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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의 기술/로버트 그린 지음

    어디를 가나 경쟁사회다. 태어나기 위해 경쟁해야 하고, 친구들과의 경쟁 속에서 자라는가 하면 스스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때쯤이면 또 살아남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전쟁’은 이미 우리 안에 들어앉아 있는 셈이다. 피할 수 없다면, 맞서 싸울 수밖에 다른 도리는 없다. 하지만 전략이 없는 전쟁은 백전백패라는 게 인류 역사의 증명 아닌가. ‘전쟁의 기술’(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은 이런 고민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전략을 담고 있는, 한마디로 말해 ‘21세기판 병법서’이다. 전작 ‘유혹의 기술’에서도 익히 전략적 측면을 강조한 저자는 이번에도 전략을 최우선적 고려사항으로 삼고 있다. 삶의 모든 전쟁을 위한 ‘인생병법’은 모두 과거에서 찾아냈다. 손자, 클라우제비츠, 나폴레옹, 대처, 레이건, 록펠러, 히치콕 등 인류 역사상 위대한 승리자들만이 알던 경험과 지식을 현 시점에 맞게 정리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주역’과 ‘손자병법’ ‘오륜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전쟁론’ 등 동서양의 고전과 병법서 등을 섭렵했다. 전략(strategy)은 ‘군대를 이끄는 지도자’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strategos’에서 유래한다. 이 책은 승리한 전략가들의 지혜와 경험을 보여주지만 그들과의 경쟁에서 패한 ‘어리석은 지도자’들의 패배를 통해 ‘반면교사’의 교훈을 준다. 패배를 모르던 전략가인 히틀러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패배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는지, 마르틴 루터의 주장을 가볍게 여긴 교황 레오10세가 어떻게 종교개혁에 직면하게 되었는지,1988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잘나가던 로버트 돌 상원의원이 어떻게 ‘그저 그런’ 후보로 낙인 찍혔는지 등을 분석했다. ‘자기준비의 기술’ ‘조직의 기술’ ‘방어의 기술’ ‘공격의 기술’ ‘모략의 기술’ 등 5부로 나눠 기술한 승리의 전략은 33가지. 중간중간 동서양 고전의 인용문 속에서 위대한 승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인생과 비즈니스의 격전장에서 실패를 막아내고, 진정한 승리를 얻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전략을 숙지하라.”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다.639쪽,2만 5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BMW 첫 하드톱 ‘뉴3 시리즈 컨버터블’ 체험기

    BMW 첫 하드톱 ‘뉴3 시리즈 컨버터블’ 체험기

    |스콧데일(미국 애리조나) 안미현특파원|날씨가 건조해 은퇴한 부자 노인들이 많이 산다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콧데일시. 그러나 그 곳에 도착했을 때는 춥고 비가 왔다. 사람 키의 세배는 됨직한 선인장들이 없었다면 사막지대임을 잊을 정도였다. 때마침 첫눈까지 내려 조용하던 도시가 온통 술렁댔다. 그 시각,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기자들은 다른 이유로 술렁댔다. 독일 BMW가 이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하드톱(천이 아닌 강판 지붕)을 얹은 ‘뉴 3시리즈 컨버터블’을 공개하는 순간이었다.3시리즈란 배기량 2000∼3000㏄의 소형 차량을, 컨버터블은 지붕이 열리는 차를 말한다. 열쇠와 일체형인 리모컨을 누르자 출시 전부터 입소문이 퍼졌던 ‘로봇 동작’이 펼쳐졌다. 도통 접힐 것 같지 않던 차량 지붕과 트렁크 뚜껑이 3단으로 착착 포개지며 제자리를 찾아 감쪽같이 숨어들었다. 변신에 걸린 시간은 22초. 지붕이 완전히 열릴 때까지 리모컨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 게 다소 불편했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감내해야 했다. 리모컨에서 손을 떼면 곧바로 ‘동작 그만’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3시리즈 ‘쿠페’(문이 두개이고 지붕이 낮은 스포츠형 세단)와는 뭐가 다른 것일까. 독일 본사에서 날아온 미셀 브라포겔씨는 “쿠페와 컨버터블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차”라고 받아쳤다. 쿠페가 질주하는 본능을 자극하는 ‘드라이빙 머신’(Driving machine)이라면 컨버터블은 오픈 드라이빙(Open driving)의 묘미를 만끽하는 차라는 설명이다. 공기냄새, 바람소리를 오감으로 느끼며 운전하는 차라는 얘기다. 여기에 뉴3시리즈 컨버터블의 또 하나의 비교우위가 있다. 디자인을 뜯어보면 낮은 어깨선(숄더라인)이 특징적이다. 게다가 거의 일자형 수평이다.“뒷좌석의 시야가 30%나 넓어져 운전자뿐 아니라 4명의 동승자 모두가 오픈 드라이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브라포겔씨의 설명이다. 차문을 열었을 때 물벼락(지붕의 물이 쏟아지는 현상)을 맞지 않도록 물받이를 댄 것이나, 골프백을 넣을 수 있게 확대한 트렁크 공간, 적외선 반사 시트 등도 기존의 컨버터블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세심한 장치들이다. 도로로 나가보았다.‘불사조의 도시’ 피닉스를 지나 캐니언 호수쪽으로 차를 몰았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미국의 고속도로 덕분에 속도를 마음껏 올릴 수 있었다. 계기판이 시속 200㎞를 가리켰다. 그런데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도로에 착 붙어 낮고 힘있게 뻗어나갔다. 바깥에서 매섭게 파고드는 바람소리만 아니었다면 속도를 줄이지 않았을 것이다. 스피드는 이 차가 추구하는 첫번째 즐거움이 아니었지만 부인할 수 없는 매력이었다. 최고급 모델인 335i(i=가솔린)는 최대출력이 306마력이나 된다. 오후 들어 눈비가 잦아들었다. 바로 지붕을 열었다. 전혀 춥지 않았다. 몸은 따뜻하고 머리는 상쾌했다. 열선 시트와 히터를 틀었다고는 하지만 신기했다.BMW가 입만 열면 자랑하는 “역학 설계”가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튀지 않으면서 변신이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지붕을 닫으면 여느 고급 세단이다. 지붕을 열면 절제된 스포츠카가 된다. 다소 보수적인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더 적합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BMW코리아 김영은 마케팅 담당 상무는 “30∼40대 전문직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처음 내놓는 하드톱인데다 변화가 잦은 우리나라 날씨에 (하드톱이)훨씬 효율적이어서 상당히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3월쯤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328i(유럽에서는 330i)와 335i 두 모델만 들여온다.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8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hyun@seoul.co.kr
  • 광주시 세하지구 택지개발 백지화

