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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영황제’ 펠프스, 미스 캘리포니아 2010 니콜 존슨과 약혼

    ‘수영황제’ 펠프스, 미스 캘리포니아 2010 니콜 존슨과 약혼

    미국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9)가 여자 친구 니콜 존슨과 약혼했다. 펠프스는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니콜 존슨과 결혼을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2010년 미스 캘리포니아 출신인 존슨과 펠프스는 그간 만남과 이별을 반복해왔다. 펠프스는 자신의 청혼을 존슨이 받아들였다는 글과 함께 존슨과 눈 속에서 포옹하는 모습을 동료 선수인 엘리슨 슈미트가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의 누나 힐러리도 페이스북에 “잉꼬커플의 약혼을 축하한다”며 약혼을 확인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18개 따낸 펠프스는 지난해 10월 두번째 음주운전으로 체포되는 등 각종 사고와 기행으로 구설에 올라왔다. 이 때문에 미국 수영협회로부터 선수자격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고, 내달 6일 징계 기간이 끝나면 4월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대회에 복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펀드 영업하는 척 8억 사기… 재연배우의 ‘몹쓸 연기’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의 재연배우로도 활동했던 김모(52)씨는 2004년부터 S생명 보험설계사로 일했다. 2008년에는 경기 남양주에 S금융투자 간판을 내건 사무실도 차렸다. 김씨는 ‘S금융투자 남양주영업소장’이라고 찍힌 명함과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투자약정서 등을 위조한 뒤 ‘작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2월 친목모임에서 알게 된 자영업자 A씨에게 ‘월 수익 12%를 보장하는 사모펀드 상품이 있다’고 꼬드겼다. A씨는 매달 수익금을 챙겨 주는 김씨를 믿고 8년간 투자금 명목으로 총 3억 928만원을 이체했다. 자영업자 B씨도 지난해 7월 투자하면 30% 이익을 낼 수 있게 해 주겠다는 꾐에 넘어갔다. 두 차례에 걸쳐 4억 1600만원을 투자했다. 김씨는 B씨에게 “원래 사모펀드는 10~20년 꾸준히 투자해야 수익을 볼 수 있지만, 5~6개월 뒤 만기일이 도래하는 브라질 투자 사모펀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속였다. B씨는 대형병원 원장, 미스코리아 등도 투자했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하지만 지인을 통해 김씨의 정체를 확인한 B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기 행각도 막을 내렸다. 경찰은 김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A씨와 B씨가 건넨 8억여원은 사모펀드가 아닌 김씨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사기 행각을 벌이던 2010년 대전의 모 대학 교수와 결혼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5년 전 결혼할 때도 펀드영업소장을 사칭했던 것으로 보이며, 부인과는 현재 별거 중”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인사권과 업무지시권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직장 내 부당한 지시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최근 불거진 ‘땅콩 회항’ 사건은 이러한 문제 의식에 불을 지피고 있다. 프로그램에서는 프랑스 전문가들이 국내 사례를 꼼꼼히 검토하고 진단하는 과정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의 정확한 정의는 물론 근로자의 정신 건강에 어떤 피해를 끼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중국 남서부에 있는 성 윈난은 위험하지만 아름다운 지형과 수많은 소수민족이 사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은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커다란 가체로 전통을 잇는 이족의 새해맞이 축제로 다양한 볼거리가 넘쳐난다. 구이저우와 윈난의 절경 속에서 조상의 기억을 이고 사는 먀오족 등을 찾아 신화학자 나상진 교수와 함께 떠나 본다. ■NCIS 12(OCN 밤 11시) 해군과 해병대에 연루된 범죄들을 해결하는 특수수사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요원 비숍은 전함에서 훈련 테스트를 받는다. 그런데 비숍이 훈련을 마치고 바다를 바라보던 중 수면 위로 떠오른 시체를 발견하고 소리친다. 시체의 주인은 산도미닉호라는 화물선의 보안팀장이다. 산도미닉호는 현재 원래 항로를 벗어나 항해하는 중이며 무전에도 응답이 전혀 없는 상태인데….
  • [新국토기행] 부산 중구

    [新국토기행] 부산 중구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부산 중구는 20여년 전까지 부산시청을 비롯한 행정기관과 기업 및 금융기관, 상업시설이 집중된 부산의 중심이었다. 시청 이전으로 한때 침체기를 맞았으나 최근 제2롯데월드 등 위락시설이 들어서고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 등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사업과 영화 촬영지로 명성을 얻으면서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특히 중구는 일제강점기 부산항을 중심으로 일제의 대륙침탈 전초기지 역할을 하며 도시화가 진행, 이별과 만남이 교차하는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다. 수많은 청년이 이곳에서 강제노역이란 이름으로 배에 몸을 실었으며, 광복 및 6·25전쟁 당시 외국에서 귀국한 동포들과 피란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근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대학생들의 뜨거운 피와 메케한 최루탄 연기가 뒤섞인 민주화 운동의 현장이기도 했다. 지금은 유통·숙박·문화·상업시설과 해양친수공간을 연계한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 볼거리 ●남포동·부평동 영화거리 ‘부산국제영화제(BIFF)광장’ 부산국제영화제가 1996년 출범과 더불어 남포동과 부평동 일대 극장가를 새로 단장하면서 탄생한 곳이 BIFF광장이다. 당시 ‘스타의 거리’와 ‘영화제의 거리’도 선포했다.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들의 핸드프린팅, 영화 포스트, 야외 상설무대가 있어 매년 BIFF 전야제가 열린다. 광복 이후 한두 군데 극장이 생기면서 형성되기 시작한 남포동 극장가는 1960년대에 이르러 20여개의 극장이 한꺼번에 들어서면서 부산을 대표하는 영화거리가 됐다. 이곳은 부산극장과 대영시네마, CGV남포극장 등 극장이 한곳에 밀집돼 있다.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로 넘쳐나면서 부산의 젊은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랜드마크 부산타워가 우뚝 솟아있는 ‘용두산공원’ 부산 한복판에 자리 잡은 용두산공원은 산의 형태가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용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954년 대화재로 소실된 이후 새로 조성되면서 120m 높이의 부산타워가 들어섰다. 부산타워는 부산의 상징이자 중구의 랜드마크로서 전망대에 오르면 부산 시가지와 부산항이 한눈에 펼쳐진다. 날씨가 맑으면 멀리 대마도까지 보여 중구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꼭 들러야 하는 명소 중 하나다. 요즘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영화흥행에 발디딜 틈 없는 ‘국제시장’-120년 전통 ‘부평깡통야시장’ 국제시장은 광복 이후 일본과 중국 등에서 돌아온 동포들이 모여들어 노점을 차리면서 시작됐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부산항에서 하역된 군수품과 생활용품 등이 국제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전국에서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도매로 물건을 뗀다고 해서 ‘도떼기시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근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먹자골목과 젊음의 거리, 만물의 거리, 아리랑 거리, 구제 골목 등으로 구분된다. 부평깡통시장은 초창기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통조림 등 깡통 제품을 판매,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향토 음식과 다문화 음식 등 풍부한 먹을거리와 관광, 쇼핑이 어우러진 전국 최초의 야시장이 불야성을 이룬다. ●부산 민주항쟁의 산증인 ‘보수동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은 6·25전쟁 당시 손정린(현 보문당서점 대표)씨 부부가 미군부대에서 나온 잡지와 만화 등을 판매하는 좌판을 차린 게 계기가 됐다. 휴전 직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학생과 문인들의 문화적 갈증을 없애주던 문화공간 구실을 했으며, 부산 민주항쟁의 한몫을 담당했다. 현재 국내 유일의 책방골목으로 명성을 이어가며 40여개 서점이 영업하고 있다. ●일제 침략의 상징 ‘부산근대역사관’ 일제 강점기인 1929년 건조된 역사관 건물은 일제의 식민지 수탈기구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사용됐다. 광복 이후인 1949년부터 미국 해외 공보처 부산문화원으로 사용됐다. 이 건물은 부산시민들의 끊임없는 반환요구로 1999년 미 문화원이 철수하고 우리 정부로 반환된 뒤 그해 6월 부산시가 인수했다. 시는 일제침략의 상징이었던 이 건물을 시민들에게 아픈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2003년 부산근대역사관으로 조성했다. 이곳에는 외세의 침략과 수탈로 형성된 부산의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개항기 부산, 일제의 수탈과정, 근대도시 부산, 동양척식주식회사, 근현대 한·미관계, 부산의 근대거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 최초의 연륙교 ‘영도다리’… 2013년 47년 만에 재개통 1934년 11월 23일 개통된 영도다리는 부산 최초의 연륙교로서 길이가 214.63m로 내륙 쪽의 31.30m를 도개교로 만들었다. 육지 쪽 다리의 일부인 도개부가 하루 7차례씩 들어 올려졌는데 이 장관을 보려고 몰려든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영도다리는 1966년 9월 1일 안전을 위해 철거된 이후 그 자리에 새로운 다리가 건설돼 도개 중단 47년 만인 2013년 11월 27일 재개통됐다. 하루 한 차례 다리를 들어 올려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산비탈 위 산복도로마을에 설치된 ‘영주동 오름길 모노레일’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산비탈에 삶의 터전을 잡으면서 형성된 산복도로마을에 지난해 전국 최초로 주민복지형?모노레일이 설치돼 주민들로부터 큰?호응을?얻고?있다.?이?모노레일은?산복도로?고지대?서민의?이동수단이자?관광자원으로도?활용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수산시장 ‘자갈치 시장’ 국내 최대의 수산시장으로 숱한 이야기와 화제가 쌓인 곳이다. 6·25전쟁 후 여인네 중심의 어시장 형태로 자리를 굳히면서 ‘자갈치 아지매’라는 정겨운 이름까지 생겨났다. 부산 사람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 부산의 대명사로 불리며 억척스러운 경상도 아줌마들의 활기찬 목소리와 파닥거리는 생선의 물 튀기는 소리, 흥정하는 소리로 늘 시끌벅적한 전통시장이다. 항구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들이 중매인을 통해 생선가게로 공급되며, 생선가게와 횟집에선 싱싱한 생선을 사시사철 입맛에 따라 맛볼 수 있다. 시장 건물 밖 노점에는 생선 파는 아낙네들의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가 행인의 발길을 붙잡는다. 국내 최대 어항 특유의 번잡함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 먹거리 ●100년 이상 역사 자랑하는 ‘부평시장 어묵 골목’ 수산물이 풍부했던 부산에서 만들어진 부산어묵의 역사는 100년 이상 될 만큼 두텁다. 노점상에서 판매하는 불량 음식의 대명사였던 어묵은 이제 부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해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부평시장은 부산 어묵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부평동 사거리 새콤달콤한 유혹 ‘족발 골목’ 광복동과 부평동을 연결하는 이면도로의 중심부 부평동 사거리에는 부산 최대의 족발 골목이 자리하고 있다. 족발 집마다 입구에 무더기로 쌓아놓은 족발이 행인의 입맛을 자극한다. 족발 특유의 구수한 맛과 냄새는 식욕을 돋우고 채소와 어우러진 족발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버무려 먹는 맛은 족발의 신세계를 선사한다. ●고추장 양념 버무린 곰장어와 싱싱한 활어회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가 생선회다. 자갈치시장에는 수많은 횟집이 밀집, 싱싱한 활어를 직접 골라 곧바로 회를 즐길 수 있다. 또 ‘아나구’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곰장어요리도 자갈치시장의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자갈치시장 곰장어요리는 산 곰장어를 매콤한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연탄불에 구워먹는데 부산 앞바다의 정취가 한데 어울려 절로 술을 부른다. ●해바라기씨·호박씨·땅콩 넣어 고소한 씨앗 호떡 부평동 깡통야시장의 명물 ‘씨앗 호떡’은 밀가루 반죽에 설탕에 버무린 해바라기씨와 호박씨, 땅콩 등을 넣은 것으로 고소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부평동과 남포동 일대에 조성된 BIFF광장에는 씨앗 호떡을 비롯한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구수한 향에 건강은 덤 ‘죽 골목’ 부평동 깡통시장에는 죽 골목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곳에는 잣죽을 비롯한 깨죽과 호박죽, 녹두죽, 콩죽, 수수죽 등 육지에서 생산되는 모든 곡식을 이용해 죽을 쑤어 팔고 있다. 물엿만큼이나 뻑뻑하게 쑤어내는 죽 맛은 구수하기 그지없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이다. 특히 치아가 좋지 않은 나이 지긋한 사람들에게 더없이 안성맞춤인 영양식이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담력훈련 한다고 ‘시신 성폭행’ 엽기행각 충격

    담력훈련 한다고 ‘시신 성폭행’ 엽기행각 충격

    시신보관소에서 엽기적인 담력 훈련을 한 남자가 경찰에 쫓기는 몸이 됐다. 가나의 한 시신보관소에서 일하던 샤쿠르 루카스. 그는 최근 현지 TV 인터뷰에서 "담력을 키우기 위해 시신을 성폭행 했다"고 밝혔다. "여자시신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이런 행동을 했다" "그렇게 하면 (시신이 있는 곳에서 일을 해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등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낸 그는 방송이 나간 뒤 시신보관소에서 즉각 해고됐다. 인터뷰 내용이 큰 파문을 낳자 경찰은 그를 "범법행위가 있었다면 처벌할 것"이라며 수사개시를 선언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루카스는 경찰을 피해 잠적했다.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치는 엽기행각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인터뷰에서 남자는 "시신보관소에 입사하자 담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을 해야 한다며 윗사람들이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훈련은 단계적으로 수위가 높아졌다는 게 남자의 설명이다. 루카스는 "처음엔 시신과 함께 잠을 자라고 하더니 나중엔 여자시신들을 성폭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일자리를 잃게 될 것 같아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하게 되면 공포가 완전히 사라진다"며 "더 이상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시신을 다룰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처음엔 지시에 따라 훈련처럼 했지만 행위가 반복되면서 습관이 됐다. 루카스는 "시신보관소에서 일을 한다는 이유로 여자들이 만나주지 않았다"며 "점치 그런 행위를 즐기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정신질환이 있는 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루카스는 웃음까지 지어보이며 "전혀 질환은 없다. 정신은 말짱하다"고 답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헤어나올 수 없는 맛 ‘간재미’

