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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업계 분양시기 저울질

    ‘요즘 같은 때에는 미루는 게 상책이지요.’‘기다린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나요.’ 주택업계가 분양시기를 놓고 고민 중이다.수도권에서조차 ‘1순위 청약률 제로’라는 상황을 맞은 탓이다. 많은 업체들은 분양시기를 내년 봄으로 미루고 있다.그 때 가면 혹시 경기가 나아질지 모른다는 기대감에서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내년 초 분양경기가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주택업계에서는 최근 분양에 나서는 업체들의 분양성적이 초미의 관심사다.수요자들로서도 지금 분양받는 것이 나은지,아니면 내년까지 기다리는 것이 유리한지 헷갈린다. 분양시기를 늦추는 것이 대세다.대림산업은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에서 이달 중 677가구를 분양하려 했으나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이를 내년1월로 늦췄다.남광토건도 이달 말 화성시 봉담읍에서 767가구를 분양하려던 계획을 내년 1월로 연기했다.모델하우스 공사가 지연된데다 분양경기가 가라앉은 점이 감안됐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사태가 예견되는 처지에서 굳이 분양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내년에는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효성과 ㈜대원은 경기도 파주 교하지구에서 공동으로 19일 모델하우스를 열고,23일부터 분양신청을 받는다.39평형 468가구,45평형 772가구 등 모두 124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이다. 교하지구는 동문건설과 신동아건설 등이 분양에 나섰다가 고전한 곳이어서 주택업체들은 대규모 물량의 분양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한다.이 아파트 분양을 맡고 있는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다른 아파트와 달리 입지여건이 좋고 중대형으로 구성된 만큼 분양가를 낮추고 마감재를 고급화해 인근 실수요자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라면서 “분양을 늦추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신공영도 경기도 안양시 박달동에서 당초 내년 초에 공급하려던 79가구를 18일부터 분양하기로 했다. 김성곤기자
  • [길섶에서] 성탄트리

    올해도 백화점,호텔에서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이 하나둘 선보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서울 시청앞 광장에 성탄트리가 점등되었다.밤이면 도심 곳곳 나무들에 장식등이 별인 듯 아름답게 켜진다.그런데도 며칠전 저녁 모임에서 만난 한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올해는 왜 이다지 크리스마스분위기가 안 느껴지는지 모르겠다.”고.일행은 이구동성으로 경기침체,정쟁,사회혼란 등을 탓하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 그러나 정말 올해만 유난한 것일까.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작년에도,재작년에도 연말분위기 안 난다는 얘기를 나눈 기억이 분명한 것이다.문득 몇년 전부터 집에서 트리 만들기를 그만둔 사실이 떠올랐다.비록 묵은 것이긴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플라스틱조각을 하나하나 맞추며 트리를 만들어 나갈 땐 기독교도가 아니면서도 성탄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완성 후 깜박등에 스위치를 넣었을 때는 살풋 감동까지 받지 않았던가. 결국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성탄분위기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사랑,감사,희망을 갈구하고 실천하는 마음 말이다.성탄트리 만들기라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신연숙 논설위원
  • 위스키 소비도 극과극/일반 시장 점유 43%감소 프리미엄 판매 34%증가

    위스키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경기침체 속에서도 고급 위스키는 잘 팔리는 반면 프리미엄급 이하 판매량은 급감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올해 위스키 판매량은 5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올들어 11월까지의 판매량은 292만 8565상자(한 상자는 500㎖ 18병)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나 감소했다.업계 관계자는 “요즘의 분위기로 보면 12월에도 위스키 판매량이 늘어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올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10% 안팎의 감소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위스키 판매량은 외환위기 여파로 98년에는 감소세였으나 9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특히 2000년에는 39.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19.6%,11.7%가 증가했다.올들어 11월까지의 판매량 가운데 발렌타인17,윈저17,스카치블루17,랜슬럿17 등 슈퍼프리미엄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3%나 증가했다.전체 위스키 판매량의 21.03%인 61만 5808상자가 팔렸다.그러나윈저12,딤플,시바스리걸12,랜슬럿12,J&B-Jet 등 프리미엄급은 222만 4976상자가 팔려 16.2%의 감소율을 기록했다.프리미엄급의 시장점유율은 75.97%에 이른다.또 썸씽스페셜,패스포트 등 스탠더드급은 34.9%나 감소했다. 오승호기자 osh@
  • [나의 건강보감]조정래 작가

