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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관광 主고객, 중국인

    세계에서 부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답은 중국이다.전문가들의 설명은 이렇다.어느 나라나 전체 인구의 5%는 부유층이다.중국의 인구는 세계최대인 14억명으로 추산되고 있다.5%를 기준으로 삼으면 7,000만명이 부유층이다.그러나 통상 중국의 밀리어네어(백만장자)는 5,000만명 정도로 이야기된다.이른바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가 정착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예부터 중국인들은 돈은 잘 모으지만 쓰는 데는 인색한 것으로 전해져오고있다.그래서 중국인 중에는 ‘알부자’가 많다고도 한다.지금도 마찬가지여서 중국 정부는 지난 5월의 노동절 연휴를 종전 3일에서 7일로 늘려 소비를유도하는 고육책을 쓰기도 했다.내수가 위축돼 경제성장에 지장을 준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는 민초(民草)들의 이야기일 뿐 부유층은 다르다.대륙인 기질에걸맞게 씀씀이가 크다.제품만 좋으면 가격에 상관하지 않고 찾는다고 한다. 중국의 개방화지역에서 쉽게 눈에 띄는 최고급 승용차는 이들의 씀씀이를 짐작케 한다. 중국인들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이달 말부터 전면 개방된다.98년 이후 지금까지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9개 시·성 거주자에게만 허용됐던 것이다.이에따라 올해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의 31만6,600여명보다 40% 늘어난 44만명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중국 정부는 망명과 도피 등을 막기 위해공산정권이 수립된 49년 이후 개인관광은 금지하고 단체관광은 우리나라 등8개국에만 허용하고 있다.국내 관광업계는 조만간 불어닥칠 ‘중국인 관광특수’를 기대하며 각종 여행상품을 개발,현지에서 활발한 유치활동을 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적하는 한국관광의 문제점은 너무나 많다.무엇보다 일본이나 구미 관광객에 비해 노골적으로 푸대접을 받는다고 불쾌해한다.불법체류를 목적으로 입국하려는 조선족처럼 마구 대한다는 것이다.바가지요금 씌우기,입에 맞지 않은 음식,보잘 것 없는 숙박시설 등도 못마땅해한다.일본식 한자 표기도 불만의 대상이다.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주와중국대륙을 연결하는 정기항공 노선의 개설도 시급하다.불만이 쌓이다 보니상당수는 한국을 아예 외면하고 동남아 등으로 발길을 돌린다고 한다. 관광객 1명 유치는 수지면에서 자동차 3대 수출과 맞먹는다고 한다.중국은2020년에는 연간 해외관광객이 1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관광의 황금시장이다.이들을 한국으로 대거 유치하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본다.특히 우리 모두의 관광 마인드를 다지는 노력이 시급하다.친절과정성은 최고의 관광상품이기 때문이다. 金命緖 논설위원 mouth@
  • [데스크 시각] ‘기분파’면 어때!

    ‘폐쇄적이며 오만하고 충동적인 은둔자’,‘변덕스럽고 충동적이며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만성신부전증 확인’,‘당뇨병’,‘결석증’,‘심장병’ 등 ‘건강에 이상’. 이상은 지난 시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우리 언론이 보도한 내용의 일부이다.그러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국민들은 그동안 우리 언론의 보도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김대통령을 맞기 위해평양 순안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김위원장은 그 동안의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주기라도 하려는 듯 당당하면서도 자신감에 넘쳤으며 또 건강해 보였다. 이번 2박3일의 남북정상회담 기간동안 옆에서 김위원장을 지켜본 사람들은김위원장에 대해 ▲형식보다는 실리를 중시하고 ▲풍부한 유머감각과 격의없는 대화로 좌중을 압도했으며 ▲동양적 예의가 몸에 배어 있고 ▲빠른 판단력과 다방면에 걸친 식견을 갖춘 지도자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조직비서(김정일)는 통이 크고 사나이답거든”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재미언론인 문명자여사와 ‘김정일화’를 화제로 얘기를 나누던중 했다는 말답게 TV에 비친 김정일 위원장의 사나이다운 호방한 모습은 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그리고 그것으로 그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일거에 씻어주었다. 그런데 이제 정상회담이 끝나고 시간이 좀 흐르자 김위원장의 그같은 모습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든흠집을 내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다,그러니까 그동안 북한과 김위원장에대해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해 분주했던,정권안보를 위해 북한을 이용했던 사람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평양사람들은 즉흥적인 ‘기분파'가 많다”는 것이다.들뜨거나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말인즉슨 옳다.그러나 그 말에는 속내가 담겨 있다.“너무 믿어서는 안된다”는 말이겠다.그도 옳다.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그들을 믿게만 했던가.국가간에 있어상호신뢰는 결코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우리가 그들을 믿지 못하였듯 그들역시 우리를 믿을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을 것이다.우리에게는아무 잘못이없는데…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전히 우리 식의 생각일 뿐이다. 다시 ‘기분파’로 돌아가보자.‘기분파’가 어디 평양사람들 뿐인가.기분파는 전라도 경상도 경기도 충청도 어디에든 많이 있다.기분파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성정 탓이다.기분이란 낼만 하니 내는 것이다.그럴 형편도 못되는데 기분만 낸다면 그건 허풍이고 사기이다.‘평양사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분파’ 기질을 생각해보자.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본 김위원장은 북한을 완벽하게 장악한 통치자로서의 모습이었다.당당하고 호방한 모습이 ‘기분파’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오찬에서 김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것과 관련,“내가 공항환영 나가는 것을 용순비서가 말렸는데 나갔다.내가 하고자하는 일은 주변에서 빨간불을 켠다.내가 새총으로 빨간불을 모두 깨뜨리며나가겠다”고 말한 것이나 “국방위원회를 소집해 6·25가 10일 남았는데 휴전선에서 절대 비방하지 말라고 했다.군 수뇌부가 남쪽에서 안하면 안하겠다고 하길래 내가 화를내며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고 했다.서로 상대가 하면나도 하겠다는 자세를 갖게 되면 적대감을 갖게 되고 결국 비방하게 된다.그러니 아예 하지 말라고 했다.그러니 남측에서도 이렇게 해달라”고 했다는말 등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그의 말이나 행동을 단지 ‘기분파’ 기질로만볼 것인가. 꼭 그렇게 보겠다면 그것은 보는 사람의 자유이다.다만 김위원장의 ‘기분파’는 충분히 부릴 만한 ‘기분파’이고 그에 대해서도 책임질 수 있는 위치에 있다.그의 뜻을 순수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신중’도 도가 지나치면 옹졸해지는 법이다.‘신중’을 빙자해 제발 ‘딴지’거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 박 찬 특집기획팀장
  • [구본영의 남북프리즘] 포석만큼 중요한 끝내기 수순

