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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시민운동이 걸어온 길, 걸어갈 길

    한국 시민운동이 걸어온 길, 걸어갈 길

    한국의 시민운동은 현대사의 굴곡과 맞물려 태동, 발전해왔다. 이 땅의 많은 시민운동 단체들은 권력의 감시자로서, 고발자로서, 혹은 개혁가로서 사회 변화와 시민 권리 찾기의 첨병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예전과는 달리 지금 시민운동 단체들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않다. 1994년 9월 10일 참여민주주의와 인권이 실현되는 민주사회 건설을 목표로 생겨난 참여연대. ‘한국 대표 시민운동 단체’로 꼽히는 참여연대 창립 20주년을 맞아 시민운동을 되돌아보는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차병직 지음, 창비 펴냄)와 ‘감시자를 감시한다’(조대엽·박영선 엮음, 이매진 펴냄)이 그것. ‘사건으로’가 굵직한 사건들 속 시민운동 단체의 활약에 주목한 책이라면 ‘감시자를’는 참여연대의 역사를 짚어 향후 시민운동이 갈 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 가운데 ‘사건으로’는 이른바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대표적인 시민운동 20개를 반추했다. 사법부 최대 스캔들로 요란했던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부터 2000년 대선정국을 뒤흔든 낙천·낙선운동, 경제민주화의 씨앗을 뿌렸다는 소액주주운동,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와 1인시위에 얽힌 사연들이 세밀하게 소개됐다. 창설 당시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으로 투신해 20년간 참여연대에서 활동해 온 저자가 가감 없이 들춰낸 시민운동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는 책에서 “한국현대사를 거대한 이데올로기의 전장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많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운동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소외된 작은 권리를 찾기 위한 일반 시민들의 치열한 싸움이었다”고 회고한다. 그에 비해 ‘감시자를’는 참여연대의 20년 역사와 활동에 초점을 맞춰 한국 시민운동을 전망했다. 참여연대에 직·간접적으로 몸담아 활동해온 15명의 전문가가 참여연대의 태동부터 활동 성과, 향후의 방향을 촘촘히 분석 평가한 참여연대 보고서인 셈이다. 책은 우선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부패방지법 제정 등 입법 성과는 물론 1996년 13만명의 노인들이 노령수당을 받도록 판결을 이끌어내는 등 그간 사회운동의 첨병 역할을 자임해 온 참여연대의 성과를 높이 산다. 그러면서 ‘고장 난 나라의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고민과 제언을 담고 있다. 그 고민과 제언들은 참여연대가 ‘시민을 감싸는 작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하고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통로가 되도록 신발 끈을 조여 매야 한다는 목소리로 수렴된다. “대변하고자 하는 개인들이나 집단의 이해관계를 왜곡하거나 그들을 대표하고 관철시키는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특정집단의 이해관계를 편향되게 대변하거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면 참여연대는 더 이상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존재 의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공직 파워 열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보건복지부는 정부 부처 가운데서도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정책을 다루는 곳이다.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을 비롯해 의료, 복지, 기초생활보장, 장애인·아동·노인 문제 등 국민 한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모든 영역을 담당한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보건의료정책을 다루기 때문에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지는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산하에 보건의료정책국, 공공보건정책국, 한의약정책국을 두고 의료정책, 공공의료, 질병정책, 한의약정책, 의료기관정책을 만들어 낸다. 넓게는 건강보험정책과 건강정책, 보건산업정책까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관할하고 있다. 보건의료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2008년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기기 위해 신설됐다. 최근에는 우리 의료 기술의 해외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보건의료정책실이 담당해야 할 업무 영역은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는 의료 공공성과 산업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막중한 책무까지 안게 됐다. 관련 제도가 워낙 복잡하고 당사자들 간 상충하는 정책이 유난히 많은 데다 ‘의료 한류’까지 책임지다 보니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행정 경험은 물론 추진력과 중재 능력까지 모두 갖춰야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핵심 자리이기도 하다. 복지부 살림을 총괄하는 최영현 기획조정실장도 바로 직전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지냈다. 업무 이해도와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며 직원들과 두루 소통해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스타일이다. 현 정부 핵심 공약인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계획’을 수립했으며, 동네 의원 중심의 원격의료 도입을 추진했다. ‘의료 영리화’ 논란을 빚은 의료 투자활성화를 위한 각종 대책도 마련했다. 이태한 인구정책실장은 국장급인 보건의료정책관에 이어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지내는 등 매우 오랫동안 보건의료 분야에 몸담았다. 소화제 등 안전상비의약품 편의점 판매정책 등이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2004년 2000원 수준이던 담뱃값을 2500원대로 올리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 75세 이상 노인 틀니 건강보험 적용,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확대 등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이 실장이 보건의료 업무를 담당할 때 이뤄졌다. 인구정책실장을 맡으면서부터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여성들과의 간담회 자리도 여러 차례 마련하는 등 저출산 고령화 대책 마련에 전력을 쏟고 있다. 초대 실장인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보건복지 분야의 전문가로 2010년 8월부터 1년간 복지부 차관을 지냈으며 지난해 8월 청와대에 합류했다.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 도입, 2000년 의약분업 시행, 2006년 국민연금제도 개혁 등 굵직한 보건복지정책을 만들어 냈다.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비자제도 개선 등 ‘의료 수출’ 분위기도 그의 실장 재임 시절 본격화됐다. 현 권덕철 실장은 보건의료정책관을 지내다 지난 7월 임명됐다. 국장 시절 건강보험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를 제도권 내로 흡수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원격의료, 의료영리화 등에 대한 보건·의료단체와의 갈등 해소는 현재 그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1일부터 100일 일정의 정기국회가 시작되지만, 국회가 언제 정상화될지 하루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개회식 전날인 31일까지 여야는 국회 일정 조율을 방관, ‘파행의 장기화’마저 예상된다. 세월호특별법 정국을 풀 힘은 여야가 아닌 세월호 가족들에게 달린 모습이다. 여당이 민생 법안을 내세우며 야당을 압박했지만, 야당은 “가짜 민생법안”이라며 역공했다. 결국 여느 때처럼 졸속 예산안 심의와 ‘쪽지예산’ 관행만 되풀이될 판이다. 정기국회 정국에서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4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다. 1. 