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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우려되는 오바마 정부의 보호주의 장벽

    글로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자국 시장을 지키려는 보호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관세장벽을 쌓거나 반덤핑 조사를 강화하는 등 보호무역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이로 인한 통상마찰과 외교갈등도 증폭될 조짐이다. 보호주의 논란을 촉발시킨 나라는 자유무역의 전도사를 자처하던 미국이다.미 하원은 지난달 28일 819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을 통과시키면서 공공 건설사업에 미국산 철강 제품만을 사용한다는 ‘바이 아메리칸’ 조항을 부칙에 끼워 넣었다. 미 상원은 한 발 더 나아가 공공사업에서의 미국산 제품 사용 의무화 대상을 모든 공산품으로 확대하는 경기부양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런 보호주의 움직임이 세계 경제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판단한다. 더구나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다.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외치다가 이제 와서는 혼자 살겠다고 무역보호 장벽을 높이 쌓아 올리는 것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초강대국으로서 취할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많은 나라들이 겉으로는 자유무역을 외치면서 미국을 비난하지만 안으로는 보호주의를 선택하고 있다. 보호무역이 확산되면 교역이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 침체는 가속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다급한 마음에서 선택한 보호무역이 결국은 모두가 함께 망하는 지름길이 되는 셈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보호무역의 유혹에서 벗어나 세계 경제를 공멸로 이끄는 보호주의가 아니라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공생의 방안을 찾기 바란다. 우리 정부도 G20 등 국제공조를 통해 보호무역 장벽 철폐 노력을 전개하는 한편 새로운 경제환경에 맞는 수출촉진책으로 보호주의 파고에 대비할 것을 당부한다.
  • [자치구2009 핵심사업] 이호조 성동구청장

    [자치구2009 핵심사업] 이호조 성동구청장

    서울 성동구는 올해 구정의 모든 역량을 지역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역 주민과 중소기업들이 경기침체로 겪는 어려움이 하반기에는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971년 공직에 입문한 이호조 구청장의 예리한 안목이 앞을 내다 보는 치밀한 지원사업으로 이어져 얼어 붙은 지역경제에 온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성동구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사업 규모의 90%를 조기에 발주하고 상반기 안에 60% 이상의 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 또 성수동 영세공장 밀집지역에 ‘중소기업 종합센터’를 새로 만들고 중소기업육성자금 55억원을 조기에 긴급 투입한다. ●성수 공장지대 中企 종합센터 건립 21세기 성동 발전의 원동력이 될 ‘서울숲 초고층 랜드마크 타워 건설’과 성수동 준공업지역을 미래형 첨단산업단지로 바꾸는 ‘산업개발진흥지구’ 조성 사업도 첫걸음을 내디딘다. 이 구청장은 “올해 성동구는 새로운 미래 첨단도시로 비상(飛上)을 시작한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디자인 도시, 마장동·성수동 미래화 사업 등 21세기 성동을 이끌 새로운 사업들이 시작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2009년 예산 조기 집행 계획을 세웠다. 올해 사업예산 596억원(인건비·법정경비 제외) 중 92.5%인 549억원을 상반기에 발주하고 415억원(70%)을 현금으로 서둘러 집행할 예정이다. 또 성수동에 330㎡짜리 아파트형 공장을 임대해 ‘중소기업센터’를 운영한다.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은 물론 주문형 구인구직을 위한 ‘교육과 취업알선’을 한다. 이를 위해 1개 팀, 직원 4명을 파견한다. 21세기 성동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서울숲 초고층 랜드마크 타워’가 본격 추진된다. 이는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발표한 ‘신도시 계획체제 도입안’에 따라 용도변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 성수동을 미래형 첨단산업단지로 꾸미는 ‘산업개발진흥지구’사업도 첫걸음을 내디딘다. ●디자인거리 등 주거환경 개선 주거환경 개선 사업도 속도를 낸다. 왕십리 뉴타운 등 33개 지역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순항 중이다. 또 성수 1·2동 일대를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 1만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고품격 주거단지로 만들 계획도 세웠다. 이밖에 뒷골목 디자인 거리 조성, 마장동축산물시장 현대화, 용답동 중고자동차 매매시장 현대화, 성수1가 2동 성동문화예술회관 건립 등 굵직한 사업이 계획되고, 시작된다. 이 구청장은 “서울의 변두리 공장지역에서 벗어난 21세기 이끌 동북권의 거점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독도 땅값 소폭 인상’ 강력 반발

    정부가 올해 독도 땅값을 지난해보다 소폭 인상하는데 그칠 움직임을 보이자 그동안 독도 영유권 강화와 상징적 가치 등을 감안해 대폭 인상을 요구해 온 경북도와 울릉군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유지인 독도의 공시지가는 울릉군의회가 2000년 4월 지방자치법 절차에 따라 독도를 법정리로 신설, 공포한 이후 정부가 매년 결정 고시하고 있다. 2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해양부는 올해 독도(101필지) 전체 땅값 산정의 기준이 될 독도 표준지 2곳(2필지)의 평가 가격을 산정, 의견을 청취해 왔다. 이들의 ㎡당 평가가격은 독도리 20번지(서도) 가 420원, 독도리 27번지(동도 접안시설)가 13만 1000원으로 지난해 380원, 13만원에 비해 각각 10.5%(40원)와 0.8%(1000원)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국내외 경기침체 여파로 독도의 모섬 울릉도의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지난해에 비해 약보합세인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달 말까지 독도 등의 표준지 지가 조사·산정을 용역 의뢰한 해당 감정평가사로터 조사평가 보고서를 제출받은 뒤 중앙부동산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땅값을 결정 공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경북도와 울릉군은 국토부의 이같은 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도 등은 이날 국토부에 올해 독도 표준지 공시지가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다시 보내기로 했다. 도는 지난해 10월에도 국토부에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었다.<서울신문 2008년 10월14일자 27면 보도> 도 등은 또 국무총리실이 중심이 된 ‘정부 합동 독도 영토 관리 대책단’에도 독도 표준지 공시지가가 크게 인상되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정윤열 울릉군수는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는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은 우리 정부가 독도에 부여하는 낮은 공시지가 등 저평가된 가치와도 무관치 않다.”면서 “정부가 해당 지자체의 독도 공시지가 대폭 인상 건의를 계속 무시할 것이라면 아예 독도를 지자체에 불하해 가치를 높이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독도를 비롯한 전국의 공시지가 결정은 객관성 담보 등을 위해 전적으로 감정평가사에 달린 문제로,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독감 유행 2~4개월 전 예방접종하라

