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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국제중 설립 ‘미완의 설계도’로는 안된다/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시론] 국제중 설립 ‘미완의 설계도’로는 안된다/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서울시교육청에 의해 설립계획안이 발표된 이래 논란이 돼 왔던 국제중학교 2개교의 내년 3월 개교가 가능하게 됐다. 이 논란을 지켜보면서 그 내용과 절차가 졸속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의무보편 교육단계인 중학교체제를 변형시킬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학교를 설립하면서 그 교육적, 사회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여론수렴절차나 정책연구보고서조차 없었다는 점은 놀랍다. 시범운영 등을 통해 교육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절차도 없이 모든 문제는 사후에 처리하겠다는 식의 대담함을 보인 서울시교육청의 조급함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여론이 높았고, 불과 보름 전 서울시교육위원회가 동의결정을 유보해야 할 정도로 사회적 합의와 준비부족의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한나라당에서도 초등교육정상화와 사교육비 문제로 우려를 표했다고 전해진다. 이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단 제도를 시행하고 보자는 발상은 위험하며 무책임하다고 본다. 교육적 효과가 의문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미완의 설계도를 가지고 입주날짜부터 정하고 집을 짓고 보자는 것이다. 잘못 만들어진 제도는 쉽게 고치기 어려우며 그 제도로 인한 부담은 사회 전체가 져야 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고 현재의 학교 교육체제에 대한 개선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제도의 개선은 사회적 적합성과 다양한 수요가 이상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을 전문적으로 판단한 기초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적 ‘다양성’이 필요하다면 학생의 다양한 잠재력을 진단하고 보장하기 위한 보편적 방안을 제시해야지 일부 ‘수요자’들의 단편적 요구에 따라 새로운 학교를 난립하는 형태로 추진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현재 설립추진 중인 국제중학교는 장기귀국자녀나 외국인유치를 위한 학교가 아니다. 일반중학교에서 소위 ‘글로벌인재’ 양성을 위해 이중언어교육을 실시하려는 것이라 명칭과 목적이 모두 혼란스럽다. 글로벌인재가 무엇인지, 이중언어교육을 통해 그러한 인재가 키워질 수 있으며 별도의 학교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근본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기중등교육단계인 중학교에서는 진로탐색의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하는 것을 중시한다. 따라서 국제중학교와 같은 학교에 입학하는 데 작용하는 진입장벽(영어사교육, 등록금, 교육정보 등)으로 인해 개인의 성장 기회가 일찍 제한되고 포부가 조기에 냉각되는 상황들이 벌어진다면 한국교육의 기회균등 시스템에는 분명히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다. 우려대로 국제중학교가 ‘특권적’ 학교가 된다면 제도교육이 추구해온 공정경쟁의 게임은 ‘새로운 규칙’(혹은 변칙)에 의해 수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제도교육이라는 게임에 진입하려는 학부모·학생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는 더욱 빨라졌다.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익히고 승자가 되기 위해 무한정 투자를 감수할 것인가, 쉬운 경쟁을 선택하고 마이너리그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게임을 포기할 것인가.‘다양한’ 능력과 잠재성이 인정되어 기뻐할 학생보다 희망을 일찍 포기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 안타깝고 두렵다. 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 국제중이 뭐길래…동시에 찬・반 기자회견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교육위원회에 ‘특성화중학교 지정 동의안’ 재심의를 요구한 가운데 29일 시교육청 앞에서는 국제중 설립을 찬성·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동시에 열렸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 회원 150여명은 이날 회견에서 “국제중에 관한 안건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며 “병원에 입원한 공정택 교육감은 부교육감에게 직무권한을 위임해 국제중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서울지역 학사모 이윤희 공동대표는 “아이들의 관심과 재능을 펼칠 공교육의 장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기회균등이 우선이 아니라 능력에 따른 균등한 기회를 줄 수 있는 국제중을 조속히 설립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중 설립을 반대하는 강북·광진 주민대책위 회원들은 “시교육위원회가 국제중 설립안을 보류했음에도 불구 시교육청이 이를 강행을 하는 것은 1000만 서울시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제중 반대 강북주민 대책위 김옥성 공동대표는 “초등학생까지 입시지옥으로 내몰 수는 없다.”며 “국제중학교 설립은 또 다른 사교육비 폭증을 야기시키는 교육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글로벌 시대] 일본의 ‘배우자 찾기’/간노 도모코 프리랜서 언론인

    [글로벌 시대] 일본의 ‘배우자 찾기’/간노 도모코 프리랜서 언론인

    얼마전 도쿄의 고모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서른세살이 되는 사촌에 관한 얘기였다.“누군가 좋은 후배가 있으면 소개해라. 부모가 나서 이런 거 말하는 것도 싫지만 지금은 ‘곤카쓰(婚活) 시대’이니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좋은 상대는 모두 채가거든.” 탄식이 섞인 메일에 담긴 ‘채간다’는 표현에 절박함이 느껴졌다. 요즘 결혼을 하고 싶은 일본 독신 여성의 키워드는 ‘곤카쓰’라고 한다.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한 활동을 가리키는 말로 ‘결혼활동’의 줄임말이다. 취업활동을 ‘슈카쓰(就活)’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가족사회학자인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교수가 ‘보다 좋은 결혼을 지향하는 의식적인 활동’이라고 명명함으로써 순식간에 퍼졌다. 일본 정부의 2005년도 조사에 따르면 25∼29세의 미혼율은 남성 71%, 여성 59%이고 30∼34세에서는 남성 47%, 여성 32%이다.50세까지 한번도 결혼해 보지 못한 생애 미혼율은 남성 15.4%, 여성 6.8%에 달하는데 평생 결혼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남녀 통틀어 25% 이상이라고 하니 일본인 4명에 1명꼴로 독신으로 생을 마감하는 셈이다. 일본의 미혼율은 1980년대부터 상승해 90년대 들어 가속도가 붙었다. 그 배경에 대해 야마다 교수는 그의 저서 ‘곤카쓰 시대’에서 이렇게 해설한다.“어떻게든 취직이 되었던 시대는 거품경제가 붕괴한 90년대 끝났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남녀 교제에 관한 ‘규제완화’ 때문에 자동적으로 결혼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 일본에서는 85년에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이 제정됐다. 큰 변화였다. 필자도 그 해에 대학을 졸업했는데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는 일하는 게 멋있고, 결혼하는 건 그렇지 않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그래도 커리어와 결혼 사이를 오가면서 사내 연애 혹은 맞선을 통하거나 학창시절부터 사귄 사람과 결혼하는 경우도 많아 특별히 결혼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시절이었다. 그 뒤로부터 이른바 혼기에 격차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 야마다 교수의 주장이다. 90년에는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고 직업이라도 있으면 여성은 미혼이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결혼하지 않을지 몰라 증후군’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인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일이 있으면, 친구가 있으면 결혼 같은 거 서두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잃어버린 10년’이 일본을 휩쓸고 간 2003년에는 30대 이상에 미혼, 무자식은 여자 인생에서 실패한 것이라는 ‘꼬리내린 개의 울음소리’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하면 아무리 커리어가 있다고 해도 인생 낙오자라는 내용이다. 거품붕괴 이후 커리어가 있든 없든 여성들은 남성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사촌동생에게 어떤 상대를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분수에 넘치는 상대를 원하는 게 아니라 분명한 수입이 있고, 영어가 어느 정도 되고 음악이나 영화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면 괜찮겠다.”고 한다. 분수에 넘치는 상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1년에 한번쯤은 해외여행을 다녀올 만큼 남자의 수입이 자신보다 많아야 하고 취미 생활을 이해해주는 사람이라는 조건이 속속 붙는다. 사촌동생은 대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다가 20대 후반에 돌연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온 뒤로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촌이지만 아득바득 일하는 것이 질색이란다. 배우자에게 인생을 맡긴다는 사고가 놀랍다. 생을 함께할 파트너는 필요하지만,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챙겨야 하지 않는가. 결혼활동 끝에 결혼한다고 해서 만족스러운 미래가 기다릴지는 장담을 못한다. 지금 일본의 ‘곤카쓰 시대’를 보면서 2%, 아니 20%의 갈증을 느낀다. 간노 도모코 프리랜서 언론인
  • [25개大 수시모집 이렇게]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는 이번 수시모집에서 입학정원의 53%인 3862명을 선발한다. 가장 많은 인원이 배정된 일반전형(1380명)은 학교생활기록부로의 석차등급,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을 활용해 모집인원의 15∼17배수를 거른 뒤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논술로 선발한다. 학생부우수자전형(인문·자연계 350명 이내)은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와 비교과가 전형요소이며 별도 면접이나 논술 등이 없다. 글로벌인재전형은 TOEFL 110점(IBT기준,TEPS 857점) 이상이거나 AP 3과목 이상인 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지원자격에 대한 서류평가(54%)와 논술(40%), 학생부를 포함한 기타 서류평가(6%)의 합산으로 선발한다. 글로벌인재전형은 올해부터는 자연계 모집단위까지 확대하여 선발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적용되지 않는다.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은 전형의 취지에 부합하는 자격의 일정 인원을 선발하며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 100%로 3배수 내외 인원을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50%와 서류평가 및 면접 40%를 반영한다. 교육기회균등전형(정원 외 30명 이내 선발)은 서류평가(학교생활기록부 교과와 비교과, 자기평가서) 50%와 면접 50%를 반영하여 선발한다. 입학사정관이 전형에 참여한다. 일반전형과 글로벌인재전형에서 공통으로 치르는 논술은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다루는 기본적인 개념의 이해와 표현, 창의적이고 분석적 사고를 통해 논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통합형 문제가 인문계, 자연계로 나뉘어 출제될 예정이다.
  • [수시2학기 모집요강] 주요대 모집요강

