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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경제 유연… 새 일자리 창출 가능”그린스펀 FRB의장

    |워싱턴 연합|미국 경제의 유연성은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률을 보전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런던에서 열린 국제경제회의에 전송된 연설을 통해 지난 3년 반 동안 경기침체로 잃어버린 약 280만개의 일자리 가운데 다수가 저임금 국가로 넘어갈 것이라는 미 경제계 우려와 관련,미 경제 유연성으로 이를 회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일자리에 맞는 직업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미국의 정책결정권자들이 일시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보호무역장벽 확산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실직사태만 우려해선 안 된다며 그같은 상황은 세계경제를 “예기치 않게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를 경고했다.
  • 50만원이상 실명제 도입 이후/문화접대 뜨고 술접대 지고

    올해부터 ‘50만원 이상 접대실명제’가 본격 실시되면서 기업들의 접대행태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기업들이 오페라나 뮤지컬 공연의 티켓을 대량 구입해 ‘문화접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공연 업계는 호황을 누리는 반면 전통적인 접대장소였던 룸살롱 등은 울상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오는 4월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맘마미아’에 2억여원을 협찬하고 로열석 등 티켓 2400장을 접대용으로 받았다.신한은행과 신세계 백화점도 VIP고객을 위해 3000만원을 주고 표를 대량 구입했다. GM대우의 경우 지난 11일 끝난 뮤지컬 ‘킹앤아이’에 1억 5000만원을 협찬하고 티켓 3000장을 받았다.SK텔레콤은 1억원어치,롯데백화점이 5000만원어치를 접대용으로 샀다. 이와 관련,예술의 전당 관계자는 “전석 매진된 ‘리골레토’ 등 4개 오페라 공연은 기업들의 단체구매가 전체의 25% 이상을 차지했다.”면서 “법인 구매가 5% 미만이었던 예년과 비교할 때 요즘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 유유미(35) 홍보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문화접대에 대한 컨설팅을 받기 위한 기업들의 가입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최근 공연을 추천해달라거나 협찬하겠다는 업체들의 문의전화가 대폭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협찬의 대가로 받은 티켓은 회계상 광고비로 분류돼 ‘접대실명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한 대기업 관계자는 “VIP석이나 로열석의 티켓값은 최고 50만∼60만원에 달해 접대용이나 선물용으로 손색이 없고 ‘50만원 상한선’도 피해갈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세청 박헌세(48) 법인세과 계장은 “기업들이 협찬으로 받은 티켓이라도 접대 용도로 50만원 이상을 거래처에 줄 경우 50만원 상한선에 해당해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박 계장은 “돈이든 티켓이든 기업의 재산인 만큼 용도에 따라 비용처리를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문화접대 바람은 접대문화가 올바르게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접대문화의 주된 수혜자인 수입주류업체와 룸살롱,골프장,백화점 등은 경기침체와 함께 접대실명제의 타격을 받고 있다.서울 강남의 고급 룸살롱과 단란주점은 1월 들어 매상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반응이다.서울 강남구 논현동 J유흥주점 업주 최모씨는 “1월부터는 술자리가 가장 많은 월요일과 목요일에도 절반은 비어 있다.”고 말했다.최씨는 “50만원 이하로 여러 유흥주점을 순회하며 접대하거나 단골의 경우 50만원 미만으로 법인카드를 며칠동안 나눠서 결제하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추석 때 인기 있었던 500만원대의 양주세트 등 기업체에서 구매한 고가의 선물세트는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업대상 특판은 지난해 설보다 25%가 감소했으며 주력 선물세트도 굴비,옥돔 등 주로 10만∼15만원대 상품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사설] 심상치 않은 물가 급등

    올 들어 기름·철강 등 산업용 원자재 뿐만 아니라 라면 등 생필품 가격까지 뛰는 등 물가가 심상치 않다.휘발유 값은 15주째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부 지역에서 경유의 ℓ당 가격이 900원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또 TV,밀가루나 두부 간장 값까지 들먹거리면서 국민 생활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가격이 오르자 원·부자재를 놓고 공급업체와 수요업체간의 가격 조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갈등도 빚어지는 모양이다.경기침체속에 이렇게 물가까지 뛸 경우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정부는 2월 이후 유류 소비가 감소하면서 물가 상승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또 올해 물가 상승률을 3%내외로 예상,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본다.이런 정부의 낙관론과 달리 우리는 올 들어 물가급등이 연례행사화 되다시피 한 과거 연초 물가 상승과는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다. 무엇보다 물가상승이 거의 모두 나라 밖 요인 탓이다.석유류는 미국 동북부의 한파와 이라크전 영향,그외의 원자재는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각각 가격이 올랐다.여기에다 급성장하는 중국의 특수로 원자재 공급부족이 가중되고 있으며 중국으로 실어나르느라 선박 운임이 뛰어 추가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따라서 이런 외적 변수에 우리가 손 쓸 여지가 적은 점에 심각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을 늘리려고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떠받치는 것은 수입물가를 더 높게 만드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외환시장의 정상적인 운영뿐 아니라 국내 물가 관리를 위해서도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을 줄여야 할 것이다.스태그플레이션이란 어려운 상황을 피하려면 인위적인 가격 규제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개방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 수입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 금융특집/껑충 뛴 대학등록금 가계부담 줄이기 금리 0~4% 학자금대출 써봐요

    매년 평균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더 많이 뛰는 게 있다.바로 대학등록금이다. 올해에도 전체 소비자물가는 3% 안팎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학 등록금만큼은 7∼8%가량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경기침체로 개인들의 실질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일반 서민들에게는 복장이 터질 일이다. 하지만 나라에서 이자의 상당부분을 대신 내주는 정부보조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면 이런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특히 이공계 전공자라면 이자를 한푼 안 내고 등록금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 ●교육부 통하면 개인부담 금리 연 4% 가장 일반적인 것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원하는 ‘대학생 학자금 융자’다.금융권의 신용대출에 비해 금리도 싸고 상환조건도 유리하다.전체 융자규모가 7700억원으로 매년 30만명가량이 이용한다.교육부 융자는 산업대,전문대,사이버대를 포함해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면 이용할 수 있다. 등록금 범위에서 대출이 가능하고 한 사람이 재학기간 중 4개 학기에 걸쳐 최고 15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전반적인금융권의 저금리 추세 속에 금리도 지난해 연 9.5%에서 올해 8.5%로 낮아졌다.이 중 교육부가 4.5%포인트만큼의 이자를 대신 내주기 때문에 학생이 실제 부담하는 이자는 연 4%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부 융자는 단기대출과 장기대출로 나뉜다.단기대출을 받으면 2년 안에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아야 한다.장기대출은 대학 졸업 때까지는 이자만 내다가 졸업한 뒤 최장 7년까지 원금·이자를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금리는 둘 다 똑같다. 교육부 융자를 받으려면 학교 추천서와 보증인이 필요하다.보증인의 재산세 납부증명서 또는 월 30만원 이상의 급여명세표가 있어야 한다.보증인을 구하기 어려우면 서울보증보험을 이용하면 된다.이 때에는 장기대출은 대출금의 6%,단기대출은 1.4%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공계 전공자 무이자 융자까지 이공계 전공자들은 이자를 한푼도 내지 않는 ‘이공계 대학생 무이자 학자금 융자’를 이용하는 게 좋다.학술진흥재단을 통해 이자가 전액 지원된다.정부의 이공계 육성정책에 따른 것이다.하지만 아무나 다 되는 게 아니고 ‘학교에 신청→학술진흥재단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주경야독 직장인은 연이자 1% 공부하는 직장인들에게는 노동부가 지원하는 ‘근로자 학자금 대출’이 있다.노동부는 올해 720억원을 들여 대학(전문대 포함)에 다니는 고용보험 가입자에게 학자금을 전액 연 1% 금리로 빌려준다.2년간 이자만 내다가 이후 2∼4년동안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방식이다.대출을 받으려면 26일부터 등록금 고지서나 납입 영수증을 갖고 지방노동청에 신청하면 된다. 실제 대출은 근로복지공단이나 우리은행·농협에서 이뤄진다.보증인이 필요하지만 보증인이 마땅치 않으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공하는 신용보증제도를 이용하면 된다.이 경우 대출금액의 0.3%를 수수료로 낸다. 정부보조 학자금 대출을 못 받으면 ▲국민은행 ‘국민스튜론’ ▲기업은행 ‘스쿨뱅킹론’ 등 금융권의 대출상품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하지만 대출금리가 최고 13%에 달해 정부지원 대출보다 부담이 크다.대출기간은 거치기간 2년을 포함,최장 5년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경기, 빈곤층 식료품비 지원

