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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라덴, 자연산 비아그라 왜 먹었을까?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의 파키스탄 은신처에서 압수한 약 상자에서 ‘자연산 비아그라’로 알려진 아베나(야생 귀리) 시럽 등 10여종의 약이 발견됐다. ●위장약·간질치료제 등 나와 미국 MSNBC 방송은 약 상자에 위궤양 치료제인 그루시드, 간질·신경통 치료제인 가바펜틴, 고혈압·울혈심부전증 치료제인 나트릴릭스 등이 들어 있었다고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어린이용 약품도 많았다. 어린이들의 중이염, 기침, 감기에 쓰이는 항생제 펜자와 기침 해소용으로 쓰이는 티실릭스, 진통제 부루펜 시럽, 상처 소독제인 데톨 등도 발견됐다. 미 정보당국은 빈라덴이 그간 신장투석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해 왔다. 그러나 상자에는 신장병 관련 약품은 물론 장기 질환 치료제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파키스탄 현지 언론을 인용, 빈라덴의 5번째 아내인 아말 알사다(29)가 파키스탄 정부의 조사에서 “빈라덴은 허약하지 않았고 좋은 체형을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그는 자신만의 치료법을 믿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7살에 빈라덴과 결혼한 알사다는 빈라덴이 10년 전 신장 수술을 받고 완전히 회복했다면서 “남편은 신장 투석을 받지 않았고 엄청난 양의 수박을 먹는 것으로 스스로를 치료했다.”고 말했다. 알사다는 또 지난 2일 새벽 1시 빈라덴과 자신이 잠자리에 들기 위해 불을 껐을 때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들이닥쳤다고 진술했다. ●아내 “남편 신장 투석 안 받아” 빈라덴은 약초 치료제도 선호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야생 귀리 추출물인 아베나 시럽은 자연산 발기불능 치료제이자 성적 욕구를 키우는 최음제로 사용된다. 위궤양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미국병원약사회(ASHP)의 신시아 라일리 박사는 “(아베나 시럽을)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알 수 없고 기분전환이나 신경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썼을 수도 있다.”면서 “(약통을 봤을 때) 빈라덴이 심각한 질병을 앓았다는 증거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독거’ 낳는 황혼이혼 작년 3만3200건… 10년새 2배

    [독거노인 사랑잇기] ‘독거’ 낳는 황혼이혼 작년 3만3200건… 10년새 2배

    “늘그막이지만 남편(아내)과 헤어져 편안하게 살겠다.” 노후에 따뜻하게 서로를 보듬고 살아야 할 많은 노년 부부들이 갈라서고 있다. 30대 이하 젊은 층의 이혼 건수는 줄어드는 데 반해 황혼이혼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노년 부부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지금도 수백만명에 달하는 독거노인을 더욱 빠르게 늘리는 결과를 낳아 향후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혼을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황혼이혼 문제는 곧 닥칠 베이비부머 은퇴시점과 맞물려 점점 더 빨리 굴러가는 거대한 수레바퀴로 변하고 있다. 8일 통계청의 ‘2010년 이혼통계’ 자료에 따르면 50세 이상 남성의 이혼 건수는 2000년 1만 5500건에서 지난해 3만 3200건으로 10년만에 두배 넘게 늘어났다. 이혼 남성 가운데 50세 이상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3%에서 28.3%로 높아졌다. 여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50세 이상 여성의 이혼 건수는 같은 기간 7500건에서 2만 900건으로 늘어났고, 전체 여성 이혼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3%에서 17.8%로 3배 가까이 높아졌다. 남녀 모두 50세 이상 이혼 건수는 2004~2005년 소폭 감소했다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2009년과 지난해 이혼 건수를 비교하면 모든 연령대 중에서 50대 이상 부부만 유일하게 이혼 건수가 증가했다. 황혼이혼이 늘어나면서 평균 이혼연령도 급상승했다. 2000년 평균 이혼연령은 남성이 40.1세, 여성이 36.5세였지만 지난해는 남성이 45세, 여성은 41.1세였다. 중년 이상 부부가 이혼하는 이유는 비교적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실직 등의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마찰이 중요한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지난해 상담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 여성이 호소한 이혼사유는 민법 제840조 6호(기타사유), 1호(외도), 3호(폭력)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6호 사유 가운데는 ‘경제적인 갈등’이 가장 많았고 ‘불신’과 ‘주벽’(酒癖)이 뒤를 이었다. 2009년 6호 사유로 60세 이상 여성이 상담한 건수는 총 70건으로 전체 60세 이상 여성 상담건수의 32.9%를 차지했다. 지난해는 96건(37.8%)으로 급증했다. 상담소 측은 “남성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조기퇴직과 사업실패에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아내가 전업주부로만 살고 있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여성은 남편이 구직 의욕 자체를 상실한 채 음주 등에 몰두하고 어떤 일도 하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에 불만감이 크다고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점차 완화되고, 핵가족화로 인해 남성 중심의 가족문화가 점차 희석되면서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이혼을 고려하는 여성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주변의 부정적인 눈길 때문에 다소 갈등이 있어도 참고 살았다면 최근에는 “아이만 다 키우면 이혼해서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자녀들이 부모의 이혼을 오히려 지지하거나 여성이 남편에게 의지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미영 한국노인상담연구소 상담사는 “과거에는 여성이 약자로 살아야 했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도 ‘참고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바뀌어서 주변에서 황혼이혼에 대해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독립이 가능한 분들이 많아 심각하게 이혼에 대해 상담하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사회적인 변화가 없다면 가까운 미래에 황혼이혼이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중심에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있다. 노년 부부의 갈등은 역설적으로 남편과 아내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촉발되는 경우가 많다. 인생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 남편들은 갑자기 아내와 함께 지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노년에 서로 마주치지 않기 위해 각방을 쓰거나 심하면 대화를 전혀 하지 않고 쪽지로 의사소통하는 부부도 있다. 남편의 ‘일 중심의 이데올로기’와 아내의 ‘가정 중심의 이데올로기’가 노년이 되면서 서로 충돌하는 것이다. 해방 이후 남성의 직장 정년은 소폭 늘어나거나 오히려 줄어들었지만 의술의 발달로 수명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남편과 아내가 노후에 함께할 시간은 크게 늘어났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자)인 중년 남성들이 아내와 함께 지내야 하는 시간은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성은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고 생각하는 반면 아내와 아이들은 돈만 벌어주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평가한다.”면서 “대부분의 가장들이 은퇴 이후에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중·노년 부부의 이혼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결혼 7년 이내에 이혼하는 비율이 가장 많다. 서구권 국가의 부부들은 서로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바로 이혼하는데 반해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참고 산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종전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이혼이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1947~49년 사이에 출생한 1차 베이비붐 세대를 뜻하는 단카이 세대는 은퇴 이후 황혼이혼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이끌었다. 1960~70년대에 ‘일벌레’처럼 뛰어 일본 고도 성장기를 이끌어 냈지만 은퇴 후 가정에서는 오히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남편의 심정을 표현한 각종 서적이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황혼이혼을 막으려면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일과 가정이 따로 움직이는 현재의 상태에서는 황혼이혼이 늘어나는 추세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함 교수는 “황혼이혼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면서 “유럽과 같이 일에 목숨 거는 사회가 아닌 가정에도 균형 있게 가치를 두는, 전 사회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미확인 바이러스성 폐렴 급증