與 “국회 복귀” 압박에 野 “세월호법 우선” 지난 6월 24일 19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 이후 중단됐던 국회 본회의가 1일 정기국회 개회 직후 개최될 수 있을까. 각종 임명동의안 등 현안 해결용 본회의 개회를 주장하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이 강행하면 1일 본회의 개최를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 김영란법, 유병언 방지법, 민생 관련법, 안전 관련법 등 산적한 법안 처리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정상화를 좌우할 열쇠는 야당이 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31일 야당에 대해 비판, 읍소, 설득 전략을 썼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버리고 거리에서 답을 찾으려는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 걱정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민생과 경제는 야당 협력 없이 여당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니 국가위기 극복의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특별법 협상 뒤 다른 법안 처리’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일정은 세월호법 협상 진행 경과를 봐가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의원 70여명, 당원 1000여명이 참석한 장외집회를 했던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정국이 추석 이후까지 장기화되면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을 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침수된 고리 원전, 싱크홀, 군 인권침해 현장, 남부 폭우피해 지역 등을 두루 방문하는 ‘안전한 대한민국 대장정’으로 장외활동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는 범위 안에서 정기국회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지만, 당내에서는 세월호특별법과 관계없이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목소리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 세월호법, 1일 與·유족 3차 회동이 분수령 1일 정기국회가 문을 열지만 모든 의사 일정은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꽉 막혀 있는 모습이다. 세월호특별법 처리로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고서는 민생 법안 처리, 국정감사 및 대정부 질문,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정기국회 일정이 모두 미뤄질 판이다. 하지만 여야는 지난 19일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2차 합의안의 처리가 무산된 이후 사실상 공식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국회 정상화의 ‘열쇠’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는 1일 새누리당과 3차 면담을 진행한다. 앞서 1, 2차 면담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주는 방안, 특별검사 추천권 배분 방식 등을 두고 이견만 확인했다. 하지만 유가족들도 2차 면담 이후 충분히 내부 의견을 교환할 시간을 가졌고, 여당도 국회 정상화 부담이 큰 만큼 3차 면담에서는 발전적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김재원 원내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유가족 측이 좀 더 전향적이고 헌정 질서와 법 체계에 근접한 제안을 해 주시길 기대하고 있다”며 “저희도 열린 마음으로 제안을 검토하고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유가족과 여당이 해답을 찾지 않는 한 국회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민생 구호만 되풀이하며 뒤로 물러나 있고, 야당 역시 내부 분열과 여론 악화로 문제 해결의 동력을 잃은 상태다. 반면 유가족들은 직접 여야를 번갈아 만나는 등 여·야·유가족 간 사실상의 ‘3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세월호특별법 1, 2차 합의안을 거부했던 유가족들이 직접 해법을 고민하고 나선 것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3. 의료법 등 민생법안 이견… 입법전쟁 예고 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온도차가 여전하다. 31일 정부와 여당은 연일 ‘민생 행보’를 강조하며 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반면 야당은 세월호특별법 처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연일 더해지는 여당의 민생 압박에 야당에서는 ‘진짜 민생법안’을 가려내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정기국회에서 민생 입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민생법안 진위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 2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시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 9개 법안이 있다. 새누리당은 이른바 ‘송파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별도 법안을 내놓은 채 대치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강조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두고도 야당은 ‘의료 영리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학교 인근에 호텔을 지을 수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여야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이에 국회가 어렵사리 정상화돼도 향후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양상에 따라 특정 법안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승강이는 지난 5월 여야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부터 계속 반복됐다. 하지만 5월 이후 입법 실적은 ‘0건’으로 이번 정기국회마저 마땅한 실적이 없다면 현 여야 원내지도부는 사상 최악의 파트너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4. 예산 졸속 심의 땐 올해도 ‘쪽지예산’ 활개 예산안 심의 때마다 ‘쪽지예산’, ‘카톡예산’이란 명칭으로 끼어들던 지역 민원성 예산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국회 파행이 길수록, 예·결산 심의가 졸속일수록 활개를 치는 쪽지예산의 속성 때문이다. 지난해 쪽지예산은 4000여건 이상으로 추정되며, 비난 여론이 제기되자 여야는 대안을 모색해 놨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시화하고, 예산심의 강화를 위해 분리국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실행력이 문제였다. 7~8월 임시국회가 ‘본회의 0건, 처리 법안 0건’으로 마무리되며 ‘쪽지예산 방지책’도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미 8월에 끝냈어야 할 2013회계연도 결산안(349조원) 심사는 정기국회로 이월됐다. 일정이 빠듯해 ‘졸속’이 불가피하다. ‘졸속 예·결산→호통 국감→쪽지예산 득세’로 이어진 지난해 풍경보다 나아진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올해 달라진 제도가 하나 있기는 하다. ‘국회선진화법’ 적용에 따라 11월 내 예결위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회부된다. 그러나 여야가 본회의를 열어 놓은 뒤 장기 대치한다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된다. 예산안 심의 기간을 지키려다 졸속 심사를 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지난 29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재정사업 추진 전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을 ‘사업비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쪽지예산의 대부분이 SOC와 관련된 것임을 감안하면, 쪽지예산을 슬그머니 밀어 넣을 수 있는 여지만 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방향 잃은 野 ‘투쟁 홍보전’… 압박 나선 與 ‘민생 여론전’

