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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무원 무이자 학자금 대출 온당한가

    공무원 본인과 자녀에 대한 무이자 대학 등록금 대출액이 4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최근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을 959조 4000억원에서 963조 8000억원으로 수정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이 관리하는 공무원 대상 대여 학자금 4조 2000억원 등을 새로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특별회계로 관리하던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2011년 국가회계법 개정에 따라 기금 결산보고서에 편입시킨 바 있다. 한은이 가계 신용 통계에 이를 새로 반영하면서 대여 학자금의 최근 대출 잔액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1981년부터 공무원 연금에 가입한 공무원과 자녀에게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해왔고, 지난해 연인원(延人員) 20만명이 이용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서 공무원 등에 학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한 것이 무슨 문제냐는 반박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 학자금 대출의 재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다. 올해 지원 예산은 지방자치단체 956억원, 중앙정부 290억원으로 모두 1246억원에 이른다. 2005~2007년에는 5000억~6000억원을 지원했다. 공무원 연금에서 재원을 마련해 무이자로 학자금을 대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세금으로 공무원들의 학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이라는 얘기다. 고액 연봉을 받는 이성한 경찰청장은 두 자녀 이름으로 1880만원을,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6679만원을 대출받았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민 세금 10조 2283억원을 공무원 연금에 쏟아부었다. 올해도 3조 2844억원을 넣어야 한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노후보장이 허술한 일반 서민들은 적잖은 이자를 내면서 어렵사리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서민 자녀는 정부 지원 학자금 대출기관인 한국장학재단에서 빌려도 연 2.9%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무이자 대출이라는 ‘은전’(恩典)을 베풀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공무원 무이자 학자금 대출과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개선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스토리텔링, ‘비전 2050’/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스토리텔링, ‘비전 2050’/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국민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는 거의 모든 세대가 분노에 휩싸여 있다. 20대와 30대는 취직하기 어렵고 취직을 하더라도 비정규직에다 월급이 적어서 불만이다. 40대는 대출 받아 산 집값이 떨어져 가슴이 답답한 상황에서 사교육비도 엄청나게 들어가다 보니 불만이 많다. 직장 다니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 50대, OECD 회원국 중 최고라는 노후빈곤과 이에 기인한 높은 노인 자살률은 60세 이상 세대가 드러내는 분노의 단적인 표출이라 할 것이다. 이처럼 거의 모든 연령층이 분노에 휩싸여 있는 우리나라, 어디서부터 실타래를 풀어야 할까. 나의 경쟁 상대는 주변 사람과의 우열 관계가 아니라, 어제 그리고 그 이전으로 대표되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와의 발전 정도로 인식한다는 핀란드의 경쟁 의식을 받아들이면 해결될 수 있을까. 유난히도 평등 의식이 강한 우리나라 국민의 특성상 들국화의 ‘행진’ 노래 가사의 외침만큼이나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해소되지 않을까. 불만은 지난 몇 년 동안 복지 광풍으로 이어져 우리 사회를 휩쓸었다. “국가가 내게 무엇을 해주었느냐”로 시작해, “명색이 OECD 회원국이라는데, 우리 복지수준은 왜 이리 형편없느냐”는 형태로 불만이 표출되었다. 이 같은 불만을 껴안으려 제시한 복지공약은 수습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 65세 이상 노인 대상의 기초연금 공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단 ‘국민행복연금(안)’으로 정리되긴 하였으나 연금 수급 대상자 비율, 연금액 수준, 차등지급 기준과 차등지급 정도 등에 대한 논란 해소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60년에 기금이 소진된다는 국민연금도 그렇고, 세금으로 재원을 조달한다는 기초연금도 누가 얼마를 부담하고, 누가 얼마를 받을 것인가를 놓고 세대 간 힘겨루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기금이 소진되면 세금으로 충당하면 되지”, “젊었을 때 기껏 보험료만 내다 정작 나이 들어 연금 한푼 못 받는 것 아니냐”는 등 문제 해결에 대한 대안 제시가 그야말로 백가쟁명식이다. 이미 국민의 안목은 높아져 있다. 스칸디나비아 복지국가만큼의 복지지출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렇지만 복지재원은 나보다 더 잘사는 사람이 부담하라는 식이다. 북유럽 국가들의 평균 조세부담률이 45%를 넘나들며, 흔히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스웨덴의 복지모형이 이른바 ‘렌-마이드너’ 모델로 불리는 임금연대 모델이라는 사실은 외면하면서. 높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자기 월급 일부를 떼어내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를 보조하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체제라는 사실을 모른 척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2030세대’가 느끼는 불안을 덜어줄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비전은 무엇일까. 이들 세대의 퇴직 시점인 2050년 전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면, 이들 세대의 불안감과 분노가 진정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떠한 비전을 설정하여, 어떠한 스토리텔링으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협력을 이끌어낼 것인가. “앞으로 급속하게 다가올 인구고령화 파도를 넘기 쉽지 않다고 보아, 한국이 예상보다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일본 전문가들의 분석 배경도 염두에 두면서 말이다. 1990년대 국내총생산(GDP) 대비 70%로 유사한 수준이었던 스웨덴과 일본의 국가부채 비율이 20여년이 지난 지금, 스웨덴은 40%로 감소한 반면, 일본은 230% 이상 증가했다. 5배 이상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비슷했던 두 나라 정부 곳간이 이렇게 차이 나게 된 이유는 비전과 스토리텔링을 통한 사회적 합의 도출에서의 차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거의 모든 세대가 분노에 휩싸여 있는 시대에서의 비전과 스토리텔링은 매우 절박한 시대적 과제다. 어떤 비전이 필요하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 사회 구성원 각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스토리텔링 말이다. 비전 공유와 추진력 확보를 위해 노·사·정,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합심해 비전과 스토리텔링을 마련할 때다.
  • 국민행복연금제 개선안 놓고 국회서 갑론을박

