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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상 수상자 요시노리 뒤에 ‘7인의 사무라이’가 있다?

    노벨상 수상자 요시노리 뒤에 ‘7인의 사무라이’가 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71) 도쿄공업대 명예교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그와 뜻을 함께하는 동료 연구자들의 이색 모임 ‘7인의 사무라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모임 구성원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애주가들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기초연구 경시 풍조를 타파하고자 시간이 맞는 날이면 전국 대학 등을 돌아다니며 독창적 발상이나 연구를 주제로 강연을 한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오스미 명예교수와 동료 연구자 6명으로 구성된 이 과학계의 ‘7인의 사무라이’가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는 젊은 후학을 격려하고자 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찾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모임 구성원들이 술자리에서 젊은 연구자들을 육성할 길에 대해 머리를 맞대다가 이 같은 방법을 생각해 냈다고 한다.  모임을 함께하는 후지키 유키오(藤木幸夫) 규슈대 특임교수는 “일본에선 5년간 연구하고 난 뒤에는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라든가 이런 것만 중시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전국 강연회가) 기초연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고들 하더라”고 말했다.  오스미 교수는 강연회에서도 “기초연구가 응용연구나 임상연구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오는 28일에는 교토(京都)산업대에서 이 모임을 초청해 심포지엄을 연다.  일반인이 아니라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자리에서는 기초연구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모임 이름인 ‘7인의 사무라이’는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감독의 동명의 영화작품에서 따온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초연구의 힘… 日 2년 연속 노벨생리의학상

    기초연구의 힘… 日 2년 연속 노벨생리의학상

    올해 첫 노벨상 수상자로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71) 도쿄공업대 특임교수 겸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오스미 교수는 세포 내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소기관을 분해하는 ‘자가포식’(autophagy) 현상의 작동원리를 찾아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오스미 교수를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세포 소기관의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가포식 현상의 메커니즘을 최초로 밝혀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세포재생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웠고 암을 비롯한 난치성 질환 치료의 단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오스미 교수는 학술정보 서비스 기업인 톰슨로이터가 2013년에 노벨생리의학상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선정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오스미 교수의 수상은 6년 만에 생리의학상 단독 수상이라는 의미와 함께 일본에는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2년 연속, 노벨 과학상(생리의학·물리학·화학) 수상자는 3년 연속 배출했다는 의미를 안겼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국민 가방 속엔 토익책 뿐인데…이제 고은을 놓아주자

    국민 가방 속엔 토익책 뿐인데…이제 고은을 놓아주자

    다시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고, 시인 고은(83)은 어김없이 불려 나왔다. 그는 2002년부터 해마다 ‘고정 후보’가 됐다. 노벨 문학상 발표 때면 그의 자택 앞에 진을 쳤다가 허탈하게 돌아가는 게 언론사 문학 담당 기자들의 연례행사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모습은 연출되지 않을 전망이다. 시 낭송회 등의 일정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고은이 노벨상 발표 시기까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고은은 유력한 후보일까? ●후보 발표 않는 노벨재단…출처는 도박 사이트? 노벨 재단은 10월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문학상은 발표 일정이 공지되지 않았지만, 통상 노벨상 발표 주간의 목요일에 발표해 온 관례에 따라 오는 6일 수상자가 공개될 전망이다.  수상자는 재단이 전화로 통보할 때까지 철저하게 비밀이 유지된다. 재단은 분야별 후보자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노벨 과학상 분야는 학술정보 서비스 기업인 톰슨 로이터가 자체 분석을 통해 수상이 유력한 학자들을 꼽고 있다. 문학상 후보는 주로 영국의 도박 사이트 ‘래드브록스’의 예측이 인용된다. 래드브록스가 주요 작가들에 대한 배당률을 산정하면, 이후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도박사들이 수상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는 작가들에 베팅하는 방식이다. 도박 사이트를 통해 노벨 문학상 후보를 예상하는 것이 다소 황당해 보일 수도 있으나, 이 사이트는 비교적 높은 적중률을 보여왔다. 실제 지난해 래드브록스에서 1순위로 꼽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그해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2006년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의 수상도 정확히 예측했다. 래드브록스는 올해 문학상 1순위 작가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꼽았다. 고은 시인은 11위에 올라 있다. ●토익교재와 자기계발서에 밀린 한국 문학 래드브록스의 예상 순위에서 볼 수 있듯 올해는 고은 시인의 수상에 대한 기대감은 한 층 낮아진 상황이다. 고은 스스로도 최근 미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노벨상 후보로 또 거론되는 데 대해 “별다른 할 얘기가 없다”며 더 언급되는 것을 피한 바 있다. 고은의 문학상 수상 가능성과는 별개로 국내 문학계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의 ‘노벨상 짝사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학상은 기초연구 투자와 지원에 인색한 연구 환경 탓에 노벨상 수상이 매우 어렵고, 문학상은 자국의 문학 작품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앞서 미국의 문학 평론가 마이틸리 라오는 지난 1월 뉴요커 온라인판에 “한국 작가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노벨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칼럼은 “한국인들은 문학에 관심이 적다. 노벨상에 관심을 두기 전에 한국 문학에 더 관심을 보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책은 읽지 않으면서 노벨상을 원한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지적은 실제 국내 도서 판매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도서 누적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상위 10위권에 국내 문학 작품은 소설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유일했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은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었고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호주 작가 론다 번의 ‘시크릿’이 뒤를 이었다. 특히 토익 교재 ‘해커스 토익 Reading’은 8번째로 많이 팔린 책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한국인의 생활시간 변화상(1999년~2014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하루 1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은 10명 중 1명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전체 하루 평균 독서시간은 6분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국가 주도 신약 개발… 홍릉에 한국형 ‘메디클러스터’

    국가 주도 신약 개발… 홍릉에 한국형 ‘메디클러스터’

    정부가 향후 5년간 보건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2020년까지 이 분야 일자리 취업자 수를 현재 76만명에서 94만명으로 늘리고, 수출도 현재 9조원에서 20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등 보건산업 전반을 망라한 최초의 종합계획이다. 정부는 8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함께 마련한 ‘보건산업 종합발전전략’(2016~2020)을 확정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 추세에도 보건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보건산업을 잘 키워 미래 먹을거리로 삼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제약·의료기기·화장품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제약·의료기기·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286억 달러로 세계 12위에 이르지만, 여전히 중소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연구개발 투자액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고령화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질환) 신약을 국가 주도로 개발하고, 백신 개발에 투자해 해외 의존성이 높은 백신을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에 ‘공공백신개발 지원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임상 3상을 국내에서 수행하거나 신약 생산을 위해 기업이 시설 투자를 하면 세액을 공제(중소 10%, 중견 8%, 대기업 7%)하는 등 세제 지원도 확대한다. 또 대학·공공연구소·병원의 기초연구 성과가 사장되지 않도록 연구개발계획 수립 시점부터 제약사의 신약개발 사업을 연계해 상용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미국의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메디클러스터’도 만든다. 서울 동대문구 홍릉에 2018년까지 고려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희대 등 병원·기업·연구소를 결합한 ‘홍릉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클러스터에 입주한 보건의료 분야 창업기업을 밀착 지원해 창업 선도기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의료기기 분야에선 국내 유망기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자 영상진단기기 등 10대 분야의 우수 기업을 선정해 2018년부터 기술개발에서 임상 시험·수출까지 연계, 지원한다. 화장품 산업의 고급화와 기술력 향상을 위해 내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항노화를 비롯한 유망분야 연구·개발(R&D) 투자를 신설, 국가가 지원하기로 했다. 외국인 환자 유치 전략도 일부 보완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에 대한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 일몰 시점을 내년 3월에서 12월로 9개월 더 연장하고, 외국인 환자들이 관광도 할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와 관광자원을 연계한 유치 프로그램을 올해 하반기에 개발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30만명 수준이던 외국인 환자를 2020년까지 75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차세대 의료서비스로 주목받는 ‘정밀의료’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개인의 유전자, 환경, 생활방식 등의 특성에 맞춘 의료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10만명의 유전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이를 연관 기관이 이용하게 한다. 정부는 보건산업 종합발전전략이 성공하면 한국인의 건강수명도 현재 73세에서 76세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016 공직열전] 창조경제 견인… 범부처 과기 컨트롤타워 역 ‘톡톡’