    광주시 세하지구 택지개발 백지화

    개발 정보 사전 유출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해 온 택지개발 사업이 전면 백지화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광주시는 23일 서구 세하동 일대 28만여평에 대한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개발정보 유출이나 투기열풍이 일어나면 언제든지 사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이에 따른 행정 불신 해소와 지구내 토지·건축 소유자들의 반발, 개발시 보안체계 구축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개발계획 수립과 정보유출 시는 2005년 11월 도시공사를 사업시행자로 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을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했다. 같은 해 말쯤 K엔지니어링으로부터 개발용역을 납품받고, 이를 토대로 이듬해인 2006년 9월 건설교통부에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승인을 요청했다. 시는 이곳을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의 배후 주거단지로 개발할 복안이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용역사가 납품한 개발 도면이 기획부동산 업자의 손에 넘어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기 열풍이 불었다. 광주시 서구가 집계한 이 지역 토지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매월동 268건, 세하동 78건, 벽진동 56건 등 개발예정지구 안에서 모두 400여건의 거래행위가 이뤄졌다. 서구 관계자는 “평상시엔 거래가 뜸했으나 지난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평당 15만∼20만원 하던이곳 생산·자연녹지의 땅값이 6개월여 만에 최고 100만원까지 치솟았다. 또 미리 땅을 확보한 토지 소유주들이 보상을 노리고 주택을 신축하거나 수목을 식재하는 등 ‘투기판’으로 만들었다. ●사법당국 수사와 비난여론, 사업 백지화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검찰은 광주시 서구로부터 최근 해당 지역 지적도를 열람한 리스트를 확보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국세청도 투기자 색출에 합세했다. 경찰 역시 시 고위간부와 도시공사 담당자들을 불러 개발계획 사전 유출경위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광주경실련과 참여자치21 등 시민단체도 “사업을 철회하지 않으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시는 며칠 전만 해도 “이른 시일 안에 공공개발지구 지정을 서두르겠다.”며 사업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시 고위간부들이 경찰에 소환되고, 행정 잘못으로 ‘투기 광풍’을 몰고 왔다는 거센 비난 여론에 밀려 급기야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시는 그러나 최근 공고한 해당지역에 대한 건축허가 제한과 현재 절차가 진행중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추가 부동산 투기와 난개발 방지를 위해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택지 개발 도면 유출자를 철저히 밝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본격화 광주서부경찰서는 23일 도시공사로부터 전달받은 세하택지개발지구 개발계획서 요약본을 폐기처분한 시 공무원 P씨와 또 다른 P씨 등 2명을 공공기관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해 세하지구에 아파트 6000여가구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택지개발 계획서 요약본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폐기 처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개발도면이 유출됐을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펴고 있으며, 같은 요약본을 보고받았던 시 주무부서 국·과장 등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세하지구는 광주 최대의 신도심인 상무·풍암·금호지구와 이웃하고 있는 미개발 농촌지역이다. 주변에 공항·고속철도·제2순환도로·국가지원 지방도 49호선이 위치하고 광주∼완도 고속도로 건설 예정지의 시발점이다. 또 영산강을 경계로 나주시 금천면 일대에 조성중인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이어지는 관문이다. 인근에는 수십년간 군사시설보호지구로 지정된 마륵동 공군탄약고가 이전을 앞두고 있다.
  •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2)] 보상 기준 불명확…시행처 재량권도 ‘고무줄’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2)] 보상 기준 불명확…시행처 재량권도 ‘고무줄’

