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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잠을 못 이루는 나도 혹시 수면장애? 궁금하면 ‘클릭’

    밤잠을 못 이루는 나도 혹시 수면장애? 궁금하면 ‘클릭’

    수학과 의학이 만나 수면장애 여부를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연구단 의생명수학그룹 김재경 CI(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팀은 삼성서울병원 주은연·최수정 교수, 이화여대 서울병원 김지연 교수팀과 함께 수면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 ‘슬립스’를 개발하고 12일 대중에게 공개했다. 슬립스 개발 관련 성과는 지난 9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컬 인터넷 리서치’에 실렸다. 그렇지만 슬립스 사용이 의료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심사 기간이 있어 이번에 공개됐다. 잠은 인간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성인 60% 가량이 수면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비율은 6%에 불과하다. 수면 질환 진단을 받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해야 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약 5000명의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학습시켜 수면 질환 위험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슬립스에서 나이, 성별, 키, 체중, 최근 2주간 수면 시 어려움, 수면 유지 어려움, 기상 시 어려움, 수면 패턴에 대한 만족도, 수면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 9가지 질문에 답하기만 하면 만성불면증, 수면호흡장애, 수면호흡장애 동반 불면증 위험도를 90%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슬립스 검사 결과 수면호흡장애 위험도가 50%가 나왔다면 실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했을 때도 수면호흡장애가 발견될 확률이 50%라는 말이다. 기존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도 인공지능 기반 수면 질환 검사 알고리즘을 개발한 바 있지만 목둘레, 혈압 등 당장 답하기 어려운 문항들이 포함돼 있어 사용이 번거로웠고 예측 정확도도 70%에 불과했다. 자신의 수면 질환 위험도를 예측하고자 하는 사람은 ‘슬립스’ 누리집(www.sleep-math.com)에 들어가서 사용하면 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재경 IBS CI는 “이번 연구는 수학으로 우리가 직면한 건강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시도에서 시작됐고 중요하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수면 질환에 기계 학습을 접목했다”라면서 “수면 질환 진단의 복잡한 과정을 줄인 만큼 많은 사람이 슬립스를 통해 자신의 수면 건강을 알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교수도 “슬립스는 간편한 수면 질환 자가 검진 시스템”이라며 “향후 건강검진 항목에 AI 기반 자가 검진 시스템을 포함한다면 잠재적인 수면 질환 환자들을 스크리닝하여 수면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질병을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상 한파 원인, 극지방 빙하보다 중위도 바다 영향 커

    이상 한파 원인, 극지방 빙하보다 중위도 바다 영향 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겨울철이 되면 이상 한파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2000년대 이후 전 세계 곳곳은 평균적 기상 전망을 벗어난 이상 한파가 빈번히 발생했다. 2021년 2월 미국 텍사스의 대규모 정전 사태도 이례적인 혹한 때문이었다. 많은 전문가가 온난화로 인한 북극 해빙 감소와 그로 인한 제트기류 약화가 이상 한파의 원인이라고 설명하지만,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충분치 않다. 이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속가능환경연구단, 연세대 비가역적 기후변화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동아시아와 북미 지역에서 자주 나타나는 이상 한파 원인에 중위도 해양의 역할도 고려해야 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해류는 각종 물질과 열에너지를 운송하는 역할을 한다. 해양 열에너지는 인접한 지역의 날씨와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서양의 걸프류, 태평양 구로시오 해류의 하류 지역처럼 좁은 위도 대에서 온도가 급격히 변화하는 지역을 ‘해양전선’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해양전선 지역에 열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데 따른 대기 파동열 반응이 혹한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200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한반도 이상 한파는 북대서양의 걸프류 부근 열 축적이, 북미 지역 이상 한파 경향은 구로시오 해류 부근의 열 축적과 관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해양 전선이 겨울철 한파와 이상고온 빈도를 조절하는 온도조절기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온실기체를 증가시킨 기후모델을 실험한 결과, 북미 지역은 점차 온난화 정체기가 짧아지고 횟수도 줄어드는 반면,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온난화 정체기와 가속기가 더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미경 KIST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해양 전선의 영향을 지구 온난화 기후모델에 적용하면 10년 근미래 기후변화 전망을 좀 더 정확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겨울철 에너지 수요 장기 전망,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 구축 등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돼 기후재난 사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화려한 도시의 밤, 새들에게는 독약 [사이언스 브런치]

    화려한 도시의 밤, 새들에게는 독약 [사이언스 브런치]

    지난 10월 4~5일 이틀 동안 미국 시카고에서는 유리로 된 건물에 조류 약 1000마리가 부딪쳐 죽었다. 원인은 유리에 반사되는 빛과 밤에 환하게 비추는 인공조명에 이끌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의 밤을 불야성으로 만드는 조명들이 새들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된다.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 공해 때문에 사람의 일주기 리듬이 방해받아 우울증, 불면증, 심혈관질환, 암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델라웨어대, 국립공원국(NPS), 코넬대, 프린스턴대, 매사추세츠 애머스트대, 미시간 주립대 공동 연구팀은 도시의 밤을 환하게 비추는 인공조명이 새들에게는 생태학적 덫이라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2월 5일자에 실렸다. 고층 빌딩, 서식지 감소, 먹이 부족, 천적 증가 등으로 도시는 새들에게 좋은 서식지는 아니다. 새들은 수백~수천 ㎞를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동하는 새들은 생존과 번식을 위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새들도 에너지 보충을 위한 일종의 중간 기착지가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기상 레이더 데이터와 지리정보시스템을 결합해 미국 내 조류 중간 기착지 밀도를 맵핑했다. 이를 통해 새들이 특정 장소에 내려앉아 쉬는 이유를 해석할 수 있는 예측 변수를 찾았다. 그 결과, 레이더에 포착된 새들은 해안선이나 특정 고도를 따라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새들이 기착지를 탐색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도로 예측됐다. 그다음으로 빛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빛 공해는 새들을 기착지로 좋지 못한 장소인 도시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새들의 건물 충돌 사고는 인간의 영향 때문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제프 헤네브리 미시간 주립대 교수는 “유리로 뒤덮인 고층 건물의 창문에는 격자무늬 점이나 선과 같은 무늬를 넣거나 야간 조명의 밝기를 낮추고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같은 따뜻한 색 계통의 조명을 활용한다면 새들의 충돌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60년 동안 호우 원인, 알고 보니 ○○ 때문이었다

    지난 60년 동안 호우 원인, 알고 보니 ○○ 때문이었다

    20세기 중반부터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호우의 원인이 알고 보니 인간의 활동 때문에 야기된 지구온난화가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충남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일본 도쿄대, 도쿄공업대, 교토 고등과학대, 츠쿠바 국립환경연구소, 미국 유타주립대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과거 60년 동안 관측된 동아시아 지역의 호우 강도가 약 17%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이런 호우 강도 증가는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컸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여름 호우는 농업과 산업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 홍수나 산사태 같은 자연재해의 원인이 돼 생태계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기상학자들에 따르면 여름철 호우의 강도와 빈도는 최근 몇십 년 동안 변화됐다. 중국, 한국, 일본이 위치한 동아시아 지역 여름 호우는 태풍, 온대 저기압, 기상 전선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름 호우의 40% 이상이 기상 전선의 변화 때문에 발생하지만, 관련 연구는 많지 않다. 게다가 호우는 기후 시스템의 자연 변동과 우연성에 의한 영향까지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이 명확지 않다. 이에 연구팀은 동아시아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정도를 과거 60년 동안 관측 데이터로 분석했다. 그 결과 중국 남동부 연안부터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호우 강도가 약 17%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이 있는 지구와 그렇지 않은 지구를 시뮬레이션한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이용해 호우 강도가 증가한 이유를 분석했다.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로 호우 강도가 6% 정도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 영향을 빼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를 이끈 김형준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에서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가 인간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기후변화 대책을 세우고, 가까운 미래에 일어난 기후변화가 동아시아 지역 전선이 만드는 호우에 주는 영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취암장학재단, ‘2023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 후원

