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기초단체장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예비군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부동산대책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첨성대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은평구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84
  • 요직 발탁 등 과도한 챙기기 단체장 등에 업고 ‘호가호위’

    요직 발탁 등 과도한 챙기기 단체장 등에 업고 ‘호가호위’

    운동권과 시민단체 출신의 자치단체장이나 측근들도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개는 단체장이 직접 연루됐다기보다 측근들이 단체장 힘에 기대어 발호하는 ‘호가호위’ 형이다. 오랜기간 함께하면서 단체장의 당선에 기여한 대가로 요직에 발탁됐고, 평소 도덕성을 강조하는 이들이지만 현실에 물드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긴긴 세월 궁핍하게 살다 ‘주군’ 당선의 대가로 물 좋은 보직을 받은 뒤 앞뒤를 잘못 가려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질에 어울리지 않는 완장을 찬 데서 나온 경우도 많다. 금전을 밝히는 정도가 구태보다 더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에 대한 추문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운동권 출신인 송영길 인천시장은 해외 출장을 갈 때 항공기 일반석을 이용할 정도로 자신 관리에 신경을 쓴다. 그러나 측근들이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는 등 잇따라 물의를 일으켜 스타일을 구겼다. 측근들의 이권 개입이 개인 비리 차원인지 선거용 포석인지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송 시장의 최측근에 해당되는 김효석(51) 인천시 서울사무소장은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 건설사업과 관련, 대우건설 건설본부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5억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지난 15일 구속 기소됐다. 김 소장은 송 시장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 출신으로 송 시장 초대 비서실장을 지내다가 서울사무소장으로 전보됐다. 인천시는 김 소장 구속에 당혹스런 반응을 보이면서도 시장과의 직접적 연관성에 대해선 경계하는 모습이다. 역시 송 시장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모 인천시체육회 간부도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공사에 대한 이권개입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송 시장은 당선 직후부터 과도한 측근 챙기기로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 8월 군수직을 잃은 강완묵 전 전북 임실군수도 운동권 출신이다. 20여년 동안 군농민회 회장,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부의장 등을 지냈다. 강 전 군수는 2010년 5월 측근 방모(41)씨를 통해 업자로부터 8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이 확정됐다. 초대 군수부터 전부 줄줄이 사법처리돼 임실군에 붙은 ‘군수의 무덤’ 속에 강 전 군수마저 빠지면서 운동권 출신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 줬다. 강 전 군수는 이미 2007년 건설업자에게 공무원 인사권과 사업권 일부를 보장하는 각서를 쓴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재산신고 때 ‘마이너스’ 재산을 신고해 주민들이 큰 기대를 했지만 군수 스스로 이를 저버린 것이다. 386세대 운동권 출신인 정현태 경남 남해군수는 부인의 뇌물사건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부인 송모씨는 한 영농법인 대표로부터 18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807만원이 확정됐다. 정 군수와 직접 연관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역에서는 일종의 ‘베갯밑 공사(公事)’ 아니겠냐며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권 공조로 당선된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이 골수(?) 운동권인 진보통합당 관계자 등을 시 산하기관 책임자에 앉힌 사실이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다. 전리품을 선거 공로자들에게 나눠 주는 것은 여야를 떠나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이 불거지면서 여권의 공격 대상이 됐다. 특히 고양시는 선거 때 최성 시장을 지지한 시민단체 2곳에 구산동 한강변 하천부지 4만 6000㎡ 등에 대해 불법으로 점용 허가를 내줘 물의를 일으켰다. 더욱이 이 중 한 단체는 점용 허가를 받은 하천부지 중 1만 5000여㎡를 야권 시의원의 소개를 받은 민간인에게 경작하도록 해 선거법 위반 논란까지 빚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뇌물수수 차단’ 전문가 해법은

    민선 자치단체장 체제 이후 단체장 및 측근들의 뇌물수수가 횡행하는 것은 예견된 ‘재앙’이다. 선거를 치르려면 많은 돈이 드는 현실에서 단체장이나 측근들이 공무원 인사나 이권에 개입해 자금을 챙기고 자리를 챙겨 주는 커넥션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구조는 양쪽 모두에게 편리한(?) 측면이 있다. 실력 없는 공직자들은 뒷돈으로 자리를 사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정상적으로 사업권을 따낼 수 없는 업자들도 뇌물만큼 확실한 수단이 없을 것이다. 지자체장 또한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없고 공천 헌금이 드는 점 등을 들어 금품수수를 스스로 합리화하는 경향마저 있다. 이래서 지방행정을 어지럽히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과거 관선 체제에서는 청탁을 대가로 오가는 돈이 뇌물이라는 것을 자타가 부인할 수 없었지만, 민선 이후에는 선거자금으로 희석되고 있다. 똑같은 사안이지만 민선 체제에서는 불가피한 정치자금로 치부되기에 죄의식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권경주 건양대 교수는 “일본의 지방자치제가 정착되는 데 15년 이상 걸린 점으로 미뤄 우리도 차차 안정될 것으로 봤는데 단체장 불·탈법은 전혀 나아지는 게 없다”면서 “수많은 단체장과 측근들이 사법처리됐음에도 학습효과가 그토록 없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풀뿌리 민주주의’는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다. 대안으로 법정 선거비용 축소,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 선거사범 처벌 강화 등이 거론되지만 정치권이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촌지 수수가 관행화된 교육계에 교육감 직선으로 정치자금 개념이 생겨난 데다 교육행정을 놓고 자치단체와 충돌하는 일이 빈발해 직선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은 “시장과 교육감이 각각 직선제로 선출돼 서로 연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보다는 여러 측면에서 비효율과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학교를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만들고 싶지만 단체장은 학교에 개입할 수가 없어 행정을 펴나가는 데 문제가 많다”며 “현행 교육자치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안으로 시장·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단체장 임명제, 단체장 임명 후 의회 동의 선출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지방자치단체 및 단체장과 관련한 각종 비리 제보(gobal@seoul.co.kr)를 받습니다. 제보는 사실 확인을 통해 기사화하거나 관계 기관에 알릴 예정입니다.
  • 단체장 돈거래는 은밀하게…공무원들 줄서기는 치밀하게

