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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경자 화백 별세, 위작시비에 “예술원 탈퇴하고 붓 놓겠다” 대체 이유가?

    천경자 화백 별세, 위작시비에 “예술원 탈퇴하고 붓 놓겠다” 대체 이유가?

    천경자 화백 별세, 위작시비에 “예술원 탈퇴하고 붓 놓겠다” 대체 이유가?천경자 별세 사망설이 꾸준히 제기된 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이미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91세. 천 화백의 딸 이혜선씨는 지난 여름 유골함을 들고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천 화백의 딸 이씨가 몇 달 전 미술관에 유골함을 들고 수장고에 다녀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씨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당시 이씨가 관련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아줄 것을 강력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개인적인 일이라 본인이 적절한 시점에 밝힐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지인은 이날 연합뉴스에 이씨로부터 “병석에 계시던 천 화백이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이후 몸 상태가 안 좋아졌으며 지난 8월 6일 새벽 의사가 보는 가운데 돌아가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지인은 “천 화백의 시신은 화장했고 뉴욕 성당에서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씨가 “같은 달 서울시에 협조를 요청한 뒤 서울시립미술관에 있는 ‘천경자 상설전시실’과 그의 작품이 보관된 수장고를 다녀왔다”며 “어머니가 아끼는 작품이 시립미술관에 있으니 가봐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언론에 관련 사실을 알리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고 그는 말했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 화백은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거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큰딸 이씨의 간호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와 접촉을 끊은 천 화백은 의식은 있는 상태라는 것이 이씨를 통해 그동안 미술계에 알려져 온 사실이다. 미술계에선 천 화백이 길게는 10여 년 전 이미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성 소문이 무성하게 돌았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예술원이 천 화백의 근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2월부터 수당 지급을 잠정 중단했고 이씨는 이에 반발해 탈퇴서를 제출했다. 예술원은 이씨에게 공문을 보내 천 화백의 의료 기록 등을 요구했으나 이씨는 이런 예술원의 요구가 천 화백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 의사를 알 수 없는 예술원으로선 탈퇴 처리를 하지 않았으며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에선 미술 분야 회원으로 소개하고 있다. 예술원은 그간 천 화백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직접적인 확인은 하지 못했다. 천 화백은 1998년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뉴욕으로 떠났다. 딸 이씨는 천 화백이 서울시에 기증했던 작품이 관리 소홀로 훼손됐다며 93점을 반환할 것을 2013년 요구하기도 했다. 천 화백은 여인의 한(恨)과 환상, 꿈과 고독을 화려한 원색의 한국화로 그려 1960~1980년대 국내 화단에서 여류화가로는 보기 드물게 자신의 화풍을 개척했고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폭넓게 활동했던 ‘스타’ 화가였다. 그러나 여인의 모습을 그린 ‘미인도’를 둘러싸고 1991년에 일어난 위작시비는 천 화백 노년의 최대 시련으로 심적 충격 속에 절필을 선언한 바 있다. 미인도 위작 논란은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천경자의 작품에 대해 작가가 직접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어깨에 나비가 앉은 여성 인물화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 전시에 포함됐다. 이 작품의 아트 포스터(복제품)를 본 친지에게서 “복제품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천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과 복제품을 검토해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이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림의 제작연도부터 소장경위 등을 추적해 진품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1999년 고서화 위작 및 사기판매사건으로 구속된 위조범 권모씨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화랑을 하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소액을 받고 달력 그림 몇 개를 섞어서 ‘미인도’를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위작 시비가 재연됐다. 이에 대해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미인도’(29Ⅹ26㎝)는 진짜이며 현대미술관이 현재 소장하고 있다”면서 “한국화 위조범과 현대 미술관 중 어느 쪽을 믿느냐”고 반문했었다. 천 화백은 “자기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후속 조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에 작품 감정을 의뢰했고 한국화랑협회에서는 진품이라는 감정을 내렸다. 당시 화백은 창작자의 증언을 무시한 채 가짜를 진품으로 오도하는 화단 풍토에선 창작행위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붓을 놓고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직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천 화백은 ‘자기 그림도 몰라보는 정신 나간 작가’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엄청난 정신적 고초를 겪었다. 천 화백의 둘째딸 김정희씨는 당시 “위작 시비는 언젠가는 밝혀질 자명한 사건”이라며 “위작 여부의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국가기관이나 특정 이익단체가 조직적으로 나서 일평생 외골수로 작업한 화가의 작가 정신을 말살하는 사건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천경자 별세, 위작시비에 “대한민국 예술원 탈퇴하고 붓 놓겠다” 이유가?

    천경자 별세, 위작시비에 “대한민국 예술원 탈퇴하고 붓 놓겠다” 이유가?

    천경자 별세, 위작시비에 “대한민국 예술원 탈퇴하고 붓 놓겠다” 이유가? 천경자 별세 사망설이 꾸준히 제기된 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이미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91세. 천 화백의 딸 이혜선씨는 지난 여름 유골함을 들고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천 화백의 딸 이씨가 몇 달 전 미술관에 유골함을 들고 수장고에 다녀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씨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당시 이씨가 관련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아줄 것을 강력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개인적인 일이라 본인이 적절한 시점에 밝힐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지인은 이날 연합뉴스에 이씨로부터 “병석에 계시던 천 화백이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이후 몸 상태가 안 좋아졌으며 지난 8월 6일 새벽 의사가 보는 가운데 돌아가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지인은 “천 화백의 시신은 화장했고 뉴욕 성당에서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씨가 “같은 달 서울시에 협조를 요청한 뒤 서울시립미술관에 있는 ‘천경자 상설전시실’과 그의 작품이 보관된 수장고를 다녀왔다”며 “어머니가 아끼는 작품이 시립미술관에 있으니 가봐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언론에 관련 사실을 알리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고 그는 말했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 화백은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거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큰딸 이씨의 간호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와 접촉을 끊은 천 화백은 의식은 있는 상태라는 것이 이씨를 통해 그동안 미술계에 알려져 온 사실이다. 미술계에선 천 화백이 길게는 10여 년 전 이미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성 소문이 무성하게 돌았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예술원이 천 화백의 근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2월부터 수당 지급을 잠정 중단했고 이씨는 이에 반발해 탈퇴서를 제출했다. 예술원은 이씨에게 공문을 보내 천 화백의 의료 기록 등을 요구했으나 이씨는 이런 예술원의 요구가 천 화백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 의사를 알 수 없는 예술원으로선 탈퇴 처리를 하지 않았으며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에선 미술 분야 회원으로 소개하고 있다. 예술원은 그간 천 화백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직접적인 확인은 하지 못했다. 천 화백은 1998년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뉴욕으로 떠났다. 딸 이씨는 천 화백이 서울시에 기증했던 작품이 관리 소홀로 훼손됐다며 93점을 반환할 것을 2013년 요구하기도 했다. 천 화백은 여인의 한(恨)과 환상, 꿈과 고독을 화려한 원색의 한국화로 그려 1960~1980년대 국내 화단에서 여류화가로는 보기 드물게 자신의 화풍을 개척했고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폭넓게 활동했던 ‘스타’ 화가였다. 그러나 여인의 모습을 그린 ‘미인도’를 둘러싸고 1991년에 일어난 위작시비는 천 화백 노년의 최대 시련으로 심적 충격 속에 절필을 선언한 바 있다. 미인도 위작 논란은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천경자의 작품에 대해 작가가 직접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어깨에 나비가 앉은 여성 인물화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 전시에 포함됐다. 이 작품의 아트 포스터(복제품)를 본 친지에게서 “복제품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천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과 복제품을 검토해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이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림의 제작연도부터 소장경위 등을 추적해 진품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1999년 고서화 위작 및 사기판매사건으로 구속된 위조범 권모씨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화랑을 하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소액을 받고 달력 그림 몇 개를 섞어서 ‘미인도’를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위작 시비가 재연됐다. 이에 대해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미인도’(29Ⅹ26㎝)는 진짜이며 현대미술관이 현재 소장하고 있다”면서 “한국화 위조범과 현대 미술관 중 어느 쪽을 믿느냐”고 반문했었다. 천 화백은 “자기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후속 조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에 작품 감정을 의뢰했고 한국화랑협회에서는 진품이라는 감정을 내렸다. 당시 화백은 창작자의 증언을 무시한 채 가짜를 진품으로 오도하는 화단 풍토에선 창작행위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붓을 놓고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직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천 화백은 ‘자기 그림도 몰라보는 정신 나간 작가’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엄청난 정신적 고초를 겪었다. 천 화백의 둘째딸 김정희씨는 당시 “위작 시비는 언젠가는 밝혀질 자명한 사건”이라며 “위작 여부의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국가기관이나 특정 이익단체가 조직적으로 나서 일평생 외골수로 작업한 화가의 작가 정신을 말살하는 사건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LG, GM 손잡고 미래 동력 시동… 차세대 전기차량 핵심부품 공급

    LG, GM 손잡고 미래 동력 시동… 차세대 전기차량 핵심부품 공급

    LG전자가 2년여간 공들여온 자동차 부품 사업이 드디어 ‘대박’을 터뜨렸다. LG전자는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돼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한다고 21일 밝혔다. LG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 가고 있는 자동차 부품 사업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열매를 맺은 것이다.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완성차에 내비게이션과 오디오시스템 등 인포테인먼트 부품을 공급한 사례는 있었지만, 자동차의 핵심 장치인 구동모터를 공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기존 자동차 부품 회사가 해 오던 사업에 정보기술(IT)과 전자를 주력으로 하는 LG전자가 뛰어들어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쉐보레 볼트 EV에 공급하는 핵심 부품과 시스템은 구동모터, 인버터, 차내충전기, 전동컴프레서, 배터리팩, 전력분배모듈, 배터리히터, DC-DC컨버터, 급속충전통신모듈,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11종이다. GM도 기존 자동차 부품 회사가 아닌 LG전자와 손을 잡은 것을 ‘파괴적 혁신’이라고 명명했다. GM 글로벌 제품개발 및 구매 총괄 마크 로이스 부사장은 “GM의 기술력과 LG의 경험을 살려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합리적 가격으로 상용화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은 LG그룹이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분야다. 2013년 7월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를 신설한 LG전자는 7년여 전부터 키워왔던 텔레매틱스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에 더해 차량용 핵심부품으로 보폭을 넓혔다. 지난해부터 메르세데스 벤츠, GM, 구글, 폭스바겐 등과 함께 미래 차 제작에 참여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3826억원, 2분기 45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VC사업본부 이우종 사장은 “GM의 전기차 개발 파트너 선정을 계기로 미래 차 핵심부품 개발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의 주가는 전날보다 14.4%나 뛴 5만 3600원에 마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천경자 별세, 위작 시비 일자 “대한민국 예술원 탈퇴하고 붓 놓겠다” 왜?

    천경자 별세, 위작 시비 일자 “대한민국 예술원 탈퇴하고 붓 놓겠다” 왜?