    경기도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도내 차상위 계층 가정에 가구당 매월 최저 14만원의 식료품비를 최대 6개월동안 지원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도는 현재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월평균 소득으로 사실상 빈곤층에 해당하지만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 초과,승용차 보유 등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가정이 모두 4200여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이에 따라 도는 이들 가정의 생활안정을 돕고,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식료품비 수준의 생계비를 지원키로 했다. 지원액은 1인 가구의 경우 월 14만 9800원,2인 가구 24만 8200원,5인 가구 48만 8200원,6인 가구 55만 900원 등이다.7인 가구 이상은 가구원이 1명 늘어날 때마다 6만 2700원씩 추가 지원한다. 지원 기간은 3개월이지만,1차례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 6개월까지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일선 시·군이 관내 주민을 대상으로 생활실태를 조사한 뒤 지원자를 선정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지난해 5308개사 부도/전년대비 25.1%증가

    지난해 전국에서 5300여개의 회사가 부도를 맞았다.2000년 이후 가장 많다.새로 생긴 회사는 1999년 이후 가장 적은 3만 701개였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3년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업체는 5308개로 전년 4244개보다 25.1%나 늘었다.2000년 6693개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서울이 2031개로 전체의 38.3%를 차지했고,그 외 지역은 3277개였다.지난해 계속된 경기침체 탓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8대 도시 기준 신설법인 수는 3만 3497개로 전년 3만 8972개보다 14.0%가 줄었다.신설법인 수는 1999년 3만 701개에서 2000년 4만 1460개로 늘었으나 2001년 3만 9609개로 줄어든 뒤 3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한국은행 관계자는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창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만 놓고보면 신설법인 수가 전월 2493개에서 2835개로 13.7% 증가,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엿보게 했다.부도업체 수는 432개로 전월(440개)과 비슷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노점상 자리 없나요?/불황에 실직자·농민까지 나서… 서울 2만5000개

    경기침체로 실직자,농민들까지 노점상으로 변신하면서 도심 거리마다 노점상들이 북적이고 있다.1997년 외환위기 직후보다 노점상들이 더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특히 전형적인 포장마차 대신 차량을 이용한 이른바 ‘떴다방’이 사람들이 몰리는 번화가뿐만 아니라 주택가까지 번져나가는 추세다. ●노점상 늘고 수입은 절반 서울시는 현재 시내에 1만 8000개의 노점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하지만 전국노점상협회는 최소 2만 5000개가 있다고 주장한다.단속을 피하기 위해 급속히 늘고 있는 떴다방을 포함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노점상협회 홍웅식 조직국장은 “현재 노점상 수는 외환위기 직후 수준을 회복했다.”면서 “특히 지난 2001∼2002년 2만개를 밑돌던 노점상이 증가 추세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욱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특히 사람들이 몰리는 이른바 ‘노른자위’ 자리는 기존의 노점상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떴다방은 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 주택가에 자리잡는다.때문에 인근 상가 상인들과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다. 최근 실직한 뒤 목동아파트 단지에 떴다방을 차린 김모(51)씨는 “밤샘영업을 하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노점상과 경기침체,강화된 단속 때문에 수입이 적어 다른 일을 찾아야 할 판”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부산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서면 롯데백화점 주변의 노점상 박모(44)씨는 “모자나 장갑 등 겨울용품조차 안 팔린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생계를 꾸려가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택가 차량이용 ‘떴다방' 늘어 지방도시는 실직자뿐만 아니라,농업 실패로 농촌을 등진 농민들이 차린 노점상도 증가하고 있다. 1∼2년 전 4000여곳이던 광주지역 노점상 수는 현재 5000여곳에 이른다. 지난해 전남 나주에서 하우스 농사를 짓다 빚 때문에 광주로 이사한 이모(49)씨는 “처음에는 공사판을 전전하며 막노동으로 네 가족 생계를 꾸렸지만,이마저도 어려워 붕어빵 장사에 나섰다.”고 털어놨다. 홍 국장은 “노점상을 차리기 위한 문의전화가 외환위기 당시보다 2배 이상 많다.”면서 “본부의 경우 하루 평균 문의전화가 15∼20통이며,전국 70개 지역연합회를 포함하면 수백통에 이른다.”고 귀띔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EU 꿈과 도전/(하)EU의 숙제