    23일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한 ‘국민행복연금(안)’의 제도 개선 방안을 놓고 국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2월 국민행복연금안 발표 당시 기초연금의 재원으로 국민연금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하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행복연금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도 제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여실히 드러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소속으로 제도를 직접 설계한 국민연금연구원 이용하 선임연구원이 그간의 논란에 대해 반박하자 다른 토론자들이 이에 대해 재반박하며 맞섰다. 논란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 즉시 지급’ 부분에서 시작된다. 인수위 안에서는 모든 노인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소득 계층과 국민연금 수급 여부에 따라 급여액을 차등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즉 소득 하위 70% 중 국민연금 가입자는 14만~20만원, 비가입자는 동일하게 20만원이 지급된다. 소득 상위 30% 중 국민연금 가입자는 4만~10만원, 비가입자는 4만원이다. 이에 대해 이 선임연구원은 “모든 노인에게 동일하게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을 단순 확대하면 주로 상위 30%에 가장 큰 혜택을 주는 모순이 발생한다”면서 “국민연금 수급자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차등지급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하위 70% 계층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14만~20만원씩 차등지급하는 것은 명백한 공약 위반일 뿐만 아니라 저소득 가입자에게 덜 지급되는 역진성을 낳게 된다”고 반박했다. 오 실장은 “2028년을 기준으로 하위 70% 계층은 오히려 급여가 후퇴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소득층에 대한 장기가입 유도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국민행복연금(안)에서는 기초연금의 일부를 가입 기간에 연계시키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최저소득계층의 경우 10년 단위로 장기 가입할수록 연금액이 14만원에서 단계적으로 2만원씩 높아지도록 설계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저소득층의 경우 가입 기간이 길수록 추가 이득이 발생하도록 해 저소득층의 가입을 유도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 취약 계층은 가처분 소득 자체가 적어서 연금을 내고 싶어도 못 내는 것”이라면서 “정보 비대칭성도 크고, 당장 먹고살기 힘든 최저소득 계층은 장기 가입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생각나눔] 국민연금 ‘국가가 지급보장’ 명문화 찬반 논란

    [생각나눔] 국민연금 ‘국가가 지급보장’ 명문화 찬반 논란

    “연기금이 곧 고갈된다는데, 매달 꼬박꼬박 내는 국민연금을 못 받으면 어쩌지.” 최근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아지면서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은 국민은 없을 듯하다. 정부가 1998년 이후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하면서 국민연금 고갈을 우려해 매번 급여율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국민연금 폐지운동’도 활발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17일 국민들의 불신 해소 차원에서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법안은 지난 6일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6월 임시국회로 처리가 미뤄졌다. 법안이 표류한 까닭은 기획재정부와 정치권의 견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는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라고 주장한다. 국민연금은 금융권에서 운영하는 개인연금 등과 달리 국가가 국민의 노후보장을 위해 운영하는 사회보험제도이므로, 지급 보장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국가가 지급을 명문화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근거가 된다. 보복위 소속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은 “연금 제도가 성숙한 독일과 일본은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는 문구를 관련 법에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그러나 연금 제도가 나라마다 다르므로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일본은 국민연금 제도가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의 이중구조로 돼 있고, 국가 지급 보장은 기초연금에 한한다. 독일에는 연기금 부족 시 유동성 보조 조항이 있고, 정산 뒤 남는 금액은 반납하도록 돼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의 기초연금은 우리나라의 기초노령연금과 같은 것이므로 단순 비교가 힘들고, 독일은 현 세대가 낸 금액을 노인 세대가 받는 부과 방식으로 우리나라와 체계가 다르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또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면 국가부채로 계상돼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사학연금과 국민연금은 기재부의 ‘연금회계준칙’에서 부채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의 지급보장 명문화 시 국가부채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 경우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고 연금제도 개혁에도 역풍이 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국민연금 가입자 집단이 다양해 변수추정이 어렵고 불확실성이 커 부채로 인식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정부재정통계편람에도 사회보장급여를 정부 부채로 인식하지 않는 등 외국에서는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하더라도 국가부채로 계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 신용도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5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충당금을 국가부채에 편입해 국가부채가 2배 늘었지만, 3대 세계 신용평가기관은 오히려 신용등급을 상향시킨 바 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국민연금과 달리 나머지 연금들은 법률로 국가 지급보장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조세硏 “국민연금 사각지대 1685만명”

    조세硏 “국민연금 사각지대 1685만명”