    [2016 공직열전] 창조경제 견인… 범부처 과기 컨트롤타워 역 ‘톡톡’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산하에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부서와 미래부의 안팎 살림과 기획을 총괄하는 부서, 과학기술 정책을 담당하는 옛 과학기술부 소속 부서 등 그야말로 미래부의 ‘핵심부서’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과학기술 관련 부서는 최근 10년 동안 부총리급 부처인 과학기술부, 교육인적자원부와 합쳐진 교육과학기술부를 거쳐 다시 미래창조과학부로 바뀌는 등 부침이 심했지만 한국의 과학기술 정책을 이끈다는 자부심 하나만은 달라진 게 없다. ●기획조정실 미래부 안팎 살림을 총괄하고 있는 정병선(51·행정고시 34회) 정책기획관은 아무리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언제나 웃는 얼굴로 대화를 이끌어 미래부의 대표적인 ‘덕장’으로 꼽힌다. 정책현안과 대내외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핵심을 찾아 풀어내는 탁월한 분석가와 해결사로 장·차관이 믿고 찾는 국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원호(49·기술고시 28회) 국제협력관은 과학기술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국제협력, 원자력, 연구개발, 과학기술정책 등 과학기술 전 분야의 업무에 두루 능통하다. 이명박 정부 때 이뤄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설립과 기능 강화를 주도해 과학기술 혁신시스템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점잖은 외모 덕분에 ‘영국 신사’로도 통하는 최 국장은 자전거, 탁구, 봉사동아리 등을 통해 후배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합리적인 업무처리로 신망을 얻고 있다. ●연구개발정책실 이진규(53·기시 26회)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공직에 입문하기 전 현대모비스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길진 않지만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항상 ‘정책을 세울 때는 멀리, 크게 보라’고 주문한다.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오픈 마인드로 후배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 창의인재정책관 시절에는 교육기부, 과학중점학교 정책을 안착시켰고 최근에는 바이오 미래전략, 기후변화대응기술 확보 로드맵 등 미래성장동력 분야의 중장기 연구개발 전략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 배태민(51·원자력 특채)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일처리가 꼼꼼해 윗사람들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성과평가국장으로 일할 때 출연연구기관과 연구개발사업 평가제도를 개편하는 데 앞장섰다. 청와대 선임행정관 때는 사회이슈 해결형 연구개발프로젝트, 신산업창조 프로젝트, 달탐사 계획 등 과학기술계 주요 현안을 탁월하게 처리해 호평을 받았다. 배재웅(53·기시 24회) 연구성과혁신정책관은 성과확산, 연구개발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혁신과 변화를 앞장서서 이끌고 있다. 동기들에 비해 국장 승진이 다소 늦었지만 ‘오랜 과장 경험이 업무의 큰 자산’이라고 말할 만큼 긍정적 사고를 지니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늘 긍정적 마인드를 강조한다. 논리를 중시하고 업무를 꼼꼼하게 챙기다 보니 호랑이 선생님 같은 면도 있어서 후배들에게는 ‘어려운 고참’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학기술전략본부 지난해 5월 출범한 과학기술전략본부는 범부처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국과심)를 전담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윤헌주(57·기시 20회) 과학기술정책관은 여기서 과학기술 예측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정책목표, 과학기술기본계획 등을 총괄 조정하고 수립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과학기술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윤 국장은 과학기술정책기획관, 기초연구정책관,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다양한 보직을 거치고 스웨덴대사관에 과학관(공사)으로도 나간 바 있어 과학기술 분야에 있어서 국내외 현황에 대해 해박하다. 특히 국가연구개발 사업관리와 과학기술정책 업무를 지휘하면서 탁월한 현안 처리능력을 보여 선후배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다. 경상도 사나이다운 카리스마도 있지만 사석에서는 의외로 ‘다정하고 사근사근’한 모습을 보인다는 후배들의 평가를 받는다. 지난 4월 미래부에 합류한 성일홍(51·행시 37회) 연구개발투자심의관은 1994년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해 재정경제원 예산실, 과학환경예산과, 기획재정부 기금운용계획과장, 예산기준과장, 산업경제과장, 농림해양예산과장, 국고과장 등 예산실 주요요직을 두루 거친 예산전문가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옆집 아저씨 같지만 강한 업무 추진력과 합리성을 겸비하고 있어서 후배들에게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이나 의전보다는 내용에 충실하라고 강조하는 실사구시형 융합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성봉(48·행시 35회) 과학기술전략회의 지원단장은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업무에 있어서는 명확하고 똑 부러지는 것을 선호한다. 특히 위에서 내려온 지시라도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 협조를 받아야 할 일 등 업무에 대한 범위 설정과 판단이 빠르며 합리적으로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기 때문에 후배들 사이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선배’로 꼽히고 있다. 오태석(48·행시 32회) 창조경제기획국장은 기초과학정책과장,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연구단장, 청와대 선임행정관, 연구성과혁신정책관 등을 거치면서 과학기술 정책은 물론 창조경제 정책에 있어서 가장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 분석과 판단, 폭넓은 시야로 다양한 창조경제 현안을 해결하는 그야말로 창조경제 전문가다. 업무에 어려움을 겪거나 개인적으로 고민이 있는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소주 한잔’을 제안할 정도로 다정다감한 형님 스타일이라는 것이 후배들의 평가다. 용홍택(53·기시 26회) 미래인재정책국장은 기술고시 전체 수석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과학기술부 시절 4급 서기관 2년차 때 과장급인 혁신기획관으로 발탁승진돼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과학기술정책과 기획통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기획단장을 맡아 부지 선정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갈등을 해결해 협상력도 인정받았다. 미래부 내에서도 잘 알려진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미래부 설립 초기 직장선교회인 ‘미래부 기독선교회’ 창립을 이끌기도 했다. 대변인실은 조직도상 1, 2차관 소속이 아닌 장관 직속 부서로 포함돼 있어 그야말로 미래부의 모든 정책이 대변인을 통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바로 ‘미래부의 입’이다. 전성배(51·행시 34회) 대변인의 첫 인상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어눌한 듯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달변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변인으로서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방송통신위원회 출신으로 통신이용제도과장, 전파기획과장, 정책총괄과장 등을 거쳐 미래부 전파정책국장 자리에 있을 때는 방송통신 분야에서 가장 큰 현안이었던 700㎒ 대역 분배를 꼼꼼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했다. 주말과 휴일마다 사이클링을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이기도 하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올림픽 메달과 노벨과학상

    [이은경의 유레카] 올림픽 메달과 노벨과학상

    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난민팀 입장은 예상치 못한 감동을 주었다. 스포츠로 세계 평화를 이룩한다는 쿠베르탱의 올림픽 정신에 딱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과도한 상업주의, 약물복용, 심판의 오심 등으로 도마에 오른 올림픽에 대한 비판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올림픽 메달은 감동과 기쁨을 주지만 다른 의미도 갖는다. 올림픽의 메달은 선수 자신에게는 노력에 대한 보상과 미래의 기회를 뜻한다. 국민들에게는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국가에는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부여한다.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으로도 작용한다. 김연아의 메달로 피겨스케이팅이 큰 인기를 얻었고 ‘김연아 키드’라고 불리는 유망주들이 크고 있다. 그렇다고 올림픽 메달이 정부의 스포츠정책의 목적이어서는 곤란하다. 스포츠정책의 목적은 스포츠를 통해 국민들 삶을 건강하고 즐겁게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 올림픽의 메달은 이 목적을 위한 중간 단계나 수단일 뿐이다. 과학계에서 노벨상도 올림픽 메달과 비슷하다.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는 세계 최고의 실력을 공식 인정받는다. 마찬가지로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연구 성과를 공식 인정받는 것이다. 당사자에게는 노력과 재능에 대한 보상과 명예이고 국가와 국민에게는 영광, 자부심, 관심을 촉발하는 이벤트라는 점도 비슷하다. 첫 올림픽 금메달과 첫 노벨과학상은 상징적이다. 1970년대에 한국은 스포츠를 통해 절대빈곤에서 벗어나 먹고살 만해졌음을 세계에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1976년 레슬링의 양정모 선수가 올림픽 첫 금메달을 땄을 때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였다. 만일 한국 과학자가 노벨과학상을 타면 열광의 분위기는 그때보다 더할 것이다. 한국은 빠른 산업화를 이루었고 일부 분야에서는 선진국을 앞서고 있기도 하다.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연구성과 모두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 한국의 과학기술을 대내외에서 인정받고 싶은 열망은 자연스럽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노벨과학상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국민 모두 노벨과학상에 관심이 많고 기대가 크다. 매년 10월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다 역시나’ 하고 실망하고 일본이나 중국을 부러워하며 ‘우리는 언제쯤 받을까’란 질문을 반복한다. 정부는 노벨과학상이 목표라는 의도를 숨기기 어려운 기초연구 지원책을 펼쳤다. 외국 수상자들에게 한국의 수상 가능성을 물었을 때 “노벨과학상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열심히 꾸준히 연구한 결과에 따라오는 것”이라는 답은 우리에겐 설득력 없게 들린다. 우리나라의 노벨과학상 열망은 외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영국의 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6월 2일자에 한국의 과학연구에 대한 5쪽 짜리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첫 장에는 크고 굵은 글씨로 쓴 ‘남한의 노벨상 꿈’이란 표제가 선명하다. 기사는 한국의 연구비가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기초과학연구원(IBS)이 매우 유망한 연구 주제에 도전 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의 과학자 사회와 연구실 문화를 언급하면서 노벨과학상의 꿈을 위해서는 돈 말고도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익숙한 내용이지만 세계적 학술지를 통해 읽게 되니 민망했다. 연구자 개인은 노벨과학상을 연구의 목표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한 국가의 기초과학 정책의 목표가 노벨과학상일 수는 없다. 노벨과학상 수준의 연구를 할 인재를 키우고 사회가 그들의 연구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도록 하는 것, 그래서 과학발전을 통한 국가발전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인이 노벨과학상을 받더라도 수상자 개인의 영광을 넘어서는 사회 파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 사람 모으고 열공 모드로 대선 채비 安

