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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망/두뇌 쓸수록 예방 해준다/미 「라이프」지 7월호 특집

    ◎노년기에도 뇌 성장·발달… 자극 필요/지적 활동·악기연주땐 발병률 낮아져 『뇌는 노년기에도 변화·성장한다.따라서 노망이나 뇌졸중에 안걸리려면 늙어서도 뇌를 자극하라』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뇌의 기능과 형태는 유아기때 결정된다는 「조기형성설」이 정설로 통했다.하지만 최근들어 뇌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과 비례해 성장·발달한다는 증거가 잇따라 밝혀지고 있다. 뇌에 대한 이러한 「신사고」는 지금껏 현대의학의 난제로 꼽혀온 알츠하이머(노인성치매)나 뇌졸중등의 예방및 치료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것이어서 의료계의 관심을 모은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라이프」지 7월호는 머리기사를 통해 뇌과학의 최신 연구성과를 소개하고,이를 바탕으로 노인성치매등을 미리 막을수 있는 방법등을 제시하고 있다. 보통 갓 태어난 아기의 뇌 무게는 4백g.성인의 것에 비해 30%정도이지만 뉴런수(뇌신경원)는 약 1백40억개로 성인의 뇌와 같다.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머리를 많이 쓸수록 뉴런의 크기와 수상돌기(뉴런에서 뻗어나온 곁가지),뉴런앞 끝의 시냅스(뇌신경세포 접합부)수는 늘어난다.뉴런이 크고 수상돌기와 시냅스가 많다는 것은 두뇌활동이 그만큼 활발함을 뜻한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놀이기구가 많은 환경에서 자란 쪽이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뇌가 2.5%나 컸고 수상돌기와 시냅스의 수는 1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캔터키대 노화센터 데이비드 스노든교수가 장수촌으로 유명한 미네소타 만카토수녀원의 수녀들을 연구한 결과 학력이 높고 연구에 정진하며 쉴새없이 정신 수련을 하는 쪽이 방 청소나 주방일등 단조로운 일을 하는 쪽보다 노인성치매 발병률이 훨씬 낮았으며 더 오래 살았다.이밖에 UCLA 뇌연구소 아놀드 슈벨소장이 노인의 뇌를 양전자촬영(PET)한 결과 교육수준이 높고 다양한 지적탐구활동을 많이 경험하는 사람일수록 대뇌피질과 시냅스수가 많아져 노망이나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그는 또 늙은 쥐도 뇌를 자극하면 수상돌기와 시냅스가 새로 돋아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이는 수상돌기가 시들고 시냅스수가줄어 생기는 치매도 뇌자극을 통해 얼마든지 예방할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면 뉴런을 자극해 수상돌기와 시냅스를 늘림으로써 노인성치매로부터 자유로워질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뇌과학자들은 우선 『수상돌기를 활성화하는데 「지적 모험」만큼 좋은게 없다』며 특히 평소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 적극적으로 매달릴 것을 권장했다(표 참고).즉 직업의 전문성이 강조되는 요즘 자칫 외곬에 빠질 우려가 있으므로 직업 이외의 분야에 눈을 돌려 뇌의 고른 성장·발달을 꾀하라는 지적이다.예를들어 컴퓨터프로그래머는 조각을,발레리나는 바다항해와 같은 전혀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보는 것이 좋다.이와 관련,슈벨소장은 특히 『노년기의 뇌도 계속 변화·성장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노인들은 너무 늦었다는 생각 말고 뇌회로를 만드는 일에 부단히 정진해야 뇌질환을 예방할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엽제희생자(외언내언)

    월남전에서 미군은 베트콩 은닉에 도움주는 삼림을 없애기 위해 남부 베트남 지역 3백60만 에이커에 약 1천9백만 갤런의 고엽제를 살포했다.집중적으로 뿌린 곳은 캄보디아와 라오스 접경지역이고 62년부터 71년에 걸쳐 밤에 항공기나 헬리콥터로 뿌렸다.어떤곳은 선박이나 자동차를 이용하기도 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농약뿌리듯 제초제통을 등에 지고 군막사 주변에 뿌리기도 했다. 오렌지,화이트,블루,퍼플,핑크,그린등 고엽제를 넣은 용기 색깔에 따라 친근하게 부르며 여러종류를 사용했으나 황색띠를 두른 통에 든것 「에이전트 오렌지」를 가장 많이 살포했다. 이들 고엽제는 제초제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맹독성 부산물인 다이옥신(Dioxins)을 제거해내지 않은 가공할만한 독성제초제였다. 1969년 이들 고엽제가 제2세대 출생시 결함을 유발할수 있다는 기형발생설이 미국연구기관 실험으로 발표된후 71년 살포를 끝으로 전면 사용금지됐다. 고엽제 독성 후유증은 미국·호주·뉴질랜드의 월남참전 병사중 약 20여만명이 고엽제 후유증으로 의심되는 각종질환을 호소하고 1984년 5월 고엽제 제조회사인 다우 케미컬(Dow Chemical)등 7개 회사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낸 피해자들에게 보상동의를 함으로써 공인된 것이다. 83년에 이어 지난해 11월 월남 하노이시 호치민궁에서 열린 고엽제 장기영향에관한 의사 과학자및 환경전문가 국제심포지엄에서도 당시 사용된 디옥신 함유 고엽제는 비경구적으로 전파된 질환,생식이상,선천성기형,특정종류의 악성신생물(암종류),중추신경계 장애등과 관련있다는 것이 학술적으로 입증됐다. 국내 월남참전 고엽제후유증 호소자중 상당수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직껏 무료치료및 생계보상을 받지못하고 있고 일부는 고통끝에 자살했다는 최근 또 한번의 보도는 큰 충격이다.후유증 양상은 인종·생활형태에 따라 다를수 있다.미국에서 입증안된 한국인들에게만 나타나는 증세도 있을수 있다.합리적인 역학조사로 한국의 희생자도 모두 구제해야한다.
  • 「걸프」 참전 미군 2세/원인모르는 질병에 시달린다

    ◎「레이디즈홈」 보도후 사회문제화/뇌손상·피부병 등… 베트남전 악몽 재연 타일러 엘리스(2) 호흡기 질환,리드 웨스트(2) 허파 발육부전증,데이븐포트부부의 10개월된 아이 위장장애,위스콘신주 스프너에서 사산아 출생,미시시피주 빌록시 얼굴기형및 뇌손상 아이 출생…. 태어날때부터 병을 가졌거나 출생직후 시름시름 앓고 있는 이들 아이의 아버지는 모두 지난 91년 걸프전에 참가했던 미 퇴역군인들이다. 이른바 「걸프전 신드롬」이라고 불리는 각종 질병들이 걸프전 참전군인들의 2세에게서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미국에서는 지난 70년대 베트남전에서 에이전트 오렌지라는 고엽제에 노출된 군인들이 이후 각종 질병에 시달려온 악몽이 또한차례 재연될 것인가라는 공포감이 감돌고 있다. 이같은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지난달 「레이디즈 홈 저널」에 타일러 엘리스의 아버지 존 엘리스(23)가 살고 있는 마을의 아이들 16명 가운데 14명이나 각종 병을 앓고 있다는 기사가 실리고 난뒤 이를 본 전국의 걸프전 퇴역군인수백명이 같은 사정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면서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걸프전이 끝난 직후 아이를 갖고 92∼93년에 출산했으며 아이가 자라면서 만성질환·피부병·면역 체계의 장애 등의 현상을 발견하게 됐다. 그러나 아이들의 병이 전쟁때 얻은 아버지의 병으로부터 유전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백히 말하지 못하고 있다.미국당국도 아이를 치료한 의사들도 병의 뚜렷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을 뿐이다. 법적으로도 전쟁 참전자에 대해서만 각종 보상책이 마련돼 있어 자녀들은 보상은 물론 병치료에 따른 의료보험혜택도 전혀 받을 수 없다. 그동안 몇몇 의사들에 의해 걸프전 참전 군인들의 질병이 자식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 나왔지만 과학적으로는 아직 입증되지 않고 있다.말그대로 가능성일 뿐이다. 화학무기에 포함된 독성분이 이에 노출된 사람들의 난자와 정자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의학적으로 입증됐다.그러나 그같은 부모들때문에 자식까지 병에 걸린다는 연구는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정부는 앞으로 걸프전당시 사용됐던 신경가스,군복에 뿌려진 살충제 등을 대상으로 병의 근원을 찾을 계획이지만 자녀의 질병까지 제대로 밝혀낼지는 의문이다.
  • 뇌성마비 아들 완치/아버지가 경험담 출간

    ◎대구 이승희씨,치료안내서 「새로운 출발」 무료로 배포/돌보기·교육·물리치료과정 담아/“숨길수록 부모와 아이 불행해져” 대구에서 사업을 하는 이승희씨(39)는 90년 아들의 두돌 생일날 의사로부터 아들이 뇌성마비라는 판정을 받았다.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은 이씨부부에게 의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어쩔 방법이 없다.전문병원에 접수하는데만도 4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이씨부부는 전혀 다른 상황을 맞고 있다.뇌손상 증상으로 말을 잘 못하고 왼쪽 손과 발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아들 이정호군(5)은 병원의 도움없이도 조리있게 말하고 달리기까지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다른 정상적인 아이들처럼 대구YMCA유치원에 다니고 있다.주위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말했지만 이씨는 고개를 젓고 한권의 책의 집필에 몰두했다. 최근 출간된 뇌성마비어린이 부모들을 위한 안내서 「새로운 출발」이 바로 이씨가 보류했던 대답이다.이씨가 아들의 회복을 위해 썼던 방법과 경험들을 빠짐없이 수록한 이 안내서는 뇌성마비 아들의회복이 적절한 치유법과 부모의 혼신의 노력때문이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안내서 「새로운 출발」에는 뇌성마비의 개념에서부터 돌보기와 교육,물리치료에 이르기까지 뇌성마비에 관한 많은 자료가 꼼꼼히 정리돼 있다.바로 이씨부부가 일일이 경험을 거쳐 효과를 본 것들이다. 『뇌성마비어린이는 부모들이 집안에서 틈틈히 해주는 거듭된 물리치료로 정상에 가깝게 치유될수 있다』는 이씨는 그에 앞서 뇌성마비 아이를 감추려는 부모들의 그릇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뇌성마비라고 자식을 숨기면 숨길수록 자식은 더욱 기형이 되어 자식과 부모 모두가 불행해진다는 것. 이씨는 자비로 발간한 책들을 대구 요한성바오로2세 어린이집에 기증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 “김일성부자의 정수분자” 표방/「구국전위」 어떻게 활동했나