    천경자 별세, 위작 시비 일자 “대한민국 예술원 탈퇴하고 붓 놓겠다” 왜? 천경자 별세 사망설이 꾸준히 제기된 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이미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91세. 천 화백의 딸 이혜선씨는 지난 여름 유골함을 들고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천 화백의 딸 이씨가 몇 달 전 미술관에 유골함을 들고 수장고에 다녀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씨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당시 이씨가 관련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아줄 것을 강력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개인적인 일이라 본인이 적절한 시점에 밝힐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지인은 이날 연합뉴스에 이씨로부터 “병석에 계시던 천 화백이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이후 몸 상태가 안 좋아졌으며 지난 8월 6일 새벽 의사가 보는 가운데 돌아가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지인은 “천 화백의 시신은 화장했고 뉴욕 성당에서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씨가 “같은 달 서울시에 협조를 요청한 뒤 서울시립미술관에 있는 ‘천경자 상설전시실’과 그의 작품이 보관된 수장고를 다녀왔다”며 “어머니가 아끼는 작품이 시립미술관에 있으니 가봐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언론에 관련 사실을 알리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고 그는 말했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 화백은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거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큰딸 이씨의 간호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와 접촉을 끊은 천 화백은 의식은 있는 상태라는 것이 이씨를 통해 그동안 미술계에 알려져 온 사실이다. 미술계에선 천 화백이 길게는 10여 년 전 이미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성 소문이 무성하게 돌았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예술원이 천 화백의 근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2월부터 수당 지급을 잠정 중단했고 이씨는 이에 반발해 탈퇴서를 제출했다. 예술원은 이씨에게 공문을 보내 천 화백의 의료 기록 등을 요구했으나 이씨는 이런 예술원의 요구가 천 화백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 의사를 알 수 없는 예술원으로선 탈퇴 처리를 하지 않았으며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에선 미술 분야 회원으로 소개하고 있다. 예술원은 그간 천 화백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직접적인 확인은 하지 못했다. 천 화백은 1998년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뉴욕으로 떠났다. 딸 이씨는 천 화백이 서울시에 기증했던 작품이 관리 소홀로 훼손됐다며 93점을 반환할 것을 2013년 요구하기도 했다. 천 화백은 여인의 한(恨)과 환상, 꿈과 고독을 화려한 원색의 한국화로 그려 1960~1980년대 국내 화단에서 여류화가로는 보기 드물게 자신의 화풍을 개척했고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폭넓게 활동했던 ‘스타’ 화가였다. 그러나 여인의 모습을 그린 ‘미인도’를 둘러싸고 1991년에 일어난 위작시비는 천 화백 노년의 최대 시련으로 심적 충격 속에 절필을 선언한 바 있다. 미인도 위작 논란은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천경자의 작품에 대해 작가가 직접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어깨에 나비가 앉은 여성 인물화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 전시에 포함됐다. 이 작품의 아트 포스터(복제품)를 본 친지에게서 “복제품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천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과 복제품을 검토해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이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림의 제작연도부터 소장경위 등을 추적해 진품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1999년 고서화 위작 및 사기판매사건으로 구속된 위조범 권모씨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화랑을 하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소액을 받고 달력 그림 몇 개를 섞어서 ‘미인도’를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위작 시비가 재연됐다. 이에 대해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미인도’(29Ⅹ26㎝)는 진짜이며 현대미술관이 현재 소장하고 있다”면서 “한국화 위조범과 현대 미술관 중 어느 쪽을 믿느냐”고 반문했었다. 천 화백은 “자기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후속 조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에 작품 감정을 의뢰했고 한국화랑협회에서는 진품이라는 감정을 내렸다. 당시 화백은 창작자의 증언을 무시한 채 가짜를 진품으로 오도하는 화단 풍토에선 창작행위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붓을 놓고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직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천 화백은 ‘자기 그림도 몰라보는 정신 나간 작가’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엄청난 정신적 고초를 겪었다. 천 화백의 둘째딸 김정희씨는 당시 “위작 시비는 언젠가는 밝혀질 자명한 사건”이라며 “위작 여부의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국가기관이나 특정 이익단체가 조직적으로 나서 일평생 외골수로 작업한 화가의 작가 정신을 말살하는 사건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감정노동 강도 텔레마케터가 최고… 산재 인정 ‘하늘의 별 따기

    감정노동 강도 텔레마케터가 최고… 산재 인정 ‘하늘의 별 따기

    #지방의 한 경찰서 교통민원실에서 근무하는 A씨는 최근 한 민원인으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속도 위반으로 적발된 민원인은 “내 차 계기판은 제한속도를 넘지 않았다”며 억지를 부렸다. A씨는 제한속도가 넘어가면 카메라에 찍히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며 설득했지만 돌아온 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뿐이었다. A씨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13일 한국고용정보원이 국내 730개 직업 종사자 2만 5550명의 감정노동 강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의료·항공·경찰·영업·판매 등 서비스 직업군의 감정노동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일을 하면서 화난 고객을 상대하는 빈도가 높은 직업으로는 텔레마케터, 경찰관, 보건위생 및 환경검사원, 항공기 객실 승무원 등이 꼽혔다. 또 주유원, 중독치료사, 치과위생사 등은 고객과 접촉하는 빈도가 높아 감정노동 강도가 센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 대응의 중요성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 직업은 중독치료사, 자연환경안내원, 보험대리인 등이었다. 종합적으로는 텔레마케터가 겪는 감정노동 정도가 가장 심했고 호텔관리자, 네일아티스트, 중독치료사, 창업컨설턴트, 주유원, 항공권 발권 사무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찰공무원은 탈법과 무질서 속에서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직업 특성상 욕설이나 음담패설을 듣는 일이 잦다. 지난해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경찰공무원의 직무 부담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8526명 가운데 감정노동을 경험한 경우는 80.8%인 6889명이나 됐다. 민원인 등의 억지 주장·부당한 요구(29.5%), 욕설·음담패설(22.8%), 소란·난동(13.2%), 협박·위협(2.0%) 등이 감정노동을 겪는 주요 이유였다. 경찰공무원뿐 아니라 은행원, 승무원 등 감정노동자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정신질환까지 겪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이 올해 발간한 감정노동자의 직무 스트레스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직 종사자 3065명 가운데 심리상담이나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경우는 26.6%에 달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각종 정신질환을 이유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경우는 지난해 47명에 그쳤다. 박상현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고객 만족이라는 문화가 만들어 낸 그늘이 감정노동”이라며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웃는 낯으로 고객을 대하는 감정노동자를 위한 관심과 배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노동 개혁 과제에도 감정노동자의 산재 인정이 포함된 만큼 올해 말까지 감정노동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감정노동자 보호 관련 법안(근로기준법 등 6건)이 통과되면 사업주는 감정노동자 보호 조치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노동자가 악성 민원을 일삼는 고객을 기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노동자에 대한 상담·치료 지원 등을 이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미국 가려고...’버스좌석’으로 위장한 남자

    미국 가려고...’버스좌석’으로 위장한 남자

    아메리칸 드림이 웃지 못할 해프닝을 빚었다. 기발한 변장술(?)로 몰래 국경을 넘으려던 남자가 철장 신세를 지게 됐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자동차 좌석으로 변장하고 몰래 미국에 입국하려던 남자가 미국 국경수비대에 적발됐다. 남자는 미국 이민을 꿈꿨지만 정식 이민을 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 비자라도 받을 수 있다면 합법적으로 입국한 뒤 체류할 방법을 찾아볼 수 있었겠지만 관광비자를 받을 여건도 되지 않았다. 미국으로 넘어갈 방법을 고민하던 남자는 무릎을 쳤다. 남자가 떠올린 방법은 변장. 남자는 버스좌석으로 둔갑하기로 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남자는 당장 실천에 옮겼다. 중고 버스에서 떼어낸 좌석의 속을 모두 파낸(?) 뒤 가죽시트를 뒤집어썼다. 가죽시트를 뒤집어쓰고 어정쩡하게 앉은 자세를 취하니 영락없이 버스좌석 같았다. 하지만 국경을 넘기 전 국경수비대의 검문에서 남자는 바로 적발됐다. 아이디어는 독특했지만 워낙 이런 사건을 많이 접한 국경수비대의 눈은 남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멕시코에선 자동차에 숨어 타고 밀입국을 시도한 사람들이 종종 발견되고 있다. 자동차 계기판 뒤나 트렁크 밑에 설치된 비밀 이중공간에 숨어 미국으로 입국하려던 멕시코인들이 적발된 적이 있다. 휀더나 패널 안쪽에 몸을 숨긴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 사진=미국 국경수비대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열린세상] ‘거대한 체스판’ 안의 또 다른 ‘체스판’ 게임/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열린세상] ‘거대한 체스판’ 안의 또 다른 ‘체스판’ 게임/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8·25 합의’ 이후 이산가족 상봉 후속 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카드와 4차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하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다시 한번 한반도로 집중시키고 있다. ‘10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8·25 합의에도 불구하고 남북 관계는 점점 더 짧은 대화와 긴 냉각기를 갖는 악순환을 거듭해 가는 것인가 하는 회의적 시각도 들게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가. 무엇보다도 북한이 기존 사고의 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정전협정’이라는 틀 속에 자신을 가둬 놓고 핵과 미사일에 기초한 강력한 군사력만이 체제 안정과 최고 존엄을 지킬 수 있다는 ‘절대자’로 맹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북한은 적대시 정책 철회와 평화협정을 위한 미국과의 대화만이 유일한 해법인 양 스스로 그린 허상에 빠져 있다. 그러면서 핵미사일 위협카드가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들이는 유용한 카드인 줄 착각하며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이 틀 속에서 남북 관계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남북 관계의 발전이 어떠한 이득을 주는지 잘 모르고 있다. 남북 관계의 대전환을 운운하지만, 왜 남북 관계의 대전환이 필요하고 대전환을 통해 남북 모두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비전과 전략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남북 관계의 대전환은 기껏해야 대화의 장에 나오는 것 이외에 ‘무엇을’에 해당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해 구조와 틀도 행위자의 행동변화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남북 관계를 바라본다면 기존의 틀 속에서 진행된 게임을 새로운 게임으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행위자의 행동은 국제체제와 지정학적 요소라는 구조와 틀로 제약을 받는다고 하지만, 국제체제와 지정학적 영향력과 중요도는 항상 변화해 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를 통해 반복되는 듯하지만 어느 하나 동일하지 않고 새로운 방향으로 유사성과 차별성을 가지면서 변화해 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변화 발전해 나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누구에 의해 이러한 변화가 생기는가다. 바로 국제사회의 주요 행위자들인 국가,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 단체, 개개인의 행동 변화에 따라 변화되고 있다. ‘나비효과’처럼 이들의 자그마한 행동 하나하나가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어떠한가. 북한의 반복된 행태, 북한의 위협카드, 북한의 도발 등을 운운할 때 북한의 한 해 주요 기념행사 일정표와 한·미 연합훈련의 일정표 등을 봐 가면서 대화의 시점과 위기의 시점을 체크해 나가면서 대화기와 경색기의 반복을 예측하고 있지 않은가. 지난 70년간 우리는 우리의 장기판을 스스로 보지 않고, 우리 밖의 장기판만 본 것이 아닌지 자문해 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긴 전문’과 1947년 7월 ‘포린어페어스’에 실린 익명의 “X” 논문으로 유명한 조지 케넌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소 간의 새로운 관계 속에서 ‘봉쇄’ 정책이라는 새로운 게임을 소개하고 소비에트 레짐의 정치·경제적 틀이 변화될 때까지 이 게임이 지속돼야 함을 주장했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1998년 ‘거대한 체스판’이라는 저서를 통해 구소련 붕괴 후 유라시아를 하나의 거대한 체스판으로 보고 미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지속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해 새로운 게임을 제안했다. 중국 또한 고도 경제성장에 기초한 영향력을 이 지역에서 발휘하고자 ‘신형대국관계’의 게임을 한다. 한반도가 포함된 ‘거대한 체스판’에서는 자기의 이익과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국가들은 각자 새로운 게임을 통해 상호 이해를 극대화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체스판에서의 게임은 어떠한가. 핵과 미사일 위협 카드를 게임의 승패로 인식하고 있는 북한이나, 한반도의 안정과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는 우리나 현재 게임을 통해서 모두 상호 이득을 추구했는가. 그렇지 않다면 기존의 갇힌 틀에서 벗어나 남북 모두가 번영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을 위한 ‘게임 체인지’를 해야 할 것이다.
  • [新국토기행] 경남 거제시