    국민연금의 잠재적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 1685만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0%, 18~59세 인구의 절반 정도다.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절반은 고용·산재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조세연구원이 한국재정학회와 공동 주최한 ‘복지 사각지대 현황과 해결 방안’ 세미나에서 국민연금 가입 연령인 18~59세 인구 3279만 3000명 중 51.4%인 1685만 6000명이 국민연금에서 소외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국민연금에서 배제되는 학생과 전업주부 등 비경제활동인구 1061만 1000명 ▲국민연금 강제 가입 대상이 아닌 협업 배우자·가족 종사자 82만 8000명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납부예외자 490만명 ▲국민연금 미납자 51만 7000명 등이라고 설명했다. 좁은 의미에서의 국민연금 사각지대는 단순 납부예외자와 미납자 집단 541만 7000명이지만 비경제활동인구 등까지 포함해 넓게 보면 1685만 6000명에 이른다는 게 김 교수의 진단이다. 18~59세 인구의 51.4%다. 김 교수는 “노인 중 연금을 받지 못하거나 연금을 받더라도 소액이라 빈곤에 처할 계층이 이처럼 많다는 뜻”이라면서 “기초노령연금제도를 기초연금화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보험료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인덕 공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용 및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 방안’ 보고서에서 경제활동인구 중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인구가 1340만 8000명으로 53.4%라고 분석했다.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업자(67만 4000명), 비임금근로자(689만 7000명), 임금근로자 중 고용보험 미가입자(583만 7000명) 등을 더한 수치다. 임병인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각지대에 속하는 사회보험 가입 대상을 위해 정책 우선순위를 재설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가입 대상자의 욕구에 맞는 새로운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사회보험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젊은층이 꺼리는 국민연금 투자 대안은?

    젊은층이 꺼리는 국민연금 투자 대안은?

    23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KBS 1TV의 시사다큐멘터리 ‘시사기획 창-국민연금, 버팀목인가 올가미인가’는 국민연금을 집중 조명한다. 요즘 국민연금은 ‘연못 속의 고래’에 비유되곤 한다. KBS의 여론조사 결과, 노후에 받을 국민연금이 지금과 같을 것이라 기대한 응답률은 16.5%에 불과했다. 지금보다 줄어들거나 아예 못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83.5%나 됐다. 젊은이들은 국민연금이 노년층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도는 60대 이상과 50대가 각각 75.7%, 67.7%로 높지만 30대와 20대는 24.8%와 34.9%에 그쳤다. 국민연금 고갈 우려로 촉발된 국민연금 논란이 기초연금 도입으로 더욱 불신을 고착시켰다. 국민연금 납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국민연금이 지금처럼 수익률 위주로 운용되는 데 반감을 갖고 있다. 참담한 실패로 끝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에 국민연금이 1250억원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민연금의 ‘용산 투자액’은 떼일 위기에 놓였다. 젊은 층에선 가입을 꺼리는 국민연금이지만, 중장년층에선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80세의 국민연금 수령자가 국민연금에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무려 48%에 이른다. 60세 수령자의 기대 수익률은 16.8%, 40세는 8.2% 수준이다. 반면 현재 5세 이하 어린이들은 마이너스 수익률로 국민연금에 가입할수록 손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을 폐지한다면 민영연금이 국민연금의 역할을 대신 하게 된다. 민영연금은 보험료의 11~15%를 운영비로 떼어 간다. 국민연금의 수수료는 전체 보험료의 0.4%에 불과하다. 이 프로그램은 국민연금 민영화의 성공사례로 거론돼온 칠레가 사실은 민영화의 폐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국가 경제를 위한 국민연금의 투자 대안과 미래세대까지 끌어안는 발전 방안을 살펴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朴대통령 “진주의료원, 도민 판단대로”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공공의료 현안으로 부각된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해 “경남도민들이 보고 판단한 바탕 위에서 풀어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소속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일단 무엇이 팩트인지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달이 안 돼 있다”면서 “정확히 (팩트가) 전달돼야 하고 도민이 판단하는 대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박 대통령의 언급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일부 복지위 위원들이 “톱다운 방식은 안 된다”고 거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여당 지도부 만찬으로 물꼬를 튼 ‘식사 정치’를 이날로 일주일째 이어 갔다.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오찬 모두발언에서 박 대통령은 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 야구 선수 류현진의 메이저 리그 2승을 예로 들며 ‘문화·스포츠 부문에서 끼와 꿈을 실현하는 사회’를 언급했다. 그는 “새 정부 국정과제가 국민 행복인데 교육·문화·복지 분야가 아주 중요하다”면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여러분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대통령은 추경예산 편성을 비롯해 기초연금, 4대 중증 질환 건강보험 확대, 무상보육, 유보(유치원·어린이집) 통합 등 대선 공약을 지키기 위한 여당 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에게 “여가를 충분히 보내셔야 일을 잘하실 수 있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저는 몸이 쉬는 것으로 재충전되는 게 아니라 뭔가 일을 했을 때 ‘국민들의 주름살이 펴졌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피곤이 다 풀린다”고 응수했다고 한다. 한편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열린 실·국·원장회의에서 “공공의료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의료보험제도 도입으로 출발한 좌파정책”이라면서 “이제 공공의료 개념은 가난해서 병원에 갈 수 없는 서민들을 위한 서민의료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앞으로 경남도는 서민들을 위한 서민의료 대책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국민연금 역차별 논란에 올 2만 7000여명 탈퇴

