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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월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아빠는 딸의 역사가 됐다

    “오월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아빠는 딸의 역사가 됐다

    다시 오월, 父女의 이야기 1980년 5월 폭력의 기억은 여전히 트라우마다. 40년이 흘렀지만 누군가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 닥치면 지금도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조건반사처럼 그 끔찍한 고문과 조사관이 떠오른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매를 맞다 정신을 잃으면 고향집 앞 마당이었고, 양동이 물로 정신이 돌아오면 505보안부대 조사실이었다. 그렇게 이봉주(59) 조선대 물리학과 교수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했다. 그의 나이 19세, 광주 금호고 2학년(1년 휴학)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소년은 중년이 됐고, 당시 소년만 한 나이의 딸이 생겼다. 딸 재민(19)양은 올해 고려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다. 이 교수는 딸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고문당한 얘기를 털어놨고, 종종 그때 얘기를 나누곤 한다. 이 교수는 딸과 그 또래에게 거창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끔찍했던 경험 탓인지 혹시라도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라고 얘기하는 것조차도 조심스럽다. 다만 “우리 사회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딸 재민양은 아빠에게 “모진 고문에도 살아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아빠의 트라우마가 더는 우리 사회에서 반복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3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했던 옛 전남도청 앞 광주 동구 금남로의 한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났다.●까까머리 소년, 계엄군 만행에 분노하다 40여년 전 소년은 사회에 관심이 많았다. 교직에 계셨던 아버지는 당시 박정희 군부 정권을 대놓고 비판은 못했다. 다만 가끔 가족에게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소년은 스스로 찾아봤다. 당시 ‘신동아’ 잡지에 실린 유신헌법을 비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대 김상진(당시 26세) 열사의 기사를 읽고 ‘고귀한 죽음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무고한 희생을 볼 때마다 가슴속에서 무언가 끓어올랐다. 본가가 전남 나주였지만 광주에서 유학했다. 1980년 금호고 2학년 시절 3㎞ 거리에 전남대가 있었다. 비상계엄령이 확대될 무렵 등교할 때마다 대학생 형들의 시위를 목격했다. 교련복 입은 전남대생들이 “전두환은 물러가라, 비상계엄 해제하라”를 외치며 전경, 군인들과 대치했다. 그리고 대학생 형들이 계엄군이 휘두르는 곤봉에 맥없이 꼬꾸라지는 모습을 봤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아’라고 생각했다. 그때 소년은 아버지의 혼잣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소년은 17일부터 시위에 참여해 구호를 외쳤다. ●“광주는 어떠냐” 묻고 따라오라더니 고문 20일 광주 지역 중·고등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때마침 나주에 계신 부모님이 모내기 일손이 부족하다고 연락이 왔다. 소년은 본가에 내려갔다. 광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길이 없었다. 22일 오후 2시쯤 큰집 사촌 형이 영산포 시내에 시민군 버스가 돌아다닌다고 전해 줬다. 설마 싶었다. 영산포 시내로 나갔는데, 진짜였다. 손을 번쩍 들고 광주에서 영암 방면으로 향하는 버스를 세워 탔다. “김대중 석방하라, 전두환 물러나라, 비상계엄 해제하라” 구호는 세 가지였다. 이후 영암군에서 지프차와 군용레커차, 앞 유리가 깨진 광주고속버스 등을 포함해 차량 7~8대가 일렬로 행진했다. 시민군은 인근 경찰 지서(지금의 파출소)에서 카빈소총과 폭탄 등 무기를 빼냈다. 시민군은 무기를 확보하고자 전남 지역으로 내려온 듯했다. 소년도 카빈소총과 철모, 탄띠로 무장했다. 시민군은 해남 군부대로 향했으나 더는 진격하지 않고, 원래 목적지인 광주로 향했다. 그러나 광주로 가는 길목은 모두 계엄군에 의해 차단당했다. 하늘에선 헬기 소리가 들렸다. 시민군 대열은 광주 효촌동 앞 연탄공장, 송정리 광주비행장 입구, 송정기차역 등에서 모두 저지당했다. 특히 광주비행장 입구에서 계엄군 탱크가 포신을 시민군 쪽으로 돌렸을 때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이미 하루가 지난 터라 부모님이 걱정하실 것 같았다. 23일 오전 10시쯤 나주 본가로 돌아가기 위해 광주비행장에서 남쪽인 영산포를 향해 걸었다. 송정리 민가에 들러 카빈소총 등을 맡겼다. 어떤 마을 경찰 지서(파출소)를 지나고 있을 때 낯선 사람이 “광주는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데모하고 그럽디다” 하고 답했더니 잠깐 따라오라고 그랬다. 따라갔더니 파출소 숙직실이었다. 그는 무전기로 “폭도 2명을 잡았다”고 보고했다. 30분 만에 장갑차가 왔다.●19살, 인간의 잔인함과 비참함의 끝을 보다 끌려간 곳은 광주비행장 조사실이었다. 이름과 나이, 부모의 직업을 비롯해 그간의 행적을 모두 불라고 했다. 겁에 질린 소년은 빠짐없이 사실대로 다 말했다. 무장했다는 사실까지 털어놨다. 폭행은 가차 없었다. 고등학생이 공부 안 하고 시위에 참여했다고 무수히 맞았다. 한 시간쯤 조사받고 광주 서구 화정동에 있는 505보안대로 인계됐다. 백열전구 하나 켜진 조사실은 입구부터 피비린내가 났다. 2차 조사가 시작됐다. 물고문도 두 종류가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코와 입에 천을 대고 물주전자를 붓는 것과, 물을 계속 먹이고 뛰게 하는 것. 사람이 많이 맞으면 피오줌이 나온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소년은 그곳에서 인간의 잔인함과 비참함의 끝을 봤다. 매를 피하려고 개처럼 의자 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자신을, 살려 달라고 비는 소년을 비웃으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성인 남성을 목격했다. 돌이켜 보면 정신이 나갔었다. 눈 감으면 나주 집 마당에서 할머니와 함께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눈 뜨면 고문이 시작됐다. 조사가 끝나도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수감실은 파놉티콘(원형감옥) 형태였다. 보안사 직원 한 명이 모든 재소자를 볼 수 있다. 재소자들이 이 직원을 정점으로 일렬로 무릎 꿇고 있는데, 자세가 흐트러질라 치면 보안사 직원은 군화로 무릎을 짓이겼다. 역설적이게도 27일 전남도청이 계엄군에 수복되는 날, 소년은 한결 편해졌다. 잡혀 온 사람이 많아지면서 감시도 매의 빈도도 낮아진 것이다. 그렇게 103일간 구속돼 고문을 받았다. 속으로 ‘10년 정도 옥살이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다행히 검찰은 소년에게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 ●40년 후… 진실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 소년은 1982년 조선대 물리학과에 진학했고, 일본에 유학을 가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0년 모교로 돌아와 물리학과 교수가 됐다. 이 교수는 유학 생활이 힘들 때면 5·18민주화운동 때 받았던 고문을 생각했다. 그러면 조금은 위안이 됐다. 딸 재민양은 1993년 결혼해 낳은 둘째다. 딱 40살 차이 나는 늦둥이다. 이 교수는 딸이 초등학교 4학년일 때 5·18민주화운동 행사에 데려가 그간 겪었던 일들을 설명해 줬다. 당시 재민양은 아버지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교과서에서만 듣던 얘기가 아빠의 역사일 줄은 몰라서다. 재민양은 아버지에게 자부심도 느꼈다. 중학교 때는 학교 공개수업 때 주제가 5·18민주화운동이면 본인이 발표하겠다고 자원했다. 1차 자료를 인터넷이 아닌 아버지에게 얻었다. 실제로 5·18은 재민양에게 학창 시절 내내 주요 ‘화두’였다. 이 관심은 민주화운동으로, 나아가 근현대사로 확장됐다. 진로에도 영향을 미쳤다. 광주 사람인데도 ‘북한에서 지령받은 사람들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오해하고 있을 때마다 진상이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께 항상 죄송하고 감사해요. 아버지가 인류애를 상실할 만한 일을 당하던 똑같은 시기에 저는 교실에서 편하게 공부만 했잖아요. 힘들다고 응석 부린 걸 생각하면 자식으로서 죄송해요. 아버지가 트라우마로 여기고 피해 사실을 계속 외면할 수도 있는데, 제게 말씀해 주신 것도 감사하죠. 덕분에 제 시야가 트였고, 인생의 목표를 찾는 데도 도움이 컸어요. 아버지는 제 은인이에요.” -딸 재민이 아빠에게 “진로에 대해 한 번도 ‘이것 해라, 저것 해라’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제 아버지도 정부가 잘못됐다는 말은 해도, 나가서 싸우라고 한 적은 없거든요. 부모가 그래요. 자기 생각을 강요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도 딸이 스스로 억울한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기특할 따름입니다. 또래 친구들도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어요.” -40년 전 시민군 아빠가 딸에게 광주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광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오월을 지켜줘서 고마워요”…아빠는 딸의 역사가 됐다