    독감 유행 2~4개월 전 예방접종하라

    독감은 일단 감염되면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특히 독감백신의 접종이 필수적이다. 독감백신은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의 예방과 사망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매년 독감백신은 독감 유행 전 2~4개월 사이에 맞아야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노인, 어린이 등의 고위험군은 9~11월 중순까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접종은 12월까지 완료되지만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면 유행절기 중에라도 예방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어른은 1회, 어린이는 2회 접종한다. 6개월 이상 5세 이하 유아와 어린이, 50세 이상 성인, 만성질환을 가진 어린이 및 성인, 의료시설 종사자 등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또 임신부는 독감 관련 합병증으로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4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독감 유행철에 임신이 예상되는 여성도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건강한 사람은 독감에 걸려서 합병증이 생기는 일이 적고, 생기더라도 심하게 고생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미리 체력을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환자의 몸에서 독감 바이러스를 발견하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 항바이러스제는 증상 발생 후 48시간 내에 투여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 외에는 고열, 기침 등의 증상에 맞춰 대처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백신의 가격은 7000~2만 5000원까지 다양하다. 백신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지만 싸다고 효과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단, 독감 예방주사에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과 6개월 미만의 영아, 열이 높은 사람, 예전에 독감 예방접종 후 ‘길리안바레 증후군’을 앓은 사람은 독감 예방접종을 피해야 한다. 독감 예방주사는 매년 접종해야 한다. 유행할 바이러스 종류가 매년 변해 미리 만들어 놓은 독감백신은 다음 해가 되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다시 쓴 초대장/배익천