    사람 모으고 열공 모드로 대선 채비 安

    국민의당 안철수(얼굴) 전 상임공동대표가 자신의 싱크탱크 조직을 재정비하고 강연 정치를 재개하는 등 내년 대선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내년 대선 시대정신은 분노 표출” 안 전 대표는 18일 경기 성남시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가진 강연에서 “격차 해소가 지난 대선 시대정신이었는데 지난 4년간 바뀐 게 없다 보니 이제 사람들의 마음이 ‘힘듦’에서 ‘분노’로 바뀌었다”며 “내년 대선 때는 더 큰 힘으로 분노가 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또 “포켓몬고가 인기를 끄니 갑자기 이에 대한 정부의 연구과제가 나오고, 알파고가 회자되니 연구과제가 나오는 데 대한 비판이 많았다”면서 “기초연구를 옛날부터 해야 했는데, 지금에야 ‘호들갑’ 떨듯이 국가과제로 1조원을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청년수당제도 논란 등에 대해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어떤 방법이 옳다고 서로 주장하기보다는 작은 규모라도 우선 시행해 보고 그중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방법을 채택하자는 것”이라며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 싱크탱크 2기 임원진 구성 전날에는 사단법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사원 총회에 참석해 2기 임원진을 구성했다. 새롭게 꾸려진 이사진은 1기 때와 비교해 외교·국방 분야를 보완,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이사장을 맡은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는 주일대사를 지낸 정치·외교 전문가다.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도 이사로 새로 합류했다. 안 전 대표의 외곽 자문기구에서 벗어나 내년 대선을 겨냥해 집권 전략과 공약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학자 출신인 같은 당 신용현·오세정·이상돈 의원 등과도 일주일에 1~2번씩 스터디를 하며 정책별 이슈를 준비하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권오준·현택환 올해 ‘최고과학기술인賞’

    권오준·현택환 올해 ‘최고과학기술인賞’

    연구자서 CEO된 권오준 포스코 회장 “AI 용광로 제어 등 신기술로 재도약” 현택환 기초과학硏 나노 연구 단장 “연구실서 헌신한 제자와 동료 덕분” “지금까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견인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 자동차, 기계, 조선 등 중공업이 이만큼 성장해 온 것은 철강산업이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굴뚝산업인 철강 분야를 대표해서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기술상을 받게 돼 기쁩니다.” 올해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공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권오준(왼쪽·66) 포스코 회장은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상의 기쁨을 이렇게 표현했다. 연구자로 시작해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른 권 회장은 1986~2009년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수석연구원과 포스코 기술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철강 신제품 14건, 제조기술 36건, 품질 예측모델 11건을 직접 개발하는 등 국내 철강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권 회장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철강산업 비관론에 대해 “새로운 기술과 소재 개발을 통해 잘 팔리는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자원을 배분함으로써 포스코의 주력인 철강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면 철강산업 분야의 어려움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최근 제조업이 스마트화하는 만큼 철강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용광로 제어에 인공지능(AI) 기술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상금 3억원의 사용 계획에 대해서는 “포스코가 설립한 포스텍과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한국공학한림원, 모교인 서울대에 각각 1억원씩 기부할 것”이라고 답했다. 권 회장과 함께 자연과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현택환(오른쪽·52)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이번 수상의 영광은 내 것이 아닌 그동안 연구실에서 고락을 함께했던 제자와 동료 연구자들의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이기도 한 현 교수는 크기가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합성 과정에 대한 기초연구를 수행해 나노입자 합성 분야 발전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수상자가 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엄마 과학자도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으면…”

    “엄마 과학자도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으면…”

    “결혼한 여성 과학자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육아와 연구를 병행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죠. 아이를 가진 엄마 과학자들이 실험실을 자유롭게 출퇴근하며 연구를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2일 ‘2015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 학술진흥상 수상자로 선정된 묵인희(52) 서울대 의대 교수는 “연구를 중간에 그만두는 것은 과학자 생명에 치명적인데, 남성보다 여성이 그런 면에서 더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묵 교수는 20년 이상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을 밝히는 기초연구와 치료제 개발, 진단법 등 실용화 연구에 집중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2004년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 약진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수상 소감에서 여성 연구자의 현실을 강조한 배경에는 그의 경험이 있었다. “육아와 연구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그는 “아이들이 아플 때도 연구실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밖에 없을 때는 특히 가슴이 쓰렸다”고 말했다. 그는 경력이 단절된 여성과학자들을 다시 연구실로 돌려보내는 것만큼 처음부터 연구실을 떠나지 않도록 연구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여성 과학자들에게 출산과 육아는 삶의 과정 중 하나이므로 연구 성과가 나오는 것이 남성 과학자들보다 늦어진다고 조바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인생은 속도보다는 방향이 더 중요합니다. 길게 보고 연구를 했으면 좋겠어요. 또 여성 과학자들이 경력 단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구를 이어 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합니다.” 한편 젊은 여성 과학자들에게 주어지는 펠로십 수상자로는 ▲김현경(34)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조교수 ▲이정민(36) 카이스트 연구조교수 ▲유남경(32) 서울대 박사후연구원이 선정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노벨상 ‘0’인 한국에 대한 네이처의 일침

    우리나라가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한 이유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지가 조목조목 짚었다. 기초연구의 장기 투자에 인색하고 토론이 적고 경직된 연구실 문화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뼈아픈 지적이지 않을 수 없다. 네이처지의 충고를 허투루 흘려서는 안 된다. 천문학적인 연구개발(R&D)비를 쓰고도 왜 우리는 과학계의 변방에 머물러야 하는지 깊은 자성과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 네이처지가 내놓은 첫 번째 충고는 기초연구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당장 ‘돈’이 될 수 있는 반도체, 통신, 의료응용 분야 등에만 관심이 있고 수십 년 동안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는 뒷전인 게 사실이다. 시류에 편승해 선진국의 과제를 그대로 따라가는 연구 풍토에서는 독창적인 성과가 나올 리가 만무다. 정부가 뒤늦게 연구개발 혁신 방안을 마련하면서 대학이 기초연구에 매진하도록 한 것도 다 그래서다. 하지만 기초과학 연구를 대학에만 맡길 게 아니다. 기업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초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2002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도 기업의 연구원이었다. 이 기업은 당시 한 해 연구개발비가 80억엔인데 그중 30억엔을 사업과 관계없는 기초과학 연구비로 썼다고 한다. 일본이 지난해까지 과학 분야에서 21명의 수상자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도 기초과학 분야의 육성 정책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상명하복식의 경직된 연구실 문화는 참으로 부끄러운 지적이다. 과학을 한다는 연구자들이 활발한 토론도 없고 줄 세우기식 연구실 분위기에서 숨 막히게 일하다 기껏 스트레스를 푼다며 밤늦게까지 어울려 술 마시는 문화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가 없다. 이런 문화가 여학생들의 연구활동 진입에 장애물이 되면서 연구의 다양성을 가로막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지난해 R&D 예산은 86조원에 이른다. 미국 등에 비하면 적다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R&D의 비중은 세계 1위다. 그런데도 노벨상은커녕 논문수도 형편없이 적은 것은 ‘헛돈’ 쓰고 있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셈이다. 엄청난 예산을 어떻게 배분하고, 제대로 잘 쓰는가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연구자들이 한 우물을 파며 연구에 정진할 수 있도록 연구 문화 풍토부터 확 바뀌어야 한다.
  • 한국에서 노벨과학상 나올 수 없는 5가지 이유