    정체 불명의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가 최근 크게 늘어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내의 한 대형병원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가 6명이나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전체 환자 가운데 5명은 여성으로, 주로 출산을 전후로 기침과 호흡곤란 증상을 겪었고 동네의원이나 지방 병원에서 결핵·폐부종·심부전 등의 진단을 받았다. 일부 환자는 출산 직전 상태가 악화돼 제왕절개 수술까지 받았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환자 가운데 1명은 최근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지만 나머지 환자들은 인공 호흡기 등에 의존한 채 중환자실에 머물러 있다. 환자 중에는 40대 남성도 1명 포함돼 있다. 원인 바이러스가 규명되지 않은 폐렴은 지금까지 연간 1~2명씩 보고됐지만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환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환자가 입원한 병원 측은 내시경 검사와 조직검사를 통해 폐섬유화(폐 조직이 서서히 굳는 증상)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실체 규명에 나섰지만 한 달이 가깝도록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에 보고된 환자들이 대부분 출산 전후의 임산부라는 사실에 주목해 최근 역학조사관을 현장에 보내 환자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폐섬유화를 유발한 바이러스의 실체를 아직 규명하지는 못했다.”면서 “다만 이 증상이 산모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병원 측의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폐렴 원인 바이러스가 규명되지 않으면 병원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8)노벨문학상 수상자 파블로 네루다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8)노벨문학상 수상자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시’ 일부) ●시인의 영원한 근원은 사랑과 자연 칠레 출신의 세계적인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2). 열 살의 네루다는 사랑하는 새어머니를 위해, 뭔지도 모르면서 운율 있는 편지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열네 살, 그는 잡지 ‘달려라-날아라’에 시들을 게재하고, 이듬해 두 차례 백일장에서 수상한다. 열아홉, 네루다는 드디어 첫 시집 ‘황혼 일기’를, 이듬해에 출세작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출판했다. 이 모든 건 두 뮤즈, 자연과 여성 덕분이다. “사랑과 자연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내 시의 근원이다.”(‘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 자연에 둘러싸여 보낸 유년기, 그리고 수많은 여성들 사이를 전전하며 보헤미안처럼 살았던 그의 삶은, 시에서 통합되어 생생하고 뜨거운 형상이 된다. 요컨대 네루다는 자연과 여성을 통해 숨 쉬듯 자연스럽게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샘솟는 사랑을 고스란히 다른 이들에게 전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모든 시는 일종의 연애편지다. 그 시를 통해 촉발받지 않을 수신자는 없었다. 20세기 칠레의 사랑은 이 한 명의 시인에 의해 불 붙어 활활 타올랐다. 1936년은 네루다의 생에 있어 일종의 변곡점이다. 자연에 대한 찬탄과 더불어 사랑, 외로움, 우울 등을 노래하던 네루다는 이 시기 ‘가슴 속의 스페인’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듬해 ‘반파시즘 세계작가 대회’를 조직하고, 잡지 ‘세계 시인들은 스페인 민중을 지지한다’를 발간하며, 반파시즘 예술가와 지성인 단체 ‘문화 수호를 위한 칠레 지식인 동맹’을 창설한다. 대체 1936년,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2년 전인 1934년으로 가야 한다. 이 해에 그는 두 명의 운명적 상대를 만난다. 스페인 시인 로르카, 그리고 아르헨티나 출신의 여성 델리아. 첫 번째 부인과 결혼 생활 중이었지만, 네루다는 스무 살 연상에 지적이고 아름다운 델리아로부터 헤어날 수 없었다. 그의 지인들은 훗날 네루다가 공산당원이 된 것도 전투적 공산주의자였던 델리아의 영향이 컸다고 회고한다. 또 한 명의 운명적 인물 로르카와는 시, 정치, 그리고 시답잖은 농담을 함께 나누며 그야말로 ‘절친’이 된다. 그러나 1936년 스페인 내전에서 파시즘 진영에 의해 로르카는 총살당하고 만다. “스페인에서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작가들을 알고 지냈는데 한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화파였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공화국은 스페인에서 문화, 문학, 예술의 부활을 의미했지요.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는 여러 세기에 걸친 스페인 역사에서 가장 폭발적인 시 세대의 표현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이들의 육체적 파괴는 나에게 한 편의 드라마였지요. 내 삶의 한 부분이 통째로 마드리드에서 끝났어요.”(애덤 펜스타인, ‘파블로 네루다’) ●“대낮 광장에서 읽는 시가 돼야 한다” 네루다의 ‘첫 번째 프롤레타리아 시’는 이로 인해 탄생한다. 시는 사건 당일로부터 두 달 후 잡지에 실렸고, 훗날 스페인 내전 희생자들에게 바치는 시집 ‘가슴속의 스페인’에 수록된다. 그해 가을, 네루다는 정치 집회에서도 이 시를 낭송한다. 이 시기에 이르러 네루다는 군중이 밀집한 광장으로 나간다. 바야흐로 ‘광장의 시인’의 시간이 열린 것이다. “대낮에 광장에서 읽는 시가 되어야 한다. 책이란 숱한 사람들의 손길에 닳고 닳아 너덜너덜해져야 한다.” 그는 짐작만 하던 독자들의 얼굴을 드디어 마주본다. 그의 이름이 불리자 모자를 벗는 청중들, 그의 시를 들으며 눈물 글썽이는 노동자, 그의 시를 함께 외우는 학생. “햇볕이 이글거리는 대낮에 힘겨운 노동으로 얼굴이 상하고 먼지 때문에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광부가 흡사 지옥에서 올라온 사람처럼 로타 탄광의 갱도에서 나오더니 나를 보자마자 대번에 투박한 손을 내밀고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오래전부터 당신을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런 묵직한 순간이 바로 내가 받은 상이다.” 라틴아메리카에는 수천만 문맹자들이 존재했다. 이는 현실적으로는 불행이지만 시인의 입장에선 행운일 수 있었다. 네루다는 자기에게 독자를 창조할 임무가 있다고 여겼다. 그의 연애편지는 이제 민중을 향해 쓰이기 시작한다. 자신을 바라보는 천만 개의 검은 눈동자 앞에서 시를 낭송하는 네루다의 모습이 눈에 선하지 않은가. 듣도 보도 못했지만 강하게 마음을 때리는 낯선 언어는 광산 노동자들을 네루다의 독자로 변모시키기에 충분했으리라. “내가 연애시를 쓰고 있을 때 말야, (…) 그때 그들은 나한테 말했어 : “당신 참 굉장하군요, 테오크리투스! (…)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보려고 광산의 갱 속으로 다녔지. 그리고 내가 나왔을 때, 내 손은 쓰레기와 슬픔으로 얼룩져 있었고, 나는 손을 들어 그걸 장군들한테 보여주며 말했지 : “나는 이 죄악의 일부가 아니오.” 그들은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역겹다는 표정을 지었고, 인사도 하지 않았고, 나를 테오크리투스라고 부르는 것도 그만두었고, 결국 나를 모욕하기에 이르렀으며 전 경찰력으로 하여금 나를 체포하도록 했는데 왜냐하면 내가 주로 형이상학적 주제에 매달리는 걸 계속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카라카스에 있는 미겔 오테로 실바한테 보내는 편지’ 일부) ●인간 소외와 고립을 낳는 관계가 그의 주적 네루다는 요주의 인물이 되었으며, 스스로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는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고, 체제를 불안하게 할 수 있었다, 무엇도 아닌 시를 통해. 그의 시는 사람들을 긴장하게 하고, 깊이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1945년 3월, 네루다는 광산 노동자들의 지역 타라파카-안트파가스타의 상원의원으로 당선된다. 이 또한 그의 큰 자랑거리였다. 그는 노동자들의 표를 받았고, 그들의 형제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같은 해 7월에는 드디어 칠레 공산당에 가입한다. 물론 이때도 시 쓰기는 중단되지 않았다. 그는 9월부터 ‘마추픽추 산정’의 집필을 시작했고, 1947년에는 ‘지상의 거처’ 제3권을 출간했으며, 그 외에도 강연문이나 칼럼 등을 써댔다. 매일 일정 시간 글을 쓰고 읽는 것은 도망자 생활에서도 포기되지 않았다. 1948년 1월, 상원 연설에서 그가 강경하게 날린 정부 비판은 다음 달 ‘국가원수 모독죄’라는 죄명으로 발급된 체포영장으로 돌아왔다. 네루다의 망명 생활은 이때부터 3년에 걸쳐 지속된다. 사람들은 기꺼이 그를 숨겨주고, 먹을 것을 주고, 재워 주고, 차를 태워 주었다. 이 시기 그의 시는 점점 더 어두워졌고, 때론 분노 때문에 시로서 덜 익은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바로 그 시’였기에 동시대 사람들은 울었다. 그들은 네루다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알 수 있었다. 연애편지 쓰는 네루다와 혁명시인이자 공산당원인 네루다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소재가 무엇이건 그가 지향하는 바는 명확하다. 그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던 해인 1971년, 초로의 노인이 되어서도 우리의 가능성은 사랑에 있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사랑을 막는 사회, 서로 간 소외와 고립을 낳는 관계는 그의 주적(主敵)이다. ‘1844년의 경제학 철학 초고’에서 마르크스는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 안에 있는 한, 사물과 인간 사이의 소외는 피할 수 없는 귀결이라고 썼다. 마르크스에게 있어 혁명이란 다양한 관계를 개발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그런 면에서 네루다의 모든 시는 마르크스스의 혁명론과 근거리에 있다. 사랑이라는 키워드는 그로 하여금 떨어진 밤(栗)을 기리며, 언덕 같고 이끼 같은 여자를 그리며 노래하게 했다. 그가 시에서 던진 빛을 통해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물은 우리와 새로운 관계를 맺었고, 그만큼 세계는 확장될 수 있었다. 정치적 혼란기 속에서도 시인의 사랑은 지속된다. 오히려 그의 사랑은 다른 존재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으로 확장되었다. 심화되는 갈등 속에서 어린 학생과 노동자들은 총탄과 고문으로 죽어갔고, 전세계적으로 파시즘이 들끓었다. 그러니 이를 고발하지 않는 시를 쓰기란 불가능했다. 네루다는 소로코의 봉기자들, 죽은 의용병, 학살당한 사람들을 노래했다. 그의 공감, 그것이야말로 곧 사랑이고 혁명이고 또 시다. ‘아픔보다 넓은 공간은 없다/ 피를 흘리는 아픔에 견줄 만한 우주도 없다’(‘점’(點) 전문) 안명희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빈라덴 은신처가 알카에다 실제 지휘센터였다”

