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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서버 두고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76억 가로챈 일당

    충북지방경찰청은 19일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십억원을 가로챈 총책 이모(35)씨 등 11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공범 김모(23)씨 등 3명과 이씨의 도피를 도와준 여성 2명 등 총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칭다오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회원들을 모집한 뒤 회원들이 경기결과를 맞힌 것처럼 조작했다. 이어 회원들이 환전을 요구하면 배팅규정 위반, 프로그램 해킹 등을 이유로 추가입금을 하게 한 뒤 사이트폐쇄, 가입아이디 삭제 등의 방법으로 1만 3000여명에게 총 76억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중국과 국내에 수익금정산팀, 홍보팀, 현금인출팀, 대포통장조달팀, 문자전송팀 등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총책 이씨의 작은아버지(55)는 국내에서 피해자들이 입금한 게임머니를 인출하는 현금 인출팀장으로, 사촌동생(23)은 중국에 만든 사무실 6곳을 관리하는 실장을 맡아 범죄에 가담했다. 이들은 스포츠경기결과 예상정보인 일명 ‘픽’을 자신들이 알려주고 ‘한 달에 500만원 이상 수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글을 각종 인터넷에 올려 피해자들을 끌어모았다. 경찰은 검거과정에서 현금 12억원, 6000만원 상당의 로렉스시계 2개, 대포통장 70여개, 대포폰 18대, 현금인출카드 41개 등을 압수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말레이 총리 부인, 쇼핑으로 66억원 탕진…횡령한 돈으로 명품 구매 의혹

    말레이 총리 부인, 쇼핑으로 66억원 탕진…횡령한 돈으로 명품 구매 의혹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가 쇼핑으로 66억원 이상을 탕진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최근 나집 총리가 국영투자기업 자금 횡령 사건 등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어서 로스마 여사의 기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편 연봉은 1억원 남짓이어서 로스마 여사가 무슨 돈으로 수십억원의 보석류와 명품을 샀는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 12일 말레이시아 탐사보도 매체인 사라왁리포트에 따르면 로스마 여사는 지난 2009년 홍콩의 명품 판매업체 한 곳에서만 300만 달러(33억원)어치의 다이아몬드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대금은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수십억 달러를 빼내 세탁, 관리한 인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금융업자 조 로우가 지급했다. 이 매체는 조 로우와 판매업자간에 오간 이메일 등 자료를 공개하면서 로스마 여사가 다른 업체 한 곳에서도 170만 달러(19억원) 상당의 보석을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로스마 여사가 2008년부터 2015년 사이 뉴욕 삭스피프스애비뉴와 런던 해로즈 등 유명 백화점에서 600만 달러(66억원)가 넘는 보석류와 명품을 구매한 신용카드 결제명세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자금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로스마 여사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로스마 여사는 과거에도 다이아몬드와 에르메스 버킨백을 수집하는 취미 때문에 수차례에 걸쳐 대중의 비난을 받아왔다. 개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버킨백 10여개를 행사 때마다 바꿔들고 나오는 등의 모습이 말레이시아 국민의 정서를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 초에는 나집 총리와 함께 쿠알라룸푸르 소재 노화방지 클리닉에서 1회 3억원 상당의 노화방지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로스마 여사는 교사 집안의 외동딸로, 나집 총리의 연봉 10만달러 외엔 알려진 소득원이 없다. 나집 총리는 본인이 아버지 압둘 라작 후세인 전 총리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해명했지만, 다른 형제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로스마 여사는 이와 관련해 “어릴 때부터 저축하는 것이 습관이었다. 저축해 모은 돈으로 샀다”고 해명해 왔다. 그는 2013년 자서전에서는 “내 돈으로 내가 보석과 옷을 사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는 1MDB에서 빼돌려진 돈이 조 로우를 거쳐 나집 총리와 로스마 여사에게 전달됐을 것이란 의혹이 점차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트로드 77 아트페어’ 내일~9일 파주 헤이리서 개최

    ‘예술과 함께, 예술가와 함께‘(With Art, With Artist!)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매년 추진해 온 ‘아트로드 77 아트페어’가 새달 1일부터 9일까지 파주 헤이리 커뮤니티 하우스에서 열린다. 예술마을 헤이리 가을 축제와 함께 펼쳐질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 52인의 화첩기행’이란 타이틀을 달았다. 여덟 번째인 올해 행사에서는 ‘청년작가전-길 위의 풍경’과 작품 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중견작가 기부전-예술, 나눔’도 예년과 같이 열린다. 작품 판매 수익금은 국제아동권리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의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 프로그램에 기부한다. (02)736-1054.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천재 미켈란젤로가 대리석에서 발견한 ‘천사’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천재 미켈란젤로가 대리석에서 발견한 ‘천사’

    “나는 대리석에서 천사를 발견하고, 그 천사를 자유롭게 할 때까지 돌을 쪼아 낸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1475~1564)가 남긴 말이다. 자신의 조각작업을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던 미켈란젤로의 조각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으로 ‘피에타’와 ‘다비드’상을 꼽는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무수한 예술가들이 만든 피에타상 가운데 바티칸의 성바오로 성당 입구에 있는 미켈란젤로가 24세 때인 1499년 제작한 피에타가 가장 아름답고 유명하다. 피렌체로 돌아온 미켈란젤로는 2년 뒤인 1501년 다비드상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메디치 가문의 참주정치에서 탈피해 시민이 주인인 공화정을 채택한 피렌체의 시 위원회가 도시의 수호성인으로 다비드를 정했고, 그 작업을 로마에서 피에타 조각으로 명성을 얻은 젊은 조각가 미켈란젤로에게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덩어리, 2년 매달려 만든 다비드상 뛰어난 예술가에게는 삶이 언제나 시험과 시련이었던 모양이다. 미켈란젤로에게 다비드상을 만들기 위해 좀 묘한 형태의 거대한 대리석 덩어리가 주어졌다. 원래 피렌체 대성당에 둘 목적으로 아고스티노 디 두치오 등 두 명의 조각가에게 맡겨졌지만 대리석의 두께가 높이와 너비의 비율과 맞지 않아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한 뒤 40년간 시의회 뒷마당에 방치돼 있던 것이었다. 인간을 초월한 신성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조각이 모든 예술 중에서 가장 위대하며 영웅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했던 미켈란젤로에게는 명예를 건 도전이었다. 그는 다듬어지지 않은 대리석 덩어리를 면밀히 관찰하며 직감적으로 영감을 끌어냈다. 그리고 그 안에 갇혀진 형태를 찾아내 망치와 끌로 쪼아가며 꼬박 2년을 매달려 1504년 다비드상을 완성했다. 거인 골리앗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 신성한 용기를 품은 젊은 다비드상을 본 피렌체 시민들은 젊은 천재 예술가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시위원회는 다비드상을 대성당에 세우려던 계획을 바꿔 시민들이 수시로 모이는 시뇨리아 광장에 애국과 호국의 상징으로 다비드상을 설치하기로 한다. 르네상스를 넘어 고금을 통해 최고의 조각품이라는 찬사를 받는 다비드상은 30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다 1873년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겨졌다. 피렌체를 찾았던 관광객들이라면 시뇨리아 광장과 접한 베키오 궁전 앞에 헤라클레스 조각상과 나란히 서있는 다비드상을 봤을 것이고, 그 앞에서 기념 사진도 찍었을 것이다. 미켈란젤로 광장에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다비드상이 서 있다. 그것들은 모두 복제품이고 진품은 시뇨리아 광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우피치미술관 만큼은 아니지만 언제나 입장을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1784년 토스카나주를 다스리던 피에트로 레오폴드 대공이 자신의 소장품을 미술학교에 기증하면서 미술관이 세워졌다. 특히 이곳은 미켈란젤로에게 헌사된 전시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한 하늘색 돔 천장 아래에 서 있는 다비드상은 보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미켈란젤로 평전을 쓴 프랑스의 로맹 롤랑은 ‘천재를 믿지 않는 사람, 혹은 천재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미켈란젤로를 보라’고 했다는데 인간을 초월한 숭고한 아름다움과 요동치는 내면의 에너지를 표현한 위대한 작품 앞에서 할 말을 잊었다. 그리스 조각같이 한 발에 힘을 주고 서 있는 콘트라포스토 자세를 취한 다비드가 골리앗을 공격하려는 긴장된 순간을 묘사한 조각상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왼팔은 굽혀서 왼쪽 어깨의 투석기를 짊어지고 있다. 인물의 엉덩이와 어깨는 반대각도를 향해 몸이 S자 모양의 곡선을 이룬다. 아래로 내려뜨린 오른팔의 직선과 돋움 자세를 취한 왼쪽 다리가 대비를 이루며 긴장감을 준다. 부릅뜬 눈은 거인 골리앗을 노려보느라 미간에 주름까지 잡혀 있고, 목의 핏줄과 앙다문 입술이 용기있는 청년의 심리를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노예상’ 등 미완성 작품들도 만날 수 있어 높이는 받침을 포함해 5.5m 정도인 이 조각상을 5~7m 거리에서 보면 균형이 잘 잡힌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까이 보면 오른팔이 신체에 비해 길고 돌을 쥐고 있는 손도 유난히 크다. 하체는 상체에 비해 크고 두껍다. 머리도 비정상적으로 큰 편이다. 이렇게 어긋나는 비율은 천재 미켈란젤로가 원근법을 계산해 조각상의 각 부위를 실제보다 크게, 혹은 길게 조각상을 만든 결과다. 목동이었던 다비드는 돌팔매 하나로 적장 골리앗을 물리치고 이스라엘을 구한 소년 영웅이지만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는 소년이 아니라 근육질 청년이다. 로마에 머물면서 보았던 근육질의 헬레니즘 조각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미켈란젤로는 헬레니즘 조각보다 더욱 과장되게 신체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있다. 인간을 초월한 아름다움과 힘을 지니고, 감정을 드러내되 평온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품은 훗날 르네상스미술의 일반적인 양식이 된 조각을 완성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는 다비드상 외에도 말년의 작품 ‘펠레스트리나 피에타’와 같은 미켈란젤로의 걸작들을 여러 점 만날 수 있다. 특히 미완성 작품들은 대리석 덩어리에서 형체를 찾아내고 불필요한 부분을 정으로 쪼아 내던 작업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켈란젤로가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묘비 장식을 위해 시작했다가 지지부진해지면서 미완성으로 끝난 ‘노예상’ 연작과 피렌체 대성당을 장식용으로 주문받았다가 작업 도중 계약이 취소된 열두 사도상 등이 전시돼 있다. 미완성 작품들을 보면 돌 속에 갇혀 있는 형체들이 막 생명을 얻어 깨어나는 순간을 보는 것 같다. lotus@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조선 선비들이 풀어낸 이야기 보따리