    기초연금 도입과 이에 따른 역차별 논란이 가열되면서 올 들어 3월까지 2만 7000여명에 이르는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탈퇴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월과 달리 3월 들어 탈퇴자 수는 점차 줄어 ‘국민연금 엑소더스’ 사태는 다소 진정되는 상황이다. 1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간 국민연금을 탈퇴한 임의가입자는 829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월을 합하면 올 들어 3개월 동안 탈퇴한 임의가입자는 2만 7298명에 이른다. 임의가입이란 고정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닌 주부, 학생 등도 본인이 원할 경우 가입해 연금액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같은 탈퇴 사태는 연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 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시작됐다. 국민연금을 납입하지 않아도 매월 20만원씩을 받게 되면 임의가입의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탓이다. 실제로 임의가입자는 월 보험료 하한액인 8만 9100원을 10년간 불입하면 노후에 매달 16만 4800원씩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10년 가입에 따른 기초연금 14만원을 합하면 전체 수령액이 미가입자의 수령액 20만원보다 많다. 그러나 10년간 보험료를 납부해서 받는 연금액 16만원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도 수령하는 기초연금액보다 적다는 점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후 1월에 4626명이 탈퇴한 것을 시작으로 2월에는 1만 1585명이 무더기로 탈퇴했다. 지난 3개월간 월평균 탈퇴자는 9099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3000명 이상 늘었다. 그러나 기초연금이 국민연금 가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수정되면서 기류가 바뀌어 3월에는 전월보다 탈퇴한 임의가입자 수가 3000명 정도 줄어들었다. 기초연금과 관련한 형평성 논란은 신규 임의가입자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9000명가량이 신규로 가입했으나 올 들어서는 1월 8286명, 2월 4362명, 3월 4336명 등 2월 이후 신규 가입자가 크게 줄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폐업 위기 진주의료원] 민주 “휴업취소訴 등 법적 대응”

    [폐업 위기 진주의료원] 민주 “휴업취소訴 등 법적 대응”

    민주통합당은 4일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휴업 방침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용익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 의원은 단식에 들어가기에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논리대로라면 정부가 시행하는 무상보육, 기초연금과 같은 복지제도를 모두 없애야 한다. 휴업조치는 우리나라 공공의료체계에 대한 선전포고”라면서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고 있는 홍 지사를 비판했다. 그는 특히 “못사는 사람은 쓰레기란 말인가”, “진주의료원 환자는 경남 도민이 아니라는 것인가”, “홍 지사는 쓰레기 같은 사람의 도지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인가”, “정치를 그렇게 오래한 사람이 공공병원에 대해 이렇게 무식하냐”는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김 의원은 의사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사회정책수석을 지냈다. 앞서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홍 지사가 자신의 연임을 위해 돈 안 되는 진주의료원과 표가 되는 경남도청사 제2청사를 맞바꾸려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면서 “사실이라면 공공의료를 팔아 표를 사겠다는 실로 경악할 만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우 수석 부대표는 오는 7일 진주의료원에서 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는 등 여론의 관심을 모으는 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날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업처분 취소 소송과 휴업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며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휴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기초연금안 8월 확정… 빈곤층 지원금 74만명 더 받아

    보건복지부는 21일 업무보고에서 기초연금과 4대 중증 질환 진료비 국가보장,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개별급여체계 개편 등 지난 2월 국정과제에 포함된 내용들의 이행 방안을 밝혔다. 또 만 0~5세 무상보육과 관련해 맞벌이 부부의 자녀가 어린이집에 우선 입소할 수 있게 하는 방안과 특별활동비 등의 추가 비용 경감 방안도 밝혔다. 기초연금제도는 국민행복연금위원회와 복지부 내 국민행복연금기획단의 논의를 거쳐 오는 8월까지 정부안이 확정된다. 4대 중증 질환 진료비의 경우 초음파, 표적항암치료제 등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해 2016년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한편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는 전면 급여화하기 어렵다고 판단, 환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와 주거·교육·의료급여는 수급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받을 수 있는 개별급여체계로 개편된다. 차상위계층은 중위 소득의 50%까지로 확대되며 지금까지 기초생활수급자만 받을 수 있던 급여를 차상위계층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부양의무자 기준도 완화돼 현재 340만명 수준인 빈곤정책 대상이 414만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만 0~5세 전면 무상보육으로 발생한 ‘보육 대란’ 해소를 위해 2017년까지 국공립 및 공공형 어린이집을 2175개 확충하기로 했다. 또 맞벌이 부부 자녀의 우선 입소가 가능하도록 어린이집 입소 대기 전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만 3~5세 아동이 민간 어린이집에 다닐 경우 부모가 부담하는 추가 비용을 없애기로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朴대통령 “생산적·맞춤형 복지로 삶의 불안에서 해방시켜야”

    朴대통령 “생산적·맞춤형 복지로 삶의 불안에서 해방시켜야”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새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해 “생산적, 맞춤형 복지로 전환하고 국민을 원초적 삶의 불안에서 해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우리 복지정책이 세 가지 큰 틀에서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현금을 나줘 주는 시혜적 복지에서 자립, 자활을 돕는 생산적 복지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생산적 복지를 통해 서민은 자립과 자활을 할 수 있고 그게 국가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면 복지예산도 성장을 위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무보고에는 총리실과 복지부 등의 관련 공무원 15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박 대통령 바로 왼쪽에는 정은숙 서울 성동구 희망복지지원팀장이 앉았고, 김미경 경북 경주시 보건소장 등 행정 일선 공직자들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격무를 호소하며 잇따라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들을 배석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보고는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공공부조 ▲보건 ▲노인 빈곤 문제와 기초연금제 도입 ▲식품의약품 안전 관리 방안과 관련한 불량식품 등 4대 주제별 토의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주문도 쏟아졌다. 박 대통령은 “복지정책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이 있다”면서 “첫째는 스스로 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운 분들에 대해 정부가 책임을 지고 기초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이며, 둘째는 일할 능력이 있는 분들은 일을 통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복지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임에도 정작 오늘의 경제를 만들기 위해 헌신해 온 노인의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1위라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기초연금과 관련해 여러 가지 오해와 우려가 있는데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특히 ‘국민연금 가입은 손해’라는 오해를 불식시켜 국민연금에 가입을 했건 안 했건 지금보다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을 아주 쉽고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려 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공급자 중심, 공무원 중심의 행정을 수요자인 국민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정답은 책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다”며 “최근 현장 인력 부족에 따른 ‘깔때기 현상’(복지업무 인력이 부족해 복지 혜택이 수혜자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현상)으로 인해 복지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공무원들이 자살하는 안타까운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보육료 지원 30만원으로 늘린다