    [新국토기행] 경남 거제시

    경남 거제시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면적은 402.26㎢, 해안선 길이는 386.74㎞에 이른다. 해금강을 비롯해 섬과 해안의 기암괴석,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그림 같다. 곳곳에 해수욕장이 있고, 한국전쟁 당시 17만여명의 포로를 수용했던 포로수용소 등 구석구석에 유적지와 관광명소가 있다. 특히 동부면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전망대 사이 1475m 구간에 한려수도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케이블카가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거제도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거제 주변 청정해역은 수산물의 보고다.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을 공급한다. 세계 3대 조선소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조선산업 중심지다. 거제도는 1971년 통영시와의 사이에 거제대교가 놓여 육지와 처음 다리로 이어졌다. 1999년 신거제대교에 이어 2010년 부산 가덕도와 해저터널·다리로 잇는 거가대교가 개통됐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한려해상권의 거점 해양관광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시민 평균 연령이 36.2세, 해마다 5000여명씩 인구가 늘어나는 젊고 성장하는 도시다. [볼거리] ●바다의 금강산 명승 제2호 ‘해금강’ 거제 관광을 대표하는 명소로 남부면 해금강마을에서 남쪽으로 500m쯤 떨어진 해상에 있는 무인도다. 원래 이름은 갈도(葛島)다. 생김새가 칡뿌리가 뻗어 내린 모습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바다의 금강산이란 뜻으로 해금강이라 불린다.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돼 ‘거제 해금강’으로 등재됐다. 수억년에 걸쳐 파도와 바람에 씻긴 바위섬의 환상적인 비경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해골바위 등 천태만상의 기묘한 바위가 깎아지른 듯 수십m 높이로 절벽을 이뤄 섬을 둘러싸고 있다. 열십자 모양으로 뚫린 십자동굴 사이로 배가 드나든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려고 서불을 갈도에 보냈다는 서불과차(徐市過此) 설화도 전한다. ●바다 풍경이 한눈에 ‘바람의 언덕&신선대’ 남부면 갈곶리 도장포마을 북쪽 해안에 있는 언덕으로 사시사철 바닷바람이 분다. 언덕이 바다 쪽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어 앞이 탁 트여 있다. 언덕에서 보면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원래 지명은 띠밭늘이었다. 2002년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며 여러 드라마 촬영을 통해 알려졌다. 신선대는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목 입구인 남쪽 해변에 있는 기암괴석 지역이다.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고 할 정도로 해안 경관이 절경이다. 파도가 쉴 새 없이 밀려와 기암괴석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이어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해안 따라 굴러다니는 흑진주 ‘몽돌해변’ 흑진주처럼 반들반들 윤이 나는 검은 몽돌이 덮인 몽돌밭 해변이 1.2㎞에 걸쳐 있다. 몽돌밭은 폭 50m로, 면적은 3만㎢에 이른다. 바닷물이 밀려들고 나가면서 몽돌의 ‘자글자글’ 굴리는 소리는 우리나라 자연 소리 100선에 선정될 만큼 아름답고 감미롭다. 바닷물이 맑고 깨끗해 가족 피서지로도 알맞다. 땅 모양이 학이 날아오르는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학동으로 불리게 됐다. 해안을 따라 3㎞에 걸쳐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동백림이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팔색조 번식지로도 유명하다. ●740여종의 식물과 공룡 흔적 간직한 ‘외도’ 해상식물공원이 조성된 개인 소유 섬으로 거제도에서 4㎞ 떨어져 있다. 해안선 길이는 2.3㎞에 이른다.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외딴섬을 이창호(2003년 작고)·최호숙 부부가 사들여 식물공원을 조성했다. 1976년 관광농원 허가를 받은 뒤 30여년에 걸쳐 개간과 조경을 해 1995년 외도해상농원을 개장했다. 희귀 아열대 식물을 비롯해 740여종의 식물을 정갈하게 가꿔 놓은 식물원과 전망대, 조각공원 등이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조성돼 있어 이국적 정취가 느껴진다. 개발되지 않은 섬 동쪽 끝에 공룡굴과 공룡바위, 공룡발자국화석이 있다. 외도 관광은 오전 8시~오후 5시(여름철은 6시)이며 숙식은 할 수 없다. 장승포동이나 일운면 구조라, 동부면 학동리, 남부면 갈곶리, 일운면 와현리 등의 선착장에서 해상관광유람선이 다닌다. ●섬 전체가 동백나무로 뒤덮인 ‘지심도’ 섬 전체가 동백나무 숲이라 동백섬으로도 불린다. 일운면 지세포리에 딸린 섬으로 지세포에서 동쪽으로 6㎞ 떨어져 있다. 면적은 0.356㎢, 해안선 길이는 3.7㎞다. 섬 모양이 군함처럼 생겼다.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97m쯤 된다. 조선 현종 때 주민 15가구가 이주해 살기 시작한 뒤 현재 10여 가구, 20여명이 거주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1개 중대가 광복 직전까지 주둔했던 군 요새였다. 섬을 덮은 동백나무는 12월 초순부터 4월 하순까지 꽃이 핀다. 동백꽃을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3월이다. 장승포항에서 배를 타고 20분쯤 걸린다. 섬 안에 민박집도 있다. ●닭과 용을 닮은 해발 566m 명산 ‘계룡산’ 거제 본섬 한가운데 우뚝 솟은 명산이다. 해발 566m로 꼭대기에는 의상대사가 절을 지었다는 의상대 터가 있다. 산 형상이 닭과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688년(숙종 14년)에 현령 김대기가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길을 개설했다. 이를 기리는 김현령치비가 서문고개에 있다. 계룡산 아래에 6·25전쟁 때 포로수용소가 설치됐다. 포로수용소 건물 돌담 벽이 보존돼 있다. 정상에 서면 거제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부산 가덕도와 태종대도 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보인다. 산행코스 가운데 계룡사에서 계곡을 따라 송신탑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해 힘들다. 능선을 따라 불이문바위, 장군바위, 거북바위, 장기판 바위 등 기암괴석이 줄지어 있다. 가을 억새도 아름답다. ●대통령이 남긴 발자취 ‘김영삼 대통령 생가’ 장목면 대계리 외포마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태어나 13살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거제시는 오래된 김 전 대통령 생가를 헐고 2001년 새로 지었다. 566㎡의 대지에 팔작지붕으로 된 본채와 사랑채, 시주문을 건립하고 돌담도 만들었다. 생가 옆에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이 있다. ●시인 유치환의 숨결 ‘청마 생가&기념관’ 거제도는 ‘깃발’ 시인 청마 유치환이 태어난 곳이다. 청마는 1908년 거제시 둔덕면 방하마을에서 태어나 1910년 통영으로 이사했다. 시는 2000년 생가를 복원했다. 생가 근처에 청마 묘소가 있다. 청마의 문학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청마기념관을 생가 옆에 2008년 건립했다. 청마는 1967년 2월 13일 오후 9시 35분 부산 동구 좌천동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부산대학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운명했다. 처음에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 승학산 기슭에 장지를 마련했다. 그 뒤 양산시 백운공원묘지로 이장했다가 1997년 4월 5일 이곳으로 옮겼다. [먹거리] ●청정해역서 자란 바다의 우유 ‘굴’ 거제 연안에서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이 많이 생산된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된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이 거제 연안을 엄격하게 심사해 청정지역으로 지정하고 굴을 수입한다. 굴은 남성에게는 정력 식품, 여성한테는 미용 식품으로 알려졌다. 성장발육과 학습능력 향상에 효과가 크고 소화흡수가 잘되는 타우린, 아연 등의 성분이 많아 어린이들에게 최고 영양식이다. 고혈압, 뇌졸중, 당뇨, 관절염, 골다공증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겨울이 제철이다. 껍질째 익힌 뒤 까서 초장 등에 찍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느껴진다. ●진한 색과 강렬한 향의 유혹 ‘유자’ 거제는 기후·환경이 유자 생산에 알맞다. 연평균 기온이 13도 이상 온화한 기후에서 자란 거제 유자는 색깔이 진하고 껍질이 두꺼워 향이 강하고 오래간다. 생산 시기는 11~12월이다. 껍질이 두껍고 울퉁불퉁한 못난 것일수록 품질이 좋은 것이다. 유자는 비타민C를 비롯해 유익한 성분이 많아 스트레스 해소, 피로회복, 통증·염증·기침완화, 혈액순환, 위암·폐암·피부암 억제 등에 효과가 있다. 잘게 썰어 설탕에 재어 유자청을 만들어 차로 마신다. 빵도 만든다. ●추워질수록 맛 좋아지는 ‘대구’ 대구는 머리와 입이 커서 대구(大口)라고 부른다. 동해·서해 깊은 바다에 떼 지어 사는 한대성 고기로 겨울철 산란을 하기 위해 냉수층을 따라 남해 진해만으로 회유한다. 동해·남해안에서 잡히는 대구는 서해에서 잡히는 대구보다 크다. 특히 진해만 일대(거제해안)에서 겨울철에 잡히는 무게 7.5㎏이 넘는 대구를 최상품으로 꼽는다. 겨울 거제에서 잡은 대구로 요리하는 대구탕은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대구는 산란기에 암수가 사랑을 나누면서 서로 볼을 비벼대는 특성이 있어 살이 더욱 쫄깃하다. 대구볼찜 요리는 쫄깃한 대구 고기 식감을 음미할 수 있다. 대구는 고단백질 저지방 식품으로 간세포 재생 및 해독작용, 노폐물 배출, 피로회복 등에 효험이 있다. 황산화 영양소인 비타민 A는 살보다 알에 6배쯤 많다. 대구탕에 내장과 알을 함께 넣어 먹으면 간 보호 효과가 크다. ●싱싱함이 살아 있는 거제 별식 ‘멍게·성게 비빔밥’ 거제 지역 별미 음식 가운데 하나다. 멍게 비빔밥은 4~6월 거제 해안에서 채취한 싱싱한 멍게를 재료로 쓴다. 멍게를 양념과 버무려 저온에서 숙성시킨 뒤 참기름·깨소금·김가루 등을 넣고 밥과 함께 비빈다. 비빔밥과 함께 내놓는 싱싱한 생선으로 끓인 담백한 국 맛도 으뜸이다. 멍게에는 항균·항암과 체력보강, 식욕증진, 노화방지, 숙취해소를 비롯해 감기·기침을 멎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성게는 밤송이 조개라고도 한다. 성게는 5~6월이 산란기이며 여름이 제철로 가장 맛이 좋다. 해녀들이 직접 잡은 성게를 재료로 요리하는 거제 성게 비빔밥은 특유의 향긋한 향과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식욕을 돋운다. 성게는 빈혈예방, 결핵 완화와 거담작용, 암 예방 및 노화방지 등에 효능이 있다. ●자연이 키우고 전통 방식으로 채취한 ‘돌미역’ 거제 자연산 돌미역은 사등면 견내량 지역과 남부면 여차 지역 등에서 생산된다. 물살이 빠른 암반에서 자라 맛이 쫄깃하고 영양이 뛰어나 최고의 상품으로 꼽힌다. 3~5월 봄철에 전통 방식으로 채취한 뒤 바닷바람에 건조한다. 견내량에서 채취하는 미역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나온다. 미역은 혈압을 낮추고 암세포를 억제하며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몸 안의 중금속이나 농약, 발암물질 등을 밖으로 배출하며 체질개선과 노화방지 효능이 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新국토기행] 경남 거제시