    7일 낮(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오사마 빈라덴의 미공개 동영상 5점을 공개했다. 미군 특수부대가 지난 1일 빈라덴 사살 현장에서 수거한 자료에서 발췌한 것이다. 하나는 빈라덴이 자신의 모습이 나오는 뉴스를 찾아보는 장면을 누군가 찍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빈라덴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를 녹화했다. 나머지 3개는 메시지 녹화를 앞두고 연습하는 장면이다. 미국 정부가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빈라덴을 사살한 것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한편 빈라덴의 초라한 실상을 보여 줌으로써 그동안 외부에 비친 빈라덴의 이미지가 과장된 것이었음을 부각시켜 그의 카리스마를 퇴색시키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빈라덴의 육성이 과격 세력을 부추길 것을 우려한 듯 빈라덴의 음성과 음향은 모두 삭제했다. 은신처에서 수거한 자료를 분석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빈라덴의 은신처가 알카에다의 실제 지휘센터였고 빈라덴이 테러 계획 수립과 전술적 결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그는 명목상의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었으며, 능동적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작전중 숨진 여성은 아내 아닌 의사 이날 공개된 영상을 통해 빈라덴이 자신의 이미지에 퍽 신경 쓰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0~11월 녹화된 것으로 보이는 ‘미국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선전 영상에서 빈라덴은 금색의 화려하고 깨끗한 옷에다 검게 염색한 수염을 깔끔하게 다듬고 등장한다. 하지만 동영상에서 그는 헝클어진 회색 수염을 기른 채 방바닥에 앉아 담요를 두르고 리모컨으로 20~30초에 한 번씩 위성TV 채널을 바꿔 가며 자신이 나오는 뉴스를 찾는 일상생활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빈라덴이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CD나 USB 같은 외부저장장치에 저장해 수행원을 시켜 알카에다의 미디어 기구로 보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파키스탄 전직 정보 관리는 “미군의 작전 과정에서 숨진 한 여성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아내가 아니라 아랍계 의사로 드러났다.”면서 “빈라덴의 은신처에서는 기침 감기약, 귓병 치료제 등이 대거 발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일부에서 제기된 빈라덴이 신장 투석을 받고 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교도소서 알카에다 폭동 16명 사망 한편 알카에다 연계 조직의 이라크 바그다드 최고지도자 후다이파 알바타위가 8일 바그다드 한 교도소에서 수감 중 폭동을 주도해 모두 16명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고 이라크 보안당국이 밝혔다. 이날 폭동은 알바타위가 신문을 받던 중 경찰관의 총을 빼앗아 그를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알바타위는 재소자들과 함께 바그다드 카라다 지역의 대테러 책임자를 살해한 뒤 탈옥을 시도했지만 경찰특공대가 폭동을 진압했다. 이날 교전으로 알바타위를 포함한 재소자 11명과 경찰관 6명 등 모두 17명이 숨졌다고 당국은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성동구 자영업자 지원 사업 추진