    보육료 지원 단가가 현재 17만 7000~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2016년부터 암과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해서는 모두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의 ‘국민행복을 향한 맞춤 복지’와 정책 추진 로드맵을 올해 업무계획으로 보고했다.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대통령 업무보고는 정부 부처 중 첫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초연금과 관련해 “국민연금 가입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과 오해가 있는데 국민연금에 가입을 했건 안 했건 지금보다 더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2015년까지 만 3∼5세 어린이가 민간 시설에 다닐 경우 부모가 부담하는 추가 보육료를 없애고, 보육료 지원 단가를 지금보다 50%쯤 올려 30만원으로 현실화하기로 했다. 4대 중증질환과 관련, 올해 10월부터 초음파 검사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완료할 방침이다. 다른 단계별 세부 추진계획은 오는 6월 말 확정 발표한다. 내년 7월 기초연금제를 시행하기 위해 국민행복연금위원회 논의를 거쳐 오는 8월까지 정부안을 마련하고, 하반기에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기초연금 재원은 조세로 충당하기로 했다. ‘처’로 승격을 앞둔 식약청은 ‘먹을거리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보고했다. 다음 달 범정부 차원의 불량식품 근절 추진단을 출범시키는 한편,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불량식품 제조·판매업자에 대해서는 3년 이상으로 ‘형량하한제’를 적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식품위생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부처 칸막이 철폐”… 朴정부 속도전

    “부처 칸막이 철폐”… 朴정부 속도전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새 정부에서는 반드시 모든 부처가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부처 간의 칸막이 철폐를 통해서 일관성과 효율성을 가지고 추진력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새 정부 국정 5년의 씨앗을 뿌린다는 각오로 배전의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며 “새 정부가 출발이 늦은 만큼 보다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속도를 높여서 일을 해야 할 것이며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측은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이라는 4대 국정기조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처 간 이기주의를 없앤 토대 위에 효율적인 협업 시스템 구축이 필수 조건이라는 생각을 박 대통령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칸막이 철폐 지시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부처별 업무보고에서는 부처 간 협업 시스템 구축을 위한 세부계획을 보고받고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이를 실행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민이 모르거나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 정책은 ‘없는 정책’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한 뒤 새 정부의 초기 정책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정책 결정의 모든 과정을 일관성 있게 국민에게 투명하고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책 하나로 예상치 못한 혼선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담뱃값 인상에 대한 부처 간 입장 차이와 과다노출 경범죄 처벌을 둘러싼 오해, 4대 중증 질환 보장과 기초연금 논란 등을 정책 혼선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결정되지 않은 사안을 부처 한 군데에서 방침을 정했다고 해서 미리 얘기를 하면 안 된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담뱃값을 올리는 데 부담을 느끼는 부처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이 경제회복에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의 기본틀과 금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조속히 제시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하기 위한 네 가지 조건으로 고용률 70% 달성과 꿈·끼를 키우는 교육 시스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안전한 사회를 제시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주민센터 10곳 중 8곳 복지공무원은 1~2명뿐