    방향 잃은 野 ‘투쟁 홍보전’… 압박 나선 與 ‘민생 여론전’

    ■갈팡질팡 새정치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외치며 29일 나흘째 장외투쟁을 벌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장외투쟁 동력도, 명분도 잃어 가는 분위기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당을 대표하고 있지만 영이 잘 서지 않는다. 책임지고 당을 이끄는 주체가 미약하다. 책임질 세력 또한 안 보인다. 의원들은 각자도생 분위기가 강하다. 불과 1년 반 뒤로 다가온 2016년 총선 공천을 의식해 그들만의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당내 편 가르기를 넘어 언론도 편 가르기를 통해 대응한다. 비우호적 언론인은 외면해 버리기 일쑤다. 거친 항의도 서슴지 않는다. ‘선전전’, ‘투쟁’ 등 1980년대식 학생운동 용어가 횡행한다.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새정치연합은 내달 1일 열리는 정기국회 개회식엔 참석하기로 이날 방침을 정했다. 당 ‘비상행동회의’에서 “이달 말까지 비상행동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박범계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개회식 직후의 본회의와 상임위 활동 참석 여부는 정하지 못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의 간접, 대의민주주의에 적극적이지 않다. 국민과 직접 상대하는 직접민주주의를 자주 선택하고 있다. 간접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직접민주주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직접민주주의는 자칫 갈등을 키울 수 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 행진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새정치연합은 30일 여당과 청와대의 책임론을 집중 부각시키며 6개월 만에 대규모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대회를 할 계획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이나 청와대가 아닌 국민을 상대로 하는 직접민주주의 정치의 전형이다. 직접민주주의는 대가도 치르고 있다. 이날 장외투쟁이 보수단체에 의해 막히는 등 지도부가 당 안팎 직접민주주의에 휘둘리는 형국이다. 이날 박영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은 보수단체들의 저지에 장소를 바꿔 가며 세월호특별법 거리 홍보를 하려 했으나, 서울 종로구청 인근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의 저지에 막혀 버스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끝내 포기했다. 세월호 가족단체나 시민단체, 시민들을 상대하는 직접민주주의를 택했다가 이날은 이마저도 보수단체의 벽에 막혀 버렸다. 강경파의 장외투쟁론과 온건파의 등원론은 이날도 충돌했다. 3선 이상 중진의원 10여명은 이날 회동을 갖고 해법을 모색했지만 중재안 마련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합동공세 정부·새누리 정부와 여당이 연일 ‘민생 챙기기’ 행보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세월호특별법 협상으로 국회가 올스톱된 채 추석 연휴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자 악화된 민심을 추스르고 야당을 압박하려는 여론전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29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쌍끌이’로 민생 드라이브를 걸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정기국회 개회와 함께 시급한 민생경제·국민안전·부패척결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정치권을 압박했다. 정 총리는 “지금 국민을 위해 시급히 처리돼야 할 많은 법안이 국회에서 막혀 있다”며 “시간이 없다. 정부부터 비장한 각오로 시행령 등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최대한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과 함께 이른바 ‘유병언법’, ‘김영란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청년 취업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대목 물가를 점검했다. 김 대표는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해에는 일본 원전 방사능 문제, 올해는 세월호 사고로 수산물 소비가 부진해 유통 종사자들의 어려움이 크다”며 “서민 경제와 직결되는 정책들이 체계적, 지속적으로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엔 경기 의왕시에서 열린 ‘우리농축산물페어’에 참여했다. 정부 여당은 세월호특별법 재합의안 처리가 무산된 이후 연일 민생을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당에서는 김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번갈아 민생 현장을 찾고 국회 상임위원회도 여당 단독으로 현장 탐방에 나섰다. 정부에서는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6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지난 5월 이후 입법 실적이 전무한 정부·여당으로서는 추석을 앞두고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멈춰 섰지만 민생에 대한 책임은 여당이 더 무겁기 때문이다. 이에 당정의 민생 행보가 야당을 압박해 9월 정기국회에서 법안 처리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내년 4인 가구 최저생계비 2.3% 인상, 166만 8329원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선정과 급여 수준을 결정하는 데 쓰이는 최저생계비가 내년도엔 4인 가구 기준 166만 8329원으로 책정됐다. 올해보다 2.3% 오르기는 했지만 최근 낮은 물가 상승률 때문에 이에 연동되는 최저생계비 인상률도 2000년 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어 내년도 최저생계비 기준을 이같이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같은 인상률이 적용돼 내년도 1인 가구 최저생계비는 61만 7281원, 2인 가구 105만 1048원, 3인 가구 135만 9688원으로 올랐다. 복지부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자동 반영해 최저생계비를 결정해 왔으나 올해는 물가 상승률이 1.3%로 너무 낮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돼 내년도 물가 상승률 예측치를 고려해 1% 포인트 덧붙여 최저생계비 인상률을 2.3%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저생계비 수급자에게 현물로 지급되는 의료비·교육비와 TV 수신료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내년도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34만 9428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소득이 전혀 없는 기초생활보장 4인 가구에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최대 급여 수준이다. 현금 급여 기준 내년도 최저생계비는 1인 가구 49만 9288원, 2인 가구 85만 140원, 3인 가구 109만 9784원, 5인 가구 159만 9072원, 6인 가구 184만 8716원 등으로 확정됐다. 이번에 결정된 최저생계비는 현행법에 따른 것으로, 국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사실상 쓸모가 없어진다. 맞춤형 급여체계로 법률이 개정되면 급여 기준에 ‘중위소득’이 반영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민생법안 처리” 정부 담화에 여야 진위 공방

    정홍원 국무총리가 다음달 정기국회에서 민생경제 및 국민안전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며 29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정 총리의 담화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호소이자 절규”라면서 “야당이 국회로 돌아와 여당과 온 힘을 기울여 일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사흘 연속 민생 행보로 담화에 화답했다. 반면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총리가 유임돼 세월호특별법은 외면하고 재벌, 대기업 중심의 ‘무늬만 민생입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한다”면서 “정부, 여당은 소모적인 언론플레이만 하지 말고 세월호특별법 처리에 적극 임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연일 가짜 민생법안, 가짜 경제활성화법, 가짜 기초생활보장법을 얘기한다”고 평가절하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40만명 지원 예산을 확보한) 정부안으로는 ‘송파 세 모녀법’을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가 검토한 바에 따르면 월수입 70만원 안팎의 빈곤 인구가 500만명인데 현재 기초수급자 140만명에 40만명을 더해도 320만명이 사각지대에 방치된다는 것이다.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30여개 법안 중 10여개는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개발이익환수제나 1가구 1주택 원칙을 포기한 것이거나, 의료영리화나 사행산업을 확산하려는 가짜 민생법안”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최경환 “민생법안 통과 안 되면 경제회복 힘들어”

    최경환 “민생법안 통과 안 되면 경제회복 힘들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남은 8월 국회 회기에 민생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경제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과 합동으로 경제·민생 법안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맥박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면서 “이번 회기에 민생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리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길을 잃고 회복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부총리는 세월호특별법은 여야 정치권이 협의를 통해 해결하되 이와 무관한 민생경제 법안은 분리해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리가 가장 시급한 법안으로 기초생활보장법, 국가재정법, 조세특례제한법, 소득세법 개정안,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개정 등 9개 법안을 꼽았다. 최 부총리는 “기초생활보장법 통과가 지체되면 이미 편성된 예산 2300억원의 집행이 불가능하고, 국민 40만명이 언제 ‘송파 세 모녀’와 같은 비극적 처지에 놓이게 될지 모른다”면서 “서비스업 활성화 정책에 대한 오해는 야당과 이해관계 단체에 적극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담화문 발표 뒤 질의응답에서 “입법을 하지 않고도 추진 가능한 경제활성화 정책은 시행령 개정이나 정부 방침을 바꿔 해결하겠다”면서 “서비스업 활성화 23개 과제는 16개 법안이 개정돼야 하는 만큼 경제활성화 법안들과 함께 조속히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세월호정국 극한대결] 與 “경제·민생 입법” 맞불