    취암장학재단, ‘2023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 후원

    이근욱 서강대 교수 ‘아프가니스탄 전쟁: 9·11 테러 이후 20’ 수상 영예<br>취암장학재단이 ‘2023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 수상 지원금을 쾌척했다고 4일 밝혔다. 한국정치학회는 1953년 창설된 이래 현재 국내외 교수, 학자,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활동하는 2200여 명의 박사급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의 정치학 학술단체이다. 국내 및 국제학술회의와 학술지, 연구 단행본 발간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고(故) 인재(仁齋) 윤천주 회원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며 한국 정치의 발전과 정치학 교육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저술 활동 진작을 위해 인재 저술상을 제정하고, 매년 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수여하고 있다. 취암장학재단은 한국정치학회의 취지에 맞춰 우리 사회 정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인재저술상 수상 지원금을 후원했다.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 외에도 한국수산과학회 학술상, 이설주 문학상 등 인문 및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후원 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2023 한국정치학회 인재서술상은 이근욱 서강대 교수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9·11 테러 이후 20’이 선정됐다. 인재저술상 위원회의 엄정한 1차, 2차, 최종심사를 거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근욱 교수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 외교정책 결정 과정과 테러, 제3국 군사개입, 내전, 평화 협상 등 연구에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 학문적 연구성을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최종 결정됐다. 취암장학재단 관계자는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은 지난 3년 동안 발행된 출판물 중 최고의 저서 1권을 선정하는 정치학계의 권위있는 저술상 중 하나”라며 “한국 정치학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후원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취암장학재단의 취암(取巖)은 사조그룹의 창업주인 주인용 선대 회장의 호로, 선대 회장의 뜻을 기려 사회적 책무의 소명과 참된 교육의 장려육성으로 국가의 백년대계를 도모하는데 기여하고 이를 위한 장학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목적으로 1986년 설립됐다. 장학금 지급, 학술 연구비 지급 및 보조와 교육 및 학술단체 보조 등의 사업을 통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육성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 동강대 미래 백신·면역치료 신기술 배우다

    동강대 미래 백신·면역치료 신기술 배우다

    동강대학교가 세계 석학들 속에서 미래 백신과 면역치료를 위한 신기술을 접하며 취업 역량을 키웠다. 동강대 간호학과 1학년은 최근 화순 하니움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3 화순국제백신·면역치료포럼(HIVIF)’에 참여했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한 이번 포럼은 대한민국 대표 의학·백신 포럼으로 화순국제백신포럼 추진위원회와 전남도, 화순군, (재)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의 주최 주관으로 열렸다. 국내외 석학들이 대거 참여해 ‘미래 백신과 면역치료를 위한 신기술’을 주제로 바이오의학의 발전적 변화를 모색했다. 또 국내외 전문가 연사 강연을 비롯해 기업 전시 부스, 화순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 투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동강대 간호학과 학생들은 백신·면역치료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면역요법 신기술 ▲세계를 선도하는 면역학과 기초과학의 발전 방향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추진 전략 등을 들으며 다양한 학습 모티브를 얻고 글로벌 경쟁력도 키웠다.
  • “나라가 결딴날 위기…기업이 패권전쟁 최전선서 싸우도록 도와야”[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나라가 결딴날 위기…기업이 패권전쟁 최전선서 싸우도록 도와야”[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관치의 화신’에서 ‘역사학자’로 변신한 김석동(70) 전 금융위원장이 뜻밖에도 인터뷰 요청을 수락했다. “후배(경제관료)들에게 간섭으로 비칠 수 있다”며 역사 인터뷰만 고집하던 그가 웬일인가 싶었다. 만나 보니 궁금증이 풀렸다. 그는 “우리나라가 구한말 이래 가장 힘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전쟁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지식인들이 입을 열어야 할 때”라고 단호히 말했다. “나라가 결딴날 수 있는 위기”라는 말도 수차례 반복했다. 지난 21일 그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 인문사회연구소에서 만났다.-왜 전쟁이라는 건가. “지난 40년을 돌아보라. 돈을 엄청나게 퍼부었는데도 물가는 안 올랐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국경을 허물어뜨린 세계화 덕에 많은 나라가 저금리, 저물가를 누렸다. 우리나라는 고성장의 과실까지 따 먹었다. 그 시간, 한쪽에서는 폭탄이 차곡차곡 쌓여 갔다. 주가, 부동산, 코인 할 것 없이 무섭게 치솟지 않았나. 경제학을 흘깃 쳐다만 본 사람도 이 폭탄이 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안다.” -그사이에 외환위기도, 글로벌 금융위기도 있었다. 그때보다 지금이 더 위험하다는 건가. “알다시피 외환위기 때는 우리만 힘들었다. 거꾸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세계가 안 좋고 우리는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40년의 버블(거품)이 한국과 세계를 모두 강타하고 있다. 우리에게 더 안 좋은 것은 국제정세가 120년 전 을미사변과 을사조약 중간 때쯤으로 회귀해 있다는 점이다.” -열강에 포위된 것을 말하나. “맞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우리를 옥죄고 있다. 미중 패권전쟁은 결코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여전히 미국의 78% 수준이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국가 등을 끌어들여 세력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 세계화가 저물고 블록화 시대가 된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부활을 용인하고 있다. 우리 안으로 눈을 돌려 보자. 성장 잠재력은 떨어지고 일할 인구는 줄어들고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한마디로 ‘노 웨이 아웃’(No Way Out), 출구가 없다.” -지난 70년간 실질 GDP가 61배나 뛴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100m 달리기 속도로 1㎞를 뛰어 왔기 때문이다. 숨이 가쁜 건 당연하다. 그럼 잠시 멈춰 숨 고르기를 해야 하는데 하필 멈춰 선 곳이 터널 안이다. 잘못하면 숨이 막혀 죽을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서로 남 탓만 하고 있다. 전 정권, 현 정권, 기업가, 노동자, 남자, 여자, 청년, 노인….” -그럼 무엇부터 해야 하나. “그 질문에 답하려면 전쟁에 누가 나가 싸울 건지부터 답해야 한다.” -누가 싸워야 하나. “군대? 아니다. 정부? 아니다. 바로 기업이다. 패권전쟁의 최전선은 기업이 맡고 그 뒤를 국민이 받쳐 줘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전사의 목에 칼을 씌우고 손에 수갑을 채우고 있다. 최첨단 무기를 쥐여 주고 배불리 먹여 전장에 내보내도 모자랄 판에 말이다. 그래 놓고는 살아 돌아오라고, 반드시 이기라고 채근한다. 말이 되는가. 기업에 씌워진 규제를 과할 정도로 풀어 줘야 한다.” -고도 성장 시기에도 그런 논리를 펴지 않았나. 과실이 국민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기업을 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지식인의 역할이 필요한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기업은 결코 적이 아니다. 기업은 곧 국민이다. 기업을 옥죄는 것은 국민을 옥죄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나라 안팎에서 글로벌 기업과 싸워야 한다. 이 전쟁에서 지면 나라가 없어질 판인데 과실이 크네 작네 따질 때인가. 일단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해 주고 과실은 세금 등으로 거둬들이면 된다.” -‘노란봉투법’ 등을 두고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크게 갈리는데. “그래도 말을 해야 한다. 많은 지식인이 욕먹기 싫어 진영 뒤에서 침묵하고 있다. 그 침묵을 깨고 나와 한국 사회가 얼마나 위기인지,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대동단결해 말해야 한다. 설사 평행선을 달리더라도 논쟁 과정에서 출구를 가리키는 방향을 찾게 될 것이다.” -양극화에는 부동산 문제도 크다. “부동산 대책반장을 여러 번 맡은 사람으로서 자신 있게 말하는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집은 공공재나 마찬가지다. 공공재는 정부가 책임지고 대 줘야 한다. 아파트 몇 채 분양해 봤자 해결되지 않는다. 국공유지를 개발해 분양하지 말고 영구임대주택으로 개인에게 줘야 한다. 임대료는 정기예금 이자 정도로 받으면 된다. 집과 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구 소멸 위기를 피할 수 없다.” -과거에 경기도를 없애자는 주장도 했는데. “지금의 메가서울과는 결이 다른 얘기다. 경기도와 서울을 합쳐 규제 프리(free) 지역을 만들자는 구상이었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수도권에서 노동, 환경 등 모든 규제를 없애 주는 대신 여기서 번 돈은 지방 지원에 파격적으로 쓰는 거다.” -너무 과격한 주장 아닌가. “나라가 결딴날 위기인데 못 해 볼 시도가 어디 있나.” -서울대를 없애자는 주장도 그 맥락인가. “정확히 말하면 국립대 지원 방식을 바꾸자는 거다. 서울대 출신의 상당수가 의사, 변호사, 외교관이 된다. 왜 정부가 돈 잘 버는 의사와 변호사 배출을 지원해야 하는가. 나랏돈은 국가 미래를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기초과학이나 정부 지원이 없으면 유지가 어려운 인문학 분야 등에 쓰여야 한다. 이런 연구와 기능이 있는 대학만 국립대로 인정하고 지원도 하자는 소리다. 요즘 화두인 R&D(연구개발)이나 AI(인공지능) 인재 육성과 모두 연결되는 문제다. 또 하나, 중국의 부진에도 대비해야 한다.” -중국은 계획경제라 부동산 부실 등의 폭탄이 터질 가능성은 낮지 않은가. “물론 (폭탄이) 터지게 놔두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뇌관을 제거하느라 꽤 오랫동안 사투를 벌일 것이다. 한때 30%였던 한국의 중국 수출 의존도가 벌써 20%로 떨어졌다. 두고 봐라. 앞으로 더 떨어질 거다. 그것도 꽤 빠른 속도로.” -그럼 어디를 뚫어야 하나. “우크라이나다. 전쟁이 끝나면 1200조원 재건 시장이 열린다. 전쟁을 기회로 보라는 말이 아니고 ‘두 개의 전쟁’ 이후를 보라는 거다. 이란도 최근 10년간 국가재건 사업을 거의 못 해 수요가 상당하다. 동남아는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기회가 크게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빠르게 침투하고 있고 동남아 자체적으로 시장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강하기 때문이다.” -요즘 물가며 금리며 정부의 시장 개입이 지나치다는 논란이 적지 않다. ‘관치의 화신’으로서 어떻게 보나(웃음). “특정 사안을 언급하는 건 후배 관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베일 안에 있을 때가 정부의 힘이 가장 세다는 것이다. 베일 밖으로 나오는 순간 시장의 공포는 약해진다. 일단 나왔을 때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좌고우면하거나 밀리게 되면 시장은 완전히 망가진다. 지금 직면한 전쟁이 가장 힘든 싸움인 건 분명하지만 종국에는 이길 것이라고 장담한다.” -근거는. “우리에게는 한민족 DNA(유전자)가 있다. 끈질긴 생존 본능, 승부사 기질, ‘우리’라는 말로 상징되는 집단 의지, 세계로 나가는 개척자 정신이 그 DNA다. 이런 유전자를 가진 민족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1차관과 금융위원장 등을 지냈다. 금융실명제, 신용카드 대란, 저축은행 사태 등 고비 때마다 차출돼 별명이 ‘대책반장’이다. 카드 사태 때 했던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은 지금도 회자된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우리나라 고대사 복원에 심취해 국내외 답사에만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물이 2018년 펴낸 ‘한민족 DNA를 찾아서’다. 소문난 미식가로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한 끼 식사의 행복’을 펴내기도 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 정주영 현대 창업주 등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판 ‘플루타크 영웅전’도 준비 중이다.
  • 올해 과학자상에 김하일·선양국·한상욱…대한민국과학기자상에 정혜윤 YTN 기자