    [수시2학기 모집요강] 주요대 모집요강

    올해 대입 수시 2학기 전형에는 입학사정관제가 새로 도입되는 등 다양한 전형이 실시된다. 주요 대학들의 모집요강을 요약한다. ●서울대 전체 모집인원 3114명 가운데 1852명을 수시 2학기에서 선발한다.1단계 서류 평가(100%)로 선발 인원의 2∼3배수를 뽑은 뒤 2단계 전형에서 1단계 성적(50%)과 면접·구술고사(30%), 논술고사(20%) 점수를 합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지역균형선발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으로 1.5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교과성적 80%와 서류평가 10%, 면접 및 구술고사 10%를 반영해 775명을 최종 선발한다. ●고려대 약 3900명의 전체 정원중 2056명을 뽑는다. 일반전형이 1380명, 특별전형이 676명이다. 특별전형 중 학생부 우수자전형은 350명으로, 학생부 100%로 선발한다. 차상위계층 자녀 등이 대상인 교육기회균등 전형은 30명 이내를 선발하며, 서류평가와 면접을 거쳐야 한다. 일반전형 모집인원(1380명)의 절반을 뽑는 성적우수자 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지난해보다 강화됐다. 인문계의 법대, 정경대, 경영대의 경우,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아야 한다. 나머지 인문계의 경우, 수리·외국어 2개 영역 1등급이 최저기준이다. ●연세대 2123명을 선발한다. 수시2학기 1차 교과성적우수자 전형(250명)은 학생부 교과 90%와 비교과 10%만으로 선발한다. 조기졸업자 전형(250명)과 글로벌리더 전형(275명)은 교과성적 30%, 서류 30%, 심층구술면접 40%를 반영한다. 수시2학기 2차 일반우수자 전형(정원의 30% 내외 선발)은 학생부와 다면사고형 논술을 50%씩 반영해 선발한다. ●성균관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수시 2-1 전형은 학업우수자 545명, 글로벌리더 209명, 과학인재전형 191명, 기타 특기자전형으로 165명을 선발한다.2-1전형 중 인문, 사회, 경영, 자연과학, 공학 계열 등은 학생부 교과성적 80%와 비교과 성적 20%로 뽑는다. ●한양대 수시 2-1은 학업우수자 전형, 어학특기자를 뽑는 글로벌 한양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 과학특기자를 선발하는 우수공학인 전형, 대회 입상자를 위한 재능우수자 전형 등으로 구성됐다. 수시 2-2에는 일반우수자 전형, 글로벌금융경영인 전형, 정책과학대학 지원자 전형 등이 있다. ●경희대 수시 2-1에서 가장 많은 학생을 선발하는 교과우수자 I전형의 경우 모집인원의 30% 내외에서 논술 100%로 우선 선발한다. 논술 우선 선발의 경우 최저학력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중앙대 수시 2-1학기 학업우수자 전형은 서울캠퍼스의 경우 1단계 학생부로만 5배수(안성캠퍼스 3배수)를 뽑은 뒤 학생부와 면접을 40%와 60%로 반영한다.2-2학기 논술우수자 전형은 학생부 40%, 논술 60%를 반영해 621명을 선발한다. ●한국외대 외대프런티어 Ⅰ,Ⅱ 전형 등 모두 7가지 유형에서 서울 649명, 용인 874명 등 총 1523명을 선발한다. 가장 많은 인원인 486명을 선발하는 외대프런티어Ⅰ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성적 70%와 적성논술 30%를 일괄 합산해 뽑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伊총리 정신병 상담 받아야” “스페인 좌파 정책 지긋지긋”

    |파리 이종수특파원| 서유럽의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잇따라 ‘막말 공방’을 벌이고 있다. 스페인 여성 부총리 마리아 테레사 페르난데스 드 라 베가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불법 이민자 정책은 인권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력한 불법이민자 단속을 겨냥한 것이다.18일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스페인의 첫 ‘여초 내각’에 대해 “너무 분홍빛”이라고 조롱한 데 대해 “베를루스코니가 정신병원 상담을 받는다면 나아질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스페인 내각 최연소인 비비아나 아이도 기회균등장관도 “이탈리아에는 여성 장관이 4명뿐”이라며 공세에 합류했다. 그러자 프랑코 파르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19일 반격에 나섰다. 그는 “양국의 불필요한 논쟁을 막으려면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가 내각의 질서를 잡아야 한다.”면서 “그의 좌파 정책은 지긋지긋하니 이제는 이탈리아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라.”고 역공에 나섰다. 중도 좌파인 스페인과 우파인 이탈리아 정부의 가시돋친 신경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불법 이민자에 대해 스페인은 동유럽이나 아프리카 출신을 끌어 안고 합법화하는 반면 이탈리아는 강공 일변도로 몰아붙이고 있다. vielee@seoul.co.kr
  • 이젠 정책부터 따져보자

