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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화합과 협치의 새 정치를 새해에 기대한다

    엄중한 국내외 현실 속에서 경자(庚子)년 새해를 맞았다. 정치, 외교, 국방, 경제 가운데 어느 하나도 순탄하게 보이지 않는 비감한 상황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러나 위기와 맞닥뜨리면 더 강해지는 대한민국이었기에 지레 실망할 필요는 없다. 국민과 정부, 기업이 힘을 합쳐 하나가 된다면 어떤 난관도 돌파할 수 있다. 4월 총선 앞두고 여야 ‘물갈이 공천’ 해야 올해는 4월 15일 총선에 여야가 명운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여의도 지형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집권 후반기 정국 주도권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정치사회의 개혁도 일부 이뤘다. 지난 연말 정부 여당은 개정 선거법을 통과시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고, 선거 연령을 18세로 낮췄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도 통과시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남았지만, 한국 사회의 오래된 숙제였던 검찰개혁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큰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과반 승리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려면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물갈이 공천’이 필요하다. 앞으로 4년을 관통할 새로운 정치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1월 1일자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역 의원을 뽑지 않겠다’는 답변이 42.6%로 다수였다. 이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의 문제이기도 하다. 각 당은 국민의 공복이 될 만한 추진력과 전문성을 지닌 인재를 유권자들에게 추천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올해 당청은 선거의 승패와 상관없이 야당과의 협치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민심은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로 갈라졌고 정치권에서는 대화와 타협, 협치가 설 공간을 잃었다. 물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해처럼 장외투쟁에만 매달린다면 유권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고, 무엇보다 준비된 수권 정당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깨달아야 한다. 총선 이후 구성된 국회에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합리적 야당으로서 정부 여당을 견제해야 할 것이다. 비핵화 위해 남북·북미·한중 대화해야 2020년 올해 한국 외교는 그 어느 해보다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2019년 외교안보 과제들이 고스란히 이월됐고, 북핵 등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탓이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어그러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제 궤도에 다시 태우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말에 중앙당 전원회의를 이례적으로 4일이나 이끄는 만큼 ‘새로운 길’로 나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은 대화의 문을 열어 두고 북한이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모라토리엄)을 유지하도록 손짓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절차와 11월 대선 등으로 김 위원장이 원하는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럴 때일수록 한반도 정세가 2017년의 군사적 초긴장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정부가 북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지난해 단절된 남북 당국 간 협의도 재개할 만한 창의적 발상을 내놓아야 한다.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현안이다. 미국은 주한미군 분담금 50억 달러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협상은 불가능하다. 이참에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을 재정의해야 한다. 한일 관계도 중대 기로에 섰다. 2018년 10월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을 두고 한일은 경제·군사적으로 갈등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일 정상회담으로 대화의 물꼬는 텄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부 판단 존중’과 ‘피해자 중심주의’가 아베 신조 총리의 ‘한국의 책임하에 해결’과 충돌하는 개념이라 ‘신(神)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중국과도 마찬가지다. 수교 30주년을 2년 앞두고 올봄 한국을 방문하게 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앙금을 털어내고 ‘한한령’(한류금지령)의 완전한 해제를 이뤄야 할 것이다. 저성장 해소하고 혁신경제용 규제개혁을 올해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벽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정부 재정을 상반기에 70% 이상 집행해 경기 활성화에 기여해야겠지만, 가장 핵심적 경기 활성화 방안은 혁신경제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걷어 내는 것이다. 기업과 자영업자 등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좌절과 절박함에 귀를 기울여야 마땅하다. 특히 20대 국회는 ‘데이터 3법’ 등 혁신경제를 지원하는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정부가 지난해 ‘규제입증책임제’와 ‘규제샌드박스’ 등을 도입한 만큼 새해에는 제도의 정착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경기침체 등으로 한쪽에서는 ‘돈맥경화’ 현상이, 다른 한쪽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유동자금 블랙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시중 유동성이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경기 활성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또 정부가 18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부동산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라 정책에 대한 신뢰만 곤두박질치는 만큼 ‘시장을 이기는 정책은 없다’는 명제에 귀 기울여 수요·공급이라는 경제 논리에 바탕을 둔 냉정한 부동산 정책을 제시하길 바란다. 공급을 어디에 얼마나 늘릴지, 세금을 어느 수준까지 올릴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 [이승훈의 과학을 품은 한의학] 만성질환에 한의학이 효과적인 과학적 이유

    [이승훈의 과학을 품은 한의학] 만성질환에 한의학이 효과적인 과학적 이유

    한의학은 만성질환에 효과가 있을 거라는 속설이 있다. 아마도 두통과 불면으로 오랫동안 고생했거나, 감기 뒤에 항상 마른기침에 시달렸던 환자들이 한의원 치료를 받은 뒤 호전된 경우가 많아 그런 이야기가 생겼을 것이다. 과연 한의학이 만성질환에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우선 급성질환과 만성질환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통증은 온도나 물리적 자극 등이 인체 조직의 수용체(발전소)에서 전기신호로 변환돼 신경(전선)을 통해 척추(변전소)를 거쳐 뇌(최종 목적지)에서 느끼는 특정한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급성통증은 갑작스런 외부의 유해한 자극에 대한 인체의 반응으로 경고신호로서 긍정적인 의미도 있다. 그러나 이런 통증이 약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경고신호로서 의미는 사라지고 질병의 한 종류인 만성통증이 된다. 통증이 오래되면 그 통증 부위 이외의 감각도 민감해지고, 통증 자체뿐 아니라 불면, 우울, 불안, 피로, 근육 강직, 소화장애 등 다른 증상들과 병리 기전이 서로 영향을 주며 얽히면서 그 원인이 복잡해진다. 통증이 오래되면 주위 관절이 점점 굳으면서 그 부위 통증이 더 심해지게 된다. 급성질환은 염증을 줄이거나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만성질환은 단순히 한 가지 병리 기전을 치료하는 약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만성질환에 한의학이 효과적인 이유는 한의학에서 질병을 인식하는 방법을 이해하면 알 수 있다. 두통으로 한의원에 가면 수면, 소화, 대소변, 땀, 추위나 더위 타는 정도, 심리 상태 등 두통과는 상관없을 것 같은 많은 것들을 물을 것이다. 머리가 아픈 증상을 다른 동반 증상과의 관계 속에서 ‘유형화’해서 파악하고 진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소 소화불량이 심하고 메스꺼울 때마다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담음’(痰飮)이라는 변증 진단을 내리고 소화기계 증상과 동반되는 두통을 치료한다. 최근 들어 복잡하고 역동적인 요소들 간 연결성과 상호의존성에 주목하는 시스템과학이 각광받으면서 한의학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진단 방식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단일지표로 단일질환을 진단하고 단일표적만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약물치료의 한계를 깨닫고, 시스템과학을 통해 여러 개의 단일지표들이 나타내는 유형을 파악해 질병에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을 한의학적 진단에 따라 ‘한증’(寒症)과 ‘열증’(熱症)으로 구분한 뒤 시스템 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세포자멸사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나 대사체 프로파일이 두 그룹 간 유의하게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11(ICD-11) 역시 한의병증을 하나의 질병분류로 설정하고 있다. 한의학 접근법을 시스템 과학을 통해 좀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경북도·구미시·금융기관 등, 경제 활성화 위해 손잡아

