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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 하늘 아래 빚어낸 둥근 능선, 바래봉 [두시기행문]

    푸른 하늘 아래 빚어낸 둥근 능선, 바래봉 [두시기행문]

    전북 남원시 운봉읍에 자리한 바래봉은 해발 1165m로 지리산이라는 거대한 산군 속에 속해 있으면서도, 주능선의 험준함과는 사뭇 다른 부드러운 곡선을 자랑한다. ‘바래봉’이라는 이름은 산의 모양이 스님들이 사용하는 밥그릇인 ‘바리때’를 뒤집어 놓은 것 같다고 하여 붙여졌다. 험악한 바위 대신 둥그스름한 능선이 겹겹이 이어지는 산세는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하고 따뜻한 인상을 준다. 지리산의 수많은 봉우리 중에서도 바래봉은 욕심 없이 자연을 관조할 수 있는 가장 평온한 지점이다. 바래봉 하면 5월의 붉은 철쭉을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산 전체를 뒤덮는 진분홍빛 철쭉 군락은 바래봉의 자랑이자, 봄이면 수많은 탐방객을 불러모으는 마법 같은 풍경이다. 능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철쭉 터널은 자연이 그려낸 최고의 화폭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맑은 날, 화려한 꽃이 없는 계절이라 해도 바래봉의 가치는 결코 빛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구름 한 점 없는 날의 바래봉은 그 어떤 풍경보다 정직하고 맑은 조망을 선사한다.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탁 트인 시야를 통해 지리산의 주능선인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이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겹겹이 층을 이룬 산줄기가 맑은 하늘과 맞닿아 있는 모습은 가슴 벅찬 감동을 안겨준다. 바래봉은 웅장함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둥근 산세를 지키며,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하늘을 열어 보여주는 정직한 산이다. 맑은 날, 바래봉의 정상에 서서 하늘과 땅이 맞닿은 경계를 바라보고 있으면, 복잡했던 일상도 한낱 구름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스스로를 낮추고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바래봉은 마음속 맑고 푸른 하늘 하나를 선물해 주는 곳이다.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조금 더 넓은 세상이 보고 싶은 날이라면, 지리산 바래봉의 둥근 품을 찾아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은 언제나 변함없는 풍경과, 지친 어깨를 토닥여줄 다정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곳이다. 바래봉으로 향하는 가장 대표적인 길은 운봉읍 용산리에서 시작된다. 산행로가 완만하고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자나 가족 단위 탐방객들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임도를 따라 천천히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능선에 다다르게 되는데, 숲이 주는 짙은 피톤치드와 청량한 바람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펼쳐지는 탁 트인 풍경은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와 나무들이 내는 소리는 자연이 건네는 고요한 위로처럼 느껴진다. 정상에 다다를수록 시야가 넓어지며 세상의 모든 근심을 내려놓게 만드는 묘한 힘이 느껴지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산행을 마친 후에는 지리산 자락의 풍미를 즐길 차례다. 운봉읍을 포함한 남원 일대는 지리산 고랭지에서 자란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가 일품이다. 쫄깃한 식감과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남원의 흑돼지 구이와 추어탕은 산행 후 지친 몸을 회복시켜 주는 최고의 보양식이다. 운봉읍 근처에는 산행객들을 위한 숙소와 아늑한 카페들이 자리하고 있어, 여행의 여운을 정리하기에도 좋다. 산 아래 마을에서 바라보는 바래봉은 다시금 둥근 능선을 뽐내며, 따스한 저녁 노을을 머금고 있다.
  • ‘평화의 소녀상 모욕’ 美 유튜버 소말리, 항소심도 실형

    ‘평화의 소녀상 모욕’ 美 유튜버 소말리, 항소심도 실형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등 각종 기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미국 국적 유튜버 조니 소말리(본명 램지 칼리드 이스마엘)가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6개월과 구류 20일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부(부장 반정우)는 25일 업무방해, 경범죄 처벌법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 영상물 반포 등) 혐의를 받는 소말리의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6개월·구류 20일)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검사는 너무 가볍다고 주장했으나 원심의 양형은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소말리는 2024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 탑승을 방해하고,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에서 소란을 피우며 직원에게 컵라면 국물을 쏟는 등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소말리에게 징역 6개월과 구류 20일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대한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국내 법질서를 무시하는 정도가 심각하다”며 선고 직후 영장을 발부해 그를 법정 구속했다.
  • 시간의 궤적을 잇는 길,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두시기행문]

    시간의 궤적을 잇는 길,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두시기행문]

    전북 군산시 경암동에 자리한 ‘철길마을’은 멈춰버린 시간 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1944년 신문 용지 제조업체인 페이퍼코리아가 생산품을 실어 나르기 위해 마을 한가운데로 철도를 놓았던 것이 이 마을의 시작이다. 기차가 지나갈 때면 사람들은 집 앞에 내놓았던 물건들을 황급히 치워야 했고, 아이들은 철길 위를 놀이터 삼아 뛰어놀았다. 2008년 기차 운행이 완전히 중단되면서 철길은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으나, 오늘날 이곳은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 군산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다. 철길마을의 가장 큰 매력은 집과 집 사이, 불과 몇 미터 남짓한 간격으로 놓인 낡은 철로를 따라 걷는 데 있다. 지금은 화려한 페인트칠을 한 가게들이 들어서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1970~80년대의 낡은 슬레이트 지붕과 벽면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당시의 풍경을 상상하게 한다. 철길 양옆으로 빼곡히 들어선 상점들에서는 옛날식 교복을 대여해 주고, 연탄불에 달고나를 만드는 풍경이 이어진다. 단순히 과거를 구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그 시절의 문화를 체험하며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마을이 가진 생명력이다. 이곳을 제대로 즐기려면 무작정 빠르게 걷기보다는, 철길 위에 잠시 서서 낮은 자세로 마을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기차가 다녔던 철로를 따라 천천히 발을 옮기다 보면,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은 담장과 창문들이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마을 곳곳에는 사진 촬영을 위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는데, 낡은 기차 객차를 재현해 놓은 공간은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촬영 명소다. 철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집들은 좁은 골목을 형성하며 이웃 간의 끈끈했던 정을 짐작하게 한다. 삭막한 현대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람 냄새’가 가득한 길이다. 철길마을 주변을 포함한 군산 시내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화요릿집과 빵집들이 즐비하다. 군산의 대표적인 별미인 짬뽕은 해산물이 가득 담겨 깊은 감칠맛을 내며, 산책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더할 나위 없는 한 끼가 된다. 또한 인근의 유명 빵집에서 갓 구워낸 단팥빵과 야채빵은 출출한 오후 여행객들의 간식으로 안성맞춤이다. 식사 후에는 철길마을의 골목에서 파는 따끈한 달고나를 하나씩 손에 쥐고 옛날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 바다 위에 흩뿌려진 신선의 산책로, 군산 선유도 [두시기행문]

