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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中企 “이젠 相生경영”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 경영’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자금과 기술 및 설비 지원,중소기업 제품 우선 구매 등으로 확대돼 왔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력·지원 관계가 이제는 경영비법을 전수해 주는 단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또 과거에는 협력·용역업체를 하청업체라고 다소 깎아내리듯 불렀지만,이제는 ‘외주파트너’로 부르며 동반자적 역할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하는 ‘상생의 경제모델’을 추구하자.”고 제안을 한데 따른 재계의 ‘화답’이기도 하지만 협력업체가 살아야 대기업도 성장한다는 21세기형 경영환경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라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경영노하우 전수 프로그램 확대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오는 21일 수원본사에서 우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300여명을 대상으로 ‘경영전도사’로 나선다. “초일류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해 온 윤 부회장은 이들에게 삼성전자의 경영전략 및 CEO 경영혁신 마인드에 대해 강연하고 CEO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삼성전자의 다른 임원들도 나서 삼성전자의 경영혁신 및 품질혁신 사례,설비 국산화 공동개발 사례,6시그마 구축사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전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측은 “대기업의 경영혁신,품질관리 등 경영노하우를 중소기업들에 직접 전달,중소기업들의 마인드 혁신과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전경련과 중소기업청,중소기업협동중앙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대기업의 경영노하우 전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재계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이런 내용의 ‘대기업 경영노하우 전수프로그램’을 확대,올 하반기와 내년 초에 걸쳐 현대·기아차,LG전자,한진중공업 등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다.전경련은 앞서 지난달 17일 중기협과 공동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을 위한 ‘협력합의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협력사와 상생의 파트너십 최근 포스코는 협력·용역회사와 상생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이들 회사의 명칭을 ‘외주파트너사’로 변경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굳어진 협력·용역부문의 의식과 문화를 바꾸고 외주파트너사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는 비용절감을 위해 공동의 협력체제를 갖추는 ‘윈-윈’전략도 쓰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재계에서는 처음으로 부품·자재구매 과정에서 개선해 얻어지는 원가절감액을 협력업체와 나누는 ‘이익 공유(Benefit Sharing)’제도를 도입했다.협력사와 공동으로 자재 구매과정의 비효율성을 개선해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을 꾀하는 제도로 100억원의 이익이 날 것으로 포스코는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경쟁력 확보와 동반성장을 위해 원자재 급등에 따른 협력업체의 부담 가중을 감안,자재 공동구입 등을 통해 매년 협력업체에 1조 6000원씩의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2004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 한밭벌 ‘별들의 축제’

    ‘한밭벌에 별들이 쏟아진다.’ 2004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이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내로라하는 신구 스타들이 총 출동해 한밭벌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특히 이번 경기는 아테네올림픽과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승리 기원 축제의 의미도 곁들여 있다. ●월드컵 vs 올림픽 올림픽대표의 ‘패기’와 2002한·일월드컵 전사의 ‘관록’이 맞붙는다.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김남일(전남) 이운재(수원) 최진철(전북) 김태영(전남)은 올스타 팬 투표에서 1∼4위를 휩쓸며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올림픽 4강 신화를 꿈꾸는 ‘젊은피’들이 선배들과의 한판 승부를 준비중이다.미드필드에서는 ‘철인’ 김동진(서울),‘맏형’ 최태욱(인천)이 ‘진공청소기’ 김남일과 맞대결한다.‘포스트 홍명보’ 조병국(수원)과 김치곤(서울)은 최진철 김태영과 ‘그물수비’ 대결을 펼친다.또 이운재와 ‘리틀 칸’ 김영광(전남)의 ‘거미손’ 대결도 관심거리다. 이와 함께 최우수선수(MVP) 경쟁도 치열하다.‘올스타전의 사나이’ 이동국(포항)의 강세가 이어질지 주목거리다.1998년,2001년,2003년 올스타전 MVP를 차지하면서 최다 수상기록을 보유중이다.2년여 만에 국가대표(아시안컵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스타감독 vs 스타감독 80년대 한국축구를 대표한 ‘컴퓨터 링커’ 조광래(50) FC 서울 감독과 ‘한국판 요한 크루이프’ 최순호(42) 포항 감독이 각각 중부팀과 남부팀의 지휘봉을 잡고 맞대결을 벌인다. 86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등과 명승부를 함께 연출한 두 사람은 이제는 감독으로 경쟁중이다.사령탑 13년 차 조 감독은 올시즌 통산 101승(88무93패)을 거두며 명장 반열에 올랐고,최 감독도 포항 사령탑을 맡은 지 3년 만에 올 시즌 전기리그 정상에 올랐다.올스타전 사령탑은 두 감독 모두 이번이 처음.최 감독은 선수시절 91년 올스타전에 백팀으로 출전한 바 있어,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다양한 이벤트 올스타 선수들의 소장품은 물론,팬들의 물건도 함께 판매하는 ‘아름다운 가게’가 당일 문을 연다.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에 사용된다.김남일은 축구화 또는 트레이닝복을 내놓기로 했다.김영광은 국가대표가 되어 처음으로 입은 유니폼(6월5일 터키전)을 선뜻 기증했다. 하프타임에는 ‘캐넌슛’ 콘테스트가 열린다.역대 최고의 대포알 슛(시속 138㎞·2002년 올스타전)을 자랑하는 이기형(수원)이 세번째 정상에 도전한다.2000년 올스타전에서 캐넌슛 왕(시속 133㎞)에 오른 김병지(포항)도 건재하다.이외에 식전행사로 스카이다이빙 시범공연과 난타(NANTA)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박준석 홍지민기자 pjs@seoul.co.kr˝
  • 인터파크 사장 이상규씨

    인터파크는 이상규(38)부사장이 다음 달 1일 사장에 취임한다고 24일 밝혔다.이 부사장은 이기형대표이사와 함께 1996년 인터파크 초창기부터 사업부문을 총괄해왔는데 앞으로 이 대표이사는 대외활동을,신임 이 사장은 사내 경영에 집중할 예정이다.˝
  • “한국관객 내 플라멩코에 빠질것”

    “집시의 열정과 탄식이 빚어낸 스페인 전통 춤 플라멩코를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하게 돼 매우 기쁩니다.” ‘21세기형 플라멩코의 창시자’ ‘안토니오 반데라스 이후 최고의 섹스 아이콘’으로 불리는 스페인 플라멩코 무용수 호아킨 코르테스(35)가 23일 내한 공연차 서울에 왔다.열정적인 춤 솜씨 못지않게 강렬한 카리스마로 패션모델,배우로도 활동 중인 그는 짙은 선글라스에 핑크색 정장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나 멋진 패션 감각을 뽐냈다. 플라멩코의 고향인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태어난 그는 전문 플라멩코 댄서였던 삼촌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춤을 췄다.열다섯살 때 스페인국립발레단에 들어가 플라멩코 외에 모든 종류의 춤을 섭렵한 그는 9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무용단을 창단하면서 전통 플라멩코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가미한 퓨전 양식으로 전세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타로만 연주되는 전통 공연과 달리 그의 무대에는 퍼커션,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 클래식과 재즈,라틴 음악까지 모든 리듬과 선율이 뒤섞인다.전세계 어디에나 통용되는 음악과 감각적인 의상 등은 그의 공연을 대중적으로 사랑받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그는 “무대에서 단지 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춤을 통해 관객과 대화한다.”고 말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가장 아끼는 패션모델,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배우,그리고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과의 염문설 등 그를 따라다니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이미지가 부담스럽지는 않을까.그는 “유명인들과 일하면서 깨달은 많은 것들이 내 춤 속에 녹아 있다.”고 긍정적으로 대답했다.이번에 선보일 대표작 ‘라이브’에서 그는 17명의 뮤지션이 연주하는 라이브 음악에 맞춰 2시간 내내 혼자서 춤을 춘다.그는 “한국 관객들이 내 춤을 좋아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내년에 신작을 들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24∼28일 세종문화회관대극장 (02)3446-6418.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Doctor & Disease] 뇌정위 수술 국내 첫 도입 강남성모병원 김문찬 박사

