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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남성?…性판정 기다리는 양성인 자매

    “우리 애들이 여자입니까,아니면 남자입니까.정확히 진단해주십시오?” 중국 대륙에 여성적 모습과 남성적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극히 이례적인 양성인(兩性人) 자매가 등장,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중부 충칭(重慶)직할시 스주투자주(石柱土家族)자치현에 살고 있는 샤오칭(小慶·11·가명)·샤오화(小華·6·가명) 자매.이들 자매는 태어날 때부터 남성과 여성의 성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양성인으로, 최근 성별을 정확하게 판정받아 남성이든 여성이든 한쪽 성으로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북경일보(北京日報) 인터넷신문 첸룽왕(千龍網)이 31일 보도했다. 아버지 옌젠중(顔建忠)씨에 따르면 큰 딸 샤오칭은 11년전 1996년 태어났는데,2년 가까이 여자인줄만 알고 지냈다.맞벌이인 옌씨 부부가 샤오칭양을 할아버지댁에 맡기고 돈을 벌기 위해 머나먼 동남부 저장(浙江)성으로 가서 일을 했기 때문이다. 샤오칭양이 2살이 된 어느날,할머니는 샤오칭양이 소변보는 자세가 남자와 똑같아 확인해보니 남성 생식기를 가지고 있었다.이에 할머니는 곧바로 옌씨 부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깜짝 놀란 이들 부부는 샤오칭양을 저장성 부녀아동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았다. 진단 결과 샤오칭양은 겉모습이 여자이지만,하반신에 남성의 생식기를 가진 양성기형(兩性畸形)으로 판정받았다.해서 남성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아 여성이 됐으나,몇년이 지나자 또다시 남성 생식기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옌씨 부부는 또다시 아이를 가져 2000년 딸 샤오화양을 낳았다.그런데 실망스러운 일은 샤오화양도 남녀 양성인이었다.“샤오칭은 비교적 조용하고 온화한 성격이어서 여성답지만 샤오화는 천진스럽고 남성적인 성격이어서 동네 남자 아이들과 병정놀이하는 것은 오히려 즐기고 있습니다.” 둘다 외모는 여성에 가깝지만 성격은 판이하다는 옌씨는 살림살이가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어서 수술비가 다소 부담스럽다.하지만 운이 좋게도 옌씨의 어려운 사정을 안 병원측이 수술비를 크게 줄여줄 방침이어서 조금 안심은 된다. 그렇다고 옌씨의 걱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애들이 크면 결혼할 때 좌절하지 않을까해서다.“애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을 해야 하는데,남자이기도 하고 여자이기도 해서….어떻게 해야 좋을지 가늠을 할 수 없다.”며 옌씨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소년범 사형제부터 폐지를”

    소년범(소년법상 12∼20세) 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소년범들에 대한 사형제와 6개월 이하의 단기 자유형, 벌금형 등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25일 인하대 법학과 원혜욱(45) 교수가 쓴 ‘소년형벌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소년범에 대한 교정·교화를 위해서는 현행 형법상 소년범들에게 적용하는 사형제를 폐지하고,6개월 미만의 단기자유형 제도와 벌금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형사정책연구’에 실렸다. 현행 소년법에 따르면 12∼13세가 범죄를 저지르면 보호처분만 내려져 소년원에 수감되고,14세 이상은 징역형이 가능한 형벌과 보호처분 중 하나가 적용된다. 또 특별규칙으로 18세 미만은 사형과 무기형에 해당하는 형벌이 내려졌을 때 15년 유기징역으로 대체하도록 돼 있다. 다시 말해 18∼19세 소년범에겐 사형집행이 가능하다.1995년 19세 소년범에 대해 사형집행이 이뤄진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완전히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지 못한 소년범들에게 사형을 적용하면 환경을 제공한 사회적 책임은 묻지 않고 소년범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라면서 “성인에 대한 사형폐지 논의와는 별도로 우선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소년범에 대한 징역형 최저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에는 1개월 징역형도 가능하다. 그는 “독일의 경우 소년범에게 6개월 미만 형벌은 교육 효과가 없는 구금이라고 보고 징역형 최저 기준을 6개월로 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6개월 미만의 단기 자유형은 폐지하거나 보호처분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소년범의 50% 이상이 학생 신분으로 벌금형은 곧 노역장 유치를 의미하는 만큼 벌금형도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ㆍ경찰 조사를 받은 소년범은 9만 2638명으로 전년도 8만 614명보다 1만명 이상 늘었다.이 중 66.3%인 5만 7026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등 불기소됐으나 3875명은 재판에 회부됐고,9412명은 벌금형에 처해졌다.1만 8157명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 볼] 프로야구단과 농협

    필자가 사는 동네에는 몇 년 전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 동네 구멍가게들을 문 닫게 만들고 주변 아파트 시세에도 영향을 주더니, 이제 대형 슈퍼까지 들어섰다. 이 대형 슈퍼가 들어선 자리는 직전까지 농협 매장이 있었다. 농협은 우리 농산물이라는 신뢰가 있어 품질은 믿을 만했으나 문제는 영업시간이었다. 아침에 문여는 시각은 10시 전후였고 오후 8시가 되면 문을 닫았다. 대형 할인점의 여파였는지 농협 매장은 결국 문을 닫았다. 농협이 철수한 그 자리에 들어선 대형 슈퍼는 동네 슈퍼보다도 이른 시각인 아침 6시에 문을 열고 밤 12시에 문을 닫는다. 가격은 대형 할인점 가격이다. 대형 할인점보다는 가깝다는 것을 무기로 그나마 버텨 오던 동네 슈퍼 아저씨의 근심은 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지난 주 농협의 현대야구단 인수를 놓고 벌어진 일들은 동네 슈퍼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들과 비슷하다. 농협이 인수를 검토 중이란 뉴스를 들었을 때, 필자는 스포츠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야구단 문제가 해결된다는 반가움보다는 농촌 출신의 한 사람으로서 농협이 대형 매장과 경쟁하려는 참신한 영업 전략이라는 기대가 더 컸다. 야구단 인수가 농민에게 돌아갈 혜택을 줄여 억대 연봉을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형태라면 필자 역시 반대다. 그러나 우리 농산물을 대형 슈퍼와 같은 영업 전략으로 많은 농산물을 팔아서 이익을 내고 그 이익을 농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면 반대할 수 없다. 문제는 프로 야구단이 그만큼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의 프로스포츠는 입장 수입과 중계권료 등으로 구단 재정을 유지하는 미국이나 유럽형 구조가 아니라 철저하게 기업의 스폰서십으로 유지되는 기형적인 구조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아무리 프로야구단의 홍보 가치가 높아도 스폰서 기업이 어려워지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1천억원의 홍보 효과를 누려봐야 상품 매출 자체가 1천억원이 안 되는 기업에는 그야말로 쓸데없는 비용일 뿐이다. 현재 프로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프로 선수들이 예뻐서 수억원의 연봉을 주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지출하는 돈 이상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프로 구단을 유지한다. 최근 해외 구단과 경쟁을 벌이면서 선수들의 몸값에 거품이 낀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아무리 거대기업이라도 버거울 정도로 구단 운영비가 상승한 것도 맞다. 그러나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투자비용에 비해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가 가장 큰 것은 스포츠다. 목우촌이 농협 자회사이고 NH증권도 그렇다는 사실을 처음 아는 사람이 많다. 이것을 돈을 들여 홍보하려 했다면 얼마나 들었을까 생각해 보면 답은 자명하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법따로 현실따로 (6)끝] 생색용 입법 남발…일반형법<특별형법 ‘기형적 법체계’