    [세월호정국 극한대결] 與 “경제·민생 입법” 맞불

    새정치민주연합의 ‘대여 강경투쟁’ 선포에 맞서 새누리당은 26일 독자적인 민생 행보에 발 빠르게 나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경제·민생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한 것과 궤를 맞춰 새누리당은 정책위 차원에서 ‘법안 심의 압박’에 들어갔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상임위별 ‘민생탐방’을 지시했으며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공청회를 통한 법안 문제점 정리, 현장 애로사항 청취 등 활동을 활발하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새누리당은 국회 법사위와 상임위 계류 법안 중 여야가 8월 임시국회 일정만 합의하면 처리할 수 있는 미쟁점 법안을 27개로 보고 있다.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고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부분이 커 상임위별로 추가 논의만 거치면 바로 통과가 가능한 민생법안이 최소한 27개라는 뜻이다. 최 부총리가 이날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기초생활보장법이 대표적이다. 맞춤형 개별급여체계 개편이 핵심인 법안은 당초 올 10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국회 파행으로 자칫하면 연내 실시가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기초연금법이 여야 갈등으로 5월 국회에서야 겨우 통과되면서 시행 시기(올 7월)가 늦춰질 뻔했던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당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기초생활보장법이 통과되면 수급자 규모가 기존 140만명에서 180만명으로 확대되고 월평균 급여가 6만원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반 처리돼야 하는 주거급여법은 이미 국회를 통과했지만 기초생활보장법이 통과되지 않아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전담경찰관 배치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법’ 개정안, 어린이통학버스 사고 방지를 위한 유아교육법,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도 교문위 논의가 정지돼 법안소위에 방치돼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설치를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빅데이터산업 지원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데이터베이스산업진흥법은 각각 기재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 계류돼 있다. 청와대가 시급한 처리를 요청한 ‘19개 민생법안’ 중 크루즈법·마리나항만법은 여야 이견이 상당 부분 해소돼 농해수위를 통과,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나 국회 일정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게 새누리당의 설명이다. 박대출 대변인은 “야당이 선포해야 하는 것은 반(反)경제와의 전쟁, 반(反)민생과의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무성 대표는 이날 부산 수해 현장인 기장군을 방문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국회 민생경제 회복 ‘골든 타임’ 놓치지 마라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결국 민생 표류로 이어지고 있다. 국회가 세월호 문제의 해법을 논의하면서, 민생 경제의 활력 회복을 위한 법안을 동시에 처리하면 안 되는 것인지 국민은 의아할 뿐이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여야가 다투어 마련한 안전 관련 법안마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상황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강경투쟁 방침을 선포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면서 의사당 농성과 장외투쟁에 들어갔다. 새누리당도 야당이 제안한 ‘3자 협의체’는 구성할 수 없다는 원칙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으니 파행 국회가 조속히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어제 열릴 예정이던 첫 번째 분리 국정감사는 무산됐다. 예산 심의 시간을 확보하겠다며 국정감사를 8월과 10월에 나눠서 하기로 의원들 스스로 결정한 사안이다. 2013회계연도 결산안은 국회법에 따라 9월 정기국회 이전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해야 하지만 사실상 물 건너갔다. 내년도 예산안은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회부되는 만큼 졸속 심의는 불을 보듯 훤한 노릇이다. 과거에도 국회법쯤은 밥 먹듯 어긴 정치권이니 내심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런 국회일망정 한 가닥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국민의 심사를 여야는 헤아려야 할 것이다. 정치권의 민생 경제 외면이 경제·사회적으로 얼마나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정부의 대국민 담화문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이번 국회 회기에 민생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길을 잃고 회복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면서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 정치권이 협의를 통해 해결하되, 이와 무관한 민생 경제 법안은 분리해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국민의 인식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정부는 당장 처리해야 할 법안으로 기초생활보장법, 국가재정법, 조세특례제한법, 소득세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 관광진흥법, 원격 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등 9개 제·개정 법안을 꼽았다고 한다. 의료 민영환 논란이 일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은 논의가 조금 더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일어난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과 같은 불행을 막기 위한 기초생활보장법의 처리조차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을 정치권이 과연 어떤 논리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유병언법과 김영란법으로 각각 불리는 범죄수익은닉처벌법과 부정청탁금지법 같은 세월호 사건 재발방지 법안도 처지는 다르지 않다. 하강곡선을 그리기 바쁘던 우리 경제가 최근에는 조금씩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부정적 전망 일색이던 경제 심리 또한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유가족의 원하는 방향으로 세월호특별법을 만들고자 전력투구하는 야당의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다. 새누리당도 두 차례나 합의서에 도장을 찍고도 번번이 딴소리를 하는 야당에 본때를 보이고 싶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활력 회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날려보내서는 안 된다. ‘경제는 타이밍’이라는 격언을 정치권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8월 국회가 그래서 중요하다. 회생을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 타임’은 길지 않다.
  • [지방자치 부활 20년] 국가 사무에 지방재정 부담 가중… 지자체 사업 추진 ‘걸림돌’

    [지방자치 부활 20년] 국가 사무에 지방재정 부담 가중… 지자체 사업 추진 ‘걸림돌’

    지난달 1일 민선 6기 지방자치체제가 출발했지만 여전히 ‘무늬만 지방자치’라는 지적을 받는다. 임기 보장으로 지자체장들이 중앙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행정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참된 지방자치와 동떨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배인명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체장의 높아진 정치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자치권 측면에선 초라하다. 특히 지방재정 여건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지방자치 부활 20년을 맞아 지방자치 구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지방재정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지방정부가 주민의 뜻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도 모자라는 재원 탓에 실현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26일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에 따르면 지자체들은 국고보조사업의 확대를 지방재정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는 사업이 국고보조사업이다. 국고보조사업은 점점 늘어 현재 1000여개에 이른다. 지자체들이 국고보조사업에 대해 큰 불만을 갖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 의무교육, 영유아보육 등 국고보조사업의 상당수가 국가사무라는 게 지자체들의 판단이다. 국가가 100% 재정부담을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는 말이다. 이런 사업들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부담 비율은 기초연금 75%대 25%, 영유아보육 65%대 35%, 기초생활급여 80%대 20% 등이다. 중앙정부가 남의 돈인 지방재정을 활용하는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정부는 자기들의 부담비율까지 줄여나가고 있다. 우명동 한국지방재정학회장은 “2000년대 후반 약 40조원 규모의 국고보조사업이 2014년 약 60조원으로 확대됐으나 국고보조율은 70%에서 60%로 낮아져 지방재정난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에 대한 국고보조사업 예산을 중앙부처에서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경우 지자체에 전가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재정의 효율성 및 책임성을 떨어뜨린다”고 덧붙였다. 올해에만 정부는 24개 국고보조사업의 보조율을 낮춰 예산을 편성했다. 따라서 지자체의 부담이 1343억원이나 늘었다. 태풍이나 호우 등 자연재해로 발생하는 재해위험지역을 정비하는 사업의 경우 국고보조율이 60%에서 50%로 조정됐다. 국민생명, 재산보호와 직결된 사업이라 심각하다. 현행 보조금관리법 시행령은 재난예방 사업의 국고보조율을 60%로 규정하고 있다. 보조율과 사업 선정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위원회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례로 현재 정신보건시설 기능 강화 사업의 국고보조율은 50%인 반면 시·군농수산물유통회사 설립 운영의 국고보조율은 80%다. 정신보건시설은 지역적으로 균등하게 배분돼 있는 게 아니어서 타 지역민들의 입소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국가정책의 성격이 짙은 만큼 국가보조율이 높아야 하지만 지역적 이익이 발생하는 유통회사 설립보다 보조율이 낮은 것이다. 국가사무 성격이 강한데도 국고보조율이 30%에 그치는 사업도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4조’를 개정해 모든 사업의 국고보조율을 60%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하락하면서 국고보조사업은 더욱 큰 문제로 손꼽힌다. 민선 1기 63%였던 재정자립도는 2기 58%, 3기 56%, 4기 54%, 5기 52%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재정자립도란 지자체 예산 중 자체 재원인 지방세와 세외수입의 비율이다. 자립도가 낮아진다는 것은 지방세 수입이 감소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국고보조사업이 증가해 지방정부 사업의 우선순위가 국고보조사업으로 인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지자체가 지역의 문제 해결보다 국가 정책사업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합리적 역할 분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홍환 시·도지사협의회 연구위원은 “중앙정부가 지방의 동의나 신청을 받지 않고 영유아보육 사업이나 기초연금 사업 등을 통해 지자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국가사업으로 환원할 대상을 합리적으로 가려내고 포괄보조 확대를 통해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국고보조사업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세월호법·민생현안 분리해 국정표류 막길