    올해 과학자상에 김하일·선양국·한상욱…대한민국과학기자상에 정혜윤 YTN 기자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단장이 올해 과학자로 선정됐다.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유용하)는 이들을 포함해 ‘2023 과학언론상’ 수상자 10명과 4분기 과학취재상, 머크의학기사상을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자가 뽑은 올해의 과학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하일 교수는 에너지 대사, 비만, 당뇨 등 질병 원인 규명과 치료를 위한 연구를 하는 의사 과학자로 한국형 의사 공학자 양성, 의생명과학 정책 수립 등에 주도적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선양국 교수는 안정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배터리 연구개발로 한국이 이차전지 선도국 반열에 오르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한상욱 단장은 국내 양자 연구 선도와 양자 산업화에 이바지하는 한편 양자 기술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과학 소통에도 노력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올해 ‘대한민국 과학기자상’은 YTN 정혜윤 기자에게 돌아갔다. 20년 이상 기상 분야를 담당한 정 기자는 과학적 원리와 예측 정보를 담아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보도와 함께 전국 9000여개의 CCTV를 확보해 실시간으로 정확한 재난 상황을 송출할 수 있는 재난 보도 시스템 구축에도 이바지하는 등 기상 재난 보도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학언론 활성화와 과학문화 확산이 기여한 공로가 큰 사람들에게 시상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상’은 고생물학의 학술연구와 대중화에 앞장선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천문학자로 대중과 활발한 과학적 소통을 펼쳐온 강성주 모어사이언스 이사에게 돌아갔다. 김회철 기상청 대변인, 김나영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홍보문화실장, 이종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이채원 한국원자력의학원 커뮤니케이션팀장도 과학커뮤니케이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4분기 과학취재상’ ‘과학환경기사상’에는 김민경 KBS 기상전문기자의 ‘밥상으로 보는 기후위기보고서’ 시리즈, 한국일보 미래기술탐사부의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시리즈, 조선일보 테크부 황규락·유지한 기자의 ‘기초과학 R&D 예산 다시 늘린다’, 이준기 디지털타임스 기자의 ‘항우연 핵심인력 대거 한화 이직 논란’이 선정됐고 ‘머크의학기사상’은 이데일리 바이오플렛폼센터의 ‘천연물, K바이오 도약 선봉’ 연속보도에 돌아갔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과학언론 발전과 과학문화 확산에 이바지한 공로로 이영완 조선비즈 과학 에디터(전 과학기자협회장)에게 공로패가 주어진다. 과학 언론상 심사위원장인 이재신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과학기술의 역할이 날로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위험 역시 늘고 있어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지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과학과 대중 사이를 이어주는 중개자로서 과학 기자의 지속적 역할과 노력을 해주길 당부한다”라고 말했다. 과학 언론상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한국머크 바이오파마가 후원한다. ‘2023 과학 언론상’은 오는 12월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 소공동점에서 열리는 ‘과학 기자의 밤’ 행사에서 시상된다.
  • 예방접종은 오전에, 항암치료는 오후에 받아야 하는 이유