    경북도·구미시·금융기관 등, 경제 활성화 위해 손잡아

    경북도와 구미시, 금융기관·기술원 등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을 뭉치고 나섰다. 경북도는 30일 오전 도청 회의실에서 구미시, DGB대구은행(이하 대구은행), 구미전자정보기술원, ㈜케이앤투자파트너스와 함께 ‘케이앤 지방상생 일자리 창출 투자조합 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주체들이 공동 출자해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내 주력산업과 미래선도산업 위주로 투자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펀드는 지난 8월 한국모태펀드 2019년 제3차 정시 출자사업공모(지방기업 분야)에 선정, 한국모태펀드에서 87억원을 출자한다. 도 20억원, 구미시 30억원, 대구은행 10억원, 구미전자정보기술원 3억원, 케이앤투자파트너스 4억원을 각각 출자, 총 154억원 규모로 올해부터 8년간 운용한다. 펀드 운용은 전문 창업투자회사인 케이앤투자파트너스가 맡는다. 주요 투자 분야는 친환경자동차, 소재, 에너지.화학, 항공산업, 정보통신기술(ICT), 로봇, 바이오 등이다. 특히 도내 주력산업과 선도산업에 중심을 두고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 중소·벤처 기업을 발굴·투자한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경기침체, 내수부진 장기화 등 대내·외적으로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펀드를 조성, 도내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투자함으로써 미래선도 산업을 육성하고 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2016년말 도와 구미시 등의 출자자가 약 100억원 규모의 ‘케이앤 지방상생 1호 투자조합’을 결성해(운용사 ㈜케이앤투자파트너스) 현재까지 10개사에 약 88억원 정도 투자했다. 이중 도내 정보기술(IT), 신소재 관련 기업 6개사에 60억원 정도 투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복지 사각지대 참사 막을 대책 필요하다

    세밑에 또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그제 대구시의 한 주택에서 40대 부모와 중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찾지 못했지만 집안에서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는 데다 개인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이웃들의 말로 미뤄 볼 때 동반자살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이웃들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로 한껏 들떠 있는 사이 한쪽에서는 생활고를 이유로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한 달 전쯤에는 서울 성북구의 70대 노모와 40대 딸 등 일가족 4명이, 경기도 양주에서는 50대 가장이 생활고를 비관해 여섯 살, 네 살짜리 두 아들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 10월에는 제주의 40대 부부가 사업 실패를 비관해 열두 살, 여덟 살짜리 두 자녀와 함께 목숨을 끊었고, 경남 거제에서도 똑같은 이유로 8세, 6세 아들 두 명과 부부가 함께 목숨을 끊는 등 일가족 사망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한 해 200조원에 달하는 복지 예산이 투입되는 나라에서 빚어지는 일이라고 믿기 힘든 현상이 아닐 수 없다. 5년 전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가 복지시스템을 한층 강화했다지만 정작 도움이 절실한 가정은 놓치고 있는 게 아닌지 재차 시스템을 꼼꼼히 되짚어 봐야 한다. 복지부가 지난 9월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에 원스톱 상담창구를 설치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느낌이다. 탈북 모녀가 굶어 죽은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고 판단되는 3만 가구를 한 집 한 집 방문해 실태 조사를 벌이는 것처럼 더 적극적인 밀착 행정이 일반화돼야 한다. 더불어 경기침체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통계에 기초해 차상위계층 등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는 가부장적 사고체계를 개선하는 데도 정부가 힘을 쏟아야 한다.
  • 광양지역 올해 최고 기업인과 근로자는 누구?

    광양지역 올해 최고 기업인과 근로자는 누구?

    광양시가 올해 광양지역에서 활동중인 최고 기업인과 근로자를 발표했다. ‘최고경영인상’에는 구황희 ㈜태운 대표, ‘최고근로인상’은 이선동 ㈜포스코 과장, ‘산업평화상’에 채수만 ㈜신창 대표가 각각 선정됐다. 시는 최근 기업성장 가능성, CEO 경영능력 및 기업환경, 사업성, 기술력, 노사관리부문 등에 대한 현장실사와 공적심의 평가를 거쳐 올해의 수상자를 최종 선정했다. ‘최고경영인상’에 선정된 구 대표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제강 부산물 운송 전문회사로 현재 84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태운은 가족경영 이념과 선진 복지제도 운영, 상호 신뢰를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로 경기침체 속에서도 경영성과를 근로자와 공유하고 있다. 광주·전남 최초로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선정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높이 평가받았다. ‘최고근로인상’에 선정된 이 과장은 1989년 입사 후 연속주조공정 슬라브 생산설비인 연주기 수리 성능향상을 위해 다수의 특허를 취득했다. 기술개발과 품질 공정개선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스마트 정비체제를 구축하는 등 생산 현장에서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해 왔다. 용접과 제강 기능장 등 끊임없는 자기개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한 나눔 실천에도 솔선수범해 공로를 높게 인정받았다. ‘산업평화상’에 선정된 채 대표는 항만하역과 해상·육상 운송업체로 노사화합을 통한 인간존중과 기업이윤을 직원들에게 재분배해 감동 경영을 실천해 왔다.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과 근로복지 향상을 위한 근무환경 개선, 신뢰와 배려, 소통과 상생의 노사문화 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명원(광양시 부시장) 광양시 기업사랑 공적심의회 위원장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기업인과 근로자를 선정해 노고를 격려하고, 노사간 상호 소통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며 “시는 앞으로도 ‘전남 제1의 경제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 광양’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양시 기업인상은 2012년 처음 도입돼 지난해까지 총 20명의 기업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 기업에는 3년간 중소기업 융자금 이자 추가 1% 우대, 행·재정적 지원사업 우선 지원, 시 주요행사 초청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31일 오후 3시 ‘2019년 종무식’이 열리는 광양시청 회의실에서 열린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포스코 제철소에서 첫 여성 임원 탄생

    포스코 제철소에서 첫 여성 임원 탄생

    공채 엔지니어 출신 첫 여성 임원불황 극복 위한 조직개편안도 발표친환경차, 강건재 판매 조직 강화 포스코의 제철소에서 처음으로 여성 임원이 나왔다. 주인공은 바로 김희(52) 철강생산기획그룹장이다. 포스코는 20일 이런 내용의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김 그룹장은 1990년 대졸 여성 공채 1기로 포스코에 입사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여성 첫 공장장을 역임한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포스코 측은 “성과주의와 책임 의식을 기반으로 배려와 소통의 리더십, 실질·실행·실리 등 3실(實) 중심의 혁신 마인드를 갖춘 기업시민형 인재를 중용한다는 원칙이 적용된 임원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전문성과 사업 역량을 갖춘 60년대생이 그룹사 대표로 전진 배치됐다. 주시보(59) 포스코인터내셔널 에너지본부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로 선임됐다. 한성희(58)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은 포스코건설 대표가 됐다. 정기섭(58) 포스코에너지 기획지원본부장은 포스코에너지 대표에 올랐다.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에는 정창화 포스코차이나 대표법인장이 선임됐다. 오형수 포항제철소장이 포스코차이나 대표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고, 새 포항제철소장에는 남수희 현 포스코케미칼 포항사업본부장이 선임됐다.포스코는 불황을 극복하고 마케팅, 생산, 기술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안도 발표했다. 먼저 프리미엄 철강 제품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고자 친환경차 소재개발과 강건재 시장 확대를 위한 조직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고객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마케팅·생산·기술 조직 간 협업을 주도하는 ‘프리 마케팅’(Pre-marketing) 솔루션 지원 조직을 새로 만든다. 포항·광양제철소에는 공정과 품질을 통합하는 조직을 신설한다. 안전과 환경을 전사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도 구축한다. 또 혁신 기술력을 높이고자 생산전략과 기술전략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스마트팩토리 기획·실행 조직’을 운영한다. 기술연구원 내에는 인공지능(AI) 전담 조직도 신설한다. 아울러 기업시민실 내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그룹을 신설해 포스코 고유의 기업시민 평가 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적용해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지원한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새해에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적극적으로 돌파하고 100년 기업으로서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자 안정 속 변화를 추진했다”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안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약도 듣지 않는 난치성 천식환자 치료 단서 찾아냈다

