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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콜센터 관련 확진자 64명”…수도권 집단감염 현실로(종합)

    박원순 “콜센터 관련 확진자 64명”…수도권 집단감염 현실로(종합)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의 보험사 콜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서울에서만 최소 4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64명이 확진됐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10일 오후 인천시장, 경기도 행정1부지사, 구로구청장 등과 영상회의에서 시도간 역학조사 협조를 논의하면서 모두발언에서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 수가 64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콜센터 직원과 직원 가족은 총 40명이다. 이는 오전 10시 집계(22명)보다 18명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서울시가 파악한 인천 거주 확진자 13명과 경기도 거주민 11명을 포함하면 확진자는 총 64명에 이른다. 또 콜센터 직원과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확진된 인천 거주 50대 남성 등 아직 집계되지 않은 환자를 고려하면 총 확진자는 64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에서는 현재까지 구로구 거주 확진자가 12명으로 가장 많다. 12명 중 10명은 콜센터 직원이고, 2명은 직원 가족이다. 특히 직원 가족 중 한 명은 금천구에서 마을버스(금천01번)를 운전하는 것으로 확인돼 해당 마을버스 운행이 잠정 중단됐다. 아직 콜센터 직원들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고, 가족 감염 사례가 잇따르는 점을 고려하면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집단감염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가 파악한 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10일 낮 12시 기준 50명(직원 46명, 가족 4명)으로 서울시 집계와 차이를 보였다. 기초자치단체, 광역자치단체, 질병관리본부 집계 사이에는 취합, 집계, 재분류, 시차 등에 따른 차이가 날 수 있다. 서울시, 콜센터 긴급점검…확진자 더 나올 수도 서울시는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서울 시내 전체 콜센터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집단감염 발생은 서울에서 발생한 가장 규모가 큰 집단감염 사례로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특히 콜센터와 같이 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는 환경을 가진 업체 등 감염 우려가 높은 곳은 업체들과 협력해 긴급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서울시는 전날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자 콜센터가 있는 11층을 포함한 1∼12층 영업시설과 사무실을 전면 폐쇄하고 나머지 13∼19층은 거주 주민에게 자가 격리를 안내했다. 콜센터 직원 207명은 전원 자가격리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124명이 지금까지 검사를 받은 결과 1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음성을 제외한 나머지 85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또한 총괄팀, 역학조사팀, 접촉자관리팀, 환자이송팀 등 4개 팀 30명으로 ‘집단발생 즉각대응반’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출입구 및 엘리베이터 CCTV 등을 통해 추가 접촉자 조사도 벌이고 있다. 건물 선별진료소에 검사 받으려는 인원 대기행렬 방역당국은 코리아빌딩 입구에서 방호복을 갖춰 입은 보건소 직원을 파견해 건물에서 나오는 주민이나 출근하는 직원들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 중이다. 이 건물에는 4·15 총선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선거 캠프 사무실도 있다. 이 사무실 역시 폐쇄됐다.건물 곳곳에는 ‘이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 건물 엘리베이터 5대 가운데 4대는 입주민과 입주사 직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홀수·짝수층 엘리베이터가 구분돼 있으나 확진자와 일반 거주민의 동선이 겹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오전 9시 50분쯤부터 입주민·입주사 직원 등을 위한 간이 선별 진료소 텐트가 건물 뒤쪽에 설치돼 진료를 시작했다. 진료소에서는 의료진이 입주민·입주사 직원 등 체온을 재고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의사 2명과 간호사 등 의료진 15명이 방호복을 갖춰 입고 진땀을 흘렸지만, 진료소가 문을 열기 전부터 수십m 이상 늘어선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오전 10시 40분에는 선별진료소 대기 줄이 건물 외곽을 빙 둘러설 정도로 길어졌다. 대기 인원은 130여명에 달했다. 경찰도 폴리스라인을 치는 등 현장을 정리했다. 이 건물 오피스텔 방 숫자는 140개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 거주 인원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 40명 넘어…서울시, 콜센터 긴급점검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 40명 넘어…서울시, 콜센터 긴급점검

    전날까지 서울서 22명 확진…10일 4명 추가경기·인천 포함해 수도권서 40명 이상 감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보험사 콜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서울에만 26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와 인천 등을 포함하면 40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건물에는 선별진료소가 세워져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인원이 몰려들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콜센터 직원과 그 가족은 총 22명이다. 콜센터 직원이 19명, 가족이 3명이다. 거주지별로 보면 구로구가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서 3명, 노원 2명, 은평 2명, 양천 2명, 경기도 광명시 2명이었고, 중구·금천구·경기도 부천시가 각 1명씩이었다. 확진 날짜로 보면 8일이 1명, 9일이 21명이다. 여기에는 이날 추가로 확진된 송파구(1명)와 양천구(3명) 환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을 포함하면 서울 지역에서 발생한 환자는 최소 26명에 이를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인천에서 확진된 14명과 안양, 김포, 의정부 등 기타 지역을 포함하면 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4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콜센터 긴급점검…확진자 더 나올 수도 서울시는 구로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서울 시내 전체 콜센터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집단감염 발생은 서울에서 발생한 가장 규모가 큰 집단감염 사례로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특히 콜센터와 같이 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는 환경을 가진 업체 등 감염 우려가 높은 곳은 업체들과 협력해 긴급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전날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자 콜센터가 있는 11층을 포함한 1∼12층 영업시설과 사무실을 전면 폐쇄하고 나머지 13∼19층은 거주 주민에게 자가 격리를 안내했다. 콜센터 직원 207명은 전원 자가격리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124명이 지금까지 검사를 받은 결과 1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음성을 제외한 나머지 85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또한 총괄팀, 역학조사팀, 접촉자관리팀, 환자이송팀 등 4개 팀 30명으로 ‘집단발생 즉각대응반’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출입구 및 엘리베이터 CCTV 등을 통해 추가 접촉자 조사도 벌이고 있다. 건물 선별진료소에 검사 받으려는 인원 대기행렬 방역당국은 코리아빌딩 입구에서 방호복을 갖춰 입은 보건소 직원을 파견해 건물에서 나오는 주민이나 출근하는 직원들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 중이다. 이 건물에는 4·15 총선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선거 캠프 사무실도 있다. 이 사무실 역시 폐쇄됐다.건물 곳곳에는 ‘이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 건물 엘리베이터 5대 가운데 4대는 입주민과 입주사 직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홀수·짝수층 엘리베이터가 구분돼 있으나 확진자와 일반 거주민의 동선이 겹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오전 9시 50분쯤부터 입주민·입주사 직원 등을 위한 간이 선별 진료소 텐트가 건물 뒤쪽에 설치돼 진료를 시작했다. 진료소에서는 의료진이 입주민·입주사 직원 등 체온을 재고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의사 2명과 간호사 등 의료진 15명이 방호복을 갖춰 입고 진땀을 흘렸지만, 진료소가 문을 열기 전부터 수십m 이상 늘어선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오전 10시 40분에는 선별진료소 대기 줄이 건물 외곽을 빙 둘러설 정도로 길어졌다. 대기 인원은 130여명에 달했다. 경찰도 폴리스라인을 치는 등 현장을 정리했다. 이 건물 오피스텔 방 숫자는 140개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 거주 인원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마스크 5부제’ 등 종합대책 시행, 더는 혼선 없어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어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브리핑에서 “농협, 우체국, 약국 등 세 군데의 공적 공급물량 마스크 가격을 1500원 단일가로 통일”하고 “공평한 배분을 위해 약국을 중심으로 1주일에 2장 한도로 마스크를 판매”하는 ‘마스크 구매 5부제’를 시행하면서 국민에 양해를 구했다. 수출을 금지하고 매점매석으로 적발된 물량은 국민에게 보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공정 마스크’ 공급 대책을 내놓았으나 마스크 서너 장 구입을 위해 3~4시간씩 줄을 서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일부는 여러 판매처를 돌아다니며 사재기에 나서 품귀현상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기장군, 임실군 등 상당수 지자체가 마스크를 구입해 주민들에게 직접 나눠져 효과를 본 것과는 대조적 행정이었다. 그러다 보니 중고거래 사이트, 맘카페 등에서 사기행각도 속출했다. 폭리를 노리고 마스크 수백만 장을 창고에 보관해 온 업자도 적발됐다. 경찰청은 마스크 유통질서 교란을 이유로 151명이나 검거했다. 마스크 대란은 고스란히 정부를 향한 원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애초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부터 빠른 확산을 예측하고 철저한 대비에 나서야 했음에도 정부는 이를 간과했다. 마스크나 손소독제 등 방역에 필요한 기본 품목조차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을 정도로 안일했다.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마스크가 중국 등지로 수출되도록 내버려두었다. 최근 독일 정부는 마스크 수출을 막았다. 마스크 수급과 관련해서는 무능한 정부라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오늘부터 당장 마스크 구입이 원활해질지는 미지수다. 생산량에 비해 감염 불안감이 너무 커 몇 시간씩 줄을 서서라도 구입하려 할 것이다. 정부는 생산량을 확보하고 언제 어느 곳에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 그동안의 혼선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정부 대책에 믿음을 줘야 사재기가 사라질 것이다. 꼭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양만 구입하는 성숙된 시민의식도 요구된다.
  • 마스크 품귀 약용해 인터넷 사기, 성능표시 위조