    [법따로 현실따로 (6)끝] 생색용 입법 남발…일반형법<특별형법 ‘기형적 법체계’

    화폐 단위인 ‘환’이 아직도 살아 있다.1962년 통화개혁에서 ‘환’이 ‘원’으로 바뀐 지 45년이 됐지만 법에는 여전히 ‘환’이란 표현이 있다. 민법 97조는 ‘법인의 이사, 감사 또는 청산인은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5만환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법무부 박민표 법제심의관은 18일 “5만환을 500만원으로 바꾸는 등의 민법 개정안이 지난 2004년 국회에 제출됐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계류중”이라고 말했다. 법제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령은 4122개. 연도별 통계를 잡기 시작한 1978년의 2864개보다 1258개 늘었다. 한국법제연구원 전재경 박사는 “정부 수립 이후 7900여개의 법령이 생겼고, 이 가운데 10분의1가량만이 실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법령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배보다 배꼽이 큰 형법체계 우리나라 형법은 살인·절도·사기·강간·폭행·(공무원의)직무유기·낙태·뇌물수수 등의 범죄에 대해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 도로교통법, 정치자금법, 약사법, 여권법 등이 모두 특별형법에 해당한다. 특별형법은 600여개로 추정된다. 살인죄의 경우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형법은 정하고 있다. 특별형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서는 뇌물 1억원 이상을 받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처하도록 규정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살인죄보다 뇌물죄의 형량이 높을 수도 있다. 2005년 법원의 1심 공판에서 형법으로 8만 4734명, 특별형법으로 14만 1784명에게 형벌이 내려졌다. 법제처 한영수 재정기획관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특별형법이 많이 만들어졌다.”면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법령심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법을 건드리기 어렵기 때문에 특별형법을 만들고 있어 행정편의주의라는 비판도 나온다. 건국대 법학과 홍일표 교수는 “특별형법은 제대로만 만들면 좋지만 체계를 갖추지 않고 만들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법학과 배종대 교수는 “특별형법이 필요했던 상황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일상화되고 특별법의 효과는 떨어지게 마련”이라면서 “특별형법은 형법을 보완하기보다는 어미에 해당되는 일반 형법의 원칙을 해치는 살모사”라고 말했다. ●국회는 ‘법 공장’인가? 엉터리 법이 쏟아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최근 들어 국회의원들의 생색내기용 입법이 급증하고 있다.16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원입법안은 1912건으로 15대 때보다 768건 늘었다.17대 국회에서는 무려 4501건이 발의돼 16대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의원들이 활발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내부 실정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국회는 법안을 만드는 ‘법 공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사무처 법제실 고위 관계자는 “사회 현상을 고발하는 신문기사 하나를 달랑 들고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는 의원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경우에는 ‘절대 법제실에서 만들어 줬다고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면서 법안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이렇게 마련된 법안이 의원입법이란 이름을 달고 국회에 제출된다. 법제실의 다른 관계자는 “의원들은 지역구 민원이나 유권자 관리를 위한 생색내기 차원에서 법안을 대량 생산해 내고 있다.”면서 “이런 법안은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김모(39)씨는 “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나 연구단체 설립을 국회 예산으로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에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법안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면서 “상임위에 법안을 던져 놓고 제안설명조차 하지 않는 의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법제연구원 장병일 입법평가연구팀장은 “입법 만능주의가 문제”라면서 “사회적 문제가 생기면 법을 만들곤 한다.”고 말했다. ■ 선진국의 ‘입법영향 평가’ 대부분의 선진국은 입법영향평가와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등 대륙법 국가들은 1990년대 초부터, 영·미법계 국가들은 1980년대 정부 규제 평가를 하면서 법의 사회적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고 있다. 입법영향평가제도가 가장 발달한 나라는 스위스. 연방 의회 내에 1000여명의 입법평가전문위원으로 구성된 평가기구를 두고 있다. 서울대 정종섭 교수는 “스위스는 국가 규모가 작아 법률평가 시스템 개발이 쉬웠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입법과정에서 사전·병행·사후 평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사전평가는 법률 초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사회문제를 규율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단계에서 진행된다. 병행평가 단계에서는 마련한 법률안의 효과, 비용추계, 실용성을 분석한다. 사후평가는 법령이 공표된 이후의 일정 시점에서 실효성을 점검한다. 법령의 목표달성 여부를 분석하고 수정·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법제연구원 박영도 기획실장은 “스위스의 입법영향평가는 다차원적·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법의 사회화 과정”이라면서 “법이 사회 현실과 따로 놀지 않고 정치·사회 문제를 조정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법에 대한 세심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 [특별기고] 왜 법과 현실은 떨어져 있는가/김욱 배재대 정와과 교수 요사이 한국 사회에서 법과 현실의 괴리 현상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치관계법은 물론이고 교육정책, 부동산정책 등에서도 법과 현실이 따로 돌고 있다. 사실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필연적이다. 어느 사회나 늘 법을 안 지키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법을 잘 지킨다면, 많은 돈을 들여 경찰, 검찰 등과 같은 공무원 조직을 만들고 유지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경우 그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법을 지키지 않아 법을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 사회에서는 이처럼 법과 현실이 떨어져 있는가? 크게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하나는 문화적 설명이다. 법치보다는 인치를 중시하는 우리의 전통적 문화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설명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것이지만, 왜 우리가 이러한 문화를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설명은 법을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서, 이는 다시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상이나 명분에 치우쳐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법을 만들 수 있다. 부동산 정책, 교육정책의 실패가 좋은 사례다. 둘째, 법 만드는 사람들이 시대의 급속한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 정치관계법이 정치인 팬클럽,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등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셋째, 법 만드는 사람들이 국민 전체의 이익보다는 자신들 소수만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치자금에 대한 규제는 풀어주면서 선거운동의 방법과 기간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현재의 정치관계법은 기성 정치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세 번째다. 앞의 두 가지는 합리적인 절차와 사고를 통해 차차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세 번째는 민주정치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국민 의사의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민들이 법을 잘 지키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사실 우리 사회에 법을 경시하는 문화가 생겨난 이유도 바로 오랜 기간 위정자들이 국민보다는 자신들만을 위한 법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을 만드는 사람들, 즉 권력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유혹은 엄청나게 큰 것이다. 이들이 이러한 유혹을 물리치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견제와 감시이며, 이는 곧 민주정치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다. 아무리 훌륭한 선생님도 학생의 날카로운 질문이 없으면 긴장이 풀어지면서 수업 내용이 느슨해질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 견제와 감시가 없는 권력자는 국민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정치의 성패가 궁극적으로 국민의 손에 달렸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욱 배재대 정와과 교수 ●기획탐사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02)2000-9261∼9263 또는 tamsa@soeul.co.kr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 [법따로 현실따로] (6)·끝 법체계 실태와 개선방안