    [이주의 어린이 책] 조선 선비들이 풀어낸 이야기 보따리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한국고전번역원의 우리 고전 이야기책 6권이 출간됐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쓴 원작을 쉽고 간결하게 풀어 쓴 이야기에다 한국적인 묘사와 채색을 더했다. ‘암행어사를 따라간 복남이’(정혜원 지음)는 조선 순조 때 박내겸이 평안남도에 암행어사로 파견돼 겪은 경험을 적은 ‘서수일기’(西繡日記)가 근간이다. 서수일기에 한 차례 등장하는 복남이를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유몽인이 이야기 580편을 모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 ‘어우야담’(於于野譚)과 성호학파의 거두인 이익이 자연을 관찰하면서 깨달은 점을 적은 ‘관물편’(觀物編)은 각각 ‘나는야, 이야기 먹는 도깨비!’(박이담 지음)와 ‘아하! 자연에서 찾은 비밀’(조경구 지음)로 새롭게 쓰였다. ‘운명아, 덤벼라!’(강민경 지음)는 두 실학자 이덕무와 박제가의 우정을 다룬 책이다. 두 사람은 모두 양반가의 서얼로 태어났으나 정조가 규장각 검서관으로 임명하면서 벼슬을 했다. ‘궁금증 풍선과 떠나는 금강산 여행’(박은정 지음)은 조선 후기 문장가인 도곡 이의현의 ‘유금강산기’(遊金剛山記)를 바탕으로 쓴 기행문이다. 개구쟁이 서민과 말썽꾸러기 궁금증 풍선이 도곡 할아버지와 금강산을 여행한다는 내용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주변에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을 살핀 ‘역사 속을 달리는 서울 지하철’(김용인 지음)도 간행됐다. 종각역 근처에는 조선시대의 대표적 시장 거리인 운종가가 있었고, 종로5가역 부근에는 효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살았던 어의궁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각권 116∼206쪽. 8000원.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책 읽는 강서마을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서적 구입비는 1만 6623원에 불과했다. 전년도 1만 8154원보다 1531원(8.4%) 줄어든 액수다.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서울 강서구가 ‘책 읽는 강서마을’을 통해 독서 분위기 조성에 나선 이유다. 강서구가 9일 발산동 더뉴컨벤션에서 ‘책 읽는 강서마을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도서관 관계자, 독서동아리 회원, 마을교육공동체 등 지역주민 300여명을 초청해 책으로 소통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방송인 겸 작가로 활약 중인 손미나 전 아나운서, 인기 소설가 김영하씨가 함께하는 ‘작가와의 만남’과 감미로운 선율의 클래식 공연까지 준비돼 있다. 특히 지역 내 87개 독서동아리 회원들의 작품이 전시된 ‘독서동아리 한마당’이 열려 큰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부터는 ‘제1회 강서마을 책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역 내 마을 도서관 8곳이 직접 기획한 특색 있는 테마 프로그램인 ‘숲에서 만나는 도서관 이야기’, ‘푸른들 북콘서트’ 등이 성황리에 마무리됐고 10일 ‘가족과 함께하는 우장산 문학기행’ 등이 열릴 예정이다. 강서구는 마을 단위의 자생적인 독서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을 펼치고 마을과 학교 도서관을 연계한 교육공동체 ‘책두레학교’를 운영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화창한 가을날 책 축제 현장을 찾아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한껏 즐기며 독서의 계절을 풍성하게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新국토기행] 섬진강 기찻길 따라…곡성에서 추억을 달리다

    [新국토기행] 섬진강 기찻길 따라…곡성에서 추억을 달리다

    전남 곡성은 심청의 고향으로 유명한 곳이다. 심청이 실존인물이고 곡성이 고향이라는 학설이 제기됐고 순천시 송광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관음사 사적은 1700여년 전 곡성이 심청의 고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 같은 연유로 섬진강의 맑은 물줄기를 타고 흐르는 효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도의 동북부에 위치한 곡성군은 전북 남원시와 순창군, 전남 구례군·순천시와 화순군·담양군과 접하고 있다. 섬진강 기차마을을 따라 레일바이크와 증기기관차가 운행돼 옛 향수와 추억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인구 3만여명으로 전남 22개 시·군 중 두 번째로 적은 지역이지만 스릴러 영화 ‘곡성’이 관객 68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 무대였던 곡성군도 인기몰이를 하면서 지금은 관광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매년 5~6월에는 1004장미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장미축제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9월에는 수천만송이의 화려한 장미가 피어 봄과 가을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하는 오곡면의 압록유원지에는 여름철 하루 1만여명의 피서객이 모여든다. 1950년 남원에서 침입하려는 공산군을 맞아 경찰병력이 태안사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여 48명이 순직해 이 전투를 기리는 충혼탑이 태안사 경내에 세워져 있고 오곡면에는 1951년 9월 1500여명의 공비에 맞서 싸운 희생자를 추모하는 충혼탑이 건립돼 호국의 고장으로 불린다. 죽곡면에 위치한 ‘강빛마을’은 전국 전원마을 중 최대 규모의 유럽풍 전원주택 100여채가 들어서 있는 등 청정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서울에서 KTX로 2시간이면 도착해 수도권 등지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볼거리] ‘칙칙폭폭’ 기적소리가 울리는 섬진강 기차마을은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1999년 전라선 직선화로 폐선이 된 철로와 역사를 철도청으로부터 매입해 2005년 3월 섬진강 기차마을로 문을 열었다. 증기기관 열차는 기차마을에서 가정역까지 13.1㎞를 섬진강을 따라 힘차게 달린다. ‘구역사’는 1930년대 표준형 역사 건물로 원형이 잘 보존돼 근대문화 유산으로 등록되는 등 예스러운 풍경을 안겨 주고 있다. 기차를 타고 섬진강 물결과 계절 따라 변하는 넉넉하고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며 새소리와 바람소리, 물소리를 들으면서 자연과 하나됨을 느낄 수 있다. 기차마을에는 1960~1970년대를 보여 주는 추억의 거리 영화 세트장도 있다. 백구두와 하얀 양복을 입고 한껏 멋을 부린 신사들이 드나들던 추억의 영화관, 라디오에서 구수한 음악이 흘러나오던 전파상 등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 증기기관차와 관련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아이스케키 등의 촬영장으로 고스란히 남아 각광을 받고 있다. 세트장 내에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켤 수 있는 주막과 옛 노래가 흘러나오는 음악다방, 붕어빵, 뻥튀기, 엿장수 엿 치는 소리 등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상가를 조성했다. ●향수 자극하는 기차 마을·레일바이크 자연을 벗 삼아 철로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도 인기 장소다.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5.1㎞를 포근하게 감싸는 능선과 은은하게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이동한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정답게 한마음으로 페달을 밟으면서 서로의 숨결을 느끼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섬진강은 고려 말 우왕 때 왜구들이 섬진강 하구를 침범하니 수만 마리의 두꺼비가 나루터에 나타나 큰 소리로 울부짖는 바람에 왜구들이 놀라 도망갔다 해서 두꺼비 ‘섬’자와 나루‘진’자를 써서 섬진강이라 불리고 있다. 구름과 바람, 섬진강의 물결을 오감으로 누리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장미 품에서 심청축제… 효 정신 새겨 기차마을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인 4만㎡에 유럽 지역 최신 장미 1004종을 심어 아름답게 장식한 꽃밭이 있다. 이곳에서는 수천만 송이의 가을 장미향 속에서 4일 동안 특별한 축제가 개최된다. 오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리는 ‘제16회 곡성심청축제’다.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될 만큼 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곡성섬진강기차마을에서 ‘효와 함께 열어가는 행복한 세상’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지난 5월 장미축제 때 23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고 영화 ‘곡성’의 영향으로 부쩍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곡성만의 심청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축제 개막일인 30일에는 심청을 주제로 하는 ‘심청황후마마 행렬’도 선보여 방문객들은 가을 장미 향기가 가득한 장미공원을 거닐며 ‘소설 속의 심청’이 아닌 ‘실존 인물 심청’을 만나며 효와 가족 간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효와 함께 열어가는 행복한 세상’이라는 주제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막식과 각종 공연, 공양미 삼백석 모으기, 심청가 부르기 대회 등과 다양한 관광객 체험 프로그램 등이 있다. 잔디광장에서는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미션 임파서블, 전통 민속놀이, 아나바다 바자회 등이 열리고 치치뿌뿌 놀이터에서는 심청마당극 공연과 기차추억여행관, 음악분수도 볼 수 있다. 올해는 특별히 전남도 주관으로 제42회 전남민속예술축제도 10월 1~3일 곡성문화체육관에서 개최돼 농악, 민요, 민속놀이 등 민속예술 경연을 접할 수 있다. ●야생동식물 번식하는 섬진강 침실습지 곡성군 고달면 일원 150만㎡에는 자연형 하천습지로 우수한 자연경관과 생물다양성이 높은 섬진강 침실습지가 있다. 섬진강 중·상류에 위치해 있어 섬진강 제방 옆을 따라 도보와 차량으로 움직일 수 있다.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세월교를 건너는 즐거움도 있다. 생물다양성이 높은 습지생태계로 보존 가치가 높은 5㎞ 구간의 하천습지다. 감입곡류구간이 발달되어 있고 하천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어지며 유속이 감소하는 구간에 위치한 대규모 하천습지다. 수달과 흰꼬리수리, 삵, 남생이, 큰말똥가리 등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고 638종의 다양한 생물종 서식이 확인되고 있는 곳이다. 또 습지식물 46종이 있고 꼬마물떼새·검은등할미새·깝작도요 등 다양한 야생조류가 번식하고 있다. 군은 이곳을 국가가 지정하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추진 중이다. 섬진강 기차마을 1㎞ 주변에 전통시장과 기차마을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관광코스다. 동국문헌비교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곡성장은 가장 늦게까지 조선조 엽전이 통용됐다. 일제강점기 이후 새 화폐가 나왔지만 곡성장에서는 전라선이 개통될 때까지 10년 넘게 엽전이 화폐 구실을 했던 곳이다. 이곳이 다른 지역 5일장보다 특별한 이유는 온갖 채소와 약초, 감, 버섯이 많고 특히 상추 중 으뜸으로 곡성에서만 맛볼 수 있는 채소인 곡성 담배상추가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삼보다 더 좋은 자연산 버섯 능어리와 송이, 추어탕에 들어가는 산초는 곡성장의 명품이다. 시골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시장에는 대장간, 튀밥,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산 콩으로 만든 손두부, 온갖 나물이 지천에 널려 있다. 장날이면 돼지 내장을 넣고 오래 끊여 낸 일명 ‘똥 국’이 이방인들의 코끝을 사로잡는다. 연간 100만명인 섬진강 기차마을 관광객을 위해 마련된 친환경 농산물과 임산물을 취급하는 직판장이 있다. 60~70세인 할머니들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전해오는 인심은 오래도록 인정 많은 고향의 푸근함을 느끼게 한다. 곡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섬진강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산품이 적지 않다. 참게, 은어, 재첩 등이 그것이다. 이들 모두 물이 맑고 깨끗한 곳에서만 사는 것으로 섬진강이 아직 건강함을 입증해 준다. 참게탕은 40여년 곡성군 압록 일대의 매운탕집에서 개발해 퍼져나갔다. 겨울과 봄에는 시래기를, 여름과 가을에는 우거지를 넣고 들깨를 갈아 넣은 뒤 된장을 풀어 국물을 낸다. 곡성에서는 산초나무 열매 껍질을 살짝 넣어 향이 좋다. 방안에는 참게 특유의 단내가 가득하고 입안에는 침이 괸다. 등껍질만 떼어내고 몸통부터 다리까지 아작아작 씹는 맛이 그만이고, 국물은 적당히 걸쭉하고 시원하다. 헤슬헤슬해진 시래기가 참게 국물과 어울려 혀에 착착 달라붙는다. ●섬진강 참게로 끓인 매운탕·수제비 곡성에서 17번 국도를 따라 압록을 거쳐 구례까지 이어진 섬진강 줄기는 경치 좋기로 유명한 길이다. 그 길가에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하는 압록유원지가 있다. 그곳에 삶의 터전을 삼고 참게, 다슬기, 잡어 등을 잡아 전문으로 향토음식을 대대로 이어 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압록유원지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 하한산장(아버지), 나루터(아들), 창솔가든(딸)이 있다. 이 세 곳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구는 참게수제비의 전문음식점이다. 참게를 껍질까지 2시간 이상 끓여서 전통 참게수제비를 조리하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먼 지역에서도 찾을 정도로 별미 음식이다. ●대통령상 빛나는 최고 품질의 멜론 ‘2015 농식품 파워브랜드’ 대통령상에 빛나는 곡성멜론은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농산물 브랜드로 꼽힌다. 곡성멜론은 300여 농가 180㏊에서 연간 5400t(생산액 183억원)이 생산되고 있다. 시설하우스 벼 윤작과 토양소독 등 흙 살리기 사업이 전국 최고의 멜론을 생산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멜론 생산자단체 스스로의 규정으로 2~3종의 고품질 품종만을 지정해 재배토록 하고 있으며 당도를 측정해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등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일교차가 커 향이 뛰어난 멜론을 생산하기에 알맞은 곡성의 기후특성도 한몫하고 있다. ●초가을 은어철… 굽는 냄새 십리 밖으로 해마다 여름과 초가을이면 은어가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오는데 마을 근처 사내들은 이때를 기다려 그물을 들고 강으로 나간다. 지금은 은어의 수가 많이 줄어 꾐낚시(살아 있는 은어를 미끼로 다른 은어를 낚는 방법)로 겨우 한 마리씩 잡지만, 섬진강이 온통 은빛으로 물들 만큼 은어가 많던 옛날에는 그물로 뜨거나 대나무 작대기로 그냥 때려서 잡았다고 한다. 은어는 아주 깨끗한 물에서만 살기 때문에 기생충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고, 바위틈의 이끼만 먹기 때문에 살점에서 은은한 수박향이 났다. 은어구이는 은어의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내고 다진 마늘, 청양고추, 생강, 후추, 깨 등으로 소스를 만들어 채워 넣은 뒤 구워내면 향긋한 냄새가 십리 밖까지 퍼져 나갈 정도다. ●향 깊은 능이버섯, 어디 넣어도 진하네 섬진강의 습기와 높은 기온 차로 곡성의 능이버섯은 그 향이 깊다. 인공재배가 되지 않고 참나무 밑에 군락을 이룬다. 능이버섯은 모든 환경이 잘 조화되어야 서식하는 것으로 자연이 허락해야 맛볼 수 있는 버섯이다. 능이버섯은 잡목과 활엽수림, 특히 참나무가 많은 곳에 낙엽과 마사토가 일정 비율로 섞인 곳에서 잘 자라며 곡성의 능이버섯은 유독 향이 진하다.능이버섯 삼겹살 구이, 능이버섯전, 능이버섯초무침, 능이버섯전골, 능이버섯 닭곰탕, 능이버섯 잡채, 능이버섯두루치기 등을 요리로 해먹는다. ●관광버스 세우는 참숯 구이 돼지고기 석곡에는 직화구이의 향이 배어 있는 토종돼지고기 석쇠구이로 명성이 있다. 호남고속도로가 생기기 전만 해도 광주여객버스 50대, 트럭 200여대가 머물면서 운전기사와 승객들이 반드시 들러가다시피 해 하루 800상의 돼지고기백반을 팔았을 정도로 최고의 별미로 이름을 날렸다.연탄불 또는 참숯에 직화로 구워 내는 양념 석쇠구이는 부드러운 육질에다 입맛을 당기는 훈제 향이 확 풍긴다. 고추장과 매실, 꿀 등의 양념을 사용해 누린내가 제거되고 맛이 깔끔하다. 곡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시의회 전철수의원 “철거민에 임대주택 외에 특별분양 선택 기회줘야”