    한국에서 노벨과학상 나올 수 없는 5가지 이유

    한국 과학계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가 5가지 이유를 들었다. 1일(현지시간) 네이처는 ‘왜 한국은 세계 최고의 연구개발 투자국인가?(Why South Korea is the world’s biggest investor in research?)’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제목만 보면 한국의 연구환경을 칭찬한 듯 보이지만 사실 글의 주제는 ‘(한국은 세계 최고의 연구개발 투자국인데도) 왜 노벨과학상을 못 타는가’이다. 2014년 기준 한국은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에서 세계 1위다. 그러나 아직까지 과학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네이처는 “한국은 노벨상 수상에 큰 희망을 걸고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노벨상은 돈만으로 안된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라며 한국 과학계의 현실을 꼬집었다. 네이처가 분석한 ‘한국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없는 이유’ 5가지를 소개한다. 1. 상명하복 상명하복식의 연구실 분위기는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데 있어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조용하고 보수적인 문화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란 힘들다.   2. 기업주도 R&D 투자 대부분이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계에서 나온다. 2014년 R&D 투자의 75%는 기업에서 이뤄졌다. 산업계의 투자는 응용 분야에 국한돼 있어 기초과학 발전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초연구에 대한 장기적 투자에 인색한 정부의 접근방식도 문제가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가 설립되기 전까지 정부는 그동안 반도체, 통신, 의료 등 응용 분야에 집중투자해 왔다.   3. 시류편성 올해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 9단의 바둑 대결을 벌였다. 세계가 주목한 경기가 알파고의 승리로 끝나자마자 박근혜 대통령은 인공지능에 202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나의 사례만으로 ‘인공지능이 미래’라며 투자비중을 대폭 늘리는 것이다. 이러한 ‘주먹구구식 대응’은 한국이 아직도 ‘패스트 팔로어’(성공사례를 따라가려는 자) 마인드를 버리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4. 두뇌유출 시류에 편승해 연구투자 비중을 늘리고 줄이는 연구 환경 때문에 한국의 많은 인재들이 국외로 유출되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인 과학자 중 70%가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남겠다고 응답했다. 투자 규모를 늘려도 연구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인재 유출 문제를 막을 수 없다.   5. 논문부족 한국은 R&D 투자 규모에 비해 논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국은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1999년 2.07%에서 2014년 4.29%로 두배 이상이 됐다 . 그러나 2014년 기준 발표 논문 수는 7만 2269편으로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1.22%인 스페인보다 적었다. 스페인의 발표 논문 수는 7만 8817편으로 한국의 논문 수보다 많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한국 노벨상 ‘0’인 이유는… 네이처 일침

    한국 노벨상 ‘0’인 이유는… 네이처 일침

    “21대0!” 지난해 10월 노벨상 수상자 발표 직후 장탄식과 함께 스코어 하나가 불쑥 터져 나왔다. 이 득점표는 역대 일본·한국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숫자를 의미한다. 한국이 ‘0’이다. 당시에도 다양한 분석과 대안이 나왔지만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가 또다시 한국의 연구·개발(R&D) 투자 현황을 분석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를 상세히 다뤘다. 2일 네이처는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는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노벨상 수상자를 내지 못하는 것은 기초연구에 대한 장기적 투자에 인색하고, 연구실 문화가 경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 기준 총 R&D 예산을 보면 한국은 민간과 정부 연구기관을 합쳐 723억 달러(약 85조 8201억원)에 달한다. 미국은 4569억 달러(약 542조 3403억원), 중국 3687억 달러(약 437조 6469억원), 일본 3630억 달러(약 430조 8810억원)로, 한국은 여전히 다른 경쟁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 GDP 대비 R&D 예산을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4.29%에 달해 그동안 1위를 고수했던 이스라엘(4.11%)을 앞질렀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은 2~3%에 불과하다. 네이처는 이 부분에 집중하며, 한국이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을 5% 수준까지 확대하는 계획도 소개했다. 그러나 노벨상과 거리가 먼 것은 기초과학 분야에 수십 년 동안 장기적으로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데 한국은 과학 분야 투자의 역사가 길지 않고 멀리 내다 보는 투자문화도 정착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연구자의 말을 빌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려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분야에 대해 집중 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한데 지나치게 단기적 성과에 집착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연구계의 문화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는 연구실 내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뤄져야 하는데 한국은 유교권 문화의 영향으로 지나치게 ‘조용’하다. 전반적으로 밤늦게까지 어울려 술자리를 하는 문화가 연구계에서도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이것이 여학생들이 연구 활동을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성적 장벽’(gender gap)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제주 오름 곶자왈 국립 공원 지정 검토

    제주 오름 곶자왈 국립 공원 지정 검토

    제주 오름(기생화산)과 곶자왈 지역 등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현재 국립공원으로 지정 운영 중인 한라산을 비롯해 곶자왈·오름 등의 중산간지역, 해양도립공원 등 제주의 주요 생태축을 연결하는 국립공원 광역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도는 국립공원 광역화 가능성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을 방문해 국립공원 지정 기준의 적합성 등을 확인했다. 또 ‘제주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기초연구 용역’을 의뢰하는 등 제주의 주요 환경자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립공원 지정은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를 거쳐 지자체 의견을 수렴한 뒤 관계 부처와의 협의와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 고시된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앞으로 ‘제주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기초연구’ 결과물을 토대로 2017년 국립공원 지정건의를 위한 절차를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공원은 ▲자연생태계 ▲자연경관 ▲문화경관 ▲위치 및 이용 편의를 충족하고, 교육·과학적 가치와 휴양적 가치를 고려해 지정된다. 자연공원법에 제시된 5가지 지정 기준은 ▲자연생태계의 보전상태가 양호하거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천연기념물·보호야생동식물 등이 서식할 것 ▲자연경관의 보전상태가 양호하며 경관이 수려할 것 ▲문화재 또는 역사적 유물이 있으며 문화경관이 자연경관과 조화돼 보전의 가치가 있을 것 ▲지형보존과 관련해 각종 산업개발로 경관파괴 우려가 없을 것 ▲위치 및 이용 편의와 관련해 국토의 보존·이용·관리 측면에서 균형적인 자연공원의 배치가 있을 것 등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日자민당, 무기연구비 대폭 증액 논란...군사대국 꿈꾸나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무기 연구와 관련한 정책 자금 조성을 대폭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대학, 공공 연구소, 민간기업 등이 군사기술로 응용 가능한 기초연구를 할 때 방위성이 연구비를 지급하는 ‘안전보장기술연구추진제도’ 투입 자금을 100억 엔(약 1084억원) 규모로 증액하도록 일본 정부에 요구하기로 전날 열린 국방부회 회의에서 의견을 모았다. 안전보장기술연구추진제도는 작년도에 조성금 3억 엔(약 32억 5000만원) 규모로 시작됐으며 금년도에는 조성금이 6억 엔(약 65억원)으로 늘었는데 이를 다시 약 17배로 증액하는 구상이다. 자민당은 무기기술의 중장기 전략 책정이나 관련 성청(省廳) 간 조율을 하는 새로운 회의를 신설하는 것과 군수품 개발·공급을 담당하는 방위장비청 인력 증원도 요구하기로 했다. 또 무기를 타국과 공동개발하거나 수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촉진하거나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것도 과제로 꼽았다. 오쓰카 다쿠(大塚拓) 자민당 국방부회장은 “(방위분야의) 기술 혁신은 전례 없는 속도로진전하고 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일본의 안전을 잃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자단체 등에서는 “학술계가 전쟁에 이용된 전전(戰前, 1945년 패전 이전)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애 첫 연구비 年 3000만원… 백화점식 연구보다 한 우물 판다