    예방접종은 오전에, 항암치료는 오후에 받아야 하는 이유

    예방접종은 오전에 맞는 것이 좋을까, 오후에 맞는 것이 좋을까. 암 환자의 항암치료는 오전에 받는 것이 나을까, 오후에 받는 것이 좋을까. ●백신은 오전에, 항암치료는 오후에 받아야 효과 ↑ 언제 주사를 맞고, 치료받는 게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수학은 최적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때를 정확히 알려준다. 수학과 생물학이 접목된 수리 생물학적 분석에 따르면 오전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오후에 받는 것보다 예방효과가 3~4배 이상 높고, 여성의 경우 항암 치료를 오후에 받는 것이 암으로 인한 사망확률을 최대 12.5배 낮출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수학은 꿀잠을 잘 수 있는 최적의 패턴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내용은 24일 서울 중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국내 대표적인 수리 생물학자인 김재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의생명수학그룹 CI(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가 ‘수학과 의생명과학의 아름다운 만남, 수학이 알려주는 꿀잠의 비결’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밝혔다. 김 교수는 사람의 일주기 리듬과 수면의 연관성을 수학적으로 분석해 각종 수면 장애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법을 제시하는 등 수학을 의학 및 생물학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김 교수는 수면의 질은 깨어있는 동안은 증가하고 자는 동안은 줄어드는 수면 압력(sleep pressure)과 몸의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에 좌우된다. ●“숙면 위해 하루 7~8시간 수면 고집할 필요 없어” 사람이 밤에 졸리고 아침에 눈이 떠지는 이유는 일주기 리듬 때문이다. 일반인은 보통 오후 9시부터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해 졸리게 되고 오전 7시 30분에 멜라토닌 분비가 정지되기 때문에 눈이 떠지게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멜라토닌 분비와 정지 시간이 빨라지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노년층이 초저녁부터 졸리고 새벽에 깨게 되는 것이다. 반면 나이가 어릴수록 멜라토닌 분비 시작과 정지시간은 늦어져 청소년들은 밤늦게까지 깨어있게 되고 아침에 유난히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이유다. 김 교수는 “청소년들의 아침 9시 등교는 학생들의 학업 능률이나 신체 활동을 가장 활발히 할 수 있게 돕는 과학적으로 매우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숙면의 조건은 수면 압력이 일주기 리듬보다 높을 때 맞춰 잠자리에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꿀잠’을 자기 위해 하루 7~8시간의 수면 시간을 지킬 필요는 없다. 절대적인 수면 시간보다 언제 잠들고 언제 깨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개인 수면 패턴 조언하는 앱 곧 무료 공개 김 교수팀은 스마트폰에 수면 정보와 다음날 근무 시간을 넣으면 수학으로 분석해 근무 시간에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수면 패턴을 추천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슬립 웨이크’(SleepWake)를 조만간 무료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 수면 패턴 분석 앱들의 정확도는 70% 안팎이었지만 이는 정확도가 90%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팀은 이 앱을 활용해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흔히 말하는 최적 시간을 억지로 지키는 간호사들보다 자기 신체에 맞는 수면 패턴을 지키는 간호사들의 피로도가 적은 것을 확인했다. 최적 수면시간을 억지로 지키려고 했던 간호사들이 오히려 근무 시간에 피곤함을 더 많이 호소했고 근무 중 실수를 예측하는 ESS 수치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 교수는 소방관을 대상으로 우선 활용해 근무 중 효과를 관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진단에만 하루 이상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수면다원검사를 간단한 설문으로 대체할 수 있는 수학 분석 사이트도 개발 중이다. 나이와 체중, 수면 패턴을 입력하면 불면증 확률과 수면 호흡장애 위험 등을 알려줘 심각할 경우 병원에 내원할 수 있도록 돕는 자가 진단 시스템이다. 김 교수는 “수면다원검사와 비슷한 약 90%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며 “웹사이트는 개발했지만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고 해서 이를 판단해달라고 질의를 보낸 상태”라고 말했다. 식약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내릴 경우 이 웹사이트도 무료 공개할 계획이다.
  • 위성사진, 인공지능으로 북한 경제 사정 분석해보니…

    위성사진, 인공지능으로 북한 경제 사정 분석해보니…

    북한의 경제 발전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더 커지고 있으며 새로 조성된 관광특구를 제외한 지역은 발전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홍콩, 싱가포르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한 결과다. 카이스트 전산학부, 기술경영학부,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 서강대 경제학과, 홍콩과기대, 싱가포르국립대 국제 공동 연구팀은 주간 위성영상을 활용해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빈곤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7억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황 파악은 쉽지 않다. 이는 산업 분야 관련 현황 조사는 물론 인구주택 총조사 같은 기본적인 통계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인터넷에서 받아볼 수 있는 위성 영상만으로 기초 통계가 없는 최빈국까지 관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인간이 제시하는 정보를 인공지능의 예측에 반영하는 ‘인간-기계 협업 알고리즘’이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에서 운영하는 센티넬-2 위성영상을 활용했다. 센티넬-2 위성영상은 인터넷상에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 공개돼 있다. 연구팀은 위성영상을 가로, 세로 각각 2.5㎞씩 약 6㎢의 구역으로 나눈 다음 각 구역의 경제지표를 건물, 도로, 녹지 등 시각적 정보를 기반으로 수치화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북한, 네팔, 라오스, 미얀마,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처럼 기존 통계자료가 부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경제분석을 시도했다.분석 결과, 북한의 경우 대북 경제제재가 본격화된 2016~2019년 사이에 북한 경제에서 세 가지 경향이 발견됐다. 우선 북한 경제 발전은 평양을 포함한 대도시에 집중돼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외화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설치한 관광 경제개발구에서는 새로운 건물과 도로 등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위성영상 이미지와 경제 지표 점수 변화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전통적 공업 및 수출 경제개발구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기술이 제시한 경제 분석은 기존 인구밀도, 고용 수, 사업체 수 등 사회경제지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데이터가 부족한 저개발국가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은 빈곤과 불평등 추이를 빠르게 지켜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환경적 지표를 측정하는 데도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 분석 모델 코드를 무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차미영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IBS 데이터사이언스 그룹 CI)는 “이번 연구는 전산학, 경제학, 지리학을 융합한 것으로 일단 경제적 측면을 관찰하는 데 활용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시, 재난 재해 피해 탐지,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 등 다양한 국제사회 문제에 적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알츠하이머 치매 가속하는 단백질 발견

    알츠하이머 치매 가속하는 단백질 발견

    과학기술의 발달로 기대수명이 점점 늘고 있는 현재 사람들을 가장 위협하는 질환은 다름 아닌 ‘존엄한 노년’을 방해하는 퇴행성 뇌신경질환이다. 가장 위협적인 질환은 알츠하이머 치매다. 치매의 50~70% 원인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는 정확한 발병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어 치료나 예방도 어렵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가속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카이스트 화학과, 의과학 대학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바이오 융합연구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 난치질환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유발인자의 독성을 촉진하는 세포 내 단백질을 새로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11월 20일자에 실렸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단백질의 응집이다. 이들 응집체가 뇌세포 사멸을 가져온다고 알려져 있지만, 직접적인 상호 관계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응집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기대만큼 효과는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알츠하이머에서 과발현되며 원인 미상의 신경세포 사멸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전구체 C 말단 절단체’라는 단백질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응집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밀로이드 전구체 C 말단 절단체 자체는 물론 이들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결합한 복합체가 알츠하이머 증상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생쥐의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응집체가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뉴런 손상,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아밀로이드 전구체 C 말단 절단체에 의해 더 증가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연구를 이끈 임미희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생체 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응집과 독성 촉진제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알츠하이머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R&D 예산 여론전… 보완 약속하며 달랜 與, 완전 복원 강조한 野