    [엄마와 읽는 동화] 다시 쓴 초대장/배익천

    ‘흐흥, 흐흥! 지태는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내일 이맘때면 선물 더미에 파묻혀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게 아닐까?’ 오직 그게 걱정이었다. ‘방학과 함께 맞는 생일, 초등학교 마지막 생일을 정말 멋지게 보내야지.’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었다. ‘언제나 내 편인 엄마는 오늘부터 바쁘시겠지?’ 지태는 바쁜 어머니를 어서 보고 싶었다. 빨리 걸었다. 오늘따라 엘리베이터가 굼벵이처럼 느렸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바쁜 걸음으로 문 앞으로 가 섰다. 딩동! 딩동! 벨이 울려도 기척이 없다. ‘시장 가셨나?’ 들뜬 기분이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지태는 가방을 고쳐 메고 힘없이 벽에 기대 섰다. 1001 아파트 호수를 이마에 붙이고 있는 회색 문이 갑자기 솟을대문처럼 보였다. 지태는 장난기가 일었다. 텔레비전 연속극의 한 장면처럼 짐짓 뒷짐을 지고 두어 번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이리 오너라!” 금방 어머니가 깔깔 웃으며 나올 것 같아 몸이 배배 꼬였다. “니가 오니라!” “어!” 어머니 목소리가 아니라 아이 목소리였다. 배배 꼬이던 몸이 기름에 튀긴 꽈배기처럼 빳빳해졌다. “이리 오너라!” 얼떨결에 다시 나온 말은 화난 목소리처럼 컸다. “아이구! 도련님이시군요. 죄송해요. 조금 전에도 어떤 아이가 장난질을 했기에…….” 삐이걱, 대문을 밀고 나온 아이는 머리카락을 궁둥이까지 땋아 내린 지태 또래의 아이였다. 반쯤 열린 대문 안에서 꽃향기가 더운 바람처럼 쏟아져 나왔다. 벌렁벌렁, 지태의 코는 저절로 벌렁거렸다. “도련님, 서당 다녀오십니까?” 대문 밖으로 나온 아이가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도련님이라니? 나는 지금 학교에서 온단다.” “도련님, 오늘도 서당에서 말썽부리셨지요? 마님께서 조금 전에 훈장님 전화를 받고 아주 슬프게 울고 계신답니다.” 아이는 지태의 말에는 아랑곳 않고 자기 말만 했다. “서당과 훈장님은 뭐고, 전화는 웬 전화냐?” 지태가 어리둥절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어쨌든 이리 오세요. 오늘은 마님이 그냥 넘어가지 않으실 테니까요.” 아이가 지태의 손을 잡고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고린내가 나는 신발장이며 복닥복닥 들어앉은 가구는 간 데 없고 대문 안은 넓은 흙마당이었다. 마당 저 끝에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보이고, 군데군데 서 있는 나무는 환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이는 지태를 장독대 곁으로 데리고 갔다. 크고 작은 장독이 넘어가는 햇빛에 맨질맨질 빛나고 있었다. 장독대 둘레에는 웃자란 상사화가 머리카락을 풀어 헤친 듯 잎사귀를 늘어뜨리고 제비꽃이 무리지어 다소곳이 피어 있었다. “도련님, 왜 남의 귀한 도련님을 자꾸 때리세요?” 아이가 반반한 장독대 축돌 위에 지태를 앉히며 나무라듯 말했다. 지태는 가슴 한복판으로 서늘한 물줄기 하나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지태네 반 아이들이 알고, 선생님이 아는 일이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까맣게 모르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걸 선생님이 말씀하셨단 말인가? 그래서 어머니가 울고 있단 말인가?’ 지태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생일 선물 더미 속에 파묻혀 숨도 못 쉴 것 같은 즐거운 마음에 얼음물이 끼얹어졌다. 갑자기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마치 남의 집 아들처럼, 술만 취했다하면 머리고 뺨이고 가리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손찌검을 하는 아버지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새우처럼 몸을 오그렸다. 퍽, 퍽, 퍽. 귓속 가득 주먹 맞는 소리가 들어왔다. “죽어요. 죽어! 이러다 아이가 죽어요.” 어머니의 비명 소리다. “죽어, 죽어! 다 죽어!” 어머니 머리 위에도, 어깨 위에도 아버지 주먹이 소낙비처럼 쏟아졌다. 지태는 아버지에게 맞은 주먹을 아이들에게 다 돌려주었다. 조금만 거슬리면 주먹부터 날렸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머리고 뺨이고 가리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날렸다. 시원했다. 새우처럼 오그라들었던 몸과 마음이 쭉 펴지는 것 같았다. 울고 있는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이 지태 편이던 어머니다. 지태가 또 두들겨 맞을까봐 아무 것도 아버지에게 이르지 않던 어머니다. 그런 어머니가 자기 때문에 울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나, 엄마에게 데려다 줘.” “마님은 아직도 울고 계십니다. 오래오래 우실 것입니다. 도련님은 오늘도 귀한 집 도련님들을 많이 울리고 왔으니까요.” “아니야, 오늘은 아무도 때리지 않았어.” “꼭 주먹으로 때려야 때리는 게 아닙니다. 마음으로도 얼마든지 때릴 수 있지요. 도련님은 오늘 동우 도련님에게 생일 선물로 울트라 슈퍼 디럭스를 사오라고 했지요?” “네가 그런 것도 아니?” “왜 몰라요. 별의 커비에 나오는 거잖아요. 그게 얼만지 알아요?” “삼, 삼, 삼만…….” “그래요. 삼만 원도 넘어요. 그러면 동우네 마님께서 무얼 하시는지 아세요?” 지태는 잘 알고 있다. 동우 어머니는 우유 배달을 한다. 1교시가 끝나는 시간이면 학교에도 배달을 한다. 선생님 책상 위에도 우유 하나를 올려놓고 간다. “그 우유 하나를 배달하면 100원 남는다고 쳐요. 3만원이 되자면 몇 개를 배달해야 할까요?” ‘100원이 열이면 1000원, 100이면 10000원…….’ 지태는 눈덩이 굴리듯 머릿속에서 숫자를 굴렸다. ‘300개!’ 말없이 교실을 빠져나가는 동우 어머니 뒷모습이 떠올랐다. 코끝이 찡했다. 아버지의 주먹을 맞았을 때처럼 온몸이 오그라들었다. “동우 도련님은 지금도 떼를 쓰며 울고 있어요. 그걸 사달라고요. 그래서 동우네 마님도 함께 울고 있어요.” 지태는 가슴 깊은 곳에 살얼음이 어는 것처럼 시렸다. “어디 그 뿐이세요? 상수 도련님은 왜 오지 말라고 했어요?” “너, 지금 뭘 보고 말하니?” 지태는 가슴이 뜨끔했다. 아이는 오늘 낮에 지태가 반 아이들에게 돌린 생일 초대장 내용을 훤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상수는 모든 아이들이 싫어하는 아이야.” “그렇지만 도련님이 상수 도련님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상수 도련님처럼 가난하고 공부도 못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될 수는 없어. 우리 집은 이미 엄청난 부자고, 나도 공부를 엄청 잘해. 그리고 모두들 나를 좋아해.” “천만에요. 도련님을 좋아하는 건 도련님의 주먹 때문이에요. 억지로 좋아하는 거란 말이에요.” “아니야. 내일 와 봐.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올 거야. 손에손에 선물을 들고.” 지태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가슴에 얼었던 살얼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아니에요. 한 명도 안 올지도 몰라요.” “설마?” “두고 보세요. 닌텐도 디에스는 있어도 닌텐도 윌은 없으니 그걸 사오라고요? 울트라 슈퍼 디럭스보다 엄청 비싼 그걸 사올 도련님이 어디 있겠어요?” 지태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동우의 울트라 슈퍼 디럭스는 물론이고 산더미처럼 쌓인 선물 속에는 닌텐도 윌이 한 개쯤은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다 알아요.” “뭘?” “도련님이 도련님보다 센 주먹 앞에서는 맥도 못 추고 쩔쩔맨다는 것을요.” “그건 무슨 말이니?” “기억 안 나세요? 지지난 수요일 도련님이 준표 도련님 주먹 한 방에 풀썩 쓰러진 거, 그리고는 이제까지 쩔쩔매고 있다는 거, 도련님들이 다 보고 다 알고 있지요. 그리고 모두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지요. 자기들도 도련님을 그렇게 한 방에 쓰러뜨려야겠다고.” 지태는 으스스 추워지는 것을 느꼈다. 가슴 깊은 곳에 또다시 사르르 살얼음이 얼었다. 무서웠다. 준표 주먹은 무서웠다. 아버지 주먹처럼 무서웠다. 아이들이 저마다 오른쪽 주먹을 치켜들었다. 작은 주먹들이 점점 커지더니 태권브이 주먹처럼 지태 눈앞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살려 줘. 살려 줘!” 지태는 손바닥을 쫘악 편 채 두 팔을 앞으로 내밀며 소리쳤다. “진정하세요, 도련님!” 아이가 지태를 어깨동무하며 살풋 껴안았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다시 쓰면 돼요.” “뭘?” 지태가 아이의 가슴 속에서 귓속말처럼 물었다. “초대장을요.” “정말?” “그래요. 그리고 끝에 한 줄 더 쓰세요. ‘내 주먹은 이제 영원히 잠자는 주먹’이라고요.” “하지만 어쩌지? 생일은 바로 내일이고, 지금은 아이들이 하나도 없는데…….” “자. 걱정 말고 쓰세요. 마음으로. 제가 모두 전해드릴 테니까요.” 지태는 아이의 가슴에 안겨 초대장을 다시 썼다. 달싹달싹, 마음의 연필로. -친구들아, 미안해. 아까 전해준 내 생일 초대장은 가짜야. 모두 농담이야. 선물은 아무 것도 필요 없어. 한 사람도 빠지지 말고 모두 와 줘. 우리 집에는 울트라 슈퍼 디럭스도 있고 닌텐도 디에스도 있어. 모두 재미있게 놀자. 그리고 내 주먹은 이제 영원히 잠자는 주먹이야. 영원히. 그럼 내일 봐.- 달싹달싹 초대장을 다시 쓴 지태가 아이를 빤히 쳐다봤다. “그런데 너는 누구니?” 아이가 흠칫 놀랐다. 그러나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저, 저요? 저는 복숭아꽃이에요.” 아이가 방긋 웃었다. 아이의 입에서 분홍빛 꽃잎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 둘, 셋, 넷……. 그것들은 친· 구· 들 · 아 · 미 · 안 · 해 하고 꽃잎 하나하나마다 분홍빛 글자를 물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아이도 꽃잎과 함께 사라졌다. -매력적이어서 남을 유혹하기도 하지만 용서와 희망을 품고 있기도 하지.- 어디선가 선생님 목소리가 들렸다. 복숭아꽃 꽃말을 설명하시던 선생님의 예쁘고 고운 목소리다. 복숭아꽃이에요, 하던 바로 그 목소리다. “아니, 지태야!” 땡,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어머니 목소리가 지태를 확 덮쳤다. “어, 엄마! 안 울었어?” “이 뚱딴지!” “엄마!” 1001. 아파트 호수를 이마에 붙이고 있는 회색 문 앞에서 지태가 가만히 무릎을 꿇었다. 까만 주름치마, 어머니 두 다리를 꼬옥 잡고. 복숭아꽃 향기가 사방으로 은은하게 퍼졌다.(*) ●작가의 말 아이들을 가르치는 맨 처음의 선생님은 부모님이다. 폭력적인 아이를 가만히 살펴보면 그 뒤에는 폭력적인 부모와 맹목적인 사랑이 숨어 있다. 사랑에도 방법이 있지 않을까. 용서와 희망을 가르쳐주는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아이는 축복을 받은 것이다. ●약력 ▲1950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남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 ▲동화집 ‘별을 키우는 아이’, ‘잠자는 고등어’, ‘내가 만난 꼬깨미’ 등 ▲대한민국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등 받음 ▲부산MBC ‘어린이문예’ 편집 주간, 동의대 문창과 겸임교수
  • [Healthy Life] (9) 겨울철 복병 독감