    이젠 정책부터 따져보자

    18대 국회의원 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는 가운데 국가차원의 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찾기 어렵다. 부동층 증가에서 드러나듯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 실종된 지 오래다. 하지만 정책에 대한 비교 분석 없이 투표하는 것은 신랑신부 얼굴도 모르고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유권자가 권력이다.’라는 총선기획에 이어 주요 정책이슈에 대한 정당별 입장과 이에 대한 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 비교평가단원의 평가를 잇따라 싣는다. ■복지 국민·노령연금 통합 정당별 입장차 가장 커 복지분야에 있어 보수 정당은 민간복지 확대 등 시장 역할의 강화를, 진보정당은 정부 역할의 강화를 제시하는 등 다소 차이를 보였다. 특히 주요 정책 의제인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의 통합과 관련해 각 당은 엇갈린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을 통합해 모든 노인들에게 최소한의 기초 연금을 지급하고, 그 대신 국민연금은 낸 만큼만 돌려받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통합민주당 등 주요 4개 정당은 국민연금은 그대로 두고, 기초노령연금 대상을 확대하고, 지급액을 높이겠다며 다른 ‘처방전’을 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분리하고 기초연금은 부과 방식으로, 소득비례연금은 적립방식으로 운영하고,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친박연대는 기초노령연금의 기초연금화가 바람직하며, 수급대상 확대도 필요하다며 찬성했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을 통합해 기초노령연금이 조세방식으로 자리잡을 경우 막대한 재원 소요로 후세대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이유로, 창조한국당은 “노후 빈곤 예방이라는 연금제도의 본래 기능마저 약화시킬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이유로 연금 통합을 반대한다. 통합민주당과 창조한국당은 기초노령연금 지급대상을 80%까지 높이고 지급액도 각각 16만원까지 올리자는 입장이다. 자유선진당은 “국민연금제도를 소득비례 연금 제도로 발전 개편하고, 기초 노령연금은 모든 노인에게 적용되는 기초 연금으로 고치자.”고 제안한다. 심상용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주요 정당의 복지공약에 대해 “한나라당,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은 지난 대선보다 일부 진전된 구상을 공약형태로 제시한 점이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한나라당은 보건복지서비스 시장화 확대 구상, 민간복지 확대 구상, 중증장애인에 대한 기초장애연금 지급 구상 등을 추가하거나 구체화시켰다. 통합민주당은 실업보험 확대, 비정규직 관련법 재개정 및 최저임금 현실화, 무기여 장애인 연금제도 도입 등을 추가했다. 자유선진당은 공공부조 개혁, 국민연금제도 개혁, 영리법인 병원 허용 등 많은 내용들을 제시했다. 심 교수는 이회창 후보의 지난 대선 공약이 부실했던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한나라당의 경우,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와의 정책 조율을 통한 공약 제시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보건복지부의 올해 업무계획과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 나아가 지난 대선 공약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이는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과 지난 대선 공약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유권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환경 그린벨트 해제, 보수 OK 진보 NO 이번 총선에서 각 정당의 환경 공약 비중은 지난 대선에 비해 다소 감소했으나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한 입장과 그린벨트(녹지대·개발제한구역) 해제 여부는 중요한 환경이슈들로 유권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이슈들이다. ●주민 재산권 vs 녹지 보전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조건부 찬성을, 통합민주당은 조건부 반대를,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은 반대입장을 각각 표명했다. 한나라당은 “더 이상 녹지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린 그린벨트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보호할 가치가 없는 지역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의 재산권 행사를 가능케 하고 국토의 이용가치를 좀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선진당도 “그린벨트 지역 주민의 재산권 침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투기자의 개발이익 환수 등의 보완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조건부 찬성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그린벨트 해제는 국민의 정부가 1999년 7월 마련한 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추진할 사항”이라면서 “지역별 해제 총량과 조정가능 지역 확정 등 점진적 제한적으로 최소화해 검토해야 한다.”고 조건부로 반대했다. 민주노동당은 “그린벨트 해제는 도시팽창 확산을 유발하고 나머지 그린벨트 지역에 개발 압력을 가해 결국은 제도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창조한국당도 “환경파괴와 불로소득 방지대책이 사전에 면밀히 검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한반도대운하´ 모든 야당 반대 환경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쟁점이 된 한반도 대운하의 경우,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당에서는 대운하 반대를 이번 총선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재준 협성대 도시건축공학부 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환경공약은 한반도 대운하,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국토, 친환경 사업 등으로 지난 대선 공약과 비교해 일관성은 있지만 중요성은 비교적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정당의 20대 핵심 공약 가운데 환경 공약은 1∼2개에 불과해 경제·교육·복지에 비해 비중이 낮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의 경우, 기후변화대책기본법 제정(통합민주당), 온실가스 저감 신기술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한나라당), 대통령 직속 민·관합동 기후변화대책 전담반 구성(자유선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창조한국당) 등 각 정당마다 대처하는 방법에 있어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 사업의 경우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당은 지속가능한 발전개념 강화, 생태환경 파괴방지 등을 통해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친환경 개발을 유도하는 선계획·후개발 체계 마련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남북한 연계 생태벨트 조성, 아토피 퇴치 프로그램 개발 등을 제시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교육 ‘자율형사립고’ 한나라만 찬성 야당도 ‘수월성 교육’ 부분 인정 교육분야에서 정당별로 차이 나는 부분은 영어 공교육과 수월성 교육에 대한 입장이다. ●영어교육 여론악화에 여당 공약 수정 한나라당은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공약 내용을 수정했다.‘영어로 하는 수업 확대’가 빠지고 농어촌 지역 등에 원어민 교사를 확대한다는 공약으로 내용을 바꾸었다. 통합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대선에서는 영어교육의 ‘국가책임제’를 실시한다는 학생 중심의 영어교육정책을 주장했으나 총선에서는 실력있는 영어교사 양성을 위한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김영순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이는 현 정부의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교원단체 및 학부모단체의 반응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교육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에만 초점을 맞추면 교육문제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영어교육 분야에서 한나라당 정책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영어 능통 교사와 원어민 대폭 확충, 영어수업 시수 증가, 학교를 영어 공용 기관으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창조한국당은 교육의 기회 균등과 교육의 창조력 극대화를 강조하지만 ‘교육경쟁력 세계 1위 달성’의 방안으로 영어공교육 강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친박연대는 영어몰입 교육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나 정책 제안이 없다. ●기회균등 보장 vs 수월성 중시 정당별로 뚜렷한 견해차를 보이는 교육정책분야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 중인 자율형 사립고 설립 여부다. 한나라당은 “자율형 사립고가 획일화된 평준화 교육이 아닌, 자율성을 보장하는 열린 교육의 장”이라며 설립에 찬성한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나머지 정당은 “특목고와 더불어 고교 서열화를 초래하고 사교육비 확대 등 입시경쟁을 부추긴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회균등 보장 대 수월성 중시’라는 철학의 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자율성 확대와 경쟁력 강화라는 한나라당의 교육공약 기조와, 공교육 강화와 교육기회 확대라는 나머지 정당의 기조가 맞부딪치는 셈이다. ●민주당 “영어수업시간 3배 늘려야” 한편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은 공교육 강화를 외치면서도 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월성 교육을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통합민주당은 영어몰입교육은 반대하면서 현재보다 3배 이상의 수업 시수를 편성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창조한국당의 경우 조기영어교육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친박연대는 학생의 자유의사에 따라 방과후 수월성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는 “정당들이 정당의 정체성에 바탕을 둔 공약보다는 표 계산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대북·외교통상 북풍 논란은 없을 듯 18대 총선에서 대북·외교통상분야는 정치적 쟁점이 될 가능성이 낮다. 각 정당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우선순위를 매겨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당을 차별화하는 기준은 여전하다. 대북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에 관한 입장차가 그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기존 햇볕정책의 틀을 벗어나 북핵·경협 연계 등 강경 노선을 걷고 있다. 한나라당의 총선 공약도 ‘선 핵폐기, 후 경제지원’이라는 대선 당시의 기조와 다르지 않다. 여기에 인도적 지원을 북핵문제와 연계하지는 않지만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와 연계하겠다는 새로운 차원의 상호주의 천명 등 기존 정부와 차별되는 공약이 추가됐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공조하겠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가장 유사한 공약을 내세운 당은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다. 자유선진당은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경제지원은 인권 개선을 포함한 북한의 변화와 전략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박연대도 “대북경제지원을 인권문제, 삶의 질 개선 등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현곤 민화협 사무처장은 “한나라당의 공약은 친박연대 등장과 자유선진당의 충청표 잠식 등 보수세력의 이탈을 막고 한나라당으로 보수세력을 결집하려는 입장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에서 성의를 보이고 미국이 대북인도적 지원을 실행해야 정책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햇볕정책의 모태인 통합민주당은 물론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은 “인도적 지원은 생존권과 관련된 사항으로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대북경제원조 문제와의 연계를 반대한다. 특히 창조한국당은 “한·미동맹 강화에 맞춰 인권과 경제지원을 연계하다 자칫 전쟁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경제개발을 도와 북한인권과 한반도 안정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FTA는 민주노동당만 반대 한·미 FTA 비준과 관련해 민주노동당만 “한·미 FTA가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머지 정당은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는 “한국 경제의 도약과 체질강화를 위해 조속히 비준돼야 한다.”며 적극 찬성 입장을, 통합민주당·자유선진당·창조한국당은 “중소기업이나 농업 등 취약분야에 대한 대책이 충분히 강구돼야 한다.”며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2009학년도 대입전형] 주요대학 입시요강