    현대의학에서도 아직까지 뇌는 성역이다.그래서 뇌를 다루는 의료인들은 수술이든,시술이든 모든 치료행위에 임해 스스로 겸손하고 진지하지 않을 수 없다.“뇌는 어떤 예단도 허용하지 않으며,어떤 오만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료인들의 고백은 차라리 절박하다.이처럼 뇌를 신앙처럼 여기며,뇌에서 존재의 의미를 구하는 의료인 가운데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김문찬(57) 박사는 단연 우뚝하다.그가 뇌에서 구한 고뇌와 업적이 이를 증명한다.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뇌정위(定位) 방사선수술을 성공시켜 한국 의학의 위상을 바꿨다. “그 때가 지난 87년이었는데,뇌혈관 기형을 가진 환자가 대상이었습니다.이 수술의 성공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 뇌질환을 치료하는 시발점이었다는 점,환자의 고통은 물론 심리·경제적 부담까지 덜었으며,치료 효과가 예전의 두개골을 열어 수술하던 때에 비해 놀랄 만큼 좋아졌다는 점에서도 획기적이었습니다.”그를 만나 ‘신의 영역’에 도전한 뇌정위 방사선수술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얘기했다. ●단1회 투사로 외과수술보다 효과 먼저,김 박사의 경력을 보면 ‘뇌정위 기능적 신경외과’라는 용어가 눈길을 끄는데…. ­정상적인 뇌는 기능적으로 억제와 항진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그런데 병변에 의해 이 균형이 깨지면 몸의 특정 부위가 떨리는 진전증,운동이상증,경직증,통증,간질처럼 기능항진 상태가 되거나,감각 및 운동마비,안면마비같은 기능저하 상태가 오게 된다.이럴 경우 병적으로 기능이 항진된 부위를 파괴하든가,기능을 억제하도록 신경계를 자극해 특정 증상을 치료하는 전문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런 병증에 적용하는 첨단 수술법이 바로 정위 방사선수술이라는 뜻인데,그 원리를 설명해 달라. ­이온화된 방사선의 세포 소멸효과를 이용한 치료법이다.방사선을 2∼6주에 걸쳐 병변 부위에 쏠 경우 복구가 가능한 손상을 입는 정상세포와 달리 종양세포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괴사한다.정위 방사선수술은 이런 일반적 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병변 부위에 고선량(高線量)의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쏘아 1회 시술로 외과적 수술 이상의 효과를 얻는 것이다. 정위 방사선수술의 효용은 무엇인가.또 이 수술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어떤 것이 있나. ­1회 방사선 투사로 치료하며,기존 치료법과 달리 중요 장기의 병변에 최대한 접근할 수 있다.또 정상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반면 병변 세포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기존 방사선으로 치료가 어려운 종양에도 효과가 크다.악성 및 양성 뇌종양,뇌혈관 기형,간질 등 뇌의 기능성 장애 등이 치료 대상이다. ●뇌종양 진단·치료… 정신질환도 대상 치료 대상을 거론하자 김 박사는 “뇌의 기능항진이 초래하는 통증,운동이상증,경직증,간질,정신질환,신경내분비질환을 주요 대상으로 했으나 최근 정위수술법이 발달하면서 뇌종양의 진단 및 치료,뇌동맥류,뇌혈관 기형,뇌 속의 이물질 제거 등이 모두 치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그의 설명은 마치 맑은 물속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거침없었고,이 대목에서 정위 방사선수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는가 하면 중증 신경병성 통증 환자에게 역시 국내 처음으로 ‘뇌운동 피질자극수술’을 성공시킨 그의 임상 이력이 돋보였다. 예를 들어,이 수술법을 이용한 간질 치료법을 소개하면 ­약물치료가 한계에 이른 환자의 경우 정위수술법으로 뇌 속에서 병변 부위를 찾은 뒤 이 부위를 제거해 항진된 신경흥분도를 정상화시키는 파괴술이나,소뇌피질 혹은 치상핵을 자극해 위축된 뇌의 억제기능을 활성화해 증상을 개선하는 자극술을 적용한다. 정신이상은 어떤가. ­정신이상은 사고,정서,행동에 관여하는 뇌 부위(변연계)의 기능항진이 초래하는 질병으로,주로 정위수술을 이용한 고주파 응고술을 적용하는데 갈수록 결과가 좋아지고 있다.병증별로는 우울증,불안신경증,강박반응성 신경증은 예후가 좋은 반면 정신분열증은 그렇지 못하다. ●청력·시력장애 정복할 날 머잖아 김 박사는 지금까지 두개골을 열어 수술했던 방식과 달리 뇌정위 방법으로 각종 뇌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했다.“병증이 뇌의 깊은 곳에 있는 경우 3차원 방식에 의한 고주파 응고술을 이용하며,전극을 뇌의 특정 부위에 이식해 만성적으로 뇌를 자극,병증을 치료하는 심부뇌자극술도 적용할 수 있다.또 첨단 장비인 감마나이프나 사이버나이프같은 정위적 방사선을 이용해서 뇌종양이나 파킨슨씨병 등을 치료한다.”이처럼 활용예가 다양한 정위적 방사선치료법은 별도의 마취없이 두개골에 작은 구멍 하나만 내면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뇌종양,뇌출혈이나 뇌경색 등 각종 뇌질환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크게 늘고 있다.서구화된 식습관과 다양화한 사회의 영향에다 병증을 찾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예전에는 뇌질환의 경우 미리 치료를 포기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미 그런 시대는 아니다.발병률도 높지만 치료율도 높다.완치는 별개로 하더라도 이제는 어떤 뇌질환이든 임상적으로 접근할 수는 있다.그것이 희망이다. 현재까지 적용하고 있는 뇌질환 치료법의 한계와 이후의 가능성을 설명해 달라. ­어떤 치료법도 나름의 한계를 갖고 있다.따지고 보면 병증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정상의 한계를 일탈한 것 아닌가.그러나 의학기술의 진보도 눈부셔서 최근에는 청력이나 시력장애에 대해서도 미세전극을 감각중추에 이식해 치료하려는 시도가 진행중이다. 김 박사는 그러면서 “아마 기능적 신경외과 분야의 경우 섣불리 미래를 예측하는 일도 쉽지 않을 만큼 놀라운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뇌수술의 불모지였던 우리 의학계에 뇌정위 수술법을 알렸듯 이제는 또다른 신기원을 향해 가야 한다.”며 넉넉하게 웃었다. ■ 김문찬 박사는 ▲가톨릭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영국버밍햄의대 뇌정위기능 신경외과 및 통증클리닉 senior-registrar▲대한뇌종양학회장▲대한 뇌정위기능 신경외과학회장▲대한 신경외과학회 학술상임위원장▲대한신경외과학회 WFNS 국제대표위원 등 역임▲현,대한 신경외과학회 국제교류 위원장▲가톨릭대 의대 신경외과학교실 주임교수▲대한신경외과학회 차기 이사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씨줄날줄] 남한말, 북한말/손성진 논설위원

    2001년 2월8일 열린 제5차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용어의 차이 때문에 합의문을 작성하는 데 시간이 한참 걸렸다는 뒷얘기가 있다.가령 지뢰제거라는 용어를 북한측은 지뢰해제로 표현하자고 해 우리 대표단을 곤혹스럽게 했다는 것이다. 20일 남북한 생물학 용어의 57.8%가 다르다는 연구논문이 나왔다.절반 이상의 용어를 달리 쓴다는 건 가벼이 넘길 게 아니다.남북 학문교류에서도 문제지만 통일이 된다면 사회 통합에 언어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이 뻔하다.비단 생물학뿐이 아니다.물리학,의학,컴퓨터,체육 등 모든 분야에서 남북 언어의 이질성이 심각해지고 있다.‘곱침(드리블)’‘벌넣기(자유투)’‘륜밑넣기(골밑슛)’ 등의 농구용어는 완전히 생소하다.야구 투수는 ‘넣는 사람’이라 하고 내야수는 ‘안마당지기’라고 한다.물리 화학 용어로는 거꿀반응(역반응),김날기(기화),벗은 줄(나선),엉겨굳음열(응고열) 등이 낯설다. 북한의 표준말은 ‘문화어’다.‘당의 령도 밑에 혁명적으로 세련되고 아름답게 가꾸어진 언어’라고 정의하고 있다.언어를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의 무기로 여기는 것이다.그런 배경에서 북한은 한자어와 외래어를 배격해왔다.1949년 한자를 폐지했고 ‘말다듬기 운동’을 벌여왔다.1986년에는 2만 5000여개의 ‘다듬은 말’을 확정했다.그러나 두음법칙과 같은 국어의 기본원리를 인정하지 않고 한글화를 무리하게 추진해 우리말을 기형화시켰다. 그런 정책에서 나온 신조어가 원주필(볼펜),소리판(레코드),단묵(젤리),볶음머리(파마),단설기(카스테라),쪽무늬그림(모자이크),대거리(교대),담배칸(흡연실),모두매(집단구타),발바리차(소형차) 등이다.뽈스카(폴란드),마쟈르(헝가리),메히코(멕시코),로씨야(러시아),단마르크(덴마크) 등의 나라 이름도 언뜻 알기 어렵다. 남북의 용어통일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94년 7월에는 남북 컴퓨터 관련 학자들이 중국에서 학술대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남북 의학용어를 비교한 책도 발간됐다.그러나 이런 노력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정부 차원에서 남북의 언어 동질화를 위한 체계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그것이 국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터전을 마련하는 길이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서울·경기 버스 이렇게 이용하세요