    ◎「전대협」 3기의장 임종석씨와도 수차례 접촉 「북한핵」문제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대학강사등이 낀 간첩단 15명이 16일 수사기관에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조선노동당의 남조선 지하당인 「구국전위」를 결성,전국적인 조직으로 확대하려다 안기부·기무사·경찰등 3개 공안수사기관의 공조수사끝에 덜미를 잡혔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일당중에는 대학재학도중 군에 입대,현재 군복무중인 2명까지 포함돼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 조직의 총책인 안재구씨(61·경희대강사)는 79년 10월 「남조선 민족해방전선」(남민전)사건으로 구속기소돼 무기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88년 12월 가석방됐었다.「남민전」사건으로 구속되기 전에는 동국대·서강대 시간강사를 거쳐 동국대·숙명여대 교수를 지냈다. 안씨가 일본을 통해 국내에 침투한 북한의 재일대남공작원 백모씨(일본거주)에게 포섭된 것은 91년 5월.안씨는 이때 『조선노동당의 남조선 지하당을 건설하라』는 공작선의 지령을 받고 구체적인 포섭작업에 나섰다.일본에서 송금돼온 엔화를 남대문시장 암달러상을 통해 환전,공작금을 조달한뒤 한양대 운동권 출신의 정화려씨등을 포섭한 안씨는 93년 1월 「구국전위」를 결성,본격적인 간첩활동을 벌였다. 『우리는 조국의 남반부에서 주체혁명 위업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 일심일체로 뭉친 김일성·김정일의 정수 분자들이며 우리 혁명을 승리의 종착점으로 이끌어갈 지휘 핵심들이며 민중의 전위부대이다』 구국전위는 이같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김일성부자를 미화하고 조선노동당의 전위부대임을 대외에 천명했다. 이들은 남한의 혼란을 조성하고 전국규모의 고정간첩망을 구성하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공단과 서민층이 몰려사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과 계층」을 공략대상으로 삼았다. 검찰수사결과 총책 안씨는 「전대협」3기의장 임종석씨(28)와도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원주노동교육연구원장 홍중희씨는 93년 11월 말 파스퇴르유업등의 노사분규에 불법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3월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또 조직원 안영민씨(25·경북대 수학과 4년)는 총책 안씨의 둘째 아들로 경북대 총학생회장을 지냈으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조직을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구속된 광주·전남책 유락진씨는 총책 안씨의 광주교도소 수감동료.유씨도 당시 간첩죄로 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이 교도소에 수감중이었다. 수사당국은 현재 이모씨(32)등 5명에 대해 긴급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수면제 「탈리도마이드」 복용 파문/잇단 기형아 출산 충격

    ◎물개 모양 사지기형아 브라질서만 46건 발생/30년전 사용금지… 효능좋아 최근 이용 늘어나/타임지 최근호 보도 분만실을 나온 산모가 자신의 「핏줄」과 처음 대면한 순간 아이의 팔·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 심정이 어떠할까. 최근 브라질에서는 임신중에 「마의 수면제」탈리노마이드를 복용한 산모들이 사지가 없고 머리와 몸통만 가진 신생아를 낳은 사례가 46건이나 보고돼 온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전한다. 지난 61년 전세계적으로 1만2천여명이 넘는 신생아를 사지기형으로 만들어 세상에 충격을 던져준 탈리도마이드의 악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7년 서독에서 개발된 탈리도마이드는 뛰어난 진정·최면작용으로 인해 62년까지 세계 각국에서 광범위하게 판매되면서 한때 수면제의 대명사로 군림했다.그러나 탁월한 약효만큼이나 부작용도 끔찍했다.이 약을 복용한 임산부가 이른바 해표지증(해작지증)으로 불리는 사지기형아를 분만하는 사례가 세계 각지에서 속출했던 것이다.이때 이웃 일본에서도3백여명의 사지기형아가 발생했다.이로인해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해 낳은 기형아라는 뜻으로 「탈리도마이드 베이비」라는 말이 마치 고유명사 처럼 통용됐다. 이에따라 이 약은 63년 마침내 수면제로 사용이 전면 금지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탈리도마이드는 수면작용 뿐 아니라 나병·결핵,골수수술 뒤의 부작용 치료에도 놀랄만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최근 다시 유통되기 시작했다.실제로 전문의들은 나병환자에게 많이 쓰이는 어떤 부신피질스테로이드도 탈리도마이드 만큼 치료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브라질에서 탈리도마이드의 악령이 부활하는 것도 이 나라의 나병환자수가 30만명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세계보건기구(WHO)는 브라질 뿐만 아니라 남미와 유럽도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이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탈리도마이드로 인한 태아기형은 주로 팔다리의 뼈가 극단적으로 짧은,즉 손과 발은 있으나 팔과 다리가 없는 상태를 보인다.특히 팔·다리를 이루는 성분이 크게 모자라 손이 직접 어깨에 붙어 있거나 두다리가 바다표범과 같은 형태를 이룬다.
  • 제주도 유배지문화 재조명

    ◎홍순만 국사편찬위원 「… 역사의 영향」 연구 논문 발표/14세기 시작… 연산군때 대표적 유형지/당대 석학들 근대사상 전파… 문화 형성/광해군·송시열·김정희·김윤식·박영효 등 수백명 추정 유배지는 무엇보다도 왕경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했다. 험한 뱃길 뿐인 바다로 차단되어 있으면 더욱 좋았다.이른바 「원악지」 혹은 「원악도」가 그것이다.제주도야 말로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춘 곳이었다.우리 역사에서 유배지를 말할 때 제주도를 빼 놓을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순만 국사편찬위원회 제주도사료조사위원은 이 유배지로서 제주도의 역사와 제주문화 형성에 미친 영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 제주유배인들의 도래와 그 영향」이라는 그의 논문은 17∼18일 제주대에서 열리는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회의에서 발표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를 처음 유형지로 삼은 것은 우리나라가 아닌 14세기 초 원이었다고 한다.고려와 원 연합군은 1273년 제주도에서 항쟁했던 삼별초를 섬멸했다.원은 이어 제주도에 총관부를 두어 1백여년 동안 지배했다.원은 이 기간 이곳을 다른 나라의 왕족이나 세력가 등 국내에 두기 곤란한 인물들을 쫓아보내는 장소로 이용했다. 원은 1317년 위왕 아목가를 시작으로 모두 1백70여명을 유배시켰다.제주도 유형은 이후 원을 멸망시킨 명나라도 답습했다. 우리나라가 우리나라 사람을 제주도에 처음 유배시킨 것은 1343년 고려 충혜왕 때부터이다.그러나 고려 때는 숫자도 많지 않았고 유배 시간도 짧았다고 한다.제주도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유형지가 된 것은 조선 이후이며 특히 사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연산군 이후라는 것이다. 제주 유배인들의 유형배경과 죄목은 각양각색이다.사화와 옥사,반란과 모반에 연루된 것을 비롯,상소부도죄,간언부도죄,조정비방 또는 대신탄핵,정책반대,반정에 따른 성토,실정,세자책봉반대,벽서사건,서학사옥,과시부정 등 헤아릴 수 없다.이 가운데 역사책에 나오는 큼지막한 사건으로 유배된 사람만도 2백여명에 이른다.그러니 실제 유배된 사람은 훨씬 많다는 추정이다. 왕족으로는 광해군을 비롯,소현세자의 세 아들,이하전 등이 있고 왕실 친인척으로는 인목대비의 어머니 노씨,선조의 부마 신익성,장희빈의 오빠 희재 등이 있다. 상신으로는 송시렬 이건명 서지수 등 대신급만도 30여명이며 학자와 문인들은 홍유손 김정 김정희 최익현 안효제 김윤식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또 보우를 비롯해,정약현의 딸로 백서사건을 일으킨 황사영의 부인 정란수,권일신,오산학교의 창설자 이승훈 등 종교인도 있었고 내관도 8명이나 된다. 유배형은 1895년 갑오개혁 때 장단법에 의한 형기제로 바뀌기까지 조선시대 5백년 동안 원근법에 의한 거리제가 유지되어 왔다.무기형이었던 셈이다.당대를 대표할 만한 지식인들이었던 유배인들은 이 긴 시간동안 책을 읽거나 시를 지으며 보내기도 했지만 적지않은 시간을 도민들의 자제를 가르치며 보냈다. 특히 홍유손 김정 송시렬 조관빈 최익현 등 석학과 김춘택 김정희 등 문화예술인들이 제주문화에 끼친 영향은 적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더구나 김윤식 박영효 등의 제주유배는 제주도에 일찍부터 근대사상과 문화를 받아들이는 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이처럼 오늘날 제주의 문화·사상·정신을 형성하는데 유배인들이 미친 영향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 삼성 신경영 1년 성적표/출발은 “화려” 실리는 못챙겨

