문 넓어진다

    ‘가난한 학생’ 대학문 넓어진다

    가난해도 능력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는 ‘기회균등 할당전형’이 2009학년도부터 도입돼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 자녀 등 7만 1000여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특별전형 3.9% → 11%로 교육인적자원부는 26일 이런 내용의 ‘고등교육 전략적 발전방안’을 마련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방안을 보면 현재 전체 정원의 3.9%로 법정 모집비율인 11%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정원외 사회적배려 대상자 특별전형 비율을 정원내 사회적배려 대상자 특별전형(1.1%)과 합쳐 기회균등할당 전형으로 전환하고, 이 전형을 통해 전체 모집정원의 11%를 선발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현재 운영 중인 전문계고교 출신자와 농어촌학생은 물론 도시·농촌 빈민 등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 자녀 등 사회적 소외계층이 모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정원내 7000여명, 정원외 6만 4000여명(4년제 3만 8000여명, 전문대 2만 6000여명) 등 모두 7만 1000여명의 사회적 소외계층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시험 성적보다는 개인 환경이나 잠재력,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발한다. 별도의 진학 경로를 통해 일반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해당 학생들끼리 경쟁해 입학하게 된다. ●입학후 2년동안 전액 장학금 소외 계층에 대한 교육지원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한다. 기회균등할당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입학 후 2년 동안 수학능력 향상을 위한 기초교육 프로그램을 받게 된다.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자녀에게는 입학 후 첫 2년 동안 전액 국고 장학금을 지급한다.3학년부터는 평균 B학점 이상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차상위계층 이상 저소득층 입학자에게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저소득층 등록금 면제 제도와 함께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성적 순으로 우선 배정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2만 6500여명과 무이자 대출 4만 4500여명 등 모두 7만 1000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김신일 부총리는 “고등교육이 계층 이동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짐에 따라 ‘학력의 대물림’과 이에 따른 ‘계층의 대물림’을 완화하기 위해 균등한 고등교육 접근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등교육 재정도 크게 늘린다. 현재 3조 7000억원에 불과한 예산을 내년부터 4조 8000억원으로 늘리고,2012년까지 2조∼2조 6000억원씩 모두 10조 3000억원을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 고등교육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0.6%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1.1%의 절반 수준이다. 교육부는 또 대학이 저수익용 재산을 팔아 고수익용 재산을 취득할 때 내는 법인세의 납부 시한을 늦춰주고, 대학기부금 신탁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월드이슈] 토니블레어 ‘제3의 길’ 10년 평가

    [월드이슈] 토니블레어 ‘제3의 길’ 10년 평가

    |파리 이종수특파원|블레어는 가도 ‘블레어리즘’은 남는다? 영국 언론들은 지난 10일 공식 사임 의사를 밝힌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10년’에 대해 이라크 파병으로 빛이 바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블레어리즘’이라고 불리는 그의 10년은 영국은 물론 유럽 대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노동당 개혁에서 시작해 영국, 잠자던 유럽 대륙을 깨운 블레어리즘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집중 분석해 봤다. “어떤 정권이든 실수를 하지만 ‘제3의 길’은 성공했다.” 토니 블레어가 선택한 ‘제3의 길’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영국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 런던 정경대 교수는 지난 9일 프랑스 일간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단정했다. 이어 그는 “신노동당은 중도 좌파로서 사회적 정의와 경제번영을 결합시키는 개혁 프로젝트를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경제를 가장 중시한 모델” 블레어가 추진한 ‘제3의 길’은 시장 경제와 유럽의 전통적인 복지국가 모델을 결합한 것이다. 경제발전 없이는 어떤 이데올로기도 무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블레어리즘은 경제 특히 공공서비스 분야 확충에 주력했다. 공공분야의 투자를 대폭 늘려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45.4%까지 늘렸다. 그 결과 10년 동안 7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취업률을 75%대까지 끌어 올렸다. 특히 교육·보건 분야에서만 각각 30만,22만 4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JP모건 체이스 은행의 경제분석가 말콤 바는 “영국의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공공 서비스를 확충했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는 다양한 거시경제 수치에서 잘 드러난다.10년동안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그가 집권한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연평균 2.8%에 이르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전망치는 3.25%다. 또 블레어시대 출범 직후인 1998년에 7.5%였던 실업률도 10년동안 4∼5%대로 내렸다. 인플레이션율도 2.6%에서 지난해 2.2%로 내렸다.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은 선진7개국(G7)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국의 발전상은 프랑스와 견줘보면 극명해진다. 프랑스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1%였다. 그나마 최근 들어 나아진 것이다. 실업률도 8.3%에 이른다. ●‘잠자던 유럽’을 깨우다 블레어가 주창한 ‘제3의 길’은 프랑스와 독일 등 ‘낡은 대륙’ 유럽을 흔들었다. 그의 등장 이후 시장경제 혹은 영국과 미국식 발전 모델을 추진하려는 국가들이 늘어났다. EU 순회의장국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미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데 비중을 두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새 대통령도 후보시절 공공연하게 ‘영·미식 발전 모델’을 주창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측도 “사회당이 지향할 성공모델은 블레어 총리가 이끈 노동당의 변화과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블레어는 또 유럽 통합에도 역동성을 불어넣었다. 그는 “유럽연합(EU)은 영국의 미래와 불가분의 관계”라고 주장하면서 2005년 크로아티아와 터키의 EU 가입 협상을 추진하는 등 유럽 통합에 박차를 가했다. 나아가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집행위원장과 함께 EU의 주축이던 프랑스와 독일을 변방으로 몰아내면서 대륙 통합과 시장경제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일 사민당의 유럽의회 의원인 엘마르 브로크는 “블레어는 유로존 가입과 EU헌법 채택에 주저했지만 유럽통합에는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vielee@seoul.co.kr ■ 교육·빈곤퇴치 등 ‘삶의 질’ 대폭 개선 |파리 이종수특파원|블레어리즘 10년은 영국 사회의 여러 분야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블레어가 비록 ‘이라크 파병’이라는 암초를 만나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국내 분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10년 사이에 영국 국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로 공공 서비스를 꼽은 뒤 구체적으로 ▲교육 ▲보건 ▲빈곤퇴치 분야에서 삶의 질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공교육 강화…아동문맹률 41%→21%로 이에 따르면 블레어가 비중을 둔 ‘빈곤과의 싸움’은 두가지 축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세금공제 정책 등으로 53%의 빈곤층이 혜택을 봤다. 또 세제시스템 개혁으로 어린이 3명 가운데 1명꼴이었던 빈곤 아동이 현재 60만명 이하로 줄었다. 다른 축은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지원 확대다. 특히 ‘슈어 스타트’(빈곤 아동 구제정책)을 내걸고 3500여곳의 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아동 보육·건강·조기교육에 박차를 가했다. 22만여명의 인력을 늘려 공교육 강화에 나섰다. 급식여건 개선, 스포츠·문화 활동 등 방과후 수업 강화로 사립학교 의존율이 낮아졌다. 읽고 쓰기, 간단한 계산을 할 수 있는 아동 비율도 59%에서 79%로 늘어났다. 병원·학교 환경도 크게 나아졌다.10년 전에는 환자나 학생들은 지붕이 낡은 건물, 심지어 2차대전때 지은 건물에서 진료를 받거나 수업을 했다. 그러나 대부분 새 건물로 단장됐다. ●보건환경등 공공서비스도 눈부신 발전 이에 힘입어 국민들이 체감하는 공공서비스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공립 병원에 30만여명의 고용을 늘리면서 보건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에는 공립 병원에서 한번 수술을 받으려면 6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국민이 28만 3800여명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199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사립병원을 찾는 횟수도 줄어들고 사보험 가입 비율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암·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도 크게 줄었다. 부수적으로 공무원의 위상과 처우도 많이 나아졌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민 70% 이상이 교사를 지망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또 노동시간 유연화, 유급 출산휴직제 등으로 여성 근로조건도 대폭 개선됐다. 블레어가 도입한 최저임금제의 혜택도 대부분 여성에게 돌아갔다. 이밖에 19세기 수준의 철도 사고 비율도 획기적으로 나아졌다는 분석이다. vielee@seoul.co.kr ■ ‘포스트 블레어’ 경제기조 안바뀔듯 |파리 이종수특파원|토니 블레어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은 사람이 후임 총리로 유력한 고든 브라운(57) 재무장관이다. 그가 다음달 24일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수로 선출돼 총리가 될 경우 어떤 점에서 블레어리즘과 만나고 어디에서 갈라질지 주목된다. 현재까지 나온 유럽 언론의 전망을 종합하면 전반적으로 ‘브라운 시대’는 블레어리즘의 연장선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주된 이유는 그가 블레어의 ‘정치적 동지’로서 블레어리즘을 자리잡게 만든 주역이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잉글랜드 은행 독립이다. 그는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경제 논리에 맞게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잉글랜드 은행을 밀어붙였다. 경제정책에 이어 외교정책도 블레어 시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은 최근 좌파인 파비앙 소사이어트가 마련한 정견 발표장에서 “미국과 유럽의 가교 역할을 한 블레어 총리의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약간 비판적이던 이전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나 “자유와 기회균등, 특히 개인의 자유라는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항상 강력하면서도 특별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블레어의 지지율 추락을 가져온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도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데다 지금도 이라크 정부와 국민이 주둔을 원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영국 주둔군을 철수하면 ‘잘못된 행동’”이라고 밝혀 블레어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방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 핵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적 협력과 조율을 통해 풀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다국간 공동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북아일랜드식 해법’을 내놓았다. 두 국가를 모두 인정하면서 경제개발 지원을 통해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복안이다. vielee@seoul.co.kr
  • “남성사원 성희롱도 NO!” 일본 방지조항 발표