    [법따로 현실따로] (6)·끝 법체계 실태와 개선방안

    법령이 쉽게 만들어지거나 고쳐지는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입법영향평가제 도입이 추진된다. 기형적인 법 체계도 대대적으로 정비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의원입법이 남발되고 법안이 졸속으로 심의되면서 ‘엉터리 법’이 양산되고 있다는 서울신문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살인·폭행 등의 범죄를 처벌하는 형법이 있는데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 같은 별도의 특별형법이 600여개(추정)나 있다는 법체계의 문제점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법제처 당국자는 18일 서울신문의 ‘법따로 현실따로’ 탐사보도와 관련해 “사전에 계획을 짜고, 법안 마련과정에 이해당사자를 참여시키고, 법이 만들어진 뒤에도 평가를 하는 입법영향평가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좋은 법을 만들기 위해 입법영향평가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법제연구원도 지난 연말에 입법평가연구TF를 가동해 본격적인 입법영향평가제 연구에 나섰다. 입법영향평가제는 규제의 필요성을 면밀하게 사전 분석하고, 입법과정에서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고, 법을 만들고 나서는 법령이 목적을 달성했는지를 점검하는 제도다. 선진국에서는 1970∼80년대에 도입돼 시행되고 있다. 독일은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100㎞에서 120㎞로 바꿀 때 3년 동안의 평가기간을 두고 물류비용과 안전사고의 빈도를 비교한다. 한국법제연구원 박영도 기획실장은 “좋은 기업들이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고 있고, 이는 고실업과 저생산성으로 나타난다.”면서 “선진국들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법적 규제 문제를 평가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생활뿐 아니라,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입법영향평가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형사정책연구원 이진국 형사사법연구센터장은 “입법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의원입법은 줄이고, 정부 입법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회예산정책처가 2003년 생기면서 일부 법안에 대해 소요 예산 규모를 따지는 비용추계가 이뤄지고 있다. 예산정책처 임명현 사무관은 “국가 재정이 수반되는 법안에 대한 사전적인 추계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선진국의 종합평가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한국법제연구원 장병일 입법평가연구TF팀장은 “현실과 맞지 않는 법을 골라내려면 하루빨리 입법평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특별형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정비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특별형법이 워낙 많아 시일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법학과 정종섭 교수는 “입법영향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특별형법에 저촉되는 사건이 얼마나 되는지,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탐사부 tamsa@seoul.co.kr
  • [사설] 참신한 건강투자전략, 재원대책 아쉽다

    보건복지부가 그제 발표한 ‘국가비전 2030에 부응하는 건강투자 전략’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가치가 있는 정책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보건의료정책은 전염병이나 질병 치료, 의료재정 관리 등 사후적 관리를 중심으로 전개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반해 이번에는 인적자원에 대한 사전적 투자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복지부는 출산기, 영·유아기, 청·장년기, 노년기 등 생애주기에 따라 연속적인 국민건강 투자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사전예방적인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산전 진찰과 초음파, 기형검사 등 임신부터 출산까지 필요한 모든 서비스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것과 영·유아의 외래 진료비 경감 및 필수 예방접종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은 모성보호는 물론 국가가 당면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보건소와 공공·민간 병의원을 연계해 만성질환을 평생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은 더 늦기 전에 고령화사회가 갖춰야 할 필수 요소이다. 그러나 당장 올해부터 2010년까지 4년동안 투입돼야 할 1조원 안팎의 막대한 재원조달 방안도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을 발표한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정책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으려면 산만하고 복잡한 공공 의료제도를 단순화하고, 민간부문에 넘길 것은 과감하게 넘김으로써 의료재정 부담을 경감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다음에 장기적인 비전에 맞게 방향성있는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 임신부 출산까지 ‘무료 검사’

    내년부터 임신부들은 초음파·유전자 검사 등 출산까지 필요한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철분제제 등 각종 물품과 서비스도 일정 수준까지 무료로 지원받는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이런 내용의 ‘국가비전 2030에 부응하는 건강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부터 임신에서 출산에 필요한 필수 의료 서비스가 무상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현재는 초음파 검사와 유전자(기형) 검사는 건보 적용이 안 되고 있으며, 나머지 검사도 본인이 최고 50%를 부담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임신부들이 출산 전 각종 검사에 평균 200만∼300만원가량 본인 부담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올 하반기까지 ‘표준 산전관리 검사항목 및 주기표’를 만들어 이에 맞춰 검사하는 사람에 대해서만큼은 비용을 전액 국가가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연간 10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보건소를 통해 모든 임신부들에게 산모수첩에 나눠 주고 여기에 철분제제를 구입하거나 호흡법, 운동법, 분만법 등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바우처(상품권 형태의 쿠폰)를 첨부해 제공하기로 했다. 영·유아의 외래 진료비도 낮아진다. 현재 총 진료비가 1만 5000원 이하일 경우 환자 본인 부담으로 일률적으로 3000원을 내도록 하던 것을 1500원으로 절반을 인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공공 의료기관과 보건소, 민간 병·의원과 연계해 고혈압 및 당뇨환자를 등록제로 관리하고 뇌졸중과 심근경색 환자에 대한 등록관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40세와 66세 연령층의 건강검진시 건강위험 평가 및 생활습관 개선, 골다공증·치매·우울증 등의 노인성질환 선별검사 등을 추가 실시하기로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기고] 개헌, 차기정부의 짐 덜어줘야/ 윤대규 경남대 헌법학 교수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일 국민적 합의 수준이 높고 시급한 과제로 대통령 4년 연임제라는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재집권을 위한 정략적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해 정치적 의도 또는 진정성을 가리는 일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모든 정치인과 정당의 행위는 어차피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감안한 정략적인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당이나 야당의 지금의 입장도 또 다른 정략적 고려에 의해 언제 바뀔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다르다. 국민은 정파적인 이해관계의 고려보다 개헌 자체가 정치발전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고 바람직하냐 하는 점에 더 관심이 있다. 필자는 책임정치 구현과 한국의 미래를 위해 대통령 연임제 개헌이 이번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지하듯이 5년 단임제의 폐해는 일단 당선만 되면 대통령 및 집권 여당의 공과에 대한 심판이 제도적으로 차단된다는 점이다. 당선 후 일을 시작하자 곧 레임덕 현상에 직면하게 된다. 현재의 제도는 대통령제임에도 대통령제의 장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선거 결과 여하에 따라서 장기적인 정책과제 수행이 차질을 빚기 십상이다. 또한 지금처럼 지방선거, 총선, 대선 등 매년 이어지는 선거일정으로 인한 국력의 소모가 엄청나다. 내가 더 걱정하는 것은 단임제하의 차기 정권에 개헌을 넘기게 될 때 이 때문에 차기 정권이 임기 중 제대로 일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시간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분명히 헌법상의 수많은 이슈가 개헌 논쟁의 대상이 되고 또다시 우리는 소모적인 분열과 갈등을 맞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대통령제냐 내각제냐에서부터 경제질서나 영토 조항, 심지어는 통일헌법을 만들자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논쟁이 일어날 것이다. 잘 알다시피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불일치하는데 이 역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차기 정권이 공약만 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물론 개헌이란 중차대한 국가적 과제이다. 각자의 주장은 또한 정파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논쟁적인 이슈를 차기 정권에 넘기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우리는 ‘1만달러의 함정’,‘중진국의 덫’에 빠져 있다. 모든 정치인들이 선진국에 진입하는 게 차기 정권의 목표라고들 한다. 과연 그러한 개헌의 와중에서 선진국 진입을 위한 노력에 전념할 수 있을까? 만약 지금과 같은 분열적이고 갈등적인 논쟁이 다음 정권에서 개헌을 두고 전개된다면 우리는 이 함정을 영영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번 개헌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출 수 있는 ‘20년만에 한번 오는 기회’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향후 10년이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이다. 정치권은 서로 정략적인 의도를 비난하기보다는 국익을 위한 대승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국민의 입장에 서서 정면돌파하는 자세가 더욱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지금의 현상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과제에 당당하게 임한 후, 이를 통해 승리하여 더욱 역사에 남는 업적을 쌓으려는 자세가 더욱 떳떳할 것이다. 지금은 ‘원포인트’ 개헌으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용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번에 개정된다면 적어도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더 이상 차기 정권에 부담을 넘겨서는 안 된다. 차기 정권이 이런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오직 나라를 살리는데 전념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윤대규 경남대 헌법학 교수
  • “안면경련 대부분은 혈관 → 신경 압박탓”