    마스크 품귀 약용해 인터넷 사기, 성능표시 위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스크 품귀 현상을 악용해 인터넷으로 마스크 판매 사기 범행을 한 20대가 구속됐다. 무허가로 검증되지 않은 마스크를 만들어 팔거나 가짜 보건용 마스크를 판매한 업체 대표와 유통업자 등도 경찰에 적발됐다.5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거제경찰서는 인터넷 ‘중고나라’와 ‘번개장터’에 지난해 12월 부터 지난달 23일까지 마스크를 비롯한 물품을 판매한다고 속여 피해자 51명으로 부터 모두 21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이날 A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마스크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의 다급한 심정을 악용한 A씨의 사기행위는 국민불안을 가중시키는 등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부터 인증을 받지 않고 마스크 포장지에 ‘94 마스크’를 표기하고 보건용 마스크 효능을 기재한 마스크 50만장을 제조해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업체 대표 B(40대)씨 등 3명을 검거해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손난로(핫팩)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공급이 모자라자 지난달 25일 부터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마스크를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압수한 마스크 18만 5000장과 판매장부, 생산일지 등을 분석한 뒤 B씨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산경찰서는 일회용 부직포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입한 뒤 ‘호흡기 질병감염 예방’이라는 보건용 마스크 성능 표시가 된 포장지에 다시 포장을 해 약국에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판매업체 대표 C(40대)씨 등 2명을 적발했다. C씨 등은 지난달 15개씩 포장된 일회용 부직포 마스크(1포장지당 630원) 8만 6000여개를 구입한 뒤 보건용 성능표시가 된 포장지로 7개씩 다시 포장해 포장지당 1200원을 받고 약국 등에 1만 6000여개를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팔다 남은 마스크 7만개를 압수했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마스크 10만여장을 매입해 창고에 보관해 놓고 개인소매업자들에게 1개당 2850원에 판매한 혐의(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위반)로 중국인 D(20대)씨 등 2명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광역수사대는 또 보건용이 아닌 마스크 4만여장을 구입한 뒤 보건용 마스크 성능표시가 된 포장지에 다시 포장해 1장에 2400원씩을 받고 3만 7000여장을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중국인 E(30대)씨 등 4명을 붙잡아 조사를 하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마스크 불법 제조·판매행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국박서 만난 이집트 유물(중)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국박서 만난 이집트 유물(중)

    국립박물관의 이집트 유물 전시 중 이집트인들의 사후세계관과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돼 있는 곳으로 넘어가다 보면 금으로 만든 따오기가 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나무로 만든 모형에 금박을 입힌 것이다. 다리 부분과 얼굴·부리·목 부분은 은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 부분은 원래 청동이었던 것을 현대에 와서 누군가가 은으로 교체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유물은 따오기 형태를 하고 있는 관으로 2016~17년에 있었던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이집트 보물전’ 당시에도 전시됐던 것이다. 그런 만큼 이 따오기 관은 지금의 국립중앙박물관 이집트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따오기는 고대 이집트에서 토트 신을 상징하는 동물이었고 토트는 지식, 과학, 문자 등과 관련이 있는 신으로 서기들의 수호신이자 신들 사이에서는 직접 서기 역할을 한다. 관 내부에는 실제로 따오기 미라가 들어 있는데 이러한 동물의 미라는 신에게 바치는 봉헌물로 만들어진 것이다. 따오기 관 바로 뒤에서는 현대인의 눈에는 다소 잔혹하게 보일 수도 있는 미라를 만드는 과정을 생생하게 설명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미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시신 내부의 장기들을 제거하는데, 이건 장기가 시신에서 가장 쉽게 부패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단 이때 심장만큼은 시신 내부에 남겨 둔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심장을 한 개인의 정수가 담긴 기관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시신에서 제거된 장기들은 방부 처리되어 ‘카노푸스 단지‘라고 불리는 4개의 단지에 담기게 된다. 서로 다른 모양의 머리 모양으로 뚜껑이 장식된 4개의 관은 ‘호루스의 4 아들’을 상징한다. 자칼의 머리를 한 두아무테프, 매의 머리를 한 퀘베세누프, 사람의 머리를 한 임세티 그리고 개코원숭이의 머리를 한 하피가 이들인데, 이들 모양의 관에는 각각 위, 장, 간, 폐가 담긴다. 장기가 모두 제거된 이후 시신은 일정 기간 나트론으로 덮어 놓는데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시신은 완전하게 건조된다. 기원전 5세기의 그리스인 헤로도투스에 따르면 최고위층의 시신은 70일가량을 나트론 속에 넣어 건조했다고 한다. 그렇게 건조된 시신을 정성스럽게 아마포로 싸면 미라는 완성된다. 이집트 말기왕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카노푸스 단지 한 세트가 미라 제작 영상 바로 옆에 전시돼 있다. 이집트 전시실에는 실제로 미라도 한 구 전시 중이다. 바로 토티르데스의 관과 함께 놓여 있는 미라다. 그런데 이 미라는 관의 주인인 토티르데스의 시신은 아니다. 비교적 최근에 이루어진 조사에 따르면 목관과 미라는 서로 시대가 다르다. 아마도 어느 시점에선가 고미술품상들이 목관을 더 비싼 가격에 팔기 위해서 주인을 알 수 없는 미라를 토티르데스의 관과 한 세트로 묶어 버렸던 것 같다. 미라는 아마포를 풀어놓은 상태가 아니라 실제 시신의 모습을 볼 수는 없다.이 뒤쪽으로는 ‘후네페르의 사자의 서’가 벽면 전체에 그려져 있다. 이 파피루스는 현재 영국 박물관(British Museum)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에는 망자가 저승에서 최후의 심판을 받게 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먼저 망자는 자칼의 머리를 한 아누비스 신의 안내를 받아서 심판장에 들어선다. 그리고 우주적 질서 혹은 정의를 의미하는 마아트의 깃털과 망자의 심장의 무게를 비교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토트 신은 그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만약 망자의 심장이 마아트의 깃털보다 무거우면 망자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 경우 저울 한쪽에 앉아 있던 하마, 악어, 사자 등 이집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동물이 합쳐진 모습을 한 암미트라는 괴물이 망자의 심장을 먹어치운다. 심장을 잃은 망자는 완전한 무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이집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던 최후다. 반면 망자가 심장 무게를 재는 과정을 잘 통과하게 되면 저승의 왕인 오시리스에게 부활에 관한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이때 망자를 오시리스에게 안내하는 것은 호루스이고 오시리스는 왕좌 뒤편에 서 있는 이시스와 네프티스의 보좌를 받는다.
  • ‘기획부동산’ 가만 안둔다 … 경기도, 편법 토지분양 주의보