    “남성사원 성희롱도 NO!” 일본 방지조항 발표

    지난달 일본에서 시행된 ‘개정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의 후속조치로 직장 내 남성사원에 대한 성희롱 방지 조항이 발표됐다.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4일 “앞으로는 남자 동료 사이에서 ‘남자끼리니까’와 같은 말이 경우에 따라서는 징계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전했다.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된 남성사원들의 호소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제도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상사의 괴롭힘 유형에는 ‘억지로 남성 사원을 유흥업소로 이끈다’, ‘성 경험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다’와 같은 사례가 많았으며 남성상사에 의한 성희롱도 빈번한 것으로 밝혀졌다. 후생노동성은 직장에서의 성희롱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다. 상사의 성적인 부탁을 거절해 업무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등의 ‘대가형’, 또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쾌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환경형’이다. 산업카운슬러 나오코씨는 이에 대해 “‘대가형’의 사례들이 대부분”이라며 “최근에는 여성사원들이 남성사원의 ‘인기 리스트’를 작성해 돌려 읽는 등 ‘환경형’ 성희롱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2004년 한 남성이 목욕탕 탈의실에서 알몸으로 서있다가 직장 여성 상사에게 노출돼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오사카지방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 3不은 세 개의 다른 이슈다/김선영 서울대 생명공학 교수

    [열린세상] 3不은 세 개의 다른 이슈다/김선영 서울대 생명공학 교수

    최근 교육부의 소위 3불(不)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3월21일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장이 3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그 다음날에는 사립대 총장들을 대표하는 모임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성명이 나왔다. 반면 교육부는 3불정책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교육 관련 단체들은 서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은 3불정책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밝히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지라 이 문제는 대선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 분명해졌다. 3불정책은 교육부가 본고사 실시,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이 문제는 대학 입시와 연계되어 마치 하나의 패키지처럼 취급되고 있지만 사실은 각각이 상당히 다른 문제이다. 첫째, 기여입학제는 고교등급제나 본고사 실시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 제도는 해당 대학에 재정적으로 기여를 한 사람들의 자녀가 입학시 중요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기여입학제는 선진국 일류대학에서는 거의 채택하지 않으며, 혹시 채택하더라도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활용하는 제도이다. 민주국가의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가 교육 기회의 균등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에 대한 열기가 기형적인 경우에는 사교육 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빈부의 차이에 따라 학생들이 입학하는 대학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유층에 또 다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교육을 신분 상승의 유일한 창구로 생각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적어도 최상위권에 있는 대학들이 기여입학제를 실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둘째, 고교등급제와 관련하여,‘가’ 특목고와 ‘다’ 일반고에 다니는 학생들 간에 학력 차이가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학교간 차이가 이미 수능, 논술 등의 형태로 입시에 반영되어 있는데, 정형화된 고교등급제가 또 필요한가이다. 미국에서도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학력차는 뚜렷하고, 이는 상위권 대학 입학생 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렇지만 하버드나 예일과 같이 최상위권에 속하는 대학교에 입학하는 데 있어서 학비가 비싸고 학력이 우수한 기숙형 사립학교를 나온 것이 반드시 유리하지만은 않다. 그것은 내신 때문이다. 내신에 있어서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유명 사립 고등학교에 보내려는 이유는 일류대학을 가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고 좋은 고교교육을 받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고나 과학고 등의 특목고는 상대적으로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고, 소위 일류대에 진입하는 학생수도 매우 많다. 그런데 이들에게 더 유리하도록 고교등급제를 실시하자는 것은 문제가 있는 발상이다. 셋째, 본고사 실시 여부는 대학의 자율권에 맡겨야 한다. 학생을 뽑는 기준을 결정하는 것은 대학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국립대는 지역에 따라 나름대로의 입시기준을 만들어야 하고, 사립대학들은 그들의 건학 철학을 특별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학은 수능이 제공할 수 없는 변별력을 본고사가 가지도록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현 정부와 정치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회균등과 우수학생 선발을 충돌되는 개념으로만 본다는 것이다. 올바른 지도자라면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으면서도 집행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은 개인간의 능력의 차이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임을 인정해야 하고, 능력의 차이가 인격의 차별로 귀결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선영 서울대 생명공학 교수
  • [‘3不정책’ 갈등 확산] ‘3不정책’ 정부-주요대학 전면전 양상