    어김없이 그는 두알의 가래를 쥐고 있었다.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앞 찻집 다솔에서 담소를 나눈 4시간 내내 그는 양 손을 번갈아가며 가래를 굴렸다.‘까락까락’거리는 맑은 가래 소리가 어쩌면 목어(木魚)가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도 같았고,또 어찌 들으면 훈풍에 실려와 졸음의 끝에 닿는 풍경소리와도 같았다.호두를 닮은 바로 이 두알의 가래에 그의 문학적 열정과 고통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한참 ‘아리랑’을 집필할 때,사단이 벌어졌다.일단 작심하면 좌고우면하는 법없이 외길로 내달아 끝을 보는 성미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글을 써나갔다.그러나 그게 문제였다.너무 무리하게 글쓰기에 매달리는 바람에 그만 오른팔 관절이 어긋나고 만 것.“처음엔 어깨 관절 부위가 아프더니 이내 어깨며 팔,손등까지 마비되는 거에요.글 쓸 일이 태산인데,큰일났다 싶더라구요.그래서 한의원을 찾아 침도 맞고 했지만 완치가 안돼요.그랬는데 한의사가 제게 이걸 권해요.‘설마…’하고 시작했는데,세상에 가래 주무르는 게 내 글쓰기의 구원이 될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그날 이후,그는 손에서 가래를 놓지 않는다.처음 손에 쥐어 7년쯤 주물렀던 가래 두알은 전북 김제의 ‘아리랑 문학관’에 전시돼 있고,지금 것은 연전 전남 장흥의 독자가 선물한 것이다. ●7년 주물렀던 ‘가래' 아리랑 문학관 전시 작가 조정래(61).문단에서는 그를 두고 ‘한국문학의 정신이자 지조’라고들 말한다.그만큼 외롭고 치열하게 그가 숨쉬는 시공(時空)을 싸워서 헤쳐왔으며,이렇게 일군 그의 문학이 도저(到底)하고 웅숭깊어 정치가,역사가도 이루지 못한 우람한 산 하나를 빚어 놓아서다.어두운 시대,금기의 빗장을 벗겨 낸 ‘태백산맥’이 그렇고 ‘아리랑’과 ‘한강’이 그렇다. 그러나 이런 성취가 거저 주어졌을까.지난 83년 ‘태백산맥’의 집필을 시작해 지난해 ‘한강’을 마무리할 때까지 22년동안 물경 5만장이 넘는 원고지를 오로지 육필로 빼곡하게 메웠다.오죽했으면 집필실을 ‘글감옥’이라고 불렀으며,당초 그가 맘먹은 글편을 마무리한 뒤에는 “이제야 20년 글감옥에서 출옥했다.”고 토로했을까.그만큼 글쓰기는심신을 갉아대는 버거운 중노동이었다.“태백산맥의 원고를 모두 쌓아놓고 사진을 찍을 때 자꾸만 눈물이 쏟아졌다.”는 그의 말은,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룬 성취감이기도 하겠거니와 영혼의 고독과 육체의 고통을 한꺼번에 이겨낸 한 인간의 눈물겨운 고백 아니겠는가. 그 스물 두해 동안 그는 상상을 절하는 갖가지 직업병과 싸워야 했다.글을 써내야 하는 오른 어깨가 통째로 마비되는 아픔이 가장 치명적이었지만 위궤양과 기침병,둔부의 종기도 그의 ‘장정(長征)’을 위협한 장애였다.이 가운데 위궤양은 지난 90년 취재여행중 중국에서 병증이 나타나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거치는 동안 줄곧 그를 괴롭혔다.“의사 말이 글 쓰는 동안에는 못고칠 병이랍디다.아니나 다를까 아리랑을 끝낼 때까지 다섯 번이나 도졌는데,나중에 담배 끊고,섭생을 잘해 이겨냈죠.” ●글쓰기 22년… 위궤양·기침병·종기 시달려 기침병도 그를 옭아맨 고통이었다.의사의 진단은 ‘누적된 과로’가 원인이었는데,기침 때문에 자리에 누울 수도 없었다.“지금도 기침에는공포감을 갖고 있어요.소설 연재는 시작됐는데,밤잠을 못이루는 고통을 생각해 보세요.두어달 소파에서 앉은 잠을 잤지요.지금 이만큼 나아진 것도 천행입니다.”게다가 둔부의 종기도 그의 발목을 거머쥐었다.“공중에 선반을 매달아 놓고 서서 글을 썼다는 다산의 고백이 이해가 됩디다.결국 하나가 말썽을 부렸는데,나중엔 하는 수 없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수술을 받았어요.”이처럼 왜곡된 세상의 편견과 싸우는 일방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하려고 드는 병마와도 싸워야 했던 그의 건강이 가래 만으로 담보될 리가 없다.가래와 함께 그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는 맨손 체조로 참담한 병마를 떨칠 수 있었다.대하소설 ‘태백산맥’은 이런 산고를 겪으며 태어났다. 그를 얘기하자면 산도 빼놓을 수 없다.요즘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을 오른다.주로 집이 있는 분당에서 출발해 너댓 시간 산을 타 남한산성의 정상에 오른다.아내 김초혜 시인과 함께 산을 타며 자분자분 세상일을 얘기하는 일은 즐거운 도락이다.때로는 집 근처 야트막한 야산을 타며 명상에 빠지기도 한다.이런 시간이 정신을 추스리는 충전의 짬이기도 하지만 산의 굴곡을 따라 오르내리는 일은 건강에도 그만이다.‘태백산맥’ 이래 지리산에 들면 혼령과 정담이라도 나눌 것같은 그가 아닌가.아니나 다를까 그는 산중에서도 지리산을 으뜸으로 쳤다.“지리산은 좋은 산이에요.살이 깊어 뼈가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깊고 따뜻하죠.산,특히 지리산에 드는 일은 인내가 필요합니다.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4박5일은 걸어야 하는데 견딤을 투자하지 않으면 깊은 맛을 못느끼거든요.” ●매일 맨손체조·등산도 ‘병마 떨치기' 일조 역사(役事)를 치르는 동안 참혹한 심신의 피폐를 겪었지만 그는 지금 흔한 성인병조차 모르고 살 만큼 건강하다고 했다.그러나 정작 부러운 것은 그의 몸보다 정신이었다.“우리 민족의 정신건강이 걱정입니다.병폐야 많지만,영어 배우라며 자녀들 내모는 사람들 보면서 광태(狂態)를 느껴요.이거 문화적 식민을 자처하는 일입니다.민족의 얼인 나랏말 제쳐두고 그렇게 해서 좀 잘되면 뭐하고,좀 잘살면 뭐합니까.슬프기도 하고 위기감도 느껴요.” 노고가 끝나지 않았을까.다시 태어나도 ‘글예술’을 하겠노라는 그는 문신처럼 손끝에 밴 여적(餘滴)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대하소설은 못써요.지금 준비중인 연작소설은 사회주의 몰락의 저변을 파헤친 것인데,우선 실천문학 겨울호에 상당한 분량이 실릴 겁니다.”그래도 세상은 희망이다.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공평을 상징하는 여신 ‘아스트라이아’의 천칭으로 이 시대를 저울질하는 그가 있으므로. 심재억기자 jeshim@ ■‘가래' 건강법 호두처럼 생겼지만 씨알이 크고 굴곡이 깊은 과실이 가래다.그 가래를 주물러 병고를 덜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조정래 작가는 지금도 자는 시간 말고는 손에서 가래를 놓지 않는다.양손으로 가래를 굴리다가 때로는 뾰족한 가래 머리로 손바닥이나 발바닥의 경혈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는 “이걸로 내 어깨를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손바닥에 우리 몸 전체의 경락이 모여 있고,특히 손가락 끝의 감각기관은 뇌와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우리가 향유하는 문명이라는 것도 기실은손이 이룬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 여기에다 맨손 체조도 그의 일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하루 중 아침과 점심 후,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세번씩 한 동작을 두번 되풀이해 맨손체조를 하는데,하찮게 여겨 대충 하려고 들지 말고 정성을 쏟아 해보세요.시간이야 5분에 불과하지만 금세 더운 땀이 몸에 뱁니다.”그의 맨손체조는 예전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필요한 몇몇 동작을 더한 것이다.“한창 태백산맥 집필할 때,어깻죽지에 통증이 왔어요.마치 등판이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깨지는 듯한 고통이었어요.두드리고 주물러도 안돼요.그때 맨손체조를 시작했는데,불과 열흘 만에 변화를 느꼈어요.”그렇게 어깨 통증을 이겨낸 뒤 하루도 체조를 거르지 않는다.외국 여행중 비라도 내릴 양이면 호텔 현관에서라도 체조를 했다. 까다롭지는 않지만 섭생에도 ‘조정래식’이 있다.야채,된장쌈밥과 매운탕과 구이 등 생선음식을 즐기며,밥은 작은 한 공기가 정량인 소식이다. 대신 육식은 일주일에 1번 정도 먹을 뿐이다.이 원칙을 20년이나 지켜왔다.‘태백산맥’을 집필할 때까지는 커피도 꽤 마셨지만 지금은 녹차가 그 자리를 대신해 하루에 12∼13잔씩 마신다.술도 두주불사였으나 역시 ‘태백산맥’ 집필에 들면서 주색잡기를 금기사항으로 규정,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부터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도원아이한의원 이정언 원장은 “손은 동맥과 정맥이 교차할 뿐 아니라 경혈이 많아 가래나 둥근 공을 자주 주무를 경우 혈행을 개선할 뿐 아니라 경혈을 자극해 운기(運氣)를 돕기 때문에 작가 등 팔을 많이 쓰는 직업인에게 맞는 운동법”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 징역12년 선고 이모저모/박지원씨, 특검보에 악수청해