    단체장 돈거래는 은밀하게…공무원들 줄서기는 치밀하게

    민선 자치단체 역사가 깊어지고 있지만 단체장 비리는 줄지 않고 오히려 비리 수법은 더 진화하고 있다. 최병국 전 경북 경산시장은 단체장 ‘비리 백화점’의 전형을 보여 준다. 최 전 시장 비리로 2011년 검찰 조사를 받다가 자살한 경산시 5급 공무원 김모씨는 지인에게 비리 관련 문건을 남겼다. 김씨는 문건에 “최 시장이 인사청탁이나 축의금 등의 명목으로 직원 4명으로부터 수천만원씩 받아 챙겼다”고 적었다. 외부 인사가 최 전 시장의 ‘마담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계장 두 명은 시장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자신들의 계좌에서 수천만원씩을 빼내 지급했다. 한 과장은 최 전 시장 자녀 결혼식 때 축의금으로 1000만원을 냈다. 최 전 시장은 당시 “고인이 사실과 다른 문건을 왜 남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발뺌했지만 같은 해 인사 등과 관련해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있다. 출판기념식과 같은 행사는 뇌물수수 기회로 악용되고 한다. 일부 부하 공무원이나 업자들이 책 구입조로 단체장 최측근에게 수천만원을 지불하고도 책은 인수하지 않는 방식이다. 충남 모 군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승진서열을 무시한 파격 인사가 단행되면 뒷거래를 의심할 만하지만 물증을 잡기 어려워 결국 성명서 하나 내고 만다”고 혀를 찼다. 민선 초기만 해도 주로 단체장이 인사를 전후해 측근이나 자금관리인 등을 통해 금품을 수수했으나 최근에는 선거 때부터 재임 기간 내내 뭉칫돈 인사장사를 공공연하게 벌이고 있다. 단체장 가족까지 가세하면서 현금뿐 아니라 황금열쇠, 고급시계 등 귀중품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돈다. 매관매직이 판치다 보니 공무원들의 작전도 교묘해졌다. 선거 때부터 유력 후보에게 줄서기를 한다. 박빙 혼전일 경우 ‘분산투자’를 하기도 한다. 후보들에게 몰래 후원금 조로 선거운동비를 지원하거나 지·학·혈연을 동원해 표를 몰아주고, 당선되면 승진으로 보답받는 형태다. 일부 자치단체는 문제가 될 만한 인사 때 발탁인사 등 명분을 만들어 잡음을 피해 간다. 전북 부안군에서는 연공서열 명부를 없애버리고 다시 만들기도 했다. 서울 모 자치구 국장을 지낸 A씨는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뒤따르는 것도 사실상 돈거래가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단체장이 가족이나 측근 외에 간부 공무원을 통해 인사비리를 저지르는 것도 사전에 이런 교류를 통해 서로 신뢰할 만한 단계로 발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주언 전 광주 서구청장이 2010년 총무국장을 통해 5급 승진 대상자 두 명으로부터 3000만원과 2000만원을 받았다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게 그 예다. 감사원과 안전행정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1995년 민선자치제 실시 뒤 비리로 기소된 자치단체장은 민선 1기 23명, 2기 60명, 3기 78명, 4기 119명 등으로 크게 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인사비리 연루자로 자치단체 공무원 비리까지 따지면 인사비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명석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가 민선 중반 때 전국 지자체 공무원 699명을 대상으로 벌인 인사비리 설문조사에서도 90.8%가 ‘심각하거나 조금이나마 존재한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악화됐다’고 응답했었다. 감사원이 2011년 서울 자치구 등 전국 65개 자치단체를 상대로 벌인 감사에서 근무평정 조작 등을 통해 저질러진 인사비리가 모두 101건에 달했고 65개 지자체 중 49곳이 인사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지방자치단체 및 단체장과 관련한 각종 비리에 대한 제보(gobal@seoul.co.kr)를 받습니다. 제보는 사실 확인을 통해 기사화하거나 관계기관에 알릴 예정입니다.
  • 단체장 부인·측근이 뇌물수수 통로

    자치단체장이 뇌물을 수수하는 주요 통로는 가족이나 비서실장 등 측근들이 대부분이다. 충남의 한 군 지역 공무원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고, 범죄를 저지르는 일인데 (단체장이) 믿을 만한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경북 기초단체장을 했던 A씨는 “인사단행 전 단체장 대신 최측근이 나서 대상 직원에게 ‘○○○만원을 준비하라’고 언질을 주고 그를 통해서만 받는다. 보안과 비밀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수법”이라고 귀띔했다. 문제가 돼도 단체장이 다치는 것을 피하려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다. 경기경찰청은 지난해 8월 김학규 용인시장의 부인과 아들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인은 2010년 지방선거 때 건설업자들로부터 1억 6000만원, 아들은 납품업자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둘 다 재판을 받고 있고, 아들은 지난달 법정 구속됐다. 경찰은 김 시장의 개입 가능성을 조사했지만 밝혀내지 못했다. 최병국 전 경북 경산시장의 부인도 2011년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인사 및 인허가 청탁과 함께 시 공무원과 아파트 시행사로부터 모두 6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부부를 구속하는 데 부담을 느껴 남편만 구속됐지만 주민들은 자신들이 뽑은 고을 수장의 파렴치한 가족 범죄에 당혹스러워했다. 2007년 박희현 전남 해남군수의 부인을 기소한 검찰이 “군 직원들이 사전에 군수에게 인사 청탁을 한 뒤 부인에게 돈을 건넨 게 7건 중 5건”이라고 밝혀 단체장 부인이 뇌물수수 통로역학을 한 이력이 짧지 않음을 보여 준다. 단체장 측근 가운데 외부에서 데려온 비서실장이나 6급 상당의 정무직 등이 그 역할을 많이 한다. 송영선 전북 진안군수 비서실장이 9급 여직원 명의로 된 차명계좌에 7억여원을 관리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이 최근 군수실까지 압수수색한 것은 뇌물 가능성이 높은 이 자금이 군수와 무관치 않다는 의혹이 있음을 반영한다. 최 전 시장은 이례적으로 광고·출판·인쇄업자 B씨를 측근으로 뒀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7월 구속된 B씨는 재판 과정에서 “시 공무원 두 명으로부터 사무관 승진 대가로 현금 5000만원과 1000만원이 든 쇼핑백 등을 받아 최 시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무직인 단체장 부인과 아들에게 뇌물을 건넨 것은 결국 인사권자인 단체장에게 준 것으로 공범 행위”라며 “과거 자치단체장들이 ‘아내가 돈 받은 것을 몰랐다’고 발뺌하면 부인이 죄를 뒤집어쓰던 관행이 통하지 않도록 정밀 수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임기 막판 곪아 터진 단체장 전횡