    [Healthy Life] (9) 겨울철 복병 독감

    겨울에 발병하기 쉬운 병을 나열하면 ‘독감’과 ‘감기’가 빠지지 않는다. 올 겨울에는 특히 독감이 전국적으로 유행해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들에게 주의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감기와 독감은 고열과 기침, 콧물 등 주요 증상이 같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고려대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이상엽 교수를 만나 독감과 감기가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살펴봤다. ●독감은 감기와 어떻게 다른가?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로 생기는 호흡기 염증성 질환이다. 감기 바이러스는 종류도 200여 가지에 이른다. 감기에 걸리면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등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대부분의 환자는 특별한 후유증 없이 1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치료제를 사용해도 병원체를 죽일 수 없고 증상을 완화시킬 뿐이다. 독감은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좀 더 심한 호흡기 증상과 고열, 전신 몸살기가 올 수 있다. 감기는 예방접종이 불가능하지만 독감은 예방백신이 있다. 따라서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고 해서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증상으로 나타나는 독감의 특이성은 무엇인가? 독감의 특징적인 증상은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심한 근육통과 두통, 피로감 등의 전신증상과 기침, 인후통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주로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 합병증은 고령자나 만성 심장질환자, 만성 폐질환자, 만성 신장질환자와 당뇨병 환자에게서 자주 발생하는데 폐렴이 가장 흔하다. 폐렴은 심한 경우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독감은 전염성이 강해 한번 유행하게 되면 주변에 빠른 속도로 전파되기도 한다. ●독감 바이러스는 감기 바이러스와 어떻게 다른가? 자세히 설명해 달라.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유행성 호흡기 질환이다. 감기바이러스는 200종이 넘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B·C형 등 3가지로 압축된다. 그 중에 A형의 증상이 심하며 대유행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자주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매년 2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다가올 독감시즌에 유행할 바이러스 3가지를 예측해 추천한다. 이 자료를 기초로 매년 독감백신이 생산되기 때문에 올 겨울에 유행할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행 바이러스에 적합하게 제조된 독감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독감도 그냥 놔두면 감기처럼 저절로 낫나? 독감을 그대로 두면 저절로 낫는 경우도 있지만 심해지면 폐렴과 같은 호흡기 합병증 발병 위험이 매우 높다. 또 폐질환 등 기존에 발병한 만성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독감을 ’毒感’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나? 독감은 사전적 의미대로 지독한 감기는 아니다. 하지만 감기는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 지속되는 반면 독감은 심한 증상이 갑작스럽게 생기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毒感’으로 부른다. ●독감으로 환자가 사망하기도 하나? 독감은 다른 바이러스질환과는 다르게 2차 감염에 의한 폐렴, 심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고 만성질환을 악화시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25만~50만명의 사람들이 독감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의료계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2∼4월에 전체 인구의 5∼20%가 감염돼 적어도 1600명의 사망자와 약 1조 3000억원의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독감은 추운 겨울에 잘 걸리나? 겨울에 독감이 잘 걸리는 이유는 독감의 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습도 및 온도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추운 날씨로 인해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밀집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전파가 잘 된다. ●독감은 어떻게 확산·전염되나? 독감의 전염은 환자가 기침, 재채기를 할 때 공기 중으로 튀어나오는 분비물(aerosol)을 통해 전파된다. 이 분비물에는 바이러스가 섞여 나오는데 주로 환자의 손이나 외부 물체에 묻게 되고, 이 분비물이 묻어 있는 손이나 물체를 다른 사람이 만지면 손에 바이러스가 묻어 전염이 된다. 특히 전염성이 강해 한번 유행하게 되면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데, 겨울철 밀집생활로 인해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진다. 가족 간 독감이 전파되는 가장 일반적인 경로는 어린이들이 놀이방이나 학원, 유치원 등에서 감염된 뒤 집에 돌아와 퍼뜨리는 것이다. 따라서 어린이에 대한 감기 예방과 위생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독감 예방을 위한 생활 속 실천방안을 소개해 달라. 가장 중요한 수칙은 ▲자주 손씻기 ▲독감 환자와 접촉하지 않기 ▲독감 예방 주사 맞기 등 3가지다. 평소에 자주 손을 씻고 특히 외출 후 돌아오면 반드시 얼굴,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 독감이 유행할 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되도록 피해서 환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기침, 재채기 등을 할 때 손에 바이러스가 묻지 않게 휴지에 대고 한다. 노약자, 만성 질환자, 의료시설 종사자 등은 반드시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 밖에 몸의 저항력이 높아지도록 과로, 과음 등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적절한 운동 ▲균형 있는 식사 ▲금연 ▲적절한 실내 온도 유지 등 건강한 생활습관과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목이 아플 때는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고 젖은 빨래를 내걸어 적정 습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가습기를 이용해 목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 생선, 계란, 콩 등의 음식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신선한 과일, 야채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노약자, 만성 질환자 등은 추운 날씨에 바깥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 경기하강 속도 가속 내년 이후에나 회복될 것”

    경기하강을 스키장에 비유하자면 초보자용 슬로프의 모양새를 띠는 게 최선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내리막의 길이도 짧아야 한다. 지난해 9월 이후 각국이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경기부양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경제의 앞에 놓인 침체의 내리막은 가파른 경사에 한참을 가도 골인지점이 안 나타나는 고난도 슬로프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은 우리 힘으로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는 점에서 내수(민간소비·기업투자 등) 확대에 기대를 걸어야 하지만 최근 들어 이마저도 올해 안에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면하기는커녕 경기 회복세 전환시점 자체가 내년 이후로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는 조짐이다. 1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 민간소비가 내년 하반기나 돼야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를 회복세 전환시점으로 본 대다수 연구기관들의 예측에 비하면 1년 정도 늦춰 잡은 것이다. 신용상 연구위원은 ‘소비급랭·가계부실화 가능성 점검 및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서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 부문의 부채조정 과정이 올 1·4분기부터 1년6개월 동안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신 연구위원은 “소비 회복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전산업에 걸친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실업 발생과 임금 삭감 등으로 가계 소득이 크게 감소하면 소비 침체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경기하락세는 한번 가속도가 붙으면 더욱 빠르고 깊게 진행되는 특성이 있어 (회복시점을 포함해)향후 전망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재정투입을 늘리고 다소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더라도 사회 안정을 위해 지금보다 더 강화된 일자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가족 소재 인기 이끈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가족 소재 인기 이끈다