    12일 징역 12년이 선고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일찍 법정에 나와 잠자코 앞을 응시한 채 앉아있었다.가끔 헛기침을 할 뿐이었다.박 전 장관은 예전에 비해 부쩍 흰머리가 많아지고 초췌한 모습이었다.법정은 방청객 120여명으로 가득 메워졌다.박 전 장관의 1심 구속만료를 나흘 앞두고 열린 재판은 이렇게 시작됐다. 변호인측은 먼저 변론재개를 요청했다.박 전 장관이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만나 150억원을 받았다고 추정되는 2000년 4월14일의 상황에 대해 알리바이가 나와 증인신청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변호인측은 전날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에 올랐던 사진을 제출했다.사진은 당일 저녁 연극팀과 자리를 같이한 박 전 장관의 모습을 담고 있다.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4월중순’을 14일로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부장판사 “항소심서 다투라” 재판부는 30여분 동안 판결문 요지를 읽어 내려갔다.이익치·김영완씨 진술이 모두 신빙성이 있다며 박 전 장관의 무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남북정상회담 비용 명목으로 150억원을 요구했지만 사실상 개인용도로 썼고 뉘우침도 없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상균 부장판사가 “판결문에 자세히 썼으니 읽어보고,항소심에서 다투라.”고 말하자 박씨는 “알겠다.”고 짧게 답했다.재판부가 법정을 떠난 뒤 박씨는 법정에 나온 김종훈 특검보에게 악수를 청했다.지인들이 앞다퉈 위로하자 굳은 표정을 풀고 미소로 답했다.법정을 나서면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기도 했다. 소동기 변호사는 선고 직후 “중요한 알리바이가 나왔는데 선고를 강행한 것이 아쉽다.”면서 “즉시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즉시 항소할 것” 박씨 구속기간이 곧 완료된다는 이유로 재판부가 박씨 알리바이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선고를 너무 서둘렀다는 주장이다.이에 대해 검찰은 “문광부 공문에 따르면 박씨가 30일에 연극을 관람하고,격려금까지 지급했다.”고 말했다.그러나 변호인측은 이 부분을 중점 공략할 것이라고 밝혀 추후 항소심서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정은주기자 ejung@
  • [사설] 崔대표 수사협조 약속 지켜야

