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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의 특별한 팔...근육신호로 움직이는 ‘로봇 의수’

    그녀의 특별한 팔...근육신호로 움직이는 ‘로봇 의수’

    ▲ 여성·청소년 용 로봇 의수 올해 29세의 여성인 닉키 애쉬웰(Nicky Ashwell)은 한 가지만 제외하고 평범한 런던의 젊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태어날 때 선천적인 기형으로 오른팔 일부를 잃는 불행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그 사실보다 그녀의 오른팔에 이식된 로봇 의수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로봇 의수는 체구가 작은 여성과 청소년에 맞춰 제작된 것으로 로봇 의수 제작사인 스티퍼(Steeper)사가 개발한 것이다. 세상에는 그녀처럼 신체 일부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들을 위해서 마치 진짜 팔처럼 움직일 수 있는 로봇 의수를 개발하는 것은 오랜 세월 인간의 꿈이었다. 최근까지만 해도 이는 현실에서는 이루기 어려운 꿈이었지만, 급격히 발달한 IT 및 로봇 공학 덕분에 조금씩 현실화의 가능성이 열렸다. 그녀가 착용한 '비바이오닉 스몰 핸드'(bebionic small hand)는 390g에 165mm 정도의 길이를 가진 로봇 의수다. 착용자의 남은 근육의 전기적 신호를 감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이 로봇 의수는 최대한 가볍게 만들기 위해 군사 기술 및 F1 레이싱 기술에서 사용된 소재를 가져왔다. 그리고 보다 사람 같은 동작을 하기 위해서 실제 인간의 관절과 비슷한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덕분에 이 경량 로봇 의수는 최대 45kg의 물건을 들 수 있을 뿐 아니라 14가지 형태의 정밀한 쥐기 동작을 할 수 있다. 이를 '이식'받은 애쉬웰은 자신이 자전거 타기에서 한 손으로 지갑을 들면서 다른 손으로는 남자 친구 손을 잡는 일까지 과거에는 절대 불가능했던 일을 이제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45kg 들고 14가지 쥐는 동작 더구나 이 로봇팔은 여성이 착용해도 거부감이 들지 않을 만큼 세련된 디자인으로 개발되었다. 그리고 여성의 신체의 맞게 가볍고 가늘다. 이전에 개발된 로봇팔이 다소 흉물스럽게 생긴 것과는 딴판이다. 여성을 위한 로봇팔이라는 점에서 이와 같은 산뜻한 디자인은 적절해 보인다. 사실 아직 실제 팔의 기능을 능가할만한 로봇 의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미 로봇 의수를 이용해서 암벽 등반 같은 극한 스포츠에 도전하는 사례들도 보고될 만큼 점차 장애를 극복하는데 로봇 의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연구가 이뤄진다면 팔다리를 잃었거나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많은 이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우리 태양이 행성 ‘강탈범’이라고?

    우리 태양이 행성 ‘강탈범’이라고?

    -소행성 세드나는 강탈한 천체이다 외부 태양계의 어떤 천체들은 지나가는 별들에게서 '강탈'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2003년에 발견된 소행성 세드나는 약 40억 년 전 부근을 지나던 별에게서 빼앗은 것일 가능성이 높으며, 그 과정에서 우리 태양은 수백 개의 소행성들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논문은 말하고 있다. 세드나가 왜 다른 행성들에 비해 기괴할 정도로 길죽한 궤도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은 이 '강탈'에 있다고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세드나는 1930년 명왕성이 발견된 이래 태양계로부터 가장 먼 곳에서 발견된 소천체로, 궤도는 심한 이심률을 가진 타원형이며, 태양에 가까운 근일점은 지구와 명왕성간 거리의 약 3배, 원일점은 그 10배 정도의 거리에까지 이르는 기형적인 것이다. 세드나의 크기는 명왕성의 반 정도, 반지름은 약 500km, 공전주기는 1만1400년이지만, 태양까지의 거리는 해왕성에 비해 2~20배까지에 이른다. 세드나가 왜 이렇게 괴상한 궤도를 도는 것인지에 대해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런데 이번 라이덴 천문대의 루시 옐코바(Lucie Jílková)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세드나의 궤도에 대해 '강탈' 가설을 내놓은 것이다. 옐코바 박사와 그 연구팀은 우리 태양에게 세드나를 강탈당한 가능성이 있는 별 1만 여 개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지에 발표했다. 그들은 모델에 완벽하게 일치하는 잠재적 피해 항성 하나를 발견하여 'Q'라는 이름표를 붙였다. 외부 태양계를 떠도는 세드나의 모항성, 이른바 '세드니토스'의 후보로 떠오른 별들의 수는 열 개가 넘으며, 이들의 근원지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40억 년 이전에 우리 태양 질량의 약 80% 남짓한 별이 해왕성 궤도 거리의 11배쯤 되는 태양계 바깥을 지나다가 태양에게 세드나를 빼앗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태양은 수백 개의 얼음 소행성들을 잃어버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별 사이에 일어난 중력적인 혼란의 여파로 수백 개의 소행성들이 우주 속으로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비록 지금까지 발견된 소행성은 얼마 되지 않지만, 세드나는 소행성들이 모여 있는 카이퍼 띠와 그 바깥 태양계를 떠도는 수천 개의 소행성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들 소행성이 태양계 초기의 잔여 물질인 것과는 달리 세드나를 비롯해 기형적인 궤도를 도는 천체들은 전혀 다른 기원을 갖고 있는 천체인 셈이다. 이 우주적인 강탈 사건의 확실한 물증을 잡으려면 세드나까지 가서 그 구성물질을 조사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세드나가 다른 카이퍼 띠의 소행성과 성분이 전혀 다르다면 이 가설은 정설이 되겠지만, 하지만 인류가 세드나로 가는 일은 백 년 안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부모와 심장 난치병 아기를 잇는 생명줄 ‘우주의 미소’

    부모와 심장 난치병 아기를 잇는 생명줄 ‘우주의 미소’