    경기도가 ‘기획부동산’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대한 토지분양 주의보를 내렸다. 기획부동산은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나 임야를 싼 값에 사들인 후, 마치 인접 지역 개발로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속여 지분등기로 쪼개 비싼값에 분양하는 업체들 말한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들이 판매하는 토지는 대부분 개발제한구역이나 경사도가 높은 산지 등으로, 전화상담원을 대거 고용해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영업한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있으나 실제 영업할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을 고용해 잘 아는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가 하면, 다단계 방식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가까운 사람들의 권유로 토지를 분양받은 투자자들은 공유지분으로 등기하는 바람에 재산권 행사의 제한과 토지의 개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많은 손해를 입게 된다. 더욱이 이러한 토지들은 아무 쓸모없음에도 공시지가는 높아 재산세만 낭비하게 하는 ‘애물단지’가 대부분이다. 실제 지난해 경기도 특별사업경찰단에 적발된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소재 임야의 경우 개발제한구역 내 공익용 산지이자 표고가 높은 급경사지 였다. 사실상 개발이 어려운 토지를 기획부동산에서 매수한 뒤 4800여명에게 비싼값에 지분으로 되팔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최근 또 다시 인접한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에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임야를 같은 방법으로 편법 판매하는 사례가 포착돼 도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한 기획부동산 업체는 “2차선 도로와 접한 낮은 구릉지 도시지역 내 자연녹지”라면서 “연매출 80조의 판교테크노벨이 등과 인접해 투자가치가 어마어마하다”며 3.3㎡당 40만원씩에 분양하고 있다. 비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불과 수십미터 거리에 카페, 전원주택 등이 있어 곧 개발될 것 처럼 보이지만 개발제한구역이라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해당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돼 개발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치는 곳은 성남, 광주, 하남, 강동구 등 서울·경기 경계지점이 많다. 경기도는 기획부동산의 ‘편법 지분 쪼개기’ 토지분양 규제 및 처벌 규정이 미약함해 이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 이달 말 법령개정 추진을 포함한 강력한 기획부동산 피해 예방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관련 부서 공무원들과 기획부동산업체간 연계설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준태 도시주택실장은 “기획부동산 피해는 예방이 중요한 만큼 텔레마케터나 가까운 지인 등으로부터 개발 호재 등을 내세워 마치 많은 이득을 얻을 것처럼 투자 제의를 받았을 경우에는 반드시 토지의 소재와 위치를 직접 확인하고, 관할 시ㆍ군청 토지 관련 부서에 개발 가능여부 및 행위제한 등을 여러차례 확인해야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지난 해 기획부동산의 부동산 거래 불법행위 조사를 벌여 2083건의 위법사항을 적발해 형사고발과 함게 과태료를 부과했으나, 기획부동산업체가 얻은 이익 대비 솜방망이 처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KTX광명역서 자전거 타고 개성으로 소풍가자”

    “KTX광명역서 자전거 타고 개성으로 소풍가자”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마중물이 돼 남북 간 활발한 교류를 염원하기 위해 자전거타기행사를 개최합니다.” 경기 광명시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기념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자전거 타고 개성으로 소풍가자!’를 주제로 시민과 함께 자전거 타기 행사를 연다. 23일 광명시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KTX광명역 남북평화철도 출발역 지정과 한반도 평화, 남북의 공동번영을 바라는 염원을 담아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오는 6월 13일 개최한다. 시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시민 615명과 함께 KTX광명역을 출발해 광명경륜장~임진각 평화누리공원~판문점~도라산 평화공원을 다녀올 예정이다. 자전거 타기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은 바람개비를 만들어 평화누리 공원에 꽂는 행사도 함께 추진한다. 박승원 시장은 “이번 행사가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마중물이 돼 적극적인 협력과 교류가 이어지기를 바라며, 광명시는 남북의 활발한 교류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KTX광명역과 개성, 평양을 잇는 평화철도 신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자전거 타기 행사는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민간차원의 스포츠 교류 사업이다. 광명시는 통일부와 국방부, 파주시 등 관계 기관에 ‘자전거 타고 개성으로 소풍가자!, 행사의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광명시는 지난해 5월 27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남북평화통일을 염원하며 도라산 열차여행을 다녀왔으며 KTX광명역마라톤 대회도 개최한 바 있다. 시는 이번 자전거 타기 행사 이외에도 광명의 기형도 시인-북한의 백석을 통한 문화 교류, KTX광명역과 북한 고산군 소재 광명역 간 교류, 농마국수로 유명한 함흥의 신흥관 유치 등 다양한 남북협력 사업을 통해 평화통일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가올 평화시대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부산시 ‘알박기’ 뿌리뽑는다...관련법 개정 추진

    부산시는 최근 해운대 등에서 사유지 펜스 설치 등 이른바 ‘알박기’가 사회 문제화 되자 이를 근절하는 대책 마련에 나선다. 부산시는 오는 3월부터 시 관계자와 법률전문가로 구성된 알박기 근절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TF는 구·군 담당 부서 의견을 수렴하고,유형별 사례와 실행 대안을 분석해 해결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한다. 부산시는 알박기 문제를 해소하고자 건축법의 도로 지정·공고와 연계한 공도화 확대,사도 토지소유자 인식 전환 유도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현황도로 내 국유지·사유지(압류재산) 매각 방지를 위한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협력,도시계획시설(도로) 사업 보상 시 자투리 정비 등도 진행해 도로기능 회복과 시민들이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로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현황도로통행문제는 시민들의 통행권에 대한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입장과 토지소유자의 재산권 행사를 위한 정당한 권리라는 인식이 서로 충돌해 갈등이 반복돼 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심지 알박기 투기행위는 전국 현안”이라며 “사회 갈등 요인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유관기관 등이 협력해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佛 경찰, 마크롱 측근의 섹스 동영상 폭로한 러시아인 체포