    [新국토기행] 경남 거제시

    경남 거제시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면적은 402.26㎢, 해안선 길이는 386.74㎞에 이른다. 해금강을 비롯해 섬과 해안의 기암괴석,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그림 같다. 곳곳에 해수욕장이 있고, 한국전쟁 당시 17만여명의 포로를 수용했던 포로수용소 등 구석구석에 유적지와 관광명소가 있다. 특히 동부면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전망대 사이 1475m 구간에 한려수도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케이블카가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거제도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거제 주변 청정해역은 수산물의 보고다.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을 공급한다. 세계 3대 조선소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조선산업 중심지다. 거제도는 1971년 통영시와의 사이에 거제대교가 놓여 육지와 처음 다리로 이어졌다. 1999년 신거제대교에 이어 2010년 부산 가덕도와 해저터널·다리로 잇는 거가대교가 개통됐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한려해상권의 거점 해양관광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시민 평균 연령이 36.2세, 해마다 5000여명씩 인구가 늘어나는 젊고 성장하는 도시다. [볼거리] ●바다의 금강산 명승 제2호 ‘해금강’ 거제 관광을 대표하는 명소로 남부면 해금강마을에서 남쪽으로 500m쯤 떨어진 해상에 있는 무인도다. 원래 이름은 갈도(葛島)다. 생김새가 칡뿌리가 뻗어 내린 모습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바다의 금강산이란 뜻으로 해금강이라 불린다.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돼 ‘거제 해금강’으로 등재됐다. 수억년에 걸쳐 파도와 바람에 씻긴 바위섬의 환상적인 비경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해골바위 등 천태만상의 기묘한 바위가 깎아지른 듯 수십m 높이로 절벽을 이뤄 섬을 둘러싸고 있다. 열십자 모양으로 뚫린 십자동굴 사이로 배가 드나든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려고 서불을 갈도에 보냈다는 서불과차(徐市過此) 설화도 전한다. ●바다 풍경이 한눈에 ‘바람의 언덕&신선대’ 남부면 갈곶리 도장포마을 북쪽 해안에 있는 언덕으로 사시사철 바닷바람이 분다. 언덕이 바다 쪽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어 앞이 탁 트여 있다. 언덕에서 보면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원래 지명은 띠밭늘이었다. 2002년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며 여러 드라마 촬영을 통해 알려졌다. 신선대는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목 입구인 남쪽 해변에 있는 기암괴석 지역이다.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고 할 정도로 해안 경관이 절경이다. 파도가 쉴 새 없이 밀려와 기암괴석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이어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해안 따라 굴러다니는 흑진주 ‘몽돌해변’ 흑진주처럼 반들반들 윤이 나는 검은 몽돌이 덮인 몽돌밭 해변이 1.2㎞에 걸쳐 있다. 몽돌밭은 폭 50m로, 면적은 3만㎢에 이른다. 바닷물이 밀려들고 나가면서 몽돌의 ‘자글자글’ 굴리는 소리는 우리나라 자연 소리 100선에 선정될 만큼 아름답고 감미롭다. 바닷물이 맑고 깨끗해 가족 피서지로도 알맞다. 땅 모양이 학이 날아오르는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학동으로 불리게 됐다. 해안을 따라 3㎞에 걸쳐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동백림이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팔색조 번식지로도 유명하다. ●740여종의 식물과 공룡 흔적 간직한 ‘외도’ 해상식물공원이 조성된 개인 소유 섬으로 거제도에서 4㎞ 떨어져 있다. 해안선 길이는 2.3㎞에 이른다.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외딴섬을 이창호(2003년 작고)·최호숙 부부가 사들여 식물공원을 조성했다. 1976년 관광농원 허가를 받은 뒤 30여년에 걸쳐 개간과 조경을 해 1995년 외도해상농원을 개장했다. 희귀 아열대 식물을 비롯해 740여종의 식물을 정갈하게 가꿔 놓은 식물원과 전망대, 조각공원 등이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조성돼 있어 이국적 정취가 느껴진다. 개발되지 않은 섬 동쪽 끝에 공룡굴과 공룡바위, 공룡발자국화석이 있다. 외도 관광은 오전 8시~오후 5시(여름철은 6시)이며 숙식은 할 수 없다. 장승포동이나 일운면 구조라, 동부면 학동리, 남부면 갈곶리, 일운면 와현리 등의 선착장에서 해상관광유람선이 다닌다. ●섬 전체가 동백나무로 뒤덮인 ‘지심도’ 섬 전체가 동백나무 숲이라 동백섬으로도 불린다. 일운면 지세포리에 딸린 섬으로 지세포에서 동쪽으로 6㎞ 떨어져 있다. 면적은 0.356㎢, 해안선 길이는 3.7㎞다. 섬 모양이 군함처럼 생겼다.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97m쯤 된다. 조선 현종 때 주민 15가구가 이주해 살기 시작한 뒤 현재 10여 가구, 20여명이 거주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1개 중대가 광복 직전까지 주둔했던 군 요새였다. 섬을 덮은 동백나무는 12월 초순부터 4월 하순까지 꽃이 핀다. 동백꽃을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3월이다. 장승포항에서 배를 타고 20분쯤 걸린다. 섬 안에 민박집도 있다. ●닭과 용을 닮은 해발 566m 명산 ‘계룡산’ 거제 본섬 한가운데 우뚝 솟은 명산이다. 해발 566m로 꼭대기에는 의상대사가 절을 지었다는 의상대 터가 있다. 산 형상이 닭과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688년(숙종 14년)에 현령 김대기가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길을 개설했다. 이를 기리는 김현령치비가 서문고개에 있다. 계룡산 아래에 6·25전쟁 때 포로수용소가 설치됐다. 포로수용소 건물 돌담 벽이 보존돼 있다. 정상에 서면 거제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부산 가덕도와 태종대도 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보인다. 산행코스 가운데 계룡사에서 계곡을 따라 송신탑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해 힘들다. 능선을 따라 불이문바위, 장군바위, 거북바위, 장기판 바위 등 기암괴석이 줄지어 있다. 가을 억새도 아름답다. ●대통령이 남긴 발자취 ‘김영삼 대통령 생가’ 장목면 대계리 외포마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태어나 13살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거제시는 오래된 김 전 대통령 생가를 헐고 2001년 새로 지었다. 566㎡의 대지에 팔작지붕으로 된 본채와 사랑채, 시주문을 건립하고 돌담도 만들었다. 생가 옆에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이 있다. ●시인 유치환의 숨결 ‘청마 생가&기념관’ 거제도는 ‘깃발’ 시인 청마 유치환이 태어난 곳이다. 청마는 1908년 거제시 둔덕면 방하마을에서 태어나 1910년 통영으로 이사했다. 시는 2000년 생가를 복원했다. 생가 근처에 청마 묘소가 있다. 청마의 문학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청마기념관을 생가 옆에 2008년 건립했다. 청마는 1967년 2월 13일 오후 9시 35분 부산 동구 좌천동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부산대학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운명했다. 처음에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 승학산 기슭에 장지를 마련했다. 그 뒤 양산시 백운공원묘지로 이장했다가 1997년 4월 5일 이곳으로 옮겼다. [먹거리] ●청정해역서 자란 바다의 우유 ‘굴’ 거제 연안에서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이 많이 생산된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된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이 거제 연안을 엄격하게 심사해 청정지역으로 지정하고 굴을 수입한다. 굴은 남성에게는 정력 식품, 여성한테는 미용 식품으로 알려졌다. 성장발육과 학습능력 향상에 효과가 크고 소화흡수가 잘되는 타우린, 아연 등의 성분이 많아 어린이들에게 최고 영양식이다. 고혈압, 뇌졸중, 당뇨, 관절염, 골다공증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겨울이 제철이다. 껍질째 익힌 뒤 까서 초장 등에 찍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느껴진다. ●진한 색과 강렬한 향의 유혹 ‘유자’ 거제는 기후·환경이 유자 생산에 알맞다. 연평균 기온이 13도 이상 온화한 기후에서 자란 거제 유자는 색깔이 진하고 껍질이 두꺼워 향이 강하고 오래간다. 생산 시기는 11~12월이다. 껍질이 두껍고 울퉁불퉁한 못난 것일수록 품질이 좋은 것이다. 유자는 비타민C를 비롯해 유익한 성분이 많아 스트레스 해소, 피로회복, 통증·염증·기침완화, 혈액순환, 위암·폐암·피부암 억제 등에 효과가 있다. 잘게 썰어 설탕에 재어 유자청을 만들어 차로 마신다. 빵도 만든다. ●추워질수록 맛 좋아지는 ‘대구’ 대구는 머리와 입이 커서 대구(大口)라고 부른다. 동해·서해 깊은 바다에 떼 지어 사는 한대성 고기로 겨울철 산란을 하기 위해 냉수층을 따라 남해 진해만으로 회유한다. 동해·남해안에서 잡히는 대구는 서해에서 잡히는 대구보다 크다. 특히 진해만 일대(거제해안)에서 겨울철에 잡히는 무게 7.5㎏이 넘는 대구를 최상품으로 꼽는다. 겨울 거제에서 잡은 대구로 요리하는 대구탕은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대구는 산란기에 암수가 사랑을 나누면서 서로 볼을 비벼대는 특성이 있어 살이 더욱 쫄깃하다. 대구볼찜 요리는 쫄깃한 대구 고기 식감을 음미할 수 있다. 대구는 고단백질 저지방 식품으로 간세포 재생 및 해독작용, 노폐물 배출, 피로회복 등에 효험이 있다. 황산화 영양소인 비타민 A는 살보다 알에 6배쯤 많다. 대구탕에 내장과 알을 함께 넣어 먹으면 간 보호 효과가 크다. ●싱싱함이 살아 있는 거제 별식 ‘멍게·성게 비빔밥’ 거제 지역 별미 음식 가운데 하나다. 멍게 비빔밥은 4~6월 거제 해안에서 채취한 싱싱한 멍게를 재료로 쓴다. 멍게를 양념과 버무려 저온에서 숙성시킨 뒤 참기름·깨소금·김가루 등을 넣고 밥과 함께 비빈다. 비빔밥과 함께 내놓는 싱싱한 생선으로 끓인 담백한 국 맛도 으뜸이다. 멍게에는 항균·항암과 체력보강, 식욕증진, 노화방지, 숙취해소를 비롯해 감기·기침을 멎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성게는 밤송이 조개라고도 한다. 성게는 5~6월이 산란기이며 여름이 제철로 가장 맛이 좋다. 해녀들이 직접 잡은 성게를 재료로 요리하는 거제 성게 비빔밥은 특유의 향긋한 향과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식욕을 돋운다. 성게는 빈혈예방, 결핵 완화와 거담작용, 암 예방 및 노화방지 등에 효능이 있다. ●자연이 키우고 전통 방식으로 채취한 ‘돌미역’ 거제 자연산 돌미역은 사등면 견내량 지역과 남부면 여차 지역 등에서 생산된다. 물살이 빠른 암반에서 자라 맛이 쫄깃하고 영양이 뛰어나 최고의 상품으로 꼽힌다. 3~5월 봄철에 전통 방식으로 채취한 뒤 바닷바람에 건조한다. 견내량에서 채취하는 미역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나온다. 미역은 혈압을 낮추고 암세포를 억제하며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몸 안의 중금속이나 농약, 발암물질 등을 밖으로 배출하며 체질개선과 노화방지 효능이 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우리 부처, 이런 일 합니다] 나주 ‘빛가람 에너지 밸리’로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 꿈꾸는 한전

    [우리 부처, 이런 일 합니다] 나주 ‘빛가람 에너지 밸리’로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 꿈꾸는 한전

    전남 나주·광주가 스웨덴의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가 된다? 한국전력공사(KEPCO·이하 한전)가 주축이 된 ‘빛가람 에너지밸리’가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는 블루투스(근거리무선통신), 롱텀에볼루션(LTE) 등 굵직굵직한 정보통신기술(ICT)을 배출해 낸 세계 최고의 모바일 밸리다. 전남권역을 글로벌 ICT·전력산업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빛가람 에너지 밸리는 한국판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를 꿈꾼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연면적 7548㎡(약 2283평),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되는 지역 센터를 중심으로 효성을 비롯해 57개사가 이 일대에 입주를 결정했다. 투자 유치액만 현재까지 2476억원이다. 한전은 2020년까지 에너지 기업 500개를 유치하고 일자리 3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센터 완공은 2017년 9월이 목표다. 117년의 사사를 지닌 한전의 역할은 이처럼 전기를 배급, 관리하던 때를 훌쩍 뛰어넘었다. 익히 알려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건설도 한전의 작품이다. 한전은 1995년 필리핀 사업으로 해외 사업의 물꼬를 텄다. 한전은 건설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기업이다. ‘북미-중남미-아프리카-중동-아시아’를 잇는 ‘KEPCO 글로벌 에너지 벨트’ 구축 사업도 순항 중이다. 먼저 한전은 지난 7월 초 캐나다에 130억원 규모의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을 시작했다.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도 실증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제어시스템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으로 섬이 많은 우리나라에 적합한 사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가파도와 진도 가사도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한전은 울릉도와 같은 큰 섬으로 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멕시코에서는 화력 발전, 나이지리아에서는 발전소 성능 개선 사업, 요르단과 사우디 UAE에서는 원자력과 화력 발전 사업을 하고 있다. 또 필리핀과 중국에서는 각각 화력과 신재생 발전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국내 전기판매 수익만 가지고는 장기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해외에서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면서 “2020년까지 전체 매출의 20%를 해외에서 확보하겠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다. 한전은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포브스 글로벌 2000’에서 전력 유틸리티 부문 아시아 1위, 글로벌 4위 기업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해외 사업 부문에서 당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기는 성장을 이뤘다.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에너지 시장은 기후 변화 등 석유·석탄·원자력 등 전통 에너지의 한계로 무한정 에너지를 늘릴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 한전은 기존의 에너지 기술에 ICT를 융·복합해 똑똑한 에너지 사용을 가능하게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이 잘 알려진 에너지 신산업이다. 에너지 분야는 투자 기간이 길어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 어려운 대신 어느 단계에 이르면 수익을 내기 좋다. 공기업인 한전이 긴 안목을 갖고 사업을 선점해 나가기 좋단 얘기다. 이에 한전은 단순한 연구·개발(R&D)이나 기술 축적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수익 창출을 위해 해외 수출까지 염두에 둔 비즈니스 모델을 R&D 단계에서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벤츠 회장, 현대차 ‘비전G’의 어떤 기술에 꽂혔나