    ●서울대 수시에서는 지역균형선발전형과 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하고 수능 등급을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는 등 지난해 입시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입학사정관제의 활용범위가 확대됐고,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학생을 선발하는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이 도입됐다. 정시모집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단계에서 수능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학생부 50%, 논술 30%, 면접 20%의 비율로 선발한다. 논술은 지난해와 같은 유형으로 실시하고 영어 지문은 출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수시 1학기 모집에서 입학사정관을 평가에 활용하는 ‘연세인재육성프로그램전형’을 실시한다.2학기 수시모집은 학생부, 서류, 면접을 위주로 하는 2-1모집과 학생부와 논술을 위주로 하는 2-2모집으로 분할실시한다. 복수지원도 가능하다. 정시모집은 모집 인원의 50%를 수능만으로 선발하는 우선선발 전형이 의·치예과까지 확대된다. 자연계열의 논술이 폐지된다. ●고려대 정시모집 자연계 일반전형에서 논술을 폐지하고 수시 일반전형의 학생부 실질반영비율 축소 외에는 지난해 입시와 큰 차이는 없다. 단지 2학기 수시모집의 복수지원이 가능하며 학생부 우수자전형과 교육기회균등특별전형을 신설하고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일반전형 인문계열에서 가산 반영됐던 제2외국어 및 한문영역은 탐구영역 3과목 중 1과목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화여대 수시모집 일반전형은 학부 40%, 논술 60%이며 논술고사 형식은 2008학년도와 동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에서 인문·자연계열의 논술고사는 폐지돼 학생부 40%와 수능 60%로 선발한다.1단계에서 수능성적만으로 모집인원의 50%를 선발하는 것은 지난해와 같다. ●서강대 수시모집 선발 인원이 62%로 지난해에 비해 3%포인트 증가했다. 논술에는 영어지문이나 풀이형 문제가 출제되지 않을 예정이다. 정시모집에서는 인문·자연계열의 논술고사가 폐지된다. 수시·정시모집의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작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수시 30.7%, 정시 22.5%로 최종 확정했다. ●성균관대 수시는 학생부 중심, 정시는 수능 중심으로 실시하며 수시 모집인원을 지난해 51%에서 60%로 확대한다. 수시모집은 학생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전형’을 신설해 입학사정관을 활용할 계획이다. 정시모집 논술고사는 전면 폐지된다. ●한양대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입학정원의 55%로 확대되고 정시모집에서는 인문·자연계 논술을 모두 폐지하고 수능반영비율을 확대했다.2학기 수시모집에 ‘입학사정관 전형’과 ‘한양글로벌금융인’ 전형을 신설했다. 지난해 처음 실시됐던 우선선발제도는 유지된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기고] 부동산 투기 불씨 미연에 방지해야/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실용정부는 참여정부와 비교해 분배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시장도 규제보다는 시장활성화로, 안정보다는 성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세제를 완화하고, 공급을 확대하고,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부동산정책도 수립되고 집행될 것이다. 다만 투기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강약을 조절해 가면서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은 서울 강남권이 지고 강북권이 뜨는 원년이 되었다. 이는 강북권과 강남권의 형평성에 대한 요구와, 도촉법에 의한 뉴타운의 지정 등에 의한 도심재개발 영향에 기인한다고 하겠다.4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되는 강북지역과 U벨트로 지칭되는 용산과 뚝섬지역이 부상하면서 주변지역으로 파장이 전달되었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도심권 개발(동대문시장, 광화문, 청계천주변, 서울역 주변)은 모두 강북에 위치함으로써 향후에도 수도권의 중심은 강북 방향으로 계속 이동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에는 강남권 버블 7지역의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신 버블지역인 강북권과 경기 북부권의 주택가격이 상승하였다. 토지시장은 당분간 약세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시장은 외지인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실거래가에 의한 양도소득세 부과 등으로 지금은 매도, 매수 수요가 대부분 사라진 상태이다. 그러나 토지시장은 본질적 특성상 장기적으로는 상승의 잠재성을 항상 지니고 있고, 따라서 지역에 따라서 투자성 혹은 투기성이 높은 지역이 나타날 수도 있다. 조세부분에 있어서는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특별공제의 기간별 누진율 적용, 장기보유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의 대폭 감면(80%), 고가주택의 기준가격조정(9억원), 보유세의 완화, 취·등록세의 완화 등 현재 검토되거나 시행되고 있는 조세정책들은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지난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을 크게 나누어 보면, 토지공개념에 기초한 부동산 불로소득의 발생제어와 환수, 수요억제에 의한 가격안정, 국토와 수도권의 균형개발을 목표로 했다. 그 결과 참여정부 초기에 부동산가격상승이 나타난 후, 현재는 주택 및 토지시장 모두가 안정되었으며 강남·강북간의 가격불균형도 완화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의 정책이 자칫 온고지신이 되지 못하고 규제완화와 성장만을 추구하다가 다시 부동산 투기의 불씨를 살려 성장보다도 더욱 중요한 정책목표인 ‘형평성과 기회균등’을 잃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1가구 1주택인 경우에도 불로소득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확인해 온 반사회적 투기이득의 폐단과 이를 통해 정립되었던 부동산공개념의 정당성에 예외와 사면권을 부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시장의 잠재적 투기자들에게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투기의 기회를 제공해서 ‘실용(實用)’의 의미를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용기를 잃게 하는 것(失勇)’이 되게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정부 주요 보직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공직자들의 부동산투기 문제는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운 단골메뉴다. 따라서 부동산정책은 시장의 안정이 우선적 목표이어야 하며 또 이러한 명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정부는 없었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근절에 어느 정부도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유가나 곡류, 원자재가격의 급격한 상승, 달러환율의 불안정 등은 차후 부동산 시장에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주요한 요인들이다. 불씨는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보를 화재로 잃은 후에야 경험한 바와 같이 후회는 항상 지난 일에 대해서만 한다. 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 고대 수시 대폭 확대… 신입생 53.5% 선발

    고려대는 10일 2009학년도 전형계획을 발표하고 수시모집 인원을 지난해 35.0%에서 18.5% 포인트 늘어난 53.5%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태열 입학처장은 “점수제인 수능이 주요 전형요소인 정시는 ‘입시 다양화’라는 대학의 취지에 부합되지 않아 수시 비중을 높이게 됐다.”고 설명했다.수시모집 확대에 따라 수시 2학기를 1차와 2차 모집으로 나눠 수험생의 복수지원을 허용하고, 국제학부 전형과 월드 KU전형(옛 글로벌 KU전형) 등 국제화 중심의 특별전형은 수시 1학기로 옮겼다. 수시모집에서는 수능과 논술을 배제한 선발 방식인 학생부우수자전형과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기회균등특별전형이 각각 신설된다. 자연계 정시모집에서는 논술을 폐지하지만 인문계는 유지한다. 연세대도 정시 인문계에 한해서만 논술고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정시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집 인원의 50%를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또 수시모집에서는 인재육성프로그램 전형을 신설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서울대 기회균등선발제 도입

    대입 자율화가 시행되자 사립대가 치열한 특목고 학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가 정시모집에서 수능성적만으로 30%를 뽑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무효화했다. 서울대마저 수능성적 ‘줄세우기’로 과거와 같이 우수학생을 독식하려 한다는 비난 여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는 학생부 위주의 수시모집으로 전체 정원의 58%를 뽑고, 정시에서 수능으로 1단계 합격자를 가린 다음 논술과 학생부 및 면접으로 최종합격자를 뽑는 정시전형을 통해 모두 2894명을 선발하는 2009학년도 입시안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수시모집에서 소외계층 30명을 뽑는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이 도입되고 특기자 전형의 선발비중이 소폭 늘어난 것을 빼면 2008학년도 입시안과 거의 같다. 기회균형선발제는 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모두 30명을 뽑는다.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대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변화만 준다는 기본 방향을 중시해 입시안을 결정했다.”면서 “기회균형선발제는 인원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이날 학장회의를 통해 최종안을 결정하면서 정시모집 인원의 30%를 고교 내신 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성적이 탁월한 학생이 논술과 면접 및 내신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수능 점수로 줄을 세워서 학생을 뽑는 것은 사립대에서 할 일이지 국립대에서 할 일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선발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무 총장은 당초 정시 모집인원의 100%를 수능 성적으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균관대는 이날 수시전형 모집 인원을 지난해보다 9%포인트 늘어난 60%로 확대하고, 어학능력 우수자 및 외국어고·국제고 출신자를 지원자격으로 하는 ‘글로벌리더 전형’을 늘리는 입시안을 발표했다. 중앙대도 서울캠퍼스의 정시모집 인원을 10% 늘려 수시모집 40%, 정시모집 60%로 선발하기로 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원안통과 vs 저지… 인수위·신당 대치