    한반도를 시종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갔던 2박3일간의 남북정상회담이 막을내렸다. 돌이켜 보면 이번 회담은 처음부터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북측의 ‘혁명의 수도’인 평양에서 60만명의 환영인파가 동원될 때부터 그랬다. 지난 70년 브란트-슈토프간의 첫 동서독 정상회담 때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분위기였다. 당시 양독 정상들은 에르푸르프라는 동독의 조그마한 소도시에서 악수만 교환하는 썰렁한 풍경을 연출한 바 있다. 이쯤되면 “우리가 그들보다 훨씬 격정적인 민족성의 차이 때문”(권태준서울대교수,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게르만 민족이 로고스(logos·이성)적인 성향이 강하다면 우리는 파토스(pathos·정감)가 진한 민족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15일 고별 오찬장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등 참석자 전원이 ‘우리의 소원’을 열창한 데서도 그러한 특징이 엿보인다.그 전날 만찬석상에서 김 국방위원장이 축배를 ‘원샷’으로 들이킨 사실도 마찬가지다. 민족적 기질이 어느 쪽이든 장단점이 있는 만큼 일률적으로 재단할 일은 아니다.다만 우리 민족 특유의 ‘신바람’을 통일을 앞당기는데 선용하려면 냉철한 지혜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사실 정상간 5개항 공동선언은 이제 남북 평화공존을 향한 첫 발걸음에불과할 수도 있다. 이산가족 교환방문 등 큰 틀의 합의를 제대로 실천에 옮길 수 있을지 여부는 후속 당국자 협상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있다.북측의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남북관계 개선쪽으로 방향을 잡은 징후가 감지된 것이다. 94년 김일성(金日成) 주석 사후 지금까지 북한은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노선에 경도됐었다.핵카드를 이용해 우리의 어깨 너머로 ‘중심고리’로 여긴 미국과의 흥정에 주력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측은 남측 대표단을 열렬히 환대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를 전체 북한주민에게 직접 방영한 사실이다.종전엔상상할 수 없었던 일로 북한도 남쪽의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렇더라도 북한의 불가측적 속성이 일거에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김 위원장에 대한 양극단의 평가만큼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남북관계사에서 원칙에 합의해 놓고도 후속 협상이 불발로 그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7·4남북공동성명이나 남북기본합의서가 휴지조각처럼 된 전례가 이를 웅변한다. 경협활성화 원칙 합의 하나만 보자.이를 구체화하려면 남북간 이중과세방지,투자보장,분쟁조정 협정 등 뒷받침해야할 후속 협상이 한둘이 아니다. 깔끔한 ‘마무리 공정’에 소홀한 우리를 한 일본인 여행가는 이렇게 꼬집었다.“추운 겨울인데도 창호지가 찢긴 채로 있었다.농부는 잠자리에 들면서 버선으로 구멍을 막았다가 아침이 되자 그 버선을 다시 꺼내 신었다.그렇게 해 겨우내 창호지를 다시 바르려 하지 않았다” 우리측 실무당국자들이 참고할 만한 ‘우화’다.김 대통령도 지적한 대로‘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후속 협상에 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포석’만큼이나 끝내기 수순 또한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행정뉴스팀 차장kby7@
  • 고삐 풀린 온천 개발/ 난 개발 실태·문제점

    국토 난(亂)개발은 각종 규제 완화나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강화와 맞물려진행되고 있다. 규제 혁파가 시대적 욕구에 따른 것이고 지자체의 자율성 확보가 사회적 추세임은 분명하다.하지만 균형적 국토개발과는 조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게 또한 현실이다. 온천개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지방세수 증대와 개발이익확보에 집착하는 근시안의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안일안 정책대응이 난개발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사실 법은 계속 규제의 끈을 늦춰가며 온천개발을 장려하는 쪽으로 바뀌고있다.지난 1월 의원입법으로 개정된 온천법이 단적인 예다.온천 개발의 적정성 여부를 검사하는 온천전문기관 지정제를 자격기준제로 전환했다.예전에는 한국자원연구소,수자원공사 등 4개 기관만이 온천수 적합 판정을 내릴 수있었다.이제는 몇가지 자격 기준에만 해당하면 어떤 단체나 기관도 모두 검사기관이 될 수 있다. 이는 과거 지하수 검사기관 확대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당시 똑같은 방식으로 문호를 넓혔다가 80여개 기관이 난립,부작용을낳았던 것을 되새기면 온천 역시 난개발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96년 도입된 ‘온천공 보호구역’도 마찬가지다.대규모 온천지구 말고 소규모로도 온천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 규정면적을 조정했다.적은 자본으로 빠르게 온천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 조치이다.과연 소규모 온천은 빠르게 늘었다.지난 5년새 생겨난 25개 온천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가 소규모 온천이다.99년에는 7개 중 6개였다. 현재 전국의 온천지구는 소규모를 포함 122개소다.개발이 진행중인 지구는중앙정부에서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개발단계에서는 보고 되지 않기때문이다. 관련 정부부처에서는 온천과 국토 난개발과는 상관성이 적다고 말한다.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온천 검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경기도 한 지역이 온천공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대형 호텔 2개가 생겨났고 이어 여관,술집,식당 들이 줄줄이 들어섰다”고 말했다.물론 모든 온천이 다 벌이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성공만 하면 그 일대는 사실상 유흥지구로 변한다는 게관련 실무자들의 분석이다. 이런 까닭에 지자체는 ‘지역 발전’을 외면하기 어렵다.땅값이 뛰니 주민들이 좋고,세수가 늘어나니 관청도 즐겁다. 그래서인지 온천 허가와 관련된 행정은 거의 지자체 내에 한정돼있다.온천수 이용허가는 시장·군수 전결사항이다.온천지구 지정이나 온천개발계획 수립은 시장·군수가 신청을 하면 시·도지사는 승인을 하는 형식이다.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종합적이고 적절한 개발을 기대하거나 환경을 고려하기 어려운 행정 구조”라고 털어놓았다. 정부도 온천법 개정을 준비중이다.온천지구의 개발 면적을 온천수량에 따라 제한하고 무허가·유사온천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강화할 방침이다.그러나이 정도로는 온천 난개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무엇보다 정부가 온천 난개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태 파악에 나서는 등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지운기자 jj@. *신음하는 포천. 경기도 포천군 일대가 7년째 이어지는 무분별한 온천개발로 중병을 앓고 있다. 기존 온천만으로도지하수고갈과 오·폐수로 인한 환경오염 등 부작용이 심각한데도 추가로 온천을 개발하려는 ‘난개발 열기’는 식을줄 모른다. 온천발견 신고부터 개장까지를 모두 관장하는 포천군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수증대’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차별적 온천개발을 견제할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현재 포천군 관내에서는 온천법에 의해 허가받은 신북온천(신북면 덕둔리),일동제일유황온천(일동면 화대리),한화콘도 온천(영북면 산정리) 등 3곳이성업중이다.또 대중목욕장으로 허가받았으나 시설과 규모가 손색이 없는 이른바 ‘유사온천’으로 일동하와이(일동면 사직리),일동용암천(〃 수입리),일동 사이판(〃),명덕천(화현면 명덕리)등 4곳도 영업중이다. 이들 유사온천은 그 동안 온천행세를 해오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후 업장내외 간판과 선전 팸플릿 등에 사용하던 ‘△△온천’이란 문구를 ‘△△천’으로 바꿨다. 포천군내 온천 및 대형목욕장들을 찾는 목욕객은 연간 400여만명. 인근 주민들은 온천수로 지하수가 고갈돼 적지 않은 고통을 받고 있다.일동면 화대리 주민들은 인근 제일유황온천으로 인해 지하수가 고갈되자 집단민원을 제기,군의 중재로 온천측이 올 연초에 개발해준 지하수로 물부족을 해결하고 있다. 온천에서 매일 인근 소하천들로 쏟아내는 막대한 양의 오·폐수 역시 수질오염을 부채질하고 있다. 온천발견을 위해 파놓았거나 온천공으로 사용되다 용도폐기된 폐공에 대한관리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포천군은 현재 자진 신고된 폐공 12곳만을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관내에 온천 폐공이 몇건이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군관계자는 “이달말까지 폐공 점검반을 구성,연말까지 실태조사를 벌여 허술하게 방치된 폐공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군은 신고된 12곳의 폐공중 모래와 자갈·시멘트 등을 이용해 지하수가 오염되지 않도록 규정대로 폐공을폐쇄하지 않은 일동용암천에 대해 지난달 26일 행정대집행을 경고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한달이 넘도록 이행되지 않고 있다. 포천군 관내 첫 온천은 93년 신북온천.이후 “포천엔 구멍만 뚫으면 온천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동하와이와 명덕천(95년),제일온천·일동사이판·한화콘도(이상 96년),용암천(97년) 등이 잇따라 개장됐고 부근엔 러브호텔도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섰다. 온천법이 토출온도 섭씨 25도를 넘고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함유하지 않으면 무조건 온천으로 인정하는데다,지난 2월 온천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자치단체장에게 환경 등에 악영향이 우려될 경우 개발면적을 축소시킬 수 있는 권한마저 주어지지 않은 것도 ‘온천 난개발’의 주요 원인이었다. 신북온천 1곳이 지구지정을 받아 배타적 온천채굴권과 사업권을 행사하는면적만 무려 225만4,000평에 달한다. 기존 온천과 유사온천들이 이처럼 ‘수도권 난개발’의 또 다른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포천군엔 기존 온천외에 현재 장암온천(이동면 장암리),도마치온천(〃도평리),기산온천(일동면 기산리),일동유황온천(〃 사직리) 등 4곳이 온천발견 신고를 끝냈다.이중 일부는 지구지정을 마치고 개발계획까지 수립,수만평의 산림 등을 훼손하기 위해 불도저를 투입시킬 준비를 하고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 *온천이란. 우리나라에서는 온천법상 ‘용출온도가 섭씨 25도 이상이며 성분이 인체에해롭지 않을 때’를 온천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자연적으로 뿜어 나오는 온천이 몇 곳 있었으나 요즘에는 지하 500∼800m를 굴착해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온천수에는 나트륨 칼슘 갈륨 마그네슘 중탄산 염소 탄산 황산 등 8가지 무기질이 녹아있다.유황(황화수소) 리튬 불소 규산 인 철 망간 등도 소량 함유된 경우가 있다. 일본의 분류에 따르면 항상 섭씨 25도 이상의 온천으로 특이한 성분이 1㎏중 1g이 되지 않는 것을 단순온천이라고 한다.한국과 일본 온천의 대부분은여기에 속한다. 탄산천은 물 1㎏ 중에 탄산이 1g 이상을 함유하는 탄산수에 탄산가스가 녹아있는 온천수를 가리킨다. 탄산가스가 피부로부터 흡수돼 말초혈관을 확장,피의 흐름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혈압을 낮출 수 있어 가벼운 고혈압증,동맥경화,류머티스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 이밖에 탄산수소염천,나트륨염화물천(식염천),황산염천,철천,유황천,산성천,방사능천 등이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기고] 일본온천 체험기. 일본에서 거주한 적이 있거나,몇번이라도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 쉽게느낄 수 있는 일본의 특징의 하나가 어딜가도 온천이 널려있다는 점일 것이다.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바로 집근처에 온천이 있는 경우는 많은데 필자가 근무했던 주일 한국대사관이 있는 미나토쿠 아자부 쥬우방에만도 2개의 센토오(대중온천목욕탕)이 있었다.모두가 콜라색 온천수가 나오는 온천이었다. 필자는 대사관의 격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폴고자 주말에는 이따끔 짬을 내등산을 가곤 했는데 될 수 있으면 하산한뒤 온천으로 땀과 피로를 씻어낼 수 있는 등산로를 택한 기억이 난다.우리 일행은 도쿄에서 쉽게 갈 수 있는 하코네 일대를 주로 다녔는데 이 지역의 온천에서 받은 인상은 우선 모든 온천장이 규모가 아담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제각기 독특하고 믿을 수 있는수질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들렀던 온천들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은 것은 처음 간 온천이었는데 가이드 잡지에서 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곳이었다.하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욕조가 세명이 함께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비좁았다.나중에 생각해보니 굉장히특색있는 온천이었고,어디서나 맛보기 어려운 체험이었다. 98년 8월에 한국에 온 후에는 산정호수,유성,동래,덕산온천을 다녀올 기회를 가졌는데 우리 온천도 내장객들을 위해 친절하게 자세한 수질분석표를 게시해 놓고 있는 점이라든가 청결도 면에서 과거보다 개선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워낙 규모가 크고 내장객들이 많아 시끄럽고 번잡스러워 조용히 휴식을 취하기는 어려운 인상이었다. 우리도 수질 등에서 기준미달의 대규모 온천을 마구 개발할 게 아니라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아담한 규모의 온천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몸과 마음을 씻으면서 조용히 내일을 구상할 수 있는 진정한 재충전의 장을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자치단체나 업자들도 신중하게개발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정원 국무
  • 최광수, 현대모터컵 ‘입맞춤’