    한나라당 이회창 전 대선후보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와 전달방법은 충격을 넘어 국민을 비탄에 잠기게 한다.가뜩이나 경기침체로 들뜬 연말분위기는 눈을 씻고 찾아보려 해도 볼 수가 없고,대학졸업생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실업률이 8%를 넘어서는 마당이다.첩보전을 방불케 한 ‘차떼기’와 이자까지 미리 계산해서 받은 무기명 채권 책포장은 과연 우리 정치판을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고개가 갸우뚱거릴 뿐이다. 이런 판국에 한나라당은 뭘 더 감추고 변명할 게 있겠는가.정치개혁,투명경영을 외쳐봤자 다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그런 점에서 어제 최병렬 대표가 다짐한 “모든 것을 적극적으로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밝히겠다.”는 대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얼마나 모아 어떻게 쓰였고,얼마가 남았는지,또 자금투입이 불가피한 대선 시스템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이 길만이 한나라당이 대선자금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고 거듭날 선택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선자금 해법을 놓고 ‘이회창당 이미지 벗기’라며 구당권파를 비롯해 여기저기서 불만을 터뜨리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데,말이 안 된다.도대체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과 폭발 직전의 분노를 알기나 하는가.대선자금을 고해성사만 할 것이 아니라,검찰수사에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이제 ‘국민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이니,‘감옥에 가더라도 내가 가겠다.’는 식의 미사여구가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SK 비자금을 수수한 최돈웅 의원은 물론,필요하다면 대선 당시 선대위와 재정국 관계자들도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검찰도 지금은 별 반향이 없지만 한나라당의 편파수사 시비와 특검도입 주장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액수에 차이가 있을 터이지만,노무현 후보 캠프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승자에게 혹독해야 이번 대선자금 수사가 교훈이 될 수 있다.또 정치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다.
  • [데스크 시각] 철저한 수사 기업에 약 된다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는 경제 검찰이라 부를 만큼 경제 사건을 핵심적인 수사 대상으로 삼고있다.경제의 심장인 재무성을 압수수색할 정도이므로 기업 수사의 엄격함은 말할 것도 없다.우리 검찰이 기업의 분식회계와 같은 경제 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불과 몇년 되지 않는다.수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기업들은 검찰이 기업을 죽인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올초 SK글로벌의 분식회계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직후 부임한 서영제 서울지검장은 재벌들에 대한 수사를 유보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불법대선자금 수사가 시작되면서 수사와 경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쟁은 다시 불붙고 있다. 기업들은 검찰 수사가 이미지에 대한 타격,국제적인 신인도 하락,주가하락,투자위축 등의 악영향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한 대그룹의 임원은 “검찰의 수사 때문에 내년 사업목표나 투자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한 보수단체가 조사해 보니 기업의 96%가 “검찰수사로 신인도가 떨어졌다.”고 대답했다고 한다.언론들도 덩달아 기업들이 해외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고,심지어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고 전한다. 이런 주장들은 지금 시점에서는 맞을 수도 있다.그러나 매우 단견적인 시각이다.SK그룹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검찰의 수사를 받은 이후 오히려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SK·SK텔레콤·SK가스 등 주력기업들의 주가는 SK글로벌의 분식회계에 대한 수사 직후 폭락했지만 다시 회복돼 지금은 두배 이상 오른 종목도 있다. 이른바 ‘마니 풀리테(Mani Puliteㆍ깨끗한 손)’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대대적인 부정부패 수사는 2년이나 걸렸다.무려 3175명이 기소된 대규모 사건이지만 그만큼 충분한 시간을 투입한 셈이다.‘마니 풀리테’ 이후 이탈리아 경제가 나빠졌다는 논쟁이 있었다.그러나 유럽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반대 논리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다소의 충격은 있었지만 이탈리아는 이후 깨끗한 이미지로 신인도가 올라갔다고 한다.어느 설문조사에서 국내 외국계 기업의 CEO 43.8%가 한국의 투자환경을 A·B·C·D중 최하위인 D로 평가했다.그런데 투자를 꺼리는 첫 원인은 ‘노사 갈등’이었고 두·세번째도 검찰수사는 아니었다. 기업들은 수사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누구나 기업들이 피해자라고 인정하지 않는가.차기 집권이 유력한 정당의 협박에 자유로울 기업이 있을까.정치인들에게 바친 100억,150억원은 어떤 돈인가.연구개발비로 쓸 수도 있었고 근로자들의 몫으로 갈 수도 있던 돈이다.경제를 볼모로 조사를 회피하려는 것은 스스로 목에 올가미를 거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지금은 기업이 탄압을 받는 ‘우울한 겨울’이 아니라 부정부패,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호기(好機)이다. 검찰은 총선 전에 수사를 끝내려 하는 등 시간에 쫓기지 말고 정치자금의 흑막을 캐내야 한다.부패의 싹은 다시 자라지 못하도록 확실히 뽑을 일이다.“검사는 배고픈 늑대가 돼라.”지난 5일 도쿄지검 특수부장으로 취임한 이우치 겐사쿠(54)검사는 4대 증권사 주가조작 사건 등을 파헤친 경제수사통이어서 일본 경제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검찰도 기업수사를 철저히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신인도가 올라간다는 ‘역설적’ 사실을 증명해보여야 할 것이다. 손 성 진 사회부 차장
  • 실질국민소득 마이너스

    올들어 9월까지 우리국민의 실질소득이 외환위기 발생 이듬해인 1998년 이후 5년만에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나기 마련인 국민소득이 거꾸로 쪼그라든 것이다.우리경제가 올들어 3·4분기까지 2.6%의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가 극도로 썰렁한 이유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 잠정추계’에 따르면 3분기 중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53조 785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5%가 늘었다.2분기(3.6% 증가)보다 높은 증가율로 2개 분기 연속 상승세다. 그러나 실질GNI는 109조 758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9% 증가에 그쳤다.실질GNI는 명목GNI를 물가상승 등을 감안해 재조정한 것으로,한나라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뜻함과 동시에 체감경기의 척도로도 활용된다. 특히 올들어 9월까지의 누적 실질GNI는 321조 3783억원으로 지난해 1∼9월(322조 291억원)보다 0.2%가 줄었다.1∼9월 누적 실질GN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98년(-9.8%) 이후 처음이다. 3분기 실질GNI 증가율은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성장률 2.3%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것이다.한은은 “외국과의 교역조건이 나빠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약화된 탓에 GNI 증가율이 GDP 성장률보다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3분기 총저축률은 전년동기보다 0.8%포인트 상승한 28%로 2개 분기째 소폭의 상승세를 지속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소비지출에 더 몸을 사렸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비슷한 맥락에서 국내 총투자율도 23.9%로 전년동기(24.6%) 대비 0.7%포인트가 하락했다.지난해 1분기(23.5%) 이후 18개월만에 최저치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생계형 신용불량자 급증

    신용대란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회 전반에 고통의 그늘이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비교적 적은 금액도 못갚거나 월 수입 100만원이 채 안되는 절대빈곤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부채규모가 큰 신용불량자의 증가세도 꾸준히 계속되면서 1인당 평균부채 규모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 적은 빚도 못갚아 8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워크아웃(채무재조정 등을 통해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제도)을 신청한 신용불량자 가운데 2000만원 이하 소액 연체자는 1219명으로 전월(902명)보다 무려 35.1%가 늘었다. 이는 전월 증가율 8.0%의 4배를 웃도는 것으로 전체 워크아웃 신청자 증가율(19.1%)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신용회복위원회는 “경기침체 등이 장기화하면서 적은 돈도 못갚게 된 사람이 급격히 늘어난 게 가장 큰 이유”라면서 “특히 최근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한도축소 등으로 인해 부채규모가 작은 저소득층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신청자가 급증했다.11월 2593명으로 전월대비 25.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100만원 이하 소득자들의 신청은 8월 1541명(전월대비 증가율 -5.6%),9월 1844명(19.7%),10월 2066명(12%)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청자 1인당 평균부채 사상최고 지난달 전체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8511명에 달했다.이에따라 지금까지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누계는 총 4만 6181명으로 집계됐다.소액 연체자들의 비중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고액 연체자들의 신청 또한 급증하면서 신청자 1인당 평균부채가 지난달 5084만 2000원으로 뛰었다.10월(4859만 7000원)보다 4.6%나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신용회복위원회 한복환 사무국장은 “워크아웃 신청자들의 1인당 개인부채가 늘고 있는 것은 갚기 어려운 가계빚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취업 보증수표 MBA 도 부도/인크루트 조사, 학위취득자 65%가 백수