    유럽연합(EU)이 출범 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지난해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심각한 분열상을 보였던 회원국들은 오는 5월 10개국의 신규 가입이라는 경사를 앞두고도 프랑스와 독일의 안정·성장협약 위반 때문에 또 다시 강대국과 중·소국간 갈등을 드러냈다. 정치적 통합을 위해 제정을 추진해온 유럽연합 헌법은 지난 연말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단일화폐를 도입함으로써 경제공동체를 완성했다고는 하지만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유로화의 초강세 행진으로 유럽중앙은행을 통한 단일금리정책에 대한 회의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2000년 3월 EU 정상들은 리스본에서 “오는 2010년까지 EU를 가장 앞선 지식기반 공동체로 만든다.”는 내용의 리스본 선언을 채택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유럽인들은 정치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개별국의 이익보다는 공동의 성공,점진적 성취를 이뤄갈 것이 분명하다.하지만 산적한 과제 앞에서 통합의 길은 멀고도 험해만 보인다. |프랑크푸르트(독일) 릴(프랑스) 함혜리특파원|프랑스 북부도시 릴에는 파리∼암스테르담을 왕복하는 TGV(탈리스)가 서는 릴 플랑드르역과 유럽 대륙과 영국을 오가는 초고속열차 유로스타가 지나가는 릴 유럽역 등 2개의 역이 있다.이들 역 사이에 있는 쇼핑복합상가 유러릴(EuraLille)은 릴 시민들뿐 아니라 네덜란드,영국,벨기에 등 인근 국가에서 온 월경(越境) 쇼핑족들로 항상 북적인다. 벨기에의 브뤼헤시에 사는 크리스틴(53)은 지난 연말 어머니와 3자매,이웃 등 13명과 자동차를 나눠 타고 1시간 거리의 릴에 와서 크리스마스 쇼핑을 했다.연말 가족모임에서 입을 스웨터와 선물용 액세서리 등을 구입했다는 크리스틴은 “벨기에보다 물건의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싼 편이어서 릴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프랑스인 스테판(38)은 업무차 브뤼셀을 찾을 때마다 담배를 여러 갑 마련한다.벨기에의 담뱃값이 프랑스보다 갑당 1유로 정도 싸기 때문이다. 유럽경제통화동맹(EMU) 회원국들이 유로화를 단일통화로 채택한 지 5년째,유로화가 실제 ‘손으로 만져지는 통화’로 유로지역 12개국에서 유통되기시작한 지는 3년째다.유로화는 유럽인들의 소비 패턴을 바꾸는 동시에 심리적인 통합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국제금융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제2의 국제통화로 위상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 대표적인 유로화 사용 지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이 초강세 행진을 지속하면서 유로화의 경제적 효과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영국과 스웨덴·덴마크 등 비유로국들은 자국 통화를 포기하고 유로를 도입하는 것은 불편을 초래하고,특히 경제에 별로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을 미루고 있다. ●‘안정된 통화' 시장 신뢰 쌓여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를 단일화폐로 사용하고 있는 유로 지역 12개국의 통화정책을 관장하고 있다.ECB는 세계적인 금융불안 속에 출범한 EMU 체제가 초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한다. ECB의 프란체스코 라자페로 국제 및 유럽관계 담당국장은 “EMU 회원국간 통화장벽 철폐로 역내 단일시장이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을 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제2의 국제통화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고 말했다. 실제 각국의 국제채무증서 중 유로화 표시증서 비중은 2003년 6월 말 현재 30.4%로 1999년 6월 말에 비해 9%포인트 상승했다.BIS(국제결제은행) 조사에 따르면 유로화는 유로 지역 이외의 외환시장 거래 중 17% 정도 사용됐으며,전세계 외환거래 가운데 미 달러-유로화 거래가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무역 결제통화로서 유로화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유로 지역의 비유로 지역에 대한 수출의 50%,수입의 45%가 유로화 표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통화로서 유로화가 빨리 자리를 잡은 이유에 대해 라자페로 국장은 “워낙 규모가 컸던 프랑스의 프랑화와 독일 마르크화를 아우르는 유럽의 단일통화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고,ECB가 안정지향적인 통화정책을 편 결과 ‘유로화는 안정된 통화’라는 시장의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특히 9·11사태 등 외부적인 위험 요인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라는 방어벽 덕분에 유로 지역 국가들은 안정적인 외환시장을 구축,큰 경제적 충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물가고로 ‘불만’ ECB의 안정지향적인 통화정책은 유로 지역의 물가안정 유지에 대체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유로 지역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999년 1.1%를 기록한 후 2000∼2002년 각각 2.1%,2.3%,2.3%로 목표치인 2%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유로화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시민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유로화 도입 후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다름슈타트 공대생인 슈테판 로셔는 “유로화 도입 후 오른 물가 때문에 연금생활자나 학생 등 저소득층은 살아가기 힘들다.”고 말했다.프랑크푸르트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스리랑카인 비자이는 “집세가 유로화 도입 후 30% 정도 올랐다.”며 “한달 수입이 1500유로인데 집세 500유로를 내고 나면 집사람과 둘이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푸념했다. 독일인뿐 아니라 유로화가 도입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유로 지역 대부분 사람들은유로화가 실생활에 도입되면서 물가고를 부추겼다고 여기고 있다.EU 집행위가 최근 유로 지역 12개국의 1만 2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로바로미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유로화 도입 이후 체감물가가 올랐다고 응답했다.이는 지난해 조사 당시보다 5%포인트 높아진 수치로,특히 이탈리아·네덜란드·독일·그리스에서 체감물가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단일통화의 사용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47%로 지난해(50%)보다 3%포인트 줄었다. ●역내 기업들 수출경쟁력 약화 유로화는 출범 후 3년간 약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금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초강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2000년 10월 한때 0.82달러까지 하락했던 유로화는 2003년 말 1.25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 초 1.28달러를 돌파,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 폭이 커지고 이라크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ECB는 지난 8일 당분간 기준금리(2%)를 조정하지 않기로 결정,유로화의 강세 행진은계속될 전망이다.이같은 유로화 강세는 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슈테판 베르그하임 거시경제팀 수석연구원은 “유로 지역 국가들간 교역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유로의 강세에 따른 환리스크는 없지만 유로화 강세는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10월 독일의 대미 수출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14.3%나 줄었는데 이는 순전히 환율 탓이다.그는 “유로 지역의 경제가 2004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 확실하지만 유로화 강세로 회복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ECB의 안정 위주 금리정책 기조가 경기침체와 유로 강세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헌법제정 난항 정치통합 제동 |브뤼셀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의 경제적 통합에 이은 정치적 통합의 발판이 될 EU 헌법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제정 과정에서 노출된 회원국들간 심각한 대립과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지난해 6월13일 EU 헌법 초안을 마련했다.EU 헌법 초안은 회원국 확대 이후 EU가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주요 권력구조,의사결정방식 등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헌법안은 10개 가입예정국을 포함한 정부간회의(IGC)를 거쳐 조문을 확정한 뒤 올 상반기부터 국별 비준을 시작,2006년 발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원국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해 12월13일 EU 정상회의에서 조문 승인에 실패했다.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최근 EU 헌법의 연내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연내에 제정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헌법안은 현재 6개월 임기의 국별 순번제 의장 대신 2년6개월 임기(중임 가능)의 EU 대통령직을 신설,정상회의 의장 및 EU 대외대표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당 위원을 1명씩 두되 투표권이 있는 위원수는 2009년 11월부터 15명(현행 20명)으로 축소해 국별 순번제로 선임하도록 했으며 외무장관직을 신설하도록 했다. 의사결정방식과 관련,헌법안은 ‘가중다수결제’의 정의를현행 국별로 사전에 부여된 가중치에 의한 다수결 대신 회원국 과반수와 EU 회원국 총인구의 60%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도록 변경했다.각 회원국의 거부권 행사범위를 축소하되 외교안보·국방·조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거부권을 유지,만장일치 방식에 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현재 EU 헌법안과 관련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는 대통령직 및 외무장관직 신설과 집행위 축소,의사결정방식의 변경 등에 찬성하고 있으나 대륙 중심의 유럽통합에 소극적인 영국은 거부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특히 스페인과 폴란드 등 중소국들은 EU 확대를 계기로 강대국들의 입김이 더 강해지고,자국의 권한이 축소되는 것을 우려해 가중다수결제의 적용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폴란드와 스페인의 투표권 고수에 강경한 비판 입장을 보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EU 내 ‘선도 그룹’을 창설,통합 심화에 찬성하는 일부 국가만을 대상으로 분야별로 기구 및 정책 통합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유럽통합의 ‘이중속도론’으로도 불리는 이 제안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EU 내 분열을 자초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주말매거진 We/하늘길 쇼핑길-김포공항에는 없는것 빼고 다 있다

    “김포공항에 대형 할인점이 있다는 게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무엇보다 갑자기 고향을 가야 하는데 선물을 마련하지 못했을 때 잠깐 들러 선물을 살 수 있고,아울러 선물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최소화해 주는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죠.” 가정주부 유금열(46·서울 강서구 방화동)씨는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데다,항공편을 이용해 고향에 갈 때 신선 식품 등 다양한 선물을 장만할 수 있어 공항 할인점을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포공항에서 쇼핑한다고 하면 ‘면세점’부터 떠올린다.하지만 김포공항에 가면 생각이 바뀌게 된다.공항 시설의 대부분이 인천공항으로 옮겨가면서 그 자리에는 복합전자쇼핑몰인 테크노 스카이시티를 포함해 새로운 쇼핑·문화공간인 ‘스카이시티’가 조성됐다.김포공항에는 지난 2002년 문을 연 컨벤션 센터와 지난해 들어선 신세계 이마트 공항점도 있어 서울과 수도권의 새로운 쇼핑 명소로 떠올랐다. ●할인점 제품·일반 제품을 한 곳에서 공항에서 만나는 이마트(구 국내선 청사)는 도심에 있는 것과 사뭇 다르다.일반 이마트 직영 매장과 더불어 60여개의 전문점형 할인매장,푸드코트,식당들이 7000평 상가에 펼쳐져 있다.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최은숙(43)씨는 “물건 종류도 많고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겸 오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전문 매장은 100평 규모의 동물 병원이다.애완견을 데리고 쇼핑을 왔다면 보관함에 넣어 두는 대신 동물병원에 무료로 맡길 수 있다. 200평 규모의 문구 전문 매장과 1000여 평에 걸쳐 들어서 있는 ‘한샘’‘일룸’‘까사미아’등 유명가구 및 인테리어숍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화곡동에 사는 임경아(35)씨는 “집에서 더 가까운 곳에 할인점이 있지만 보다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는 이곳에 왔다.”며 “할인점 제품과 일반 매장 제품을 동시에 비교해 보고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다양한 편의시설도 강점이다.도심 쇼핑 센터와 달리 쉽게 차를 댈 수 있도록 지상 주차장은 물론 아기침대·수유공간 등 유아관리 시설 등도 마련돼 있다.다소 부담스러운 눈·비 오는 날에 대비해우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전자 제품 눈에 띄어 옛 국제선 제2청사에 자리잡고 있는 테크노 스카이시티는 1층에서 3층까지 9500여평에 475개의 매장이 있는 대규모 복합전자 쇼핑몰이다.이들 매장 가운데 2층에 자리잡은 가전 및 컴퓨터 매장과 3층의 휴대전화 매장을 눈여겨 볼 만하다.매장 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MP3 플레이어부터 전자 악기까지 거의 모든 전자제품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가격도 저렴하다.상당수의 매장이 용산 전자상가 내 매장과 함께 운영하고 있어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싼 제품도 있다. 글 나길회기자 kkirina@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4)일년내내 일해도 남는게 없어-어느 소득작목 농가의 눈물