    최광수(40 ·엘로드)가 연장 접전 끝에 스포츠서울 주최 현대모터마스터스골프대회(총상금 25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최광수는 4일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 72·7,31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라운드에서 이븐파에 그쳐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신용진(36·닥스)과 함께 타이를 기록,연장에 들어선 뒤 2번째 홀에서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신용진을 제치고 힘겹게 우승컵을 안았다.이로써 최광수는 98년 2승을 거둔 이후2년만에 정상에 복귀하며 상금 5,080만5,000원을 챙겼다. 3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9언더파 217타로 단독선두로 나선 최광수는 이날 보기와 버디를 4개씩 기록하는 기복이 심한 플레이로 신용진과역전과 공동선두를 5차례씩이나 이루며 좀처럼 타수를 벌리지 못했다. 반면 1∼2라운드 단독선두를 질주하다 3라운드에서 2오버파로 부진,선두를내줬던 신용진은 버디 5개,더블보기 1개,보기 1개로 2언더파를 추가,연장까지 몰고가는 저력을 발휘했다.하지만 신용진의 뒷심은 18번홀(파 4)에서 연거푸 치러진 연장 두번째 홀에서 힘을다했다.첫번째 연장에서 나란히 보기를 기록한 최광수가 두번째 연장에서 2온에 성공한 반면 신용진은 간신히 3온을 시킨 뒤 첫번째 퍼팅을 실패,스스로 패배를 자인하면서 볼을 걷어낸 것.그가 그린을 벗어난 뒤 마무리 파 퍼팅을 마친 최광수는 비로소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우며 우승을 자축했다. 마지막라운드를 같이 한 허석호는 합계 8언더파 280타로 3위를 차지했고 96PGA선수권 챔피언 마크 브룩스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13위에 그쳤다. 용인 곽영완기자 kwyoung@. *최광수 일문일답 “침착한 플레이가 우승 원동력”.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혈전 끝에 우승컵을 안은 최광수는 “끝까지 침착하게플레이 해야한다는 마인드콘트롤이 큰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오늘 플레이가 만족스러운가. 초반에 부진한 면이 있지만 후반 들어 점차안정을 찾으면서 샷이 살아났다.막판 4개홀에서만 조심하면 우승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승부사 기질이 있다는 평인데.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 것 만큼은 사실이다. 찬스가 왔을 때이를 충분히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그렇게 받아들여 지는 모양이다. ■심리적인 면에서 지난해와 달라진 면도 엿보이는데. 지난해에는 주변에 우환이 많았다.그런 일들을 겪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집에서 난을 키우는 등스스로 차분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보완할 점이 있다면. 체력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용인 곽영완기자
  • 과거속에서 미래 찾는 ‘해양대국의 힘’