    [김준의 바다 맛 기행] 헤어나올 수 없는 맛 ‘간재미’

    산골에서 자란 탓에 정월이면 연 날리기를 많이 했다. 솜씨가 있는 형들은 방패연을 만들었지만, 학교 문턱도 오르지 못한 필자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가오리연을 날렸다. ‘가오리’라는 이름과 친숙한 것은 연 때문만은 아니었다. 명절이면 열 반찬 제쳐두고 어머니는 꼭 ‘가오리무침’을 준비하셨다. 그리고 주조장에서 막걸리도 한 되 받아 놓으셨다. 오일장에서 사온 가오리를 손질해 무와 식초만 넣은 회무침이 상에 오르는 날은 명절이나 잔칫날이 다가오는 신호였다. 분명히 그때는 간재미가 아니라 가오리였다. 지금은 바다에 있을 때는 가오리라 해야 할 것 같고, 식탁에 오르면 간재미라 해야 할 정도로 친숙하다. 가오리과에 속하는 어류는 상어가오리, 무늬홍어, 홍어, 참홍어 등이 있다. 이들 모두 홍어목이다. 이 중 간재미 요리로 즐겨 먹는 것은 상어가오리이다. 보통 홍어목에 속하는 가오리를 총칭해서 간재미라고 부르기도 한다. 간재미와 홍어는 같은 어류로 분류할 수 있지만 홍어와 ‘참홍어’는 구별해야 한다. 흑산도 홍어가 ‘참홍어’이다. ‘자산어보’는 가오리를 ‘분어’라고 했다. ‘세종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등 조선의 많은 문헌에는 ‘홍어’, ‘가올어’ 등으로 소개되어 있고, 경기도의 남양도호부와 부평도호부, 충청도의 비인현 등이 산지로 소개되어 있다. 현재의 남양만과 비인만 등 서해의 연안을 말한다. ‘성호사설’은 “꼬리 끝에 독기가 심한 가시가 있어 사람을 쏘며, 잘라 나무뿌리에 꽂아두면 시들지 않는 나무가 없다”고 했다. 동의보감에도 ‘가오리’라 적고 꼬리에 큰 독이 있다고 했다. 홍어류의 어류는 싱싱하게 먹기도 하지만 삭혀 먹어도 좋다. 참홍어만큼은 아니지만 간재미도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 요소는 홍어류가 삼투압을 조절하며 바다 깊은 저층에서 살기 위해 꼭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도 부패하지 않고 발효되면서 요소는 독특한 암모니아 냄새로 바뀐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맛을 탐하니, 간재미가 살고 죽는 것도 ‘요소’탓이라 해야 할까. 코를 찌르는 강한 냄새에 처음 음식을 대하는 사람은 손사래를 친다. 그래서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초미에 가오리탕’이라 한다. 하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반드시 다시 찾는 것이 가오리다. 충청도 어부들은 간재미를 자망이라는 그물로 잡지만 진도에서는 생새우를 입감으로 사용해 주낙으로 잡는다. 이렇게 낚시로 잡는 간재미가 그물에 비해 상처가 적고 싱싱하기 때문에 값도 후하게 쳐준다. 간재미는 남해의 거제, 통영, 서남해안의 여수, 고흥, 진도에서 12월부터 2월이 제철이다. 그런데 서해의 태안과 당진에서는 4월에서 6월이 가장 맛이 있다. 신안에서는 3월 말이나 4월 초에 간재미축제를 개최한다. 이렇게 제철이 다른 것은 많이 잡히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어류의 제철은 많이 잡히는 시기이며, 그 시기는 산란을 앞둔 시점이 대부분이다. 이때는 간재미가 살이 오르고 뼈가 연해 척추를 제외하고 통째 썰어서 회로 먹기도 한다. 홍어처럼 수컷보다 암컷이 더 부드럽고 맛이 좋다. 간재미 중에서도 최고는 진도의 청룡리 서촌마을 간재미다. 진도장에서는 겨울과 봄철이면 ‘서촌간재미’가 다 나가야 다른 생선들이 팔렸다. 청룡의 어부들은 주지도, 양덕도, 송도, 혈도, 광대도 등 가사5군도의 작은 섬 사이의 갯골에서 간재미를 잡는다. 신안의 신의면과 진도의 지산면 사이에 있는 바다로, 조류가 거칠면서 저층에 갯벌이 발달해 있다. 숭어처럼 펄 속의 유기물과 갑각류 등을 섭취하는 간재미가 서식하기 좋은 곳이다. 충남 당진의 성구미 포구는 수도권 주민들에게 간재미 맛을 널리 알린 곳이다. 한때 열 손가락에 꼽히는 미항이었지만 이제 공장에 자리를 내줘야 한다. 당진은 이처럼 공장에 둘러싸여 육지에 숨통을 열어주던 포구들이 많았다. 그런데 개발로 바다 냄새 맡으며 간재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어떻게 먹을까 <회> 제철 간재미는 회로 많이 먹는다. 그런데 껍질에 붙은 끈적끈적한 점액질의 ‘꼽’을 제거하는 것부터 문제다. 주민들은 막걸리로 헹구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먼저 배 가운데를 갈라 내장을 꺼낸 후 척추 뼈를 피해 양쪽으로 칼집을 내 껍질을 벗겨 낸다. 그리고 지느러미를 따라 회를 썬다. 간재미회는 초장도 좋지만 참기름과 소금을 섞어 찍어 먹기도 한다. 특히 코와 꼬리 부근의 연골은 기름소금이 좋다. <무침> 간재미무침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미나리와 오이다. 특히 겨우내 자란 향이 강한 미나리와 간재미는 찰떡궁합이다. 여기에 고춧가루, 식초, 소금, 참기름, 깨소금, 된장 약간, 깨소금을 넣고 무친다. 미나리나 오이가 귀했던 어린 시절에는 무를 채 썰어 무쳤다. 먹다 남으면 따뜻한 밥에 비벼 먹어도 좋다. 머리와 뼈는 시금치를 넣고 된장국을 끓인다. <찜> 간재미찜 요리는 말린 것이나 생것 어느 것이나 좋다. 회나 무침과 달리 껍질을 벗기지 않는다. 손질한 간재미를 냄비에 넣고 한소끔 찐 다음 미나리를 넣고 뜸을 들인 후 양념장을 올려 마무리한다. 쫄깃한 식감을 원하면 말린 간재미를, 부드러운 씹힘을 원하면 생것을 권한다. 말린 간재미는 쪄서 결을 따라 살을 찢은 후 야채를 넣고 무쳐 먹기도 한다. <탕> 간재미탕은 보통 얼큰하게 끓이지만 진도에서는 묵은 김치를 씻은 다음 된장을 풀어서 끓이는 게 인기다. 당진보다 서너 달 앞선 1, 2월이 제철이다. 진도에서는 서민들이 즐겨 먹던 간재미에 막걸리 대신 홍주를 내놓는다. 쌀과 지초로 정성을 들인 지체 높은 홍주의 안주인으로 간재미가 간택될 만큼 격이 달라졌다. 이맘때 간재미 맛은 흑산 홍어가 부럽지 않다.
  • “13년 전 피자값 갚습니다” 원금에 이자까지 보낸 남자

    “13년 전 피자값 갚습니다” 원금에 이자까지 보낸 남자

    은행잔고가 없어 부도가 날 걸 뻔히 알면서도 피자를 주문하고 수표를 끊어준 건 배고픈 아들을 위해서였다. 부도수표를 써준 사람은 남의 것을 훔쳤다는 자책감에 두고두고 시달렸다. 괴로워하던 그는 드디어 용기를 내 피자집에 편지를 보내 범행을 자백하고 훔친 원금에 이자까지 붙여 피자값을 치렀다. 미국의 한 피자집 주인이 성별조차 알지 못하는 사기꾼(?)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진 훈훈한 스토리다. 정중하게 용서를 구한 그가 사기행각을 벌인 건 2002년. 그는 13년 만에 피자집 주인에게 편지를 보내 용서를 구했다. 편지는 "2012년 귀하의 피자집에서 부도가 난 수표를 사용했다"는 고백으로 시작한다. 그는 "(당시) 돈은 없고, 집에는 배곪는 아들이 있었다"고 했다. 변명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바닥까지 추락했던 당시의 형편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적은 그는 "당시의 행동이 매우 부끄럽다"며 여러 번 정중히 용서를 구했다. 그는 주인에게 직접 용서를 구하기 위해 여러 번 피자집을 찾았다. 하지만 막상 피자집에선 마지막 용기가 부족했다. 그는 번번히 주문한 피자만 먹고 발걸음을 돌렸다. 그때마다 천근만근 마음은 무거웠다. 무거운 마음의 짐을 벗기 위한 몸부림이었을까. 그는 좌절하지 않고 10년간 열심히 일해 건실한 사업을 하게 됐다.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훔친 피자값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은 더욱 강렬해졌다. 올해 1월 28일. 그는 피자집 주인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훔친 피자값을 갚는 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느낀다"며 돈을 보냈다. 13년 전 그가 훔친 피자는 8달러짜리였다. 그는 여기에 연 8%의 이자를 덧붙여 54.39달러, 우리돈 약 5만9500원을 보냈다. 피자집 주인은 "편지와 함께 돈을 보낸 건 그가 정직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며 편지를 공개했다. 사진=컨슈머리스트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TV 하이라이트]

    ■빛나거나 미치거나(MBC 밤 10시) 고려의 황자 왕소(장혁)와 세상을 읽을 줄 아는 눈을 가진 발해의 마지막 공주 신율(오연서)의 이야기. 왕소는 자신을 쫓아다니는 신율을 데리고 황궁 서고에 잠입한다. 신율은 진귀한 책이 가득한 서고를 보며 신이 나고, 왕소는 신율 몰래 정종(류승수)을 만나러 간다. 한편 황궁에서 빠져나온 신율과 왕소는 월향루로 가고, 이곳에 들른 왕욱(임주환)과 마주치게 된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전북 무주군에 있는 덕유산은 덕이 많고 너그럽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겨울의 덕유산은 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장쾌하고 눈부신 겨울 풍경을 베풀어 준다. 때문에 온 가지에 맺혀 빛나는 상고대에 매료된 사람들에게 뺨을 때리는 매서운 추위와 눈보라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마다 겨울이면 그 아름다움이 그리워 산에 오른다는 겨울 산행객들의 하루를 따라가 본다. ■호구의 사랑(tvN 밤 11시) 밀리고 당하는 게 일상인 강호구와 걸쭉한 입담의 국가대표 수영 여신 도도희, 그리고 무패 신화의 잘난 놈 변강철, 남자인 듯 여자 같은 밀당 고수 강호경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 오늘도 호구는 모태 솔로에서 탈출하는가 싶더니 결국 불발탄으로 끝나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간 보는 연애가 아닌 진짜 사랑이 하고 싶은 호구 앞에 호구의 첫사랑 도도희가 나타나는데….
  • [新국토기행] 경남 진주시

