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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파행 조짐…왜?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파행 조짐…왜?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파행 조짐…왜? 공무원연금개혁 논의를 위해 국회에 설치된 국민대타협기구는 25일 국회에서 노후소득분과위원회 2차 회의를 열었으나 공무원단체 측 위원들이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이 없다고 항의하며 퇴장, 대타협기구가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무원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 소속 분과위원 2명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 대타협기구에서 공무원연금법 이외에 국민연금 제도 전반을 논의한다는 새누리당의 공개 약속을 요구한 뒤 40분만에 퇴장했다. 여야 공동분과위원장은 공투본측 위원을 설득했으나 입장 변화가 없자 이들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일단 예정대로 정부로부터 ‘노후소득보장 체계’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고리로 공무원단체와 여당이 계속 충돌하고 공투본 위원이 논의 참여를 거부할 경우 국민대타협기구의 활동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회의 시작 직후 공투본 측 김명환 위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당초 공투본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사학·군인연금 모든 것을 포함한 공적연금 강화와 더불어 공무원연금개혁을 같이 논의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대타협기구에 들어왔다”며 “새누리당이 이를 도외시하고 다른 공적연금 논의를 배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대타협기구, 분과위 논의가 공적연금 전반을 다루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과 단순비교를 통해 공무원연금을 하향평준화하려는 이런 논의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투본 측 김성광 위원도 “새누리당이 노후소득분과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합의를 만들어가는 부분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 이부분을 함께 논의할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공동분과위원장인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이 기구 성격이 공무원연금법 개정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국민연금 논의를 막을 생각은 없지만 국민연금,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동시에 만들어 합의하는 것은 제 권한 밖”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동분과위원장인 새정치연합 김성주 의원은 “공무원연금 개편방향이 국민연금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공투본 입장에 동의하면서도 “퇴장한 이유는 이해되지만 가신 것에 대해서는 좀…(맞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현숙 분과위원장은 “기초연금법,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반드시 내야한다고 합의해야 한다는 것은 대타협기구의 설립목적이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하고 “위원 두분이 나간 것은 잘 설득해 모셔서 이야기를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정부 3년차 (중) 공직개혁] 기초연금 공약 후퇴… 보육·육아 예산 갈등

    복지 담론의 주도권을 현 야당에서 가져오며 박근혜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끈 복지 정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복지 수요는 늘어나는데 재원은 한계가 있어 상당수는 대폭 축소됐고 아예 논의조차 못하는 공약도 많다. 대표적인 게 기초연금 제도다. 박 대통령은 당초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노인에게 ‘현재 기초노령연금의 약 2배(약 2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물가에 연동하고 정작 형편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 노인은 기초연금을 온전히 받을 수 없게 해 상당 부분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4대 중증질환(암·심혈관·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 보장성 강화 계획은 3년차 들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개별 질병에만 집중한 탓에 4대 질환 이외의 병을 앓는 대다수 국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0~5세 보육과 육아는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공약도 당초 취지에서 엇나가고 있다. 지자체에 무상보육 예산을 떠넘기다 보니 재정 파탄 우려로 곳곳에서 반발이 일어 지난해 말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전국 시·도교육감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일부를 편성하기로 한 덕에 갈등은 봉합됐지만 해결된 것은 아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양산하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역시 미흡한 수준이다. 지난해 여야가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을 높여 기초수급 탈락자 13만 6000명을 구제하기로 합의했지만, 2012년 기준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은 117만명이나 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시론] 증세, 복지로 이어진다는 것 보여줘야/남재욱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정책팀장

    [시론] 증세, 복지로 이어진다는 것 보여줘야/남재욱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정책팀장

    증세와 복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집권당 원내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이며, 장기적으로 중부담 중복지를 지향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들은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 뭔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여당 대표는 복지 지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과도한 복지가 국민을 나태하게 한다고 말하고, 대통령은 증세를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하더니, 경제부총리는 아예 한국이 이미 고복지 국면에 있다고 주장한다.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이 어느 정도이며, 앞으로 확대해야 하는지 축소가 필요한지, 어느 수준으로 가야 하는지 헷갈린다. 한 국가의 복지정책이 어떤 수준과 방향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입장과 논의가 나올 수 있지만, 현재에 대한 진단까지 이토록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우선 한국의 복지 부담과 지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자. 복지에 대한 부담 정도를 보여 주는 국민 부담률은 2013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4.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4.1%보다 약 10% 포인트 낮다. 복지 지출 비중도 2014년 GDP 대비 10.4%로 OECD 평균인 21.6%보다 약 11% 포인트 낮다. OECD 평균과 비교해 복지 부담과 지출이 모두 낮다. 한국의 상황을 저부담 저복지로 진단할 수 있는 이유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2000년 이후 증가율이 OECD보다 높고 향후 자연증가 폭이 크다며 사실상 고복지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과거 낮은 수준에서 증가해 온 것으로 인한 착시이며, 고령화와 연금제도 성숙 등으로 지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저복지가 자동적으로 고복지가 된다는 인식은 안일하다. 한국의 상황을 저부담 저복지라고 본다면 복지 지출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 출산율 저하, 경제적 양극화, 일자리 불안정 등 현재 우리 사회·경제 구조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들이 모두 복지 욕구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여당에서 나온 중부담 중복지 논의는 고무적이다. 한국의 현실을 저부담 저복지로 진단하고, 복지와 세금 모두 늘려야 한다는 문제 인식을 담고 있다. 다만 중부담 중복지라는 말은 추상적이어서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한다. 복지국가가 산업화와 함께 나타났음을 감안한다면 OECD 국가 평균 정도를 중부담 중복지 수준으로 정의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복지에 대한 부담과 지출을 점진적으로 현재보다 10% 포인트 정도 상향해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부담의 증가다. 복지 지출 증가가 재정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현명한 지출도 필요하지만, 지출 증가에 맞춘 부담 증가가 핵심이다. 이는 정부가 주장하는 지하경제 양성화와 지출 구조조정으로도, 야당이 요구하는 부자감세 철회만으로도 부족하다. 결국 증세다. 국민의 세 부담을 늘려 가야 하는데, 다행히 근래 여론조사에서 제대로 된 복지를 위해서라면 더 낼 용의가 있다는 대답이 늘고 있다. 시민들이 보편적 보육이나 기초연금 같은 복지 혜택을 점차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 과세 형평성 문제 등이 여전히 조세 저항의 원인이 된다. 최근 연말정산 파동에서도 더 내는 것 자체보다는 재벌 대기업 같은 진짜 부자의 부담은 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이를 해결하려면 조세 부담의 공정성을 바로잡아야 하며, 증세를 할 경우 세금이 복지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예를 들어 복지에만 사용하는 복지목적세를 도입해 법인세, 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상속증여세 등 직접세에 부가세 형태로 조달하면 어떨까? 복지에 대한 재원을 누진적으로 부담하고 사용처가 분명하기 때문에 시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책 대안도 중요하지만 정치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세금과 복지는 정책의 영역이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다. 우선은 우리가 저부담 저복지 상황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자. 현실 자체를 호도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를 어느 수준까지 어떤 방법으로 늘려 갈지를 논의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정부와 국회는 물론이고 시민사회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국민적 논의를 시작하자. 세금과 복지는 우리 국민 개개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며, 이를 시민이 참여해 결정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 시·군·구 달랑 2권씩… 생색용 복지 홍보책자 기재부