    서울·경기 버스 이렇게 이용하세요

    서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1번 시내버스가 사라진다. 지난 1960년대 초 서울 성북구 정릉에서 출발,한강을 가로질러 당시 관악구 방배동으로 오가던 대한민국 대표 시내버스 1번은 40여년 동안 왕복 42㎞ 조금 넘는 ‘마라톤 코스’를 달리며 시민의 발이 돼 왔다. 그러나 오는 7월1일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앞으로는 비단 1번뿐만 아니라 한 자리 번호라고는 구경도 할 수 없다. 새 체계에 따라 정릉에 사는 시민은 방배동으로 갈 때 약간은 괴로워질(?) 수 있겠다. 지선버스 1013번으로 동대문(흥인지문)까지 나가 다른 지선으로 갈아타든지,142번 간선버스를 타고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 방배동행 지선버스를 기다려야 한다.도봉구 번동 북부수도사업소까지 나가서 방배동행 지선 1411번 버스를 타거나,파란색 143번 버스로 개포동에 가서 다른 지선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승용차,아예 몰고 나오지 않는 게 상책 이번 대중교통체계는 버스를 중심으로 개편한 것이 핵심이다. 91년 103만여대에 불과했던 서울시내 승용차 수는 올 3월 기준으로 2배가 넘는 215만대를 돌파했다.이처럼 넘쳐나는 승용차 때문에 서울시내 도로는 수용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 ‘감당 불능’ 상태에 빠진 반면 버스 등 대중교통은 분담능력에 훨씬 못 미치는 수송분담률을 기록하는 기형적 구조를 보이고 있다. 버스를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은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시행이다.중앙버스전용차로는 붉은색으로 포장되고 정류장이 도로 중앙에 있다. 다음달 강남대로 내곡인터체인지∼강남구 신사역,도봉·미아로 의정부시 경계∼종로4가,수색·성산로 고양시 경계∼광화문 등 3곳에 먼저 시행된다. 11월쯤에는 망우·왕산로 구리 경계∼동대문,시흥·한강로 안양시 경계∼서대문,경인·마포로 부천시 경계∼광화문에도 버스중앙전용차로가 들어선다. 시는 수도권에서 이어지는 주요 간선도로에는 모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수도권에서 도심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대동맥 기능을 맡긴다는 방침이다. 현재 버스의 속도는 일반차로에서는 평균 시속 18.9㎞,가로변전용차로에서는 19㎞이지만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선 35㎞로 승용차의 20.2㎞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시행한 삼일로의 경우 버스 속도가 이전에 비해 51.6∼68.1% 빨라졌다.바꿔 말하면 버스에 전용차로를 내주는 승용차가 불편해졌다는 얘기도 된다. 교통카드를 버스와 함께 대중교통 만능으로 쓸 수 있게 해 실제 분담능력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송률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도,바꿔 생각하면 승용차를 끌고 나오는 경우 상대적으로 불편이 커지게 만드는 셈이다. ●버스 난폭운행 ‘고질’은 없어진다 버스 운행체계 개편은 시민의 발 역할을 되찾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우선 전구간 운행시간을 따지면 3∼4시간 걸리는 ‘꼬부랑 노선’이 사라진다.노선을 펴서 운행거리와 시간,배차간격을 줄인다는 말이다.대신 사각지대라고 해도 승객들이 불편해하는 곳이라면 새로운 노선을 뚫는다. 예를 들어보자.강서구 염창동에 사는 많은 학생들이 발산 1동에 있는 명덕고나 명덕여고,화곡고까지 통학하지만 버스노선이 없어 불편을 겪었다.그러나 7월1일부터 7614번 노선이 생겨 학교까지 연결해준다. 이로써 운수업체가 수익성만 좇아 무한경쟁하는 양상에서 벗어나 시민을 위한 버스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전체 이익금을 개별 운송회사가 나눠 가지는 준공영제를 도입한 덕분이다.노선과 운행 인프라는 시가 책임지고 버스 운행만 민간에 맡기는 방식이다.‘돈 안되는 곳’에는 노선이 생기지 않아 주민들을 불편하게 하고,수익성이 높은 곳에만 업체가 몰리는 부작용이 사라지는 한편 서비스의 질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준공영제 시행으로 시는 노선 및 버스운행 조정권을 갖게 된다.반면 업체는 계약을 통해 시가 배정한 노선에서 버스를 운행하기만 한다. 버스 사업자간 공동운수협정에 의해 운영되는 수입금 공동관리기구를 설립,업체별 운행실적에 따라 수입을 나누되 적자 시에도 일정 수준의 적정이윤과 운송비용을 서울시로부터 보장받는다. 송한수 이유종 김기용기자 onekor@seoul.co.kr ■종합사령실 배차시간 컨트롤 “여기는 사령실.1144번,간격이 벌어져….”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있어서 또 다른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종합사령실(BMS.Bus Management System)을 통한 서비스다. BMS가 시행되면 시민들은 인터넷(bus.seoul.go.kr),휴대전화,ARS(1577-0287) 등을 통해 버스 도착 예정시간,환승 정보,지연 사유 등을 알 수 있다.버스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며 기다려야 하는 ‘왕짜증’이 거짓말처럼 없어지는 것이다. 운전기사들은 앞뒤 차간 거리,혼잡구간,운행노선의 사고 등을 운전석에 설치된 단말기로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하고 안전한 운행이 가능해진다.예컨대 운행 중 고장,승객 소동,접촉 사고 등 돌발상황이 일어나면 기사가 단말기에 있는 버튼을 눌러 종합사령실로 상황을 알린다.사령실은 ‘처방’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준다.운수업체들도 자사 버스의 운행상태를 관리할 수 있고,시는 전 구간의 운행상황을 한눈에 파악해 더욱 체계적인 교통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BMS는 서울시에 등록된 총 8000여대의 버스를 대상으로 시행된다.1단계로 다음달 1일 5031대의 운전석 옆에 액정화면을 갖춘 단말기가 설치·운영된다.나머지는 12월쯤 완료된다. 마지막 3단계로 내년 초까지 서울시내 각 정류장에 ‘정류장 안내기’가 마련될 예정이다.시는 우선 7월1일부터 서울 강남대로와 도봉구 미아로 등 4곳에 정류장 안내기를 시범 운영해가며 문제점 등을 점검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요금체계 5㎞마다 +100원 다음달부터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이용거리를 합산해 요금을 내는 ‘통합요금 거리비례제’가 시행된다.기본요금 인상 자체에 불만을 터뜨리는 시민들도 있지만,이동거리가 길거나 버스와 지하철을 여러번 갈아타야 하는 시민들은 요금체계를 눈여겨 보면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도 보인다. ●800원에 5㎞마다 100원 추가 지하철과 지선·간선버스의 기본요금(10㎞)은 800원(이하 교통카드 기준)이다.중앙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주간선버스 1000원,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광역버스 1400원,마을버스 500원 등이 기본요금이다. 그러나 주간선버스는 당분간 간선버스 요금이 부과되고,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차량 고급화 등의 조건이 갖춰지는 오는 10월 이후 인상 요금을 적용할 계획이다.기존 순환버스(400번대)의 경우 노선이 10㎞ 이하는 마을버스 요금을,10㎞ 초과는 지선버스 요금을 각각 적용한다.또 시외 구간까지 운행하는 기존 도시형버스 79개 노선의 추가요금제는 폐지되고,기본요금만 부과하게 된다. 특히 기본거리를 넘으면 무조건 5㎞마다 100원씩이 추가부과되는 지하철과 달리 버스는 승객이 환승하지 않으면 거리에 상관없이 기본료만 내면 된다.물론 다른 버스나 지하철로 갈아타면 기본거리를 5㎞ 초과할 때마다 100원씩 추가된다. 이밖에 학생들의 회수권제도와 마을버스 청소년 현금할인제는 당분간 유지된다.회수권은 기존 550원에서 700원으로,마을버스 청소년 현금요금은 400원에서 450원으로 조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본요금은 지금보다 지하철 25%,지선·간선버스 23.1%,마을버스 25% 등으로 인상되지만,환승요금을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환승 승객은 이전보다 요금이 내려가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카드,선택 아닌 필수 버스와 지하철을 최대 다섯번까지 갈아타도 그 횟수에 상관없이 총 이동거리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환승 무료 혜택’도 교통카드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노선표 보는 법 다음달부터 서울지역 시내버스 노선체계가 대폭 바뀐다.419개 노선 가운데 기존 노선을 유지하는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90개 노선에 불과하다.반면 94개 노선이 신설되는 대신 기존 노선 중 42개가 통합되고,103개 노선이 단축 또는 변경된다.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노선체계 개편 전에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변경된 버스 노선은 인터넷 홈페이지(bus.seoul.go.kr)를 이용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전화로도 노선 확인이 가능하다.교통방송은 수신자 요금부담 전화(080-800-5656)로 오전 6∼오후 10시,서울시 버스체계개선반(02-3707-8721∼5)은 오전 9∼오후 9시,버스운송사업조합(02-414-5005)은 오전 7∼오후 9시 안내.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사람] 옥조근정훈장 받은 영남대 디자인학부 안진호 교수

    악수를 나누니 며칠간의 고민이 한 순간에 사라진다.만날 약속을 한 뒤 그와 어떻게 자연스럽게 첫 인사를 나눌까,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터다.해맑은 얼굴을 보면서 걱정이 쓸데없기만 했다.서슴없이 내미는 아기손 같은 그의 짧은 오른손에선 그가 넘었던 ‘장애의 벽들’이 전해져 오는 듯하다. 안진호(安鎭浩),그는 공예디자이너이자 영남대 조형대 디자인학부 교수이다.오른손을 쓰지 못하는 선천성 기형인 그가 이런 직함을 지닌 그 자체가 새롭다. ●선천성 장애,뛰어난 재능도 함께 지금은 달라졌지만 어릴 시절에는 학교가 끝나면 집안에 틀어박히는 조용한 내성적 소년이었다.어머니의 뜨게질을 물끄러미 보는 것이 유일한 놀거리이다시피했다.그의 호기심을 당기기에 뜨게질은 충분했다.실 색깔을 골라 줄 만큼 감각도 좋았다. 한번은 누나가 바비 인형을 갖고 놀았다.인형에 입힌 옷이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진호 소년은 외할머니가 이불 홑청에 쓰다 남은 천으로 이리저리 궁리 끝에 손수 옷을 지어 입혔다.‘디자인에서부터 옷감 선택,제작까지’ 도맡아 한 것이다.“지금 생각해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이었다.”고 회상한다. 그의 예술적 감각은 학교 안팎의 미술대회를 싹 쓸게 했다.한반 친구들의 미술 숙제는 그의 차지였고,그런 그를 친구들은 좋아해줬다.그런 덕분인지 장애인들이 흔히 겪는 집단 따돌림은 없었다.책 가방을 들어주는 고마운 친구조차 있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한 손이 ‘이상한’ 자신의 모습이 자리잡고 있었다.“7살때였습니다.어머니 주민등록증 뒷면을 보고 이게 뭐냐고 물었어요.지문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난 지문을 찍지 못해 주민등록증을 만들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때였다.집에 불이 났다.넉넉지 못한 형편에 불까지 났으니 학교갈 엄두조차 못냈다.며칠을 결석하자 누나의 담임선생님이 찾아왔다. 그 선생님은 누나와 그를 당분간 자기집에서 통학시키겠다며 데려갔다.두달간 흰 쌀밥에 책상이 달린 방에서 생활할 수 있었던 경험은 그에게 ‘따뜻한 선생님’의 꿈을 키우게 해줬다.“커서 반드시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그래서 꼭 그 선생님이 주신 그런 따뜻함을 내가 가르칠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싶었습니다.” ●장애인 사범대 입학불허…교사 대신 교수돼 그렇지만 그의 꿈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면서 산산이 깨졌다.당시만 해도 장애인이 사범대에 진학하기엔 너무나 문턱이 높았다.교사가 못되면 교수라도 되어야 하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아버지 친구 분이 미술을 전공하셨는데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회화분야라며 서양미술학과를 적극 추천했습니다.” 홍익대를 지원했지만 쉽지 않았다.실기시험 도중 밖으로 나가서 붓을 씻고 왔더니 그 사이 누군가 그의 ‘작품’에 낙서를 해놓았다.시험을 포기해야 했다.재수를 하면서 공예디자인쪽으로 바꿨다.“면접에서 통과 못할 것”이라며 주위의 만류도 많았다. 걱정과는 달리 실기에서 만점을 받고 장학생으로 거뜬히 입학했다.그렇지만 한손이 불편한 그에게 베틀에 올라 명주천을 짜는 일은 큰 고통이었다.1학년 겨울방학때 선배로부터 베틀직기 1대를 빌린 그는 ‘두달간 밥먹고 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베틀에 올라’ 그만의 방법을 몸에 익혔다.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그는 교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유학길에 오른다.유학 전까지 1년 남짓 ‘대한민국 공예대전 특선’,‘산미공예전 국제특별상수상’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그가 택한 파리 국립고등창작미술학교는 학비가 전액 보조되는 데다 직물 디자인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이 있었다.4년간의 프랑스 유학생활동안 파리 가을살롱전 장식미술부문에서 2차례나 입상했다.교수들로부터 실력도 인정받아 졸업 뒤 1년동안 연구조교로 일했다.“일자리를 우선적으로 알선해 줄 테니 프랑스에 정착하라.”는 교수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미국 필라델피아 섬유 대학원에 들어갔다. 이 곳에서 그의 진가는 더욱 빛났다.1학기 말 작품 발표에서 모든 교수들이 기립박수를 할 정도로 찬사를 받았다.2학기에는 그의 섬유디자인 작품을 모든 학생이 볼 수 있도록 강의실 복도에 전시하기도 했다.‘지노 안’은 최고의 인기 학생,최고의 실력파라는 인상을 심어줬다.99년 미국 필라델피아 핸드위버 길드 주최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차지했다.졸업때에는 최우수 외국인학생상과 미국 대통령상도 받았다. ●“꿈을 간직한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다” 영남대에서는 공예디자인을 전공하는 60여명에게 섬유디자인을 가르친다.베틀에 올라 화려한 명주 천을 짜기도 하고 직물염색을 직접 시연해 보이는 그는 ‘인기 교수님’이다. 학교 밖에서는 장애인도 가르친다.그의 ‘애제자’ 이귀원(44·하반신마비)씨가 지난 해 11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6회 국제 장애인 기능올림픽대회 목판 날염부문에서 금메달을 따냈다.그는 장애를 극복하고 학생들을 잘 지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의 옥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꿈을 간직한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제가 걸어온 길이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는 그는 작별을 고하며 다시 오른손을 내밀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안진호 교수 약력 1965년 서울출생 82년 서울 한성고 졸업 88년 홍익대 미술대 공예학과 졸업 89년 한국 공예대전 특선,산미공예전 국제특별상 91∼92년 파리 가을살롱전 장식미술 2년연속 입상 95년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장식미술학교 졸업 99년 필라델피아 섬유대학원 졸업 2004년 3월 영남대 디자인학부 교수 04년 5월 옥조근정훈장 수상˝
  • 서울·경기 버스 이렇게 이용하세요