    R&D 예산 여론전… 보완 약속하며 달랜 與, 완전 복원 강조한 野

    유의동 “미흡한 부분 다시 챙길 것”이재명 대전 찾아 “예산 지키겠다” 여야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안을 놓고 과학계 우군 확보에 나섰다. 당초 올해보다 5조 2000억원(16.6%) 줄어든 내년도 예산을 책정했다가 과학계의 반발을 샀던 여권은 15일 젊은 연구원들을 만나 ‘보완’을 약속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야당은 같은 날 당 지도부가 연구 현장을 찾아 삭감 예산의 ‘완전 복원’에 당력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여야 모두 R&D 분야를 내년 총선 표밭으로 여겨 정작 중요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미래세대를 위한 R&D 예산 관련 연구현장 소통 간담회’에는 20대 후반~40대 초반의 연구자들이 참석해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에게 정부의 예산 삭감 기조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연구자들은 예산 삭감으로 인해 젊은 연구자들의 해외 유출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국민대 경영정보시스템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준식씨는 “6~8년 국가재정을 투입해 양성한 인재들이 처우가 좋은 해외 연구기관, 사기업으로 이탈하는 상황”이라며 “일선 현장의 연구자를 위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정책위의장은 이번 예산 편성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정부 기조가 ‘삭감’이 아닌 ‘재구조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년간 급격히 늘어났던 예산이 유효하게 쓰이는지 평가하고 재원을 재구조화해 훨씬 효율적인 곳에 쓰이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놓친 것이나 보완해야 할 부분을 심의 과정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나서 예산 완전 복원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예산 삭감 날벼락을 맞게 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당력을 총동원해 예산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준영 대학원생노동조합수석부지부장은 “R&D 예산은 대학원생에게는 인생에 가까운 예산”이라며 “당장 내년에 삭감돼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야 한다면 제가 (연구에) 재미를 그리기가 어려운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릴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여야가 명확한 입장 차를 보인 만큼 내년도 예산안 논의에서 R&D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안심사소위원회에서 정부 안보다 8000억원 늘린 R&D 예산을 단독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 R&D 예산 여론전…‘보완 약속’ 달래기 與, ‘완전 복원’ 강조한 野

    R&D 예산 여론전…‘보완 약속’ 달래기 與, ‘완전 복원’ 강조한 野

    여야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안을 놓고 과학계 우군 확보에 나섰다. 당초 올해보다 5조 2000억원(16.6%) 줄어든 내년도 예산을 책정했다가 과학계의 반발을 샀던 여권은 15일 젊은 연구원들을 만나 ‘보완’을 약속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야당은 같은 날 당 지도부가 연구 현장을 찾아 삭감 예산의 ‘완전 복원’에 당력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여야 모두 R&D 분야를 내년 총선 표밭으로 여겨 정작 중요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소홀한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미래세대 위한 R&D 예산 관련 연구현장 소통 간담회’에는 20대 후반~40대 초반의 연구자들이 참석해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에게 정부의 예산 삭감 기조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연구자들은 예산 삭감으로 인해 젊은 연구자들의 해외 유출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국민대 경영정보시스템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준식씨는 “길게는 6~8년 국가재정을 투입해 양성한 인재들이 처우가 좋은 해외 연구기관, 사기업으로 이탈하는 상황”이라며 “일선 현장의 연구자를 위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정책위의장은 이번 예산 편성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정부 기조가 ‘삭감’이 아닌 ‘재구조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년간 급격히 늘어났던 예산이 유효하게 쓰이는지 평가하고 재원을 재구조화해 훨씬 효율적인 곳에 쓰이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놓친 것이나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심의 과정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나서 예산 완전 복원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예산 삭감 날벼락을 맞게 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당력을 총동원해 예산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준영 대학원생노동조합수석부지부장은 “R&D 예산은 대학원생에게는 인생에 가까운 예산”이라며 “당장 내년에 삭감돼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야 한다면 제가 (연구에) 재미를 그리기가 어려운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느냐”고 호소했다. 여야가 명확한 입장차를 보인 만큼 내년도 예산안 논의에서 R&D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안심사소위원회에서 정부 안보다 8000억원 늘린 R&D 예산을 단독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 공포 기억 없애 PTSD 치료한다[과학계는 지금]

    공포 기억 없애 PTSD 치료한다[과학계는 지금]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소속 학습 및 기억 연구그룹 강봉균 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특정 뇌 영역에 있는 신경 회로의 시냅스를 색깔별로 구분해 표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기억 저장 세포와 주변의 억제성 신경세포가 공포 기억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11월 9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기저 외측 편도체의 억제성 신경세포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 인터 뉴런 일부가 공포 기억을 형성할 때 특이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강 단장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같은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북극이 더워지면 한국은 추워진다

    북극이 더워지면 한국은 추워진다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 이제는 지겹다는 이들이 많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온난화는 지금도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북극은 다른 어느 곳보다 온난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북극의 온난화가 문제가 되는 것은 해수면 상승과 북반구 전체 기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제트기류는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저위도 지역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 준다. 그러나 북극이 따뜻해지면 제트기류는 뱀이 구불거리며 움직이는 것처럼 사행(蛇行)한다. 제트기류가 사행 구조를 보이면 날씨가 정체되는 블로킹 현상을 유발하며 겨울철 한반도는 이상 한파에 시달리게 된다. 기상청은 최근 ‘3개월(11~1월) 기상 전망’을 통해 올겨울 이상 한파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북극 빙하 면적이 평년보다 작은 상태여서 북극의 찬 기운이 한반도에 유입돼 강추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열어 놨다.실제로 해수면 상승과 북반구 기후에 영향을 미칠 북극 빙붕의 면적이 역대 가장 작은 상태이며 온난화로 인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대, 미국 새너제이주립대, 덴마크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조사국(GEUS), 코펜하겐대 공동 연구팀은 그동안 안정적이라고 여겨졌던 북부 그린란드 빙붕이 빠르게 후퇴하고 있으며 1978년 이후 전체의 30% 이상이 사라졌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1월 8일자에 실렸다. 빙붕(ice shelf)은 빙하나 빙상 같은 얼음이 바다를 만나 평평하게 얼어붙은 거대 얼음덩어리로 1년 내내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는 곳이다. 북부 그린란드 빙붕 8개 중 3개는 2000년대 이후 완전히 붕괴했고 남은 5개도 온난화로 인해 조금씩 붕괴하고 있다. 그린란드 빙붕의 붕괴는 2006년 이후 해수면 상승에 17.3%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빙붕의 변화가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좀더 정확히 파악하고 예측하기 위해 북부 그린란드의 빙하·기후·해양 상호 관계를 볼 수 있는 기후 모델과 수천 장에 이르는 위성 사진을 결합해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북부 그린란드의 빙붕 손실은 지금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 해양 열 강제력 분석을 통한 예측에 따르면 빙붕의 녹는 속도는 이번 세기 말까지 계속 증가하며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극단적 기상 상태와 해수면 상승은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연구를 이끈 빙하학자 로메인 밀란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대 박사는 “북부 그린란드 빙붕의 대량 손실은 온난화로 인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빙붕 손실은 해수면 상승은 물론 북반구 기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과학원 동물학연구소, 중국과학원 대학, 미국 노터데임대 공동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토착종보다는 외래 침입 생물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와 진화학’ 11월 7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전 세계 육상, 해상, 민물 서식지에 사는 1852종의 자생 생물과 187종의 외래 침입종이 극한 기상 현상에 보이는 반응을 평가한 443개 연구에 대한 메타 분석을 했다. 그 결과 육상 생태계에 서식하는 토종 자생 생물은 폭염, 한파, 가뭄에 외래 침입종보다 저항력이 약하고 민물 생태계에 서식하는 토착 생물은 한파를 제외한 모든 이상기후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약물 전달 효과 8배 높이는 기술 개발