    [新국토기행] 경남 진주시

    ■ 남강변 따라 볼거리 한가득 ●김시민 장군이 왜군에 맞서 싸운 ‘진주성’ 진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진주 8경 가운데 하나다. 진주성은 본성동과 남성동 일대 남강변을 따라 조성됐다. 언제 쌓았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토성이었던 것을 왜구들의 침입에 대비해 1379년(고려 우왕 5년) 석성으로 고쳐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직전(1591년)에 외성을 쌓았으나 흔적이 없고 현재는 내성만 복원됐다. 내성 둘레는 1760여m, 외성 둘레는 4㎞가량이다.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로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이 1592년 10월 3800여명의 군사로 왜군 2만여명을 물리친 진주대첩이 벌어졌던 곳이다. 이듬해 6월 왜군과 2차 전쟁이 벌어졌을 때 민·관·군 7만여명이 끝까지 항쟁하다 순절한 아픈 역사도 서려 있다. 1972년 촉석문을 복원한 데 이어 1975년에는 허물어졌던 서쪽 외성 일부와 내성 성곽을 복원했다. 1979년 성 안팎에 있던 민가를 철거하고 2002년 공북문을 복원했다. 1963년 사적 제118호로 지정됐다. ●절벽 위 우뚝, 빼어난 절경 뽐내는 ‘촉석루’ 진주성 안 남쪽 남강변 경치가 빼어난 절벽 위에 솟아 있다. 남장대나 장원루라고도 부른다. 전쟁 때 지휘본부, 평화 시절에는 관리들의 놀이터와 과거시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립했다. 1241년(고종 28년)에 목사 김지대가 처음 지은 뒤 8차례 중건과 보수를 거쳤다. 1365년(공민왕 14년) 처음 건립됐다는 주장도 있다. 벼랑과 강 주변 풍경이 절경이다. 우리나라 3대 누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북쪽에서는 평양의 부벽루, 남쪽에서는 촉석루를 꼽을 만큼 영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누각이다. 1948년 국보 제276호로 지정됐으나 6·25전쟁 때 폭격으로 소실돼 1960년 다시 지었다. 정면 5칸, 측면 4칸으로 누각 돌기둥은 창원시 촉석산 돌이다. 대들보는 오대산에서 벌목해 만들었다. 북쪽 현판 글씨는 영조 때 송하 조윤형이 썼다. 남쪽 글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것이었으나 민주당이 집권한 뒤 판을 깎고 유당 정현복의 글씨로 바꿨다. ●논개가 임진왜란 때 몸 바쳐 뛰어내린 ‘의암’ 임진왜란 때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으로 몸을 던졌던 바위다. 촉석루 아래 남강 가장자리에 있다. 윗면은 편평하며 크기는 가로 3.65m, 세로 3.3m다. 제2차 진주성전투에서 성이 함락되자 1593년 6월 29일 논개가 촉석루에서 벌어진 연회에 참석해 왜장을 이 바위로 유인한 뒤 두 팔로 끌어안고 남강으로 뛰어들어 순국했다. 논개는 왜장을 껴안은 손가락이 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10개 손가락에 가락지를 꼈다고 전해진다. 논개의 의로운 행동을 기리기 위해 지역 사람들이 이 바위를 ‘의암’(義巖)이라고 부르게 됐다. 1629년(인조 7년) 정대륭이 바위 벽에 ‘의암’이란 글씨를 새겼다. 2001년 9월 27일 경남도 기념물 제235호로 지정됐다. ●남강댐 건설 때 만들어진 인공 호수 ‘진양호’ 우리나라 다목적댐 1호인 남강댐이 건설되면서 만들어진 인공 호수다. 진주시 판문동과 대평면, 내동면, 수곡면 등에 걸쳐 있다. 덕천강과 경호강이 만나 호수를 이룬다. 1936년 착공한 뒤 제2차 세계대전 및 한국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1970년 7월 길이 975m, 높이 21m로 완공됐다. 그 뒤 길이 1126m, 높이 34m로 보강 공사해 1999년 완공했다. 댐 유역 면적은 2293.42㎢, 둘레는 328.01㎞다. 물이 맑고 주변 경관이 좋아 일년 내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호수 주변에 20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우거져 있고 물홍보전시관, 동물원, 365계단, 전망대, 소싸움장 등이 있다. ●각양각색 유등 띄워 소원 비는 ‘남강유등축제’ 해마다 10월 남강과 진주성 일대에 각양각색의 화려한 유등 조형물을 설치, 전시해 소원을 비는 유등 놀이 축제다. 물, 불, 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경관이 연출돼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몰린다. 개천예술제 행사의 하나로 열리다가 2000년부터 진주남강유등축제로 개최되고 있다. 진주 유등은 1592년 진주대첩 당시 김시민 장군을 비롯한 군사들이 남강에 유등을 띄워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 전술과 성 밖에 있는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 등으로 활용했다. 1593년 진주성이 함락돼 성을 지키던 병사와 백성 7만여명이 숨진 뒤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유등을 띄우는 행사가 축제로 계승됐다. 역사와 정체성을 바탕으로 강과 유등을 창의적으로 결합해 성공한 축제다. 2006~2010년 5년 연속 최우수축제, 2011~2013년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됐다. 지난해 명예대표축제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글로벌육성축제로 선정됐다. ●임진왜란 전문 역사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 진주시 남성동 진주성의 1만 7930.66㎡ 부지에 있는 임진왜란 전문 역사박물관이다. 한국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탑의 선을 고건축 양식으로 조화시켜 현대식 2층 건물로 지었다. 1984년 11월 개관했다. 전시실은 상설(임진왜란실)과 기획(두암실)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현자총통(보물 제1233호) 등 3500여점의 소장 유물 가운데 460여점을 전시했다. 특히 국내외 여러 곳에 분산된 임진왜란 관련 전적·서화류, 도자류 등 많은 유물을 모았다. 두암실(김용두실)에는 재일교포 김용두씨가 1997년부터 3차례 기증한 유물 179점 가운데 100여점을 전시해 놨다. ●2700여종 식물과 4개 온실 갖춘 ‘경남수목원’ 진주시 이반성면 대천리 야산 58㏊에 조성됐다. 산림 학술연구와 나무 유전자 보존, 주민들의 자연 학습 및 휴식 공간을 위해 만들었다. 1993년 4월 5일 문을 열었다. 전문 수목원, 화목원, 열대식물원, 무궁화공원 등 우리나라 온대 남부 지역 수목 위주로 국내외 식물 2700여종을 수집, 보전하고 있다. 열대식물원과 난대식물원, 선인장온실, 생태온실 등 4개 온실이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산림박물관과 야생동물관찰원이 있다. 호수와 계곡, 언덕을 따라 수목원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도록 산책길이 조성돼 있다. 숲 속에서 자연 학습을 하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녹색 휴식 공원으로 소문이 나면서 겨울철을 제외하고 평일 1000여명, 휴일에는 5000여명이 방문한다. ●진주성 북장대 아래 ‘인사동 골동품 거리’ 진주성 북장대 아래 남성동·인사동 일대 거리에 골동품을 거래하는 상점 20여곳이 늘어서 있다. 600m에 이르는 인사동 골동품 거리는 197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관광 명소가 됐다. 고문서를 비롯해 전적, 서화, 탁본류, 민속자료, 도자기, 조각품, 공예품, 석등 등 다양한 종류의 골동품을 사고판다. 경남 진주시는 도시 한복판에 맑은 남강이 흐르는 1000년 고도다. 임진왜란 때 온 시민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왜군에 맞서 싸웠던 구국, 충절의 고장이다. 1000년이 넘는 도시 역사만큼 명소와 사적지가 많고 문화예술도 번성했다. 1949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개천예술제는 한국 향토문화예술제 가운데 가장 오래된 행사다. ■ 눈과 입이 호강하는 먹거리 ●사골국으로 밥을 지어 독특한 진주비빔밥 진주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전투를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군인과 시민들이 전투 중 영양 보충을 하기 위해 소를 잡아 곰국으로 밥을 지어 먹었던 게 진주비빔밥의 시초다. 밥 위에는 육회와 숙주, 고추, 근대나물 등을 얹는다. 바지락을 다져 넣어 끓인 보탕국과 선지국이 비빔밥과 함께 나온다. 진주비빔밥의 독특한 맛의 비결은 사골국으로 밥을 짓는 데 있다. 장작불로 전통 무쇠솥에 밥을 짓는다. 밥에 얹는 나물 요리는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신선한 제철 나물로 만든다. 놋그릇에 담은 하얀 밥과 다섯 가지 나물이 어우러져 일곱 가지 색깔의 아름다운 꽃 모양을 나타낸다고 해서 꽃밥 또는 칠보화반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정승들이 진주비빔밥을 먹기 위해 1000리나 되는 진주를 자주 찾았을 만큼 유명하다. 해마다 5월 진주성 일대에서 진주비빔밥축제도 열린다. ●조선시대 관찰사에 대접하던 진주교방음식 조선시대 중앙에서 내려온 관찰사를 비롯한 관리들을 접대하기 위해 진주교방청 연회장에서 차렸던 진주의 전통 한정식이다. 당시 연회장에는 술과 기생들의 노래, 춤이 곁들여졌다. 재료는 지리산 일대 청정한 농산물과 남해의 싱싱한 수산물을 사용한다. 술안주 위주의 음식으로 술과 함께 먹기 때문에 밥보다는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국물 음식이 많다. 갖가지 해물로 만든 해물찜과 해물전을 비롯해 조개구이, 백합탕, 갈비찜, 나물 요리 등 수십 가지 요리로 3~4차례 상을 푸짐하게 차린다. 진주냉면, 진주밀면 등 여러 가지 국물 음식과 조선잡채, 전복김치도 나온다. 겨자에 무치는 조선잡채는 발효돼 깊은 맛이 나도록 하룻밤 숙성시킨 뒤 먹는다. 음식물 보관이 어려웠던 시절에 지혜로운 요리법이었다. ●비린내 없고 담백하며 부드러운 장어구이 바다나 민물에서 나는 장어에 양념을 발라 구워 먹는 진주 지역 향토음식이다. 비린내가 없고 담백하며 맛이 부드럽고 고소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진주 장어구이는 석쇠에 올려 5분쯤 노릇노릇하게 초벌구이 한 뒤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대형 냉장고에 넣어 이틀 정도 급랭시킨다. 이 장어에 양념을 발라 다시 구워 내놓는다. 깻잎이나 상추에 싸서 먹는다. 양념구이는 장어 머리와 큰 멸치, 양파, 계피, 감초 등의 한약재를 넣어 푹 삶아 우려낸 육수에 간장, 고춧가루, 생강, 마늘, 참깨 등을 다져 넣어 만든 양념장을 발라 석쇠에서 5~7분쯤 굽는다. 양념을 3~5차례 발라 장어 살 속까지 스며들게 한다. 소금구이는 육수에 참기름, 마늘, 참깨 등을 넣어 만든 양념장을 발라 굽는다. 진주성 근처 성북동 일대에 장어구이 전문 음식점들이 모여 있다. 진주 장어구이를 먹어 본 관광객들은 “독특하게 만든 양념과 장어구이가 잘 어우러져 느끼한 맛이 없고 구수하다”고 말한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하나은행 차기행장 선임작업 6일 착수

    하나은행 차기행장 선임작업 6일 착수

    하나은행이 조만간 차기 행장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 지난 4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작업이 중단된 만큼 더 이상 행장 대행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나금융 측은 “6일 1차 그룹임원후보추천회의를 열어 직무대행 체제인 행장을 공식 선임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회의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정광선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 2명 등 총 4명이 참석한다. 지난해 11월 김종준 행장이 임기 도중 물러난 이후 김병호 부행장이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차기 행장으로는 김 대행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회의는 다음주 열릴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하나·외환은행 조기합병 예비인가 승인 신청서를 이날 철회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유럽에 물든 ‘검은 용광로’ 모로코의 다채로운 빛