    지난 2일 미국 일리노이주 최대 도시인 시카고의 한 호텔에 한국인 유학생 수십명이 몰려들었다.LG화학이 미국 경영대학원 등 해외 석·박사 학위 취득 예정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취업 인터뷰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이들은 서류 전형을 통과한 미국 중부지역 유학생들로,서부·동부지역에서 열린 면접에 참가한 지원자들과도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LG화학에 취업할 가능성은 ‘바늘 구멍’이다. 이날 면접에 참가했던 유학생 김모(33)씨는 5일 “수업도 빼먹고 비행기를 타고 가 인터뷰를 했지만 선발인원이 한자릿수여서 합격할지 모르겠다.”면서 “이미 다른 회사에도 지원해 마음을 졸이면서 최종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해외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취업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해외 명문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 등의 학위를 받아도 언어 문제나 외국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 등으로 현지 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국내 기업들이 해마다 미국 등 현지에서 진행하는 유학생 취업설명회도 급격히 줄었다.아예 유학생 채용 공고조차 하지 않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삼성·LG등 채용인원 작년 절반도 못미쳐 올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현지 설명회 및 면접을 실시한 곳은 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 5곳과 LG화학·LG전자 등 LG 계열사 3곳,포스코 등이 전부다.SK텔레콤 등 지난해까지 미국 설명회를 개최했던 대기업 계열사 10여곳은 올해에는 현지 설명회를 하지 않았다. 현지 설명회를 개최한 기업들도 지난해보다 방문 학교 수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최종 선발하는 유학생 인원도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 수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최고 절반 이상 줄었다.두자릿수라도 10명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삼성증권 관계자는 “10∼11월 미국 10여개 대학을 돌면서 설명회와 면접을 했다.”면서 “당초 20명 정도 뽑을 계획이었으나 최종 선발인원은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삼성생명도 해외투자부문 등 해외 학위가 필요한 필수인력만 선발키로 해 최종 선발 인원은 5명 미만이 될것으로 보인다.LG화학과 LG전자,LGCNS 등도 10명 이내에서 선발키로 했다.LG전자는 올여름 유학생 인턴사원을 미리 뽑았기 때문에 선발 인원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코는 인터넷을 통해 유학생 취업 공고를 낸 뒤 e메일로만 서류를 접수했으며,해외 설명회는 지난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만 개최했다.미국 중부 인디애나주의 한 대학에서 MBA 학위를 취득할 예정인 이모(32)씨는 “같은 대학에서 포스코에 10여명 가량 지원했지만 서류전형에서 3분의 1만 뽑혔으며,뉴욕까지 가서 인터뷰를 했다.”면서 “최종 합격한 사람은 1명뿐”이라고 말했다.LG화학 시카고 설명회에는 동부지역 유학생들까지 비행기를 타고 와 면접에 참여,경쟁이 더욱 치열했다.미 중부지역 대학 MBA 과정에 다니고 있는 최모(31)씨는 “지난해에는 MBA 학위 취득자 등 유학생 20명이 현지 면접을 통해 대부분 취직했으나 올해에는 15명중 2명만 취직한 상태”라고 털어놨다.미 서부권 대학 경영대학원 졸업 예정자인 최모(32)씨는 “올해 유학생 채용을 진행한 모든 기업에 원서를 냈으나생각보다 취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매일 국내 기업들의 홈페이지를 보면서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있지만 뽑는 업체가 거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금융회사들 국내 학부생 선호… U턴도 헛수고 졸업후 한국으로 돌아와 취업에 나선 유학생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MBA 등을 선호하는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은 하반기 공채에서 이들을 거의 뽑지 않았다.지난 10월 공채를 실시한 산업은행의 경우 MBA 등 유학파 95명이 지원했으나 3명만 합격하고 92명은 고배를 마셨다.최근 기업금융과 심사·리스크부문의 채용을 끝낸 하나은행에도 해외 MBA 출신 10명이 응시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일부 증권사는 해외 대학원 졸업생이 아닌 학부 졸업생만 2∼3명 채용했다.유학생을 선호하는 증권거래소·선물거래소·증권예탁원 등 증권 유관기관도 올해에는 아예 채용을 하지 않았다.유수 대기업과 공기업도 유학생 채용 규모를 대폭 줄였다. 취업정보업체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이 업체에 등록한 회원중 MBA 취득자가 4배 가까이 늘었으나이들의 60% 이상은 취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10명중 6명이 최고 학력자가 되고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셈이다.업계 인사팀 관계자는 “국내 졸업생도 뽑기 힘든 상황에서 유학생 자리는 더욱 적을 수밖에 없다.”면서 “해외 설명회 등을 통해 우수한 인력을 좋은 조건에 데려올 수 있지만 워낙 많은 지원자가 몰리고 담당 업무가 제한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입사하기가 더욱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사장은 “MBA 취득자 등 해외 대학원 학위가 취업 ‘보증수표’이던 시대는 끝났다.”면서 “기업마다 고학력 졸업장보다는 업무에 맞는 경력과 적성을 갖춘 사람을 선호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송년회 “양주대신 소주”/불황에 조촐한 모임… 기업 호텔예약도 썰렁