    약물 전달 효과 8배 높이는 기술 개발

    니클로사마이드라는 물질은 코로나19를 비롯해 다양한 바이러스성 감염병 치료에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생체이용률이 저조해 약물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신약 후보 물질의 약물 전달 효과, 생체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광주센터, 전북대 의대, 미국 SNJ 파머슈티컬 공동연구팀이 모든 종류의 약물에 대한 생체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특히 이번 기술은 먹는 약의 체내 흡수율도 높일 수 있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제약학 분야 국제학술지 ‘인터내서널 저널 오브 안티마이크로벌 에이전트’에 실렸다. 생체이용률은 약물이 체내로 흡수되는 효율을 말한다. 생체이용률이 낮은 물질은 소화관을 통해 체내에 흡수되는 효율이 떨어져 먹는 약으로 개발하기 힘들다. 실제로 신약후보 물질 중 70% 정도가 약효는 좋지만, 생체이용률이 15% 미만으로 신약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약물의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인체 콜레스테롤 항상성 유지를 담당하는 담즙산의 생성과 순환 과정에 착안해 약물 전달체를 개발했다. 담즙산은 체내 흡수가 어려운 소수성 물질을 나노 수준으로 분해해 흡수를 돕는다. 연구팀은 니클로마사이드에 이번 나노 전달체 기술을 적용해 경구용 약물로 만들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쥐에게 투여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경구 투여 후 혈액에 남아있는 약물 입자의 양을 관찰한 결과 생체이용률이 38.3%로 나타나 기존의 4.8%보다 8배 정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번 기술을 적용한 니클로마사이드를 투여한 생쥐는 7일 후에도 건강하게 살아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니클로마사이드를 그냥 투여하거나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생쥐는 4일 만에 모두 죽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소수성 저분자 약물은 물론 단백질, 펩타이드 기반의 신약후보 물질도 고효율로 체내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항비만 펩타이드, 단백질 치료제 등 다양한 차세대 신약 개발에 대한 응용성이 높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 포항시, 연구중심 의대·스마트병원 설립에 ‘올인’

    포항시, 연구중심 의대·스마트병원 설립에 ‘올인’

    포항시가 연구중심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에 ‘올인’하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비한다. 현재 국내 의대생 중 의사과학자로 양성되는 인력은 연간 30여명에 불과하다. 정원의 1%도 채 안되는 셈이다. 반면 미국은 연간 1700여명의 의사과학자를 배출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19일 “임상 의사뿐만 아니라 관련 의과학 분야를 키우기 위한 의료인 양성을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포항공대에 연구중심의대를 신설, 의사과학자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헬스 도시로 거듭난다는 게 포항시의 속내다. 의사과학자는 기초과학과 공학을 기반으로 의학지식을 갖춰 과학이나 공학과 의학의 융합분야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의사를 가리킨다. 진료보다는 임상을 통해 나타난 문제를 연구하고 환자 치료나 의약품·의료기기 개발에 성과를 내는 역할을 한다. 미국 보스턴, 스위스 바젤처럼 세계적인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 도약한 도시는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바젤대를 기반으로 우수한 연구인력인 의사과학자와 병원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포항시는 세계적 수준의 역량과 경쟁력, 바이오 기반 등이 연구중심의대 설립의 최적지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고 본다. 포항에는 이미 연구 역량이 증명된 포항공대를 비롯해 가속기연구소,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등 바이오 기반 시설이 밀집했다. 특히 포항시와 포항공대는 연구중심 의대와 함께 500병상 규모 첨단 의료시스템을 도입해 임상연구와 함께 경북도내에는 없는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할 스마트병원을 동시에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포항시 각계각층에서도 포항공대 연구중심 의대 설립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포항발전협의회는 바이오헬스 관련 연구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포항에 연구중심의 의과대학이 설립돼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대통령실과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KTX포항역, 터미널, 죽도시장 등 시내 주요 거점에도 시민의 간절한 바람을 담은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연구중심의대 설립은 지역 의료 여건 개선을 넘어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혁신에 이바지할 시급한 사명”이라고 말했다.
  • 북극해 연안국 자원·대륙붕 관할 확대… 韓, 과학투자로 난관 극복해야[양희철의 新해양시대론-바다를 읽는 코드]

    북극해 연안국 자원·대륙붕 관할 확대… 韓, 과학투자로 난관 극복해야[양희철의 新해양시대론-바다를 읽는 코드]