    벤츠 회장, 현대차 ‘비전G’의 어떤 기술에 꽂혔나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이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현장에서 현대자동차 부스를 찾아 최신 기술을 직접 조작해 보고 돌아갔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체체 회장은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한 모터쇼 첫날인 지난 15일(현지시간) 수행원들과 함께 현대자동차 부스를 직접 방문했다. 모터쇼 행사가 끝나기 직전인 오후 6시 30분쯤 부스를 찾은 체체 회장은 콘셉트차였던 ‘비전G’와 그에 적용된 ‘리모트 휠’ 기술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비전G는 현대차가 지난달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최초로 공개한 쿠페형(문이 두 개인 스포츠 세단 형태의 자동차) 콘셉트 자동차로 미래형 디자인과 함께 현대차가 개발 중인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체체 회장은 비전G의 운전석에 직접 앉아 ‘리모트 휠’ 기능을 직접 조작해 보고 이를 같이 간 임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리모트 휠은 현대차 중앙연구소 연구팀과 독일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기술로 올해 국내 중앙연구소가 업그레이드해 비전G에 처음 적용했다. 리모트 휠은 운전자 오른쪽 중앙에 위치한 반구 모양의 햅틱(촉각기술) 터치패드로 운전자가 손동작을 통해 자동차의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다. 현대차는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최소화하면서 운전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이 기술을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부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체 회장은 이와 함께 비전G의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에도 관심을 보이며 유심히 관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전G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위치한 조작부)에는 곡면 와이드스크린 화면이 적용돼 차량 정보 및 주행 상황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체체 회장은 이번 모터쇼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기술이 신차 개발 속도를 빠르게 하는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자동차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USB보다 더 작게...PC, 사물인터넷에 녹아들다

    [고든 정의 TECH+] USB보다 더 작게...PC, 사물인터넷에 녹아들다

    세상일에는 유행이라는 게 있는 모양입니다. 스마트폰을 보면 초기 나왔던 스마트폰은 3인치 정도 되는 작은 화면을 지닌 것들이 대세를 이뤘는데, 점점 크기가 커지면서 이제는 5인치도 평균처럼 보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PC는 점점 크기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제법 큰 크기의 컴퓨터가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크기의 PC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죠. 오늘 이야기는 작은 PC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작은 컴퓨터에 관해서 이야기하려면 상당히 광범위한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여기서는 대상을 줄여보기로 합니다. 일단 여기서 말하는 PC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데스크톱 PC가 기준입니다. 그리고 CPU는 x86 계열을 기준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ARM처럼 본래 임베디드나 모바일을 기준으로 나온 친구들을 기준으로 하면 더 한없이 작아질 테니 말이죠. - 메인보드의 표준 ATX 메인보드(혹은 마더보드, 주기판)는 컴퓨터의 기본이 되는 부품입니다. 이 기판 위에 CPU, 메모리, 확장 카드 등을 달아서 우리가 아는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죠. 컴퓨터를 한 번이라도 조립해보셨다면 아주 친숙한 모습일 것입니다. 현재 메인보드의 표준 규격은 ATX(Advanced Technology eXtended)입니다. 이 규격은 1995년 인텔이 처음 소개했고 이후 데스크톱 컴퓨터의 디자인 표준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사실 메인보드만의 규격이 아니라 컴퓨터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품에 대한 규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규격이 현재 대중적인 데스크톱 컴퓨터의 크기를 만든 것이죠. ATX 메인보드는 305 × 244mm 크기의 보드 위에 CPU 한 개와 메모리, 확장 카드 슬롯 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버전업은 되었지만, 기본적인 디자인은 크게 변한 건 없습니다. 당시 꽤 편리한 규격을 제시한 덕분에 현재까지 이 크기는 메인보드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ATX를 교체하려는 시도도 있기는 했습니다. 인텔은 2003년 BTX(Balanced Technology eXtended)라는 새로운 규격을 내놓아 ATX를 대체하려 했습니다. ATX가 그전에 있었던 AT를 대체했듯이 BTX라는 새로운 규격으로 ATX를 교체하려 했던 것이죠. BTX는 325 × 267mm의 크기를 지녔는데, 사실 ATX보다 컸습니다. 이런 규격을 내놓은 이유는 더 전기를 많이 먹는 시스템을 감당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펜티엄4가 바로 그런 경우였죠. 하지만 2006년 이후 인텔은 넷버스트 아키텍처가 실패라는 점을 인식하고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CPU 개발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결국, BTX는 일부 완제품 PC 외에는 거의 볼 수 없는 규격이 됩니다. 본래 의도는 아니었지만, ATX는 아직도 메인보드의 표준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기본 크기가 있다 보니 작은 PC를 원하는 수요를 만족할 수 없었죠. 사실 사운드 카드나 랜 카드 같은 장치들이 점차 메인보드로 통합되고 그래픽 카드 역시 내장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등장하자 수많은 PCI 및 PCI express 슬롯들은 황량한 빈자리에 지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공간도 줄이고 비용도 줄이기 위해서는 더 작은 규격이 필요하죠. 물론 아직도 ATX는 잘나갑니다. 그래픽 카드 2~3개씩 써야 하는 경우도 있고 CPU 한 개로는 모자라서 2개, 4개를 넣을 수 있는 메인보드도 필요합니다.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용으로 말이죠. 하지만 오늘 이야기는 더 작은 PC에 관한 것이라 EATX (Extended ATX)나 WTX (Workstation Technology Extended)같이 더 큰 메인보드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 ATX보다 더 작은 친구들 ATX보다 더 작은 메인보드로 현재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microATX(244 x 244mm) 메인보드입니다. 사실상 조립 PC용 메인보드 가운데서 ATX와 더불어 가장 흔한 규격이죠. ATX보다 작은 만큼 슬롯 숫자는 좀 적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기능은 그런대로 ATX와 비슷합니다. 과거에는 저가형 메인보드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고성능 메인보드들도 적지 않죠. 시중에서 물건을 보기는 쉽지 않지만, 이와 경쟁할만한 크기의 ATX 변형 규격들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FlexATX(229 × 191mm)가 그것인데, 1999년에 인텔이 표준을 정했습니다. 다만 이보다 약간 일찍 나온 microATX 만큼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습니다. 이보다 더 작은 규격을 내놓고 미니 PC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회사가 바로 비아 테크놀로지(VIA Technologies)입니다. 2001년 이 회사는 Mini-ITX (Information Technology eXtended)라는 새 규격을 내놓습니다. 그 크기는 170 X 170mm에 불과했습니다. 대만의 비아 테크놀로지는 과거 칩셋과 컨트롤러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그래픽카드 업체인 S3 그래픽과 x86 호환칩 제조사인 사이릭스(Cyrix)를 인수해서 나름 칩셋, 그래픽카드, CPU를 모두 제조할 수 있는 업체였습니다. 다만 성능이 낮아서 고성능 CPU 시장에서 경쟁하지는 못하고 아예 목표를 임베디드나 소형 PC 쪽으로 돌렸습니다. 그래서 이런 규격을 만든 것이죠. 이들은 더 나아가 나노 ITX(12 X 12mm), 피코 ITX (72 X 100mm), 모바일 ITX(45 X 75mm) 같은 더 작은 메인보드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작게 만들다 보니 포기를 해야 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크기가 작아질수록 확장 슬롯 하나가 사라지고 메모리 역시 노트북용으로 작아지고 나중에는 아예 모두 메인보드 기판에 붙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성능은 낮았지만, 고성능이 필요 없는 영역에서 이들은 번영을 누렸습니다. 문제는 인텔과 AMD를 비롯해 다른 회사들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저전력 CPU를 개발했다는 것이죠. 미니 ITX 규격은 CPU, 메모리를 교체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가장 작은 메인보드 규격으로 다시 인기를 끌게 됩니다. 이를 이용한 미니 PC도 많이 나오고 메인보드도 많이 나왔죠. 그런데 여기서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이 더 작은 크기의 PC를 원하게 됩니다. - 정말 작은 PC 인텔은 아톰 CPU라는 저전력 CPU를 내놓고 지난 수년에 걸쳐 성능과 전력 소모를 개선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 USB 메모리보다 약간 큰 크기의 미니 PC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여기에 인텔의 모바일 CPU들 역시 크기가 작아져 누크(NUC) 같은 새로운 제품이 등장할 수 있게 되었죠. 누크에 사용된 메인보드는 102x102mm에 불과한 크기입니다. 스틱형 PC라고 불리는 컴퓨트 스틱(Compute Stick)은 아예 크기가 30 x 90mm에 지나지 않습니다. TV의 단자에 꽂아 사용이 가능할 정도죠. 덕분에 복잡한 작업이 필요 없는 사용자들이 저렴하고 전기를 적게 먹는 PC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항상 대가 없이 작아질 순 없습니다.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칩 하나에 모든 시스템을 담는 SoC(System on Chip)가 흔하게 되었지만, 대신 CPU를 교체할 수 없거나 그래픽 카드를 추가할 수 없습니다. 작아질수록 업그레이드 가능성과 확장성은 떨어졌던 것이죠. 그래서 제조사들은 용도에 맞춰 다양한 규격을 내놓았습니다. 인텔이 새로 공개한 5 x 5 (5인치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조금 커서 147 x 140mm입니다.) 규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니 ITX와 달리 그래픽 카드를 추가할 순 없지만, 대신 CPU 교체는 가능합니다. 5 x 5는 현재 x86 CPU용 메인보드 가운데 CPU를 교체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규격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보다 더 작은 메인보드는 CPU가 BGA 방식이라고 해서 아예 메인보드와 일체형으로 나오게 됩니다. (물론 ITX 규격 가운데도 BGA 방식은 있습니다) 따라서 CPU 교체가 불가능하죠. 대신 더 작고 저전력인 PC가 가능합니다. - 어디까지 작아질까? 그런데 이렇게 작아진 PC가 더 작아질 필요가 있을까요? 답은 ‘그렇다’입니다. 다만 더 작은 PC가 되기보다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 되려는 것이 목적이죠. 즉, 요즘 뜨는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IoT)이 새로운 목표입니다. 인텔이 2014년 공개한 에디슨은 놀랍게도 SD 카드만 한 크기에 하나의 PC를 넣었습니다. 35.5 x 25 x 3.9 mm 정도의 공간에 500MHz로 작동하는 듀얼코어 아톰 프로세서와 100MHz로 작동하는 쿼크 프로세서, 1GB 램, 4GB eMMC, Wi-Fi, 블루투스, USB 컨트롤러를 넣은 것이죠. 이제까지 만든 가장 작은 x86 PC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사양으로 볼 때 에디슨의 목적은 윈도우 OS를 구동하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다양한 사물 인터넷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사용되려는 것이 목적이죠. 그런 만큼 PC처럼 사양은 높지 않아도 됩니다. 훨씬 단순한 작업에 사용되기 때문이죠. 사실 여기까지 작아지면 PC라고 부르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아마도 현재는 컴퓨트 스틱이 PC의 현실적인 하한선인 것 같습니다. 작은 PC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것은 물론 저전력으로 만들기 때문에 전기도 적게 먹습니다. 물론 가격도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컴퓨트 스틱 같은 경우는 10만 원대로 윈도우 PC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앞으로도 작은 PC의 인기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의 미래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과연 얼마나 PC가 더 작아질지 알기는 어렵지만, 미래에는 우리가 아는 PC의 경계가 상당히 허물어지고 각종 스마트 기기, 웨어러블 기기, 그리고 사물 인터넷과 혼합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지금 우리가 10년 전 상상할 수 없는 크기의 PC를 보듯이 10년 후에는 지금의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PC가 등장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총기 확대 안돼!...하와이 경찰, 중고품 안팔고 ‘파기’