    바다 위에 흩뿌려진 신선의 산책로, 군산 선유도 [두시기행문]

    전라북도 군산 앞바다, 고군산군도의 중심에 자리한 ‘선유도’(仙遊島)는 이름 그대로 ‘신선이 노닐던 섬’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수려한 풍광과 아기자기한 섬들의 어우러짐이 예부터 빼어나, 그곳에 머물면 누구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는 곳이다. 과거에는 배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닿을 수 있는 외딴섬이었으나, 이제는 육지와 섬을 잇는 고군산대교가 놓이면서 차를 타고 닿을 수 있는 친근한 여행지가 됐다. 망주봉의 기암괴석과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은빛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선유도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바다의 숨결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최적의 피난처가 돼 준다. 선유도의 백미는 섬 곳곳을 둘러보는 조망과 산책이다. 섬의 상징인 망주봉은 깎아지른 듯한 암벽이 장관을 이루는데, 썰물 때면 바닷길이 열려 섬 주변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선유도 여행의 핵심은 섬의 지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스카이선라인과 자전거 하이킹이다. 해안선을 따라 잘 닦인 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면 뺨을 스치는 짠 내 섞인 바닷바람이 도심의 매연을 씻어내 준다. 선유도 해수욕장의 명사십리 해변을 걷다 보면 발끝에 닿는 부드러운 모래와 끝없이 펼쳐진 서해의 수평선이 마음속 깊은 곳까지 맑게 정화해 주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선유도를 더욱 깊이 있게 즐기려면 인근 섬들과 연결된 고군산군도 투어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선유도와 다리로 이어진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대장도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고군산군도의 풍경은 사진가들이 꼽는 최고의 촬영 포인트 중 하나다. 흩어진 섬들이 마치 푸른 바다 위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모습은 인위적인 도시의 경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경외감을 자아낸다. 해 질 녘이면 서해 바다가 붉게 타오르며 섬들의 실루엣을 그려내는데, 그 풍경 속에 서 있으면 누구라도 시인이 될 수밖에 없는 고요한 낭만이 흐른다. 여행의 여정은 역시 입맛으로 기억된다. 선유도를 비롯한 고군산군도에서는 서해의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는 것이 필수다. 갓 잡아 올린 박대 구이나 제철 생선회는 바다의 풍미를 온전히 담고 있다. 특히 이곳의 바지락으로 끓여낸 시원한 바지락칼국수는 산책으로 지친 몸을 따뜻하게 데워 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식사 후에는 섬 특유의 여유가 느껴지는 카페에 앉아 바다 너머로 떨어지는 노을을 안주 삼아 차 한 잔을 기울여 보자. 화려하지 않아도 소박하고 정겨운 섬의 밥상은 선유도에서 보낸 시간을 더욱 특별한 추억으로 남겨 준다.
  • 호두나무 시배지의 푸른 향기, 천안 광덕산 [두시기행문]

    호두나무 시배지의 푸른 향기, 천안 광덕산 [두시기행문]

    충청남도 천안시와 아산시의 경계에 솟아 있는 광덕산(699m)은 예로부터 ‘호서의 명산’이라 불리며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산이다. 산 이름인 광덕(廣德)은 ‘덕을 널리 베푼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그 이름처럼 광덕산은 거칠고 험한 암릉보다는 부드러운 능선과 울창한 숲을 앞세워 찾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평온을 내어준다. 해발 699m의 높이는 산행에 적당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전망은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광덕산 산행의 시작은 보통 광덕사에서 열린다.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인 광덕사는 산의 품에 안겨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찰 경내에 자리한 수령 400년이 넘는 호두나무는 광덕산의 세월을 대변하는 상징과도 같다. 광덕사를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울창한 소나무 숲과 참나무 숲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피톤치드를 뿜어낸다. 정상인 정상석에 다다르면 천안과 아산 일대의 들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맑은 날에는 멀리 서해안의 풍경까지 가늠해 볼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훌륭하다. 광덕산은 산행 정보 측면에서 지리적으로 매우 접근성이 뛰어나다. 천안과 아산 도심에서 차로 30분이면 닿을 수 있어 당일 산행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는데, 가장 대중적인 광덕사 코스는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자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다만 정상부 부근은 경사가 다소 가파른 구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자신의 체력에 맞는 속도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비가 온 뒤에는 바위 지대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신중한 발걸음이 필요하다. 산행을 마친 후에는 광덕산의 특산물인 ‘호두’를 활용한 미식을 즐길 것을 추천한다. 광덕은 우리나라 호두나무의 시배지(始培地)로 유명하다. 산행 후 마을 인근에서 맛보는 호두 과자나 호두를 넣은 정갈한 산채 비빔밥은 산행으로 허기진 몸을 채우기에 더할 나위 없다. 맑은 계곡 물과 숲이 어우러진 광덕산 자락의 식당가에서 맛보는 담백한 두부 요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식사 후 근처 카페에서 차 한 잔을 기울이며 바라보는 광덕산의 실루엣은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하는 따스한 마침표가 된다.
  • 파도가 빚어낸 성소, 부안 채석강 해식동굴 [두시기행문]