    서울시의회 전철수의원 “철거민에 임대주택 외에 특별분양 선택 기회줘야”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전철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1)은 9월 5일 개최된 제270회 임시회 제4차 회의 중「서울특별시 철거민 등에 대한 국민주택 특별공급규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서울특별시 철거민 등에 대한 국민주택 특별공급규칙은 지난 1999년 제정되어, 서울시 및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에서 시행하는 도시계획사업으로 인해 철거되는 건물의 소유자(철거민)에게는 보상금 또는 아파트 특별분양권, 세입자(철거세입자)에게는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시행되기 시작했다. 이후 특별분양권을 악용한 부동산투기가 발생하는 등 제도 악용이 빈번해지자, 서울시는 2008년 4월 18일 소유자(철거민)에게도 임대주택만을 공급하도록 규칙을 개정했다. 전 의원은 “과거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빈번했던 시기에는 특별분양권을 이용한 투기행위가 성행하여 이를 근절시킬 필요가 있었으나, 현재는 여건이 달라졌다”며, “이제는 도시계획사업을 방해하며 노후 주거지를 방치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규칙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 규칙에서는 철거민과 철거세입자에게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건립 또는 매입하는 임대주택만을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부동산투기 목적으로 토지나 건축물을 소유한 것이 아님에도 재산권을 넘겨주고, 임대주택을 받아야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 의원은 “투기방지를 목적으로 규칙을 개정하고 ‘거주중심의 주거지원’이라는 명목 하에 주민의 재산권을 강제 수용하고 있음에도, 장기전세 특별공급 분양권이라는 또 다른 투기가 성행하고 있어, 본 제도 도입의 의미가 무색해졌다”고 말하며, 서울시 규칙에 따른 재산권 침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거민에게 임대주택 또는 특별 분양권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규칙 개정을 촉구했다. * 장기전세 특별공급 분양권 : 철거민에게 제공되는 장기전세주택 입주권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시계획사업에 따라 철거예정인 주택의 소유권을 주민열람공고 이전 매매 거래하는 부정거래가 지속하여 발생 중임.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혜리의 미술관 기행]미켈란젤로에게 헌사된 공간,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

    [함혜리의 미술관 기행]미켈란젤로에게 헌사된 공간,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

     “나는 대리석에서 천사를 발견하고, 그 천사를 자유롭게 할 때까지 돌을 쪼아 낸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1475~1564)가 남긴 말이다. 자신의 조각작업을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던 미켈란젤로의 조각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으로 ‘피에타’와 ‘다비드’상을 꼽는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무수한 예술가들이 만든 피에타 상 가운데 바티칸의 성바오로 성당 입구에 있는 미켈란젤로가 26때인 1499년 제작한 피에타가 가장 아름답고 유명하다. 피렌체로 돌아온 미켈란젤로는 2년 뒤인 1501년 다비드상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메디치 가문의 참주정치에서 탈피해 시민이 주인인 공화정을 채택한 피렌체의 시 위원회가 도시의 수호성인으로 다비드를 정했고, 그 작업을 로마에서 피에타 조각으로 명성을 얻은 젊은 조각가 미켈란젤로에게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뛰어난 예술가에게는 삶이 언제나 시험과 시련이었던 모양이다. 미켈란젤로에게 다비드상을 만들기 위해 좀 묘한 형태의 거대한 대리석 덩어리가 주어졌다. 원래 피렌체 대성당에 둘 목적으로 아고스티노 디 두치오 등 두 명의 조각가에게 맡겨졌지만 대리석의 두께가 높이와 너비의 비율과 맞지 않아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한 뒤 40년간 시의회 뒷마당에 방치돼 있던 것이었다. 인간을 초월한 신성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조각이 모든 예술 중에서 가장 위대하며 영웅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했던 미켈란젤로에게는 명예를 건 도전이었다.  그는 다듬어지지 않은 대리석 덩어리를 면밀히 관찰하며 직감적으로 영감을 끌어냈다. 그리고 그 안에 갖혀진 형태를 찾아내 망치와 끌로 쪼아가며 꼬박 2년을 매달려 1504년 다비드상을 완성했다. 거인 골리앗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 신성한 용기를 품은 젊은 다비드상을 본 피렌체 시민들은 젊은 천재 예술가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시위원회는 다비드상을 대성당에 세우려던 계획을 바꿔 시민들이 수시로 모이는 시뇨리아 광장에 애국과 호국의 상징으로 다비드상을 설치하기로 한다. 르네상스를 넘어 고금을 통해 최고의 고각품이라는 찬사를 받는 다비드상은 30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다 1873년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겨졌다.  피렌체를 찾았던 관광객들이라면 시뇨리아 광장과 접한 베키오 궁전 앞에 헤라클레스 조각상과 나란히 서있는 다비드상을 봤을 것이고, 그 앞에서 기념 사진도 찍었을 것이다. 미켈란젤로 광장에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다비드상이 서 있다. 그것들은 모두 복제품이고 진품은 시뇨리아 광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우피치미술관 만큼은 아니지만 언제나 입장을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1784년 토스카나주를 다스리던 피에트로 레오폴드 대공이 자신의 소장품을 미술학교에 기증하면서 미술관이 세워졌다. 특히 이곳은 미켈란젤로에게 헌사된 전시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한 하늘색 돔 천정 아래에 서 있는 다비드상은 보는 순간의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미켈란젤로 평전을 쓴 프랑스의 로맹 롤랑은 ‘천재를 믿지 않는 사람, 혹은 천재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미켈란젤로를 보라’고 했다는데 인간을 초월한 숭고한 아름다움과 요동치는 내면의 에너지를 표현한 위대한 작품 앞에서 할 말을 잊었다.  그리스 조각같이 한 발에 힘을 주고 서있는 콘트라포스토 자세를 취한 다비드가 골리앗을 공격하려는 긴장된 순간을 묘사한 조각상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왼팔은 굽혀서 왼쪽 어깨의 투석기를 짊어지고 있다. 인물의 엉덩이와 어깨는 반대각도를 향해 몸이 S자 모양의 곡선을 이룬다. 아래로 내려뜨린 오른팔의 직선과 돋움 자세를 취한 왼쪽 다리가 대비를 이루며 긴장감을 준다. 부릅뜬 눈은 거인 골리앗을 노려보느라 미간에 주름까지 잡혀 있고, 목의 핏줄과 앙다문 입술이 용기있는 청년의 심리를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높이는 받침을 포함해 5.5m 정도인 이 조각상을 5~7m 거리에서 보면 균형이 잘 잡힌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까이 보면 오른 팔이 신체에 비해 길고 돌을 쥐고 있는 손도 유난히 크다. 하체는 상체에 비해 크고 두껍다. 머리도 비정상적으로 큰 편이다. 이렇게 어긋나는 비율은 천재 미켈란젤로가 원근법을 계산해 조각상의 각 부위를 실제보다 크게, 혹은 길게 조각상을 만든 결과다. 목동이었던 다비드는 돌팔매 하나로 적장 골리앗을 물리치고 이스라엘을 구한 소년 영웅이지만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는 소년이 아니라 근육질 청년이다. 로마에 머물면서 보았던 근육질의 헬레니즘 조각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머물지않고 미켈란젤로는 헬레니즘 조각보다 더욱 과장되게 신체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있다. 인간을 초월한 아름다움과 힘을 지니고, 감정을 드러내되 평온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품은 훗날 르네상스미술의 일반적인 양식이 된 조각을 완성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는 다비드 상외에도 말년의 작품 ‘펠레스트리나 피에타’와 같은 미켈란젤로의 걸작들을 여러 점 만날 수 있다. 특히 미완성 작품들은 대리석 덩어리에서 형체를 찾아내고 불필요한 부분을 정으로 쪼아 내던 작업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켈란젤로가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묘비 장식을 위해 시작했다가 지지부진해 지면서 미완성으로 끝난 ‘노예상’ 연작과 피렌체 대성당을 장식용으로 주문받았다가 작업도중 계약이 취소된 열두 사도상 등이 전시돼 있다. 미완성 작품들을 보면 돌 속에 같여있는 형체들이 막 생명을 얻어 깨어나는 순간을 보는 것 같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화려한 시절도 한 줌의 먼지로…화염 속 홀로 견딘 철불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화려한 시절도 한 줌의 먼지로…화염 속 홀로 견딘 철불