    시쳇말로 ‘골병’이 든 마을이 있다.수십년씩 농사일에 매달린 농사꾼치고 신경통이 없을 리 만무지만,무릎 관절통에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유난히 많다.집안에는 몸에 붙이는 파스가 통째로 있고,머리 아플 때 먹는 항생제는 농가의 필수품이다. ●쥔 건 없고 몸만 망가져 전남 보성군 조성면 귀산리 수당·귀산마을.하우스(온상)를 가장 먼저 시작한 하우스 ‘원조마을’이라고 소문난 곳이다.주민들은 “아이고! 쥔 건 없고 몸뗑이만 망가졌지.다 하우스병이제,뭐.”라며 스스로를 진단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30여 농가는 여전히 방울토마토가 주 소득원이다.마을에서는 1988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방울토마토를 재배했다는 자부심이 남다르다.당시 방울토마토를 이고 지고 서울이나 광주로 가서 팔 때면 “산에 맹감 가져 왔느냐,산딸기냐.”며 조롱당하기도 했다. 68년 대나무를 꽂고 볏짚으로 만든 거적을 덮던 시절부터 하우스에서 굵은 토마토를 수확했다는 김용래(63·수당마을)씨는 “낮에는 어지러워서 온상에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했다.옆에서 술잔을 들이키던 박영수(64)씨는 “온상에서 일하다가 중간중간에 바깥 바람을 쐬러 나와야 가슴이 안정되지라우.”라고 거들었다. 이 집에 놀러온 옆집 할머니는 “젤로 뒷머리가 땡겨 진통제를 많이 묵은디.다 아는 병인께 아파도 약국에 가서 파스나 사다가 붙이고 말지 뭐.”라며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병으로 여겼다.동네 골목에서 만난 70대 할머니에게 “하우스 하시냐.”고 하자 “아이고 온상 일에 몸서리가 쳐 오래 전에 때려치웠다.”며 뒤도 안돌아보고 갔다. ●신경통등 일년 내내 잔병치레 하우스 일이라는 게 눈뜨면 나가고 해진 뒤 보온덮개로 갈무리를 해야 끝난다.담배도 안피우는 데 가래에다 잔기침으로 고생한다는 귀산마을 이장 임영수(48)씨는 “4월만 지나면 하우스 안은 30∼40℃로 올라가고 높은 습도로 후텁지근해 그야말로 찜통”이라며 “주민들 가운데 기관지가 안좋고 감기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다. 옆마을인 수당마을 이장 임영모(47)씨는 “어머니(68)도 하우스에만 가면 얼굴이 벌게지고 몸에두드러기 같은 게 난 적이 있다.”면서 “작물 이랑 사이에서 왼종일 쪼그리고 앉아 일하다 보니 무릎 관절이나 팔다리가 쑤시고 아픈 게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토마토 농사 ‘달인’이라고 치켜세운 오근호(57)씨는 “원래 내가 젊어서부터 밥을 많이 묵는 밥 호랭이였는디,아 요즘에는 하루에 한 공기도 못먹는당께.”라며 오히려 “그런 내가 어째서 달인이냐?”고 반문했다.마을에서 가장 젊은 정평오(38)씨는 “9년째 하우스를 하는데 빚만 1억원을 져 돌파구를 찾으려고 5년 전에 토마토에서 부지화(한라봉)로 작목을 바꿔 올해 첫 수확을 한다.”며 한 개를 따 맛보라고 권했다 특별취재팀 대구 김상화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연대보증 도미노 파산… 마을 쑥대밭 “그 사람이 호의호식하다 부도났으면 원망이라도 할 텐데….” 오이 작목반 동료의 보증을 섰다가 그의 빚까지 떠안은 충북 옥천군 청산면 지전리 김학도(45)씨는 하루에도 수십번 이렇게 탄식한다.그는 “소금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던 사람이라 욕할 수도 없다.”며 “악하게 산 것도 없는데 웬 천벌이냐.”고 한탄했다. 김씨가 한모(53)씨에게 보증섰다가 떠안은 빚은 2000만원.한씨는 미안한 마음에 자신이 하던 2500평짜리 하우스 시설을 김씨에게 넘겼지만 4년째 놀리고 있다.자기 하우스 1500평을 운영하는 것조차 벅차기 때문이다.돈이 안되는 하우스를 물려받았을 뿐 땅은 남의 것이어서 매년 370여만원의 임대료만 물고 있다. 김씨 등이 오이 작목반을 구성한 것은 1996년.주민 8명이 작목반을 만들어 오이 재배에 나섰으나 IMF사태 후 어려움이 계속되다 2000년 한씨 등 회원 대부분이 동시다발로 무너졌다.외부인에게 보증 부탁이 어려워 서로 서준 게 탈이 났다.연대보증이 서로 얽히고 설켜 한 명이 무너지면 연쇄 붕괴되고,빚이 많다 보니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동시에 부도가 난다.김씨는 “개인당 빚이 1억원 안팎이면 계속 농사를 지어 갚아 보려고 애쓸 텐데 대부분 그 이상을 넘어 어쩔 수 없이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작목반은 ‘쑥대밭’이 됐다.유모(50)씨는 논밭을 다 팔아빚을 갚고 도시에서 야채장사를 한다.구모(44)씨는 도시로 가 막노동을 한다.어떤 회원은 저온창고 사무실에서 잠을 자면서 주변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한다. 김씨는 “쌀이 떨어져 굶고 있는 동료를 보면 같은 농민이지만 눈물이 난다.”고 울먹였다.한 회원은 병을 얻어 일찍 세상을 떴고 박모(44)씨는 다시 오이를 키우며 재기를 꿈꾸다 2002년 여름 태풍에 하우스가 날아간 뒤 고향을 등져 연락이 끊겼다.이 마을 최고 대농인 한 명은 그때 보증으로 물린 빚을 아직 갚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명문대 농대 출신으로 젊음을 농촌에 바친 한씨는 현재 농협의 토양검정 용역을 받아 그 수입으로 농협 빚을 갚고 나머지로 사글세 집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 지난 14일 이 마을을 찾았더니 하우스라는 하우스는 대부분 비닐이 갈기갈기 찢겼고,하우스 안은 마른 풀로 가득했다.김씨는 일이 터진 뒤 토마토 하우스 재배로 바꿨다.하지만 그도 한씨의 보증 빚,마을 친구와 친척에게 보증을 섰다가 물린 빚,자신이 농사를 짓다 진 빚 등이 총 2억원 이상돼 마음은 늘 불안하다. 벼농사만 짓다 답답해 오이 재배에 손을 댄 그는 “일이 터진 뒤 몇 달은 술로 지냈다.”며 “일부는 지금도 서로 얼굴 보기를 꺼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김씨가 다닐 때 한 학년에 400명이 넘던 청산초등학교는 인근 3개 학교를 통폐합해 면내 유일한 초등학교로 남아 있지만 40명이 채 안돼 이 마을의 쇠락을 대변해 주었다.김씨는 “자살하고 싶어도 처자식과 새싹이 돋는 작물이 생각나 못한다.”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정까지 일해도 빚 갚을 길이 막막해 힘이 안난다.”고 맥없이 말했다. 특별취재팀 sky@ ■결혼 11년만에 8억 빚진 부부 농사 100마지기에 하우스 1200평으로 부농(富農) 소리를 들을 만도 한데,아이들에게 변변한 옷 한 벌 못 사주는 기막힌 농촌가정이 있다.김태환(42·전남 장흥군 관산읍 남송리)·서선희(34)씨 부부는 암담한 현실 앞에서 눈물로 삶을 이어간다. ●잘못된 보증·영농비 상승 빚 눈덩이 1988년부터 농사를 지어온 김씨는 대농(大農)으로 선진농업인에 뽑히는 등 남부럽지 않은 부자였다. 결혼 11년째인 이들이진 빚은 김씨가 7억 700만원이고,부인 앞으로 대출받은 1억 6000만원 등 모두 8억 6700만원이다. 비극이 싹튼 것은 IMF사태 직후인 98년.94년 이웃에게 1억 5000만원 보증을 섰다가 농협으로부터 보증빚 상환 독촉을 받았다.적금을 깨고 2000만원을 빌려 7000만원을 갚았다.그해 트랙터와 콤바인을 사느라 자신도 1억원을 빚졌다. 하지만 15∼24%에 이르는 살인적인 이자로 원금 1억 8000만원이 2000년 3억 47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자를 내느라 이곳저곳에서 대출 횟수가 늘었다.2000년에 보증선 5000만원이 또 터졌다.그러다 보니 2001년에는 5억 2300만원,2002년 6억 2900만원,2003년 5억 3700만원으로 자고 나면 빚이 눈덩이처럼 늘었다. 지난해 김씨 부부는 이자로만 4300만원을 냈다.주위에서 생활비와 농사 경영비 등으로 진 빚 4000만원도 갚았다.이 과정에서 2500만원을 또 빌렸다.100마지기 농사 매출액은 5000만원이다. ●논 담보 설정돼 있어 팔지도 못해 김씨는 “논을 팔아서라도 채무를 정리하고 싶지만 농협 등에 설정이 돼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한숨을 지었다.“기가 막힌다.”는 부인은 “아이들(2남1녀) 유치원비와 학교 다니는 아이가 급식비 6만 400원을 제때 못내 칠판에 이름 적히고 선생님한테 핀잔까지 들었다는 말을 듣고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며 눈물지었다. 특별취재팀 ■영농비·농산물값 등락비교 ‘농산물 값은 종종걸음,영농비는 뜀박질’ 농산물 값은 최근 8년간 별 차이가 없다.반면 영농비는 크게 올라 영농 압박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와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쌀값(연평균,중품,도매기준)은 정부의 쌀 수매가격 인상 덕을 봐 1994년 ㎏당 1550원에서 2002년 2263원으로 45% 올랐다..반면 양념·채소류인 건고추(태양초,중품,㎏당)는 7183원에서 7782원으로 8.3% 인상됐다.마늘(한지형,중품,접당)은 1만 2660원에서 1만 1497원으로 1163원 하락했다. 양파(〃 ㎏당)는 784원에서 342원으로 폭락했고,과일은 사과(후지,중품,㎏당)가 1534원에서 2758원으로 1224원 인상된 반면 배(신고,상품,10개당)는 2만 2169원에서 2만 648원으로 1521원이떨어졌다.품삯(성인 남자)은 3만 1313원에서 5만 3093원으로 70% 폭등했다.농기계(이앙기) 사용료도 2만 2220원에서 3만 2564원으로 46% 올랐다.농약값(가격지수 100기준)은 76.4에서 102.7(26.3%)로,비료값은 64.7에서 100.1(35.4%)로 뛰었다.배합 사료값(25㎏,육성돈용 포대당)은 2500원대에서 8400원대로 급등했다.농가당 부채는 788만원에서 1989만원으로 1201만원이나 늘어 이자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별취재팀
  • 오피스빌딩도 ‘부동산한파’