    성동구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상공인 유통선진화 시스템 도입과 자영업자 경영안정 지원, 전통시장 활성화 등 ‘3대 지원정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전체 사업체 2만 2000여개 중 81%인 1만 8000여개가 소상공업체로,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대형유통 업체가 등장하면서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구는 먼저 다음 달부터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상거래를 통해 신속한 유통 정보를 얻고, 업체를 대외에 홍보할 수 있는 전용 온라인 사이트 ‘소상공인 유통 선진화 시스템’을 도입한다. 중소 슈퍼마켓에 전문 경영 컨설턴트를 파견해 맞춤형 현장 교육과 진단·치료를 해주는 ‘슈퍼닥터’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특히 자영업자 경영안정 지원을 위해 담보력이 부족해 금융권 자금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10억원 규모로 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예비 창업자와 업종 전환 예정자를 대상으로 창업강좌도 운영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차 한잔 하실까요] 신연희 강남구청장

    [차 한잔 하실까요] 신연희 강남구청장

    “부자 구(區)라는 소리를 듣는데, 따지고 보면 답답한 노릇입니다.” 신연희(63) 강남구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30여년 동안 줄곧 공직의 길을 걸어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마당에 “그만한 인프라를 갖춘 곳도 드문데 괜한 엄살 아니냐.”고 주변에선 받아친다.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주민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올해 540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9430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도 정작 부유하지 않은 주민들을 돕기 위해 오래 고민한 끝에 결론을 내린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신 구청장 이름 앞에는 서울시 첫 여성 소비자보호과장과 첫 여성 회계과장, 첫 여성 행정국장, 첫 강남구 여성구청장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가장 많이 붙는다. 33년의 서울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구청장 생활에 대한 소회를 묻자 “자치구는 시보다 더 주민과 직접 소통을 많이 해야 하고, 주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시에서는 시민들을 위한 거시적인 정책을 만들지만 구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자치구를 이끌어 보니 재정이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市 첫 女회계과장 등 33년 공직 “우리 구가 ‘부자구’로 알려졌지만 돈까지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부의 재산세율 인하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2009년 6410억원이었던 일반회계 예산이 올해 4990억원으로 2년새 1500억원이나 줄었죠. 필요한 사업을 줄일 순 없어서 기구 축소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이 때문에 부임 초기에 정말 마음 고생이 컸습니다.” 실제 강남구에는 영구 임대아파트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많고, 기초생활수급자는 여덟 번째, 장애인은 열다섯 번째로 많이 살고 있다. 때문에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지원과 노인, 장애인 복지, 미취업 계층에 대한 일자리창출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사업에 많은 예산이 쓰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부임 초기 직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댄스페스티벌과 같은 축제성 사업을 폐지했다. 또 20여가지 사업을 시대 변화에 맞게 아웃소싱하고, 1000여개나 됐던 문화센터 프로그램도 400여개나 줄였다. 그는 “여성 구청장을 뽑았더니 여성 프로그램을 칼질한다.”는 불만에서부터 “(선심성 사업을 늘려도 부족한 판에) 그러면 ‘표’ 떨어진다.”는 말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예산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저출산 문제와 일자리 창출, 복지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면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주민들을 설득해 이해시켰다고 되돌아봤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고육지책이었다.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경제1번지’라는 자존심을 지키고 더 높이는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등을 통해 뽐낸 것처럼 강남은 국제적인 비즈니스 도시이지만 대기업 본사도, 은행 본점도 없습니다. 그래서 경제 살리기에 나름대로 ‘올인’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월 기업유치위원회를 발족하고 전 구민을 명예 유치위원으로 위촉해 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지난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광객 유치와 의료관광, 대형 국제컨벤션 유치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경제 활성화 전망은 밝습니다. 이전할 영동대로 한국전력 본사 주변 4만여평을 복합개발하고, 75개 단지 5만 2000여가구 아파트 재건축과 고속철도(KTX) 수서역사 주변 복합개발, 개포동 구룡마을 개발 등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에도 뒤질 수 없다. 그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일자리가 있어야 청년도 저소득층도 여성도 장애인도 노인도 모두 행복할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되뇐다. 올해 540억원을 들여 9430개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한전 주변 개발 등 경제전망 밝아 그는 특히 “‘사교육 1번지’에서 벗어나 ‘공교육 1번지’로 거듭나기 위해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학교안전을 위한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교보안관 제도’ 운영을 시작했다. 교육지원비도 전국에서 가장 많이 편성, 2위인 자치구보다 무려 70억~80억원이나 많다. 낙후지역 학교시설 개선에도 관심을 쏟는다. “30개 초등학교 가운데 급식시설을 갖춘 곳이 9개교뿐입니다. 더러는 아직 분필을 써요. 예산이 풍족하다면 무상급식을 해야겠지만 우리에겐 그보다 학교 안전과 시설개선이 먼저죠.” 또 전국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건축단지와 지역 시설 등에 보육시설 45곳을 확충할 계획이다.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 직장을 휴직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1만 3300명의 어린이들이 구립보육시설에 입소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보에 대한 관심도 많다. 최근 육군 보병1사단과 자매결연을 맺은 그는 “주민들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국가 정체성과 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해 안보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 구청장은 “‘세심하고, 치밀하고, 정감있는’ 여성으로서의 상대적인 강점을 보태 ‘플러스 알파’의 행정을 펼친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노태우 前대통령 침 제거후 퇴원