    생애 첫 연구비 年 3000만원… 백화점식 연구보다 한 우물 판다

    # 정부출연기관의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모(40)씨는 몇 달 전 퇴근길에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지금 진행 중인 연구의 성과 보고서를 내일까지 작성해 제출해 달라”는 소관 정부부처 사무관의 연락이었다. 최씨는 다음날 예정된 실험을 동료에게 맡겨 놓고 보고서 작성에 밤새 매달려야 했다. 그는 “중장기 연구로 지원을 받더라도 1년도 안 돼서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는 경우가 잦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 지난달 말 세계적 과학출판 그룹 ‘네이처’가 발표한 ‘2016 네이처 인덱스’에 따르면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 국내 주요 대학의 연구 경쟁력 순위가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해 한국 대학의 기초과학 연구 경쟁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기초연구 투자는 2~3년도 안 돼서 성과를 요구하는 단기적 시각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다”며 “기초과학과 단기적 성과를 요구하는 상용화 기술 개발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는 정부의 연구비 지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공감한 듯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첫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 연구·개발(R&D) 시스템의 근본적이면서도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회의에서는 특히 R&D의 3각축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의 차별화된 연구 지원이 강조됐다.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할 산학연이 그동안 서로 엇비슷한 연구로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소모적으로 경쟁해 왔는데 앞으로는 각자 역할에 맞고 잘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개편하겠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각각의 연구 주체별로 ▲대학은 기초연구와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고 ▲출연연은 10년 뒤 먹거리를 찾는 원천연구와 기업이 하기 힘든 연구에 무게중심을 두는 한편 ▲기업은 상용화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대학의 기초연구 역량을 높이기 위해 관련 예산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특히 역량이 충분한데도 초기 자금이 부족해 제대로 연구하지 못하는 신진 학자들을 위해 최대 5년간 연간 3000만원 내외의 ‘생애 첫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모든 대학의 기초연구사업에 대해 논문 수나 특허 수 등 양적 성과목표를 전면 폐지하고 질 중심의 평가시스템으로 바꿀 계획이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국가에서 지원한 연구비의 사용 내역은 소속 대학에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연구 자율성을 강화했다. 다만 연구 부정이나 연구비 유용 등 비리가 발생할 경우 지원을 축소하고 연구자에 대한 제재 조치를 강화한다. 출연연의 역할도 대폭 수정된다. 단기적이고 백화점식 연구에서 벗어나 정부에서 지원하는 연구비의 70% 이상을 기관별로 5개 내외의 핵심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출연연의 정부수탁과제는 10년 뒤 먹거리를 찾는 원천기술 개발을 원칙으로 ‘5년 이상 5억원 이상’ 규모의 중장기 투자방식으로 운영된다. 또 연구수행과 관련 없는 지출금지 사항만 제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연구비를 집행하도록 해 연구 자율성을 높이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R&D 투자의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정부부처가 투자 우선순위에 따라 자체적으로 R&D의 10%를 구조조정해 부처별 핵심 과제에 재투자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기초연구, 논문·특허 숫자 안 따진다

    기초연구, 논문·특허 숫자 안 따진다

    원천기술 등 선도형 R&D 혁신 양적 목표 폐지… 질적 성과 유도 기초연구비 지원 4000억 증액 朴대통령 “한국 新넛크래커 직면… 과학기술로 어려움 극복할 것” 국가 과학기술의 체질 강화를 위해 2018년까지 대학에 대한 정부의 기초연구비 지원이 올해보다 4000억원 늘어난 1조 5000억원으로 확대된다. 또 기초분야 연구의 경우 기존 논문이나 특허 등 ‘양적 성과’ 목표가 전면 폐지되고 ‘질적 성과’ 중심으로 바뀐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제1차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정부 연구·개발(R&D)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과학기술전략회의는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기능이 취약하다는 과학계의 지적에 따라 신설된 조직으로, 국가 R&D 정책의 컨트롤타워 기능, 중장기 비전 제시, 과학기술계의 구조적 문제 해결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일본의 엔저 공세와 중국의 기술발전으로 최근 새로운 ‘넛크래커’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해답은 결국 과학기술에 있고 과학기술 혁신정책을 범국가적으로 선도해 나갈 국가전략 프로젝트 추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략회의에서는 그동안 ‘전략 없는 투자’와 선진국을 쫓아가는 ‘추격형 R&D’에 집중한 나머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과학기술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데 대한 반성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선도형 R&D’ 정책 수립이 집중 논의됐다. 우선 정부는 대학의 R&D 핵심 목표를 ‘풀뿌리 기초연구 강화’에 두고 올해 1조 1000억원 수준의 기초연구비를 2018년까지 1조 5000억원까지 확대하는 한편, 한 가지 주제만 집중 연구하는 ‘한우물 파기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10년 이상 장기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10년 후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원천 연구와 기업이 하기 힘든 대형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출연연구기관이 현재와 같은 단기적이고 백화점식의 연구에서 5개 안팎의 기관별 핵심 과제를 선정해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거대 현미경으로 우주 ‘미시세계’ 본다