    시·군·구 달랑 2권씩… 생색용 복지 홍보책자 기재부

    기획재정부가 올해 예산 중 국민 생활과 밀접한 주요 지원 사업을 소개하는 홍보 책자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지원을 받아야 할 대상자들의 접근성이 낮아 제대로 내용을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시·군·구청에 2권씩만 나눠 주고 기재부 등 부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예산 지원 사업의 대상자는 저소득층과 노인층 등 사회 취약계층이라 홍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간제 어린이집 85곳→230곳으로 기재부는 15일 지난해 국회에서 확정된 올해 예산의 주요 사업을 국민에게 알리는 ‘2015년 달라진 정부예산 이렇게 지원받자’ 홍보 책자 1000부를 만들어 시·군·구청에 2부씩 배포하고 각 부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도록 올리겠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생후 12~36개월 어린이 대상 무료 예방접종 항목에 A형 간염이 추가된다.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장 가까운 지정 의료기관에 가서 주사를 맞으면 된다. 맞벌이 부부가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 어린이집이 전국 85개에서 230개로 늘어난다. 아이사랑 보육포털 사이트에 자녀를 등록한 후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저소득층 한부모 가족에게 지원하는 아동(만 12세 미만) 양육비가 월 7만원에서 10만원으로 늘어난다. 관할 주민센터나 시·군·구청에 신청하면 된다. 월 소득이 93만원(부부는 148만 8000원) 이하인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는 기초연금도 지난해 최대 월 20만원에서 올해 월 20만 3600원으로 늘어난다.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에 신청해 받을 수 있다. ●소득 8분위 이하도 국가 장학금 18세 이상 중증 장애인에게 지원되는 장애인연금도 4월부터 같은 수준으로 오른다. 올 12월부터 중위소득 40% 이하 가구 중 노인, 아동, 장애 가구에 가스, 등유, 연탄 등 난방연료비를 월 최고 5만 5000원(3개월 기준 16만 5000원)까지 지원한다. 맞춤형 국가장학금(대학생 반값등록금)과 든든학자금 지원 대상도 소득 7분위 이하에서 8분위 이하로 확대된다. 한국장학재단에 신청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전국 97만 저소득층 가구에 월평균 9만원을 지원했던 주거급여도 올해부터 11만원으로 늘어난다.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권준호 기재부 예산관리과장은 “모든 국민에게 책자를 뿌릴 수는 없고 시·군·구청에 비치된 책자를 보면 된다”며 “예전보다 책자 크기가 작아져서 보는 데 더 편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복지제도 홍보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소득층과 노인층은 인터넷으로 홍보 책자를 보기 힘들고 기초자치단체에 달랑 2권씩만 배포하는 것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예산 낭비”라면서 “영국 등 복지 선진국의 경우 지원 대상자별로 나눠 20쪽 내외의 수첩 형태로 홍보 책자를 만들어 주민센터 등에 대량으로 비치해 두고 있는 점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0시간 배달에 2만원 “손주 세뱃돈은 어쩌나” 택배 할아버지의 한숨