    약도 듣지 않는 난치성 천식환자 치료 단서 찾아냈다

    환절기가 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천식 환자들은 괴롭다. 천식환자들은 염증으로 인해 기관지가 심하게 좁아지면서 기침과 쌕쌕거리는 숨소리,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등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천식환자들은 항상 흡입형 치료제를 휴대하고 다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2018년) 기준 천식으로 입원하거나 병원을 찾은 환자는 144만 3246명으로 적지 않은 숫자이다. 특히 9세 미만 어린이 환자와 60세 이상 노년층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천식환자들은 대부분 스테로이드제를 이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치료하는데 일부 천식 환자들에게는 약물이 듣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천식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환자를 정확하게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연구진이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천식을 분류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빠르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스텍 융합생명공학부, 순천향대 의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공동연구진은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는 호중구 천식을 구분해 낼 수 있는 기도 과립구자극인자를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유럽 호흡기학회 저널’에 실렸다. 천식은 기관지 자극물질, 염증 정도, 염증유도 세포 등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보통 실내외 알레르기 물질이나 각종 바이러스, 공기오염, 음식, 유전 등 다양한 요인이 천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크게 호중구 천식과 호산구 천식으로 나뉠 수 있다. 호산구는 알레르기 반응이나 기생충 감염 등에 관여하는 세포로 세포질 내에 과립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과립 내 활성물질을 분비해 염증반응을 심화시켜 천식을 일으키는 것이다. 호산구 천식은 대부분 현재 나와있는 천식약이 효과가 있다. 그런데 혈액 내 백혈구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DNA, 효소, 사이토카인 등을 분비해 병원균을 제거하는 호중구가 관련된 천식은 스테로이드 약물에 반응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항체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 때문에 호중구 천식은 난치성 천식이라고도 분류된다. 연구팀은 천식 환자들의 가래와 침, 천식을 유발시킨 동물을 분석한 결과 호중구 천식을 앓는 경우는 골수에서 백혈구를 만드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도 과립구자극인자’의 농도가 최대 12배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분비된 과립구자극인자가 혈류를 통해 골수로 이동해 호중구 생성을 돕고 이렇게 늘어난 호중구가 다시 호흡기로 이동해 천식을 악화시키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과립구자극인자를 만드는 염증물질이 IL-17A, TNF-α가 기도 상피를 자극해 과립구자극인자 분비를 촉진시킨다는 것도 발견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항체를 이용해 IL-17A, TNF-α를 동시에 억제하면 과립구자극인자가 현저히 줄면서 천식반응도 감소하는 것을 확인?다. 이승우 포스텍 교수는 “천식 환자들 중에서 난치성 호중구 천식 환자를 빠르게 구별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 단서를 찾아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발견은 이미 상용화 된 IL-17A와 TNF-α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하면 난치성 질환인 호중구 천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단서를 제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병력 줄어도 첨단전력 최강으로… 역대급 예산 쏟아 개혁 완료할 것”

    “병력 줄어도 첨단전력 최강으로… 역대급 예산 쏟아 개혁 완료할 것”

    제도 등을 새롭게 뜯어고친다는 의미의 한자어 개혁(改革)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중국 포털 바이두(百度)에 물어봤다. 네이버 지식백과 같은 바이두백과에 따르면 개혁의 출처는 23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307년 전국시대 조나라 때의 일이다. 중국 대륙 서북부에 위치했던 조나라는 연·제·진·위나라와 국경을 맞댔고, 동호 등 유목민족의 침탈도 빈번했다. 6대 제후 무령왕은 즉위하자마자 강병책 ‘호복기사’(胡服騎射·유목민족 복장으로 말을 탄 채 활을 쏜다)를 명령했다. 소매가 헐렁한 상의와 치마같이 치렁치렁한 바지 등 전투에 부적합했던 기존 중원 선진국의 전투복을 벗어 버리고 대신 날렵한 유목민족 전투복으로 바꿔 입도록 한 것이다. 병사들이 혼자서 말을 타고, 활까지 쏠 수 있게 됐으니 전투력이 급상승했음은 물론이다. 조나라는 연전연승하며 주변국을 잇따라 제압할 수 있었다. 유목민 옷의 소재가 대개 동물 모피나 가죽이어서 이때부터 개혁이라는 말이 쓰였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국방 분야가 개혁이라는 단어와 역사적으로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국방개혁’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연유도 그래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강력하게 국방개혁을 추진해 왔다. 참여정부 당시에 추진했던 미완의 국방개혁을 이번 정부에서 완성하겠다는 의미에서 ‘국방개혁2.0’으로 명명했다. 그 지향점은 2300여년 전 중국 조나라의 호복개혁과 마찬가지로 ‘이기는 군대’, ‘강한 군대’를 만드는 것이다. 불확실해진 안보 상황과 병역 자원의 급감 등 안팎의 거센 ‘도전’에 따라 개혁은 피해 갈 수 없는 과제가 됐다. 하지만 2300여년 전에도 그랬듯이 개혁에는 저항도 따르기 마련이다.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이 있어야만 불만과 저항을 잠재울 수 있다. ‘송영무 장관-서주석 차관’ 체제에서 시작된 국방개혁은 이제 ‘정경두 장관-박재민 차관’ 체제가 이어받아 진행하고 있다. 군 출신이 아닌 ‘순수 문민’ 국방 관료인 박 차관을 만나 국방개혁의 이정표와 성적표를 짚어 봤다. -국방개혁2.0 계획대로라면 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 병력 규모는 현재의 57만여명에서 50만명으로 줄어든다. 내년 6월 입대자부터는 복무 기간도 육군 기준 18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조금 과장해서 입대 후 눈 몇 번 깜빡이면 전역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투력 감소 우려를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역자산 감소로 병력 축소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오히려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방인력 구조로 개편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지상전력지수는 크게 향상되고, 지상무기체계지수도 30% 증가한다. 워게임을 통해서도 충분한 방어 능력을 갖추는 것으로 검증됐다. 이라크전쟁 당시 미군 30만명이 이라크군 100만명을 완전히 괴멸시켰다.”-과거 정부에서도 모두 국방개혁을 추진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의 가장 큰 차별성은 무엇인가. “병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 개편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현 정부 내 개혁을 완료하겠다는 각오하에 강력한 실행력을 갖췄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여야 합의로 ‘국방개혁법’을 제정한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국방개혁 기조를 유지했으나 예산 배정 등의 문제로 추진 속도 등은 상당히 더뎠다. 현 정부는 참여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국방예산 증가율을 크게 높여 개혁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내년 국방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하는데 올해 대비 7.4% 증가한 규모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연평균 국방예산 증가율이 3~6%에 그쳤고, 특히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는데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 때는 증가율 5%를 넘은 해가 없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총 270조 7000억원의 국방비를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연평균 증가율은 7.5%씩으로 이 가운데 94조원은 첨단무기 도입 및 개발 등 방위력 개선비에 사용한다. -첨단 전력 확보 계획은.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 대응전력으로 정찰위성 및 중·고고도 무인정찰기 등을 전력화하고, 전략표적 타격 능력 보강을 위해 예정대로 F35A 스텔스전투기 도입 및 현무, 정전탄, 전자기펄스탄 개발에 나서는 한편 미사일방어체계 강화를 위해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등을 개발해 전력화한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연계한 한국군 핵심 군사능력 구비와 관련해서는 육군이 워리어플랫폼과 드론봇 등을 전력화하고, 해군은 이지스구축함, 다목적 대형수송함 등을 획득할 계획이다. 공군은 한국형전투기사업(KFX) 등을 통해 전력을 증강한다. 우리 군은 전방위 안보 위협에 주도적 대응이 가능하다. 전작권 전환과 병력 감축에 따른 전투력 보강을 위해 첨단 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해 나갈 계획이다.” -‘전방위 안보 위협에 주도적 대응이 가능한 군’이라는 것은 결국 전작권 전환을 의미하는데 한미 양국 간에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라는 합의가 있다. 현재 전환 논의는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준비-검증-전환 3단계로 봤을 때 지금은 검증 단계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4성 장군이 사령관을 맡고, 미군 4성 장군이 부사령관을 맡는 형식의 미래연합사 지휘 구조에 양국이 지난해 합의했고, 올해는 미래연합사의 기본운용능력 검증 평가와 한국군 핵심 군사능력 평가를 했다. 내년에는 다음 검증평가 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시행한다. 앞으로 한미 양국은 한반도 안보 환경을 면밀히 고려하면서 한국군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가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는 등 전환 조건이 충족됐다고 판단되면 공동의 결정을 통해 전작권을 전환하게 된다(박 차관은 전작권 전환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군 안팎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정부 때 특별하게 강조했던 3축체계(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 대량응징보복) 구축 관련 내용이 국방부 자료에서 사라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북한은 또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데 3축체계 구축 방침은 완전히 폐기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3축체계를 보다 포괄적인 ‘핵·WMD 대응체계’로 발전시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우리 군은 우선적으로 북한 위협에 대비한 강력한 억제 및 대응능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할 것이다. 2020년부터 5년간의 국방중기계획에 관련 예산 34조원을 편성하는 등 보다 폭넓은 감시 능력과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방위비 분담금 갈등 등 한미동맹 이완 요소가 적지 않다. 국방개혁2.0은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하고 미군이 확장억제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전제에서 시작했는데 한미동맹이 깨진다면 어떻게 되나. “한미는 매년 열리는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를 위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공약을 다짐해 왔고, 미 의회는 국방수권법을 통해 주한미군 감축을 제한하고 있다. 분담금 문제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양국이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합의될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70여년간 이어 온 굳건한 한미동맹은 안보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여권에서 연기를 폴폴 흘리는 모병제와 관련해 박 차관은 “국민적 공감대도 부족하고, 국방개혁 과제에 아예 들어 있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국방개혁2.0의 성적표와 관련해서는 “몇 점이라고 딱 말할 수는 없지만 현 정부 임기 내에 개혁 과제가 완료될 수 있도록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육군부대 축소 계획에 따라 강원도 접경 지역 주민들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자체와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지난 17일 강원도 접경 지역 5개 군과 상생발전협약을 맺었다. 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가계빚/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계빚/전경하 논설위원