    ◎자기혁신 노력… 재계각성 선도/승용차 진출 의욕 소득은 없어/“제품·서비스 완벽추구” 2단계 개혁에 관심 삼성의 신경영 성적표는 몇 점일까.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질위주 경영과 국제화·복합화를 골자로 한 신경영을 선언한 지 7일로 꼭 1년이다.1년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공과는 짚어볼 수 있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김영삼 정부의 의미 있는 동반자였다.이회장이 주창한 신경영은 기본적으로 YS의 개혁작업과 궤를 같이 하기때문이다.「나부터 변해야 한다」는 자기 혁신 노력은,재계는 물론 민간의 각성과 변화를 선도했다. 최근의 국내외 정세를,경제전쟁을 포함한 세기 말적 위기상황으로 규정하고 생존과 발전을 위한 변화와 개혁의지를 재계 전반에 심었다.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회간접 자본의 중요성,국제화의 필요성을 널리 인식시켰다. 내부적으론 종래의 근무체제를 질과 효율을 지향하는 「조기 출퇴근제」로 전환했고,불량률 제로에 도전하기 위해 「라인 스톱제」도 도입했다.계열사 정리를 통해사업구조를 정비했고,인력 및 조직의 개편을 통해 경영 인프라도 재구축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신경영 2단계 개혁에 착수,제품과 서비스의 완벽을 기하는데 전력투구할 계획이다.사업구조는 전기·전자,기계,화학·소재 등 3대 사업군을 축으로 질적 고도화와 21세기형 첨단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재편한다.경영시스템은 분권형 경영구조를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신경영의 상징이라 할수있는 조기출퇴근제에 대해 일부 총수는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1년만에 상당히 정착됐다.삼성 경제연구소가 최근 그룹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전체응답자중 59%가 조기출퇴근제가 정착됐다고 답했고 보통 15%,미흡 26%였다.또 70% 가까이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응답했고 50%는 업무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임직원 40%는 생활패턴이 바뀌었다고 밝혔다.그러나 직원의 8.3%는 회사밖에서 밀린 업무를 한다고 답했다. 이로써 삼성의 신경영은 적어도 화려한 데뷔에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그 대가 역시 만만치는 않다.눈에 띄는 과실이 없어 「외화내빈」이란 평가도 있다. 신경영은 인간미와 도덕성의 회복을 가치관으로 삼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입,경영권을 겨냥한 기업사냥의 의혹을 불러일으켰고,부동산 취득제한이 없는 삼성신용카드를 이용해 부동산을 과다 매입,투기란 비난도 받았다.냉장고 기술절취 사건도 있었다. 재계의 기존 관행이 깨지며 나온 「불화설」도 따지고 보면 삼성이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없지 않다.여론을 등에 업은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행동에 재계가 반발한 탓이다. 삼성은 자동차를 비롯,모든 사업에 관심을 보였지만,실제 수확을 거둔 것은 없다.노력에 비해 소득이 없었던 점이 재미 있는 대목이다. 결국 삼성의 신경영은 대외적으로 명분에서 호응을 받은만큼 실리를 잃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결혼과 유전(최선록 건강칼럼:22)

    ◎효소이상 질환 등 유전병 1천6백가지/결혼전 유전자·염색체이상 검사 받도록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젊은이들은 누구나 멋지고 몸과 마음이 건전한 배우자를 만나 건강하고 머리 좋은 자식을 낳아 기르며 행복한 일생을 보내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 결혼전 종합건강진단을 받아보는 젊은이들은 많지만 앞으로 태어날 귀여운 아기의 건강을 우생학적으로 생각,유전병 검사를 받아보는 젊은이들은 별로 없는 것같다. 이는 우생결혼과 유전에 관해 올바른 개념과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결혼전 배우자 양쪽 집안의 가계조사를 통해 유전병 유무 확인과 염색체의 이상검사는 건강하고 지능이 우수한 자녀를 낳고 기르는데 절대로 필요하다. 지끔까지 현대의학으로 밝혀진 유전병은 염색체 이상에서 오는 것이 30여종,유전자 이상이 10여종,우성 유전병이 8백여종,열성 유전병이 6백여종,반성유전이 1백여종,효소이상에서 오는 질환이 23종 등 약 1천6백여종이나 된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전병으로는 조울병·근시·단지증·다지증·백내장·통풍·다운증후군이 우성유전을 하고 정신분열증·간질·선청성 벙어리·페닐케톤뇨증이 열성유전을 하며 혈우병·색맹은 반성유전을 한다. 또 유전성 당뇨병·본태성 고혈압·해소병(천식)·윌슨씨병 등은 유전양식이 복잡하다. 이 가운데 현대의학 기술에 의해 조기에 발견,정상인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는 유전병은 구장세포증·페닐케톤뇨증·윌신씨병·클라인펠터증후군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편이다.결국 유전병을 가진 사람은 평생동안 이 병에 시달리면서 살아가야 하며 별다른 치료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고있다. 유전병은 근친결혼에서 가장많이 나타난다.근친결혼이란 같은 성을 가진 8촌·이종·내외종 등 8촌이내 친척들의 결혼을 말한다.근친결혼을 피하는 이유는 유전적 결함을 가진 이질가계의 자손의 결혼을 할때 동질 유전자를 결합시켜 대대로 숨어있던 열성불량인자가 출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청성 벙어리·정신박약아·간질·기형아·윌슨씨병은 근친결혼에서 높은 발생빈도를 나타내고 있다. 드물지만 신부의 혈액이Rh음성이고 신랑이 Rh양성일때 이 부모로부터 태어난 간난 아기는 Rh양성일 때가 많다.이때 아기는 적혈구가 파괴되어 심한 황달이 오는데 출산직후 교환수혈을 해주면 정상적인 아기로 성장할 수 있다. 결혼전 유전병 검사는 거주지역에서 가까운 대학교 부속병원이나 검사 시설이 잘된 종합병원에 가면 정확한 검사를 받을 수 있다.또 인류유전학 연구소가 있는 자연대 생물학과에서도 양쪽 가계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유전상담이 가능하다.
  • 녹청자/고려청자의 시원 아니다

    ◎연세대 「고려·조선시대 사기그릇 특별전」서 밝혀져/귀족용 청자·서민용 녹청자 함께 제작/굽없는 납작밑바닥 형태,조선초까지 사용 고려시대 녹청자는 중국 청자의 영향을 받아 신라 질그릇과 청자 중간에 나타난 청자의 시원인가,또 당시에 이 그릇을 사용한 계층은 누구인가.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이 연세대박물관 주최 「고려·조선시대 사기그릇 특별전」(5월9∼6월17일)을 통해 명확히 제시되었다. 녹청자는 우선 서민들의 수요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청자와 함께 제작된 막청자라는 결론이 나왔다.이같은 사실은 연세대박물관이 특별전을 위해 녹청자를 수집하는 가운데 전국의 가마터를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그러니까 고려왕실을 비롯한 귀족사회는 양질의 청자를 사용한 반면 일반계층은 조잡한 막청자에 해당하는 녹청자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리고 녹청자는 청자의 시원이 아니라는 것이다.녹청자를 같은 가마에서 청자와 함께 구어냈던 옛가마터는 전국에 널리 분포된 것으로 조사되었다.10세기말 고려초기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사기가마터는 경기도 용인군 서리,전남 해남 진산리와 함평 양재리,인천시 경서동 등에 남아있다.그리고 고려중기(1100∼1250년)의 가마터는 전남 강진과 전북 부안지역에 널리 흩어졌다.특히 11세기 후반부터 해안 가마들은 녹청자 대량생산시대를 맞아 전국적으로 보편화 됐다는 것이다. 그같은 근거는 지난 84년 전남 완도 어두리 앞바다에서 인양된 3만6백72점에 이르는 고려 녹청자에서 찾고있다.왜냐하면 방대한 분량의 녹청자가 한꺼번에 해저에서 인양되었다는 것은 대량제작에 따른 대량수송과정에 일어난 선박침몰사고로 볼 수 있기때문이다.어두리 해저유물 녹청자는 전국 청자가마터 출토품이나 각 지역에서 수집한 녹청자처럼 그릇생김새가 다양한 것으로 가려졌다. 녹청자는 대접류와 보시기,접시,잔과 잔받침,몸통이 큰 유병과 광구병,고려의 전형적 매병,합,항아리 등이 전해지고 있다.녹청자 항아리의 경우는 고려시대 질그릇 항아리 모양을 닮았는데,인천 경서동과 전남 해남 진산리 가마에서 많이 발견되었다.이같은 전통으로 미루어 녹청자는 토착적도자문화로 재해석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녹청자 그릇생김새의 특징중 하나는 굽이 없는 납작밑바닥(평저)이 많다는 점이다.납작밑바닥은 병과 항아리는 물론 접시에서도 발견된다.이는 선박 등을 이용해 그릇을 운송할때 넘어져 깨지는 것을 미리 막기위해 고안된 기형으로 풀이됐다.이번 특별전에는 납작밑바닥 녹청자가 많이 출품되어 일본학계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본학계는 지금까지 일본에 산재된 납작밑바닥 녹청자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만들어진 반자기성 그릇으로 해석해왔다.그러나 이번 특별전을 통해 납작밑바닥 녹청자가 한국에서 많이 수집됨으로써 인식을 달리하게 되었다.녹청자가 일본으로 흘러들어갔을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이번 전시회를 위한 가마터 조사결과 녹청자의 전통이 고려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 초기 분청사기가마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다.이처럼 녹청자가 15∼16세기쯤 조선시대에 분청사기와 함께 구어졌다는 사실도 처음 밝혀진 것이다. 녹청자란 모래 따위의 잡물이 섞인 태토 위에 회유계통의 유약을 씌워 구어낸 조질의 청자.그래서 표면이 거칠고 녹갈색이나 고동색의 유색을 띠고 있다.지금까지는 중국의 청자 영향을 받아 9세기말에서 10세기초에 만들어진 시원적 청자 성격의 그릇으로 보아왔다.따라서 질그릇에서 청자로 가는 중간단계쯤의 그릇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 “북 청소년 이성교제 높은 관심”(“살양말 신어보는게 꿈”:상)