    서울지역 대형 빌딩의 빈 사무실이 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신설 법인 설립이 주춤해지면서 사무실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특히 금융업종 불황으로 ‘입도선매’됐던 대형 빌딩 1층마저 남아돌고 있다. 지난해 서울지역 빌딩 공실률(空室率)은 3.32%로 1년 전의 2.35%와 비교해 1%포인트 증가했다.특히 도심권 빌딩 공실률은 1년 동안 1.45%포인트 증가,빈 사무실 비율이 5% 가까이 됐다. 부동산업계는 경기회복이 눈에 띄지 않는 데다 입주를 앞둔 대형 빌딩이 많아 공실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빈 사무실이 증가하자 입주 업체를 잡아두기 위해 임대료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임대조건을 개선해주는 건물도 잇따라 생기고 있다. ●4대문 안 공실률 가장 높아 공실률이 가장 높은 곳은 도심 4대문 안이다.교통이 편리한 곳에 사무실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섰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남대문 대우빌딩 등 대형 빌딩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공실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올해는 을지로 SK사옥 등 대형 빌딩이 잇따라 입주할 예정이다. 빈 사무실의 증가로 임대료는 강보합세다.지난해 수준에서 재계약하는 경우도 많다.남대문 국제화재빌딩은 고층 사무실 임대료를 지난해 수준인 평당 8만 5000원으로 묶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교보 강남타워,포스틸타워 등 대형 신축 건물 공급이 많았던 강남권은 공실률에 큰 변화가 없었다.건물주들이 입주전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임대 물량을 소화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오랫동안 임차인을 찾지 못해 빈 사무실이 많았던 스타타워 빌딩의 공실률이 감소(연초 65%→10%)하면서 안정적인 시장을 유지했다. 지난해 빈 사무실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여의도 지역.지난해 초 외국인 투자기관들이 빌딩을 집중 매입했던 여의도권역은 소유주 변경에 따른 임대료 인상,카드사를 비롯한 금융권 불안이 겹치면서 공실률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연초 공실률은 0.92%에 불과했으나 연말에는 2.75%까지 상승,1년새 1.63%포인트 증가했다. ●임대료 강보합세 유지 올해 서울에 새로 지어지는 대형 빌딩은 26개에 이른다.도심에서는 33층짜리 SK을지로빌딩과 정동 배재학원빌딩이 기다리고 있다. 강남권에는 대치동 삼성위너스타워,두산랜드마크타워 등 13개 빌딩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입주 물량 증가로 임대료는 강보합세 내지는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그러나 장기적으로 서울은 빌딩을 지을 수 있는 나대지 고갈로 공실률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태 신영에셋 상무는 “카드업계 등 금융권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오피스 시장은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올 빌딩 임대료는 강보합세 내지는 2∼3%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서울시, 중소기업에 6300억 지원