    10시간 배달에 2만원 “손주 세뱃돈은 어쩌나” 택배 할아버지의 한숨

    설 연휴를 닷새 앞둔 지난 13일 오전 7시, 서울 중구 을지로3가의 인쇄소 골목. ‘실버퀵 기사’(지하철 노인택배원) 심맹수(74·서울 강북구)씨는 인쇄소를 돌며 200여권의 책자를 20ℓ짜리 ‘백팩’(등가방)에 넣었다.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지만 심씨는 가벼운 기합과 함께 짊어졌다. 지난해 9월에 산 가방 줄은 이미 몇 차례나 뜯어진 흔적이 역력했다. “한 푼이라도 더 벌려면 얼른 움직여야 해. 손자들한테 줄 세뱃돈을 아직 못 벌었거든.” 심씨는 걸음을 재촉했다. 심씨는 중구 을지로4가역 골목에 있는 택배회사 ‘총알탄 택배’의 경력 2년 차 택배원이다. ‘실버퀵’은 지하철을 무료로 탈 수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비교적 가벼운 물건을 주문받은 당일에 직접 배송하는 일로 10여년 전 노인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시작됐다. 이날 심씨는 오전 11시까지 지하철 1·2호선과 분당선 등을 갈아타고 경기 수원과 성남 분당의 인쇄소 거래처를 오가며 책자를 전달했다. “이 정도면 1만 9000원어치 되는 것 같은데….”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 심씨는 “최근 3~4년 동안 고향인 강릉에 성묘도 못 가서 이번에는 꼭 가려고 했는데, 차례 비용이랑 교통비를 생각하면 올해도 못 갈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평소 오전 9시~오후 7시까지 일하면 하루 2만원 정도를 번다. 하루 동안 벌어들인 택배요금에서 수수료 15%를 뺀 금액이 심씨 몫이다. 이렇게 한 달이면 50만원 남짓 손에 쥔다. 기초연금을 받지만, 99㎡(30평)짜리 전셋집에서 아내(69), 딸과 함께 살면서 생활비와 공과금 등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고 했다. 40여년 동안의 택시·버스기사 생활을 그만둔 뒤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어쩔 수 없이 일터로 나왔다. 오후 2시쯤 일감이 들어왔다. 구로디지털단지역(2호선) 근처 봉제공장에서 청재킷 4벌을 받아 동대문 쇼핑몰 매장에 갖다줘야 했다. 심씨는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그는 “버스를 안 타고 지하철로만 갈 수 있는 장소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 했다. 점심도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때웠다. 가끔 밥을 사먹더라도 3000원을 넘기지 않는 게 원칙이다.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심씨의 여름용 운동화는 앞창이 다 닳았다. “괜히 중국산 사서 발만 아파. 돈 좀 벌면 나도 ‘메이커 운동화’ 살거야. 하하하.” 동대문 쇼핑몰로 이동 중이던 오후 3시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가 또 울렸다. 배송을 마치는 대로 영등포구 대림동과 안산에 가서 휴대전화를 배달해야 한다는 ‘희소식’이다. “오늘은 운수 좋은 날이네.” 오전까지만 해도 ‘설 대목’이 없다고 울상이었던 그다. “동료가 손주들에게 줄 세뱃돈을 신권으로 바꿔왔다고 자랑을 했어. 그래서 내 지갑을 봤는데, 만원짜리 2장밖에 없더라고.” 이날 일과는 오후 7시 30분에야 끝났다. 기력이 다 빠졌지만, 안산에서 수유동 집까지 39개 역을 거슬러 귀가했다. 심씨는 지하철 안에서 연신 무릎을 매만졌다. 10년 전 의사가 연골 수술을 권했지만 “수술하려면 그것도 다 돈”이라면서 거부했다. 그래도 심씨는 일을 멈출 수 없었다. “은퇴도 한가한 얘기야. 힘이 닿는 데까지 돈을 벌거야. 그나저나 손주들한테 세뱃돈을 줄 수 있으려나….”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더 굳게 닫은 지갑… 소비성향 72.9% 사상 최저

    더 굳게 닫은 지갑… 소비성향 72.9% 사상 최저

    지난해 가계 지갑이 더 굳게 닫혔다. 100만원 벌어 73만원 썼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가계부는 흑자다. 번 돈이 늘어서가 아니다. 내수 침체와 급속한 고령화 등에 대비해 씀씀이를 줄였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 준조세는 소득보다 큰 폭으로 올라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4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소비성향은 72.9%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떨어졌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다. 평균 소비성향은 소득에서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세금, 연금, 사회보험료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 중에서 식료품비, 의료비, 교육비 등으로 쓴 돈의 비율이다. 72.9%라는 것은 가처분 소득이 100만원이면 72만 9000원을 썼다는 얘기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0만 2000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취업자 수가 많아졌고 연봉이 올라 근로소득이 3.9% 증가했다. 지난해 7월 도입된 기초연금 등 이전소득이 4.2% 늘어난 영향도 컸다. 하지만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은 255만 1000원으로 같은 기간 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노년층은 물론 30~40대도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생명보험 등 보험료로 쓴 돈은 가구당 월평균 8만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늘어난 세금도 소비 위축을 야기했다. 근로소득세 등 반복적으로 내는 세금(경상조세)은 월평균 13만 6000원으로 5.8% 늘었다. 취업자 증가 및 임금 상승과 더불어 2013년 세법 개정으로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 구간이 3억원 초과에서 1억 5000만원 초과로 확대됐고,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어든 영향 등이다. 상속세, 증여세, 취득세 등 때때로 떼이는 세금(비경상조세)은 월평균 1만 5500원으로 14.5% 증가했다. 건보료, 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도 12만 4000원으로 7.2%,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 납부액은 12만 2000원으로 5.4% 많아졌다. 소득별로 보면 모든 계층에서 소득이 증가했다.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이 5.6%로 가장 많이 늘었고 2분위(하위 20~40%)는 2.2%로 가장 낮았다. 소비는 1분위 계층만 전년 대비 0.1% 줄었다. 3분위(40~60%) 소비증가율은 7.3%로 가장 높았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늘의 눈] ‘복지 없는 증세’가 문제다/강국진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복지 없는 증세’가 문제다/강국진 정책뉴스부 기자