    택지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토지보상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상가 딱지는 불법적으로 거래되면서 부동산시장을 교란시키고 분쟁과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부터 토지보상금에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도록 바뀌면서 토지보상 지역에서 불법 매매가 성행할 것으로 우려된다. 상가 딱지는 1980년대 택지개발사업이나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생계대책을 세워 달라는 원주민 등의 요구로 만들어졌다. 생계대책용으로 제공되는 상가 딱지는 법적 근거가 없이 만들어지고 있어 원주민들에게 어느 정도 보상이 적정한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들이다. ■ 토지보상법 이것이 문제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김용희 교수는 “상가 딱지는 골치 아픈 민원을 해결해 주기 위해 법적인 근거도 없이 남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남은경 부장은 “토지보상법에는 보상 및 이주대책과 관련한 명확한 근거나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택지를 개발하면서 지주·건물주·세입자 등에게 보상해 주는 근거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이다. 법에는 사업 시행처에 적당한 이주대책을 수립하고, 이주정착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규정은 없다. 택지개발을 추진하는 공기업 관계자는 “현금 보상이 커질수록 개발 이익의 특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결국 상가 딱지 같은 ‘당근’을 들이대야만 토지 수용이 원활해진다.”고 털어놨다. 협상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보너스 보상’이란 얘기다. 토공이나 주공은 내부 규칙에서 상가 딱지 제공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가 딱지는 택지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행정편의적인 성격이 짙다. 국토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상가 딱지는 택지개발 협상을 하기 위한 인센티브에 불과하다.”면서 “상가 딱지는 바람직한 보상형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토지보상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 신일의 한 변호사는 “보상에 대한 명확한 근거나 기준이 없다 보니 시행처가 과도하게 재량권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협상에 호의적인 사람에게는 혜택을 주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에게는 몰수에 가까운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지성의 고은아 변호사는 “판교의 경우 6∼8평씩 주는 상가 딱지는 입찰우선권에 불과한 매우 불완전한 권리이며, 이 권리를 공시할 방법이 없어 이중계약을 방지할 수도 없다.”면서 “명문으로 전매를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전매를 인정할 경우에도 사업 시행자의 승낙을 얻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인천영종·삼송지구 등에서 한꺼번에 11조원의 보상금이 풀린 것도 시행처와 주민들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협상의 산물이다. 토공과 주공 관계자는 “애초 고양 삼송지구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하반기에 보상할 계획이었으나 올해부터 보상비에 양도세가 실거래가로 과세되자 주민들이 보상을 앞당겨 달라는 민원을 제기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공기업의 업무 편의주의와 주민들의 세금 회피가 결합하면서 대규모 부동자금이 풀렸고, 부동산시장 불안의 주요 원인이 된 셈이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9개 혁신도시 등에서 20조원의 보상금이 풀려,2∼3배 늘어난 세부담을 어떤 식으로든 보상받으려는 요구가 거세져 상가 딱지와 같은 보너스 보상과 이를 불법으로 매매하는 현상이 기승을 불릴 전망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부재지주들이 최고 세율 60%가 적용되는 대부분의 개발 예정지 땅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기존 세율(최고 36%)도 높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과연 보상비의 60%를 세금으로 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양도세법에 공익사업에 대한 특례규정을 두지 않으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거나, 다양한 ‘보너스 보상’으로 어물쩍 해결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대규모 택지 개발에 따른 현금보상이 한꺼번에 부동산 투기의 ‘풍선효과’란 부작용을 가져오자 희망자에게는 현금 보상 외에 현물(개발 이후의 토지) 보상도 가능하도록 하는 토지보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놓은 상태다. ■ 갈등소지 많은 토지보상 규정 손질 시급 토지보상을 둘러싼 끊이지 않는 갈등을 해결하고, 과도한 현금 보상 및 각종 ‘보너스 보상’ 문제를 해결하려면 토지보상법을 현실에 맞게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가 앞장 서서 난개발을 부추기는 현재의 무분별한 신도시 개발계획도 수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법제연구원 사회문화법제연구팀 전재경 팀장은 토지보상법의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전 팀장은 “토지보상법은 국가가 강제로 토지를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사정권 시절의 계획경제적 산물”이라면서 “팔 권리는 물론 팔지 않을 권리도 인정해 주는 시장원리에 맞는 새로운 법 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김경환 교수는 “현물 보상과 ‘반값 아파트’ 등 줄줄이 쏟아진 대책은 경제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이다.”면서 “소수의 지주들과 시행 공기업의 배만 불리고, 원주민의 생계대책에는 인색한 현행 보상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토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생계대책용 상가딱지를 주는 방식보다는 지속적인 생활대책을 마련해 주는 게 필요하다.”면서 “외국에서는 일시적인 보상을 하지 않고 꾸준하게 모니터링과 추적을 해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업 시행자에게만 갈등관리 비용을 떠맡기지 말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대책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사이버대학 김용희 교수는 “개발계획을 발표하기 이전 시점으로 소급해서 보상비를 정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지구를 재지정하거나 수정하면 그때가서 다시 보상비를 책정한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보상비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상비를 정하는 시점도 미리 명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남은경 부장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법을 고칠 게 아니라 보상 과정에서 일관되게 적용될 명확한 기준과 근거를 법률과 법령, 규칙에서 내놓아야 한다.”면서 “근본적으로는 개발 사업의 총량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고성수 교수는 “정부가 추진중인 현물(토지)보상제는 실현 가능성보다는 현금 지금에 따른 풍선효과를 봉합하려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법 개정에 앞서 정확한 재정의 지출과 사회적인 편익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토지보상 문제는 실험적인 아이디어 차원에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면서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법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5년간 토지보상금 77조 부동산 값 상승 부추겨 ‘국토 균형발전’을 내세운 참여정부 들어 대규모 개발사업이 봇물처럼 터지면서 토지 보상금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9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이미 37조 5469억원이 풀렸다. 이는 국민의 정부 5년간 보상비 총액 29조 7222억원을 훌쩍 넘는 액수다. 더욱이 지난해 3조원이 넘게 지급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비롯해 고양 삼송지구, 인천 영종지구, 김포 신도시 등에 총 20조원이 풀렸다. 올해에도 대구, 전남, 전북 등의 9개 혁신도시 및 다양한 신도시 토지보상으로 20조원이 더 풀릴 예정이다. 결국 참여정부 5년간 77조원 이상의 ‘혈세’가 토지보상금으로 풀린다는 계산이다. 이는 올해 정부 예산 163조 4000억원의 절반 가까운 규모다. 보상비는 시중의 유동성 자금과 함께 부동산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4조원 이상이 풀리고 있는 인천 영종지구의 부동자금은 서울 강남이나 양천구, 인천 송도 웰카운티 등에 집중적으로 재투자되고 있으며, 인근 섬인 신도의 땅값도 50%까지 폭등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강경훈 연구위원은 “저금리 정책과 국토균형발전에 수반된 잇따른 토지보상금이 유동성과잉에 일조했다.”면서 “특히 토지보상금은 부동산 투기나 투자로 고스란히 다시 흘러들어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토지보상비에는 국가·지방자치단체·정부투자기관 등이 택지개발·도로·산업단지·철도·항만 등 공익사업을 위해 취득한 토지에 대한 대가가 모두 포함된다. 이 가운데 택지개발과 관련한 보상비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신도시 개발로 부동산 투기를 근절시킨 국가는 없다.”면서 “무분별한 택지개발사업은 투기 심리를 부추겨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투기판의 ‘파이’를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3회에서는 불법인지도 모른 채 유행처럼 떠나고 있는 ‘초·중학생 불법 유학’ 문제를 다룹니다.
  •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6) 도시철도 막내 기관사 임경섭씨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6) 도시철도 막내 기관사 임경섭씨

    “이번 역은 행복∼, 행복역입니다.” 도시철도공사 소속 막내기관사 임경섭(35·답십리 승무관리소 소속)씨는 이런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는 세상을 꿈꿔 본다. 새벽녘부터 보랏빛 5호선 열차에 노곤한 생을 지고 탄 승객들을 ‘행복’이란 종착역에 살포시 내려주는 상상이다. 7일 오전 5시 정각. 그는 매서운 겨울 추위를 뒤로하고 인적 없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차량 기지로 들어섰다. 육중한 몸매의 5호선 열차들이 하나 둘 기지개를 켜는 순간이다. 출발역인 상일동역에서 종착역인 방화역까지 41.5㎞를 주파할 운명의 동체들. 상쾌한 새벽 공기 속에선 열차의 설렘이 느껴지는 듯하다.44곳의 플랫폼에서 오늘은 어떤 손님들을 맞이할까….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 기관사 지원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그는 전동차 5014호에 올라 기기판을 점검하고 출입문 개폐 여부, 안내방송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한다. 점검팀을 이미 거친 작업이지만,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빼놓지 않는다. 오전 5시35분. 출발을 알리는 관제소 지시가 떨어지자, 운전석에서 대기하던 그는 ‘마스콘’(속도를 조절하는 핸들)을 조종해 거대한 열차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오전 5시42분 상일동역. 하루의 첫 운행을 시작했다. 역에 도착하자 평소와 다름없이 첫 열차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열차를 기다리고 서 있다. 그는 난방계의 온도를 높였다. 열차를 타고 가는 동안만이라도 따뜻하게 쉬어 가게 하려는 그의 배려다. “대학 졸업 후 1998년 철도청 검수일을 시작했습니다.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해서 보람이 컸지만 사람의 체온을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2004년 4월 마침 도시철도공사의 기관사 모집공고가 났고 이거다 싶어 바로 지원을 했습니다.” 당시 경쟁률은 10대1을 웃돌았지만 그는 바늘 구멍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이렇게 시작한 기관사의 길엔 보람도 컸지만, 위기도 적지 않았다. “하루는 길동역에 들어서는데 한 아저씨가 갑자기 뛰어들어 선로 사이에 드러누웠어요. 재빨리 급정거를 해서 사고는 면했지만 곧 일어난 아저씨가 아무말 없이 가버려 허탈했던 당시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소주로 손 닦아 주며 사고 동료 위로 주변에서 예기치 않은 사상 사고를 겪은 동료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한번 사고를 겪으면 그 역을 지날 때마다 사고 상황이 떠올라 무척이나 괴롭단다.“사고를 겪으면 동료들이 돌아가면서 소주로 직접 손을 닦아 주는 의식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위로를 해주고 싶은 거지요.” 보람도 많다. 한번은 올림픽공원역에 정차해 있는데 8세가량의 어린이가 까치발로 서서 운전실 내부를 빤히 들여다 보더란다. 자세히 보니 발달 장애아동이었다.“배차 시간에 여유도 있고 해서 아이를 운전실로 데려와 이것저것 구경시켜 주었어요. 신기해하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졌습니다.” ●철도분야 최고의 ‘장인’ 되는 게 꿈 그의 꿈은 ‘철도 장인’이 되는 것이다. 기관사뿐만 아니라 관제소, 안전방제소, 본사 운전처 등 철도 전 분야를 섭렵하는 것이 장차 목표다. 새해 소망을 물으니 역시 믿음직한 기관사답게 ‘무사고 운전’을 제일로 꼽는다. 그것 말고 한 가지만 더 얘기해 달라고 하니 쑥스럽다는 듯 덧붙인다. “아들이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갑니다. 과외나 학교 공부 등 답답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혜로운 학부모가 되는 준비를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다음 정차역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모습에선 새벽을 여는 첫 전철만큼이나 희망찬 박동 소리가 느껴졌다. 글 사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두루마리 휴대전화’ 길 찾았다