    파도가 빚어낸 성소, 부안 채석강 해식동굴 [두시기행문]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반도 끝자락, 격포해수욕장 옆으로 겹겹이 쌓인 퇴적암층이 거대한 책을 쌓아 올린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바로 ‘채석강’(彩石江)이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즐기다 달을 잡으려 했다는 중국의 채석강에서 이름을 따올 만큼, 이곳의 풍광은 세월의 신비로움을 가득 머금고 있다. 수천만 년 동안 파도와 바람이 빚어낸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해안 절벽 아래 숨겨진 해식동굴이다. 바닷물이 드나들며 단단한 암반을 깎아 만든 이 동굴은 자연이 선물해준 포토존이자 치유의 공간이다. 채석강의 해식동굴을 만나는 일은 바다의 시간을 기다리는 인내에서 시작된다. 밀물 때면 바닷물에 잠겨 자취를 감추었다가, 썰물이 되어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이 동굴은 그 자체로 자연의 신비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면 바깥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암벽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동굴 내부의 거친 질감과 만나 오묘한 실루엣을 만들어내고, 동굴 밖으로 보이는 푸른 바다와 하늘은 마치 액자에 담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특히 해 질 녘, 붉게 물든 노을이 동굴 입구를 타고 들어와 내부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은 채석강 여행의 정점이다. 해식동굴로 향하는 길, 채석강의 퇴적암층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오랜 시간 바다 밑에 쌓였던 퇴적물들이 지각 변동을 겪으며 층층이 쌓인 모습은 마치 거대한 역사의 기록물 같다. 굽이치는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의 위대함 앞에 인간의 삶이 얼마나 작은지를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동굴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풍경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는 또 다른 시점을 제공한다. 닫힌 듯 열려 있는 동굴은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면의 평온을 찾기에 더할 나위 없는 안식처가 돼준다. 채석강의 해식동굴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을 때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처럼, 이곳은 잠시 우리에게 머물다 가는 시간을 통해 진정한 휴식이 무엇인지를 묵묵히 일러준다. 바쁜 일상에 쫓겨 스스로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부안 채석강으로 떠나보자. 거대한 암벽이 품은 동굴 안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지러웠던 마음의 파도가 서서히 잦아드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채석강 인근 격포항 근처에는 서해의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갓 잡은 제철 생선회와 함께 따뜻한 바지락죽 한 그릇은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특히 부안의 특산물인 백합을 이용한 백합탕은 뽀얗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으로, 채석강의 짠 바닷바람을 맞고 난 뒤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식사 후 근처 카페에 앉아 격포 앞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은 채석강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여유로운 마침표가 된다.
  • 79세 허영만, 낙상사고로 중환자실 이송 한달째 입원 중… ‘백반기행’ 종영 이유 뒤늦게 알려져

    79세 허영만, 낙상사고로 중환자실 이송 한달째 입원 중… ‘백반기행’ 종영 이유 뒤늦게 알려져

    만화가 허영만(79)이 7년간 진행해온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하 ‘백반기행’)이 돌연 종영하며 허영만의 건강 상태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그가 낙상사고를 당해 중환자실에 이송돼 한 달째 입원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7일 허영만 측 관계자는 “(허영만이) 최근 넘어지면서 다쳤고 중환자실에 이송됐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입원한 지는 한 달 정도 됐다. 아주 심각한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식회사 허영만은 공식 입장을 통해 “최근 허영만 화백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해 현재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치료와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당분간 모든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 허영만이 진행해온 ‘백반기행’도 시즌1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허영만의 활동 중단은 단순한 ‘건강상의 문제’ 정도로 알려졌으나, 이후 중환자실 입원과 한 달간의 입원 치료라는 구체적인 건강 상태가 전해진 것이다. TV조선 측은 “곧 여든을 맞는 허 화백의 건강상의 이유로 여정을 일단락 짓게 됐다”며 “지난 7년간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 온 제작진과 출연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TV조선은 오는 21일 오후 7시 50분 ‘스페셜 방송’을 통해 그동안 ‘백반기행’에 출연한 365명의 초대 손님과 허영만의 담화, 허영만이 발로 뛰며 만난 전국 팔도 2131개 밥상을 되돌아볼 예정이다. ‘백반기행’ 시즌1 종료와 자신의 활동 중단이 알려진 이날 허영만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즐거운 여정이었습니다”라는 짧은 소회를 남겼다. 그는 이와 함께 ‘백반기행’ 게스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올려 7년의 시간을 추억했다. 1947년(호적상 1949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난 허영만은 1974년 ‘집을 찾아서’로 한국일보 신인만화 공모전에 당선돼 만화계에 데뷔했다. 이듬해 ‘각시탈’이 인기를 끌며 대중 만화가로서의 인지도를 얻었고 ‘날아라 슈퍼보드’, ‘비트’, ‘미스터 큐’, ‘세일즈맨’, ‘식객’, ‘아스팔트 사나이’ 등 숱한 히트작을 남겼다. 이 중 상당수의 작품은 영화 및 드라마로 재탄생해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았다.
  • 백두대간의 품 속, 오대산 노인봉 [두시기행문]

    백두대간의 품 속, 오대산 노인봉 [두시기행문]