    서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1번 시내버스가 사라진다. 지난 1960년대 초 서울 성북구 정릉에서 출발,한강을 가로질러 당시 관악구 방배동으로 오가던 대한민국 대표 시내버스 1번은 40여년 동안 왕복 42㎞ 조금 넘는 ‘마라톤 코스’를 달리며 시민의 발이 돼 왔다. 그러나 오는 7월1일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앞으로는 비단 1번뿐만 아니라 한 자리 번호라고는 구경도 할 수 없다. 새 체계에 따라 정릉에 사는 시민은 방배동으로 갈 때 약간은 괴로워질(?) 수 있겠다. 지선버스 1013번으로 동대문(흥인지문)까지 나가 다른 지선으로 갈아타든지,142번 간선버스를 타고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 방배동행 지선버스를 기다려야 한다.도봉구 번동 북부수도사업소까지 나가서 방배동행 지선 1411번 버스를 타거나,파란색 143번 버스로 개포동에 가서 다른 지선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승용차,아예 몰고 나오지 않는 게 상책 이번 대중교통체계는 버스를 중심으로 개편한 것이 핵심이다. 91년 103만여대에 불과했던 서울시내 승용차 수는 올 3월 기준으로 2배가 넘는 215만대를 돌파했다.이처럼 넘쳐나는 승용차 때문에 서울시내 도로는 수용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 ‘감당 불능’ 상태에 빠진 반면 버스 등 대중교통은 분담능력에 훨씬 못 미치는 수송분담률을 기록하는 기형적 구조를 보이고 있다. 버스를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은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시행이다.중앙버스전용차로는 붉은색으로 포장되고 정류장이 도로 중앙에 있다. 다음달 강남대로 내곡인터체인지∼강남구 신사역,도봉·미아로 의정부시 경계∼종로4가,수색·성산로 고양시 경계∼광화문 등 3곳에 먼저 시행된다. 11월쯤에는 망우·왕산로 구리 경계∼동대문,시흥·한강로 안양시 경계∼서대문,경인·마포로 부천시 경계∼광화문에도 버스중앙전용차로가 들어선다. 시는 수도권에서 이어지는 주요 간선도로에는 모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수도권에서 도심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대동맥 기능을 맡긴다는 방침이다. 현재 버스의 속도는 일반차로에서는 평균 시속 18.9㎞,가로변전용차로에서는 19㎞이지만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선 35㎞로 승용차의 20.2㎞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시행한 삼일로의 경우 버스 속도가 이전에 비해 51.6∼68.1% 빨라졌다.바꿔 말하면 버스에 전용차로를 내주는 승용차가 불편해졌다는 얘기도 된다. 교통카드를 버스와 함께 대중교통 만능으로 쓸 수 있게 해 실제 분담능력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송률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도,바꿔 생각하면 승용차를 끌고 나오는 경우 상대적으로 불편이 커지게 만드는 셈이다. ●버스 난폭운행 ‘고질’은 없어진다 버스 운행체계 개편은 시민의 발 역할을 되찾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우선 전구간 운행시간을 따지면 3∼4시간 걸리는 ‘꼬부랑 노선’이 사라진다.노선을 펴서 운행거리와 시간,배차간격을 줄인다는 말이다.대신 사각지대라고 해도 승객들이 불편해하는 곳이라면 새로운 노선을 뚫는다. 예를 들어보자.강서구 염창동에 사는 많은 학생들이 발산 1동에 있는 명덕고나 명덕여고,화곡고까지 통학하지만 버스노선이 없어 불편을 겪었다.그러나 7월1일부터 7614번 노선이 생겨 학교까지 연결해준다. 이로써 운수업체가 수익성만 좇아 무한경쟁하는 양상에서 벗어나 시민을 위한 버스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전체 이익금을 개별 운송회사가 나눠 가지는 준공영제를 도입한 덕분이다.노선과 운행 인프라는 시가 책임지고 버스 운행만 민간에 맡기는 방식이다.‘돈 안되는 곳’에는 노선이 생기지 않아 주민들을 불편하게 하고,수익성이 높은 곳에만 업체가 몰리는 부작용이 사라지는 한편 서비스의 질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준공영제 시행으로 시는 노선 및 버스운행 조정권을 갖게 된다.반면 업체는 계약을 통해 시가 배정한 노선에서 버스를 운행하기만 한다. 버스 사업자간 공동운수협정에 의해 운영되는 수입금 공동관리기구를 설립,업체별 운행실적에 따라 수입을 나누되 적자 시에도 일정 수준의 적정이윤과 운송비용을 서울시로부터 보장받는다. 송한수 이유종 김기용기자 onekor@seoul.co.kr ■종합사령실 배차시간 컨트롤 “여기는 사령실.1144번,간격이 벌어져….”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있어서 또 다른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종합사령실(BMS.Bus Management System)을 통한 서비스다. BMS가 시행되면 시민들은 인터넷(bus.seoul.go.kr),휴대전화,ARS(1577-0287) 등을 통해 버스 도착 예정시간,환승 정보,지연 사유 등을 알 수 있다.버스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며 기다려야 하는 ‘왕짜증’이 거짓말처럼 없어지는 것이다. 운전기사들은 앞뒤 차간 거리,혼잡구간,운행노선의 사고 등을 운전석에 설치된 단말기로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하고 안전한 운행이 가능해진다.예컨대 운행 중 고장,승객 소동,접촉 사고 등 돌발상황이 일어나면 기사가 단말기에 있는 버튼을 눌러 종합사령실로 상황을 알린다.사령실은 ‘처방’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준다.운수업체들도 자사 버스의 운행상태를 관리할 수 있고,시는 전 구간의 운행상황을 한눈에 파악해 더욱 체계적인 교통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BMS는 서울시에 등록된 총 8000여대의 버스를 대상으로 시행된다.1단계로 다음달 1일 5031대의 운전석 옆에 액정화면을 갖춘 단말기가 설치·운영된다.나머지는 12월쯤 완료된다. 마지막 3단계로 내년 초까지 서울시내 각 정류장에 ‘정류장 안내기’가 마련될 예정이다.시는 우선 7월1일부터 서울 강남대로와 도봉구 미아로 등 4곳에 정류장 안내기를 시범 운영해가며 문제점 등을 점검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요금체계 5㎞마다 +100원 다음달부터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이용거리를 합산해 요금을 내는 ‘통합요금 거리비례제’가 시행된다.기본요금 인상 자체에 불만을 터뜨리는 시민들도 있지만,이동거리가 길거나 버스와 지하철을 여러번 갈아타야 하는 시민들은 요금체계를 눈여겨 보면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도 보인다. ●800원에 5㎞마다 100원 추가 지하철과 지선·간선버스의 기본요금(10㎞)은 800원(이하 교통카드 기준)이다.중앙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주간선버스 1000원,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광역버스 1400원,마을버스 500원 등이 기본요금이다. 그러나 주간선버스는 당분간 간선버스 요금이 부과되고,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차량 고급화 등의 조건이 갖춰지는 오는 10월 이후 인상 요금을 적용할 계획이다.기존 순환버스(400번대)의 경우 노선이 10㎞ 이하는 마을버스 요금을,10㎞ 초과는 지선버스 요금을 각각 적용한다.또 시외 구간까지 운행하는 기존 도시형버스 79개 노선의 추가요금제는 폐지되고,기본요금만 부과하게 된다. 특히 기본거리를 넘으면 무조건 5㎞마다 100원씩이 추가부과되는 지하철과 달리 버스는 승객이 환승하지 않으면 거리에 상관없이 기본료만 내면 된다.물론 다른 버스나 지하철로 갈아타면 기본거리를 5㎞ 초과할 때마다 100원씩 추가된다. 이밖에 학생들의 회수권제도와 마을버스 청소년 현금할인제는 당분간 유지된다.회수권은 기존 550원에서 700원으로,마을버스 청소년 현금요금은 400원에서 450원으로 조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본요금은 지금보다 지하철 25%,지선·간선버스 23.1%,마을버스 25% 등으로 인상되지만,환승요금을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환승 승객은 이전보다 요금이 내려가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카드,선택 아닌 필수 버스와 지하철을 최대 다섯번까지 갈아타도 그 횟수에 상관없이 총 이동거리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환승 무료 혜택’도 교통카드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노선표 보는 법 다음달부터 서울지역 시내버스 노선체계가 대폭 바뀐다.419개 노선 가운데 기존 노선을 유지하는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90개 노선에 불과하다.반면 94개 노선이 신설되는 대신 기존 노선 중 42개가 통합되고,103개 노선이 단축 또는 변경된다.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노선체계 개편 전에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변경된 버스 노선은 인터넷 홈페이지(bus.seoul.go.kr)를 이용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전화로도 노선 확인이 가능하다.교통방송은 수신자 요금부담 전화(080-800-5656)로 오전 6∼오후 10시,서울시 버스체계개선반(02-3707-8721∼5)은 오전 9∼오후 9시,버스운송사업조합(02-414-5005)은 오전 7∼오후 9시 안내.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 35세이상 산모 작년 18%로 급증