    원안통과 vs 저지… 인수위·신당 대치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처리는 ‘노무현-이명박-손학규’의 3각 갈등만큼이나 진통이 예상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원안 통과를 위해, 대통합민주신당은 저지를 위해 총력체제를 갖추고 한치 양보 없이 대치하고 있다. 인수위는 개편안이 국회로 넘어갔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거부권 시사 발언을 흘리고 있고, 대통합민주신당은 자체 수정 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까지 정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정치적 코멘트는 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국민은 뒷모습이 아름다운 대통령을 보고 싶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인수위는 노 대통령과 직접적인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협조를 유도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전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와 신당의 반대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규정, 여론몰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당은 개편안 저지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신당은 이날 정부조직개편특위를 본격 가동해 자체 수정 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통합신당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특위 첫 회의 직후 “인수위와 이명박 당선인이 계속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조정작업을 하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해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폐지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과기부·정통부 등 첨단부처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게 특위의 결론이자 신당의 의견”이라면서 “첨단부처를 폐지하고 토목부처로 회귀하려는 개편안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위는 ▲한반도 평화체제 및 정치안정 분과(정치) ▲국가미래전략 분과(경제) ▲기회균등과 사회통합 분과(사회) 등 3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이날 오후부터 사흘간 TF별로 5차례 연쇄 전문가 공청회를 열기로 했으며, 주말께 의견을 취합해 내주 중 지도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김지훈 박창규기자 kjh@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2) 교육·문화 정책

    [정책선거 원년으로] (2) 교육·문화 정책

    ■ 교육 ●이명박 후보 ‘교육의 자율경영 강화’와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핵심적인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기숙형 공립고, 마이스터고, 자율형 사립고 등 맞춤형 교육지원시스템 구축, 대학입시 자율화, 영어 공교육 완성, 대학 교육의 평가·인증·퇴출 시스템 구축 등으로 제시된다. 전체적으로 고교 및 대학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경쟁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간 한나라당이 주장해왔던 ‘3불 정책’ 폐지와 학교 경쟁력 강화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교육비 경감방안과 교육 정책의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명시하는 강점이 있다. 반면 대학서열화가 더욱 확대되고 교육 양극화를 부추겨 교육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지 모른다는 것은 약점이다. 자율형 사립학교, 마이스터고 등의 학교 설립과 다양한 교육과정 등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3단계 대학입시 자율화, 학생수나 성과 지표에 따른 대학 재정 지원 등 명확한 교육목표에 따라 일관된 정책을 보이고 있어 대학 자율성과 국제경쟁력 신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광범위한 경쟁체제 도입에 따라 국민들의 교육비 부담이 높아질 것이고, 사교육시장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자아낼 수 있다. 교육재정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현재의 대학서열 문제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귀족형 학교가 확산될 가능성, 사교육 시장의 확대 우려는 위협요인이다. ●이회창 후보 공교육을 바로 세워 교육을 혁신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수준으로 줄이고, 교사들의 잡무를 줄이기 위해 행정보조원을 두는 등 학교교육을 중심으로 한 정책들을 내놨다. 다른 한편으로 사립학교 완전 자율화, 대입본고사·고교등급제 단계적 도입, 정부 간섭 축소도 내세운다. 교원증원과 교육재정 확보, 단위학교 자율성 강화 등을 통해 공교육과 사학교육의 균형을 잡아 나가려는 점은 기회요인이다. 하지만 교원평가제 도입에 따른 사회적 갈등 발생, 사학의 자율성 강화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교육의 공공성과의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은 위협요인으로 볼 수 있다. 교사 10만명을 추가로 확보하고, 교사 교육훈련과 연수 등 교원능력 개발 기회를 대폭 확대해 교사가 주도하는 공교육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공약은 교육시장 개방에 대한 대안으로서 공교육기관의 경쟁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교육관치행정을 지양하고 단위학교 자율책임경영제도를 정착하며 대학경영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은 정부간섭을 줄이고 다양성과 창의성을 확대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한 대안으로는 교육복지 확충을 통해 0세부터 고교까지 무상교육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확대를 들 수 있다. 반면에 재정확보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은 채 교원 10만명을 추가확보하겠다는 공약은 실현성이 의심스럽다. 공약내용이 너무 압축돼 있어 사교육으로 인한 국민고통 경감 방안이나 공교육 정상화 방안 제시가 추상적이다. ●정동영 후보 ‘사교육비 부담 없는 교육’과 ‘공교육 내실화’를 중심으로 한다. 크게 무상보육 및 무상교육 확대, 수능시험 폐지와 고교졸업자격시험 도입, 공교육 정상화, 고등교육 지원 확대를 통한 대학경쟁력 강화, 직업교육과 평생교육, 국가영어책임제 그리고 교육대협약 등으로 제시된다. 전체적으로 교육의 평등성 유지 및 복지확대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경쟁이나 성장의 논리보다는 분배와 복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판단된다. 성과주의 예산방식의 전면 시행 및 정부재정 절감 등으로 GDP 대비 6% 교육재정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과 전형요소를 단순화시켜 대학입시부담을 완화시키려는 점, 교육현안 해결을 위한 국가미래교육전략회의 구상 등이 강점이다. 반면 일선 학교에 대한 자율권을 부여하려는 정책이 미흡하고 대학서열체제 완화를 위한 구체적 전략이 부실하다는 점은 약점이다. 또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었던 교육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개편방안이 부족한 약점이 있다. 기회요인은 대학입시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 가능성을 보여 주어 이 문제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기대되며 교육정책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교육복지 혜택을 확대하는 부분이다. 위협요인으로는 특수목적고, 자립형사립고 등 평준화정책 보완 기제로서의 학교체제 다양화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점에 서 있다는 점과 자율화·다양화를 통한 사학교육의 육성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점,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교육의 지방화 전략이 취약하고 영어교육의 강화로 인해 고교 교과과정이 편중 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지적할 수 있다. ●문국현 후보 균등한 기회 제공과 창조적 교육을 중심에 두고 풍부한 대안을 제시했다. 기존 제도와 의식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3불 정책 유지, 무상교육 확대, 기회균등선발제, 지방대학발전특별법 제정, 기초학력 국가 책임제 등을 통해 교육의 기회균등 극대화를 다짐하고 있다. 반면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국가 표준학력검사는 대학들을 서열화할 우려가 있다. 교원 양성 다양화도 학내 인사권 문제 등이 선결되지 않으면 효용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권영길 후보 입시제도 폐지와 대학평준화를 통한 대학서열 해소, 무상교육 확대를 통해 입시 중심 교육과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시하고 있다. 학벌중심사회와 대학서열화로 인한 입시경쟁, 사교육비 증가, 대학교육의 질 저하 등에 대한 진단이 구체적인 만큼 교육재정 GDP 대비 7% 확충, 유아교육, 초·중·고교육, 국·공립대교육 무상화, 사립대 등록금 상한제 등 파격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반면 정치·사회·경제적 조건들과 연관시켜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한 단계적 대학평준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 문화 ●이명박 후보 전반적으로 ‘문화적 하드웨어’와 ‘문화향유 측면’을 강조한다. 특징은 문화산업과 공공디자인 영역에 대한 강조이고, 주목할 만한 내용은 공공문화시설의 무료 입장과 공공디자인에 대한 높은 관심이다. 공공 문화서비스를 확대하고 문화를 공간의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러나 문화산업이나 문화향유의 기반 자원이 되는 기초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낮은 관심과 고령화 등 예상되는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방향이 없는 것은 약점이다. 문화의 산업화 경향이나 공공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 등은 적극적인 문화정책을 펼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령화, 다문화화 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원칙을 수립하지 못할 경우 민간과 정부영역의 역할 혼선 등 정책추진의 위협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동영 후보 전반적으로 참여정부의 문화정책 기조(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와 맥을 같이하고 문화산업 분야(문화콘텐츠, 출판, 영화산업 등)에 대한 관심 강화가 특징이다. 강점으로는 문화예산의 확충 목표수치를 공식화함으로써 재정확보를 통한 문화활동 지원의 정책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효 문화대국’ 등 정책목표의 구체성이 떨어지거나 시행여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것은 약점이다. 예술의 산업화 경향이나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등 문화예술, 사회의 변화 경향에 대한 정책방향이 제시돼 있지 않아 향후 이런 부분에 대한 대응방안 강구가 필요하다. ●문국현 후보 참신한 정책으로 다른 후보와 차별화했고 문화정책으로 사회적 통합을 추구하려는 점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를 현실화할 구체적 방안은 미흡하다. 한글과 전통사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역문화진흥 및 균형발전, 남북 문화예술 교류를 통한 통일문화 환경조성, 다문화 한국사회의 구축 정책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제시한 공약 가운데 관광정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보이는 약점이 있다. ●권영길 후보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문화 공공성을 강조하고 생활문화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문화복지의 지향과 이념을 잘 반영하고 있다. 국제문화정책에 대한 이해가 취약하며, 문화의 산업화 경향이 증가하는 현실에 대한 대응이 취약한 것은 약점이다. 문화를 기본적 권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추세인 만큼 문화복지적 정책방향 설정은 기회요인이지만 재정문제로 인한 복지부문 지출 억제 압력은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회창 후보의 경우, 최종 제출한 20대 핵심 공약에 문화분야 정책공약이 없어 따로 분석할 수 없었다. 대표집필 김용국 경기전통문화 연구소장
  • [열린세상] 선진 시스템의 구축/정문성 울산대 물리학 교수