    총기 확대 안돼!...하와이 경찰, 중고품 안팔고 ‘파기’

    최근 방송사 직원 피격 사건 등 미국 내에서 충격적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하와이 섬 호놀룰루 시 경찰이 자신들이 사용하던 중고 총기 2300여 정을 대중에 판매하는 대신 모두 파기하겠다는 결정을 내려 미국 내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호놀룰루 경찰은 최근 경관들의 지급총기를 ‘글록 17’ 권총으로 변경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시가 57만5000달러(약 6억 8000만 원) 상당의 ‘스미스 앤 웨슨’ 9㎜ 권총 2300여 정을 모두 파기하기로 결정했다. 호놀룰루 경찰은 이 총기들 중 일부를 인근 지역 경찰에 기증하는 등의 여러 대안을 검토해 보았으나 결국 총기를 전량 파기하는 원안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파기되는 총기 중 200여 정은 상자 개봉조차 하지 않은 신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놀룰루 경찰은 “이 총기들이 일반 대중에 판매돼 하와이 거리를 활보하는 일을 막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대해 호놀롤루 시장 커크 콜드웰의 승인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고 총기 및 압수 총기를 대중에 판매해 예산을 충당하기도 하는 미국 내 여타 지역 경찰들의 관행과 사뭇 대조되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미국 내 총기소지 옹호론자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총기소지 옹호단체 중 하나인 ‘수정헌법 2조 재단’(Second Amendment Foundation)의 창립자 앨런 고틀리브는 “정상 작동하는 총기를 파기하는 행동은 세금 낭비에 해당한다”며 “이번 결정은 총기소지 반대론자들이 벌이곤 하는 우행의 극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 총기들은 법을 준수하는 선량한 시민들, 특히 그 중에서도 소득 수준이 낮은 시민들의 자기 방어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충분했다”며 “또한 총기판매 수익으로 경찰병력 장비를 강화해 공공안전 증대에 기여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과거 켄터키 주 경찰의 경우 압수 총기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경찰병력들에게 개인 방탄복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놀룰루 경찰의 과감한 결정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라드 에버리트 ‘총기폭력 종식 연대’(Coalition to Stop Gun Violence) 대변인은 “하와이 주의 총기사고 사망자 수가 미국 전역에서 가장 적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하와이 주는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총기규제 법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지난 2013년에는 하와이의 인구대비 총기사고 사망자 수가 미국 내에서 가장 낮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에버리트는 이번 파기결정이 “해당 총기들을 거리에 풀어놓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호놀롤루 경찰은 (총기사고로 인해) 가정들이 파괴되는 것 보다는 총기들이 파괴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여긴 것 뿐”이라며 이들의 결단에 대한 찬성의 의사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한번에 완제품 출력?...10가지 재료 동시인쇄 ‘3D프린터’ 개발 [MIT]

    한번에 완제품 출력?...10가지 재료 동시인쇄 ‘3D프린터’ 개발 [MIT]

    미국 매사추세츠 주 공대(MIT)가 ‘제조업 혁명’으로 받아들여지는 3D 프린터 기술에 있어 또 다른 진일보를 이루어 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IT기기 전문지 엔가젯 등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간) MIT 산하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Computer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 이하 CSAIL)가 새로 공개한 혁신적 3D 프린터 시스템 ‘멀티펩’(MultiFeb)을 소개했다. 현재까지의 3D프린터 제품은 대부분 한 번에 단 하나의 재료만을 인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극명한 한계를 가진다. 설령 아주 간단한 구조를 지닌 물건이라 할지라도 그 구성 재료가 두 가지 이상일 경우 출력이 어려워지는 것. 이러한 맹점을 극복하고자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여러 재료의 동시 인쇄가 가능한 3D 프린터를 만들고자 했고, 일부는 실제로 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프린터들조차 한 번에 세 종류 이상의 재료를 인쇄할 수 없으며, 조작자가 빈번히 개입해 직접 출력이 정밀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율해야만 한다는 불편함을 지니고 있다. 이에 더해 대당 가격이 2억 원을 호가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CSAIL 개발팀에 따르면 멀티펩은 이러한 문제를 모두 극복한 혁신적 시스템이다. 인간 머리카락 너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40미크론(1미크론은 1/1000㎜, 단위는 μ) 크기 입자를 인쇄하는 이 기계는 내장된 3D스캐닝 기술을 통해 ‘스스로’ 물체를 인식할 수 있다는 특성을 지닌다. 이 3D스캐닝 능력은 종래의 3D프린터들이 가지는 핵심적 불편사항들을 한 번에 타파해주는 것이다. 우선 이 기술을 통해 멀티펩은 주기적으로 인쇄물의 모습을 스캔, 인쇄 상태를 점검해 스스로 인쇄 오차를 조정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정밀출력 기술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현 가능한 기술이라는 것이 개발자들의 설명이다. 두 번째로 멀티펩은 이 기술을 통해 출력물의 형태와 구조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위에 다른 질료를 직접 덧씌워 인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을 프린터 안에 넣은 뒤 그 위에 바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인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달리 말하면 회로기판이나 센서 같은 복잡한 장치를 제품에 직접 인쇄해 넣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즉 여러 부품들을 일일이 출력한 뒤 조립하는 공정을 생략하고 멀티펩 프린터 한 대 만으로 복합적 구조의 ‘완제품’을 출력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멀티펩은 기존하는 저렴한 부품만을 활용해 만들었기에 제작비 또한 7000달러(약 800만 원) 정도로 적게 소모된 편이다. 이는 취미용 3D프린터에 비하면 월등히 비싼 것이지만, 종래의 산업용 첨단 3D프린터에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개발을 공동 진행한 CSAIL 소속 연구 공학자 자비에 라모스는 “이번 기술은 제조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발명”이라며 “이제 전 세계 연구자들과 3D 프린팅 애호가들은 이전에 출력 불가했던 수많은 물품을 출력해 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유튜브(위)/MIT CSAIL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3x9 cm 까지 등장...PC, 어디까지 작아질까