    연말을 맞아 송년 모임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내수경기 침체와 부동산값 폭등 등의 현상이 빚어지면서 부동산 등으로 떼돈을 번 일부 사람들은 초호화 송년계획을 짜고 있지만 대다수 기업과 서민들은 아예 송년모임 자체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일부선 초호화 파티·여행…“송년비용만 500만원” 서울 강남 일대에서 부동산투자로 돈을 모은 김모(34·무직·서초동 M아파트)씨는 올 연말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송년모임이 밀려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고등학교 동창들과는 강남의 특급호텔 연회장에서 파티를 열 계획이다.성탄절에는 청담동의 한 카페를 통째로 빌려 업무상 관계되는 사람들과 사교모임을 갖는다. 아내 김모(33)씨의 친구들과는 부부동반으로 강원도의 콘도로 스키여행을 떠나고,연말인 31일과 새해 첫날에는 대학 친구들과 3박4일 부부 동반 중국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김씨는 송년 비용으로 최소 500만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하지만 그는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려 연말연시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비용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의 인터컨티넨탈,중구 소공동의 롯데,서초구 반포동의 메리어트 등 특급호텔의 이달 연회장 예약률은 100%에 가깝다.한번 이용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비용이 들지만,주말과 휴일 예약이 모두 마감돼 일부 평일을 빼면 빈 자리를 찾기 힘들다. 인터컨티넨탈호텔 관계자는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 고객이 지난해보다 15% 줄어든 반면 소규모 친목 모임의 비중은 20% 늘었다.”고 귀띔했다. 강남의 호화 사교클럽도 사정은 비슷하다.강남의 한 특급호텔에서 오는 31일 열리는 T사교클럽의 파티는 입장료만 10만원이며,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드레스나 파티 의상을 입어야 참석할 수 있다.하지만 미국 유학생과 부유층 자녀가 대거 몰릴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예약이 폭주하고 있다.P업체가 강남의 특급호텔에서 주최하는 또 다른 송년파티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강모(29·회사원)씨는 “입장료만 12만원이나 하고 이것저것 합치면 수십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 호화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괜찮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대기업 대선자금 수사 한파… 모임 아예 취소도 반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외국계 컴퓨터회사 영업부에 근무하는 정모(33)씨는 송년 모임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 정씨는 “지난해 같으면 이맘때쯤 10여차례의 송년모임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사내에서도 송년모임 관련 이야기가 전혀 나돌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회사에서 판공비를 40%나 줄이는 바람에 거래처 직원들과의 송년모임은 모두 취소했으며,사무실 직원들과 간단한 소주 자리로 송년모임을 대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기업체들은 이처럼 망년회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지난해 퇴직사원들까지 초청해 특급호텔에서 송년모임을 가졌던 한독약품은 올해 회사 강당에서 사원들만 참가한 가운데 조촐한 다과회를 가질 예정이다.삼성생명 직원 박모(34)씨는 “검찰 조사로 회사전체 분위기가 뒤숭숭해 송년회는 꿈도 못꾼다.”고 말했다. 최근 부도위기를 넘긴 LG카드 김모(30) 대리도 “사내에서 누구도 송년회와 관련된 말을 꺼내는 직원이 없다.”고 말했다.우리은행 김모(40) 차장은 “지난해에는 2차로 단란주점에 가 양주도 마시고 술자리가 3차,4차까지 이어졌는데,올해는 식당에서 저녁만 먹고 1차로 끝내기로 했다.”고 말했다.기업체의 송년모임 행사를 대행하는 한국레크리에이션교육협회 관계자는 “최근 송년모임 등 행사를 취소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덩달아 이벤트회사들도 형편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영표 유지혜기자 tomcat@
  • 30세미만 근로자 13년간 46만 감소/ 경력자 선호·제조업 외국행 탓

    지난 13년 동안 전체 근로자 수는 늘어난 반면,30세 미만 근로자 수는 오히려 46만명이 줄어들었다. 특히 30대의 근로자 증가율은 다른 연령대의 절반 수준에 그쳐 노동시장의 왜곡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노조의 정년보장,기업의 경력직 선호,제조업의 해외이전 가속화 등이 얽힌 탓으로 분석됐다. 4일 노동부가 발표한 ‘임금구조 기본 통계노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0인 이상 사업장의 30세 미만 근로자는 162만 4442명으로 지난 90년 208만 4745명보다 46만 303명이 줄어들었다.이는 13년 만에 22.1%가 감소한 것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 해외여행비 30억弗 사상최대/3분기 카드사용액도 6억 6000만弗로 27%나 껑충

    올 3·4분기 우리국민이 해외여행 경비로 지출한 돈이 30억 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해외 여행자 수 역시 최대였다.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아우성인데,해외여행을 즐기며 돈을 펑펑 쓰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는 얘기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중 국내 거주자의 해외여행 비용은 30억 4000만달러로 전분기(20억 5800만달러)에 비해 47.7%,전년동기(24억 7100만달러)에 비해 23.0%가 각각 늘었다.관광 등 일반여행에 쓴 돈이 24억 4000만달러,유학·연수에 쓴 돈이 6억달러로 각각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해외여행자 수도 211만 4000명으로 2분기(118만 4000명)의 2배에 육박하면서 역시 최대치를 기록했다.1인당 여행경비는 1438달러로 2분기(1736달러)보다는 줄었지만 1분기(1292달러)보다는 늘었다. 3분기에 해외여행 지출이 급증한 것은 2분기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위축됐던 해외여행 수요가 3분기로 넘어온 데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출국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3분기 중 해외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 이용금액 및 사용자 수는 각각 6억 6000만달러와 116만 7000명으로 2분기에 비해 사용금액은 27.4%,사용자는 31.4%가 각각 증가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노동시장 내년 하반기 개선/노동硏, 실업률 0.2%P 낮은 3.2% 될듯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하반기부터 노동시장 여건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일 ‘노동시장 동향과 2004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실업률은 지난해의 3.1%보다 0.3% 포인트 올라 3.4%에 이를 것이지만,내년에는 올해보다 0.2% 포인트 낮아진 3.2%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전망은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5.0%에 이를 것이라는 한국은행 등의 추계를 토대로 이뤄졌다. 보고서는 또 올해 경제활동 참가율이 61.3%로 지난해의 61.9%보다 0.6%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로 노동시장 진입을 유예했거나 퇴장한 비경제활동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탓이다.그러나 내년도 경제활동 참가율은 61.9%로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국내 노동시장 여건은 내년 초반까지 안좋지만,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살인독감 조심/국내 백신효과 낮아… 위생 철저 관리를

    유럽과 북미를 휩쓸고 있는 ‘살인독감’인 푸젠(福建) A형 독감에 대한 국내 독감 백신의 효과가 절반 정도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면서 ‘독감주의보’가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푸젠 A형 독감이 조만간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이와 다른 종류인 B형 독감환자가 올들어 처음 발생했다. 국립보건원은 2일 국내에서 올해 9월부터 1500만명이 맞은 독감 백신은 홍콩 B형,파나마 A형,뉴칼레도니아 A형 등 세 가지 바이러스로,이 백신을 맞은 사람도 2명 중 1명은 푸젠 A형 독감에 걸리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원은 이에 따라 독감에 걸리지 않기 위해 위생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건원 전병률 방역과장은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을 청결히 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해야 한다.”면서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끼고 기침이나 재채기는 손수건 등으로 가리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미국에서는 일반적인 독감의 경우,10만명당 15∼20명이,노인은 30∼15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독감은 38도 이상의 고열이 3∼4일간 지속되고,통증이 심한 것이 일반 감기와 다르며 독감 자체보다는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 만성질환자나 노약자들은 특히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한편 보건원은 광주에 사는 열살짜리 여자 어린이에게서 지난달 26일 B형 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첫 환자 발생은 3주 정도 늦은 편이다. 푸젠 A형보다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B형으로,B형 중에서도 어떤 종류인지는 5일쯤 알 수 있다. 김성수기자 sskim@
  • 백문일 특파원의 워싱턴 엿보기/ 할인매장 북적…살아나는 소비