    ◎함흥처녀 여금주양이 전하는 북녘젊은이 생활상 지난달 30일 귀순한 여만철씨 일가의 맏딸 여금주양.16일 서울에서 성년의 날을 맞은 꽃다운 이 함흥처녀는 요즈음 북한청소년들이 진절머리나는 사상학습은 뒷전으로 미루고 돈 버는 일과 이성교제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갓 피어난 꽃봉오리처럼 풋풋한 금주양은 유년기와 사춘기의 많은 추억들이 남아있는 북한에서의 생활을 서울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담담하게 털어놓았다.그녀가 밝힌 북한 청소년들의 생활상등을 수기형식으로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연애편지 성행… 데이트할땐 아파트뒤서/여자는 화장품·남자는 가죽구두를 선망/“팬티스타킹 하나가 내월급의 절반… 구입은 엄두도 못내” 사선을 넘어 북조선을 탈출한 우리식구는 지난달 30일 마침내 꿈에 그리던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긴장감이 풀리면서 피로가 몰려왔다.눈을 감았다.내가 태어나 20년간 살아온 북한에서 있었던 이런 저런 일들,그리운 친구들의 모습이 하나씩 머리를 스쳐갔다. 사연많은사춘기를 함께 보냈던 김순남,여정애,이은혜,햇빛고등중학교에서 무리지어 다니며 우정을 쌓은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나는 74년 10월12일 함흥 용성구역(평양 용성구역과 이름이 같아 90년 해안구역으로 바뀌었다)에서 태어났다. 그곳의 도시경영사업소 유치원 원장이자 탁아소 소장으로 어머니가 근무한 덕분에 보살핌도 잘 받고 남들보다 간식도 많이 먹을 수 있었다. ○어린시절에는 풍족 내가 태어났을 때만 해도 사회안전부 특무상사로 제17호공장(함흥화학공장) 안전부장 운전사였던 아버지는 이듬해 안전부 경비소대장(소위직급)이 됐다.별을 달고 다니는 안전부원은 급료도 한달에 1백20원이 넘었고 어디서나 잘 통했기때문에 어린시절은 이래저래 풍족하게 보냈다. 그후 아버지의 전근으로 기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사포구역 충성인민학교에서 3학년까지 다녔다.엄마가 출퇴근이 힘들어 유치원을 그만두고 밀가루 공장에 취직한 것도 그때였다.회상구역의 정성인민학교로 옮겨 졸업한 뒤 송북여자고등중학교를 다녔으나 89년 혼합(남녀공학)반 방침이 내려와 햇빛고등중학교로 옮겼다.남녀합반으로 고등중학교 5,6학년을 보냈다. 어려서부터 남자같은 성격이었던 나는 톡톡 쏘는 말을 잘해 남학생들과 잘 싸웠다.우리 학교는 각 학년 4개반이었고 우리반은 남자 18명 여자 16명이었는데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여서 서로 티격태격 하기 일쑤였다. 한번은 순남이의 노어책이 없어진 것을 두고 남자애 몇명과 우리 여학생 4명이 크게 다툰적이 있다.남자애들은 키 크고 곱게 생긴 이정철이란 남학생이 주동이었다.순남이의 노어책을 감춘것을 알고 「다리 부러진 노루새끼 한구덩이 몰린다」고 비아냥댔고 남자애들은 우리에게 방석을 집어 던졌다. ○사상공부엔 진저리 그런 이정철이 졸업후 순남이에게「좋아한다」고 고백했지만 순남은 안들은 척하고 그냥 군대에 가버렸다.순남은 무용소조에서 단련된 매끈한 몸매와 체력덕분에 군대체력검사에 합격,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북한에서는 남자,여자 할 것없이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들어가는 것을 제일로 꼽는다.배급도 꼬박꼬박 나오고 월급도 많기때문이다.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봉건(규제)이 좀 심해 남녀교제가 엄격한 편이었다.겉으로는 아옹다옹했지만 졸업하자 마자 남자애들이 「이리떼」같이 여자에게 심정을 고백하곤 했다.동창생모임에서도 친하게 지냈다. 북한의 청소년들은 대부분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더욱이 사상공부엔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해 봐야 먹고 사는데 큰 도움이 안되기때문이다. 생활이 너무나 고달프고 제대로 먹을 것을 먹지못하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당장에 배불리 잘 먹을 수 있는지가 가장 큰 문제이다.그 다음 관심사는 이성교제다. 대부분 고등중학교 5∼6학년때(17∼18세)부터 이성교제에 관심을 갖는다.영양상태가 나쁜 탓에 남한에 비해 좀 늦다.여학생들도 고등중학교 5∼6학년이 돼서야 첫 생리를 한다. 북한에서는 여기에서처럼 「데이트」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가깝게 만나는 이성을 보통 「그 동무」「그 사람」「우리 사람」이라고 표현하는데 보통 친구애인한테는 「니네 그 동무 잘있니?」라고 안부를 묻는다.남한에서는 텔레비전 제목에서부터 사랑이라는말이 넘쳐 흐르는데 북한에서는 어른들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감정을 최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얼굴 갸름해야 미남 음악소조,무용소조 등 각종 소조활동을 하는 학생회관에서 마음에 드는 학생들이 있으면 말을 걸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소개를 해주기도 한다. 소개에도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교제를 빌미로 뜯어먹기 위한 것을 「쪼임선」,재미삼아 하는 것을 「재미선」,결혼까지 할 양으로 만나는 것을 「당대선」이라고 부른다. 남자애들은 얼굴도 예쁘고 신체가 건강한 여자를 좋아한다.여자애들은 키가 크고 얼굴이 희고 갸름한 남자를 미남으로 친다. 아무개에게 「그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 알려지면 친구들끼리 재미삼아 책으로 점을 봐 주기도 한다.학생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점보는 책은 연필로 베껴 쓴 것을 또 베껴 쓰고 한 것이다.누가 어디에서 처음에 알아왔는지 모르고 명칭도 없다.그냥 「생일있는 그 책」으로 통한다.띠나 생일로 상대방의 성격이 어떤지,장래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궁합은 잘맞는 지를 알아보는데 『이거 맞갔어?』하면서도 모두들 꽤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가까운 사이일 경우 대부분 보충수업이 끝나는 하오 6시 이후 아파트 뒤에서 만나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다 헤어진다.함흥시내 호랑천 둑은 가장 즐겨 찾는 주말의 데이트장소로 꼽혔다. 영화관은 소란스러워 이성교제하는 남녀는 잘 가지 않는다.남녀학생들의 교제는 보통 연애편지하는 정도로 순진한 편이다. 좀 심한 애도 있긴 있다.우리학교에 노기옥이라는 여자애는 같은 또래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라 불량청년들과 상습적으로 사귀었다.안전부 「구류장」(감옥)에도 갔던 그 애는 졸업후 악기공장에 취직했는데 제버릇 남 못준다고 그곳에서도 열스런(부끄러운)소문이 파다했다. ○신상옥 영화 화제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남자 여자가 껴안는 장면만 봐도 「와­붙었다!」고 호들갑을 떨며 얼굴을 붉히고 어색해 한다. 80년대 신상옥감독이 북한에 와서 만든 영화 「철길따라 천만리」가 당시 함흥에서 최대의 화젯거리였다.남녀가 노골적으로 입맞춤하는 장면이 처음으로 나왔던 것이다.그것도딱 한 장면 나오는데 그 영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원래 그 영화에는 입맞춤하는 것이 여러장면 나오는데 가위질했다』면서 신감독이 『북한의 예술은 틀에 짜여서 재미가 없다』고 했다는 말까지 떠돌아 다녔다.그만큼 표현의 자유가 없다. 나는 영화보기를 참 좋아한다.영화관은 학교에서 사상교육을 위해 의무적으로 하는 단체관람이나 친한 친구들끼리 떼지어 찾는다. 희극배우 김세영이 나오는 대가족의 이야기 「우리집 문제」는 모두 봤고 신상옥감독이 만든 신필림 영화도 많이 봤다. 하지만 신상옥감독의 모든 영화는 신상옥·최은희부부가 남한으로 돌아간뒤 상영이 중단됐다. 영화는 주로 구역마다 하나씩 있는 문화회관에서 상영하는데 새로 나온 영화는 2원,전에 보던 영화는 70전이다. 이성교제에 관심이 높다보니 외모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쓴다. 여자애들은 화장품을 가지고 싶어 하고,남자애들은 그럴듯한 가죽구두를 갖고 싶어 한다.『여자는 얼굴이 고와야 하고 남자는 구두가 좋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여자를 볼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얼굴이고 여자는 소개 받을 때 고개를 숙이면서 남자의 구두에 가장 먼저 눈길을 주기때문이다. 생필품들은 주로 중국에서 유입되는 것들로 장마당(시장)에서 밀매되고 있지만 비싼 편이라 웬만해선 엄두를 못낸다.눈썹연필이 10원,입술연지가 15원씩 한다.한번은 3백원하는 중국제 아이섀도도 봤다.그 돈이 있으면 쌀을 사먹지…. 살양말(스타킹)도 갖고 싶어 하는 품목으로 꼽힌다.함흥지역 여성들이 살양말(스타킹)을 신기 시작한 것은 89년 임수경언니가 온후로 기억된다. ○옷은 집에서 만들어 임수경언니가 사리원 농업대학을 방문해 『왜 발 건사를 잘 해야하는 여자들이 맨발에 샌들을 신는지 모르겠다』며 북한여성의 교양수준에 대해 지적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중국제 살양말이 장마당에 선보이기 시작했고 처녀 언니들은 거금을 들여 사 신기도 했다. 무릎까지 오는 것은 20원,허벅지까지 오는 것은 30원,허리까지 오는 것(팬티스타킹)은 40원이나 한다.팬티스타킹 하나가 교양원인 내 월급(98원)의 절반 가까이 되니 꿈도 못꾼다. 북한 여학생들은 바느질솜씨 하나는 세상 어느나라에 내놓아도 좋을듯 싶다.가슴띠(브래지어),블라우스,달린옷(원피스)등을 모두 집에서 만들어 입기 때문이다.가슴띠는 고등중학교 5∼6학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면이나 테토론을 끊어다 만들어 사용한다.
  • 전문가 좌담(심층분석 농수산물유통)