    ‘3불(不)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교육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학들이 자율성 보장을 촉구한 데서 시작된 이 논란은 서울대와 주요 사립대, 전·현직 총장들이 잇따라 ‘3불 폐지 또는 재고’를 정부에 촉구하면서 교육부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지한 논의는 사라져 버렸고, 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할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3불 정책의 내용과 찬반 입장을 긴급 진단했다. ●본고사 대학별로 주관식·서술식 문제로 자체 기준에 따라 치르는 시험이다.1981년 대입 학력고사가 도입되기 전까지 실시됐다. 당시 본고사는 일본의 어려운 시험문제를 상당 부분 활용해 출제해 ‘절반만 맞혀도 합격한다.’는 얘기가 일반화될 정도였다. 대학들은 “본고사를 허용해 달라는 것은 과거로 돌아간다기보다는 현재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대학 자율에 맡겨달라는 주장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능 시험만으로는 학생들의 실력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는 대학들이 논술고사 외 필답고사를 실시하지 못하게 규정돼 있다. 교육부가 시행령에서 제외돼 있는 논술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만든 이유도 논술이 본고사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서 나온 조치다. 교육부를 비롯해 학부모단체 등 본고사 도입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사교육 부담을 이유로 들고 있다. 본고사를 보려면 사교육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고,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 학생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교육에 따른 공교육 붕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 K여고 윤모 교사는 “본고사가 부활하면 고1까지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고,2학년때부터는 입시에만 매달리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반면 본고사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본고사가 폐지됐지만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도입을 주장한다. 본고사 폐지로 하향 획일적인 학생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교등급제 학교간 학력 차이를 대입에 반영하는 제도다. 출신 고교를 기존 입학생들의 학력을 고려해 일종의 ‘등급’을 매겨, 이에 따른 성적을 대입 전형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고교등급제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등급제가 학력을 이용한 ‘연좌제’라고 주장한다. 선배들의 학력 수준이 떨어진다고 해서 후배들의 진학에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고교 서열화를 부추겨 경쟁을 지나치게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학들의 생각은 다르다. 우수 학생을 뽑으려는 것은 인지상정인데, 학교별 내신 등급을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대학에 우선 자율권을 주고 대학에서 알아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학교간 실력 차가 현실적으로 엄연히 존재함에도 점수에 반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고교등급제를 ‘교육부 대입전형 기본계획’에 고시나 지침 형태로 금지하고 있다.2005년 3월에는 교육부가 이를 어긴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전국 39개 대학·전문대에 행·재정적 제재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고교등급제를 금지하고 있는 정작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고교가 등급화되면 이에 따른 고교 평준화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고교 선택권이 전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첨을 통해 배정받은 학교 때문에 대학 진학에 불이익을 받은 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이 잇따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여입학제 대학의 발전에 기여하거나 물질을 무상으로 기부해 재정적 도움을 준 사람의 직계 자손을 대학이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입학시키는 제도다. 기여입학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현재로선 대학들에서조차 꺼리고 있다. 신분계층의 상승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문화적 특성을 감안할 때 실력이 아닌 다른 배경과 조건으로 대학에 입학한다는 것 자체를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도입 주장의 배경의 중심에는 대학들의 재정난이 깔려 있다. 기부금을 받아 한 명을 입학시키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여러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면 다른 학생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처장은 “기여입학제가 재정적으로나 대학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으로, 사립대들이 사회적 공감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여입학제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교육의 기회균등과 평등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1조 1항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의 능력에 따른 선발이라는 기본 원칙을 훼손하고 중·고교 서열화와 과열 진학경쟁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자꾸 미국 사례를 드는데 법적으로 기여입학제를 허용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으며, 미국의 경우 사회적 합의에 따른 대학 규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허용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기여입학제를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재천 강아연기자 patrick@seoul.co.kr
  • 세계적 플라멩코 댄서 코르테스 EU주재 집시족 대사로

    한국에서도 공연한 적이 있는 세계적인 플라멩코 댄서 호아킨 코르테스가 유럽연합(EU)주재 집시족 대사로 임명됐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코르테스는 최근 브뤼셀의 유럽의회 연설에서 “나는 운좋게도 박해를 당하거나 수치심없이 집시 신분을 떳떳이 밝힐 수 있다.”고 집시의 권리를 옹호했다. EU는 올해를 집시들의 기회균등을 위한 해로 정했다. 현재 유럽에는 1400만명 가량의 집시들이 살고 있으며,900만명은 EU 테두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코르테스는 1969년 플라멩코 본고장인 안달루시아 코르도바의 집시 집안에서 태어나 12세때 마드리드로 이주해 본격적으로 플라멩코 세계에 발을 들여놨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모델로 발탁될 정도로 뛰어난 외모로 수많은 여성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中)코스타리카 본교 가 봤더니