    얼굴의 근육이 떨리는 ‘안면경련’의 대다수는 혈관이 안면신경을 짓눌러서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의료원 신경외과 이봉암 교수는 1980년부터 2005년까지 26년간 이 병원 안면경련클리닉에서 안면경련을 치료받은 환자 185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혈관에 의한 신경압박이 원인인 경우가 98.9%인 1837명에 달했다고 최근 밝혔다. 나머지는 뇌종양이나 뇌동맥류에 의한 압박이 각 6명(0.3%),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8명(0.5%)이었다. 또 성별로는 여자가 1185명으로 남자의 2배에 달했으며, 얼굴 오른쪽(654명)보다 왼쪽(1201명)이 떨리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이 교수는 “얼굴 왼쪽이 문제가 되는 것은 여성의 호르몬체계 변화가 혈관의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면경련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쪽 얼굴이 떨리거나 일그러지는 질환이다.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 지나치게 긴장할 경우에 자주 나타나며, 통상 눈 주위에서 시작해 얼굴과 목 부위로 확산되며, 방치하면 만성적인 안면수축과 기형으로 발전한다. 안면경련은 7번 안면 뇌신경의 비정상적인 흥분이 주요인으로 꼽히는데, 중년 이후 동맥의 노화나 동맥경화로 혈관이 늘어나면서 신경의 뿌리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항경련제나 신경안정제, 신경전달차단제 등을 투여하거나 국소적 근육마비제인 보톡스를 주사하기도 한다. 아예 안면신경의 일부를 절단하거나 알코올 또는 페놀주사로 신경조직의 일부를 손상시키기도 하며, 고주파열로 신경을 응고시키는 수술치료법도 많이 쓰인다.이 교수는 “안면부위가 마취된 듯 먹먹해지거나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경련을 일으키다가 증상이 심해져 입이 돌아가거나 눈꺼풀이 발작적으로 떨리면 풍이라고 여기지만 대부분은 뇌신경 압박이 원인”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위기의 ‘금융검찰’ 금감원

    부원장급까지 금고 인수 비리에 연루된 금융감독원에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어울린다. 시중은행·보험·증권·카드 등 거의 모든 시중 금융기관들을 망라해 금감원에 집중된 지휘·감독권은 역으로 비리에 쉽게 노출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막강한 감독기관에는 더욱 강력한 감시가 요구되지만 그런 재감독 체제가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비리가 꼬리를 무는 바탕을 제공하고 있다. ●비리와 관련해 끊임없이 거론되는 법적 지위 금감원은 외환위기 이후 은행감독원·보험감독원·증권감독원·신용관리기금이 통합돼 1999년 출범한 민간조직이다. 금융제도를 제대로 지키는지 지도·감독하는 기구다. 현장에서 금융기관들과 직접 맞부딪치는 금감원 직원들에게는 늘 비리의 ‘유혹’이 따르게 된다. 금감원을 지휘, 감독하는 기구가 재경부 출신의 공무원들로 구성된 금융감독위원회다. 공무원 70여명이 1600여명의 민간인 조직을 관리하는 것이다. 구성원의 신분은 다르지만 사실 한 조직이나 마찬가지이다. 금감위원장은 금감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이런 금감위와 금감원의 법적 지위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선 한국은행처럼 금감위를 민간조직으로 바꿔 정부로부터 자유롭게 금융기관들을 감독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다. 윤성식 전 정부혁신위원장을 비롯해 금감원 노조, 시민단체 등이 이같은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을 공무원 조직으로 위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재경부나 감사원의 입장이다. ●‘금융 검찰’ 어디에서 감독하나 금감원은 자체 감사실을 두고 감사로 외부인사를 영입해 업무감사, 직무감찰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낮은 직급을 다룬다. 고위직의 비리를 밝혀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감사원의 재정금융감사국도 금감원을 감사할 수 있다. 하지만 재정금융감사국이 맡고 있는 기관은 금감원, 재경부, 산업은행 등 총 21개 기관이고, 또한 며칠에 걸친 표본조사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금감원·금감위를 감사한다.2월·4월 짝수 달에 열리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10월 국정감사 등에서 정책감사를 받는다. 그렇지만 개인비리 등을 추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비리는 왜 발생했나 한 관계자는 “아직도 외환위기가 금감원에는 끝나지 않은 것 같다.”고 빗대어 말했다. 김중회 부원장이 연루된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 관련 비리’의 경우 외환위기로 금고를 구조조정해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유사한 비리가 또 터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감독기구이지 집행 기구가 아니다. 하지만 당시 부실금고 처리는 예금보험공사가 아직 틀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서 금감원이 집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매각 문제까지 해결하려다 보니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금감원이 가능한 한 빨리 손을 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감독원 입장에서는 문제가 불거진 금융회사는 퇴출시켜야 했는데 퇴출이 미칠 사회적 파장 때문에 퇴출을 막는 등 로비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말했다. ●퇴직 후 금융기관 진출도 문제 참여연대는 지난 8일 금감원 퇴직자들의 재취업 현황을 조사해 발표했다. 지난 8년간 퇴직자 114명 중에 76명이 금융회사 등 유관기관에 재취업했다고 밝혔다. 과반이 훌쩍 넘는 64%에 이른다. 변금선 참여연대 투명사회팀 간사는 “재취업한 사람들 중 68명은 현행 공직자 윤리법에서 업무관련성이 있는 회사에 2년 이후에 취업하도록 한 규정을 위반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관계는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의 유착을 유도하고 비리를 조장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비리발생의 근원에 대해 “금감원의 부적절한 조직체계 탓”이라면서 “경험을 내세워 끊임없이 낙하산 인사를 강요하고, 금감원의 예산이 사실상 금융회사들의 분담금으로 이뤄지는 기형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소영 전경하기자 symun@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2) 판교 불법 ‘상가 딱지’ 투기