    “오월을 지켜줘서 고마워요”…아빠는 딸의 역사가 됐다

    5·18민주화 시민군 이봉주 조선대 교수계엄군에 붙잡혀 103일간 모진 고문40년 지났지만 트라우마는 여전딸 재민양, 아빠 고맙고 자랑스러워이 교수, “꾸준한 사회 관심을 가졌으면”1980년 5월 폭력의 기억은 여전히 트라우마다. 40년이 흘렀지만 누군가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 닥치면 지금도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조건반사처럼 그 끔찍한 고문과 조사관이 떠오른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매를 맞다 정신을 잃으면 고향집 앞 마당이었고, 양동이 물로 정신이 돌아오면 505보안부대 조사실이었다. 그렇게 이봉주(59) 조선대 물리학과 교수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했다. 그의 나이 19세, 광주 금호고 2학년(1년 휴학)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소년은 중년이 됐고, 당시 소년만 한 나이의 딸이 생겼다. 딸 재민(19)양은 올해 고려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다. 이 교수는 딸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고문당한 얘기를 털어놨고, 종종 그때 얘기를 나누곤 한다. 이 교수는 딸과 그 또래에게 거창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끔찍했던 경험 탓인지 혹시라도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라고 얘기하는 것조차도 조심스럽다. 다만 “우리 사회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딸 재민양은 아빠에게 “모진 고문에도 살아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아빠의 트라우마가 더는 우리 사회에서 반복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3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했던 옛 전남도청 앞 광주 동구 금남로의 한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났다. ●계엄군에 구타당하는 대학생…까까머리 가슴에 불을 지피다 40여년 전 소년은 사회에 관심이 많았다. 교직에 계셨던 아버지는 당시 박정희 군부 정권을 대놓고 비판은 못했다. 다만 가끔 가족에게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소년은 스스로 찾아봤다. 당시 ‘신동아’ 잡지에 실린 유신헌법을 비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대 김상진(당시 26세) 열사의 기사를 읽고 ‘고귀한 죽음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무고한 희생을 볼 때마다 가슴속에서 무언가 끓어올랐다. 본가가 전남 나주였지만 광주에서 유학했다. 1980년 금호고 2학년 시절 3㎞ 거리에 전남대가 있었다. 비상계엄령이 확대될 무렵 등교할 때마다 대학생 형들의 시위를 목격했다. 교련복 입은 전남대생들이 “전두환은 물러가라, 비상계엄 해제하라”를 외치며 전경, 군인들과 대치했다. 그리고 대학생 형들이 계엄군이 휘두르는 곤봉에 맥없이 꼬꾸라지는 모습을 봤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아’라고 생각했다. 그때 소년은 아버지의 혼잣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소년은 17일부터 시위에 참여해 구호를 외쳤다.●모내기철 나주 본가 내려간 이 교수, 운명처럼 시민군 버스 합류 20일 광주 지역 중·고등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때마침 나주에 계신 부모님이 모내기 일손이 부족하다고 연락이 왔다. 소년은 본가에 내려갔다. 광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길이 없었다. 22일 오후 2시쯤 큰집 사촌 형이 영산포 시내에 시민군 버스가 돌아다닌다고 전해 줬다. 설마 싶었다. 영산포 시내로 나갔는데, 진짜였다. 손을 번쩍 들고 광주에서 영암 방면으로 향하는 버스를 세워 탔다. “김대중 석방하라, 전두환 물러나라, 비상계엄 해제하라” 구호는 세 가지였다. 이후 영암군에서 지프차와 군용레커차, 앞 유리가 깨진 광주고속버스 등을 포함해 차량 7~8대가 일렬로 행진했다. 시민군은 인근 경찰 지서(지금의 파출소)에서 카빈소총과 폭탄 등 무기를 빼냈다. 시민군은 무기를 확보하고자 전남 지역으로 내려온 듯했다. 소년도 카빈소총과 철모, 탄띠로 무장했다. 시민군은 해남 군부대로 향했으나 더는 진격하지 않고, 원래 목적지인 광주로 향했다. 그러나 광주로 가는 길목은 모두 계엄군에 의해 차단당했다. 하늘에선 헬기 소리가 들렸다. 시민군 대열은 광주 효촌동 앞 연탄공장, 송정리 광주비행장 입구, 송정기차역 등에서 모두 저지당했다. 특히 광주비행장 입구에서 계엄군 탱크가 포신을 시민군 쪽으로 돌렸을 때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이미 하루가 지난 터라 부모님이 걱정하실 것 같았다. 23일 오전 10시쯤 나주 본가로 돌아가기 위해 광주비행장에서 남쪽인 영산포를 향해 걸었다. 송정리 민가에 들러 카빈소총 등을 맡겼다. 어떤 마을 경찰 지서(파출소)를 지나고 있을 때 낯선 사람이 “광주는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데모하고 그럽디다” 하고 답했더니 잠깐 따라오라고 그랬다. 따라갔더니 파출소 숙직실이었다. 그는 무전기로 “폭도 2명을 잡았다”고 보고했다. 30분 만에 장갑차가 왔다.●매를 피해 책상 밑으로…비참함의 끝, 고문의 시간 끌려간 곳은 광주비행장 조사실이었다. 이름과 나이, 부모의 직업을 비롯해 그간의 행적을 모두 불라고 했다. 겁에 질린 소년은 빠짐없이 사실대로 다 말했다. 무장했다는 사실까지 털어놨다. 폭행은 가차 없었다. 고등학생이 공부 안 하고 시위에 참여했다고 무수히 맞았다. 한 시간쯤 조사받고 광주 서구 화정동에 있는 505보안대로 인계됐다. 백열전구 하나 켜진 조사실은 입구부터 피비린내가 났다. 2차 조사가 시작됐다. 물고문도 두 종류가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코와 입에 천을 대고 물주전자를 붓는 것과, 물을 계속 먹이고 뛰게 하는 것. 사람이 많이 맞으면 피오줌이 나온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소년은 그곳에서 인간의 잔인함과 비참함의 끝을 봤다. 매를 피하려고 개처럼 의자 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자신을, 살려 달라고 비는 소년을 비웃으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성인 남성을 목격했다. 돌이켜 보면 정신이 나갔었다. 눈 감으면 나주 집 마당에서 할머니와 함께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눈 뜨면 고문이 시작됐다. 조사가 끝나도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수감실은 파놉티콘(원형감옥) 형태였다. 보안사 직원 한 명이 모든 재소자를 볼 수 있다. 재소자들이 이 직원을 정점으로 일렬로 무릎 꿇고 있는데, 자세가 흐트러질라 치면 보안사 직원은 군화로 무릎을 짓이겼다. 역설적이게도 27일 전남도청이 계엄군에 수복되는 날, 소년은 한결 편해졌다. 잡혀 온 사람이 많아지면서 감시도 매의 빈도도 낮아진 것이다. 그렇게 103일간 구속돼 고문을 받았다. 속으로 ‘10년 정도 옥살이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다행히 검찰은 소년에게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 ●40년 후…소년이 소녀에게, 소녀는 소년에게 말하다 소년은 1982년 조선대 물리학과에 진학했고, 일본에 유학을 가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0년 모교로 돌아와 물리학과 교수가 됐다. 이 교수는 유학 생활이 힘들 때면 5·18민주화운동 때 받았던 고문을 생각했다. 그러면 조금은 위안이 됐다. 딸 재민양은 1993년 결혼해 낳은 둘째다. 딱 40살 차이 나는 늦둥이다. 이 교수는 딸이 초등학교 4학년일 때 5·18민주화운동 행사에 데려가 그간 겪었던 일들을 설명해 줬다. 당시 재민양은 아버지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교과서에서만 듣던 얘기가 아빠의 역사일 줄은 몰라서다. 재민양은 아버지에게 자부심도 느꼈다. 중학교 때는 학교 공개수업 때 주제가 5·18민주화운동이면 본인이 발표하겠다고 자원했다. 1차 자료를 인터넷이 아닌 아버지에게 얻었다. 실제로 5·18은 재민양에게 학창 시절 내내 주요 ‘화두’였다. 이 관심은 민주화운동으로, 나아가 근현대사로 확장됐다. 진로에도 영향을 미쳤다. 광주 사람인데도 ‘북한에서 지령받은 사람들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오해하고 있을 때마다 진상이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아버지께 항상 죄송하고 감사해요. 아버지가 인류애를 상실할 만한 일을 당하던 똑같은 시기에 저는 교실에서 편하게 공부만 했잖아요. 힘들다고 응석 부린 걸 생각하면 자식으로서 죄송해요. 아버지가 트라우마로 여기고 피해 사실을 계속 외면할 수도 있는데, 제게 말씀해 주신 것도 감사하죠. 덕분에 제 시야가 트였고, 인생의 목표를 찾는 데도 도움이 컸어요. 아버지는 제 은인이에요.” -딸 재민이 아빠에게 “진로에 대해 한 번도 ‘이것 해라, 저것 해라’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제 아버지도 정부가 잘못됐다는 말은 해도, 나가서 싸우라고 한 적은 없거든요. 부모가 그래요. 자기 생각을 강요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도 딸이 스스로 억울한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기특할 따름입니다. 또래 친구들도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어요.” -40년 전 시민군 아빠가 딸에게 광주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광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안주하면 미래 없다” 위기감에 코로나 뚫고 중국 간 이재용