    [2008년 서울에 문여는 유엔평화대학](中)코스타리카 본교 가 봤더니

    “중국 정부의 ‘파룬궁’ 박해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성 박해, 인도 ‘불가촉천민’ 문제 등 권위주의 체제 아래에서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지난 2일 오후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에 있는 유엔평화대학(UPEACE·University for Peace).‘마키아벨리 군주론’ 강의가 한창인 1층 강의실에서는 ‘국제법·인권학’을 전공하는 20여명의 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NGO들의 활동에 대해 “비폭력적인 방법을 고수해야 한다.”,“권위주의 정권의 폭력적인 탄압에 맞대응해야 한다.”며 다소 엇갈린 주장을 폈지만 각국의 사례를 들어가며 진지하게 토론했다. 수업은 3시간이 넘도록 계속됐다. ●세계를 바꾸는 기회를 창조하는 곳 90만여평의 넓은 숲에 자리잡은 아담한 캠퍼스는 산호세 시내를 내려보고 있다. 조용한 캠퍼스에서 열대 지역의 뜨거운 햇볕만이 유일한 방해자다.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총장의 안내를 받으며 돌아본 교정 곳곳에서는 자유와 평화를 만날 수 있다. 평화를 상징하는 유엔 로고와 ‘세계를 바꾸는 기회를 창조하는 곳’이라는 학교의 문구들이 눈길을 끈다. 교정 앞 잔디밭에는 UPEACE 헌장에 가입한 미국과 독일, 캐나다, 스웨덴, 네덜란드, 일본, 스위스 등 36개국의 깃발이 휘날렸다. 한국은 아직 헌장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여서 태극기는 볼 수 없었다. 또 구석구석에는 UPEACE 설립과 국제 평화에 기여한 인물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기념 식수와 노벨 평화상을 받은 로드리고 카라조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등의 흉상이 있다. ●유엔 헌장 정신·이념 따라 인재양성 UPEACE는 유엔 헌장의 정신과 이념에 따라 인재를 양성하는 곳으로 현재 ‘환경·평화·안보학과’,‘양성평등·평화연구학과’,‘평화·갈등연구학과’,‘국제법·인권학과’ 등 4개 학과 9개 전공 분야에서 69개국에서 온 137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학위증에는 유엔의 로고와 유엔 총회의 인증표시가 들어간다. UPEACE의 석사학위 과정은 1년. 학위를 받으려면 40학점(전공 32학점, 독립연구학점 8학점)을 따야 한다. 매년 8월말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해 공통과목을 수강한 뒤 12월까지 첫 학기가 시작된다. 이어 다음해 1∼5월까지 두번째 학기가 진행되며,6∼7월 논문을 제출하면 졸업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하루 100쪽이 넘는 관련 논문 자료를 분석하고, 토론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비영어권 학생들은 학위 취득에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교수진은 20여명의 상주교수 외에도 많은 방문 교수가 ‘맨투맨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졸업생들간의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 UPEACE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유엔 학위기관으로 학생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또한 세계 각국에서 온 졸업생들간의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도 장점이다. 재학생들은 상당수가 국제기구, 국제 NGO, 각국 정부기관에서 근무한 사람들로, 대부분 해당국가 및 로터리 클럽 등 해외 유수 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다. 전체 대학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도 안 될 정도로 공익성이 강하다. 내년 미디어·갈등·평화연구 학과에 입학할 예정인 캐나다인 지니 콜린스(여) 기자는 “평화와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전세계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 입학을 결정했다.”면서 “졸업 뒤에 개발도상국가의 인권과 갈등 문제에 대해 심층적인 보도를 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파키스탄인 사라 사드 칸(여·양성평등·평화구축 전공)은 “파키스탄에서는 사귈 수 없었던 다양한 국가 학생들과 양성 평등 및 국제 평화 문제에 대해 맘껏 토론을 벌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미국인 벤저민 헤스(국제평화연구 전공)는 “지난 1년 동안 40여개국에서 온 학생들과 공부를 하고 토론을 벌이며 각국의 문화를 한꺼번에 접할 수 있었다.”면서 “졸업후 워싱턴 DC에 있는 ‘이주노동자 기회균등 프로그램 협회’에서 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산호세(코스타리카) 조현석특파원 hyun68@seoul.co.kr ■ 유일한 한국인 재학생 정연걸씨 “졸업후 국제적 네트워크 형성 큰 장점” “함께 공부하는 동기 중에는 미국 국무부 출신도 있고, 이라크 장군 출신도 있습니다. 수업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친해져 졸업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죠.” 코스타리카 유엔평화대학(UPEACE)에 재학 중인 유일한 한국인인 정연걸(43·국가인권위원회 국제협력담당관실 직원)씨는 UPEACE의 장점으로 ‘국제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꼽았다. 재학생의 상당수가 유엔 등 국제기구 경험자이거나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지만 아직 국제무대에서는 경제력에 걸맞은 역할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국제기구 진출 등을 개인적인 능력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안타깝습니다.UPEACE 아시아·태평양센터의 서울 유치는 한국 젊은이들의 국제무대 진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봅니다.” 정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근무하던 중 중앙인사위원회 주관 공무원국비훈련생으로 지난해부터 이 학교에서 국제평화학과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학비만 정부에서 지원받았을 뿐 혼자의 힘으로 UPEACE를 찾아내고 입학 허가를 받았다. 그는 UPEACE 서울 유치에 대해 “UPEACE 측에서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동북아시아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한국 측에서는 이 대학을 통해 국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문화적 우수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UPEACE는 세계 각국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평화, 인권, 환경에 대해 토론을 벌여 수업 자체가 하나의 자그마한 유엔에 비견될 수 있을 정도”라면서 “졸업생들 간에는 강한 유대감과 연대성이 형성돼 서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산호세(코스타리카) 조현석특파원 hyun68@seoul.co.kr
  • [사설] 논술강사들이 점령한 공교육 현장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 주요 대학 입시에서 논술시험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자,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전국 일반계 고교 1437 곳 가운데 30%에 가까운 400여 곳에서 논술학원 강사를 교실로 불러들여 학생들을 가르치게 하고 있다고 한다. 논술강사들이 공교육 현장을 점령한 격이다. 수강료도 30만∼40만원으로 일반 과목의 10배가 넘는다. 그래서 공부는 잘해도 수강비가 없어 듣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논술강사를 불러들여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는 그나마 낫다. 소득 수준이 떨어지거나 논술을 들으려는 학생 수가 적은 지방의 고교에서는 논술강사를 부르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교육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교육의 기회균등에 어긋나며 계층의 고착화로 이어져 사회적으로 큰 갈등을 부를 수밖에 없다. 논술이 공교육을 붕괴로 이끌고 서민층 자녀들만 피해를 보도록 만들어서는 안된다. 논술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우선 교사들의 논술 지도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직무연수를 활성화해야 한다. 각 도 교육청은 교사들을 위해 다양하고 편리한 논술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통합논술에 대비하려면 모든 과목의 교사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각 대학은 통합 논술의 개념과 성격을 분명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교과의 지식을 연계하여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한다는 취지는 옳지만, 교사도 답하기 어려운 난해한 문제를 내서는 안될 것이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가르칠지를 몰라 막막해 하고 있다고 한다. 논술 시험이 공교육을 몰아내고 사교육을 키워서는 안된다. 논술은 고교에서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통해 익힌 지식으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 토익시험 탓 저학력·고령자 사시 응시 감소