    세월호 참사 정국이 벽에 부닥쳤다. 여야가 어렵게 마련한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연거푸 거부하면서 정부와 정치권 모두가 진퇴유곡(進退維谷)의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로 인해 민생현안들마저 발이 묶여 자칫 국정 전체가 마비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먼저 정치권, 특히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측에 당부한다. 새정연 측은 그동안 세월호특별법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삼아 다른 민생 경제 입법 처리를 죄다 미뤄왔다. 세월호법의 중요성을 감안한 마땅한 자세라 했으나 기실 다른 국정 현안을 볼모 삼아 세월호법 협상에 있어서 최대한 여당인 새누리당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제 그 고리를 풀 때가 됐다. 그것이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진 제1야당으로서 온당한 자세다. 지금 국회에는 본회의 문턱에서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법안만 93건에 이른다. 법사위 통과를 앞둔 법안도 50여건이다. 여기엔 단원고생 대학특례입학 관련 법안들도 포함돼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 피해를 본 단원고생들에게 대학 특례입학의 길을 열어주는 법안이다. 올해 입시 일정을 감안할 때 당장 법안 처리와 정부의 법안 공포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건만 국회 파행으로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 세월호법에 발이 묶여 세월호 피해 학생들이 또 다른 피해를 보게 될지 모를 상황에 놓인 이 아이러니를 여야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시급한 현안은 그뿐이 아니다. 공직비리 차단을 위한 ‘김영란법’, 정부의 안전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도 하루빨리 처리돼야 한다.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민생·경제 법안들도 즐비하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7대 유망 서비스산업 투자활성화 대책의 근간이 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무려 2년 넘게 발이 묶여 있고,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일명 ‘세모녀법’은 정부가 23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은 상황인데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미 세월호 유족들에게도 세월호법 추가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이제 새정연이 우선할 과제는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해 민생현안들을 처리하는 일이다. 앞서 세월호법 합의를 두 차례나 무산시킨 당내 리더십 공백사태가 민생현안 처리마저 가로막는 사태로 나아간다면 새정연은 공당(公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정치집단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새누리당도 마치 제 할 일 다했다는 듯 야당의 등원을 압박만 할 게 아니라 세월호 유족들에게 좀 더 다가서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기실 유족들을 설득할 책무는 야당이 아니라 집권여당인 자신들에게 있다. 그런데도 유족과의 대화가 마치 야당이 책임질 몫인 양 뒷짐 지고 물러앉아 있는 것은 스스로 여당임을 망각한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행태다. 설령 그들에게 뺨을 맞는 한이 있더라도 유족들과 무릎을 맞대고 아픔을 공유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세월호 유족들도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나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직시하는 용기도 이제 필요하다고 본다. 세월호법 재합의안이 비록 만족할 최선은 아닐지라도 그 틀 안에서도 세월호 실체 규명의 길은 분명 열려 있다고 믿는다.
  • 도봉 취약층 위험시설 ‘이젠 안심’

    도봉구가 주민들을 위한 ‘안전도시’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재난취약계층 507가구를 대상으로 전기, 가스, 보일러, 도배·장판, 소방 등에 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14일 밝혔다. 구는 또 안전복지컨설팅단(한국전기안전공사 북부지사, 대륜E&S, 한국열관리시공협회 도봉·강북구회 등)과 연계해 이들 가구의 위험시설에 대한 정비를 진행해 왔다. 정비를 완료한 가구는 노후 형광등·전선·콘센트 교체 등 전기 분야 146가구, 노후 가스밸브·호스·개폐기 교체 등 163가구, 보일러 교체·벽지 도배·장판 시공 등 기타 198가구 등이다. 구는 위험시설 정비 후에는 전기·가스 등에 대한 생활안전 관련 매뉴얼을 배포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아울러 구는 ‘폭염취약가구 1대1 안부 확인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기존의 노인돌봄서비스·재가관리서비스 등 방문서비스 수혜자를 제외한 지역 내 만 65세 이상의 홀로 사는 노인 1310명에게 구청 전 직원을 1대1로 연결해 준다. 이를 통해 구는 여름철 폭염 기간 중 노인의 안부를 확인하고 폭염 대비 행동요령을 안내하는 등 주민 밀착형 행정서비스를 시행해 왔다. 구 관계자는 “서울에 폭염경보·폭염주의보가 내린 지난달 9~11일과 지난달 30일~이달 2일에 전 직원이 홀로 계신 어르신께 안부 전화를 했다”고 귀띔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재난취약가구 안전점검 및 정비와 직원과 어르신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1대1 안부 확인 서비스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쓰고 재난에 안전한 도봉을 만들기 위해 도시 곳곳에서 안전서비스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복지사님 아니었으면…” 위기 이웃 살려낸 강서

    “복지사님이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자살을 두 번이나 시도했던 김수남(57·공항동)씨는 13일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그는 강서구 ‘더함 복지상담사’의 도움으로 결핵·복막염을 말끔하게 치료받은 것은 물론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됐다.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강서지역 더함 상담사들의 활약이 뜨겁다. 이들은 지난 4월 8일부터 4개월 동안 위기 가정 9288곳을 찾아 상담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5291곳을 상담한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뛰었다. 특히 위기에 처한 가정이 정상적인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 실질적인 복지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서 더함 상담사들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지닌 상담 전문가, 복지 업무 유경험자, 지역의 현장 활동가 등 모두 16명으로 꾸려졌다. 생활고로 공과금을 체납한 가구, 법 테두리 밖 취약계층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들은 116일 만인 지난 1일 기준으로 9288곳의 위기 가구를 발굴했다. 이 중 60.5%에 해당하는 5620가구가 공적 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되거나 민간 후원을 통해 지원을 받았다. 5620가구의 지원 내용을 분석해 보면 국민기초생활보장 및 서울형기초보장 수급자 선정 266가구, 긴급복지 지원 142가구, 희망온돌사업 지원 475가구, 기타 복지 서비스 및 민간지원으로 4937가구가 도움을 받았다. 구 관계자는 “더함 복지상담사들의 활동으로 월등히 많은 위기 사례를 찾아내 도움을 줬을 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찾아가는 방문 복지에 중점을 두고 지역복지의 빈틈을 채워 나가겠다”고 끝맺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듣는다] “원격의료는 지역병원 기능 강화… 민영화 아닌 공공성 차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듣는다] “원격의료는 지역병원 기능 강화… 민영화 아닌 공공성 차원”