    강원도 강릉과 평창의 경계에 솟아 있는 노인봉(1338m)은 오대산 국립공원이 품은 가장 거칠고도 아름다운 암릉의 정점이다.산의 이름은 정상의 기암괴석이 마치 백발 노인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졌다.거대한 암봉이 하늘을 향해 꼿꼿이 솟아 있는 모습은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산의 의연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오대산의 주봉인 비로봉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노인봉은 백두대간의 중심 능선에 자리 잡고 있어 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한 번쯤 반드시 올라야 할 순례길과 같다. 노인봉 산행은 자연이 그려낸 가장 화려한 수채화 속으로 들어가는 여정이다. 진고개에서 시작되는 코스는 완만하면서도 고도가 높아 산행 초입부터 탁 트인 능선 조망을 선물한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발아래로 펼쳐진 동해안의 푸른 바다와 첩첩이 쌓인 강원도의 산맥들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맑은 날 노인봉 정상에 서면 동해로 뻗어 나가는 산줄기가 마치 살아 움직이는 용의 등허리처럼 장쾌하게 굽이친다. 거친 바위 사이로 뿌리 내린 소나무들은 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산의 정기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그 꼿꼿한 자태로 탐방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노인봉 산행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은 바로 ‘소금강’(小金剛) 계곡이다. 노인봉 정상에서 시작되어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이 계곡은 금강산의 절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무릉계, 구룡폭포, 만물상 등 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기암절벽과 옥빛 물결은 지친 산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특히 여름철 노인봉을 오르고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계곡물은 얼음처럼 차갑고 맑아 숲이 내뿜는 서늘한 기운과 함께 산행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준다. 산행 후 즐기는 강원도의 맛은 노인봉 여행의 화룡점정이다. 강릉과 평창의 경계에 자리한 만큼 인근에서는 메밀을 활용한 막국수와 고소한 메밀전병을 맛볼 수 있다. 맑은 계곡 물에서 자란 송어회나 토속적인 산채 비빔밥은 산행 후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식당 창밖으로 보이는 산 아래 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을 감상하며 마시는 메밀차 한 잔은 노인봉의 거친 바람을 잊게 해준다.
  • ‘건강 이상’ 허영만 활동 중단…‘백반기행’ 7년 만에 종영

    ‘건강 이상’ 허영만 활동 중단…‘백반기행’ 7년 만에 종영

    만화가 허영만(77)이 건강 이상으로 대외 활동을 중단한다. 이에 따라 지난 7년간 방영돼온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도 막을 내린다. 주식회사 허영만은 17일 “최근 허영만 화백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해 현재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치료와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며 “당분간 모든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 화백의 활동 중단으로 ‘백반기행’도 종영하게 됐다. 회사 측은 “제작진과의 협의를 통해 시즌1을 마무리하기로 했다”면서 “지난 7년간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온 제작진과 출연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TV조선도 이날 “곧 여든을 맞는 허 화백의 건강상의 이유로 여정을 일단락 짓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오는 21일 ‘스페셜편’을 방송한다고 덧붙였다. 1949년생인 허 화백은 1974년 소년한국일보 신인만화공모전에에 ‘집을 찾아서’가 당선되며 만화가로 데뷔했다. 이어 이듬해 ‘각시탈’이 인기를 끌며 대중 만화가로서의 인지도를 얻었고, ‘날아라 슈퍼보드’, ‘비트’, ‘미스터 큐’, ‘세일즈맨’, ‘식객’, ‘아스팔트 사나이’ 등 숱한 히트작을 남겼으며 이중 상당수의 작품은 영화 및 드라마로 재탄생했다.
  • 지리산의 고요한 관조, 지혜의 반야봉 [두시기행문]

    지리산의 고요한 관조, 지혜의 반야봉 [두시기행문]

    지리산의 거대한 능선이 남과 북으로 크게 굽이치는 곳, 그 중심에 해발 1732m의 반야봉이 묵묵히 솟아 있다. 주봉인 천왕봉(1915m)이 하늘을 받치는 기둥처럼 웅장한 위용을 자랑한다면, 반야봉은 그 곁에서 마치 깊은 수행에 든 구도자처럼 지리산의 광활한 산군을 온전히 관조하고 있다. 지리산의 3대 주봉이자 제2봉인 반야봉은 천왕봉과는 또 다른 차원의 고요와 깊은 사색의 공간으로 산객들을 이끈다. 반야봉이라는 이름에는 깊은 불교적 서사가 담겨 있다. ‘반야’(般若)는 산스크리트어로 지혜를 뜻하며, 세상의 도리를 깨닫는 근원적인 지혜를 의미한다. 전하는 설화에 따르면 옛날 지리산에 살던 반야라는 사람이 지혜를 얻기 위해 정성을 다해 기도했다는 이야기, 혹은 지리산의 산신인 천왕봉의 여신을 사모하던 반야라는 사냥꾼의 애달픈 전설이 얽혀 있다. 이름이 지닌 무게만큼이나 반야봉에 올라서면 세상의 소란함이 일순간 사라지고, 오직 나 자신과 대면하게 되는 맑은 지혜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반야봉은 천왕봉의 화려함 뒤에 숨은, 지리산의 진정한 지혜를 상징하는 봉우리다. 누군가는 천왕봉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릴 때, 반야봉에 올라선 이는 굽이치는 산맥의 곡선을 바라보며 자연의 순리와 삶의 무게를 깊이 헤아린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른 정상에서 마주하는 정적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스스로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지혜를 뜻하는 봉우리의 이름처럼 반야봉은 오늘도 묵묵히 구름 위에 서서 찾아오는 이들에게 삶을 통찰하는 맑은 시선을 선물하고 있다. 반야봉으로 향하는 길은 지리산의 속살을 가장 깊숙이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노고단에서 시작해 임걸령과 노루목을 지나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지리산 종주의 핵심 구간으로, 사계절 내내 변화무쌍한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여름철 산철쭉이 능선을 따라 붉게 번져나갈 때면 반야봉은 거대한 꽃의 섬으로 변모한다. 노루목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보면 어느덧 발아래로 구름 바다가 일렁이며 지리산의 능선들이 섬처럼 떠다니는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정상에 서서 바라보는 사방의 조망은 지리산이 왜 민족의 영산이라 불리는지, 그 광활한 기개와 깊이를 온몸으로 실감하게 한다. 산행 후 지리산 자락에서 맛보는 음식은 반야봉의 여운을 더욱 진하게 남긴다. 전북 남원시 산내면이나 전남 구례군 일대에서 맛보는 지리산 산나물 정식은 그야말로 자연의 선물이다. 맑은 계곡 물에서 자란 나물들이 내뿜는 향긋함은 산행으로 지친 몸을 달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쌉싸름한 산채와 함께 곁들이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은 험준한 산길을 묵묵히 걸어온 산객에게 꿀물과도 같다. 산 아래 고즈넉한 민박에서 하룻밤 묵으며 듣는 지리산의 밤바람 소리는 반야봉에서 얻은 평온을 일상의 공간으로 가져가는 특별한 징검다리가 되어준다.
  • 남사예담촌에서 마주한 한국의 미 [두시기행문]