    佛 경찰, 마크롱 측근의 섹스 동영상 폭로한 러시아인 체포

    프랑스 경찰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 우군으로 분류된 벤자맹 그리보(42) 전 정부 대변인의 섹스 동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한 러시아의 전위 예술가를 15일(이하 현지시간) 체포했다. 구금된 이는 2017년 이후 프랑스에 망명을 추진해 온 표트르 파블렌스키(35). 그는 일간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리보와 관계를 가진 당사자로부터 문제의 영상을 입수해 폭로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리보가 가족의 가치를 중시한다고 떠들며 부인과 아이들 얘기를 자주 했는데, 행동은 정반대로 해왔다”면서 “위선을 규탄하고자 영상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 소식통은 파블렌스키가 동영상 때문에 구금된 것이 아니라 지난해 마지막날 파리에서 드잡이를 벌인 일을 조사하기 위해 체포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16일에는 파블렌스키의 연인 알렉상드라 드다테오(29)가 체포돼 커플이 나란히 조사를 받고 있다. 드타데오는 그리보로부터 직접 동영상과 음란한 문자 메시지를 받은 뒤 이를 파블렌스키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보는 다음달 파리시장 선거에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후보로 나선 유력 정치인으로 지난 13일 영상이 유출돼 파문이 일자 다음날 후보를 사퇴했다. 그는 AFP통신 본사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한 웹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들이 내 사생활과 관련해 비열한 공격을 시작했다. 내 가족은 이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 그런 공격에 누구도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보는 파리시장 선거전에 뛰어들기 전에는 장관급인 정부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그리보는 “1년 넘게 가족과 나는 명예훼손과 거짓말, 루머, 익명의 공격, 사적인 대화의 유출, 살해 협박 등에 시달려왔는데 이것도 모자랐는지 어제는 새로운 것이 있었다”면서 가족을 지키고자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저녁 마크롱 대통령을 직접 만나 거취 문제를 상의했는데 마크롱은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든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현지 언론은 이 영상을 ‘성적인 특징이 있는 영상’ 정도로만 언급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그 진위도 현재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파블렌스키는 기행을 일삼았다. 2013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성기에 못질을 하는 퍼포먼스로 모두를 놀라게 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고, 반정부 페미니즘 록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을 지지하면서 자신의 입술을 실로 꿰매는 등의 퍼포먼스로 이름을 알렸다. 2015년에는 악명 높은 연방정보국(FSB) 출입문에 불을 질러 7개월을 복역한 뒤 러시아 당국이 성폭행 혐의를 제기하자 프랑스로 망명을 시도했다. 2017년 10월에는 프랑스 중앙은행인 방크드프랑스의 한 지점 건물에 불을 질러 징역 3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파리 시장 선거에서 부동의 선두를 달리는 안 이달고 현 시장도 사생활 보호의 원칙이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극좌 진영을 대표하는 장룩 멜렌촌은 영상 공개가 “몹시 불쾌한” 짓이라고 했고, 극우 진영을 대표하는 마리 르펜은 그리보가 사임해선 안될 일이었다고 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프랑스 언론은 공인이라도 ‘허리 아래‘에 대해선 “정치를 미국화”한다는 이유로 문제 삼지 않는 것을 전통으로 여겨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옛날 옛적엔… 왜 여신을 더 숭배했을까

    옛날 옛적엔… 왜 여신을 더 숭배했을까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은 새롭고도 흥미진진하다. 역사 유물을 매개로 만나는 옛사람들의 흔적은 신기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국내 고분벽화와 암각화 연구의 권위자인 전호태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가 펴낸 ‘고대에서 도착한 생각들’은 그 역사 기행의 속 깊은 길잡이로 읽힌다. 구석기에서 삼국시대에 걸쳐 수만년간 축적된 고대 한민족의 생각과 신앙을 담았다. 동서양 신화와 미술, 종교를 넘나들며 우리 고대 사상을 입체적으로 짚어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눈높이에서 동일한 유물을 마주하며 오순도순 대화하는 형식으로 풀어 내는 구성이 독특하다.고대인들은 왜 벽화를 남겼을까, 그들에게 신은 어떤 존재였나, 고대인의 생각은 현대인의 사고와 크게 다른 것이었을까…. 역사 기행을 거듭하던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선사시대나 지금이나 논리적 전개 과정이 더 복잡해진 것 말고 사람이 세상을 보는 눈, 우주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방식이 질적으로 얼마나 크게 달라졌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구석기-신석기-청동기-(초기)철기 시대로 이어지는 선사시대 역사를 짚은 책의 앞 부분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테마는 여신상(女神像)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선사시대, 특히 신석기시대까지의 신상 중 90% 이상이 여신인 까닭은 무엇일까. 동서양 신화 모두에서 사람에게 아이를 주는 이가 여신으로 등장하는 이유는 뭘까.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남신이 아닌 여신을 먼저 형상화하고 숭배한 이유를 설명한 대화를 보자. “여신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대지를 적시는 비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어”, “비가 낮은 곳에 모이며 가을이 되고 강이 되어 흐르지. 강에 사는 많은 생명이 여신의 눈물을 먹고 사시며 자라는 거야.” 일반인이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쉬운 역사 기행 길잡이이면서도 녹록지 않은 깊이가 묻어난다.흔히 신석기시대는 ‘토기 제작’과 ‘농경’의 시대로 각인돼 있다. 책에선 구석기시대에서 신석기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이 사고의 큰 도약기로 소개된다. 보이진 않지만 있다고 믿는 존재, 즉 ‘신’을 발견하고 만들어 낸 것도 이 무렵의 일이라니 흥미롭다. 신전·신상을 통해 숭배의 제의를 수행하면서 세상과 삶의 근원을 탐구해 만든 게 바로 신화다. 책은 신석기시대인들이 죽은 뒤의 ‘내세’ 개념을 고안해 장례를 치르고, 신에게 죽은 자의 내세를 지켜 줄 것을 기원했음을 보여 준다. 고대인들은 왜 삶터며 죽음터에 그림을 남겼을까. 저자는 반구대암각화유적보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권위자답게 고분벽화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벽화의 시작과 원인, 과정에 담긴 속살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석기시대 동굴벽화에서 시작된 벽화미술은 신석기~청동기를 거치며 암각화로 발전했다. 특히 벽화는 역사시대 들어서 무덤 속으로 옮겨졌고, 사람들의 내세관을 형성한 불교, 도교, 신선신앙 등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형태로 산재하게 된다. 저자는 “그들에게 생존은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에만 달린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은 그림을 통해 강한 존재와 함께 있기를 원했고 그 바람을 그림으로 남겼다”고 쓰고 있다. 후기 철기~삼국 시대를 다룬 뒷부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고대인의 종교와 사상이다. 청동기시대 이후 부족국가가 형성되면서 현실의 권력 관계가 중요해졌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창세신화가 뒷전으로 물러나고 영웅신화의 시기가 열렸다”고 말한다. 고구려, 백제, 신라, 부여, 가야의 지배층이 우월함·신성성을 부각하려 시조의 영웅신화와 건국신화를 전파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책에선 한반도에 전파된 불교, 도교, 유교 사상의 주요한 가르침이며 유입 배경과 과정, 그에 따른 사회상 변화를 살피고 있다. 종교의 유입 과정과 흐름으로 삼국시대 동아시아의 외교 단면을 들춘 대목이 신선하다. 독자들은 자연스레 책 말미에 붙인 대화 한 대목에서 책 제목을 다시 생각해 볼 듯하다. “신념은 개인적이지만 사상은 집단적이야. 이념은 사회라는 범주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게 특징이고, 신앙도 본래는 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제도화·사회화 과정을 거치면 종교가 돼. 신념이 신앙이 되고, 사상이 종교가 된 거지. 이는 집단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이야.”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대만 학술기행 현장에서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대만 학술기행 현장에서