    “안주하면 미래 없다” 위기감에 코로나 뚫고 중국 간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100여일만에 해외 현장 경영을 재개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18일 오전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찾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병의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을 찾은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최근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 이 부회장이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출장지로 택한 것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재점검하면서 주요 시장인 중국과의 관계를 다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직접 방문해 양국간 반도체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중국 정부의 관심도 큰 곳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 미중간 무역분쟁 재점화, 검찰의 소환 조사 임박 등 겹겹의 대내외 위기에 둘러싸인 부회장의 절박감과 다급함은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강도 높은 표현에서 드러난다. 그는 현장에서 직원들에게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긴히 당부했다. 한·중 정부가 이달부터 기업인 패스트트랙(입국 절차 간소화)를 도입했지만 출입국, 재입국 과정에서 세 차례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중국을 찾은 것도 격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실기(失期)하면 안 된다는 위기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 자리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 동행했다.지난 1월 말 브라질 마나우스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해외 경영지로 채택된 시안 반도체 공장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낸드플래시) 생산기지다. 삼성은 2017년부터 투자규모만 150억 달러(18조 4900억원)에 이르는 시안 2공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단계 투자는 지난 3월 완료했고 2단계는 내년 하반기 마무리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에도 이 곳을 찾은 바 있다. 지난 6일 승계·노조문제 등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한 이 부회장은 12일만에 해외 현장을 찾는 등 경영 보폭을 공격적으로 넓히며 ‘뉴삼성’으로의 변화·위기 극복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사과 일주일 만인 지난 13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과 전기차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사상 첫 사업적 회동을 갖는 등 올해 국내에서만 7차례 공개적으로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시간이 없다” 코로나 뚫고 중국 간 이재용 부회장

    “시간이 없다” 코로나 뚫고 중국 간 이재용 부회장

    코로나 19 등 대내외 불화실성에 보폭 넓여 지난 1월 브라질 방문 이후 4개월 만에 해외 행보 개재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코로나19 사태로 멈췄던 해외 경영 행보를 4개월 만에 재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기지인 중국 시안(西安)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을 방문했다. 해외 사업장 방문은 지난 1월 브라질 스마트폰 생산라인 점검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시안 사업장 방문에는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 함께했다. 전날 중국으로 출국한 이 부회장은 이날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은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로 시안에 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가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 이같은 발언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삼성 관련 재판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미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절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의 중국 출장은 중국 정부가 이달부터 한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입국 제한을 완화하면서 가능해졌다. 중국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한국 기업인을 대상으로 입국 후 14일 의무격리를 면제하는 입국절차 간소화(신속통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도 전날 중국 입국 전후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과거의 잘못과 단절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겠다는 대국민 사과 발표 이후 국내외에서 전방위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중국 출장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빠’, 인포데믹 그리고 군중심리