    밥 먹으면 배부르다. 뻔하고 당연한 얘기를 대단한 발견이나 되는 양 강조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건 피곤한 노릇이다. 집권 여당 지도부에서 요즘 많이 하는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딱 그렇다. ‘증세 없는 복지’는 당연히 불가능하다. ‘증세 없는 복지’는 ‘세금을 더 낼래, 복지를 포기할래’라며 국민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담론이다. 한국 사회의 담론지형이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 생각할수록 답답해진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각종 복지정책과 경제민주화 담론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모든 노인에게 소득과 상관없이’ 지급하겠다고 했던 기초연금 공약은 사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던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보다도 더 급진적이었다. 하지만 두툼한 새누리당 대선공약집 어디에서도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는 찾을 수 없었다. 박 후보는 줄기차게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 감면 축소, 세출 구조조정을 거론했을 뿐이다. 증세라는 부담스런 정책도 피해 가고 복지 공약으로 중간층 표심까지 얻는 전술은 선거에서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국정 책임자가 되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박근혜 정부 들어 지하경제 양성화는 활로를 찾지 못하고, 비과세 감면은 지지부진하며, 세출 구조조정은 표류하고 있다. 절박한 개혁 과제인데도 불구하고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과제가 조세재정 제도라는 큰 틀 속에서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렇게 하세요”라고 지시만 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조세 수준이 조세 구조를 결정하며, 조세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국가의 정치적 의지라는 사실이다. 복지국가를 원한다면 부가가치세를 높여서라도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증세 거부는 이미 정책이 아니라 ‘신앙의 영역’이 돼 버린 듯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복지 확대를 하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증세는 불가피하다. 세수결손이 지난해 기준으로만 11조원이나 됐다. 정부 부채도 계속 늘고 있다. 해마다 늘어나는 복지예산은 사실 거의 공적연금과 공공부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는 연말정산 논란과 담뱃값 인상에서 보듯 사실상 이미 증세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연말정산제도 개편은 조세형평성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고, 담뱃값은 지금보다 더 많이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 정부는 국민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패널조사 등 여러 설문조사에서 나타나는 여론 동향을 비롯해 지난 총선과 대선을 떠올려 보면 국민 여론이 복지를 지향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이는 곧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봐야 한다. 복지 확대를 위해서는 증세를 감당하겠다는 여론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이 분노하는 건 조세형평성이 높지도 않고 재정지출이 양극화 완화나 행복한 혹은 안전한 삶을 위해 쓰이지 않는다는 불신 때문이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복지 없는 증세’에 있다. 감히 ‘복지 있는 증세’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betulo@seoul.co.kr
  • [소중한 주민 혈세 어떻게 쓰이나 봤더니…지자체 지갑의 ‘명암’] 건실한 재정 위해 발벗고 나서기도

    경기 수원시는 12일 지방재정 위기에 대처하고 민선 6기 혁신과제인 ‘공공재정의 건실화’를 추진하기 위해 ‘수원시 건전재정추진단’(가칭)을 다음달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기초생활보장, 무상보육,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등 중앙정부의 복지정책 확대로 국비보조사업에 대한 시비 부담이 대폭 증가되면서 재정 여건이 악화되는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이에 따라 수원시 건전재정추진단을 구성, 지방재정 위기에 선제적·통합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추진단은 수원시 제1부시장을 단장으로,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재정위원회와 재정 관련 부서 경력공무원, 사업부서 담당공무원으로 구성된 특별재정진단태스크포스로 이뤄진다. 추진단은 재정혁신 과제 발굴·추진, 재정 관련 법령·제도 개선, 신규·계속사업 추진상황 점검, 세입·세출 구조조정 등을 추진한다. 이 밖에 수원시장과 재정위원들이 참여하는 ‘수원 지방재정 포럼’을 정기적으로 열어 지방재정 관련 각종 이슈를 집중적으로 토의할 계획이다. 수원시만의 분야별 ‘표준품셈’을 마련하는 등 시 재정의 건전성 확보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와 함께 추진단은 중앙정부 위주의 조세정책으로 인한 지방재정의 위기를 극복하고, 재정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수원형 재정현안점검체계(FTMS)를 구축할 계획이다. FTMS는 미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정 점검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총 44개의 점검 지표로 이뤄졌다. 추진단은 지표 체계를 시에 적용 가능하도록 조정해 시의 지속적인 재정건전성 향상을 위한 수원형 FTMS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복지 구조조정과 증세 논의 물꼬 함께 터야