    □참석자 정 복 조교수 (52·고려대 농업경제학과) 김 정 기연구원(47·농촌경제연구원 유통경제연구부) 양 춘 우부회장 (57·농수산물시장 지정도매인협회) 이 정 수사무국장 (40·농산물중매인조합연합회) 농수산물의 유통구조를 바로 잡는 일이 발등의 불이 됐다.이른 바 「농안법 파동」으로 잠시나마 농민들은 판로를 잃었고 소비자 가격은 몇 배나 뛰었다.다행히 진원이 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의 시행을 6개월 유보함으로써 파동은 가라앉았다.그러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파동을 계기로 유통구조 개혁의 길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로부터 문제점과 대책을 들어봤다. ◎“직거래 확대 등 물류채널 다양화를”/「도매시장」 운영에 상인·농민 참여해야/농수산물 등급화·표준화·규격화 시급/「재래시장」 흡수 서두르면 부작용 심각/값싼 외국산 수입홍수 대비,농업구조 개선과 연계해 다뤄야 ▲정복조교수(고려대 농업경제학과)=중매인들이 중개를 거부함으로써 도매시장 기능이 일시에 마비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엄청난 타격을 받았습니다.이번 사태로 농민들은 3백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됩니다.소비자 가격도 한 때 5∼6배가 뛰었습니다.이번 사태를 보면서 저는 유통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해야지 한꺼번에 고치는 것은 어렵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국민 개정안 주목 ▲양춘우부회장(농수산물도매시장 지정도매인협회)=당사자의 한 사람으로 파동을 겪으며 도매시장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렇게 큰지 정말 놀랐습니다.생산자와 소비자 뿐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에까지 충격을 주었습니다.국민의 시선이 개정 농안법에 쏠려있으므로 도매시장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그동안 관료나 도매시장의 종사자가 제 할일을 했는지 모두 반성해야 합니다. ▲정교수=평소 농업법에 관한 전문가가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겼습니다.앞으로 이 분야의 전문가가 하루 빨리 양성돼야 합니다.이번 파동도 법이 추구하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있기 때문에 빚어졌습니다. ▲이정수사무국장(농산물중매인조합연합회)=우리 중매인연합회는 지난해 법이 개정된 뒤 줄곧 재개정을 요구했습니다.「시행유보」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비록 우리 연합회의 힘이 미약하지만 국회 정부 학계 등에 문제점을 미리 다 얘기했습니다.국민 전체가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된 중요한 법인데도 정작 여론수렴 등의 절차를 무시하고 덜컥 개정한 것이 화근입니다.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법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판로 좁아져 불리 ▲김정기연구원(농촌경제연구원 유통경제 연구부)=저는 이번 파동을 「사건」으로 봅니다.자본주의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상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뿌리깊은 유교적 전통 때문인지 몰라도 이 파동은 상인의 역할을 너무 과소 평가한 데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미국의 팔버교수는 최근 농업을 「하느님도 두려워하는 산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산업이라는 뜻이지요.앞으로는 상인의 역할을 보다 더 중요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정교수=그렇습니다.상인에 대해 편견을 갖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됩니다. ▲이사무국장=말이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대통령께서 국가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은 곧 장사를 잘 하자는 표현과 통하는 것 아닙니까.농수산물 거래량의 70%를 좌지우지하는 재래시장과 위탁중매인들도 있는데 모든 것을 도매시장의 중매인 잘못으로 치부하고 있어요.문제의 핵심을 못 짚은 것이지요. ▲양부회장=중매인의 판매행위를 금지한 개정 농안법의 입법취지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그렇게 되면 유통과정이 한 단계 줄어드니까요.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농수산물 같은 신선식품은 도매시장의 모든 조건이 완전히 갖춰져도 산매상의 의뢰를 받는 단순 중개만으로는 모두 처분되지 않습니다.아무리 완벽한 중개가 이뤄져도 잔품은 남게 마련이니까요. ▲이사무국장=동감입니다.저희 중매인들은 개정된 농안법이 중매인의 존재가치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중매인의 판매행위를 금지했다고 해서 복잡하기 짝이 없는 유통단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그렇게 되면 현재중매인들이 처분하는 70∼80%의 물량이 재래시장 등으로 흘러가 지금보다 더 무질서하게 거래될 것 아닙니까.훨씬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2원적 체제 문제 ▲정교수=농수산물의 유통구조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도 많습니다.이론적으로는 유통단계가 줄면 능률적입니다.그러나 직거래를 해도 소규모 물량을 취급하는 경우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농수산물의 특성 때문에 유통비용이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물론 유통단계를 줄이지 말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양부회장=매매참가인 제도에도 올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농안법의 새로운 내용의 하나가 매매참가인에 「소매업자 협동조합」을 포함시킨 것인데,일본 오다도매시장의 경우 중매인은 2백16명이고,매매참가인은 2천6백명이나 됩니다.그런데도 이 도매시장 거래량의 80% 가량을 중매인이 소화합니다.정부도 매매참가인들이 전문성을 지니지 못해 거의 유명무실화되다시피 한 현실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이사무국장=저는 매매참가인을 두는 것을 중매인과 경쟁시키기 위한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이번에 매매참가인에 「소매업자 협동조합」을 포함시킨 것은 중매인의 역할을 줄이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정교수=물론 중매인의 전문성을 인정합니다만 일부 부도덕한 중매인들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 아닙니까. ▲김연구원=중매인의 판매행위를 금지한 것은 중매인의 소유권 행사를 원천적으로 부인한 것입니다.도매시장의 유통 주체는 지정도매법인과 중매인인데,중매인의 판매행위를 금지시키면 도매법인과 중매인 모두 상품의 소유권이 없어집니다.따라서 「농산물 도매시장」은 「농산물 중개시장」으로 명칭을 바꿔야 할 형편이에요.농민의 경우 오히려 판로가 좁아져 불리해질 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양부회장=정부가 유통개혁의 일환으로 재래시장을 제도권으로 흡수할 계획이라는데,저는 반대합니다.재래시장을 지금처럼 놔두면서 도매시장을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정교수=재래시장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것이 이상적이기는 하나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입니다.계도기간을 겨우 6개월로 늘린 것도이해할 수 없습니다.이 짧은 기간에 과연 유통채널의 다양화 등 인적,물적 투자가 뒤따를 수 있을까요.짧은 기간에 단칼에 제도를 바꿔버리면 엄청난 부작용이 생깁니다.이번에 생생하게 겪지 않았습니까. ▲이사무국장=정부가 법논리만 적용해 도매시장을 운영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상장·경매되지 않는 농수산물을 생산자나 도매법인으로부터 넘겨받아 파는 위탁중매인도 양성화해야 합니다.음성적인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재래시장도 양성화해야 합니다. ▲정교수=바람직한 농수산물의 유통구조에 관한 말씀들을 해 볼까요. ▲양부회장=정부는 앞으로 6개월 안에 농안법을 전면 재개정하겠다고 합니다.그러나 지난해 농안법이 개정된 뒤 1년이 지나도록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자칫하면 더 잘못된 「기형아」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정부는 농산물 구조개선 사업으로 「도매시장 시설확충」과 「상장 경매제 정착」,「산지유통 합리화」 등 3가지를 공약했습니다.이는 기존의 농안법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결국 구 법의테두리에서 도매시장에 대한 보다 과감한 물적,인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사무국장=핵심은 유통구조 개선인데,앞으로 6개월 동안 너무 지금의 상황에만 얽매여서는 안 됩니다.10∼15년 뒤에 산지의 여건이 어떻게 바뀌고,생산자들의 역량이 어떻게 달라질 지를 고려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뤄야 합니다.앞으로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가 더욱 활발해지는 등 생산자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 분명합니다.따라서 지금의 도매시장 중심의 거래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또 도매시장 관리공사는 시설 관리를,지정 도매법인은 운영을 맡고 있는 지금의 2원적 체계에도 문제가 많습니다.정부와 시장의 상인,생산자단체를 묶어 공공 법인을 설립,이 법인으로하여금 중개와 경매 등의 모든 업무를 자유롭게 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수수료 현실화를 ▲정교수=유통단계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앞으로 기업농의 등장 등 농업구조가 바뀌면 도매시장의 기능은 점차 약화됩니다.따라서급격한 변화는 곤란하고 실효도 없습니다.또 중매인들의 도매행위를 굳이 금지시킬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그보다는 직거래를 늘리는 등 유통채널을 보다 다양화시켜야 합니다. ▲김연구원=앞으로 값 싼 외국의 농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것은 분명합니다.당연히 국내 농수산물 시장의 공급 및 농업구조에 큰 변화가 옵니다.소비자들의 소비행태 역시 과거와 달라집니다.유통구조 개혁의 전제를 바로 여기에 두어야 합니다.소비구조의 변화는 곧 도매구조 나아가 산지구조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지요.이를 충분히 인식,가격안정 및 유통정책은 물론 농업구조 개선정책의 상관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단편적인 계획으로는 아무 것도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교수=개정된 농안법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몇가지 선행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우선 모든 농수축산물이 도매시장에 상장돼 경매되어야 합니다.산지에서는 농수산물의 등급화와 표준화,규격화가 이뤄져야 하고요.그래야 산매상이 물건을 안 보고도 중매인에게 중개를 의뢰할 것 아닙니까.기존 도매시장의 시설이 미흡하고,거기다 공영 도매시장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입니다.중매인이 중개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도록 수수료도 대폭 현실화해야 합니다.
  • “중기형공기업 민영화/전경련회원 참여 자제”