    유럽에 물든 ‘검은 용광로’ 모로코의 다채로운 빛

    아프리카와 중동, 유럽 문화가 교차하는 나라 모로코가 전파를 탄다. EBS 세계테마기행은 2일 ‘살라말리쿰, 모로코-제1부, 천년의 도시 페스’를 방영한다. 모로코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북서쪽 끝에 있다. 유럽인가 하면 황량한 사막과 오아시스가 펼쳐지고, 미로 같은 시가지의 골목길 사이로 화려하고 웅장한 이슬람사원이 자리하고 있는 등 매혹적인 여행지다. 모로코의 첫 여행지는 북서부의 항구도시 ‘탕헤르’다. 지리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특징을 갖고 있는 도시다. 지중해와 대서양을 동시에 끼고 있고, 위로는 유럽과 불과 1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한마디로 지중해와 대서양,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징검다리라 할 수 있다. 이런 지리적 특성으로 탕헤르는 예로부터 배를 타고 지나는 유럽인들이 아프리카를 처음 만나는 출발점이었다. 역사적인 인물도 태어났다. 30년간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3개 대륙을 탐험한 세계적인 여행가 ‘이븐바투타’다. 그가 써내려간 여행 기록의 시작과 끝은 탕헤르였다. 제작진은 이븐바투타의 자취도 추적했다. 다음은 모로코의 산악지대에 있는 ‘셰프샤우엔’이다.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연상시키듯 마을 전체가 푸른 빛깔을 띠는 산골마을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한결같은 색깔을 지켜왔다. 하늘색의 마법 같은 풍경을 담았다. 제작진은 산악지대를 떠나 중세 이슬람 문화의 중심지로 불리는 천년의 도시 ‘페스’로 향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노타우르스’가 갇혔던 미로처럼 길이 복잡하다. 여행자에게 길을 잃을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곳으로 일컬어진다. 2~5일 매일 밤 8시 50분에 방영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전용기 타고 홍콩서 저녁…1박 5000만원 귀족 투어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전용기 타고 홍콩서 저녁…1박 5000만원 귀족 투어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지난해 한 파란 눈의 외국인 남성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한국측 인사들의 극진한 안내를 받으며 미리 대기하고 있던 리무진을 타고 최고급호텔로 향했다. 이 남성은 예술품 수집에 관심 있는 강남의 한 부녀자 모임이 초청한 프랑스 출신의 유명 ‘아트 어드바이저’였다. 아트 어드바이저는 예술가와 수집가의 거래를 이어주는 전문가다. 국내 사업가의 부인 대여섯 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아트 어드바이저에게 비즈니스 클래스 왕복 항공권과 국내 최고급 호텔 숙박, 고급 승용차 교통편을 무료 제공하는 등 특급 대우를 해 줬다. 모임 회원 중 한 명은 이 어드바이저의 조언을 듣고 5억원짜리 작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경력 10년의 큐레이터 A씨는 “당시 방한했던 어드바이저가 최고급 대우를 받고 감동해서 돌아갔다”면서 “한 자리에서 수억원 짜리 작품을 턱턱 사들이는 부인들의 모습을 보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더라”라고 했다. 이 모임은 스위스 아트페어나 파리 아트페어 등 세계 각국의 행사나 전시관을 단체 방문하며 해외 수집을 하기도 한다. 정보기술(IT)중소기업 사업가의 부인 B씨는 최근 10여명이 참여하는 엔틱(골동품)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에는 큐레이터와 작가들도 포함됐다. 골동품에 대한 시장동향 등 정보를 나누고 구매를 하기도 한다. B씨는 “엔틱 하면 가구만 생각하기 쉬운데 시계만 모으는 사람, 조명만 모으는 사람 등 분야별로 다양하다”고 했다. 문화예술, 특히 미술품 관람은 부유층의 대표적 취미 생활 중 하나다. 이는 재테크를 위한 목적도 크다. 경력 15년의 큐레이터 C씨는 “아직까지 미술품은 세금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다”면서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작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최근에는 큐레이터가 수집가를 대신해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대개 전세계 고가 30위 안에 드는 유명 작품이 대상이다. 미국의 팝아트 화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이나 잭슨 폴락에서부터 이탈리아 출신 화가 모딜리아니, 스페인 출신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 등의 그림은 워낙 검증된 작품들이니 직접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최근에 150억원짜리 작품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D씨는 “고가 작품의 경우 99.9% 현금 구매”라며 “수십억원도 달러로 계산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3월 뉴욕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갔더니 돈 세는 기계까지 갖다 놓았더라”고 했다. 상위 1% 부유층은 해외여행도 단순한 ‘인증샷 관광’이 아니라 테마여행을 선호하는 추세다. 음악, 그림, 유적 등 문화예술 기행과 미식 투어 등이 그 예다. 유럽에 있는 유명 미술관을 통째로 빌려서 혼자서 즐기기도 하고 프랑스에서 미슐랭 가이드가 추천한 레스토랑만 투어하기도 한다. 유럽 곳곳의 와이너리(포도주를 만드는 양조장)를 방문해 와인을 즐기는 여행도 있다. 고급 여행 전문 업체 관계자는 “와이너리도 그냥 돈을 내고 방문을 하는 게 아니라 그쪽의 초대를 받고 싶어 한다”며 “초대를 받으면 와인의 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인맥을 동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변호사 E씨는 “최근 지인 중 한 사람이 의류 사업으로 큰 돈을 번 뒤 가이드 한 명을 데리고 미술관 투어를 다니기 시작했다”면서 “부자가 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문화적 소양을 높여 ‘귀족’이 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고 했다. 상위 1%는 워낙 안 가본 데 없이 외국을 많이 돌아다닌 탓에 ‘틈새 여행’을 위해 머리를 쥐어짜야 할 정도다. 200억원대 자산가로 운수업체 사장인 F씨의 부인은 1년에 10회 정도 해외에 나간다. 자주 갈 때는 한 달에 두세 번씩 해외에서 쇼핑이나 여행을 하다 보니 미주·유럽·아프리카 등 가보지 않은 데가 없을 정도다. 그녀는 “안 가본 여행지를 찾다 보니 요즘엔 케냐 등 아프리카 투어도 다닌다”면서 “내 주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영국을 잠시 다녀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상위 1% 중에서도 2~3세 젊은 상류층은 세계 최고 수준의 호텔과 골프장도 과감하게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유학 경험이 있고 어려서부터 해외에서 좋은 곳을 많이 다니다 보니 안목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한 국내 여행사에서는 ‘0.1%만을 위한 휴식’이라는 콘셉트로 프리미엄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8인용 전용기를 타고 홍콩으로 가 야경을 구경하며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일정이다. 전용기 실내는 프리지어 꽃으로 장식되고 클래식 음악이 깔려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했다. 홍콩에서 이동시에는 벤츠 S600 승용차를 이용한다. 1박 기준으로 가격은 5000만원부터이며, 숙박과 일정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맞춤형이 가능하다. 고급 여행 전문업체 관계자는 “가족여행을 할 때는 한국인이 아닌 현지 외국인 가이드를 원하기도 한다”면서 “어차피 영어 소통은 가능하니 가족 간의 사생활을 가이드한테 알리지 않고 식구들끼리 편하게 한국어로 얘기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우주여행(2억원 상당) 예약자도 받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관광하고 돌아오는 여행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나만 즐길 수 있는 것’, ‘남들은 알지 못하는 특별한 것’도 상위 1% 여가의 키워드다. 일반적 관광지로 소개되지 않은 곳, 그 나라만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커다란 빌딩에 화려한 로비를 갖춘 5성급 호텔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그 나라 역사와 문화가 스민 고성(古城) 호텔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룻밤에 100만원 수준인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있는 고성 호텔 등이 그 예다. ‘럭셔리 맞춤형 관광’도 여전히 인기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50대 사업가 G씨는 지난해 8월 부인과 함께 7박9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다녀왔다. 여행사에 일정을 짤 때 레스토랑과 호텔은 최고급으로, 골프장은 세계적 랭킹 순위에 있는 곳으로 예약해 달라고 주문했다. G씨는 첫째날 시드니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특1등급 호텔인 파크하이엇에서 짐을 푼 뒤 오페라하우스에서 베르디의 리골레토를 관람했다. 둘째날에는 시드니 남쪽 해안 도시인 울릉공으로 이동해 카이야마 해변 등을 둘러보고 저녁에는 하이엇호텔 내 식당에서 구운 도미와 다진 호두를 곁들인 푸딩 등을 먹으며 만찬을 즐겼다. 세계 톱 100위 레스토랑 중 60위에 꼽힌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셋째날에는 2014 세계 랭킹 43위에 꼽힌 뉴사우스웨일스 골프장에서 라운딩했다. 이 골프장은 18홀 중 절반 이상이 태평양과 맞닿아 있어 빼어난 전망을 자랑한다. 다음날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이동한 G씨 부부는 온천 도시 로토루아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 빌 게이츠 등이 묶었던 것으로 유명한 후카 로지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로지는 자연풍경 전망이 훌륭한 곳에 자리한 소규모의 숙소로 호텔과는 다르게 고급 별장에 온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머지 이틀은 로토루아 호숫가 주변에 위치한 또 다른 로지인 페퍼스 온더 포인트와 역시 최고급 호텔인 몰리스에서 여유를 즐겼다. 개인적으로 쓴 비용을 제외하고 여행사에만 1인당 1350만원씩 총 2700만원을 지불했다. G씨의 이번 일정을 주관한 고급 여행업체 관계자는 “유럽 여행 때 단체로 등산복을 입고 가는 여행객들과는 격이 다르다”면서 “일정에 쫓기지 않고 격식에 맞게 정장을 갖춰 입고 오페라하우스에 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짜 달라고 주문하는 등 여유를 즐기기를 원한다”고 했다. 상위 1%는 신세계의 T, CJ그룹의 N, 효성그룹의 W 등 최고급 골프장을 이용한다. 그중 T골프장은 입회 보증금이 최소 15억원에서 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운드 내내 앞 뒤 팀을 만날 수 없는 이른바 ‘대통령 골프’를 자랑한다. 신비주의도 이곳의 특징이다. 변호사 H씨는 “수억원씩 내면서 이런 골프장을 이용하는 이유는 자기만을 위한 프라이빗한(사적인)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 골프장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귀족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는 얘기다. 상위 1%는 술을 마실 때도 멤버십제로 운영하는 호텔 바 등 프라이빗한 장소를 선호한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I호텔의 바 멤버십은 연 100만~500만원이다. 500만원짜리 VVIP 멤버십은 연간 조니워커 플래티넘 18년산 또는 싱글톤 15년산 11병과 맥주 30병을 무료로 제공하며, 다른 식음료와 객실 숙박비를 할인해 준다. 이 호텔 멤버십 회원인 IT 회사 사장의 부인 I씨는 “술을 보관해 놓고 언제든지 편하게 마실 수 있다”면서 “손님들로 붐비지 않아 자주 애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패션업체 대표 I씨는 “청담동 부근에는 아예 멤버십 회원만 출입이 가능한 소규모 바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이두걸 유대근 기자 songsy@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21·끝) 문학 작품 속 서울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21·끝) 문학 작품 속 서울

    ●문학작품 속의 서울은 어떻게 그려졌을까 문학은 픽션이지만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 망원경이거나 현미경이 되기도 한다. 가끔은 현실을 우화처럼 보여 주는 만화경(萬華鏡)이 되기도 한다. 역사가 서울에 관한 공식적이고 근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문학작품에는 역사에 나오지 않는 서울사람들의 내밀한 희로애락이 실려 있다. 공룡 같은 도시, ‘서울공화국’을 상징하는 거대한 빌딩과 아파트 숲에 가려진 서울사람들의 진면목은 역사보다 오히려 문학 속에 살아 숨 쉰다. 우리 문학작품 속의 서울은 어떻게 그려졌을까. 파리의 에펠탑이나 몽마르트르 언덕, 센강처럼 낭만적이고 생동감 있는 모습일까. 한번쯤 가 봐야 하는 버킷리스트에 올라가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하다. 시와 소설 속 서울은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로 넘친다. 내 집 마련의 꿈과 전세살이의 고달픔, 실직과 타향살이의 애환, 소외되고 상처받은 사람투성이다. 노동운동과 민주화 과정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천민자본주의의 욕망이 꿈틀댄다. 한때 프랑스 도시사회학자들이 유행시킨 ‘Seoulization’이라는 용어가 서울을 상징하는 단어로 회자된 적이 있다. 미국 뉴욕의 고층건물 집적화를 꼬집을 때 쓰였던 ‘Manhattanization’처럼 부정적 의미로 쓰였다. ‘Seoulization’이란 초거대도시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유형의 현상 중 하나로 흔히 ‘서울형’이라고 설명됐다. 환경오염과 파괴, 무질서, 범죄가 판치는 쓰레기통 같은 도시라는 뜻으로 쓰였다. 프랑스의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아파트공화국’이라는 책을 펴내 서울을 아파트의 나라로 특징지었다. 한국과 프랑스는 아시아대륙과 유럽대륙을 대표하는 강력한 중앙집권제 국가였다. 파리는 프랑스 그 자체였고, 서울이 곧 한국이었다. 그런 공통점 때문에 보존으로 한발 앞서간 파리사람들이 개발에 목을 매는 서울사람들을 비하한 것인지도 모른다. ●20세기 이전 서울을 그린 시가와 산문 작품들 어떤 문학작품이 단순히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서울을 다룬 작품이라고 보긴 어렵다. 우리나라 문학과 예술작품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생산되고 서울을 배경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당대 서울의 의미 있는 특성을 부각한 작품만을 대상으로 가려 살펴볼 수밖에 없다. 조선시대의 문학은 시가 문학과 산문 문학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시가 문학은 조선의 개국과 한양천도를 알린 정도전의 ‘신도가’와 ‘신도팔경시’가 대표적이다. 신도가는 “아으 다롱디리 앞은 한강수여 뒤는 삼각산이여”라는 대목으로 유명하다. 권근의 ‘신경지리’, 정이오의 ‘남산팔영’, 변계량의 ‘화산별곡’, 윤회의 ‘경회루시’ 등 한결같이 한양을 찬탄하는 내용이었다. 서거정 등의 ‘한도십영’이 전통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이석형의 ‘호야가’에서 한양도성 축성에 동원된 백성의 참상을 묘사했으며 임진, 병자 양란 이후 비판적 작품들이 나왔다. 박제가가 ‘성시전도’에서 근대지향적인 실사구시를 선보였으며 한산거사의 ‘한양가’와 작자 미상의 ‘장안걸식가’에서는 서울거리의 풍물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이동하 서울시립대 교수는 ‘국문학·국어학과 서울연구’ 논문에서 “조선 전기의 산문 문학은 성현의 ‘용재총화’, 허균의 ‘장생전’ 등 잡록을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후기로 접어들면서 전(傳), 야담, 소설 등 다양한 산문 장르가 경쟁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서울에 관한 자료가 여럿 발견됐다”고 말했다. 정내교의 ‘김성기전’과 ‘임준원전’, 박지원의 ‘마장전’과 ‘광문자전’, 유득공의 ‘유우춘전’, 이옥의 ‘시간기’(市奸記), 조수삼의 ‘육서조생전’ 등이 대표적이다. 이옥은 시간기에서 “서울에 세 군데 큰 장이 서는데 동편은 배오개, 서편은 소의문, 중앙은 운종가다. 모두 좌우양편으로 전이 늘어서 은하수처럼 벌여 있다.…”라고 19세기 초 서울의 시장을 실감 나게 묘사했다. ●20세기 시와 소설… 근대문학 작품들 일제 강점기와 전쟁·분단의 비극과 참상 그리고 서울로의 미친 듯한 집중과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무자비한 개발이 낳은 인간성 상실과 사회 병리현상의 실체를 문학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진에 찍히지 않는 실체적 진실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이동하 교수는 임화의 ‘네거리의 순이’, 김광균의 ‘장곡천정에 오는 눈’, 오장환의 ‘수부’(首府), 서정주의 ‘광화문’, 정회성의 ‘어두운 지하도 입구에 서서’, 박노해의 ‘가리봉시장’, 유하의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연작 등 7편의 시가 1920~1990년대까지 서울을 특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소설은 시대순으로 염상섭의 ‘사랑과 죄’, 이상의 ‘날개’, 박태원의 ‘천변풍경’과 ‘소설가 구보씨의 1일’,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 박태순의 ‘밤길의 사람들’, 윤대녕의 ‘January 9, 1993 미아리통신’ 등을 꼽았다. 서울은 물질적으로는 유토피아이지만 정신적으로는 디스토피아이다. 빛과 그림자의 도시인 셈이다. 문학작품 속에서 서울을 읽는 코드는 다양하지만 몇 가지 특징을 추출해 낼 수 있다. 근대화와 개발에 의해 소외된 군상, 아파트와 달동네로 대변되는 주거를 둘러싼 소시민 군상, 전쟁과 민주화 과정에서 벌어지는 저항의 군상 등이 그것이다. 개발시대 인간군상을 다룬 시 중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는 1960년대 개발에 의해 삶의 보금자리를 잃고 쫓겨나는 인간의 애절함을 비둘기에 비유했다. 신동엽도 시 ‘종로오가’에서 이농과 도시빈민, 매매춘 같은 개발연대 희생자들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 준다. 조선작의 소설 ‘영자의 전성시대’의 여주인공 영자는 70년대 우리의 딸들이 겪은 인생유전의 자화상이다.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서울 변두리 낙원구 행복동이라는 무허가 주택 마을이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보여 줬다. 박완서의 소설 ‘이별의 김포공항’은 당대를 휩쓴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그렸다. 신경림, 정희성, 장정일은 1970~80년대 산업화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의 무기력한 삶을 시로 읊었다. 공지영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2000년대 서울은 구원이 필요한 도시다. 서울은 소돔과 고모라로 그려진다. 주거를 둘러싼 인간군상을 본격적으로 다룬 김광식의 소설 ‘213호 주택’은 1950년대 서울의 대규모 공영주택단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상도동을 중심으로 정릉, 안암동, 청량리, 약수동 등 벽돌처럼 찍어낸 교외 단지주택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풍경이다. 1970년대 접어들면서 소설가 최인호는 ‘타인의 방’에서 아파트 생활에서 발생하는 현대인의 미묘한 정서를 다뤘고 조세희는 ‘민들레는 없다’에서 “잠실은 모래로 만들어진 동네이다. 모래땅에 모래 아파트들이 가득 들어 서 있다”며 요즘 잠실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핵심을 짚었다. 양귀자는 연작소설집 ‘원미동사람들’에 수록된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에서 1980년대 서울을 떠난 서울사람이 아닌 서울사람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주었다. 이문열의 ‘서늘한 여름’, 박영한의 ‘지상의 방 한 칸’, 신상웅의 ‘도시의 자전’, 최수철의 ‘소리에 대한 몽상’, 이창동의 ‘녹천에는 똥이 많다’, 박상우의 ‘내 마음의 옥탑방’ 등도 집을 매개체로 서울과 서울 언저리를 떠도는 서울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황지우의 시 ‘徐伐 셔, 셔발, 서울 SEOUL’이 제5공화국의 서울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허위성을 나타냈다면 1980년대 강남을 그린 박완서의 ‘꽃을 찾아서’에서는 의외의 장면과 마주친다. “가락동, 오금동, 방이동…다 싫어요. 혜화동, 안국동, 경운동하는 동네이름 좀 좋아요, 품위도 있고…” 그 시절 강남은 강북 콤플렉스를 가진 그렇고 그런 동네였다. 반면에 김원일의 ‘깨끗한 몸’, 이남희의 ‘플라스틱 섹스’, 이순원의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 등 일련의 소설들은 1990~2000년대 강남을 무대로 펼쳐지는 퇴폐와 향략상을 담았다. 강남은 서울의 시원지였으나 이천년 가까이 잊혀졌다가 다시 새로운 서울의 원천으로 떠오른 땅이다. 인생역전이요 세상은 돌고 도는 것임을 소설은 가르쳐 준다. 저항의 군상을 대표하는 작품은 김지하의 ‘오적’(五賊)이다. “서울이라 장안 한복판에 다섯 도둑이 모여 살았것다”로 시작되는 이 시는 독재정권의 부도덕성과 오적의 소굴이라고 불렸던 동빙고동, 성북동, 수유동, 장충동, 약수동에 사는 재벌, 국회의원, 공무원, 장성, 장차관 등 다섯 계층을 신랄하게 쏘아붙였다. 1960~70년대 청계천 평화시장은 왜곡된 노동구조와 비인간성이 판치는 자본주의의 하수구였다. ‘전태일평전’을 쓴 조영래의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윤정모의 ‘신발’, 강석경의 ‘숲속의 방’, 이균영의 ‘어두운 기억의 저편’,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은 어쩌면 당대를 산 문인들의 참회록이다. 이균영은 “서울은 원주민이 없는 낯선 도시”라고 선언했다. 우리 문학사에서는 ‘소설가 구보씨’가 세 번 등장한다. 1930년대 박태원이 ‘소설가 구보씨의 1일’에서 식민도시 경성의 거리를 거닐던 지식인의 상실과 자조를 보여 주었다면 1970년대에는 최인훈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통해 서울을 관찰했고 1990년대에는 주인석이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라는 거의 동명의 작품을 통해 서울의 하루를 정밀스케치했다. 2003년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김종은의 ‘서울특별시’와 이혜경 등 여성 작가 9명의 서울에 관한 단편을 모은 ‘서울, 어느날 소설이 되다’도 소설가의 눈에 포착된 서울의 일상이자 기록으로 남았다. 소설과 시는 어쩌면 역사보다 위대하다. 선임 기자 joo@seoul.co.kr 서울의 생성과 소멸의 궤적을 추적한 ‘노주석의 서울택리지’는 이번 회로 끝을 맺습니다. 2012년 6월 연재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41회에 걸쳐 연재되었습니다. ‘서울택리지’ 1권이 지난해 10월 책으로 출간됐고, 2권이 올 봄 출간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 [新국토기행] (15) 인천 강화군