    [이해영의 쿠이 보노] ‘빠’, 인포데믹 그리고 군중심리

    21세기 한국 사회 대표 현상 가운데 하나를 들라면 ‘빠’를 들어도 좋겠다. 성찰 없는 몰입과 맹목적 추종 정도로 정의해 보자.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에는 ‘인포데믹’이란 말이 유행이다. 코로나 못지않게 지구적으로 대유행인 ‘가짜뉴스’와 무관하지 않을 게다. 그렇다면 이 ‘빠’ 현상은 언제, 어디서, 왜 생기는 걸까. 또 마찬가지로 인포데믹 즉 정보감염병은 어떻게 만들어져서 대유행으로 되는가. 프랑스의 의사이자 사회학자, 심리학자인 귀스타브 르봉의 ‘군중심리’, 1895년 나왔으니 이미 백 년이 훨씬 지난 책이다. 수많은 나라 말로 옮겨졌고 이미 우리말로도 몇 종의 역서가 있다. 이 사회심리학의 고전은 그다지 길지도 않아, 장차 내 수업을 들을 학생들에겐 열 번씩 손으로 베껴 쓰게 하고 싶을 정도다. 풀(foule)이란 프랑스어를 ‘군중’으로 번역했는데 영어로는 크라우드(crowd)로 쓰고, ‘대중’이나 ‘집단’이라 해도 뜻에 큰 차이는 없다.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군중현상은 비단 19세기의 것만은 아니다. 이미 16세기 사상가 마키아벨리에게서도 군중의 속성과 행태에 대한 매우 상세하고 탁월한 관찰기는 존재한다. 하지만 르봉은 마키아벨리가 멈춘 그곳에서 시작, ‘심리학’이라는 근대학문의 방법론에 기대 군중현상을 더욱 체계적으로 또 예리하기 짝이 없는 메스를 든 집도의처럼 해부하고 있다. 고립된 개인이 군중으로 조직화되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 즉 소속 구성원 모두의 감정과 사고가 ‘동일한 방향’을 향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군중심리의 핵심이다. 고립 상태에서 개인의 지적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일단 군중에 속하게 되면 그 능력은 사라지고 집단적 정신상태를 형성하게 된다. 설사 아인슈타인이라 해도 군중 속에서는 그저 저자의 갑남을녀와 다를 바 없다. 그 바탕에는 ‘집단무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집단적 정신은 특성이 있다. 첫째, 군중을 형성한 개인은 익명성을 엄폐물 삼고 수적으로 무소불위의 힘을 얻었다고 생각함으로써 개인일 때 눌려 있던 본능이 등장한다. 둘째, 군중 속에서 개인의 감정과 행위는 ‘최면’ 상태처럼 아주 쉽게 ‘감염’된다. 셋째, 감염의 결과 군중은 리더 또는 조직자의 ‘암시’에 순종하고 자신의 본래 생각이나 감정과는 전혀 다른 행동성향을 보인다. 군중은 그래서 이 최초 암시자가 소환한 ‘이미지’에 따라 이미지화(imagination)하고 이를 고정시켜 내면화한 다음 행동에 옮긴다. “군중은 논리적으로 추론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일체 비판정신을 발휘할 수가 없다는 말을, 즉 진실과 오류를 구분할 수 없으며 그 어떤 것에도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말을 굳이 덧붙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군중은 오로지 자신에게 강요된 판단만 받아들일 뿐 토론을 통해 내려진 판단은 절대 수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군중은 이성적으로 추론하지 않고, 토론이나 반론을 허용하지 않으며, 군중에게 던져진 암시는 삶의 모든 영역에 침투해 즉각 행동화하며, 암시된 이미지와 결부된 이상을 위해 언제든 스스로를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 그래서 이 집단무의식과 결합된 집단 감정은 ‘종교적’ 형태를 갖게 되는데 대부분 광신과 의견이 다른 집단에 대한 철저한 배제와 비관용을 동반한다. 군중이 바라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감동이다. 이는 ‘확언, 반복, 감염’을 통해 전개된다. “어떤 확언이 충분히 반복되어 일체감이 형성되면 사람들이 여론의 흐름이라고 부르는 것이 만들어지고, 강력한 감염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사상과 감정, 정서, 신념은 군중 사이에서 세균만큼이나 강력한 감염력을 발휘한다. 군중을 이룬 인간들도 모든 감정이 순식간에 감염된다.” 집단무의식, 여기에 바탕한 군중심리가 촉발한 집단행동은 어떤 때는 폭동을, 어떤 때는 자기희생을 수반한 혁명을 불러오기도 한다. 20세기는 군중의 시대로 21세기 진실 이후(post-truth)를 예비하고 있었다. 각종 ‘빠’의 시대, 몰이성과 비합리의 정신적 폭력이 판치는 시대, 군중심리에 맞서 계몽이성의 회복을 주장하는 것은 부질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감정은 이성을 상대로 줄기차게 벌여 온 투쟁에서 단 한 번도 굴복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해서 코로나 사태에서 손씻기하듯 좋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정신위생에 힘써 면역력을 키우고, ‘빠’나 가짜뉴스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 인포데믹의 대유행을 막는 것이 우선 각자도생의 첫걸음 아닌가 한다.
  • 초록을 흠향하고

    초록을 흠향하고

      다들 집 밖으로 나가지 말자고 하였으나  문 없는 집은 없어서  나의 집이 먼저 나를 이끌고 외출하였다    집은 송장나무*를 찾아가 송장같이 지내는 법을 묻는다  꽃잎은 왜 아래만 바라보는 걸까?  개미는 왜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되돌아갈까?    나만 이러는 게 아니라서  비오는 날 우산을 챙긴 사람처럼 좋았다  굽 높은 신에도 바짓단이 젖고    얼굴을 들면 세상이 물에 잠겼다    약(藥)이 된다는 말을 좋아했다  서로의 반대쪽 손등을 부딪히며 걷는 일은  나도 아는 걸 너도 안다는 뜻이어서  말하지 않아도 숨이 차올랐다 우리는  기차에서 내려 죽은 노루를 본 우리는  “치워주고 갈까?”  아직 남아있는 온기를 치우며 슬퍼하고 있다고 믿는 우리는  나에게서 너를 구하려고 멀어질 때가 있었다    멀리서 사랑하는 일은  비처럼 그친다지  “빗소리 들려?”    멈추지 못하는 호흡들, 헉, 헉, 발밑의 집들이 보인다  지붕, 지붕, 지붕, 없는 것들이 꿈틀거렸다  우리는 초록을 흠향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상산나무■이소연 시인은 1983년 경북 포항 출생. 2014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출간.
  • ‘스타워즈’ 현실이 될까?…美 6번째 군대 ‘우주군’ 깃발 공개

    ‘스타워즈’ 현실이 될까?…美 6번째 군대 ‘우주군’ 깃발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점적으로 추진해 창설된 미국 우주군(USSF)의 깃발이 공개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은 이날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우주군의 깃발을 공개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 우주군 사령관인 존 W. 레이먼드 장군 등이 참석해 미군 역사상 72년 만의 신 군기 공개를 자축했다. 이 우주군 군기는 짙은 청색으로 중앙에는 세 개의 큰 별과 우주군 특유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 또한 깃발에는 '미국 우주군'(United States Space Force)라는 이름과 로마숫자인 'MMXIX'가 새겨져있는데 이는 창설 연도인 2019년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아름다운 깃발로 정말 특별한 순간"이라면서 "우리는 이제 우주에서도 선두가 됐다"고 자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빈껍데기 군대를 물려받았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오며 우주군 창설에 역점을 둬왔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사일보다 17배나 빠른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곧 초음속 무기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발언인 셈.한편 USSF는 지난해 12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수법권 서명으로 공군에서 분리돼 미국의 5군인 육군과 해군, 공군, 해병대 그리고 해안경비대에 이은 6번째 군대가 됐다. 미국의 새 군대 창설은 1947년 공군 창설 이후 72년 만이다. USSF가 창설됐다고 해서 당장 우주 공간에 군 병력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우선 우주사령부를 지원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인공위성 활동을 돕는 역할 등을 한다. 군대 규모도 공군(약 30만 명)이나 해군(18만 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인 1만6000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USSF는 그 성격과는 별개로 로고와 전투복 때문에 언론과 네티즌의 입방아에 올랐다. 로고가 공상과학 영화 시리즈 ‘스타트렉’에서 나온 로고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어난 것. 여기에 USSF는 미 육군과 공군에서 사용 중인 얼룩무늬 위장복을 그대로 채택해 왜 우주군이 얼룩무늬 군복을 입냐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쌍용차 13분기 연속 적자…“노사 합심해 위기극복”

    쌍용차 13분기 연속 적자…“노사 합심해 위기극복”

    쌍용자동차가 올 1분기도 적자를 내면서 총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5일 쌍용차는 총 2만 4139대를 판매, 매출 6492억원에 영업손실 986억원, 당기순손실 1935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공시했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르면 해외부품 수급 차질로 라인별 순환 휴업을 실시하는 등 생산 차질이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것이라고 쌍용차는 설명했다. 판매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0.7%, 30.4% 감소했다. 쌍용차는 “부품 수급차질 해소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내외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판매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올해 하반기 G4렉스턴 부분변경 모델과 함께 티볼리 롱바디 버전인 ‘티볼리 에어’ 재출시를 통해 판매를 증대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초 국내 첫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출시를 위해 막바지 품질점검을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최근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가 2400억원을 투자하려다가 계획을 철회하고 4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경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최근 11년 전 해고당했던 노동자들이 일부 개인사정이 있는 인원을 제외하고 모두 일터로 복귀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노사가 합심해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 상황 호전에 대비해 신차 개발은 물론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 출시를 통해 연내 제품군 재편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수소 관련 30개 기관·기업 울산서 ‘수소산업 육성 협약’