    휴대전화를 두루마리나 헝겊처럼 접거나 말 수 있고, 인공 전자 눈과 인공 피부 회로 등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기술이 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특히 이 기술은 삼성을 비롯한 세계 유명 반도체 회사들이 개발을 위해 경쟁 중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POSTECH)은 15일 이 학교 신소재공학과 학사·석사·박사 출신의 안종현(34·미 일리노이대 박사후 연구과정)씨가 인공 전자 눈이나 접을 수 있는 휴대전화로 활용할 수 있는 3차원 이종(異種) 집적 전자 회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안 박사의 연구 논문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실렸다. 이 회로는 플라스틱 기판 위에 실리콘, 질화갈륨(GaN), 갈륨비소(GaAs), 탄소나노튜브 등 서로 다른 종류의 반도체를 같은 전자회로에 3층으로 얇게 쌓아 집적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의 개발로 기존 실리콘, 유리 등 단단한 기판으로 만들어지는 2차원의 집적 전자회로와는 달리 접고 말 수 있는 두루마리형 휴대전화나 인공 전자 눈, 인공 피부 회로 등 새로운 차원의 전자제품의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광(光)전자 소재들과 실리콘을 결합할 수 있어 기억회로, 논리회로, 센서 등 다양한 기능을 한꺼번에 구현할 수 있는 데다 집적도 또한 높아 전자책이나 디스플레이 등의 개발도 한층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 박사는 “현재 미 국방부와 미국과학재단(NSF)의 지원으로 개발된 새로운 전자회로를 이용해 인공 전자 눈과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초고속 프로세서, 테라비트급 D램,S램, 플래시 메모리 분야 회로 등 반도체 기술 전반으로 응용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LG전자·팬택·한미약품·일동제약등 4개기업 수도권에 공장 증설 허용

    LG전자·팬택·한미약품·일동제약 등 4개 기업이 수도권에 공장을 증설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약 3500억원의 신규투자와 165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하이닉스반도체는 회사측이 요구하는 경기도 이천공장보다는 ‘대안 투자처’인 청주공장 증설 허용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7일 당정 회의를 열어 LG전자 등 4개 기업의 수도권내 공장 증설을 허용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참여정부가 수도권내 공장 증설을 허용한 것은 2004년 삼성전자·쌍용자동차,2005년 LG화학 등 8개 첨단업종에 이어 세번째다. 하이닉스반도체는 관계부처 합동 전담(TF)팀을 만들어 연내 정부 입장을 확정짓기로 했다. 이와 관련,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날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닉스반도체가 (공장 증설 지역으로)청주를 선택하면 문제는 연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 김정관 지역산업균형발전기획관은 당정 협의가 끝난 뒤 언론 브리핑에서 “경기도에서 8개 기업의 수도권 공장 증설 허용을 요청해 왔다.”면서 “이 가운데 성장관리지역안에 있으면서 인구유발 우려가 적고 수도권 투자가 불가피한 4개 기업의 공장증설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4개 기업은 공장이 자연보전권역 또는 수도권 인구과밀억제지역에 있거나 성장관리지역내 공장 신설을 요구해와 제외시켰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성장관리지역안의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 방송 및 무선통신기기 제조업, 의약용 약제품 제조업 등 3개 업종은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공장 증설이 허용된다. 여기에 해당되는 기업이 공장 증설을 요청하면 정부는 사안별로 타당성 심사를 거쳐 허용할 방침이다. 성장관리지역이란 정부 허가를 거쳐 공장을 설립할 수 있는 곳이다. 경기도 오산·화성·김포 등 5907㎢에 이른다. 김 기획관은 “이번 조치가 정부의 수도권 규제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못박았다. 백문일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독일작가 푼케의 동화 단편집 2권