    부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그 이름, ‘엄마’ 요즘 문화계 전반에 걸쳐 ‘가족 신드롬’이 일었다. 이중 단연 ‘엄마’를 전면으로 내세운 문화코드가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족의 따뜻함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 이 열풍의 중심에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 있다. 1월 17일 개막 된 ‘친정엄마와 2박3일’은 관객들의 관심 속에서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설 연휴 기간을 통해 가족 관객이 몰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낳고 있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서 현재 뮤지컬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등 쟁쟁한 경쟁작을 물리치고 전체 공연 예매순위 1위(2009.1.30. PM12시 기준)를 기록했다. 또 공연이 시작되자 작품과 관련해 입소문까지 가세하면서 공연의 롱런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 엄마’ 강부자와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에 출연중인 배우 전미선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이 극에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원작을 쓴 고혜정 작가는 딸과 엄마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감나는 대사가 관객에 감동을 이끌어 낸 점이 관객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평가 받고 있다. 공연 관계자는 “공연을 관람한 관람객들은 대부분 모녀 관객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그 연령층은 회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남자 관객수도 늘고 있어 공연의 관객층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며 “이들 관람객 대부분은 공연을 자주 접한 마니아층 관객이 아닌 공연을 잘 접하지 않는 중장년층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혼자 잘나서 잘사는 줄 알던 못된 딸과 그런 딸을 낳은 것이 세상에서 가장 보람된 친정엄마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그려낸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오는 3월1일까지 동국대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그 감동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사진제공 = CULTVICE)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국내 금융시장 차분

    남한과 맺은 정치·군사 관련 합의를 무효화하겠다는 북한의 선언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전체적으로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환율은 다소 오르고 주가는 내렸지만 북한발 충격 때문이기보다 경기 침체 우려로 위축된 심리가 더 문제였다는 평가다. 다만 남북관계 관련 주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방위산업주는 크게 오른 반면 남북경협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5포인트(0.37%) 내린 1162.11로 장을 마쳤다. 외환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 오른 1379.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북한 위협에 내성이 생긴 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시장이 별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날 시장은 그보다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거래위축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초콜릿·햄버거 판매 불티… “우리는 불황 몰라”

    주머니를 꼭꼭 여미는 경기불황에도 초콜릿과 햄버거는 끄떡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심각한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음에도 초콜릿이나 햄버거 업체들의 매출액은 오히려 늘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 초콜릿 제조업체인 허시의 지난해 4·4분기 순이익은 822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5430만 달러보다 51% 증가했다.매출액도 13억 8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 늘어났다. 스위스의 대표적 초콜릿업체 린트 앤드 스프링글리도 지난해 매출이 5.8% 증가했다. 불황에도 소비자들은 초콜릿만큼은 가격을 크게 따지지 않았다. 고급 초콜릿 업체인 고디바 초콜릿은 지난 연말에 가장 잘 팔린 제품의 하나가 130 달러(약 17만 8000원) 짜리 초콜릿 과자였다고 밝혔다. 경기불황에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세계적 불매운동의 한파를 겪어야 했던 맥도널드 햄버거는 경제위기에 빛을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5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3% 감소했으나 신생 점포를 제외한 13개월 이상의 점포 매출은 미국 내에서는 5%, 전세계적으로는 7.2% 각각 증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중동, 아프리카에서도 동일점포의 매출이 10%나 급증했으며, 유럽에서도 7.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기고] 주거복지 차원서 주공·토공 통합돼야/유영우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상임이사

    [기고] 주거복지 차원서 주공·토공 통합돼야/유영우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상임이사

    한국토지공사·대한주택공사간 통합논의가 지루한 공방을 거듭하다 해를 넘기더니 새해 들어 통합관련법이 여야 쟁점법안에 포함돼 언제 해결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땅장수인 토공과 집장수인 주공의 방만 경영에 질린 국민 다수는 통합을 지지하고 있으며, 토지개발과 주택건설의 프로세스를 제대로 파악하는 전문가들도 통합으로 효율이 증대될 수 있음을 이유로 대부분 찬성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초래된 전 세계적 경기침체에 온 국민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제구조는 외부 영향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미 그 파장은 가정공동체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내수경기 위축으로 중소기업과 영세상인들의 도산과 폐업이 줄을 잇고 있고, 저소득층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제2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란 말이 부유층에겐 엄살일지 몰라도 서민층에게는 이미 들이닥친 절박한 현실이다. 이렇게 서민과 저소득층은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조만간 대대적 구조조정의 한파가 예고돼 있고, 대량 실업과 자영업자들의 파산 등 서민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파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서구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사회안전망이 취약해 경제위기에서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지난 IMF 경제위기 때 뼛속 깊이 체감했다. 그러므로 저소득층이 경제 한파의 영향에서 벗어나게 하는 효과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절실한 시기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것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거복지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IMF 위기 때 갑자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노숙인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그 당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재고가 일정 정도 확보돼 있었다면, 가정이 해체되며 거리로 내몰리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경기침체의 한파에서 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주거복지 정책을 수립하고 즉각 시행해야 한다. 행정개혁에 해당하는 주공과 토공의 통합은 혁신도시와는 별개의 문제로, 따로 분리해 논의돼야 한다. 혁신도시 이전은 두 공사의 통합이 큰 틀에서 마무리된 뒤에 그에 따른 합리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공기업 지방이전이 공기업 선진화과정에서 반드시 논의돼야 할 사안 가운데 하나이지만 이로 인해 주공과 토공의 통합 자체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전주·완주 혁신도시의 토공 이전과 관련된 문제는 정치력을 발휘해 이전이 불가능하다면 이에 상응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 또한 정치권의 몫이다. 그러나 혁신도시 등 여러 이해관계에 얽혀 정작 중요한 통합의 필요성과 이를 통해 발생하는 국민의 편익 등 더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공기업은 두 공사의 임직원이나 정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의하여 좌지우지될 수 없는,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세계적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서민들의 삶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 삶의 질 개선은 주거안정 등 주거복지 강화가 그 핵심이다. 한정된 국토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민 주거복지를 증진할 수 있도록 주공과 토공이 통합돼야 하는 이유다. 끝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바란다. 어떠한 방향이 국민들에게 더 많은 편익을 가져다 줄 것인가의 관점에서 양 공사의 통합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토공과 주공 통합법안이 국회에서 빨리 통과돼 진정 국민의 편익에 기여하는 공기업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한다. 유영우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상임이사
  • 저소득층 공공주택 임대료 최대 25% 감면