    [열린세상] 선진 시스템의 구축/정문성 울산대 물리학 교수

    몇년 전에 미국 TV에서 뉴욕의 한인 생활을 방영한 적이 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자정 넘게까지 오직 일만 하는 모습을 부정적으로 다루었던 듯하다. 사실이 그렇듯, 막무가내로 일만 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일한 양에 비례하여 소득이 많아지는 것도 아니다. 훨씬 적게 일하는 영국의 국민소득은 우리의 2배를 넘는다. 그 나라에 사는 동안 필자는 그 이유가 궁금했었다. 떠오른 답이 시스템 차이였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그 나라에서는 일한 만큼 결실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열심히 일하더라도 물거품이 되고 효과가 잘 쌓이지 못한다. 그런 모습은 지금까지 시행되어온 정부의 정책에서 잘 나타난다. 우선 해본다. 그러고 나서 바꾼다. 그 전에는 그게 최선의 방법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맞지 않는 듯하다. 역동적으로 보이더라도 상당히 낭비적이다. 막대한 돈으로 건설한 청주, 양양, 무안 국제공항을 보면, 시행착오가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반복되는 듯하다. 천문학적 돈이 소요되는 국제적 행사는 모두 필요한가. 옛날 대전엑스포는 조 단위 돈이 들어갔지만 효과는 별로였다. 그런데도 너무 자주 국제행사 유치에 국가운이 걸린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라 전체가 뛰어든다. 시행착오가 최소이어야 하는 분야는 교육이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여서, 대변화 욕구가 한계까지 다다르고 있다.7차 교육과정을 시행하자마자,8차 교육과정 이야기가 나온다. 분야별 교과목 이수단위는 벌써 수정했다. 대학입시는 매년 변화 중이고 복잡하여 고3 담임도 혼란스럽다. 또한 너무 비교육적이다. 학교보다는 학원에서 공부한다. 교과수업보다는 경시대회에 더 매달리기도 한다. 장래에 필요한 공부를 하지 않고, 점수받기 쉬운 과목만 반복 학습한다. 그러니 대학에서 다시 고교과정을 공부한다. 지식 습득에 스펀지와 같은 청소년들이 필요한 공부를 하지 않고 헛된 공부를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잠재력 손실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대부분 일관성이 결여된 현실 방편책으로 잠재력을 손실하고 있다. 그것을 해소하는 길은 각 분야를 해당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문민정부 시절이다. 어느 신문 논설위원이 과기처 장관이 되었다. 들리는 건 과학정책이 아니라 인사 이야기였다. 현 정부에서는 경제관료가 교육부 장관이 되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불평등 경제성장 논리를 교육에 폈다. 대통령은 50대50으로 잡고 줄다리기를 하라는데, 장관은 90대10으로 잡는 줄다리기를 시켰다. 교육의 기본인 기회균등을 비경제적이라 치부했을 듯하다. 그같이 현 정부의 실정들도 비전문가들에 의해서 탁상공론으로 정책이 입안되고, 조령모개로 시행되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지난 11월5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도 마찬가지였다. 그 자리에서 과학기술 5대 강국을 목표로 기초과학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발표처럼 기술연구에 집중투자로 몇년 안에 선진국의 기초과학 수준을 달성할 수는 없다. 기초과학의 육성은 적어도 고교에서부터 인프라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 정부에서도 과학 시스템을 대폭 수술하였듯이 다음 정부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데도, 현 시점에서 구체적 정책의 입안은 단지 에너지 낭비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부터는 선진국과 같은 체계적 시스템 구축에 보다 전념해야 한다. 거기에는 전문가와 함께 언론의 기여가 필수적이다. 편에 따라 호불호가 정해진다면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언론이 모름지기 정론직필로 시행착오를 질타할 때, 우리는 효과적이고 견실한 시스템을 정착하여,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보다 빠르게 축적하리라 믿는다. 정문성 울산대 물리학 교수
  • [정책선거 원년으로] 사람·중기중심 ‘이상적 경제’시험대에