    투자 방법 중 대출을 이용한 ‘지렛대’(레버리지) 투자가 있다. 갖고 있는 돈에 대출을 더해 투자원금을 늘려 수익을 늘리는 방법이다. 예컨대 10% 수익률이 예상되는 투자가 있다면 자기 돈 5000만원에 5000만원을 빌려 1억원을 투자하면 이익이 1000만원이다. 금융비용이 있지만 20%에 가까운 수익률이다. 문제는 투자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다. 10% 투자손실이 발생했다면 빌린 돈 5000만원과 금융비용은 줘야 하니 자기 돈 5000만원 중 1000만원이 사라지고 금융비용까지 더해 손실률이 20%를 넘는다. 레버리지 투자가 위험하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12·16부동산대책에는 레버리지 투자를 막는 조치가 있다. 전세를 끼고 주택값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에 집을 산 뒤 집값 상승의 혜택을 누리는 ‘갭투자’에 주택담보대출이 쓰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부자들의, 부자들에 의한, 부자들을 위한’ 갭투자용 주택담보대출은 금액이 수억원에 달해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게다. 왜 이걸 미리 막지 못했을까.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7910만원으로 지난해(7668만원)보다 3.2% 늘었다. 소득은 5828만원으로 2.1% 늘었지만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이 6.2% 증가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1.5%)을 고려하면 가처분소득은 사실상 줄었다. 가계빚 증가율이 낮아지고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가계신용은 1572조 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 결제 전 카드사용액(판매신용)을 더한 금액으로 가계의 포괄적인 부채를 뜻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를 밑돌 가능성이 매우 높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대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명목성장률은 3%가 안될 텐데 가계빚은 4% 가까이 늘었다. 빚은 소득 수준을 넘을 때 큰 문제가 된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가구당 부채를 가구주 연령대별, 종사상지위별로 보면 40대 가구와 자영업자 가구가 상대적으로 빚이 많다. 40대는 고용률이 2018년 2월부터 올 11월까지 22개월 연속 전년보다 낮아졌다. 자영업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각종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3대 핵심 분배지표인 지니계수, 소득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이 조사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며 반겼다. 하지만 “고소득가구의 사업소득이 줄어든 점도 분배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강신욱 통계청장의 발언이 정성적 평가로 보인다. lark3@seoul.co.kr
  • 김포시, 연말 지방세·세외수입 체납액 징수 총력전 펼친다

    김포시, 연말 지방세·세외수입 체납액 징수 총력전 펼친다

    경기 김포시가 체납징수 활동에 막바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9일 김포시에 따르면 인구와 법인 유입이 늘고 개발·산업활동으로 지방세와 세외수입 규모가 2018년 결산기준 9364억원으로 1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세수규모가 커지면 체납액도 늘어나 자동차세 등과 같은 소액체납액에 체납자수가 많아 체납액 징수에 애로가 많다. 김포시의 2019년 이월체납은 732억원이며, 11월말 현재 431억원으로 40% 정리율을 보이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방세 체납액 419억원 중 156억원을 징수해 경기도 31개 시·군 중 14위다. 인구수와 지방재정규모에 따라 3개의 그룹으로 구분한 2그룹 내에서는 3위에 속한다. 또 세외수입체납은 326억원에서 57억원을 징수해 행정안전부의 세외수입 체납액 징수목표 달성 우수 시·군으로 분류됐다. 김포시 징수과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12월을 체납액징수 총력의 달로 정해 체납자의 부동산이나 동산·금융재산 등 채권확보 강화에 노력할 예정이다. 체납자 현장독려를 중점 실시해 납부의식 향상과 납부자의 능력에 맞는 징수활동을 전개한다. 특히, 자동차 관련 체납액 정리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해 매일 체납차량 번호판을 영치하고 체납자에 대한 예금압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체납자와 소액의 주민세도 낼 수 없는 생계형 체납자를 구분해 분납 유도, 체납처분 유예를 통해 체납액의 누증을 방지하고 일자리와 복지연계를 추진해 체납자가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한다. 이기일 징수과장은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불황 속에서도 전문화된 징수기법과 체납실태조사반을 운영해 11월말 현재 전년도보다 4.9% 증가한 156억원을 징수했다”며 “체납된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자진 납부해 조세정의가 바로서는 시민사회 구현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평생 함께한 결혼반지처럼… 그의 쇼팽은 말 없는 위로였다

    평생 함께한 결혼반지처럼… 그의 쇼팽은 말 없는 위로였다

    검은색으로 맞춰 입은 바지와 셔츠는 그의 백발을 더욱 희고 차분하게 보이게 했다. 느린 걸음으로 무대 중앙 피아노 의자에 앉은 피아니스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높이를 조절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그의 오른손이 높은 음의 건반을 누르면서 대형 콘서트홀에 하나하나 음표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끝에서 나오는 음은 그저 단순한 ‘소리’로 퍼져 나가지 않고,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의 숨결과 가슴속에 녹아드는 듯했다. 170년 전 프레데리크 쇼팽이 남긴 ‘녹턴’(야상곡)은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73)를 만나 연주자와 관객 모두를 위로하는 시가 됐다. 지난 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노 연주회 ‘백건우와 야상곡’ 무대는 조금은 서글픈 의미로 특별했고, 사람들의 관심도 그의 다른 연주회보다 더욱 뜨거웠다. 내한 연주에 앞서 백건우의 45년 절친이자 아내인 배우 윤정희(75)가 알츠하이머병 악화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가정의 슬픈 사연을 알린 사람은 남편 백건우와 딸 진희(42)씨였다. 백건우는 ‘배우 윤정희’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팬을 생각해서, 진희씨는 ‘엄마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사람’이라는 걸 다시 확인해주기 위해서 10년 넘게 숨겨온 아픔을 세상에 털어놨다.이런 배경 탓이었을까. 무대에 오르는 백건우를 향한 만원 관객의 박수는 어느 공연보다 뜨거웠다. 모두 한마음으로 말 못 할 아픔에 힘들었을 그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듯했다. 애초 백건우의 내한 연주회는 오는 11일 같은 공연장에서 ‘백건우와 쇼팽’을 주제로 기획됐으나, 해당 공연이 순식간에 전석 매진되자 그의 연주를 기대하는 한국 팬들을 위해 추가 공연을 마련했다. 연주회는 쉬는 시간(인터미션) 없이 80분가량 이어졌다. 백건우는 쇼팽이 남긴 녹턴 21곡 중 12곡을 내리 연주했다. 서정적이고 구슬픈 선율의 1번으로 시작해 9번, 18번, 19번, 8번 등 단조곡과 장조곡을 오가며 자신의 감성에 맞게 연주 순서를 구성했다. 그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녹턴은 21곡을 차례대로 칠 필요가 없다. 어떻게 하면 소리가 더 드러나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지, 쓰인 순서대로 연주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다. 무대에서 멀지 않은 1층 가운데 객석에서 바라본 백건우의 표정은 늘 그랬듯 담담했다. 시선을 그의 손끝으로 옮기자 건반 위를 구르는 왼손이 드문드문 반짝였다. 1976년 결혼 후 단 한 번도 빼지 않은 결혼반지였다. 백건우와 윤정희가 프랑스 파리의 한 금은방에서 당시 우리 돈으로 1만 5000원을 주고 산 백금 반지가 콘서트홀의 조명을 받아 금빛을 내고 있었다. 조명을 받은 검은색 피아노 건반 뚜껑은 거울처럼 백건우의 두 손을 투영해 비쳤다. 반사된 두 손이 백건우의 두 손을 맞잡은 형상으로, 파리 근교 호숫가 마을에서 요양 중인 아내가 남편의 손을 잡아주는 모습마저 그려졌다. 연주회의 백미는 그가 마지막 곡으로 준비한 녹턴 13번 c단조였다. 차분하면서도 섬세한 음을 뽑아내던 백건우는 이 곡에 이르러서야 온몸을 들썩이며 격정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했고, 곡의 마지막 건반을 누른 뒤에는 조용히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건반을 떠난 마지막 음표가 사라지고, 약 20초가량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모두가 숨을 죽여 그 흔한 마른기침 소리 하나 새어나오지 않았다. 객석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구도자’ 백건우는 어떤 말도 없이 피아노만 쳤다. 자신과 아내를 둘러싼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그는 목소리 대신 피아노로 모든 것을 표현했다. 그를 위로하거나 응원하는 마음으로 연말 공연장을 찾은 관객 모두 그에게 위로받고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송파 찾아가는 소상공인 희망플래너, 1만곳에 행복 배달 완료!