    주민센터 10곳 중 8곳 복지공무원은 1~2명뿐

    전국 동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 10곳 중 4곳은 주민복지를 전담하는 공무원이 달랑 1명뿐이다. 이 공무원이 관내 독거노인을 보살피기 위해 자리를 뜨게 되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민원인이 와도 응대할 사람이 없다. 복지 공무원이 3명 이상인 읍·면·동 행정기관은 전체의 20%도 안 된다.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 국민 복지정책과 서비스는 급격히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집행할 공무원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복지재원 집행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공무원들은 진종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국 동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 3474곳 중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1명만 배치된 곳이 1448곳으로 전체의 41.7%를 차지했다. 2명이 배치된 곳은 1390곳으로 40.0%였다. 전체 읍·면·동의 81.7%가 복지직 공무원이 2명 이하인 셈이다. 일반행정직이 복지업무를 맡는 곳도 있지만 복지 업무의 전문성 때문에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복지 업무는 복지직 공무원이 전담하고 있다. 지자체 복지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사회복지직과 일반행정직을 합해 지난해 말 기준 2만 37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2만 1658명에 비해 2000명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1인당 담당 지원 대상자의 수는 398명으로 전년 405명과 별 차이가 없었다. 신설된 복지서비스 등으로 복지 지원 대상자의 수도 같은 기간 877만명에서 944만명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복지 전달체계 개편작업을 진행하면서 읍·면·동 주민센터를 각종 정책 집행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주민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주민센터를 각종 복지지원 상담과 연계의 통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까지 복지공무원 7000명을 추가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읍·면·동뿐 아니라 시·군·구에서도 복지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시론] 국민연금 논란의 해법/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시론] 국민연금 논란의 해법/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우리나라 국민연금 제도는 가입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서고 적립기금도 4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공적연금 시스템의 하나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신정부의 인수위에서 제기된 기초연금 관련 논란의 불똥이 국민연금으로 옮겨붙는 과정에서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첫째,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면 현재의 젊은 가입자는 연금 수급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둘째, 이를 이유로 연금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연금 수급연령을 늦추지는 않을까, 셋째, 월 20만원 정도의 기초연금을 지급하면 연금보험료를 성실히 납입한 국민연금 가입자만 불리하지 않을까, 넷째, 40조원 상당의 기초연금 재원은 과연 조달이 가능할까 등으로 요약된다. 국민연금과 관련한 오해 중 하나는 적립기금이 없으면 국민연금을 못 받게 된다는 생각이다. 국민연금이 성숙된 대부분 유럽국가에서는 가계에서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듯, 적립기금 없이 매년 노년계층에 지급해야 할 필요 연금액을 그 당시의 근로계층이 보험료나 세금을 걷어서 조달한다. 선진국 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인구구조가 고령화되면 미래 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보험료를 미리 적립하는 제도를 초기부터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진적이다. 다만, 우리나라도 연금급여에 상응한 만큼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기금 고갈 문제가 존재한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을 위해서는 연금 급여수준을 낮추거나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연금 수급 연령을 높이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1999년에 이어 2007년에 이러한 조정 작업을 국민 합의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향후에도 조정요인은 있지만 국민의 노후 대비 정도와 가계의 부담능력 등에 대한 고려가 선행될 것이고, 적어도 사적연금에 비해 유리한 구조는 유지될 것이다. 민간 금융기관에서 운영되는 사적연금은 가입하면서 국가가 책임지는 국민연금을 못 믿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보험료 납입 없이 수급되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도 왜곡된 측면이 있다. 기초연금의 도입 취지는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과소하게 받는 어르신에 대한 노후 소득보장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공무원연금 등 직역 연금을 받고 있거나 국민연금을 일정액 이상 받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 국민 누구나 노인이 되면 최소한 월 20만원 이상의 국가 보장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한편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국민연금에 왜 가입하느냐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국민연금 수급자는 본인이 납입한 보험료에 상응한 소득비례 연금 외에 세대 간·세대 내 재분배적 성격을 가진 기초연금 상당액을 이미 받고 있음을 간과한 것에 기인한다. 국민연금이 늦게 도입되어 가입할 수 없었거나 혹은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했던 사람은 국민연금 가입자에 비해서 역차별을 받아온 측면이 있고, 기초연금 도입은 이를 시정하는 성격이 강하다. 더욱이 기초연금은 월 20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보통사람이 노후에 필요한 생계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에 더 오래 가입해서 더 많은 연금을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노후소득 설계전략임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40조원 내외가 필요한 기초연금 재원 조달이 걱정되지만, 박 대통령이 국민연금을 기초연금 재원으로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일단 안심할 수 있고, 기존의 정부지출 중 낭비 요소를 절감하고 세금 누수가 의심되는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하여 공약이행을 위한 135조원의 조달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므로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 진영 “양육수당 현금 대신 바우처 지급 검토”

    진영 “양육수당 현금 대신 바우처 지급 검토”

    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100% 국가 부담 공약의 후퇴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목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정과제에서는 상급병실료 등 비급여의 실태를 조사해 환자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했는데 효과가 미미해 보인다”면서 “공약에 비해 엄청나게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대선 기간 동안 거리마다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준다는 현수막을 걸어놨는데, 국민들이 공약을 그렇게 이해했다면 그대로 지키는 것이 정책의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 후보자는 “4대 중증질환 100% 국가 보장 공약에 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 등 3대 비급여항목은 포함된 것이 아니며 선거 기간에도 여러 번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면서 “기초연금 역시 모든 노인에게 2배를 지급한다는 취지로 만든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선 공약은 간결한 문장으로 짧게 설명하는 캠페인으로, 실제 정책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 후보자는 기초연금에 대해 “국민연금에서 돈을 갖다 쓰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이 많은데 그건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인수위안을 보면 기초연금 도입으로 기존 국민연금 가입자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가입자에게 손해가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만 0~5세아를 가정에서 양육할 경우 현금으로 지급되는 양육수당과 관련해서는 “현금으로 지급되는 양육 수당이 사교육이나 양육 외의 비용으로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바우처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통령은 야당에 양보할 명분 주고 야당은 정부출범 협조해야”