    출국 전날까지 고민하다가,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대만에 오게 됐다. 일정 및 예약 변경이 쉽지 않았다는 점, 개인 일정이 아니라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팀의 오래전에 예정된 일정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만, 제주, 아일랜드 등 여러 섬과 본토를 둘러싼 저항과 교섭의 역사, 폭력과 지배·종속 관계에 대해 비교 검토하기 위한 현장답사가 이번 학술기행의 목적이다. 매일 중국을 비롯한 각 나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를 점검하며 하루 일정 내내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마음의 불안과 책무감, 여행의 설렘이 수시로 교차하는 여정이다. 어제는 대만의 남부 도시 가오슝(高雄)에 있는 ‘시립역사박물관’과 ‘2ㆍ28 평화공원’을 탐방했다. 박물관 직원이 입구에서 방문자 모두의 체온을 재고 손 소독제를 뿌려 준다. 제주 4ㆍ3에 비견되는 대만의 비극적 현대사인 1947년 2ㆍ28 사건의 자료와 사진, 영상을 천천히 보았다. 가오슝에서만 약 200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2ㆍ28이 발생한 원인으로 국공내전의 와중에 공산당에 쫓겨 대륙에서 대만으로 진출한 외성인(外省人)이 원래 대만에 거주했던 본성인(本省人)에 대해 지녔던 편견과 차별을 들 수 있다.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이즈음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서 초래된 한국사회에 팽배한 어떤 경향과 편견에 대한 사유로 이어진다. 물론 중국 정부의 대응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의당 필요하다. 그런 한편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불어닥친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통해 우리의 기구한 역사를 떠올리게 된다. 되짚어 보면 한인들이야말로 인종적·민족적 편견에 의해 누구보다도 상처받은 존재가 아닌가. ‘관동대학살’에서 일본인에게 희생당한 한인의 한(恨), ‘스탈린 시대의 강제이주’로 인해 연해주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카자흐스탄 등지의 황량한 오지로 향할 수밖에 없었던 한인들의 비애에 대해 생각해 본다. 미국과 유럽에 의한 인종적 편견의 대상이었던 일본이 다시금 편견과 차별의 대상으로 삼았던 한인들, 그 통한의 운명은 지금도 일본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런 재일 한인들의 슬픔을 생각한다면, 우리야말로 편견과 차별에 대해 가장 예민한 감각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타자에게 발산하는 조롱과 차별, 편견의 시선은 언젠가는 부메랑이 돼 자신에게 돌아오리라. 가오슝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이동순 시집 ‘강제이주열차’를 읽었다. 시인은 ‘고려인’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일본 쳐들어오면/고려인들 일본에 붙는다고 했대/우리를 왜놈 간첩이라 했대/골치 아픈 믿을 수 없는/고려인에겐 추방이 상책이라 했대”라고 적었다. 역사적 사실에 부합되는 시적 진술이다. 실제로 스탈린은 일본과 전쟁이 벌어질 경우 한인들이 일본 편에 서는 걸 우려했는데, 이는 강제이주 명령을 내리게 한 중대한 요인이었다. 대만행 가방에 넣은 또 한 권의 책은 서승의 ‘옥중 19년’이다. 일본에서 차별을 받으며 생활하다가 조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서울에 유학을 온 서승은 동생 서준식과 함께 박정희 군사독재 체제와 이어진 서슬 퍼런 군부정권하에서 간첩으로 몰려 19년 동안 감옥에 갇힌다. 설움을 피해 조국으로 향한 그는 더 가혹한 수인(囚人)의 운명에 처한다. 이 얼마나 통렬한 아이러니인가. 물론 이런 슬픔은 그만의 것이 아니다. 대만에도 그 못지않은 양심수가 존재한다. 오늘은 타이베이로 가서, 대만 2ㆍ28 사건 및 민주화의 현장과 역사를 좀더 심층적으로 탐방할 계획이다. 도착 첫날과 비교하면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대만에서의 남은 일정 동안 대만의 슬픔과 역사, 운명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내가 태어난 땅의 운명과 역사, 설움에 대해 톺아보는 과정이기도 한 그 시간에 행운이 함께하기를.
  • 울산시, 꿈·희망 실현 청소년 지원사업 추진

    울산시가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기 위한 청소년 지원사업을 벌인다. 울산시는 총 사업비 110억원을 들여 ‘2020년 청소년 문화체험 활성화 및 창의력 향상 사업’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청소년의 꿈과 희망이 실현되는 울산’이라는 비전에 따라 ▲청소년문화회관 건립 ▲다양한 체험활동 기반 제공 ▲권익 보호 및 복지 증진 도모 ▲건강한 성장 지원 등 4개 분야 53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분야별 주요 사업을 보면 시는 중구 만남의 거리 옛 중부소방서 자리에 부지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의 청소년문화회관을 오는 11월 착공해 2022년 6월 준공할 예정이다. 청소년 원스톱 서비스 제공과 인재 양성 역할을 할 이 회관에는 4차산업 체험실, 청소년 동아리 연습실, 정책연구실, 공연장, 교육장, 북카페, 스터디룸, 심신수련실 등을 조성한다. 시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체험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어울림 마당(22회)과 제19회 청소년 사랑대축제(900명) 개최, 해오름동맹 역사문화 기행(120명), 제48회 성년의 날 기념 성년식(130명) 개최 등을 지원한다. 청소년 성문화센터의 찾아가는 성교육 시행, 취약계층 1700여명에게 위생용품 지원, 청소년 쉼터에 입·퇴소하는 청소년 보호와 숙식·교육·건강 지원, 학교 밖 청소년 무상급식 확대 등도 시행한다. 시는 또 ‘청소년·안전망 및 동반자 프로그램’ 추진을 통해 경찰·법원·학교 등과 연계를 통해 고위기 청소년 발굴, 아동복지 서비스와 연계를 제도화함으로써 서비스 단절 방지, 지자체 사례관리로 고위기 청소년 종결 단계까지 지속 관리 등을 도모한다. 이 밖에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동반자가 학교나 집으로 찾아가 상담하는 ‘청소년 동반자 프로그램’ 운영, 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치료, 117 학교폭력신고센터 운영,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 등도 병행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체온과 비슷한 물 마시자” 의사가 밝힌 ‘신종코로나’ 예방법

