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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 회로기판 사업 ‘새 강자’

    아연으로 ‘떼돈’을 번 영풍그룹이 회로기판(PCB) 전문업체인 코리아써키트를 전격 인수하면서 전기부품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형인 장철진(67) 전 영풍산업 회장을 제치고 93년 일찌감치 그룹 회장에 오른 장형진(59) 회장의 꿈이 어디까지 성사될지 관심사다. 황해도 봉산 출신의 고 장병희 전 명예회장이 49년 설립한 영풍그룹은 모회사인 ㈜영풍을 중심으로 고려아연, 영풍정밀 등 상장·등록사 3개와, 코리아니켈, 영풍전자, 영풍개발, 서린유통, 영풍문고 등 16개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산규모 2조 8600억원으로 공기업을 포함해 재계 47위 규모다. 장철진 전 회장의 영풍산업은 지난해 최종 부도가 나면서 계열에서 제외됐다. 영풍그룹은 또 장 회장의 ㈜영풍 지분이 1.1%에 불과한 반면 미국 유학중인 장남 장세준(31)씨의 지분이 17.98%, 차남인 장세환(27)씨가 11.87%에 달하는 등 일찌감치 ‘3세체제’를 갖춰놨다. 영풍그룹은 제련사업에서 서점, 무역상사, 고속도로 휴게소(경부선 안성휴게소)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중이지만 지금까지는 아연산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코리아써키트 인수로 PCB사업이 영풍의 양대 주력사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매출 1600억원, 순이익 226억원을 거뒀으며 코리아써키트가 지분 26%를 갖고 있는 국내 최대 FPCB(연성회로기판)업체 인터플렉스도 3404억원 매출에 421억원의 흑자를 냈다. 영풍은 지난 95년 연성회로기판 업체인 유원전자(현 영풍전자)를 인수하며 PCB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영풍전자도 지난해 매출 2215억원에 순이익 152억원을 거뒀다. 영풍전자·코리아써키트·인터플렉스로 이어지는 PCB 3사의 올해 매출은 9000억원대로 예상돼 LG전자(6000억원), 대덕그룹(6500억원)을 제치고 삼성전기(1조 500억원)마저 추격하게 됐다. 한편 코리아써키트 송동효(68) 회장과 외아들인 송영배(40) 전무 등은 지난 3월 회사 주식 540만주를 주당 8887원(총 480억원)에 영풍측에 넘겼다. 코리아써키트와 계열사인 인터플렉스가 매년 수백억원의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송 회장이 1972년 손수 일군 회사를 통째로 넘긴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중에 회사를 물려줄 만한 ‘재목’을 찾지 못하자 송 회장이 아예 제조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영풍그룹 연혁 ▲1949.11 영풍기업사 설립 ▲1959.11 양양상사 설립 ▲1962.11 영풍상사 출범(영풍해운+양양상사) ▲1974.8 고려아연 설립 ▲1992.5 영풍문고 설립 ▲1995.3 삼화물산 인수후 서린유통으로 상호변경 ▲1995.10 유원전자(현 영풍전자) 인수 ▲2000.6 한국시그네틱스 계열 편입 ▲2002.2 영풍생명보험 계열 제외 ▲2003.8 이베레떼 계열 제외 ▲2003.12 고려산업기계 계열 제외 ▲2004.8 영풍산업 계열 제외 ▲2005.3 코리아써키트 인수
  • [열린세상] 한국사회 ‘공공성’의 죽음/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우울한 조간을 대하는 날이면, 나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아침 산을 찾는다. 사람들을 만나고 무슨 다른 일을 하는 것보다, 북한산 자락의 소나무와 새소리를 접하는 것이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구기동 산허리에 집이 있으니, 북한산 등산로까지 십분이면 닿을 수 있다. 건교부장관의 경질로 올 들어 4명의 장관급 공직자가 비리 혐의로 낙마했다는 조간을 접하던 아침도 나는 산으로 향했다. 등산로 입구 매표소에 이르렀을 때, 평소 보지 못하던 풍경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이제 막 쉰을 넘겼을까, 반백의 한 등산객이 매표소에서 아침부터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다.‘현대판 산적도 아니고, 왜 아무 데나 줄을 쳐놓고 돈을 받느냐.’는 항변이었다.‘지도층은 없고, 서민을 등쳐먹는 고위층만 있는 나라에서 왜 국민들이 산에 가는 것조차 돈을 받느냐.’고 그는 소리쳤다. 산길을 걷는 동안 나의 머리에는 등산객의 분노어린 목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그 목소리는 아침 조간에서 목격한 우리 사회의 공공성의 붕괴 전체에 대한 분노와 탄식으로 메아리쳤다. 인적이 드문 진입로까지 직원을 배치하여 받아내는 돈으로 입장료를 징수하는 사람의 인건비나 충당하는지, 도대체 세금은 거두어서 무엇을 하는지, 입장료를 강제로 징수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내 나라, 혹은 내 국토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건 아닌지, 그런 ‘공공성’의 고갈이 우리 사회에 어떤 해악을 초래하게 될 것인지 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생각해보면, 국민의 복리를 책임지는 공복(公僕)의 윤리적 부패, 투기장화된 전국의 땅, 아무 데나 줄을 쳐놓고 입장료를 징수하는 정부의 정책은 서로 동일한 뿌리로 연결되어 있다. 공공성이 고갈된 토양 위로 이러한 증상들이 서로 강력한 원인과 결과 관계를 맺으며, 회복하기 어려운 어둠을 우리 사회에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대로, 공간은 공간대로, 제도는 제도대로 철저하게 이기주의와 부패를 좇아 구조화되어 있다. 부동산 값이 뛰고, 그래서 땀 흘려 노력하는 수고에 상관없이 계층간 격차가 절망적인 상태까지 벌어지게 된 작금의 사태는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토지나 부동산 값 폭등이 그 어떤 경제발전으로 빚어진 불가피한 인플레였다거나, 국토개발 방식을 결정하는 모형의 선택으로 초래된 결과였다고 나는 보지 않는다. 그것은 무엇보다 한발 앞선 정보와 이권을 이용하여 편법에 가담한 결정권자, 그리고 그 돈 놀이판의 전주(錢主)로 한국식 자본주의의 허점을 유린한 유한계층의 투기 때문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결정권자들의 편승이 없었던들, 전국토가 오늘날처럼 투기장화되고 부패와 탈법이 창궐하는 단계에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그들의 방치가 없었던들, 개발의 이익이 사회로 환수되지 않고 투기판에 몸을 던진 유한계층의 뱃속을 채우는 데로 향하진 않았을 것이다. 위장전입, 투기와 탈법, 탈세의 축제가 벌어지는 사이 우리의 국토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난개발의 현장으로 변모되어 왔다. 뒤늦게 정부는 고위공무원에 대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고치느라 소란스럽다. 국민들의 높아진 청렴성에 대한 기대 때문에, 좋은 인적 자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청와대의 푸념도 들린다. 그러나, 국가의 정책을 위임받고 공익을 위해서 헌신해야 할 공직자에게 공공성보다 더 중요한 요건이 무엇이란 말인가. 위장전입과 부당거래, 탈세가 개발연대에 누구나 관심을 가졌던 부동산 투자 정도로 면책된다면, 왜 우리는 이제 와서 친일을 규명하려 하는가? 나라의 재산을 축내고, 국민의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부패가 친일보다 더 심각한 매국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편법과 탈법으로 사회적 공익을 사유화시킨 사람들은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역사의 무대에 설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한국사회는 현재 심각한 공공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도시의 공간, 정부의 정책, 시민의식, 지도층의 청렴성에서 공공성을 입체적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민(爲民)의 미덕은 상실하고 관치의 전통은 온존시켜 온 고위공직자들이 공공성의 회복에 앞장서길 기대한다. 적어도 그들의 부조리로 우울한 조간을 펼치게 되는 아침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 [톱 셀러] 휴대전화·PC 중고제품 불티

    [톱 셀러] 휴대전화·PC 중고제품 불티

    중고 휴대전화와 노트북,PC 등 중고 IT제품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 쇼핑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량 작년보다 50~150% 급증 30일 IT업계에 따르면 중고 휴대전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50%나 급증했고, 중고 노트북과 PC 부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50∼100% 늘어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테크노마트 6층에서 휴대전화 매장을 운영하는 배영섭 강변전자 사장은 “불황이 지속되면서 중고 휴대전화 판매가 급증해 전체 휴대전화 판매의 10%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보다 1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전화는 출고 1∼2년이 지난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가격은 신제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젊은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30∼40대 청장년, 회사원, 주한 외국인 등이 주소비층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크게 카메라폰을 선호하는 부류와 5만원대 안팎의 전화 기능만을 찾는 사람 등 두 부류로 나뉘는데,3월의 중고폰 시장을 조사한 결과 중고폰 물량의 70% 이상이 카메라폰이었다. 인기 있는 중고폰은 2002∼2003년 모델을 중심으로 30만대 화소의 카메라폰.31만화소의 카메라가 내장된 스카이 IM6400,40화음에 11만 화소의 카메라가 장착된 애니콜 SCH-X780,33만화소의 카메라가 내장된 모토로라 MS-150,‘효리폰’으로 불리는 130만 화소의 카메라·MP3플레이어가 내장된 애니콜 V4200,3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폴더를 닫고 찍기가 가능한 LG SV9140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은 중고폰의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 하지만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제품이면 신제품보다 30∼50% 저렴하다. ●1~2년 지난 제품 신제품의 절반 값 중고 노트북과 PC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테크노마트에서 중고 노트북 매장을 열고 있는 손정희 노트월드 실장은 “30대를 중심으로 사무용 노트북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중고 노트북 수요가 지난해보다 100% 이상 늘어났다.”며 “이에 따라 중고 노트북을 취급하는 매장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 노트북의 경우 반품된 제품이나 매장의 전시제품이 대부분이어서 신제품과 거의 비슷하다. 특히 매장 전시제품은 신제품과 동일한 사양으로 30만∼40만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출시 1년 안팎으로 무상 AS 기간이 남아 있는 삼성 센스(SX05-NO1) 140만원, 컴팩 프리자리오 X1000 시리즈는 145만원, 무상 AS기간이 없는 제품은 소니 바이오 R505 시리즈 제품이 85만원, 삼성 센스 S680 제품이 55만원 정도이다. ●중고부품 구입 조립PC가 주류 중고 PC는 중고 부품을 구입해 조립하는 조립PC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고 PC부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은 서울 용산전자상가 내 선인상가 21동과 전자랜드, 테크노마트 등이다. 특히 불황이 지속되고 PC가격이 크게 인하되면서 중고 PC제품을 찾는 알뜰 쇼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랜드 내 조립PC를 취급하는 김봉준 비티컴 사장은 “일반 제조업체 PC제품의 가격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펜티엄Ⅳ 수준의 조립PC의 가격이 65만원대, 셀룰러급은 35만원대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적은 돈으로 PC를 구입하기 위해 중고 조립PC를 찾는 소비자들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제품은 요즘 사양에 비해 성능은 크게 떨어지지만 인터넷과 사무용으로 그런대로 쓸 수 있는 셀룰러급 PC이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선인상가의 경우 셀룰러급 700㎒ CPU가 주기판을 포함해 5만원대 케이스와 메모리·광학디스크·하드디스크 등을 따로 중고품으로 구매해도 20여만원 정도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5만원대면 19인치 CRT 모니터를 살 수 있고 프린터, 컴퓨터 책상, 키보드, 마우스 등도 중고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그리스·로마신화 덮어라”