    최근들어 35세 이후의 고령 출산여성이 크게 늘고 있으며,덩달아 기형아 출산과 합병증도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박용원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99년부터 2003년까지 이 병원에서 분만한 산모 68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9년 10.6%에 그쳤던 35세 이상 고령 산모가 2001년 13.2%,2003년 18% 등으로 급증,최근 5년간 평균 고령 산모 비율이 13.4%(920명)에 이르렀다.고령 산모는 초산이거나 출산 경험이 있는 35세 이상의 산모를 말한다. 그러나 여성의 출산연령이 높아지면서 기형아 출산이나 합병증도 늘고 있다.실제로 같은 기간 이 병원에서 산전 초음파검사를 통해 태아 기형을 진단받은 고령 임산부는 99년 4.5%에서 2003년 10.9%로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고령 산모의 기형아 출산이 많아진데 대해 의료진은 수정 당시 이미 고령화에 따른 유전자 변질 가능성에다 수정 후 분화 단계에서 비정상적인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합병증 발생률도 고령 산모가 34세 이하 산모보다 크게 높아 임신성 당뇨의 경우 진단율이 2.3%로 34세 이하(1%)보다 2배 이상 높았으며,임신중독증을 가진 환자는 34세 이하(3.7%)에 비해 훨씬 높은 5.8%였다.또 출산 예정일보다 아이를 일찍 낳는 조산 역시 고령산모(18.6%)가 34세 이하(15.9%)보다 높았다. 박 교수는 “임신은 산모의 생리적,신체적 변화를 유발해 여기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할 경우 합병증이 발생한다.”며 “이번 조사가 3차 의료기관에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실제 고령산모의 합병증 발생률은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국민연금 무엇이 문제인가] ⑨연금투자 제대로 하고있나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증시부양’ 명목으로 돈을 빼다가 넣었는데,그러다 원금마저 다 까먹으면 나중에 연금공단이 책임지나요?” “몇년전에 연금에서 주식투자로 큰 손해를 봤다는데 내가 부은 돈 다 날리면 늙어서 연금받을 수 있는 겁니까?” 국민연금 보험료로 거둔 돈을 정부나 연금공단이 제대로 굴리고 있는지에 대한 가입자들의 불신도 크다.쌓인 돈이 100조원(내년에 165조원 전망)이 훨씬 넘기는 했다지만,곧 고갈될 것이라는 얘기에 걱정부터 앞선다.보건복지부는 기금을 잘못 운용하지 않았다고 강변한다.우리 국민연금이 ‘적게 내고 많이 받아가는’ 기형적인 구조로 처음에 잘못 출발한데다,급속한 노령화 등으로 연금수급자가 단기간에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며,운용을 잘못해서 기금이 고갈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반박이다.1988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 3월말까지 연금보험료 및 운용수익금으로 137조원이 쌓였고,이 가운데 3분의 1인 39조원은 순수하게 운용수익금이라는 점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연금기금 운용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이는 상당부분 정부가 부추긴 측면도 있다.주가가 빠질 때면 경제부처는 ‘전가의 보도’처럼 국민연금 카드를 꺼내든 게 사실이고,큰 손실을 본 적도 있다.주식은 당연히 수익성은 높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높기 때문에 연금에서 섣불리 주식투자를 늘리는 것에 대한 반론이 거센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에는 주식투자로 -50.85%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2조 747억원을 까먹었다. 보건복지부 배병준 연금재정과장은 “전체 시장상황에 따른 평가손실일 뿐이며,연금의 주식투자는 연간 베이스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입자들이 걱정하는 것과 달리 누적기준으로 연금에서 주식투자는 손실을 보고 있지는 않다.주식투자 이후 수익은 지난해 12월말 현재 3조 6701억원으로 연평균 누적수익률은 12.89%에 달한다.8%에 그치고 있는 채권수익률에 비하면 4%포인트 이상 높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주식투자 비중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다.올해 4조원에서 내년에는 5조원으로 이미 1조원을 늘리기로 했다.다만 위험분산 차원에서 장기적으로는 미국채를 비롯한 해외채권 매입을 꾸준히 늘리는 쪽으로 기금운용 계획을 짜두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佛작가 노통 데뷔작 ‘살인자의 건강법’

    촌철살인의 대사에 담긴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세계적인 이름을 얻고 있는 프랑스의 작가 아멜리 노통의 데뷔작 ‘살인자의 건강법’(문학세계사 펴냄)이 번역,출간됐다. ‘적의 화장법’이후 국내에서도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데뷔작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처음.노통이 25세이던 92년 발표한 이 장편은 그에게 르네 팔레문학상,알랭 푸르니에 문학상을 안겨주면서 ‘노통 신드롬’의 기폭제가 되었다. 작품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대작가 프레텍스타 타슈가 희귀병에 걸려 살 날이 두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벌어진 일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문학적 명성에다 기형적으로 몸이 늘어나는 병으로 인해 다시 화제의 인물이 되어 그와 인터뷰하려는 기자들이 몰려든다. 그 과정에서 그의 이름만 보고 책 한권 읽지 않고 부나비처럼 몰려든 기자들의 허위의식을 가차없이 까발린다.그 허위의식을 들추는 방식은 노통 특유의 입심이 실린 대사다.타슈의 입을 빌려 터뜨리는 속사포처럼 통렬한 대사 앞에 기자들은 쩔쩔 맨다. 그러나 다섯번째 인터뷰에서 기막힌 반전이 벌어진다.타슈의 작품을 모두 읽은 여기자가 등장하면서 팽팽한 설전을 벌인다.여자를 비아냥거리는 타슈에게 여기자가 “타슈 선생님,선생님께선 제가 이제껏 만나볼 수 있었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뻔뻔하면서도 재미 있으십니다.”라며 “만나서 영광”이라고 비틀면 “놀랄 일이 하나 있소.나 역시 당신을 만나게 되어서 기쁘다오.”라고 되받는다.공방은 타슈의 미완성 작품인 ‘살인자의 건강법’을 놓고 가열된다.경쟁적으로 촌철살인의 대사를 주고받던 두 사람의 힘겨루기 속에 엄청난 사건이 베일을 벗는다. 작품을 읽다 보면 오늘날 노통의 명성이 어디서 비롯하는지를 알 수 있다.그만큼 그녀의 대사는 재미있고 신랄하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Top 셀러]죽-아침 대용식·다이어트식·건강식 ‘따봉’

    ‘죽’이 각광받고 있다.아플 때 먹는 ‘환자식품’으로만 인식돼 온 죽이 요즘 들어서는 간편한 아침 대용식,다이어트를 위한 음식,건강식 등으로 이용되면서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영양·편리성 등 고루 갖춰 문준석 롯데마트 가공식품 과장은 “지난해부터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열풍이 불면서 시리얼 등 인스턴트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대신 영양과 편리함을 고루 갖춘 죽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덕분에 올해 1∼5월의 죽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70∼120%나 급증하는 등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죽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전자레인지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데다,웰빙 열풍에 맞춰 영양을 감안한 다양한 기능성 제품들이 출시돼 직장인이나 어린이들의 아침 대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죽 상품의 형태는 크게 ▲그릇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용기형 ▲가루 형태로 냄비에 물을 부어 조리해서 먹는 가루형 ▲비닐형 용기에 담아 데워서 그릇에 담아 먹는 비닐형 등 3종류로 나뉜다. 백화점·할인점 등에서 판매되는 죽 상품은 인삼닭죽·홍게살죽·오차즈케죽·버섯더덕마죽·크릴새우죽·꿀호박죽·흑미죽·은행마죽 등이 대표적이다.인삼닭죽은 닭고기 가슴살에 인삼을 넣어 만든 여름철 보양식.홍게의 다리살을 모양 그대로 발라내어 홍게의 맛을 그대로 살린 홍게살죽은 여름에는 차갑게,겨울에는 따뜻하게 데워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용기·가루·비닐형 등 다양 오차즈케죽은 녹차·김·대구·다시마 등이 어우러진 분말소스가 들어 있는 일본 정통 별미죽.표고버섯·더덕·찹쌀 등 곡물을 혼합하여 만들어진 버섯더덕마죽은 아침 식사대용으로 안성맞춤이다.크릴새우죽은 남극해 깊은 바다에 사는 크릴새우와 찹쌀을 넣어 만든 것으로 데우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완전 조리식품이다. 꿀호박죽은 국산 늙은 호박과 단호박이 각각 30%,20% 들어있는 데다 설탕 대신 꿀을 첨가해 건강식으로 꼽히고 있다.흑미를 사용해 맛과 영양이 풍부한 흑미죽은 데울 필요 없이 그냥 먹으면 되고,은행마죽은 은행과 마,기타 곡물 등을 섞어 만든 제품이다. 롯데백화점은 쇠고기죽·오차즈케죽·홍게살죽·발아현미죽·현미북어죽·호박죽·참치죽·버섯죽·삼계죽·전복죽·단팥죽·새우죽을 1100∼3000원에 선보였다.현대백화점은 발아현미죽·닭표고버섯죽·흑미죽·크릴새우죽·참치죽·삼계죽·쇠고기죽·야채죽·전복죽·오차즈케죽·홍게살죽·꿀호박죽을 1500∼3100원에 내놓았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쇠고기죽·버섯죽·단팥죽·잣죽·전복죽·삼계죽·꿀호박죽·크릴새우죽·홍게살죽·발아현미죽을 890∼2980원에 판매한다.행복한세상 백화점은 꿀호박죽·닭버섯죽·발아현미죽·밤단팥죽·잣죽·전복죽·오차즈케죽을 1350∼2780원에 출시했다. ●올 매출 두배 늘어 420억 될 듯 신세계 이마트는 크릴새우죽·홍게살죽·흑미죽·잣죽·오차즈케죽·전복죽·검은깨죽·호박죽·팥죽을 2200∼2800원에 선보였다.롯데마트는 전복죽·검은깨죽·오차즈케죽·참치죽·진미죽·잣죽·홍게살죽을 850∼2780원에 내놓았다.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단팥죽·잣죽·쇠고기죽·닭표고버섯죽·인삼닭죽·새우죽·홍게살죽·흑미죽·오차즈케죽·버섯더덕마죽·은행마죽을 820∼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죽 열풍’에 힘입은 식품업계는 더욱 새로운 종류의 죽을 개발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동원F&B 홍보실 김동한(31) 주임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 210억원이었던 죽 시장이 올해 420억원으로 두 배가량 커질 전망이다.”며 “환자용,어린이용 죽 등 타깃층을 차별화해 더욱 다양한 종류의 죽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Doctor & Disease] 美워싱턴의대 소아신경외과 박태성 박사