    송파 찾아가는 소상공인 희망플래너, 1만곳에 행복 배달 완료!

    서울 송파구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소상공인 희망플래너’가 방문 점포 1만점을 달성했다.송파구는 희망플래너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점포 약 1만곳을 찾아가 정부지원정책 등을 안내하고 상담을 제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중 약 2500곳은 직접 상담을 진행했고, 약 300곳에는 금융지원, 고용보험, 일자리정책자금, 소상공인컨설팅 및 백년가게 등의 정부지원정책을 활용하도록 도왔다. 찾아가는 소상공인 희망플래너는 경기침체, 인건비 상승,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내 소상공인을 직접 찾아가 고충을 듣고, 상황별로 필요한 정부지원정책을 설명해주는 사업이다. 원하는 경우에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신청 절차도 대행해준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송파에서만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정책 중 자신이 자격요건에 맞는 정책을 모르고 있거나 주로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지원 신청에 어려움을 느끼는 디지털 소외계층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는 내년에도 희망플래너 사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유선전화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지를 통해 방문을 신청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내년에는 희망플래너를 더욱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도 설립할 예정”이라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S&P “한국경제 바닥 찍었지만 회복 속도 매우 느릴 것”

    나이스신평 “내년 실적 개선될 업종 없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 경제가 바닥을 찍고 내년에 반등하겠지만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숀 로치 S&P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나이스신용평가와 공동 개최한 미디어 간담회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 내년 2.1%로 제시하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 10월 S&P 보고서와 비교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만 0.1% 포인트 올렸다. 로치 수석은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양적 완화, 미중의 부분적 무역 합의 가능성, 전자업종 재고 사이클 반등세 등에 힘입어 한국 경기는 내년에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큰 환경 속에 투자가 위축되고 물가 상승률도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은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1% 미만까지 낮출 수 있다”며 “한국 경제의 국내 위험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으로, 임금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가계부채 상환 능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40개 산업별 산업 위험 전망을 발표하면서 내년에 실적이 나빠지는 업종은 7개, 유지될 업종은 33개로 예상했다. 내년에도 저성장 기조가 계속돼 실적이 개선될 업종이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 최우석 나이스신용평가 정책평가본부장은 “소비 여력 저하로 의류와 외식, 주류 업종이 불리할 것이며 특히 소매유통의 실적 저하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건설 투자가 부진해 부동산 산업도 저조한 실적을 보이겠고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중국 수출 감소로 석유화학 수출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슬픈 삶 한 잔… 술 푼 詩 한 잔

    슬픈 삶 한 잔… 술 푼 詩 한 잔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 번도/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정호승 ‘술 한잔’ 중) 백석, 허수경, 기형도, 이병률, 박준 등 시인들이 사랑한 술에 관한 시선집이 출간됐다. 국내 최초의 시 큐레이션 애플리케이션 ‘시요일’이 엄선한 시선집 ‘잔을 부딪치는 것이 도움이 될 거야’(미디어창비)다. 시요일 기획위원(박신규·박준·신미나 시인)이 고른 52편의 시는 현실 도피의 도구이면서 다양한 삶의 이면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매개, 술을 노래했다.술에 관한 이야기 첫머리는 역시 고단한 인생을 달래는 술 한잔에 대한 헌사다. 시선집에 실린 시인들 중 맏형 격인 백석 시인은 평안도를 기행하며 쓴 연작시 ‘구장로(球場路)-서행시초(西行詩抄)1’에서 비 맞고 배고픈 여행자를 달래는 술을 칭송한다. ‘그 뜨수한 구들에서/따끈한 삼십오도(三十五度) 소주(燒酒)나 한잔 마시고/그리고, 그 시래기국에 소피를 넣고 두부를 두고 끓인/구수한 술국을 뜨근히/사발이고 왕사발로 사발이고 먹자’. 국밥에 소주 한잔으로 인생사를 달래는 ‘국밥 빌런’(무언가에 집착하는 사람)은 요즘 세대들과 다를 바 없다. 술이 환기하는 대표적 정서인 사랑과 이별도 빠질 수 없다. 백석 시의 계보를 잇는 박준 시인은 ‘당신이라는 세상’이라는 시에서 ‘술이 깨고 나서 처음 바라본 당신의 얼굴이 온통 내 세상 같다’고 읊는다. 그러나 사랑의 시작보다도 끝에서, 술의 영향력은 더욱 농밀해진다. 동이 틀 때까지 함께 술을 마신 애인을 다독여 들어온 집. 애인의 손전화에서는 알지 못하는 이름이 여러 번 떠오른다. ‘이제 나는 어떤 말도 상처가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어떤 말도 인제 상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상처받았다.’(이현호 ‘만하(晩夏)’)맥주병과 잔을 그려 넣은 표지로 시작하는 시집에는 다양한 주종이 등장해 술맛을 돋운다. 싸락눈이 내리는 날 ‘반쯤 허물어진 포장마차에 들어 뜨끈한 정종을 마시’고(박소란 ‘기침을 하며 떠도는 귀신이’), 포도주를 들다 ‘나는 너무 썩었고 오래 썩었다’고 반성하기도 한다.(천양희 ‘세상을 돌리는 술 한잔’) ‘뻘밭에 갈매기만 끼룩대는 폐항’에서는 ‘사람들이 돈 대신 막걸리 한 주전자씩을 들고 와 진정서와 고발장을 써 받는다’.(신경림 ‘줄포-농사꾼 대서쟁이 김장순씨에게’) 대놓고 ‘소주는 달다’(김사인)는 시도 있다. ‘닿을 수 없는 옛 생각/돌아앉아 나는 소주를 핥네.’ 책의 표지 뒷면에는 한 주에 시 한 구절을 만날 수 있는 ‘2020년 주간 달력’을 수록했는데 주종이 직접 등장하는 시의 경우에는 구절 옆에 맥주나 소주, 와인과 전통술 이미지를 추가했다. 주력(週曆)이자 주력(酒曆)인 셈이다. ‘와인이 도움이 될 거야 잔을 부딪치는 것이 도움이 될 거야/나도 돕는다 같이 마신다’. 시집 제목이기도 한 이수명 시인의 ‘물류창고’ 중 한 대목이다. 세밑이라도 과음은 절대 삼가야 하지만, 잔을 부딪치며 같이 마시는 일이 팍팍한 인생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때가 어느 때인데 중국에 페스트가… 항생제 쓰면 치명률 10% 이하로