    그리스·로마신화의 세계는 실로 다양하고 광대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다보니 최근 몇 년간 책도 무수히 쏟아져나왔다. 반면 외래신화에 대한 이같은 몰입 이면에 숨은 우리 신화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졌다. 단군신화를 비롯한 몇 편의 문헌신화가 전부인양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구전신화라는 방대한 신화의 세계가 존재한다. 다만 이를 제대로 수집해 체계화하지 못했을 뿐이다. 최근 이같은 관점에서 조각난 우리 구전신화를 온전한 신화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작업의 일환으로 ‘한국구전신화의 세계’(지식산업사)를 낸 국립민속박물관의 학예연구관 권태효(41) 박사를 만났다. “우리 구전신화는 엄청나고 방대합니다. 거인에 의한 우주창조 및 지형창조, 홍수에 의한 종말 뒤 새로운 인류의 시작, 인간에게 집 짓는 법을 알려주는 문화영웅, 죽음의 세계로 영혼을 인도하는 신의 이야기, 신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등이 구전신화에 담겨 있지요. 다만 그리스·로마 신화처럼 체계적으로 정리될 기회를 얻지 못하고 구전되다 보니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면서 지나쳤을 따름입니다.” ●“조각난 우리 구전신화 체계화” 권 연구관은 대표적인 것으로 무당들이 전승해온 무속신화를 꼽는다. 무속신화 속에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신을 비롯해 인간에게 복과 풍요, 수명을 내려주는 신 등 그 직능별로 수많은 신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는 것. 그러나 기록되지 않고 말로만 전해지다 보니 조각난 신화가 많고, 본래의 모습이나 성격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것들도 적지 않다. 때문에 구전신화의 온전한 모습을 찾아주기 위해선 찢겨져 나간 책을 이리저리 꿰맞춰서 읽듯 신화 조각들을 펼쳐놓고 하나씩 자리를 잡아주며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구전신화의 세계’는 이처럼 조각난 구전신화 자료들의 본래 성격을 찾아 그 자리매김을 해주고, 우리 신화를 짜임새 있게 정리하기 위한 전단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제주도와 함경도에서 전승되는 무속신화를 대상으로 신화가 어떻게 생성되고 변이되는지 그 양상을 다루었다. ●“무속 중심으로 생명·변이 다뤄” 권 연구관은 우리 신화가 홀대받아온 이유에 대해 “역사적으로 유학자들이 신화를 허황된 이야기라고 생각해 연구를 기피한 게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또 구전신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무속신화인데, 무속을 천시했던 의식이 그 속의 신화마저도 가치 없는 것으로 여기도록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화와 산업화에 따라 구전신화는 예전보다도 더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며 “굿판이나 이야기판을 비롯한 전승의 현장을 찾아 자료들을 최대한 수집하고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이런 보존이라는 측면과는 다른 각도로 우리 신화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신화집 정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우리 신화 전반을 체계적인 구성으로 아우르는, 세계 어느 나라의 신화집에 비교해도 손색없는 우리 신화집을 완성하는 것. 바로 우리 신화 연구의 귀결점이자, 권 연구관의 목표이기도 하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MK ‘항공사업 꿈’ 다시 날까

    현대차가 최근 사업목적에 ‘헬기 판매업’을 공식 추가함에 따라 정몽구(MK) 회장과 헬기업의 인연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헬기사업으로 적잖은 손실을 봤던 MK가 ‘와신상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일고 있다. 현대차측은 15일 “단순히 헬기를 빌려주고 팔 뿐, 다시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펄쩍 뛴다. 현대차는 업무용 헬기를 4대나 갖고 있다. 대당 가격(신형 기준)은 60억원. 자동차 회사가 몇십억원짜리 헬기를 4대나 갖게 된 사연은 MK의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K는 우주항공쪽에 눈돌려 비행기 날개 제작을 시작했다. 미래를 내다본 투자였다. 개인재산까지 털어가며 우직하게 지원했지만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더는 투자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상당한 손실을 보고 헬기사업을 접어야 했다. 현대모비스는 헬기업종을 완전히 청산하고 자동차 부품사업에만 전념하고 있고, 우주항공사업을 갖고 있는 또 다른 계열사 로템도 우주선 발사체 제작에만 간여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은 정리했어도 비행기는 남아 현대차가 본의 아니게 ‘헬기 부자’가 되게 된 것. MK는 울산공장 등을 방문할 때 더러 이 헬기를 애용한다. 그러나 1년에 쓰는 날이 많지 않아 계열사에 빌려주기도 한다. 어차피 놀리는 헬기인 만큼 공짜로 빌려줘도 상관없지만 그럴 경우 공정거래법상의 부당지원 행위에 걸려 시간당 250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산불이 잦은 봄가을에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장기 임대(4∼5개월에 5억원)도 한다. 그러던 차에 헬기 제작사인 일본 가와사키사에서 제안이 들어왔다.“수요가 많지 않아 따로 총판을 두기도 어려운 만큼 한국에 (헬기)수요가 생기면 현대차를 통해 팔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현대차도 밑질 게 없어 선선히 수용했고, 이달초 주주총회에서 새 목적사업에 ‘항공기 및 동 부분품 판매업’을 추가했다. 현대차측은 “딸린 조종사 월급에 정비 및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아 헬기 임대업은 남는 게 별로 없다.”면서 “보유헬기를 더 늘리거나 자체 제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동진 부회장은 주총에서 “당장은 헬기판매 수요가 연간 100억원 미만으로 크지 않지만 잠재적인 시장을 보고 있다.”며 상당한 의욕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재계 ‘포차 경영’ 확산

    여기에는 사장님도,‘무대리’도 없다. 소주 한 잔과 ‘찐한’ 동료애’, 그리고 ‘솔직 토크’가 있을 따름이다. 재계에 ‘포차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포차는 포장마차의 줄임말.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대전사업장은 최근 사내 포장마차 ‘신·화·창·조’를 개업했다. 한솥밥을 먹는 직장 동료들끼리 흉금을 털어놓고 회사의 미래와 직장생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포차 이름도 그래서 신뢰와 화합으로 창의성을 조성하는 공간, 즉 신화창조이다. 지난 11일에는 임원들이 올해 과장으로 승진한 직원 열 명을 포차로 초대해 직접 만든 음식과 맥주를 ‘접대’했다.1일 주방장으로 나선 송광욱 전무(기판사업부장)는 “오늘 내가 쏜다.”며 ‘골든벨’을 울려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물론 실제 술값은 회사가 낸다. 술이 몇 잔 돌자 얼마전 실시한 ‘이런 조직문화 바꿔봅시다’ 주제의 설문조사 결과가 안주로 올라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한 참석자는 “사무실에서는 하기 어려운 말들이 거리낌없이 쏟아졌다.”면서 “임원들의 고충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포차 영업시간은 매일 일과가 끝난 시간부터 2시간가량. 한번에 12∼15명쯤 수용 가능하다. 삼성전기는 수원사업장에 2호점 개점을 추진중이다. 포차 영업으로는 대우자동차판매의 이동호 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2003년 말 ‘사이버 포장마차-이동호와 얘기 한 잔 합시다’(comw.co.kr/ceoain.php)를 열었다. 지난 연말에는 개업 1주년을 맞아 ‘오프라인’ 실제 포차에서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장으로 변신, 직원들과 소주잔 대화를 나눴다. 지금도 이 사장의 사이버 포차에는 “딱 한 잔만 하자.”는 직원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충청하나은행은 이달 1일 포차를 열었다. 행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종업원으로 변신, 분주하게 손님(평직원)들의 주문을 받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월드 이슈] 태풍의 눈-中 반국가분열법