    [新국토기행] (15) 인천 강화군

    ■ 한민족의 ‘지붕 없는 박물관’ 인천 강화군은 섬 도처에 역사문화재가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우리나라 최대 고인돌군이 있을 뿐 아니라 고려시대 몽골 침입에 항전하고 조선 말 무력으로 개화시키려는 외세를 온몸으로 맞닥뜨린 곳이어서 선사시대부터 중·근세까지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가량 가면 푸른 바다와 멋진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점, 남도 못지않게 다양한 향토음식, 문화재를 끼고 도는 도로망 등은 강화를 수도권 최대의 문화관광지로 인식시키는 데 부족함이 없다. ●강화산성·해안순환도로… 북녘 땅까지 보이는 연미정 강화산성은 강화읍을 둘러싼 석성으로 1232년 고려가 몽골 침입에 대비, 만든 뒤 개·증축을 거듭했다. 북산에서 시작해 동쪽의 견자산으로 연결되는 7.12㎞의 산성이다. 해안순환도로는 강화읍 대산리~길상면 섬암교 21.1㎞ 구간으로 해안 군사시설인 덕진진, 초지진, 갑곶돈대, 용진진, 광성보, 연미정 등과 연결된다. 덕진진은 강화 외성의 요충지로 1656년 지어져 1871년 신미양요 당시 가장 치열한 포격전이 벌어졌다. 연미정은 조선과 청이 형제의 맹약을 맺어 병자호란까지 이어진 비운의 역사를 안고 있다. 이 정자에 오르면 북한 개풍군이 한눈에 들어온다. ●5일장 열리는 풍물시장·아르미애월드(강화약쑥특구) 강화읍 풍물시장은 2, 7자가 들어가는 날에 5일장이 열려 할머니들이 뒷산에서 캐온 나물이며 각종 농작물이 풍성하게 나와 옛날 장터를 연상시킨다. 가격 흥정하는 재미와 강화해역에서 잡은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다. 외곽으로 옮긴 뒤에는 사실상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아르미애월드는 강화약쑥 테마공간으로 불은면 삼성리 농업기술센터에 5만 2976㎡ 규모로 조성됐다. 다양한 약쑥제품 등을 팔고 약쑥을 이용한 체험장, 도자기체험실도 운영한다. ●最古의 절 전등사·보문사 전등사는 381년(고구려 소수림왕 11년)에 건립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절로 알려졌다.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삼랑성 안에 있는 전등사는 삼국시대부터 조선까지 역사가 압축된 전통의 보고와 같다. 1678년부터 조정의 실록을 보관하면서 사고(史庫) 기능을 담당했으며 보물 178호 대웅전과 179호 약사전, 393호 범종 등 문화재도 많다. 보문사는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서 20여분 여객선을 타고 석모도로 가면 낙가산 서쪽 바다가 굽어 보이는 곳에 있다. 우리나라 3대 기도성지로 꼽힌다. 절 뒤편에 마애석불이 있으며 그 앞으로 보이는 서해 풍광도 일품이다. ●때묻지 않은 교동도 교동도는 민간인 통제구역이어서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이 보존돼 있다. 지난해 7월 강화도를 잇는 3.4㎞의 연륙교가 개통돼 자동차로 갈 수 있다. 군부대 검문을 거쳐야 하고, 통행시간이 제한되는 불편이 있지만 청정지역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화개산 정상에 오르면 북한 모습이 코앞에 펼쳐진다. 대룡시장은 1960∼70년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한국전쟁 때 황해도에서 피란 온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장이 서게 됐다고 한다. TV 예능프로그램인 ‘1박 2일’에 소개돼 조금 유명해졌다. ●세계 5대 갯벌 강화갯벌·습지 강화갯벌은 독일·네덜란드 연안 갯벌과 함께 세계 5대 갯벌로 평가된다.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등 세계적인 희귀 조류의 서식지다. 인천시 연구자료에 따르면 강화갯벌 1㏊의 경제적 가치는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지리 매화마름군락지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람사르습지로 3000㎡ 규모다. 경지 정리로 멸종 위기에 처한 매화마름을 보호하려고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민을 설득하고 성금을 거둬 확보했다. 꽃은 물매화를 닮고 잎은 붕어마름을 닮아 매화마름이란 이름이 붙어졌으며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한 수생식물이다. ●영험한 마니산·함허동천 마니산(472m)은 국내 산 중 기가 가장 센(?) 산으로 알려져 새해 첫날 새벽에는 기를 받으려는 행렬이 이어진다. 정상에 있는 참성단은 높이 6m의 돌로 된 제단으로 단군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고려 후기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고려 이전이란 설도 있다. 마니산 서쪽 기슭에 있는 계곡 함허동천은 길이 200m에 달하는 너럭바위들이 흩어져 있는 데다 수풀이 우거져 경관이 빼어나다. 특히 유명한 야영장은 계곡을 따라 500여m에 걸쳐 있는데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바다가 널러 보이는 등 경관이 좋고 한적하다. 텐트를 300개가량 칠 정도로 규모가 크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사시사철 인기다. 입장료는 1500원, 1박에 1만 8000원이며 선착순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해산물·인삼 등 먹거리의 보고 ●광어·우럭에 뒤지지 않는 맛 밴댕이 강화도 상징이 땅에서는 순무, 인삼이며 바다에서는 밴댕이다. 남쪽에서부터 연안을 따라 오르는 밴댕이는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강화 앞바다에서 잡힐 무렵이 가장 맛이 좋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회로 먹으면 고소한 맛이 광어·우럭에 뒤지지 않는 데다 값도 저렴하다. 잘 토라지는 사람을 ‘밴댕이 소갈딱지’라 부르는 것은 밴댕이의 특성에서 비롯된 말이다. 워낙 성질이 급해 뭍에 오르기도 전에 그물에서 죽기 때문이다. 그래서 냉동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젓갈로 담가 먹었으며 뱃사람들만 회로 먹었다. ●민물·바닷물 만나 장어 유명 갯벌장어는 강화갯벌을 막아서 만든 어장에서 생산된다. 서·남해안의 양식장에서 작은 장어를 구입해 75일 이상 길러 자연산화시킨다. 강화도는 한강·임진강·예성강의 하구에 있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으로 예로부터 자연산 장어산지로 유명했다. 갯벌장어는 흙냄새와 비린내가 거의 없다. 고소한 맛과 담백한 맛은 양식장어와 비교할 수 없다. 자연산보다 맛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육질과 맛을 비교할 때는 소금구이로 확인해야 한다. ●생육조건 뛰어난 청정미 강화쌀 강화쌀은 오염되지 않은 토양과 농업용수, 지리적 여건 등이 복합 작용해 생산된 청정미로 밥에 윤기가 돌고 맛과 영양가가 뛰어나다. 강화쌀이 맛과 저장성 등에서 명성을 날리는 가장 큰 요인은 쌀의 생육여건이 다른 지역보다 특이해서다. 산성비 오염도가 전국에서 제일 낮은 데다 오염되지 않은 농업용수만 사용한다. 강화지역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큰 산이 없어 일조량이 많다. 사시사철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고 간척지 농토에서 재배돼 건강요소 함량이 높다. 마그네슘과 미네랄이 풍부, 밥이 쫀득쫀득하고 식어도 맛있다. 예로부터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일반 쑥보다 약효 높은 사자발약쑥 강화 곳곳에서 자생하다 1990년대 말부터 농가에서 소득작물로 키우기 시작해 290여개 농가, 58㏊에서 재배한다. 생김새가 사자 발 모양이어서 사자발약쑥이라 부른다. 해풍과 해무를 맞고 강화 특유의 사질황토(모래가 섞인 황토)에서 자라 일반 쑥보다 약효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 비만을 방지하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고지혈증·위장병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잎과 뿌리, 줄기는 각각 다른 효능을 가진 성분이 함유돼 쑥뜸, 쑥차로도 애용된다. 봄에 캐 3년간 숙성시킨 게 가장 약효가 좋다고 한다. ●비타민 함유량 높은 순무 강화순무는 예로부터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해서 ‘밭의 화장품’이라 불렸다. 맛이 고소하고 비타민 함유량이 높아 소화 촉진 효과가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이뇨와 소화에 좋고 눈·귀를 밝게 하며 황달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기록됐다. 순무를 그냥 먹으면 다소 맵지만 김치를 담그면 매운맛이 사라지고 일반 무김치보다 아삭하고 개운한 맛이 난다. 강화에 가면 순무로 만든 김치를 거리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에서도 소문난 강화인삼 효능 강화인삼은 중국에서조차 가장 품질이 좋은 인삼으로 쳐주는 고려인삼의 맥을 잇는다. 강화는 해풍이 깃든 특수한 기후와 풍토 등으로 인삼 재배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췄다. 때문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6년근이 재배되며,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강한 데다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풍부하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염상섭부터 김애란까지… 민초의 100년 삶 비추다