    우주는 무한무애의 공간이다. 미지의 공간으로 과거에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쭉 탐구와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인간을 작은 우주로 빗대는 것도 마찬가지 연유에서다. 우주가 많이 아프다. 2.3㎏의 아주 작은 아기로 태어난 정우주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네 가지 기형을 가지고 있었다. 병명은 의학적으로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희귀난치병 팔로네증후군이다. 거기에 선천적으로 기관지가 좁은 우주는 성대마비 증상까지 겹쳐 숨을 제대로 쉬지도, 크게 울지도 못한다.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가슴을 열어 심장을 교정하는 대수술을 했지만, 아직도 우주의 심장은 제대로 뛸 수 없다. 게다가 우주는 난청과 잠복고환 등 몸 곳곳의 치료가 필요하다. 고작 7개월 된 아이의 고통은 고스란히 부모의 고통이다. 아빠는 우주가 태어난 이후로 회사를 제대로 나가지 못해 지난달에 받은 월급은 70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단 한 번 치료와 검사에 들어가는 병원비는 100만원이다. 그나마 희귀난치 질환으로 인정돼 95%를 감면받아서 이만큼이다. 지인들에게 손 내미는 상황도, 카드 대출도 한계에 다다랐다. 특근에 야근을 밥 먹듯이 해야 겨우 병원비 일부라도 채우건만 서울 병원으로 내달려야 하는 우주의 응급 상황이 잦으니 그마저도 쉽지 않다. 가끔 방싯거리며 웃는 아기 우주의 미소가 엄마, 아빠에게는 거대하고도 캄캄한 우주에서 미아가 되지 않도록 해 주는 가느다란 생명줄이자 희미한 불빛이다. 세상으로부터 절연된 줄을 이어 주는 SBS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23일 오후 5시 30분 ‘500㎞를 달리는 사랑, 심장이 제대로 뛰지 않는 아기,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비타민C로 메르스 예방? 과다 복용 땐 되레 설사만

    비타민C로 메르스 예방? 과다 복용 땐 되레 설사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공포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할 임신부와 만성질환자조차 병원 가기를 꺼리고 있다. 비타민C가 메르스 예방에 좋다는 말이 돌면서 약국마다 비타민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손 소독제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의료인이 사용하는 N95 마스크는 일찌감치 동났다. 인터넷을 떠도는 근거 없는 정보가 오히려 불안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메르스는 어떻게 예방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궁금증을 풀어봤다. Q. 비타민C나 홍삼을 먹으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A. 비타민C나 홍삼이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줄 수는 있습니다. 다만 단시일에 많은 양을 섭취한다고 해서 효과를 볼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금연·금주와 적절한 영양 섭취, 운동, 충분한 수면을 생활화하고 무엇보다 과도한 불안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면역력이 더 좋아집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치료제나 예방제 같은 의약품이 아니라 식품입니다. 오히려 비타민C를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설사 및 신결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C는 일일권장량(1000㎎)에 맞춰 섭취해야 안전합니다. Q. 일반 마스크를 착용해도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나요. A. 감염원으로부터 직접 호흡기를 보호할 필요가 있을 때는 KF94 등급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보건용 마스크는 0.04~1.7㎛ 범위의 미세입자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KF94는 94% 이상을, KF99는 99% 이상을 차단합니다. 이른바 ‘메르스 마스크’라고 불리는 N95 마스크는 의료인용으로, 숨쉬기가 불편합니다. 일반인은 KF94나 KF99만 써도 세균과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의약외품 보건용 마스크뿐 아니라 다른 마스크를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Q. 손을 닦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가 99% 제거될까요. 손 소독제를 별도로 사용해야 하나요. A. 일반 비누 등을 사용해 손을 20초 이상 씻는 것만으로도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대부분 제거됩니다. 다만 에탄올 등을 함유한 손 소독제를 사용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Q. 메르스가 걱정돼 하루에도 몇번씩 손을 닦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불안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요. A. 메르스는 익숙지 않은 질환이어서 내가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공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메르스에 대한 근거 없는 루머는 불안감만 가중시키므로 신뢰할 수 있는 올바른 정보를 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메르스에 직·간접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 중에는 확진자보다 격리해제자가 더 많습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나는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라는 객관적인 생각을 가지면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발열, 기침 등 메르스 의심 증세가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호흡기 질환자는 ‘국민안심병원’을 찾아가세요. 안심병원 이름과 위치는 인터넷 메르스포털(www.mers.go.kr)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호흡기 질환으로 응급실을 가야 할 때는 무작정 응급실 먼저 가지 말고 별도의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병원을 찾으세요. 만약 삼성서울병원 등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병원을 다녀온 적이 있다면 병원에 가기 전 보건소에 신고하고 보안요원의 안내에 따르세요. Q.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환자가 발생한 날에 같은 의료기관에 있었다면 보건소에 신고해야 합니다. 병원을 방문한 날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를 합니다. 이 기간에 증상이 없다면 자가격리는 해제됩니다. 자가격리 중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소에 연락하고 안내에 따라 보건소를 방문합니다. 보건소에서는 메르스 진단을 위해 검체 채취 및 검사 의뢰를 진행합니다. 이때 증상의 경중에 따라 의료기관에 바로 이송될 수 있습니다. Q. 임신부가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고 나서 산부인과 가기가 꺼려집니다. 주기적으로 가던 병원을 요즘 가지 않고 있는데, 이렇게 산전 체크를 안 하고 있어도 괜찮을까요. A. 메르스 때문에 많은 임신부가 병원 방문을 꺼리고 있지만 엄마와 태아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려면 정기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진찰을 계속 미루면 제때 진단해야 할 기형아와 조산, 임신중독증 진단 등을 놓칠 수 있습니다. 임신부는 폐 기능 저하에 따른 저산소증과 면역기능 감소로 각종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합니다. 병원을 방문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 철저하게 위생관리를 해야 합니다. 또 메르스 의심 증상인 고열, 기침, 근육통 등이 나타나면 즉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감기나 독감에 걸려도 고열이 날 수 있지만, 고열은 태아의 신경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어떤 경우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Q. 병원에 주기적으로 다녀야 하는 만성질환자입니다. 만성질환자는 메르스에 더 취약해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병원 가기가 너무 불안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은 대부분 꾸준히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악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성질환자는 평소 다니던 병원으로 약을 타러 가기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복용하던 약의 정보가 자세히 적힌 처방전을 잘 보관해야 합니다. 또 외출을 하거나 병원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습니다. Q. 삼성서울병원 외래환자입니다. 전화로라도 담당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 약을 처방받고 싶은데요. A. 삼성서울병원 외래진료가 재개될 때까지는 담당 의사에게 전화로 진찰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에 의약품 처방전을 팩스로 발송해 주면 해당 약국에서 의약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환자 대신 보호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대리진찰을 받고 의약품을 대리처방받을 수도 있습니다. Q. 격리조치돼 외출이 어려운데 메르스 긴급생계지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신청해야 하나요. A. 자가격리 통지서를 받고 자가격리 중인 사람은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받을 수 있습니다. 재산·소득·금융재산은 사후에 조사합니다. 사후 조사 결과 재산·소득·금융재산이 지원 요건에 들어맞지 않더라도 개별 가구의 특성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긴급지원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해 환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Q. 열이 나고 기침이 있어 집에서 스스로 격리생활을 한 경우도 긴급 생계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A. 법정격리자, 즉 자가격리 통지서 등을 받지 않고 스스로 집에서 격리하는 사람은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이 경우 자신이 법정격리대상이 되는지를 보건소에 문의해야 합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도움말 최희연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정열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우제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 알마 망원경으로 ‘괴물 블랙홀’ 무게 측정 성공…태양 1.4억배