    [정책선거 원년으로] 사람·중기중심 ‘이상적 경제’시험대에

    서울신문은 4일 창조한국당의 대통령 후보로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확정됨에 따라 문 후보의 정책을 점검합니다. 아울러 앞서 선출된 민주당 이인제·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의 정책도 짚어봅니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후보의 지지도 등을 감안해 기사 분량을 차별화했습니다. 서울신문은 이미 한나라당·대통합민주신당·민주노동당 후보의 정책과 인물을 검증한 바 있습니다. “아빠는 이제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서서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국가운영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어야 하고, 무엇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중심의 사회를 만들어내야 한다.” 4일 창조한국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문국현 후보가 대선 출마를 결심한 뒤 중소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딸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문 후보는 사람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치로 내걸었고, 이 가치가 문 후보의 최대 강점이다. ‘사람중심 가치’를 내건 문 후보의 지지도는 출마선언을 즈음한 8월 중순의 0.1%에서 5.2%(10월31일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로 수직상승했다. 문 후보가 34년간 몸담았던 유한킴벌리의 한 직원은 “문 전 사장의 반대파는 노조도, 사원도 아닌 보수적인 임원들이었다.”면서 “문 전 사장이 이뤄놓은 사람중심 경영이 유한킴벌리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의 정책은 개인의 이상을 풀어놓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장유식 대변인은 “기반 확대를 위한 하드웨어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여전히 후보의 ‘개인기’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문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성장을 강조하는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다. 하지만 성장을 이뤄내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 후보는 시장과 기업, 그 중에서도 대기업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보고 있지만 문 후보는 경제정책의 핵심을 사람과 중소기업에 맞춘다. 문 후보는 “경제 위기의 원인은 사람을 기계처럼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가짜 경제의 낡은 패러다임 때문”이라며 “지식창조적인 사람중심·중소기업중심의 진짜경제로 전환하면 8% 성장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주장한다.8% 성장률 달성의 방법으로 잠재성장률 4∼5%에 중소기업 생산성을 2배로 올려 2%포인트 끌어올리고, 환동해 경제협력벨트로 1%포인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1%포인트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동시간 단축과 유한킴벌리의 ‘4조 2교대제(12시간 주간근무 4일-휴식 4일-12시간 야간근무 4일-휴식 4일)’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아울러 5년간 5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다. 일자리의 90%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을 살리고, 교대조 확대와 평생학습시스템이 구축되면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상주의자의 한계? 전문가들은 문 후보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너무 이상적이라고 비판한다. 홍익대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 “생산요소 투입의 증가보다 요소 생산성의 증가를 강조한 게 돋보이고, 평생학습을 강화하면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도 맞다.”면서 “그러나 생산성 향상과 중소기업 우대로 8% 성장이 과연 가능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성신여대 경제학과 강석훈 교수는 “고용을 중시하고, 인적자원의 계발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발상은 긍정적이지만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없다.”고 강조했다. 4조 2교대를 일반화하기가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경상대 경제학과 장상환 교수는 “4조 2교대를 실시할 수 있는 기업은 유한킴벌리처럼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중견기업이나 생산과정이 조립장치산업이고, 야간근무가 필수적인 기업에서나 가능한 것”이라면서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기업은 전체의 3%도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문 후보는 참여정부 초기 대통령 자문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근로시간 단축과 평생학습 모델을 전파하려고 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은수미 연구위원은 “사람중심 경제를 그토록 외치는 문 후보가 당장 구조적인 문제로 떠오른 비정규직 해법을 내놓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대기업에 종속된 중소기업의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그 어떤 중소기업 강화 정책도 공허하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주요 공약들 어떤게 있나 문국현 후보 캠프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에서 탈당한 김영춘 의원을 제외하면 현역 정치인을 찾아볼 수 없다. 시민·사회단체와 학계·경제인 중심으로 구성된 캠프를 문 후보 스스로는 ‘여태껏 여의도 정치에 없던 새로운 조직’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출발이 늦은 만큼 캠프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자신의 전공인 경제분야를 제외하고서는 ‘뉴 싱크탱크’의 분야별 공약은 심한 기복을 보인다. ●부동산 ‘반의 반 값 아파트‘,‘건설비 거품 70조원 절감’ 등으로 요약되는 문 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참여정부는 물론 민노당의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진보적이다. 경실련을 거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출신인 성균관대 김태동 교수가 문 후보의 정책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그의 부동산이론이 반영됐다. ‘반의 반 값 아파트’는 토지를 매매하지 않고 토공·주공 등 공공기관이 입주자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입주자에게는 건물의 소유권만 인정하는 개념이다. 분양원가 중 거품이 심한 땅값을 제외해서 전국적으로 거의 비슷한 건축비 수준(평당 400만원)으로 아파트 값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수도권 신도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 등에 5년 동안 100만 가구를 공급하고, 후분양과 택지 공공개발을 원칙으로 한다. 문 후보는 부동산 개발사업 비용 200조원 가운데 부패의 원천인 거품을 걷어내면 70조원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행 건설비 산정방식인 ‘표준품셈제’를 ‘시장단가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 후보의 부동산 분야 공약은 명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세종대 부동산학과 변창흠 교수는 “건설교통부가 건설업체의 이익을 반영, 민자유치사업이나 대규모 국책사업의 공사예정가 산정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것은 맞는 지적”이라면서 “시장단가제의 전면 도입은 현실적이고, 과도한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막아 국가재원을 절약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교육 문 후보의 캐치프레이즈는 ‘사람입국 창조교육’이다.▲유치원 및 고등학교 무상교육 ▲3불정책 유지 ▲기회균등선발제 실시 ▲국립대 공동학위제 도입 ▲사대, 교대 교육전문대학원 전환 ▲영어조기교육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글과 한국어 공부를 4∼5세에 끝내게 하고 6∼10세에는 제1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다. 건설 분야에서 거품을 뺀 25조원으로 교육비를 정부예산의 25% 이상으로 확대하고, 교육경쟁력 1위 달성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5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참여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을 어느 정도 답습하고 있으며, 현실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려대 교육학과 권대봉 교수는 “한국 학부모의 교육열, 교육철학과 이념이 극명하게 다른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의 압력, 교육정책이 바뀌면 공교육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사교육을 감안하지 못한 매우 순진한 공약”이라면서 “3불정책 계승과 단위학교의 자율성 보장으로 교육선진화를 이루겠다는 내용은 상충된다.”고 비판했다. ●통일·대북정책 ‘환동해 경제협력벨트’ 계획은 문 후보의 유일한 통일 공약이다. 제1공약인 8%의 경제성장률 가운데 1%를 이를 통해 이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2010년까지 사할린∼나홋카∼속초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구축,2008년까지 블라디보스토크∼청진 전력망 및 환동해 종단철도 구축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안보 논리를 간과하고 경제적·기능주의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서보혁 객원연구위원은 “환동해 등 주변국을 중심으로 한 생소한 개념을 내세워 동북아 공동의 안보 중심축으로서 우리의 위치가 모호해졌다.”면서 “한·미관계와 북핵문제 해결 등 경제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안보 고유의 논리에 대한 의식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용원 칼럼] ‘登龍門’과 ‘助長’의 우화

    [이용원 칼럼] ‘登龍門’과 ‘助長’의 우화

    지난 5월3일자 이 난에 ‘개천의 용(龍) 다시 날게 하려면’이란 글을 쓴 바 있다. 사교육으로 무장한 부잣집 아이들에 치여 가난한 집 수재가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는, 곧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아울러 이같은 교육양극화는 결국 신분 세습으로 이어지기에, 이를 막으려면 공교육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고교평준화를 폐지해 학교간 경쟁을 키우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두 달이 채 안돼 정부 쪽 회답을 들었다. 지난달 26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국의 총·학장 152명을 청와대로 불러 ‘훈시’하는 자리에서 “개천에서 용도 나오고 잉어도 나오도록 코스를 만들겠다.”고 밝힌 것이다. 동석한 김신일 교육부총리 또한 ‘기회균등할당제’를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로를 복구하려는 것”임을 강조했다. 내 칼럼이 교육정책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정부가 드디어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현실을 인정하고 개선책을 마련한다는 점이 반가웠다. 그러나 대책으로 제시된 ‘기회균등할당제’의 내용을 보고는 이내 실망했다. 하긴 현상에 대한 진단을 잘못하니 처방이 올바르지 않은 건 당연하달밖에. ‘기회균등할당제’가 추구하는 목표는 훌륭하다.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좋은 대학 갈 기회를 주겠다는데 얼마나 바람직한가. 게다가 정원 외로 뽑아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모양이니 금상첨화이다. 하지만 한 걸음만 더 나가 생각하면 이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개천에서 용이 나게 하려면, 용이 자라나게끔 개천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 정책은 개천 환경을 개선하는 게 아니라, 어느 물고기든 수면 가까이만 끌어올려주면 용이 되어 승천하리라는 착각에서 나왔다. ‘맹자’ 공손추 편에는 ‘조장’의 고사가 있다. 성질 급한 농부가, 제 논의 벼가 더디게 자란다고 벼포기를 뽑아올렸다. 그리고는 싹이 ‘자라는 것을 도와주었다(助長).’고 자랑했다. 그 논의 벼들은 모두 말라죽었다. 교육부 정책대로라면 지방대에 갈 아이가 ‘인 서울’하고 ‘인 서울’할 아이는 서울대, 연·고대에 갈 것이다. 그것으로 해피엔딩일까. 가난한 집 아이들을 남보다 쉽게 대학에 진학시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수학(修學)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를 무리하게 상위 대학에 보내면 교내 경쟁에서 탈락하기 십상이다. 즉,‘조장’하는 것이다. 그보다는 제 힘으로 경쟁에서 이겨나갈 수 있도록 중·고교에서 가난한 집 아이들의 학력을 높이는 게 문제 해결의 열쇠이다. ‘등용문(登龍門)’이란 말은 용문이란 지명에서 나왔다. 용문은 황하 상류에 있는 계곡인데 매우 가파른 데다 물살이 빠르다. 그래서 많은 물고기가 그 아래로 몰려들지만 뛰어넘는 일은 거의 없다. 대신 용문을 거슬러오른 물고기는 용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용(龍)’이란 스스로 만난을 극복했기에 승천할 수 있는 것이지 도움을 받아 나는 게 아니다.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사교육 없이도 실력을 쌓게끔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진정 가난한 집 수재를 돕는 길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거듭 강조하거니와, 고교평준화를 폐지해 학교간 경쟁을 되살리는 수밖에 없다. 수석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씨줄날줄] 알파걸/구본영 논설위원

    얼마 전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맹수 책임 사육사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소식에 놀랐던 적이 있다. 호랑이나 코끼리 같은 야생동물들을 20대 젊은 여성들이 보살피고 있다니…. 제목부터 부자연스러운 조합으로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를 봤을 때와는 또 다른 ‘필’이 꽂혔다. 마침내 ‘알파걸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예감이었다. 알파걸은 ‘남성을 넘어서는 여성’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눈을 정치판으로 돌려보자. 연말 대선을 앞두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거나 표명한 여성주자가 무려 3명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범여권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민주당의 추미애 전 의원 등이 그들이다. 당선 가능성은 제쳐두더라도 종전의 가부장적 문화에선 상상하기 힘들었던 현상이다. 재계에서도 아들보다 똑똑한 딸들이 넘쳐나는 것인가. 기업 오너 딸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5일 생활용품 회사인 피죤은 창업주의 장녀 이주연 관리부문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미경 CJ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회장,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장, 정지이 현대U&I 전무 등 소문난 ‘재계 알파걸’들이 부지기수다. 물론 부모의 후광에 힘입은 경우보다 자수성가형 알파걸의 등장은 훨씬 값지다. 그런 면에서 외무고시 합격자의 67.7%가 여성이었다는 최근 뉴스는 고무적이다 못해 또 다른 차원의 우려가 제기될 정도다. 남성 외교관의 부족으로, 오지 근무나 해외 장기체류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문제 제기다. 초등학교 평교사의 80%가 여성이라지 않은가. 이쯤 되면 대입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기회균등할당제를 도입하듯이 공직시험에서도 남성을 위한 할당제가 필요하다는 남성들의 푸념이 절로 나올 정도다. 하지만 분야별로 ‘잘나가는 여성’은 많아졌지만, 우리 사회 전체의 성차별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 임금이 남성의 63%에 불과하다는 최근 통계를 보라. 굳이 양성평등이라는 거창한 명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저출산과 인력난 시대에 여성 인력 활용은 좋은 대안이 아니겠나. 그래서 알파걸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재도약을 바라는 모두가 반겨야 할 일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내신전쟁’ 끝나지 않았다