    거대 현미경으로 우주 ‘미시세계’ 본다

    입자들을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 생명과학 등서 물질 구조 밝혀내 지난달 말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가속기인 강입자충돌기(LHC)가 족제비 한 마리로 인해 단선사고가 발생해 긴급 정지되는 일이 발생했다. LHC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지하에 건설된 길이 27㎞의 원형 가속기로, 2012년에는 ‘신의 입자’로 알려진 힉스입자를 발견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초대칭입자를 찾기 위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는 무엇인가’는 물리학자와 화학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19세기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완성하면서 세상의 모든 물질은 주기율표상 원자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20세기에 들어서 원자는 핵과 전자로 이뤄져 있고, 다시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모여서 구성됐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깨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양성자, 중성자, 전자는 더이상 깨질 수 없는 기본입자라고 확신했다. 그렇지만 1964년 미국의 물리학자 머리 겔만이 ‘쿼크 이론’을 제시하면서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는 더 작아졌다. 쿼크의 존재를 증명하고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를 찾아내려는 입자물리학자의 실험도구가 바로 ‘입자가속기’다. 입자가속기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이용해 전자나 양성자, 이온 등 전하를 갖고 있는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뒤 원자핵과 충돌하게 하는 장치다. 가속된 입자들이 원자핵과 부딪치면 핵이 쪼개져 양성자나 중성자가 핵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여러 개의 원자핵으로 분열되기도 하고 새로운 소립자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물질의 구조를 밝히는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의학, 재료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입자가속기가 쓰이고 있다. 입자가속기는 가속 방식에 따라 선형과 원형으로 나눌 수 있고 가속 입자의 종류에 따라 전자와 양성자 가속기로 구분된다. 선형 가속기는 저에너지 선형 가속기와 고에너지 선형가속기로 구별한다. 저에너지 선형 가속기는 가속하고자 하는 입자를 고전압에 한 번 통과시켜 단숨에 가속시키는 방식이고, 고에너지 선형 가속기는 입자를 비교적 낮은 전압에 반복적으로 통과시켜 높은 에너지를 얻는 형태다. 선형 가속기는 원형 가속기보다 균일하고 강한 입자빔을 얻을 수 있으며 일직선이기 때문에 입자가 위치를 바꿀 때 나타나는 미세한 제동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가속하고자 하는 입자의 크기가 커질수록 가속기가 길어져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단점이 있다. 원형 가속기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정된 공간에 입자를 나선(사이클로트론)이나 원(베타트론, 싱크로트론)을 그리며 돌면서 가속되도록 한 것이다. 전자를 가속시키는 전자가속기는 원형 가속을 할 경우 제동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크기 때문에 주로 선형 가속기 형태로 만들어진다. 반면 전자보다 질량이 큰 양성자를 이용한 가속기는 제동 에너지 손실이 작아 대부분 원형 가속기로 만들어진다. 충돌형 가속기는 광속에 가깝게 가속시킨 원자핵이나 소립자를 서로 충돌시켜 우주를 구성하는 궁극적 입자의 존재를 밝히기 위한 것이며 양성자 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시켜 표적에 충돌시킴으로써 희귀 동위원소를 만드는 데 활용된다. 중이온가속기도 수소, 헬륨보다 무거운 중이온을 고에너지로 가속시켜 다른 원자핵에 충돌케 해 희귀 동위원소를 만드는 데 주로 활용되는 장치로 신물질 연구, 의학 연구 등에 쓰이고 있다.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전자가 강력한 자기장을 지날 때는 빛(방사광)이 방출되는데 이를 활용하는 장치가 방사광 가속기로 연료전지 등 첨단재료 기술, 세포 영상획득 기술, 단백질 구조분석 등 다양한 과학기술 연구에 활용된다. 입자가속기를 운영하는 연구자들이 10년에 한 번씩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가속기콘퍼런스’(IPAC16)가 9~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이번 콘퍼런스는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는 포스텍과 양성자가속기를 갖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입자가속기를 보유한 한국원자력의학원, 중이온가속기로 연구를 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등 4개 기관이 주관하는 것으로 전 세계 36개국 1300여명의 연구자와 산업계 인사가 모여 최신 가속기 기술 개발 및 연구 동향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사]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과장 정창현△에너지안전과장 이영호△석유산업과장 박재영 ■병무청 ◇과장급 승진임용△규제개혁법무담당관 최규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그룹장·센터장△SW·콘텐츠원천연구그룹장 정희범△정보화혁신센터장 최병태◇실장 <미래전략연구소>△기술경제연구실장 고순주△기술정책연구실장 심진보△산업전략연구1실장 신용희△산업전략연구2실장 송영근△미래사회연구실장 최민석△기술전략연구실장 박애순△기술기획연구실장 장종수△씨앗기술연구실장 박윤옥<sw·콘텐츠연구소>△기업지원협력실장 김광수△스포테인먼트연구실장 김호원△실감인터랙션연구실장 이준석△정보시스템운영개발실장 권정국△차세대정보시스템개발실장 김상현△고성능컴퓨팅시스템연구실장 강동재△서버플랫폼연구실장 김영우△스토리지시스템연구실장 김홍연△임베디드SW플랫폼연구실장 김정시△모바일서비스플랫폼연구실장 조창식△의료센서연구실장 유한영△지능형운전지원연구실장 김도현△차세대OS기초연구실장 정성인<초연결통신연구소>△기업지원협력실장 한인탁△IoT플랫폼연구실장 명승일△감성인식IoT연구실장 신현순△물류프로세스연구실장 윤대섭△신뢰네트워킹연구실장 고남석△인프라가상화기술연구실장 박수명△전광네트워킹연구실장 윤지욱△초연결미래기술연구실장 허재두<ict소재부품연구소>△기업지원협력실장 안승호△소재부품미래연구실장 변경진△정보제어소자연구실장 황치선△플렉서블정보소자연구실장 조남성△웨어러블소자연구실장 안성덕△광융합플랫폼연구실장 김기수△유무선가입자광부품연구실장 주정진△전력제어소자연구실장 이영기△혼성신호처리연구실장 석정희△IT융합공정연구실장 박종문△프로세서연구실장 권영수△RF SoC 연구실장 구본태△소재부품원천연구실장 이명래△소재부품창의연구실장 김현탁<방송·미디어연구소>△기업지원협력실장 김재훈△테라미디어전송연구실장 정준영△미디어주파수공유·응용연구실장 김흥묵△광파영상재현연구실장 정원식△나노미디어전송연구실장 임형수△대화형실감미디어연구실장 서정일△우주항공시스템연구실장 이병선△위성방송통신연구실장 오덕길△위성항법·레이더연구실장 