    “체온과 비슷한 물 마시자” 의사가 밝힌 ‘신종코로나’ 예방법

    손을 잘 씻고, 마스크 쓰자. 기침은 소매에… 체온과 비슷한 물 많이 마시자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3명 추가로 발생해 전체 국내 환자가 15명으로 늘었다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2일 밝혔다. 확진 환자 증가에 따른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머물고 있는 남궁인 이화여대 목동병원 의학전문학과 교수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 2일 남궁인 교수가 자신에 블로그에 올린 글에 따르면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의 유행은 일차적으로 중국의 문화적, 지역적, 정치적 특색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GDP 2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넓은 국토와 엄청나게 많은 인구로 아직 완전한 선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국가다. 다양한 문화적 특색도 덩달아 남아 있었고, 바이러스도 이 때문에 발발했다는 것. 앞서 남궁 교수는 27일 페이스북에 중국 위구르 상황을 전한 바 있다. 그는 “1급 위험 지역 발동이 떨어졌다. 가뜩이나 외국인 이동이 어려운데 전신 방역복을 입고 체온계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득시글거린다”며 “체온이 높으면 도시 간 이동도 불가능하고 건물에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가능한 모두 폐쇄했고, 주요 호텔도 당국이 그냥 문을 닫아버렸다”고 전했다. 중국 상황을 전함과 동시에 남궁 교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발병 이유, 전염 및 예방 방법 등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보통 인간에게 가벼운 감기 증상을 일으키며, 병원성이 약해 사망률이 매우 낮다”며 ”대신 변이가 빠르고 다양하며 낯선 환경에서도 잘 적응해서 살아남는다”고 알렸다. 남궁 교수는 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된 경위에 대해서는 대도시와 전염력을 꼽았다. 그는 ‘예방법’ 대해서도 전했는데 ●손을 잘 씻고,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소매에 할 것 ●감기 증상이 있는 이와 접촉을 피할 것 ●조금 배가 부르다 싶을 정도로 미지근한 물을 마실 것 등을 권장했다. 일반적인 예방법은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는 밀접한 접촉을 피하고, 사람 많이 모인 곳에 가지 않고, 손을 잘 씻으며,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소매에 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만연하고 있다면 사람이 많은 곳의 감염 확률은 수학적으로 수백 배가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다. 손은 대부분 전염병의 매개다. 비누로 흐르는 물에 손을 씻으면 균은 거의 다 날아간다. 적어도 감염을 일으키기에 균의 역가가 부족해진다. 기침을 소매에 하는 이유는, 분비물을 공기 중이나 손, 벽에 뿌리는 것보다는 소매가 타인에게 감염될 확률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모두가 이들만 엄격히 지킨다면 바이러스는 사멸의 과정을 밟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항상 많은 세균과 바이러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은 몸의 면역계가 알아서 물리친다. 하지만 컨디션이 나쁘고 피곤하고 스트레스받으면 감기에 잘 걸린다. 잡균이나 바이러스를 초반에 못 물리쳐서 그들이 증식기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바이러스가 유행할수록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고 봤다. 건조한 환경에서 바이러스가 증식을 잘한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하고 건조한 환경을 피해야 한다.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은 몸이 덥히거나 식히지 않아도 되어 몸에 무리가 안 간다. 게다가 구강과 인후를 씻어낼 수 있다. 수분이 많아지면 균의 역가가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남궁 교수는 배가 조금 부르다 싶을 정도로 미지근한 물을 많이 마시자고 전했다. 또 청결한 환경을 중요시했다. 마지막으로 남궁 교수는 한 명이라도 더 건강하고 무탈하게 바이러스가 지나가기를 바란다며, 우한의 의료진에게 응원을 보냈다. 한편 남궁인 교수는 ‘만약은 없다’(2016, 문학동네) 등을 집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진솔한 목격담을 전한 바 있다. ‘글 쓰는 의사’로서 대중과 소통해온 그는 2018년 10월 발생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의 담당의이기도 했다. 지난 24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EBS 세계테마기행 큐레이터를 맡았다. 25박 26일의 긴 촬영”이라며 중국 출장 소식을 알린 바 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 담은 뜨끈한 한입… 입 안에서 터지는 겨울 진미

    정 담은 뜨끈한 한입… 입 안에서 터지는 겨울 진미

    지역색이 강한 음식에는 주민들의 오랜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기 마련이다. 투박한 메밀국수 한 그릇, 막 지져 낸 수수부꾸미를 먹는다는 건 만든 이의 인생을 맛보는 것과 같다. 한국관광공사가 ‘이야기가 있는 겨울 음식’을 테마로 2월에 가볼 만한 곳들을 추천했다. 식재료에 담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여정이다.겨울 시장의 맛… 강원 영월·정선 재래시장 강원도의 재래시장을 찾으면 지역 고유의 먹거리가 많아 여행이 한층 행복해진다. 정선아리랑시장이나 영월서부시장이 대표적이다. 정선아리랑시장이 오늘처럼 유명해진 데는 정선아리랑이 주는 정서의 공감대 못지않게 먹거리가 한몫했다. 척박한 땅에 뿌리 내린 메밀과 옥수수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 여행자의 별미가 됐다. 콧등치기, 올챙이국수 등 음식에 숨은 이야기도 재밌다. 콧등치기는 장국에 말아 먹는 메밀국수다. 막국수와 달리 면이 굵고 투박하다. 후루룩 빨아들이면 면이 콧등을 친다. 올챙이국수는 옥수수 녹말을 묽게 반죽해서 구멍 뚫린 바가지에 내려 만든다. 찰기가 적으니 반죽이 툭툭 끊어져 내렸고, 이 모양이 꼭 올챙이처럼 생겼다. 콧등치기나 올챙이국수는 술술 넘어간다. 시장 골목 안쪽에 ‘청아랑몰’이 있다. 3층짜리 컨테이너 건물로 각종 분식을 비롯해 마카롱, 과실주, 수제 맥주까지 맛볼 수 있다. 1959년 문을 연 영월 서부시장은 여행자에게 ‘메밀전병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서부시장에는 메밀전병 골목이 있다. 다닥다닥 붙은 메밀전집이 조금씩 다른 맛을 낸다. ‘오픈 키친’에서 전 부치는 모습을 보며 먹는 맛이 특별하다. 영월서부시장은 근래 닭강정도 입소문이 나, 찾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 정선과 영월은 강원도 겨울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아리힐스-스카이워크나 동강사진박물관은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아리랑브루어리와 젊은달와이파크는 젊은이가 좋아할 만한 여행지다.칼칼한 추억 한 그릇… 충남 예산 어죽 충남 예산 예당호 인근은 어죽으로 유명하다. 1964년 둘레 40㎞에 이르는 관개용 저수지를 준공하자 동네 사람들이 농사짓는 틈틈이 모여서 솥단지를 걸고 고기를 잡았다. 붕어, 메기, 가물치, 동자개(빠가사리) 등 잡히는 대로 푹푹 끓이다가 고춧가루 풀고 갖은 양념에 민물새우 넣어 시원한 국물을 만들었다. 불린 쌀에 국수와 수제비까지 넣어 죽을 끓인 뒤 다진 고추와 들깻가루, 참기름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먹었다. 이른바 ‘충남식 어죽’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민물고기로 만든 음식은 어죽만이 아니다. 제법 큰 붕어나 메기는 무와 시래기 잔뜩 넣어 찜으로, 동자개나 잡어는 칼칼한 매운탕으로, 살이 향긋한 민물새우와 미꾸라지는 튀김으로 먹었다. 지금도 예당호 일대에는 어죽과 붕어찜, 민물새우튀김 등을 파는 식당 10여곳이 있다.어죽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웠다면 아름다운 예당호를 걸어 보시길. 지난해 국내 최장 길이(402m)를 자랑하는 예당호출렁다리가 완공되고, 5.2㎞에 이르는 ‘느린호수길’도 개통했다. 예산의 대표 사찰인 수덕사는 대웅전(국보 49호), 삼층석탑과 부도전 등 볼거리가 많다. 우리 고건축의 정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고건축박물관과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사적 229호)도 둘러볼 만하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하는 덕산온천에는 최근 새로 단장한 무료 족욕장이 있어 쉬었다 가기 좋다.사르르 녹는 생선… 경남 거제 대구·통영 물메기 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의 겨울 별미다. 대구를 제대로 맛보려면 거제 외포항으로 가야 한다. 전국 대구 출하량의 30%를 차지하던 포구에는 대구 조형물과 좌판이 늘어섰고,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줄지어 분위기를 돋운다. 외포항 식당에서는 대구탕, 대구튀김, 대구찜등이 코스로 나온다. 생대구와 곤이가 담뿍 들어간 대구탕은 담백하고 고소하다. 대구 요리는 2월 중순까지가 제철이다. 생대구로 만든 음식은 말린 대구로 끓인 탕이나 찜과는 또 다른 품격이 있다.거제에 ‘입 큰’ 대구가 있다면, 이웃 도시 통영에는 ‘못난’ 물메기가 있다. 이른 오전에 통영 서호시장을 방문하면 살아 헤엄치는 물메기를 만날 수 있다. 못생겨서 한때 그물에 잡히면 버렸다는 물메기는 최근에 ‘금메기’로 불리며 귀한 생선이 됐다. 남해안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물메기 어획량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중앙시장 횟집에서도 물메기탕을 맛볼 수 있으며, 살이 연해 후루룩 마시면 몽실몽실한 살이 한입에 넘어간다. 외포항에서 해안도로로 이어지는 두모몽돌해변은 호젓한 어촌과 자그마한 몽돌 해변을 간직한 곳으로, 거가대교를 감상하는 포인트다. 가조도는 연륙교 옆에 조성된 수협효시공원 전망대와 ‘노을이물드는언덕’의 해 질 녘 풍경이 아름답다. 통영 봉평동의 봉수골은 미술관과 책방, 찻집, 게스트하우스 30여곳이 옹기종기 들어선 곳으로, 사색을 겸한 겨울 산책에 좋다.겨울 바다의 선물…전남 벌교 꼬막·장흥 매생이 지금이 아니면 맛보지 못할 바다의 겨울 진미가 있으니, 바로 꼬막과 매생이다. 꼬막 하면 떠오르는 곳이 보성 벌교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인 꼬막은 지금이 가장 맛 좋고 많이 날 시기다. 우리가 흔히 먹는 새꼬막은 쫄깃하고, 참꼬막은 고급 꼬막으로 즙이 풍부하다. 벌교 읍내에는 데친 참꼬막과 꼬막전, 꼬막회무침, 꼬막탕수육 등으로 푸짐한 꼬막정식을 내는 식당이 많다.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된 곳이다. 벌교역 앞으로 ‘소설태백산맥문학기행길’이 조성됐다. 구 보성여관(등록문화재 132호), 보성 구 벌교금융조합(등록문화재 226호), 소화의집, 현부자네집 등 ‘태백산맥’의 무대를 답사해도 의미 있을 듯하다.벌교 옆 장흥에서는 매생이가 한창이다. 올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바다 향이 진한 내전마을 매생이를 최고로 친다. 매생이는 주로 탕으로 끓인다. 장흥 토박이들은 “매생이탕에 나무젓가락을 꽂았을 때 서 있어야 매생이가 적당히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한다. 뜨끈한 매생이탕을 한술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바다 내음이 가득 퍼진다. 안도현 시인은 매생이를 “남도의 싱그러운 내음이, 그 바닷가의 바람이, 그 물결 소리가 거기에 다 담겨 있었던 바로 그 맛”이라고 표현했다. 억불산에 자리한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는 숙박 시설과 산책로 등을 갖춰 고즈넉한 겨울 숲 산책을 즐기기 좋다. 우리나라에 선종이 제일 먼저 들어온 보림사에도 가 보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한국관광공사 제공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국박서 만난 이집트 유물(상)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국박서 만난 이집트 유물(상)