    사법시험이 1차 영어시험을 토익 시험점수로 대체하기 시작한 2004년부터 전문대, 고졸 등 저학력자와 고령자 응시가 줄었다. 이에따라 토익 시험 대체가 기회균등에 역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최근 4년간 사법시험 응시자 현황을 담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외국어 시험을 토익 등 민간평가시험 등으로 대체한 2004년부터 고령자 및 저학력자들의 응시가 대폭 준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에는 전문대 및 고교졸업 이하 응시자가 477명이었으며 2003년에도 408명이었다. 하지만 2004년에는 44명,2005년 48명, 올해에는 54명으로 뚝 떨어졌다.1차 응시자들의 연령을 보면 2002년 37.7%이던 30세 이상 응시자 비율은 2003년 37.2%를 거쳐 2004년부터는 30.5%로 떨어졌다.지난해에는 32.2%, 올해에는 32.4%였다. 신 의원측은 “나이가 많거나 상대적으로 학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응시기회가 토익시험 도입으로 박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문화마당] 인디언 보호구역/ 임영균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사진작가

    최근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이 의회 청문회 도중 “미국은 이민자에게 가장 좋은 지상낙원”이라는 말을 하며 갑자기 울먹여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철의 남자’라고 불리는 페이스 합참의장은 이민법 개정 문제의 증인으로 나왔다가,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으로 어려웠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그만 북받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것. 본인도 미국에서 10여년을 지내면서 미국은 기회균등의 나라라는 것을 실제로 체험했다. 그런 미국이지만, 미국 원주민인 아메리칸 인디언에 관한 인종차별 문제는 여전히 어두운 숙제로 남아 있다. 미국은 세계의 경찰국가로 행세를 하며 다른 나라의 인권을 간섭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국내의 원주민인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상상 이하의 취급을 당하고 있다. 본인은 수년전 인디언의 초상을 기록하고 싶어 뉴멕시코주 인디언 보호구역을 찾은 적이 있다. 갤럽시 근처 파인 힐이라는 작은 마을에서는 나바호 인디언 축제가 한창이었다. 그곳에서 인디언 소년 스테이시를 만났다. 소년은 사진을 찍자는 내 부탁에 불신의 눈으로 왜 자기를 촬영하려고 하느냐며 불쾌해했다. 나는 소년을 설득하기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내 얼굴을 바라보아라, 네 얼굴과 내 얼굴이 비슷하지 않으냐, 우리 몸속에는 같은 몽골리안의 피가 흐르고 있다. 수만년전 우리는 같은 조상으로부터 태어났다는 등. 소년은 그제서야 경계를 풀고 편안하게 자세를 취해줬다. 순간 나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나 자신이 아메리칸 인디언을 우리와는 다른 별종으로 생각하며, 기록사진을 찍으러 왔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촬영을 하면서 바라본 소년의 눈은 이상하게도 초점이 흐렸다. 촬영을 끝내고 소년의 집을 방문했다. 소년의 집은 아스라한 벌판에 철조망을 울타리처럼 두르고 있는 임시가옥 이었다. 자식들의 옷을 다리고 있던 소년의 어머니는 이방인의 반가운 인사를 받아도 무표정한 표정이었다. 아마도 이방인은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인 것 같았다. 소년의 어린 동생은 우리나라 지리산 청학동의 어린이들처럼 머리를 댕기머리로 길게 길렀다. 그림이 그려진 여름용 면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꼭 우리나라에 있는 내 조카아이와 흡사했다. 소년의 아버지는 얼마전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허허벌판인 인디언 보호구역에서는 가로등과 표지판을 찾기 어려워, 특히 밤에는 운전하기가 무척 위험하고 힘들었다. 보호지역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주로 밤에 일어나며, 사고 원인은 대부분 음주 때문이라고 한다. 인디언 보호구역 가운데 하나인 갤럽시의 교통사고율은 놀랍게도 미국 전체 사고평균치의 100배가 넘는다고 한다. 소년은 나를 자신의 방으로 초대해, 자신이 잡지 등의 그림을 보고 묘사한 그림들을 보여주었다. 소년은 아직 대도시에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곳에서 태어나 근처의 직업학교에 다니다가 그만뒀단다. 공부를 해도 근처에는 취직할 직장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잡지에 있는 백인여자의 누드사진을 똑같이 그려본다고 했다. 나는 소년의 집을 떠나며 내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가르쳐 줬다. 혹시 뉴욕에 오게 되면 내 아파트에 머물러도 좋다고 말해줬다. 그러자 소년은 자기집에 전화가 없으니 편지를 하라고 주소를 가르쳐 주며, 파인힐에 있는 우체국 박스 번호를 일러 줬다. 그러면서 소년은 자신도 알코올중독에 걸려 매주 두 번씩 파인힐의 보건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전화조차 할 수 없는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미국 인디언들은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오직 술로 달래며 제한된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미국의 억압적인 인종차별 정책으로 인디언들은 점차 지구상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온 세상 사람들이 지상낙원이라는 나라에서 말이다. 임영균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사진작가
  • 프랑스 새노동법 철회