    중국의 타이완 독립에 대한 무력 저지를 정당화한 ‘반국가분열법’ 제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14일 제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 폐막일에 통과가 확실시된다. 중국 지도부는 반국가분열법 제정을 통해 타이완 독립에 대해선 무력 동원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 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와 우려를 표시하며 법 제정의 재고를 촉구했다. 전후 60년을 맞아 새로운 냉전의 기운이 커가고 있는 동아시아에서 반국가분열법은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했다. ■ 동아시아에 미칠 파장 중국의 반국가분열법은 채택도 되기 전부터 주변국가들의 반발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타이완에 대한 무력 공격의 법적 기반을 제공하는 근거법이란 점에서 최악의 경우 전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군이 타이완을 공격할 경우 미국, 일본의 개입 가능성도 있어 국제전으로 확대될 위험도 있다.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 호주도 병참지원, 기지사용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쟁에 끌려들어갈 수도 있다. 8일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경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류 대변인은 “호주가 타이완을 둘러싼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 내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제전’은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관련국가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만큼 개연성이 높다. 노무현 대통령이 8일 유사시 주한미군을 동북아지역에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에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다. 미국과 일본은 전략적으로나 명분상 중국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타이완의 존속을 원한다. 타이완마저 중국 손에 들어갈 경우 아·태지역의 세력균형의 추가 중국쪽으로 기울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 직후인 지난 1979년 4월 타이완의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자위수단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타이완 관계법을 제정, 타이완에 무기판매 등 사실상의 군사지원을 유지해오고 있다. 미·일 두 나라가 전쟁에 무력 개입을 않는다고 해도 경제제재 등 중국에 대한 강도높은 응징책을 채택할 가능성도 높다. 또 ‘세계의 공장’, 중국경제의 순항에 차질이 생기고 기우뚱댈 경우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파장은 불가피하다.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엔 경제적 태풍이 되어 밀어닥칠 수도 있다. 당사자 타이완의 반응은 격렬하다.8일 중국 전인대의 반국가분열법 심의가 시작되자 중국을 맹비난하며 강경대응책을 천명했다. 중국 의도와는 달리 독립의지를 꺾기는커녕 오히려 독립 열망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헌법조항에서 중국 대륙과의 연관성을 언급하는 내용을 삭제하자는 의견에서부터 반분열법에 대항하는 ‘반병탄법’ 제정 의견까지 다양하다. 타이완 정부는 화물전세기 운항 계획 연기 등 양안 개방정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류즈젠(劉志堅) 타이완 국방부 대변인도 “중국의 비평화적인 수단이나 경솔한 조치에는 적절한 대응조치로 맞설 것”이라고 결연한 대응 의지를 표시했다. 타이완군은 중국의 공격이 시작될 경우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공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당장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이 법이 미·중 및 중·일관계 악화 등 동북아지역의 긴장을 부추기고 중국 견제를 주장하는 중국위협론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요동치는 타이완 해협의 문제가 동북아평화를 집어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법안마련 경과와 中의 속셈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일 인민대회당에서 ‘타이완에 대한 4개항의 지침’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평화통일 노력 ▲독립·분열 활동 반대 등은 ‘반국가분열법안’의 예고탄이었다. 4일 후인 8일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에서 처음 공개된 이 법안은 타이완이 실질적으로 독립을 시도할 경우 즉각 전쟁에 돌입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담고 있다. 수년 전부터 학자들 사이에서 시나리오로 논의돼 오다가 지난해 5월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 취임 이후 법제화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 독립 움직임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중국 지도부가 무력 저지라는 ‘마지노선’을 택한 것이다. ‘전쟁불사’의 배수진을 통해 천수이볜 총통의 개헌 움직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중·장기적으로 민진당 등 분리주의 세력의 고립과 친중국 세력으로의 정권교체를 겨냥했다. 초안은 입법 취지, 타이완 문제의 성격, 평화통일, 비평화적 방식 동원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됐다.▲타이완 독립세력에 의한 분열행위 ▲타이완 분열을 가져오는 중대사건 발생 ▲평화통일 조건의 완전한 소멸 시 국가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비평화적 방식과 필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중국이 제시해온 ‘평화통일, 일국양제’의 기본 방침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평화통일 8개항 원칙’이 망라돼 있어 향후 양안관계의 최종 나침반이 될 전망이다. 중국 언론들도 법안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인 선전을 시작했다.CCTV 등 방송들도 긴급 대담을 편성, 내부 공감대 형성에 노력하고 있다. 중국 군부의 지지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인민해방군 전인대 대표들은 “타이완 독립 기도를 저지하고 외국의 중국내정 간섭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용”이라고 주장했다. 총후근(군수)부 부부장 왕타이펑(王大風) 중장은 “타이완 분리주의자들의 독립기도와 외국세력의 간섭 때문에 군은 강군을 건설하고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며 반분열법 지지를 분명히했다. 미국과 일본 등 서방국가의 반대 목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국 정법대학 법률연구센터 샤자쥔(夏家駿) 소장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은 국제적 관례며 미국과 영국 등 모든 국가들도 분열을 반대하는 관련 법률이 있다.”고 일축했다. 법안에 ‘타이완 문제는 중국 내정으로 외국세력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법안 통과가 중국 지도부의 주장처럼 ‘국가의 분열을 제지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인지 동아시아 냉전의 새로운 신호탄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 美·日의 입장과 전략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과 일본은 ‘반국가분열법안’이 성립되어 타이완해협의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최선은 평화적 해결이다. 그러면서도 가상 적인 중국에 대한 포위망 구축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두나라 안전보장협의회에서 “타이완해협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아·태지역 안보의 공동목표로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타이완 문제와 관련, 미·일의 정책은 ‘현상유지’다. 미국은 정부 고위관리나 의원 등이 반국가분열법안 처리 움직임을 “양안 관계의 긴장 완화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정부에 법안 통과의 ‘재고’를 촉구했을 정도다. 그러면서 타이완에 대해서도 중국을 더 이상 자극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독립을 겨냥한 주민투표나 신헌법 마련 움직임에도 냉정하게 반응하고 있다.‘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며 타이완 독립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중국에 의한 타이완 무력통일에 반대하고, 타이완에도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현상유지 정책’을 밝히고 있다. 이라크 부흥및 중동평화, 유럽과의 관계개선, 북한과 이란 핵문제 등 막중한 외교과제가 산적한 때 중·타이완 긴장은 피하겠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1년 4월엔 “타이완을 돕기 위해 필요한 어떤 일도 할 것”이라면서, 타이완해협에서의 군사개입도 “확실하게 하나의 선택수단”이라고 말해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라고 불렀던 클린턴 전 대통령과 대비되는 친타이완 정책을 취했다. 부시 2기에 들어서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취임 직전 의회 증언에서 “중국은 상당히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등 중국을 ‘전략적 경쟁상대’로 규정했던 부시정권의 본질이 다시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군비증강 정책을 우려하면서 ‘중국위협론’을 부각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호소다 관방장관은 반분열법안에 대해 “양안관계에 영향이 있다고 염려는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외무성 간부들도 “타이완해협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긴장하고 있다. 일본은 타이완 독립 저지를 명분으로 한 중국의 무력행사를 법률적으로 용인하는 반분열법이 성립되면 “동아시아의 안정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는 국제여론전을 펴고 있다. 즉, 타이완해협의 긴장 고조는 한반도 문제와 함께 일본과 미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도 최대의 불안요인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taein@seoul.co.kr
  • 황무지서 일구는 ‘LCD신화’

    ‘월드 넘버 원 LCD’ 휴전선 인근 황무지에서 ‘LCD(액정표시장치) 신화’가 창조되고 있다.LG필립스LCD가 12만평 규모의 협력업체 단지를 추가로 조성, 경기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130만평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추가되는 LCD집적단지는 연천군 군남면 황지산업단지로, 파주 월롱면 덕은리 LG필립스LCD 산업단지에서 35㎞가량 떨어져 있다. 이와 함께 LG필립스LCD는 내년 1·4분기 LCD 7세대 제1라인 양산에 돌입하는 데 이어 추가로 7-2라인을 증설,7세대 물량을 대폭 늘려나갈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가동되는 삼성 7세대와의 ‘규모의 경제’ 경쟁도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공개된 LG필립스 7세대 공장 건설 현장에는 ‘세계 최고’를 외치는 대형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군데군데 잔설이 남아있지만 28개의 대형 타워크레인과 6500여명의 인부들이 뿜어내는 열기가 추위를 녹여내고 있다.51만평에 달하는 광대한 부지 위에 세계 최대 크기의 7세대 라인을 건설하는 대역사이니만큼 숱한 ‘기록’을 낳고 있다. ●12만평 추가 130만평으로 현장에 투입된 타워크레인 28개는 아파트 56개동을 지을 수 있는 장비.7세대 공장에 타설되는 레미콘은 30평형 아파트 3000가구를 짓고도 남는 양이다. 나지막한 다른 공장건물과 달리 7세대 공장은 높이가 25층 아파트와 맞먹는 65m에 이른다. 공장건물은 가로 213m, 세로 204m로 축구장(110×70m) 6개가 고스란히 들어갈 수 있다. 7세대 라인에 투입되는 유리기판 면적은 연간 4738㎢로 LG필립스LCD의 1∼6라인 전체 투입면적 7301㎢의 65%에 달한다. 이는 서울면적(605㎢)의 7배가 넘는다. LCD 제조에 들어가는 용수는 저 멀리 팔당댐에서 직접 뽑아온다. 대다수 서울시민들도 한강물을 정수해서 쓰는 형편인데 공업용수로 팔당물을 쓰는 이유는 LCD 제조공정이 워낙 수질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하루 22만t이 공급되며, 이는 인구 100만명 도시의 수돗물 사용량과 맞먹는다. ●협력업체 포함 고용창출 2만 5000명 파주 클러스터는 월롱면의 LG필립스LCD 공장 51만평, 인근 문산면 당동리의 외국협력업체단지 19만평, 선유리의 재료·장치 협력업체단지 40만평에 추가로 조성될 연천군 군남면 황지산업단지 12만 1000평을 더해 130만평 규모다. 지난해부터 2014년까지 25조원을 LCD클러스터에 쏟아붓기로 했다.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고용창출은 2만 5000명, 간접 인구증가는 15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하루 평균 6500명,5월이면 1만명이 투입될 현장 인부들에게 지급되는 일당만 하루 10억원이 넘는다. 파주 인근이 들썩일 만한 돈이다. 평당 10만원에 불과했던 공장 주변 땅값이 500만원,1000만원까지 치솟은 곳도 있다. ●‘최전방 위치’ 필립스 한때 우려 파주공장은 서울 여의도 LG본사와 30㎞, 인천공항과 4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을 정도로 입지가 좋은 편이지만 휴전선과의 거리도 6㎞에 불과하다. 때문에 합작사인 네덜란드 필립스측에서 한때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LG필립스LCD 전제완 부사장은 “필립스는 애초 7세대 LCD라인을 해외에 짓길 원했다.”면서 “하지만 LG측의 끈질긴 권유로 인재 유치가 용이한 수도권인데다 물류환경이 좋은 파주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제라드 클라이스터리 전 필립스 회장은 파주 현장을 방문했을 때 “휴전선에서 너무 가까우니 북한에서 포격을 해도 우리 공장을 지나가지 않겠습니까.”라며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북핵문제 등으로 남북관계가 껄끄러울 때 접경지역에 투자가 결정돼 안팎의 우려도 많았지만 그만큼 정부차원의 지원도 적극적이었다. 군사작전상 23m 고도제한이 걸려 있었는데 국방부의 협조로 65m 높이의 공장건물이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예다. ●내년초 42·47인치 월 4만 5000장 생산 정부와 경기도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2003년 2월 회사와 경기도의 투자의향서(MOU)가 체결된 뒤 불과 1년만에 착공을 할 수 있었다. 착공 2년만인 내년 초면 7세대 제품(1950×2250㎜)이 월 4만 5000장이나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LG필립스LCD 이방수 상무는 “구미 6세대 라인에서 32,37인치를, 파주에서 42,47인치를 주력제품으로 생산함으로써 LCD TV 시장의 표준화를 선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19.5% 대 19.9%였던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의 TV용 LCD시장 점유율은 1·4분기 22.5% 대 17.7%로 뒤집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충남 아산시 탕정의 7세대 라인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어 두 회사의 LCD ‘지존대결’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파주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햇빛 에너지’ 만들어 팔아보세요