    때가 어느 때인데 중국에 페스트가… 항생제 쓰면 치명률 10% 이하로

    1990년 이후 주로 아프리카서 발병 쥐벼룩 물려 고열·두통·근육통 시달려 올바른 손 씻기 등 위생 관리 신경 써야 정부, 테러 대비 100만명 분 항생제 보유세상의 기억에서 잊힌 페스트가 가까운 중국 베이징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중국에서만 환자 4명이 발생했으며, 이들 모두가 페스트 풍토병 지역인 네이멍구 자치구 주민이었다. 이 중 2명은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호흡기 전파가 가능한 ‘폐 페스트’ 진단을 받았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환자가 나온 터라 공포가 컸다. 질병관리본부는 네이멍구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직항 노선이 없고, 베이징에서 보고된 폐 페스트 환자 접촉자 중 유증상자가 없어 추가 전파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전파되더라도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 ● 중세 유럽 인구 3분의1의 목숨을 앗아가 페스트는 페스트균으로 알려진 그람 음성 세균에 의해 감염되는 급성 발열성 인수공통감염병(사람과 동물이 함께 걸리는 감염병)이다. 고대 북부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발병한 기록이 남아 있고, 성경 새뮤얼서에도 페스트로 의심되는 질병의 기록이 있다. 6세기 비잔틴 왕국에서 대규모로 유행했다는 기록도 있다. 14세기에는 중국에서 시작한 유행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확산해 당시 유라시아 대륙에서 1억명 이상이 사망했다. 마지막 대유행도 1850년대 중국에서 시작됐다. 윈난에서부터 광저우까지 퍼졌고, 1894년에는 홍콩으로 확산했으며, 이후 남아프리카, 미국, 태국, 스리랑카, 인도, 유럽으로 전파돼 190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다. 하지만 이후 위생 상태가 좋아지면서 ‘유럽의 역사 지형을 바꾼 감염병’으로 불리던 페스트의 기세도 꺾였다. 지금은 의학 기술이 발달해 치명률이 낮아져 중세 유럽 인구 3분의1의 목숨을 앗아갔던 것처럼 맹위를 떨치지 못한다. 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페스트는 1990년 이후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0~2015년 환자가 3248명 발생해 이 중 584명(치명률 18%)이 숨졌다. 마다가스카르·콩고민주공화국·페루에서 유행했고, 우간다·탄자니아·중국·러시아·키르기스스탄·몽골·볼리비아·미국 등에서 산발적 발생이 보고됐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017년 8월부터 11월까지 2417명의 환자가 나와 209명이 사망했다. 이중 폐 페스트가 1854명(77%)으로 가장 많았다.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에서는 올해 2~10월 3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 우리나라 발병 없어… ‘법정감염병 4군’ 관리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마다가스카르는 초반에는 몇몇 환자만 산발적으로 보고되다가 어느 순간 급격히 늘었고, 인구가 밀집한 수도에서마저 환자가 발생하면서 통제 불능의 대유행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질병을 얼마나 잘 제어할 수 있느냐에 따라 페스트 환자가 발생했을 때 확산할 수도, 산발적 발생에 그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페스트 환자가 나온 적도, 페스트균에 오염된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가 발견된 적도 없다. 올해 상반기 마다가스카르를 다녀온 사람이 페스트 의심증세를 보였으나 검사 결과 페스트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보건당국은 페스트를 법정감염병 4군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4군은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감염병 또는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행 감염병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4군 감염병이다. 페스트 매개체는 쥐와 벼룩이다. 사람이 페스트균을 가진 벼룩에 물리거나 페스트균에 감염된 동물의 사체를 만졌을 때, 페스트에 걸린 사람의 화농성 분비물이나 비말(작은 침 방울)에 접촉했을 때 감염된다. 이번에 중국 베이징에서 발생한 환자는 감염된 동물의 사체를 만져 감염됐다. 가장 흔한 감염 형태는 페스트 풍토병 지역에서 균에 감염된 쥐벼룩에 물리는 것이다. 벼룩에 물린 자리가 붓기 시작해 림프절 부종이 발생하는 페스트를 림프절 페스트라고 한다. 고열과 권태감, 두통, 근육통이 함께 나타난다. 치명률은 낮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패혈증 페스트로 사망할 수 있다. 또 균이 폐를 침범하면 폐렴 증상이 생겨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림프절 페스트는 림프절 고름 등 환자의 화농성 분비물을 직접 만지지 않는 한 사람 간에 전파되지 않는다. 가장 잘 전파되는 페스트 유형은 폐 페스트다. 페스트는 림프절 페스트, 폐 페스트, 패혈증 페스트로 나누는데 이 중 폐 페스트만 호흡기로 전파된다. 폐 페스트는 비말로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며 병의 진행이 매우 빠르다. 폐 페스트의 잠복기는 1~4일로, 림프절 페스트 잠복기(1~7일)보다 짧다. 그만큼 상태가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폐 페스트는 환자가 객담(가래 등)을 통해 균을 배출하는 기간에 전파될 수 있다. 효과적인 항생제를 투여한 후에도 48시간 동안 균이 완전히 죽지 않을 수 있어 격리 치료를 해야 한다. 항생제를 쓰고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전파 가능성이 떨어진다. 세계보건기구(WHO) 문헌에 따르면 비말이 옮겨가는 거리는 약 2m 정도의 매우 가까운 거리이고, 폐 페스트 발병 초기보다 농이 많이 섞인 객담을 배출할 때 더 많은 페스트균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환자와 가까울수록, 환자가 기침을 많이 할수록 위험하다. 폐 페스트에 걸리면 대개 심한 발열과 두통, 피로, 구토, 쇠약감 등의 증상을 보이다 기침, 호흡곤란, 흉통, 중증 폐렴 등의 증상으로 사망할 수 있다. 패혈증 페스트는 림프절 페스트나 폐 페스트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을 때 발병한다. 피가 엉겨 ‘피떡’(혈전)이 생기고 모세혈관이 막혀 피부가 괴사한다. 흔히 페스트를 일컫는 ‘흑사병’(Black Death)이라는 명칭은 패혈증 페스트에 걸려 괴사로 피부가 검게 변한 환자의 모습을 보고 붙인 이름이다. 이 병의 법정용어는 ‘페스트’다. ‘흑사병’은 정확한 명칭이 아니다. ● 풍토병 지역 여행 땐 쥐벼룩·동물 사체 주의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중세시대나 과거 항생제가 충분하지 않았을 때는 림프절 페스트로 시작해도 결국에는 패혈증 페스트로 악화해 피부가 검게 변하면서 사망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되는 사례가 흔치 않다”고 말했다. 페스트는 주로 항생제로 치료하며, 진단과 동시에 항생제를 투여해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항생제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 림프절 페스트의 치명률은 50% 이상, 폐 페스트나 패혈증 페스트는 30~100%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다가스카르 대유행 사례에서 보듯 현재의 치명률은 10% 이하다. 페스트에 사용하는 항생제는 국내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것으로, 보건당국은 생물테러에 대비해 100만명분 항생제를 비축하고 있다. 페스트는 상용화된 백신이 없다. 1999년까지는 생산했지만 부작용이 발생해 중단했다. 현재는 일부 백신 후보군을 놓고 연구와 임상 시험을 하고 있다. 다만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에게는 예방 차원에서 항생제를 쓸 수 있다. 밀접접촉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면 발병 우려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페스트 예방수칙은 모든 호흡기 질환이 그러하듯 올바른 손 씻기와 개인위생 준수다. 이 밖에 페스트가 풍토병인 지역을 여행할 땐 쥐벼룩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야생동물이나 그 사체를 만져서도 안 된다. 폐 페스트 유행지역을 여행할 때는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관광 경북 3대 문화권 조성… 2022년까지 일자리 2만개 창출”

    “관광 경북 3대 문화권 조성… 2022년까지 일자리 2만개 창출”