    3x9 cm 까지 등장...PC, 어디까지 작아질까

    세상일에는 유행이라는 게 있는 모양입니다. 스마트폰을 보면 초기 나왔던 스마트폰은 3인치 정도 되는 작은 화면을 지닌 것들이 대세를 이뤘는데, 점점 크기가 커지면서 이제는 5인치도 평균처럼 보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PC는 점점 크기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제법 큰 크기의 컴퓨터가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크기의 PC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죠. 오늘 이야기는 작은 PC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작은 컴퓨터에 관해서 이야기하려면 상당히 광범위한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여기서는 대상을 줄여보기로 합니다. 일단 여기서 말하는 PC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데스크톱 PC가 기준입니다. 그리고 CPU는 x86 계열을 기준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ARM처럼 본래 임베디드나 모바일을 기준으로 나온 친구들을 기준으로 하면 더 한없이 작아질 테니 말이죠. - 메인보드의 표준 ATX 메인보드(혹은 마더보드, 주기판)는 컴퓨터의 기본이 되는 부품입니다. 이 기판 위에 CPU, 메모리, 확장 카드 등을 달아서 우리가 아는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죠. 컴퓨터를 한 번이라도 조립해보셨다면 아주 친숙한 모습일 것입니다. 현재 메인보드의 표준 규격은 ATX(Advanced Technology eXtended)입니다. 이 규격은 1995년 인텔이 처음 소개했고 이후 데스크톱 컴퓨터의 디자인 표준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사실 메인보드만의 규격이 아니라 컴퓨터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품에 대한 규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규격이 현재 대중적인 데스크톱 컴퓨터의 크기를 만든 것이죠. ATX 메인보드는 305 × 244mm 크기의 보드 위에 CPU 한 개와 메모리, 확장 카드 슬롯 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버전업은 되었지만, 기본적인 디자인은 크게 변한 건 없습니다. 당시 꽤 편리한 규격을 제시한 덕분에 현재까지 이 크기는 메인보드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ATX를 교체하려는 시도도 있기는 했습니다. 인텔은 2003년 BTX(Balanced Technology eXtended)라는 새로운 규격을 내놓아 ATX를 대체하려 했습니다. ATX가 그전에 있었던 AT를 대체했듯이 BTX라는 새로운 규격으로 ATX를 교체하려 했던 것이죠. BTX는 325 × 267mm의 크기를 지녔는데, 사실 ATX보다 컸습니다. 이런 규격을 내놓은 이유는 더 전기를 많이 먹는 시스템을 감당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펜티엄4가 바로 그런 경우였죠. 하지만 2006년 이후 인텔은 넷버스트 아키텍처가 실패라는 점을 인식하고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CPU 개발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결국, BTX는 일부 완제품 PC 외에는 거의 볼 수 없는 규격이 됩니다. 본래 의도는 아니었지만, ATX는 아직도 메인보드의 표준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기본 크기가 있다 보니 작은 PC를 원하는 수요를 만족할 수 없었죠. 사실 사운드 카드나 랜 카드 같은 장치들이 점차 메인보드로 통합되고 그래픽 카드 역시 내장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등장하자 수많은 PCI 및 PCI express 슬롯들은 황량한 빈자리에 지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공간도 줄이고 비용도 줄이기 위해서는 더 작은 규격이 필요하죠. 물론 아직도 ATX는 잘나갑니다. 그래픽 카드 2~3개씩 써야 하는 경우도 있고 CPU 한 개로는 모자라서 2개, 4개를 넣을 수 있는 메인보드도 필요합니다.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용으로 말이죠. 하지만 오늘 이야기는 더 작은 PC에 관한 것이라 EATX (Extended ATX)나 WTX (Workstation Technology Extended)같이 더 큰 메인보드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 ATX보다 더 작은 친구들 ATX보다 더 작은 메인보드로 현재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microATX(244 x 244mm) 메인보드입니다. 사실상 조립 PC용 메인보드 가운데서 ATX와 더불어 가장 흔한 규격이죠. ATX보다 작은 만큼 슬롯 숫자는 좀 적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기능은 그런대로 ATX와 비슷합니다. 과거에는 저가형 메인보드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고성능 메인보드들도 적지 않죠. 시중에서 물건을 보기는 쉽지 않지만, 이와 경쟁할만한 크기의 ATX 변형 규격들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FlexATX(229 × 191mm)가 그것인데, 1999년에 인텔이 표준을 정했습니다. 다만 이보다 약간 일찍 나온 microATX 만큼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습니다. 이보다 더 작은 규격을 내놓고 미니 PC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회사가 바로 비아 테크놀로지(VIA Technologies)입니다. 2001년 이 회사는 Mini-ITX (Information Technology eXtended)라는 새 규격을 내놓습니다. 그 크기는 170 X 170mm에 불과했습니다. 대만의 비아 테크놀로지는 과거 칩셋과 컨트롤러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그래픽카드 업체인 S3 그래픽과 x86 호환칩 제조사인 사이릭스(Cyrix)를 인수해서 나름 칩셋, 그래픽카드, CPU를 모두 제조할 수 있는 업체였습니다. 다만 성능이 낮아서 고성능 CPU 시장에서 경쟁하지는 못하고 아예 목표를 임베디드나 소형 PC 쪽으로 돌렸습니다. 그래서 이런 규격을 만든 것이죠. 이들은 더 나아가 나노 ITX(12 X 12mm), 피코 ITX (72 X 100mm), 모바일 ITX(45 X 75mm) 같은 더 작은 메인보드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작게 만들다 보니 포기를 해야 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크기가 작아질수록 확장 슬롯 하나가 사라지고 메모리 역시 노트북용으로 작아지고 나중에는 아예 모두 메인보드 기판에 붙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성능은 낮았지만, 고성능이 필요 없는 영역에서 이들은 번영을 누렸습니다. 문제는 인텔과 AMD를 비롯해 다른 회사들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저전력 CPU를 개발했다는 것이죠. 미니 ITX 규격은 CPU, 메모리를 교체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가장 작은 메인보드 규격으로 다시 인기를 끌게 됩니다. 이를 이용한 미니 PC도 많이 나오고 메인보드도 많이 나왔죠. 그런데 여기서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이 더 작은 크기의 PC를 원하게 됩니다. - 정말 작은 PC 인텔은 아톰 CPU라는 저전력 CPU를 내놓고 지난 수년에 걸쳐 성능과 전력 소모를 개선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 USB 메모리보다 약간 큰 크기의 미니 PC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여기에 인텔의 모바일 CPU들 역시 크기가 작아져 누크(NUC) 같은 새로운 제품이 등장할 수 있게 되었죠. 누크에 사용된 메인보드는 102x102mm에 불과한 크기입니다. 스틱형 PC라고 불리는 컴퓨트 스틱(Compute Stick)은 아예 크기가 30 x 90mm에 지나지 않습니다. TV의 단자에 꽂아 사용이 가능할 정도죠. 덕분에 복잡한 작업이 필요 없는 사용자들이 저렴하고 전기를 적게 먹는 PC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항상 대가 없이 작아질 순 없습니다.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칩 하나에 모든 시스템을 담는 SoC(System on Chip)가 흔하게 되었지만, 대신 CPU를 교체할 수 없거나 그래픽 카드를 추가할 수 없습니다. 작아질수록 업그레이드 가능성과 확장성은 떨어졌던 것이죠. 그래서 제조사들은 용도에 맞춰 다양한 규격을 내놓았습니다. 인텔이 새로 공개한 5 x 5 (5인치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조금 커서 147 x 140mm입니다.) 규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니 ITX와 달리 그래픽 카드를 추가할 순 없지만, 대신 CPU 교체는 가능합니다. 5 x 5는 현재 x86 CPU용 메인보드 가운데 CPU를 교체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규격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보다 더 작은 메인보드는 CPU가 BGA 방식이라고 해서 아예 메인보드와 일체형으로 나오게 됩니다. (물론 ITX 규격 가운데도 BGA 방식은 있습니다) 따라서 CPU 교체가 불가능하죠. 대신 더 작고 저전력인 PC가 가능합니다. - 어디까지 작아질까? 그런데 이렇게 작아진 PC가 더 작아질 필요가 있을까요? 답은 ‘그렇다’입니다. 다만 더 작은 PC가 되기보다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 되려는 것이 목적이죠. 즉, 요즘 뜨는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IoT)이 새로운 목표입니다. 인텔이 2014년 공개한 에디슨은 놀랍게도 SD 카드만 한 크기에 하나의 PC를 넣었습니다. 35.5 x 25 x 3.9 mm 정도의 공간에 500MHz로 작동하는 듀얼코어 아톰 프로세서와 100MHz로 작동하는 쿼크 프로세서, 1GB 램, 4GB eMMC, Wi-Fi, 블루투스, USB 컨트롤러를 넣은 것이죠. 이제까지 만든 가장 작은 x86 PC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사양으로 볼 때 에디슨의 목적은 윈도우 OS를 구동하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다양한 사물 인터넷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사용되려는 것이 목적이죠. 그런 만큼 PC처럼 사양은 높지 않아도 됩니다. 훨씬 단순한 작업에 사용되기 때문이죠. 사실 여기까지 작아지면 PC라고 부르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아마도 현재는 컴퓨트 스틱이 PC의 현실적인 하한선인 것 같습니다. 작은 PC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것은 물론 저전력으로 만들기 때문에 전기도 적게 먹습니다. 물론 가격도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컴퓨트 스틱 같은 경우는 10만 원대로 윈도우 PC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앞으로도 작은 PC의 인기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의 미래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과연 얼마나 PC가 더 작아질지 알기는 어렵지만, 미래에는 우리가 아는 PC의 경계가 상당히 허물어지고 각종 스마트 기기, 웨어러블 기기, 그리고 사물 인터넷과 혼합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지금 우리가 10년 전 상상할 수 없는 크기의 PC를 보듯이 10년 후에는 지금의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PC가 등장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취업 ‘블루오션’ 특성화 학과를 가다] 단국대 모바일시스템공학전공

    [취업 ‘블루오션’ 특성화 학과를 가다] 단국대 모바일시스템공학전공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그야말로 ‘모바일 전성시대’에 살고 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런 차세대이동통신 기술을 중심으로 기존 산업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스마트TV, 스마트자동차 등 분야를 일궈 나갈 고급 엔지니어의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다. 단국대가 5년 전 이런 환경을 내다보고 만든 학과가 모바일시스템공학전공이다. 이곳은 최근 모바일 산업의 성장을 쫓아 급하게 개설한 다른 대학 유사학과들보다 커리큘럼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우수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혜택과 100% 영어강의 등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수험생이 학과를 선택할 때에는 여러 가지를 따지겠지만, 이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은 대개 ‘모바일’과 ‘장학금’을 선택 이유로 꼽는다. 2011학년도 처음 개설될 당시 입학한 학생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막 태동할 무렵에 들어온 이른바 ‘스마트 키드’들이다. 1기로 이곳에 입학한 김효상(24)씨는 “학과 이름에 들어 있는 ‘모바일’을 보고 무작정 지원했다”고 했다. 그는 “입학하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했는데, 기존의 폴더폰에 비해 너무 신기했다. 그야말로 신세계가 열리는 기분이었다”면서 “무엇보다도 이 학과를 졸업하면 취직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한 4학년 이예진(23)씨는 다양한 장학금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B와 영어의 합이 4등급 이내면 입학금은 물론 4년 수업료, 기숙사비까지 전액 무상이다. 이씨는 정보통신(IT) 관련 학과에 입학하기 위해 여러 대학을 비교하다가 장학금 혜택을 알고서 주저 없이 이곳을 택했다고 한다. “다른 대학의 유사한 학과에 비해 파격적인 장학금을 지원하는 점에 끌렸습니다. 이렇게 큰 혜택을 주는 것은 학교가 우리 학과를 열과 성을 다해 키우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 아닐까요.” 지난 4년 동안 돈 걱정 없이 공부했던 그는 지난해 여름방학에는 홍콩청스대 교류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홍콩청스대는 대학 평가에서 아시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명문대다. 단국대와 협약을 맺고 매년 계절학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 학생은 매년 25명 선발하는데, 이 중 15명은 고정으로 모바일시스템공학전공에서 선발하고 있다. 이씨는 “1개월 동안 난징대 등 5개 대학 학생들이 팀을 이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과의 전망과 장학금에 주목하지만, 교수진은 탄탄한 커리큘럼을 최고의 강점으로 꼽는다. 전기전자공학, 컴퓨터공학에서 모바일 관련 과목을 선별하고 여기에 모바일프로그래밍, 모바일프로세서, 모바일시스템론 등 신규 과목을 보완했다. 학생들은 ▲수학 ▲실험·프로젝트 ▲공학(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시스템) ▲경영학 등을 중점적으로 배운다. 특히 ‘실험·프로젝트’ 과목은 다른 대학 유사학과에 비해 유독 돋보이는 부분이다. 학생들은 2학년부터 3학년까지 2인 1조로 매 학기 1학점 필수인 프로젝트·설계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모바일의 기본이 되는 ‘임베디드 시스템’을 배우는 수업이다. 학과의 전용실습실 중 한 곳인 201호(전자회로실험실습실)에서 주로 수업을 하는데, 1학점이지만 만만치 않은 수업으로 불린다. 이곳에서 만난 이충희(24)씨는 모바일 시스템을 적용한 미니 자동차 ‘텍밧’(tek bot)을 들어 보이며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실습으로 배우기 때문에 효과도 크고 재미도 있다”고 했다. 텍밧은 일종의 스마트 미니 자동차다. 모바일 프로그래밍으로 조작된다. 프로그래밍을 한 기판을 얹으면 스마트 자동차가 되기 때문에 어떤 프로그램을 입히느냐에 따라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다. 이씨는 “하드웨어는 물론 프로그래밍도 동시에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이씨처럼 3학년이 되면 여기에다 한층 수준 높은 ‘브레인 보드’를 올려 개량된 스마트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학과장 신원용(37) 교수는 “학생들이 실험·실습에서 기자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수백만원의 실습용 장비는 물론, 오실로스코프 등 고사양 전자·제어 기자재도 넉넉히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학과 명칭에 ‘공학’이 들어가지만, 이 학과는 공과대학이 아닌 국제학부에 소속돼 있다. 모든 교수는 전공수업을 100% 영어로 강의한다. 장학금 등 각종 혜택에도 불구하고 이 학과에 대한 지원율이 그리 높지 않은 대표적인 이유다. 학과 관계자는 “학생들이 영어 강의를 크게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세계를 무대로 일할 졸업생을 육성하는 학과이기 때문에 영어 강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학과 3학년 김우정(22)씨는 이와 관련, “처음에는 영어 강의가 어려웠는데, 차츰 적응이 되니 장점이 상당하다”고 했다. 그는 “외국의 회사에 취업하고 싶은 학생들로선 영어 강의가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엔지니어가 아닌, 경영학적 자질을 갖춘 인재를 기르기 위해 국제학부 내 국제경영학 전공을 복수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이수할 수 있게 했다. 현재 7명이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 학과장은 “공학적 기술은 물론 IT 기획과 마케팅 분야로 진출하려는 학생에게 아주 유리한 과정”이라며 “학생들은 졸업 후 다양한 산학연 분야에 진출해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호놀롤루 경찰, 6억 원 상당 중고총기 판매않고 ‘파기’해 논란

    호놀롤루 경찰, 6억 원 상당 중고총기 판매않고 ‘파기’해 논란

    최근 방송사 직원 피격 사건 등 미국 내에서 충격적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하와이 섬 호놀룰루 시 경찰이 자신들이 사용하던 중고 총기 2300여 정을 대중에 판매하는 대신 모두 파기하겠다는 결정을 내려 미국 내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호놀룰루 경찰은 최근 경관들의 지급총기를 ‘글록 17’ 권총으로 변경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시가 57만5000달러(약 6억 8000만 원) 상당의 ‘스미스 앤 웨슨’ 9㎜ 권총 2300여 정을 모두 파기하기로 결정했다. 호놀룰루 경찰은 이 총기들 중 일부를 인근 지역 경찰에 기증하는 등의 여러 대안을 검토해 보았으나 결국 총기를 전량 파기하는 원안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파기되는 총기 중 200여 정은 상자 개봉조차 하지 않은 신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놀룰루 경찰은 “이 총기들이 일반 대중에 판매돼 하와이 거리를 활보하는 일을 막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대해 호놀롤루 시장 커크 콜드웰의 승인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고 총기 및 압수 총기를 대중에 판매해 예산을 충당하기도 하는 미국 내 여타 지역 경찰들의 관행과 사뭇 대조되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미국 내 총기소지 옹호론자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총기소지 옹호단체 중 하나인 ‘수정헌법 2조 재단’(Second Amendment Foundation)의 창립자 앨런 고틀리브는 “정상 작동하는 총기를 파기하는 행동은 세금 낭비에 해당한다”며 “이번 결정은 총기소지 반대론자들이 벌이곤 하는 우행의 극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 총기들은 법을 준수하는 선량한 시민들, 특히 그 중에서도 소득 수준이 낮은 시민들의 자기 방어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충분했다”며 “또한 총기판매 수익으로 경찰병력 장비를 강화해 공공안전 증대에 기여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과거 켄터키 주 경찰의 경우 압수 총기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경찰병력들에게 개인 방탄복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놀룰루 경찰의 과감한 결정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라드 에버리트 ‘총기폭력 종식 연대’(Coalition to Stop Gun Violence) 대변인은 “하와이 주의 총기사고 사망자 수가 미국 전역에서 가장 적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하와이 주는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총기규제 법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지난 2013년에는 하와이의 인구대비 총기사고 사망자 수가 미국 내에서 가장 낮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에버리트는 이번 파기결정이 “해당 총기들을 거리에 풀어놓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호놀롤루 경찰은 (총기사고로 인해) 가정들이 파괴되는 것 보다는 총기들이 파괴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여긴 것 뿐”이라며 이들의 결단에 대한 찬성의 의사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10가지 물질 동시 출력 ‘혁신적 3D프린터’ 개발 [MIT]