    노태우 전 대통령이 심한 기침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나흘 만에 퇴원했다. 22일 노 전 대통령의 측근과 병원 등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전 심한 기침 증세로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X선 검진 결과 노 전 대통령의 기관지에서 한방에서 쓰이는 침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침은 간단한 수술로 제거됐다.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들어 건강이 악화되면서 한의원 등 여러 의료기관에서 침·뜸 치료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은 “기관지가 좋지 않아 정기 검진을 받은 것뿐”이라고 말했고, 노 전 대통령은 22일 오전 8시쯤 퇴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노태우 호흡곤란 서울대병원 입원 했다 퇴원…기관지에서 침 발견

     노태우 전 대통령이 갑작스런 호흡곤란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나흘만에 퇴원했다.  2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 심각한 기침(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은 “기관지가 좋지않아 정기검진을 받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노 전대통령은 22일 오전 8시쯤 퇴원했다. 검진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기관지에 한의원에서 쓰는 침이 있는 것이 발견됐다. 노 전 대통령은 최근 건강이 악화되자 한의원 등 여러 의료기관에서 침·뜸 등의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미국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 이후 서울대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치료와 검진을 받아왔으며 지난해 말에도 고열로 입원했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美 신용등급전망 하향 파장] 올들어 日 등 12개국 신용등급 하락 ‘빚의 역습’ 시작됐다

    [美 신용등급전망 하향 파장] 올들어 日 등 12개국 신용등급 하락 ‘빚의 역습’ 시작됐다

    신용평가사인 S&P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Outlook·2년내 등급 조정 가능)을 부정적으로 바꾸면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국이 경쟁적으로 늘렸던 ‘빚의 역습’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이미 올해 들어 일본, 중동,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거나 부정적 관찰대상(Watch·3개월내 등급 조정가능)에 올라 있다. 향후 재정적자로 인한 국가 신용등급 하락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일본은 원전사태까지 덮쳤고, 중동사태는 장기화 국면이다. 유럽의 재정불안이 주변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1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 피치, S&P)로부터 신용등급이 하락한 경우는 포르투갈, 이집트, 일본 등 12개국 25건으로 상향 조정된 국가(8개국 8건)를 넘어섰다. 이는 금융위기를 벗어나면서 국가 신용등급 상향건수(9건)가 하향건수(7건)보다 많았던 2009년 3분기 이후 1년 6개월 만에 반전된 것이다. S&P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기 전 이미 세계 각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예견됐다. 각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돈을 풀면서 대부분의 국가가 재정악화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최고 신용등급인 미국의 신용등급이 실제로 떨어질 경우 세계 경제는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 김동완 국제금융센터 상황실장은 “미국 정부와 의회가 신용등급 하락 전에 재정적자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그전까지는 유럽이나 중동 악재가 잠잠해지면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잠재적인 악재”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폐결핵 앓던 70대 독거노인 무료병원 찾다 지하철서 숨져

    여관에서 혼자 지내던 70대 할머니가 폐결핵 진단을 받고 무료로 치료받으러 보건소와 시립병원 등을 찾아다니다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지하철역에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서울 은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6시쯤 김모(78)씨가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승강장에서 쓰러져 119구급대가 출동해 김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김씨는 최근 고열·기침에 시달려 13일 밤 인근 병원을 찾았지만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했다. 다음날인 14일 오전 다른 의원을 찾은 김씨는 폐결핵 진단을 받고서 무료로 치료받을 곳을 찾으려고 삼양동주민센터와 강북구보건소, 시립서북병원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김씨는 자녀가 있는 데다 건강보험에 이름이 올라 있어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결국 지하철역에서 쓰러져 숨졌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3대 테마상가 주말 하루 방문객 5만명”

    “3대 테마상가 주말 하루 방문객 5만명”

    14일 오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garden 5). 76m 높이의 스카이 파라솔 아래 중앙광장에는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쇼핑객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중앙광장은 라이프(LIFE) 상가동의 4개 쇼핑몰인 패션관, 영관, 리빙관, 테크노관 등으로 둘러싸인 광장으로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가든파이브 중심부다. 엔씨(NC) 백화점과 킴스클럽 등 대형 매장과 3900여개의 소규모 전문매장은 쇼핑객으로 붐볐고, 10층 영화관과 2층 푸드코트도 평일답지 않게 북적였다. ●상가주민들 “입소문 늘어 매출도 쑥쑥” 그동안 빈 상가가 즐비하고, 방문객이 없어 썰렁하던 가든파이브가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다. 하루 방문객이 주말에는 5만명에 달하고, 주중에도 2만~3만명이 찾는다고 한다. 코엑스의 6.2배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단지라는 명성에 걸맞으려면 아직도 방문객이 더 늘어야 하지만 지난해 6월 개장 이후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것이 주변 상인들의 말이다. 연면적 82만여㎡의 3개 전문상가 평균 입점률은 69%. 점포 8360곳 가운데 5760곳이 입주해 영업 중이다. 이 가운데 아파트형 공장이 입주한 ‘웍스’에는 734개 상가 중 95%인 694곳이 입주했고, 산업에 필요한 공구와 기초소재를 생산하는 업체가 입주한 ‘툴’ 상가에는 점포 2268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입주했다. 패션과 액세서리, 전자제품 상가 등이 입주한 초대형 소핑몰인 라이프 상가는 5358곳의 점포 가운데 79%인 4218곳이 계약했고, 이 가운데 3904곳의 점포가 입점을 완료, 입점률이 73%에 이른다. 패션관 8층에서 해외 브랜드 가방을 판매하는 김영조(56)씨는 “입주 초기에 인테리어 등으로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지만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개점 초기만 해도 8층 가방매장이 60여곳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2곳을 빼고 155곳이 모두 입점했다.”고 말했다. 청계천에서 30년 가까이 가방 관련 상가를 운영하다 이곳에 입주한 그는 “브랜드 가방을 30%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대형 상가가 정착되려면 적어도 3~5년 걸리는 만큼 조급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상은(38·여·송파구 잠실동)씨는 “처음에는 빈 상가가 많고, 부대시설도 부족했는데 몇달 새 점포수가 부쩍 늘었다.”면서 “이곳을 약속장소로 정해 쇼핑을 하고 영화도 본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체험행사 개최 물론 상인들의 불만도 아직 있다. 가든파이브는 서울시에서 1조원 넘게 투자해 2008년 말 완공됐지만 청계천 상인들이 입주를 포기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당초 청계천 상인 6000여명이 입주를 희망해 그에 맞춰 상가를 지었고, 4700여명이 상가 추점까지 끝낸 상황에서 절반가량이 입주를 포기해 개장이 1년 반이 넘게 지연되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문영수 SH공사 가든파이브사업단장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주변 지역 개발이 덜 돼 아직까지 규모에 비해 방문객 수가 적어 상당수 상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그러나 주변 물류단지와 활성화단지가 완공되고, 법조타운과 위례 신도시 등이 들어서면 동남권 핵심 유통 단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종 편의시설을 유치하고, 다양한 문화행사와 볼거리를 만들어 하루 방문객 수를 15만~20만명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하철 8호선 장지역 3번 출구로 나오면 가든파이브 중앙광장과 바로 연결돼 있다. 500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초대형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사설] 건설업계 뇌관 PF부실 방치 더 이상 안 된다