    취임 반년을 넘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표정에서는 여전히 여유로움보다 초조함이 묻어났다. 보건·복지 분야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던 기초연금 논란이 겨우 수그러들자 의료 영리화 문제가 고개를 들었고, 지난 12일 정부가 보건의료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이후부터는 의료계와의 갈등이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의료 영리화로 공공보건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보건의료 투자 활성화 대책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문 장관 어깨에 지워졌다. 문 장관은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여러 투자 활성화 대책 중 가장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보건의료 사업”이라며 “의료 서비스의 질과 경쟁력이 커진 이상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의료 서비스가 엔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의료 공공성 원칙은 어떤 경우에도 깨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을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는 문제에 대해선 “시스템을 확 바꾸는 개혁은 확신이 섰을 때만 가능하다”며 “지금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면 오히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만 올라갈 수 있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다음은 문 장관과의 일문일답. →정부의 ‘보건의료 투자 활성화 대책’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의료 민영화의 종합판’이란 말도 나오고 있는데. -우리 의료는 해외로 진출하는데, 외국은 들어오면 안 된다는 것은 이중 잣대다. 외국 병원이 들어와 국내 의료진을 고용하면 고용창출 효과를 볼 수 있다. 의료비가 오를 수 있다며 걱정하는 분들도 많은데, 예를 들어 맹장수술을 A병원에서 받든, B병원에서 받든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면 같은 진료비를 내게 돼 있다. 외국 병원이 아닌 이상 어떤 병원도 예외는 없다.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넓힌다고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망가지는 것도 아니다. 대형 병원은 대부분 제약 없이 부대사업을 할 수 있는 학교법인이고, 의료법인은 전체 병원의 2%에 불과하다. 의료법인 가운데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병원이 많다. 이들 병원의 수익성도 고려해야 한다. 지역 병원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 의료 접근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고 오히려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원격의료는 왜 서두르는가.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것도 지역 거점 병원의 1차 의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사실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환자가 병원에 가면 약만 타 온다. 원격진료를 하면 환자가 자신의 고혈압, 혈당 데이터를 놓고 의사와 주기적으로 상담하며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원격의료를 포기한다면 다른 선진국이 선점할 것이다. 보건의료 투자활성화 대책의 본질이 의료 민영화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의료의 공공성을 봐야지 상업적 측면만 보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의료 공공성 원칙은 어떤 경우에도 깨지지 않는다. 공공성 강화와 상업적 질을 도모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의료 서비스의 질과 경쟁력이 커진 이상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의료 서비스가 엔진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민간보험 가입률이 유난히 높다. 건보료를 인상해 보장성을 대폭 높이면 건강보험료도 내고 민간보험료도 내는 이중고를 덜 수 있지 않은가. -엄밀히 말하면 우리나라 건강보험 시스템은 ‘저(低)부담 저보장’ 구조다. 보험료가 적은 대신 보장성도 많이 낮다. 사적 실비 보험이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면 좋겠지만 문제는 재정이다. 정부가 하지 않으려고 해도 고령화 때문에 건강보험 보장성은 저절로 올라가게 돼 있다. 하지만 보험료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보험료도 대폭 올리고 보장성도 대폭 올리기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렇게 갈 수 있지만, 지금은 신중해야 한다. 출산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어 아마 우리 자식 세대는 지금보다 2~3배의 세금 부담을 져야 할지도 모른다. 통일 등 증세 요인이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 증세 논의는 최대한 늦추는 게 좋다. 당분간은 건강보험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2007년부터 미지급된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이 6조원이 넘는데.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정부는 매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를 국고에서, 6%를 건강증진부담금에서 지원해야 한다. 합쳐서 20%를 지원해야 하는데 지금은 15%밖에 못하고 있다. 정부가 지원액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더 노력하겠다. →담뱃값은 얼마나 인상되나. -아직 얼마를 인상해야 하는지 논의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에 나온 것처럼 담뱃값 문제로 당정 협의를 한 적도 없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금연 효과를 보려면 담뱃값을 6000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많이 올려야 그만큼 효과도 크다. 좀 무리가 따를수도 있지만 500원보다는 더 크게 올려야 한다. 그래야 흡연율을 지금보다 10% 포인트 낮출 수 있다. 담뱃값을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올리자는 물가연동제는 실질적인 금연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담뱃값 인상에 소극적인 기획재정부에 복지부가 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절대 아니다. 부처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 →술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아직 공식적으로 정책 발표를 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검토 단계에 있다. 우리나라는 술에 너무 관대하다. 범죄를 저질러도 술기운에 그랬다면 관용을 베풀기도 한다. 잘못된 음주 문화를 부추기는 이런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 술값이 오르면 역시 서민 생활이 힘들어진다고 하지만 많은 저소득층이 알코올 중독으로 낙오되고 있다. 술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해 알코올 중독 치료 재원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음주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건강보험 부과 체계는 언제쯤 개선할 생각인가. -소득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다들 동의한다. 그러나 이를 얼마나 빨리 이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다. 과세 자료가 예전에 비해 많이 확보됐다고 하지만 소득 파악률은 다른 문제다. 지금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을 소득으로 일원화해 버리면 또 다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득이 파악된 사람, 즉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만 올라가게 된다. 이보다는 우선 피부양자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직장가입자는 심지어 형제까지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 보험료를 납부할 능력이 되는데도 피부양자 자격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피부양자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9월까지 방안을 내겠다고 했는데. -9월에 나오는 것은 복지부의 안이 아니라 건강보험 부과 체계 개선기획단의 권고안이다. 기획단이 권고하면 복지부가 이를 검토해 정책 방향을 정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안이 언제 나올지는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 기본 입장은 점진적이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부과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부과되는 과다한 보험료를 줄여 나가고, 피부양자에게도 차츰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바꿔야 한다. 시스템을 확 바꾸는 개혁은 확신이 서야 가능하다. →당초 10월 시행을 목표로 했던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인데. -야당도 전향적으로 동의를 해 쟁점은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다른 이슈들 때문에 논의를 안 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사실상 연내 개편이 어려워져 이미 확보된 약 2300억원의 관련 예산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초생활보장법의 뼈대는 생계·주거·교육·의료 등 각 급여마다 다른 지원 기준을 설정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하나의 기준에 따라 일곱 가지 급여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자활 의지를 가진 기초생활수급자가 열심히 일해 빈곤에서 탈출하는 순간 급여가 모두 끊기는 시스템이다. 그렇다 보니 자활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각 급여마다 다른 지원 기준이 설정되기 때문에 소득이 증가해도 의료급여 등 필요한 급여를 계속 받을 수 있게 된다. 관련 법률이 하루빨리 국회에서 논의되기를 희망한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줌 인 서울] 사각지대 누비는 광진 ‘더함복지단’