    남원 출신인 청계(靑溪) 양대박(梁大樸·1543~1592)은 아버지가 종3품 사헌부집의를 지냈지만 서자라는 한계로 벼슬길을 포기했다. 하지만 경제적 풍요를 바탕으로 명산대천을 유람하고 시를 쓰면서 유유자적 살았다. 한편으로 낮에는 말타기와 활쏘기를 익히고 밤에는 병서를 읽었다. 남원부가 선조 16년(1583) 광한루를 중건하자 “십 년 안에 불타 버릴 테니, 성밑에 도랑을 파거나 진지를 쌓느니만 못하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의병 일으키고 허균 찬사받은 문인 결국 임진왜란이 일어나 영남 일대가 순식간에 왜군의 수중에 떨어지자 청계는 의병을 일으킨다. 그리고는 담양의병장 고경명을 흔쾌히 상장군(上將軍)으로 세우고 스스로는 부장(副長)으로 몸을 낮추었다. 이들은 임실 운암에서 왜군과 대적해 무려 1300급을 베는 대승을 거둔다. 하지만 청계는 음력 6월 무더위에 병을 얻어 진중에서 세상을 떠난다. 정조 20년(1796) 병조참서가 추증되고 충장(忠壯)이라는 시호도 더해졌다. 뛰어난 문학적 감식안을 자랑한 교산(蛟山) 허균(許筠·1569~1618)으로부터 ‘시를 안다’(知詩)는 찬사를 받은 청계가 지은 시는 1만편이라고도 하고, 1000편이라고도 한다. 남원부윤으로 있던 남언경이 시첩을 빌려 갔다가 왜란통에 잃어버렸다. 아들 형제가 외우던 70수 남짓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작품을 모두 모았지만 320편에 그쳤다. 청계에게 지리산은 고향의 어머니품이나 다름없다. 지리산을 유람한 것은 모두 네 차례인데, 명종 15년(1560) 섬진강을 따라 화개로 접어들어 쌍계사와 청학동, 신흥사, 의신사를 돌아본다. 5년 뒤에는 백장사를 거쳐 천왕봉에 올랐고, 선조 13년(1580)에는 연곡사에서 출발해 지리산 일대를 둘러봤다. 선조 19년(1586)에는 곡성 청계동을 출발해 운봉과 황산, 인월, 백장사를 거쳐 실상사와 군자사, 용유담을 지나 천왕봉에 오르는 지리산 유람에 나선다. 친구인 춘간 오적과 삼촌인 양길보에, 소리꾼 애춘, 아쟁과 피리 잡이 수개와 생이도 11일 동안의 여정에 동행했다. 이때 ‘두류산기행록’과 다음의 ‘폐허가 된 실상사 옛터’(實相寺廢基)를 비롯한 일련의 기행시를 남겼다. 흥망은 한결같이 참 사유의 지침이요/밝고 어두움은 천 겁 세월의 먼지네 용천(龍天)들도 또한 사라져 없어지고/금지(地)는 이미 잡목 숲이 되었네 이끼 낀 비석에는 글자 하나 남지 않았고/텅 빈 산에 불상만 혼자 앉아 있네 흐르는 시내 다정도 하여/울며 불며 가는 길손 전송하네 ●한국 선풍 발상지… 부도·부도비 등 보물도 10점 실상사는 신라 흥덕왕 3년(828) 창건된 것으로 전한다. 우리나라 선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구산선문(九山禪門)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세워졌다. ‘한국 선풍(禪風)의 발상지’라는 자부심이 과장이 아니다. 중요한 문화재도 많다. 실상사 사역(寺域) 자체가 국가지정 문화재인 사적이다. 실상사를 창건한 증각대사 홍척의 부도와 부도비를 비롯해 보물도 10점에 이른다. 산내 암자인 백장암의 삼층석탑은 국보로 지정됐다. ●병화로 소실된 실상사… 옛 절터만 덩그러니 역사가 화려한 절이지만 ‘두류산기행록’에서 청계는 ‘실상사는 100년 전쯤 병화로 소실되었다고 하는데, 깨진 비석은 길옆에 쓰러져 있었고 전각은 모두 불타 버려 철불도 벌판의 대좌 위에 그저 앉아 있다’고 했다. 철불을 모신 약사전은 세조 14년(1468) 불탄 이후 효종 10년(1659) 중창됐고 숙종 27년(1701) 삼창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오늘날 실상사로 들어가려면 만수천에 놓인 해탈교를 건너야 한다. 만수천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발원하여 달궁계곡을 거쳐 남강으로 흘러들어 낙동강에 합류한다. 폐허가 된 실상사를 안타까워하는 길손을 전송하던 만수천 물길은 지금도 여전하다. 청계가 묘사한 대로 벌판에 덩그라니 앉아 있던 실상사 철불은 보물로 지정된 철조여래좌상일 것이다. 높이가 269㎝에 이르는 당당한 모습으로 2014년 해체 보수한 약사전에 모셔졌다. 지난해는 ‘지리산 생명 평화의 춤’이라는 후불탱도 새로 조성했다. 기존 불교 미술의 범주에서 완전히 벗어난 후불탱의 불모(佛母)는 동양화가 이호신이다. 이 화백은 “아프고 병든 이를 치유하는 약사여래와 ‘내 손이 약속이오’ 하던 어머니 마음을 품은 지리산 마고할멈의 만남을 시절 인연으로 삼았다”고 말한다. 화개장터와 운조루, 서천리 장승, 산천재 같은 의미 있는 주변 지역 모습도 담았다. 새 후불탱은 전통을 잃어버린 시대, 불교 미술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 또한 작지 않다. dcsuh@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충북 영동군 자계마을·자계예술촌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충북 영동군 자계마을·자계예술촌

    자계마을은 충북 영동의 최남단 용화면에 있는 작은 산골마을이다. 소백산맥이 덕유산까지 이어지는 길에 위치하고 있어 크고 낮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자계마을의 의미도 보랏빛 골짜기라는 뜻이니 얼마나 깊은 산중에 마을이 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용화면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곳이라 평소엔 마을 사람들 외에 드나드는 이가 없어 인적도 드물다. 6개의 이(里)로 구성된 용화면 인구수가 1000여명 정도다. 100여명 남짓한 자계마을 주민 대부분이 곶감, 호두, 블루베리, 표고 등을 재배하며 살아간다. ●충북·충남·경북과 맞닿은 자계마을 재미있는 것은 마을의 위치다. 행정구역은 포도로 유명한 충북 영동군이지만 생활구역은 전북 무주군과 더 가깝다. 영동시내까지는 차로 40분 걸리지만 무주시내까지는 15분이면 갈 수 있어 장을 보거나 문화생활 등을 대부분 무주에서 해결한다. 무주의 지역적 특징이 북으로는 충북, 서쪽으로는 충남, 동쪽으로는 경북과 맞닿아 있는 문화권에 속하다 보니 자계마을 또한 산속에 있어도 외지 문화와 사람들에게 비교적 관대하다. 전혀 연고도 없는 외지인들이 만든 자계예술촌이 예술마을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초창기보다도 이른 2001년에 이곳에 둥지를 틀게 된 데에는 이러한 문화, 역사적 요인들이 있다. 자계예술촌을 찾아간 것은 여름 휴가 끝자락인 8월 15일이 지난 어느날이었다. 예술촌에서는 매년 8월 광복절이 낀 연휴에 산골공연 예술잔치를 펼쳐 왔다. 올해로 13번째. 12~14일 3일 동안 작은 산골마을이 축제를 즐기려는 외지인들로 북적였다. 그 피곤함이 오롯이 남아 있을 법한데 16일에는 창작 레지던시에 거주하는 예술인들을 위한 워크숍을 열었다. 레지던시 예술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했다. 20여 명의 예술가들이 소극장에 모여 편안한 자세로 디자인 평론가 최범씨의 강의를 들으며 질문을 주고받았다. 자계예술촌은 자계마을에 있는 폐교를 활용해 새롭게 만든 문화예술공간이다. 초창기 예술촌을 개척한 이는 연극연출가 박창호 감독과 극단 터이다. 대전에서 활동해 오던 극단 터가 좁은 지하연습실을 벗어나 새로운 연습실을 찾으면서 오게 됐다. 폐교된 산골의 작은 분교를 임대해 소극장과 분장실, 소품실, 야외무대, 연습실 등으로 탈바꿈시켰다. 처음에는 극단의 연습실과 공연장으로 활용됐지만 이후 다양한 단체의 좋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지역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독립 예술 단체가 됐다. 지금은 2005년부터 합류해 박 감독과 부부의 연을 맺게 된 배우이자 공연기획자인 박연숙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산골공연예술잔치 등 열정의 축제 자계예술촌이 주목받는 이유는 끊임없이 지역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과 행사를 기획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행사가 산골공연예술잔치다. 1년에 한 번 여는 이 행사는 3일 동안 다양한 공연단들이 참여해 지역주민, 방문객들과 함께 공연예술잔치를 펼친다. 올해만 해도 3개의 극단과 타악공연단, 어쿠스틱밴드, 국가무형문화재가 참여하는 고성문둥북춤 공연단 등 6개 팀이 참여해 6개의 서로 다른 작품을 보여 주었다. 3일간 1000명의 주민과 관람객이 산골로 찾아와 뜨거운 여름밤을 불태우며 축제를 함께 즐겼다. 한국예술문화위원회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인 ‘신나는 예술여행’에도 자계예술촌이 참여한다. ‘예술농장 함께’라는 프로그램을 6월부터 10월까지 총 7회 진행 중인데 토요일 한나절 공연 관람과 목판화, 나무 공예, 흙공예, 벽화, 직조놀이 등 다양한 실용예술을 접목해 지역 주민, 어린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4번의 행사가 열렸으며 앞으로 9월 10일, 24일, 10월 8일 3번의 행사를 남겨두고 있다. 예술창작과 교육도 꾸준히 진행된다. 레지던시를 두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머무르며 협업을 하거나 작품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의 학교에 출강해 아이들이 예술을 가깝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연을 희망하는 단체들에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도 준다. 9월 21~23일엔 레지던시 프로그램인 오픈 워크숍과 창작거점 공간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의 오픈 라운드테이블도 열릴 예정이다. ●예술창작·교육도 활발 폐교 등을 활용한 문화공간이 초창기에는 주목받지만 결국은 재정난에 부딪혀 운영이 중단되거나 방치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거창한 욕심 같은 건 없어요. 일단 행사나 공연을 준비하는 일이 무척 즐겁구요. 영동 용화면 산골에 가면 언제나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무대와 공간이 있다는 것을 계속 알리는 게 중요하죠.” 15년 넘게 공간을 운영해 온 비결에 대한 박연숙 대표의 답변이다. 예술가들 사이에서는 폐교를 활용한 공간을 꿈꿀 때 먼저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곳이 자계예술촌이라고 한다. 여행자들에게도 언제든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곳이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자가용으로 갈 경우 통영대전고속도로 무주 IC에서 나와 30번 국도를 타고 반디랜드 방면으로 가다가 용화면사무소에서 자계마을 방면 도로를 이용한다. 대중교통으로 갈 경우 경부선 영동역에서 하차해 하루 4~5번 다니는 조동행 농어촌버스를 타고 예술촌에서 하차한다. 영동역에서 예술촌까지 약 1시간 소요. →함께 가볼 만한 곳:자계예술촌과 무주읍은 15분 거리다. 반딧골전통공예문화촌의 최북미술관은 무주 출신인 조선 후기 대표화가 최북의 업적을 기리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산수화를 잘 그려 최산수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인 그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지역 작가들의 다양한 기획전도 열린다. 같은 무주 출신인 문학비평가 김환태 문학관, 옛 생활사 전시체험관 등을 함께 돌아볼 수 있다. 무주 특산물인 머루와인동굴과 적상산전망대,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적상산 사고지도 30여분 내로 갈 수 있는 곳이다. →맛집:자계마을에는 식당이 없다. 무주읍의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무주군청 부근의 한일관(324-1633)은 갈비탕, 낙지덮밥 등이 인기 있다. 커다란 왕갈비로 끓여내는 갈비탕 한 그릇이면 하루가 든든하다. 천지가든(322-3456)은 버섯전골정식이 유명하다. 칼칼하게 맛을 낸 전골과 나물, 김부각 등의 반찬이 맛있다. 비빔밥 정식 등도 즐겨 먹는 메뉴다. 금강식당(322-0979)은 무주의 향토음식인 어죽으로 유명하다.
  • 불타는 하늘 불타는 바다…그 사이의 섬