    패트리카 밴레스터(41)는 이른 새벽에 일어났다.오전 6시부터 시작하는 월마트의 아침 세일에서 29달러짜리 DVD 플레이어를 사려면 일찍 나서야 했다.다행히 맨 먼저 도착,6시 사이렌이 울리기만을 기다렸다.그러나 출입구가 열리고 뒤에 있던 사람들이 밀치는 바람에 그녀는 바닥에 넘어졌다.사람들은 그녀를 밟고 지나갔고 밴레스터는 실신해 주말을 병원에서 보냈다. 플로리다의 오렌지시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미국에서 소비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 백화점과 할인점,쇼핑몰 등은 28일부터 최고 80%의 할인 세일에 나섰다.미국에선 11월 넷째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성탄절까지를 연말 세일시즌에 들어간다.특히 추수감사절 다음 날은 할인으로 판매가격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검은 금요일’로 불린다. 도·소매점은 지난해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첫날부터 과감한 승부를 걸었다.대폭의 할인율에다 200달러 등 특정가격 이상을 사는 고객에는 50달러짜리 선물카드를 주거나 추가로 20% 등의 할인을 했다.이같은 행사는 특히 오전 5∼6시부터 정오까지 한정된 ‘이른아침 세일’에 집중됐다.고객들을 매장에 끌어들인 뒤 경쟁심리를 활용,‘세일 붐’을 일으키려는 마켓팅 전략이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워싱턴 일대 대형 아웃렛 몰의 주차장은 21일 오전 7시를 전후해 꽉 찼다.전자제품 매장인 ‘베스트 바이’와 ‘서킷 시티’,할인매장인 ‘월마트’와 ‘타깃’ 등은 하루종일 고객들로 붐볐다.월마트는 21일 하루 매출액이 사상 최고치인 15억 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경기침체에다 이라크 전쟁을 앞둔 소비심리 불안으로 장난감과 소규모 전자제품 및 게임기 등에만 관심이 쏠렸다.연말 매출 증가율도 30년 만의 최악인 0.5%에 불과했다.그러나 올해에는 고가 제품인 가죽의류,컴퓨터,대형 TV,오디오 시스템,보석 등으로 소비가 확산되는 추세다. 경기와 소비심리가 회복된 게 1차적 요인이지만 틈을 놓치지 않고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들을 싼값에 푼 ‘상술’도 한몫하고 있다.눈가리고 아웅하는 사기세일이나 재고정리 차원과는 다른 ‘정품세일’이다.기업도 살고 소비자도 사는 ‘윈윈 전략’이 경기회복 시점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소지가 충분하다. mip@
  • 이슈 따라잡기 / 하위직 공무원 승진적체 심각 근속승진제 확대·인사교류 절실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지방 공무원이 5급(사무관)으로 승진하는 데 최대 44년이 걸리는 등 승진적체 문제가 심각하다. (대한매일 11월29일자 5면 참조) 이 때문에 승진 등 공무원 인사정책을 총괄하는 행정자치부와 본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승진적체의 심각성을 호소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근속승진제 대상 확대와 인사교류 활성화 등이 승진적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지만,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근본 해결책이 안 보인다 실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27세 남성이 9급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정년(6급 이하 57세) 이전에 사무관으로 승진할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상위 직급에 결원이 생겨야 승진할 수 있지만 공무원 퇴직률은 99년 10.37%,2000년 7.08%,2001년 3.23%,지난해 2.48%(2만 3095명) 등으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사회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정년을 채우지 않고 중도 하차하는 ‘조기 퇴직자’가 감소하고 있고,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퇴직자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은 많지 않다. 게다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7급 지방 공무원 수(5만 9539명)는 정원(5만 2723명)보다 12.9%(6816명)나 많다.현재 7→6→5급에 걸친 승진적체 현상이 7급 이하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까닭에 지방공무원들은 한 직급에서 일정기간 근무하면 자동승진되는 ‘근속승진’ 적용대상을 현행 10∼7급에서 6급까지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근속승진제뿐만 아니라 중앙과 지방공무원의 인사교류,복지문제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근속승진제 실시 여부는 이런 큰 틀에서 논의가 끝난 후에야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해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승진격차 완화도 요원해 지방 공무원의 승진적체 현상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지자체별로 발생하는 편차다.특히 승진적체는 중앙보다 지방이,광역지자체보다 기초지자체가 더 심각하다. 중앙·지방간 또는 지자체간 승진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인사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하지만 인사교류를 원하는 공무원은 매년 20∼30%씩 증가하고 있지만,성사 비율은 떨어지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인사교류는 2001년의 경우 신청자 354명 가운데 90명(25.4%),2002년 517명 중 100명(19.3%)이 성사됐다.올 상반기에는 신청자 460명 중 62명(13.5%)의 교류가 이뤄졌을 뿐이다.또 지자체간 인사교류 실적도 지난 95년 민선자치 출범 이후 미미한 수준이다. 관계자는 “인사교류에 대한 잠재적 수요는 중앙과 지자체간보다는 지자체와 지자체 사이에서 더 많다.”면서 “그러나 지자체간 인사교류는 자율에 맡기고 있어 강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
  • [열린세상] 차분히 통일 준비할 때다