    ‘햇빛 에너지’ 만들어 팔아보세요

    ‘누구나 햇빛에너지를 팔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대동강물을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도 놀랄 법한 얘기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햇빛을 모아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공사에 ‘고가’로 판매하는 ‘시민발전소 1호’가 이달 중순 탄생한다. 여태까지 에너지 소비자에 머물렀던 일반 시민들도 맘만 먹으면 자유롭게 ‘전기 생산·판매자’가 돼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 석유 등 화석연료의 대량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 및 이로 인한 이상 기후변동 위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청정한 햇빛 에너지의 활용은 그야말로 귀가 솔깃한 ‘생태적 수익 모델’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에너지대안센터(대표 이필렬)는 작은 발전소다. 사무실 마당에 태양전지판을 설치, 햇빛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어 사용한다.2003년 봄, 에너지 대안을 실천하려는 30여명의 시민들이 출자금 2400여만원을 모아 발전소를 세우고 ‘시민태양발전소 1호’라는 이름을 붙였다. 태양전지판은 3㎾ 규모로 한달 평균 300의 전력을 생산하는데,4인 가구가 넉넉히 쓸 수 있는 양이다.“일사량(日射量)이 많은 봄이나 가을엔 한전이 공급하는 전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도 돼 전기 사용료가 한달에 200∼300원에 불과했다.”(에너지대안센터 염광희 간사)고 한다. ●1당 716원… 10년이면 원금 회수 이곳에서 생산되는 ‘태양 전기’는 이달 중순부터 한전에 전량 판매된다. 지난달 18일 체결한 “1당 716원에 15년 동안 의무 구매한다.”는 계약에 따라서다. 한달에 21만여원(716원X30일)씩 연간 250만원을 판매대금으로 쥘 수 있게 된 것이다. 염광희 간사는 “회원들이 에너지 대안을 찾기 위해 투자 위험을 무릅쓰고 발전소를 세웠는데 올해부터 출자금에 대한 배당을 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면서 “10년이면 투자원금을 되찾을 수 있고 그 이후 5년간 판매대금 1250만원은 순수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회계사에 의뢰해 분석해 보니 연리 3% 정도의 은행 예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린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판매-구입가 차액은 정부보조 환경도 살리고, 전기판매로 수익창출도 가능한 에너지대안센터의 이같은 ‘생태적 수익모델’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난 2002년 대체에너지촉진법이 개정돼 태양광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1당 716원에,15년 동안 사들이는 근거가 마련됐지만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기엔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다. 염 간사는 “법이 정한 전기사업자가 되려면 120만원의 연회비를 비롯해 1000여만원의 계량설비 등 각종 기기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참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에너지대안센터는 그동안 정부측과 각고의 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달 “200㎾ 이하의 소규모 재생가능에너지를 민간이 직접 생산할 경우 연회비 등의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는 산업자원부 고시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태양광전지에서 생산한 전기의 판매단가(1당 716원)는 한전이 판매하는 일반 전기 사용료(1당 80∼100원)보다 7∼9배 높은데, 이에 대한 차액은 전력기반산업기금에서 보전된다. 정부는 이참에 고유가에 대처하고 태양광이나 풍력 등 대체에너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기금 규모도 대폭 늘린 상태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208억여원으로 전년보다 300% 증가한 규모다. 이론적으론, 연간 250만원을 판매하는 에너지대안센터 같은 소규모 시민발전소 8000여곳에 대한 지원이 가능해진 것이다. ●시민발전소 건립 잇따를 전망 현재 우리나라에는 정부보조금 없이 시민들이 전액 부담해 세운 태양광발전소가 세 곳 있다. 에너지대안센터 사무실과 경기도 안성의 한 농가, 그리고 파주에 있는 (주)창비 건물인데, 모두 에너지대안센터가 주도해 설립했다. 이필렬 에너지대안센터 대표는 “나머지 두 곳도 한전과 전력 판매 계약을 조만간 체결하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다른 많은 시민들이 태양전기를 생산하는데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시민발전소 건립은 바야흐로 탄력을 받으며 진행되고 있다.“오는 5월엔 전북 부안의 부안성당과 원불교당도 태양광발전소를 세운 뒤 전력을 판매할 예정”(염광희 간사)이라고 한다. 에너지대안센터는 더 나아가 이르면 다음달 중, 늦어도 6월까지는 법인 형태의 ‘시민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다. 염 간사는 “시민들의 출자를 받아 발전소를 건설한 뒤 전기 판매대금을 배당하는 형식으로 운영할 예정인데, 정부의 15년 의무구매에 따라 시민들도 안정적인 투자 차원에서 출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10만가구 이상 태양광 발전 앞으로 설립될 시민기업은 유럽의 에너지 선진국 독일의 사례를 본떴다. 졸라콤플렉스(Solar-complex)나 타우버졸라(Tauber Solar) 같은 시민기업은 시민출자금을 모아 현재 독일 전역에 총 4000∼5000㎾급 시민발전소를 건설했다.“시민들로부터 모은 출자금만 300억원, 전기판매 매출액은 연간 3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염 간사는 “1993년 재생가능에너지법을 만든 독일정부가 시민이 생산한 전기를 의무적으로 구매한 덕에 현재 10만 가구 이상의 지붕에 태양광발전시설이 갖춰져 있다. 우리도 시민들이 대거 동참할 경우 재생가능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는 시기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석유나 석탄 등 에너지사용량의 97%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태양이나 풍력 등 청정 에너지 사용이 늘어날 경우 언젠가는 에너지 자립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곁들였다. ●정부도 태양광발전 시동 시민 차원뿐 아니라 정부도 태양광발전에 뒤늦게 시동을 걸고 나섰다. 오는 11일부터 청와대 여민3관(비서관 D동)에 15.2㎾ 용량의 발전기 설치공사가 시작돼 이달 말쯤 완공된다. 하루 평균 4시간씩 가동돼 비서관 D동 전력 소요량의 10∼20%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2002년 연면적 3000㎡(900평) 이상의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신축 건물에 대해 건축비용의 5% 이상을 재생에너지 구축비용으로 쓰도록 한 ‘공공건물 재생에너지 이용 의무화 제도’에 따른 조치다. 염광희 간사는 “독일의 경우 ‘태양정부 청사 프로젝트’를 마련해 연방의회 건물과 대통령궁 그리고 대부분의 부처 건물에 태양광발전기와 태양열 집열판, 자연채광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좀 더 적극적으로 에너지 대안 체계를 만들어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대안센터는 이와 관련, 오는 9일 부암동 사무실에서 ‘공공시설 의무화와 재생가능에너지’라는 주제로 정책대안 포럼을 연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의회]의회가 장기판의 졸인가

    “의회를 유모차 바퀴로 보느냐?” 임동규 서울시의회 의장이 집행부에 대해 몹씨 불쾌해 하고 있다. 2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을 찾은 임 의장은 “집행부와 의회는 지방자치를 이끌어가는 양 수레바퀴로 표현되는데 서울시는 의회를 유모차 바퀴 정도로 무시하는 것 같다.”며 집행부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강력히 피력했다. 이유는 최근 서울시의 인사에서 의회사무처 직원들이 잇따라 홀대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 의장은 최근 의회의 한 고위간부 인사와 관련, 지난주말(지난달 26일) 집행부로부터 협의성 전화를 받았다. 임의장은 당시 “집행부의 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불가 입장과 함께 결정을 유보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오후 집행부는 대상 간부에 대해 대기발령이라는 인사조치를 했다. 이같은 사실을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 전해들은 임 의장은 “집행부가 의회를 지나치게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임 의장은 “간부직원의 대기발령에 동의한 적 없고 인정할 수 없다.”며 집행부의 행동에 못마땅해하고 있다. 인사대상 간부직원 또한 “의장의 결정이 있어야 되는 사안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 83조에는 “지방의회 사무직원은 의장이 추천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무직원 인사에 대해 의장의 협의 및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 의장은 “법규정도 규정이지만 그동안 의회가 집행부에 얼마나 협조했는데 인사 때마다 이렇게 의회나 의장을 무시할 수 있느냐.”며 “앞으로 누가 의회에서 열심히 일할 마음이 들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올초 단행된 과·팀장급 승진인사에서도 의회 사무처 직원들이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의 불편한 심기를 모두 털어놨다. 이번 인사건을 계기로 평소 집행부에 대해 협조적이었던 임 의장의 의회운영 스타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경제플러스] LCD유리기판 생산 합작공장 계약

    삼성코닝정밀유리를 통해 LCD 유리기판을 공급받던 LG필립스LCD가 LCD 유리기판을 자체 조달하게 됐다.LG필립스LCD는 23일 파주 7세대 공장 건설현장에서 7세대 TFT-LCD용 유리기판 후 공정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계약을 맺었다. 합작법인 이름은 ‘파주전기초자주식회사’로 초기 자본금은 360억원이며,LG필립스LCD가 40%,NEG가 60%를 출자한다.4월 착공할 계획이다.
  • 日 GDP 3분기째 감소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지난해 4·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예상과는 달리 0.1% 감소, 실질 GDP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고 내각부가 16일 발표했다. 민간연구소들이 0.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3분기 연속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면서 지난해 초반 반짝했던 경기회복세가 “탄력을 잃고 정체상태에 빠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각부는 이날 옷과 연료, 채소 소비가 감소했으며 수출증가율도 둔화돼 GDP 감소세를 보였다면서 연간 기준으로도 0.5%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 부진으로 2분기 연속 산업생산이 감소한 데다 달러 약세와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수요감소 등으로 수출 둔화까지 겹치면서 GDP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1분기에 1.4%의 GDP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10여년에 걸친 장기 불황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으나 이후 감소세로 반전,2분기 0.2%,3분기 0.3%의 감소세를 각각 보였다. 내각부가 함께 발표한 지난해 12월 경기동행지수 수정치도 30.0%여서 2개월 만에 다시 경기판단의 갈림길인 50%를 밑돌았다. 잠정치의 33.3%를 하향수정한 것이다. 5∼6개월 뒤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선행지수는 45.5%로 4개월 연속 50%를 밑돌았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은 이날 “일부 약한 움직임은 있지만 경기가 회복 국면에 있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경기추락 전망을 일축했다. taein@seoul.co.kr
  • 삼성SDI, OLED대형화 기술 개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대형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삼성SDI는 세계 최초로 금속 촉매를 이용, 아몰퍼스실리콘(a-Si) 기판위에 저온폴리 실리콘(LTPS)막을 형성해 OLED를 초대형화할 수 있는 SGS(Super Grain Silicon)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기술개발은 경희대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회사측은 SGS 기술을 적용한 17인치급 능동형(AM) OLED 개발에 성공했으며 시장상황에 따라 30∼40인치대 초대형 OLED 개발도 대폭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SDI는 아몰퍼스실리콘 방식 OLED보다 화질이 좋고 수명이 긴 반면 대형 사이즈 제품 개발이 어려웠던 LTPS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게 됐다. OLED업계는 LTPS 방식의 삼성SDI, LG필립스LCD,LG전자와 아몰퍼스 방식의 삼성전자, 세이코엡손 등으로 나뉘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SDI가 LTPS방식으로 대형 OLED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올 초 세계 최대 크기인 21인치 제품을(아몰퍼스) 개발한 삼성전자와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고향가는 길]미끄러지는 쪽으로 핸들 돌려야