    서울시는 15일부터 오는 6월30일까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융자 지원금 신청을 받는다. 올해 중소기업에 대한 융자지원금은 지난해 5260억원보다 19.8%(1040억원) 늘어난 6300억원이 책정됐다.상반기에 경영안정자금 2100억원과 시설자금 1500억원 등 모두 3600억원을 지원한다. 융자한도 및 대출금리는 경영안정자금의 경우 최대 5억원까지 연리 5.5%,시설자금은 1억∼200억원으로 연리 5.0%이다. 경영안정자금의 상환조건은 1년 거치 3년 균등분할 상환이며,시설자금은 평균 3년 거치 5년 균등분할 상환이다. 문의는 서울신용보증재단 자금평가팀(02-3016-8352∼5)이나 시청 자금지원팀(02-3707-9318). 장세훈기자
  • 올 설 현금수요 4조원/전년대비 3000억원 줄어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 여파로 설 현금 수요가 4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설 관련 현금통화 수요(10영업일 전 기준)는 4조원에 그쳐 지난해에 비해 3000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설 자금 수요는 외환위기 이후 2000년 3조 300억원을 바닥으로 2001년 3조 8500억원,2002년 4조 2400억원,2003년 4조 3000억원 등으로 증가하다 올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설 연휴가 주말과 이어지면서 사실상 5일간 휴무하는 사업장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의 내수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현금 수요는 지난해 수준을 다소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설 현금 수요는 경제규모의 확대에 따라 추세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경기상황,소비심리 등 실물경제 여건과 설 시기와 연휴 일수 등에 영향 받는다. 김태균기자
  • 하루 40여회 신용회복의 길 안내/신용회복委 상담원 前경남은행 지점장 김철씨

    “빚이 3000만원인데 소득은 있으시다고요.충분히 신용회복이 가능합니다.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러 오세요.” 서울 영등포동 신용회복위원회 별관.이 곳에서 자원봉사로 전화상담을 하는 김철(金哲·사진)씨의 목소리는 예순 나이에도 불구하고 활기가 넘쳐난다. 그의 공식 직함은 상담전문위원.하지만 직원들은 허물없이 ‘선배님’으로 부른다.지난 2000년 경남은행에서 지점장으로 퇴직한 은행원 출신이기 때문이다.김씨는 은행 퇴직 후 작은 회사에서 월급쟁이 사장도 해 봤지만 영 적성에 맞지 않았다.결국 일을 그만두고 꼬박 ‘백수’로 지낸 지 2년.“산에 가는 것도 하루 이틀이죠.집에만 있으려니까 너무 답답했어요.그러다가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위원회에는 2002년 12월 이후 6만여명의 신용불량자가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다.김씨가 받는 전화는 하루 40여통.지난해 10월부터 일을 했으니 지금까지 어림잡아 3600명의 고민을 상담해 준 셈이다. “제가 상담한 신용불량자들이 개인워크아웃을 받으면서 차근차근 빚을 갚아 나가는 것을 볼 때의 보람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지요.” 정식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위원회에서 받는 것은 식비와 교통비 정도다.하지만 그는 여기서 그 이상의 것을 거둬가는 느낌이다. “안타까운 일들도 많습니다.본인은 상환의지가 있어도 소득이 없어서 개인워크아웃을 적용 받지 못하는 경우죠.새해에는 많은 신용불량자들이 신용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사스 확산 조짐/中 4번째 의심환자

    |베이징·홍콩 연합|지난 겨울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어넣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또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광둥(廣東)성 위생청은 12일 지난 연말 32살의 TV프로듀서가 이번 겨울 첫 사스 환자로 공식 확인된 이후 현재까지 사스 의심환자 3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홍콩의 명보(明報)는 12일 광둥성 선전시 바오안(寶安)구 시샹(西鄕)진 대형 종합시장에서 네번째 사스 의심환자가 발생,당국이 일반인들의 접근을 봉쇄하고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신문에 따르면 선전시 훙완시장 1층 상가 남자 주인(38)이 사스 증세를 보여 지난 10일 밤부터 방역당국 위생요원들이 소독을 실시하고 시장을 봉쇄했다. 그러나 선전시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사스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밖에 선전시 보건당국이 최근 둥후(東湖)병원에 발열과 기침 등 사스 초기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입원하자 사스 의심환자로 분류,중앙 지도부에 보고했다고 보건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홍콩경제일보(香港經濟日報)는 12일 사스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광둥성에서 발생한 사스 의심환자는 최소한 7명이 넘으며 사스가 이미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홍콩 보건당국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7월 사스 소멸을 선언한 이후 광둥성 지역에서 세번째 사스 의심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창호파이(曾浩輝) 홍콩 위생서 고문의사는 이날 광둥성 관리들로부터 새 사스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구두통보를 받았으며,중국은 이 환자를 격리해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러시아 보건당국도 지난주 극동 하바로프스크에서 괴질로 숨진 중국인 여성을 상대로 사스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혀 사스 공포가 주변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1)무너지는 소도시 상권