    그림 형제의 고향인 독일의 ‘입담좋은 아줌마’ 페넬리아 푼케(48) 문학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단편집이 나왔다. 푼케는 유럽에서는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에 버금가는 판타지 동화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의 유명세는 그에 못 미친다.2005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0대 인물로도 뽑힌 바 있다. 독일에 체류했던 소설가 배수아씨는 푼케 동화의 상상력에 반해 직접 번역을 자원했다. 배씨는 “독일어권 나라의 어떤 서점에 가더라도 아동용 도서 서가에는 코넬리아 푼케의 책이 반드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라며 유럽인의 ‘푼케 사랑’을 소개했다. 함부르크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뒤 교사로 일했던 푼케는 미술대학에서 삽화를 다시 공부했다.28살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400여권의 책을 펴냈다. 한국에서는 뉴라인시네마에서 제작해 2008년 개봉 예정인 ‘잉크 하트’가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기존의 관념을 뒤집는 유쾌하고 발칙한 푼케의 상상력은 고정적인 성 역할이나 일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거부한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키득키득 새어나오는 그녀의 단편동화 ‘도둑맞은 왕자님’과 ‘푸른 행성에서 온 괴물´(주니어 김영사 펴냄)의 내용을 살짝 살펴보자. ‘그라우젤디스’라는 못된 여자 거인은 예쁜 왕자들을 모으는 것이 취미다. 산꼭대기의 성에 갇힌 왕자들은 여자 거인이 장기를 둘 때 장기판의 말로 사용된다. 어느날 거울을 보며 스스로 미모에 감탄하던 땅콩 왕자는 거인에게 납치되고, 무적 소녀 프리다가 왕자를 구하러 나선다. 거미를 이용해 거인을 물리치고 땅콩 왕자를 구해 낸 소녀 프리다는 과연 왕자와 결혼했을까? 푼케의 동화에서 누구나 예상할 법한 결말은 없다. 프리다는 지하 감옥에서 땅콩 왕자보다 훨씬 멋진 기사를 발견한다는 것이 푼케의 이야기다. 공주님은 뽀뽀하기 싫어 기사가 되고, 푸른 행성의 괴물은 애완동물을 찾으러 지구에 온다. 밤중에 목이 타 문을 연 냉장고 속에서는 징그러운 노란색 줄무늬 괴물이 푸딩을 먹고 있다. 청소 중독자들 때문에 다락방으로 내몰린 유령들은 소년이 구해다 준 먼지와 거미줄에 감개무량해 한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웃으며 그녀의 단편을 읽다 보면 아이들에게 고정관념 대신 신선한 상상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초등 1∼2년.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카타르항공 상하이서 발묶여 대표선수단 12시간 ‘발동동’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요트와 정구 등 한국선수단을 태운 카타르항공 여객기가 중간기착지인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 발이 묶이는 불상사가 빚어졌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인천공항을 출발,28일 밤 11시35분(이하 현지시간) 상하이에 도착한 카타르항공 QR889편은 재급유 등을 받고 다음날 0시35분 도하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엔진 계기판 이상으로 이륙이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280여명의 승객은 8시간 이상 기내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 특히 정비가 완료된 뒤, 기장과 승무원들이 근무시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기체를 벗어나 대체 승무조가 도착한 29일 낮 12시 35분에야 푸둥공항을 떠날 수 있었다. 요트 베네토 7.5에 출전하는 윤철(35·보령시청)은 “유럽 전지훈련 관계로 본진보다 하루 뒤늦게 출발했다가 낭패를 봤다.”면서 “조직위원회가 일괄 임대한 요트와 친해질 시간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argus@seoul.co.kr
  • 日 경기확대 전후 최장 신기록

    ㅣ도쿄 이춘규특파원ㅣ 일본 경기 확대기가 58개월째 이어져 전후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일본 경제재정성은 22일 월례경제보고를 통해 2002년 2월부터 시작된 경기확대 국면이 11월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월례보고의 경기 기조판단은 ‘소비가 약세국면이지만 회복하고 있다.’며 10월의 ‘회복하고 있다.’에서 23개월 만에 하향수정했다. 월례보고는 그러나 향후전망에 대해서는 “경기 기조에 큰 변화는 없다.”며 앞으로도 경기확대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기업부문의 호조가 가계부문에 파급,내수에 의한 경기회복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개인소득 침체나 미국경제의 감속 등 악재가 늘어나는 등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전후 최장이던 ‘이자나기 경기’는 고도 성장기인 1965년 11월부터 1970년 7월까지 57개월이었다.이자나기는 일본 건국신화에 나오는 남성신의 이름이다. 이번 경기 확대기는 전후 최장 기록을 세웠으나 일반인은 호황을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이자나기나 거품경제기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낮고 개인 소득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경기확대기 성장률(실질 기준)은 연평균 2.4%로 이자나기 11.5%,거품경기 5.4%에 비해 크게 낮다.이자나기 경기는 개인 소비가 주도한 반면 현 경기는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이끌었다. 이자나기경기 때는 컬러TV 에어컨 자동차 등이 불티나게 팔려 개인 소비가 연평균 9.6% 증가했다.하지만 이번 확대기에 개인 소비는 연평균 1.5% 증가에 그쳤다.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연평균 6.7% 증가했다. 개인소비가 부진한 것은 기업들이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격화되는 국제경쟁에 대비해 임금인상을 억제했기 때문이다.이자나기경기 당시 근로자의 임금은 5년간 79.2% 증가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1.2% 감소했다. 일본의 이번 경기확대 기간은 전후 최장기이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길지 않다.경기판정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미국은 1990년대 10여년간,영국에선 14년째 확대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taein@seoul.co.kr
  • 삼성전자 탕정 ‘크리스탈밸리’ 르포

    삼성전자 탕정 ‘크리스탈밸리’ 르포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든 지난 3일 삼성전자 충남 아산의 탕정 ‘크리스탈밸리’. 지난 2월 기자가 방문할 때만 하더라도 허허벌판이었던 8세대라인 부지에 지금은 상암 월드컵축구장의 6배 규모인 초대형 건물이 위용을 뽐냈다. 지붕 덮개를 빼고는 골조공사가 마무리에 들어간 듯했다. 공사 착공 4개월 만이다.8세대라인은 아파트 16층 높이에 가로 117m, 세로 374m 수준이다. 생산 능력은 월 5만매(유리기판 기준)이며, 총 투자비는 2조 7000억원이다. 유리기판 한 장당 46인치 8매, 또는 52인치 6매의 LCD 패널이 나온다. 조용덕 LCD총괄 상무는 “밖에서는 ‘공장 건설 속도가 너무 빨라 레고로 공장을 짓는 것 아니냐’고 한다.”면서 “실제로 외부에서 조립해 현장에서 껴맞추기 때문에 공기를 대폭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7세대(40인치대 패널)에 이어 8세대(50인치대)에서도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특수를 누려 보겠다는 계산까지 섰다. 이에 따라 2008년에는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간 ‘평판 쟁탈전’이 40인치대에서 50인치대로 옮겨 붙을 전망이다. 이상완 LCD총괄 사장은 이날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2002년 일본 평면 디스플레이 전시회(FPD) 기조연설에서 당시 3000달러이던 40인치 LCD패널 가격을 2005년 1000달러로 끊겠다고 했는데 7세대 공장이 가동되면서 그 약속을 지켰다.”면서 “2008년 하반기에는 50인치대 TV용 LCD패널 가격을 1000달러 수준에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50인치대 LCD TV 가격은 3000달러 안팎에서 결정된다. 가격으로도 PDP TV와 한판 승부가 가능한 셈이다. 이 사장은 2008년 50인치대 디지털 TV시장에서 LCD TV의 비중을 200만대로 전망했다. 그는 “50인치대 디지털 TV시장은 올해 600만대에서 2007년 800만대,2008년에는 1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20% 가량은 LCD TV가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의 이런 자신감은 세계 최대 규모인 탕정 크리스탈밸리 8세대라인의 조기 가동을 감안한 것이다.8세대라인은 예정보다 빠른 70%대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그는 “공식적으로는 2007년 3월에 설비시설이 들어가 10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난 9,10월 비가 오지 않아 공기가 대폭 앞당겨져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LCD의 기술력도 PDP와의 승부에서 우위를 자신하는 대목이다. 이 사장은 “LCD는 50인치대 제품 대부분이 풀HD(초고화질)로 이뤄지는 반면 PDP는 50인치대에서 풀HD를 구현하기 위해 비용이 20∼30% 정도 더 든다.”면서 경쟁력 우위를 자신했다. 탕정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아프리카 러브콜/이목희 논설위원