    로테르담은 유서깊은 항구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항만시설을 자랑한다.이미14세기부터 유럽대륙의 주요항구로 자리잡은 뒤 17세기에는 암스테르담에 이은 네덜란드의 두번째 상업도시로 발돋움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내를 걸으면서 이 도시의 역사를 실감하기란 쉽지 않다.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공습으로 옛 건물은,시청과 중앙우체국·증권거래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파괴됐기 때문이다. 대신 과감한 도시계획과 파격적인 디자인의 건축물들이 눈길을 끈다.철저하게 파괴된 것을 오히려 현대적인 계획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기회로 삼은 전형적인 사례라 해도 좋을 것 같다. 로테르담 해양박물관(Maritiem museum Rotterdam)에서도 이 곳 사람들의 기질이 읽혀진다.과거를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미래를 위한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해양박물관은 유라시아 횡단철도의 유럽쪽 종착역인 로테르담 중앙역에서 정면으로 난 큰길을 따라 10분쯤 걸으면 나타난다.3분쯤 더 가면 이 곳 출신대학자의 이름을 따 최근 개통된 에라스무스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그러나 신경을 쓰지 않으면 박물관은 그냥 지나쳐버리기 십상이다.루페항(Louvehaven)의 도크 끝자락을 이용한 박물관은 소박한 외관에 야외 전시품들도일상적인 항구의 풍경처럼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오히려 박물관 앞 ‘1490년 광장’에 서 있는 오시프 샤킨의 조각이 표지판구실을 한다.‘심장을 잃은 사람’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2차대전 당시 도시 전체가 파괴당한 절망적인 심정을 표현했다고 한다. 박물관의 본관은 크고 작은 두개의 삼각형을 이어놓은 모습이다.길쪽에서 보면 평범한 흰색 벽체만 눈에 들어올 뿐이지만,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면 좁은 부지에 공간을 최대한 활용코자 한 설계자의 뜻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전시공간은 크게 건물안과 밖으로 나누어진다.그러나 건물안팎 모두 보편적인 항해와 선박의 역사를 담고있다기보다는 철저히 네덜란드적이고 로테르담적이며,미래지향적이다. 건물밖 도크에는 1867년 진수된 네덜란드 군함 ‘부펠호’가 정박해있다.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뮤지엄 십(Museum ship)’으로 꾸몄다.크레인 등 각종 하역장비와 화물을 실어나르는 기관차 및 화차,등대 등의 해양 안전시설들도 흥미를 끈다.화차의 내부는 하역방법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 건물 안에서 맨 먼저 만나는 전시공간은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는 ‘세계항구 로테르담’이다.거대한 컴퓨터 게임장처럼 보이는 이 곳은 로테르담 항구를 축약하여 여행자의 짧은 일정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로테르담항의 전모를 보여준다.컴퓨터를 이용하면 항만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다.3층의 ‘콜렉션’관은 로테르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대형 선박들의 미니어처가 공간을 채우고 있다.지도와 콤파스·나침반 등 항해도구를 통해 과거 첨단기술의 도움없이도 어떻게 대양을 주름잡았는지를 알게 한다. ‘17∼18세기의 해상생활’관은 당시 선원들이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었으며,어떤 위험에 직면했는지를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 선박의 예를 통해 설명한다.‘네덜란드의 조선’관은 17세기에서부터 20세기 후반에 이르는 선박의 진화과정을 보여준다.여기서도 현대 네덜란드의 조선기술에 공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한 것은 물론이다.‘스플래시 선생’이라고 이름붙인 어린이관은철저한 체험 위주 전시로 항해나 해양공학의 원리를 깨닫도록 만든다.예를들어 아치형 다리를 만드는 코너에서 구조물을 제대로 조립했다면 어린이들은 아치 위로 가상의 바다를 건너갈 수 있다.그러나 아치의 원리를 이해하지못한 채 조립하면 어린이가 건너는 순간 다리는 무너지고 만다.물의 원리를보여주는 각종 실험장치에서는 배가 어떻게 뜨고 가라앉는지를 배우고,호이스트와 크레인을 작동해보면서 적은 힘으로도 무거운 화물을 부릴 수 있는원리를 스스로 깨우친다. ‘스플래시…’와 부펠호의 내부는 어린이들을 위한 생일파티 장소로도 개방된다고 한다.‘박물관은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라는 로테르담 사람들의 인식은 여기서도 뚜렷이 드러나고 있었다. 로테르담(네덜란드) 글 서동철기자 dcsuh@
  • 희망을 모으는 ‘낙엽장학금’

    송파구(구청장 권한대행 金建鎭)가 길거리에 쌓인 낙엽을 긁어모아 장학금을 마련,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정표로 전달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장학금의 이름도 ‘낙엽장학금’이다. 송파구는 22일 생활이 어려운 환경미화원 자녀 21명과 근무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환경미화원 2명 등 모두 23명에게 550만원의 낙엽장학금을 전달했다.지난 96년 첫 장학금을 전달한 이후 벌써 5회째다. 장학금의 재원은 송파구 관내에 유난히 가로수 등 수목이 많다는 점에 착안,매년 가을이면 환경미화원들이 따로 모은 낙엽을 경기도 광주·양평 등지의영농조합에 팔아 만든 것. 영농조합은 이 낙엽으로 유기질 퇴비를 만들어 시장에 출하,역시 재미를 보고 있다. 낙엽의 가격은 t당 1만원.낙엽의 양에 따라 수입에 차이가 있지만 송파구는96년부터 매년 500만∼1,000만원의 장학금을 빠짐없이 전달해 오고 있다. 송파구 관계자는 “환경미화원들이 앞장서 정성으로 만든 이 장학금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뜻깊은 정표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사업을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장영자씨 역시 ‘사기代母’

    ‘큰손’ 장영자(張玲子)씨는 ‘사기 대모’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실체도 없는 구권화폐를 미끼로 시중은행과 사채업자를 상대로 사기친 장씨는 범행을 주도한 윤원희씨(41·여·구속)와 사채업자나 전주,은행 관계자들에게 접근해 143억원의 거금을 삼켰다.일반인들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액수다. 장씨는 검거 직전에도 J은행 전 지점장 서모씨(45)와 접촉,모종의 사기극을꾸밀 정도로 대담성을 보였다. 또 지난달 25일 체포영장이 발부돼 검찰에 쫓기던 장씨는 지난 1일 법무부에 탄원서를 내 “서부지청과 담당검사가 무죄인 나를 죄인으로 몰고 있다”면서 수사주체를 바꿔줄 것을 요구할 정도로당당했다.변호사도 서부지청 차장검사 출신인 이모 변호사를 고용했다. 장씨는 검찰이 지난 8일 아들 김지훈씨(30)를 붙잡아 변호사를 통해 수차례“장씨가 자진출두한다면 김씨를 불구속 수사하겠다”고 제의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검찰 관계자는 “자신의 사기극을 도와온 아들이 구속되는 상황을 보면서까지 계속 숨어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돈 앞에는 모정도 저버린 것이다. 장씨가 검거됐다는 소식에 수십명의 취재진이 장씨의 모습을 공개하라고 검찰에 요구했지만 검찰 관계자는 “장씨가 어떤 사람인데 그런 요구를 하느냐”면서 “장씨는 분명히 초상권을 침해당했다고 소송을 제기할 사람”이라면서 끝내 취재 요구를 거절했다. 남편과 함께 옥중생활을 했던 장씨는 이번에는 아들과 함께 옥고를 치를 처지가 됐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아카시아 튀김 허브 비빔밥 드셔 보셨나요

    개나리와 진달래,수세미,맨드라미 등 우리 고유의 꽃들이 술과 튀김,밥,차,떡 등 음식으로 다시 태어난다. 농촌진흥청 충남농업기술원은 고유의 전통 꽃음식과 새로 개발된 꽃음식을한자리에 모은 ‘아름다운 꽃음식 100선 전시회’를 오는 16,17일 이틀간 개최한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충남산림박물관에서 열리는 꽃음식 전시회에는감국꽃잎전,송화다식,허브비빔밥,아카시아꽃 튀김 등 전(煎)과 떡,밥,과자,술 등으로 활용된 꽃음식들이 전시된다.식용이 가능한 꽃과 허브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농진청은 “우리꽃에는 무기질중 칼슘(Ca)과 칼륨(K)이 많고 당분중에는 과당과 포도당이,산(酸) 성분으로는 사과산과 주석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면서 “단맛이 강한 아카시아꽃이나 귤꽃은 튀김용으로 적당하고 맛보다는향이 강한 국화나 귤,복숭아꽃은 말린 뒤 차로 마시면 효용가치가 높다”고소개했다. 충남농업기술원 생활개선과 최민희씨는 “꽃식품은 색깔을 통해식욕을 느끼게 하고 향기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M-TV 새 주말극 ‘사랑은 아무나 하나’ 주연 김지호