    불타는 하늘 불타는 바다…그 사이의 섬

    수많은 사람과 사연들을 실은 배가 전북 부안의 격포항을 떠나 바다 위를 힘차게 내달린다. 행선지는 위도다. 배 오른쪽으로 임수도가 떠 있다. 섬 주변의 조류 흐름이 유난히 거칠다는 곳. 1993년 서해페리호 침몰사고의 아픔이 잠긴 곳이자 심청전에 등장하는 인당수(인천 백령도와 장산곶의 중간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야기가 전해오는 곳이다. 위도는 변산반도 격포항에서 서쪽으로 14㎞ 남짓 떨어져 있다. 쾌속선으로 40여분 거리다. 섬엔 아픈 기억이 여전하다. 서해훼리호 외에도 일제강점기인 1931년 한 해 동안 세 차례나 섬을 강타한 태풍에 500여척의 어선이 수장된 일도 있다. 하지만 짙게 드리운 그 기억들을 한꺼풀 걷어내면, 섬은 그제야 제 진면목을 드러낸다. ●흑산도·연평도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조기 파시로 이름 높던 곳 위도(蝟島)는 한자 표현 그대로 고슴도치(蝟) 섬이다. 섬의 모습이 고슴도치를 닮았다는 이도 있고, 바람에 견디기 위해 작달막한 체구에 삐죽 솟은 모양으로 자란 소나무가 고슴도치의 털을 닮아 그리 부른다는 이도 있다. 위도를 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를 타고 일주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최근엔 자전거로 돌아보는 동호인들도 꽤 늘었다. 섬을 도는 공영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한데 단 한 대뿐이어서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게 단점이다. 섬 일주도로는 총 27㎞ 정도다. 왕복 2차선 길이어서 어디든 수월하게 갈 수 있다. 들머리는 카페리가 닿는 파장금항이다. 예서 북서쪽 바닷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보는 게 일반적이다. 위도는 흑산도, 연평도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조기 파시로 이름 높던 곳이다. 위도 남쪽 바다는 조기잡이로 이름난 칠산어장.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수백 척의 어선이 조기와 삼치를 잡기 위해 몰려와 파장금항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 덕에 파장금 앞의 밥섬(식도)까지 정박한 배들이 늘어섰고, 주민들이 배를 다리 삼아 두 섬을 오갔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여태 전한다. 돈과 사람이 몰리다 보니 포구도 덩달아 흥청댔다. 당시 파장금항엔 뱃사람들에게 술 따위를 파는 여성이 600명에서 많게는 1000명에 이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니 뱃사람들과 술집 여인네들 사이에 오죽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사랑에 빠진 술집 여인과 함께 도망치다 걸려 몸값 물어주고 만신창이가 된 이가 적지 않았고, 죽자 사자 소란 피우는 이들은 발부리에 차이는 돌만큼 허다했다. 이런 사연들을 기억하고 있는 술집 쪽방 골목이 지금도 파장금항 마을 뒤쪽에 그대로, 혹은 반쯤 허물어진 채 남아 있다. ●너른 소금벌 많다는 마을 벌금리… 얇은 돌판 켜켜이 쌓인 검은 해안 절벽 파장금항에서 일주도로를 따라가다 가장 먼저 만나는 마을이 벌금이다. 너른 소금벌이 많아 벌금이라 했다는데, 이처럼 위도 곳곳엔 정겨운 순우리말 이름의 마을들이 여태 남아 있다. 유달리 깊숙하게 파였다고 해서 깊은금, 섬에선 드물게 논이 있었다는 논금, 개펄에 대나무살을 엮어 세워 고기를 잡았다던 살막금, 개펄 너머 마을인 개들넘 등이 그렇다. 벌금리 마을 안쪽의 포구에서 옛 여객선터미널 쪽으로 가다 보면 얇은 돌판이 겹겹이 쌓인 검은 해안 절벽이 펼쳐진다. 현지인들이 ‘위도의 채석강’이라 부르는 용머리 해안으로 수만권의 책을 쌓아 올린 듯하다는 격포 채석강의 자태를 빼닮았다. 터미널 건물 앞으로 난 시멘트길은 두 개의 작은 바위섬까지 이어진다. 현지인들이 오재미라 부르는 곳이다.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인 바위섬의 기세가 장하다. 이처럼 범상하지 않은 모양새 때문인지 무속인들이 즐겨 굿판을 벌이기도 한다. 촛불에 그을린 자국 등 섬 여기저기에 치성의 흔적들도 역력하다. 벌금항에서 오른쪽으로 난 작은 시멘트 다리를 건너면 정금도다. 장희빈의 숙부가 이 섬에서 귀양살이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벌금리에서 고개를 넘으면 위도 해수욕장이다. 깊숙한 만 안에 펼쳐진 거무튀튀한 모래밭이 인상적이다. 해변의 모래는 단단하기로 이름났다. 차 바퀴가 안 빠질 정도란다. 해변 뒤 모래언덕에 위도상사화 꽃밭이 조성돼 있다. 상사화(相思花)는 꽃이 잎을 못 보고 잎도 꽃을 못 본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초가을 무렵 피는 꽃무릇을 상사화라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둘은 개화 시기나 모양새가 다소 다르다. 위도에는 유독 꽃잎이 하얀 상사화가 자생한다. 그래서 ‘위도상사화’라는 이름을 따로 가졌고 학명 첫머리에도 영문으로 ‘Korea’가 표기된다. 주민들은 위도상사화를 ‘모모릿대’라고 부른다. 고구마 줄기 닮은 꽃대를 무치면 어지간한 나물보다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유달리 깊숙하게 휘어진 만 ‘깊은금’… 영화 ‘해안선’ 촬영지 ‘논금’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유달리 깊숙하게 휘어진 만이 나온다. 깊은금이다. 고슴도치의 자궁에 해당되는 곳. 해변은 모래가 아니다. 잘고 납작한 깻돌 일색이다. 이 때문에 밟는 느낌이나, 파도에 부딪치는 소리가 모래해변과 사뭇 다르다. 깊은금에서 복주머니 모양의 미영금으로 넘어가면 바닷가 절벽 옆에 서 있는 물개바위를 볼 수 있다. 미영금 지나면 논금이다. 해안은 역시 깻돌이다. 뱀대가리를 닮았다는 사두혈과 내·외조도 등 섬들이 고즈넉하게 어우러져 있다. 이 풍경 덕에 영화 ‘해안선’과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논금을 지나 산자락을 힘차게 오르면 살막금이다. 대나무 등으로 만든 살을 바다에 세워 물때를 이용해 고기를 잡던 곳이다. 지금도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포인트 중 하나다. 살막금 언덕 일대도 위도상사화 군락지다. 해넘이 때 특히 아름다운 풍경을 선보인다. 붉게 달궈진 해가 바로 앞의 거륜도와 멀리 내·외조도 일대를 물들이며 바다로 잠긴다. 대리는 위도띠뱃놀이(국가무형문화재 82-3)의 본고장이다. 해마다 정월이면 띠로 만든 배를 띄우며 풍어와 안녕을 비는 굿판을 벌인다. 대리마을 윗자락의 ‘위도 띠뱃놀이 전수관’에 들르면 풍어와 마을의 안녕을 빌던 민속놀이의 원형을 접할 수 있다. 이어 한 굽이 더 돌아가면 치도리가 나오고 큰딴치도와 작은딴치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면사무소 앞에 있는 위도관아(전북도유형문화재 101호)는 꼭 둘러보는 게 좋겠다. 섬 지방을 통틀어 유일하게 남은 조선 시대 관청 건물이다. 이제 루너티큐, 월광병 환자가 될 시간이다. 사실 위도를 찾은 것도 곱게 핀 상사화 보며 달빛 기행 즐기자는 뜻이었다. 보름달은 휘영청 떠올랐는데 사위는 여전이 붉다. 너무 가뭄이 심해 달도 붉게 타들어 가는 듯하다. 썰물은 섬과 섬이 연결되는 시간이다. 딴달래도, 큰딴치도, 작은딴치도 등 작은 섬들이 연결돼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마치 또 다른 세상이 열린 듯하다. 검푸른 바다 위로는 하얀 달빛이 쏟아진다. 바다는 그 빛을 고스란히 은파로 되살려 낸다. 달빛과 바다가 어우러진 위도는 그래서 더 멋들어지다. 글 사진 부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대원카페리와 파장금카페리가 주말과 공휴일 기준 하루 여덟 차례(07시 55분·09시 15분·10시 35분·11시 55분·13시 15분·14시 35분·15시 55분·17시 15분 출발, 10월 31일까지) 격포항과 위도 파장금항을 오간다. 평일엔 여섯 차례로 준다. 뱃삯은 어른 기준 격포 8300원, 위도 5000원. 차는 편도 1만 8000원(승용차는 쏘나타, SUV는 투싼 기준)이다. 주말에는 ‘승선 정체’가 생길 때도 있다. 승용차를 가져갈 경우 나올 때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격포항여객터미널 581-1997. 위도 내 공영버스와 택시는 각각 한 대다. 배 시간에 맞춰 운행된다. 위도버스 기사인 백은기씨는 문화관광해설사도 겸하고 있다. 010-3658-3875. →잘 곳:숙박과 음식점을 겸한 펜션들이 대부분이다. 아리울펜션(582-1655)은 살막금 언덕 위에 있다. 거륜도 너머로 빼어난 저물녘 풍경이 펼쳐진다. 위도상사화 군락지가 펜션 바로 아래 있다. 지난 2011년, ‘섬마을 연주회’ 차 들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배우 윤정희 부부가 묵어갔다고 해서 입소문 난 집이다. 하수오백숙, 갑오징어철판구이 등 독특한 요리를 맛깔나게 낸다. 생선회도 신선하고 감국발효액상차도 맛이 깊다. 치도리 쪽에는 쉐백(584-7000) 날마펜션(583-0949)이 있다. 난바다를 향한 언덕 위에 세워져 전망이 시원하다. 음식점을 겸한 민박은 파장금항 주변에 많다.
  • [新국토기행] 춘향의 고장 남원… 광한루엔 연인들의 ‘사랑가’ 한 자락