신천식△스펙트럼공학연구실장 정영준△트래픽분산·공동사용연구실장 박승근△EM-X연구실장 권종화△RF프론티어연구실장 조인귀△스마트전파모니터링연구실장 최용석△기상위성지상국체계개발실장 최장섭△기상위성지상국기술개발실장 정원찬△테라헤르츠원천연구실장 박경현△전파원천연구실장 송명선△미래기술연구실장 강경옥△무인기ICT연구실장 임광재<5G기가통신연구본부>△5G사업전략실장 홍승은△이동응용모뎀연구실장 조권도△모바일단말제어연구실장 신재승△이동무선백홀연구실장 김일규△무선전송연구실장 이준환△기가모뎀연구실장 이 훈△무선네트워크연구실장 백승권△무선원천기술연구실장 이유로△실감감성플랫폼연구실장 한미경<ksb융합연구단>△자가학습엔진연구실장 김귀훈<대경권연구센터>△지역산업IT융합연구실장 문기영△스마트비전연구실장 정윤수△기업지원협력실장 송윤정<호남권연구센터>△지역산업기술개발실장 김성창△기업지원협력실장 유정희△광응용부품연구실장 이종진<서울SW-SoC융합R&BD센터>△SW-SoC인력양성실장 노예철 ■서울시립대 △정경대학장 겸 사회과학연구소장 원용걸△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겸 산업경영연구소장 이춘우△자유융합대학장 전인한△대학원 부원장 박인권△교무처 교육혁신본부장 겸 교수학습개발센터장 겸 비교과교육지원센터장 성한경△정경대학 부학장 금재덕△경영대학 부학장 겸 경영대학원 부원장 신동우△자유융합대학 부학장 겸 자유융합대학 자유전공학부장 양인준 ■강릉원주대 △인문대학장 김만원△자연과학대학장 윤재선△공과대학장 전덕수△박물관장 홍형우△국제교류위원회 위원장 김영식△학생생활관 분관장 이상근△부설 유치원장 한종화△사회봉사센터소장 김경년△공동실험실습관장 신현호△치의학교육연구센터소장 박문수△체육부장 강영갑 ■상명대 ◇서울캠퍼스△미래창조산학대학장 박재근△정책실장·신성장사업본부장 및 미래창조산학대학 학위과정부장 순희자◇천안캠퍼스△산학협력단 부단장 및 창업지원단장 박상순△산학협력단 창업교육센터소장 및 기업지원센터소장 박종섭△산학협력단 현장실습지원센터소장 왕한호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분당차여성병원 제1진료부장 장성운△분당차여성병원 제2진료부장 한만용△교육수련부장 유은경△교육수련차장 김상훈△기획조정차장 김승기△내과부장 양동호△병리과장 김태헌△산부인과장 이미화△정신건강의학과장 최태규△임상약리학과장 이상혁△시험관아기센터(불임센터) 소장 권황△산후관리센터 소장 안은희△산부인과 초음파실장 문명진△국제진료센터장 전영은 ■동부증권 ◇보임△FICC사업부장 한인철△FICC운용본부장 권봉철△FICC운용팀장 문완철△원주지점장 이승호 ■BNK투자증권 ◇신임△법인영업부 상무 한완호 ■흥국투자증권 ◇신임 <상무>△금융상품영업본부장 권진환 ■현대BS&C ◇승진△건설부문 대표 부사장 설동진△IT부문 대표 부사장 홍정화△IT부문 IT1사업본부장 전무 노영주
  • [인사]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 ◇3급 승진 임용△예금사업단 금융총괄과장 이영훈△부산지방우정청 사업지원국장 권수일◇4급 전보△재정기획담당관 김도균 ■행정자치부 △세종특별자치시 기획조정실장 고기동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과장 서정호△통상무역협력과장 임지현△연안해운과장 오행록△항만기술안전과장 김우철△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항만물류과장(직무대리) 김용태△인천지방해양수산청 선원해사안전과장 명노헌△인천지방해양수산청 계획조사과장 김태년△미래전략팀장 최종욱△해양수산인재개발원장(직무대리) 김평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이사관 승진△방송정책기획과장 곽진희△방송기반총괄과장 박동주△국민대통합위원회 파견 김용일◇서기관 승진△창조기획담당관실 이광용△행정법무담당관실 정우섭△방송정책기획과 차중호△이용자정책총괄과 정복덕 이수경△방송기반총괄과 김우석△대통령비서실 파견 권희수 ■국가인권위원회 ◇고위공무원 승진△기획조정관 이석준◇과장급 전보△장애차별조사1과장 박성남△아동청소년인권팀장 박광우 ■KGC인삼공사 △국내사업본부장 박정환△R&D본부장 이종원△전략본부장 최삼규△대외협력기술담당 장일무△마케팅실장 이순원△브랜드실장 안빈△영업실장 이종림△신유통사업실장 이상권△원료사업실장 박종곤△SCM실장 박찬성△해외기획실장 박만수△제품연구소장 이성계△기초연구소장 한창균△자원분석연구소장 박채규△전략실장 강동수△커뮤니케이션실장 허철호△경영지원실장 김내수△품질보증센터장 조용래△재무실장 안상덕△부여공장장 문호은△원주공장장 전삼식△인재개발원장 정옥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기준실장 지영건 ■고려대 △세종캠퍼스 교학처장 최종택 ■한양대 ◇서울캠퍼스△교학부총장 이관수 ■덕성여대 △평가처장 강수경△영재교육원장 강성주 ■한국방송통신대 △사회과학대학장 문상원△전북지역대학장 김성수 ■연세대학교 의료원 △연세암병원장 노성훈△연세암병원 부원장 금기창△안이비인후과병원 원장 최은창△어린이병원 원장 한상원△의학도서관장 이우정△이싱검진센터추진단장 김광준△통일보건의료센터소장 전우택◇보건대학원△국민건강증진연구소장 지선하◇의과대학△의예과부장 김철훈△연세의생명연구원 연세유전체센터장 백순명△유전과학연구소장 김경섭△내분비연구소장 이은직△폐질환연구소장 김영삼△장기이식연구소장 김명수△뇌연구소장 장진우△시기능개발연구소장 한승한△희귀난치성신경근육병재활연구소장 강성웅△비뇨의과학연구소장 정병하△면역질환연구소장 신전수△재활의학연구소장 신지철△방사선의과학연구소장 최병욱△의학행동과학연구소장 송동호△에이즈연구소장 최준용△마취통증의학연구소장 신증수△각막이상연구소장 김응권◇치과대학△치의예과부장 문석준△통합진료학과장 김기덕△치과생체재료공학연구소장 김광만△구강종양과장 김진△치과의료기기시험평가센터소장 김광만◇세브란스병원△혈액내과장 정준원△노년내과장 김창오△정신과장 김찬형△위장관외과장 형우진△대장항문외과장 이강영△간담췌외과장 최진섭△비뇨기과장 최영득△가정의학과장 인요한△마취통증의학과장 민경태△병리과장 박영년△의학공학과장 박종철△수술실장 민경태△장기이식센터 조직은행장 박한기△교육수련부수련2차장 김태임△세브란스체크업의원 방사선안전관리의사 강원준△혈액관리과장 나현진△보건관리과장 이덕철△뇌졸중센터소장 허지회◇강남세브란스병원△내과부장 이동기△종양내과장 정희철△류마티스내과장 박민찬△혈액내과장 정희철△신경과장 김원주△정신과장 김재진△외과부장 윤동섭△위장관외과장 최승호△간담췌외과장 윤동섭△정형외과장 이우석△산부인과장 조시현△안과장 이형근△이비인후과장 김경수△비뇨기과장 정병하△가정의학과장 이용제△재활의학과장 박윤길△영상의학과장 윤춘식△마취통증의학과장 심연희△진단검사의학과장 정석훈△보존과장 박정원△암병원갑상선암센터소장 장항석△암병원유방센터소장 정준△암병원위식도센터소장 정희철△암병원췌담도센터소장 윤동섭△암병원전립선센터소장 정병하△암병원자궁난소센터소장 김재훈△암병원뇌종양센터소장 이규성△호흡재활센터소장 강성웅△강남세브란스체크업소장 박효진△강남세브란스체크업부소장 이병권△임상연구보호센터소장 송영구△의생명융합센터소장 안철우◇용인세브란스병원△진료부장 김형식△교육수련부장 정수윤△내과장 이정은△신경과장 홍지만△소아청소년과장 오승환△외과장 임진홍△정형외과장 김형식△산부인과장 김혜연△가정의학과장 정동혁△영상의학과장 정수윤△마취통증의학과장 박원선△진단검사의학과장 김희정△치과장 전국진△적정진료관리실장 이정은◇연세암병원△소아혈액종양과장 유철주△진단검사의학과장 김현옥△마취통증의학과장 이기영△영상의학과장 김은경△유방암센터장 백순명△암예방센터장 김태일△완화의료센터장 최혜진△암지식정보센터장 금웅섭◇치과병원△통합진료과장 정복영◇심장혈관병원△심장영상의학과장 최병욱◇안이비인후과병원△진료부장 한승한△안과장 한승한◇어린이병원△진료부장 손명현△소아청소년과장 김호성△신생아과장 박국인△소아정신과장 송동호△임상유전과장 이진성△소아외과장 오정탁△소아신경외과장 김동석△소아비뇨기과장 한상원 ■한국감정원 △감사실장 송영소△서울강남지사장 조주현 ■SK증권 △법인영업본부장(상무) 안수웅◇신임△신탁팀장 김상철△상해사무소장 안소영 ■코스콤 ◇신임 <부서장>△구매업무실 이창원△청산결제업무부 고재술△금융솔루션부 윤재곤△정보사업부 조승찬△전자인증사업부 배용호△품질관리부 정옥필△미래사업실 곽기웅◇전보 <부서장>△핀테크연구부 김광열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이영희 성균관대 교수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이영희 성균관대 교수