    ”늘 제가 나온 프로를 보면 창피하죠. 그래도 이번에는 오랜만의 출연이라즐겁게 연기했어요. 앞으로 좀 더 노력해야겠지요” 16일부터 방송을 시작하는 MBC 새 주말극 '사랑은 아무나 하나'에 출연하는 김지호의 소감이다.김지호가 이번에 맡은 역은 시골역의 역무원 서경주. 8살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쌍둥이 자매를 하나씩 맡아 키우는 바람에 아버지와단 둘이 산다. 암에 걸린 아버지의 병수발을 하는 자신의 신세에 대한 자격지심에 세상에대해 거친 대사들을 뱉어낸다.극의 후반부에서는 지하철 역무원인 동희(김호진)와 결혼해 시댁에 들어가 살면서 시어머니와 동서들과 한판 결전을 벌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부역까지 연기한다.그동안의 밝고 건강한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늘 발랄한 역만 맡을 수는 없잖아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제 얼굴에 세월의그늘도 묻어나고요.주위에 시집간 친구들이 많아서 그 친구들한데 도움을 많이 요청할 거예요” 요즘 김지호는 시간만 나면 꼭 드라마 편집실을 찾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자신이 한컷 한컷 찍은 연기가 전체적으로 어떤 분위기 속에서 녹아들어가는 가를 배우기 위해서다. “표정연기가 가장 맘에 안 들어요.다시 찍었으면 하는 장면도 많고요” 그의 고집을 받아들여 편집과정에서 다시 찍은 장면도 있다.6일 방송될 자전거장면이다.김지호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핸드폰으로 전화통화를 하는데정신이 팔린 김호진과 부딪치는 장면인데 조명이 너무 세고 역광이라 잔뜩찡그린 모습이 전체 분위기와 맞지 않아 재촬영을 고집했다.6년의 연기생활동안 처음 있는 일이었다. “편집과정을 지켜보는 게 연기에 많은 도움이 돼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더라구요. 대학생이라는 신분도 없어진지 근 1년이나 됐으니 이제 진짜 연기인이 돼야죠”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기 전 김지호는 8개월 동안 쉬었다.그동안 한 일은 요리배우기.요리학원에 다니며 퓨전요리를 집중적으로 배웠다. “재미있더라구요. 요리하는 것도 그렇고 음식을 만들고 나서 먹는 사람의반응을 기다리는 것이 가슴 떨리는 경험이었어요” 시집갈 나이가 된 모양이다. 김지호는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자신도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좋은 사람만나타나면 당장 시집갈 거라는 김지호의 이상형은 느낌이 통하는 사람.서로대화가 되고 이해심이 많으며 경제적인 능력도 갖춘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전경하기자 lark3@. *'사랑은 아무나 하나' 내용은. MBC 새 주말극 ‘사랑은 아무나 하나’에서는 드센 여자에 기죽어 사는 남자들이 주종을 이룬다.여자들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드라마이다 보니 '고개숙인 남자’들이 된 셈이다. 경주(김지호)의 시아버지로 나오는 최불암은 그동안의 이미지를 떨쳐 버리고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하면서 어떻게든 밖으로 돌 궁리만 하는 역을 맡았다.아내(정혜선)의 드센 기질에 눌려 자기 할 말 제대로 못하는 아버지 상이다. 연출을 맡은 정인 PD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아버지상”이라며”최불암씨가 연기하면 구수한 맛을 느낄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PD가 특히 애정을 갖고 지켜보길 원하는 출연진은 전자회사 웹디자인팀에근무하는 인태(류진)와 그의 아버지 중필(양택조). 인태는 자신이 악하다고생각하고 악하게 행동하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잔머리를 굴리는 것이 완연히 드러나는 ‘위악’적인 인물이라는 설명이다.악하게 굴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동정심을 느낄 수 있도록 했는데 여기에는 양택조의 연기가 한몫 할 예정이다.양택조는 젊은 시절 방탕한 생활로 월세방에서 살아가는 홀아비역을 맡아 ‘돈없이 늙어버린,능력없는 남자’의 구질구질함을 한껏 표현해 낼 생각이다.
  • [대한광장] ‘은행나무’에서 ‘주유소’까지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사람의 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과학으로 입증된 바이지만 구태여 복잡한 실험과 관찰의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상식으로 쉽게 알 수 있다.육식동물이 체구에 관계없이 포악하고 날카로운 기질인데 반하여 초식동물은 아무리 덩치가 커도 유순하고 느릿하다. 예전에 견주어 요즘 젊은이들이 조급하고 난폭하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갑자기 늘어난 육류소비의 영향이 없다고는 하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식생활의 영향 못지않게,아니 그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말하자면보이지 않는 음식이라고 할 문화적 환경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우리 영화 한 편을 보았다.‘주유소습격사건’이라는 영화였다.코미디인지 갱 영화인지 좀처럼 구분이 안되는 작품인데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보다 말고 자리를 뜨고 싶은 충동이 몇 번이나 일었지만 다 보고 난 소감은 한마디로 가슴이 아팠는데,‘그냥 심심해서’ 주유소를 습격하여 강도질인지 화풀이인지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부수고 내던지는 주인공들의모습이 안타깝고 불쌍해서가 아니었다.너무나도 많은 관객이 그 영화를 즐겼고 지금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관객이 많으면 좋은 영화인가? 이 영화를 만든 이의 생각은 잘못된 기성세대의 자식들인 젊은 세대의 병든 모습을 그대로(사실은 꽤 과장해서) 보여줌으로써 사회를 고발하고 어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것이었는지 모르겠다.물론 이것은 내 생각일 뿐이다.제작자나 감독이 상대도,의미도,명분도 없는 폭력 자체를 숭배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는 일이다. 어느 쪽이든 이 영화를 보고서 관객의 마음이 더욱 부드러워지고 따스해지고 착해지기는 불가능할 것이다.주인공이 전화기를 눈에 띄는대로 내던지고발로 밟고 해서 부수는데,그렇게 박살낸 전화기를 당장 고쳐놓으라고 윽박지른다.그런 장면과 상황을 보면서 속이 답답해지고 불안해지는 것은 당연한결과이겠다.만약에 어떤 관객이 그 장면을 보면서 속이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면 그는 틀림없이 정신질환을 앓고있는 환자일 것이다.그렇다면? 그렇다면그토록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즐겼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정말이지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표현의 자유에도 책임이 따른다.영화를 보고 나서 입맛이 씁쓰레하기는 수년전 ‘은행나무 침대’의 경우에도 그랬다.천년 세월을 두고 이어지는 한여인에 대한 남자의 집착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덧칠하여 보여주는데,영화관을 나서는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끔찍하고 무섭다”였다.여자 주인공에대한 황장군의 집념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위대한 사랑’으로 착각하고 있을까 생각하니 정말 끔찍했다. ‘은행나무 침대’가 나에게 아무 메시지도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그것은오히려 아주 강렬한 메시지를 안겨주었는데 “속지 마시오.이런 것은 결코사랑이 아닙니다”였다.그러나 과연 몇 명의 관객이 나처럼 그런 메시지를전해받았을까? ‘표현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마음은 없다.그러나 표현의 자유에도 다른 자유와 마찬가지로 책임이라는 단서가 붙어야 한다.사람들이 저마다 무슨 짓이든 내가 하고 싶으니까 해야겠다고 나선다면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적어도 자기네 영화를 보고서 관객이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까 생각해보는 배려쯤은 있어야 할 것이다. 자식이 초콜릿을 좋아한다고 밤낮으로 초콜릿을 사서 먹이는 부모가 있다면그것은 부모가 아니라 악마다. 李賢周 목사·아동문학가
  • [사설] 가뭄 근본대책을

    1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전국을 목타게 하고 있다.서울·경기·강원지역에60일 가까이 건조주의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비롯하여 전국의 대지가 메말라 대형 산불이 잇따르고 일부 지역에서는 식수난까지 심각하다.특히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은 농촌지역은 산불과 구제역 소동에 가뭄까지 겹쳐 올농사가 크게 걱정되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전국의 평균 강우량은 예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9% 수준이다.영남과 호남지역의 가뭄이 더욱 심하다.지난 2월 중순 이후 비다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보리·양파 등 월동 밭작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있다.극심한 가뭄속에 못자리 설치 등 영농준비도 해야 하는 농촌에는 일손마저 부족하여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중국 북부내륙지방에 강한 고기압대가형성돼 남쪽에서 한반도로 접근하는 저기압의 북상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한다.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기상재해와도 무관하지 않은 현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5월 중순까지 지역별로 간간이비가 오기는 하겠지만 가뭄을 해소할 만한 강우량은 기대할 수 없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걱정을 더하게 만들고 있다. 장기간의 가뭄은 농사 피해와 산불 위험뿐 아니라 건강과 환경도 크게 위협한다.건조한 공기와 잦은 황사현상으로 홍역을 비롯한 전염병이 예사롭지 않게 번지고 감기 등 호흡기질환과 눈병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수질과 대기의 오염도 걱정스럽다. 우선 당장 해야 할 일은 올 농사에 차질이 없도록 농촌을 지원하는 것이다. 비상 관정을 점검하고 저수지의 물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모자라는 농촌일손을 돕는 것도 시급하다.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해마다 되풀이되다시피하고 있는 가뭄과 홍수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종합적인 수자원관리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일이 벌어질 때마다 허겁지겁 가뭄과 홍수대책따로,맑은 물 공급대책 따로 하는 식이어서는 아까운 예산만 낭비할 뿐이다. 사막을 가로지르는 대수로(大水路)를 건설하여 녹색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리비아의 예처럼 수자원과 환경보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근본대책이필요하다. 거대한 댐 건설의 미국 TVA사업도 참고대상일 수 있다.4대 강의수계(水系)를 연결하여 계절에 따라 넘치고 모자라는 수량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자연훼손과 환경파괴에 따른 기상변화는 날로 심각해지고 그 피해도 해마다늘고 있다. 가뭄과 홍수뿐 아니라 전반적인 기상재해에 과거처럼 되풀이되는것이 아닌,새 패러다임의 근본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 지하공간 공기 질 기준 강화