    [고향가는 길]미끄러지는 쪽으로 핸들 돌려야

    설 연휴때면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비상 깜박이를 켜고 서 있는 차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먼 길 떠나기 전에 차를 반드시 점검하라는 전문가들의 ‘앵무새 조언’을 귓등으로 흘린 결과다. 올해는 유난히 연휴가 길어 차량 점검이 필수적이다. 으레 되풀이되는 충고라며 허투루 들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차량점검 핵심포인트를 짚어본다. ●車업계 무상점검센터 전화번호는 필수 자동차 회사들은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동안 특별무상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단, 현대차는 오후 5시30분까지).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핵심 길목에 임시코너를 설치해 즉석점검은 물론 고장차량에 대한 긴급출동 서비스를 펼친다. 엔진, 브레이크, 에어컨, 타이어 등을 점검해주고 냉각수, 각종 오일, 전구, 퓨즈, 와이퍼 블레이드 등 소모성 부품은 공짜로 교환하거나 채워준다. 회사별 특별점검센터 개설 위치와 전화번호를 챙겨두는 것이 좋다. 종합상황실로 문의하면 가장 가까운 점검센터를 알려준다. ●액체류를 살펴라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 점검이다. 우선 액체류부터 살펴야 한다. 시동을 걸지 않은 상태에서 엔진오일 계기판이 ‘F’선에 가 있는지 보고, 라디에이터 뚜껑을 열어 냉각수가 충분한지 확인한다. 냉각수가 부족하면 부동액과 수돗물을 절반씩 섞어 넉넉히 보충한다. 팬 벨트가 갈라졌거나 탄성이 떨어졌을 때는 교환하고 눈·비에 대비해 겨울철용 유리 세정액을 가득 채워놓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 오일과 클러치 오일은 4만㎞마다 갈아준다. 다만, 브레이크 오일이 부족한 것 같으면 패드나 라이닝의 마모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패드나 라이닝이 마모되면 그만큼 브레이크 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동걸었을 때 차가 심하게 떨리면 달리다 시동꺼질 수도 기본 점검이 끝났으면 시동을 걸고 엔진 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한번에 시동이 걸리면 배터리, 발전기, 시동모터 등이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시동 초기에 엔진 회전수가 낮고 ‘푸드득’ 거리거나 심한 떨림이 있으면 공회전 조절장치 등의 이상으로 주행 도중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높다. ●온도 눈금 오르는데 10분 이상 걸리면 의심해야 길이 많이 막힐 수 있는 만큼 차안에서 떨지 않으려면 히터도 점검해야 한다.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해서는 안 된다. 온도 눈금이 중간까지 올라가는데 10분 이상 걸리면 수온 조절기가 고장났을 수 있다. 전조등, 미등, 제동등 등의 등화장치도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불의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달릴 때 쏠림현상 심하면 타이어 공기압 이상 차량 주행시 좌우로 급격히 쏠리면 타이어 공기압이 맞지 않거나 앞바퀴 정렬이 어긋난 것이니 고쳐야 한다. 운전대가 위아래로 심하게 떨리면 타이어 밸런스를, 울퉁불퉁한 길을 지난갈 때 덜그럭거리거나 안정감이 없으면 스테빌라이저바 고무와 운전대 유격을 전문업소에 가서 점검받아야 한다. 브레이크 페달을 살며시 밟아 적당히 작동하는지 보고 라이닝 간극도 전문가에게 점검받는 것이 좋다. 갑자기 눈이 올 것에 대비해 스노 체인, 장갑, 타이어 탈착 공구, 작은 삽, 손전등 등을 차에 실어놓는 것도 필수다. 예비용 워셔액도 준비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기아차 노사 “죄송합니다”

    ‘취업 장사’ 파문을 일으킨 기아차 노사는 1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회사·노조·지역대표로 구성된 혁신위원회를 발족키로 했다. 기아차 김익환 사장과 박홍귀 노조위원장은 이날 광주광역시 내방동 광주공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상황이 어려운 시기에 광주공장의 생산계약직 채용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노사 모두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광주공장 채용문제는 이미 자체 감사를 벌여 관련 직원과 경영진을 문책했다.”면서 “이에 그치지 않고 뼈저린 자기반성을 토대로 상생의 선진 노사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혁신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한시 운영하는 혁신위는 회사·노조·지역대표 각 3명씩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매월 한차례씩 정기회의를 갖고 ‘취업 장사’에 연루된 직원의 처리 문제 등 사태 수습방안과 채용 개선책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공동 사과문은 일단 노사 상생의 의지를 대외에 선언함으로써 한 호흡 조절하고 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혁신위 발족을 ‘강성’ 기아차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모양새 갖추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눈이 내린 광주공장은 대국민 사과 분위기와는 달리 평소처럼 차분했다. 스포티지 의장공장에서 ‘크러시 보드’(운전석 계기판)를 차체에 붙이는 공정을 담당하는 신동의씨는 “공장이 많이 차분해졌다.”고 전했다. 그 시각 현재 공장 계기판의 가동률은 97.8%. 정상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현대차그룹은 기아차 채용비리를 자체 감사한 뒤 그룹 감사실장 직급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격시키는 등 투명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광주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6) 김제 심포갯벌과 망해사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6) 김제 심포갯벌과 망해사

    고깃배 두어척이 심포항에 닻을 내린다. 어선이 겨우 닿는 자그마한 포구가 제법 커져서 민박집, 횟집이 즐비하지만 불황 탓에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김제땅에 들어서면 늘 찾게되는 곳, 바로 심포갯벌이다. 심포갯벌은 새만금 갯벌의 깊숙한 안쪽을 말한다. 사실 ‘억만금’을 발견이라도 하 듯 억지로 지어진 새만금이라는 명칭부터 작위적이고 거북스럽다. ●심포갯벌은 새만금갯벌의 깊숙한 안쪽 군산에서 김제를 거쳐 부안까지 망망대해로 이어지는 흑갈색의 ‘바다 들판’이 펼쳐지고,‘징게멩게 외야미들’의 누런 들판이 비슷한 넓이로 뭍을 덮는다. 17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의 치수시설인 벽골제가 지척이니 예로부터 쌀농사와는 불가분인 곳이다. 지평선 없는 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그러나 일제의 수탈적 농업정책에 의해 동진 만경강이 간척되고, 가난한 농민들이 피땀을 흘리면서 일본인 농장주와 척식회사의 채찍에 내몰리면서 개간한 들판이다. 전국 각처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헐벗고 굶주리면서 개딱지 같은 집에서 짐승처럼 살면서 울부짖던 통한의 땅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산된 쌀은 지금의 새만금을 빠져나가 군산에 집결돼 모조리 일본으로 실려 나갔다. 황금들판의 끝에 황금갯벌이 이어지다가 이윽고 갈색의 바다로 수렴되는 심포갯벌의 망해사를 찾아든다. 바다를 굽어보는 뛰어난 절이라면 으레 양양 낙산사, 여수 향일암 따위를 내세우리라. 바위 끝에서 그대로 부서져 내리는 낙산사의 씩씩하면서도 장엄한 우조, 미려청고(美麗淸高)하고 애원처절한 향일암의 계면조, 이 모두 빼어난 절창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망해사의 해조음(海潮音)도 그에 못지 않다. 이유는 단 하나. 망망대해로 펼쳐진 갯벌을 마주보고 있어 밀물 썰물에 따라 소리가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끊어지는 까닭이다. ●앞마당이 갯벌인 망해사 망해사에는 앞마당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없기도 하고, 무한히 넓기도 하여 무량(無量)이다. 무망한 갯벌이 모두 앞마당인 탓이다. 그래서 망해사 앞에서 이렇게 말하곤 한다.“바다가 절을 부르고, 절이 바다를 부르나니!” 김제땅 진봉반도의 윗자락에 자리잡은 작은 암자, 처처불불(處處佛佛)인데 초가삼간이면 어떻고, 거창한 내력이 또한 무슨 소용 있겠는가. 이곳에 눈발이 나부끼고 절집의 큰나무가 바다로 굽이쳐서 흔들린다. 눈발에 감싸인 낙서루에 앉아 눈을 감는다. 그 옆에는 청조헌(聽潮軒)이 있다. 말 그대로 물결의 소리를 듣는 곳. 소녀들의 시구에 등장하는 해조음보다도 청조음은 얼마나 걸찍한가. 가히 서해다운 표현이다. 계곡물이나 강물소리를 듣는 정자나 불당은 널렸지만 앞마당에서 밀물 썰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어디 흔하던가. 질퍽거리는 갯벌로 나간다.20분쯤 걸었을까. 북쪽으로 군산항이 손 끝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고군산열도의 섬들이 줄지어 서 있는 그곳에 새만금간척지의 둑방이 멀리 시야를 가로지른다. 해가 지고 있다. 망해사 앞마당 갯벌에서 마주하는 일몰, 서해 낙조의 말할 수 없는 슬픔이 갯벌 위에 깔리고 있다. 끝내 갯벌이 사라지고, 아스팔트 포장이 깔릴지 모른다. 서해는 애초부터 바다가 아니라 중국과 연륙된 뭍이었다. 빙하가 흘러내려 서해가 창조되었다. 운동은 사물을 변화시켰다. 뭍에서 실려온 미세한 퇴적물이 쌓이면서 갯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8m에 이르는 조석간만의 차이는 드넓은 조간대를 형성했다. 오랜 조석운동의 결과는 질과 양의 변화를 가져와 바닷가에 변증법의 지평을 쌓았다. 그리하여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갯벌이 형성된 것이다. 인간에게는 억겁이지만 지구 나이로 보자면 이 갯벌의 나이는 청년기에 불과한 고작 8000년. 갯벌 생성은 서해안의 조석 변화를 끊임없이 반복해 온 ‘청년운동’이라고 표현함이 어떨른지. 너무 흔하면 소중한 줄을 모르는 법일까. 영국, 독일, 네덜란드를 포함한 북해 해안, 캐나다의 동부 해안, 미국 동부의 조지아 해안, 남아메리카 아마존 하구 등 일부 지역에서만 갯벌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배운다. 수차례 새만금을 찾았던 독일 홀스타인갯벌센터의 켈러만 박사는 새만금의 종다양성에 관해 “세상에, 이런 갯벌이 있다니….”라며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나 증산·수출·건설을 지고의 좌표로 삼고 자란 우리는 간척지가 우리를 먹여 살릴 유일한 해법인 줄로만 알았다. 소중함을 깨닫기 시작했을 때, 바다는 이미 결단이 나있었다. 갯벌이 어둠 속으로 잠겨들었다. 동죽을 캐던 심포 아낙들이 부지런히 서두르는 것을 보니 물이 들어올 시간인가보다. 망해사 불빛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다. 흡사 등대처럼 느껴진다. 갯벌을 마구 없애버리는 혼돈을 일깨우는 등대 같다. 동죽을 하나 집어든다. 나이테가 분명하다. 나무만 나이테가 있는 게 아니다. 여름 나이테는 성기고, 겨울에는 촘촘하게 선이 그어져서 삶의 흔적을 분명히 보여준다. 연륜뿐 아니라 조석에 따라 물이 들어오고 빠질 때 나타나는 성장의 결과물인 일륜까지 온몸으로 보여준다. ●토양 정화시키는 수많은 게 구멍 물이 들고 나는 매일매일의 일기를 자신의 몸에다 직접 쓰는 셈이다. 고작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생일잔치, 출생신고 따위의 통과의례로 연륜을 확인할 수 있는 인간과는 그런 점에서 확연히 대비된다. 하찮은 조개같은 미물 하나에도 생명의 숨겨진 역사가 각인되어 있다. 물이 들어오자 갯벌의 수많은 구멍마다 난리가 난다. 먹이의 사슬 속에서 적자생존의 삶을 체득해 살아남기 위해 갯벌에 은신처를 마련한 게. 그 구멍 깊숙이 밀물이 채워지자 마침내 그 은신처에서 몸을 뺀 미물들의 시간이 된다. 그들이 죽도록 파헤치는 노동 덕분에 신선한 물이 구멍을 통해 갯벌 지층의 썩은 흙을 정화시킨다. 구멍들의 어마어마한 정화작용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무심코 잡는 갯벌의 게, 별다른 경제적 이득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게들을 잡아다 파는 무심한 ‘살인’은 이제 그만 둘 일이다. 심포갯벌만 하더라도 게들이 정화공장 수십개 이상의 역할을 공짜로 해준다. 갯벌전문가 서울대 고철환 교수(지속가능발전위원회위원장)는 “찬반 논란을 떠나 생명체를 살리는 것은 인간이 자연에 갖출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정리한다. 서해안 갯벌 연구의 메카로 나아가고 있는 서해수산연구소 갯벌연구센터 조영조 소장은 “만경강 동진강은 탯줄, 갯벌은 태반”이라고 말한다. 탯줄과 태반, 그보다 적절한 비유가 있을까. 새만금 일대를 샅샅이 조사하면서 찬반 논란을 넘어서 실사구시적으로 데이터를 축적, 분석하고 있는 송재희 박사는 “해수 유통만 제대로 보장된다면 새만금을 충분히, 그것도 일시에 되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천만 다행이다. 마침 법원에서 선택을 요구하고 있으니, 새만금을 살리는 문제는 이제 국민 모두의 손으로 공이 넘어온 셈이다. 해수를 유통시켜 갯벌과 생명체들을 영구히 살릴 것인가, 아니면 갯벌을 땅으로 만들어 농사라도 지을 것인가. 환경운동연합의 장지영 갯벌팀장은 “쌀이 남아도는 마당에 갯땅으로 국가적 투기판이라도 벌일 것인가.”고 되묻고 있다. 반면에 ‘새만금완공연대’라는 지역조직에서는 ‘끝까지 밀어붙이기’를 선언하고 있다. 이제 새만금을 둘러싸고 각각의 다른 시각을 보였던 이들에게 마지막 답이 제시될 시간이 착착 다가오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모든 선택 권이 양측에만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법원도 사실 최종적 결정권한이 없다고 생각된다. 인간은 왜 갯벌의 ‘망둥이거사’와 ‘조개보살’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가. 정작 그들이야말로 이 갯벌의 주인 아닌가. ●죽어가는 생태자원의 보고 완강하기만 한 ‘토건(土建)국가’에서 풍전등화의 석양을 지켜보는 망해사의 저 등대 불빛은 언제 꺼질까. 서해안의 8000년 청년운동사를 우리는 단 몇 년의 간척사로 대체시키고 있다. 법원 결정을 놓고서 사회적 논란이 재연되고 있으나 토론하고 동의를 구할 시간은 거의 없다. 죽어가는 ‘망둥이거사’와 ‘조개보살’들에게 남은 시간, 선택의 여지는 아예 없다. 문득 망해사와 인연을 맺은 진묵스님을 떠올린다. 비승비속처럼 살다간 그의 행장은 거의 알려지지 않다가 다산 정약용과 늘 마주하였던 대둔사의 초의선사가 편찬한 ‘진묵조사유적고’를 통해 겨우 세상에 알려졌을 뿐이다. 조선 중기에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한 소리를 남기고 떠난 거인. 초의는 그를 두고 ‘석가여래의 응신(應身)’이라는 헌사를 올렸다. 남은 기록이 몇 줄이라면 민중의 구전 역사책은 수십권이니 그를 생불(生佛)로 여기는 전설이 지금껏 유전되는 것 아니겠는가. 김제 만경의 심포에서 지척인 불거촌 사람으로 알려진 그는 “고기를 잡은 뒤에는 통발을 잊는 법(得魚忘筌)”이라고 했다. 토건국가를 그만 지향해도 될 법한데 여전히 토건만이 살길이라고 믿는 우리 시대의 부끄러움에 관하여 그는 무어라 했을까. 끝내 바다를 굽어보는 망해사가 아니라 어처구니없는 ‘망륙사(望陸寺)’를 택할 것인가! 잘못되면, 훗날 이곳에 다시 와 관해기가 아닌 관륙기(觀陸記)를 써야할지도 모른다. 그 얼마나 참담하고 민망한 일이겠는가.
  • LG필립스 LCD 사상 최대실적 작년 매출 8조 3280억원 달성