    [新국토기행] 춘향의 고장 남원… 광한루엔 연인들의 ‘사랑가’ 한 자락

    전북 남원시는 예로부터 ‘천부지지 옥야백리’(天府之地 沃野百里)라고 했다. 천부지지는 하늘이 고을을 정해준 땅이라는 뜻이고 옥야백리는 넓고 비옥한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다는 의미다. 살기 좋은 곳으로 유명했던 것이다. 통일신라시대에는 전북 5소경의 하나로, 고려시대는 남원부로, 조선시대에는 남원도호부로 전라도와 경상도를 아우르는 중요한 위치였다. 전북의 동남권으로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동으로는 경남 하동, 남으로는 전남 구례, 북동부는 경남 함양과 인접해 있다. 춘향전의 무대로 역사의 숨결이 담긴 문화유산이 풍부하고 먹거리도 풍성하다.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을 끼고 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신명 나는 우리 가락 동편제의 본향이기도 하다. 현재 행정구역은 23개 읍·면·동(1읍 15면 7동)으로 구성돼 있고 인구는 8만 5000명이다. 볼거리 ●남한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지리산 지리산은 남한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산이다. 1967년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됐다. 해발 1915.4m의 천황봉을 중심으로 총면적이 440.4㎢이다. 능선의 길이가 동서로 40㎞에 이르는 거대한 산악군을 형성한다. 높이 1500m 이상 봉우리가 18개, 1000m 이상 봉우리는 40개나 된다. 큰 산줄기는 15개, 아름다운 골짜기가 20여개다.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피아골, 뱀사골, 칠선, 한신 등 4대 계곡은 저마다의 특색을 자랑한다. 국보와 보물을 간직한 대사찰과 수많은 암자가 지리산 자락에 안겨 있다. 화엄사, 쌍계사, 연곡사, 실상사 등 대사찰을 비롯해 많은 암자가 남아 있다. 문화재는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국보 12호)을 비롯한 국보 8점, 보물 56점이 있다. 800여종의 식물이 분포하고 400여종의 동물이 서식한다. 천연기념물은 반달가슴곰(329호), 수달(330호), 하늘다람쥐(328호) 등이다. 지리산의 절경은 필설로 다하기 힘들다. 무수히 많은 비경이 사시사철 펼쳐진다. 지리산 둘레길은 3개도(전북·전남·경남) 5개 시·군(전북 남원시, 경남 함양·산청·하동군, 전남 구례군)에 걸쳐 있는 274㎞의 장거리 도보길이다. 정겨운 숲길, 논두렁길, 마을길을 환형으로 연결한다. 남원시에는 둘레길의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4개 구간이 있다. ●춘향전 배경·한국 대표 누각 광한루원 남원은 춘향의 고향이자 춘향전의 발상지다. 광한루원은 춘향전의 배경이 된 조선시대 대표적인 정원이다. 명승 제33호. 경회루, 촉석루,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누각에 들어갈 만큼 만듦새가 뛰어나다. 우리 선조들이 자연을 닮고자 하는 생각을 표현해 낸 정원으로 신선이 사는 이상향을 지상에 건설했다. 하늘나라 월궁을 광한루라 했고 그 아래 천상의 은하수를 상징하는 호수와 오작교를 놓았다. 오작교는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깃든 아름다운 돌다리다. 이곳에서 사랑을 약속하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다. 신선들이 산다는 전설 속의 삼신산을 연못 가운데 조성했다. 전체적인 구성이 천체우주를 상징한다. 인간이 천상의 세계를 꿈꾸며 달나라를 즐기려고 지었다는 완월정을 비롯해 춘향사당, 춘향관, 월매집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그네 등 전통놀이 체험장도 다양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남원 상징물·위락시설 모인 관광단지 한국관광공사가 남원의 모든 상징물과 위락시설을 모아 놓은 종합관광단지다. 남원시 어현동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춘향전과 관련된 춘향테마파크, 춘향문화예술회관, 국립민속국악원, 남원향토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들어서 있다. 춘향테마파크는 춘향전의 스토리를 따라 5개의 장으로 꾸몄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곳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전’ 세트장도 이곳에 있다. 단심정에서는 남원시를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숙박업소와 음식점도 잘 갖춰져 있다. ●천년 고찰 실상사와 중요 역사 유적들 남원은 역사를 품 안에 가득 채울 수 있는 여행이 가능한 지역이다.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민족정신이 응집된 역사의 고장이다. 천년 고찰 실상사는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창건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선종 사찰이다. 백장암 삼층석탑(국보 제10호)을 비롯한 국가지정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만인의총은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순절한 1만명의 넋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이성계 장군이 왜구를 물리친 황산대첩비와 피바위, 유구한 세월을 버티며 그 옛날 영화를 말해주려 하는 만복사지는 빼놓지 말아야 할 유적이다. 이 밖에도 용담사 석불입상, 대복사 동종, 선원사 칠조여래좌상 등 많은 유적이 보존돼 있다. ●정겨운 우리 가락 울리는 동편제 본향 우리 가락과 관련된 볼거리도 풍부하다. ‘남원 가서 소리 자랑하지 말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남원은 국악을 낳고 소리를 키운 고장이기 때문이다. 춘향가, 흥부가 등 판소리 동편제 본향으로 국악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보고 즐길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 악성 옥보고는 지리산에서 거문고를 완성했다. 조선시대 가왕 칭호를 받은 송흥록의 생가도 보존돼 있다. 송흥록은 민속음악 가운데 가장 느린 진양조를 응용해 극적이면서 예술적인 판소리를 완성했다. 지방무형문화재 류명철씨의 전라좌도 남원농악관과 국립민속국악원이 있어 어딜 가나 정겨운 우리 가락과 풍류를 즐길 수 있다. 최명희의 장편 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남원시 사매면 ‘혼불문학관’도 문학기행 코스다. 남원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먹거리 ●‘가을 보양식 으뜸’ 얼큰 구수한 추어탕 남원 먹거리의 으뜸은 추어탕이다. 광한루원 주변에 추어탕거리가 형성될 정도로 유명한 토속 음식이다. 남원 추어탕이 유명한 것은 섬진강 지류인 요천 등 청정 하천 곳곳에서 미꾸라지가 많이 잡혔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추수가 끝나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미꾸라지를 잡아 시래기와 토란대를 넣고 끓여 먹은 전통음식이다. 추어탕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새집’ 등이 각기 다른 조리법과 맛을 보여준다. 추어탕은 가을 미꾸라지를 최고로 친다. 미꾸라지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이면 몸속에 영양분을 가득 저장하기 때문이다. 여름 더위에 지친 원기를 회복시켜 주고 추운 겨울을 든든하게 버틸 힘을 주는 보양식으로 통한다. 남원 추어탕은 미꾸라지와 시래기 등으로만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낸다. 된장, 들깨 불린 물, 다진 양념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미꾸라지는 길이가 짧고 몸통이 동글동글한 ‘동글이’를 고집한다. 맛이 좋고 비린내가 적다. 지리산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추어탕 전용 무청도 남원 추어탕의 맛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입맛에 따라 향신료인 제피가루(초피가루)를 뿌려 먹는 것도 특징이다. 추어튀김, 추어숙회도 유명하다. ●‘탱글탱글 감칠맛’ 흑돼지 버크셔K 남원에서 생산되는 흑돼지는 ‘버크셔K’라는 특별한 품종이다. 미국계 버크셔 품종을 들여와 한국 기후에 맞게 육종했다. 2004년 미국에서 유전자원을 도입·개량해 국제식량기구(FAO)에 새로운 품종으로 등재했다. 해발 500m 고랭지에서 기르기 때문에 일반 돼지보다 육질이 부드러우면서 씹는 맛이 고소하다. 탱글탱글한 육질에 부드럽게 녹는 듯 씹히는 비계의 식감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낸다. 백색 돼지와 달리 근섬유의 단면적이 작으면서 수가 많아 촉촉하면서 탄력 있는 식감을 주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비계도 다른 돼지에 비해 수분이 20% 정도 적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부드럽고 잡내가 없다. 운봉읍 등 4개 읍·면 흑돼지 사육농가들이 생산하고 있다. 농가들은 엄격한 품질 관리를 위해 법인을 설립하고 공동출하, 공동판매를 하고 있다. 관광산업과 연계시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리산 나물 풍성’ 한정식·산채정식 남원은 예로부터 음식이 발달한 맛의 고장이다. 지리산을 끼고 있어 다양한 산채가 연중 생산되고 남해안에서 건져 올린 생선류도 전라선을 타고 곧바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한정식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30여 가지의 반찬이 상을 가득 채운다. 고기와 생선은 물론 나물류가 다양하다. 무·배추·파·고들빼기, 물김치 등 여러 종류의 김치와 꼬막, 새조개, 굴 등 다양한 어패류가 상에 오른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얇게 저며 석쇠에 구운 숯불구이가 유명하다. 산채정식은 지리산에서 채취한 향기로운 산나물이 주재료다. 고사리, 취, 미나리, 도라지, 뽕잎, 시래기, 명이, 쑥부쟁이, 곰취, 곤드레, 비비추, 원추리, 땅두릅, 엄나물, 두릅 등을 데치고 말려 고소하게 볶아낸다. 남원시 근교는 물론 지리산 자락인 주천면 고기리 일대에 산채정식 집들이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건배 전통주 ‘황진이’ ‘황진이’는 각종 주류 품평회에서 크고 작은 상을 휩쓴 전통주다. 지리산 자락 농가에서 빚어 오던 오미자 약주를 발굴 계승한 순수 발효주다. 2006년 남북정상회담 건배주, 2007년 전통주품평회 대상, 2007년 제1회 대한민국주류품평회 금상, 2013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대상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청정지역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오미자와 산수유를 쌀과 누룩으로 발효시켜 빚는다. 깊고 풍부한 맛, 환상의 붉은색이 조화를 이뤄 남녀 모두가 즐겨 찾는 남원의 대표 전통주로 통한다. 남원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경자의원 한중 문화 페스티벌에 참석

    서울시의회 김경자의원 한중 문화 페스티벌에 참석

    서울시의회 김경자 의원(국민의당, 강서 2)은 8월 27일 ‘한중 문화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서울문화홍보원은 주최로 이루어진 이 행사는 서울 종로 운현궁에서 한국과 중국의 문화가 어우러진 축제로 매년 정기행사인 서울국제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이날 공식 행사로는 ‘2016 한중 문화 스타 어워즈’가 있다. 김의원은 “민간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문화교류가, 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 양국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더 나아가 동아시아의 대표적 문화강국인 한국과 중국의 문화수준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축제는 빈대욱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마술학과 학과장이 총감독을, 조재윤 배드보스컴퍼니 대표가 총연출을 맡았다. 서울문화홍보원과 중국 세민박 문화산업유한공사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시 및 종로구청 등이 후원하는 행사다. 김의원은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양국 간의 우호증진을 위한 행사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라고 언급하며, “앞으로도 서로의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확인하면서 보다 창조적인 미래를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까지 KTX 2시간대… 남도 맛기행으로 인기몰이…전국 유기농 작물 30% 생산