    남사예담촌에서 마주한 한국의 미 [두시기행문]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에 자리한 남사예담촌은 ‘가장 한국적인 마을’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지리산의 정기가 굽이쳐 내려오다 잠시 숨을 고르는 이곳은, 수백 년의 세월을 묵묵히 버텨온 옛 돌담길과 고가(古家)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예담촌’이라는 이름에는 ‘옛 담장 마을’이라는 의미와 ‘예와 선비 정신을 담은 마을’이라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다.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곳은,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잠시 비켜나 과거의 지혜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안식처다. 남사예담촌의 백미는 단연 마을 전체를 휘감고 있는 흙돌담길이다. 높이 2m가량의 담장들은 사람의 눈높이보다 높아 마을의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담장들은 단순히 경계를 짓는 역할을 넘어, 집과 집 사이를 잇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정을 나누는 연결고리였다. 흙과 돌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담장은 세월의 비바람을 견디며 정교한 무늬를 만들어냈고, 그 위로 넝쿨 식물들이 얽히고설켜 세월의 깊이를 더한다.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민 감나무와 꽃나무들은 계절마다 다른 빛깔로 마을을 수놓으며, 걷는 이들에게 사계절의 정취를 온전히 선물한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18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지어진 전통 가옥들이 옛 선비들의 정신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사대부 가옥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최씨 고가와 이씨 고가 등은 당시의 생활상과 건축 미학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산이다. 특히 남사예담촌은 과거 ‘박씨 집안 딸과 이씨 집안 아들이 혼례를 올리던 날, 사위가 처가 집의 감나무 아래에 엎드려 큰절을 올렸다’는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수령 700년이 넘은 부부 회화나무는 이 마을의 수호신이자,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변치 않는 인연과 평온을 빌어주는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행의 즐거움은 맛에서도 완성된다. 산청은 지리산의 풍부한 산물이 나는 곳답게 남사예담촌 인근에서도 건강하고 정갈한 한 끼를 맛볼 수 있다. 산청의 대표 특산물인 약초를 활용한 비빔밥이나, 지리산 자락에서 채취한 나물들로 차려낸 소박한 산채 정식은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식사 후에는 마을 한쪽에 자리한 작은 찻집에서 차 한 잔을 기울이며 담장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를 듣는 여유를 가져보자. 마을을 둘러싼 자연의 소리와 고택의 향기가 어우러져, 잊고 지냈던 내 안의 고요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 푸른 숨결이 머무는 덕유산 길목에서 마주한 덕(德) [두시기행문]

    푸른 숨결이 머무는 덕유산 길목에서 마주한 덕(德) [두시기행문]

    전라북도 무주군에 자리한 덕유산은 이름 그대로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불린다. 해발 1614m의 향적봉을 주봉으로 삼아 굽이치는 능선은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품어 안듯 부드럽게 대지를 감싸고 있다. 경상남도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 있는 이 거대한 산은 겨울철 설경으로 유명하지만 여름의 덕유산이 보여주는 싱그러운 생명력 또한 그에 못지않은 경외감을 자아낸다. 사방을 둘러봐도 첩첩이 쌓인 산맥이 푸른 바다처럼 일렁이는 풍경은 무더위 속에서도 덕유산을 찾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에 올라서면 비로소 이 산이 왜 영남과 호남을 잇는 중심이자 어머니의 품이라 불리는지 알게 된다. 향적봉은 덕유산의 가장 높은 곳으로, 이곳에 서면 구름이 발아래 머물고 사방으로 펼쳐진 조망이 막힘없이 이어진다. 정상 부근의 데크는 사진가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촬영 포인트인데, 파란 하늘과 맞닿은 푸른 능선을 배경으로 담는 한 컷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특히 초여름의 덕유산은 바람조차 시원하다. 땀방울을 식혀주는 산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숲의 향기는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 청량감을 선물한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나는 주목 군락지는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나무들의 기개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사진 속에 그 고고한 모습을 담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덕유산의 품에 안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산행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구천동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을 택해 숲의 깊이를 온몸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울창한 원시림과 계곡의 물소리를 벗 삼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 잡념도 씻겨 내려간다. 반면 보다 편안한 여행을 원한다면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운행하는 관광 곤돌라를 이용해 보자. 곤돌라를 타면 설천봉까지 순식간에 오를 수 있고, 거기서부터 향적봉까지는 약 20여 분 정도 완만한 데크 길을 따라 가볍게 걸을 수 있다.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정상의 장관을 쉽게 마주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코스다. 산행을 마친 후에는 무주가 선물하는 넉넉한 미식의 시간을 즐길 차례다. 덕유산 자락에서 맛보는 민물 송어회는 이곳의 별미로,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또한 무주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로 차려낸 산채 정식은 긴 산행 후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에 최고의 보양식이다. 배를 든든히 채운 뒤에는 구천동 계곡을 따라 자리한 펜션이나 휴양림에서 하룻밤 묵으며 숲의 밤을 즐겨보자. 쏟아질 듯한 별 아래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밤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게 하는 최고의 치유가 된다. 덕유산은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찾아오는 이들에게 언제나 변함없는 푸름과 넉넉한 위로를 건네며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 ‘소녀상 모욕’ 美 유튜버 항소심 공판…檢 징역 3년 구형