    염상섭부터 김애란까지… 민초의 100년 삶 비추다

    “염상섭의 ‘만세전’에서 비로소 근대적 자아가 보입니다. 식민지 근대를 염두에 두고 염상섭의 작품을 시작으로 택한 이유예요.” 황석영(72)이 꼽은 근현대 문학의 출발 기점은 염상섭(1897~1963)이다.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전10권·문학동네)의 첫 작품이 염상섭의 ‘전화’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동인·이광수의 작품은 근현대 문학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제외했다. 문학평론가 신수정 역시 “이광수는 계몽적 자아에 머물러 문학 영역으로 온전히 들어왔다고 보기 어렵고 김동인은 일본이나 외국 문학 번역 소설로 우리말을 제대로 구사한 단계가 아니었다”고 거들며 한국근현대문학의 파천황을 염상섭으로 꼽았다. 황석영은 29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문학동네 북카페 ‘까페꼼마’에서 출판간담회를 가졌다.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3년 동안 연재됐다. 2011년 11월 11일 염상섭의 ‘전화’로 시작해 지난해 11월 5일 김애란의 ‘서른’으로 끝났다. 7권까지는 일주일에 한 권씩 연재하다 8~10권은 일주일에 네 권씩 게재했다. 황석영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단편 문학 선집을 재편성해 내고 싶었다”면서 “새로 나와도 종래 선집들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작가들 몇 명 붙일 뿐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100편으로 기획됐지만 한 편이 늘어 101편으로 마무리됐다”면서 “백 편을 채우고도 넘치고 남아서 백한 번째 소설에 도달한 것은 완결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유명 작가의 지명도 높은 단편뿐 아니라 지금은 거의 잊힌 작가의 숨은 단편들도 포함했다. 작가들의 최전성기 때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골랐다. 원작과 황석영의 작가·작품 해설, 신수정의 시기별 해설로 구성됐다. 리뷰에는 황석영의 기억과 여러 인터뷰나 증언 자료를 토대로 해당 작가의 문학 세계뿐 아니라 기행, 개인생활, 작품을 쓴 배경 등 뒷얘기를 담았다. 1, 2권에는 이태준, 박태원, 이기영 등 월북 작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얘기가 수록돼 있다. 또 8~10권은 1990년대~2000년대 후배 작가 31명을 황석영만의 필터로 걸러 내며 새롭게 조명했다. 황석영은 “101편의 단편들은 100년간 살아온 민초들의 일상이자 풍속사·문화사·사회사다. 지난 세월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서 “젊은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젊은 피를 수혈받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 기획은 말년 문학을 탄탄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새로운 출발의 의지를 다졌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도톰도톰 회가 으뜸…오독오독 껍질은 콜라겐덩어리…쫄깃쫄깃 말린 어란도 진미

    [김준의 바다 맛 기행] 도톰도톰 회가 으뜸…오독오독 껍질은 콜라겐덩어리…쫄깃쫄깃 말린 어란도 진미

    가장 즐겨 먹는 방법은 회다. 겨울 숭어 맛을 모르고 봄을 맞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특히 정월에 먹는 숭어회는 도미회가 울고 갈 만큼 차지고 식감이 뛰어나며 달다. 하지만 어디서 잡아 온 숭어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깨끗한 섬이나 연안에서 잡은 서해안의 숭어, 특히 겨울 숭어는 으뜸이다. ‘자산어보’는 “고기 맛은 달고 깊어서 물고기 중에서 최고다”라고 했고, ‘지봉유설’도 “물고기의 으뜸이라 수어”라고 예찬했다. 도대체 이렇게 맛이 좋은 숭어가 왜 여름철이면 ‘개도 먹지 않는 어류’로 바뀌는지 알 수 없다. 진도의 작은 섬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팔뚝만 한 큼지막한 숭어 두 마리를 샀다. 살을 떠서 회로 먹고 머리와 뼈를 넣고 맑은 탕을 끓였다. 숭어 맑은 탕은 맛이 없다며 매운탕을 끓여 먹는다. 하지만 멸치로 약간 국물을 내서 끓인 탕은 진하고 고소하다. 숭어회가 맛이 좋은 겨울철에는 숭어탕도 맛이 좋다. 숭어 껍질은 엘라스틴과 콜라겐으로 돼 있어 피부에 좋다. “숭어 껍질에 밥 싸먹다 논 판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숭어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어란이다. ‘난호어목지’는 숭어의 황금빛 알은 ‘햇빛에 말리면 그 빛깔이 호박 같고 맛은 진미’라 했다. 영산강의 감탕(몹시 질퍽한 진흙)에서 잡힌 알밴 숭어로 만든 어란을 으뜸으로 쳤다. 숭어가 많이 잡힐 때는 숭어를 말려 건정을 만들어 두고두고 먹는다. 철이 지나 맛이 떨어진 숭어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전, 튀김, 생선가스 등으로 만들면 별미다. 봄이 오고 있다. 늦기 전에 이번 주말에는 겨울의 마지막 바다 맛, 숭어 여행을 떠나 보자.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서해 겨울 황제 ‘숭어’

    [김준의 바다 맛 기행] 서해 겨울 황제 ‘숭어’

    해산물이 그렇지만 특히 숭어만큼 계절에 따라 맛이 천양지차로 바뀌는 어류도 없다. 겨울 숭어는 입에 착 감기면서 달다. “겨울 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는 펄만 훔쳐 먹어도 달다”는 말이 전해 오는 이유다. 숭어가 쉬었다 간 자리의 펄조차 달고 기름지다는 말이다. 반면 “여름 숭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도 전한다. ●“겨울 숭어 지나간 자리는 펄만 먹어도 달다” 겨울철 동해 바다 맛의 주인공이 도루묵이나 물메기라면 서해는 단연코 숭어다. 차진 숭어는 갯벌이 발달한 서해의 겨울 바다가 좋다. 단 청정 해역을 찾아야 한다. 숭어는 갯벌에 쌓인 유기물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오염이 심한 연안이나 오염물이 퇴적된 바다의 숭어는 먹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는 숭어, 가숭어, 등줄숭어 등 세 종류의 숭어가 산다. 겨울철 숭어를 잡아 보면 눈이 흰색이고 기름 눈꺼풀(백태)이 덮여 있다. 하지만 가숭어는 눈이 노란색을 띠며 눈까풀에 백태가 없다. 꼬리지느러미를 보면 숭어는 파여 있지만 가숭어는 덜 파여 있다. 숭어는 ‘참숭어’, ‘개숭어’ 또는 펄을 좋아해 ‘뻘숭어’라고 한다. 가숭어는 여름철 보리 이삭이 필 무렵 많이 잡혀 ‘보리숭어’라고 하며 부산에서는 ‘밀치’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어촌에서는 가숭어를 ‘참숭어’라 부르기도 해 이름과 생김새를 헷갈리게 한다. 우리나라 전 해역에 서식하기 때문에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도 다르다. 그 종류만도 걸치기, 글거지, 나무래기, 댕기리, 동어, 모그래기, 말어, 모대미, 모찌, 몽어, 무근정어, 미렁이, 수치, 언지, 준거리 등 100여 가지에 이른다. 그중에서 전남 무안에서 들었던 이름이 인상적이다. 제일 작은 숭어를 모치라고 하며 그다음은 참동어, 손톱배기, 4년 정도 자라면 댕가리, 5년은 딩기리, 6년은 무구력, 7년은 자라야 숭어라고 부른다. 특히 무안 도리포에서는 작은 숭어를 ‘눈부럽떼기’라고도 부른다. 한 어부가 작은 크기의 숭어를 잡아 놓고 “너도 숭어냐”라고 했더니 성이 나 눈을 부릅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가덕도선 그물로 ‘숭어들이’·울돌목 ‘뜰채숭어’ 겨울철 숭어는 눈꺼풀에 지방이 덮여 있어 잘 보지 못한다. 이런 숭어에게 미끼를 던져 유혹하는 것은 어리석다. 자망이나 각망을 이용해 그물로 잡는다. 특히 바람이 불고 바다가 뒤집혀 한치 앞의 물속도 가늠하기 어려울 때 숭어가 잘 잡힌다. 반면 낚시로 숭어를 잡을 때는 여름철이나 가을철 눈꺼풀의 지방이 벗겨져 숭어 시력이 정상일 때가 좋다. 이때 미끼로 갯지렁이, 떡밥 등을 이용한다. 숭어를 잡는 독특한 방법은 가덕도의 ‘숭어들이’와 진도의 ‘뜰채숭어’가 있다. 숭어들이는 가덕도와 거제도 일대의 전통 어법인 ‘육소장망’을 말한다. ‘여섯 척의 배로 넓은 그물을 펼쳐서 잡는 어법’이다. 높은 곳에서 숭어 떼가 지나는 것을 보고 신호에 따라 그물을 들어 올려 잡는다. 또 진도의 울돌목에서는 봄철이면 조류를 거슬러 오르는 숭어를 뜰채로 잡는다. 거친 조류를 헤치고 지나다 힘에 부친 숭어들이 해안으로 이동해 거슬러 올라갈 때 뜰채로 낚아채는 어법이다. 최근에는 이 전통 어법을 지역 축제로 활용하고 있다. ‘숭어가 뛰니까 망둑어도 뛴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습성을 이용해 영산강 하류에서는 ‘떼발’로 숭어를 잡았다. 갈대로 발을 만들어 강에 띄우고 그 앞에 떼줄을 놓았다. 그리고 몽둥이를 들고 수면을 치면 숭어가 놀라서 깊은 곳으로 몰려든다. 눈이 밝은 숭어가 떼줄을 보고 놀라 뛰어넘어 떼발에 떨어지면 두들겨 잡는 방법이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간장 한병 300만원… 요리가 품격이다