    여야와 정부가 뒤엉켜 정국에 3각 파도를 몰고 온 복지·증세 논란이 새 국면을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등과 긴급 회동을 가지면서다. 박 대통령이 ‘선(先) 경제활성화 후(後) 증세 논의’ 방침을 밝히면서 당정 간 난기류는 일단 잦아들었다. 그러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증세 통한 복지’ 드라이브를 계속 걸 태세다. 청와대든 여야든 비현실적 도그마는 버리고 복지 구조조정과 증세, 두 갈래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 합리적 타협점을 찾을 때다. 박 대통령은 그제 정치권의 증세론에 대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는 “경제 활성화가 안 되면 증세를 해도 모래성(城)”이란 논거에서 보듯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를 공고화하겠다는 의지일 게다. 하지만 대통령의 언급은 여당 지도부조차 ‘증세 없는 복지’는 비현실적이라고 규정한 뒤끝이라 공허하게 들린다. 더욱이 복지 수요는 급증하는데도 지난해 국세 수입이 예산 대비 10조 9000억원이나 부족해 결손 규모가 사상 최대치였지 않은가. 이런 마당에 비록 대선 공약이라 하더라도 박 대통령이 이에 집착하는 건 미생지신(尾生之信)의 우(愚)를 범하는 일이다. 개울물이 불고 있는데도 위험한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우직하게 지킨 미생의 전철을 밟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물론 복지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서 국민 호주머니를 털기보다는 경제 활성화를 통해 세수를 자연스럽게 늘리는 게 정공법이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도 그런 관점에서 ‘선 경제활성화 후 증세 논의’에 공감했을 법하다. 그러나 경제가 당장 살아나지 않는데 증세 논의를 원천봉쇄하는 건 가당치 않다. 언제까지 나랏빚을 눈덩이처럼 늘리면서 복지 예산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러잖아도 다수 국민은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파동을 겪으면서 정부가 ‘꼼수 증세’를 하려 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렇다면 복지 구조조정과 신중한 증세 논의 등 두 트랙으로 접근해 ‘복지 대란’의 출구를 찾아야 한다. 까닭에 지금이야말로 이를 위한 국민적 대타협을 이끌어 낼 시점이다. 박 대통령도 65세 노인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70%로 줄이는 과정에서 우리의 부실한 ‘복지 체력’을 실감했을 게다. 차제에 전면 무상보육 공약이 재원 부족으로 벽에 부딪힌 한계를 진솔하게 설명하고 선별적 복지로의 전환 물꼬를 틀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야당이 먼저 불을 지핀 무상급식도 속도 조절할 명분이 서지 않겠는가. 선별적 무상복지를 위해서도 재원이 넉넉지 않은 게 현실이다. 증세의 항목과 폭을 놓고 전문적 토론을 해야 할 이유다.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법인세율 인상 등을 관철하기 위해 정부와 전면전 불사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거위의 털을 아프지 않게 뽑는’ 방법은 없다. 가뜩이나 경기 부진으로 허덕이는 기업에 고율의 법인세를 매길 경우의 부작용도 생각해 봐야 한다. 자칫 기업의 서민 근로자들이 유탄을 맞으면 누가 책임질 건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지도자라면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세수 확대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고민해야 한다.
  • 선별복지로 가는 정치권

    선별복지로 가는 정치권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증세·복지 논쟁의 초점이 각각 법인세 인상과 선별적 복지로 압축되고 있다. 그러나 총론과 달리 각론에서는 입장 차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여·야·정의 ‘프레임(틀)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야는 내년 총선 승리, 정부는 국정 기조 유지를 위해 각각 유리한 ‘새 판짜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가 사실상 ‘용도 폐기’됐다. 현재의 정부 재정으로는 보편적 복지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는 데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복지 축소에 대한 여야 해법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5일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야당이 주장해온 ‘무상 복지 프레임’을 구조조정 1순위로 간주하는 셈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은) 기본적 복지 사항이라 축소돼선 안 된다”면서 “다른 부분에서 찾으면 충분히 각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초연금과 같은 현 정부의 대표 정책에 메스를 들이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복지 축소라는 여야의 한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여야는 법인세 인상 문제 역시 더이상 성역으로 남겨두기 힘든 상황이다. 야당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했던 법인세 인상 요구에 여당이 반응하는 형국이다. 국세의 70%를 차지하는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중 국민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세원을 확충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세금을 올려야 하면 법인세도 성역이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법인세 인상에 여당은 물론 정부까지 일치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김무성 대표는 법인세 인상과 관련, “절대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일 마지막에 할 일”이라면서 “현재도 장사가 안돼서 세금이 안 들어오는데 거기다 세금을 더 올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법인세 인상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재로선 너무 앞선 얘기지만, 정치권이 법인세 인상을 밀어붙일 경우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인세 인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지난해 무산된 종교인 과세나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부자 증세’ 등으로 불똥이 옮아갈 수도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현장 블로그] 오락가락 복지부… 국민은 언제까지 인내해야 합니까