    올 들어 진흥기업, 동일토건, 월드건설, LIG건설에 이어 지난 12일 도급순위 34위인 삼부토건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건설업체의 도산이 줄을 잇고 있다. 부동산경기 장기침체에 따른 미분양과 자금난이 1차적인 요인이지만, 그 이면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자리잡고 있다. 지금까지 건설업계에 자금줄 역할을 했던 저축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여신 건전성 감독 강화와 함께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하게 되자 PF 대출 만기연장을 거부하고 조기상환의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PF를 둘러싼 ‘치킨게임’에서 담보력이 취약하거나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두손을 들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형국이다. 국회가 다음 주중 역대 금융정책 및 감독 당국자들을 상대로 청문회를 갖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로 할 정도로 PF는 건설업계와 금융기관들의 숨통을 짓누르는 뇌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2금융권의 PF 대출 잔액은 약 28조원에 이르고, 연체율도 저축은행의 경우 무려 25%에 이른다. 건설업체들은 2금융권의 대출금 회수 및 연장 거부로 부도를 맞기 전에 경영권이 보장되는 법정관리로 내뺄 궁리부터 하고, 2금융권은 뒤통수를 맞기 전에 담보로 잡은 토지라도 챙기겠다며 선수를 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는 한 PF발(發) 생존게임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시한을 정해 PF 대출 규모를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도록 독려하고 있는 금융감독 당국이 좀 더 유연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2금융권에 대해 어느 정도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얘기다. 캠코가 저축은행으로부터 매입한 PF 대출 가운데 정상화에 실패해 저축은행에 되넘기는 시한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일몰 규정으로 법 효력을 상실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다시 제정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용이하게 해주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시공사의 시행 비율을 높여야 한다. LH와 같은 공기업부터 시행 비율을 높여 ‘로또 대박’ 식의 시행문화를 이 기회에 확 바꿔야 한다. 당국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한다.
  • LIG건설·월드건설 이어 삼부토건까지

    LIG건설·월드건설 이어 삼부토건까지

    지난해 매출액 8374억원과 영업이익 201억원, 시공능력 34위인 삼부토건은 도시개발 사업 하나에 발을 잘못 들였다가 법정관리행을 택했다.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LIG건설이나 월드건설 등과 마찬가지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덫에 걸려 쓰러진 것이다. 삼부토건은 PF 대출 상환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결국 법정관리신청을 선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지연과 수주 급감, 과다한 지급보증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결국 PF 대출금을 변제할 수 없을 지경에 내몰리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PF 자금에 대한 상환압박도 한몫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PF 대출로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경기침체로 거액의 대출 연장에 따른 이자 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회사가 리스크 관리에 좀더 관심을 가졌어야 했는데….”라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 결국 4270억원의 헌인마을 타운하우스 조성 사업이 분양시장 침체와 인허가 지연으로 5년째 미뤄지면서 건실했던 삼부토건을 무너뜨린 셈이다. 삼부토건에 앞서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의 경우도 배경은 유사하다. 큰 프로젝트는 없었지만 PF에 1조원이 넘는 돈이 묶이면서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법정관리 신청 이후 LIG건설을 퇴사한 한 임원은 “PF 대출금 만기 때마다 상환을 독촉받으면서 자칫 모그룹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오바마 2012 美 재선도전 3대 관전포인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출마 서류를 제출하는 것으로 2012년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지지율은 51%(반대 46%)로 나타났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암초는 지지부진 경제회복·재정적자 걸림돌 4일 오후 백악관 후문 앞 광장. 한 시민이 ‘전쟁에 돈 쓰지 말고 일자리나 만들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곳으로부터 150여 m 떨어진 곳에 자리한 상공회의소 건물 벽에는 큼지막하게 ‘JOBS’(일자리) 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있다. 유권자들이 2008년에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뽑은 동기는 극심한 경기침체였다. 역으로 재선에서 오바마가 패한다면 그것도 경제 때문일 공산이 크다. 이미 유권자들은 지지부진한 경기회복에 대한 불만을 2010년 중간선거에서 드러낸 바 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걸프전 승리의 영예에도 불구하고 재선에서 패한 이유도 경제난 때문이었다. 당시 클린턴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으로 부시를 녹다운시켰다. 오바마가 리비아 전쟁에 말려들지 않으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넉달 사이 실업률이 1%포인트 하락하는 등 개선되고 있지만 속도는 여전히 느린 편이고 주택압류 사태도 답답하다. 그나마 주가와 수출 등은 양호한 편이다. 공화당은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문제를 들먹이면서 오바마의 ‘치적’인 건강보험 예산을 흔드는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참모는 ‘좌장’ 메시나 ‘오바마 입’ 기브스 핵심 오바마는 재선 캠프를 2008년 대선의 공신들로 구성했다. 좌장은 짐 메시나 전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이 맡았다. 2008년에 후보 비서실장으로 맹활약했던 메시나는 연초 백악관에서 물러나 캠프 일에 전념해왔다. 선거의 귀재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과 ‘오바마의 입’인 로버트 기브스 전 백악관 대변인도 캠프의 핵심이다. 줄리아나 스무트 전 백악관 사회담당 비서관은 정치자금 모금을 책임진다. 오바마 캠프는 역대 대선 사상 처음으로 모금액이 1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제니퍼 오말리 딜론 전 민주당 전국위(DNC) 사무국장은 바닥 조직 재건에 나선다. ‘오바마의 재사’인 데이비드 플러프 백악관 선임고문과 ‘오바마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발레리 자렛 백악관 수석보좌관은 오바마 곁에서 코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는 인물가뭄 속 롬니·페일린 등 10명 후보군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적은 공화당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그만큼 걸출한 인물이 없다는 얘기다. 10명 안팎이 거론된다. 지난해 공화당 대선후보 중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모은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가 선두권에 있다. 침례교 목사 출신에 극우 보수주의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2008년에 부통령 후보로 뛴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유력 후보다. 서민 출신인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와 1990년대에 이름을 날린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미 하원 티파티 코커스의 창립자인 미셸 바흐만 하원의원, 존 헌츠먼 전 주중대사,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공화당 주지사 연합회 의장인 할리 바버 미시시피 주지사, 론 폴 하원의원, 피자회사 사장 출신에 티파티 대변인이었던 허먼 케인 등도 후보군에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인천 “매년 20% 성장” vs 부산 “물동량 7배 많아”