    폴 케네디 미 예일대 교수는 근대사에서 중국이 유럽에 밀린 이유로 대항로 개척 포기를 들었다.600년전 명나라의 환관 정화(鄭和)는 동남아-인도-동아프리카를 잇는 바닷길을 개척했다.2만 8000여명의 선원에,240여척의 선박이 동원된 대선단이었다. 콜럼버스의 범선보다 배수량에서 10∼100배에 달하는 대형 선박들이었다. 그러나 정화 이후 집권세력은 중국 밖에서 얻을 게 없다는 중화사상에 심취했다. 해금정책을 실시하고, 대항해용 선박과 항해기록을 불태워 버렸다. 중국이 얼마전 정화함대의 선박을 복원한 것은 상징적 사건이다. 유럽과 미국이 석권해온 대양에서 중국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출인 셈이다. 정화의 항해 행적 복원계획도 밝혔다. 동남아-인도-아프리카 진출을 강화함으로써 패권국가로 서려는 야심이 깔려 있다. 중국이 정화함대의 기개를 이어받은 외교행사를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 48개국 정상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어제부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을 열었다. 중국이 아니면 어떤 나라도 하기 힘든 기획이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미국과 유럽이 아프리카에서 주춤하는 동안 엄청난 경제·군사·문화·스포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석유를 중심으로 에너지자원 확보, 통상·투자 확대, 인적 진출, 무기판매 등 중국이 이익을 얻을 분야는 다양하다. 국제사회에서 표대결때 그 숫자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중국이 아프리카에 보내는 러브콜은 대단한 수준이다. 무상원조를 넘어 부채탕감, 연수 초청, 첨단 소프트웨어 제공…. 중국의 공세에 미국·유럽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신식민주의 정책’이라며 견제하고 나섰다. 값싼 중국 제품의 범람과 중국인들의 인력시장 잠식에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도 긴장했다. 잠비아는 중국자본이 운영하는 구리광산을 폐쇄하기도 했다. 중국은 분할대응 전략으로 맞설 조짐이다. 유럽 국가 중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프랑스와 손을 잡았다. 앞으로 아프리카에서 중국·프랑스 연대와 미국·일본 연합이 일대 충돌하는 양상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어느 한 쪽을 편들기 힘들다. 양 세력권 사이에서 이삭줍기라도 충실히 한다면 아프리카에서 서너번째 영향력 있는 국가는 되지 않을까.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S-LCD “8세대 LCD로 제2의 도약”

    삼성전자와 소니 합작사인 S-LCD는 2일 충남 아산 삼성전자 탕정사업장에서 8세대 LCD 라인 상량식을 갖고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상량식에는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과 이윤우 부회장, 소니의 추바치 료지 사장과 이하라 가쓰미 부사장 등이 참석,S-LCD가 8세대에서도 성공 사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삼성전자와 소니가 2조 4000억원을 투자한 S-LCD는 2004년 4월 공식 출범한 이후 1년만에 업계 최초로 7세대(기판규격 1870×2200㎜) 라인의 양산을 시작했다.추가 투자를 통해 지난 7월 생산 능력을 월 7만 5000장으로 1만 5000장 늘린 데 이어 내년 초에는 9만장까지 확대한다. S-LCD가 설비투자에 1조 8000억원을 투입한 8세대 라인에서는 내년 가을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LCD 기판규격은 세계 최대(2200×2500㎜) 규모로 52인치 LCD TV용 패널을 생산한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전자전 개막…꿈의 디지털 ‘한눈에 쏙’

    한국전자전 개막…꿈의 디지털 ‘한눈에 쏙’

    ‘세계 최대인 82인치 발광다이오드(LED) 액정표시장치(LCD) TV, 세계 최대 크기인 17인치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려한 댄스 공연,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1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2006 한국전자전(KES)’은 그야말로 디지털 혁명의 현장이었다. 삼성전자,LG전자, 샤프, 필립스,HP, 하이얼 등 세계 16개국 600여개 업체가 대거 참여해 오는 21일까지 세계 최첨단 정보기술(IT)과 25만점의 제품들을 뽐낸다. 특히 산업자원부는 올해 한국전자전에서 사상 최초로 전자제품 수출 1000억달러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전자의 날’을 처음 제정했다. 개막식에는 정세균 산자부 장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가전부문 사장, 이희국 LG전자 사장 등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6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 바이어와 25억달러 이상의 수출 상담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410평 규모의 전시 부스를 마련해 TV와 노트북,MP3플레이어, 프린터 등 다양한 IT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대표 LCD TV 브랜드인 ‘보르도’와 풀HD(초고화질) LCD TV ‘모젤’,82인치 LED 백라이트 LCD TV,102인치 PDP TV 등 다양한 TV 제품군을 전시했다. 휴대전화에서는 국내 출시 예정인 폴더와 슬라이드형 ‘울트라 에디션’ 2종을 처음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세계 최초로 출시한 1000만화소 카메라폰과 8기가바이트(GB)의 슈퍼뮤직폰(SCH-B570), 와이브로 PDA폰(SPH-M8000) 등도 내놓았다. LG전자는 세계 최대인 102인치 PDP TV와 71인치 금장 PDP TV 등 TV전 제품 라인을 소개했다. 특히 눈길을 끈 제품은 내비게이션.LG전자는 한국전자전에서 DMB 복합 내비게이션을 처음 공개하며, 휴대용 내비게이션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에 공개된 내비게이션 단말기(모델명 LAN-SD460)는 16.8㎜ 두께의 초슬림 디자인을 구현했다. 또 10.95㎜ 초박형 두께와 74g의 초경량 프리미엄 디자인을 적용한 지상파 DMB폰 ‘포켓 TV폰,MP3 기능을 갖추고 대용량 메모리를 탑재한 ‘아카펠라 뮤직폰’ 등도 볼 수 있다. 이밖에 삼성SDI는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2∼17인치의 AM OLED 시리즈를, 삼성전기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반도체 패키지용 기판 등을 소개했다. 한편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사장은 이날 ‘퓨전 테크놀러지 시대를 향하여’라는 주제의 기조 연설에서 디지털 융합 시대를 맞은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항로를 조망했다. 고양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탄소 나노튜브 소자 첫 상용화