    ◎회장단,중기에 공동참여 기회 전경련은 10일 회장단 회의를 열고 고속도로 시설관리공단 및 (주)전화번호부 등 중소기업형 공기업의 민영화에 회원사들의 참여를 자제키로 했다. 회장단은 공기업 민영화는 시장경제가 진일보하는 정책이라고 평가하고 중소기업도 공기업 민영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무분별한 참여를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기협중앙회는 공기업 민영화계획과 관련,중소기업들이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중소기업형 공기업에는 대기업의 참여를 자제하도록 전경련에 협조문을 보냈었다. 회장단 회의에는 최종현 회장,정세영 현대그룹 회장,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신명수 동방유량 회장,조중건 대한항공 부회장,조규하 전경련 부회장이 참석했다.
  • 유기농업 보급하는 농민들(일본농업탐방:24)

    ◎20년전부터 무공해농산물 계약재배/4천농가 그룹 결성… 도시 소비자와 직거래/백화점·슈퍼에도 특별코너… 「21세기형 농업」으로 각광 생명의 근원은 자연에 있다.유기농업은 그 자연을 이용,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하는 「생명산업」이라 할수 있다.일본에서는 이러한 유기농업이 21세기에도 발전할수 있는 미래농업으로 정착되고 있다. 유기농업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않고 퇴비를 이용하는 농업이다.일본의 유기농업은 지난 70년대 중반부터 크게 늘어났다.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20여년전 「일본유기농업연구회」를 만들어 유기농업보급에 앞장서고 있다.현재 회원은 약 4천명.도쿄 세다가야구에서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오히라 히로시(대평박사·61)씨도 그중의 한사람이다. 도쿄역으로부터 전차로 약 30분 서쪽으로 달리면 오히라씨의 유기농장을 만난다.한적한 주택가 한가운데 있는 밭에는 무·파·시금치·갓등 여러가지 채소가 자라고 있다.그밖에 오이·토마토·양배추·피망·가지등 50여종의 채소들이 계절별로 재배되고 있다. ○농약·화학비료 안써 오히라씨가 소유하고 있는 농장은 1㏊.도쿄 변두리이기는 하지만 1㏊의 땅을 가지고 있는 그는 대단한 부자임에 틀림없다.그러나 그는 넓은 땅을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단순한 밭으로 생각하며 농사에 전념하고 있다.그에게는 더욱이 농한기도 없다.1년내내 기후에 맞는 채소를 돌아가며 재배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는 농가소득를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그만큼 여유가 있다고 할수 있다.그러나 보통농가의 3∼4배는 된다고 강조한다.보통 1년에 5번의 윤작을 하며 생산비가 30%정도 덜 들기때문이다.그는 전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퇴비를 만들어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오히라씨가 유기농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68년.자신과 부인및 아들부부등 4식구와 2명의 연수생과 함께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그는 명성대학 농학부를 졸업하고 농사일를 하고 있다.자신의 유기농업을 설명하는 자료중에는 영어로 되어 있는 것도 있다.그 자료를 받는 순간 조금 놀랐다.그는 또 유기농업에 관한 3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그중「실천 유기농업독본」은 한국에서도 번역됐다고 들려준다. 유기농업으로 재배되는 농산물은 무공해 식품으로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오히라씨는 농산물 판매를 위해 군마·후쿠시마·지바·나가노·시즈오카·에히메현등에 있는 15명으로 「약엽회」를 만들었다.채소·쌀·과일등 각자 재배한 농산물을 모아 도쿄에 있는 4백가구 1천6백여명에게 정기적으로 공급한다.고정된 4백가구 소비자들은 다른 농산물은 먹지않는다고 그는 말한다.남는 농산물은 학교급식용으로 판매한다. ○전문 유통업체 등장 오히라씨와 같이 농산물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구조가 일반적이다.그러나 유기농업이 대규모화하면서 백화점·슈퍼등과 계약을 맺고 백화점등에 「유기농산물 코너」를 설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가락시장과 같은 일본의 대표적인 농산물유통센터 오타(대전)시장에도 「유기농산물 코너」가 만들어졌으며 전문 유기농업유통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유기농업이 이같이 발전하게된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것은 한권의 소설책이었다.아리요시 사와코의 「복합오염」.지금은 고인이지만 그녀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 작품에서 농축산물의 오염이 인체에 얼마나 위험한가를 경고하고 있다.이 작품이 발표된후 일본인들은 농산물 오염의 위험성을 깨달으며 유기농산물에 큰 관심을 갖기시작했다고 한다. 유기농업은 사실 새로운게 아니다.옛날의 농업으로 돌아간 것에 불과하다.물론 새로운 영농방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퇴비를 이용하는 유기농업은 농약이나 화학비료가 없던 옛날의 농업방식의 계승이라 할수 있다.전후 일본의 농업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대량사용,생산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공업화 과정의 효율화개념이 「농업의 근대화」란 이름으로 농업에서도 강조된 것이다. ○정부 적극 지원방침 일본은 「잡초의 나라」라고 비유될 만큼 농업을 둘러싼 자연환경이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나쁘다.일본은 이때문에 미국의 5∼6배,유럽의 10배에 가까운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해왔다.그러나 농약과 화학비료의 대량사용은 토양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환경을 악화시킴은 물론이고 농산물의 안전성에도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에서는 이에대한 반성으로 유기농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일본의 유기농업은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그룹을 만들거나 법인의 형태로 각지역에서 발전하고 있다.유기농업의 발달로 지방자치단체나 농협·정부도 이들을 무시할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그러나 일본의 유기농업은 농협이나 정부의 지도에 의한 것이 아니라 농민 자신들의 지혜와 노력으로 발전해왔다. 유기농업의 발달로 일본인들은 안전한 유기농산물를 찾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이는 농업시장이 개방되더라도 일본농산물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한몫을 할 것이다. 유기농산물의 최대 소비지인 도쿄도는 이러한 유기농업 발전을 위해 백화점·슈퍼·청과·채소장수등 5천여 가맹점을 지정,생산·판매를 지원할 방침이다.일본의 유기농업은 「21세기 농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 서산·태안 이기형씨/성동을엔 김학원씨/민자지구당 개편

    민자당은 15일 하오 서울 성동구민회관에서 문정수사무총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동을지구당개편대회를 열어 김학원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민자당의 서산·태안지구당도 이날 하오 서산문화회관에서 김종필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개편대회를 갖고 이기형국토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을 위원장으로 뽑았다.
  • 아마문인 2인 장편 서사시 발표

    ◎박영복씨 「동학농민전쟁」/사회개혁 차원서 접근/유홍렬씨 「백범 김구」/자료수집 3년의 역작 아마추어 문인들이 동학농민전쟁과 김구선생의 일생을 소재로한 장편 서사시를 나란히 발표해 화제다. 인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집행위원장인 박영복씨(46)가 펴낸 「동학농민전쟁」(학민사간)과 지난 91년 서울시 공무원으로 퇴직한 유홍열씨(52)가 발표한 「백범 김구」(자유지성사간)가 그것. 두 작품은 우리 역사상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학농민전쟁과 김구라는 거물을 기성문인들조차 꺼리는 서사시로 엮어냈다는 점에서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문단에서도 관심을 모으고있다. 박씨의 서사시 「동학농민전쟁」은 박씨가 고려대 산업공학과 졸업후 지난 89년부터 경실련에 몸담아오면서 틈틈이 습작한 수필등의 글솜씨를 토대로 동학농민전쟁을 사회개혁차원에서 접근한 작품. 1800년 홍경래의 난부터 전봉준이 처형된 1894년까지의 역사적 사실들을 객관적으로 풀어나가면서 동학농민전쟁을 농민이 주체가 된 사회개혁운동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는게 특징이다.특히 이기간동안 만연했던 농민의 수탈상이나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요즘의 부조리현상과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당시의 농민전쟁을 부조리 척결차원의 자발적인 「시민운동」으로 엮어나간것이 눈에 띈다. 유씨의 「백범 김구」역시 과거 부조리척결등 의식전환측면을 강조한 서사시. 3년간에 걸친 자료수집을 토대로 김구선생의 행적과 사상등 일대기를 전기형식이 아닌 장시로 풀어내면서 그의 역사적 희생부각과 함께 친일파등 반민족행위자 처벌에 안이했던 역사적 과오를 넌지시 비추고 있다. 「문학예술」지를 통해 등단,시집 「삽상한 바람」을 내기도 했던 유씨는 『어릴적부터 문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컸지만 형편상 문학일선에 나서지 못한게 아쉽다』면서 『그러나 공무원 재직중 내내 가슴에 담고있던 생각을 이렇게나마 표출하고나니 홀가분한 기분』이라고 귀띔한다.
  • 북해도의 21세기형 농촌(일본 농업탐방:23)