    인천항이 선석 100개를 돌파하면서 전국 최대 항만인 부산항에 도전장을 내밀고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물동량은 부산항이 앞서지만 성장세와 항만 운영 첨단화 등을 내세워 우리나라 최초 개항지(1883년)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4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북항에 2만t 규모 2개 선석이 개장됨에 따라 인천항에서 운영되는 선석은 100개에 달하게 됐다. 인천항은 수년 전부터 내항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북항, 남항, 송도신항으로 영역을 넓혀 가며 도약기를 맞고 있다. 인천항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19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단위)로 2009년 157만 TEU에 비해 20% 늘어나 개항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동량도 2005년 100만 TEU를 달성한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가 닥친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항만 구조조정을 통해 운영 효율화 및 선진화도 꾀하고 있다. 내항은 청정화물, 북항은 조악화물(Dirty Cargo·누출 우려가 있거나 악취·분진이 발생하는 화물) 처리로 부두별 기능을 특화했다. 따라서 현재 내항에서 취급하고 있는 사료부원료를 비롯해 고철·원목·잡화 등은 2015년까지 북항으로 모두 이전해 처리한다. 운영 효율을 위해 세관,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CIQ기관 합동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했다. 내항은 논란이 되고 있는 재개발에 대비, 고부가가치 청정화물 전담 항만으로 전환하기 위해 타깃 화물별 시장분석은 물론 화주를 대상으로 다양하고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부산항(163개 선석)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1419만 TEU. 인천항의 7배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인천항의 컨테이너 화물이 전체 화물의 21%인 반면 부산항은 95%를 차지한다. 또 부산항의 성장세는 인천항에 비해 뒤떨어진다. 2003년 처음으로 1000만 TEU를 기록한 이후 연간 증가율이 대체로 5%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항만에서 부산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80%에서 2005년 77%, 2008년 75%, 2010년 73%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부산항이 ‘항만 맹주’의 자리를 쉽게 내줄 것 같지는 않다. 환적화물과 물류기능 확대에서 살길을 찾고 있다. 전체 물동량에서 환적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 45%에서 2020년까지 50%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또 신항 개발과 함께 배후물류단지(660만㎡)를 조성, 다국적 기업을 유치해 고부가가치의 물류 기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수출량 증가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본·중국·미주로 가는 환적화물을 늘리고 신항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부산항의 위상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다수 의견땐 뉴타운 건축제한 해제”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장기간 건축허가 제한을 받은 뉴타운 존치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다수결로 원할 경우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뉴타운 지정에 따라 건축허가가 제한되면서 선의의 피해자들도 생겼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앞서 서울시는 부동산 경기침체 등 변화된 여건을 반영해 뉴타운 사업을 진행하고, 건축허가 제한 장기화에 따른 주민불편과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 의견을 수렴해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뉴타운이 강남북 균형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있었다.”며 “이미 지정된 구역의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추가 지정은 없다는 게 일관된 원칙으로, 취임 이후 서울에서 뉴타운이 추가 지정된 경우는 한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지정된 뉴타운 지구 역시 개발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며 기존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에서는 2002년 은평·길음·왕십리 시범지구를 시작으로 26곳이 뉴타운 지구로 지정됐으며, 전체 지구 24㎢의 33.8%인 8.1㎢가 촉진구역 지정요건을 갖추지 않아 존치지역으로 남았다. 건축법상 뉴타운 지구 내 존치지역은 최대 3년 건축허가가 제한되며, 이후 국토계획법에 따라 추가로 5년까지 신·증축이 금지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인천공항 10년… 지분매각 숙제로

    인천공항 10년… 지분매각 숙제로

    2001년 완공된 영종도 신공항은 착공 발표 당시부터 환경·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환경공해연구회 등 17개 단체는 “짙은 안개로 철새와의 충돌이 우려되고, 개펄이 망가지는 데다 지반 침하로 활주로가 매몰될 것”이라며 극구 반대했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서해에 폭풍이나 태풍이 겹치면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개항 이후 안개 및 해일에 의한 운영 장애는 거의 없다. 영종도 인근에서는 여전히 고기도 잘 잡힌다. 지반 침하도 10여년간 불과 8.6㎜에 불과했다. 이 정도는 자연스러운 침하 수준이다. 인천공항은 그렇게 자연재해 및 환경파괴 등의 논란을 딛고 눈부신 성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인천국제공항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6년째 1위를 차지했다. 10년만에 세계 공항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전세계 172곳 연결 항로 구축 그러나 성공을 향한 비상은 쉽지 않았다. 시설·서비스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일부 반대론자들의 날 선 비난도 한동안 계속됐다.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이채욱)에 따르면 여객 수는 2002년 2090만명으로 급증했다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이 일어난 2003년 1970만명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 2007년에는 3120만명을 기록했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닥친 2008년(2990만명)과 신종플루 영향을 받은 2009년(2855만명)에 여객 수가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증가세를 회복, 개항 이래 최대치인 3348만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환승객 520만명까지 합해 국제여객 수송실적에서 세계 8위에 올랐다. 국제화물은 268만t을 처리해 홍콩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항공기 운항 횟수도 크게 늘었다. 개항 초인 2002년 12만회에서 지난해에는 21만회로 1.8배 증가했고, 화물 처리량 역시 2002년 170만t에서 지난해 268만t으로 뛰어올랐다.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의 입지도 착실히 다졌다. 개항 당시 취항 항공사 47개, 취항 도시 109곳이었지만 현재는 67개 항공사가 전세계 도시 172곳을 연결하는 항로가 구축돼 있다. 환승률 역시 크게 높아져 동북아 경쟁공항인 일본 도쿄의 나리타와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을 앞서고 있다. 인천공항의 연간 누적 환승률은 2009년 처음으로 연간 환승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누적 환승률 18.5%를 기록, 나리타(18%)와 푸둥(15%) 공항을 제쳤다. ●정부·야당·노조 첨예한 대립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공항공사는 여전히 지분매각 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인천공항에 대한 기업공개(IPO)를 통해 국민들에게 인천공항 지분 15%를 매각하는 한편 국내 항공사에 5%,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30% 한도로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이를 놓고 정부와 야당, 그리고 노조측의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지배구조를 선진화해야 공격적 허브화 전략을 달성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민간지분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추후 해외공항을 건설하는 등 글로벌 경쟁을 위한 확장에 있어서 공기업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지분 49%를 매각하고 51%는 정부가 보유해 공항시설 사용료 인상 등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조 측의 입장은 다르다. 인천공항 노동조합 측은 “민영화는 이윤추구로 이어져 현재와 같은 서비스가 나올 수 없고, 고용안정은 물론 가격 인상도 우려된다.”고 맞서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뉴타운 ‘갈등 타운’