    농촌 경제의 어금니였던 읍내 상권이 무너졌다.구매력의 원천인 농민들은 호주머니가 비었다.농협 빚이 자라나 원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연체자 비율이 회원농협별로 조합원의 8∼20%를 웃돈다. 대목 중의 대목인 설이 코앞에 닥쳤지만 읍내 거리는 썰렁하다.경기(景氣)라는 말 자체가 사라졌다고 한다. ●물좋다는 다방·모텔 매물 홍수 이농에 따라 인구가 줄면서 관공서들도 하나 둘 떠났다.자석처럼 손님을 끌고 다니며 읍내 경제를 쥐락펴락 하던 공무원들도 철수하거나 구조조정으로 그 수가 크게 줄었다. 또 읍내 우회도로나 국도 주변에 들어선 대형 할인마트들이 주차시설과 값싼 가격,편리함을 내세워 수백명이 북적거리는 시장을 대신하고 있다.여기다 고속도로 등 도로 확장·포장과 개설로 접근성이 좋아지자 읍민들도 시 단위 시장을 찾아간다.경북에서는 2001년 이후 대구에서 왜관,김천∼구미,구룡포∼포항 국도가 4차로로 확장되면서 군위·의성·청도·칠곡군 등 대구권역 군들은 개발 기대와는 달리 지역상권이 오히려 위축됐다.특히 중앙고속도로 개통 이후 인근 군 지역의 인구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시가지 상가매출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군청과 가장 번잡하다는 중앙로·버스터미널·5일시장 주변 등 이른바 황금상권도 수천만원을 웃돌던 권리금이 없어졌다.상인들은 “경기침체라는 홍역에다 농촌붕괴로 상가마다 링거를 꽂고 연명하는 중환자 신세”라며 하소연이다.“하던 일인데다 마땅히 할 것도 없고 내 집이어서 하루하루 장사한다.”며 더 묻지 말라고 손사래다.읍내마다 내려진 셔터나 출입문 위에 ‘휴·폐업.임대.건물 세놓음.몽땅세일’ 등 부도난 건물에나 붙어 있을 법한 종잇장이 나붙어 있다.2000년대 이후 ‘물좋다.’는 다방이나 모텔도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의성군 1년새 100여개 문닫아 가장 큰 문제는 농촌에 현재 소득원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불확실성에 있다.이 때문에 고향을 지키던 젊은이들이 도시로 도시로 흘러들고 있다.날품을 팔고 노점상을 하더라도 도시가 낫다는 생각에서다.하루라도 빨리 고향을 뜨는 게 당대는 몰라도 자식을위해서라도 밑지지 않은 장사라고들 말한다. 특별취재팀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 대구 김상화기자 농도인 전남도는 어느 지역보다 심각하다.전남도민(206만명)의 25.3%인 52만명이 농민이다.도내 22개 시·군 중 5개 시를 제외한 17개 군의 경우 전체 주민의 절반이 농민이다.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전 군민의 20%를 넘는 곳도 있다.강진군의 경우 관내 130개 중소기업 가운데 최근 2년 새 11개가 휴업하고 5개가 폐업했다.읍내 상가번영회 김병완(60) 회장은 “군민 전체라야 5만명도 안되는데 무슨 장사가 되겠느냐.”며 “읍내 600여개 상가 가운데 지난 2년 동안 100여개 업체가 휴·폐업했다.소규모의 구두가게·양복점·식당·옷가게 등이 손들고 나갔다.”고 말했다. 마늘과 사과·고추 주산지로 돈이 돌았던 경북 의성군을 비롯해 군위와 예천,영양,청송군의 읍내도 폐업과 매물로 넘쳐난다.의성군의 경우 1800여개 업소 가운데 1년 새 100여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800여개가 가게를 내놨으나 거래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다.가게당 1000만∼5000만원씩하던 권리금이 공중에 떴다.문을 연 가게들도 매출이 지난해의 50∼80%선으로 격감했다.수개월째 임대료를 못내는 경우도 적잖다.종업원 해고 등 자구책을 쓰지만 ‘언발에 오줌누기’ 식이다.세입자들은 주인의 독촉에 사채와 신용카드 돌려막기로 버티고 있다.부도 위기설로 술렁거린다.옷가게를 하는 김모(43·여)씨는 “농촌경제 붕괴로 읍내 상가가 줄줄이 쓰러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고 있다.”며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이제 상권붕괴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충남에서 군세가 가장 작은 청양군 읍내는 휴·폐업중인 점포수가 전체 80∼90개 가운데 10여개를 넘었다.부동산업을 하는 이상선(58)씨는 “10년 전만 해도 5일장이 서면 버스 안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가득차 장날 분위기가 났는데 요즘은 서너명만 내리고 장날도 썰렁하기만 하다.”고 말했다.예전에 손수 가꾼 농산물을 바리바리 이고 와 팔던 농민들 대신 트럭에 물건을 가득 떼온 떠돌이 장사꾼들이 장터 곳곳을 메우고 있다. ■무너지는 소도시상권 르포 지난 9일 대구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30분여만에 도착한 경북 의성군 의성읍내는 날씨처럼 을씨년스럽기만 했다.사람들로 붐벼야 할 점심 시간인 데도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감돌았다.눈 앞에 보이는 몇몇 상가들은 문이 잠기거나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7만 군민들의 중심 상권이라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상가 임대·매각 딱지만 ‘더덕더덕' 필름을 사려고 들른 한 사진관에서는 난방을 하지 않아 한기가 돌았다.한참만에 밖에서 들어선 주인에게 “장사하지 않고 어디 다녀 오세요.”라고 묻자 “손님도 없는 점포를 지키면 뭐 해요.인근 가게 주인들 대여섯이 모여 매일 고스톱이나 치고 놀죠.”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한다.건너 편에서 부동산을 하는 이성민(60)씨는 “전체 점포 중 절반 정도가 휴업하거나 세로 내놓았지만 거래는 전혀 없다.”며 “그동안 점포세로 재미를 봤던 건물주들도 세입자들이 불황으로 세를 연체하자 건물 관리가 안돼 매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나오는 생활정보지도 태반은 건물 임대·매물란으로 채워져 있었다..군청앞에서 식당을 하는 김종우(59)씨는 “요즘 손님을 받지 못하는 날이 다반사”라면서 “식당한 지 1년이 지났으나 때려치워야 할 판”이라고 씁쓰레한 표정이었다.의성농협의 한 직원은 “예전 같으면 상가 주인들이 평균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하루 매상을 들고 왔지만 요즘에는 그 분들 얼굴조차 보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구 3만 8000여명으로 충남도에서 가장 적은 청양군 읍내는 산사(山寺)와도 같았다.9일 점심 때,외관상 그럴듯한 식당에 들어섰으나 주인과 종업원인 듯한 여자 4명만이 식사중이었다.주인은 “장사,말도 말아라.하루종일 파리만 날린다.어디 밥먹고 살겠느냐.”고 푸념부터 늘어놓았다.문 닫은 상가와 ‘무조건 1만원’이란 딱지가 붙은 가게도 듬성듬성 보였다. ●군청직원 월급일부 상품권으로 곡창지대인 예산군 읍내는 초저녁인데도 서너집 걸러 한집씩 불이 켜지지 않았다.급기야 예산군은 지역상권 활성화를 내걸고 직원들의 월급 가운데 실·과장은 10만원,6급 이하는 5만원짜리 상품권으로 대체해 지역상품을 의무적으로 사도록 했다. 전남 장흥군 장흥읍은 탐진댐 건설에 따라 읍내 식당(523개)과 유흥주점(36개) 등이 한동안 특수를 누렸으나 겨울해는 길지 않았다.식당을 하는 이동철(43)씨는 “주민들 보상이 마무리되면서 식당이고 술집이고 썰렁해 졌다.”고 말했다. 국도 2호선(부산∼목포)이 왕복 4차로로 뚫리면서 목포시와 20분거리로 좁혀진 강진읍은 상권 붕괴가 가속화했다.읍내에서 비교적 목이 좋은 매일시장이나 5일시장이 가장 먼저 손님을 빼앗겼다.5일 시장에서 20년 넘게 옷가게를 해온 구연호(65)씨는 “이러다간 굶어 죽겠다.하루 3만∼4만원어치 파는 게 고작”이라며 “하루 매상 30만원씩 올리던 80년대 시절이 그립다.”고 회고했다.이 시장 내 장옥(점포) 120개 가운데 20%는 비었다.윤천식(63) 시장상가번영회장은 “23년째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데 7∼8년 전부터 매상이 뚝 떨어져 부부 인건비나 건지는 셈 친다.”면서 “시장에 오는 사람 찾기가 힘든 판이니….”라면서 혀를 찼다.군에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억여원을 들여 장옥을 현대식 건물로 단장했고 주차장(70대)도 짓는다.입점 상인들도 친절과 청결 등 소비자 만족을 위한 자체 교육에 눈을 돌리고 있다.시장통에서 만난 주민들은 농협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할인마트가 그나마 있는 손님까지 몽땅 훑어갔다고 불평불만이다.시장안에서 40년도 넘게 콩나물과 두부·대파·시금치 등을 팔아온 할머니 세분은 “오늘은 아직 개시도 못했다.저쪽에 있는 마트에서 두부나 콩나물을 여기보다 100원씩 더 싸게 판다.”며 성질부터 냈다. 특별취재팀 ■러브호텔 불황 직격탄 농촌에서 불황을 비웃으며 현금을 거머쥐던 모텔(러브호텔)이나 다방도 2000년대 들어 맥을 못추고 있다.우후죽순 격으로 늘던 모텔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또 웬만한 읍내마다 50여개를 웃돌던 다방도 여종업원들이 티켓비(일명 봉값·시간당 2만∼2만 5000원)를 못 채우는 불황에 휴업이 속출하고 있다.읍내 소재 다방마다 아가씨 4∼7명을 두고 장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러브호텔로 통칭되던 여관이 충남 연기군 50개,금산군 55개에 이른다.그러나 농촌경제가 결딴나면서 회전율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기름값도 안 나오고 매매가마저 폭락해 이중고다.금산읍 H모텔 종업원은 “모텔 손님들이 1997년 외환위기 전의 절반도 안 된다.”고 말했다. 연기군내 다방은 140개에서 112개로 줄었다.조치원읍내의 한 다방 여주인은 “아가씨 구하기도 어렵고 장사도 잘 안돼 일부 티켓다방 등은 노래방으로 업종전환을 하는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40여개의 러브호텔이 몰려 있는 팔공산 자락인 경북 칠곡군 동명면에는 매물 10여개가 나왔다.20∼50여개의 객실을 갖춘 러브호텔 가운데 최근에 지은 10∼20%만 그런대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20억원을 호가하던 매매가는 13억원으로 내려갔다.임대기간이 끝난 D모텔 등도 올 들어 임대료를 30∼40%가량 낮췄다.군위군 동산리 10여개의 러브호텔 가운데 2곳이 문을 닫았고 나머지는 개점휴업 상태다.의성군에는 다방 161곳이 등록돼 있지만 영업중인 곳은 100여곳이다.군위군 61곳,영양군 43곳도 20%가량 휴업중이고 나머지도 도산위기다. 전남 보성군도 99년 하루에도 서너개씩문을 열던 다방이 한때 120여개였으나 지금은 87개다.이 가운데 정상영업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인근 장흥군도 다방 83개가 있으나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여종업원 4명을 둔 P다방 업주 김모(39·여)씨는 “예전에 월 평균 1000만원까지 오르던 매출이 300만∼400만원도 간신히 건진다.”고 말했다.군청 위생계의 한 직원은 “몇 년 전만 해도 다방 아가씨들의 봉값(티켓비)을 둘러싼 실랑이나 신고가 잦았으나 지금은 기억조차 가물거린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점포 임대·매매 실종 “상가 점포 임대요.더는 말 마이소.불황에 누구 속 뒤집어 놀라캅니까.” 경북 의성군의 ‘명동 거리’로 불리는 의성읍 후죽리에 사는 임모(68)씨는 요즘 화병이 났다. 10여년전에 신축한 건물(4층) 점포 대부분(1∼3층,100여평)이 3년째 텅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1층 20여평을 임대한 것이 고작이다.4층은 살림집이다.불과 몇 해 전만 해도 가게 임대문제론 걱정을 하지 않았다.오히려 큰소리 떵떵 치면서 세를 놔 먹었다.‘노른자위’ 점포여서 사람들이 줄을 서세들기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가 경기가 주저앉기 시작한 2001년부터 점포세가 슬슬 빠지더니,다시 나가지 않고 있다.1년전부터 점포세를 예전의 절반 정도로 내렸지만,감감무소식이다, 임씨는 “점포세 놔 먹기가 이젠 끝장난 것 같다.”며 “‘애물단지’가 된 건물을 매각하려고 해도 그마저 어렵다.”고 한숨 지었다. 인근 건물에서 점포 20여평을 세 얻어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9·여)씨의 심정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매출부진으로 7000만원을 투자한 점포를 십 수개월전부터 처분하려고 해도 임자가 나서질 않는다.그저 울며 겨자 먹기식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한달에 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본전치기라도 되지만,300만원 정도가 고작이다. 특별취재팀
  • 대학 등록금 고교 수업료 올 7~9% 오른다