    저소득층 공공주택 임대료 최대 25% 감면

    ■서울시, 주거복지 종합계획 발표 서울시가 어려움을 겪는 서민층의 주거환경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서울시는 2010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를 최대 25% 감면, 낡고 지저분한 영구임대주택의 리모델링, 기숙형·원룸형 주택 등 소형주택 10년간 30만가구 공급 등 내용을 담은 ‘주거복지종합실행계획’을 29일 발표했다. ●1000억원 투자…서민복지 향상 역점 오세훈 시장은 이날 방화동 도시개발아파트 11단지에서 열린 ‘영구임대주택 무장애 리모델링 시범사업 개관식’에서 “고령자와 장애인 가구가 60%에 이르는 영구임대주택에 무장애주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 주거복지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면서 “올해부터 2014년까지 서울시 전 영구임대주택의 1, 2층 모두 6272가구를 무장애주택으로 리모델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서민주거 복지 향상을 위해 기존 임대주택 1, 2층을 ‘무장애주택’으로 바꾼다. 문턱을 없애고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세면대와 싱크대로 바꾼다. 또 복도를 넓혀 휠체어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노약자나 장애인을 위한 무장애주택을 올해 185가구, 2010년에 1122가구 등 2014년까지 모두 627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20년 이상된 공공임대주택 내부공간도 수리한다. 낡은 보일러와 싱크대를 교체하고, 2만가구에 복도 새시를 설치하며 50개 단지의 노인정을 신·증축한다. 이 밖에 공동 빨래방과 휴게실 설치, 어린이놀이터 바닥을 친환경 탄성소재로 교체, 주변에 녹지조성뿐만 아니라 외벽도색, 승강기 보수 등 공용부분도 확 바꾼다. 서울시는 이번 영구임대주택 개선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토해양부와 일대일 매칭펀드 형식으로 시가 500억원, 국토부가 500억원을 내놓을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3년간 동결한 공공임대 주택과 상가의 임대료를 향후 2년간 더 묶어두기로 했다.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서민에겐 이달부터 2010년 말까지 월평균 임대료의 10~25%를 추가 감면해주기로 했다. 즉 영구임대주택 평균 임대료를 4만 970원에서 1만 200원을 줄여주고 다가구임대주택 임대료는 12만 7610원에서 3만 1900원을 감면해 주는 등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서민을 집중지원한다. 또 경기침체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입주민을 위해 SH공사가 짓는 신규입주 분양주택의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납부 비율도 조정한다. 이를 통해 전용면적 59㎡의 경우 분양가구는 156만원, 임대가구는 43만원을 덜 낸다. ●장기전세주택 전세금 시세 맞춰↓ 이 밖에 주변 전세가격의 60~80%에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전세금을 주변 전세금 하락에 맞춰 하향조정하고 기존 거주자의 계약금액 조정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줄여 시세를 충실히 반영하기로 했다. 따라서 주변 전세금이 20% 이상 하락한 지역의 장기전세주택 입주자들은 최대 10%까지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기숙형·원룸형 주택 등 저렴한 소형주택을 매년 3만가구씩, 향후 10년간 30만가구를, 2018년까지 장기전세주택을 11만가구 공급할 방침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광역단체장 업무추진비 ‘펑펑’

    광역단체장 업무추진비 ‘펑펑’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광역자치단체가 올해 단체장 업무추진비를 대폭 증액한 것으로 드러났다. ●5곳은 작년엔 동결… 올해 증액 29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0곳이 기관장 업무추진비를 증액했다. 특히 서울, 부산, 경기, 경남, 전남 등 5곳은 지난해 업무추진비는 동결했으면서 극심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올해는 증액해 의문을 자아냈다. 이중 경남도는 지난해 업무추진비 2억 7200만원 가운데 1억 3442만원을 써 집행률이 49.4%에 불과한데도 올해 업무추진비를 2억 8700만원으로 증액했다. 이에 따라 2007년 약 48억 9340만원, 2008년 49억 2840만원이었던 전국 단체장 업무추진비 총액은 올해 들어 49억 8638만원에 달해 50억원에 육박했다. 강원도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16개 광역단체 중 3년 연속 가장 많은 단체장 업무추진비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편성된 도지사 업무추진비는 5억 200만원으로 서울시장 업무추진비 4억 5720만원보다도 많았다. 게다가 강원도는 업무추진비 집행률이 2007년 52.7%, 2008년 55.5%에 불과한데도 해마다 똑같은 업무추진비를 책정했다. ‘연례적 집행부진’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과다한 업무추진비를 책정, ‘합리성을 결여한 예산 편성’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무추진비 집행률이 가장 높은 곳은 2007년에는 경기도, 지난해에는 인천이었다. 경기도는 2007년에 도지사 업무추진비로 4억 300만원을 책정해 예산순위로는 5위였지만 이 가운데 4억 271만 6000원을 집행해 99.9%의 집행률을 보였다. 인천시는 지난해 시장의 업무추진비로 4억 4680만원을 책정해 예산순위가 2위였고 이 가운데 4억 4324만 1000원을 집행해 집행률이 99.2%에 이르렀다. 반면 울산은 2007년 시장 업무추진비로 1억 5200만원, 2008년 1억 3680만원을 책정, 16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가장 적었다. 집행액도 2007년 1억 1119만 3000원, 2008년 8192만 3000원으로 집행률이 각각 73.2%와 60%에 그쳤다. ●“업무추진비 구조조정 필요”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사무국장은 “불황일수록 서민들의 고통을 나눌 줄 아는 행정이 중요하다.”면서 “방만하게 편성·집행되고 있는 업무추진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현장 행정] 송파구 방과후 교실

    [현장 행정] 송파구 방과후 교실

    서울 송파구는 경기침체로 사설학원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방과후 영어수업’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방과후교실’은 보통 일반 과목이나 취미활동 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여졌다. 다른 과목에 비해 수업료가 비싼 영어수업을 무료로 해주는 사례는 거의 없다. 송파구는 지난해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방과후 무료 영어교실을 연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3억 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 19개 초·중학교에 방과후 영어교실을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방과후 영어수업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저소득층 학생을 포함한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하루 4시간씩 짜여진 교과과정에 따라 운영된다. 구는 또 올 하반기에 8개 학교를 추가 지정해 모두 27개 학교에서 2만 6000명의 학생들에게 방과후 영어수업을 무료로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18개교에서 학교별 평균 4.5개반이 개설돼 연간 4783명이 방과후 영어수업을 수강했다. ●사교육비 28억여원 절감 효과 구는 약 5억 1900만원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연간 2만 6000명이 수강하도록 해 28억여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파구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방과 후 무료 영어교실을 개설했는데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거둬 올해 방과 후 무료 영어수업을 대폭 확대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설학원 다닌 학생과 실력차 없어 지난해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영어성적 향상도를 국가공인능력시험으로 측정한 결과, 사교육을 받는 학생군과 방과후 영어교실 수강생의 성적향상도 평균이 각각 11.8%, 10.6%로 나타나는 등 방과후 무료 영어수업이 공교육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송파구는 이외에도 구청에 인재육성장학재단을 설립해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비 지원을 위한 ‘구민 장학기금 1인 1계좌 갖기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고3 수험생 수능강의 지원, 무료 독서논술 지도, 학원비 변제사업, 원어민 영어교실 등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황대성 교육지원과장은 “방과후 영어수업은 실력을 검증받은 강사진이 잘 짜여진 교과과정에 따라 장기간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교육비 절감은 물론이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특히 집안 형편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은 엄두도 못 내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학습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주식·예금 대신 소매채권 불티