    북극은 지구환경의 정서(情緖)다. 북극의 모습에 따라 지구는 안정적이기도 하고 그 변화에 따라 지구는 촌각을 다투며 새로운 기후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북극의 해빙(바다 얼음)은 태양빛을 반사해 지구 온도를 조절한다. 해빙이 사라지면 세계는 폭우와 한파 같은 극한 기후에 그대로 노출된다. 올 초 한반도에 불어닥친 기록적인 한파가 대표적이다. 지구를 보호하는 면역계가 소멸되는 것과 다름없다. 북극 해빙의 존립은 지구의 운명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인 셈이다.●일반인 제재 없이 오로라 등 북극 관광 북극의 또 다른 모습은 이상향이다. 새로운 겨울왕국을 찾으려는 사람이건 혹은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을 경험하는 것이든 차이는 없다. 지구에 숨겨진 낙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북극은 여전히 실존하는 환상이다. 관광이 강하게 통제되는 남극과 달리 일반인도 얼마든지 제재 없이 그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로라와 북극곰, 유빙, 백야 현상 등 좀더 현실적 경험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북극은 궁극의 럭셔리를 선사할 마지막 여행지다. 북극(Arctic)의 어원 또한 곰을 의미하는 그리스어(Arktik?)에서 유래됐다. 북극의 일반적 범위는 백야 현상이 나타나는 북위 66도 33분선 지역에서 북극점까지의 지역을 말한다. 그러나 과학적, 생물학적, 기후학적 필요에 따라 그 정의는 다르다. 남극조약(1959년 채택, 1961년 발효)과 같이 범위를 특정해 관리하는 단일 관리체계가 북극에는 형성돼 있지 않다. 남극조약과 같이 평화적 이용이나 영토주권 동결 같은 조항도 없다. 북극권 연안국이 주도적 의사결정 체계를 형성할 수 있는 이유다. 북극 문제를 다루는 가장 유력한 의사결정체 또한 북극권 8개 연안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북극이사회(1996)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38개 국가 등이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연안국은 자기들만의 경쟁을 위해, 그리고 비연안국은 지구의 마지막 프런티어인 북극 참여를 위해 치열한 셈법을 굴리는 이유다. 북극의 중요성, 남극과의 차이세계 미발견 에너지자원 22% 매장북극해 얼음 녹으면 물류 이동 가능남극조약처럼 단일 관리체계 없어 연안국 북극해 이익 독점 우려EEZ 바깥 공해 약 280만㎢ 대상비연안국과 상업 조업 금지 협정북극점 주위 해저 지형 해석 모호대부분 북극해 해저 연안국 귀속 비연안국 한국의 대책은북극이사회 옵서버 38개국의 일원연안국·북극 이용국 국제법적 조정해운·조선 산업 등 경제효과 기대 ●북극해는 3대륙 2대양 관통 사통팔달 북극을 둘러싼 경쟁은 복잡하다. 북극권에 있는 연안국들은 해양관할권을 둘러싸고 서로 대립한다. 북극을 둘러싼 중요 이익이 해상교통로, 수산자원, 광물자원, 석유가스자원, 군사전략적 가치에 있다고 볼 때, 바다의 면적은 곧 이 모든 이익의 독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북극해 얼음이 녹으면 당장 북극을 통한 물류 이동이 가능하다. 수에즈 운하를 통한 전통적 항로보다 약 10일이 단축된다. 무역의 90% 이상을 해상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이상적인 대체항로다. 해운산업뿐 아니라 조선과 플랜트 산업 등으로 확대되는 부수적 경제효과도 있다. 그렇다고 북극 연안국들이 통항을 쉽게 허락하지는 않는다. 북동항로와 북서항로가 형성된 러시아와 캐나다는 자국의 통제하에 항행이 가능하다는 태도다. 연안국과 이용국 간 국제법적 조정이 필요하다. 미국지질조사국(USCG)에 따르면 북극에는 원유 1600억 배럴, 천연가스 약 44조㎥가 매장돼 있다. 면적이 약 1400만㎢로 지구표면의 약 2.8%에 불과한 북극에 전 세계 미발견 에너지 자원의 22% 이상이 부존돼 있다(2009년 기준). 유감스러운 것은 미발견 자원의 약 90% 이상이 연안국 EEZ 내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비연안국이 북극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연안국과 협력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북극은 군사전략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북극해를 통제하는 국가는 최소한 북반구 모든 지역에 자국의 군사력을 직접 투사할 수 있다. 북극점에서 워싱턴, 모스크바, 베이징, 파리, 런던까지의 거리는 각각 5690㎞, 3810㎞, 5580㎞, 4580㎞, 4290㎞로 모두 5700㎞ 미만이다. 북극해가 3개 대륙 및 2개의 대양을 관통하는 사통팔달의 지정학적 심장부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안국들 국제법 기반 북극 관리 강화 혹자는 북극항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한다. 과감한 투자로 북극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얻어 낼 수 있다는 의지일 것이다. 그러나 북극항로는 개척되는 것이 아니다. 기후위기로 어느덧 스스로 녹아내리고 있다. 인간들의 이기적 행동의 결과다. 그렇다고 북극의 자원과 항행로가 비연안국들에 선점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북극해 연안국들에 속한 200해리 바깥의 북극 공해와 심해저에 진출할 국제법적 근거는 있다. 그러나 북극권 연안국의 태도로 볼 때 이 또한 사실상 불가하다. 연안국들은 북극해 끝까지 자국이 관리하는 대륙붕으로 편입시킬 태세다. 북극 어업 활동도 사실상 유예된 상태다. 북극해가 기후학적으로는 열리지만 국제법적으로는 폐쇄된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대표적 사례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 1 2018년 10월, 북극해 연안 5개국과 한국 등 비연안국 5개국은 북극 공해 수산자원 관리를 위한 ‘중앙 북극해 비규제 어업 방지협정’을 체결했다. 북극 연안국 EEZ의 바깥에 있는 공해 약 280만㎢를 대상으로 한다. 협정은 2021년 6월 발효됐다. 협정은 적절한 지역수산관리기구(RFMOs)나 관리체제가 들어서기 전에 시험조업 외의 상업적 조업을 허용하지 않는다. 당장 올해부터 향후 16년 동안 협정 대상 수역에서 조업 활동이 금지됐다. 기후변화로 생물종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북극해 어종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북극해 주변에는 전 세계 수산물 생산량의 37%를 차지하는 바렌츠해, 베링해, 알래스카 해역이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북극 연안국들이 수산 활동 재개를 위한 RFMOs의 설립에 적극적일지는 의문이다. 결국은 북극해 연안국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 협정은 중앙 북극해 공해를 대상으로 생긴 최초의 국제협약이다. 이 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도 유예 기간에는 사실상 조업 활동을 할 수 없다. 사례 2 북극을 법적으로 폐쇄시키는 또 다른 시도는 200해리 바깥 대륙붕 연장 문제와 관련돼 있다. 대륙붕의 연장선은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이하 UN CLCS)에서 판단한다. 유엔해양법협약은 연안국에 200해리 바깥으로 최대 ‘350해리 혹은 2500m 수심+100해리’까지 대륙붕을 가질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제76조 제6항에 따라 해저산맥에서는 대륙붕의 바깥 한계가 영해기선으로부터 350해리를 넘을 수 없다. 즉 2500m 등심선을 기준으로 100해리를 추가할 수 있는 접근은 허용되지 않는다. 해저고지는 이 조항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북극에서는 북극점 주위에 위치한 ‘로모노소프’ 등의 몇몇 지형이 이 해석의 경계에 있다. 해저산맥이라면 북극해 국가의 대륙붕은 최대 350해리로 제한되고 그 바깥에는 큰 범위의 심해저가 남아 있게 된다. 해저고지라면 대륙붕은 2500m 수심에서 100해리를 추가한 대륙붕까지 확대된다. 사실상 대부분의 북극해 해저가 연안국에 속하게 된다. 국제해저기구가 관할하는 심해저 공간이 사실상 없어지는 셈이다. 러시아와 캐나다 등 북극해 연안국 간 과학적 해석에 대한 정보협력 움직임도 강하다. 그러나 유엔 CLCS가 북극 연안국들의 대륙붕 신청안에 부정적 권고를 해도 달라질 건 없을 듯하다. CLCS 기능은 ‘연안국에 권고’하는 것이지 최종 확정은 연안국이 한다. 연안국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신청서는 다시 수정해 제출할 수 있다. 북극 연안국의 악의적 협력 의지에 따라서 CLCS에 대한 신청·권고가 끊임없이 반복될 수 있다. 북극해 해저공간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할 때 연안국의 폐쇄적 협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북극은 혹독하다. 복잡한 국제적 역학관계가 작용한다. 비연안국인 우리나라가 비집고 들어가는 길도 험난하다. 그래도 지금껏 걸어온 길이다. 최근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예산이 대폭 감소됐다는 이야기가 화제다. 북극 거버넌스에 어렵게 올라탄 기호지세(騎虎之勢: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자세로 한번 시작했으면 목표를 이루라는 의미)는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한반도의 기후 해석의 모든 열쇠가 있는 곳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 “R&D 예산 논란, 임계점에 이른 과학기술시스템 혁신의 계기 돼야”

    “R&D 예산 논란, 임계점에 이른 과학기술시스템 혁신의 계기 돼야”