    10가지 물질 동시 출력 ‘혁신적 3D프린터’ 개발 [MIT]

    미국 매사추세츠 주 공대(MIT)가 ‘제조업 혁명’으로 받아들여지는 3D 프린터 기술에 있어 또 다른 진일보를 이루어 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IT기기 전문지 엔가젯 등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간) MIT 산하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Computer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 이하 CSAIL)가 새로 공개한 혁신적 3D 프린터 시스템 ‘멀티펩’(MultiFeb)을 소개했다. 현재까지의 3D프린터 제품은 대부분 한 번에 단 하나의 재료만을 인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극명한 한계를 가진다. 설령 아주 간단한 구조를 지닌 물건이라 할지라도 그 구성 재료가 두 가지 이상일 경우 출력이 어려워지는 것. 이러한 맹점을 극복하고자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여러 재료의 동시 인쇄가 가능한 3D 프린터를 만들고자 했고, 일부는 실제로 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프린터들조차 한 번에 세 종류 이상의 재료를 인쇄할 수 없으며, 조작자가 빈번히 개입해 직접 출력이 정밀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율해야만 한다는 불편함을 지니고 있다. 이에 더해 대당 가격이 2억 원을 호가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CSAIL 개발팀에 따르면 멀티펩은 이러한 문제를 모두 극복한 혁신적 시스템이다. 인간 머리카락 너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40미크론(1미크론은 1/1000㎜, 단위는 μ) 크기 입자를 인쇄하는 이 기계는 내장된 3D스캐닝 기술을 통해 ‘스스로’ 물체를 인식할 수 있다는 특성을 지닌다. 이 3D스캐닝 능력은 종래의 3D프린터들이 가지는 핵심적 불편사항들을 한 번에 타파해주는 것이다. 우선 이 기술을 통해 멀티펩은 주기적으로 인쇄물의 모습을 스캔, 인쇄 상태를 점검해 스스로 인쇄 오차를 조정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정밀출력 기술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현 가능한 기술이라는 것이 개발자들의 설명이다. 두 번째로 멀티펩은 이 기술을 통해 출력물의 형태와 구조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위에 다른 질료를 직접 덧씌워 인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을 프린터 안에 넣은 뒤 그 위에 바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인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달리 말하면 회로기판이나 센서 같은 복잡한 장치를 제품에 직접 인쇄해 넣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즉 여러 부품들을 일일이 출력한 뒤 조립하는 공정을 생략하고 멀티펩 프린터 한 대 만으로 복합적 구조의 ‘완제품’을 출력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멀티펩은 기존하는 저렴한 부품만을 활용해 만들었기에 제작비 또한 7000달러(약 800만 원) 정도로 적게 소모된 편이다. 이는 취미용 3D프린터에 비하면 월등히 비싼 것이지만, 종래의 산업용 첨단 3D프린터에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개발을 공동 진행한 CSAIL 소속 연구 공학자 자비에 라모스는 “이번 기술은 제조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발명”이라며 “이제 전 세계 연구자들과 3D 프린팅 애호가들은 이전에 출력 불가했던 수많은 물품을 출력해 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유튜브(위)/MIT CSAIL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역사 속 ‘영웅들’ 예술로 재조명

    역사 속 ‘영웅들’ 예술로 재조명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맞는 올해, 역사 속에 묻혔던 인물들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하다.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였던 의열단을 만든 약산 김원봉(1898~1958)이 대표적이다. 한국독립운동사에서 그 이름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만 남과 북 모두에서 잊혀진 존재이다. 남에선 공산주의자로서 해방 후 월북한 인물로, 북에선 숙청을 당하면서 독립운동사에서 허전한 공백으로 남아버린 인물로 최근 영화 ‘암살’에서 영화배우 조승우가 역할을 맡아 대중적으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역사의 지속성에 관심을 가져 왔던 작가 권순왕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대안공간 아터테인에서 여는 기획초대전 ‘약산 진달래’에서 김원봉의 역사적 의미, 의열단의 활동을 모티프로 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인을 따라 우연히 참석했던 밀양독립운동사 연구소장의 취임식 때 약산 김원봉의 독립운동 활동과 연설 모습을 담은 기록필름을 보고 ‘찬란한 죽음’을 접한 듯 전율을 느꼈다는 권 작가는 “이념으로 잊혀진 인물의 명예를 시각 이미지로 회복시켜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역사의 그늘에 묻힌 그를 정서적으로 유연하게 불러내고 싶었고 민족주의자 김약산을 드러내고자 전시 제목엔 시인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붙였다고 덧붙였다. “기록영화에서 독립군의 죽음을 보면서 죄의식 같은 것을 느꼈고 그들의 피눈물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기록영화의 일부 장면을 출력해 붓으로 덧칠한 뒤 칼로 상처를 내고 캔버스 뒤에서 물감을 긁어서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앞과 뒤에서 볼 수 있는 양면회화 작품으로 현상과 진실을 동시에 얘기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가려진 지속-약산’ 등 양면회화 작품 7점이 소개되고 있다. 전시는 25일까지. 실내와 실외, 사적인 영역과 공공의 영역, 평면과 입체를 종횡무진하는 설치작가 배수영은 전자 기기 안의 회로기판 등 소모되어 버려지는 산업폐기물을 활용하는 작품을 주로 제작한다. 종로구 북촌로 나무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배수영은 유구한 세월 동안 대한민국을 지키고 빛낸 위인과 영웅들에 대한 오마주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영화 ‘어벤저스’의 제목을 본떠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코벤저스’(Co-Vengers)는 화면 중앙에 8·15와 3·1, 그리고 태극문양을 놓고 이순신 장군, 안중근 열사, 논개, 류관순 열사, 김구 선생, 명성황후 등을 표현하고 있다. 높이 3m가 넘는 작품으로 화려한 색채조명과 어우러져 웅장함과 숭고미를 풍긴다. 일본에서 수학하고 일본에서 활동해 온 작가는 “광복 70년을 맞는 뜻깊은 시점에 역사적 아픔에 대한 치유와 두 나라의 긍정적 문화 교류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복 천을 길게 늘어뜨린 설치작품 ‘자궁성’, 회로기판과 LED를 활용한 ‘생+생+생(재생+소생+상생)’ 등이 소개된다. 전시는 9월 21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불지옥’ 금성에 탐사로봇 보내기...미· 러 누가 이길까

    ‘불지옥’ 금성에 탐사로봇 보내기...미· 러 누가 이길까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태양계의 여러 극한적 환경을 탐사해왔다. 그중에는 절대 영도에 가까운 차가운 우주도 있고 섭씨 수백 도의 극한적인 장소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탐사가 어려운 장소는 많다. 최소한 수십km 두께의 얼음 밑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바다나 표면 온도가 섭씨 500도에 달하는 금성의 표면이 그런 장소다. 금성의 대기는 이산화탄소에 의한 강력한 온실효과로 인해 엄청나게 뜨거울 뿐 아니라 기압도 대단히 높다. 금성 표면의 압력은 지구 표면의 90배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구소련과 미국의 금성 착륙선들은 극한의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능력에도 불구하고 착륙 후 바로 연락이 끊기거나 혹은 수 시간 이내로 생을 마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실 화성보다 더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누구도 금성 표면에 로버(Rover)를 보내지 못했다. 화성 표면에는 벌써 4번째 탐사 로버인 큐리오시티가 활약 중이고 앞으로도 더 많은 로버를 보낼 계획이지만, 금성은 감감무소식인 이유다. 하지만 NASA와 러시아 우주국은 금성에 로버를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NASA는 이에 관련된 기반 기술을 개발해 극한의 불지옥인 금성 표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로버 개발에 가까이 다가간 상태다. 금성 로버 개발에서 가장 곤란한 부분은 바로 전자 계통이다. 지금까지 만든 어떤 반도체나 전자 기판도 이런 환경에서 장시간 작동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의 국립 과학 재단 기금의 지원을 받은 오자크 집적 회로(Ozark Integrated Circuits)는 놀랍게도 섭씨 350도의 고온을 견딜 수 있는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이런 고온 전자 회로의 개발은 미국의 기초과학력을 보여주는 사례로써 앞으로 금성 탐사는 물론 고온 고압의 극한 환경이 필요한 다른 분야에도 널리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그래도 금성 표면의 온도가 이것보다 높다는 것이다. NASA의 과학자들은 결국 금성 로버에 냉각장치를 탑재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다소 곤란한 문제이기도 한데, 로버의 내부를 섭씨 300도로 주변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뿐 아니라 부피와 무게도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성에 보낸 로버들과 달리 금성 로버는 복잡한 탐사장치를 최소화시킨 단순한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냉각이 필요한 전자 계통의 크기를 가능한 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면서도 정보를 수집하고 지구에 자료를 전송해야 하므로 여러 가지 기술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동력 계통은 원자력 이외에는 처음부터 대안이 없으므로 (금성은 두꺼운 구름과 대기로 인해 태양전지를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이런 온도와 압력에서 견디는 태양전지도 없다.) 오히려 결정이 쉬울 것 같지만, 이런 고온 환경에서 견디는 원자력 전지 역시 만들기 쉽지 않다. 현재 생각하는 대안은 플루토늄 - 238을 이용한 스털링 엔진이다. 스털링(Stirling) 엔진은 온도 차를 이용해 동력을 발생시키는데, 방사성 붕괴로 섭씨 1,200도까지 가열된 플루토늄 연료와 주변의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을 이용한 방식이다. 이를 이용해서 로버의 바퀴를 굴리고 냉각장치를 가동한다. 이런 여러 가지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런 환경에서 작동하는 로버를 만드는 일은 NASA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아직 금성 로버는 디자인 및 기초 연구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계획으로는 금성 표면에 풍선을 보내 표면에서 가까운 위치에서 저공비행을 하면서 관측하는 표면 관측 계획인 Venus In-Situ Explorer (VISE)이 먼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VISE는 2022년 발사 예정이며 로버와 달리 움직이는 엔진은 필요 없어서 구조가 훨씬 단순하다. 다만 이런 극한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특수 풍선이 필요한데, 이미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어 있어 성공 가능성이 크다. 금성 로버는 VISE 이후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데, 러시아 역시 2020년대에 자체적인 로버를 금성에 보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과연 미국과 러시아 중 누가 먼저 로버를 보낼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일단 공개된 내용을 보면 NASA가 훨씬 앞서 있는 것 같지만, 아직 어느 나라도 금성 로버를 자신 있게 보낼 수 있을 만큼 완성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미국이 화성과 마찬가지로 금성에 첫 번째 로버를 보내는 나라가 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우리가 눈여겨볼 부분은 NASA와 미 정부가 이런 기초 과학 연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주 강국’ 같은 화려한 수식어와 미사여구가 아니라 바로 이렇게 조용하지만 할 건 다하는 부분이 미국이 이 분야에서 좀처럼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는 비결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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