    내년부터 서울시내 지하철역과 대형 지하상가의 공기의 질(質) 기준이 국가기준보다 최고 3배 이상 강화된다.이를 어기면 시설 관리자에게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지하생활공간 공기질 기준조례 제정안을 확정,오는19일 시의회 임시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조례안에 따르면 납은 24시간 평균 국가기준치인 ㎥당 3㎍이하보다 3배 강화한 ㎥당 1㎍이하로 정했다.아황산가스는 1시간 평균치 0.25ppm이하에서 내년 0.12ppm이하로, 2002년부터는 0.1ppm이하로 규제된다. 또 일산화탄소는 1시간 평균치 25ppm이하에서 10ppm이하로,미세먼지는 내년까지 ㎥당 200㎍이하로 규제되고, 2002년부터는 ㎥당 150㎍으로 기준치가 더욱 강화된다. 이산화탄소는 국가기준치인 1시간 평균 0.15ppm이하에서 0.14ppm이하로 규제된다. 적용 대상은 시내 지하철역 179곳과 연면적 2,000㎡이상 지하상가 21곳 등 모두 200곳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기준을 위반한 건물관리자에게는 위반 농도에 따라 개선명령 및 고발이나,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문창동기자 moon@
  • 애완동물 잘못 다루면 건강위험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많아졌다.애완동물은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고,아이들 정서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들이 각종 질병을 옮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위생관념은 부족한게 현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는 “애완동물을 키우다 병이 옮아병원에 오는 사람이 간혹 있다”며 “철저한 위생관리로 위험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다음은 애완동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질병과 예방요령. ●묘조병/ 고양이의 침에 섞여 있는 세균이 사람 몸에 침범해 생긴다.고양이가 물거나 할퀴어 옮기는 경우가 많으나,털에도 균이 묻어 있어 고양이를 쓰다듬던 손으로 눈을 비비다 병이 생길 수도 있다.감염 뒤 3∼10일 쯤 지나면감염 부위가 욱신거리고 아프며,임파선으로 옮겨가 역시 붓고 아프다.치료하지 않아도 대부분 잘 낫지만 2∼3개월간 임파선염으로 고생할 수 있으므로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톡소플라즈마증/ 고양이 대변에 있는 기생충 때문에 생긴다.이 기생충에 감염되면 목의 임파선이 붓고,열과 함께 근육통,피부발진이 나타난다.특히 임신부에 감염되면 태아에 전염돼 사산이나 유산될 위험도 있다. ●파상풍/ 파상풍균은 흙이나 동물 대변에 섞여 있다가 상처를 통해 언제든감염될 수 있다.개나 고양이에게 물린후 3일∼3주후 발병한다.두통과 불안증,근육경직,경련이 특징이며 심한 경련 때문에 치료하지 않으면 절반 정도가사망한다.파상풍 예방주사를 맞는게 중요하며 일단 물렸더라도 병원으로 가서 예방주사와 항독소를 맞는게 안전하다. ●광견병(공수병)/ 오랫동안 발병이 없다가 최근에 생기기 시작했다.광견병균에 감염된 개나 고양이에 물려 감염된다.물린후 20∼60일이 지나 증상이나타난다.열이 나고 피곤하며,두통,구역질,불안증,환각,경련 등이 나타난다. 발병한지 4∼10일 쯤 지나면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하게 된다. ●알레르기질환/ 짐승의 털이나 털에 숨어사는 진드기가 평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증상을 심하게 하기 쉽다.매우 작은 털이 떠다니거나 옷·카페트등에 묻어 있으므로,눈에 띄지 않는다고 안심해선 안된다. ●예방은 이렇게 / 가장 중요한것은 애완동물의 배설물이나 배설물로 더러워진 물건을 만지지 않는 것.손에 묻었을 경우 칫솔을 이용해 손톱밑까지 깨끗히 씻어야 한다. 특히 애완동물의 화장실로 모래통을 자주 이용하는데 아이가 이런 모래로 장난하지 않도록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애완동물과 뽀뽀를 하거나 음식을 함께 먹는 일도 위험 천만한 일이다. 임신부나 건강상태가 안좋은 사람은 감염 위험이 훨씬 높기 때문에 아예 애완동물 잠자리 청소나 목욕시키기 등을 피하는게 안전하다. 아이에겐 애완동물을 다루는 방법을 잘 가르쳐야 한다.그러나 어릴 때는 교육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대여섯살 이상 클 때까지는 애완동물을 아예키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외언내언] 중국인, 한국인의 벗?

    중국인들과 상담을 할 때는 ‘미옌즈(面子:체면)’를 세워줘야 제대로 된다.아는 사람을 엮거나 친분을 쌓아 ‘관계(關係:연줄)’를 구축해야 일이 돌아간다.한국인과 비슷한 중국인의 기질이다. 한국사람들은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두서너개만 달라’고 말한다.서양인이 어리둥절할 희안한 셈이 통한다.‘대충 마무리해.적당히 하라’는 말도흔하다.중국인이 걸핏하면 내뱉는 ‘차부두어(差不多:그게 그거야)’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적당주의가 한국인 몸에도 배어있다. 국내 한 대학은 학생 100명과 중국인 남녀 11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중국인과 한국인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두나라 사람들은 집단주의보다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며 공통적으로 숫자 4를 가장 싫어한다. 인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공적이라면 한국,일본과 중국 등 초록동색(草綠同色)처럼 보이는 동북 아시아인들의 기질과 문화의 차이에 주목한 점이다.“중국인들은 일본인보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라틴계 가톨릭 사회와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가족 외의 타인을 불신하며 가족이 기업을 소유·경영하는 경우가 많다.”그는 또 “한국은 일본에서 보이는 비혈연 입양 관행이 없는 점에서 중국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중 양국인의 가장 큰 차이는 자존심과 원한의 깊이이다.중국사람은 상처를 준 상대방을 가슴 속깊이 잊지 않는다.얼마 지나면 쉽게 잊는 한국인의 건망증과 대조적이다.우리정부가 동북아의 신 질서를 만들려고 한·중·일 3개국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중국의 일본에대한 경계심과 적대감이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중국은 자신을 침략한 일본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경제일보가 발간한 ‘중국이 당면한 긴요문제의 해결’이란 책자가 눈길을 끈다.이 책은 중국 수교국들의 친밀도를 5단계로 나눈 뒤 한국을3번째 단계인 ‘동반자적 관계’내에서도 ‘우호합작형 국가’로 구분했다. 미국,일본 등의 ‘잠재 적수’보다 친밀감이 더 높다고 평가한 것이다.천수이볜 대만 총통당선자도 9일 “우선적으로 한국과의 실질적인 관계를 회복시킬 방침”이라며한국 중시 방침을 천명했다. 중국과 대만이 과거보다 한국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는 무엇보다 최근의 정치·경제적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인과 한국인간 의식의 유사성도 한몫하지 않았을까.남북 정상회담 교섭이 베이징을 무대로 이루어진 것도 심리적 친밀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李商一 논설위원 bruce@
  • 강원산불 이모저모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산불에 빼앗긴 강원도 강릉·고성 등지의 이재민들은불길이 잡힌 9일 마을회관 등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한숨만 내쉬며 앞날을걱정했다.본격적인 복구작업은 피해조사가 끝나는 10일 오후에나 시작된다.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피해지역 주민들은 가벼운 화상 외에 눈·호흡기질환,불안증,화병에 따른 두통,고혈압,소화불량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성 산불 피해주민인 최기환(崔基煥·75·죽왕면 삼포리)씨는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의 매캐한 연기와 심한 황사를 하루종일 마신 탓인지 눈이아프고 침침한데다 소화까지 안된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고성군 토성면 학야리에서 7일 난 산불이 인근 군부대에서 옮아붙은 것으로 보여 피해주민들의 손해배상 요구가 거세질 전망.고성군 관계자는 “소방서에 녹음된 신고내용 등을 종합해볼 때 최초 발화지점은 군부대 소각장인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 96년 군부대의 부주의로 발생한 고성 산불 당시에도 피해주민들은 국가지원금 31억원 외에 육군 1군사령부 배상심의위원회로부터 45억여원의 손해배상을 받아냈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권력 등지고 책에 묻혀 생활 李相熙 前내무