    “대통령은 야당에 양보할 명분 주고 야당은 정부출범 협조해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청와대와 야당의 정면충돌로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 공백’이 장기화하자 ‘지금껏 이런 국회, 이런 청와대가 없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이 5년마다 되풀이되는 여야 갈등의 큰 축이지만 이번처럼 국정을 볼모로 자존심 싸움을 확대한 적이 없어서다.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에 나서야 할 대통령과 정치권이 오히려 정치력 부재로 국정을 위기로 몰아넣는 행태에 대해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통 큰 정치’를 주문했다. 이 전 의장은 5일 “모두가 자기 입장과 자기 당만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편협한 마음이 지금의 사태를 낳았다”고 전제한 뒤 “대국민 담화를 통한 박근혜 대통령의 심경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그런 장면이 나오기 전에 여당은 협상력을 발휘해 야당과 타결점을 찾았어야 했고 야당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는 데까지는 협조하고 출범한 후에 잘못한 국정운영에 대해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쪽의 기싸움에 국민들만 희생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양보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만큼 여야 모두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이제 이성과 냉정을 되찾아 역지사지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면서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최선보다 나은 차선이 얼마든지 있다는 상식을 떠올리는 것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생결단식의 정치적 후진성을 버리고 전략적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하나를 갖고 싸우고 있는데 그보다 중요한 국정 과제들도 있다”면서 “(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내주고 기초연금이나 경제민주화, 복지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접근과 시야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 이양기 때마다 정부 조직을 바꾸려는 정치권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정부 조직 개편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당연히 국회가 통과시켜 줄 것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만 국민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것이 아니라 의회도 국민들에 의해 선출됐다”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경우 의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대통령이) 사전에 의회의 협조를 구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이 양보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대선 승리로 위임받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의 뜻대로 야당이 양보하는 것이 순리이고, 청와대와 여당은 방송 장악을 막을 수 있는 별도의 규제나 제도를 만들어 야당의 우려를 불식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朴 공약 47% 국정과제서 후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절반가량이 인수위 국정과제에서 삭제되거나 후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8일 박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150개를 정치·경제·사회·부동산·통일 분야로 나눠 국정과제 반영 여부를 살펴본 결과, 29개 공약이 ‘후퇴’했고 41개가 ‘삭제’되는 등 총 70개(47%)가 수정됐다고 밝혔다. 분야별로는 부동산 분야는 공약 5개 가운데 1개가 후퇴하고 4개가 삭제돼 공약 전체가 수정됐다. 경제(62%), 정치(47%), 사회(36%), 통일(24%) 분야 순으로 바뀐 비율이 높았다. 경실련은 특히 부동산 공약은 서민주거 안정이 아닌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기 위한 국정과제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임대주택 확대·주거비 보조와 같은 보편적 주거복지 내용이 국정과제에서 후퇴 또는 삭제된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정치분야 국정과제에서는 중앙당 대표 폐지와 국민경선제 법제화 등 정치개혁과 검찰개혁, 지방분권 균형발전에 관한 공약 등도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제한과 불체포 특권 폐지, 국회윤리위 전원 외부인사 구성과 같은 공약도 소리없이 삭제됐다. 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기초연금 도입, 4대 중증질환 100% 건강보험 보장 등 복지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당선 후 증세논란으로 애초 약속했던 복지확대 정책이 전면 후퇴했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국정과제의 목표에서는 ‘경제민주화’란 용어가 삭제됐고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 등 재벌 규제제도 역시 공약과 달리 제한적으로 도입됐다고 분석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꼭 합쳐야 하나?/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꼭 합쳐야 하나?/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박근혜 정부는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통합을 선언했다. 그러나 재원 조달 방식과 지급 대상이 다른 두 연금의 통합이 옳으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기초노령연금의 재원은 국가 예산에서 나오고, 국민연금은 사회보험 방식으로 조달된다. 기초노령연금은 그 대상이 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과 저소득층이고, 국민연금은 전 국민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전 기초노령연금의 재원 일부를 국민연금 기금에서 조달하겠다고 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래서 국민연금에서 기초연금의 재원을 마련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두 연금의 통합을 밀어붙인다니 의아스럽다. 국민행복연금위원회 구성과 사회적 합의 도출을 전제하지만 통합이 목적이라면 잘못된 접근이다. 연금계층의 다양화가 세계 각국 연금 개혁의 공식처럼 인식되는 상황에서 통합은 거꾸로 가는 개혁이어서다. 연금계층의 다양화를 전제로 연금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중층연금(multi-pillar pension) 도입은 세계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중층구조에서 기초연금은 빈곤층과 저소득층, 국민연금은 전 국민, 퇴직연금은 임금근로자, 그리고 개인연금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도 이 같은 중층구조의 틀을 갖추고 최적의 운영방식을 찾는 과제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그런데 중층구조에 역행하는 통합이라니 답답하다. 혹시 두 연금의 통합이 명목확정기여(notional defined contribution) 방식의 도입을 위해서라면 더 문제다. 이 방식은 1994년 스웨덴에서 시작해 이탈리아·폴란드·라트비아·키르기스스탄 등 국가에서 도입했다. 연금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연금에 복층방식을 활용함으로써 연금적자 해소와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연금기금 일부를 개인소유의 주식처럼 투자에 활용할 수 있어 국민연금에 개인연금이 결합된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이 방식은 점수제라는 복잡한 산식이 있어 투명한 사회가 아니면 성공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의 평균 13.5%보다 세 배 이상 높은 45.1%이다. 노인빈곤만으로 보면 최빈국 수준이다. 고령화 진입 속도는 세계 1위인데 자녀로부터 부양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미래의 노인은 연금에 의존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민연금 급여 수준이 40%에 불과해 연금 가입기간이 40년이 되어도 수령액은 월 115만원 정도이다. 그 이상은 없다. 최저등급의 소득은 월 23만원이고 40년 불입하면 연금으로 월 23만원을 받는다. 이 돈으로 생계가 유지될까? 국민연금의 가장 큰 문제는 최고 등급의 소득이 1988년 연금제도 출범 후 거의 상향 조정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최고 등급의 소득 수준은 360만원이었는데 현재까지 인상액이 29만원에 불과한 389만원이다. 이렇다 보니 대기업의 과장부터 사장까지 국민연금보험료가 모두 같고, 소득 재분배라는 사회보험 기능을 수행할 수도 없다. 이 문제를 인지한 이명박 정부는 2013년까지 최고 등급을 46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해놓고 지키지도 않고 떠났다. 박근혜 정부는 이 같은 국민연금의 본질적 문제는 함구하고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을 합치겠다니, 그 실익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통합에 앞서 국민연금 손질이 먼저인데도 말이다. 통합을 전제로 위원회를 구성하면, 통합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뜻이다. 아무도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으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 연금의 특성상 현재의 잘못으로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10년, 20년 후에 문제가 된다. 보장 수준이 지나치게 높으면 그리스나 스페인 같은 남유럽식의 국가 부도 사태가 발생하고, 지나치게 낮으면 1980년대와 1990년대의 남미식 노인 폭동이 터질 수 있다. 그래서 연금정책은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연금정책에 관한 한 실패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미래 세대의 생존과 직결된다. 때문에 연금제도의 틀을 바꾸는 정책에는 신중해야 한다. 자칫 국민행복연금위원회가 국민불행연금을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 북핵·금융위기 극복… 국민이 행복한 ‘제2 한강 기적’ 이룬다