    수소 관련 30개 기관·기업 울산서 ‘수소산업 육성 협약’

    울산이 2030년 세계 최고의 수소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울산시는 지난 14일 30개 기관·기업과 ‘수소산업 육성 3대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며 울산테크노파크와 울산도시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수소산업협회, 한국선급, 울산항만공사와 현대자동차, 덕양 등 30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한다. ‘수소 시범도시 사업’은 남구 여천단지에서 태화강역과 북구 율동지구를 거쳐 현대자동차까지 10㎞의 수소배관이 구축된다. 29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5.87㎢의 사업지역을 대상으로 주거, 교통, 산업분야의 수소 시범도시가 조성된다. 태화강역에는 수소 승용차, 버스, 택시, 건설기계, 트램 등의 수요에 대응하는 융복합 수소 메가 스테이션, 모니터링 및 홍보관을 건설한다. 기존의 CNG 충전소와 함께 10년 내 꽃을 피울 친환경 교통수단의 미래상을 제시한다. 북구 율동택지지구 일원에는 2400가 중 810가구 공동주택과 인근 고교 및 병원, 단독주택, 시 사업소, 복지회관 등에 수소연료전지로 생산되는 전기와 열을 공급한다. 2013년 울주군 LS니꼬동제련 사택(140가구)에 설치 운영된 구 보다 훨씬 큰 규모의 수소 주거 모델을 보게 된다. 현대자동차에는 수소 배관을 통해 공급되는 전용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오는 2025년 11만대의 수소전기차 양산 등 수소전기차 수요에 대비한다. 수소지게차 도입, 공장 내 설치 중인 27㎿급 대용량 태양광 발전소 전력을 수소에너지 생산에 활용하는 등 수소 스마트 팩토리로의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수소 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사업’은 그동안 규제로 인해 실증할 수 없었던 수소 물류운반기계, 수소건설기계, 수소선박, 수소운송 시스템 등을 실증하고 사업화를 촉진하는 사업이다. 1.5㎢의 사업면적에 32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수소지게차는 가온셀, 유니팩, 하나티피에스,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이 참여한다. 수소 무인운반차는 에스아이에스, 이동식 수소충전소는 한영테크노켐, 수소 선박은 빈센, 에이치엘비, 범한산업, 한국선급이 각각 맡는다. 수소 선박용 충전소에는 제이엔케이히터, 덕양이 참여한다. 대용량 수소튜브트레일러는 한화솔루션과 에스디지, 안전관리는 스마트오션와 한국가스안전공사가 한다. 사업 총괄은 울산테크노파크에서 맡게 된다. 수소 융복합 모빌리티 클러스터 구축사업은 수소산업과 자동차·조선·화학 등 지역 주력산업과 접목한 ‘수소 모빌리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수소 전문 산업단지 조성(이화산단 등), 수소 소재부품 시험, 평가, 인증 기반구축, 수소전문 기업의 집적화를 통한 육상, 해상, 항공 분야의 수소 모빌리티 밸류체인 구축을 주요내용으로 한다. 2381억원 규모로 2021년 상반기까지 예비타당성조사 단계를 거쳐 본 사업에 들어가게 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우월적인 수소산업 기반에 안주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 지난해 말 중앙부처 수소분야 핵심 3대 사업을 유치했다”며 “2030년 세계 최고 수소도시 구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제1회 울산 수소산업의 날은 내년 2월 26일 개최한다”며 “매년 기념행사를 통해 수소산업 비전을 점검하는 자리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울산에서 ‘울산을 한국 수소산업 중심지’로 선언하고 2050년 2500조원 세계 시장을 선도할 국가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울산시는 같은 해 2월 전국 수소 전문기업·연구기관 등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30 울산 세계 최고 수소도시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자전거 타고 녹색길을 씽씽~ 코로나 스트레스 싹~

    자전거 타고 녹색길을 씽씽~ 코로나 스트레스 싹~

    이태원발 코로나19 비상으로 외출이 꺼려지는 요즘이다. 하지만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방법이 있다. 자전거 타기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이재성)과 (사)한국여행작가협회에서 두 팔 간격 거리두기를 지키며 달릴 수 있는 한적한 자전거길을 추천했다. 자전거가 없어도 괜찮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있으니까. ‘따릉이’ 대여소는 전철역 출입구, 버스 정류장, 공원, 학교, 은행, 관공서 등의 주변 생활시설에 설치돼 있다. 무인 대여·반납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모바일 ‘서울자전거따릉이’ 앱과 서울자전거따릉이 누리집(www.bikeseoul.com)에서 따릉이 대여소 위치와 실시간 대여 가능 대수를 확인할 수 있다. 1시간 대여료는 1000원이며, 초과 시 5분마다 200원의 요금이 추가된다.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50% 할인된다.1. 옛 역사를 간직한 경춘선숲길과 화랑대 철도공원-노원구 경춘선숲길은 2010년 폐선된 경춘선 철로 주변을 공원화한 곳이다. 월계동 녹천중학교에서 구리시 담터마을(서울 구리 시계)까지 약 6.3㎞ 구간을 말한다. 이 구간을 자전거로 즐길 수 있다. 화랑대역이나 태릉역에서 출발해 화랑대 철도공원, 육군사관학교 앞, 경춘선숲길 철길, 삼육대 앞, 태릉, 강릉, 서울여자대학교 앞 등을 지나 화랑대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2번과 7번 출구에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2번 출구 대여소 옆에 경춘선숲길의 한 구간인 ‘시간을 거니는 철길숲길’ 공원이 있다. 이 공원 아래로 인도와 자전거길이 화랑로를 따라 나란히 이어진다. 2018년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옛 화랑대역은 철도공원으로 변신했다. 근대문화유산인 옛 역사를 경춘선 역사관으로 조성하고, 1950년대 증기기관차와 협궤 열차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밤에는 공원에 조명을 밝혀 ‘빛의 정원’으로 탈바꿈한다. 공원 입구와 삼육대 정문 앞, 교내에도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화랑대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태릉과 강릉에 잠시 들러 산책을 즐겨도 좋다.2.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성내천 자전거길과 올림픽공원-송파구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 1번 출구에서 따릉이를 대여해 성내천 자전거길을 달리다 올림픽공원을 한 바퀴 돌고 되돌아오는 코스다. ‘서울책보고’ 뒤편에 성내천 자전거길이 있다. 주민들이 애용하는 산책로이자 자전거길로, 양옆에 벚나무가 우거져 벚꽃철과 단풍철에 장관을 이룬다. 지금은 녹음이 우거져 시원하게 가로수 터널을 달릴 수 있다. 성내교 약간 못 미친 지점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내리막길로 내려가 성내교 밑을 통과하자마자 왼쪽 오르막길로 방향을 잡는다. 이 길이 성내천을 따라 마천동까지 이어진다. 올림픽공원을 둘러보려면 오른쪽 무지개다리를 건너 올림픽공원 북1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대형 헌책방이자 복합문화공간인 서울책보고와 백제 유적을 소개하는 한성백제박물관, 조각공원이 볼만한 소마미술관 등도 돌아보는 게 좋겠다.3.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품어 낭만 가득한 월드컵공원 둘레길-마포구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한강공원, 난지천공원으로 이루어진 월드컵공원의 둘레를 자전거로 돌아보는 코스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는 보석 같은 길이다. 따릉이 대여소는 월드컵경기장 1번 출구 앞에 있다. 평화의공원에는 자전거길이 따로 있고 평지여서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기에도 좋다. 월드컵육교를 건너면 맹꽁이 전기차가 통행하는 포장도로가 나온다. 강변북로 방면으로 조금 달라다 보면 1㎞ 남짓 되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나온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더 오래 즐기고 싶다면 월드컵육교를 다 건너기 전에 왼쪽 숲길로 들어서면 된다. 최근에 조성한 메타세쿼이아 숲길로, 기존의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이어져 있다. 인근의 문화비축기지는 마포석유비축기지의 6개 탱크를 전시장, 공연장, 강의실, 커뮤니티센터 등으로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문화비축기지 광장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월드컵경기장 맞은편에는 마포농수산물시장이 있다. 수산물시장에서 횟감을 사고 2층 식당에 상차림비를 내면, 기본양념과 매운탕을 차려준다.4. 싱그러운 자연의 모습 그대로 샛강생태공원 옆 자전거길-영등포구 샛강은 영등포와 여의도 사이에 흐르는 한강 지류다. 1997년 국회의사당에서 63빌딩에 이르는 약 4.6㎞ 구간을 샛강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창포원, 버들광장, 야생초화원, 생태연못, 관찰마루, 순환관찰로, 조류관찰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편의시설이 부족한 대신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 자연과 교감하며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지하철 1, 5호선 신길역에서 따릉이를 대여해 2번 출구 방면으로 가면 신길동과 여의도를 잇는 샛강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 위에서 보는 샛강생태공원의 전망이 매우 아름답다. 샛강다리와 연결된 나선형 계단을 통해 샛강생태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다. 샛강생태공원 흙길 산책로는 자전거 통행금지 구역이며, 공원 바로 옆의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샛강생태공원은 샛강이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끝나지만, 자전거길은 여의도한강공원과 연결된다. 여의도한강공원 자전거길까지 이어 달리면 여의도 둘레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사설] 신성장 분야 국내 대기업·벤처 ‘新가치사슬’ 기대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제 만나 전기차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만난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차세대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의 현장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핵심 기술로 꼽힌다. 2017년 기준 330억 달러(약 40조원)였던 배터리 세계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1600억 달러(약 196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돼 ‘포스트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또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차 분야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강력히 육성하겠다고 한 ‘3대 신성장 산업’(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중 하나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세계 초일류 기업이자 국내 대기업 서열 1, 2위 그룹을 이끄는 두 사람의 만남에 지대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산업과 기술 간 융복합이 주요한 화두인 만큼 그동안 상호배타성을 바탕으로 경쟁에 익숙했던 국내 대기업이 협력을 기반으로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점과 신산업 성장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각 충분한 기대를 갖게 한다. 게다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기업이 국내 벤처기업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기업 지주회사가 벤처캐피탈을 계열사로 둘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법을 바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막강한 현금 동원력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규제 탓에 벤처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해도 투자·회수 시장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면 외국자본에 비해 국내자본이 역차별을 받는다. 이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을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가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신성장 분야에서 강점을 갖춘 국내 대기업과 대기업 간의, 또 대기업과 유명한 벤처기업 간 합종연횡은 세계 시장을 한국이 선도하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해야 할 때다. 선진국의 기술과 자본, 개발도상국의 저렴한 노동력에 기반한 ‘글로벌 가치사슬’에 기댄 20세기형 성장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이런 새로운 가치사슬을 국내서 생성하려면 정부도 규제를 정비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도심 속 사색의 공간, 경의선책거리/문경근 기자