    알마 망원경으로 ‘괴물 블랙홀’ 무게 측정 성공…태양 1.4억배

    지구로부터 아주 먼거리에 있는 은하 속 ‘괴물 블랙홀’의 무게를 천문학자들이 알마 전파망원경의 도움으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과 일본의 천문학자들이 밝혔다. 이런 거대 블랙홀의 질량은 은하와 블랙홀의 진화 관계를 밝히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된다. 많은 은하 중심에는 거대한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천문학자들은 우리 태양의 수백만 배에서 수백억 배에 달하는 것을 ‘초거대질량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이런 블랙홀의 질량과 이를 포함한 은하(모은하) 중심(팽대부)의 질량 혹은 밝기 사이에는 상호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은하의 성장과 발전에는 이런 거대한 블랙홀이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시사된다. 즉 이런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질량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랙홀의 중력 영향을 받는 천체의 움직임을 측정하면 질량을 추정할 수 있지만, 고해상도 측정이 필요해 블랙홀 중력 이외의 영향을 고려해야 해 계산이 쉽지 않다고 한다. 천문학자들은 화로자리 방향으로 약 52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막대나선은하 NGC 1097을 알마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한 데이터를 이용해 이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질량을 계산하는 데 도전했다. 이들이 사용한 방법은 은하 중심 부근 분자가스의 분포와 운동 모습을 전파 관측으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이다. 분자가스는 주위의 영향을 받기 어려우므로 움직임을 측정하기 쉽고 블랙홀의 질량을 구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런 관측결과를 바탕으로 천문학자들은 천체모델을 만들고 분자가스의 움직임을 재현하기 위해 조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NGC 1097의 중심부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약 1억 4000만 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의 카틱 쉬스 박사는 이런 막대나선은하를 비롯해 나선은하와 같은 만기형 은하에 대해 이런 방법으로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질량을 측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일본 소고켄큐대학원대학의 오오니시 쿄코 연구원은 “알마 망원경은 단 2시간 정도 관측으로 은하 중심부 가스의 운동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도 “은하 중심 블랙홀의 관계를 밝히기에는 다양한 형태의 많은 은하로부터 블랙홀 질량을 구할 필요가 있지만 알마 망원경을 사용하면 현실적인 시간에 많은 은하 관측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 19일 자에 게재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국립대마저 ‘을의 눈물’ 외면하나요

    국립대마저 ‘을의 눈물’ 외면하나요

    #1. 2013년 10월부터 서울대 미술관에서 1년 단기 계약직 비서로 일해 온 박수정(25·여)씨. 박씨는 계약서에 명시된 비서 일 외에도 미술관 대관, 회계 업무 등 정규직 직원들이 하는 일을 분담해 왔다. 그러나 정규직 직원들이 받는 수당이나 상여금 등의 복리후생 혜택은 전혀 받지 못했다. 월급도 최저시급을 조금 웃도는 수준의 120만원. 박씨는 올 2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 시정 신청을 했으나 기각돼 현재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2. 지난해 3월부터 서울대에서 기간제 셔틀버스 기사로 일하던 석모(45)씨. 석씨는 올 1월 재계약에 실패해 해고자 신세가 됐다. 하지만 해고 사유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대 비정규직 노조에 가입해 활동했던 석씨는 “차량 감축이나 예산상 문제가 없음에도 노조 활동으로 인해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지난 4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다. ●노동위 구제 신청하자 업무 배제 보복도 서울대가 비정규직 차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내 최고의 상아탑’에 어울리지 않는 기형적인 기관별 비정규직 인력 수급과 열악한 처우 및 인사 조치 등으로 노동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 서울대는 전체 교직원 3000여명의 3분의1 수준인 1000여명이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자체 직원’이라는 용어로 불린다. 자체 직원은 서울대 내 각 기관이 개별적으로 채용한 무기계약직·단기계약직을 일컫는 말이다. 비정규직 직원들은 대다수가 법인 직원들의 일을 분담하고 있지만 이른바 ‘열정페이’ 수준의 월급과 함께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해 ‘동일 노동·동일 임금’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교 측 “예산 문제… 처우 개선 논의 노력”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율도 0.3%에 불과하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정진석 공공비정규직노조 서울대분회장은 “셔틀버스 기사도 11개월씩 쪼개기 계약을 강행, 4~5년씩 일하고도 무기계약직 전환이 안 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교 본부는 자체 직원의 문제를 각 기관의 소관으로 떠넘기며 개입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국립대가 기관에서 채용한 직원을 총장 발령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과 달리 서울대는 기관 채용을 지속하고 있다. 노경찬 공공비정규직노조 서울경기지부 사무국장은 “서울대 각 기관에 채용된 자체 직원들은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이른바 ‘유령 직원’이며 문제가 발생해도 본부 측에서 책임을 기관에 떠넘긴다”고 비판했다. 서울대 측은 이들의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단기간에 개선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법인화 이후 채용된 법인 직원의 경우 대기업 입사 뺨치는 경쟁률을 뚫고 들어와 자체 직원들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수년, 수십년간 각 기관과 교수들에 의해 이뤄진 채용 관행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지난달부터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돌아온 파격