    [서울신문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2) 판교 불법 ‘상가 딱지’ 투기

    “‘딱지’가 8000만원에 팔려. 어떤 사람은 딱지 한 장을 두세 명에게 팔아 치우고, 자고 나면 생기는 상가조합들은 딱지 모으려고 난리야.” 판교에서 평생 농사를 짓다 토지보상금으로 20억원을 챙긴 김모(55)씨는 9일 “우리야 ‘눈먼 돈’이 자꾸 굴러오는 것 같아 반갑지만 세상이 이래도 되느냐.”고 반문했다. ●분쟁과 갈등 증폭 우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진원지였던 판교 신도시가 ‘상가 딱지’라는 막바지 투기 열풍에 휩싸였다. 상가 딱지 값은 평당 1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는데도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상가 딱지는 개발 이전부터 판교 지역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에게 생계 대책 차원에서 상가 부지를 특별 공급하는 분양권(우선 입찰권)이다. 원주민 대상자가 이중삼중으로 중복해 매각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분쟁이 예상된다. 상가를 지으려면 20∼30여개의 딱지 소유자가 모여 조합을 결성해야 하기 때문에 조합은 이미 30여개가 결성돼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조합에 중복 가입해 앞으로 조합의 자격요건을 둘러싼 갈등 폭발도 예상된다. 딱지 소유자와 성남시,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개발 시행처가 조합과 정식 입찰 계약을 체결해 중복매각과 중복가입 여부가 드러나는 6월쯤에는 줄소송이 우려된다. ●“관행”이유, 20여년째 불법 방치 사정당국도 상가 딱지를 주시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법적 근거가 없는 분양권 남발은 문제”라면서 “올해 계획된 토공·주공 감사를 추진하면서 문제점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청렴위원회 관계자는 “판교의 상가 딱지 투기 열풍은 문제가 많아 주시하고 있다.”면서 “상가분양권의 법적 당위성을 검토하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김용희 교수는 “민원 해결 차원에서 나온 상가 딱지가 부동산 시장의 혼란만 야기하고 있다.”면서 “법과 현실의 괴리에서 태어난 ‘기형아’인 상가 딱지를 제도로 인정하든지, 아니면 금지하든지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기획탐사부 tamsa@seoul.co.kr
  • [시론] 개헌은 필요하다/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시론] 개헌은 필요하다/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2007년 새해 벽두에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헌법개정 제안은 주목할 만하다고 본다. 현행 헌법의 개정이 한국정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4년 연임제의 대통령은 한 번 당선되면 그만인 5년 단임제 대통령과는 달리 국민과 함께해야만 살아 남는다. 국민이 주인 되고 대통령이 머슴이 되는 대통령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처럼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같은 시기에 뽑아야 정치인이 만들어 내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정치가 자리잡게 된다. 개헌은 해야 하는데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고 반대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타산만을 고려한 구태의연한 발상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불행은 법을 지켜야 하는 헌법이 유린당한 데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의 정치와 법의 끝없는 방황도 헌법을 노리개쯤으로 취급해온 정치꾼들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헌법사는 ‘정치세력간의 야합에 의한 정치권력의 변천사’였다. 제헌헌법은 제정 당초부터 헌법안을 기초하는 자(내각제 주장)와 정치적 헤게모니를 장악한 자(대통령제 고집) 간의 야합으로 탄생했기에 매우 기형적인 정부 형태를 갖게 됐다. 속은 내각제고 겉은 대통령제였던 제헌헌법의 전통은 우리 헌정사의 위정자들에게 대통령제, 내각제, 유사 이원집정제 등 온갖 통치 메뉴를 제공했다. 제헌헌법 이후 제1·2차 개헌은 이승만 대통령을 위한 대통령직선제와 3선 개헌,5·16쿠데타 이후 제6차 개헌은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 유신쿠데타와 유신체제 개헌, 그리고 5·17신군부 쿠데타와 제8차 개헌은 전형적인 국정유린이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에는 ‘헌법제정 권력’에 의한 헌법제정과 ‘헌법개정 권력’에 의한 헌법개정이 없었다. 현행 헌법인 제6공화국의 제9차 개헌헌법은 1987년 ‘6·10시민항쟁’이라는 저항권 발동과 여야 합의에 의한 헌법개정 논의와 절차로 인해 역대 헌법개정 과정과는 크게 달랐다. 하지만 5년 단임의 대통령제 도입은 당시 1노3김(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의 사정을 감안한 정치결단의 결과였다. 유신체제와 5공정권의 대통령 독재를 경험한 국민들은 대통령을 직접선거로 뽑을 수 있다는 그 자체에 만족해서 더 이상의 변화와 꿈을 접었다. 현행 헌법은 6·10항쟁 국민투쟁의 산물로서 정치참여 욕구가 헌법개정권력의 동인(動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개헌과정에서 국민과 전문가의 참여는 상당부분 배제됐다. 21세기 정보화사회의 한복판에 있는 우리 사회에 있어서 과거 일당독재와 1인 장기집권을 막아준 현행 헌법은 사명과 생명을 다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에 새 헌법이 필요하다. 그 필요성에 모든 정치인과 정당이 공감하고 있다. 언론들도 오래전부터 5년 단임제의 폐해와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을 역설해 왔다. 이제 국민이 원하는 헌법을 헌정 60년사에 등장시킬 때가 됐다. 정치인이나 언론에 헌법 발의권자인 대통령과 국민의 대화를 가로막지 말 것을 주문하고 싶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헌법학회에서도 4년 중임제와 함께 국민이 뽑지 않은 국무총리의 대통령대행의 불합리성과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부통령제 도입, 결선투표제 등을 담은 헌법개정안을 제안한 바 있다. 많은 정치인과 언론, 그리고 전문가들의 생각이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노 대통령은 모두가 원하는 개헌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 [서울시 인사]

    ■ 서울시 ◇사무관 전보 <홍보기획관실>△정진우<경영기획실>△주창식△이해선△강선섭△최재광<여성가족정책관실>△강홍기△김재경△박준양<감사관실>△이병수△김광식△이희란△윤기환<비상기획관실>△김화태<정보화기획단>△김인수△신형수△김현구<행정국>△마채숙△황요한△오세양△정상훈△이종만△김안철△정한호△박웅수△박동석<재무국>△신용석△박근수△임질택△조득완△이동옥△이학구<복지건강국>△최대봉<산업국>△윤영용△추연강△김영남△송유일<문화국>△김장건△이은엽△황충석△장재국<환경국>△이방일△곽영시△강명원<푸른도시국>△조규일△강환구△김현팔△주영근<교통국>△양인승△이기형△정남용△권혁우<경쟁력강화추진본부>△김범영△심말숙△최진용<균형발전추진본부>△홍세표<도시계획국>△이승균△정훈모△남대현<건설기획국>△조관호△박갑만<주택국>△여장권△윤병태△국승열△권창주<시의회사무처>△김명찬△박명진<건설안전본부>△우정훈△박기형△강철희△최남용△김재두△박정수△김영환△김승원<한강사업본부>△조원준△서재춘<서울시립대>△윤재한△박효주△안복숙△권영국<공무원교육원>△노안식△송요상<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김양수<국민고충처리위원회 파견>△임호빈<자치구 파견>△노원구 이수걸△강북구 박성권△영등포구 양경규△마포구 김성보△강서구 김재준△송파구 이명우<정보화기획단>△신형수△김현규△백현식<지하철건설본부>△양춘배△최진선△심재홍△배경섭△이용기<상수도사업본부>△오수영△가길현<기술심사담당관실>△하종현 ◇사무관 승진<도시계획국>△진재훈△윤재한<맑은서울사업담당관실>△이종혁<산업국>△권신태<녹지사업소>△김종호<한강사업본부>△권오국<자치구 파견>△은평구 김유봉△구로구 박원제△뚝도정수사업소 이규상△중부수도사업소 김광호△상수도사업본부 강신재△서부수도사업소 김한경◇연구관 승진△보건환경연구원 황인숙
  • 儒林(763)-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20)

