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질병 예방하는 ‘건강보험’
광고 대행회사의 차장인 김상기(37·여)씨는 9살,7살 두 자녀에게 매일 아침 비타민을 꼭 챙겨 먹인다.맞벌이를 하는 김씨는 자녀들에게 식사를 제때 차려주지 못한다.“애들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다,영양이 골고루 들어있지 않은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잖아요.” 김씨는 “아이들에게 보약 대신 비타민을 챙겨주는 엄마들이 주위에 많아졌다.”고 말했다.보약은 값이 비싸고 맛도 써 아이들이 싫어하는 탓에 비타민을 챙겨준다는 것이다.
서울 역삼동의 한 회사에 다니는 강민태(34)씨는 비타민을 가방 속에 넣어 다닌다.“몸 컨디션이 안좋거나 끼니 시간이 넘어서면 비타민을 꺼내 먹지요.”
어린 자녀들에게 비타민을 챙겨주는 것은 물론이고,강씨처럼 비타민을 갖고 다니는 직장인들이 부쩍 많아졌다.잘 먹고 건강하게 잘 사는 것에 의미를 두는 ‘웰빙’족의 젊은 세대들이 건강을 챙기고,질병을 막는 부적처럼 비타민을 갖고 다니면서 먹는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최근엔 마시는 비타민과 씹어먹는 비타민 등도 나왔다.백화점의 식품 매장에는 비타민 코너가 마련됐다.
더 나아가 유기 농산물에서 추출,제조한 천연 비타민도 나왔다.한재욱 유기농하우스 대표는 “미국에선 비타민이 음식으로 분류돼 있다.”며 “합성 비타민은 비타민의 정상적인 작용을 돕는 보조 요소(co-factors)가 없어 따로 보조 요소를 복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는 과일이나 야채에서 추출한 비타민에는 보조 요소가 들어있다고 덧붙였다.반면 윤연정 한국비타민정보센터 실장은 “비타민E의 경우 천연비타민이 있지만 나머진 거의 합성”이라며 “만약 100% 천연 비타민C가 존재한다면 가격이 무척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비타민C의 경우 천연이나 합성이나 분자구조가 같기 때문에 식별할 수 없으며,효능과 인체 흡수율도 같다.”고 덧붙였다.
●비타민을 왜 먹어야 하나 비타민은 호르몬처럼 우리 몸의 각종 대사에 관여하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하지만 인체는 호르몬은 만들어내지만 비타민을 만들지 못해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비타민은 대부분 동·식물성 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한다.그러나 식품을 보관·유통·조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타민이 파괴되는 까닭에 비타민이 부족해지기 쉬워 따로 섭취해야 한다.
현대인들에게 비타민이 강조되는 이유는 체내에서 비타민이 스트레스나 흡연·음주 등의 다른 이유로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게다가 하루 세끼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으면 비타민 부족에 빠지기 십상이다.
윤 실장은 “과일과 야채를 싫어하거나 음주와 흡연이 잦은 사람,임산부와 식사가 불규칙적인 사람은 비타민을 별도로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암이나 노화의 발생 구조가 최근 밝혀지면서 주목을 끄는 것이 비타민A.비타민A(레티놀)와 그 전구체인 베타 카로틴은 암 발생과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피부 노화를 억제한다.또 깨끗한 피부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꼭 필요하다.
음주가 잦은 사람은 비타민B군에 주목해야 한다.하루 2잔 이상의 술을 매일 마시면 결장암에 걸릴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배 가량 높아진다고 한다.
또 여성이 매일 술을 마시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40%나 증가한다.이럴 때 비타민B를 하루 400∼600㎍ 섭취하면 결장암과 유방암의 위험이 낮아진다.
스트레스가 많을 땐 비타민C가 더 많이 필요하다.스트레스를 받으면 비타민C가 파괴되기 때문이다.백혈구에 비타민C가 부족해지면 면역력도 떨어져 질병에 취약해진다.담배 1개비를 피우면 하루 권장량의 절반인 15∼30㎎이 사라진다.감귤 1개에 이르는 비타민C의 양이다.또 피부의 색소 침착을 막아 기미,주근깨 치료에 효과가 좋고 피부 탄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미국의 저명한 영양학자 아델 데이비스는 “비타민C는 약물의 효능을 높이고 독성을 줄인다.”고 말했다.
비타민E(토코페롤)는 노화와 치매를 예방하고 피부 탄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혈전을 없애 혈관 내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게 해 심장질환 예방에도 좋다.동상으로 인해 고통스러울 때 동상부위에 비타민E를 바르면 고통이 사라지며,뇌졸중 환자의 80%에서 비타민E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비타민,부작용은 없나 비타민의 독성은 주로 우리 몸에 축적되는 지용성에서 나타난다.수용성의 경우 인체가 쓰고 남은 비타민은소변이나 땀 등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비타민A의 경우 레티놀 형태로 5만IU(달걀 95개에 들어 있는 양·IU는 비타민 효력의 국제단위) 이상을 3개월가량 장기간 복용할 경우 독성 초기에는 입술이 갈라지고,피부가 거칠거칠하고 건조해지며,눈썹이 빠지고 두통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간과 비장이 커질 수도 있다.비타민A의 과잉 복용을 멈추면 며칠에서 몇주안에 회복된다.가임 여성의 경우 기형아를 유발할 위험도 있으니 레티놀의 복용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비타민B군의 경우 복합체를 과다복용하면 화끈거림,가려움증,손발저림,지각신경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루 섭취량의 수백배를 먹으면 독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지만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은 없어진다.비타민C는 과다 복용할 경우 위장에 가스가 차고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장에서 철분 흡수를 촉진하는 까닭에 유전적으로 혈색소증 소인이 있는 사람은 장기적으로 과다복용하면 간 손상 등의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또 비타민D는 하루 5만IU 이상 복용하면 신장결석·식욕감퇴·변비를 일으킬 수 있으며,고용량의 비타민E를 먹으면 혈소판 응집을 감소시킨다.
몸에 좋다고 비타민을 함부로 먹어선 안된다.비타민도 유효기간과 용법용량이 있으니까 지켜야 한다.그리고 빈 속에 먹는 것보다 식후에 먹는 것이 대체로 좋다.
이기철기자 chuli@
●비타민이란
비타민(vitamin)은 1912년 폴란드의 화학자 풍크가 라틴어 ‘비타(vita·생명)’와 ‘아민(amin·질소를 함유한 복합체)’을 결합시켜 만든 말.호르몬처럼 인체의 정상적인 대사에 필수적이지만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13종의 비타민이 국제적으로 공인돼 있으며 이 가운데 4가지 비타민(A,D,E,K)은 ‘지용성’이고,나머지 9가지는 수용성으로 우리 몸에 저장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