    돌아온 파격

    1990년대 대중음악계의 ‘파격의 아이콘’이었던 삐삐밴드(이윤정, 달파란, 박현준)가 18년 만에 다시 뭉쳤다. 이들은 12일 총 4곡의 신곡이 수록된 20주년 기념 앨범 ‘pppb’를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한다. 데뷔 당시 일종의 문화 창작 집단을 표방하며 자연스럽게 뭉쳤던 것처럼 재결성도 물 흐르듯이 진행됐다. “마치 친정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다른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면 서로 부딪치는 게 많은데 이번 앨범 작업은 익숙하고 편안했어요. 20년 가까이 서로 연락을 안 했는데 막힘이 없었고 예전 그대로라는 게 저도 참 신기했죠. 서로 관계가 변한 것은 아니니까요.”(이윤정) 당시 히스테리컬한 목소리에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던 이윤정은 결혼을 해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는 “삐삐밴드는 아이를 낳은 것처럼 내 인생이 뒤바뀐 경험”이라면서 “이후 15년이나 스타일리스트 일도 했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삐삐밴드로 기억한다”며 웃었다. 삐삐밴드는 국내 대표적인 헤비메탈 그룹 시나위와 H2O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던 달파란(강기영)과 H2O 출신 기타리스트 박현준이 보컬로 이윤정을 영입하면서 결성된 그룹이다. 1995년 키치적인 스타일을 가미한 펑크록으로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했던 이들은 ‘안녕하세요’ ‘딸기’ ‘유쾌한씨의 껌 씹는 방법’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지만 3년간의 활동 이후 돌연 해체했다. 달파란은 “당시 록음악계에 기타를 누가 빨리 치느냐 등 고도의 테크닉만을 겨루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게 싫었다. 편안하고 재미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삐삐밴드를 만들었고 처음부터 3장의 앨범이 계약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달파란은 일렉트로닉 음악은 물론 ‘달콤한 인생’ ‘도둑들’ ‘암살’ 등의 영화 음악 감독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이윤정은 EE라는 일렉트로닉 그룹에서, 박현준은 홍대 밴드 음악을 지키며 각자의 영역에서 음악 활동을 계속해 왔다. 달파란은 “저 역시 음악으로 내러티브를 만들고 감정을 살리는 영화 음악 작업을 하면서 풍성해졌고, 다른 멤버들도 음악적 취향이 넓어지고 다양해져서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색함이 없었다”면서 “지난해 재결성 제의를 받고 올해 1월부터 짬짬이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20주년 기념 앨범에서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노래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신곡들이 탄생했다. 세상 모든 것이 지긋지긋하다는 대화에서 시작된 ‘ㅈㄱㅈㄱ’, 토끼가 뛰어가는 듯한 리듬에서 영감을 얻은 ‘로보트 가나다 라마바’, 일렉트로닉 작법을 21세기형으로 진화시킨 타이틀곡 ‘오버 앤 오버’ 등 독특한 감성은 여전하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리듬이나 가사를 함께 의논하는 자체가 좋았어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든다기보다 어떤 리듬을 타면서 함께 곡을 만들었죠.”(박현준) 앞으로 주로 공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멤버 모두가 40대에 접어들었지만 파격적인 행보는 계속될까. “당시 활동했던 가수들은 똑같은 노래를 립싱크하는 걸 죽도록 싫어했는데, 저는 라이브로 멜로디를 바꾸고 가사를 바꿔도 멤버들에게 타박을 듣지 않았죠. 아이돌을 포장해서 내놓는 시대에 그런 우리가 독특해 보였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운 것이 파격으로 비쳤던 때죠. 꼭 파격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몸과 마음이 내키는 대로 음악을 할 생각이에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메르스 비상] 임신부 메르스 걸려도 태아 전염 확률 낮아… 고열·폐렴에 취약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신부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최종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예비엄마들 사이에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임신부는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연기하고, 버스·지하철·택시가 아닌 자가차량을 이용하거나 아예 집 밖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삼성병원 응급실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임신부(40)는 이날 국립보건연구원의 최종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지난 8일 병원 자체 검사(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2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 임신부가 가벼운 근육통 등 일부 증상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메르스 환자에게 투여하는 인터페론이나 리바비린 등 항바이러스제를 쓰지 않고, 적극적인 대증요법(증상완화 치료)으로 치료할 방침이다. 임신중이라고 해서 모든 약물 치료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지만 항바이러스제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다만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리바비린을 제외하고는 산모의 호흡곤란 등 상황에 따라 투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손인숙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초기에는 약물투여를 자제해야 하지만, 이번 환자처럼 태아가 이미 성정한 임신 중·후기에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고열이나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는 상황에서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더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가 태아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없지만, 고열이나 호흡곤란 증상이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과해 태아를 감염시킬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면서 “다만 임신부가 호흡이 어려워지면 산소공급이 안돼 태아의 뇌손상이나 신경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2건에 불과하다. 지난 2012년 요르단의 임신부는 태아가 약물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치료를 거부하다 임신 5개월째 유산했고, 지난 2013년 아랍에미리트에서는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고 임신부가 사망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미즈메디병원에 확진 환자 경유…일부 산부인과 “미즈메디 산모 안 받아”

    미즈메디병원에 확진 환자 경유…일부 산부인과 “미즈메디 산모 안 받아”