    儒林(763)-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20)

    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20) 공자의 무덤 바로 곁에는 작은 움막 하나가 있었다.3칸의 와방(瓦房) 앞에는 다음과 같은 글자가 새겨진 석비가 세워져 있었다. “子貢廬墓處” 그 글자는 ‘자공이 여막을 짓고 머무르던 곳’이라는 뜻. 여막은 상제가 무덤 가까이 살면서 묘지를 지키던 초막을 가리키는 것으로 실제로 사마천은 사기에서 ‘자공은 무덤 곁에 초막을 짓고 6년이 지난 후에야 물러났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여묘처와 연결된 돌로 만든 석책 바로 뒤에 공자의 무덤이 있었다. 무덤 앞에는 거대한 묘비가 새겨져 있었다. ‘대성지성문성왕묘(大成至聖文宣王墓).´ 원래 공자의 무덤 앞에는 다른 묘비가 세워져 있었다. 송대에 전각된 것으로 그곳에는 ‘선성묘(宣聖墓)’란 글자가 전각되어 있었다. 공자의 무덤 앞에는 두개의 묘비가 쌍둥이처럼 세워져 있는데 앞에 세워진 묘비는 명나라 정통(正統)8년, 서기 1443년에 세운 것이었다. 나는 눈을 맞으며 물끄러미 그 묘비에 전각된 문장의 뜻을 새겨보았다. “위대한 지덕을 아울러 갖추어 더없이 뛰어난 지성, 문성왕의 무덤.” 그러나 그 묘비에 새겨진 문장의 뜻을 새겨보던 나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왕(王)’자가 무덤의 상석에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무덤 밖에서 보면 ‘왕’자가 아니라 ‘간(干)’자로 보이고 있었다.‘왕’자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덤에 바짝 다가가서 석비의 아래 부분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는데, 놀라운 것은 ‘왕(王)’자 부분의 가운데 획이 기형으로 길게 변형되어 전각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순간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무릇 왕(王)이란 지상에서의 왕국을 지배하는 권력자, 즉 임금을 가리키는 용어이므로 군주만의 대명사인 것이다. 사마천이 사기에 표현하였듯 ‘공자가 뛰어난 지성(至聖)이었지만 한갓 포의(布衣)에 불과’한 미천한 신분이었으므로 공자의 무덤 앞에 함부로 임금 ‘왕’자를 사용할 수 없어 그러한 편법을 썼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쏟아지는 눈발을 맞으며 생각하였다. 그러한 편법을 쓴다 하더라도 공자가 실제로 진리의 문성왕(文宣王)임을 가릴 수야 있겠는가. 공자가 이 지상의 왕국, 권세의 왕이 아니라 왕 중의 왕임을 가릴 수 있을 것인가. 왕 중의 왕(King of the King). 세계의 3대 인이었던 예수와 부처, 그리고 공자는 살아 생전에는 이 지상의 화려한 왕들은 아니었다. 실제로 성경 속에서 예수는 죽기 전날 총독 빌라도로부터 ‘그대는 유대의 왕인가.’하는 준엄한 질문을 받는다.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던 예수는 마침내 ‘내 왕국은 이 세상 것이 아니다. 만일 내 왕국이 이 세상 것이라면 내 부하들이 싸워서 나를 유다인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할 것이다. 내 왕국은 결코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 그들이 있어 올해도 따뜻했네

    그들이 있어 올해도 따뜻했네

    세밑 찬바람을 막아 주는 건 두꺼운 외투도, 따뜻한 난로도 아니다. 온 세상을 밝게 만들어 주는 것은 이웃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다. 성탄절인 25일 꽁꽁 언 서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한 ‘두 명의 천사’를 만나 봤다. 자신보다 남을 위해 일하는 이들처럼 우리도 지금부터 이웃 사랑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전진상 의원에는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하얀 가운을 걸친 한 남자가 나타난다. 벌써 29년째다. 이 남자는 시장의 영세 상인과 서울에서 쫓겨난 철거민, 노숙자 등이 환자의 대부분인 이 병원에서 한 주도 빠짐없이 뇌종양과 뇌출혈, 뇌기형 등의 질병을 무료로 치료하고 있다. 주인공은 가난한 환자들로부터 ‘하얀 옷 입은 천사’로 불리는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고영초(54) 교수다. “대학 시절 가톨릭 의료단체에서 서울 난곡동 달동네 봉사활동을 하다가 자연스레 이곳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군 복무 시절을 빼고 계속 봉사활동을 해왔죠.” 신부가 꿈이었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고 교수는 대학시절 도시빈민운동을 하던 김혜경 민주노동당 전 대표를 만나면서 국제 가톨릭 의료단체인 국제형제회(AFI)가 세운 이 병원을 알게 됐다. 엑스선과 내시경, 초음파와 뇌검사 등 서민들이 쉽게 받기 힘든 검사로 속병을 살피고 검사가 마땅치 않으면 직접 자신이 일하는 병원으로 데려와 수술 치료까지 해준다. 봉사의 세월이 길다 보니 애틋한 사연도 적지 않다.20여년 전 14살이던 한 아이가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자란 뇌종양을 안고 시력을 거의 잃은 채 찾아왔다. 수술로 더이상 병 진행은 막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는 시력을 잃고 말았다. 세월이 흘러 그 아이를 잊고 지내던 고 교수에게 최근 한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찾아와 안마를 해주겠다고 손을 뻗었다. 바로 20년 전 그 아이가 어엿한 성인이 돼 스스로 찾아온 것이었다. 또 14년 전 역시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고 최근까지 생을 연장해 오다 결국 숨진 미경이도 고 교수의 뇌리에 선명하다. 당시 수술로 급한 생명을 건진 미경이는 며칠 뒤 가방을 하나 내밀었다. 가방에는 종이학 1000마리가 담겨 있었다. 미경이는 뇌종양으로 시력을 잃었지만 꿋꿋하게 종이학 접기를 배워 고 교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봉사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머뭇거리지 말고 나서 보세요. 봉사를 마치고 기지개를 켤 때 뭉친 근육이 풀어지는 쾌감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압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화제의 작가를 찾아서] 신용카드에 작품 싣는 육심원 화가