    LG필립스LCD는 24일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4·4분기에 1조 93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2004년 전체 매출 8조 3280억원, 영업이익 1조 7280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시설투자에도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4조 58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003년도 6조 980억원에 비해 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1%나 증가했다. 하지만 4·4분기 영업이익은 판매가가 전분기보다 19%나 하락하는 바람에 20억원에 불과했다. 당기 순이익은 1조 6550억원으로 2003년도의 1조 190억 원에 비해 62% 증가했다. LG필립스LCD 구본준 부회장은 “지난해 3·4분기에 세계 최대 6세대 공장인 ‘P6’에서 양산을 시작했으며 4·4분기에는 월평균 유리기판 투입량을 3만 5000장으로 늘렸다.”면서 “앞으로도 파주 7세대 라인을 통해 확대되는 TV시장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LCD TV 부문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집 같은 학교… 방학에도 웃음 넘쳐요

    집 같은 학교… 방학에도 웃음 넘쳐요

    겨울방학에도 아이들의 웃음이 넘쳐나는 학교가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원하는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한 어린이들 덕분에 학교는 활기가 가득하다. 교육 기능만 담당하던 학교가 보육과 탁아 기능까지 맡으면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운영한 방과 후 교실을 올해부터 더욱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보육문제로 고민하는 맞벌이·결손가정 학부모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어린이들에게는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방과 후 교실의 현장을 찾았다. 지난 19일, 서울 지하철 1호선 끝자락 월계역 건너편에 자리한 노원구 연지초등학교를 찾았다. 텅빈 겨울 운동장이 차가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꽁꽁 얼어붙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사 1층 저학년 방과 후 교실에 들어서자 갑자기 따뜻한 기운이 풍겨온다. ●맞벌이·저소득층 가정 저학년 위주 연지초등학교 1∼2학년 학생 20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방학 숙제를 하고 있다. 방과 후 교실은 일반 교실 한 칸을 집처럼 꾸몄다. 온돌 바닥 위에 장판을 깔아 아이들이 뒹굴며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맞벌이 부부, 기초생활수급자, 편부·편모 가정의 자녀들이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학교가 맡아 키우는 셈이다. 집에서 엄마와 생활하듯 지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학교나 학원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석환(9)이는 일기쓰기, 한자쓰기, 책읽기 등 겨울 방학 동안 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솔비(9)도 친구들 틈에서 한자쓰기 연습을 하고 있다. 솔비는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어 방과 후 교실이 참 좋다.”며 학교 자랑에 입이 마른다. 4층에는 3∼6학년 학생들의 고학년 방과 후 교실도 운영되고 있었다. 교실 한 칸을 둘로 나누어 각각 가정집 거실처럼 꾸몄다. 바닥은 카펫을 깔아 맨발로 다닐 수 있도록 했고,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소파도 갖추어 아이들이 아늑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1∼2학년 방과 후 교실이 보육교사의 지도 아래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는 분위기라면 3∼6학년은 스스로 공부하고 게임하며 노는 분위기다. 주호(10)는 장기가게를 열었다. 장기판 위에 말을 늘어 놓더니 한때 TV에서 유행했던 ‘알까기’를 시작한다. 스스로를 “연지초등학교 공식 리포터”라고 자랑한 영근(11)이는 손바닥만 한 녹음기를 들고 다니면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녹음한다.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생생한 소리를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들려주겠다고 각오가 대단하다. 은지(11)와 순화(11)는 공기 놀이에 푹 빠져 있다. 태양(10)이는 장난감 블록으로 우주 정거장을 만들었고, 세린(11)이는 친구에게 선물하겠다며 십자수로 열쇠고리를 만들고 있다. ●학기중 학습·방학땐 창의력신장 지도 이 학교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어린이는 모두 60명. 저학년 반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고, 고학년반은 시교육청의 도움을 받는다. 전담교사 5명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2명이 지도한다. 학기 중에는 학교 숙제를 돌봐주고 예습·복습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방학 기간에는 창의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놀이지도에 중점을 둔다. 전담교사들은 아침에 방과 후 교실에 오는 어린이들을 엄마처럼 맞아준다. 20일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또 다른 방과 후 교실을 찾았다. 강북구 번3동에 있는 오현초등학교. 본관 1층의 교실을 역시 가정집의 거실과 같은 분위기로 개조했다. 온돌바닥엔 장판을 깔았고 사방 벽으로는 아이들의 서랍장과 옷장을 배치했다. 1∼3학년 어린이 20명은 앉은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풍선 아트 수업을 받고 있었다. 빨갛고 파란 풍선을 불어 저마다 개성을 가진 ‘호빵맨’을 만든다. 다운(9)이는 인형을 만드는 솜씨가 제법이다. 풍선으로 사람 얼굴과 몸통 팔·다리를 만들어 연결한 예린(9)이는 사인펜으로 호빵맨 얼굴을 그려넣었다. 눈썹과 눈망울 코와 웃는 입이 그려지니 그럴싸하다. 아이들은 각자 만든 풍선 호빵맨을 들고 다같이 인형놀이를 한다. 풍선 아트가 끝나자 즐거운 간식시간이다. ●지원액 적어 희망가정 모두 혜택 못줘 오늘의 간식은 스푸와 빵. 집에서 엄마가 해주듯 육현임(34) 선생님이 직접 조리한다. 빵도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넉넉히 준비했다. 간식을 마친 아이들은 학교 멀티미디어실로 자리를 옮겼다. 오늘의 영화는 ‘오세암’이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해리포터와 마법사’,‘반지의 제왕’ 등 각종 시리즈물을 보았다. 성진(10)이는 “방과 후 교실은 집보다 신나고 학원보다 재미있다.”면서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이 형과 동생이 돼 주고 선생님도 엄마같아서 좋다.”며 즐거워했다. 연지초등학교 김영미(34) 보육교사는 “방과 후 교실은 어린이들이 집처럼 편안하고 엄마의 품처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참여 희망자들은 많은데 지원금액이 한정돼 있어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누가 어떻게 운영하나 낮동안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어린이들을 학교가 맡아 키우는 방과 후 교실은 1996년 서울시의 지원으로 처음 시작되었다.2003년부터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으로 선정한 서울의 6개 동 가운데 몇몇 학교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초등학교 에듀케어(Edu-Care)는 서울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선 2004년 본격화됐다. 현재 서울에서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143개교. 교육청 지원 82개교, 서울시 지원 39개교, 교육부 지원 22개교다. 사업 형태에 따라 지원 주체는 다르지만 지원 내용은 비슷하다. 방과 후 교실 운영학교로 선정되면 아이들을 돌보기 적합하도록 교실을 개조하는 비용 3000만원을 지원받는다. 매달 한 반에 128만원의 운영비도 받는다. 한 반은 30명 이내로 구성하며,16명 이상이면 운영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참여대상은 맞벌이 부부, 편부·편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이다. 해마다 신입생 가운데 참여 학생을 선발해 보통 3학년까지 혜택을 준다. 아직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교실이 대부분이어서 수혜대상을 고학년으로 확대시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운영형태는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 교육부의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학교는 복지프로그램의 하나이기 때문에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인 참여학생은 대부분 보육료의 100%를 지원받는다. 서울시와 교육청의 지원을 받는 학교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도 참여할 수 있다. 한 달에 3만∼4만원의 보육료를 낸다. 물론 여기서도 저소득층 자녀는 우선권을 가지며 보육료도 내지 않는다. 보육 프로그램은 학교마다 다르다. 방과후 교실 전담교사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방과 후 교실은 학원이나 과외와는 달리 특정과목을 공부한다거나 성적향상을 위해 수업을 하는 일은 없다. 학교를 마친 뒤 집에 가서 엄마와 생활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방과 후 교실의 가장 큰 목적이다. 전담교사는 숙제 지도를 기본으로 하고 스스로 예습·복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간식을 챙겨주고 다양한 체험·문화 활동을 하기도 한다. 방과 후 교실은 학기 중간에는 보통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되고, 방학 기간에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마친다. 오현초등학교 육현임 방과후 교실 전담교사는 “서울시 지원금과 학부모가 내는 보육료를 합쳐도 한 달 운영비는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 액수로 전담·보조교사와 외부 강사의 강의료 및 수업재료, 간식비까지 충당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전담교사 김영미씨의 열정 연지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교실을 담당하는 보육교사를 ‘지역사회 교육전문가’로 부른다. 이 학교 김영미(34) 지역사회 교육전문가는 “방과 후 교실은 집과 같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낮동안 집에 돌아가도 맞이해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고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집에서 엄마와 생활하는 것처럼 지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만큼 정해진 수업 시간표는 없다.”면서 “엄마와 아이들이 생활할 때 계획을 가지고 공부하는 일은 있지만 수업 시간표에 따라 공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방과 후 학교는 교육과 보육의 역할을 병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보육교사의 역량에 따라 학교마다 운영상황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연지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만의 작은 규칙을 만들었다. 어린이 각자에게 ‘새마을 통장’을 만들어주고, 숙제를 끝마칠 때마다 통장에 점수를 저금하도록 했다. 어린이들은 저금한 점수로 놀이를 한다. 바둑이나 장기두기, 십자수 놓기, 공기놀이, 장난감 블록 쌓기, 보드게임 등을 하면서 저축한 점수를 쓴다. 3학년 이상 고학년은 전담교사의 지도를 받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스스로 놀이가게를 열어 흥미있는 놀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건전한 신체활동을 위해 피구, 배드민턴, 축구, 등산 등 다양한 체육활동과 비디오 보기, 영화관·박물관 관람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김씨는 “방과 후 교실에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전담교사가 아이들을 세심히 지도하는 전문성과 열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③-삼성전자를 이끄는 CEO들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③-삼성전자를 이끄는 CEO들