    국토 서남부 중심 도시인 광주시는 5개 자치구로 이뤄져 있다. 총인구는 149만여명이다. 면적은 501㎢로 1986년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전남도에서 분리됐다. 지역 내 총생산액은 2014년 기준 30조 9984억원으로, 1인당 지역 내 총생산액(GRDP)은 2044만 8000원이다. 기아차, 삼성전자를 포함한 18개 대기업 등 모두 4517개 제조업체가 생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올 재정 규모는 4조 2989억원으로 자립도는 전국 광역시 평균 49.6%보다 낮은 41.3%이다. 광산업과 자동차·전자·금형 등 첨단산업이 주력이다. 지난해 4월 호남고속철(KTX) 개통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원으로 외지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소쇄원·식영정 등 무등산 시가문화권 탐방과 남도 맛기행이 인기를 얻고 있다.친환경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과 군공항 이전, 지하철 2호선 건설, 에너지 밸리 조성 등이 현안이다. 전남도는 목포, 여수 등 5개 시와 17개 군, 297개 읍·면·동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기준 주민등록상 인구는 외국인 3만여명을 포함, 193만 9562명이다. 올 예산은 16조 281억원, 재정자립도는 19.3%로, 전국 평균 46.6%에 크게 못 미친다. 전국에서 가장 긴 6743㎞의 해안선과 2165개의 섬(유인도 279개, 무인도 1886개)을 갖고 있다. 여수산단에 집중 배치된 석유화학과 철강·조선 등 3대 산업의 생산액이 116조 7000억원으로 지역 내 제조업체 생산액의 93%를 차지한다. 서울~목포가 KTX로 2시간대에 연결되며, 서해안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무안국제공항 등을 통해 전국으로 뻗어 나간다. 해외로 진출하는 바닷길은 광양컨테이너 부두와 목포 신외항을 통한다. 농산물은 유기농 인증 면적이 전국의 30%인 5380㏊로 1위를 차지한다. 쌀 등 전통적인 작물에서 고구마, 양파, 마늘, 무화과 등 경제작물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 완도·진도 등 서남해안 청정 해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과 해조류는 건강 식품 등으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갯벌과 섬 등은 미래 관광자원으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 에너지와 우주·항공, 신소재, 농생명 산업 육성 등이 현안으로 떠오른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부고] 황규호 본지 前문화부장 별세

    [부고] 황규호 본지 前문화부장 별세

    황규호 전 서울신문 문화부장이 27일 별세했다. 78세. 고인은 문화재 분야에 정통한 대표적 언론인의 한 사람이다.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68년 서울신문에 입사했다. 이후 문화재 한길을 걸으며 서울신문 문화전문대기자와 학술전문지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 ‘한국인 얼굴 이야기’와 ‘유라시아 고고학기행’ 등이 있다. 특히 ‘한국인 얼굴 이야기’에 실린 글 5편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류국자씨와 아들 기훈(그래픽 디자이너) 딸 선나, 선이씨, 사위 김상균(KBS 부장대우), 백재욱(한국에바라정밀기계 부장)씨, 며느리 박환희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 고양시 동국대일산병원 장례식장 10호실, 발인은 29일 오전 9시. 010-5937-8781.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온몸에 전율 흐르네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온몸에 전율 흐르네

    예수 탄생의 일화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를 예고하는 ‘수태고지’(受胎告知·Annunciation)의 순간은 그리스도교가 정착한 5세기 이래 서구 미술의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졌다. 날개 달린 천사가 한 여인에게 무언가 말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있다면 그 그림의 제목은 열이면 열, ‘수태고지’라고 보면 된다. 15세기 르네상스 미술에서는 특히 산드로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걸출한 화가들이 ‘수태고지’를 주제로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개인적 취향의 차이는 있겠으나 지금까지 본 모든 수태고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꼽으라면 서슴지 않고 피렌체의 산마르코 수도원에 있는 프라 안젤리코(1387~1455)의 ‘수태고지’라고 답하겠다. ●기독교 교리의 본질을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표현 프라(Fra)는 수도사들의 이름 앞에 붙이는 호칭으로 ‘형제’라는 뜻이고, 안젤리코는 ‘천사 같은’이라는 뜻이다. 본명이 구이도 디 피에트로인 그는 청년기에 채색 삽화가로 도제 수업을 받고 화가로 활동하다가 23세에 도미니크회 수도원에 들어갔다. 깊은 신앙심을 지닌 그는 기도의 행위로서 그림을 그렸다. 채색 필사본과 제단화로 이름을 알리던 중 도미니크회가 1436년 인수한 피렌체의 산마르코 수도원의 장식화를 맡게 됐다. 산마르코 수도원은 본래 실바네스트리 수도회 소유였던 것을 코시모 데 메디치의 후원으로 재건축이 이뤄졌다. 메디치궁을 지은 건축가 미켈레초가 1437년부터 재건축 공사를 시작해 16년 만인 1452년 지금의 수도원 건물이 완성됐다. 프라 안젤리코는 1436년부터 1445년까지 이곳에 머물며 벽화와 회랑의 프레스코화, 수도사들의 독방 프레스코화를 완성했다. 현재는 산마르코 국립박물관으로 불리지만 프라 안젤리코 미술관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수도원은 광장 쪽으로 1층에 성당이 있고 그 왼쪽으로 들어가면 큰 정원과 아치가 이어지는 성안토니오 회랑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회랑을 따라 걷다가 2층으로 올라가면 첼라(Cella)라고 하는 수사들의 독방이 42개가 있다. 프라 안젤리코는 원근법과 같은 당대의 기술과 수도사로서의 경건함과 신실함, 신학적 지식을 담아 수도원을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로 장식했다. 2층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면 맞은편 벽면에 ‘수태고지’가 그려져 있다. 생각보다 꽤 크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매혹적이고 섬세한 작품을 보는 순간 온몸이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이다.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는 ‘반문하고’ ‘순종하는’ 단계를 담고 있다. 조심스럽게 사실을 알리는 가브리엘의 자상한 표정과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저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습니다”라며 반문하다가 말씀을 따르겠다고 받아들이는 마리아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황금빛이 은은하게 공간을 비치는 가운데 천사와 마리아 모두 겸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있다. 고요하고 명상적인 분위기의 이 그림 속에 프라 안젤리코는 원죄없이 잉태가 이뤄지는 기독교 교리의 본질을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프라 안젤리코는 2층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수도사들의 방에 각기 다른 성서의 이야기를 프레스코화로 남겼다. 각 방에는 번호가 적혀 있지만 프레스코화에 담긴 그림은 성서의 순서대로 그려져 있지는 않다. 1번 방에는 부활한 예수를 처음 발견한 마리아가 손을 잡으려 하자 예수가 “나를 잡지 마라”라고 말하는 장면, 2번 방에는 죽은 예수의 시신을 가운데 두고 슬퍼하는 장면을 그린 ‘애도’, 3번 방에는 또 다른 ‘수태고지’가 그려져 있다. ●중세 명작·유물 가득…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프라 안젤리코의 프레스코화 외에도 산마르코 수도원에는 유명한 그림과 중세 수도원의 유물들이 많다. 수도원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코시모 데 메디치를 위해 북쪽 회랑 끝에 마련한 특별 기도실(39번방)에는 베노초 고촐리의 ‘동방박사의 경배’가 있다. 동방박사는 피렌체에서 선택받은 가문, 존경받는 가문, 선지자적인 가문이고 싶었던 메디치 가문의 수호 성인이었다. 피렌체의 인문학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지식인들이 자주 모였던 아래층 수도사들의 식당(레페르토리오)에는 미켈란젤로의 스승으로 유명한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최후의 만찬’이 있다. 산마르코 수도원장으로 ‘허영심의 화형식’을 거행하고, 결국 자신도 화형당한 지롤라노 사보나롤라의 유품도 볼 수 있다. 수도원 2층 복도에는 아름다운 도서관도 있다. 아름답기만 할 뿐 아니라 세계 최초의 공공도서관이라는 명예까지 안고 있는 이곳에는 수도사들이 직접 쓰고 그린 수백년 된 필사본들이 진열장을 채우고 있다. 산마르코 수도원은 198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lotus@seoul.co.kr
  • [기고] 책 읽으러 강릉에 오세요/최명희 강릉시장

    [기고] 책 읽으러 강릉에 오세요/최명희 강릉시장

    소설가 한강이 지난 5월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몇만 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던 한국 소설이 수십만 부가 팔리면서 독서붐을 일으켰다. 그전에 발표됐던 한강의 다른 작품도 다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 상 수상을 계기로 모처럼 책 읽는 문화가 다시 확산되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1년간 13세 이상 국민 중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독서율)은 56.2%였다. 10명 중 4명꼴은 1년에 단 한 권도 책을 읽지 않은 것이다. 13세 이상 1인당 연간 평균 독서 권수는 9.3권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의 연평균 독서율인 76.5%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거의 책을 읽지 않는 나라에 속한다. 지난 1월 미국의 주간잡지 뉴요커는 “한국은 선진국 가운데 1인당 독서량이 최저인데 노벨문학상 발표 시기만 되면 전 국민이 한국 작가의 수상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꼬집었다. 책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읽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책은 지식의 보고이고, 독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밑거름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책을 읽는 모습보다 스마트폰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독서는 일상생활에서 가까이 책을 두고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출판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책을 구해 읽을 수 있도록 주변에 도서관 등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야 한다. 강릉 하면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인 경포대 해변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강릉은 예전부터 문향(文鄕))으로 유명하다. 멀리 율곡 이이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쓴 매월당 김시습, 허균과 허난설헌 등의 고향이다. 근현대 들어서는 서영은, 윤후명, 김형경 등의 문인들도 강릉 출신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은 강릉은 2007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아 도심은 물론 읍, 면, 동 단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지금 99개로 늘었다. 전통의 향기를 풍기는 옛 기와집이나 시장통, 오래된 마을의 뒷골목에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주민들이 사랑방 역할을 하게 했다. 다음달 9~11일 강릉에서 열리는 ‘2016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다. 전국의 출판 및 독서 관련 단체 150여곳이 참여해 책 읽는 도시 선포식, 북 콘서트, 노벨문학상 작가전 등이 펼쳐진다. 또 전국독서동아리한마당, 평생학습어울림한마당, 전국문학심포지엄, 평생학습의 밤 등 독서 애호가들의 행사가 풍성하게 마련됐다. 강릉의 자랑인 경포 해안에서 벌어지는 문학 기행은 초가을 솔향 가득한 해변에서 펼쳐지는 인문학의 향연이다. 독서는 개인에게는 인성과 실력을 살찌우는 역할을 하지만 크게 보면 미래의 국가경쟁력은 물론 한 나라의 국격(國格)을 결정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책 읽기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 엄정화, 엄태웅 성폭행 피소에 “당장 귀국하라”

    엄정화, 엄태웅 성폭행 피소에 “당장 귀국하라”