    임기 막판 곪아 터진 단체장 전횡

    민선 5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자치단체장 비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7일 정종해(66) 전남 보성군수와 부인, 중간 브로커 등 모두 40여명에 대해 대대적인 계좌 추적에 나섰다. 사무관 승진(대상)자 20여명 가운데 몇몇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정 군수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소문에 현혹되지 말고 업무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시청 안에 검찰 수사와 관련한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직원들이 쉬쉬하면서 눈치만 보고 일손을 잡지 못하는 등 어수선한 상태다. 이번 내사는 사무관 승진에서 떨어진 군 직원이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내 순천지청으로 이송되면서 착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적과 내부 공무원의 제보 및 줄 대기가 시작됐다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20년의 민선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제 없이 예산·인사권을 거머쥐고 황제처럼 군림하는 일부 단체장의 전횡이 막판에 곪아 터져 발가벗겨지고 있는 것이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비리 등에 연루된 민선 5기 단체장이 4기보다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공천과 선거가 다가올수록 단체장 비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북에서는 일찌감치 폭발했다. 황숙주 순창군수 등 현직 군수 5명이 뇌물 및 인사 비리로 검경의 수사를 받고 있다. 강완묵 전 임실군수는 건설업자에게 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8월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이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검찰 수사 중인 진안군의 한 직원은 “정파 간 다툼이 본격화되고 승진과 인사에서 불만을 품은 공무원의 내부 정보 제공과 줄 대기 조짐이 나타나면서 단체장 비리가 터지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단체장의 비리 무감각증은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비리를 양산하는 데도 한몫한다. 지난달 경남 고성군 간부 박모(58·4급)씨 등 공무원 2명이 관급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아 검찰에 구속되는 등 지자체 공무원 비리도 줄을 잇고 있다. 최남희 한국교통대 행정정보학과 교수는 “단체장 인사 비리가 자치단체 비리의 온상이다. 단체장 선거와 공무원의 승진 욕구가 맞아떨어져 비리가 더 판친다. 단체장이 비리를 주도하거나 부하 직원들의 비리를 묵인하고 (인사 특혜를 주고) 상납받는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다”면서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감사원 감사의 초점을 토착 비리에 맞추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감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지방자치단체 및 단체장과 관련한 각종 비리에 대한 제보(gobal@seoul.co.kr)를 받습니다. 제보는 사실 확인을 통해 기사화하거나 관계기관에 알릴 예정입니다.
  • 승진 순위 바뀌고 개발·인허가 비리 더러운 ‘머니게임’

    승진 순위 바뀌고 개발·인허가 비리 더러운 ‘머니게임’

    ‘사3 서5.’ ‘사5 서7.’ 인사철만 되면 자치단체 공무원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떠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6급 주사에서 5급 사무관으로, 사무관에서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할 때 공무원이 제각기 단체장에게 바치는 뇌물 액수를 일컫는다. 잊힐 만하면 단체장 인사 비리가 터져 소문만이 아님을 입증한다. 액수도 사무관 승진 시 1000만~2000만원 하던 10년 전보다 커졌다. 단체장의 개발·인허가 관련 특혜나 금품 수수 행각도 여전하다. 지자체 비리의 중심에 단체장이 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선거를 앞두고 단체장 비리가 더 기승을 부린다고 입을 모았다. 인사 비리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것이 근무성적평정(근평) 조작이다. 감사원은 올해 초 지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5급인 박모씨가 박 구청장 취임 후 1년간 3차례 근평을 통해 근평 순위가 9위에서 4위로 뛴 뒤 2011년 말 4급 서기관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박 구청장의 직권남용 고발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당시 구청 안팎에서는 “성씨가 같아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 과정에서 박 구청장은 인사의 부당성을 제기하는 당시 김모 도시국장을 대전시로 강제 전출시켰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김 국장은 행정소송을 통해 복귀해 중구에서 정년을 마칠 수 있었다. 서울 모 자치구 국장을 지낸 A씨는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 다른 구로 전보됐다. 문제는 A씨와 맞트레이드돼 자기 구로 온 공무원이다. A씨는 “이 친구는 승진 서열이 한참 뒤처져 있었다. (상대 구청장이) 돈 좀 받고 서기관으로 승진시킨 뒤 말썽이 안 되게 다른 자치구로 보내려고 나와 맞바꾼 것으로 안다”면서 “나는 뇌물을 바치지 않았지만 국장 승진에 3000만~4000만원을 줘야 한다는 소문은 서울 자치구에서도 회자된다”고 털어놨다. 대전경찰청 정보과 직원은 “승진 서열을 무시하고 승진시켰다면 (금품 수수) 100%다. 아무리 친해도 공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병국 전 경북 경산시장은 2011년 7월 부하 직원 2명으로부터 승진을 대가로 8000만원, 시 공무원 부인에게서 1000만원을 받았다가 구속됐다. 최 전 시장 부인도 직원 승진과 관련해 금품을 따로 챙겼다. 단체장의 인허가 관련 금품 수수나 잇속 챙기기 행태도 볼썽사납다. 김학기 전 강원 동해시장은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등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었다. 김 전 시장은 이전 업체 대표와 입찰 업체 관계자에게 모두 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그의 형도 민선 1, 2기 동해시장 역임 시 뇌물을 받아 2001년 시장직을 잃었다. 충북 진천군은 2011년 지역 영농조합이 사채를 빌릴 때 사채업자에게 군 명의로 영농조합 보조금 6억 7000만원에 대한 보증각서를 써 줬다. 이후 조합은 부도가 났고 군은 8억 4000여만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감사원은 유영훈 군수가 직원들에게 사채보증을 서도록 지시했다며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 사건에서 담당 직원만 기소되고 유 군수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됐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최 전 경산시장은 아파트 시행사로부터 상하수도 원인자 부담금을 20억원쯤 낮춰 주는 대가로 2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는 부인 명의의 칠성면 밭에 군비 2000만원을 들여 석축을 쌓아 거센 비난을 샀다. 문제가 커지자 임 군수는 사비를 털어 이 돈을 모두 토해 놓았지만 주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혈세를 자신의 자잘한 사익을 추구하는 데 쓰려고 단체장의 권력을 행사했다는 비웃음을 피하기 어려웠다. 강희복 전 충남 아산시장은 2010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김찬경(구속)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 소유의 골프장 증설 허가를 내주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농림지역을 골프장 증설이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해 주면 엄청난 이익이 되니 충남도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진하라”고 했지만 시장의 지시 아래 직원들은 이를 무시하고 가결된 것처럼 문서를 꾸몄다. 강 전 시장은 “변경을 서두르라”고 부하 직원들에게 독촉했고, 계획안은 후임 시장 취임 8일 만에 보고조차 생략된 채 도에 신청돼 2011년 5월 계획관리지역으로 바뀌었다. 강 전 시장은 이 골프장 사업과 관련해 김 전 회장에게 1억 2000만원을 받아 지난해 8월 구속됐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지자체 선거 바람에 자치행정 구멍 ‘숭숭’