    “관광산업은 경북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2022년까지 이 분야에서 일자리 2만개를 만들겠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8일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광산업은 대부분이 고용 창출이 되는 서비스 분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고, (경제적) 효과가 바로바로 나타나는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 들어 시작한 관광 분야 일자리 창출 사업이 당초 목표 1000개 초과 달성이 가능해지면서 사업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인 내년에는 관광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해 일자리가 늘어나고 젊은이가 찾는 살기 좋은 경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경북도는 올해 초 관광산업 분야에서 일자리 1000개 창출을 목표로 잡았는데. “경북의 고령화, 인구감소, 경기침체 등 3중고를 타개하기 위한 사업으로 ‘관광 경북’의 기치를 내건 바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관광객 유치와 함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상반기 동안 관광 일자리 1140개를 새로 만들었으며, 연말까지 일자리 860여개가 추가로 생길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 연간 관광 일자리 창출 목표의 2배 초과 달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듯 관광 일자리 창출에 전력을 다할 각오다.” -어떤 분야에서 일자리가 많이 생겼나. “관광분야 투자 증대로 인한 여행사 등 사업체 수 증가가 일자리를 크게 견인했다. 지난해보다 사업체가 늘어나면서 833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천 최무선 영상체험관, 고령 대가야생활촌, 포항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등 9곳의 관광시설이 새롭게 운영되면서 일자리 230개가 만들어졌다. 이 분야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120개 이상의 일자리가 더 창출될 것이다.”-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처음 시행한 ‘관광두레’ 지역협력 광역단위 공모사업에 경북도가 선정됐다. “관광두레는 정부가 문화서비스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입한 제도다. 주민들이 법인체를 꾸려 관광상품을 개발, 운영해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사업이다. 우리 도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국비 등 21억원을 투입해 관광두레 문화관광전문기획가(관광두레 PD) 33명을 양성하고 주민관광사업체 69곳을 발굴·육성할 계획이다. 관광두레 PD는 관광 사업을 기획에서부터 운영,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전문가다. 이 사업은 양질의 민간주도 일자리 230개 창출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경북형 관광두레 사업도 자체 추진한다. 우선 올해 관광두레 PD 5명을 양성해 주민사업체 30곳 개발과 함께 일자리 160개를 만들기로 했다. 2022년까지 이들 사업으로 모두 220곳의 주민사업체를 발굴·육성해 일자리 1100개를 만들 계획이다.”-경북도는 관광벤처기업과 경북스타관광호스트사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관광벤처기업육성사업은 아이디어는 있으나 자본과 노하우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관광기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된다. 올해 처음으로 15개 팀을 선정, 본격적인 상품개발과 사업홍보 및 마케팅까지 지원하고 있다. 경북스타관광호스트는 관광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을 뽑아 관광호스트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전문가컨설팅, 공동 마케팅 등을 돕는 사업이다. 이는 전문가 컨설팅 및 브랜딩 작업을 거쳐 국내외 대표 온라인 기반 관광 플랫폼인 ‘야놀자’ 등 다양한 채널과 연계된다. 도는 민간 주도의 이들 사업을 통해 연말까지 좋은 일자리 120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관광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관광진흥기금 조성에도 나섰다. “올해부터 10년간 도내 23개 시군과 함께 1000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2028년까지 매년 100억원씩을 관광 관련 시설 신축, 증축, 개보수 비용 등 관광 인프라 개선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처음으로 융자사업 50억원, 보조사업 분야에 30억원 등 모두 80억원을 지원했으며, 나머지 20억원을 예치했다. 융자사업은 담보능력에 따라 최대 5억원 한도에 금리 1.5%를 적용한다. 보조사업은 관광 진흥, 상품 개발, 홍보 등에 1억원 한도로 1회 지원한다.”-경북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3대 문화권 관광 기반 사업이 막바지 단계다. “3대 문화권 사업은 ‘유교·가야·신라’의 3대 역사문화자원과 ‘낙동강·백두대간권’의 친환경 녹색자원을 활용한 관광인프라 조성사업이다. 경북도와 23개 시군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년 동안 국비 등을 포함해 47개 사업에 2조 5000억원 정도를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경주 ‘화랑마을’과 봉화 ‘백두대간 수목원’ 등은 이미 준공돼 운영되고 있으며, 군위 ‘삼국유사 가온누리’, 영주·안동 ‘한국문화테마파크’, 안동·봉화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 등은 시험 운영 중이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경북만의 문화관광산업 기반 구축과 함께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포항 영일만 관광특구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 “경북도와 포항시는 지난 8월 영일만 관광특구 지정과 함께 2023년까지 총사업비 7497억원을 투자해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영일만 관광특구 지정은 도내에서 경주시(1994년), 울진군(1997년), 문경시(2010년)에 이어 4번째다. 이번 특구 사업은 영일대해수욕장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 설치, 포항도보여행길 활성화, 포항운하 연계 해양테마체험관광 활성화, 명품 해수욕장 조성 등 관광자원개발 사업이 우선 대상이다. 또 포항국제불빛축제, 영일대해수욕장 국제모래축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포항운하축제 등 축제·행사의 다양화로 국내외 관광객에게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사업을 통해 관광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각종 효과를 적극 이끌어 낼 작정이다.” -경북도와 대구시가 2020년을 ‘대구경북 관광의 해’로 선포하고 지역 관광진흥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 6월 대구시와 함께 내년 대구경북 관광의 해 성공과 협력을 약속했다. 대구경북이 지역 관광 발전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것은 2016년 대구경북 방문의 해 이후 두 번째다. 대구경북은 고유의 전통문화에다 자연생태 자원, 근대문화유산, 의료관광 등 우수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경북도와 대구시, 지역 민간단체, 여행사들이 대구경북 관광의 해 성공을 위해 대구경북만의 ‘코어 콘텐츠’ 개발을 통한 브랜드 파워 향상과 인프라 확충, 홍보마케팅 강화, 서비스 개선 등 관광 환경을 크게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2020년 대구경북 관광의 해’ 성공 기원 선포식을 열었다. 대구경북은 국내외 관광객 4000만명 유치 목표를 세워 손님맞이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꼭 방문해 달라진 대구경북의 색다른 여행을 즐겨 보시기 바란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문화마당] 박수의 맛/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박수의 맛/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교향곡의 1악장이 열광적으로 끝난다. 박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지휘자는 소스라치게 놀라 펄쩍 뛰며 청중을 향해 돌아서서는 눈을 부릅뜨고 손사래 치며 박수를 거절한다. 겸언쩍은 헛기침을 뒤로하고 이내 잠잠해지면 다음 악장을 시작한다. 느린 악장도 이내 너무 아름다웠는지 누군가의 박수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순간 그 한 사람의 손뼉 소리보다 더 무시무시한 성난 청중의 “쉬잇!” 소리가 공연장 전체를 압도해 버린다. 드디어 대망의 4악장이 끝나는 순간, 두 번의 참혹한 실패에 의한 쪽팔림과 눈치 때문에 일단 끓어오르는 박수는 자제하고 주위를 살펴야 한다. ‘아직 끝난 게 아닐 수도 있어’, 아니면 ‘혹시 5악장이라도 있는 것이 아닐까.’ 결국 ‘클래식은 역시 어려워’라는 기억을 가진 채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독일 쾰른 필하모니에서 이스라엘 태생의 미국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을 때가 기억난다. 1악장의 장대한 카덴차를 신들린 듯 연주한 뒤 마지막 음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이걸 어쩌지. 박수 안 치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마치 양손에 자석이 달린 양 끌어당기는 두 손을 안간힘으로 떼어내는 기분이었다. 숨이 멎을 정도의 강렬함을 느낀 건 비단 나만은 아니었던 듯, 모두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는 분위기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피아니스트가 갑자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청중들에게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그래 그래, 그 맘 내가 알아. 박수 치고 싶으면 얼마든지 쳐도 돼. 내가 감사히 받아줄게.” 이런 표정으로. 순간 빗장이 풀린 듯 모든 청중은 감탄을 연발하면서 박수를 쳤다. 다악장으로 작곡된 많은 곡들은, 각 악장이 서로 다른 시기에 작곡됐다든가, 순서대로 만들지 않은 경우가 많다. 때로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작곡한 소품을 갖다 붙이는 경우도 있다. 작곡가들이 자신의 곡을 연주할 때에도 단악장씩 연주를 하는 일이 많이 있었고 몇몇 악장을 발췌하는 방식으로도 연주하곤 했다. 그 당시에는 악장 간에 박수를 치는 건 다반사고 연주를 하고 있는 중에도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심지어 옆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며 감상하는 경우도 많았다. 오페라 아리아가 끝나자마자 가수에게 박수를 치는 장면을 기억해 보면 비교가 쉽다. 악장 간의 박수가 과연 옳은가 그른가를 판단하는 건 내게는 의미가 없다. 청중은 항상 옳기 때문이다. 마지막 음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뿐만 아니라 그 정적까지 공유하며 참고 기다린 박수가 의미 있을 때도 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해 끝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터져나오는 박수가 더 자연스럽고 마땅할 때도 있다. 공연을 완성하는 주체는 연주자가 아닌 청중이다. 관객들은 공연 전 안내 멘트로, 프로그램북에서 악장 간의 박수는 자제해 달라는 고지로, 수차례 교육을 받는다. 하루의 힘든 일과 뒤에 스스로에게 보상을 해 주고 싶어서, 현실에서 벗어나 음악에 몸을 맡기고 싶어서 온 청중들에게 또 한 차례 제재가 따르는 일은 때론 매정하기도 하다. 시즌권을 지닌 청중들을 꽤나 많이 확보한 어느 한 도시의 기획자가 연주회 후에 으쓱해하며 이야기한다. “우리 청중들은 숨죽여 연주를 감상하고, 악장 간의 박수는 절대 치지 않아요. 그렇게 만들어지기까지 참으로 오래 걸렸죠.” 슬프게도 그들은 박수 치는 법은 배웠지만 박수 치는 맛은 잃어버린 듯했다. 전 악장이 끝난 후에도 눈치 보며 슬슬 박수를 시작하는 분위기보다는 차라리 악장과 악장 사이에 거침없이 나오는 박수가 내겐 때론 반갑고 힘을 실어 주기도 한다.
  • 원희룡 제주지사 대구서 제주산 감귤 소비 홍보 나서