    지난달 16일,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집트실이 문을 열었다. 기존의 아시아관을 세계문화관으로 확장하며 이집트실을 포함시킨 것이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은 이집트 유물을 소장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물을 외부에서 대여할 수밖에 없었고, 그동안 교류를 해 왔던 미국의 브루클린 박물관에서 90점의 유물을 2년간 대여하게 됐다. 고대 이집트 특별전시는 그동안 한국에서도 몇 차례 열렸지만, 이집트 상설 전시관이 한국에 생긴 것은 처음이다. 비록 2년만 전시가 지속되는 ‘일시적인 상설 전시‘이지만, 앞으로 2년은 언제든 한국에서도 이집트 유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개관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새롭게 개관한 이집트실의 관람을 돕고자 두 번에 걸쳐 전시되는 주요 유물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전시는 크게 ‘나일강‘, ‘파라오’, ‘이집트의 신들‘, ‘이집트인들의 사후세계관’, ‘문자 및 예술‘ 등의 테마로 구성돼 있다. 아무래도 유물을 대여해 꾸린 전시실이다 보니 유물의 양과 종류가 풍부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집트 문명을 개괄해 이해하는 데는 크게 부족하지 않다. 먼저 ‘늪지대 풍경’이라 이름이 붙여진 고왕국 시대의 석회암 부조를 통해서 우리는 고대 나일강의 풍광을 엿볼 수 있다. 이 부조에는 배를 타고 나일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는 남성과 하마가 묘사돼 있다. 하마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나일강에서 가장 두려워하던 존재였다. 이와 같이 일상의 생활상을 그린 부조는 대체로 귀족 무덤의 벽면을 장식하던 것들이다.이 유물의 건너편에서는 몇몇 파라오들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람세스 2세다. 이 파라오의 모습이 그려진 채색 부조는 세계문화관 개관 포스터에도 들어가 있을 정도로, 전시실의 대표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아비도스에 있는 람세스 2세의 신전에서 출토된 이 부조 속에서 람세스는 ‘네메스’라고 불리는 의례용 두건을 쓰고 있다. 람세스 바로 옆에는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의 파라오 두상들이 있다. 프톨레마이오스 6세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버지인 프톨레마이오스 12세인데, 이들은 모두 그리스계 혈통의 파라오들이었기 때문에 생김새가 전통적인 파라오들과는 다소 다르다. 프톨레마이오스 6세는 바로 옆에 있는 1000년도 더 전의 파라오인 람세스 2세와 똑같이 네메스를 쓰고 있다. 그런데 프톨레마이오스 12세가 쓴 관은 모양이 다르다. 이 왕관은 상이집트의 왕관과 하이집트의 왕관을 겹쳐 놓은 이중 왕관이다. 이 이중 왕관에서 안쪽에 있는 끝이 동그란 고깔 모양의 관은 원래는 하얀색으로 채색돼 있는 것으로 상이집트의 왕관이고, 그 나머지 부분은 붉은색인 하이집트의 왕관이다. 파라오들은 상이집트와 하이집트의 왕관이 합쳐진 이중 왕관을 쓰기도 했지만, 때로는 각각의 관을 따로따로 쓰기도 했다. 바로 우측에는 ‘세티 1세의 경계비’라는 이름의 유물이 있다. 세티 1세는 람세스 2세의 아버지다. 이 비석에서 세티 1세는 네메스나 상·하이집트의 왕관과는 또 다른 모양의 관을 쓰고 있다. 이 관은 ‘케프레시‘ 혹은 ‘푸른색 왕관’이라 불리는데, 파라오가 전장에 나갈 때 쓰던 일종의 투구다. 첫 번째 전시실의 중앙에는 4개의 신상들이 전시돼 있다. 고양이 모양을 한 바스테트 여신, 사자 머리를 가진 세크메트-와제트 여신, 호루스를 품 안에 앉고 있는 이시스 여신 그리고 이시스의 남편이자 저승의 왕인 오시리스 신이다. 이 가운데 이시스와 오시리스는 이집트 신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 사이에 태어난 호루스는 파라오의 왕권과 관계가 깊은 신인데, 살아 있는 파라오는 호루스의 현현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사후에는 호루스의 아버지이자 저승의 왕인 오시리스와 동일시됐다. 전시 유물들에 대한 소개는 다음 회에서 이어지겠지만, 다음 회가 나오기 전이라도 국립중앙박물관을 한 번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 두 번 다녀오면 더 좋고, 세 번 다녀오면 더더욱 좋다.
  • 단 40초 만에 끝냈다! 맥그리거 화려한 컴백