    삼성전자의 지난 2004년 연간 매출은 57조 6324억원, 영업이익 12조 169억원, 순이익은 10조 7867억원으로(103억달러)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순수 제조업체로는 도요타에 이어 두번째다.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경제면 머리기사와 사설 등으로 취급하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의 지난해 이익은 마쓰시타(松下)전기, 히타치(日立),NEC, 도시바(東芝), 후지쓰(富士通), 미쓰비시(三菱), 오키(沖)전기 등 일본 10대 메이커의 지난해 순이익 합계 5370억엔(약 5조 37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이병철 회장,37년전 “전자사업하겠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고속 성장은 69년 전자업계의 후발주자로 출발할 당시 ‘중복투자’ 등의 비난에 휘말렸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고 이병철 회장은 68년 사돈인 고 구인회 LG회장(이 회장의 차녀 숙희씨가 구 회장의 삼남 자학씨의 부인)과 안양골프장에서 라운딩 도중 전자사업 진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68년 12월30일 창립 발기인은 조우동 동방생명 사장, 손영기(이병철 회장 장남 맹희씨의 장인)안국화재 사장, 이병철 회장, 정상희(이병철 회장 5녀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시아버지)씨, 이맹희(당시 삼성물산 부사장)씨, 김재명(삼성 창업공신으로 이후 동서식품을 설립, 당시 제일제당 사장)씨, 정수창(당시 삼성물산 사장)씨였다. ●윤종용 부회장,“초밥이든 휴대전화든 속도가 생명” 삼성전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들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96년말부터 9년째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윤종용(61) 부회장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그동안 숱한 상을 받았던 윤 부회장은 올 초에도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최고경영자상을 받았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2004년에 이어 두번째 선정(Repeat Perfomer)으로 조 후지 도요타 사장, 스티브 잡스 애플컴퓨터 사장, 카를로스 곤 니산 회장 등이 윤 부회장과 함께 연속 선정됐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66년 삼성에 입사했다. 윤 부회장은 상무시절인 80년대 중반 잠시 네덜란드 필립스 본사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지만 이건희 회장의 부름을 받고 88년 삼성으로 돌아왔다.VCR와 DVD를 더해 빅 히트를 친 ‘콤보’제품을 탄생시킨 주역이다. 윤 부회장은 오늘날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반도체나, 휴대전화 등을 한번도 맡아본 적 없고 가전부문에서 잔뼈가 굵었다. 스스로도 “나는 비전문가요 ‘사이비’”라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 하지만 98년 7월 한달에만 무려 1700억원의 적자를 냈던 삼성전자를 오늘날 10조원대 이익을 내는 회사로 만든 데 윤 부회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윤 부회장은 컬러TV의 재고를 줄이기 위해 수없이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던 삼성전자의 고질적인 문제를 과감히 혁파했다.97년말 8조 7000억원에 달하던 재고와 채권을 99년말 5조 2000억원으로 40%나 줄인 것이다.97년 국내 5만 8000명, 해외 2만 5000명이었던 인력은 각각 30%(1만 7400명),40%(1만명)나 회사를 떠나야 했다.120개가 넘는 사업과 제품을 매각하거나, 철수, 분사, 합작했다. 그래서 ‘진정한 혁신가’,‘기술 마법사’ 등 그에게 따라다니는 수많은 별명 가운데서도 ‘구조조정의 달인’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 주주총회때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참여연대 관계자들에게 “당신 주식 몇 주나 가졌어? 나도 주주야.”라며 호통을 칠 정도로 솔직하고 거침없는 화법으로 유명하다. 강한 경상도 사투리 억양까지 겹쳐 투박하게 들리지만 간결하다. 윤 부회장을 대표하는 경영 키워드는 ‘스피드’인데 그는 “초밥이든 휴대전화든 모든 부패하기 쉬운 것은 속도가 생명이다.”는 말로 핵심을 잘 설명한다. 스피드에 대한 윤 부회장의 애착은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도 남이 건너간 뒤에야 건넌다.”던 이병철 회장과 달리 “돌다리가 아니라 흙다리라도 있으면 건넌다.”는 지론에서 잘 드러난다. 윤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 초일류로 가느냐, 추락하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직원들을 다그치는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위기’를 강조한다.1993년 3월 이건희 회장의 제2창업 5주년 기념식사인 “21세기를 앞두고 남은 7년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살아남느냐 주저앉고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결단의 순간이 될 것이다.”란 말에서 모티브를 빌려 왔다. 이 회장의 ‘선문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윤 부회장다운 벤치마킹이다. 아들 태영(31)씨는 탤런트로 활동 중이다. ●황창규 사장, ‘황의 법칙’은 계속된다 경북 월성 출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마친 이윤우(59) 부회장은 기흥공장장으로 일하던 80년대 중반 일본업체의 덤핑공세와 반도체 경기침체기에도 과감하게 256KD램과 1메가D램 양산 체제를 갖춰 삼성반도체의 신화를 이뤄냈다.68년 삼성전관(삼성SDI)으로 입사했다가 76년 삼성반도체 생산과장으로 반도체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황창규 사장에게 반도체총괄사장 자리를 물려주고 신설된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올해 인사에서는 삼성전자 기술총괄(CTO)을 맡았다. 삼성 기술의 총아인 삼성종합기술원도 관장한다. 최형인(56)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부인이다. 황창규(52) 반도체총괄 사장은 아직 5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삼성전자 대표 사장으로 거론된다. 황 사장이 총괄사장을 맡은 지난해 삼성반도체는 매출 18조 2200억원, 영업이익 7조 4800억원으로 41%라는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62%가 반도체의 몫이었다. 16메가D램 개발팀장을 맡았고 세계최초로 256메가D램 개발에 성공하는 등 탁월한 연구개발 능력에 언변까지 화려하다. 엔지니어 출신 사장들이 커뮤니케이션에 약한 것과 대조된다. 딱딱한 주제인 반도체로 강연을 하면서도 5분 간격으로 수강생들의 웃음보를 터뜨릴 정도로 센스가 좋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마찬가지로 핵심을 정리하는 브리핑 능력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2001년 당시 난드플래시의 강자였던 도시바가 전략적 제휴를 제의해 온 것에 대해 그룹의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자 이건희 회장에게 반대 논리를 펼쳐 결국 제휴를 무마시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난드플래시 세계 점유율 65%로 독보적인 1위를 달렸다. 부산 출생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반도체의 집적도는 1년반 만에 2배로 증가한다.”는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의 법칙을 깬 ‘황의 법칙’(반도체의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으로도 유명하다. ●이기태 사장, 승부욕이 휴대전화 성공신화로 이기태(57)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삼성 휴대전화를 책임지는 사령관답지 않게 ‘불도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휴대전화를 벽에 집어 던져 삼성 제품의 튼튼함을 확인시키는 것으로 해외 바이어와의 협상을 시작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95년 3월 구미사업장에서 벌어진 무선전화, 팩시밀리 등 15만대의 ‘불량제품 화형식’을 지켜보면서 다져진 오기 덕분이다. 대전 출생으로 보문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73년 삼성전자 라디오과에 입사한 뒤 줄곧 제조쪽에서 일하다가 90년 화상무선기기사업부로 옮기면서 휴대전화와 인연을 맺었다. 승부욕 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며 사표도 두어차례 냈지만 이건희 회장의 돈독한 신임을 받고 있다. 선비 같은 용모의 최지성(54)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은 강원도 삼척 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거쳐 77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85∼91년 반도체 구주법인장을 지냈는데 당시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던 삼성반도체를 ‘007가방’에 가득 싣고 험한 알프스 산맥을 자가 운전으로 넘어 다니며 애걸하다시피 영업을 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사장단 가운데 유일하게 비서실에서 2차례(81∼85년,93∼94년) 근무해 시야가 넓은 편이다. 이상완(55) LCD총괄 사장은 서울고와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마치고 76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반도체분야에서 생산기술·마케팅 등을 담당하다가 93년 걸음마를 뗀 LCD사업을 맡았다. 초창기 아직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던 삼성 LCD를 팔기 위해 도시바, 소니,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들을 일일이 직접 만나는 등 개발부터 판매, 품질까지 책임진 ‘톱 세일즈’로 유명하다. 천안공장, 세계 최대 LCD단지인 충남 아산 탕정공장 준공 등으로 LCD사업을 삼성전자의 ‘수종사업’으로 키워 놓았다. 경쟁사 대표의 ‘배신자’라는 비난에 유난히 속상해 하는 등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상운(53) ㈜효성 사장이 친동생이다. 지난해 윤종용 부회장이 직접 맡았던 생활가전총괄 사장으로 최근 부임한 이현봉(56) 사장은 경남 함안출생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76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상현 전 삼성전자 중국본사 사장,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 박양규 삼성네트웍스 사장의 진주고 1년 후배다. 인사부장, 인사팀장 등 주로 인사부문에서 일한 때문인지 중앙인사위원회 자문위원, 중앙노동위원회 사용자 위원 등 외부활동이 많았다.2001년부터 2년간 국내영업사업부장을 맡으며 까다롭기로 유명한 내수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최도석 사장, ‘안방살림’ 꼼꼼히 챙겨 인사, 재무, 기획, 홍보 등 스태프 기능을 총괄하는 최도석(56) 경영총괄 사장(CFO)은 마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75년 삼성 재무인력의 양성소인 제일모직 경리과로 입사했다. 이학수 부회장이 당시 관리본부장이었다.80년 삼성전자로 옮긴 뒤에도 줄곧 경리·관리·재경·경영지원 등 ‘안방살림’을 도맡아 왔다. 삼성 사장단 가운데 가장 술이 셀 정도로 화통한 스타일이지만 연 매출 70조원(연결기준)이 넘는 회사의 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만큼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꼼꼼한 편이다. 삼성은 전자-SDI-전기-코닝-코닝정밀유리-테크윈으로 이어지는 ‘전자소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전자소그룹의 지난해 본사 매출(코닝·코닝정밀유리는 2003년)은 무려 69조 8897억원, 순이익은 11조 9618억원원에 달했다. 전자를 제외하고 가장 중량감 있는 CEO는 삼성SDI 김순택(56) 사장이다. 72년 그룹 공채로 입사해 제일합섬 소속으로 회장 비서실에서 주로 일했다.92∼94년 삼성전관 기획관리본부장을 지낸 인연으로 96년말 비서실을 떠나 삼성전관에 둥지를 틀었다.2000년부터 5년째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으며 사업구조를 브라운관에서 PDP,OLED,2차전지, 모바일LCD 등으로 바꿔놓았다. ●김순택 사장, 작년 해외출장 거리만 27만㎞ 무슨일이 있어도 신입사원 교육에는 빠지지 않는 데다 신입사원이 부서에 배치된 후에는 직접 이메일을 보내 안부를 묻는다.“기업의 가장 위대한 자산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매년 110일 이상을 현장에서 보낸다. 중국, 말레이시아, 독일, 헝가리, 멕시코, 브라질의 10개 공장을 방문한 지난해 해외 출장거리가 27만㎞에 달했다. 삼성전기 강호문(55) 사장은 경기 부천 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석재(57)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이 전기공학과 68학번 동기다. 황창규 사장은 72학번, 권오현 사장(시스템LSI사업부장)은 71학번이다. 첫 사회생활은 금성전선에서 출발했지만 곧바로 삼성전자로 옮겨와 반도체, 컴퓨터, 네트워크 등을 담당했다.2002년부터 삼성전기 사장을 맡으며 삼성전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큰 키(180㎝)에 미소가 인상적이다. 성균관대 예술학부장인 임학선(55) 교수가 부인이다. 브라운관 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은 충북 보은 출생으로 용산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송용로(60)사장이, 세계 최대 LCD유리기판 업체인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이석재 사장이 맡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항공기 엔진 등을 담당하는 삼성테크윈은 삼성물산·영상사업단·삼성생명 대표를 역임한 이중구(59)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IT축’인 삼성SDS 김인(56) 사장은 경남 창녕, 대구고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그룹 비서실 인사팀장, 호텔신라 총지배인 등을 역임했다. 네트워크, 인터넷전화·국제전화 등을 영위하는 삼성네트워크 박양규(57) 사장은 삼성SDS, 삼성자동차의 설립 작업에 관여했다. ukelvin@seoul.co.kr ■ 삼성반도체 ‘30년 비화’ 삼성은 지난해 12월6일 반도체사업 30주년 기념식을 갖고 2010년까지 25조원을 투자해 누적매출 200조원, 신규 일자리 1만개를 창출키로 했다.12월6일은 이건희 회장이 1974년 사비를 들여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한 날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경제를 먹여 살린다는 평을 받는 반도체지만 출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본지가 입수한 1992년 삼성그룹 비서실의 보고서 ‘삼성의 반도체 사업’에 따르면 사업 초기 삼성은 기술확보에 애를 먹다 해외업체에 지분을 양보하고서라도 기술을 도입하려 했었다. 이 보고서는 91년 4월 반도체 사업의 어제와 오늘, 문제점 등을 파악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의해 작성됐다. 삼성반도체의 시련은 고 이병철 회장이 일본 NEC의 고바야시 사장을 초빙, 기술지원을 요청했지만 76년 방한한 NEC 엔지니어들이 기술이전을 기피하면서 시작됐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등으로 반도체가 적자를 면치 못하자 이번에는 이건희(당시 부회장)회장이 미 페어차일드 본사를 수차례 직접 방문, 기술이전을 요청했고 마침내 승낙을 받아냈다. 페어차일드의 요구조건은 삼성반도체 지분의 30%를 내놓으라는 것. 이 회장은 지분을 양보하더라도 기술 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협상을 위해 미국에 파견된 이모 상무 등 실무진은 “삼성의 기술수준으로는 신기술(당시 페어차일드는 64KD램 개발에 성공)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려 기술도입이 좌절됐다.79년 더 이상 반도체사업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병철 회장은 당시 가전·TV생산담당이었던 김광호(이후 삼성전자 회장을 역임)이사를 반도체로 보내 사업정상화 특명을 내렸다. 당시 강진구 반도체사장은 직원들에게 김 이사를 소개하면서 “만약 김 이사로도 삼성반도체를 살리지 못한다면 더 이상 반도체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강진구 회장은 삼성전자 사장(73∼82년), 삼성전자 회장(88∼92년,93∼98년)은 물론 한국반도체 사장(75∼79년), 삼성반도체통신 사장(81∼88년), 삼성GTE통신 사장(77∼80년) 등을 역임하며 오늘날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많은 공헌을 했다. 김 이사는 대방동과 부천으로 나눠졌던 공장을 부천으로 통합하고 80년말 삼성반도체를 삼성전자에 인수합병시키는 한편 홍콩 시계칩 시장을 집중공략, 전세계 시계칩 시장의 50%를 차지하던 홍콩 시장 점유율을 60%로 끌어 올리며 흑자회사로 변신시켰다. 82년 2월8일 유명한 ‘도쿄선언’으로 반도체 사업 본격화를 선언한 이병철 회장은 부천공장을 대체할 대규모 반도체공장 부지를 물색했는데 후보지로 수원, 신갈저수지 부근, 관악골프장 부근, 판교 부근, 기흥이 선정됐다. 국내외 지질·수질 전문가들과 이 회장이 직접 헬기를 타고 조사한 끝에 12월18일 기흥지역이 최종 낙점됐다. 하지만 당시 기흥은 절대농지에다 산림보존지역으로 공장 설립이 불가능했다. 이에 이 회장과 내무부장관을 역임했던 최치환 반도체부문 사장 등이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1차로 10만평에 대한 허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수도권 공장 억제 정책과 땅값 문제 등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고민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쓰나미가 화해·개방 가져올까