    “고위 공직자들은 임기 중에 한 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기초만 닦는다고 생각하고 일해야 하죠.일반 공무원들도 내가 맡은 일이 국민에바로 영향을 주는 만큼 일에서 보람을 찾고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상희(李相熙·68)전 내무장관이 들려주는 공직관이다.이 전 장관은 5·6공 시절 진주시장,산림청장,대구시장,경북지사,내무장관,한국수자원공사 및한국토지개발공사 사장 등을 거쳐 91년 건설부 장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대구대 재단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요즘 1주일에 하루 정도 대구에 내려가효성기가톨릭대에서 특강을 하는 등 여전히 활기차게 지내고 있다. 30년에 걸친 그의 공직생활은 ‘아름다운 도시,훌륭한 도시 건설’을 위한기간이나 다름없었다.그리고 그의 손길을 거친 곳은 도시경영의 혜안자가 기초를 마련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경북지사 시절 경주의 서라벌대로를 15m에서 50m로 과감히 넓힌 것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당시 서라벌로 폭을 넓히려다 예산 낭비라며 많은 반대에 부딪혔죠.그러나 경주는 경주시민만의 경주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주며 세계의 경주인 만큼 질적으로 높아야 한다고 설득했죠.”.이 전 장관이 들려주는 말이다. 대구시민들의 기질을 순화시키려고 수성로 조경사업을 하면서 수종 선택에고심한 것도 마찬가지다. “대구사람들은 인내심이 부족하고 기질이 억센 편이죠.이 성격은 분지기후와 관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질을 부드럽고 상냥하게 바꾸려고 생각했죠.자연의 섭리 자체는 거스르지 못하니 감각·시각적으로 봄·가을을 길게하기 위해 봄에 일찍 피는 꽃을 심고 가을에도 늦게까지 꽃을 피우는 나무를 심자고 했죠.백일홍,낙산홍,돌담나무,파란카스 등을 심었습니다.그래서 지금도 대구에 가면 특색이 있습니다.광나무,가시나무 등은 원래 남해 일대에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대구에 더 많습니다”. 이같은 그의 열정은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라는 3권짜리 저서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꽃에 관련된 동서고금의 문헌과 국내·외 자료,자신의 경험을 토대로이 책을 펴냈다.자료 수집에만 꼬박 10년,글쓰는 데도 3년이 걸렸다.조선왕조실록,고려사 등 역사책은 물론 양화소록(養花小錄),화암수록(花菴隨錄)등어지간한 고전은 안 뒤져본 것이 없을 정도다.환갑을 넘은 나이에 자료 수집을 위해 일본과 중국 항저우 등을 다니며 자료를 모으는 열정도 과시했다. 이 전 장관은 퇴직 이후 관가에 기웃거리는 사람들과 달리 국회의원이나 시·도지사 선거에 나오라는 권력의 유혹을 멀리하고 책에 묻혀 지내고 있다. 98년 7회 올해의 애서가상 수상에서 드러나듯 그의 마포구 성산동 단독주택 지하실 서가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 등 5만여권의 각종 서적으로가득하다.고서점을 뒤져 사들인 52년 발간 지방행정 창간호 등 지방행정 관련 서적은 물론 조선시대 관리들의 명부,구한말 박영효 내무대신이 전국 지방관리들에게 당부하는 지시문 등 고문서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부인 송명자(宋明子·65)씨에게는 15년째 살고 있는 이 단독주택이부담스럽다.추운 데다 돌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이 전 장관은 “아내가아파트로 이사를 갔으면 하는 눈치이지만 책 때문에 이사를 못간다”며 “학술적으로 이 책들을 활용할 만한 곳이 있으면 기증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黃砂의 계절 눈병·호흡기 질환 조심

    봄철 ‘불청객’인 황사현상이 극성을 부린다.올 봄엔 황사현상이 지난해보다 2배나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하니 걱정부터 앞선다. 황사는 중국 고비사막이나 황하 상류지대의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수천미터 상공으로 올라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현상. 문제는 황사가 단순한 먼지가 아니라는 것이다.중국 공업지대를 지나면서 아황산가스·카드뮴·납 등 각종 유해 중금속을 함유해 각종 질병을 일으키기때문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산업의학센터 박종태소장은 “황사는 입자크기가 20㎛정도로 폐까지 도달하기 힘들지만 각종 유해 중금속 때문에 눈병과 호흡기질환을일으키기 쉽다”고 말한다. 황사로 인해 일어나기 쉬운 눈병은 자극성 각결막염,알레르기성 결막염,건성안 등.호흡기질환은 감기 천식 후두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요즘처럼 황사현상이 건조한 날씨와 맞물리면 이러한 질환을 심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이는 건조한 날씨로 호흡기의 일차방어막인 코와 기관지점막이 말라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하기 때문이다. 황사로인한 질병을 막기 위해선 일단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상책이다.황사가 나타나면 한 사람이 마시는 먼지 양이 평소보다 3배나 늘어나므로적극적인 차단책이 필요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발작 위험이 있는 천식 환자는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부득이 외출해야 한다면 꼭 보호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아이들이 놀다 들어오면 반드시 세면과 양치질을 깨끗이 하도록 하고 코와눈도 깨끗한 물로 씻어내는 것이 좋다.외출후 눈이 따끔거리고 가려움을 느끼면 일단 식염수로 씻어야 한다. 특히 렌즈를 착용한 사람은 식염수나 인공누액으로 자주 세척해 주어야 한다.외출할 때만이라도 렌즈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이태수교수는 “황사로 인한 눈병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 스테로이드성 안약에 계속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스테로이드성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각종 부작용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안과전문의를 찾아 다른 방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내에서는 문을 잘 닫고 공기정화기로 공기를 깨끗이 해주는 것이 좋다.또건조해지기 쉬우므로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높여주어야 한다. 심호흡도 시도해볼 만 하다.한림대의대 해부병리과 신형식교수는 “심호흡을하면 폐 속에 박혀 잘 나가지 않는 먼지 알갱이를 상당부분 내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신교수는 먼지가 많은 시내보다 황사가 없거나 약한 날 산소가풍부한 숲을 찾아 마음껏 심호흡을 해보라고 권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
  • 美그린 대이변…13세 송아리‘스타탄생’

    ‘특정 선수들만의 잔치’ ‘판에 박힌 결과’ ‘우즈와 웹의 독주’ ‘팬들의 식상’-.PGA나 LPGA를 가릴것 없이 새 천년을 맞은 미국 프로골프계가겪고 있는 최대의 고민거리다. 세계 골프팬들은 그만큼 새로운 스타 탄생에 목말라 있고 골프의 최대 묘미인 이변과 반전에 굶주려 있다.13세 소녀골퍼 송아리의 등장은 이처럼 절묘한 시점에 팬들의 시선을 동여 맸다.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보여준 발군의기량과 스타기질은 오히려 캐리 웹과 타이거 우즈를 능가하는 대이변이었다. 송아리는 27일 미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컨트리클럽에서 끝난LPGA 첫 메이저대회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10위에 올라 메이저대회 최연소(13년10개월) 톱10 진입 기록을 세웠다.아리는 3. 7m짜리 버디퍼팅을 낚은 14번홀에서 퍼팅에 앞서 자신도 모르게 볼을 살짝건드린 사실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뒤늦게 2벌타를 받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비록 10위에 머물렀지만 그녀는 라운딩 내내 1,000여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3라운드가끝난 뒤 인터뷰룸(30석)은 소녀골퍼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각국 보도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하지만 어느새 대형선수로 부상한 아리는마치 친구와 대화를 나누 듯 시종 꾸밈없고 애교 넘치는 미소로 취재에 응해스타로서의 자질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대회전까지만해도 나이 어린 선수에 대한 출전시비를 일으킨 현지 언론은‘여자 타이거우즈 탄생’(CNN·USA투데이·ABC)을 예고하며 연일 대서특필했다. 아리는 지난 86년 한국인 아버지 송인종씨(51)와 태국인 어머니(44)와의 사이에 태어난 쌍둥이의 동생.아버지 송씨는 태국에서 사업을 하다 결혼,아들(17·미 주니어랭킹 3위)에게 먼저 골프를 가르쳤다.아리와 나리는 7살때 오빠를 따라 골프를 시작했으며 현재 전미주니어 랭킹 1·2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개 대회에 출전,11개 대회를 휩쓸었다.두 자매는 기량은 엇비슷하나 아리가 언니에 견줘 담력이 세다. 키(159㎝)는 작지만 드라이버 거리가 평균 240야드를 넘을 정도로 파워가 좋다.학교성적도 우수해 월반까지한 아리는 한국과 태국의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박성수기자 ssp@
  • 오늘 이동녕선생 60주기…되돌아본 업적