    단 40초 만에 끝냈다! 맥그리거 화려한 컴백

    페더·라이트·웰터급 모두 KO승 기록세계적인 종합 격투기 대회 UFC의 간판이자 ‘악동’인 코너 맥그리거(32·아일랜드)가 15개월 만의 옥타곤 복귀전을 KO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맥그리거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246 웰터급(77.1㎏ 이하) 메인 이벤트에서 도널드 세로니(37·미국)를 1라운드 40초 만에 TKO로 제압했다. 통산 전적 22승4패로, 22승 가운데 20승이 KO 또는 서브미션 승리다. 맥그리거는 경기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리자마자 곧바로 펀치에 이은 니킥을 상대에게 꽂아넣으며 접근전을 펼쳤다. 클린치 상태에서 상대 몸통에 계속 주먹을 꽂던 맥그리거는 세로니가 뒤로 물러나자 왼발 하이킥을 적중시켰고, 세로니가 비틀거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파운딩을 퍼부으며 순식간에 경기를 끝냈다. 종합 격투기 사상 최고 슈퍼스타 가운데 한 명인 맥그리거는 빼어난 실력 못지않게 화끈한 입담과 기행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UFC 페더급(65.8㎏ 이하) 챔피언이던 2016년 11월 라이트급(70.3㎏이하) 챔피언 에디 알바레스(미국)를 KO로 누르고 UFC 사상 처음으로 두 체급을 동시 석권했으며, 이듬해 8월에는 프로복싱 무패 챔피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이색 복싱 대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맥그리거는 2018년 10월 UFC229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에게 4라운드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서브미션 패배를 당하면서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이후 공백기에도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2019년 8월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주점에서 50대 남성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가 1000유로(약 129만원)의 벌금을 문 사건이 대표적이다. 맥그리거가 복귀전에서 쾌승을 거두며 라이트급 챔피언 누르마고메도프와의 재대결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 맥그리거는 경기 뒤 “나는 오늘밤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하며 UFC 사상 처음으로 페더급, 라이트급, 웰터급에서 모두 KO승을 거둔 것을 자축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악동의 품격’ 맥그리거 15개월만의 복귀전서 40초 TKO 승

    ‘악동의 품격’ 맥그리거 15개월만의 복귀전서 40초 TKO 승

    UFC 사상 첫 페더급·라이트급·웰터급 KO 기염라이트급 챔프 누르마메도프와 재대결 가능성 ↑ 세계적인 종합 격투기 대회 UFC의 간판이자 ‘악동’인 코너 맥그리거(32·아일랜드)가 15개월만의 옥타곤 복귀전을 KO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맥그리거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246 웰터급(77.1㎏ 이하) 메인 이벤트에서 도널드 세로니(37·미국)를 1라운드 40초 만에 TKO로 제압했다. 통산 전적 22승 4패로, 22승 가운데 20승이 KO 또는 서브미션 승리다. 맥그리거는 경기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리자마자 곧바로 펀치에 이은 니킥을 상대에게 꽂아넣으며 접근전을 펼쳤다. 클린치 상태에서 상대 몸통에 계속 주먹을 꽂던 맥그리거는 세로니가 뒤로 물러나자 왼발 하이킥을 적중시켰고, 세로니가 비틀거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파운딩을 퍼부으며 순식간에 경기를 끝냈다.  종합격투기 사상 최고 슈퍼스타 가운데 한 명인 그는 빼어난 실력 못지 않게 화끈한 입담과 기행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UFC 페더급(65.8㎏ 이하) 챔피언이던 2016년 11월 라이트급(70.3㎏이하) 챔피언 에디 알바레스(미국)를 KO로 누르고 UFC 사상 처음으로 두 체급을 동시 석권했으며, 이듬해 8월에는 프로복싱 무패 챔피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이색 복싱 대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맥그리거는 2018년 10월 UFC229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에게 4라운드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서브미션 패배를 당하면서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이후 공백기에도 끊임 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2019년 8월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주점에서 50대 남성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가 1000유로(약 129만원)의 벌금을 물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맥그리거가 복귀전에서 쾌승을 거두며 라이트급 챔피언 누르마고메도프와 재대결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 맥그리거는 경기 뒤 “나는 오늘 밤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하며 UFC 사상 처음으로 페더급, 라이트급, 웰터급에서 모두 KO승을 거둔 것을 자축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땅콩회항’ 박창진, 국회의원 도전 “노동자 신분은 한계”

    ‘땅콩회항’ 박창진, 국회의원 도전 “노동자 신분은 한계”

    “정치로 싸움터 옮기기로 결심”‘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이 국회의원에 도전한다. 박 지부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직장 갑질을 반복·생산하는 구조를 개혁하고 직장 내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국회의원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이르면 오는 21일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 출마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박 지부장은 “‘땅콩 회항’ 사건은 특정 인물의 일탈이나 기행,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견제받지 않는 직장 내 권력이 노동자의 존엄성을 훼손한 구조의 문제”라며 “회사에 소속된 노동자의 신분으로는 한계가 존재해 정치의 영역으로 싸움터를 옮기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2017년 정의당에 입당한 박 지부장은 지난해 9월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장에 임명돼 활동해왔다. 그는 갑질에 대한 책임을 기업에 묻고 피해 노동자를 보호하는 ‘갑질 119법’과 ‘노동자감정보호법’을 공약으로 준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 지침)의 확대와 강화, 노동자도 경영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 등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박 지부장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해고의 위협에 신음소리도 내지 못한 노동자에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을 드리는 의정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최근 비례대표 후보 선출에 시민 뜻을 반영하는 ‘개방형 경선제도’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군이 정해지면 당원 투표수와 시민선거인단의 투표수를 합쳐 최종 명부의 순번을 정하게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영희 전 중앙일보 대기자 별세

    김영희 전 중앙일보 대기자 별세

    김영희 전 중앙일보 대기자가 15일 별세했다. 84세. 고인은 이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병환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거창 출신인 고인은 1965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외신부장과 워싱턴특파원, 논설위원, 편집국장, 이사, 수석 논설위원 등을 거쳤다. 1995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문제 대기자를 지냈다. 현직에 몸담는 동안 중앙언론문화상(1995), 언론학회상(1996), 올해의 외대언론인상(1999), 삼성언론상(2003) 등을 받았다. 그는 생전 꾸준한 글쓰기로 ‘워싱턴을 움직인 한국인들’, ‘페레스트로이카 소련기행’, ‘마키아벨리의 충고’ 등 다수의 저서를 내기도 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7일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장애인 테러’ 日 엽기 살인범, 무죄 주장 이유는

    ‘장애인 테러’ 日 엽기 살인범, 무죄 주장 이유는

    범행 후 “장애인 돕고싶어… 후회 안 해” 법정서 난동… 변호인 “심신미약 인정을” 지적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무차별 흉기 테러를 가해 19명을 살해하고 26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일본의 엽기 살인범에 대한 재판이 시작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일 첫 공판에서 피고 측은 범죄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무죄를 주장했다. 피고는 수도권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에 있는 지적장애인 복지시설의 전 직원 우에마쓰 사토시(29). 그는 2016년 7월 26일 새벽 자신이 일하다 해고됐던 이 시설에 유리창을 깨고 침입, 준비해 간 흉기들을 수용자와 직원 등에게 마구잡이로 휘둘러 45명을 사망하거나 다치게 했다. 평소 “장애인은 안락사시키거나 살처분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장애인 혐오증을 갖고 있었던 그는 범행 후 경찰에서 “그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후회나 반성은 없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이날 우에마쓰의 첫 공판에서는 26석의 일반 방청석에 1944명이 입정을 신청, 75대1의 이례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우에마쓰는 오전 11시 20분 요코하마지법 재판정에 등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묶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나왔다. 그러나 재판은 그가 벌인 기행과 난동 때문에 중단됐다. 우에마쓰는 검찰의 공소 내용을 순순히 인정한 뒤 별도의 발언 기회를 얻어 “모든 분들에게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지만, 그 직후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입으로 물어뜯고 두 손으로 목을 누르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피고는 정신장애가 있고 그 영향으로 책임 능력이 상실 또는 저하됐기 때문에 무죄”라는 변호인단의 주장을 행동으로 보여 주려는 계산된 연출이라고 추정했다. 재판부가 심신미약에 대한 피고 측 주장을 인정할지 여부가 판결의 최대 관건인 가운데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고는 오는 3월 16일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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