    미즈메디병원에 확진 환자 경유…일부 산부인과 “미즈메디 산모 안 받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응급실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신부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일부 산부인과에서는 불안해서 병원을 옮기려는 임신부들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추가된 환자 발생·경유병원에 서울 강서미즈메디병원이 포함됐다. 미즈메디병원은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내과, 외과 등 다양한 진료가 이뤄진 병원이다. ●산부인과 전문병원에 확진환자 경유…응급실 폐쇄 미즈메디병원은 전날 보건당국으로부터 이 병원에 다녀간 55세 남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이달 3일 오후 6시쯤 근육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아와 약 1시간 남짓 진료를 받고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즈메디병원은 이날 병원 응급실을 폐쇄하고 소독을 했으며 나머지 구역은 정상 운영하고 있다. 병원 측은 “일부 기능을 제외한 외래, 병동, 분만실, 수술실 기능이 정상적으로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임신부들은 안심할 수가 없다. 당장 출산이 코 앞에 닥친 환자들은 확진 환자가 다녀간 병원에서 출산을 하고 며칠 입원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임신 37주의 한 여성은 임신·출산 관련 커뮤니티에 “출산이 임박해서 미즈메디에서 출산을 할 수밖에 없는데 무섭고 찝찝하다”고 말했다. ●임신부들 “불안하고 찝찝”…검사 일정 미뤄 정해진 기간마다 검사를 받아야 하는 임신부들도 검사 일정을 미뤘다. 목투명대검사를 앞둔 한 임신부는 “이번 주에 검사를 예약해 놨는데 당장 병원에 가려니 겁이 난다”면서 “일단 한 주 예약을 연기했는데 검사 시기를 마냥 미룰 수도 없고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보통 임신 12주와 16주에 두 차례에 걸쳐 기형아검사가 진행된다.. 불안함과 찝찝함에 병원을 옮기려는 임신부들의 상황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의 일부 산부인과에서는 “미즈메디 산모는 받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A 산부인과에서는 “양천구 보건소에 가서 메르스 관련 검사를 받고 음성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면 우리 병원으로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산부인과 “미즈메디 산모들 안 받는다” 이 병원은 미즈메디 산모라는 점을 밝히자마자 “저희 병원에는 오실 수 없고요”라고 못박으며 “양천구 보건소에 문의하면 다닐 수 있는 병원을 알려줄 것이니 안내를 따르라”고 전했다. A 병원에 다니고 있는 기존 임신부들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강서구의 B 산부인과에서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지난 3일 미즈메디 병원을 다닌 것으로 확인된 만큼 잠복기 2주를 지난 뒤 아무런 이상이 없을 때 우리 병원으로 옮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3일 이전에 미즈메디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해도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확진 환자가 산부인과나 임신부들과는 접촉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임신부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절반이 기형...브라질 ’개구리 섬’에 무슨 일이?

    절반이 기형...브라질 ’개구리 섬’에 무슨 일이?

    눈이 1개인 개구리가 사는 세상에 눈 2개를 가진 개구리가 간다면 기형은 누구일까? 장난 같은 질문에 심각한 대답을 해야 하는 곳이 실제로 존재한다. 기형 개구리가 모여사는 섬이 최근 중남미 언론에 소개됐다. 브라질의 아름다운 섬 페르난도 데 노론하가 기형 개구리들이 모여 서식하는 화제의 장소. 수십 년 전부터 섬에는 개구리가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섬을 점령(?)한 건 정상 개구리가 아니라 기형 개구리떼다. 섬에는 기형 개구리가 유난히 많다.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섬에 서식하는 개구리 2마리 중 1마리는 눈이나 입, 턱 등에 기형을 갖고 있다. 다리가 기형인 개구리도 부지기수다. 아예 다리가 3개뿐인 개구리, 발가락이 모자라거나 남는 개구리 등을 흔히 볼 수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개구리, 일명 소경개구리의 비율도 높은 편이다. 브라질 캄피나스 대학의 생물학교수 루이스 펠리페 톨레도에 따르면 페르난도 데 노론하 섬에 서식하는 기형개구리 중 20%는 소경개구리다. 앞을 보지 못하는 개구리는 정상 개구리처럼 사냥을 하지 못한다. 우연히(?) 옆을 지나는 먹이를 감각적으로 사냥해 허기를 달랜다. 때문에 정상인 개구리보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게 보통이다. 톨레도 교수는 "소경개구리의 신체적 조건이 또 다른 기형을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중남미 언론은 "겉으로 보이는 기형은 빙산의 일각으로 기형이 훨씬 심각한 수준일 수 있다"며 학계가 기형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레히스트라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임신 여성 10%가 우울증...방치땐 태아에 영향

    임신 여성 10%가 우울증...방치땐 태아에 영향

    산후 우울증에 대해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약 10%에 달하는 적잖은 임신부들이 ‘임신중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사실은 다소 생소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런 임신중 우울증이 자녀의 우울증 발병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 정신과학센터 연구진은 영국 ‘정신의학’ (Psychiatry)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임신중 우울증을 앓은 엄마의 자녀는 성인이 됐을 때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일반적 경우에 비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1987년 출생 영국인 103명과 그들의 어머니를 조사한 데이터를 기초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임신 중 우울증을 겪은 어머니의 자녀 중 57%가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임신 중 우울증을 겪지 않은 어머니의 자녀 중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28%정도인 것과 확연히 대조되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우울증에 걸린 엄마에게서 분비되는 많은 양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태아의 뇌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들은 우울증을 앓는 산모들을 미리미리 살피고 필요에 따라 적절히 치료하면 우울증 대물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연구팀의 도미닉 플랜트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내용이 임산부의 항우울제 사용에 관한 오랜 논쟁에 반영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많은 의사들은 현재 태아에게 선천적 기형이 발생할 확률이 있다며 임신 중 항우울제 사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형 발생의 확률은 낮은데 비해 산모 우울증이 아이의 인생에 끼치는 장기적 악영향은 너무 크다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2마리 중 1마리는 기형!...’개구리 섬’ 학계 관심

    2마리 중 1마리는 기형!...’개구리 섬’ 학계 관심

    눈이 1개인 개구리가 사는 세상에 눈 2개를 가진 개구리가 간다면 기형은 누구일까? 장난 같은 질문에 심각한 대답을 해야 하는 곳이 실제로 존재한다. 기형 개구리가 모여사는 섬이 최근 중남미 언론에 소개됐다. 브라질의 아름다운 섬 페르난도 데 노론하가 기형 개구리들이 모여 서식하는 화제의 장소. 수십 년 전부터 섬에는 개구리가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섬을 점령(?)한 건 정상 개구리가 아니라 기형 개구리떼다. 섬에는 기형 개구리가 유난히 많다.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섬에 서식하는 개구리 2마리 중 1마리는 눈이나 입, 턱 등에 기형을 갖고 있다. 다리가 기형인 개구리도 부지기수다. 아예 다리가 3개뿐인 개구리, 발가락이 모자라거나 남는 개구리 등을 흔히 볼 수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개구리, 일명 소경개구리의 비율도 높은 편이다. 브라질 캄피나스 대학의 생물학교수 루이스 펠리페 톨레도에 따르면 페르난도 데 노론하 섬에 서식하는 기형개구리 중 20%는 소경개구리다. 앞을 보지 못하는 개구리는 정상 개구리처럼 사냥을 하지 못한다. 우연히(?) 옆을 지나는 먹이를 감각적으로 사냥해 허기를 달랜다. 때문에 정상인 개구리보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게 보통이다. 톨레도 교수는 "소경개구리의 신체적 조건이 또 다른 기형을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중남미 언론은 "겉으로 보이는 기형은 빙산의 일각으로 기형이 훨씬 심각한 수준일 수 있다"며 학계가 기형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레히스트라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외모의 정치학서 벗어나 ‘장애’ 바로 보기