    아시아 쓰나미(지진해일) 재앙이 내전의 수렁에 빠져 있던 스리랑카에는 화해를 가져다주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인도네시아를 개방으로 이끄는 전환점이 될지 모른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7일 보도했다. 불교국가인 스리랑카는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의 독립 요구와 무장 항거에 강경 대처해왔다.3년 전 휴전협정이 체결됐지만 쓰나미가 덮치기 수주 전 총성이 다시 울렸다. 구호 전문가와 외교관들은 3만명 이상을 희생시킨 쓰나미로 인해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정부와 반군인 ‘타밀 호랑이(타밀 엘람 해방군)’가 피해 복구와 구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쓰나미로 인해 양측의 전쟁능력, 특히 해상 전투력이 심각히 훼손됐다는 점에서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과 유엔 등의 활발한 구호활동이 정부군과 반군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것인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군은 15년 동안 아체주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반군을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강간·고문 등을 저질러왔고, 특히 1999년 독립 투표를 진행하던 동티모르에서 자행한 약탈과 학살로 인해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군사훈련 및 무기판매 등을 금지당해왔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뒤 반다 아체에서 인도네시아군과 미군이 함께 참사지역으로 떠나는 헬기에 구호품을 싣는 장면이 목격되는 등 2주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할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쓰나미 참사가 유도요노 정부로 하여금 아체주 통치방식을 변화시키고 군통치에 의해 소외된 아체 주민들에게 사회경제 발전에 대한 염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연가스 등 막대한 경제적 자원을 중앙정부에 빼앗기기만 했던 아체 주민을 경제 발전으로 포섭하고 만연한 군부 부패관행을 개혁할 경우,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자유아체운동’ 전사들의 반감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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