    원희룡 제주지사 대구서 제주산 감귤 소비 홍보 나서

    원희룡 제주지사는 27일 새벽 대구 도매시장을 방문해 감귤 경매현장을 참관하고 “더 맛있고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제주감귤을 생산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 하겠다” 고 강조했다. 원지사는 도매시장 상인들로부터 애로·건의사항을 듣고 “현장에서 느끼는 여러 가지 문제점과 애로·건의사항을 전해주시면 농가에 전달하겠다”며 “소비자와 유통시장의 요구에 맞는 생산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경기침체와 농산물 가격 불안정으로 1차 산업이 많이 어렵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유통과 생산이 서로 힘을 합쳐 이겨내야 한다”며 “일 년 내내 자식 키우는 농부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제주 감귤을 많이 사랑하고 성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도는 12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감귤데이 행사를 열어 제주감귤의 맛과 우수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세종시 ‘특화 아파트’ 설계 회생 발판…채권단 지원·뼈깎는 구조조정도 큰 힘

    세종시 ‘특화 아파트’ 설계 회생 발판…채권단 지원·뼈깎는 구조조정도 큰 힘

    2008년 경기침체 등 영향 자본잠식 세종 ‘4베이 구조’ 등 네 번 공모 당첨 ‘김포신곡’ 성공 분양도 자금난 개선 작년 200억 순이익… 4년 연속 흑자신동아건설은 어떻게 2010년 7월 이후 9년 4개월 만에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작업)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신동아건설의 위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활황기를 맞았던 국내 주택시장은 실물경제에까지 번진 불황 탓에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신동아건설은 당시 ‘김포신곡지구 도시개발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대보증을 섰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연기되면서 발목을 잡혔다.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2010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그해 채권은행이 발표한 ‘3차 건설사 구조조정 계획’에서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분류됐지만 결국 9년여 만에 경영정상화를 이뤄 냈다. ‘워크아웃 졸업 비결’은 크게 세 가지다. 세종시에서의 행운이 첫 번째다. 세종시는 2014년 단순 ‘전산추첨’에서 벗어나 시공능력과 창의성을 평가하는 ‘설계공모’로 택지공급 방식을 바꿨다. 부동산 관계자는 “세종시가 획일적 아파트가 아닌 특화된 주택을 원했던 데다 업체들이 토지를 따내려고 너무 많이 몰리다 보니 더 좋은 설계안을 내는 업체에 땅을 주자고 방식을 바꾼 것이 신동아건설에 행운이 됐다”고 설명했다. 신동아건설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가변형 벽체의 ‘알파룸’ 설계를 적용하고 돌출된 테라스 등으로 구성된 발코니 특화와 4베이(방 3개와 거실을 전면부에 배치) 구조 등을 앞세워 네 번이나 세종시 설계공모에 선정돼 총 1만여 가구를 공급하며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김포신곡지구 사업 정상화’도 기업 개선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13년부터 신곡지구 사업 조합 설립부터 인허가까지 사업 전반을 처음부터 챙기며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과 조합, 자산관리업체의 얽힌 이해관계를 풀어나갔고 마침내 2017년 캐슬앤파밀리에시티(1872가구), 2018년 캐슬앤파밀리에시티 2차(2255가구)의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차 분양에 사람이 몰려 한 달 만에 계약까지 다 끝냈을 정도다. 채권단과 직원들의 노력도 빛을 발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채권단은 2014년, 2016년, 2018년까지 모두 세 번의 워크아웃 연기를 통해 회생을 도왔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당시 회사의 재무지표가 자본잠식인 상태로 채권단의 기준을 맞추지 못했지만 채권단이 그래도 점차 나아지는 경영실적을 믿고 기다려 줬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차입금 이자율을 낮춰 주고 원금 상환을 유예해 준 데다 주택을 지을 때마다 들어가는 신규 자금을 수백억원씩 지원해 줬다. 신동아건설 직원들도 뼈를 깎는 심정으로 구조조정에 동참했다. 10% 이상 인원을 줄이고 10년 가까이 임금을 동결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신동아건설은 2015년 경상이익 흑자 전환(149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 워크아웃 돌입 이후 처음으로 흑자 규모 3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2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4년 연속 흑자경영을 달성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여기는 중국] 덜 익은 돼지고기 먹은 男, 뇌에서 기생충 700마리 발견

    [여기는 중국] 덜 익은 돼지고기 먹은 男, 뇌에서 기생충 700마리 발견

    덜 익은 돼지고기를 먹은 중국 남성의 뇌에서 기생충의 일종인 촌충 수 백마리가 발견됐다. 미국 폭스뉴스 등 해외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43세 남성 주 씨는 몇 주 동안 발작 등의 증상을 보이다 결국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절강대 의과대학병원 의료진은 이 남성의 뇌와 폐 주위에서 촌충 700여 마리가 기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촌충은 몸이 납작한 편형동물로 ‘조충’이라고도 부르며, 일반적으로 사람의 신체에 잠입해 장내에서 기생하며 복통과 구토 증상을 유발한다. 현지 의료진은 “기생충이 기생하는 장소에 따라 각기 다른 감염과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이번 사례의 경우 환자는 돼지고기로 인한 갈고리촌충으로 의식을 잃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폐에 낭종이 있는 사람의 경우 심한 기침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환자는 기생충이 소화기관과 혈류를 통해 뇌까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항기생충 약물 및 기타 약물을 투여해 장기의 추가 손상을 막았고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현지 의료진은 현재 이 환자가 의식을 회복한 상태이나, 이미 장기 상당부분이 감염돼 있어 장기적 영향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촌충이 일단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신체 내에서 알이 부화한 후부터는 근육 등으로 이동해 수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덜 익은 돼지고기로 인한 기생충이 뇌까지 퍼져 목숨을 위협한 사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인도의 18세 소년은 눈이 붓고 방향감각을 상실하거나 심한 두통과 복통에 시달리다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MRI촬영 결과 뇌에서는 수 많은 ‘구멍’이 발견됐고, 구멍의 정체는 기생충으로 인한 낭종병변이었다. 소년의 부모는 아이가 덜 익은 돼지고기를 먹었다고 말했으며, 소년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한 지 2주 만에 결국 사망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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