    젊음의 거리로 소문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주변에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핫플레이스로 꼽는 ‘경의선책거리’가 있습니다.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 지하에서 빠져나와 뒤로 돌아가면 ‘경의선책거리’라고 쓰인 조형물이 반겨 줍니다. 이곳에서 출발해 와우교까지 250m가량 이어지는 길이 바로 책을 테마로 조성한 ‘경의선책거리’랍니다. 먼저 책거리 운영 사무실부터 들러 주세요. 책거리 안내 지도를 챙겼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경의선책거리’ 산책을 시작해 볼까요? 산책로 양옆에 책방 6동을 포함한 부스 10동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요. 철길 위에 만든 책거리답게 부스는 기차의 외관을 본떠 만들었고 이름에 모두 ‘산책’을 붙였답니다. ‘여행산책’, ‘예술산책’, ‘아동산책’, ‘인문산책’ 등 책방에는 부스 이름과 관련된 분야의 추천 신간부터 화제작까지 있어요. ‘공간산책’, ‘미래산책’, ‘창작산책’, ‘문화산책’은 전시와 체험 공간이에요. 312일 저자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책거리의 콘셉트에 걸맞게 북콘서트, 전시회, 전통 제본, 필사, 공예 같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늘 북적인답니다. 책거리 주변에는 연남동의 센트럴파크라고 불리는 ‘경의선숲길공원’, 기차가 다닐 때 건널목 차단기가 땡땡거리며 내려갔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땡땡거리’ 등 구경할 곳이 많이 있어요. 쾌청한 날, ‘경의선책거리’로 나들이 한번 어떨까요? mk820614@seoul.co.kr
  • 벤츠, 전기차 승부수… 세단형 콘셉트카 국내 첫선

    벤츠, 전기차 승부수… 세단형 콘셉트카 국내 첫선

    독일의 자동차 명가 메르세데스벤츠가 미래형 전기 콘셉트카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며 ‘친환경’을 강조하고 나섰다. 벤츠코리아는 14일 경기 고양전시장에서 ‘비전 EQS 미디어 발표회’를 열고 ‘비전 EQS’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비전 EQS는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세단형 전기 콘셉트카로 벤츠가 구상하는 미래 전기차의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한다. 특히 벤츠는 이 EQS를 내년부터 양산한다고 밝혔다. 판매 가격은 미정이다. 마크 레인 벤츠코리아 부사장은 “2039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 아래 2022년까지 유럽에서 탄소 중립적 차량을 생산하고 2030년까지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50%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경제 블로그] 삼성·현대차 ‘K배터리’ 드림팀 주목하는 이유

    [경제 블로그] 삼성·현대차 ‘K배터리’ 드림팀 주목하는 이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지난 13일 단독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이 단지 국내 대기업 1, 2위 수장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현재 세계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현황과 흐름을 이해한다면, 두 수장이 국내 주력 산업의 앞날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고 이와 동시에 똑같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전기차의 꿈 ‘전고체 배터리’… 日에 뒤져 전기차 산업은 자동차 뼈대를 만드는 자동차 제조사와 동력원인 2차전지를 만드는 배터리 제조사의 협업으로 굴러갑니다. 내연기관차는 자동차 업체의 엔진 기술력이 중요하지만, 전기차는 배터리 기술력이 7할 이상을 차지합니다. 아무리 자동차가 멋있어도 얼마 못 가 방전돼 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처럼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배터리의 중요도는 높아졌습니다. 자동차 업체에는 기술력이 뛰어난 배터리사와 손잡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 됐습니다. ‘LG화학-제너럴모터스(GM)·현대차’, ‘파나소닉-테슬라·도요타’. ‘삼성SDI-BMW’, ‘SK이노베이션-폭스바겐’ 이런 짝짓기도 이미 이뤄진 상태입니다. 현재 배터리 제조사는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제조합니다. 시장은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의 3강 구도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수시 충전이 가능하며 카드뮴, 납, 수은과 같은 환경오염 물질을 포함하지 않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도가 70℃ 이상 높아지면 폭발할 위험이 있고 전기차의 경쟁력 기준인 최대 주행거리가 짧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면서 이런 단점을 개선한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에서 차세대 배터리로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최대 주행거리가 휘발유, 경유를 가득 채웠을 때와 맞먹는 800㎞를 웃돌아 ‘꿈의 배터리’로도 불립니다. ●수소연료전지 개발까지 협업하길 문제는 일본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서 이미 한발 앞서 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요타는 당장 2022년에 전고체 배터리 자동차를 출시한다는데, 우리는 이보다 7~8년 뒤를 보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전고체 배터리 회동’에 마냥 박수만 보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K배터리’ 드림팀을 꾸리고 전고체 배터리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개발까지 협업하는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그러면 삼성SDI와 현대·기아차가 세계 배터리·자동차 두 시장을 동시에 석권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장르 경계 넘어 루시다운 음악할 것… 빌보드 핫 100 목표”