    간장 한병 300만원… 요리가 품격이다

    ■ 대한민국 상위 1% 부유층과 하위 9.1% 절대빈곤층의 카트에 담긴 먹거리는 어떻게 다를까. 소득 격차에 따른 식료품 구입 패턴 차이 등을 면밀히 분석한 인터랙티브 기사인 ‘카트 속 다른 세상’을 감상하세요. ☞<카트 속 다른 세상> 보러 가기 클릭 (http://interactive.newsjel.ly/seoulnews) “요즘 믿을 만한 먹거리가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직접 길러 먹기로 했죠.” 100억원대 자산가인 주부 조모(53·서울 서초구 잠원동)씨 가정은 몇 해 전 청정지역으로 소문난 전남의 한 시골 마을에 밭 2500평(8264.5㎡)을 샀다. 집에서 먹을 채소를 직접 재배하기 위해서다.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남편은 물론 조씨도 평일에는 살림으로 바쁜 탓에 매달 두세 번밖에는 현장에 내려가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농사는 지역 농민에게 부탁했고 대신 밭 일부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조씨는 “배추와 무, 파, 상추, 고구마, 생강까지 계절별 채소를 넉넉히 재배해 우리 가족 4명과 친척, 지인들에게 돌려 함께 먹는다”면서 “형편이 넉넉한 사람 중엔 서울 근교에 텃밭을 사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상위 1% 부유층은 조씨처럼 채소를 직접 재배하거나 유기농 식품 구입만 고집한다. 금융업계 임원의 부인 박모(55·종로구 평창동)씨는 믿을 만한 먹거리를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음식이 건강으로 직결된다고 보는 그녀는 “시골에서 농장을 하는 지인에게서 친환경 농작물을 매주 한 번씩 주문하고 집에서 요리할 때도 설탕은 전혀 넣지 않고 대신 효소를 쓰는 등 건강하게 먹으려 한다”고 했다.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민과 소비자를 직접 이어 주는 생활협동조합(생협)에 가입하는 인구도 늘었다. 아이쿱 생협 관계자는 “2004년 1만 4926명이던 가입자 수가 10년 만에 14.6배 늘어 지난해 21만 8585명이 됐다”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먹거리 이슈가 터질 때마다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마트인 ‘S 푸드마켓’은 고소득층의 식자재 소비 패턴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이 동네에 사는 주부 박모(52)씨는 매주 한 번씩 이곳에서 장을 보는 단골고객이다. 외아들이 영국 유학 중이어서 중소기업 사장인 남편과 단둘이 사는데도 한번 장볼 때마다 ‘큰 손’이 된다. 꼭 필요한 식자재만 장바구니에 골라 담지만 몇개 짚다 보면 금세 20만원을 넘는다. 유기농이 많은 이곳 제품들은 일반 마트 가격보다 월등히 비싸다. 이곳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명품쌀’은 1㎏에 1만 2000원이고 머스크멜론 1통은 4만5000원, 친환경 무 1개는 3100원이다. 보통 마트에서는 일반미 1㎏이 2100원, 머스크멜론과 무는 각각 1만 5000원, 1200원이라는 점에서 2~6배나 비싼 셈이다. 하지만 박씨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유기농인 데다 신선도가 다른 곳에서 파는 식품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기자가 둘러본 S 푸드마켓에는 10알에 1만 2000원 하는 ‘하얀 오골계란’과 1근(600g)에 15만원 하는 ‘파이브(5) 스타 암소한우 꽃등심’ 등 고가 제품이 즐비했다. 특히 명인이 제조했다는 300만원 짜리 씨간장(500㎖)은 가격표를 믿을 수 없어 여러 차례 눈을 씻고 확인했을 정도다. 마트 관계자는 “300만원짜리 간장은 매장의 품격을 보여 주기 위한 상품이지만 명절 때면 실제 사가는 고객도 있다”고 했다. 좋은 음식재료를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강한 조리법을 직접 배우려는 부유층도 많다. 주부 김모(51·송파구 잠실동)씨는 대기업 임원인 남편이 8년 전 당뇨를 앓기 시작한 이후 직접 건강식을 만들고 있다. 유기농 우렁농법을 활용하는 농가로부터 쌀을 직접 구매하는 등 잡곡 6~7개를 섞어 밥을 짓고 채소도 유기농 제품만 고집한다. 이씨는 이마저도 부족함을 느껴 지난해 유명 요리연구가로부터 1년간 채식 요리법을 배웠다. 수강료는 250만원. 김씨는 “워낙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 1년 넘게 대기해 어렵게 수업을 들었다”고 했다. 심기현 숙명여대 교수(전통식생활문화전공)는 “우리 학교 한식조리과정에는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사는 주부들이 참여해 간장, 된장 등 전통 장류 제조법을 배워 가기도 한다”고 했다. 마음이 맞는 주부 4~6명씩 모여 요리연구가 등에게 조리법을 배우는 ‘요리 그룹과외’는 이제 흔한 문화가 됐다. 주부 이모(48·강남구 대치동)씨는 “‘방배동 선생님’, ‘청담동 선생님’같이 주부들 사이에서 유명한 요리연구가가 있는데 주로 이 선생님들의 제자들이 가르친다”면서 “5명이 한번 수업 들을 때 각자 25만~30만원을 선생님에게 드리면 돼서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고 했다. 입맛 까다로운 부유층 미식가는 요리사를 틈틈이 집으로 불러 별미나 반찬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대형병원장의 부인 유모(52·강남구 압구정동)씨는 매주 한 번씩 경남 중소도시에서 손맛 좋기로 유명한 종갓집 며느리를 집에 부른다. 요리를 부탁하기 위해서다. 유씨 가족은 최근 병원이 있는 경남 지역에서 서울로 이사했는데 병원 구내식당에서 일하던 이 여성의 음식 맛을 잊지 못해 상경을 권한 것이다. 요리사가 집에 와 하루 4~5시간 요리를 해주면 10만원을 준다. 이 여성은 유씨가 소개해준 여섯 가정에서 출장 요리를 해주는 것만으로 한 달에 250만원가량을 번다. 유씨는 “종갓댁 며느리답게 궁중요리부터 양반댁 요리까지 못 하는 게 없다”면서 “최근 장어탕을 만들어 줘 친구들에게 돌렸더니 ‘지금껏 맛본 최고의 장어탕’이라며 극찬하더라”고 했다. 해외 ‘로컬푸드’(현지식)의 맛을 국내에서 그대로 즐기려는 상위 1%도 늘고 있다. 대형 백화점의 명품 식품관이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희귀 채소나 과일, 양념류 등을 구비하고 있는 것은 이런 부유층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셜롯(양파 맛이지만 향미가 더 뛰어난 채소)이나 파스닙(당근과 비슷하지만 달콤한 채소), 앤다이브(지중해 연안에서 나는 꽃상추) 등 이름조차 생소한 식자재는 프리미엄 마트의 채소 코너를 널찍이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유학을 한 서울 모 대학의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프랑스 현지의 맛을 살리려면 재료가 중요한데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명품 식품관에 가면 못 구하는 재료가 없다”고 했다. 전 세계의 별미를 찾아 해외 미식 투어를 다니는 부유층 식도락도 많다. 청담동에 사는 주부 박모(42)씨는 지난해 여름 사업가인 남편,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4박5일간 ‘미식기행’을 다녀왔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최고등급인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 4~5곳을 도는 게 목표였다. 해외 맛기행 일정을 전문적으로 짜 주는 한 고급 여행사 관계자는 “박씨 가족처럼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 가 현지인들만 아는 지역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면서 “부유층엔 ‘식당은 최고급으로만 다니는 대신 호텔은 5성급이 아니어도 좋다’고 주문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외식 문화도 ‘로컬’을 강조하는 트렌드를 따른다. 음식 문화 전문가인 최지아 온고푸드 대표는 “쿠스쿠스(듀럼 밀을 으깨어 매콤한 스튜와 함께 쪄내는 북서부아프리카 음식)나 하몽(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뒷다리로 만든 스페인 햄) 등 각국 현지음식을 합리적 가격에 파는 식당이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라고 했다. 또 중국 음식이나 이탈리아 음식이 먹고 싶다고 단순히 유명한 중식당,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광둥요리나 사천요리를 잘하는 곳, 이탈리아의 시칠리 요리나 로마 요리에 특출난 곳 등을 찾아 세분화된 맞춤형 식당으로 다니는 것도 특징이다. 도곡동에 사는 주부 송모(40)씨는 “TV나 파워블로거가 소개하는 맛집 정보는 믿지 않고 주변 미식가들이 소개하는 음식점을 주로 간다”면서 “너절하게 많은 음식을 내놓는 곳보다 특정 단품 요리를 잘하는 곳이 좋다”고 했다. 대중화된 음식점이 아닌 특정인만 갈 수 있는 ‘폐쇄형 음식점’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삶을 즐기려는 상위 1%의 생활 방식이 반영된 결과다. 강남의 한 백화점에는 16석의 ‘프라이빗 룸’이 있는데 초청받은 VVIP(극소수 상류층 고객)만 이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백화점 측은 비싸게는 600만~120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와인과 함께 최고급 요리를 더불어 선보인다. 상위 1% 중에는 ‘먹는 것이 곧 나를 보여 준다’는 식의 과시적 소비를 하는 경향도 엿보인다. 간혹 S 푸드마켓을 찾는다는 주부 오모(46·서초동)씨는 “주변에 수십만원 짜리 올리브오일로 요리하는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지인이 있는데 ‘나는 이런 재료로 요리해 먹는 사람이야’라고 뽐내는 인상”이라고 했다. 유대근 이두걸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新국토기행] 충북 제천시