    [현장 블로그] 오락가락 복지부… 국민은 언제까지 인내해야 합니까

    아침저녁으로 뜯어고친다는 뜻의 ‘조변석개’(朝變夕改),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오락가락’, 올바른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우왕좌왕.’ 요즘 보건복지부가 보이는 행태에 딱 들어맞는 말입니다.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놓고 손바닥 뒤집듯 일주일 새 여러 번 말을 바꿨으니 오락가락이란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지요. 국민도, 국회도, 언론도 한목소리로 복지부의 ‘갈지자’ 행보를 비판하는데 유독 당사자인 복지부만 억울하다고 항변합니다. 지난 3일 당정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연내 재추진키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복지부는 해명자료를 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연내 재추진키로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당정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니, 현 시점에서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바꿔 말하면 당이 등 떠밀면 개편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개편 논의 중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을 때도 꿈쩍도 않던 정부가 말입니다. 중심을 잡고 무엇이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인가를 진중하게 고민해야 할 당국자들이 여당만 바라보는 형국입니다.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와 정부에 잇따른 정책 혼선을 강하게 경고하지 않았다면, 1977년 건강보험 제도 도입 후 38년 만에 찾아온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기회를 영영 놓쳐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이쯤 되면 정부가 정말 두려워하는 게 국민인지, 정치권인지 아리송합니다. 같은 날 복지부는 또 다른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오락가락 정부 등 언론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겁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까지 나서 일부 언론사에 직접 전화해 ‘왜 오락가락이 아닌지’에 대해 설명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이런 열의로 장관직을 걸고 청와대를 설득했다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논의 중단 선언 후 번복’과 같은 코미디는 없었을 겁니다. 소신을 굽히지 않고 기초연금에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연계하는 정부안에 반대하다 사임한 진영 전 복지부 장관처럼 말이죠. 1년 6개월간 마련한 개편안을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사과 한마디 않고, 욕 먹을 게 두려워 대외 이미지 개선에만 열을 올리는, 이런 장관 이런 정부를 국민은 언제까지 인내해야 합니까. hjlee@seoul.co.kr
  • [사설] 先 세출 구조조정, 後 증세 논의가 순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어제 국회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런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신임 유승민 원내대표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면서 “증세를 안 하려면 복지를 동결하든지 어려운 분들을 위해 복지를 더 하려면 결국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동조했다. 청와대나 정부는 아직도 입만 열면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비주류 투 톱’이 증세 논의를 공식화한 셈이다. 애당초 증세 없는 복지란 정치 구호에 불과했다.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약속했던 복지공약을 모두 실천하려면 증세는 불가피하다. 국민에게 사과하고 증세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세금을 더 내는 것을 좋아할 국민, 기업은 없다. 이번 연말정산 파동도 결국은 정부가 월급생활자들의 지갑을 노리고 ‘꼼수 증세’를 하다가 사달이 난 셈이다. 안 그래도 경기가 바닥인데 증세를 하면 경기 침체가 더 깊어질 우려도 크다. 여러 정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세금을 더 걷는 게 불가피하더라도 그 전에 먼저 나가는 돈부터 줄여야 한다. ‘선(先) 세출 구조조정, 후(後) 증세 논의’가 바른 방향이다. 박근혜 정부는 당초 5년간 세출을 84조 1000억원 줄여 복지 재원으로 쓰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줄인다던 약속을 지키지는 못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산업, 농림예산 등 세 곳만 봐도 지난해와 올해 2년간 8조 7000억원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4조 9000억원이 늘었다. 돈 들어갈 때는 계속 생기는데 들어오는 돈은 한계가 있다. 불요불급(不要不急)하게 나가는 돈부터 계속 줄여 나가야 한다. 기초연금이나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의 혜택을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계층에까지 계속 줄 필요가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공무원연금뿐 아니라 사학연금, 군인연금도 시급히 손을 봐야 한다. 미처 파악하지 못해 줄줄 새고 있는 세금이 있다면 그것부터 찾아내 막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등 여러 세목 중 어떤 것에 손을 대서 세금을 늘릴지 증세 논의를 시작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순서다. 소득세의 경우 현재는 1억 5000만원이면 최고 소득세율을 적용받고 있지만 그 이상의 고액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거나, 최고 소득세율(38%)을 높이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감면제도가 많은 것을 손볼 필요도 있다. 이명박 정부 때 25%에서 22%로 낮춰 준 법인세율을 어느 정도라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박 대통령과 정부는 더이상 증세 없는 복지라는 허구로 가득찬 정책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돈이 든다. 정부가 마른 수건 짜듯 아무리 예산을 아껴 써도 무한정 복지재원을 감당하지는 못한다. 결국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복지를 줄이거나 아니면 국민들의 지갑에서 돈이 더 나오도록 해야 한다. 돈을 더 걷는다면 형편이 나은 쪽에서 더 내는 것이 조세 정의의 원칙에 맞는다.
  • [지방재정으로 옮긴 증세논란] “법인세 등 감세 때문에 지방재정 악화…급격한 교부세 축소 땐 지자체 직격탄”

    [지방재정으로 옮긴 증세논란] “법인세 등 감세 때문에 지방재정 악화…급격한 교부세 축소 땐 지자체 직격탄”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재정조정제도 개혁을 언급하면서 정부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관련 안건들을 오는 3월까지 마무리 짓고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식 안건으로 확정하려는 분위기다. 정부가 속도전을 내는 반면 지방재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지방재정 문제의 핵심은 외면한 채 지방에 책임을 전가하는 쪽으로 논의를 이끄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방재정조정제도 개혁을 언급한 지 하루 만인 27일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지방재정혁신단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었다. 혁신단은 이 자리에서 지방교부세 배분기준 개선과 특별교부세 사전·사후 관리 강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통합 문제, 국고보조사업 정비, 지방세제 개편 등을 논의했다. 행자부와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지방재정 관련 정부부처들은 조만간 회의를 열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부처별로 본격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윤영진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교부세는 재정보전이 첫째 기능이고 지역 간 재정형평화가 둘째라고 할 수 있는데, 박 대통령이 세입 확대 노력과 교부세를 연동시키는 것은 교부세의 기능을 오해한 데 따른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법인세 등의 증세를 통해 세입을 늘리면 지방재정 위기는 자연히 풀릴 수 있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도 지방교부세만 자꾸 거론하는 것은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재정 전문가 A씨는 “박 대통령이 현재 지방재정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교부세 개혁 문제를 꺼낸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전제한 뒤 “지방재정 문제에 이렇게 단편적으로 접근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자기 발언을 주워 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지방교부세는 건드리지 못하고 지방교육재정만 삭감하는 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 B씨는 “실무적으로는 이상적인 모델이 있지만 제도가 급격하게 바뀌게 되면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의 교부세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하나씩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교부세 재원이 늘어난다면 개혁을 해도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교부금이 줄어드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심각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권한과 책임을 모두 늘리는 틀 속에서 지방재정 개혁을 고민해야 하는데 정부가 너무 임시방편과 떠넘기기로 사안을 다루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재정 악화 원인을 세입 측면에서는 전액 지방에 지원하던 종합부동산세 급감과 소득세·법인세 감세에 따른 내국세 감소, 지방세 비과세 감면 급증에서 찾았다. 세출 측면에선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등 폭증하는 국고보조사업을 꼽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지방 지원금, 내년 복지 지출 넘어선다