    “장르 경계 넘어 루시다운 음악할 것… 빌보드 핫 100 목표”

    리드 바이올린 선율·서정적 가사 매력 “음악으로 부족한 점 공간 소리로 표현”“저희 음악도 케이팝이라고 생각해요. 장르의 경계를 넘고 언젠가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는 게 목표입니다.” 음악에 목말랐던 네 뮤지션이 밴드로 뭉쳤다. 데이식스, 호피폴라 등 ‘아이돌 비주얼’의 실력파 밴드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JTBC 서바이벌 ‘슈퍼밴드’ 2위에 오른 루시도 첫 싱글 ‘디어’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미스틱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설렌다”고 운을 뗐다. 기존 멤버 신예찬(바이올린), 조원상(베이스), 신광일(드럼)에 새 보컬 최상엽을 영입해 미스틱스토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합숙까지 하며 매일 작업과 연습에 매진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타이틀 ‘개화’는 봄을 잃은 이들에게 봄바람 같은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루시의 특징인 바이올린 선율과 서정적 가사, 부드러운 보컬이 만나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곡이 탄생했다. 앞서 발표한 ‘선잠’, ‘난로’처럼 현장에서 얻은 기차, 바람소리 등 ‘앰비언스 사운드’는 따뜻한 정서를 더한다.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은 조원상은 “곡을 만들 때 이미지와 공간을 떠올린다”며 “음악으로 부족한 부분을 공간의 소리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네 사람의 음악 경력은 다양하다. 신예찬은 클래식을 전공하다 대중음악에 대한 갈망으로 밴드를 시작했다. 리메이크 곡으로 콜드플레이의 찬사를 듣기도 한 조원상은 프로듀싱팀에서 활동했다. 최상엽은 10여곡의 OST로 꾸준히 활동했고 신광일은 베이스, 기타, 보컬까지 기본기가 탄탄하다. 조원상은 “개인적으로는 몸담았던 밴드들이 금방 해체해 이제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마지막 시험을 보는 느낌으로 슈퍼밴드에 참여했었다”며 “멤버들과 무대에 오르니 결국 ‘이 열정을 공유하고 싶어 음악을 하는구나’ 다시 깨달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바이올린 활이 끊어질 정도로 파워풀한 연주를 선보이는 신예찬은 “넷 다 무대 체질이어서 빨리 공연을 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최근 다른 보이 밴드들이 저변을 넓혀 가는 모습도 반갑고 기쁘다. 갈증과 열정만큼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에 도전할 계획이다. 좋아하는 뮤지션도 가수 최백호부터 영국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 크로아티아 첼로 그룹 투첼로스 등 범위도 넓다. 아이돌 그룹과 기존 밴드의 경계를 넘는 역할도 하고 싶다. “혁오 같은 밴드와 아이돌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장르의 틀이나 유행에서 벗어나 루시다운 음악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트럼프 학교 정상화 재촉에도… 파우치 “가을학기 등교 시기상조”

    트럼프 학교 정상화 재촉에도… 파우치 “가을학기 등교 시기상조”

    캘리포니아주립대 가을에도 온라인 수업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12일(현지시간) 가을학기 학생 재등교에 대해 ‘머나먼 다리’라며 시기상조라는 경고 신호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학교 개학 등 정상화를 재촉하는 상황에서 또 한번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미국 대학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연내 오프라인 개학은 접는 분위기다. CNN은 미국 정상화 복귀의 진정한 기준이 ‘백투스쿨’ 실현에 있다고 짚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미 상원 보건노동교육위원회가 코로나19 대응 및 직장·학교 복귀를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 화상 출석해 “최고의 상황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면 확진환자가 나올 것”이라면서 개학과 관련해선 “가을학기까지 치료법이나 백신을 확보한다는 생각은 다소 ‘머나먼 다리’일 것”이라고 했다. ‘머나먼 다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당기기 위한 각국 작전을 다룬 영화 제목이다. 파우치는 “만약 우리가 백신이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가을학기 학생들의 복학에는 백신이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수업 기간 경제 활동을 너무 빨리 재개한다면 미연에 “피할 수 있었던 고통과 죽음”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태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보건 당국의 경고가 이어지자 미국 최대 규모의 캠퍼스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주립대가 처음으로 연내 대면 강의를 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23개 캠퍼스에서 오프라인 강의 없이 온라인 수업으로만 진행하기로 했다. 티모시 P 화이트 캘리포니아주립대 총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이 대학에 등록한 48만명가량의 학부생이 가을학기 캠퍼스로 돌아가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대학은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제약 없이 활기차게 드나드는 개방적인 곳”이라면서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번 학기엔 이를 실현할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다음 학기 대면 수업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면서 “일단 최악에 대비한 뒤 9월에 최선을 기대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캐나다 최고 명문인 몬트리올의 맥길대학 역시 캘리포니아주립대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9월 대부분의 학사 과정을 온라인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미국 디트로이트의 웨인주립대와 새크라멘토 외곽 시에라칼리지 등은 직접 수업을 하려는 원칙을 세웠지만 온라인 개강도 고려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삼성·현대차, 新배터리 동맹… 전기차 시장 ‘K드림팀’ 시동

    삼성·현대차, 新배터리 동맹… 전기차 시장 ‘K드림팀’ 시동

    차세대 ‘전고체배터리’ 전환 앞두고 협업 논의 ‘한국판 뉴딜’ 호응… 日의 상용화 움직임도 위협 현대·기아차, 삼성 SDI 배터리 주력 탑재 전망 국내 1, 2위 대기업 수장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3일 전기차산업 협업을 위해 처음으로 단독 회동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SDI 천안 배터리 공장에 정 수석부회장을 초청하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두 사람이 사업 목적으로 따로 만난 것도,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찾은 것도 처음이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전기차 차세대 동력원으로 주목받는 전고체배터리(SSB) 개발 현황과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대차에서는 알베르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등이 함께 공장을 찾았고, 삼성에서는 전영현 삼성SDI 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인 황성우 사장 등이 이들을 맞았다. 황 사장은 전고체배터리 기술과 개발 동향을 브리핑했다. 이후 양사 경영진은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이번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 강력히 육성하겠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이뤄져 더 주목을 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내 간판 기업이 전략적 동반자가 되는 첫걸음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전기차 시장은 머지않아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에서 ‘전고체배터리’ 기반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삼성SDI는 리튬이온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에,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등에 각각 밀리고 있어 삼성과 현대차그룹 간 ‘미래차 협업’의 필요성은 명확한 상황이었다.전고체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전지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해질은 가연성 액체여서 온도가 높아지면 폭발할 위험성이 컸지만, 전고체배터리의 전해질은 불연성 고체로 돼 있어 발화 가능성이 작다. 특히 전고체배터리는 부피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대용량 구현이 가능해 완전 충전 시 전기차의 최대 주행거리는 800㎞에 달한다. 하지만 전고체배터리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규격 국제 표준화를 비롯해 수명 예측 기술 개발 등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과 현대차 측도 전고체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2030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에 밀린 일본은 전고체배터리 상용화에 속력을 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밀려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단단히 벼르는 도요타는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2022년까지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삼성과 현대차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23종의 순수전기차와 21종의 하이브리드 전기차·수소차 등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모델에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계속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신기술 현황 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의 전고체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화돼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중 하나”라며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양사 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현대차의 전략적 배터리 협업으로 전고체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긴다면 한국이 미래차 시장의 지배자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용어 클릭]■전고체배터리(Solid-state battery) 전지 내부 전기를 통하게 하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로 된 2차전지. 폭발 위험성이 낮고 수명이 길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 “장르 경계 넘어 ‘루시’ 답게…빌보드도 노리고 있어요”