    [화제의 작가를 찾아서] 신용카드에 작품 싣는 육심원 화가

    친구의 미니홈피에 있는 소녀 그림이 새침하다. 또 다른 친구가 쓰는 수첩 표지의 소녀는 깜찍하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사랑하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 육심원(32). 그녀 역시 그림 속의 소녀만큼 예쁘다. 육씨는 본인 이름을 걸고 그림을 일기장, 수첩, 사진첩, 휴대전화 고리, 책갈피, 가방 등의 미술상품으로 제작했다.1년만에 매출액이 24억원에 달했다. 인사동의 갤러리에이엠, 인터넷, 대형서점 등에서 팔린 액수다. 그림은 전시회 이틀만에 모두 판매됐다. 우리나라 미술역사상 이제 5번째 개인전을 연 젊은 작가가 자신의 미술상품 브랜드를 이만큼 성장시킨 사례가 있을까. ‘21세기형 미인도’라 할 만한 그녀의 그림에는 예쁜 여자들만 나온다. 미스코리아처럼 규격에 맞는 여성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개성 강하고, 자신감 넘치며, 당당하게 자기를 가꿀 줄 아는 바로 옆 친구의 모습이다. 재미있고 기분좋으며 보면 행복해지는 그림이다. 어렵고 설명을 들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그녀는 미술대회에서 큰 상을 받아서 유명해지지 않았다.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예쁜 그림을 너도나도 퍼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미술 상품도 그림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지난해 개인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전시회 안내 책자가 동나는 바람에 달력을 제작한 뒤 일기장 공책 등을 하나씩 출시했다. 다음달에는 하나은행에서 육씨의 그림이 들어간 신용카드를 출시한다. 서양 명화가 기업 상품에 이용된 경우는 있지만 젊은 한국작가의 그림을 기업이 상품화한 사례로는 처음이다. 내년에는 미술상품을 일본에 수출할 예정이다. 기업에서 아파트 홈페이지, 향수병 등에 그림을 이용하겠다는 제의가 쇄도했다. 하지만 예술에 대한 정당한 보상 없이 ‘그림을 써주면 도움이 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하는 기업들의 오만한 태도에 많은 제의를 거절했다. 하나은행의 카드는 기업의 예술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에 나온 결과물이다. 본인의 그림이 가볍게 느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없을까. 작가는 오히려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어렵지 않게 알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에 비견되는 육심원만의 미인도를 꾸준히 그릴 생각이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그리고 싶은 여성들의 모습이 계속 떠오른단다.“천경자 선생님처럼 인정받고 싶다.”는 것이 새천년에 걸맞은 미인도를 그리는 육씨의 욕심이다.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갤러리 에이엠에는 상품을 사러 오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는 수첩 속표지에 작가의 사인을 받아갔다. 그는 ‘새침떼기’‘깜찍이’‘나 이뻐’ 등 본인의 그림이 표지로 사용된 일기장에 행복한 내용만이 가득하기를 소망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책꽂이]

    ●21세기형 변화 경영자 CEO 모세(베른하르트 피셔 아펠트 지음, 엄양선 옮김, 뜨인돌 펴냄) 익숙한 것과의 결별,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향한 전진, 고집스러운 실천, 경쟁자와 불확실성에 맞서는 용기…. 노예근성에 젖어 있던 이스라엘 사람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40년간 광야를 유랑해야 했던 모세는 이런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 거친 시장의 파도를 헤쳐나가야 하는 CEO들의 상황도 모세의 형편과 다르지 않다.CEO 모세가 제안하는 변화경영 전략의 핵심은 예측하고 소통하며 실천하는 것이다.1만 2000원.●연암 박지원 소설집(박지원 지음, 이가원 등 옮김, 서해문집 펴냄) 연암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기이하다. 똥 푸는 일을 하지만 고귀한 인격을 지닌 엄항수(‘예덕선생전’), 세상을 버리고 신선이 된 김홍기(‘김신선전’), 불우한 삶이지만 유쾌하게 누릴 줄 아는 민옹(‘민옹전’), 기발한 재주로 돈을 모으지만 모두 버리고 가난한 선비로 돌아온 허생(‘허생전’)…. 황당무계한 이야기 같지만 켜켜이 쌓인 비유를 걷어내고 꼼꼼히 들여다보면 주류사회에서 벗어난 이들의 모습 속에는 시대와 불화한 연암 자신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짧지만 긴 여운의 소설모음집.8500원.●정의의 여신, 광장으로 나오다(강정혜 지음, 프로네시스 펴냄) 19세기 독일의 법학자 예링은 ‘로마법의 정신’이라는 저서에서 “로마는 세계를 세번 통일했다. 첫째는 무력으로 국가를 통일했고, 둘째는 정신의 힘으로 교회를 통일했고, 셋째는 중세에 로마법으로 각국의 법을 통일했다.”고 말한 바 있다. 중세 로마법의 영향으로 오늘날 각국의 법에는 로마법의 흔적이 남아 있다. 책은 현대 법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대륙법과 영미법의 형성과 차이점 등을 살핀다. 법은 삶을 이해하는 관계의 그물망이다.9000원.●사랑해, 파리(황성혜 지음, 예담 펴냄) 누군가는 “신이 제일 기분 좋을 때 만든 도시가 파리”라고 했다. 그만큼 사랑과 낭만이 있는 도시라는 얘기다. 그러나 파리를 다녀온 사람들은 불평을 늘어놓는다. 파리는 지저분하고 시내는 복잡하며 날씨는 우중충하다. 게다가 파리 사람들은 까다롭고 불친절하다고. 심지어 파리는 “프랑스가 아니라 파리 그 자체의 딴 세상”이라고 말하는 프랑스 사람들도 있다. 파리는 과연 ‘도시 중의 도시’인가, 제멋에 빠진 ‘오만의 도시’인가. 이 책은 그 속살을 드러내 보인다.1만 1000원.
  • [法·檢갈등 해법 없나] (2) ‘구속’ 둘러싼 대립 원인

    [法·檢갈등 해법 없나] (2) ‘구속’ 둘러싼 대립 원인

    법원과 검찰의 갈등에는 ‘사법정의 실현’과 ‘인권 보호’라는 이유가 내재돼 있다. 문제는 갈등에 묻혀 이같은 원인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법원과 검찰의 속내를 들어봤다. ●검찰 “사법정의 실현위해” 검찰은 구속문제를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모든 사건에서 불구속 재판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사법정의의 실현이라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불구속 확대로 인한 부작용 등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피의자가 없는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궐석재판이 늘었다. 궐석재판은 1심재판에서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6개월이 지나도록 2회 이상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아무런 조치도 없이 불구속만을 강조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엄밀히 말하면 궐석재판을 받을 사람들은 구속을 통해 신병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법원의 실형선고 추세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2001년 전국에서 1심을 받은 20만 501명 중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비율은 25.4%, 벌금형은 22.0%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22만 6518명의 경우, 실형비율은 18.4%로 줄고 벌금형 비율은 35.7%로 늘었다. 검찰 관계자는 “사기를 친 어떤 사람이 수사과정에서 불구속으로 조사를 받다가 재판에서도 집행유예도 아닌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면 그 사람이 잘못했다는 생각을 하겠느냐.”면서 “또 사건 피해자는 우리 사법시스템에 대해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영장이 기각된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전국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람 중 1심에서 선고를 받은 사람은 모두 2824명. 이 중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0.9%인 308명에 불과하다.2089명(74.0%)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310(11.0%)명은 벌금형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당초 법원은 불구속 수사와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되면 단기형이라도 실형을 선고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오히려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원,“재판당사자들의 인권위해” 반면 법원은 구속과 불구속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주장한다. 한 판사는 “현재는 구속되면 가족들이 변호사 선임 등 모든 준비를 한다.”면서 “하지만 불구속됐다면 상황을 가장 잘아는 본인이 증거자료 수집 등 방어 자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의 조서 기록위주로 진행되던 재판이 아니라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공판중심주의에서는 이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말한다. 또 법원은 공판중심주의를 통해 재판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사건만을 30분에서 3시간까지 재판하고, 사건도 재판 기일을 가깝게 잡는 집중심리 등을 통해 오히려 사건당 처리시간을 현재보다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법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5번 만에 끝날 수 있었던 사건을 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3∼4번이면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백사건이나 다툼이 치열하지 않은 사건은 당일선고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 본인의 의견을 충분히 말할 수 있게 되는 공판중심주의 재판에서는 재판결과에 대해 승복하는 비율도 높아져 항소율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 관계자는 “검찰은 불구속 수사·재판의 확대로 무죄판결 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공판중심주의 도입으로 법정에서 검찰조서가 인정되지 않고 피고인은 장황하게 거짓말이나 부인 등으로 일관,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4월 공판중심주의 시범 재판부로 지정된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의 경우,8월까지 모두 181건을 처리했지만 무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비록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공판중심주의를 통해 범죄를 엄벌에 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세계적 학자 초빙… 산·학협력 강화”