    ‘소녀상 모욕’ 美 유튜버 항소심 공판…檢 징역 3년 구형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등의 기행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유튜버 조니 소말리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반정우) 심리로 열린 소말리의 업무방해·경범죄처벌법 위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다수 범죄를 저질렀고 대부분의 피해자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소말리는 최후 진술에서 “재판부와 피해자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대한민국에 대해 존경하지 않은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변호인도 “피고인은 원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말리는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고 조롱하는 행동을 하고 소셜미디어(SNS) 계정 라이브 방송에서 욱일기를 들고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소유”라고 주장하는 등 기행을 일삼았다. 그는 2024년 9월 30일 롯데월드에서 방송을 송출하며 주변을 시끄럽게 하고 머리를 때리면서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일으켜 놀이기구를 탑승하지 못하도록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10월 10일 편의점에서 욕설을 하며 큰 소리로 음악을 튼 상태로 춤을 추고, 컵라면을 테이블 위에 붓는 등 위력으로 편의점 업무를 방해한 점도 고려됐다. 이 밖에도 2024년 10월 23일 버스 안에서 시끄러운 음악을 틀고 소란을 피워 버스 운행 업무를 방해한 혐의와, 같은 달 31일 여성 피해자와 스킨십하는 영상을 편집해 허위 영상을 반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소말리에게 징역 6개월에 구류 20일을 선고했다. 이어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대한 5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 잣나무 숲의 청정함을 품은 산, 가평 주금산 [두시기행문]

    잣나무 숲의 청정함을 품은 산, 가평 주금산 [두시기행문]

    경기도 포천시와 가평군의 경계에 솟아 있는 주금산은 해발 813.6m로 많이 알려져 있는 산은 아니지만 그 품에 안긴 숲의 깊이는 어느 명산 못지않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산 이름은 산세가 마치 비단으로 만든듯 하다하여 지어졌다 전해진다. 산 전체가 울창한 잣나무와 참나무 군락으로 뒤덮여 있어, 수도권 근교에서 진정한 숲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산이다. 주금산 산행의 가장 큰 특징은 산행 초입부터 이어지는 잣나무 숲길이다. 숲에 들어서는 순간, 나무들이 뿜어내는 알싸하고 청량한 피톤치드 향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며 일상의 묵은 피로를 씻어낸다. 등산로는 대체로 완만하면서도 부드러운 흙길이 많아, 거친 숨을 몰아쉬기보다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사색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 복잡한 생각들이 숲의 고요함에 녹아들고, 오직 내 발걸음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만이 귓가를 맴도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정상을 향하는 길목에서 만나는 주금산의 조망은 소박하지만 정겹다. 정상에 올라서면 멀리 축령산과 서리산의 능선이 겹겹이 펼쳐지며, 가평 일대의 평온한 산하가 한눈에 들어온다. 화려하게 눈길을 사로잡는 절경은 아닐지라도, 정겹게 굽이치는 능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고향의 품에 안긴 듯한 따스한 위로를 받는다. 특히 봄에는 연둣빛 새순이,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산을 수놓아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산행을 마친 후에는 주금산 자락의 넉넉한 인심을 맛보러 떠날 차례다. 가평 인근의 식당들은 잣의 고장답게 고소한 잣두부 전골이나 정갈한 산채비빔밥으로 산객들을 맞이한다. 갓 지은 밥과 신선한 나물, 그리고 구수한 된장찌개 한 그릇은 산행 후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보양식이다. 산 아래 작은 가게에서 맛보는 막걸리 한 잔은 긴 산행의 긴장을 기분 좋게 풀어준다. 근처에는 몽골문화촌이나 가평의 다양한 관광 명소가 자리하고 있어, 산행 후의 여정을 풍성하게 채우기에도 좋다.
  • 천년의 세월을 품은 거대한 암산, 양평 용문산 [두시기행문]

    천년의 세월을 품은 거대한 암산, 양평 용문산 [두시기행문]

    경기도 양평의 진산이라 불리는 용문산(1157m)은 수도권 산객들에게 언제나 묵직한 존재감으로 다가오는 산이다. 산세가 험준하고 바위가 많아 예로부터 ‘경기도의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그 기상이 장엄하다. 정상인 가섭봉(1157m)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탁 트인 조망은 가히 압권으로, 첩첩이 쌓인 강원도의 산군들이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일렁이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용문산 산행의 시작점인 용문사에서부터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은 결코 만만치 않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 본격적인 암릉 구간에 들어서면 산이 가진 거친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이번 산행에서 발걸음을 옮기며 만난 장군봉(1065m)은 용문산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정상인 가섭봉이 거대하고 웅장한 기개를 뽐낸다면, 장군봉은 이름 그대로 늠름한 장군처럼 우뚝 솟아 산객들에게 굳건한 자세를 요구하는 듯하다. 가섭봉으로 향하는 주능선에서 만나는 장군봉은 용문산 산세의 강인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점으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정상부의 암벽과 주변 능선은 한 폭의 강렬한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용문산은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사찰 용문사의 고즈넉함과 숲의 청정함을 동시에 선물한다. 용문사 경내에 자리한 천년 은행나무는 용문산의 시간을 대변하는 상징과도 같다. 거대한 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세월의 무게는 산을 오르는 이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깊은 사색에 잠기게 한다. 용문사를 지나 가파른 너덜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덧 몸은 땀으로 흠뻑 젖지만, 고도를 높일수록 시야가 넓어지며 일상의 번뇌도 함께 씻겨 나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산행을 마친 후 즐기는 양평의 미식은 또 다른 기쁨이다. 용문산 입구에는 산채비빔밥과 고소한 더덕구이를 내어놓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갓 지은 밥과 함께 나오는 향긋한 산나물은 긴 산행 후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에 그만이다. 양평의 맑은 공기와 물을 머금고 자란 식재료들이 만들어낸 소박하지만 정갈한 밥상은, 용문산이 품고 있는 자연의 순수한 맛을 그대로 전해준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산 아래 자리한 카페에서 차 한 잔을 기울이며 바라보는 용문산의 능선은 그 어느 때보다 따스하고 포근하다.
  • 24번째 국립공원, 부산의 진산 금정산 [두시기행문]