    주가 추락과 저금리 때문에 주식이나 예금 대신 채권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100억원대 규모로 움직이는 대규모 도매채권 시장의 틈바구니에서 소매채권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0개 주요 증권사들의 소매채권 판매액이 이달에만 1조 3300억원(23일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종금은 채권 판매고가 4300억원을 기록했고 삼성증권, 대우증권도 각각 2600억원과 2100억원의 채권을 팔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별로 한 달에 1000억~2000억원 정도 팔리는 게 고작이었는데 지금 같은 추세면 많이 파는 회사는 5000억원, 적게 파는 회사는 2000억~3000억원 정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지난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가 여러 차례 인하되면서 늘어나기 시작한 채권 판매는 우량채 중심으로 수요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은행 금리가 4%대 안팎인데 반해 우량회사채는 적게는 6%에서, 많게는 8%까지 이자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하락 기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회사채 AA-(무보증3년) 등급은 7%대 초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이 덕분에 높은 채권수익률을 노린 채권형펀드에 1월 한 달에만 1조 5400억원대의 자금이 쏠렸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000억원 이상 순유출된 것과 대비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말 30조원까지 떨어졌던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지금 32조원 수준까지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저금리와 증시불안이 계속되면 채권 투자액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용위기 대안을 찾아라] ② 눈높이 구인·구직을

    [고용위기 대안을 찾아라] ② 눈높이 구인·구직을

    전주의 A기업은 배송·납품을 담당할 운전원 채용을 위해 지난 한해 노동부가 운영하는 취업정보사이트인 Work-Net에 5번이나 구인신청을 했다. 또 그때마다 고용지원센터를 통해 구직자 알선을 10차례 정도 받았지만 지금까지 직원을 구하지 못했다. 최근 경기침체로 일자리 창출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도 한편에서는 구인난을 호소하는 기업이 있는 것이다. ●中企 1만7000곳 정보 DB 추진 노동부가 지난 연말 300인 미만 사업체의 미충원근로자(고용주가 근로자를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채용에 실패한 경우)를 집계한 결과 8만 6000여명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지금 당장 8만 6000명가량의 일자리가 근로자를 찾지 못해 비어있는 것이다. 5인 이상의 사업체를 대상으로 할 때는 미충원 인원은 9만 3000여명에 이른다. 실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최근의 고용시장을 감안할 때 이같이 비어있는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은 구직자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고용대책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연초부터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빈 일자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Work-Net에 등록된 상시인력부족업체를 대상으로 전화조사 및 방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워크넷에 6번 이상 구인등록한 1만 700 0여곳이 우선 대상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5인 이상 고용하고 있는 업체도 포함하기로 했다. 다음달 말까지 이런 곳을 찾아 상세한 정보를 DB로 구축할 방침이다. 실업급여 수급자와 고용지원센터 심층상담자 등 각종 프로그램 참여자 가운데 취업의욕이 강하고 눈높이 조절이 가능한 구직자를 선별해 빈 일자리 구직자 DB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료를 적극 활용하면 구직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기가 훨씬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열악한 근무조건 개선 시급 노동부는 빈 일자리가 생기는 원인이 주로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근무조건이 좋지 않은 사업장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 미충원 사유조사에서 취업지원자가 없다고 답한 업체가 전체의 31.8%나 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노동부는 이와 함께 우선 빈 일자리 DB에 포함된 구인기업 가운데 임금이 낮고 근로시간이 많은 업체에 대해서는 같은 지역·규모·업종의 근로조건 정보를 제공해 자발적으로 근로조건을 개선토록 지도하기로 했다. 또 작업환경이 열악한 경우 중소기업 고용환경개선 지원금, 클린사업장 조성(기술지원 포함) 자금 등을 조기에 지원키로 했다. 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기업별 전담자를 지정하고 집중적인 알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빈 일자리 기업을 대상으로 구인·구직 만남의 날을 개최하고, 동행면접, 채용대행 등 채용지원 서비스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경험 쌓은후 평생직장 찾는 자세를” 아울러 전국 47개 종합고용지원센터에 3∼5명 규모의 ‘빈 일자리 지원 전담반’을 구성해 기업의 구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를 찾지 못한 빈 일자리에 인력을 충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주로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서 빈 일자리가 많은 만큼 눈높이를 낮추고 실업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 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경험을 쌓고 평생 직장을 찾기 위해서는 지원자 스스로 알찬 중소기업으로 관심을 돌려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20代 덜 먹고 30代 덜 놀고 40代 덜 입고

    경기침체로 가계부채가 늘면서 전체가구의 77%가 소비를 줄였다. 20대는 외식비를, 30대는 문화비를, 40대는 의복비용을 주로 줄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 수도권 520여가구를 설문조사한 결과, 77.2%가 1년 전에 비해 소비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소 줄었다(39.7%), 대폭 줄었다(37.5%)는 대답이 많았다. 소비가 늘었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인 부분은 의복구입비(20.5%), 문화·레저비(17.2%), 외식비(16.5%) 등이었다. 하지만 자녀과외비(2.3%)와 경조사비(0.9%)는 크게 줄이지 않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외식비를 줄인 반면 문화·레저비는 줄이지 않았다. 30대는 문화·레저비를 줄인 반면 경조사비는 그대로였다. 40대는 의복구입비를 우선 줄였다. 소비를 줄인 원인으로는 가계부채 증가(42.5%) 및 근로소득 감소(28.3%)와 경기 불안(23.3%)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국민들의 소비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고용창출 및 소득세율 인하 등 좀 더 과감한 세제지원을 통해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금융당국·카드업계 수수료 줄다리기