    지난 96년 5월17일 15대 국회 개원을 며칠 앞두고 여의도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한 역사적 인물의 흉상 제막식이 거행됐다.국회의사당 내에 특정인의 동상이 건립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흉상의 주인공은 상해 임시정부 의정원(현 국회)의 초대 의장을 지낸 석오(石吾) 이동녕(李東寧·1869∼1940)선생.국회가 선생의 동상을 의사당 내에 건립한 것은 상해 임시의정원을 구성하고 초대 의장을 맡아 의회민주주의를 도입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1919년 중국 상해에서 임시정부가 수립될 때부터 해방 때까지 선생은 임정의 ‘기둥’ 역할을 했다.임시정부 공식출범 직전인 1919년 4월10일 임시의정원의 초대 의장으로 선출된 선생은 국호 ‘대한민국’과 임시헌법·관제(官制)를 제정,3일 후인 4월13일 이를 만천하에 공포하였다.선생은 임시의정원 초대 의장을 비롯해 의정원 의장 3회,주석(主席) 4회 등 무려 일곱 차례나 임정의 요직을 역임하였는데 이는 임정의 역사를 통틀어 유일한 기록이다. 1869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선생은 1897년 독립협회 활동으로 이준·이승만 등과 함께 7개월간 옥고를 치렀으며,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동지들과 결사대를 조직,대한문 앞에서 항의 연좌데모를 벌이다 또 2개월의 옥고를 치렀다.1907년 양기탁·유동열·안창호 등과 신민회를 조직한 선생은 1910년 국권 상실 후 만주로 망명,신흥무관학교를 창립하여 초대 교장에 취임,군사교육을 통한 독립정신 고취에 진력하였다. 국내는 물론 만주·노령(露領)·중국 등 국내외에서 해방 때까지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생은 일제의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지조를 지켰다.또 임정 내 이념·계파간 갈등 속에서도 별다른 ‘잡음’없이 요직을 중임한 것은선생이 공명정대한 업무처리와 온후한 인품으로 동지들로부터 존경을 한몸에 받은 때문이다.백범 김구(金九)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선생은 재덕이출중하나 일생을 자기만 못한 동지를 도와서 선두에 내세우고,스스로는 남의 부족을 보충하고 고쳐 인도하는 일이 일생의 미덕이었다”고 평한 바 있다. 한편 선생의 여러 분야에 걸친 활동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언론계활동이다.1897년 ‘독립협회사건’으로 투옥,이듬해 출감한 선생은 당시 이종일(李鍾一)이 경영하던 ‘제국신문’의 논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사설을쓰기도 하였으며,1907년 신민회 조직 후에는 당시 구국항일지 ‘대한매일신보’의 발행을 지원하기도 했다. 정운현기자 jwh59@. *이동녕선생 60주기 추모식.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과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석오 이동녕(李東寧) 선생의 60주기 추모식이 13일 오후 2시 선생의 묘소가 있는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다. 석오이동녕선생기념사업회(회장 姜英勳)가 주최하는 이 추모식은 상동교회이동학 목사의 추모기도를 시작으로 인하대 윤병석 명예교수의 약사 보고,추모·추념사,추모가 제창,헌화 분향 순으로 진행된다.추모식에는 최규학 국가보훈처장,고건 서울시장,윤경빈 광복회장,박유철 독립기념관장,유족대표 이석희 (주)대우 상담역을 비롯해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다. 정운현기자. *석오 이동녕선생 60주기에 즈음하여. 선열의 유지가 날로 퇴색되는 개탄스런 시기에 석오 이동녕 선생의 60주기를 맞음은 실로 감회가 새로울 뿐 아니라 나라와 겨레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다 하겠다. 20대 젊은 나이로 과거에 급제하여 앞날이 보장되었음에도 모든 영화를 버리고 독립운동이라는 가시밭길로 뛰어든 것은 선생의 혁명적인 기질이 짙었음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선생의 독립투쟁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눈보라치는 만주벌판,얼음땅 시베리아,연해주,그리고 황야의 중국대륙에 이르기까지 수륙(水陸) 수만리를 뛸 만큼 웅장하고 방대한 발자취에서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우리 민족운동사에서 선생의 높은 위상은 가난과 무지에서 방황하던 암울했던 구한 말 뛰어난 문필로 여성해방운동과 민권사상을 주창했던 선각자였다는 데서 더욱 그렇다.이같은 민족사상의 맥락은 이미 3·1의거 직전 만주땅길림성에서 이른바 ‘무오(戊午)독립선언’에 앞장섰던 기개에서도 찾을 수있다.1919년 중국 상해에서 수립된 임시정부 초기 선생은 초대 의정원 의장으로서 역사적인 민주헌법 제정에 앞장섰는데 이는 선생의 투철한 민주사상을 담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임시정부 주석 4차례,의정원 의장 3차례 등 총 7차례에 걸쳐 임시정부의 대임을 맡는 동안 선생은 항상 온화한 성품으로임시정부를 이끌었다. 독립운동의 열기가 한창이던 1910년대 선생은 국권회복을 위해 인재양성이시급함을 통감하고 남만주 해외망명기지에서 최초의 교육기관인 ‘서전서숙’에 손수 출자하여 동지들과 운영하였다.또 최초의 군사학교인 ‘신흥학교’를 세워 초대 교장에 부임해 후일 대한광복군의 초석을 다졌다.선생의 이같은 교육적인 열정은 멀리 노령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국군 사관학교를 세우려다 발각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선생은 평소 덕행과 예절로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았다.당시 친러파와 친일파 간의 사상적 갈등,각 지방 파벌 간의 혼란 속에서도 선생은 초연한 입장에서 민족진영의 단합체인 임시정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사수한 ‘터줏대감’이었다.전해오는 얘기에 따르면,조선총독 사이토가 한국인 관리를 중국에 밀파,선생의 귀화를 적극 권유하였으나 일제의 유혹을 끝내 물리쳐 선생을두고 ‘불멸의 민족혼’으로 칭송하고 있다. 선생은 독립운동 방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혼란스러울 때마다 이를 중재하고 수습하였는데 이는 겸손과 높은 식견을 갖춘 선생의 영도력에서 비롯한 것이었다고 동지들이 증언하고 있다.선생을 두고 ‘민족운동의 선구자’이자‘임시정부의 총수’라고 일컬었던 것은 강직한 성품과 철두철미한 민족주의사상,그리고 애국철학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겠다.선생은 항상 남을 존중하고 남을 앞세우며 자신은 뒷전에서 도와주는 미덕의 소유자였다. 임시정부 시절 선생은 해외로 망명하기 전 서울 상동(尙洞)교회에서 기독교에 입교해 전덕기 목사를 알게 된 것을 늘 행복해 했다.또 그 시절 상동교회를 중심으로 최초의 항일조직인 신민회를 창건한 사실을 몹시 그리워했다고전해오고 있다.1940년 선생은 조국광복을 불과 5년 앞두고 이역만리에서 향년 72세로 서거하였다.독립운동의 와중에서 참아왔던 지병인 급성폐렴이 악화된 탓이었다.선생은 유언으로 ‘민족진영의 대동단결과 정당의 통합’을남겼다.선생의 장례는임시정부 수립 후 첫 국장으로 예우하였으며 해방 후백범 김구선생의 지시로 유해가 봉환됐다.오늘 선생의 60주기를 맞아 선생의 영전에 향을 사르며 그 큰뜻을 되새긴다. 김석영 이동녕선생 기념사업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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