    배우 엄태웅 성폭행 피소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누나인 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가족회의를 소집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24일 영화배우 엄태웅(42)에게 성폭행당했다고 고소한 30대 여성이 수년간 상습적으로 속칭 ‘마이낑(선불금)’ 사기행각을 벌여 온 것으로 확인됐다. 엄태웅 측은 “성폭행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해외여행 중 일정을 앞당겨 급히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된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백현주 대중문화전문기자는 “엄태웅이 드라마 종영 이후 가족 여행을 간 상태에서 이 보도를 접하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엄태웅의 누나인 엄정화 씨가 가족들을 다 불러모아서 가족회의를 소집했다고 전해졌다”고 밝혔다. 엄태웅 가족은 해외여행 중 귀국 일정을 앞당겨 이르면 조만간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정화는 동생 엄태웅의 피소 사실이 보도되자 “귀국해라. 일 커지기 전에 해결해야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엄태웅 씨의 무혐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엄태웅은 지난달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기 성남시에서 스포츠 마사지샵을 운영하던 35살 여성 권모 씨가 “지난 1월 말 엄태웅 씨를 마사지하던 중 엄태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당사자가 맞는지 여부는 아직 저희도 확인한 바가 없다. 고소장에 나와있는대로라고 하면 성매매 업소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고소인 권 씨와 엄태웅 씨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사진=더팩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쟁 상처 서린 한탄강, 이제 낭만 안고 흐르네

    [新국토기행] 전쟁 상처 서린 한탄강, 이제 낭만 안고 흐르네

    70㎞가 넘는 비무장지대(DMZ)를 접하는 강원 철원은 6·25전쟁의 아픈 상흔을 간직한 ‘평화의 고장’이다. 철의 삼각지, 노동당사, 제2땅굴 등 수많은 6·25전쟁 전후의 아픈 상처와 훼손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통의 역사를 딛고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유치와 경원선 남북 연결, 금강산선 복원 연결로 통일시대 대한민국의 중심 도시를 꿈꾼다. 9세기 후반 후삼국시대 태봉국의 도읍지였던 철원은 도성의 성곽 등 유적지와 함께 궁예 왕과 관련한 전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화산지대로 이뤄진 현무암 단층의 한탄강 절경이 있고 우리나라 중부 제1의 곡창인 철원평야에서는 명품 오대쌀이 생산된다. 한탄강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10선’에 선정된 한여울길이 있어 한탄강의 기암절벽과 철원평야의 황금 들녘을 감상하며 자전거 등 레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은 지도 오래다. 폭염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지만 자연은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전쟁과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철원으로 떠나 보자. [볼거리] ●백마고지 전투 등 6·25 격전지 ‘철의 삼각지’ 6·25전쟁사에 길이 남을 철의 삼각지는 북위 38도선 이북에 있는 철원, 김화, 평강지역을 잇는 삼각지대로 백마고지 전투 등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던 곳이다. 문혜리에서 시작해 지경리, 청양리, 와수리를 잇는 이 지역은 전쟁 때 공산군이 군수물자를 보급하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전쟁으로 미8군이 이곳 일대 철원평야를 빼앗은 뒤 김일성이 3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며 통곡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비무장지대로 남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곳이다. 2007년에는 중부전선 최북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철원평화전망대가 들어섰다. 2층 전망대에서 휴전선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평강고원과 북한선전마을을 조망할 수 있다. 초정밀 망원경시설과 최첨단 기술로 제작된 지형 축소판이 있어 민족 분단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이다. 편안하고 안전한 관광객 수송 시스템인 모노레일을 운행,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육단리에 있는 승리전망대는 휴전선 155마일에서 가장 중앙에 있는 전망대로 북한군의 이동 모습은 물론 오성산이 정면으로 보이고, 금강산철도, 광삼평야, 아침리 마을 등 남북분단의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군 초병이 경계근무 중 발견한 제2땅굴 철원 제2땅굴은 한국군 초병이 경계근무 중 땅속에서 울리는 폭음을 듣고 발견한 땅굴이다. 시추 작업으로 땅굴 소재를 확인한 뒤 수십일간의 끈질긴 굴착 작업 끝에 1975년 3월 19일 한국군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북괴의 기습 남침용 지하 땅굴을 확인했다. 땅굴은 견고한 화강암층으로 지하 50~160m 지점에 놓여 있다. 땅굴의 길이는 총 3.5㎞에 이르고 군사 분계선 남쪽으로 1.1㎞까지 파내려 왔다. 규모는 높이 2m의 아치형 터널로 대규모 침투가 가능하도록 특수 설계됐다. 땅굴 내부에는 대규모 병력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이 있고, 출구는 세 개로 갈라져 있다. 제2땅굴이 발견될 당시 수색하던 한국군 7명이 북한군에 의해 희생됐다. 이 땅굴을 이용하면 1시간에 3만여명의 무장병력이 이동할 수 있으며 탱크까지 통과할 수 있다. ●北공산독재 시절 주민 착취 악명 떨친 노동당사 광복 이후 북한이 공산독재 정권 강화와 주민 통제를 목적으로 건립한 건물이다. 이곳은 6·25전쟁 때까지 북한 노동당 철원군 당사로 사용되며 주민들을 착취했다. 북한은 노동당사를 지을 때 성금이란 구실로 이당 백미 200가마씩을 착취했고 인력과 장비를 강제 동원했다. 특히 건물의 내부작업 때는 비밀유지를 위해 공산당원 이외에는 동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멘트와 벽돌로 쌓은 3층 건물로 6·25전쟁 당시 주변 다른 건물들은 모두 파괴됐지만 유독 이 건물만 남아 있어 얼마나 튼튼하게 지어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공산치하 5년 동안 북한은 이곳에서 철원, 김화, 평강, 포천 일대를 관장하면서 양민 수탈과 애국인사들의 체포·고문·학살 등의 소름 끼치는 만행을 수없이 자행했다. 한번 이곳에 끌려 들어가면 살아 나오지 못했을 만큼 무자비한 살육이 저질러진 곳이기도 하다. ●기암괴석·주상절리… ‘지질 표본실’ 한탄강 주상절리는 용암이 굳어지면서 기둥 형태를 이룬 모양으로 한탄강과 대교천 현무암 협곡층에서 발견된다. 한탄강 유역은 한반도 제4기의 지질과 지형 발달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교천은 한탄강의 지류이지만 하상에 현무암층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옛 한탄강 주류 하천이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대교천이 한탄강으로 유입되는 부근의 기반암은 쥐라기의 화강암이다. 쥐라기는 중생대를 3기로 나눴을 때 2기에 해당하며 1억 8000여만년 전부터 1억 3500여만년까지 4500여만년간의 시기이다. 대교천 현무암 협곡의 폭은 25~40m이고 높이는 30여m에 이른다. 강바닥과 강 주변 절벽들은 화강암이 부정합으로 덮여 있어 제4기 사력층 또는 추가령 현무암의 부정합면, 계곡지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용암류와 주상절리 등이 있다. 이런 이유로 한탄강 유역에서도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뤄 천연기념물 제436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조선시대 의적 임꺽정의 근거지였다는 고석정 동송읍 장흥리에 있는 고석정은 철원 팔경의 하나로 한탄강 중류에 있다. 일반적으로 강 중앙의 고석(孤石) 정자와 그 일대의 현무암계곡을 아울러 고석정이라 부른다. 조선시대 명종 때 임꺽정이라는 문무를 겸비한 천인이 산적 무리를 조직해 강 건너편에 석성을 쌓고 함경으로부터 조정에 상납되는 공물을 빼앗아 서민들에게 분배해 줬다는 전설 같은 얘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지금도 강 중앙에 위치한 20m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에는 임꺽정이 은신했다는 자연 석실이 남아 있다. 강 중앙에 약 23m의 높이로 우뚝 솟은 고석바위와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기암절벽 아름다운 순담계곡 래프팅 명소 각광 순담계곡은 한탄강 물줄기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알려진 곳이다. 기기묘묘한 바위와 깎아내린 듯한 벼랑, 연못 등이 수없이 이어지고 물도 많을 뿐 아니라 계곡에는 보기 드문 천연 하얀 모래밭이 형성돼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연중 끊임없이 찾는다. 특히 계곡 뒤쪽으로는 래프팅 최적지인 뒷강이 있어 여름철 래프팅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근래 들어 수려한 주변 경관과 급하지 않은 물살로 인해 주말을 이용해 새롭게 래프팅을 배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계곡 주변에 전문강사들이 운영하는 스포츠숍들이 많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철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먹거리] ●한탄강 최상류 메기로 끓인 풍미 가득한 매운탕 한탄강 메기매운탕은 철원지역 향토음식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아 철원의 대표음식으로 꼽힌다. 맵지 않고 깊게 우려낸 국물 맛이 기본이다. 계피, 감초 등 한약재로 달인 물을 육수로 사용해 민물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흙냄새를 제거해 비린내가 없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한탄강 최상류에서 잡아 올린 메기에 게를 넣고 끓여 맛을 돋우고 두부, 미나리, 무, 대파 등을 아낌없이 넣어 풍미가 가득해 다른 곳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매운탕과 사뭇 다르다. 메기는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고 비타민도 많이 들어 있으며 특히 당뇨병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다. ●두릅밥·버섯잡채… ‘농가맛집 대득봉’ 한상차림 철원 역사를 배경으로 해 신라 금성(김화) 태수의 딸 혜원 비구니가 궁예에게 바친 산채 상차림을 현대에 대득봉 지킴이가 ‘농가맛집 대득봉’ 상차림으로 재현했다. 농가맛집 대득봉의 대표 메뉴인 오대두릅밥은 철원 오대쌀과 대득봉 자락에서 재배한 다양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든 한식 상차림이다. 밥은 황기 등 건강한 재료로 우린 물을 이용해 두릅을 얹혀 짓고, 오가피 장아찌류와 도라지 튀김, 더덕구이, 산목이 버섯잡채 등이 상차림으로 나온다. 몸에 활력을 공급해 주고 피로를 풀어 주며 항암작용과 혈당조절 등에 효과가 좋은 두릅은 산채의 제왕이라고 부를 만큼 건강한 식재료로 알려졌다. ●깨끗한 물과 고지대 신선한 바람이 키운 오대쌀 철원오대쌀은 휴전 이후 인적이 끊긴 DMZ에서 흘러드는 깨끗한 물과 해발 250m 고지대의 신선한 바람, 기름진 황토흙, 깨끗한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무공해 청정지역에서 재배,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철원오대쌀을 주원료로 만든 철원오대쌀국수 포포면은 멸치맛과 매운맛 등 두 종류로 생산되며 쫄깃한 식감과 쌀을 재료로 한 웰빙 식품이다. 또 철원오대쌀의 맛을 이어갈 가공식품전문점 ‘모락모락’에서는 우리쌀과 농산물을 기호 식품화한 쌀찐빵, 쌀쿠기, 쌀마들렌, 쌀와플, 쌀머핀, 쌀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먹거리를 개발하고 있다. ●‘비타민·철분·칼슘의 여왕’ 철원산 파프리카 철원산 파프리카는 주야간 온도 차가 크며, 겨울이 춥고, 논을 밭으로 만든 깨끗한 토양의 환경에서 재배돼 색깔이 곱고 선명하다. 그뿐만 아니라 향이 좋고 단맛이 강해 다양한 요리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비타민, 철분, 칼슘 등이 풍부해 암과 비염 예방에 효능이 있어 일본으로 전량 수출되는 철원의 특산품이다. ●민통선 샘통에서 생산한 국내 유일 물고추냉이 철원 최전방 민통선 안에 있는 샘통은 사시사철 수온이 13도를 유지하며 변화가 거의 없는 천연암반수 용출지역으로 이곳에서는 국내 유일 물고추냉이가 생산된다. 물고추냉이 잎과 줄기를 활용한 고추냉이 고추장, 장아찌, 미용비누, 탈취제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철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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