    정부와 대학의 입시 내신 실질반영률을 둘러싼 갈등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합의로 명목상 일단락됐지만 올 입시를 둘러싼 현장의 혼란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내신 실질반영률 50% 확보’ 대신 ‘단계적 확대’로 화해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코앞에 닥친 올 입시 내신반영률에 관해 정해진 게 없어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대학들 “새달까진 내신 실질반영률 확정”5일 서울신문이 일선 대학들을 취재한 결과, 대학들은 올 정시 내신반영률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발표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꺼렸다. 당장 50%까지 확대하지 않아 제재를 받게 되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지난해 10%에도 미치지 않았던 내신 실질반영률을 어느 수준까지 높일지 고심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50%까지는 당연히 안 될 것이고,3월에 발표할 때 40%라고 했지만 그건 명목 반영률이었기 때문에 실질반영률 40%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치를 조작해 억지로 만들지도 않겠다. 그러나 발표 시점은 최대한 빨리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지난해 실질반영률인 4%는 넘기되 30%는 넘기지 않겠다는 뜻만 밝혔다. 박유성 입학처장은 “내부적으로 예상하는 수치가 있지만 밝히기 어려운 단계”라면서 “지난해보다 높지만 30%를 넘기지 않는다는 것은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내신 반영률을 두고 모의 실험 중이어서 가능하면 발표를 8월까지 넘어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앙대 장훈 처장은 “지난해보다 늘리도록 노력은 하고 있지만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대답밖에 해줄 수 없다.8월까지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사설학원을 중심으로 내신 실질반영비율 절충점이 10∼20%선이 될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지만 이 또한 예상에 불과하다.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아무래도 두 자릿수 정도는 될 것으로 보며 고려대가 20% 가까운 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라면서 “다른 대학들도 절충점을 찾는다면 10∼20% 정도 적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솔학원 오종운 평가연구소장도 “각 대학마다 수치는 다르겠지만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 15% 안팎에서 적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10∼20% 수준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타협도 정해진것 없어 신뢰 안가” 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 못해 지쳤다는 반응이다. 류재선(19·경기 김포시 풍무고)양은 “목표로 한 대학이 갑자기 내신을 50% 반영한다고 하는데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계속 바뀌니까 이제 오히려 둔감해졌다.”면서 “기말고사를 3일 남겨 놓고 이런 이야기가 나오니까 혼란스럽지만 어쨌거나 또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구현옥(49·경기 부천시 역곡동)씨는 “정책이 어떻게 되든 신경 안 쓴다. 이제 수험생들에게 그만 스트레스를 줬으면 좋겠다. 이번 타협도 정해진 게 없다던데 그러니 신뢰도 안 간다.”며 답답해했다. 2009학년도 이후의 입시도 안개속이다. 정부가 도입하겠다고 밝힌 기회균등할당제에 대해서도 대학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신의 ‘단계적 확대’도 “가봐야 안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측은 “기회균등선발제에 관한 교육부의 추가 설명이 현재까지는 없었다. 검토해 봐야 한다.”며 도입 여부가 불투명함을 시사했다.서재희 이경주 이경원기자 s123@seoul.co.kr
  • 사립대 총장協 첫 집단 반기…“내신 50%안 재고해야”

    2008학년도 내신 반영 방법과 ‘기회균등할당제´ 도입 등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사립대학 총장들이 집단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사립대 총장들이 내신 문제로 집단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총장세미나에서 “올해 내신 실질반영률 50% 적용, 기회균등할당제 도입, 입시안 (8월20일까지) 조기제출 방침 등을 교육부가 재고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총회에는 사립대 총장 90여명이 참석했다. 협의회장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회의 직후 ‘사립대학 발전을 위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올해 갑작스럽게 내신 실질반영률을 50%까지 올리는 것은 힘들다.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부회장인 김문환 국민대 총장은 “대통령이 2004년 국민적 합의를 했다고 했는데 선언적 합의만 있었지 구체적 합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수능 등급제에 따라 올해부터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방침에 대해서도 “대통령 말씀은 맞지만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내 몸에 맞아야 한다. 사실상 점수 1∼2점으로 경쟁하는데, 수능은 등급화하고 내신은 세분화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기회균등할당제와 관련해선 “총론에서는 맞지만 대학 진학률이 82%인 상황에서 학생들이 수도권으로만 몰려 지방대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이는 전국 균형발전이라는 정부 방침과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날 ▲사립학교법 재개정 ▲타율 규제에서 자율규제 방식으로 대학행정 전환 ▲사립대 재정지원 확대 ▲대입 전형 자율화 등을 교육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특히 논술 가이드라인을 폐지하고, 모든 교과과정을 영어로 진행되는 학부·대학에는 영어 논술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신일 부총리는 이날 마지막 행사인 ‘부총리-대학총장과의 대화’에서 내신 관련 대학들의 요구에 대해 “2004년에 2008대입을 결정한 이후 교육부장관도, 총장도, 입학 담당자들도 다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바로 학생과 학부모”라면서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그 쪽(내신 강화) 방향으로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로서는 학생과의 약속이니까 ‘합시다.’라고 한 것이고 그럼 반영률 계산 방식도 협의해서 하자는 것”이라면서 “다른 정책은 모르겠지만 교육정책이 학생을 배척한다면 이건 말이 안된다.”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총장들은 부총리와의 대화에서 대입 문제는 물론 고교 질 저하, 재정 확충, 교수노조 반대, 사립학교법 재개정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불만과 건의를 쏟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장은 정부가 2008대입제도와 재정 제재를 연계한 것과 관련,“재정으로 압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교육 공무원들은 그것부터 먼저 고쳐야 할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협 회장단은 행사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대교협을 창구로 교육부와 모든 현안을 가급적 신속히 의견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정권 바뀌면 정책 바뀔거란 기대 말라”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정권 바뀌면 정책 바뀔거란 기대 말라”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크게 바뀔 거라는 걱정도 하지 말고, 기대도 하지 말라.”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전국 152개 대학 총·학장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대입 내신강화 기조와 3불정책 등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발하는 일부 대학을 겨냥한 발언이다. 노 대통령은 “아무리 참여정부가 정책을 내놓아도 정권이 바뀌면 다 무산될 것 아니냐 하는 의문을 여러분들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무원 조직이나 공직사회의 관성을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대통령 지시라 해도 아니다 싶은 건 안 굴러가고 어지간한 건 접어놓는다.”고 전제한 뒤 “교육 같은 전문분야에서 뜬금없이 정치하던 사람이 들어와 정책을 완전히 다 바꾸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총·학장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2008학년도 입시안의 내신강화 논란에서 불거진 일부 대학의 집단이기주의를 강도높게 질타했다. 노 대통령은 “국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대학의 자유도, 자율도 규제받을 수 있다.”면서 “대학이 공무원들의 규제를 받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강자가 강자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 내고 강자를 위한 정책이 일방통행하게 됐을 때 우리 사회는 결국 분열된다.”면서 “대학은 스스로 약속을 지키고 신뢰성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기자도, 정치인도 대학에서 양성돼 나오고, 우리 사회의 엘리트는 다 대학에서 나온다.”면서 “모든 완장찬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 권한을 자기이익으로, 자기집단의 이익으로 환원시키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수백년동안 투쟁이란 이름으로 갈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교육부가 사전에 미리 선정한 총·학장 위주로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지하거나 대학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발언이 쏟아져 토론회라는 형식을 무색케 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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