    24번째 국립공원, 부산의 진산 금정산 [두시기행문]

    부산의 진산이자 시민들의 든든한 안식처인 금정산(金井山, 801.5m)은 거대한 바위 능선이 화려하게 펼쳐진 명산이다. 해발 801.5m의 주봉인 고당봉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장군봉, 남쪽으로는 상계봉과 파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부산 시내를 굽어보듯 우뚝 솟아 있다. 산 정상부에는 금빛 물이 솟아나 금색 물고기가 노닐었다는 전설을 품은 ‘금샘’이 있어 산 이름이 유래했다. 1989년 부산광역시 기념물로 지정된 금정산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생태와 문화의 보고이며 2026년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금정산의 백미는 단연 산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금정산성(金井山城)이다. 사적 제215호로 지정된 금정산성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산성으로, 동문·서문·남문·북문 등 4대 문을 따라 이어지는 성곽길은 금정산 산행의 필수 코스다. 특히 북문에서 고당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금정산 특유의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풍광을 자랑한다. 발아래로는 푸른 바다를 품은 부산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지고, 고개를 돌리면 첩첩이 쌓인 산맥이 산객을 맞이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능선길을 따라 성곽을 걷다 보면, 과거 수많은 외침을 막아냈던 역사의 숨결과 오늘날의 평화가 묘하게 교차하는 깊은 울림을 마주하게 된다. 산행은 여러 갈래로 즐길 수 있지만, 범어사에서 출발해 북문을 거쳐 고당봉에 오르는 코스가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운치 있다. 천년 고찰 범어사의 고즈넉한 풍경을 뒤로하고 숲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덧 웅장한 바위 절벽이 나타나고 시야가 탁 트인 정상부에 다다른다. 정상인 고당봉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가히 압권이다. 동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동해 바다가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서쪽으로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며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부드럽게 잇는다. 정상석 앞에서 바라보는 이 탁 트인 조망은, 도심 한복판에 이런 명산이 있다는 사실에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금정산 산행 후에는 산성 마을의 풍미를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금정산성 일대는 오래전부터 산성 막걸리로 이름을 떨쳐왔는데, 쌉싸름하면서도 구수한 산성 막걸리에 갓 구운 파전, 혹은 매콤하게 볶아낸 오리 불고기를 곁들이는 것은 부산 산객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미식의 즐거움이다. 온천장 근처에 자리한 허심청 등에서 산행의 피로를 씻어내는 것 또한 금정산 산행을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방법이다.
  • ‘호암 이병철 회장의 고향’ 경남 의령에 오는 이건희 컬렉션

    ‘호암 이병철 회장의 고향’ 경남 의령에 오는 이건희 컬렉션

    경남 의령군은 이달 10일부터 8월 9일까지 의병박물관 제2전시관에서 ‘국보순회전-우리 동네에서 만나는 보물’ 특별전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의병박물관과 국립진주박물관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도자기에 핀 꽃, 상감청자’를 주제로 삼았다. 국보 ‘청자 상감 모란무늬 항아리’를 비롯해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 유물 등 총 6건 6점의 문화유산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추진하는 국보 순회전 사업의 하나다.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유산을 지역에서도 접하게 하자는 취지다.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고향인 의령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상감청자는 도자기 표면에 문양을 새긴 뒤 흰색 또는 붉은색 흙을 메워 넣고 유약을 입혀 구워낸 고려시대 대표 도자기다. 은은한 비색과 정교한 문양이 특징으로, 고려청자의 예술성과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전시와 함께 다양한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9일에는 상감청자를 주제로 한 ‘인문학 콘서트’를 연다. 13일~14일에는 매직쇼와 상감청자 만들기 체험, 27일에는 ‘상감청자의 유래를 찾아 떠나는 역사유적기행’을 진행한다. 전시 기간 매주 주말에는 교구 체험 프로그램인 ‘내 손으로 만드는 고려청자’를 운영해 관람객에게 고려청자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의병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국보급 문화유산과 이건희 컬렉션을 가까이에서 만날 뜻깊은 기회”라며 “앞으로도 지역민과 관광객이 수준 높은 문화유산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전시·체험 프로그램 관련 문의는 의병박물관(055-570-2842)으로 하면 된다.
  • 보리가 머리 핥던 ‘츄파춥스님’…30억원 기부하고 떠났다

    보리가 머리 핥던 ‘츄파춥스님’…30억원 기부하고 떠났다

    강원 영월 법흥사 주지 삼보스님이 지난달 27일 원적에 들었다. 세수 76세, 법랍 61년이다. 평생 수행자의 길을 걸으며 청빈과 나눔을 실천한 스님은 2020년 전 재산 30억원을 기부한 사실과 EBS ‘한국기행’에 출연해 반려견 보리와 보여준 소탈한 일상으로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1일 불교계에 따르면 삼보스님은 1965년 강원 평창 월정사를 찾았다가 탄허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출가했다. 이후 월정사와 정암사 등에서 수행했으며 오대산 상원사와 월정사 주지를 역임했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 조계종 재심호계위원 등 종단 주요 소임도 맡으며 종단 발전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오랜 수행과 공로를 인정받은 스님은 2025년 4월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에서 최고 법계인 대종사 품계를 받았다. 삼보스님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1970년 해병대에 입대해 월남전에 참전했으며 공을 인정받아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1980년에는 전두환 정권 시절 불교계 탄압에 저항하다 삼청교육대에 강제 수용돼 고초를 겪기도 했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은 것은 평생 실천한 무소유 정신이다. 스님은 수행자가 재산을 쌓기보다 필요한 곳에 나누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해왔다. 2015년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와 자비나눔 기금으로 3억 3000만원을 희사한 데 이어 2020년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평생 모은 상이연금 등 전 재산 30억원을 월정사에 기부했다. 당시 불교계 안팎에서는 수행자가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보기 드문 사례라며 큰 감동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중에게는 EBS ‘한국기행-그 겨울의 산사’를 통해 더욱 친숙한 인물이었다. 방송에서 삼보스님은 반려견 보리와 함께하는 산사 생활을 공개했다. 특히 인터뷰 도중 보리가 스님의 머리를 핥는 장면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SNS)에서 ‘츄파춥스님’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엄숙한 수행자의 모습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일상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보리는 이후에도 스님의 곁을 지키며 많은 신도와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2024년 3월 10세의 나이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불교계는 삼보스님을 수행과 나눔을 함께 실천한 대표적 원로 스님으로 평가하고 있다. 수행에만 머무르지 않고 교육과 복지, 후학 양성에 힘썼으며 자신이 가진 재산을 사회와 미래 세대를 위해 내놓은 삶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는 것이다. 삼보스님의 영결식은 지난달 29일 월정사에서 산중장으로 봉행됐으며 다비식은 월정사 다비장에서 엄수됐다. 평생 무소유와 나눔을 실천한 스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삶으로 그 가르침을 남기고 떠났다.
  • ‘식객’ 허영만, 걸그룹 멤버들과 식사 중 분노 “버릇 없다”