    지자체 선거 바람에 자치행정 구멍 ‘숭숭’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자들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에 입문하려는 공무원뿐 아니라 현직 단체장과 지방의원들도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자치단체 행정이 일찌감치 선거분위기에 휩쓸려 행정 공백과 업무 누수가 우려된다. 전북 지역의 경우 지난 10일 박성일 행정부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완주군수 출마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김승수 정무부지사 사퇴에 이어 행정부지사마저 갑자기 자리를 떠나자 전북도 공무원들은 적잖이 술렁이고 있다. 행정, 정무 양 부지사의 사퇴로 도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도청 국장급 2~3명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사 이래 최대 규모의 고위공직자 줄사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9월에는 권건주 전 전북지방공무원교육원장이, 3월에는 박준배 전 전북도 새만금환경녹지국장이 명퇴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권 전 원장은 장수군수, 박 전 국장은 김제시장 출마를 위해 일찌감치 고향에서 표밭같이에 나섰다. 전북지역 고위 공직자들의 줄사퇴는 안철수 신당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호남지역은 ‘민주당 공천=당선’이란 등식이 성립됐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는 신당 변수가 클 것이란 관측이어서 민주당 공천 경쟁력이 낮은 공직자들이 대거 안철수 신당행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지역은 정인화 광양경제자유규역청 행정개발본부장이 광양시장에 출마한다. 광양시는 현재 이성웅 시장이 3선 제한에 걸렸다. 경남 창원이 고향인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박완수 창원시장이 도지사에 도전하면 시장 선거에 나서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석기 창원시 부시장의 창원시장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허성곤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은 고향인 김해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윤상기 진주 부시장은 고향인 하동군수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사천출신인 강호동 경남도 농정국장과 차상돈 사천경찰서장이 사천시장 출마 후보자로 거론된다. 이효수 밀양부시장은 남해군수 후보로 거론되며 조광일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장은 산청군수 출마를 노린다. 이와 함께 현직 단체장들도 지방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신변을 정리하는 분위기여서 행정 공백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전북지역 14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3선 제한에 걸리는 장재영 장수군수, 이강수 고창군수, 중도 탈락한 강완묵 임실군수를 제외한 11명이 재도전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군은 단체장이 표밭을 누비는 바람에 행정 기능이 ‘선거 모드’로 돌입한 지 오래다. 더구나 행정을 감지하고 견제해야 할 지방의원들마저 단체장에 출마하거나 재도전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 지방의회 역할과 기능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시·군 기초의원들도 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사실상 선거캠프를 가동하고 있다. 지방행정이 선거 분위기에 흔들리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안철수 광주·전남 실행위원 인선…조직 윤곽