    북핵·금융위기 극복… 국민이 행복한 ‘제2 한강 기적’ 이룬다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 5344자(원고지 27매 분량)를 묶는 키워드는 ‘희망의 새 시대’다. 그동안 국가 발전이 국민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했으며, 독일의 광산과 열사의 중동 사막 등에서 일하며 ‘한강의 기적’을 만든 위대한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과 행복을 찾아드리겠다는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담고 있다. 이 시대의 ‘민의’가 희망과 행복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직면한 글로벌 금융 위기와 안보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다시 이룩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방명록에도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으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 경제부흥 : 공정시장·경제민주화… 창조경제 꽃 피우게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 중 경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경제민주화의 ‘부활’이다. 대선 과정에서 핵심 키워드로 등장했던 경제민주화는 최근 국정과제에서 빠지며 ‘후퇴’ 논란을 불러왔지만 취임사에서 창조경제와 더불어 ‘근혜노믹스’의 한 축으로 재등장했다. 박 대통령의 논리는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경제 부흥의 양대 주춧돌로 삼아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구겠다는 것이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강조했던 ‘경제민주화 없는 창조경제는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좀 더 정교하게 제시했다.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되어야만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통한 대·중소기업 상생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좌절하게 하는 불공정행위 근절 등을 제시했다. 창조경제의 모습도 구체화했다.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 산업, 문화 등이 기존의 칸막이에서 벗어나 서로 융합하면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창조경제를 선도할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창조경제는 기존 대기업 중심이 아닌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가 주도하는 “사람이 핵심”인 경제 구조라는 점도 강조했다. 대규모 공장에서의 소품종 대량 생산이 아닌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들이 운영하는 벤처·중소기업 등에서의 다품종 소량 생산이 우리 경제의 주축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경제민주화는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한 ‘종속 변수’로 위상이 내려간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선 출마 선언 당시 경제민주화를 일자리 창출, 한국형 복지 확립과 함께 핵심 과제로 내세웠지만 취임사에서는 창조경제 뒤로 밀렸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창조경제를 8차례, 경제민주화를 2차례 언급했다. 지난 1월 2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토론 자리에서 “중소기업이 ‘열심히 노력하면 단가도 제값을 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해야 경제주체들이 의욕을 갖고 나라가 발전한다. 경제민주화 따로, 성장 따로가 아니라 그게 다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과는 온도 차가 느껴진다. 양극화 해소나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 재편 등 구조적 변화를 의도한 발언은 아예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대적인 변화 대신 공정한 시장에 무게 중심을 둔 ‘완만한 경제민주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 국민행복 : “학벌·스펙의 사회를 능력 위주로 바꿀 것” ‘국민행복’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었던 특별한 단어 중 하나다. 팍팍한 삶에 찌든 국민들에게 정서적으로 파고든 ‘정치 슬로건’이었다. 피폐해진 서민경제에 대한 책임론이 당시 여당 후보에게 쏠리는 것을 일정 부분 막아낸 측면도 있다. ‘국민’과 ‘행복’이라는 단어는 취임사에서도 각별했다. ‘국민’은 모두 57차례 사용될 정도로 가장 많이 나왔다. 또 ‘국민행복’(7차례)을 포함해 ‘행복’이라는 단어도 20차례 등장했다. 국민행복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가 발전이 국민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통찰의 의미도 있어 보인다. 박 대통령은 ‘국민행복’을 위한 세부 과제로 국민 맞춤형 복지와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교육, 국민 생명·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한 사회 등을 꼽았다. 우선 국민 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복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문했다. 성장과 복지가 ‘따로 가는 두 바퀴’가 아니라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두 바퀴’ 구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초연금의 도입과 4대 중증질환 무상진료, 차상위 계층의 기준을 ‘중위소득 50%’로 상향 조정한 것도 복지가 소비가 아닌 재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 조성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행복에 더욱 다가가기 위한 주요 과제로 교육을 꼽았다. 그는 “학벌과 스펙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꿈과 끼가 클 수 없고, 희망도 자랄 수 없다”면서 “개개인의 꿈과 끼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학벌 위주에서 능력 위주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국정 과제로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비롯해 반값 등록금, 대입전형 간소화, 고교 무상교육 도입을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수단으로 ‘공정한 법 실현’을 제시했다. 18대 대선에서는 성폭력·학교폭력·가정파괴범·불량식품 등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민행복의 필수적인 요건”이라면서 “힘이 아닌 공정한 법이 실현되는 사회, 사회적 약자에게 법이 정의로운 방패가 되어 주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문화융성 : 세대·계층 문화격차 해소… 北에 “공동 발전”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문화 융성을 ‘3대 키워드’의 하나로 내세웠다. ‘문화가 21세기 국력인 시대’라고 평가했다.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지난 18대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 선정에서는 구체적으로 볼 수 없었던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문화 융성을 단순히 새로운 성장동력 차원으로만 접근하지 않았다. ‘문화’를 고리로 창조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사회 갈등을 치유하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문화의 가치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지역과 세대와 계층 간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생활 속의 문화, 문화가 있는 복지, 문화로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핵을 내려놓고, 평화와 공동발전의 길로 나오기 바란다”는 대북 메시지를 내놓았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진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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