    [단독] 지방 지원금, 내년 복지 지출 넘어선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꼬박꼬박 안겨 주는 ‘묻지마 지원금’이 내년부터는 기초연금이나 공적연금 등 복지에 들어가는 돈을 추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세 없는 복지’를 고수하기 위해 자금줄로 지방재정을 지목한 정부의 접근법에는 문제가 있지만 방만한 지방재정 자체는 개혁의 필요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7일 기획재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가 재정 중 기초연금과 공적연금, 국고보조사업 등 국가가 무조건 지출해야 하는 돈(의무 지출)은 총 174조원이다. 이 중 복지에 쓰는 돈이 77조 3000억원(44.4%)이다. 지방에 내려보내는 돈(지방교부세·교육재정부담금 등 지방이전 재원)은 74조 2000억원(42.6%)이다. 내년에는 복지 비용이 83조 6000억원으로 8.2% 증가하는 반면 지방 이전 재원은 85조 3000억원으로 15% 늘어난다. 지방 이전 재원이 복지 비용을 역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박근혜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18년까지 계속된다. 해마다 복지 지출액이 지방 이전 재원보다 2조~3조원가량 못 미치는 것으로 전망됐다. 복지 지출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지방 이전 재원은 내국세에 연동돼 ‘자동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방교부세는 내국세 총액의 19.24%, 교육재정교부금은 20.27%로 규정돼 있어 국가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는 한 해마다 늘게 돼 있다. 그럼에도 지자체마다 중앙 정부에 재원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기재부는 자체 세원 발굴보다 지방 이전 재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지자체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예컨대 지자체는 취득세와 재산세, 지방소득세 등 8개 세목에서 법정세율의 50%까지 탄력세율을 적용할 수 있지만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지역 표심’에 반하는 과세보다 중앙 정부에 읍소해 ‘눈먼 돈’을 받는 것이 속 편하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탄력세율 인상으로 지자체의 세수가 늘어나면 이에 맞춰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지난 50여년간 유지해 온 교부세 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노인 인구와 연금 수급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복지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면서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뿐 아니라 방만하게 운영되는 지방재정도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지방재정으로 옮긴 증세논란] 정부, 지방재정 방만 운영 대수술…복지재원 희생양 비판도

    [지방재정으로 옮긴 증세논란] 정부, 지방재정 방만 운영 대수술…복지재원 희생양 비판도

    우리나라 학생 수는 2000년 795만명에서 2015년 615만명으로 22.6% 줄었다. 그러나 중앙정부가 시·도교육청에 주는 교육재정교부금은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늘고 있다. 2000년 22조 4000억원에서 올해는 39조 5000억원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시·도교육청은 여전히 ‘(재원 부족으로) 배가 고프다’고 호소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에도 지방재정 개혁을 꺼내 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정부는 방만한 지방재정을 개혁하기 위해 교부세 제도를 대폭 손질할 방침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해서는 국가재정이 감당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서라도 개혁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에서다. 올해 정부 입법계획에도 지방교부세 개편안이 대거 포함됐다. 재원 확충을 위해 지방세입 기반을 정비하고 취득세 세율구조를 단순화하는 내용으로 지방세법 일부 개정안을 비롯해 지방세외수입금 체납 징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방세외수입금의 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 검찰 수사 결과 등을 중심으로 지방교부세와 교육재정교부금을 방만하게 운영한 사례를 수집 중”이라며 “배분기준을 바꾸고 지원 방식을 투명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여파로 초·중·고교 학생 수는 해마다 10만명 이상 줄어드는 추세지만 교육재정교부금은 이와 관계없이 매년 늘고 있다. 교부금 배분기준이 학교와 학급, 학생 수 등으로 이뤄져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가 남아 있다면 교부금을 계속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학생 수에 교부금 가중치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교부세는 인구수와 도로 면적, 공무원 수 등에 따라 배분하는데 앞으로는 노인 인구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노인 인구가 2000년 340만명에서 올해 662만명으로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기초연금 등 복지비 지출이 큰 지자체에 교부세가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방재정 개혁 자체는 방향이 맞지만 명분과 시기 면에서 반발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있다. ‘증세 없는 복지’ 카드를 버리지 못한 정부가 ‘복지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재정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 관계자는 “교부세는 총액이 결정돼 있어 제도에 손대면 반드시 손해를 보는 지자체가 나온다”고 반발했다. 배인명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증세라는 정공법을 놔두고 자꾸 우회 방법을 쓰려다 보니 (지방재정 개혁) 명분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것”이라며 “직접 증세를 해서 복지비용이 늘어난 지방에 일정 부분을 떼 주고, 자체적으로 지방세 수입을 늘리는 지자체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논란 커지는 ‘증세 없는 복지’] “증세 말했다간 역적 분위기”… 정부, 또 어물쩍

    정부가 이번에도 ‘증세 논의’를 어물쩍 넘어가려 하면서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2033년에 나라가 파산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왔다. 25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060년까지 정부의 총수입과 총지출은 연평균 각각 3.6%, 4.6% 증가해 2021년에는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공공기금까지 포함한 정부의 총수입과 총지출의 차이)는 지난해 0.8% 흑자에서 2021년 적자로 전환되고, 2060년에는 11.4%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예산정책처 측은 “장기적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복지지출 증가와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세입기반 약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2년부터 3년간 22조원 이상의 세수가 ‘펑크’ 난 상태다. 올해도 3조원 이상의 세수 결손이 예상된다. 반면 올해 복지예산은 115조 5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30%를 돌파했다. 지난해보다 8조 5000억원(7.9%) 증가했다. 예산정책처는 “이런 추세라면 2033년 국가 파산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대철 예산정책처 과장은 “지금의 세입 구조와 세출 관련 법령들이 2060년까지 유지된다면 2033년부터 국채 발행으로도 지출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무상보육과 기초연금으로 들어가는 예산만 각각 10조원 이상으로 모두 20조원이 넘는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경기가 활성화되면 세수가 늘어날 것”(최경환 경제부총리)이라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현 정부에서는 증세라는 단어가 일종의 ‘역린’으로 여겨지고 있어 누구도 총대를 메지 않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박근혜 정부는 최악의 재정건전성을 물려준 정부로 낙인 찍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연말정산 파문] 여 “증세 필요성 인정” 고조