    안철수 광주·전남 실행위원 인선…조직 윤곽

    안철수 광주 전남 실행위원 인선 광주·전남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함께 정치기반을 다질 조직의 윤곽이 드러났다. 안 의원의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연구소)은 29일 광주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전남 정치세력화를 담당할 조직 실행위원 43명(광주 16명 ·전남 2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연구소 윤석규 선임 조직팀장은 “1차 실행위원에는 시민사회단체 중견 활동가와 법조·의료·노무·교육분야 전문직 종사자, 노동·농민단체 활동가, 전직 군(軍) 장성, 전·현직 지방의원, 전직 고위공무원, 중소기업인 등이 망라됐다”며 “호남에서 일당 독주체제를 극복하고, 정치 혁신을 바라는 시·도민의 열망을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팀장은 이어 “대표성을 가진 공조직이 구성된 만큼 산재해 있던 안철수 지지세력을 하나로 묶어내는 새 정치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새 정치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인재를 꾸준히 발굴해 다음 달 중 2·3차 실행위원들을 인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행위원들은 ‘안철수 신당’을 만드는데 지역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실행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또는 기초단체장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 측은 “실행위원들은 조직을 구성하는데 활동가 역할에 주력할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실행위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실행위원 일부는 기존 정치권에 몸담지 않았던 신선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일부는 과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정치활동을 하는 등 신선도가 떨어지고, 일부는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안철수 신당의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로서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는 5개 자치구 전 지역에 실행위원이 선임된 반면, 전남에는 22개 시·군 중 10개 시·군만 임명됐다. 따라서 이들 실행위원에 대한 여론 방향과 실행위원들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가 안철수 의원의 독자 세력화 동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실행위원 43명 명단. ◇광주 ▲북구 곽복률·김병도·나기백·박미경·범희승·송재형·장영국 ▲서구 신현구·진재영 ▲동구 오형근·임 택 ▲남구 윤명국·이혜명 ▲광주 광산 김옥봉·서종진·이용빈 ◇전남 ▲화순 구복규·김성인·박광재 ▲여수 김동채·김민곤·남태룡·주철현 ▲목포 김성수·김종익 ▲순천 박광호·안세찬·정표수 ▲광양 박두규 ▲나주 김종운·안희만·이광형·이기병 ▲해남 윤광국·윤재갑 ▲함평 이윤성·정상진·정현철 ▲장흥 이제석·정종순 ▲구례 유춘용·이주희 ▲영암 조 웅.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논쟁]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이슈&논쟁]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내년 지방선거가 10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 모두 지난 대선에서 폐지를 공약해 쉽게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찬반 양론이 워낙 팽팽하다. 진통을 거듭한 끝에 폐지하기로 당론을 정한 민주당에서는 여전히 반대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여론을 지켜보며 조심스럽게 내부 검토를 계속하고 있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찬반 논쟁이 여전하다. 폐지 반대 측은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정계 진출이 더욱 어려워지고 지역 토호들의 기득권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찬성 측은 공천을 둘러싼 비리가 사라지고 ‘묻지마 투표’가 없어져 지역주의 극복과 풀뿌리 민주주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찬반 양론을 들어 봤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일러스트 조기영 화백 cmseong@seoul.co.kr [贊]황주홍 민주당 의원 “당조직 관리에 불필요한 비용 쓰고 공천권자에게만 충성 가능성 높아” 국민들은 없애라는데 국회의원들은 안 된다 한다. 국민 여론의 70%가 기초단위 정당공천제 즉각 폐지를 촉구하는 반면 여야 국회의원 70% 이상은 폐지 반대 입장이다. 국민 의견과 국회 의견이 정면으로 상충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국회 의견이 국민 의견을 일축하며 지배해 왔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정신의 부정이며, 한국 민주(民主)정치 역사의 거대한 오점이 아닐 수 없었다. 당연히 국회의원과 정치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자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모두가 다 정당공천제도 폐지 공약을 내걸었다. 정치쇄신과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 차원의 대선 공약이었던 거다. 현행 정당공천제도는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 돈과 시간과 충성심의 왜곡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첫째는 돈의 문제다. 우선 공천을 받기 위해 발생하는 불필요하고 과다한 비용의 문제다. 또한 각종 정당 행사, 당조직 관리에 들어가는 돈과 매월 당에 내야 할 돈도 적지 않다. 둘째는 시간의 문제인데, 시장·군수·구청장, 기초의원들이 지방자치단체 본연의 기능과 역할이 아닌 공천권자들의 일로 더 바쁘다. 셋째는 자기 주민에게 바쳐야 하는 충성심이 사실상 공천권자에게 바쳐진다는 점이다. 이것이 무슨 지방자치란 말인가. 돈과 시간과 충성심이 바른 방향으로 선순환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절실하다. 극단적으로 왜곡돼 가는 지방자치의 숨통을 열어 주어야 한다. 긴 말이 필요 없다. 이 제도는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백해무익하다. 벌써 오래전에 폐기됐어야 할 악법이자 반민주적 제도다. 지난 10여년 동안 전 국민의 60~70%가 한결같이 폐지를 요구해 왔었다는 사실에 의해서 현행법은 이미 ‘반국민적’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악법’이었다. 얼마 전 민주당 전(全) 당원 투표에서도 67.7%의 찬성으로 정당공천제 폐지가 국민의 뜻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국민의 뜻이란 무엇인가. 해당 시점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방향이며 입장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그 어느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신조이자 전제다. 혼자 결정하는 군주제나 독재, 몇몇 사람이 결정하는 과두제가 아닌 민주제(民主制)를 받아들이고 있는 한 그 누구도 이 다수결의 원칙을 부정해선 안 된다. ‘다수의 지배’를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과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일이다.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보다 108만표 차이로 당선됐지만, 사실 대통령 되는 데는 100만표 차까지도 필요 없다. 국민 단 한 사람의 표만 더 얻어도 대통령이다. 그게 국민이다. 민주제 국가에서 국민 여론은 오류가 없다는 ‘무류’(無謬)다. 일찍이 장 자크 루소는 개별 의견들이 하나의 전체로 총화되면 공동체적 공익을 추구하는 보편 의견이 되며, 이 의견에는 오류가 없다고 얘기한 바 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떼어 놓고 보면 무지하고 이기적이고 부화뇌동하는 것 같지만, 그 개별 국민들이 공동체적 연대감으로 하나를 이루면서 표출하는 의사는 늘 정당하고 현명하다는 것이다. 이 기본 인식이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 근본 가정이 동요하거나 부정되면 민주주의의 위기다. 국회의원 위에 법이 있고, 법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 위에 국민이 있다. 이 서열을 망각하거나 부인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 법은 만들지만, 헌법은 안 된다. 헌법조차 바꿀 수 있는 최고의 ‘헌법기관’은 국민뿐이다. 이제 정치권에는 퇴로가 없다. 기초단위 정당공천제는 법으로서의 정당성에 대해 국민들이 사형선고를 내렸다. 그것이 결론이다. [反]류지영 새누리당 의원 “정치 신인 자질 가릴 최소한의 장치 여성 기초의원 13% 배출 무시 못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가 이제 300일도 남지 않았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기초단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정치개혁 공약으로 내걸었고, 최근 민주당이 당원 투표를 통해 정당공천제도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하는 등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기초공천제 폐지를 놓고선 논란이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그동안 정당 공천은 책임정치의 실현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공천헌금 비리, 지방정치의 실종과 중앙정치 예속 등의 폐해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면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8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정당공천제 폐지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0%였다는 점은 정당 공천 과정에서 발생해 온 폐해들로 인해 국민들의 정당에 대한 거부감이 팽배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정치쇄신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논의의 초점이 ‘정당공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만 맞춰지고 있어 우려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 정당공천제가 이 땅에 어떻게 뿌리내릴 수 있었는지 그 시작점을 포함해 그간의 경험들을 밑거름 삼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정치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제도 폐지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오히려 기초 공천이 폐지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에 대해 종합적이고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의 정치 역사에서 기초공천제는 여성이 균등하게 정치에 참여하는 계기가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2002년 3.2%에 그쳤던 기초의원 중 여성 비율은 2006년에 13.7%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2005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기초의회 정당공천제 도입, 기초의회 비례대표제 신설, 비례대표 정당명부에서 여성 후보 50% 할당 등 여러 제도의 도입이 기반이 돼 나타난 결과였다. 이후에도 2010년 선거법 재개정을 통해 여성 의무공천제 도입, 비례대표 중 여성 후보 50% 배정 및 남녀교호순번제(여성 홀수 순번 배치) 위반 시 후보 수리 불허 등으로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정치 소수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발전을 거듭해 온 기초공천제가 폐지되면 정치 지망생에 대한 최소한의 자질심사가 사라지고, 기득권자라 할 수 있는 전·현직 지자체장의 권력이 더욱 비대해져 재력·조직력을 가진 토호세력에게 유리한 혼탁 선거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 이는 여성과 정치 신인에 대한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후보자들을 검증할 만한 절차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오히려 부정적 측면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명부제 도입, 기초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제 유지, 여성전용 선거구제 도입 등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기초 공천 폐지 논의에 매몰돼 외면받고 있어 안타깝다. 기초공천제 폐지는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다. 프랑스처럼 정당 후보 중심으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나라도 있고, 미국의 여러 주처럼 공천을 아예 금지하는 나라도 있다. 이는 결국 정치적 환경에 따른 선택의 문제다. 따라서 우리나라 정치 환경을 제대로 진단한 뒤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튼튼히 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논어의 ‘욕속부달 욕교반졸’(欲速不達 欲巧反拙)이란 말처럼 기초공천제 폐지 구호를 외치기만 할 게 아니라 그 속에서 놓치고 있는 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 절실한 시점이다.
  • 기초의원 71%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찬성”