    윤태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기초과학’ ‘전략적 R&D’ 구분 지원예측 가능하고 다양한 연구 보장을AI 활용 신약 개발 기회도 잡아야 민옥기 한국전자통신연 연구소장‘단기연구중심과제’ 단기 성과 집착시대 변화 맞춰 예산 체계 바꾸고‘공공의 선’·‘미래원천 기술’ 집중해야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잦은 리더 교체 등 연구 환경 불리인구 감소에 외국인 충원 불가피반도체 등 산업별 혁신 기반 조성을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소수에게만 허용되던 신약 개발의 문이 넓어지고 제조업이 새 혁신 기회를 찾는 전기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노벨상을 향했던 막연한 열망들이 연구의 다양성을 키우자는 인식으로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아시아·유럽에서 과학을 하려고 한국에 온 유학생들이 단기 비자 때문에 좌절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33년 만에 처음으로 차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 정부 조치는 향후 과학계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돌연한 예산 삭감에 이직 준비를 한다는 연구원이 등장하고 R&D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한탄이 나오는 와중이지만, 한편에선 국가 R&D 지원체계 변화가 당장 필요하다는 성찰이 시작됐다. 신구 산업의 발전적 조화, 기초과학 육성 전략 수정, 인구구조에 맞춘 연구인력 재배치 등 예산이 증액될 때는 시급하지 않았던 중장기 과제를 다룰 적기란 뜻이다. 생물물리학 연구로 2021년 리더 연구자로 선정돼 신약개발 연구 중인 윤태영(47)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반도체 삼국지’의 저자인 권석준(44)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 AI 연구를 이끄는 민옥기(58)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초지능창의연구소장이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한 좌담회에서 본격적으로 혁신의 방향을 모색했다. 좌담회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홍희경 기획취재부장의 진행으로 열렸다.-지난 6월 R&D 예산안 삭감이 급하게 추진돼 과학계 충격이 더 큰 것 같다. 권 교수 최근 2년 동안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지원, 전염병 관련 예산 책정 등의 이유로 R&D 예산이 크게 늘었다. 그런 사정을 감안해도 IMF 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증액됐던 예산이 삭감되면서 충격이 컸다. 현장에선 학문후속세대 육성이 어려워질 것이란 걱정도 크다. 민 소장 예산이 대폭 깎인 과제 중에는 ‘연구개발 100선’에 꼽혔던 우수 연구도 있다. 이런 점이 연구자들의 마음에 더 큰 상처를 남겼다. 젊은 연구원들은 이직해야 하는지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윤 교수 R&D 예산이라는 과학 정책을 다룰 때 과학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R&D를 크게 ‘기초과학’과 ‘전략적 R&D’로 나눌 수 있는데,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선 적은 예산을 골고루 연구자들에게 지원하는 게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기초과학 분야 어느 연구에서 성과가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연구의 다양성을 확보해 저변을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 정책인 WCU(월드클래스유니버시티)는 이 정책의 일환으로 서울대가 초빙한 석학의 수업을 들은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때는 상상하기 어려운 성과였다. -내년 R&D 예산이 삭감된 건 사실이지만 정부 역시 삭감보다는 예산 구조조정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국가 R&D 예산은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밝혔다. 민 소장 기술과 시대 변화에 맞춰 R&D 예산 체계를 바꿔야 할 필요가 없지는 않았다. 연구기관이 R&D 과제를 경쟁 수주하게 한 단기연구중심과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파편화돼 있는 단기 과제에 맞춰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하는 풍토가 됐다. 단기 프로젝트별로 성과를 평가하는 이런 풍토가 한국의 R&D 역량을 낮춘다고 지적해도 20여년 동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권 교수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한국 연구진에게 불리한 환경들이 있다. 정부 출연 연구원을 이끄는 원장의 임기가 3년, 연임을 해도 6년에 묶여 있다. 일본과 미국에선 정치적 리더십에 관계없이 10년 이상 연구원의 리더십이 유지된다. 미국의 연구중심대학 학과장 중에는 10~20년 동안 직을 유지하기도 한다. 연구용 장비 구입 예산을 즉시 지급받지 못하는 예산 체계도 안타깝다. 장비 구입이 지체되는 2~3년 동안 해외의 경쟁 연구자가 머릿속으로 구상만 하던 본인의 연구를 수행해 논문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는 건 괴로운 일이다. 윤 교수 2021년 리더 연구자로 선정된 이후 9년 동안 안정적으로 연구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990년대 말부터 운영된 이 정책 프로그램 덕분에 예측 가능성을 갖추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감사하다. 기초과학을 키워 성과를 내고 싶다면 예측 가능하며 다양한 연구를 보장하는 체계를 먼저 갖춰야 한다. 권 교수 연구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건 일본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일본 노벨상 수상자 중에는 국립대 교수들이 많다. 국립대 교수들만 받을 수 있는 연구비 지원 제도가 있어서다. 우리 시각으로 보면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제도이지만 일단 연구를 시작하면 몇십 년 정도 꾸준히 할 수 있는 환경이 노벨상급 연구 역량을 키워 준 것이다. 일본에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고 부러워하는데, 이는 일본이 도쿄올림픽 개최 이후 기초과학을 키우는 쪽으로 연구비 지원 제도를 전환시킨 것이 계기가 됐다. -기존 주요 R&D 사업의 추진 절차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경험 때문에 R&D 예산 증액 동력이 떨어진 것은 아닐까. 권 교수 오랜 기간 전략적 R&D 위주로 ‘패스트 팔로어’ 정책을 펴서 국가 기술력을 끌어올린 경험을 지닌 정부가 기초과학 분야에도 크게 투자하면 성과가 날 것으로 믿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기초과학의 성과를 이루기까진 복합적인 요인들이 갖춰져야 한다. 인구구조만 봐도 지금까지 연구를 수행하던 한국의 젊은 연구자들은 감소하고 외국 연구자 충원은 불가피한데 이로 인해 연구 분야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한편으론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기존에 없던 연구 기회들을 빠르게 만들고 있다. 지금이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숙으로의 변화, 양질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기존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 체계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얘기다. 민 소장 AI 분야에서도 한국이 새롭게 집중해야 할 연구과제들이 빠르게 쌓이고 있으며 이 과제들 속에 ‘퍼스트 무버’의 길이 있다. AI 공개모델만 해도 최근 ETRI가 적정 사이즈의 모델을 개발해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 모델에 자체 보유 데이터를 결합해 초격차 혁신 R&D를 수행할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윤 교수 AI 응용을 통해 신약 개발 분야 역시 중요한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긴 시간 신약 개발 역량은 큰 연구소나 제약회사에서 소수의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노력을 해 얻을 수 있다고 여겼었는데, AI를 활용하면서 신약 개발의 기회가 한국의 연구소로도 확대될 수 있었다. 권 교수 기술적으로 새 전기를 맞이하기는 반도체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제조업 강국인 한국으로서는 반도체 산업에서 계속 우위를 점해야 할 과제와 동시에 반도체 산업을 제조업의 후방산업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산업 부문별로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 산업별로 맞춤형 혁신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민 소장 양질 전환에 본격 착수한다면 국가 R&D에서 집중해야 할 ‘공공의 선’에 대해서도 숙고해야겠다. 이미 시장이 형성된 산업을 활성화하는 분야에서 국가 R&D의 역할이 과거처럼 크지 않다. 민간 투자가 어려운 미래원천 R&D 등 공공의 선을 증진시키는 기술에 국가가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겠다.
  • 여야 R&D 예산 삭감 놓고 공방…“비효율 바로잡기” vs “비정상적 삭감 과정”

    여야 R&D 예산 삭감 놓고 공방…“비효율 바로잡기” vs “비정상적 삭감 과정”

    여야가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정부의 내년 연구개발(R&D) 사업 예산 삭감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R&D 예산 나눠 먹기’ 등 비효율을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정이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젊은 연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 증액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감액 폭이 지나치게 크다며 예산 삭감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예결위 전체 회의에서 “(예산 낭비에 대한) 구조개혁 방향은 나눠주기식 사업 확대가 아니고 R&D의 도전성이나 혁신성이 상실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롱 특허를 양산한다거나 나 홀로 연구를 조장하는 매너리즘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하면서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하는 영세업체가 4년 동안 15억원의 R&D 자금을 받았다”며 “이것이 다 실적은 없이 영업손실을 메우는 데 사용했다. 국민들이 용납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R&D 예산을 구조조정함으로써 줄어든 예산을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에 쓰는 것이 건전재정을 유지하면서도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선택적 복지로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약자를 향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안병길 의원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야당이 비판하는 것이 갑자기 대통령 말 한마디 때문에 바뀌었다고 주장하는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예산이 신출귀몰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추 부총리는 “그동안 학계에서나 국회에서나 R&D가 너무 비효율적으로 중복적이고, 보조금 식이고, 나눠먹기식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R&D가 중요하다고 해서 구조조정 대상의 성역이 될 수 없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예산의 효율성을 우선하지만 꼭 필요한 R&D 사업은 계속 가야 한다”며 “예를 들어 학생 연구자들이나 신진 연구자에 대한 인건비 문제와 기초과학 연구비, 성장의 사다리를 지원하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그런 부분에 부정적인 영향, 축소가 없도록 다시 한 번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의견을 경청하면서 심사에 임할 방침”이라고 했다. 반면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R&D 예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개선도 분명히 해야 하는 것도 맞다”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R&D 카르텔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구조개혁 문제는 점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인데, 갑자기 본인이 승인했던 예산을 3개월 만에 16.6%로 삭감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줄이지 않았고, 예산이 삭감된 것은 1991년 이후 33년만”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은 “국정 철학과 이념을 구현하는 국가재정의 목표가 고작 건전재정인가”라며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R&D 예산은 대통령의 카르텔 한마디에 5조원을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이어 “윤석열 정부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이후 새만금 예산을 다 깎아버리라고 지시했는가”라며 “국민의힘은 즉흥적으로 김포를 서울에 편입한다고 한다. 국가 균형 발전이란 거대 담론은 어디에 뒀는가. 총선에 이용하려는 게리맨더링 아닌가”라고 말했다. 예결위는 이날과 6일 경제부처 예산안 심사를 시작으로 7~8일엔 비경제부처 예산안 심사, 9~10일엔 종합 정책질의를 진행한다.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다음 달 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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