    |파리 함혜리특파원|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학생들과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산 고용평등법 중 최초고용계약(CPE) 조항을 폐기하고 청년들의 취업을 장려하는 조치들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기회균등법 8조(CPE조항)가 청년들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청년층 취업장려책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결정은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지도부로부터 의견을 들은 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의 제안을 기초로 나온 것이라고 성명은 덧붙였다. 지난달 말 시라크 대통령의 타협안 제시 뒤에도 학생들과 노동계의 시위가 잇따르자 사르코지 내무장관 등 UMP 소속 의원들은 이달 초부터 학생·노동계와 협상을 벌여 왔다. 대통령의 발표 직후 학생·노조 조직은 시위의 승리라며 만족을 나타냈다. 대학생연합의 브뤼노 쥘리아르 회장은 “젊은이들의 단결된 힘을 보인 ‘거리의 목소리’가 승리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lotus@seoul.co.kr
  • 佛 노동법 합헌결정 파장 1일 시라크 입에 달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학생들과 노동계의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촉발시킨 프랑스의 새 고용 관계법(기회균등에 관한 법)이 30일(현지시간) 헌법위원회에서 합헌판결을 받았다. 학생들과 노동계, 야권은 ‘시위를 부추기는 결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31일 저녁(현지시간)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입장을 발표, 새 법의 핵심인 최초고용계약(CPE)을 둘러싼 정부와 학생·노동계의 대립이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헌법위는 야당인 사회당이 낸 위헌 소송과 관련,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헌법위는 “청년고용 증진을 위한 특별 조치는 헌법에 허용되는 것”이라며 “CPE는 헌법에 명문화된 노동권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합헌 판결로 시라크 대통령은 9일 이내에 새 법에 서명하고 공포할 수 있지만 그대로 공포할지, 다른 유화책을 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여권 소식통들은 대통령이 새 법에 서명하고 공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1968년 5월 대학생 시위 사태 때의 해결책과 비슷한 고위급 협상 제의로 유화책을 시도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라크 대통령이 직권으로 법안을 의회로 돌려 보내 재심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모색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럴 경우 CPE를 주도한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의 퇴진 가능성이 커진다. 드 빌팽 총리는 ‘재심의하면 사임하겠다.’는 뜻을 시라크 대통령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학생 조직인 UNEF의 브뤼노 쥘리아르 회장은 “시라크 대통령이 CPE가 포함된 기회균등법을 공포하면 시위대를 멸시하는 조치이자 무책임한 태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lotus@seoul.co.kr
  • 프랑스 새달 4일 또 전국파업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학생들과 노동계가 다음달 4일 다시 정부의 최초고용계약(CPE)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를 벌여 정부를 압박하기로 한 가운데 CPE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헌법위원회가 30일 소집됐다. 피에르 마조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9명 위원들은 로저-제라르 슈바르첸베르크 사회당 의원의 위헌소송 제기에 따라 이날 CPE를 규정한 기회균등법 8조가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논의했다. 위원회 판결이 위헌으로 나올 경우 CPE는 즉시 철회된다.CPE를 주도한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에게는 큰 모욕이 되겠지만 정부가 신속히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사회당은 CPE가 26세 미만 근로자들을 차별하며, 국가 참사원의 심의를 거치치 않은 점을 문제삼고 있으나 헌법 전문가들은 이 법이 소수자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채택된 만큼 위헌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합헌으로 결정되면 시라크 대통령은 9일 안에 기회균등법을 공포하게 된다. 다만 위원회가 수정 권고와 함께 합헌 결정을 내리면 대통령은 법안의 재심의를 의회에 회부할 수 있다. 이 방안은 양측 체면을 모두 살려줄 수 있으며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로 여겨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도 마르세유, 렌, 몽플리에, 낭트 등 지방 도시에서 CPE 철회를 요구하며 고속도로와 철도 등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실력 행사에 나섰다. 노동계는 시라크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CPE를 철회하고 CPE가 포함된 기회균등법을 의회에서 재심의하라고 촉구했다.lotus@seoul.co.kr
  • [클릭 이슈] 드빌팽 위기?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가 내놓은 새 청년실업 해소 정책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노동계의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2007년 대권의 꿈을 키워가는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드빌팽 총리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고 청년실업을 해소하려고 새 노동 법안(기회균등법안)을 의욕적으로 내놓으나 노동계와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좌파 정치권이 노동계와 학생들에 가세해 과거 우파 정치인들의 야망이 학생 시위로 좌초했던 역사가 재연될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최초 고용계약(CPE)이란? 상·하원을 이미 통과한 기회균등법안의 핵심은 고용주가 26세 미만 사원을 채용한 경우 최초 2년간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번 채용하면 해고가 어려운 경직된 노동시장을 ‘자유로운 고용의 장’으로 바꿔 신규채용을 독려하고, 청년 실업자들이 좀더 많은 취업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노동계와 학생들은 이 제도가 결국은 고용 불안정을 부추기고, 근로자의 권리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와 고등학생, 대학생들은 지난달에 이어 지난주에도 전국에서 수십만명을 동원한 반 CPE 시위를 벌였다.1968년 학생 봉기의 중심지였던 소르본대에서는 농성이 이어졌다. 소르본대 농성은 11일 새벽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끝나긴 했지만 학생들과 노동계는 CPE를 철회하지 않으면 저항을 지속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드빌팽 총리가 텔레비전에 출연해 CPE 강행 방침을 밝힌 이튿날인 13일 오후에는 유서 깊은 엘리트 교육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고등학생과 대학생 수백명이 교내로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현재 전국의 40개에 가까운 대학이 부분 또는 완전 휴업 상태다. 학생 조직인 UNEF의 브뤼노 쥘리아르 대표는 “우리는 거리에서 말하겠다. 물 한 컵으로 숲에 난 불을 끌 수는 없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제1서기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라크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CPE법에 서명하지 말아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드빌팽 총리의 정치적 위기 로이터 통신은 과거 프랑스 학생 시위가 몇몇 보수주의 정치가들의 야망을 무력화시킨 경우를 예로 들면서 드빌팽 총리가 같은 운명을 맞을 위험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사태는 여당내 라이벌인 니콜라 사르코지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과거 샤를 드골 대통령의 몰락을 예고했던 1968년 학생 봉기의 중심지였던 소르본대에서 점거 시위가 있었던 게 주목되는 대목이다. 드빌팽 총리는 CPE를 강행해 고질적인 청년 실업을 해소,2007년 대선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프랑스 전체 실업률은 9.7%이지만 젊은 층 실업률은 25%에 육박한다. 특히 소외계층 젊은이 실업은 40%나 돼 지난해 소요사태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됐다. 학생들과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드빌팽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49%에서 7%포인트 떨어졌다. lotus@seoul.co.kr
  • [서울신문·KSDC조사]40대 과거청산 61%·개혁 67%가 압도적 지지