    기초의원 71%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찬성”

    현직 기초의원의 70% 이상은 기초의회 정당공천제 폐지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행정학회의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논거와 대안’ 보고서에 따르면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기초단체장의 86.1%, 기초의원의 71.0%가 ‘폐지 찬성’이라고 답했다. 전문가 집단은 무려 83.8%가 폐지를 지지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45.6%만 폐지에 찬성한다고 밝혀 정당공천제 유지에 대한 의견이 높았다. 이번 조사에는 기초단체장 227명, 기초의회의 의장과 부의장 등 454명, 국회의원 300명, 학계 등 전문가 400명이 참여했다. 정당공천제 폐지 논거에 대해 기초단체장 집단은 ‘시·군·구 지방행정의 비정치성’(51.7%)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기초의원(50.8%)과 전문가(50.0%), 국회의원(47.9%)은 모두 ‘지방자치의 중앙정치 예속’을 폐지 이유로 답한 경우가 많았다. 행정학회는 이 같은 인식 차이에 대해 “단체장들은 정당공천제를 지방자치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지만, 기초의원과 전문가, 국회의원은 같은 사안을 정치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천제 폐지 대안으로 ‘정당표방제’를 허용하자는 답변이 25.6%로 가장 많았다. 정당표방제는 기초선거 후보자가 당적을 포함해 지지정당을 드러내는 제도다. 이어 정당공천제의 한시적 폐지(24.4%), 지방정당 제도화(21.6%) 등이 대안으로 꼽혔다. 정당공천을 유지한다면 ‘후보자의 공천기준 명확화’(34.7%), ‘공천 결과에 대한 책임 강화’(27.4%)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학회는 “정당표방제가 최적의 대안으로 판단하지만, 현재 정당공천제의 문제점을 여전히 안고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당표방에 따른 금품수수 등에 대한 금지를 법으로 강하게 규제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최장집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유지해야”

    최장집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유지해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인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31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안 의원이 공약 사항으로 내놓았던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최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의 의원모임인 ‘혁신과 정의의 나라’ 정례 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해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면 선거에서 정당의 책임성을 묻기 모호하다”면서 “개인적으로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는 지난 대선에서 안 의원이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공동발표한 ‘새정치공동선언’에도 포함됐다. 최 교수는 이어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타협된 결과가 공천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됐다”고 말해 정당공천제 폐지가 옳은 방향이 아니었음에도 안 의원과 민주당이 당시 ‘새 정치’ 바람에 의해 폐지에 합의한 것으로 보았다. 안 의원 측은 현재 내부적으로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나 기초단체장 공천 폐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포럼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최 교수를 향해 안 의원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최재성 의원은 “안 의원의 정치는 초엘리트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고, 김성주 의원은 “구경꾼으로 지켜보다가 ‘너희끼리 싸워서 나라가 엉망’이라고 말하며 반사이익을 얻는 정치가 과연 옳은 것인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민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새누리도 당론 확정 힘 받을 듯

    민주당이 25일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의 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최종 확정했다. 민주당은 시장·군수·구청장과 시·군·구 의원 선거 등 기초지방자치선거의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한 결과 투표자 7만 6370명 중 5만 1729명인 67.7%가 공천 폐지에 찬성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 동안 지난 1년간 한 차례 이상 당비를 낸 권리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투표는 전체 투표 대상자 14만 7128명 가운데 7만 6370명이 참가해 51.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에서 지도부와 국회의원이 독점하고 있는 당의 주요 정책 결정권을 당원들에게 내려놓겠다는 약속을 실행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입법 관련 정책 결정을 당원 투표로 결정한 것은 한국 정당 역사상 처음이다. 민주당이 기초지방자치선거 정당 공천을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여야 합의로 법 개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가, 당내 일부 이견을 받아들여 야당의 의사결정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하기로 했었다. 다만 여야 모두 당내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어 최종 법 개정까지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당은 이미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가 미뤄 왔는데, 오늘(25일) 결정으로 서로 (법 개정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도 마찬가지지만 당내에서는 이견들이 좀 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12년간 3차례 지방선거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한시적으로 폐지하는 일몰법을 적용한 뒤, 부작용 여부에 따라 재논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성 등 소수자의 진출 보장을 위해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기초의회 의원 정수의 3분의1로 상향 조정하고, 절반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새누리당은 당내 의견수렴을 거쳐 8월 중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했지만, 여성 의원 등의 반발이 만만찮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인 유승희 의원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당론으로 확정된 기초의회와 기초단체당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가 초래할 여성의 정치 진출 약화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한길 대표는 “여성들의 지방의회 진출을 담보할 수 있는 협상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당내에서 수긍할 만한 보완책을 여야 합의로 내놓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국회에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6건 발의돼 있다. 여당이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하게 되면 9월 정기국회 통과가 유력해진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발달 장애우들이 비뚤배뚤 손편지 쓴 사연은