    ●‘뇌성마비에 의한 강직’에 있어선 1인자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뇌성마비는 절망에 가깝다.뇌가 척수신경을 통제하지 못해 팔다리는 물론 전신의 근육이 강직과 경련으로 뒤틀리고 일그러지기 일쑤여서 배아파 난 부모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천형(天刑)으로 간주되었다.이 뇌성마비 수술치료법을 개발해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재미 한국인 의학자 워싱턴대의대 소아신경외과 박태성(57) 박사.뇌성마비 치료의 새 장을 열어 환자들로부터 ‘세인트(The Saint)’라며 존경을 받는다는 그를 만났다. 우리에게는 좀 생소한 분야인데. -소아신경외과학은 뇌수종,뇌종양,뇌손상,선천성 척수질환 등 어린이의 뇌질환을 외과적으로 다루는 분야다.한국에는 많이 보급되지 않았으며 미국에서도 역사가 30년에 불과하다.이 중 내가 자신있고,관심있는 분야는 걷거나 앉지 못하는 뇌성마비에 의한 강직(强直)을 다루는 일이다.단언컨대,이 분야에서는 1인자라고 자임한다.자랑이 아니라 자부심이다. ●17년간 세계 25개국 환자 1200명 수술 스스로를 ‘1인자’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대가의 무게가 느껴졌다.지금까지 17년동안 그는 세계 25개국의 뇌성마비 환자 1200명을 수술했다.이 수술법은 이렇게 세계의 관심을 끌면서 의료 최선진국인 영국,이탈리아 등 각국에서 강연 요청이 줄을 이어 쉴 틈이 없다고 털어놨다. 박 박사가 뇌성마비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선택적 등배신경절단술’에 대해 알고 싶다. -뇌성마비에 의한 신체의 강직,특히 하체의 강직을 해소하는 치료법이다.너무 정교해 항상 두렵고 부담스러운 수술이지만 지금까지 1200건의 수술을 모두 성공시켰다.재수술은 단 1건에 불과했다.이 수술법이 개발되기 전에는 보통 척추를 6∼7마디나 들어내고 수술을 했었지만 성과에 비해 부작용이 심각해 문제가 많았다.이에 비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최소침습적 등배신경절단술은 수술은 어렵지만 강직 제거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척추 한마디 들어내 감각신경 조작 수술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허리의 척추 뼈를 한마디 들어내 척수에 이어진 신경다발을 현미경적으로 분류하는 게 우선이다.직경 5㎜ 정도의 신경다발 속에는 감각신경,운동신경,대·소변과 발기에 관련된 신경 등이 얽혀 있는데,이 가운데 하지에 연결된 감각신경을 찾아 조작,강직이나 비정상적인 운동을 제어하는 방법이다.매우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수술이라 자칫 발기부전이나 치명적인 마비를 초래할 수 있기도 하다. 효과는 어떤가.수술 후 환자가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가. -이 수술은 뇌성마비 자체를 치료하는 게 아니라 뇌성마비로 특정 신체 부위가 굳거나 운동중추의 통제를 받지 못하는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이다.이걸 전제로 얘기하면,많게는 연간 150건씩 지금까지 모두 1200건을 수술했지만 한건도 부작용이 없었다.대부분의 경우 수술 후 바로 강직이 해소된다.분명한 것은 이 수술법이 어떤 방법보다 강직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점이다.기본적으로는 다리 부위의 강직을 대상으로 하지만 더러 팔운동이 정상화되거나 말문이 트인 경우도 봤다. ●수술은 어릴 때 하는 게 좋아 그는 실제로 수술 전후의 환자 상태를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 주었다.사지를 늘어뜨리고 부모에게 들려 힘겹게 걷는 시늉만 내던 어린이가 거실을 팔짝거리며 뛰거나,정상인처럼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그는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 하는 자녀가 수술후 멀쩡하게 걷는 모습을 본 부모들의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 수술인가. -초기 방식의 수술은 가능하겠지만 최소침습적 등배신경절단술은 아직 어려울 것이다.내가 직접 서울에서 수술 시연을 하기도 했다. 모든 뇌성마비 환자가 다 수술 대상인가. -그렇지 않다.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환자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와 X-레이 사진 등 기본적인 의학정보를 근거로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지금까지 내가 한 수술은 2∼5세가 68%로 가장 많았고 6∼10세 24%,11∼18세 6%,19∼38세 2% 등이었다.그러나 이 수술은 빠를수록 좋다.늦으면 몸이 기형으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의료기술 수준·출산환경과도 밀접한 관계 그는 뇌성마비의 실태도 덧붙였다.“미국의 경우 1000명 중 2명 정도가 뇌성마비로,전국에 50만명의 환자가 있는데,우리나라는 이보다 많을 것이다.실제로 뇌성마비는 의료기술의 수준이나 임신,출산환경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출산때의 호흡곤란증이나 출산 직후 인큐베이터에서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 뇌 조직이 괴사해 발병한다.다른 원인도 있지만 이 경우가 많으며,이는 의료사고의 개연성도 높다.”며 이런 환자는 80% 정도가 신체 강직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환자들도 박 박사로부터 수술을 받을 수 있나. -당연하다.수술 대상만 된다면 다른 조건은 없다. 관심사는 수술비일 텐데…. -입원비 포함 3만 달러 정도 소요된다.입원 기간은 5일 정도며,외국 환자는 예후를 관찰하고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수술후 2∼3주 정도 현지에 체류해야 한다. ●“두려워 말고 희망을 갖고 치료해 보라” 28년 전,혈혈단신으로 도미해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워싱턴의대 소아신경병원을 설치해 세계 3대 전문병원으로 일군 장본인. 그 분야의 엘리트답게 미국신경외과 기관지 논문심사위원에 선임됐는가 하면 미국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22년 동안 연구비를 지원받은 몇 안되는 석학으로,저명한 시 후앙 석좌교수까지 겸하고 있는 그는 “뇌성마비에 의한 신체 강직을 해소하는 것은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라며 “두려워 하지만 말고 누구나 새 세상의 문을 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치료에 도전하라.”며 말을 맺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박태성 박사 △연세대의대 △미국 버지니아대학병원,오하이오주립대 콜럼버스아동병원 레지던트 △사우스캘리포니아대 의대,버지니아대 의대,워싱턴대 의대 교수 등 역임 △현,워싱턴대 의대 소아신경외과 과장,세인트루이스아동병원 신경외과 주임교수,버지니아대 의대 외래교수 △워싱턴대 의대 신경외과 시 후앙(Shi H Huang) 석좌교수 △미국국립보건원 제이콥 자비츠상 수상 외. ■ [뇌성마비란] 뇌 손상으로 운동장애 나타나는 질환 박 박사는 뇌성마비 어린이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그래서 그의 존재가 더욱 절실한 구원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가 필생의 업으로 삼아 연구하고 시험해 이룬 등배신경절단술은 이제 워싱턴대 의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의술의 하나로,미국 의대 교과서에도 기술돼 있지만 뇌성마비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한마디로 뇌성마비는 뇌가 손상을 입어 주로 신체 운동기능에 장애를 나타내는 질환.수태에서 생후 4주 이내의 신생아때 집중적으로 발생한다.즉,선천성이라기보다 외부 요인에 의한 경우가 많다.예전에는 소아마비와 구별해 뇌성소아마비로 불렸으나 최근에 뇌성마비로 정리됐다. 원인으로는 신생아가사(新生兒假死)·미숙아·중증황달 외에 최근에는 잦은 유산이나 임신중독증,자궁내 발달장애와 함께 출산 직후 유아기때의 관리 소홀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이를테면 인큐베이터에 있는 신생아의 경우 정전 등으로 수분만 산소 공급이 멈춰도 뇌조직 괴사를 초래,뇌성마비로 이어진다. 증상은 운동 및 자세 이상이 대표적이다.주로 몸의 한쪽에만 나타나는 편마비,하지에만 나타나는 대마비가 동반되며 정신박약이나 간질,언어장애,사시 혹은 약시 등 눈의 이상,치아와 지각이상 등도 흔하다. 박 박사는 “이 수술법에 자부심을 갖는 것은 수많은 사람의 삶을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환원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며 “국내에도 이 수술법이 빨리 보급돼 많은 사람들이 구제를 받았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 [기고] 투자 확대 - 시스템 구축이 먼저다/조용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달 25일 대통령과 재계 인사들의 청와대 만남 이후 주요 대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그동안 기업들이 너무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높았던 터라 국민들의 기대감도 적지 않은 듯하다. 최근 우리 경제는 기업의 투자 부진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기업투자와 민간소비가 바닥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수출과 내수가 따로 움직이는 기형적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호황을 누리고 있는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서민들의 살림살이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고 건전한 소비활동을 부추기는 일이 그만큼 시급해졌다. 산업 각 분야에서 과잉투자가 우려될 정도로 기업들이 왕성한 투자열기를 내뿜던 것이 불과 10년전이다.그러나 이제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투자를 주저하고,급기야 정부가 기업들에 투자를 독려하고 다녀야 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달라졌다. ‘노동자들의 파업’에 빗대 ‘자본의 파업’이라고까지 일컬을 정도로 우리 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현대경제학의 태두 케인즈는 기업가들 내면에 숨어 있는 ‘야성적 충동’이 투자를 이끌어내는 힘이라고 갈파했다.위험을 무릅쓴 모험과 도전 정신,기업가 정신이 바로 투자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도입된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의 까다로운 준칙들이 케인즈가 말한 야성적 충동,나아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을 억누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결과적으로 최근의 극심한 기업투자 부진을 야기한 중요한 원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수출로 벌어들인 현금을 사내금고에 쌓아둘지언정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투자를 하지 않는 기업들의 행태는 반세기 우리나라 기업사에서 찾아 볼 수 없던 일이다.사상 초유의 저금리 수준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은행차입이 계속 줄어드는 일도 과거에는 보기 드문 일이었다.기업들이 장사하고 남은 이익을 미래 투자자금으로 남겨두기에 앞서 주주들에게 나누어주고 자사의 주가를 끌어 올리는 데 써버리는 일도 외환위기 이전에는 좀처럼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부채비율을 지키지 못한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에 앞서 시장으로부터 강력한 응징을 피할 수 없다.자칫하면 주가가 폭락하고 기업의 신용등급은 바닥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기업가들이 재무제표를 개선하고 주가를 떠받치는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메커니즘속에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은 고사될 수밖에 없다.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중요하다.기업경영의 투명성과 합리성은 한국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 불가결한 요건이다.다만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한 집착이 도를 넘어 기업가 정신을 질식시키고 장래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회복불능 상태로 몰아갈 수도 있다는 점에 눈을 돌리자는 것이다. 모든 투자는 기회와 더불어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기회와 위험에 대한 최종판단은 기업가들의 몫이다.그러나 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은 그 사회가 선택한 시스템의 역할이다.지금처럼 기업가정신을 억누르고 기업들이 투자를 피하게 만드는 시스템으로는 우리 경제가 버틸 수 없다.투자가 살아날 수도 없다.기업들이 눈앞의 수치에 연연하기보다는 5년후,10년후를 생각해야 경제가 살고 나라가 산다.지금은 글로벌 스탠더드 그 이상을 모색할 때이다. 조용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삶과 경영 이야기] (12)’등산경영’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등산이나 회사경영이나 같습니다.전열을 가다듬어 간다든지,뒤처지는 사람은 다른 동료들이 끌어주고 앞에 위험이 있으면 미리 경고해 준다든지….” 옛 재무부 관료시절 국내의 산이란 산은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등산광이었던 박종원 코리안리(옛 대한재보험) 사장의 ‘등산경영론’이다.박 사장은 관료출신 중 성공한 대표적인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받는다. 박 사장이 지난 1998년 7월 지휘봉을 잡으면서 코리안리는 놀랄 정도로 달라졌다.63년 창립 이후 98년까지의 순이익은 837억원에 불과했지만,박 사장이 취임한 이후 99년부터 지난 2003년의 순이익만 2475억원이다.5년간의 순이익이 과거 36년간의 합계액보다 3배나 많은 셈이다. “실적이 좋은 공사도 물론 적지 않지만,대체로 공사는 (민간기업보다는)무사안일한 것이 아닙니까.” 수익개념도 별로 없었고,이익을 창출하려는 노력도 제대로 없었다.코리안리는 지난 63년 공사로 출범했다.78년에 민영화가 됐지만 박 사장이 부임할 때까지도 민영화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던 셈이다. 박 사장은 먼저 구조조정을 통해 분위기 혁신을 시도했다.외환위기 때라 구조조정은 유행아닌 유행이 됐고,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특히 당시 코리안리는 보증보험 손실규모가 3800억원이나 됐고,그 해의 손실은 2800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파산 직전이었다. ●실세 동창생도 구조조정 박 사장은 98년 9월 282명의 임직원을 197명으로 줄였다.30%를 줄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원칙대로 했다.김대중 대통령 시절 실세로 알려졌던 Y씨의 동창생인 모 부장을 정리했다.당시 경제부처의 고위관계자도 Y씨 친구 구명에 나섰지만,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박 사장은 또 노조 핵심간부 출신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외부에서 노조간부를 살리려고 했지만,박 사장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핵심 두 사람을 인사고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정리하자,구조조정에 포함된 다른 직원들도 “저런 실세들도 짤리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취임해 보니 타원형 조직이었습니다.지점이 없고 본부만 있는 회사다 보니 한번 회사에 들어오면 계속 승진하고,이러다 보니 과장급 이상 간부직이 45%,대리급 이하가 55%인 기형적인 조직이었지요.” 상향·하향·동료평가 등 다면평가와 과거 7년간의 인사고과를 바탕으로 간부급 45%,사원급 18%를 구조조정했다.타원형조직이 피라밋조직으로 바뀌었다. “구조조정에 따라 물론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이하고 무사안일한 직원들,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직원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실적이 좋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점입니다.” 과거에는 사장라인,감사라인,상무라인 등 각종 파벌이 있었지만 그러한 것도 사라졌다.과거의 인사위원회는 유명무실했지만 지금은 부장들이 인사위원이 돼 승진할 사람을 가린다.또 부장들은 함께 일할 사람을 선택한다.방출할 직원들도 나올 수밖에 없다.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게 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 “이 곳에 온 직후 99년도 계획을 짤 때,직원들은 ‘98년 정도의 실적만 올려도 잘하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길래 내가 ‘노력을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렇게 단언하느냐.’면서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해서 10% 성장하는 안을 다시 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99년 실적은 전년보다 15%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렇게 되자 직원들은 ‘하면 되는구나.’하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소극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인 자세로,부정적인 태도에서 긍정적인 태도로 직원들의 자세가 바뀌었습니다.” 2000년부터는 일본의 동아재보험을 제치고 아시아 1위에 올랐다.세계 17위.특히 동남아의 관련업계에서는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투명한 경영과 능력에 따른 인사 정보 공유가 잘 되는 점도 코리안리의 장점이다.확대간부회의가 대표적이다.매주 한차례 하는 확대간부회의에 노조 사무국장이 참석한다.정보를 공유하고 경영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취지에서다.대리급 이하의 직원들도 돌아가면서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다. “직원들도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합니다.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일해야 더 잘 할 수도 있고,참여하면서 사명감도 갖게 됩니다.” 신입사원 선발 방식도 독특하다.지난해에는 서류심사와 면접 외에 야외면접을 도입했다.합격예정자의 2배수를 뽑은 뒤 오전에는 청계산을 등반하도록 했다.부장·차장·노조위원장 등이 조장을 맡았다.점심에는 축구를 하도록 했다.등산을 할 때에는 시간을 잘 지켰는지,복장을 비롯한 준비물을 잘 됐는지를 체크했고 축구시합에서는 팀워크를 중시하는지,적극적인지를 봤다.지금도 그렇지만,과거에는 공무원들이 민간으로 가는 것을 더 꺼렸다.그런데 왜 민간행을 선택했을까. “어느날 갑자기 자문자답을 해봤습니다.공무원 생활이 행복한가,나는 만족하고 있나를 스스로 물어 봤지요.토요일도 없고 일요일도 없는 공무원 생활….1급이 되고 차관,장관이 된다고 해서 행복할지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민간에 가서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밖에서 오면 능력과 적재적소와는 관계없이 대체로 ‘낙하산’으로 폄하된다.당시의 대한재보험 노조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가 정식으로)취임하기 전에 노조에서는 낙하산이라고 반대했습니다.(거의)망한 회사를 살리려면 노사가 화합하는 길밖에 없다고 설득했지요.재무부 사무관 시절 보험담당을 했던 경험에 따라 청사진을 설명했고,노조 간부들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공무원들,목에 힘을 빼면 된다.” 민간쪽으로 가려는 관료들에게 부탁할 점은 뭘까.“목에 힘을 빼면 됩니다.그렇지 않으면 민간부문에서 살아 남을 수 없지요.선례는 그만 따지고 효율(수익성)개념을 가져야 합니다.” 서울 수송동의 코리안리에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도전은 계속된다.’,‘아시아 1위에서 세계 초일류로’라는 자막을 볼 수 있다.직원들의 인사말도 “1등합시다.”로 됐다. “1등은 모범답안이 없습니다.남이 하지 않던 것을 해야 하고,시장개척을 하고,미래를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지요.코리안리 직원들은 1등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작지만 강한 회사,단일기업으로 최고의 기업,최고의 봉급을 주는 회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코리안리의 대주주는 회사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소유와 경영의 분리,CEO와 직원들의 자신감과 적극적인 사고가 과거의 패배주의에서 벗어난 오늘의 코리안리를 만든 원천은 아닐까. 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 박종원 사장은 “아무래도 공직은 다소 조직이 경직된 편인 반면 민간부분은 유연하지 않습니까.모든 정책을 사장이 펴나갈 수 있고,그에 따라 성과도 있기 때문에 성향상 공무원보다는 민간쪽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 사장의 예상과 기대대로 민간부문으로 나온 뒤의 성적은 A+.보통 관료(특히 옛 재무부) 출신들은 민간으로 오면 실적과는 관계없이 6년은 보장된다는 말도 있지만 박 사장은 실적이 좋아 2001년 연임됐기 때문에 보통의 관료출신과는 성격이 다르다. 사람마다 스타일은 다르다.참모형도 있고,보스형이나 야전사령관 스타일도 있다.기자가 박 사장을 알게 된 것은 지난 97년 말.그는 공룡조직인데다 외환위기로 특히 바빴던 재정경제원의 공보관으로 부임했다. 해병대 출신의 박 사장은 분명 참모형은 아니었다.윗사람의 눈치를 보는 관료형도 아니었다.연말이면 환갑이지만,등산으로 단련된 몸과 마음은 청춘이다.연세대 법대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재무부 외자관리과장,재정융자과장,총무과장을 지냈다.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이 통합된 뒤에는 재경원 총무과장을 맡았다. 국세심판소 상임심판관에 이어 공보관을 지냈다.매우 솔직한 성격이다. ˝
  • “이런 사람 정말 싫어요”

