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취임2돌 기자간담 연설내용
◎「변화와 개혁」은 차질없이 지속추진/지방선거 정치인 아닌 행정가 뽑는일/몇백명 감옥가도 깨끗한 선거 꼭 실현
김영삼 대통령은 25일 상오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민정부 출범 2주년에 즈음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2년을 평가한 뒤 앞으로의 국정운영방향과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내용은 다음과 같다.
▷2년 평가◁
취임 2년동안 청와대 개방,군의 대대적 개혁,금융실명제 실시,부정부패의 성역 없는 척결,공직자의 재산공개 등 변화와 개혁을 추진했습니다.또 대통령 재직 5년동안 어느 누구로부터도 단 1전의 돈도 받지 않겠다고 역사와 국민 앞에 선언했습니다.
토지실명제 실시,선거법의 개정 등 정치개혁 입법,행정조직의 대대적 개편도 추진했습니다.이러한 모든 개혁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극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일이었는데 성실하게 약속을 지키고 보안을 지킨 공직자들에게 감사합니다.그런 개혁을 대담하게 하는 데 동참해준 동지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계속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향후각오◁
3년의 임기를 가진 대통령으로서 새로 취임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각오,새로운 결심으로 새 출발을 할 생각입니다.변화와 개혁은 내 임기중 계속돼서 차질 없이,끊임 없이 지속될 것입니다.반드시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야겠습니다.다음 세대에게 21세기 자랑스러운 나라를 넘겨줄 책임이 우리에겐 있습니다.교육개혁이라든가,사법제도개혁 등의 문제를 세계화추진위원회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앞으로 3년동안 수많은 일을 해내야 되고 또 해내지 않고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외교현안◁
유럽순방길에서 유엔 주관으로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역사상 가장 많은 1백30개국의 정상이 모이는 회의입니다.빈곤·사회통합·여성·고용창출문제등이 논의될 것입니다.우리가 유엔에 가입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세계 12위권의 교역규모라는 국력에 걸맞게 적극적으로 유엔에 참여해야 합니다.우리는 전쟁후 연간 국민총생산의 10% 가까이를 미국과 유엔으로부터 원조를 받았습니다.이번에 유엔이 각별히 우리의 참석을요청하는 것도 그런 어려운 과정을 겪고도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룩한 모범국가라는 차원에서 그 경험을 정상회담에서 얘기해주는 것이 모든 개발도상국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EU와 협력 강화
앞으로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합작투자 등의 폭을 넓힐 것입니다.경제뿐 아니라 정치·문화적인 의미에서도 교류를 확대해야 합니다.미국·러시아·중국·일본 등 4각외교에 치중해왔는데 이에 못지않은 중요한 지역이 EU입니다.
▷지방선거◁
연두기자회견에서 이미 얘기했습니다.지금 더 분명히 얘기하자면 지자제선거는 법대로 6월27일 반드시 실시할 것입니다.일제식민지 때부터 87년동안 유지돼온 지방행정제도를 갖고 지자제를 실시하는 것은 보통문제가 아닙니다.그러나 대대적 수술을 선거 전에 실행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큰 수술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대로 선거를 치른다는 점은 몇차례 얘기했습니다.
법은 법대로 지킬 것입니다.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국민 상당수가 지자제를 처음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처음하는 것이 아닙니다.나 자신 국회의원시절 지자제선거를 경험했습니다.그러나 5·16쿠데타로 지자제가 없어졌습니다.또 국민 시각 가운데 잘못된 것 하나가 지자제가 실시되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착각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삶의 질 높여야
광역시장·도지사·기초의회장 등을 정치하는 사람들로 착각하는데 정치하는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어디까지나 지방자치입니다.생활자치·국민자치를 하는 사람들입니다.미국과도 다릅니다.미국은 지방정부라고 말합니다.주자체가 헌법을 가지고 있고 또 검찰권과 경찰권을 따로 갖고 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경찰·검찰권·세무행정권을 모두 중앙정부가 갖고 있습니다.지방은 단지 행정하는 것뿐입니다.이번 지방선거는 주민자치시대를 열어야 하는 것이며 정치인을 뽑는 것이 아닙니다.어떻게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하느냐 하는 차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하는 일을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그러나 고칠 수 있는 것은 국회에서 고치고 자유스럽게 토론해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지방선거가 끝나면 엄청난 어려움이 생기고,물문제·쓰레기문제 등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아주 어려운 일이 수도 없이 생길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정치권에서 충분히 논의해서 지방선거가 끝난 뒤 생길 어려운 문제들을 예방할 수 있는 방도를 강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시민의 이익을 위한 지역민의 생활자치를 위해 기초단체까지 정당이 과연 개입하는 것이 옳으냐 하는 문제입니다.완전히 주민자치로 넘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엄청난 국고가 들고,기초단체장들이 정당에 소속되었을 때 과연 지방행정이 제대로 순탄하게 잘되겠느냐 하는 문제는 크게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대로 실시할것
이런 말,저런 말이 있더라도 선거는 반드시 실시합니다.내각이 바뀐 뒤 총리·내무·법무부장관에게 4대선거실시는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절대로 차질없이 실시하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법무부장관에게는 몇백명이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깨끗한 선거를 하도록 지시했습니다.이춘구 대표에게도 법대로 지방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니 당에서도 그렇게 알고 준비를 해달라고 얘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