    깡촌 소작농의 아들 누나의 희생으로 진학 철도원으로 살다가 다시 주경야독육사에 붙고도 결핵으로 불합격그래도 내 결론은 도전박운상 선생님 덕에 물리학에 눈떠4년 만에 석·박사 탄소나노튜브 실험과 응용 연구나는 콧수염 학자 애벌레처럼 살 거야 “제가 원래 털이 빨리 자라는 편이에요. 철도원 생활을 하다가 스물두 살에 대학에 들어갔는데 공부를 오랜만에서 해서 그런가, 너무 재미가 있는 거예요. 공부에만 정신이 팔리니까 다른 일들은 다 귀찮아지더군요. 하루이틀 안 깎은 게 60이 넘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콧수염의 역사를 묻자 이영희(61) 교수는 “사람들이 전공인 탄소나노튜브보다 이 털들을 더 궁금해하니 큰일”이라며 껄껄 웃었다. 경기 수원에 있는 연구실(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물리학과)로 그를 만나러 간 지난 15일은 전국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날이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리구조연구단 단장을 겸하고 있는 이 교수는 7명의 교수, 30명의 박사후연구원 및 연구교수, 80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 등 120명에 이르는 대식구와 분주한 하루를 보낸다. “학생들 논문 지도 때문에 요즘 정신이 없다”며 약속 시간에 30분 늦은 데 대해 양해를 구했다. -1974년 2월의 어느 날 아침. 그날도 오늘처럼 추웠다. 기차를 타고 출근하며 메마른 창밖을 내다보는데 문득 ‘10년 뒤에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립철도고를 졸업하고 철도청에 들어간 지 한 달 정도 됐을 때였다. 인천 부평에서 누나 집에 얹혀살며 매일 근무지인 서울역으로 통근을 했다. 갑작스럽게 든 생각처럼 결론도 갑작스럽게 났다. ‘그래, 다시 공부를 하는 거야. 공부를 하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리겠지.’ 그때 고민만 하고 끝났다면 지금쯤 난 한적한 시골역의 역장이 돼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그렇게 산 것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중학교 때까지 전북 김제의 깡촌에서 자랐다. 논이 동네 주변을 빙 둘러싸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누가 “이 동네에서 가장 못사는 집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누구라도 우리 집을 가리켰을 것이다. 부모님은 다른 사람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소작농이었다. 좀 더 정확히는 머슴에 가까웠지만.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초등학생 때 가진 꿈은 말을 타고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큰 농장을 갖는 것이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어린 사람에게까지 무시당하는 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는 동네 형들하고도 주먹질을 할 정도로 괄괄한 ‘이씨네 말썽꾸러기’로 통했다. -원래 집안 사정이 안 좋기는 했지만 애들이 공부도 제대로 못 할 만큼 어려워진 것은 ‘딸깍발이’ 할아버지 탓이 컸다. 일제가 쳐들어와 양반들이 몰락하자 “왜놈들 세상에선 아무것도 안 한다”며 평생 돈벌이라곤 하지 않으셨다. 집 안에 먹을 게 다 떨어져 자식들이 굶고 있는데도 할아버지는 소신만 지키셨던 것 같다. 평생 힘들게 사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하면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지금도 여전하다. 어려서 “할아버지 때문에 우리 집은 이게 뭐냐”고 대들다가 아버지나 삼촌들한테 맞은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가난한 집에 먹는 입은 많다고, 나는 3남 2녀 중 장남이었다. 바로 위 누나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누나는 집안 사정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내가 이만큼이나마 된 것도 그렇지만 여동생과 남동생이 초등학교 교사와 공무원을 하고 있는 것도 누나의 희생을 바탕으로 가능했다. -부모님은 “우리 장남 영희는 중학교까지는 나와야지”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뒤집어 보면 중학교 졸업도 쉽지 않은 일이어서 그랬는지 모른다. 남의 집 머슴일을 하면서 틈틈이 중학교 등록금을 모아 놓으셨는데, 어느 날 그 돈을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중학교에 못 가게 될 상황이 된 거였다. 그때 이웃집 할머니께서 “사내놈이 중학교까지는 나와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기저기 수소문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 주셨다. 그게 나에겐 약이 됐다. 중학교 들어가서 정말 미친 듯이 공부만 했다. 한 초등학교 친구가 “영희가 미쳤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다. 꿈은 없었다. 그냥 공부를 잘하는 걸로 만족이었다. -대학교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등학교는 마치고 싶었다. 집안 사정을 생각하면 인문계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러다 나라에서 세운 철도고에 들어가면 학비 대주고, 나중에 취업까지 시켜 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딱 내 학교였다. 그렇게 철도고에 들어갔는데 철도원으로 인생의 방향이 정해지다 보니 별달리 꿈이란 게 생길 턱이 없었다. 머리건 몸이건 좀 더 써 보고 싶은데, 내 몸의 혈액과 호르몬들은 나에게 한계 상황까지 가 보라고 다그치는데 현실은 그저 ‘등교-수업-하교’가 전부였다. 그러다 유도를 시작했다. 먹고 자는 시간과 수업받는 시간을 빼고는 그것만 했다. 다른 생각은 없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멋지게 업어치고 메칠 수 있을까, 관심은 그것뿐이었다. -1974년 1월 5일 토요일에 졸업식을 하고 7일 월요일 서울역으로 첫 출근을 했다. 통신전자과 출신인 나에게는 통신기지국과 열차 간 송수신기에 문제가 없는지를 점검하고 열차 자동 정지장치를 수리하는 일이 부여됐다. 그렇게 정신없이 한달을 지내고 난 어느 날 아침, 불현듯 미래에 대한 고민이 들었던 것이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시작됐다. 딱히 어떤 대학, 어떤 학과를 가겠다는 생각 같은 건 없었다. 공부가 하고 싶었다. 배움에 대한 갈증에 공부를 벌컥벌컥 마시고 싶었다고나 할까. 실업계 학교를 나왔으니 당연히 대학 입시 기초가 약했다. 서울 종로2가에 있는 종로YMCA에서 대학입시반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난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국문학과가 어울릴까? 수학 문제를 풀 때가 제일 신나는데, 그리로 가 볼까?’ -물리학을 공부하기로 한 것은 학원에서 ‘분석물리’ 과목을 가르치던 박운상 선생님 덕이다. 입시 학원이었음에도 문제 풀이 요령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간단한 실험도구를 갖고 물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물리학도 문학만큼이나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구나.” 거창하게 말하면 내 인생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맞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1975년 초 기관차 수리 공장이 있는 수색역으로 발령났다. 24시간 근무하고 24시간 쉬는 곳이라 공부하기엔 좋았지만 그러다 보니 체력은 바닥나고 업무 환경도 그리 좋지 않아 대입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결핵이라는, 당시로서는 꽤 중한 병을 얻었다. “고등학교 졸업해 번듯한 직장까지 얻었으면서 몸까지 상해 가면서 대학을 가려고 하느냐.” 아버지는 나를 꾸짖다가 “다 내가 못나서 널 제때 공부를 못 시켜 준 탓”이라며 통곡을 하셨다.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주고, 공짜로 공부시켜 주는 곳.’ 내가 가야 할 대학의 최우선 조건이었다. 육군사관학교에 지원했다. 필기·실기시험에 모두 합격했지만 결핵 때문에 신체검사에서 떨어졌다. 그때의 상실감은 아주 컸다. 회사에 2개월 휴직계를 냈다. 머리까지 박박 밀고 고향집에서 2주 동안 한 발짝도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부모님께서는 ‘얘가 죽으려고 하는 것 아닌가’ 걱정하셨단다. 방 안에 틀어박혀셔 ‘과연 나는 뭘 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결론은 ‘일단 시작한 것, 원 없이 한번 도전해 보자’는 것이었다. -2개월 휴직 기간이 끝나니 김제에서 가까운 익산역으로 근무지가 바뀌었다. 직장 생활과 대학 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전북대 물리학과였다. 입학 성적이 좋아 장학금을 받고 76학번으로 입학했다. 함께 일하는 직장 선배가 눈감아줘 근무 시간에 전공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갔다. 그러기를 1년. 공부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회사에 못 할 짓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표를 냈다. -죽어라고 공부만 했다. 장학금 받기 위해서도 필사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뤄진 공부가 쌓이자 내 평생의 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지도교수님께서 미국 켄트대를 추천해 주셨다. 입학 지원서를 냈는데 놀랍게도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다. 1982년 8월 졸업이 예정돼 있었는데 가을 입학을 하라는 통보를 받아 7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유학 후 첫 학기를 끝낸 1월 갑자기 온몸이 아파 왔다.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웬걸. 학교 보건소 의사는 타이레놀 한 알을 주더니 “푹 자라”고 했다. 다음날 거짓말처럼 멀쩡해졌다. 유학에서 비롯된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좋아하는 공부를 장학금 받고 해서 그랬을까. 석·박사 과정을 4년 만에 초고속으로 마쳤다. 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고 모교인 전북대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마침 우리 학교에 교수 자리가 하나 났으니 지원하라”고 하셨다. 덜컥 합격했는데 그게 1986년 여름이었다. 7월 켄트대 학위수여식을 한 달 앞두고 모교에 돌아왔다. 고등학교 때부터 박사 때까지 희한하게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과정이 순조로웠는데 외려 그것 때문에 나는 졸업식에 참석해 본 적이 없다. 그 흔한 학위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이 없다. 아들내미와 딸내미가 아빠 학력 위조한 거 아니냐고 말한 적도 있었다. -반도체 물리학이 전공이었지만 다양한 분야에 항상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있었다. 1991년 탄소나노튜브가 세상에 처음 소개됐다. 논문들을 읽다 보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를 본 듯한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기초연구이면서도 실험과 응용연구가 가능했다. 대단한 매력이었다. 물리학은 다른 학문과 달리 이론과 실험 두 분야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렇지만 내게는 공고 출신이라는 남다른 이력이 있었다. 직장에서 열차 무전기를 고쳤던 경험 등 현장에도 익숙하다. 그래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실험과 응용연구에 두려움이 없었다. -일반 사람들에게 내 연구 분야는 아주 생소하다. 이름부터가 그렇지 않은가. 탄소는 뭐고, 나노는 뭐고, 거기에 튜브는 뭐란 말인가. 탄소나노튜브 연구가 잘 이뤄지면 요즘 많은 사람이 관심 갖는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정도로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까. 탄소나노튜브를 응용하면 고성능 에너지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전기차의 생명인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전자 소재로 응용될 경우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게 빠른 초고속 컴퓨터를 만들 수도 있다.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각국의 연구자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눈에 불을 켜고 책과 논문을 파고 실험을 하는 것이다. 탄소나노튜브의 기초이론을 보강하고 응용연구로 연결시키는 과정은 앞으로도 지난할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후배들과 함께 가야 할 길이다. -과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주 막다른 길에 부딪힌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은 물론 연구원들에게도 나는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에 나온 구절을 인용한다. ‘애벌레가 화려한 나비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은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의심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최종 목표’를 묻는데 나는 그런 것이 없다. “내 최종 목표는 이거다”라고 정해 버리면 그것을 성취하고 난 다음에는 무슨 재미로 삶을 살겠나. 나도 알 수 없는 미지의 내 인생 최종 목표를 향해 이제 제대로 한 걸음 뗄 수 있는 준비가 됐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이영희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우리나라보다 해외 학계에서 더 유명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리구조연구단장을 함께 맡고 있는 그는 전 세계 대학 연구실과 산업 현장에 ‘탄소나노튜브’ 열풍을 일으킨 한국의 대표 물리학자 중 한 명이다.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는 단층 탄소나노튜브의 대량 합성과 성장 메커니즘 규명이 그의 성과다.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이론’과 ‘실험’ 가운데 하나를 골라 자기 주력 분야를 정한다. 그러나 이 교수는 탄소나노튜브 이론뿐 아니라 수소 저장, 투명전극, 복합체 연구 등 산업화 기술도 함께 개발해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누가 “기초과학은 투자 대비 성과가 적다”, “기초과학은 돈이 안 된다” 같은 말을 하면 질색을 한다. ‘기초과학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그가 제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1955년 전북 김제 출생 ▲1987년 전북대 물리학과 교수 ▲1989년 미국 에임스국립연구소 방문연구원 ▲1993년 IBM 취리히연구소 방문연구원 ▲2001년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2006년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수상 ▲2006년 국가석학 선정 ▲2014년 수당상 기초과학분야 수상. 【탄소나노튜브 Carbon nanotube】 탄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 모양이 서로 연결돼 가늘고 긴 대롱 모양을 이루고 있는 신소재. 1991년 일본 이지마 스미오 박사가 처음 발견한 이 물질은 튜브의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1에 불과한 나노(10억분의1)급 크기여서 탄소나노튜브로 불린다. 탄소나노튜브는 구리보다 전기 전도율이나 열 전달률이 우수하고 강도도 강철보다 1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배터리, 초강력 섬유, 생체 센서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가 원래 털이 빨리 자라는 편이에요. 철도원 생활을 하다가 스물두 살에 대학에 들어갔는데 공부를 오랜만에서 해서 그런가, 너무 재미가 있는 거예요. 공부에만 정신이 팔리니까 다른 일들은 다 귀찮아지더군요. 하루이틀 안 깎은 게 60이 넘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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