    남북관계의 변화와 더불어 과거와 달리 통일에 대한 현실적 인식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과거 남북간의 대립이 첨예했던 때에는 통일문제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는 압도적으로 통일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그러나 현재의 여론조사는 이와는 다소 다르게 나타난다.과거보다 통일에 대한 지지도가 더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남북관계가 과거보다 진전되고 있고,통일도 과거보다 가시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같은 결과는 다소 의아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다.그리고 이를 통일 열기의 약화로 이해하는 사람들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통일에 대해 사람들이 구체적인 인식을 가지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사실상 통일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나타났던 통일에 대한 일방적인 열망은 의미를 지닐 수 없는 것들이었다.이제 통일이 가시화되면서 사람들은 통일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실제적으로 통일의 과정과 결과를 고민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상황은 통일 열기의 약화가 아니라 통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이는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통일에 대한 현실적 인식의 도래가 곧바로 통일에 대한 실질적인 준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지구상의 모든 사회주의체제가 시장체제로 전환을 선택한 지금,북한이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는 한 그 미래는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실제 그 어느 곳에서도 북한내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징후를 찾아볼 수 없다. 핵 문제를 풍선처럼 부풀리고 있는 북한의 기이한 태도는 체제의 보장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될 수 있다.탈북주민들로 인해 주중 한국대사관의 업무가 마비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관리와 아울러 통일을 위한 내실 있고도 차분한 준비가 필요한 때라는 것을 의미한다.독일의 통일도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오지 않았던가.사정이 이럴진대,통일을 위한 우리의 준비는 어디쯤 와 있는지 새삼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남북을 오가는 발걸음들 속에서 통일에 대한 감각은도리어 무뎌지는 것은 아닌지.지속되는 경기침체와 국내정치 상황,이라크 파병 등 산적한 현안들로 인해 우리의 시선은 통일문제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통일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질문 중의 하나는 ‘대북 퍼주기로 얻은 것이 무엇이고,북한의 변화는 무엇인가?’라는 것이다.고마워하지도 않고,우리가 원하는 바람직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북한을 계속 지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이다.그럴 때 필자의 대답은 간단하다.‘북한 주민들이 그 만큼 덜 굶주렸고,단 몇 사람이라도 기아의 위협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북한이 우리의 잘려진 반쪽이라는 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우리의 잘려진 반쪽에 대한 지원은 우리 몸의 일부에 심한 상처가 나고 출혈이 생겼을 때,우선 치료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우리 몸 어느 곳의 작은 상처라도 방치하면,특히 그 상처가 자연치유되는 것이 아니라면,종국에 가서는 우리의 생명을 앗아 갈 수도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제 더 이상 우리의 맞상대가 아니다.북한문제는 대결이 아닌 관리의 문제로 그 본질이 변화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한다.잘려진 반쪽인 북한에서의 문제는 바로 우리의 문제인 것이다.지금 우리는 북한의 위기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동시에,차분한 자세로 다가올 ‘그 어느 날’을 준비해야 한다. 월동준비라는 말이 사라질 만큼 겨우살이가 수월해진 지금,벌써 하나둘씩 눈에 띄기 시작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바라보면서 이 시각에도 끼니를 걱정하고 있을 북녘의 사람들을 생각해본다.이방인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 만주땅 어디에선가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있을 탈북주민들을 생각해 본다. 조 한 범 통일연구원 북한기초연구사업 본부장
  • 세계경제 ‘기지개’/4분기 지수 8.9P 급등 美·亞 “내년 본격회복”

    |워싱턴 백문일특파원·김균미기자|내년 세계 경제가 미국과 일본 등 북미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 민간경제연구소 Ifo는 26일 세계경제전망 측정지수가 1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전세계 경제회복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Ifo가 발표한 올 4분기 세계경제지수는 100.2로 3분기보다 8.9포인트 급증했다.이는 지난해 2분기 101.1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한스 베르너 신 Ifo 소장은 “세계경제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 높여주고 있다.”며,특히 아시아와 북미에서 경제여건이 상당히 개선됨으로써 이 지역의 경제전망지수가 장기적 평균치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는 미국 경제는 그동안 불안했던 노동시장 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견실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6일 발표한 12개 지역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미 경제가 광범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특히 오랜 침체에 빠졌던 노동시장이 3분기 8.2% 성장하는 등 고용여건이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매지출과 주택판매가 여전히 강세이고 9·11테러 이후 힘을 잃은 관광도 활력을 찾고 있다.제조업 활동은 확연히 개선되고 있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10월 내구재 주문은 3.3% 증가,지난 1년 새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1994년 이래 처음으로 6개월 연속 주문이 늘어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전문가들은 내년 기업투자 증가율이 10%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노동부가 발표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35만 1000명으로 부시 행정부 들어 최저를 기록했다.미 제조업 활동을 반영하는 전국구매자협회(NAPM) 공장지수는 8년9개월 만의 최고치를 보였다.앨런 블라인더 전 FRB 부의장은 “모든 지표들이 나아지고 있으며 마침내 미 경제의 확고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6일(현지시간) 펴낸 올해 하반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이라크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요소 제거,유가 안정,경제신뢰 회복 등에 힘입어 내년 미국이 4.2%의 성장세를 보이는 등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소비 증가에 이은 기업투자 확대로 당분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3.25%를 웃돌고 고용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지난 10여년간 장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일본은 올해 2.7%에 이어 내년에 1.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한국은 올해 2.7% 성장에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세 영향으로 4.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연합(EU)도 북미·아시아에 비해 경제회복세가 미약하지만 회복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kmkim@
  • 건보 추계 “틀려도 너무 틀려요”/복지부 올 흑자규모 예상 1년사이 무려 25배 ‘엉터리’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가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 정책과 관련,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건보 흑자규모에 대한 복지부의 추계(推計)가 너무 큰 폭으로 자주 바뀌기 때문에 건강보험료 인상 등 복지부가 추진하는 정책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올해 건보흑자규모를 419억원이라고 전망했다.지난 4월에는 다시 3297억원(추경 1000억원을 받은 뒤에는 4297억원)으로 바뀌었고,다시 11월에는 흑자가 무려 1조 857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1년 사이 흑자규모가 무려 25배나 늘어난 셈이다. 시민단체 등은 이처럼 복지부의 재정추계가 오락가락하는 점으로 볼 때 정책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한술 더 떠 잘못된 추계에 근거했기 때문에 연간 8%씩 건강보험료를 올리겠다는 복지부의 주장 자체가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창보 사무국장은 “추계가 틀릴 수는 있지만,할 때마다 1000억원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2004년 건강보험료는 동결하고,올해 흑자분은보험혜택을 늘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이같은 시민단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재정추계는 상황이 바뀌면 그때 그때 수정해 나가는게 당연한 일이며,올해의 경우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흑자폭이 커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선 매년 4월쯤 들어오는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연말정산분에 대한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큰 6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경기침체와 더불어 독감도 유행하지 않아 보험에서 나간 돈이 예상보다 3000억원 정도 줄었다는 점도 들었다.예상보다 6000억원이 더 들어오고,3000억원을 덜 쓰다보니 9000억원 이상의 차이가 났다고 강조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워낙 변수가 많아 추계시점에 따라 흑자규모가 얼마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해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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