    외모의 정치학서 벗어나 ‘장애’ 바로 보기

    보통이 아닌 몸/로즈메리 갈런드 톰슨 지음/손홍일 옮김/그린비/308쪽/1만 9000원 미국에서 19세기 중반부터 100여년 동안 기형인간쇼는 당대 박물관과 서커스의 주요 부분으로 흥행을 보장하는 문화사업이었다. 얼굴이 둘 달린 여성, 동물도 인간도 아닌 멕시코 원주민 여성, 거인과 소인 등 비정상적인 몸을 구경거리로 전시함으로써 흥행업자는 돈을 쓸어 모았다. 장애여성주의자인 로즈메리 갈런드 톰슨은 저작 ‘보통이 아닌 몸’에서 다른 몸들을 전시하는 기형인간쇼가 ‘이성적이고 통제된’ 백인 남성을 이상형으로 하는 미국적 자아의 모습을 확인시켜 주었으며 동시에 구경꾼들 자신이 ‘정상’이라는 우월감과 안도감을 심어 주었다는 점을 포착해 낸다. ‘미국문화에서 장애는 어떻게 재현되었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은 장애학의 관점에서 미국 문화와 문학을 비평하는 독창적이고 선구적인 분석으로 장애에 대한 우리 시선의 편향성을 일깨워 준다. 책은 ‘장애’의 개념을 비판적으로 재조명하기 위해 장애를 규정하는 다양한 조건들이 얼마나 자의적인지를 다양한 이론과 함께 소개하고, 장애가 어떻게 문학과 문화에서 재현됐는지를 살핀다. 기형인간쇼에 이어 저자는 해리엇 비처 스토의 ‘톰아저씨의 오두막’,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의 소설들, 흑인이자 장애여성이며 동성애자였던 작가 오드리 로드의 자전적 소설을 흑인 해방이나 여성 해방의 관점이 아닌 장애 해방의 관점에서 새롭게 분석한다. 인문학적 장애학의 모델을 제시하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주장은 “장애를 결핍이나 결여가 아니라 보통이 아닌 몸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미에 이 책의 수사적 취지를 밝힌다. “우리의 신체적 다름에 대한 해석을 지배하고 있는 외모의 정치학을 비판하는 것, 장애는 보상이 아니라 수용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하는 것, 그리고 우리의 장애에 대한 생각을 병적인 현상에서 정체성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임신 중 우울증 아이에게 ‘대물림’ 된다 (연구)

    임신 중 우울증 아이에게 ‘대물림’ 된다 (연구)

    산후 우울증에 대해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약 10%에 달하는 적잖은 임신부들이 ‘임신중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사실은 다소 생소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런 임신중 우울증이 자녀의 우울증 발병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 정신과학센터 연구진은 영국 ‘정신의학’ (Psychiatry)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임신중 우울증을 앓은 엄마의 자녀는 성인이 됐을 때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일반적 경우에 비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1987년 출생 영국인 103명과 그들의 어머니를 조사한 데이터를 기초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임신 중 우울증을 겪은 어머니의 자녀 중 57%가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임신 중 우울증을 겪지 않은 어머니의 자녀 중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28%정도인 것과 확연히 대조되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우울증에 걸린 엄마에게서 분비되는 많은 양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태아의 뇌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들은 우울증을 앓는 산모들을 미리미리 살피고 필요에 따라 적절히 치료하면 우울증 대물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연구팀의 도미닉 플랜트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내용이 임산부의 항우울제 사용에 관한 오랜 논쟁에 반영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많은 의사들은 현재 태아에게 선천적 기형이 발생할 확률이 있다며 임신 중 항우울제 사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형 발생의 확률은 낮은데 비해 산모 우울증이 아이의 인생에 끼치는 장기적 악영향은 너무 크다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 전북 20대女 알제리 체류…증상은?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 전북 20대女 알제리 체류…증상은?

    메르스 의심환자 전북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 20대女 알제리 체류 “감염 가능성은?” 전북에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가 접수됐으나 질병관리본부측은 이 환자의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정읍에 사는 A씨는 이날 오전 도 보건당국에 “지난 23일 중동지역을 경유해 입국했는데 감기 증상이 있다”고 신고했다. A씨는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4개월간 체류하다가 카타르를 거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스스로 의심 신고를 했지만 A씨는 가벼운 감기 증상 외에 메르스로 의심되는 발열 등의 증상은 아직 없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형민 질병관리본부 전북도 역학조사관은 “A씨의 경우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열도 나지 않고 북아프리카 지역에 주로 체류를 하고 중동지역은 경유만 했기 때문에 메르스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현재 A씨는 자가 격리한 상태이며 내일(28일) 격리병실을 있는 전북대병원으로 옮겨 자세한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 조사관은 이어 “하루에도 수많은 메르스 의심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면서 “정확한 감염 여부는 정밀검사를 거쳐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보건당국으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북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 20대女 알제리 체류 “보건당국 입장은?”

    전북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 20대女 알제리 체류 “보건당국 입장은?”

    메르스 의심환자 전북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 20대女 알제리 체류 “보건당국 입장은?” 전북에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가 접수됐으나 질병관리본부측은 이 환자의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정읍에 사는 A씨는 이날 오전 도 보건당국에 “지난 23일 중동지역을 경유해 입국했는데 감기 증상이 있다”고 신고했다. A씨는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4개월간 체류하다가 카타르를 거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스스로 의심 신고를 했지만 A씨는 가벼운 감기 증상 외에 메르스로 의심되는 발열 등의 증상은 아직 없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형민 질병관리본부 전북도 역학조사관은 “A씨의 경우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열도 나지 않고 북아프리카 지역에 주로 체류를 하고 중동지역은 경유만 했기 때문에 메르스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현재 A씨는 자가 격리한 상태이며 내일(28일) 격리병실을 있는 전북대병원으로 옮겨 자세한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 조사관은 이어 “하루에도 수많은 메르스 의심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면서 “정확한 감염 여부는 정밀검사를 거쳐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보건당국으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북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 20대女 알제리 체류…증상은?