    [줌 인 서울] 사각지대 누비는 광진 ‘더함복지단’

    지난달 9일 오후 7시. 서울 광진구 ‘더함복지단’은 자양사거리에 쓰러져 있던 김진호(가명·64)씨를 발견했다. 건설 현장 일용직으로 근근이 생활하다 목디스크를 앓으면서 실직한 노숙인이었다. 복지단이 발견했을 땐 결핵과 알코올 의존성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복지단은 김씨에게 주거를 지원하고 정신건강증진센터를 통해 알코올 치료와 함께 건강진단을 받도록 도왔다. 복지단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돕는 한편 국민기초생활보장권 수급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송파구 세 모녀’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광진구 ‘더함복지단’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4일 광진구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복지단이 새로 발굴한 복지 서비스 수급 신청 가구는 2365가구다. 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돕기 위해 8명의 전문 상담사와 통장복지도우미 357명 등을 복지단에 참여시켜 2인 1조로 현장 방문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의 주된 활동 무대는 공원, 공중화장실, 지하철역, 고시원, PC방 등이다. 구 관계자는 “가정집은 물론이고 경제적인 어려움 탓에 이미 노숙인으로 전락했거나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지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런 곳에 사는 분들은 ‘복지’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골목을 누비며 만난 가구만 3865가구에 이른다. 이를 통해 주거와 생계·의료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위기가정 1500가구가 공공 및 민간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금액으로는 2억 4500여만원이 지원됐다. 복지단은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채무조정·파산면책 등 필요한 법률·금융 관련 상담도 곁들이고 있다. 김기동 구청장은 “촘촘한 그물망 복지로 어려운 분들이 희망을 품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탈북자도 ‘지원협의회’에 참여 가능

    ‘북한이탈주민 지원 지역협의회’에 탈북자들도 참여할 수 있다. 북한이탈주민등록확인서도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국민대통합위원회는 29일 통일부와 함께 북한이탈주민의 권익 신장 및 편의 증진을 위해 북한이탈주민의 ‘탈북민 지원 지역협의회’ 참여 근거를 마련했다. 또 북한이탈주민등록확인서의 온라인 발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이 정착 초기의 일정 기간에 근로를 통해 소득을 얻더라도 정부에서 제공하는 생계급여분을 별도로 보전해 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이는 북한이탈주민이 생계급여 지급 기간 중 취업을 하게 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근로 의지가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최초 거주지 전입을 마치게 되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돼 6개월 동안 생계급여를 지원받는다. 북한이탈주민등록확인서는 입학, 취업, 임대주택 신청 및 각종 지원금 수령 때 제출 서류로 활용되는 등 발급 빈도가 높지만 지방자치단체를 직접 방문해야만 발급받을 수 있어 불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통일부는 대통합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정부민원포털인 ‘민원24’와 연계해 북한이탈주민이 기관 방문 없이도 온라인으로 직접 등록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대통합위 관계자는 “북한이탈주민 권익 신장의 필요성을 제기한 국민 제안 과제를 통일부와 함께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나에서 우리로-공동체 의식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나에서 우리로-공동체 의식

    #1. 2008년 2월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문을 연 청년 공동체 ‘빈집’. 3명의 백수가 가정집을 임대해 게스트하우스로 시작한 이곳은 현재 주택 6채와 텃밭, 문화 공간인 ‘빈가게’, 은행 ‘빙고’, 학습 장소 ‘빈연구소’를 아우르는 30여명 규모의 생활 공간으로 성장했다. 장기 투숙객으로 불리는 구성원들은 ‘살구’ ‘들깨’ 등의 가명을 쓰며 수개월에서 수년간 원하는 만큼 머물다 떠나 간다. 자치회를 통해 ‘따로 또 같이’ 운영되는 이곳에선 ‘내 것, 네 것을 따지지 않고 공유하기’ ‘환경, 생태에 관심 갖기’ 등 암묵적인 규칙도 존재한다. “음식을 나누고 함께 노래하다 보면 어느새 고민과 추억을 나눌 수 있다”는 설명이다. #2.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성미산마을’은 우리나라 공동체 운동의 산실로 불린다. 1994년 1월, 20여 가구의 젊은 부부들이 공동 육아를 위해 모인 뒤 지금은 8000여 가구 2만여명 규모의 협동조합으로 규모가 커졌다. 마을극장과 마을축제는 이곳의 자랑거리다. 하지만 출범 20년째를 맞으며 구성원의 다양화라는 고민도 떠안고 있다. 마을을 기웃거리던 20~30대의 미혼 젊은이들이 “우리가 놀 곳이 아니다”라며 이내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3인의 전문가 마을살이를 말하다 상상만 해도 흐뭇하고 살맛 나는 ‘공동체’란 무엇일까. 주민들이 힘을 합쳐 관계망을 형성하는 ‘마을살이’(마을공동체 운동)는 세월호 사건 이후 흔들리는 우리 사회의 공동체 가치관을 되살릴 해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와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경제학 박사, 성미산 공동체 운동을 이끈 유창복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장에게 우리 시대 공동체 운동과 지향점에 대해 들었다. →왜 공동체가 화두인가. -유창복(이하 유):시대가 험하니 공동체나 마을이 화두가 됐다. 결혼을 미루고 홀로 살아가는 젊은이가 늘고 결혼해도 아이 키울 엄두가 나지 않아 출산을 포기한다. 노인을 돌볼 가정과 사회의 배려도 한참 부족하다. 가족이 제구실을 못 하니 허덕이면서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 이런 점에서 마을공동체는 매력적이다. 함께 모여 수다를 떨며 외로움을 덜 수 있다. 일종의 호혜적 생활관계망이다. →‘마을살이’에 대해 말해 달라. -유:지난 2월 생활고로 목숨을 끊은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와 정치권이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공언했다. 하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주변에 하소연할 곳이 있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서로 부대끼며 고민해야 한다. 마을살이는 가족의 재구성을 촉진하는 희망이다. →사회가 각박해질수록 혈연 공동체가 강조된다. -김서중(이하 김):혈연에 기반한 자연 공동체로의 회귀라는 환상은 위험하다. 종종 형식논리에 얽매여 (전체주의처럼)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쪽으로 흐르곤 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진정한 민주적 방식의 공동체, 그것이 추구할 목표다. →공동체의 규모가 커질수록 반작용도 커진다. -김:국가와 같은 큰 공동체에선 다수결을 적용해 소수 의견을 배제하곤 한다. 소수의 희생을 ‘숭고함’으로 포장하는 허위의식도 드러난다. 사실 공동체 내의 갈등 표출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우석훈(이하 우):우리 사회의 공동체 운동은 진행 속도는 빠르지만 파급력은 크지 않다. 궤도에 올라 안착한다면 협동조합 등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 부족한 청년층의 일자리까지 자급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이나 국가 주도의 일방적인 흐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공동체 운동이 절실하다. →성미산 공동체 운동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우:모범적이지만 정형화된 틀에 갇혔다. 구성원 가운데 큰 부자도 없고 가난한 이도 없다. 자녀를 둔 중산층 부부나 신혼부부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누군가 (비용을) 더 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서울 강북 지역에선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20대 청년들에게 개방적이지 않아 외톨이로 만들기 쉽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공영역을 갖도록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 -유:성미산 운동은 공동 육아라는 주민들의 필요에서 출발했다. 주민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정부가 해결하기 힘든 과제를 풀어 왔다. 지금 이곳 공동체를 놓고 성공과 실패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돼 돌아와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보면서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우리 시대의 공동체란 무엇인가. -김: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해하며 살아가는 ‘관계의 조건’이다. 정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이 자기 방어력을 상실한 현대사회에서 일종의 보호막이 된다. -우:경제적 매개 없이 공동체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조합 등 경제활동을 하면서 시민의식을 키워야 한다. 큰돈 들이지 않고 일자리를 만들고 조합을 기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여기에 시민사회 의식이 강조되면 자연스럽게 주민자치, 풀뿌리민주주의로 발전한다. -유: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의 역할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면서 스스로 알아서 해 보자는 자각으로 연결됐다. 과도한 역할을 서로 요구하지 않고 주민 스스로 적절히 알아서 일을 나누면 보다 예측 가능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해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단원고생 또래 15년 전 실종된 딸 전국 샅샅이 뒤졌지만 포기 못해요”