    고려대 이필상(59) 16대 총장이 21일 김정배·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과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정창영 연세대 총장 등 교내외 인사와 재학생, 졸업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 총장은 교내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식과 정보의 시대를 맞아 창조적 지식 생산자로서 요구되는 대학의 역할에 부응하기 위해 세계적 학자를 초빙하고, 최고의 연구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산학협력을 통해 협동연구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1세기형 자유, 정의, 진리의 기치를 높이 들고 대학 발전에 몸과 마음을 바쳐 고려대가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발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21년 만에 비(非)고려대 출신으로 총장에 선출돼 화제가 됐던 이 총장은 1972년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82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한편 취임식장 앞에서는 올 4월 이 학교 학생 7명에게 내려진 ‘출교’조치에 반대하는 학생 60여명이 이 총장에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13) 다운증후군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13) 다운증후군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프랑스 영화 ‘제8요일’에서 다운증후군을 앓던 주인공 조르주는 마침내 날개를 달고 뛰어내려 ‘천사의 죽음’을 택한다. 그임죽음이 자신의 의지였기에 더욱 안타까운 장면으로 기억된다. 정신박약의 일종인 다운증후군은 우리나라에도 흔한 질병이다. 실눈의 눈꼬리가 위로 치켜지고, 코는 납작하며, 입이 작고 혀가 입 밖으로 비죽이 밀려나오는 특징을 보인다. 또 머리가 납작하고, 눈과 눈 사이가 멀며, 짧은 손가락은 안으로 자꾸 말린다. 경희의료원 성형외과 양원용(대한성형외과학회 차기회장) 교수는 지능장애 때문에 흔히 백치로도 불리는 이런 다운증후군의 증상을 이렇게 설명한다.“평균 지능지수가 50 안팎으로, 침착성이 없고, 호기심이 강하며, 아무나 잘 따릅니다. 또 엉뚱한 흉내와 농담으로 주위의 시선을 끌기도 합니다. 선천성 심장판막증과 발육장애 등 매우 특이한 용모와 증상을 가진 질환입니다.” 정확한 국내 통계는 없으나 일반적인 유병률은 신생아 600∼700명당 한 명꼴로 태어난다. 주로 고령(35세 이상)의 초산부에게서 태어날 확률이 높다. 서양에서는 이 병을 가진 아이의 눈꼬리가 몽골인과 닮았다고 해서 ‘몽고증’이라고도 부른다. 양 교수는 최근의 고령임신 경향으로 다운증후군 유병률이 높아질 것을 경계한다.“신생아 700명당 1명꼴로 태어나므로 정상인이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산모가 고령일수록 이런 아기를 가질 확률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며, 남성의 나이가 50을 넘어서 아이를 가질 경우에도 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다운증후군 아이를 가진 젊은 임신부가 늘고 있어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원인은 염색체 이상이다. 다운증후군 환자는 정상인보다 1개가 많은 47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 유전질환으로, 어머니가 관련 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15%, 아버지가 가진 경우에는 4% 확률로 나타나며 특히 어머니의 21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으면 아이는 100%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나게 된다. “아이가 47개의 염색체를 가졌다면 그 다음 아기도 1%의 확률로 이 병을 갖게 되며, 염색체 수는 정상이나 위치가 바뀐 전위의 경우에는 그 가능성이 8%로 높아집니다.” 따라서 임신부는 적극적으로 태아 염색체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염색체 전위라면 부부가 지체없이 염색체 검사를 받아야 한다.“모든 임신부가 다운증후군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진단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혈청검사, 초음파검사와 융모막검사로 임신 12주 이내에 얼마든지 진단이 가능합니다.” 양 교수는 다운증후군이 다른 선천성 기형에 비해 발생 빈도가 높은데도 이들에 대한 교육 및 재활시설이 태부족한 현실을 개탄했다.“그뿐이 아닙니다. 사회적 인식과 이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이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겪는 불편과 고통과 클 수밖에 없지요.” 선천성 질환이어서 치료는 환자가 갖고 태어난 신체적 증상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안면 성형이나 혀 절제술 등이 그것이다. 제한적이지만 이런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적극적인 사회 복귀와 정상적인 생활을 돕는다. 큰 혀를 항상 내밀고 생활하는 경우에는 혀의 일부를 절제함으로써 여기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해결한다. 혀를 내민 환자는 대부분 공명장애 때문에 발음이 어눌하며, 편도선과 아데노이드 염증질환이 잦고, 심하게 코를 골기도 한다. 또 충치가 심하고 턱이 불균형성장을 하게 되는데,3∼4세 무렵에 혀 절제술을 시향하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안면 성형은 다양하게 이뤄진다. 발육 부진으로 코가 납작한 환자는 양 눈 사이가 더 멀어보이고 눈 안쪽에 주름이 잡히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코뿌리를 높여 해결한다. 또 눈썹이 안쪽으로 나 각막을 찌르거나 발육 부진으로 광대뼈가 평평한 경우, 목에 지나치게 많은 지방이 축적된 경우, 변형된 귀와 힘없이 처진 아랫입술도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물론 이전 특성을 가졌다고 다 수술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발전해 흉터 등의 부담이 없을뿐더러 환자의 용모나 인상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 이상으로 큽니다. 그러나 지능이 너무 낮아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없는 환자라면 수술을 받아도 실제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더러는 수술이 무의미할 정도로 지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없지 않고요.” 수술 시기는 일반적으로 취학 전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혀 절제술은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기 전인 3∼4세 무렵에 해주는 게 좋다.“적기에 수술을 하면 환자가 자신의 용모나 신체 기능에 자신을 가져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 연령대를 지나친 환자의 수술 치료가 어렵다는 뜻은 아닙니다. 언제든 환자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수술치료가 가능하지요.” 아직 정책적 지원이 흡족한 수준은 아니다. 얼마 전 혀 절제술이 보험 대상이라는 판례가 나왔다. 이에 따라 혀 절제술 환자는 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심장재단에서도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의 수술치료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양 교수는 이런 당부로 말을 맺었다.“전 세계에서 이스라엘 다운증후군 아동들의 사회 적응력이 가장 높습니다. 이스라엘 부모들이 자식들에 대해 가장 적극적이고 헌신적이기 때문입니다. 다운증후군 아동들도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떳떳이 자립하고,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을 보는 우리의 시선이 더 따뜻해야 하고, 정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그들을 껴안아야 합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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