    취업 면접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예의없는 안하무인형’지원자를 가장 싫어하는 반면 입사지원자들은 ‘딱딱한 권위주의형’면접관을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는 최근 구직·구인회원 1680명을 대상으로 ‘최고·최악의 지원자 및 면접관’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기업 인사담당자 623명을 대상으로 질문한 ‘안 좋은 인상을 준 최악의 지원자’에는 ‘예의없는 안하무인형 지원자’(37.1%)가 1위를 차지했다.이어 ‘질문과 관계없이 대답하는 동문서답형 지원자’(26.8%),‘자신감 없는 위축형 지원자’(16.7%),‘자기 스케줄에 맞춰 면접일정을 바꿔달라는 억지형 지원자’(10%,)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좋은 인상을 준 최고의 지원자’에는 33.1%가 ‘예의범절형 지원자’라고 응답했고,다음으로 24.7%가 ‘자신의 강점은 물론 기업정보까지 꼼꼼히 파악하는 지피지기형 지원자’라고 답변했다. 반면 구직자 1057명을 대상으로 ‘최악의 면접관’을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30.7%가 ‘강압적이고 딱딱한 태도로 일관하는 권위주의형 면접관’이라고 답했다.이어 ‘약점이나 예상치 못한 질문공세를 펴는 청문회형 면접관’(28.1%),‘형식적인 질문만 하는 무성의형 면접관’(15.9%),‘사적인 질문이나 외모에만 관심을 보이는 뚜쟁이형 면접관’(12.2%)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최고의 면접관’은 ‘답변을 진지하게 듣는 경청형 면접관’이 29.9%로 가장 많았고,이어 ‘편안하게 해주는 다정다감형 면접관’(25.1%),‘질문에 자세히 답변해 주는 성심성의형 면접관’(19.2%)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최광숙기자 bori@˝
  • 사범계대 예비교사 단체 29일 대규모 시위