    발달 장애우들이 비뚤배뚤 손편지 쓴 사연은

    “늘 저희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행복하세요.” “우리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애쓰시는 구청장님 감사합니다.” 조길형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최근 무더위를 싹 가시게 하는 편지를 받았다면서 23일 함박웃음을 지었다. 장애인부모회 회원들이 직접 찾아와 건넨 편지라 뜻을 더했다.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함께 롤링페이퍼 형식으로 쓴 손 글씨에는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는 조 구청장에 대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마침 조 구청장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최 전국 기초단체장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터였다. 일자리 공약 분야에서 발달장애인이 취업할 수 있는 장기적인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은 것. 구는 이미 2011년부터 발달장애인에게 지역 사회와 더불어 살 수 있는 지름길은 자립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고 판단, 발달장애인과 가족 의견을 구해 제빵·제과 교육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제빵·제과 기술을 익힌 뒤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과 부모가 함께하는 마을기업 ‘꿈 더하기 베이커리’를 열었다. 구는 저마다 적성에 맞게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 5명을 시간제 계약직 근로자로 채용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외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여가를 즐기고 여러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꿈 더하기 지원센터’를 지난 3월 개관한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와 손잡고 발달장애인 동화구연 자원봉사 활동사업을 추진하는 등 쉼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함께가는영등포장애인부모회’ 김미희 회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해주는 구청장님에 대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영등포의 정책이 다른 지역까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 구청장은 “발달장애인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지역 사회와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앞으로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여성계 “지역의석 30% 여성 할당 도입을”

    내년 6월 4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각 정당이 후보를 지명하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여성계는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대책을 밝혔다.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15일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2.6%이며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은 한 명도 없는 실정”이라며 “여성 기초의원은 21.7%, 여성 광역의원은 14.8%로 매우 낮은 수준이므로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정당공천에 따른 주민 의사 왜곡, 지방의 중앙정치 예속 등을 들어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몇몇 국회의원이 지역 토호세력의 발호, 여성의 정치 참여 위축 등의 이유로 정당공천제 폐지를 반대하는 것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여성계는 만약 정당공천제가 폐지된다면 지역의회 의석의 3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의석 할당제, 남녀 동반 선출제, 여성 전용 선거구 설치 등 여성의 정치 참여 보장을 위한 새로운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당공천이 폐지돼 우후죽순으로 후보들이 쏟아지면 현역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이 특혜를 누리게 되고, 조직과 자금에서 열세인 여성이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구 정당공천이 폐지되면 전략공천도 없어져 여성이 설 자리는 아예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당공천제 폐지 대상을 광역단체를 제외한 시, 군, 구 등의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한정하고 금지 기간은 12년으로 정하자는 보완책도 제시됐다. 김 회장은 “여성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생활 정치’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해시 뼈 깎는 자구노력

    경남 김해시가 울상이다. 1조 3124억원을 들여 2011년 개통한 경전철 때문이다. 연간 687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경전철로 이어진 부산 역시 395억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이 사업은 1992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정부 시범사업으로 선정됐고 1995년 당시 재정경제부는 민자 유치 대상 사업으로 지정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교통개발연구원은 사업타당성 연구용역 결과 하루 29만 2000명이 부산~김해 경전철을 이용할 것이라고 수요를 예측했다. 김해시는 민자를 유치하며 하루 18만 7266명의 승객을 보장하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맺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하루 평균 3만 3662명에 불과했다. 협약 수요의 18%였다. 연간 1082억원에 달하는 MRG 분담금이 발생해 분담 비율을 놓고 부산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해시는 뻔한 기초단체 살림이지만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나섰다. 인건비와 경상경비 등 세출 구조조정을 감행했고 직원들의 월급을 자진 반납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신규 지방채 발행을 중단했고 이율이 높은 지방채는 조기 상환해 채무 관리를 강화했다. 또 향후 3년에 걸쳐 500억원을 들여 짓기로 한 복지관 건설을 백지화하는 등 당장 급하지 않은 사업 16건(2298억원 규모)을 줄였다. 또 54억원 정도 들어가는 별도의 사업성 행사도 아예 없앴다. 그럼에도 재정 압박에 대한 숨통은 쉬 트이지 않았다. 김맹곤 김해시장은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13년 지방재정 전략회의’에 참석해 중앙정부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를 절규하듯 읍소했다. 김 시장은 “사업타당성, 수요 예측 등 사업 전반을 주도한 국가의 책임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자체가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MRG 50%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지방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의견을 나눌 기획재정부는 현재까지 불가능하다는 입장일 뿐 아니라 이날 전략회의에도 재정업무관리관만 초반에 다녀가 실질적인 토론은 이뤄지지 못했다. 지방재정 전략회의에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을 비롯해 각 시·도 부단체장과 기획관리실장, 기초단체장, 지방공기업 대표, 지방세연구원 등의 연구기관, 시민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민선5기 3년! 구정의 품격]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민선5기 3년! 구정의 품격]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한 아주머니가 제 손을 잡아 보더니 머슴 손처럼 깔깔하다더군요. 늘 현장 중심 구정을 펼쳤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 자랑스러웠습니다.” 34년을 영등포에서만 살고 있는 조길형 구청장이 언제나 가슴에 품었던 바람은 더불어 사는 삶이다. 민선 5기 단체장을 지낸 최근 3년도 그랬다. 가장 보람찼던 일을 묻자 아쉬움도 있다며 여성, 장애인, 노년층 이야기를 꺼냈다. 구는 지난해 9월부터 여성의 능력을 키우고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여성복지센터를 꾸리고 있다. 요즘 성황리에 운영되는 모습을 보면 ‘더 일찍 도입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구는 발달 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꿈더하기지원센터도 설치해 자립을 위한 직업 교육과 함께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발달 장애인 5명을 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한편 자원순환센터에 자활 보호 작업장을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 구청장은 지난주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센터가 좁은 게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되도록 빨리 개선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버 세대 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독거노인이 다른 독거노인을 돕는 ‘함께 살이 사업’과 노년층의 심리적 안정을 지원하는 ‘노인상담사 케어링 사업’은 다른 도시에까지 소문이 났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가 제2의 인생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 시니어행복발전센터를 전국 최초로 만들기도 했다. 조 구청장이 더불어 사는 삶에 신경 쓰는 까닭은 그가 걸어온 길에서 찾을 수 있다. 중학교를 마치고 상경해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봉사하며 함께 사는 게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단다. 스스로 구정의 머슴이라 칭하며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기쁨을 느끼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사이 영등포는 크게 발전했다. 하지만 분리돼 나간 자치구에 뒤처지는 모양새라 안타깝다. 불리한 점이 많다. 준공업 지역이 전체 면적의 32%나 된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대다. 과거 대한민국 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했던 지역이 토지 용도 제한 등으로 지역 발전의 걸림돌로 바뀐 것이다. 조 구청장은 “아직까지 풀지 못하는 숙제”라고 뼈아파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KTX 영등포역 정차, 영등포교도소 명칭 변경, 신안산선 도림사거리역 신설 등 지역 숙원 사업을 차근차근 해결해 왔다. 공약 31개 가운데 23개는 이미 매듭지었다. 나머지 8개도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영등포는 제2의 고향입니다. 애정과 추억이 남다르죠. 제 이웃인 주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언제나 현장을 누비며 답을 찾겠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성동 수제화’ 일자리 공약 최우수상