    무상복지 논란으로 촉발된 ‘증세 논란’이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 논란으로 다시 불이 붙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고집스러운 ‘무증세’(無增稅) 프레임에 갇혀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복지’를 화두로 내세워 당선됐다.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등이 주요 공약이었다. 막대한 복지 예산이 필요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증세는 없다”고 못 박았다. 예산 부족으로 빚어진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과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 문제로 정국이 시끄러웠지만 증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함없었다. “증세는 없다”는 말은 새누리당 내에서 모든 복지 현안의 대전제이자 불문율이 됐다. 심재철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중심으로 증세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입장에 반기를 들지 못했다. 복지예산 수요는 매년 증가했고 재정 형편은 점점 악화됐다. 박근혜 정부는 부족한 세수를 지하경제 양성화와 담뱃값 인상 등으로 충당하려 했다. 연말정산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한 것도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여겨진다. 이런 과정에서 결과적으로는 ‘증세’가 이뤄졌다. 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르면서 서민 증세 논란이,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로 부자 증세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도 증세가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복지 정책은 실현해야 하는데 돈은 없고, 증세는 안 하겠다고 약속했으니 결국 복지 재정 확보를 위해 ‘꼼수’ 증세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이번 연말정산 폭탄 논란도 “증세는 없다”던 정부가 국민의 호주머니 더 깊숙이 손을 가져가려다 딱 걸려 그들의 조세 감정을 건드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여전히 정부와 마찬가지로 증세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논란을 계기로 “박 대통령이 이제는 국민 앞에 복지 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점점 번지기 시작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완생의 삶을 향해…희망을 Job아라] 노년층에 ‘취업기회’ 제공

    서대문구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015년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옛 노인일자리사업) 참가자 2400명을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참가자들은 자전거시설관리와 학교주변안심순찰, 급식도우미, 컴퓨터 강의,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 경증치매노인 활동보조 등을 하게 된다. 3~12월 중 9개월 동안 월 30여시간을 일하고 월 20만원을 받는다. 참가 대상은 지역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다. 구 어르신청소년과나 동주민센터, 복지관, 노인복지센터 등 16개 사업 수행기관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아울러 구는 올해 상반기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에 1억 2500만원을 투입, 저소득 실업자 37명에게 다음달 2일~6월 30일 일자리를 제공한다. 이들은 찾아가는 일자리 발굴과 체육시설 정비, 안전한 보행 환경 조성, 하천 내 걷고 싶은 산책로 조성 등 7개 분야에서 일하게 된다. 하루 임금은 5시간 근로 기준 2만 7900원, 65세 이상 3시간 근무자는 1만 6740원으로 하루 3000원의 부대비용을 별도 지급한다. 근로 능력이 있는 만 18세 이상 주민 중 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50% 이하고 재산이 2억원을 넘지 않아야 신청할 수 있다. 조건을 만족하는 외국인 등록번호 소지자도 가능하다. 신청은 오는 27일까지 동주민센터에 방문해 참여신청서,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적어 내면 된다. 구 관계자는 “노인 사회참여 기회를 높이는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근로 의욕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구로 공모사업, 예산 숨통 틔웠다

    기초연금 등으로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구로구가 공모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구로구는 지난해 정부와 서울시의 29개 사업에 선정돼 119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대외기관의 각종 공모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마련한 예산으로 주민 중심의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의 지난해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체 수입은 2013년보다 66억여원이나 줄었다. 구 관계자는 “자체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선 밖으로 시선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대책회의를 열고 외부공모 사업을 개별 부서가 아니라 구 차원에서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사업 발굴부터 계획수립·관리까지 진행되는 모든 단계에 기획, 예산 등 관련 부서와 협조 체계를 마련해 응모사업의 차별성과 사업성을 높였다. 그 결과 지난해 총 33개 사업에 공모해 29개 사업이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따온 사업의 내용도 알차다. 구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사업 공모를 통해 마련한 43억여원으로 4개 어린이집을 새로 설립하고,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으로 따낸 44억원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오류동역 일대 생활가로 개선, 주민공동이용시설 조성 등에 활용한다. 이성 구청장은 “예산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구청 직원들이 영업사원처럼 열심히 뛰고 있다”면서 “올해도 다양한 공모사업에서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강남구≠부자구

    강남구마저 무상복지, 기초연금 등으로 재정자립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강남구에 따르면 올해 구의 재정자립도는 59.96%로 서울시 자치구 1위지만, 2011년 82.8%에 비해 무려 22.9% 포인트가 낮아졌다. 4년 동안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재정 자주도도 같은 기간 84.4%에서 61.37%로 동반 하락했다. 구는 재정자립도 하락의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 복지사업의 확대로 국고와 시비보조 사업비가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2011년 복지 분야 예산은 전체 예산의 33.24%로 1649억원으로 올해 44.1%, 260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즉 세입 증가 없이 복지예산을 포함한 예산 규모만 커져 재정자립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2011년부터 시행된 ‘재산세 공동과세’로 인해 구 자체 예산이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재산세 공동과세’로 각 구 재산세의 50%만 구 수입이 되고 나머지는 모두 공동 과세해 서울시 25개 구에 균등 배분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매년 1300억여원의 재산세를 고스란히 서울시에 내고 있는 형편인데, 재산세 외에 이렇다 할 구 수입이 없어 재정자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남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전한 재정 운영을 위해 노력해 지난해 12월 행정자치부 평가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전성’, ‘재정효율성’, ‘재정운용노력’등 3개 분야 모두 상위등급을 받아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돼 행자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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