    “장르 경계 넘어 ‘루시’ 답게…빌보드도 노리고 있어요”

    ‘슈퍼밴드’ 2위···첫 싱글 ‘디어’ 발매 바이올린 선율·앰비언스 사운드 특징 아이돌 그룹과 밴드의 구분 넘고 싶어“우리도 케이팝··· 다양한 장르 도전”“저희 음악도 케이팝이라고 생각해요. 장르의 경계를 넘고 언젠가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하는 게 목표입니다.” 음악에 목말랐던 네 뮤지션이 밴드로 뭉쳤다. 데이식스, 호피폴라 등 ‘아이돌 비주얼’의 실력파 밴드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JTBC 서바이벌 ‘슈퍼밴드’ 2위에 오른 루시도 첫 싱글 ‘디어’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미스틱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설렌다”고 운을 뗐다. 기존 멤버 신예찬(바이올린), 조원상(베이스), 신광일(드럼)에 새 보컬 최상엽을 영입해 미스틱스토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합숙까지 하며 매일 작업과 연습에 매진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타이틀 ‘개화’는 봄을 잃은 이들에게 봄바람 같은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루시의 특징인 바이올린 선율과 서정적 가사, 부드러운 보컬이 만나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곡이 탄생했다. 앞서 발표한 ‘선잠’, ‘난로’처럼 현장에서 얻은 기차, 바람소리 등 ‘앰비언스 사운드’는 따뜻한 정서를 더한다.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은 조원상은 “곡을 만들 때 이미지와 공간을 떠올린다”며 “음악으로 부족한 부분을 공간의 소리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네 사람의 음악 경력은 다양하다. 신예찬은 클래식을 전공하다 대중음악에 대한 갈망으로 밴드를 시작했다. ‘슈퍼밴드’에서 선보인 리메이크 곡으로 콜드플레이의 찬사를 듣기도 한 조원상은 프로듀싱팀에서 활동했다. 최상엽은 10여곡의 OST로 꾸준히 활동했고 신광일은 미스틱 연습생으로 베이스, 기타, 보컬까지 기본기가 탄탄하다. 조원상은 “개인적으로는 몸담았던 밴드들이 금방 해체해 이제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마지막 시험을 보는 느낌으로 슈퍼밴드에 참여했었다”며 “멤버들과 무대에 오르니 결국 ‘이 열정을 공유하고 싶어 음악을 하는구나’ 다시 깨달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바이올린 활이 끊어질 정도로 파워풀한 연주를 선보이는 신예찬은 “네 멤버 모두 무대 체질이어서 빨리 공연을 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최근 다른 보이 밴드들이 저변을 넓혀 가는 모습도 반갑고 기쁘다. 아이돌과 발라드 등에 밀렸던 밴드 음악이 다시 인기를 얻는 것 같아서다. 갈증과 열정만큼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에 도전할 계획이다. 좋아하는 뮤지션도 가수 최백호부터 영국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 크로아티아 첼로 그룹 투첼로스 등 범위도 넓다. 아이돌 그룹과 기존 밴드의 경계를 넘는 역할도 하고 싶다. “혁오 같은 밴드와 아이돌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장르의 틀이나 유행에서 벗어나 루시다운 음악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이재용·정의선 첫 단독 회동...‘전기차·배터리 드림팀’ 꾸릴까

    이재용·정의선 첫 단독 회동...‘전기차·배터리 드림팀’ 꾸릴까

     국내 1·2위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3일 사상 첫 단독 회동에 나섰다. 이 부회장이 삼성SDI 천안 배터리 공장에 정 수석부회장을 초청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정 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10시에 만난 두 3세대 총수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 개발 현황과 미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 부회장을 비롯한 현대차 경영진은 삼성종합기술원장인 황성우 사장에게 전고체전지 기술과 개발 동향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이후 전기차 배터리 선행 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12~1시에는 공장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한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현대차에서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등이 공장을 찾았고 삼성에서는 전영현 삼성SDI 사장, 황 사장 등이 이들을 맞았다.  이 부회장이 삼성이 개발한 전고체전지 기술을 직접 소개한 만큼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이를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 활용할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지난 3월 혁신 기술을 발표한 전고체전지는 1회 충전으로 800km를 주행하고 1000회 이상 재충전할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고, 현대차는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려는 만큼 양사의 관심사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선보일 44종의 친환경차 가운데 23종 순수 전기차로 출시한다.  이번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 강력히 육성하겠다고 밝힌지 3일만에 이뤄진 것이라 더 주목을 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내 간판기업이 전략적 동반자가 되는 첫 걸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 성장 동력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중국,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이 치열하게 맞붙는 전기차와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리더십 확보를 위해 협력할 부분을 찾으려 재계 빅2가 의기투합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사의 과거 경쟁, 견제 관계를 봤을 때 실제 사업 협력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일단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두 그룹의 전기차, 전기차배터리 사업 협력 기대감에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하며 강세를 보였다. 삼성SDI는 전 거래일보다 8.98% 오른 30만 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14.97%), 일진머티리얼즈(8.01%), 천보(5.75%), 포스코케미칼(5.96%) 등 2차전지 관련주도 일제히 올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코로나 감염자 뱉은 침에 런던 역무원 숨진 경위 파헤친다

    코로나 감염자 뱉은 침에 런던 역무원 숨진 경위 파헤친다

    영국교통경찰(BTP)이 런던의 기차역에서 근무하던 역무원들에게 침을 뱉어 한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남성을 쫓기 시작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런던 빅토리아역 매표소에서 일하던 벨리 무징가(47)는 지난 3월 22일 여자동료와 함께 역 중앙홀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이 남성이 다가와 왜 거기에 서 있느냐고 물었다. 무징가가 근무 중이라고 답하자 그 남자는 무턱대고 침을 뱉으면서 자신이 감염자라고 말했다. 며칠 뒤 무징가와 동료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달 2일 바넷 병원에 입원해 곧바로 산소호흡기를 찼다. 평소 호흡기 관련 기저질환이 있었던 무징가는 결국 사흘 뒤 세상을 떠났다. 남편과 열한 살 딸을 남겨둔 채였다. 남편 루삼바 고드 카탈레이는 입원 중인 아내와 영상통화를 한 것이 마지막이었고 그 뒤 다시는 그녀의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는 “그녀가 잠든 줄 알았다. 그러나 의사가 전화를 걸어와 그녀가 죽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좋은 사람이자 좋은 엄마, 좋은 아내였다”고 말했다. 장례식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딸을 비롯해 10명만 참석했다. 사촌 아그네스 은툼바는 BBC 인터뷰를 통해 고인이 평소대로 판매소 안에만 있었으면 화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개인보호장구(PPE)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일하게 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노동조합도 이제야 전열을 정비해 벨리가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되게 만든 근로 여건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교통봉급직원노조의 마뉴엘 코츠 사무총장은 “그녀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목숨을 잃는 너무 많은 최일선 근로자 가운데 한 명”이라며 그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석연찮은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벨리를 위험군으로 분류해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일을 맡기지 않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그녀의 사용자인 고비아 테임스링크 철도(GTR)는 “사안을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모든 주장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은 최근 통계에 따르면 트랜스포트 포 런던(TfL)과 네트워크 레일 소속 직원 47명과 1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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