    기존 반도체 시설을 이용해 탄소 나노(Nano)튜브와 나노선 소자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홍승훈 교수팀은 탄소 나노튜브와 각종 나노선을 이용한 초고집적도의 분자·양자 소자를 기존의 반도체 시설로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홍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세계적 과학 잡지인 ‘네이처’(Nature)가 지난 4일 발간한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창간호에 소개됐으며 국내에서 3종의 관련 특허가 출원된 데 이어 조만간 국제특허 출원이 추진될 예정이다. 기존 반도체 시설을 이용하는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의 특정 위치에 ‘비흡착성 분자막’을 입힌 뒤 탄소 나노튜브와 나노선이 포함된 용액을 뿌리면 탄소 나노튜브와 나노선이 깨끗한 기판 표면에만 자동적으로 결합되는 원리를 이용했다.이렇게 되면 기존 시설을 그대로 이용하면서도 나노 스케일의 정확도를 가진 소자 제작이 단 몇 초 만에 가능하게 돼 상업화의 길이 열리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홍 교수팀은 실제로 이 기술을 적용,‘고성능 트랜지스터 집적회로’와 ‘초고감도 바이오 센서’의 대량 제작을 실현했으며 최근 탄소 나노튜브와 나노선 집적회로를 맞춤형으로 제작해 제공하는 ‘나노튜브·나노선 회로 파운더리(Nanowire IC Foundry) 서비스를 시작했다.연구팀은 앞서 2003년 탄소 나노튜브가 친수성(親水性) 분자와 친화력이 강하다는 점에 착안, 관련 기술을 개발한 뒤 3년간 상용화 연구 끝에 이번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자가 진단이 가능한 의료용 초소형 센서, 유해 물질을 진단하는 환경 센서 등 바이오 센서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홍 교수는 “이번 기술 개발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짐으로써 상용화의 길이 열리게 됐다.”면서 “심장마비와 같은 응급환자 진단이 가능하고, 환경 유해물질과 식중독균 등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 센서가 개발되면 일상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세계로 뛰는 현대모비스](상) 기술·품질 경영

    [세계로 뛰는 현대모비스](상) 기술·품질 경영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는 한때 자동차 부품에서부터 완성차 갤로퍼, 기차, 심지어 헬기까지 만들었다. 현대모비스가 전문 자동차 부품생산 업체로 방향을 튼 것은 1999년말. 이 때부터 현대모비스는 매년 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도체에 ‘황의 법칙’(매년 반도체 용량을 두배씩 증가시킨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의 약속)이 있다면 자동차에는 ‘모비스의 법칙’이 있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7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순위 20위로 올라섰다. 웬만한 국내 중견그룹과 맞먹는다. 단시간내에 세계적인 부품업체로 급성장한 비결을 두차례에 걸쳐 해부한다. 자동차 운전석을 만드는데 몸통, 에어백, 계기판 등 70여개 주요 부품을 일일이 조립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이 모든 게 들어있는 운전석 하나를 차체에 앉히기만 하면 된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모듈’(Module)이다. 모듈이란 완성차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을 분야별 또는 기능별로 묶어 통째로 만든 부품 덩어리다. 모듈은 현대모비스 전체 매출액의 60%를 웃도는 핵심사업이다. ●자동차 3대 핵심 모듈기술 모두 확보 현대모비스가 울산 현대차공장 부근 1만여평에 연간 140만대 생산 규모의 섀시(차량의 뼈대) 모듈공장을 설립한 것은 1999년말. 현대차 트라제·에쿠스·쏘나타에 섀시 모듈을 공급했다. 이를 시작으로 운전석과 프런트 엔드(앞부분 범퍼와 램프 등을 결합시킨 모듈) 등 자동차 3대 핵심 모듈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 최근에는 기존 섀시 모듈에 엔진까지 얹어 기름만 넣으면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컴플리트 섀시 모듈’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모듈은 ‘부품 기술의 종합 전시장’이라고 불릴 만큼 첨단기술과 핵심부품이 집약돼 있다. 국산차로는 기아차 쏘렌토에 처음 공급했다. 그만큼 값도 비싸 차값의 40%를 차지할 정도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4년에는 미국 ‘빅3’ 자동차회사 중 하나인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모듈 공급권도 따냈다.2007년형 지프 랭글러 모델에 2000억원 규모의 컴플리트 섀시 모듈을 공급키로 해, 올 8월부터 현지 생산에 들어갔다. ●이종부품 고유색 부여 완벽 검증 현대모비스는 운전석 모듈을 만들면서 ‘이종 부품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이종(異種)부품이란 역할은 비슷하지만 모양이나 구조가 다른 부품을 말한다. 즉, 차종마다 운전석 모듈의 형태와 기능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같은 역할을 하더라도 다른 부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종부품이 단 한개라도 바뀌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도입한 것이 모니터링 시스템. 통상 모듈 조립라인의 작업자들은 완성차 생산라인에서 보내온 차량 정보를 보고 부품을 조립한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전달돼온 부품이 당초 주문된 부품과 맞으면 모니터에 ‘OK’, 다르면 ‘NG’라고 나타난다. 바코드를 읽어 자동으로 식별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다가 모든 이종 부품에 고유 색(色)을 부여해 공정에 투입되는 모듈의 서열 정보에 따라 식별등이 깜박이도록 했다. 현대모비스 한동인 품질본부장(전무)은 “이중삼중의 검증장치로 불량률 제로에 도전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본 품질을 토대로 얼마 전에는 운전자의 체격과 앉은 자세까지 고려해 에어백의 팽창 크기와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인공지능형 첨단 에어백(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운전석 모듈에 얹었다. 운전자의 안전과 더 직결되는 것은 섀시 모듈이다. 운전석 모듈이 이종 부품과의 싸움이라면 섀시 모듈은 숫자와의 싸움이다.230여개나 되는 부품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운전석을 뜯지 않고도 이상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신기술(에코스 시스템)과, 눈길·커브길을 돌 때 자동으로 차량 속도를 조절하고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꿈의 제동장치(ESC 시스템)도 현대모비스가 자랑하는 기술이다. 그 뒤에는 경기도 용인, 북미 디트로이트, 유럽 프랑크푸르트, 중국 상하이기술연구소 직원들의 땀이 배어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책꽂이]