    “제대로 된 사범계 대학 육성방안이 안 나오면 물러설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사범대 지역가산점 위헌결정으로 불거진 사범계 위상 문제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전국국립사범대학생연합 등 사범계대 학생으로 구성된 예비교사 단체들은 29일 교육부가 있는 정부중앙청사 부근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사범대에 대한 전면적인 지원책을 요구할 예정이다.사범대 학생들이 가장 강조하는 점은 가산점에 대해 ‘행정편의주의적’이라고 규정한 헌재 결정문의 문구다.교원양성전문기관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지원없이 가산점 하나만 덜렁 던져주고는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양대 사범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면 가산점을 폐지하는 것은 물론 대안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요구 조건은 크게 두 축이다.일반대학의 교직이수제를 없애고 교육대학원을 교원재교육기관으로 만들어 교원양성 창구를 사범계대로 통일해야 한다는 것.또 사범계대 학생들에게는 교원으로서의 전문성을 키워 줄 수 있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대 사범대 관계자는 “사실 지금 교과과정으로 보면 국문과와 국어교육학과간 차별성이 없다.”고 꼬집었다.일부에서는 사범계대와 교대를 모두 통합해 국립사범대학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서울대 사범대 관계자는 “국립대 형식으로 사범대를 통합한 뒤 지원을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팔을 걷어붙였다.전교조는 교원수급 문제 때문에 기형적으로 도입된 임용고사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립사대 인원을 절반 정도 줄이고 교직이수제를 폐지하면 수급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신입생 선발인원도 수급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그 뒤 암기력 테스트 수준인 임용고사 대신 교육 관련 전문지식과 교육자로서의 인성 등을 평가하는 자격시험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교육부는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가산점제도를 폐지했다.다만 현 재학생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즉각 폐지보다는 몇년간 유예한 뒤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오는 8월까지는 종합적인 대책안을 마련해 공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8월 이후 문제가 진정될 것 같지는 않다.전교조가 교육부 행보에 강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전교조는 교원양성문제를 풀기 위해 위원회가 있는데도 교육부가 굳이 별도 추진단을 구성한 점과,그 구성원들을 비공개하고 있다는 점을 의심하고 있다. 위원회에는 교육부 입장에 동조해주지 않는 인사들이 끼어있으니까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추진단을 급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병수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사무국장은 “공개적인 토론의 장으로 끌고 나와야 할 문제를 자꾸 컴컴한 지하실로 데리고 들어가는 꼴”이라면서 “8월에 어떤 안이 나올지 지켜보겠지만 지금 같은 상태라면 기대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 [패션+α]

    ●카렌듈라는 임산부 전용 웰빙 포털(www.carendula.com)을 오픈했다.각종 임신 관련 정보 코너,고급 임부복·임신용품·태교용품·신생아용품 쇼핑 코너 등을 만들었다.1·100·1000·1만번째 회원가입 고객에게는 안나수이,올리앙,리즈 랑 등 디자이너 임부복을 증정한다.02-566-1545. ●로제화장품은 로열젤리,프로폴리스 등을 함유하고,꽃 추출수로 아로마 효과를 갖는 ‘허니 앤 플라워’를 선보였다.벌에서 유래한 영양 성분으로 피부에 에너지를 공급하고,아로마테라피 및 진정효과로 건강한 피부를 가꿔준다. ●멀티브랜드 슈즈전문숍 ABC마트는 31일까지 할인행사(30%)를 진행하고,호킨스 샌들을 1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호킨스 콜크 샌들을 1000원에,13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겐 정장용 구두를 1000원에 판매한다. ●피죤은 보디클렌저 ‘마프러스 바디워시’ 리뉴얼 제품을 내놓았다.비타민E,금잔화 추출물,글리콜 보습제 등으로 피부보호·보습기능을 강화했다.모이스트 밀크,후레시 플로랄,내추럴 그린 등.용기형 500㎖,4500원선,리필형 450㎖,4000원선. ●LG패션 제덴은 가죽을 엮어 만든 ‘메시 라인’을 선보였다.이탈리아 현지 장인들이 직접 엮어 만든 제품으로 부드러운 가죽 느낌을 그대로 살려 고급스러운 느낌.실버 스틸로 된 링 손잡이는 포인트.59만원,79만원.˝
  • 캐나다 ‘랄랄라‘·스페인 코르테스 새달 공연

    고전발레의 진수를 보여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에서부터 최첨단 현대무용의 기수 벨기에 세드라베무용단, 혁신적인 안무가 나초 두아토,샤샤 발츠,매튜 본,그리고 지리 킬리안까지.세계적 명성의 무용단 내한공연이 꼬리에 꼬리를 문 지난 몇달은 무용 팬들에게 그야말로 환상의 뷔페 코스였다.지갑이 얇은 이들에겐 시차를 두지 않고 한꺼번에 몰리도록 공연 일정에 무심했던 기획사들의 무성의(?)가 야속하기도 했을 터.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어느 해보다 화려했던 올 상반기 춤의 향연에 마침표를 찍을 두 편의 화제작이 더 남아 있다.새달 3∼5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캐나다 랄랄라 휴먼스텝스와 24∼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스페인 플라멩코 무용수 호아킨 코르테스가 주인공이다. ●캐나다 정상의 무용단,랄랄라 휴먼스텝스의 ‘아멜리아’ 안무가 에두아르 록이 이끄는 ‘랄랄라 휴먼스텝스’는 인기 팝그룹처럼 어느 곳이든 열광적인 관객을 몰고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속도감있는 움직임과 순간적인 정지로 대변되는 이들의 신체 언어는 세계 무용계에 커다란 충격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특히 발레 무용수들이 신는 토슈즈를 신고 구사하는 고도의 ‘포인트 테크닉’은 이 단체를 특징짓는 주요 안무 기법이다. 1954년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난 에두아르 록은 19세에 무용을 시작해 80년 랄랄라 휴먼스텝스를 창단했다.본격적으로 무용단 이름을 알린 작품은 85년에 선보인 ‘휴먼 섹스’.신선한 안무법과 넘치는 에너지,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로 관객과 평단의 눈을 사로잡았다.이어 98년 일본에서 초연된 ‘소금’으로 일약 세계 정상급 무용단으로 발돋움했다. 에두아르 록과 ‘랄랄라‘는 외부 단체와의 협력 작업을 선호한다.네덜란드댄스시어터의 안무가 지리 킬리안·한스 반 마넨과 합동무대를 가졌고,지난해에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을 위해 안무한 작품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브누아 드 라 당스’안무상을 받았다. 공연작 ‘아멜리아’는 2002년 프라하에서 초연된 이후 로마,파리,베를린 등 유럽 순회공연을 통해 격찬을 받은 작품.원래 LG아트센터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무용수의 부상으로 공연이 취소되는 바람에 2년 늦게 한국에 오게 됐다.토슈즈를 이용한 빠른 회전,한치의 오차없는 움직임 등으로 타인과의 교류를 갈망하는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고 있다.생생한 라이브 연주와 애니메이션 영상을 활용한 역동적인 무대도 볼거리.(02)2005-0114. ●스페인 플라멩코 댄서,호아킨 코르테스 ‘라이브’ ‘안토니오 반데라스 이후 스페인 최고의 섹시 아이콘’.21세기형 플랑멩코의 창시자로 불리는 호아킨 코르테스의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찬사이다.그의 이름 앞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이것 말고도 많다.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패션 모델,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의 옛 애인,가수 제니퍼 로페스의 뮤직비디오 출연….섹스 심벌로서의 스타성을 입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례들이다. 그러나 호아킨 코르테스의 진면목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건 바로 무대에서다.그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집시들의 춤인 플라멩코를 정통 그대로가 아니라 현대성을 가미한 퓨전 양식으로 새롭게 변모시켰다.1969년 코르도바에서 태어난 집시 출신의 코르테스는 12세에 마드리드로 옮겨와 무용수업을 시작했다.15세에 스페인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솔로이스트로 활약했고,발레단을 떠난 뒤에는 수많은 공연단의 게스트 무용수와 안무가로 활동했다.9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무용단 ‘호아킨 코르테스 발레 플라멩코’를 창단하면서 ‘시바이’ ‘집시열정’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라이브’는 2001년 초연돼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대표작.모차르트부터 재즈,쿠바음악 등 타악과 현악으로 구성된 18명의 연주자들이 라이브로 펼치는 다양한 리듬에 맞춰 호아킨 코르테스가 두 시간 내내 홀로 무대에 서는 단독 공연이다.(02)3446-6418.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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