    성동구의 ‘성동 수제화 산업’이 일자리 공약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8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개한 ‘2013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결과에 따르면 성동구는 25개 지역 제화업자의 공동출자로 만든 마을기업 ‘SSST’의 사례, 성동 제화아카데미와 토털패션지원센터 등에서 운영한 수제화 교육 프로그램,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주말 장터 ‘슈슈마켓’ 등의 적극적 지원정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재득 구청장은 “뛰어난 기술과 열정을 가진 장인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벌인 노력들이 인정받아 기쁘다”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도록 더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영등포구는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한 지역일자리창출’로 일자리공약분야 최우수상, 성북구와 관악구는 공감행정분야 최우수상, 노원구와 강동구는 공약이행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전국 109개 지자체가 173가지의 사례를 공개했고 심사단은 1차 서류심사를 통해 92개 지자체의 106개 우수사례를 선별한 뒤 경연대회 형식으로 2차 심사를 진행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민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찬반 팽팽

    민주당이 당론으로 기초단체장,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추진 중이지만 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의견 수렴이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의총에서 발언자로 나선 의원 23명 가운데 12명이 반대를 주장하고 11명이 찬성 내지 불가피한 찬성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의원은 “정당공천제 폐지는 지역 토호가 기초의회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넓혀 엄청난 부패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부작용을 강조했고, 정청래 의원은 “민주당이 정당공천제 폐지를 정치 개혁 과제로 삼는 것은 새누리당과 보수 세력의 덫에 걸린 것”이라고 반대했다. 반면 찬성 측 의원들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지난해 대선 공약이었다는 점을 들며 약속 이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혜영 의원은 “민주당이 더 이상 맞을 맷집이 없다”면서 정당공천제 폐지 쪽에 힘을 실었다. 이에 노영민, 이용섭 의원 등은 “여야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무공천을 한시적으로 시행해 보고 보완하자”는 절충론을 제기한 것으로 참석자들은 전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기초선거 공천폐지 당론화 공염불?

    여야가 정당 혁신을 내세우며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내걸고 있지만, 정작 여야 모두 당론으로 채택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원들의 지역에서의 기반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는 등 복잡한 정치적 이해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4일 정치쇄신특위에서 제안했지만, 당내 찬반이 분분하다. 정치쇄신특위 안에 대해 아이디어 차원으로 당내 여론 수렴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고 벌써 선을 그었다. 특히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서는 여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높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5일 “4·24 재·보선에서 당이 무공천을 강행했지만 역량 안 되는 후보의 난립과 기호에 따른 표 쏠림 현상 등 공천제 폐지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역마다 정당 공천 폐지에 대한 선호도가 상이한 점도 골칫거리다.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지지도가 높은 대구 경북(TK)·부산 경남(PK) 지역과 달리 야권 바람에 취약한 서울·수도권은 정당 공천을 안전장치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 민주당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8일 의원총회로 당론을 결정한다. 앞서 민주당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찬반검토위위원회는 정당공천 폐지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총회를 앞둔 의원들은 지방자치의 실현이라는 정당공천 폐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역 토호들의 ‘돈 정치’가 부활하고 자격 없는 후보들이 난무할 것이라는 부정적 기류도 적지 않다. 민주당 역시 지역에 따라 의견도 갈린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에서는 정당공천제를 유지하자는 입장인 반면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호남에서야 정당공천을 하지 않아도 누가 민주당 후보인지를 다 알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당 후보임을 알리지 않으면 난립하는 후보 중의 하나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상반기 최우수 공약 실천 경기 오산 등 19곳 선정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4일 올해 상반기 최우수 공약을 이행한 곳으로 경기 오산시를 비롯한 19개 지자체를 선정해 시상했다고 밝혔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 3일부터 이틀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2013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열고 청렴, 일자리, 공감행정, 공약이행 등 4개 분야에 걸쳐 최우수상을 포함해 우수상 39개 지자체 등 모두 58개 공약이행 우수사례를 뽑아 시상했다. 청렴 분야에서는 경기 오산시가 ‘선비가 청렴해야 백성이 행복하다’를 주제로 한 공약에서 유일하게 최우수상을 받았다. 일자리 공약 분야 최우수상에는 경기 광명시의 ‘지역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 운영’, 서울 영등포구의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한 지역 일자리 창출’ 등 6곳이 뽑혔다. 공약 이행 분야에서는 대전 동구의 ‘아양철교 관광 명소화 사업’ 등 8곳이 차지했고, 공감행정 분야는 경기 파주시와 서울 성북구 등 4곳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공모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207곳의 기초지자체(무투표, 공석, 전년재보궐지역 제외) 중 52.66%인 109곳이 참여, 173개의 사례가 접수됐다. 지방자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단이 1차 서류심사를 진행한 후 선정된 92곳의 지자체 106개 사례를 선정한 뒤 본 대회에서 경연을 거쳐 최종 우수 사례를 선별했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경진대회가 성숙한 민주주의와 참다운 지방자치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 사례 경진대회는 전국 기초단체장들의 공약 실천을 검증·평가하기 위해 매니페스토본부와 서울신문이 2007년부터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