    ●핑거스미스(새러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열린책들 펴냄) 영국 웨일스 출신 여성작가가 쓴 레즈비언 역사소설. 소설의 제목인 핑거스미스(finger smith)는 소매치기를 뜻하는 19세기 영국의 속어. 소매치기들 틈에서 자란 주인공과 유산상속을 노리는 사기꾼 등의 모습을 통해 도덕적인 것으로 비쳐진 빅토리아 시대의 어두운 사회상을 고발한다. 찰스 디킨스 작 ‘올리버 트위스트’의 21세기판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평. 추리소설로는 드물게 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다.1만 5000원.●케네디와 나(장 폴 뒤부아 지음, 함유선 옮김, 밝은세상 펴냄) ‘프랑스적인 삶’‘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 등으로 친숙한 프랑스 작가의 소설. 우스꽝스러운 일탈과 방항을 통해 무기력한 삶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프랑스 소설은 흔히 관념적이며 지적 유희에 매몰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만국 공통어인 유머를 능란하게 구사하는 이 작가의 작품은 그런 통념을 무색케 할 만큼 친근감을 준다. 제목의 ‘케네디’는 케네디 대통령이 아니라 케네디가 댈러스에서 암살당할 때 차고 있던 시계를 가리키는 말.9800원.●수레바퀴 길(울리 올베디 지음, 김인순 옮김, 조화로운 삶 펴냄) 독일 문단에서 명상 구도소설로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의 첫 소설. 만년설을 머리에 인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삼았다. 수레바퀴, 즉 불교를 의미하는 법륜(法輪)에 들어선 여주인공의 구도여행을 통해 인간 삶의 본질에 다가선다.‘모든 현상은 마음의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내면의 허공에서는 그 무엇도 두려울 게 없다’는 등의 메시지를 전한다.1만 5800원.●아우라지 가는 길(김원일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1996년 초판이 나온지 10년만에 다시 펴낸 전면 개정판.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변 사람들에 의해 이리저리 쏠리면서도 늘 고향 아우라지를 그리워하는 자폐증 청년 마시우의 삶을 그렸다. 등단 이후 분단문학, 실존과 역사, 기억의 굴레, 이데올로기 등의 수식어가 관용구처럼 따라붙었던 작가의 작품경향과는 일정하게 구분되는 세태고발 소설. 작가는 “4할 가량 가지를 쳐냈으나 줄거리는 손보지 않았다.”고 밝힌다.1만원.
  • 소비자 체감경기 급락

    소비자 체감경기 급락

    소비자들의 체감지수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하반기들어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더욱 심하다. 22일 한국은행이 전국 30개 도시 2445가구를 대상으로 9월 1∼14일 조사한 ‘3·4분기 소비자동향조사(CSI) 결과’에 따르면 현재 경기판단 CSI는 60으로 2분기보다 8포인트 하락하면서 7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경기전망 CSI도 70으로 2분기보다 11포인트 급락하면서 2005년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판단 CSI가 100을 넘으면 6개월 전과 비교해서 현재의 경기가 나아졌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나빠졌다는 응답자보다 많다는 뜻이고,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경기판단 CSI는 2004년 4분기 41을 기록한 뒤 2005년 1분기 83,2분기 75,3분기 64를 나타냈으며 4분기 82, 올해 1분기 87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2분기 68로 급락한 후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기전망 CSI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보통 7∼8월이 비수기인데다 예년보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소비가 위축된 측면이 있다.”면서 “노조파업, 북핵문제와 같은 국내외 불안 요인도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3분기 현재 생활형편 CSI도 전분기보다 5포인트 하락한 77에 머물렀으며 향후 6개월 동안 생활전망 CSI 역시 7포인트 떨어진 84에 그쳤다. 가계수입 전망 CSI도 92로 2분기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지출전망은 전분기와 같은 106을 기록했다. 특히 취업기회 전망에 대한 체감지수는 9포인트 급락한 69로 조사돼 취업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들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30m 생산라인 따라 5초에 1대씩

    30m 생산라인 따라 5초에 1대씩

    20일 오전 공기분사 과정을 마치고 들어선 LG전자 ‘평택 디지털파크’의 휴대전화 생산라인은 여느 공장과 다른 강렬한 조명과 순백의 바닥이 꽤 도드라져 보였다. 수십초마다 반복되는 자동화 설비기계의 중저음과 바로 이어지는 직원들의 분주한 손놀림이 글로벌 생산 현장임을 상기시켰다. 휴대전화 시장에선 요즘 LG전자가 ‘초콜릿폰 덕에 산다.’는 말을 심심찮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출시 4개월만에 320만대를 팔아 LG전자의 첫 ‘글로벌 히트 모델’이 됐다. 취약 시장이던 유럽에서도 LG전자의 ‘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2분기 연속 적자의 고리를 끊고, 추락한 자존심의 회복 여부는 ‘초콜릿폰’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5초에 하나…24시간 풀 가동 LG전자의 휴대전화 조립 라인 가운데 가장 시선을 끄는 곳은 아무래도 블랙의 ‘초콜릿폰’ 생산라인. 지난달부터 24시간 풀 가동하면서 하루 3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량의 95%를 수출한다. 초콜릿폰은 30여m의 생산라인을 따라 완성품으로 탈바꿈됐다. 전자 부품으로 조립된 단말기 기판이 초콜릿폰으로 탈바꿈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5초였다. 김형종 과장은 “아래층에서 사실상 단말기 기판 조립을 마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최종 조립만 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공정은 휴대전화의 다양한 기능을 시험하는 일종의 테스트였다. 성환식 제조그룹 계장은 “이 라인은 가동된 지 한 달밖에 안돼 불량률이 다른 라인보다 높지만 전체 평균은 0.1%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제품인정실’. 개발된 휴대전화가 대량 생산을 하기에 앞서 제품이 고객에게 신뢰와 만족을 줄 수 있느냐를 테스트하는 실험실이다. 이곳에서는 낙뢰와 충격 등 300여가지의 휴대전화 기능을 테스트한다. 휴대전화 키보드는 2만 5000회, 폴더와 슬라이드폰의 열기·닫기는 10만회 정도를 넘겨야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 안선욱 주임은 “고객이 휴대전화를 5∼6년 정도 써야 이 정도 수준에 이른다.”면서 “휴대전화 신제품이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종종 사장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최단 기간에 1000만대 돌파” LG전자는 지난 5월 초콜릿폰을 생산한 이후 4개월만에 320만대를 팔았다. 단일 모델로는 LG전자의 최고 히트 상품이다. 지역별로 유럽에서 80만, 북미 59만, 한국 55만, 중남미 54만, 중국 27만, 아시아·CIS에서 45만대를 판매했다.LG전자는 연내까지 초콜릿폰 8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 생산한 휴대전화(6500만대)가운데 13%가량이 초콜릿폰인 셈이다. 김명호 경영기획그룹장은 “초콜릿폰은 최단 기간에 1000만대를 돌파하는 휴대전화 모델이 될 것”이라면서 “초콜릿폰의 선전뿐 아니라 공장 자동화, 조직 안정 등으로 원가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3·4분기에는 어느 정도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LG전자의 휴대전화 영업이익이 3·4분기 500억원,4·4분기 1000억원으로 내다봤다. 평택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삼성전자, 7세대 LCD패널 1000만개 생산 돌파

    삼성전자, 7세대 LCD패널 1000만개 생산 돌파

    삼성전자가 18일 7세대 대형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4월 7-1라인 생산을 시작한 이래 1년 5개월만이다.1000만개의 LCD TV용 패널을 바닥에 펼쳤을 때의 총 면적은 여의도공원의 20배인 133만평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탕정 7-1과 7-2 라인의 생산능력을 현재 유리기판(1870×2200㎜) 투입 기준으로 월 12만매에서 내년에는 월 18만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매월 40인치 TV용 패널 144만개를 생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측은 “내년에는 8세대 라인의 본격 양산과 함께 50인치급 시장에 진입하면서 앞으로 대형 TV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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