    [서울신문·KSDC조사]40대 과거청산 61%·개혁 67%가 압도적 지지

    ■세대·지역별 정체성 ●우리 사회의 정체성 세대·학력·소득별로 국가를 보는 시각은 현저히 다르다. 그 중에서도 세대는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변수로 작용한다.386세대로 일컬어지는 40대의 사회적 위치가 대표적 예이다. 현실적으로 개혁적 성향이 강한 40대를 빼고 우리 사회를 설명하기 어렵다. 분명 그들은 정치·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력·소득별 의견 차이는 정치적 부문에서 가시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경제 부문에선 성장에 힘을 모으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강화해 자유민주주의체제를 확고히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가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일이라는 데 대해 65%가 전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성·연령·소득별로 따지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와 국가안보에 적극적이다. 남성의 동의율은 67.6%인 반면 여성은 63.0%이다. 고소득층과 중산층은 67%대로 저소득층 60.2%와 비교가 된다.40대가 동의하는 비율은 다른 연령대와는 차이가 확연한 편이다.40대는 69.3%나 된다. 전적인 동의가 22.8%, 대체로 동의가 46.5%이다.30대는 67.7%,20대는 63.5%이다.50대 이상은 61.2%로 의외로 가장 낮다. 40대의 이러한 경향은 이른바 코호트 효과로서의 특징이다. 베이비 붐 세대인 40대는 사회·문화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독특한 경험을 가졌다. 이런 탓인지 삶에 있어 원칙과 믿음도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높다. 친일문제·군부독재시절의 인권 침해 등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국가가 끝까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 제대로 개혁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갈등이 아니라 국민통합에 기여한다는 두 가지 질의에서도 40대만의 특이점이 보였다.40대는 과거사 청산에 대해 61.4%, 개혁에 따른 국민통합에 대해 67.2%가 동의했다.30대는 과거사 문제에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은 세대인 탓에 다소 이념적으로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40대는 정작 과거사를 경험한 50대 이상의 51%보다 더 나선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40대의 코호트 효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대학 재학 이상과 월수입 300만원 이상인 응답자도 과거사 청산과 개혁에 적극적이다. 특이하게도 20대들의 63.5%가 과거사 청산에 적극 지지했다. 나아가 사회 일각에서 노무현 정부가 과거사 정리, 국가보안법 개정 등 국가의 근본을 뒤흔들면서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 비율이 40대는 21.5%로 가장 높았다.20대는 17.5%,30대는 17.6%이다. 대학 재학 이상의 21.8%, 월소득 300만원 이상의 18.8%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신지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이 57.1%, 강원도 22.0%가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66.4%는 동의하지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27.0%는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봤다. 반대 의견을 밝힌 17.1%의 정치적 성향이 전통적인 의미에서 쉽게 진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40대의 경우도 개혁적인 성향을 가졌지만 스스로 이념적 진보라고 내세우지 않는다. 진보라는 40대의 비율은 19.5%에 그치고 있다. 40대의 정치적 정체성의 구체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필요한 요소에서도 드러난다. 전체적으로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26.9%가 법과 질서의 확립,20.3%가 자유경쟁체제의 강화,16.8%가 사회약자에 대한 보호,11.5%가 기회균등보장,10.5%가 사회에 대한 책임성 강화,6.5%가 인권 보장을 들고 있다.30·40대가 꼽은 우선순위도 전체 응답자와 같다. 반면 20대는 법과 질서보다 자유경쟁체계 강화를 1순위로 꼽았다. 국민 1인당 GNP가 1만달러 선에서 주춤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과 관련, 세대·학력·소득별로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개혁보다 성장이라는 경향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극복하려면 25.7%가 국가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주도형 성장 확산,24.9%가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내수 기반 확대,21.3%가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위한 경제환경 개선,10.6%가 재벌소유 완화 등 경제정의 실천을 제시했다. 남성들은 수출주도형 성장, 내수기반확대, 경제환경 개선 등의 순인 데 비해 여성들은 내수기반 확대, 수출주도형 성장, 경제환경개선 등을 꼽고 있다.50대들도 내수기반 확대에 우선순위를 뒀다. 종합해 보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등 10여년 동안 한국 사회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정권의 등장은 우연한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나타나는 개혁적 흐름은 40대의 사회 진출과 뿌리를 같이하고 있다. 또 고등교육을 본격적으로 받은 세대로 민주화, 탈냉전 시대를 거쳐 중년층으로 성장한 40대의 성향은 정치와 사회 각 분야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결국 그들도 기성세대가 되고 사회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20·30대가 앞으로 10년,20년 후 현재 40대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20·30대도 개혁적이지만 40대보다는 덜한 만큼 10년 후 한국 사회는 또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연령효과 ·코호트 효과 사회경제적 변수 중 세대, 학력, 소득은 응답자의 반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세대는 가장 핵심적인 배경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사회과학에서 세대에 대한 두 가지 논거가 있다. 세대의 ‘연령 효과(age effect)’와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집단)’가 그것이다. 연령효과는 사회적·생물학적 성숙과정에 따른 차이다. 일정한 시점에서 특정 연령층의 행동이나 태도들에서 관찰되는 변천들이 성장 및 노화라는 과정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으로 된다라는 말도 이에 해당한다. 코호트 효과는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화 경험에 의해 빚어진 차이다. 코호트에 따른 성장 패턴의 차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러한 개념 틀로 보면 4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코호트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국가현안 “경제” 64%· “개혁” 6% 국민들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과제로 개혁이 아닌 성장을 꼽았다. 또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사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정치권의 움직임과 국민들의 요구가 엇박자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대권 예비후보 가운데 국가 현안을 풀 능력을 가진 ‘적합 후보’로 이명박 서울시장을 들었다. 국민들의 64.3%는 경제발전에 치중하기를 원했다. 남녀노소, 소득, 직업, 지역, 학력, 이념 성향 등을 떠나 압도적이다. 반면 지속적인 개혁은 6.0%, 사회차별과 불평등 해소는 5.6%, 지역주의 청산은 3.9%에 그친 것도 경제발전에 대한 강한 기대를 뒷받침하는 수치인 셈이다. 특히 사회의 이념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소인 안보 강화는 0.8%, 남북문제 해결은 2.9%로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국민통합만 가까스로 10%가 넘는 12.6%에 머물렀다. 시급한 국정과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과제 해결 적합 후보’에 대한 질문에서 이명박 후보의 꾸준한 상승 곡선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 시장의 상승 추세는 지난해 3월 19.7%,6월 21.6%,12월 25.4%로 나타났다. 연령·학력·직업·소득 등의 영역에서 경쟁자를 크게 앞섰다. 다만 무응답 비율이 34.4%에 이른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고건 전 총리는 18.6%,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5.7%로 지난해 3월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해 6월 이후 약간 오르다 12월에는 12.0%로 떨어졌다. 박 대표의 경우,50대 이상의 지지가 15.3%로 가장 많고,40대가 10%,20대가 12.5%,30대가 9.2%였다. 경제발전 부문의 경우, 이 시장의 적합도 평가는 지난해 3월 25.2%,6월 28.5%,12월 28.8%로 나타났다. 고 전 총리는 12월 현재 17.9%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지만 박 대표는 13.5%로 경제발전 영역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정 장관은 4.2%에 불과하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데스크시각] 거꾸로 가는 전교조/ 손성진 사회부 부장급