    금융당국·카드업계 수수료 줄다리기

    카드 수수료를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의 각축이 시작됐다. 경기침체 국면을 맞아 중소가맹점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어떻게든 수수료를 끌어내리려는 금융당국과 “왜 우리에게 고통을 전가하려 드느냐.”는 카드사들의 밀고당기기가 치열하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시중 카드사들의 실무진을 불러들여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을 논의했다. 직접 카드사를 찾아가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너머 청와대가 버티고 있다는 사실에 카드사들은 볼멘 표정으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왜 내리나 금융당국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적극 나선 이유는 중소가맹점들이 대형 가맹점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 수수료는 중소가맹점의 경우 2.7~3.5%, 대형마트 등 대형영업장은 1.5~2.0% 정도 되는 것으로 카드업계는 추산한다. 1%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이유는 건수나 액수에 있어서 중소가맹점들의 사용실적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카드사로서는 많이 쓰는 곳은 싸게 해주고 적게 쓰는 곳은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소가맹점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보니 카드사와 대등하게 협상할 처지도 못 된다. 카드 수수료 인하는 경기침체기 때마다 등장하는 서민 대책 가운데 하나다. 중소가맹점인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나누자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이미 재래시장 가맹점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자율적으로 내리겠다고 결의한 상태다. 최고 3.5%에 이르던 수수료를 다음 달부터 2.0~2.2% 수준으로 내릴 예정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중소가맹점 수수료도 2% 초반대까지라도 내릴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어떻게 내리나 최근 금융위가 카드사들과의 비공식 회의에서 제시한 인하 방법은 ▲기본요금+건당 수수료 ▲가맹점 수수료 단일화 ▲4당사자제도 도입 ▲최고·최저요율 기준제 등 크게 4가지 방안이다. ‘기본요금+건당수수료’는 고객이 쓴 카드 액수에 비례해 산정한 수수료와 건수에 따라 산정한 수수료를 합치는 방식이다. 보통 소액결제의 경우 카드사들은 가맹점의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용료를 크게 올려받았다. 액수는 미미한 데 반해 건수는 똑같이 한건으로 처리되는 데 따른 비용이라는 것이다. 이런 차이를 정액제 도입으로 메워보자는 것이다. 가맹점 수수료 단일화는 말 그대로 수수료를 일정 금액으로 고정하는 것이고, 최고·최저요율제는 수수료의 상·하한선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4당사자제는 카드사·카드회원·가맹점으로 되어 있는 시장 구조에서 카드사를 발행사와 전표매입사로 쪼개면 전표매입사들은 가맹점편을 들어 수수료가 내려가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잘 될까 그러나 인하방안 채택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율 조정으로 가맹점이 이익을 본다면 그 부분을 고스란히 카드사가 손해봐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만도 2007년 10월과 지난해 11월 이미 영세업자들을 상대로 수수료율을 내린 바 있다.”면서 “고통분담도 좋지만 금융위기로 자금 사정도 여의치 않은 카드사들의 고통은 누가 분담해줄 것이냐.”고 말했다. 이미 카드사들은 연회비 인상이나 부가 서비스 축소 등을 단행하고 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청와대까지 나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 카드사가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결국 수수료는 낮출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대체로 ‘기본요금+건당수수료’ 방식을 선호한다. 일괄적으로 수수료를 정하거나 상·하한폭을 설정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데다 4당사자제의 경우 미국이나 호주처럼 큰 국가에나 어울린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아서다. 그러나 기본요금+건당수수료도 쉽지 않다. 가맹점 형편을 일일이 다 파악해야 하는 데다 카드사들마다 이해관계도 다르다. 김광수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수수료율 문제는 가맹점과 카드사간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어떤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그래도 2월말까지는 결론을 이끌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유영규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다보스포럼/ 함혜리 논설위원

    인구 1만명에 불과한 스위스의 휴양지 다보스. 매년 1월 주요 국가 지도자를 포함해 세계 정계·재계·학계를 이끌어가는 글로벌 리더들이 이곳에 모여 지구촌 현안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이 포럼의 공식명칭은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총회다. 매년 다보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게 됐다. 다보스포럼은 제네바대학의 클라우스 슈밥 교수가 1971년 유럽 기업인들을 다보스로 초청해 ‘유럽 경영심포지엄’을 열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유럽의 경제문제를 논의했지만 1987년 포럼 명칭을 세계경제포럼으로 바꾸면서 세계 최대 지식 소통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국가 정상들은 물론 세계적인 기업인과 학자,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 대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꺼번에 모여 머리를 맞대는 만큼 여기서 논의된 지구촌 화두는 즉각 글로벌 이슈로 부각된다.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포럼에서 주요 의제들에 대해 논의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실제로 ‘힘의 이동’을 주제로 다뤘던 2007년 다보스포럼에서는 경제·환경·지정학·사회·기술 등 5개 분야에 걸쳐 23대 핵심 글로벌 리스크를 제시했다. 이 중에는 오일쇼크와 미국 달러화 약세, 중국 경제의 경착륙, 부동산 버블 붕괴 등 우리가 최근 겪은 문제들이 포함돼 있다. 파생금융 상품에 의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심각한 논의도 이뤄졌다. 하지만 이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강령은 제시하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제 위기로 전 세계가 초비상인 가운데 28일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2009년 다보스포럼이 개막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경제 위기 후의 세계질서 재편’이다. 경기침체 극복과 세계 질서의 밑그림을 그린다는 목표로 96개 국가에서 글로벌 거물 2500여명이 다보스를 찾았다. 참가자 수로는 역대 최고라고 한다. 다보스포럼은 이번에도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거나 실행 수단을 발휘하지는 않겠지만 향후 세계 질서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식의 나침반 역할은 훌륭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앉아 해법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성장동력 제조업 ‘逆성장 주범’ 추락

    성장동력 제조업 ‘逆성장 주범’ 추락

    제조업이 주저앉고 있다. 경제구조 변화로 인해 제조업의 쇠락이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의 붕괴 속도는 너무 빠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는커녕 성장률을 갉아먹는 주범으로 전락했다. 고용창출 능력도 현격히 떨어져 종사자 수가 400만명 밑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기술경쟁력은 일본의 10분의1에 불과해 ‘비상구’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제조업 취업자 수는 402만 8000명이었다. 1년 전(412만 7000명)보다 9만 9000명(2.4%)이 줄었다. 통계청은 “400만명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성장 기여도도 최악이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제조업은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던 ‘굴뚝경제 시대’(1970~80년대)만은 못해도 나름대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지난해 4·4분기 결과는 참혹했다.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 3.7%로 급락했다. 서비스업(-0.6%)도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제조업의 추락 속도와 폭은 어지러울 정도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5.6%였다. 이 때문에 제조업은 광공업(-3.7%)과 더불어 역(逆)성장의 양대 주범으로 낙인찍혔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2.5%)이 전년(5%)의 반토막이 된 데는 제조업의 부진 탓이 컸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세계 경기침체가 수출과 내수의 동반 감소로 나타나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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