    ‘식객’ 허영만, 걸그룹 멤버들과 식사 중 분노 “버릇 없다”

    만화가 허영만이 20년 차 걸그룹 씨야 멤버들에게 식사 예절을 언급하며 호통을 쳤다. 허영만이 음식을 카메라 렌즈에 담는 사이 씨야 멤버들이 폭풍 먹방을 선보이자 서운함을 표현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는 허영만이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씨야 남규리, 이보람, 김연지와 함께 경기도 성남의 맛집을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네 사람이 방문한 식당은 자연산 백합찜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백합찜은 은박지에 싸여 있었고, 사장은 “백합에서 나오는 국물이 하얀 쌀뜨물처럼 진국이라 함께 드시라고 이렇게 낸다”고 설명했다. 설명이 끝나자마자 이보람은 곧바로 백합을 흡입하며 “정말, 장난 아니다”라고 감탄했다. 남규리와 김연지도 곧바로 식사에 들어가 연신 백합 국물을 들이켜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때 백합 사진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허영만은 아직 젓가락도 들지 못한 상태였고, 결국 음식을 맛보지 못한 채 “버릇들이 없구나. 내가 먹지도 않았는데 지금 먼저 다 먹고”라며 호통을 쳤다. 갑작스러운 불호령에 씨야 멤버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죄송하다. 드신 줄 알았다. 아직 안 드신지 몰랐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내 백합찜을 맛본 허영만은 “정말 술만 먹고 취하는 게 아니라 백합 국물 먹고도 취한다”며 표정을 풀었다. 이에 남규리가 “이거 조미료가 안 들어간 거죠?”라고 묻자 허영만은 “얘가 이미 간이 돼 있다”고 답하며 백합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감칠맛에 감탄했다. 이후 씨야 멤버들은 최근 한달간 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했다며 매주 맛집 탐방을 다니는 허영만을 부러운 표정으로 바라봤고, 이 모습에 허영만은 “내 이름을 말하고 먹고 가라”고 농담을 건네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편 씨야는 지난 2006년 데뷔한 보컬 그룹으로, 2011년까지 활동하다 지난 3월 15년 만에 재결합했다.
  • 대구를 감싸 안은 거대한 품, 국립공원 팔공산 [두시기행문]

    대구를 감싸 안은 거대한 품, 국립공원 팔공산 [두시기행문]

    대구시와 경북 군위군, 경산시, 영천시, 칠곡군에 걸쳐 웅장하게 솟아 있는 팔공산(1192m)은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거대한 산군이다. 최고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봉과 서봉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마치 거대한 팔을 벌려 대구 분지를 감싸 안은 듯한 형세를 취하고 있다. 예로부터 ‘공산’(公山)이라 불리던 이 산은 고려 태조 왕건이 신숭겸 장군의 희생으로 목숨을 구했던 역사적 아픔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 충절의 의미를 담아 여덟 공신을 기리는 뜻에서 ‘팔공산’이라 이름 지어졌다는 설이 전해진다. 2023년 대한민국 제23호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며 그 가치를 더욱 공고히 인정받은 곳이기도 하다. 팔공산 산행의 묘미는 깊은 역사적 서사와 함께 어우러진 산세의 조화에 있다. 팔공산은 ‘불교 문화의 보고’라 불릴 만큼 사찰과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특히 대구 쪽에서 오르는 길에 만나는 동화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거대한 약사여래입상이 산객들을 굽어보며 평화의 기운을 전한다. 산 중턱을 따라 걷는 숲길은 계절마다 다른 빛깔로 탐방객을 반기는데, 특히 가을철 팔공산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절경을 빚어낸다. 비로봉 정상에 서면 발아래로 펼쳐지는 대구 시내의 파노라마와 첩첩이 이어진 능선들이 어우러져 산행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팔공산의 진면목을 느끼고 싶다면 동화사에서 출발하여 동봉을 거쳐 비로봉으로 향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가파른 구간이 없지 않으나, 오르는 길 내내 울창한 수목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기운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능선에 올라서면 좌우로 탁 트인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팔공산 특유의 거친 암릉과 부드러운 흙길이 번갈아 나타나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특히 비로봉 정상에서 맞는 바람은 해발 1,000m 고지의 서늘함과 함께 가슴속 깊은 곳까지 맑게 정화해 주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산행의 마침표는 대구의 풍성한 미식으로 찍어야 한다. 팔공산 자락에는 산채비빔밥을 비롯한 정갈한 토속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다. 특히 미나리 삼겹살은 팔공산 인근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 중의 별미다. 싱싱한 미나리의 향긋함과 고소한 삼겹살이 어우러진 맛은 긴 산행 후 허기를 달래기에 충분하다. 인근의 카페 거리에서 산 아래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의 여유는, 팔공산이 주는 넉넉한 인심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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