    전교조가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것은 참 아이로니컬하다. 교원평가제는 분명 개혁적 방안인데 개혁적 교사단체라고 자부하는 전교조가 반대하고 있는 것은 뜻밖이다. 교원평가제 반대파에 맞서 싸우는 게 우리가 예상한 전교조의 모습이었다.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것은 조합원의 이익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익을 지키려다 이율배반에 빠진 게 현재의 전교조다. 개혁을 부르짖다 스스로 개혁의 도마에 오르자 수구적 태도로 돌변한 꼴이다. 전교조는 거꾸로 가고 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 세력의 이기주의와 무엇이 다른가. 전교조는 교원평가를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보는데, 지나친 비약이다. 개인 평가와 경쟁이 곧바로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교원평가제를 구조조정의 수단이라고 치자. 경영 위기에 빠졌을 때 구조조정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수단이다. 외환위기 당시 많은 기업들은 근로자를 해고하는 아픔을 감수한 끝에 살아남지 않았나. 전교조의 주장대로 지금은 교육의 위기 상황이다. 학급당 학생수가 50명을 넘고 교사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교육은 계속 팽창하고 있다. 어떤 학생들은 학원에서 밤늦도록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잠을 잔다. 학생들을 바르게 가르치고 이끌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매로 다스리고 싶어도 체벌금지 규정이 가로막는다. 공교육의 정상화는 아직 멀기만 하다. 정작 전교조가 해야 할 일은 이렇게 비뚤어진 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교원평가제는 교사들을 몰아내기보다는 경쟁을 통해서 교육의 위기를 돌파해보자는 뜻으로 보여진다. 기업체는 물론이고 일반 공직사회에서도 경쟁과 평가의 개념은 도입된 지 오래다.5급 사무관이 팀장이 되어서 윗직급을 부리고 있다.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해서 그에 맞는 인사를 하는 것은 많은 조직에서 일반화됐다. 다면평가와 평가의 수치화, 성과급·연봉제를 반대하는 것은 계속 ‘온실 속의 철밥통’으로 남겠다는 옹고집과 다름없다. 툭하면 연가투쟁을 하려는 것도 교사의 본분에 어긋난다. 교사는 교육자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고 품위를 잃지 않는 태도가 요구된다. 거리로 뛰쳐나온 교사들의 모습은 볼썽사납다. 교실에서 배움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거리의 선생님들을 곱게 볼 리 없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신뢰는 그로해서 한꺼번에 무너진다. 교원평가제는 이념과 상관없다. 적어도 이번 사안에서만큼은, 보혁 논쟁을 끌어들여서는 곤란하다. 이른바 ‘보수꼴통’이 전교조를 공격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이념적 편가르기와 다름없다. 욕하는 보수보다 침묵하는 진보가 더 밉다. 전교조 교사들이 지난 10여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낸 성과들에 학부모들은 한편으로 박수를 보냈다. 촌지를 근절하는 데 앞장서고 폭력 학생들의 선도에도 애를 썼다. 교육의 기회균등과 학벌주의 타파와 같은 주장에는 많은 사람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의 이런 노력은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지만 전교조는 점점 외면받고 있다.2003년 3월 9만 416명까지 증가한 조합원은 2년만에 8만 4400명으로 줄었다. 가입률은 17%에 지나지 않는다. 순수한 생각으로 전교조 초기부터 참여했던 교사들의 이탈도 눈에 띈다. 전교조가 외면당하는 것은 점점 강해지는 이념성 탓이다. 이념의 전장(戰場)은 정치권만으로 충분하다. 국민 대다수는 이념 논쟁을 지겨워한다. 학교가 이념의 마당이 되는 것을 부모들은 원치 않는다. 학교는 보편적 가치를 가르치는 곳이다. 이념은 강요할 게 아니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교사들의 몫이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생각해보자는 것은 교육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나쁘다고만 가르치는 것은 일방적인 주입이다. 미국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동시에 가르쳐서 학생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이끌어 줘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더 시급한 문제들이 많다. 사교육에 기대지 않도록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일이 첫째다. 십년전과 똑같은 교안을 들고 가르치는 무사안일주의를 깨뜨려야 한다. 평가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www.eduhope.net. 전교조의 홈페이지 주소다. 교육(education)에 희망(hope)을 주자는 뜻일 게다.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해야겠다. 손성진 사회부 부장급 sonsj@seoul.co.kr
  • 佛 빈민가 청소년 소요 확산

    |파리 함혜리특파원|북아프리카계 무슬림들이나 불법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프랑스 파리 외곽의 소요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2일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소요는 파리의 상젤리제와 높은 실업과 차별에 설움을 겪은 저소득층 젊은이들의 좌절과 분노를 극명하게 교차시켜 사회 통합의 과제를 제시했다는 의미를 갖는다.●모스크에 최루탄 발사, 악화 이번 소요는 지난달 27일 파리 북동부의 클리시 수 부앙에서 15·17세 소년 2명이 경찰의 검문을 피하려고 송전소 담을 넘던 중 변압기에 몸이 닿는 바람에 감전사하면서 촉발됐다. 이 동네 젊은이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이 이들 북아프리카계 소년을 억울한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경찰과 충돌, 이웃 동네로까지 번져 나갔다. 경찰은 결코 이들 2명을 추적한 것은 아니었으며 이들이 착각했을 뿐이라고 발뺌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수그러지는 것 같았던 소요는 다음날 경찰이 시위 군중을 해산시킨다며 모스크에 최루탄을 퍼붓는 바람에 결정적으로 악화됐다. 2일 오전까지 소요는 이웃 올네 수 부아, 센 생드니, 봉디 등 4곳으로 번졌고 이날 오후에는 소요 지역이 무려 9곳으로 늘었다. 올네 수 부아에서 청소년들은 고무총을 쏘며 진압하는 경찰에게 돌을 던지고 차량과 가게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격렬한 소요를 이어나갔다. 센 생드니에선 젊은이들이 초등학교 교실 2곳과 차량을 방화해 이 과정에서 경찰 3명이 다쳤다. 지금까지 경찰에 60여명이 검거됐고 구속자만 30명에 이른다. 모두 69대의 차량이 방화로 전소됐다.●사르코지 “인간 쓰레기” 발언 기름 부어 소요가 확산되자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1일 니콜러스 사르코지 내무부 장관을 대동하고 감전사한 10대들의 부모를 면담했다. 총리실은 면담 뒤 성명을 내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당시 상황을 명확히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사르코지 장관은 이들 청소년을 “인간 쓰레기”,“날건달”이라고 비난했던 장본인이어서 이번 면담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더욱이 소요가 이렇게 확산된 것은 사르코지 장관이 범죄 척결을 표방하며 모든 우범지역에 폭동 진압 경찰을 배치하겠다고 과욕을 부린 데서 촉발됐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극우주의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마약범 및 흉악범들을 “쓸어버리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좌파 진영은 사르코지 장관이 주동자 검거를 위해 비밀 정보요원까지 동원하는 등 오히려 공포와 증오를 부추겼다고 비난했다.심지어 정부 안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아주 베가 기회균등증진 장관은 1일 일간 리베라시옹과 인터뷰에서 “질서를 되찾기 위해 때로는 단호한 말도 필요하지만 젊은이들을 희생시키는 차별을 척결하면서 질서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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