    전북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 20대女 알제리 체류…증상은?

    메르스 의심환자 전북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 20대女 알제리 체류 “감염 가능성은?” 전북에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가 접수됐으나 질병관리본부측은 이 환자의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정읍에 사는 A씨는 이날 오전 도 보건당국에 “지난 23일 중동지역을 경유해 입국했는데 감기 증상이 있다”고 신고했다. A씨는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4개월간 체류하다가 카타르를 거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스스로 의심 신고를 했지만 A씨는 가벼운 감기 증상 외에 메르스로 의심되는 발열 등의 증상은 아직 없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형민 질병관리본부 전북도 역학조사관은 “A씨의 경우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열도 나지 않고 북아프리카 지역에 주로 체류를 하고 중동지역은 경유만 했기 때문에 메르스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현재 A씨는 자가 격리한 상태이며 내일(28일) 격리병실을 있는 전북대병원으로 옮겨 자세한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 조사관은 이어 “하루에도 수많은 메르스 의심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면서 “정확한 감염 여부는 정밀검사를 거쳐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보건당국으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환자 안전은 법이 아닌 사람이 지킨다/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환자 안전은 법이 아닌 사람이 지킨다/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과잉진료’가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우리나라의 의료시장은 양적으로 팽창해 있다. 인구 대비 병상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2배를 넘고, 첨단의료장비 보유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더 올리기 위해서는 양의 증대가 아닌 질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환자 안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2012년 응급실 전문의 당직법, 최근 환자안전법이 제정됐고, 현재는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부의 대책들이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과별 당직 전문의가 있어야 한다는 응급실 전문의 당직법은 당직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유명무실해졌고, 전공의 근무 시간을 주 80시간 이내로 제한한 보건복지부 시행령이 2014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실제와 다른 근무시간표를 작성하는 일이 추가된 것 외에는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 병원 안전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늘어난 병상 수만큼 인력을 더 충원하지 않아 입원 환자 대비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료 인력에 있다. 이로 인해 전공의의 근무 시간과 노동 강도가 매년 더 증가하고, 과로에 지친 간호사들의 이직률도 높아져 숙련된 의료 인력 부족은 병원을 위험한 곳으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왜 병원은 의료 인력을 충분히 뽑지 않을까. 그 답은 전체 의료 인력의 부족이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의 노동에 대한 비현실적인 건강보험 수가에서 찾을 수 있다. 입원 환자 회진, 상담, 교육, 의무기록, 진료계획 작성 등 모든 의료행위에 대한 의사 인건비이자 기술료인 ‘입원 환자 의학관리료’는 대학병원 기준으로 환자당 하루 1만 4198원이고, 간호사의 투약 주사, 간호, 상담, 기록지 작성, 진료보조 행위를 포괄한 ‘간호관리료’는 9140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 수가는 야간 및 휴일 당직까지 포함한 24시간 근무에 대한 인건비로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의 기술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고, 일용직의 최저 시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검사나 투약 중심으로 비용이 청구되지만, 진료계획 수립에 필요한 전문지식이나 환자를 돌보는 노력에 대한 보상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제도하에서 ‘의료 서비스의 질’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른 과에 비해 입원 환자를 돌보는 비중이 높은 내과 전공의 지원율이 해마다 떨어져 올해는 드디어 미달 사태가 발생했고, 내과 전공의 지원자 ‘0명’인 대학병원도 적지 않다. 의대 정원을 아무리 늘려도 일은 힘들고 보수는 낮으며, 의료사고의 위험이 높은 과를 선택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렇게 전문직으로서의 기술료를 인정받지 못하고 원가 이하로 수가를 규제받고 있는 과들이 대부분 내과, 외과, 소아과 등 필수진료 과목이라는 점이다. 호텔 같은 병원시설과 첨단 의료기기만으로 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의료 서비스는 본질적으로 사람이 아닌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 불가능하다.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의료진이 일하는 한국의 의료 현장은 사고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50조원대의 건강보험재원 중 약제비와 검사비의 비중이 선진국과 비교해 현저히 높고, 입원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 인력에 대한 인건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기형적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고가의 검사비와 약에 대한 보장성만 확대하고 있다. 간호사 인력 확보 수준이 높을수록 합병증이나 사망환자 비율이 낮아진다는 점은 널리 입증됐다. 미국은 전공의 근무 시간을 주 80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전문의가 병실에 상주하면서 입원 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야간과 주말 당직근무까지 하도록 제도를 변경했더니 의료사고와 관련된 의료분쟁이 3분의1 이하로 감소했다. 우리나라도 병원의 전문 의료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근본 이유를 찾아 해결해야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 환자 안전을 위한 진정한 대안은 위원회 중심의 환자안전법이 아니라 현장에서 환자의 병상을 지키는 의료인력 인건비의 정상화를 통한 전문의료 인력 확충이다.
  • 이 모든 게 불평등 때문