    올해 대학 등록금과 고교 수업료가 평균 7∼9% 정도 오를 것으로 보여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학부모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3.6%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학생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 같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1일 기성회비에 이어 지난해부터 수업료 인상폭이 전면 자율화된 49개 국립대에 대해 올해 수업료를 5%가량 올리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따라서 국립대 등록금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기성회비까지 합하면 8∼9% 인상이 예상된다. 서울대가 이미 입학금 5.6%,수업료 5%,신입생의 기성회비 10%,재학생의 기성회비 8% 등 평균 8.3%의 등록금 인상 방침을 밝혔다.다른 2∼3개 지방 국립대도 수업료 5% 인상안을 교육부에 보고했다. 또 사립대는 일부 대학이 등록금을 7% 안팎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교육부에 통보하는 등 지난해에 비해 7∼8%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립대는 수업료 4.9% 등 등록금을 평균 7.7%,사립대는 평균 6.8% 올렸다. 전문대들도 대학과 비슷한 수준의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고교 수업료도 상당폭 오르게 됐다.서울시교육청이 올해 고교 수업료를 7% 올리기로 결정한 것을 비롯,다른 시·도교육청도 7% 인상을 전제로 각종 지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에 그쳤고 올해에도 2.9%로 안정될 것으로 한국은행 등이 전망,등록금 등의 인상폭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공·사립대의 등록금과 고교 수업료는 대학과 시·도교육청별로 자율화됐지만 서로 눈치를 보느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체로 비슷한 수준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최대명절 춘절 18억 9000만명 이동 中, 사스 막기 비상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오는 22일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구정)을 맞아 연인원 18억 9000만명의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 가운데 교통 당국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국무원 국가발전 개혁위원회는 7일 기차역,장거리 버스 정거장,부두,공항 등의 관장 부서에 사스 감시와 통제를 철저히 하고 사스 예방과 치료물질 수송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교통부,철도부 등 수송 관련 부서들은 40일간 지속될 춘절 귀성객 행렬의 편의와 사스 예방을 위해 24시간 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기차역과 공항 등에는 체온 자동 측정기가 설치돼 체온이 38도를 넘는 여행객은 열차,항공기를 탈 수 없고 37.5도에 이르거나 기침과 호흡장애가 있는 사람은 경과를 검사받도록 하고 있다. 당국은 전국의 주요 검문소에서 보건 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교통 중심지나 이동 차량들에 대한 방역조치를 지시하는 등 긴급 근무령을 시달했다.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전국 대도시들도 사향고양이 사육장에 대한 검사와 방역에나섰고 광저우(廣州)에선 쥐잡기 운동까지 전개됐다. 타이완과 홍콩,싱가포르 등도 사스 예방에 비상이 걸려 특히 광저우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한 체온 검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한편 홍콩 TV 뉴스팀 3명도 최근 중국 남부의 사스 감염을 취재하고 돌아온 뒤 고열과 기침 증세를 보여 사스 감염 여부를 검사받고 있다. oilman@
  • 작년 대부업체 2377곳 등록취소

    시·도에 등록된 대부업체가 지난해 2377개나 감소했다.아울러 이들 중 상당수는 불법 영업을 위해 음성적인 사채시장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 16개 시·도에 등록된 대부업체는 1만 3931개로,지난 1년간 자진폐업이나 시·도의 조치로 등록이 취소된 곳이 2377개나 됐다. 등록 대부업체 10곳 가운데 1∼2곳이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 악화로 등록을 취소한 것이다.그러나 이들중 상당수는 법정 이자율(66%)보다 더 받기 위해 불법 사채시장으로 다시 흘러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시·도별 등록 취소율을 보면 충청북도가 28.3%로 가장 높았고,울산광역시 28.0%,제주도 21.7%,강원도 21.2%,인천광역시 20.9%,부산광역시 19.7%,대전광역시 19.4% 등의 순이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반도체 ‘쾌청’ 건설 ‘흐림’/전경련, 올1분기 산업 전망

    올해 1·4분기 반도체,전자,조선산업은 호황을 누리는 반면 공작기계,건설,섬유산업은 불황의 늪에 빠지는 등 업종별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업종단체를 대상으로 조사 분석해 내놓은 ‘1·4분기 산업경기 전망’에 따르면 반도체,전자,조선,기계,전기,제당 등 6개 업종은 지난해 1·4분기보다 경기가 나아질 전망이다. 자동차,타이어,철강,석유,석유화학,화섬,방직,제지,원양어업,전력 등 10개 업종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공작기계,건설,시멘트,섬유 등 4개 업종은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생산은 반도체,전자,기계,석유화학,전기,제당 등 6개 업종이 지난해 1·4분기보다 늘어나는 반면 건설,공작기계,섬유,시멘트 등 4개 업종은 하락세를 띨 것으로 전망됐다.특히 반도체와 전자는 40.8%,11.4%씩 생산이 증가하는 반면 건설과 섬유는 11.3%,7.8%씩 생산이 줄어 업종별로 대조를 보였다. 내수는 반도체,전자,기계,방직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섬유,자동차는 경기침체에따른 수요감소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은 대외 불안요인 완화,세계경제 및 IT경기의 완만한 회복,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해외시장에서 과잉 설비생산 문제를 겪고 있는 시멘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증가세 또는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와 전자는 지난해보다 수출이 각각 42.2%와 27.4% 늘면서 국내 산업경기를 주도할 것으로 분석됐다. 박건승기자 k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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