    ◎「그린농업」 육성… 소득 일 평균의 3.5배/“농약·비료 덜 쓰자” 저공해·고생산성 운동/기반시설 확충에 한해 2,800억엔 투입… 유럽인 견학 잇따라 생산성과 수익성이 높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농업체질을 강화해야한다.농업의 체질 강화는 곧 농촌의 기반시설의 확충,정비를 뜻한다. 일본의 농촌 가운데 북해도는 유럽시찰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기반시설이 잘돼있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그 이유는 대체로 두가지다.하나는 농촌정비를 환경을 중요시하는 「그린농업」과 연계,「21세기 농촌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이다.다른 하나는 농촌정비를 지역별 특성에 맞게 마을단위로 모델화하여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농촌정비사업을 농업생산기반정비와 생활환경정비로 나눠 추진하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누구든지 한번 북해도 땅을 밟으면 「살고싶은 농촌」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할 정도로 성공했다는 평이다. ○마을 단위로 모델화 지난 93년 북해도의 농촌정비예산은 2천8백억엔.이 예산가운데 65%정도인 1천8백억엔은국비로 충당됐다.이는 평성원년인 지난 89년의 2천70억엔(국비 1천6백억엔)과 비교하면 완만하지만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농촌정비가 이미 선진형태에 와 있어도 농촌정비예산은 계속 확대편성되고 있는 곳이 북해도다. ○“농업과 환경의 조화” 정비예산중 3분의2는 농지재편 개발사업 다시말해 초지개발,새농지개발,관개배수사업,기존농지정비등에 쓰인다.나머지는 농산품운반을 위한 농업전용도로,농촌공원·집회시설등 농촌생활환경 정비사업에 쓴다. 북해도의 모든 정비사업은 부락단위의 특수성에 맞춰 중점사업들을 결정한 뒤 추진된다는 점이 특이하다.한 지역이 초목개발에 집중투자하는가 하면 어떤지역은 농촌생활환경사업이 강조되기도 한다. 농촌의 환경개선도 농촌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이같은 농촌정비사업은 지난해부터 환경과 농업생산성을 동시에 이루는 이른바 「그린농업」과 연계돼 추진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도내에 그린농업추진협의회를 구성,농산물의 안전성과 품질향상,환경과의 조화를 이루는 농업으로 전면재편됐다. 『환경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자원을 이용하면 농산물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됩니다.농산물의 안전성이 보장되면 자연 농업생산자는 물론 소비자의 건강향상에도 이바지하게 되지요』북해도 농정부의 니시야마(서산태정)과장보좌의 지적이었다. ○“일본산은 안전” 심어 니시야마 과장보좌는 그린농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바로 농업의 국제화를 이루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즉 환경문제를 강조함으로써 『일본에서 나는 농산물은 안전하고 환경문제를 생각한 결과의 산물』임을 국제적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 그린농업이란 설명이다. 그린농업추진운동가운데 하나가 「3·3·3운동」이다.즉 농약을 3할정도 줄이자는 것이 그 첫째고 화학비료를 3할 줄이자는 것이 그 두번째다.마지막으로는 안전도와 맛·영양가등 세가지차원에서 품질향상및 기술개발을 꾀하자는 운동 이것이 바로 「3·3·3운동」이다. 사업비는 단위행정기관인 시·정·촌과 일선농협의 보조금으로 충당한다.기업에서도 이 운동을 돕기 위해 적극 출연하고 있다. 추진지도는 모두 다섯갈래로 하고 있다.그린농업의 추진조정작업은 도에서,화학비료를 적게 쓰는 기술연수,농약의 안전사용기술보급,토양진단의 고도화,축산환경보전,신기술을 이용한 기반정비등은 농협과 개개농가단위에서 추진하고 있었다.협의회안에는 「북해도유기농업연구회」등 각종 연구·기술단체가 설립돼 농약·화학비료의 시험,그린농업의 경영평가연구등을 시행하고 있다. ○기업이익 농촌 환원 북해도 농가의 1가구당 소득이 다른 도부현 평균의 3.5배인 3백88만엔정도에 이르고 있는 것도 바로 그린농업을 생각하는 농촌정비의 혜택이자 결과다. 그린농업이 표면화되고 혜택으로 인한 성과를 다시 농촌으로 환원하는 곳은 기업이다.이가운데 우유와 치즈등을 생산하는 설인유업은 대표적인 그린농업기업군으로 꼽힌다. 북해도를 기반으로 하는 이 업체는 일본 전역에 농업가공식품을 팔면서도 원재료는 북해도에서만 공급받는다.운송비등의 문제를 생각해서였겠지만 북해도의 농축산물은 안전하며 신선도가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 마타가와 시게유키(우천중행)공장장의 주장이다. 마타가와공장장은 『전국에 39개공장을 거느리고 우유등 유제품만 연 5천억엔의 매출을 올리는 우리회사는 자체농장이 없다』면서 『대부분의 원료를 북해도의 낙농가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개발,농가 보급 이 회사는 대신 수정란이식연구소,치즈연구소,신소재개발기술연구소등 4개의 연구소에 직접 투자하는 등 대부분의 이익금을 낙농연구에서 환경문제까지 연구부문에 직접 투자하고 있었다.특히 지난85년에 설립된 수정란이식연구소는 실험농장을 만들어 이식기술을 개발,개개농가에 기술을 전수해주고 있었다. 또 회사의 이익을 어떻게 하면 개개농가에 환원할 것인가를 집중연구하고 있었고 특히 낙농가가 직접 회사경영에 참가하는 방안까지 연구하고 있다. 이익환원의 한 방식으로 최근 이 회사는 슈퍼나 개인점포에 매장진열 프로그램,매출액산정등의 경영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무료로 보급하기도 한다. 농협과 함께 낙농연구소를 운영,소건강을 점검해주거나 낙농가와 함께 유질향상위원회같은 것을 설치,함께토론하는 일도 이 회사의 일상적인 일이다.
  • 유혈의 검은 대륙/종족분쟁에 끝없는 내전…