    뉴타운 ‘갈등 타운’

    지방자치단체의 뉴타운 사업을 둘러싼 주민들 간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기도에서는 최근 의정부시 가릉·금의지구의 뉴타운 건설을 둘러싸고 찬반으로 갈린 주민들이 각각 연일 집회를 갖는 등 지역사회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뉴타운에 반대하는 인근 지역 주민들과 연대해 ‘경기뉴타운반대연합’을 구성한 ‘의정부뉴타운반대대책위원회’의 목영대 위원장은 28일 “아파트만 대규모로 공급하면 원주민들이 대거 교체돼 서민층의 주거불안정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미분양 사태를 빚고, 분양금을 내지 못한 주민들이 거리로 쫓겨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의정부뉴타운찬성대책위원회’의 이기재 대책위원장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뉴타운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하며 “서로의 의견이 다소 다르다고 해도 우리 모두의 이웃”이라며 “반대위에 조건 없는 토론의 장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경우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추진 여부가 불확실해지고 뉴타운 사업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인 건축허가 제한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존치지역의 건축허가 제한 해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2002년 은평, 길음, 왕십리 등 3곳의 시범뉴타운을 선정한 뒤 지금까지 35개 지구(면적 27.2㎢)에서 237개 구역의 재정비촉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계획가구 26만 6110가구 중 11.6%인 3만 802가구가 공급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준공된 곳은 전체의 7.6%인 18구역뿐이다. 구역별로 ▲은평 1·2·3구역 ▲길음 1·2·4·5·6·7·8구역 ▲정릉길음 9구역 ▲답십리 12구역 ▲가재울 1·2구역 ▲미아 5·6·12구역 ▲노량진 1구역 등이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뉴타운의 추가 확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에 맞춰 서울시는 올해 뉴타운지구의 존치지역 78개 구역 중 32개 구역 2.1㎢에 대해 건축허가 제한을 풀 계획이다. 건축허가 제한이 해제되는 지역에는 아파트와 저층주택의 장점을 통합한 신개념 저층 주거지인 ‘서울휴먼타운’을 조성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김효수 주택본부장은 “뉴타운지구 존치지역의 건축허가 제한을 해제함으로써 오랫동안 재산권을 침해받은 주민에게 혜택을 주고 서민주거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계획대로 시행되는 곳에는 범죄예방 환경설계지침(CPTED) 적용, 친여성 편의시설 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강동삼·장충식기자 kangtong@seoul.co.kr
  • 배우자 펀드 등으로 66억… 아파트 8억 수익도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웠던 지난 한해 동안 행정부 고위 공직자의 67.7%가 재산이 늘었다고 신고해 그 비결이 주목받고 있다. 고위 공직자들이 재산 증식 사유로 신고한 것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과 보유 주식의 동반 상승이 많았다. 특히 금융당국 고위공직자들의 경우, 부실 영업으로 정지돼 사회문제화됐던 저축은행도 주요한 투자처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부처 1급 이상과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교육감 등 1831명의 지난해 말 기준 재산은 전년도 또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신고치에 비하면 1인당 평균 4000만원이 증가했다. 부동산 등 평가액 상승분이 1700만원, 주식이나 예금 등 금융자산 증가분이 2300만원으로 파악됐다. 2010년 1월 1일 공시가격 기준으로 토지는 3.0%, 공동주택은 4.9%, 단독주택은 1.9% 상승한 결과다. 지난해 주가지수도 평균 23.5% 올랐다. 재산 증가액이 42억 6000만원으로 1위를 기록한 전혜경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은 외국계 펀드매니저로 있는 배우자의 주식·채권 운용 수익금과 저축 등으로 6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서울 강남지역에 부동산을 보유한 공직자들의 ‘선전’은 올해도 변함없이 눈에 띈다. 진병화 기술신보 이사장의 경우 서울 반포 래미안 아파트가 8억여원 상승해 20억 4000만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 고위공직자 등 경제관료들에게는 저축은행도 투자처 중 하나였다. 대부분 ‘예금자 보호한도 내 분산예치’라는 기지를 발휘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경우, 재산공개자 19명 중 저축은행 이용자가 9명이었다. 예금자 보호를 책임지는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지난해 동부저축은행에 4700만원을 예금했고, 푸른상호저축은행엔 4794만여원의 잔액이 있었다. 이 사장의 배우자는 솔로몬상호저축은행에 4500만원을, 장녀는 토마토2저축은행에 5006만원을 갖고 있었다. 귀금속, 예술작품, 골프 회원권 등도 적지 않았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부인 차성은 여사의 800만원짜리 금강석 목걸이를 재산목록으로 공개했다. 함영준 문화체육비서관, 정문헌 통일비서관도 각각 시가 1000만원, 78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보유했다. 민주당 김재균 의원은 한국화 등 13점을 1억 4600만원에, 같은 당 김충조 의원은 한국화 2점을 1300만원에 신고했다.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도 1900만원짜리 한국화 1점을 공개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각각 600만원, 5000만원 상당의 회화작품을 지난해 새로 구입했다. 노기태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고려자기를 포함해 1억 7000만원 상당의 예술품을 재산목록에 추가했다. 해외재산 보유자도 있었다.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은 미국 시애틀에 10억원대의 아파트(114.92㎡)와 렉서스·벤츠·도요타 등 외제차만 3대를 보유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일본 도쿄에 11억 4305만원짜리 건물(71㎡)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3억원대 골프회원권을 포함, 골프·헬스회원권을 7개(총 6억 5900만원)나 보유해 최다기록을 세웠다. 이 의원은 다이아몬드 1.35캐럿과 에메랄드 2.82캐럿, 미술품 4점도 같이 신고했다. 같은 당 안상수 대표도 회원권을 7개(총 3억원대)와 인천 중산동에 유원지(1800㎡·2억 5454만원)를 신고했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회원권 5개(총 7억원), 한나라당 박정근 의원은 13억원짜리 골프장 하나를 처분하고도 모두 5억원대의 회원권 5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황수정·강주리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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