    [新국토기행] 충북 제천시

    “천년의 솔향이 묻어나는 의림지, 옥순봉의 절경을 담은 내륙의 바다 청풍호, 비단으로 수를 놓은 듯한 금수산, 잠시 머물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제천에서 마음껏 웃고 즐기고 머물다 가시옵소서.” 충북 북부에 있는 제천시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해 휴양지로 뜨는 곳이다. 약초의 고장으로 2010년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한방산업이 발달해 건강이 가득한 자연치유도시로도 불린다. 바쁜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과 문화를 즐기며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곳으로 인정받아 수산면과 박달재는 슬로시티로 인증받았다. 김진형 부시장은 “우리 고장은 건강한 기운이 가득해 힐링을 하기에 제격”이라며 “상반기에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돼 관광은 물론 산업 분야에서도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는 13만 6000여명, 1980년 시로 승격됐다.[볼거리] ●번지점프·유람선 등 청풍호 즐길거리 풍성 제천이 휴양 관광지로 뜨는 데 일등 공신은 단연 청풍호다. 청풍호는 1985년에 준공한 충주댐으로 인해 조성된 인공호수다. 제천시, 충주시, 단양군에 걸쳐 있다. 제천에서는 청풍호라 부르고, 충주 지역에서는 충주호라 부른다. 청풍호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담수량이 많다. 면적 67.5㎢, 평균 수심 97.5m, 저수량 27억 5000t에 달한다. 이 중 제천시의 담수 면적이 호수 전체 면적의 약 60%를 차지한다. 청풍호에 오면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쳐 난다. 아름다운 풍광을 이용해 청풍호 주변에 청풍문화재단지, 청풍랜드, 활공장, 수상 레포츠장 등이 마련돼 외지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단양의 장회나루까지 유람선도 운행된다. 유람선을 타면 그림 같은 호반의 풍광이 연인처럼 따라다닌다. 국도 82번 도로를 타고 청풍면 쪽으로 달리는 청풍호반 길은 자연풍광과 레저휴양시설이 조화를 이루며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청풍호가 생기면서 수몰민이 발생, 상당수 주민이 삶의 터전을 상실하는 등 고통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제천의 보물이다. ●한 해 13만명 찾은 모노레일 ‘필수코스’ 청풍호 주변 관광지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다. 모노레일은 시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총 42억원을 투자해 만들었다.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마을에서 비봉산 정상(해발 531m)까지 23분이면 갈 수 있다. 걸어서 가면 1시간 이상 걸린다. 하산할 때도 모노레일을 이용할 수 있다. 모노레일의 총 길이는 2.94㎞. 6인승 12대가 설치돼 있다. 모노레일의 인기 비결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마련된 비봉산 정상에서 청풍호의 장관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비봉산 정상에 서면 청풍호와 함께 월악산과 옥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과 물의 기막힌 조화에 많은 관광객이 최고라는 찬사를 보낸다. 지난해 13만명이 모노레일을 이용했다. 인터넷 예약 70%, 현장판매 30%로 이용권을 판매하는데 인터넷 예약은 서둘러야 원하는 날 이용할 수 있다. 신영철 시 관광시설팀장은 “통영의 다도해 전경보다 비봉산 정상에서 눈에 들어오는 청풍호 풍경이 더욱 아름답다”고 자랑했다. 이용료는 어른 8000원, 어린이 6000원, 장애인 3000원이다. 동절기인 12월부터 2월까지는 운행하지 않는다. ●우륵도 반한 ‘국내 最古’ 저수지 의림지 풍경 ‘제천 10경’ 중 ‘제1경’인 의림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로 삼한시대 축조됐다. 본래 이름은 임지였다. 고려 성종 11년(992) 군현 명칭 개정으로 제천을 ‘의원현’ 또는 ‘의천’이라 하면서 이후 제천의 옛 이름인 ‘의’를 붙여 의림지라 부르게 됐다. 현재까지도 수리시설로 활용되지만 지금은 유원지로서 명성을 더해 가고 있다. 호수 주변에 순조 7년(1807)에 세워진 영호정과 1948년에 건립된 경호루, 수백년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 30m의 자연폭포 등이 어우러져 마치 아름다운 정원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3대 악성 가운데 한 명이며 가야금의 대가인 우륵 선생이 가야금을 타던 바위 우륵대와 그가 마시던 샘인 우륵정도 남아 있다. 시가 의림지 주변에 목조 산책길과 수경분수, 인공폭포, 공연시설까지 꾸몄다. 의림지 야경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렌즈에 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의림지 수심은 8~13m, 호반 둘레는 2㎞에 이른다. 겨울철 의림지에서 잡히는 빙어는 담백한 맛의 회로 각광받는 명물이다. ●‘동양 알프스’ 월악산… ‘단풍 절경’ 금수산 ‘동양의 알프스’로 불리는 월악산은 우리나라 5대 악산에 속하는 명산이다. 거칠고 높은 산만큼이나 깊고 아름다운 골짜기에 숲과 계곡이 보석처럼 숨겨져 있다. 송계계곡, 용하구곡 등이 유명하다. 덕주사 마애여래입상을 비롯해 많은 문화유산도 간직하고 있다. 송계에서 보면 영봉, 중봉, 하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의 행진이 장엄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등산로는 덕주사 코스. 영봉까지로 산행 시간은 3시간 정도다. 제천과 단양에 걸쳐 있는 금수산의 본래 이름은 백암산이었다. 그러나 1548년 단양군수로 있던 퇴계 이황이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고 해 금수산이란 이름을 얻었다. 이름에 걸맞게 산세가 수려하고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뤄 사시사철 어느 한 모습도 놓치고 싶지 않은 산이다. 특히 가을이면 고운 단풍이 아름답다. 높이 30m의 용담폭포, 아득한 전설을 간직한 선녀탕, 무암사, 정방사 등이 있다. ●청풍호반 둘러보는 자드락길 7개 코스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작은 오솔길을 의미하는 자드락길은 청풍호반과 어우러진 정겨운 산촌을 둘러보는 길이다. 이 길을 걸으면 청풍호의 시원한 바람과 은은한 약초 향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새로운 ‘나’를 만나 볼 수 있다. 자드락길은 7개 코스로 총 58㎞에 달한다. 청풍면 만남의 광장에서 시작되는 1코스 ‘작은 동산길’은 자드락길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작은 동산에 오르면 아기자기한 섬 같은 산들과 호수가 조화를 이룬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2코스인 ‘정방사길’은 금수산에 위치한 정방사로 가는 길이다. 662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정방사는 의상대라는 웅장한 암벽 아래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절벽 아래 지어진 제비집을 떠올리게 하는 정방사에서 바라보는 월악산 영봉과 호수 아래 노을이 장관이다. 3코스는 한여름에도 얼음이 생기는 동굴을 볼 수 있는 ‘얼음골생태길’, 4코스는 상천 산수유마을을 지나 용담폭포에 이르는 ‘녹색마을길’, 5코스는 청풍호와 옥순대교까지 이어지는 ‘옥순봉길’, 6코스는 삼국시대에 쌓은 성벽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지는 ‘괴곡성벽길’, 7코스는 한방의 도시 제천을 실감하는 향기로운 약초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약초길’이다. ●박해받던 천주교의 피땀 서린 배론성지 봉양읍에 있는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 전파의 진원지로 1801년 신유박해 때 많은 천주교인이 숨어 지낸 곳이다. 천주교 신자인 황사영이 당시의 박해 상황과 천주교 신도의 구원을 요청하는 백서를 토굴 속에 숨어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1855년부터 1866년까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성요셉신학교가 있었다. 또한 김대건 신부에 이어 한국 천주교의 두 번째 신부가 된 최양업 신부의 무덤도 있다. 현재 최양업 신부 기념성당, 한옥 누각성당인 배론본당, 십자가의 길, 묵주기도의 길, 피정의 집, 조각공원, 문화영성연구소 등이 들어서 있다. ‘배론’은 이곳의 지형이 배 밑바닥 모양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먹거리] ●‘약초의 고장’ 대표 한방음식, 약채락 시는 약초의 고장답게 ‘약채락’이란 한방고유음식 브랜드를 만들어 다양한 한방음식을 개발,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2008년 가장 먼저 개발된 약채락 비빔밥은 누구나 좋아하는 비빔밥에 지역에서 생산되는 뽕잎, 황기잎, 오가피잎, 그리고 황기, 당귀, 오가피 추출액을 넣어 특허를 취득한 약초고추장으로 만들어졌다. 향긋한 약초 향이 입안에 가득해 마치 보약을 먹는 듯하다. 아이들이 먹기 좋게 강하지 않은 약초를 첨가해 만든 약초돈가스와 약채롤가스도 있다. 황기 등을 이용해 푹 우려서 만든 담백한 육수에 신선한 갈비를 넣어 만든 약채갈비전골정식, 신선한 채소를 굽거나 튀기지 않고 쪄서 조리해 채소의 영양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약채통밥정식, 약초가 들어간 약소스와 고소한 차돌 부위가 어우러진 한방소스차돌구이도 개발됐다. 밀가루 음식 마니아들을 위해 황기를 넣어 만든 면과 약초를 넣어 푹 우려낸 육수로 탄생한 약채칼국수, 직접 뽑은 메밀과 황기 약고추장, 건강육수를 사용하고 약채나물을 고명으로 올린 홍메밀 등 면요리도 있다. 최근에는 청풍호에서 잡은 잉어와 감칠맛 나는 소스가 만난 잉어약채스테이크, 황기를 이용한 육수로 만든 황기어묵정식, 제천의 당귀와 뽕잎이 함유된 약채빵도 만들어졌다. 약채락 음식은 지역 내 17개 음식점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피로 해소 등에 좋은 고본으로… 월악산 고본주 월악산 고지대에서 자라는 불로초인 고본과, 회향, 오미자, 계피, 대추, 감초 등 다양한 한약재를 소주에 담가 1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 전통 토속주다. 고본의 뿌리를 잘게 썰어 약재처럼 넣기도 하고, 뿌리 그대로 술에 담가 놓기도 한다. 고본의 뿌리는 특이한 향에 매운맛을 내며 따뜻한 약성을 갖고 있다. 고본주가 탄생한 것은 가을에 뿌리를 캐서 말린 고본이 두통·관절통·치통·복통·설사·습진·식욕부진·피로 해소 등에 효과가 있어서다. 이를 안 월악산 인근 한수면 주민들이 고본 뿌리의 독특하고 자극적인 향을 줄이고 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정에서 약술을 담가 먹었다. 이후 월악산을 찾은 외지인들이 고본주를 마셔 본 이후 전국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 제천시의 지원으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현재는 제천 지역과 인근의 충주 수안보 지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고본주의 알코올 도수는 25도. 720㎜ 1병에 2만원이다. 월악주조 박민성(45) 대표는 “고본이 혈액순환에 좋기 때문에 고본주를 마시면 금방 얼굴이 달아오르지만 숙취 해소도 빠르다”고 말했다. 시는 2010 제천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개최를 맞아 2010병의 소주와 대량의 고본을 대형 항아리에 담아 술을 만들어 국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고본은 월악산 국립공원 일대에서 채취되는 것을 으뜸으로 친다. ●좋구나, 송어 민물비빔회 제천 지역엔 바다가 없지만 충주댐 건설로 청풍호가 생기면서 민물고기 자원이 풍부하다. 그래서 민물고기를 이용한 각종 요리가 발달돼 있다. 청풍면에서는 바다 한치회를 응용한 담백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민물고기 비빔회가 유명하다. 요리방법은 간단하다. 굵게 썬 민물고기와 오이, 당근, 양배추, 미나리, 쑥갓, 깻잎, 풋고추 등에 초고추장 양념을 넣어 골고루 버무리면 된다. 비빔회로 가장 많이 먹는 것은 향어와 송어다. 색이 붉은 송어는 칼슘 함량이 높으며 비타민 A와 B가 풍부해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알려졌다. 향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씹는 감촉이 좋다. 비린내가 적고 잔가시가 없어 먹기가 좋다. 저지방 식품으로 고혈압, 성인병, 비만 예방, 피부 미용에도 좋다. 의림지 주변에서는 빙어를 식용유에 튀긴 후 고추장 양념을 발라 먹는 도리뱅뱅이가 유명하다. 빙어를 냄비에 동그랗게 돌려 조리한다고 해 도리뱅뱅이로 불린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28. 탤런트와 미모의 아내 사기행각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8. 탤런트와 미모의 아내 사기행각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가수, 탤런트 등 연예인들이 사기죄를 저질렀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하게 됩니다. 지금도 몇몇 유명 연예인들이 재판을 받으며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명도에 취해 자기 깜냥을 넘어서는 비즈니스에 도전했다가 본의 아니게 죄를 지은 경우도 있고, 대중적 이미지를 이용해 처음부터 작심을 하고 피해자를 홀린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이라고 사정이 다를 바 없었습니다. 1971년에 있었던 젊은 탤런트 부부의 사기 행각을 소개합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8. 탤런트와 미모의 아내 사기행각…동료도 선배도 중국집 장궤도 감쪽같이 당했는데 (선데이서울 1971년 11월 14일자) 자가용 승용차를 몰고 다니던 TV 탤런트가 음식을 주문하기에 “띵호”-철석같이 믿고 부지런하게 배달을 해주던 동네 중국집 장궤가 “우리 사람 망했어 해”하며 울상이 되었다. 탤런트는 철창에 갇히고 그 부인은 줄행랑을 친 것. 알고보니 중국집 외상값만 아니라 피해자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데…. 빌어 탄 자가용 팔아먹고 동네 안에서만 300만원 사기 요즘 성북구 장위동에 있는 중국집 S반점 장궤아저씨는 홧병에 걸려있다. 이웃에 살던 M방송국 탤런트 J씨(29)씨가 외상값 몇 만원을 잘라먹고 줄행랑을 쳤기 때문이다. 자가용을 타고 다니면서 호기를 부리는 기세에 깜박 속아 배달해 달라는 대로 짜장면·우동·울면을 외상해 주었더니 얼마 전 갑자기 행방을 감추고 만 것이다. 가족까지 몽땅 도망갔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달려갔을 때는 이미 살림살이까지 모조리 빼돌린 다음이었고, 피해자들만 모여있을 뿐이었다. 식품점, 구멍가게, 연탄가게, 그리고 이웃 아낙네들…. 피해자들이 모여 털어놓은 피해금액을 모두 합해 보니 동네 주변 무려 300만원에 달한다. 가게 외상값 정도는 ‘새발의 피’이고, 이웃 주부들에게 빚을 얻어 쓴 돈이 엄청난 액수에 이르렀던 것. 거품을 물고 혹시 부지깽이라도 집어오려고 달려갔던 장궤 아저씨는 말도 못붙일 형편이었다. J씨는 그동안 주로 동네 주부들의 곗돈을 부인을 통해 교묘히 빚을 얻어내서 가로채곤 했는데 그것이 들통나게 되자 줄행랑을 놓고만 것이다. J씨가 돈을 얻어 쓴 것은 비단 동네에서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그가 속해있는 M방송국 관계자들을 비롯해 친지, 대학선배들에까지 피해를 입혔다. 언제나 이자만은 또박또박 지불했기 때문에 누구든지 의심 없이 돈을 빌려주곤 했다. 이모(90만원), 김모(30만원), 정모(200만원), 최모(50만원), 손모(30만원)씨 등 M방송국 탤런트들 외에 작가 김모씨도 200여만원이 걸려있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공개를 꺼려하기 때문에 정확한 액수를 알수는 없지만 대강 짐작한 방송국 주변 피해액이 1500~2000만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J씨가 경찰에 구속된 것은 지난 10월 18일. 그에게 30만원을 빌어주었던 김모씨의 고소에 의해서였다. 김씨는 J씨의 학교선배로 혜화동에서 음악학원을 경영하고 있다. 지난 9월 초 J씨가 찾아와서 “인천에 냉동기가 들어와 있는데 그것을 빼돌릴 교제비를 돌려달라” 는 말에 속아 빌려주었다. 방송국 주변서 최대 2000만원…피해자들 공개 꺼려 감쪽같이 속고만 있었을뿐 아니라 J씨를 철석같이 믿고 있던 피해자들이 “당했구나” 하고 깨닫게 된 것은 김씨가 처음으로 30만원 사기를 경찰에 고소하고나면서부터. 그가 경찰에 구속되면서 지금까지 벌여온 사기행각의 전모가 비로소 드러나게 되었던 것이다. 구속된 서울 ○○북부서는 매일 피해자들로 와글와글거렸다. 주로 동네 주변의 피해자들이고 방송국 주변 피해자들은 창피하기 때문인지 좀체 나타나지 않았다. 사건 담당 형사는 “그런 사기는 난생 처음 보았다” 고 혀를 내둘렀다. J씨가 장위동에 이사 온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2층집에 60만원에 전세를 들었다. 부인은 스튜어디스 출신으로 늘씬한 몸매에 능란한 화술을 가진 미인. 사람들로 하여금 당장 호감을 갖게하는 재주를 가졌고 말솜씨가 뛰어나 몇번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기도 모르는사이에 믿게 하는 천부의 소질을 가졌다. 그래서 꿔준 돈을 이자는커녕 원금까지 몽땅 잘린 형편이면서도 동네 사람들은 “설마…” 하고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들이다. J씨는 누구의 것인지는 몰라도 자가용 승용차를 2대씩이나 타고 다니면서 호기를 부렸다. 혹시 동네 사람 중에 차가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서슴없이 빌려주곤 했다. 그렇게 해서 인심을 얻은 다음에는 부인을 동원, 빚을 얻어쓰곤 했다. 20만원을 사기당한 모 대학 교수 P씨도 그 중 한 사람. 그 동네에 살고 있는 P교수가 어느날 귀가하는 길인데 느닷없이 J씨가 쫓아오더니 공손하게 인사하더라는 것. 그렇게 인사를 한 다음에는 자주 집에 드나들며 한가족처럼 친하다는 인상을 주고는 빚을 얻어내곤 했다. 빚을 얻을 때에는 주로 약속어음을 주고 한달이 되는 날이면 어김 없이 이자를 지불하곤 했다. 하지만 그 이자는 다른 사람에게서 빚을 얻어 마련한 돈이었다. “몸으로 때우겠다”고 버텨 일부선 재산 도피설까지 J씨의 구속과 동시에 그의 부인은 어디론가 행방을 감추었다. 그래서 J씨의 늙은 어머니가 매일 면회를 와서 며느리 욕을 늘어놓곤 했다는데, 철창안에 갇힌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도망간 부인을 야속해하더라는 게 담당 형사의 말. 경찰 조사에 따르면 J씨가 스스로 자백한 사기 액수는 1500만원.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입힌 피해가 대부분이었다. 그가 호기를 부리면서 타고 다니던 자가용도 사실은 남의 차를 잠시 빌어 탄 것으로, 소문에 의하면 그 차까지도 팔아 먹었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모두가 창피한 마음에서 공개를 꺼리기 때문에 J씨로부터 입은 피해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지만 아무튼 1년 남짓 꼬박 남의 돈, 남의 차, 남의 음식만 먹으면서 호강하고 지낸 것만은 틀림없다. 그렇게 많은 돈을 사기했으면서도 현재 가진 재산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게 그의 말. 조금이라도 받아보려고 경찰서에 왔던 사람들은 공연히 소송비용만 들뿐 받을 길이 없을 것 같다며 다들 그냥 돌아가고 말았다. 그러나 과연 그의 말처럼 돈을 다 쓰고 없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빼돌렸는 지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도망갔다는 그의 부인이 정말 도망간 것인지 아니면 재산을 도피시킨 곳에 가서 J씨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 이러한 의심을 뒷받침하는 것은 그가 한사코 “몸으로 다 때우겠다” 고 버티고 있다는 사실. 결국 그는 10월 24일 30만원 사기 혐의만 적용된 채 검찰에 송치됐다. J씨는 K방송국에서 탤런트 활동을 시작해 M방송국으로 온 지는 얼마 안됐다. 오랜 연기자 경력에 비추어 조역이나 단역 밖에는 하지 못했고, 시청자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얼굴이다. 사기 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 드라마 ‘수사반장’에 출연했다.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편집자註>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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