    ◎총선앞둔 남아공/흑·백 분리자치주의자 “선거불참” 저항/흑·흑 갈등에 1만5천명 정치폭력 희생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과연 소수 백인통치의 역사를 털어버리고 흑·백 공존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낼 것인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실시될 예정인 남아공 사상 최초의 흑·백 다인종 총선에서 3백50년간 계속돼온 소수 백인통치에 종지부를 찍을수 있을 것인지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여론조사결과 넬슨 만델라가 주도하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지지율이 한결같이 60%를 넘고있어 순조롭게 총선이 이뤄질 경우 ANC의 집권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그러나 정국불안의 불씨가 여전히 곳곳에 도사리고있어 남아공 총선정국은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48년 현 국민당 집권이후 남아공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로 일컬어지는 대표적인 인종차별정책을 채택,전체인구의 13.6%에 불과한 소수 백인들이 75.2%에 달하는 흑인들을 지배하는 기형적인 정치체제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지난 89년 인종차별정책의 대표적 인물인 피터 보타 대통령이 물러나고 현재의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남아공 정정은 급변했다.90년 2월에는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27년간 수감생활을 하던 넬슨 만델라가 석방됐고 이어 33개 흑인저항단체들이 합법화 됐다. 데 클레르크 대통령은 만델라를 흑인의 공식대표로 인정하고 91년 12월 남아공 26개 흑백 정당대표들의 모임인 「민주남아공회의」(CODESA)를 구성,93년 7월엔 흑인의 참정권을 인정하는 새 헌법을 제정하고 다인종 총선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이와함께 총선을 관장할 과도행정평의회(TEC)를 출범시키고 과도헌법안에 대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소수 백인통치 종식을 위한 절차를 밟아나갔다. TEC는 흑·백인 정당대표들이 참여하며 정부 결정사항에 거부권을 행사할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구로 흑인들은 TEC에 참여함으로써 남아공 사상 최초로 정치에 참여할수 있게된 셈이다. 과도헌법안은 양원제와 대통령 간선제를 채택했으며 4개주와 보푸타츠와나·트란스케이·시스케이·벤다등 4개 흑인자치국을 포함한 10개 홈랜드(흑인거주지구)로 이뤄진 현재의 행정구역을 해체,새로 9개의주로 재편하도록 규정했다. 본래 흑인거주지구는 남아공 전체 영토의 13%에 불과한 불모지로 전체 흑인의 75%를 거주시키고 참정권을 박탈하는 대신 자치권을 부여함으로써 흑인들을 효과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같은 행정구역 재편은 한편으로 백인들만의 자치국가를 건설하려는 백인 보수세력과 흑인 분리자치주의 세력들의 저항을 가져왔다.백인우익단체의 연합체인 「아프리카너 국민전선」(AVF),최대 흑인부족인 줄루족의 인카타자유당(IFP),흑인자치국인 보푸타츠와나등이 지난해 7월 연방제 실시에 맞서 자치권 확보를 위해 「자유동맹」을 결성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7일에는 보푸타츠와나 흑인자치정부가 갑자기 총선불참을 선언,총선 참여를 요구하고 ANC를 지지하는 흑인들의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다.이 과정에서 백인 우익무장세력 5천여명이 루카스 망고페 보푸타츠와나 자치국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폭동현장에 진입,한때 보푸타츠와나 경찰과 충돌하는 위기상황을 빚기도 했다. 보푸타츠와나 자치정부는 이 폭동의 후유증으로 무너지고 자유동맹 내부의 분열이 초래했다.보푸타츠와나와 AVF의 일부 세력이 총선불참 대열에서 이탈하고 현재는 단지 줄루족의 인카타 자유당과 신나치주의 백인단체인 「아프리카너 저항운동」(AWB)등 자유동맹내 일부세력들만이 총선불참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AWB는 1만여명에 달하는 자체 무장병력을 보유하고 있어 총선정국의 무시못할 장애물이 되고 있으며 줄루족의 인카타자유당 지도자 망고수투 부텔레지는 여전히 최후의 한사람까지 싸울것을 주장하며 총선불참을 분명히 하고있다. 다른쪽에서는 줄루족의 족장인 굿윌 즈웰레티니가 지난달 줄루족 독립을 선포함으로써 총선정국을 긴장으로 몰고갔다.또 지난 6일에는 줄루족 거점인 나탈주와 콰즐루 홈랜드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에서 줄루족 2만5천여명이 창과 도끼등을 들고 독립국가건설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에따라 데 클레르크 대통령과 만델라 ANC의장은 줄루족을 총선에 참여시키기 위한 회담을 잇따라 열었으나 현재까지는 타협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있는 상태다. 「남아공의 고르바초프」로 일컬어지는 데 클레르크 대통령 등장이후 만델라가 석방되고 흑인단체가 합법화된 뒤에도 지금까지 정치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은 무려 1만5천여명에 이르고 있다.그중 절반이상은 ANC와 인카타 자유당 지지자들간 흑·흑갈등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정국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선거를 앞두고 과거 정권의 일부분을 담당해 온 남아공내 백인들이 속속 국외로 빠져나가는등 행정공백현상도 두드러지고 있어 총선전은 물론 이후에도 남아공은 쉽게 평정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첫 자유총선 어떻게 될까/만델라 첫 흑인대통령 확실/ANC,전체의석 65%이상 차지할듯/새정부 과도연정성격… 99년까지 존속 줄루족의 인카타자유당(IFP)등 일부정파가 선거참여를 계속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9일 남아공정부와 최대 정치세력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일단 「힘에 의한 총선강행」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3백50년 남아공 역사상 처음인 이번 다인종 자유총선은 지난해 12월 현 남아공정부와 25개 정파가 도출해 낸 새헌법에 따라 실시되는 것이다. 관심의 초점인 대통령은 국가원수로 제헌의회에서 부통령과 함께 간선으로 선출된다.부통령은 하원에서 80석 즉 20%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들이 후보를 지명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오는 26일부터 3일간 실시되는 총선에서는 지방의회의원도 함께 선출되며 지방의회가 구성되는대로 자체 행정부를 조직토록 돼 있다. 새로 구성되는 중앙정부는 오는 99년까지 존속하는「과도연정」성격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이후에는 지방정부가 상당부분 독자적인 권한을 갖는 미국식 연방제를 채택하고 백인거주지역의 자치권을 인정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현지 유력일간지인「선데이 타임스」의 여론조사는 넬슨 만델라가 이끄는 아프리카민족회의가 흑인유권자의 세(전체의 75.2%)를 몰아 전체의석의 3분의2가 넘는 65%를 차지,압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집권 국민당은 16%,줄루족의 인카타자유당과 백인 극우정당들은 기껏해야 2.5%정도의 의석을 차지하게 될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의회에서 선출토록 돼 있는 대통령직은 자연스레 만델라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이나 정작 만델라는 『국민화합차원에서 대통령은 비ANC출신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나탈주와 콰줄루자치지구를 활동무대로 한 줄루족의 인카타 자유당(IFP)과 극우백인 보수세력들.이들은 소위「자유동맹」을 결성,흑·백 양쪽으로 분리된 자치정부를 요구하고 있다. 5백50만명의 줄루족을 대표하는 IFP의 당수 망고수투 부텔레지는 아직도 소요를 지휘해가며 느슨한 연방제형태의 분리자치주의를 고수,선거불참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남아공 공산당(SACP),범아주회의(PAC)등도 선거를 반대하는 흑인강경세력가운데 하나이다.백인 극우세력 가운데는 신나치주의를 표방하는 「아프리카너 저항운동」(AWB)이 있는데 이 단체는 1만명의 자체 무장병력으로 각종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26개 정파가 망라된 과도행정평의회(TEC)가 주관하고 세계1백60여개국에서 파견된 참관인들이 행정감독과 지원을 펴게 된다. ◎“킬링필드” 르완다/민간인 수천명 인접국가로 줄이어 탈출/수도 키갈리 병원마다 참혹한 시체더미 ○…종족분쟁 재연 3일째를 맞은 8일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는 생지옥을 방불케하는 아수라장의 모습을 연출.이곳에서의 살인행위는 대부분 투치족과의 권력분배를 거부한 르완다정부군 및 대통령경호원들이 저지르고 있다고. 반군세력인 르완다애국전선(RPF)지도자 폴 카가메는 『키갈리는 어떠한 정부나 권위도 존재하지 않는 완전 무정부상태다.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질서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돌에 맞아 죽기도 ○…키갈리에서 활동중인 국제적십자사 간부 필립 게일라드씨는 한 병원에서만 연고자를 찾는 시체가 공시장에 4백구 가량 포개져 있었으며 또 이보다 많은 시체들은 장소부족 때문에 병원 앞에 짚더미처럼 쌓여 있었다고 밝히고 총·칼·심지어 돌에 맞아 죽은 남녀 민간인과 군인의 시체들이 뒤섞여 있었다고 설명. ○…현지 유엔관리들과 외교관들은 아가테 우윌링이마나 르완다총리와 공보장관등 3명의 각료,6∼7명의 지도층 인사,약 20명의 성직자,수십명의 구호요원들이 정부군에 살해됐고 우윌링이마나총리를 경호했던 벨기에출신의 유엔평화유지군요원 10여명도 고문을 받은 뒤 피살됐다고 전했다.이에따라 50명의 정부고위관리들이 현지 프랑스대사관에 몸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대가 저질러” ○…이같은 살륙행위는 대부분 약 7백여명의 대통령경호대원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고.르완다의 다수종족으로 군을 장악하고 있는 후투주 중에서도 강경파인 이들은 투치주에 대한 양보에 반대하고 있는데 투치주뿐만 아니라 후투주 온건파들까지 무차별 살해하고 있다.일부 외교관들은 이들이 후투주내의 다른 온건파들에게 대통령직이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학살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 ○“반역자 체포 주력” ○…르완다 군사령부는 이날 르완다 라디오방송을 통해 이들 경호대원들을 겨냥,『성난 병사들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수치스런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이들 반역자들을 반드시 체포하겠다』고 다짐.그러나 대부분 투치주으로 구성된 RPF 지도자들은 이날 정부군의 폭력을 규탄하면서 질서회복을 위한 군사공격을 시작하겠다고 위협했다. ○…테오게네 루다싱와 RPF사무총장은 이날 RPF 사령부가 있는 우간다 접경 무린디에서 『위기국면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군사행동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질서회복조치 시급 ○…르완다의 종족대립은 수도 키갈리에서 남부지방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국제자선의료단체인 「국경없는 의사」(MSF)가 8일 밝혔다.이 단체는 후투족이 투치족 원주민을 위협하는 부타레 지역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MSF는 의사와 구호봉사자 62명을 이같은 상황 때문에 이웃 부룬디로 소개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의료진과 의료장비 10t을 르완다 수도로 투입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르완다인 수천명이 8일 내전을 피해 탄자니아로 탈출했다고 국제구호위원회(IRC)가 밝혔다.IRC는 4천명이 탄자니아로 탈출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응가라로모여들 것으로 전망했다.탄자니아의 IRC 직원은 약 15만명이 응가라로 올 것으로 본부에 보고했다.한편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은 르완다 및 부룬디인 약 5천명이 자이르로 피신해 왔다고 전했다.
  • 국내최대 장애인병원 개원

    ◎국립재활병원/병상 2백개… 뇌성마비 등 진료 장애인에게 전문적인 의료서비스와 재활훈련을 제공하는 국내 최대의 장애인 전문병원인 국립재활병원이 6일 문을 열었다. 보사부가 2백억원을 들여 서울 도봉구 수유5동 520 국립재활원 부지에 건립한 재활병원은 총면적 6천평에 지하 2층 지상 5층건물로 2백병상을 갖추고 있다. 재활병원은 뇌성마비·척추손상·뇌손상·기형 등 장애성 질별의 진료및 재활용서비스를 제공하며 환자의 30%는 의료보호지정 장애인을 대상으로 진료하게 된다. 보사부는 이 병원을 이용한는 의료보호환자및 등록장애인에게는 본인부담금의 50%를 감면해주기로했다.
  • “전의사,안중근의사에 영향 줬다”/보훈처,일 외교사료 공개

    ◎미서 석방후 러 망명… 같은 집에서 살아/“이등방문 저격에 밀접하게 연관” 추정 친일 미국외교관 스티븐스를 저격,체포됐던 전명운의사는 보석으로 석방된 직후 블라디보스토크로 건너가 안중근의사와 같은 집에서 살았다는 사료가 처음 공개됐다. 이는 전의사가 안의사의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당시 조선통감)암살에 직접 관여했거나 안의사의 의거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돼 주목된다. 국가보훈처는 5일 이같은 내용이 담겨 있는 일본의 외교사료 「스티븐스 조난사건」을 공개했다. 이 사료는 안의사를 연구해온 국제한국연구원장 최서면씨(67)가 최근 일본에서 입수,국가보훈처에 기증한 것이다. 이 사료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던 전의사의 행적과 재판진행과정,블라디보스토크 망명 이후의 생활 등을 기술해놓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의사가 구속·기소된뒤 일본측은 현지 변호사를 동원,사형 또는 무기형을 받도록 공작했으나 그의 애국심에 감동한 미국변호사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보석금도 물지않고 석방됐다는 것이다. 그 뒤 전의사는 곧바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독립운동단체 「동의회」에 가입했으며 안의사와 같은 주소지에 거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의사는 전의사가 블라디보스토크로 온 다음해인 1909년 10월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전의사와 안의사가 밀접하게 연관돼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제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전의사를 암살하기 위해 동포매수작전을 펴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 사실도 이번 사료에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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