    “단원고생 또래 15년 전 실종된 딸 전국 샅샅이 뒤졌지만 포기 못해요”

    “15년이 지났지만 우리 딸 혜희를 포기할 수는 없어요.” 20일 오후 경기 안성휴게소.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송길용(53)씨는 1999년 잃어버린 딸 혜희(당시 17)양을 찾는 전단지를 나눠 주고 있었다. 생업을 접고 딸을 찾으러 전국을 누빈 지 15년. 그가 뿌린 전단만 어림잡아 100만장이 넘는다. 1999년 2월 13일 당시 고2였던 혜희는 막차가 끊긴 밤 10시 이후에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30대 남성과 버스에서 내렸다는 기사의 제보가 마지막이었다. 송씨는 “전국 곳곳, 안 가본 곳이 없다”고 말했다. 송씨의 수입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40여만원이 전부. 이마저도 트럭에 들어가는 기름 값과 전단 인쇄비용을 빼면 거의 남는 게 없다. 7년 전에는 아내마저 딸의 사진이 들어간 전단을 품에 안은 채 목숨을 끊었다. 송씨는 “정말 막막했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현수막을 걸고 전단을 돌렸다”며 울먹였다. 지난 4일 세월호 참사 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찾은 송씨는 “혜희 실종 당시 나이가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과 같은 터라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면서 “사고 직후 바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힘들어할 가족들을 생각하니 조심스러워 이제야 찾게 됐다”고 했다. 아직 팽목항에 남아 있는 가족 중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혜희의 현수막을 본 이들도 있었다. 송씨는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으로서 가족들을 감싸 주러 내려간 것인데 오히려 위로를 받고 왔다”면서 “‘어디 있는지 모를 딸을 찾는 게 마음이 더 아플 것 같다’고 위로해 줬다”고 전하며 눈물을 쏟았다. 송씨는 지난 18일에는 동대부고 학생들에게 ‘사랑’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가족을 사랑하고, 열심히 공부해 내가 겪은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도 밤낮으로 전국을 누비며 잃어버린 자식을 찾는 실종 아동 부모들이 있다”면서 “실종 가족을 찾는 전단, 현수막을 보면 잠깐이라도 관심을 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의료급여자도 임플란트비 최대 80% 지원

    정부는 75세 이상 의료급여 대상자가 큰 부담 없이 치과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진료비의 최대 80%를 지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의료급여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오는 29일부터 실시된다. 의료급여는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등 형편이 어려운 국민을 위해 정부가 치료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건강보험에 가입된 75세 이상 노인은 임플란트 시술 시 진료비의 5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지만, 저소득층 의료급여 대상자에 대해 정부가 지원 폭을 늘렸다. 개정령안에 따라 75세 이상 의료급여 대상자 가운데 1종 수급권자(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권자 중 근로무능력자 세대 구성원)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때 진료비의 2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2종 수급권자는 30%를 부담하게 된다. 의료급여가 적용되는 임플란트 수는 연간 2개로 건강보험과 같다. 이와 함께 개정 시행령은 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선별급여’ 항목에 대해 의료급여 지원을 명시했다. 필수적이지 않거나 비용 대비 효과가 불확실한 의약품이나 시술 등에 대해서도 제한적으로 의료급여를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또 이날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를 열어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의 신생아 입원실을 확충하기 위해 신생아실 및 산모와 아이가 함께 쓰는 모자동실 입원료, 모유수유관리료 등을 50% 인상하기로 했다. 그동안 수가 수준이 낮거나 수가 자체가 없어 활발히 이뤄지지 못한 중증환자 대상 의료서비스도 개선된다. 중증 암환자를 4~5명의 의사가 동시에 진료하는 ‘암환자 공동진료’에 대한 수가와 영양불량 환자에 대한 집중영양치료 수가가 이번에 신설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고용·복지 통합 서비스 확대

    고용과 복지 서비스를 한곳에서 받을 수 있는 ‘고용복지+센터’가 올 초 경기 남양주에서 문을 연 데 이어 연내 전국 9곳에 추가 설치된다. 2017년까지 70곳으로 늘어난다.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등은 고용복지+센터를 다음달까지 부산 북구, 충남 천안·서산, 경북 구미·칠곡, 경기 동두천 등 6곳에, 10월 중 전남 해남·순천, 강원 춘천 등 3곳에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산 센터는 기존 모델에 문화공간을 결합한 확장형 모델로 설치된다. 고용복지+센터는 구직급여, 취업성공 패키지, 직업훈련 서비스 등 고용 서비스와 기초생활보장, 긴급복지 등 복지 서비스, 저리 자금 대출, 신용회복 지원, 불법사금융 피해 등 서민금융상담 서비스 등을 통합 제공한다. 경력단절여성과 제대군인을 위해 설치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는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는다. 고용과 복지를 연계해 최저생계비를 지원받는 빈곤층을 고용 시장으로 이끌고 차상위계층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편 남양주 고용복지+센터의 이용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0점으로 조사됐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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