    이 모든 게 불평등 때문

    불평등을 넘어/앤서니 B 앳킨슨 지음/장경덕 옮김/글항아리/512쪽/2만2000원 이따위 불평등/이원재 외 지음/북바이북/256쪽/1만5000원 “미국의 소득 및 부의 불평등이 10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해 10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한 콘퍼런스에서 밝힌 말이다. 미국 연준의장이 불평등 문제를 공개 거론하기는 처음이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글로벌 태도조사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큰 위험’을 물은 결과 응답자들은 ‘불평등’을 압도적으로 꼽았다. 불평등 문제가 미국을 포함한 지구촌 최고의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보수 주류경제학자들도 불평등의 심각성을 공공연하게 입에 올린다. 불평등은 왜 생겼고, 그 양상은 어떤가, 그리고 해결할 길은 없는 것일까. ‘불평등을 넘어’와 ‘이따위 불평등’은 그 어려운 화두를 정색하고 풀어낸 책들이다. ‘불평등을 넘어’가 ‘불평등 연구의 대가’인 옥스퍼드대학 너필드칼리지의 앳킨슨 특임연구원이 쓴 불평등 연구 총론이라면 ‘이따위 불평등’은 국내 불평등 관련 저술을 총괄해 한국사회의 민낯을 그려낸 서평 모음이다. ‘불평등을 넘어’는 돌파구 찾기에 비교적 낙관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 한껏 심해지도록 내버려 두면 우리는 19세기형 세습자본주의로 돌아갈 수 있다.”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든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의 이 지론과는 조금 다른 입장을 견지한다.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 낙관론의 배경으로 불평등이 축소됐던 제1·2차 세계대전과 그 이후 25년간의 역사적 전력을 소개한다. 실제로 1914년과 1945년 최상위 소득자의 몫에 관한 자료를 보유한 8개국 중 대부분의 나라에서 1945년 전체 총소득 중 상위 1%의 몫이 18.6%에서 7.4%로 줄었다. 저자는 이 상황을 노동시장에 적극 개입한 정부의 역할과 미국의 뉴딜정책, 그리고 노동조합 강화를 들어 설명한다. 이 사례에 얹어 비교적 가까운 시기의 중남미 상황은 불평등 축소의 또 다른 교훈으로 소개된다. 중남미 17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2000년대 거의 모든 나라에서 불평등이 감소했다. 더 많은 교육을 받은 근로자들의 임금 프리미엄 감소와 정부의 누진적인 소득이전, 최저임금의 큰 폭 상승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각종 통계를 보면 1980년을 고비로 상황이 역전됐다. 이른바 ‘불평등의 회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전대의 교훈을 다시 되살릴 수 있을까. 저자는 노력을 통해 불평등을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강자가 주도하는 시장에 그저 맡겨 두고 방관할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적극 개입해 평등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공정경쟁에는 성과 일부를 지속적으로 재분배하는 게 필수라는 것이다. 특히 이 대목이 눈길을 끈다. “불평등에 대한 사고의 틀과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며, 무엇보다 기술변화와 시장의 힘, 그리고 세계화가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키우는 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부터 버려라.” 이에 비해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이따위 불평등’이 그린 한국상황은 암울한 편이다. 노숙인들이 겪어야 하는 삶의 비참함, 단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받을 수 없는 현실, 노동의 주체이면서 노동현장에선 한사코 약자인 노동자들…. 한국사회에서 나름의 함의를 가진 경제학자, 사회학자, 교수, 언론인, 출판인, 작가 등 다양한 이력의 저자들이 쓴 25권의 서평을 통해 불평등 상황이 어떤 교묘한 책임 회피 과정을 통해 퍼지는 지를 세밀하게 포착해냈다.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사회의 불평등은 극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촘촘해 보이는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단번에 올라갈 수도 있지만 그 문이 누구에게 언제 열릴 지 모르는 일이며, 그 문이 언젠가 나에게 열릴 지도 모른다는 실낱 같은 기대 때문에 사람들은 불평등의 질서를 수호하는 가난한 문지기가 된다”(‘불평등 이전의 세계는 어떠했나’·이하영) 기획회의 편집위원회 명의의 책 서문대로라면 “하루가 멀다 하고 풍문으로 들려오는 갑질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극한에 치달았음을 보여주는 방증”일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불평등만 평등하게 누리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은 깜깜한 민낯 그리기에 멈추지 않고 ‘가장 아픈 곳이 몸의 중심’이라는 식의 희망 섞인 대안도 빼놓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넓고 푸른 제주 바다야 태산이, 복순이 부탁해”

    “넓고 푸른 제주 바다야 태산이, 복순이 부탁해”

    “복순아, 이제 고향인 푸른 제주바다로 가자. 이리 오렴.” 14일 오전 6시쯤 과천 서울대공원 해양관 내실 풀장에서 박창희 사육사가 돌고래 복순이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2009년 제주 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가 6년 만에 고향인 제주도 함덕리 정주항으로 가기 위해 1년여 정들었던 서울대공원을 떠나는 날이다. ●무진동 차량서 10시간 여정 박 사육사 등 10여명이 풀장으로 들어가 250여㎏의 거구인 복순이를 먼저 들어올렸다. 그리곤 가로 1m, 세로 3m, 높이 1m의 유리 상자에 넣었다. 태산이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두 마리는 커다란 수조에 담겨 고향인 제주로 향했다. 서울대공원은 태산이와 복순이의 이동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무진동 차량을 동원했다. 고가의 미술품을 운반하는 차량으로 항온, 항습기능도 갖춰진 차량이다. 이렇게 무진동 차량을 타고 1시간여를 이동한 끝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거기엔 태산이와 복순이만을 위한 아시아나 화물기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렇게 이동한 지 10시간쯤이 돼서야 고향인 정주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곧 자연 적응 훈련을 위한 가두리에서 휴식을 취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태산이와 복순이가 심한 이동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것”이라면서 “3~4일은 그냥 푹 쉬게 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적응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두리는 직경 22m, 깊이 6m의 원형 형태 구조물로 2013년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 등 3마리가 훈련을 받던 가두리보다 크기는 조금 작지만 모양과 기능은 똑같다. 이들은 앞으로 야생 개체군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지 않고 무리에 잘 합류하기 위한 교감 훈련과 활어를 잡아먹는 먹이 훈련 등 2개월간의 훈련을 거쳐 야생 바다에 방류된다. ●두 달 적응 훈련 뒤 방류 정확한 방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훈련 일정대로 잘 진행된다면 6월 말 또는 7월 초가 유력하다. 고래연구소 관계자는 “입 주둥이 윗부리가 일부 잘리고, 입이 비뚤어지는 등 태산이와 복순이가 기형이고 불안정한 감정 상태를 보여 100% 방류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도 “활어를 잡아먹기도 하고 예전과 다른 활동적인 모습을 회복하고 있어 야생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9년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태산이와 복순이는 제주의 한 공연업체에 팔려 돌고래쇼에 동원됐다. 이후 대법원이 2013년 이들 돌고래를 사들인 쇼 업체에 몰수형을 선고해 비로소 풀려났다. 당시 함께 불법 포획돼 돌고래쇼에서 고생한 친구 제돌이 등 3마리는 2013년 먼저 바다로 돌아갔다. 그러나 태산이와 복순이는 기형과 건강 문제로 함께 방류되지 못하고 서울대공원에서 보호를 받았다. 해양수산부는 자연 복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근 바다 방류를 결정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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