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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블로그] 미술계 끝없는 ‘위작 스캔들’ 근본적 해결책 없나

    미술계가 위작 논란으로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하다. 25년 이상 공방을 벌여 온 고 천경자(1924~2015)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은 이 그림을 자신이 그렸다고 주장해 온 위조범 권춘식(69)씨가 입장을 번복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우환(80) 화백의 위작 유통 사건과 관련해서는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검증 대상에 오른 12점이 모두 위작이라는 ‘안목 감정’ 검증 결과를 한 감정위원이 언론에 공개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시립 대구미술관에서 지역 기업가로부터 기증받아 전시 중인 이인성(1912~1950)의 1933년 작품 ‘연못’도 진위를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서울신문 2월 26일자 22면> 권씨는 최근 언론을 통해 “1978년 위작 의뢰를 받고 3점을 그려 줬는데 나중에 검찰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미인도와 착각해 말한 것 같다. 감형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면서 “내가 그린 것이 확실하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씨는 1999년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자신이 그 그림을 그렸다고 주장했고 지난해 천 화백의 별세 이후 미인도 위작 논란이 재점화됐을 때도 이 주장을 반복했다. 최근 한 방송사의 기획물에서는 현장 시연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권씨가 이를 번복했으니 논란에 논란을 하나 더 얹은 셈이 됐다. 천 화백의 유족 중 혼외 자녀인 차녀 김정희씨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상대로 명예훼손 및 저작권법 위반 소송을 벌이기 위해 친자 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우환 화백 위작 유통 사건의 작품 12점은 서울 인사동 K화랑에서 압수한 작품 6점과 K옥션에서 거래된 작품 1점, 개인 소장자의 작품으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과학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이 화백의 대리인 최순용 변호사는 “작가가 직접 그림을 보게 해 달라”고 공개 요청했으나 경찰은 위작 여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은 과학 감정과 안목 감정, 출처 확인 및 해당 작가 확인 등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으로, 국과수의 결과가 나온 뒤 필요할 경우 이 화백에게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김정희의 추사체나 신윤복의 풍속화 같은 고서화부터 이중섭, 박수근의 작품들이 위작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듯이 위작 스캔들이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미술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10년 사이 그림이 돈이 되는 재화로 여겨지면서 특히 빈번하게 터져 나오고 있다. 위작을 만들어 내는 근본적인 원인은 ‘돈’이지만 점차 조직화, 국제화되면서 미술계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심각성을 더한다. 위작 사건에서 감정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걸러 낼 장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투명성과 공신력을 가진 감정기구가 없고, 과학적인 첨단 감정 기법이 미숙해 안목 감정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 결과를 뒤집는 것 또한 용이하다. 감정위원은 미술시장에서 가격 형성과 유통을 책임지는 갤러리 주인이 대부분이다. 특히 국내 2차 미술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는 서울옥션과 K옥션의 실질적 주인이 메이저 갤러리라는 점, 옥션에서 위작이 출현해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 등도 시정해야 할 대목이다. 과학적 감정 기법 개발과 전문가 양성, 독립적인 감정기구 설립이 시급하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김형오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세월호 사건, 국회선진화법 등 정치 현안에 대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칼럼집. 대화와 합의의 정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국 정치 현실을 질타한다. 316쪽. 1만 6000원. 철학자 사용법(라파엘 앙토방 지음, 임상훈 옮김, 함께읽는책 펴냄) 다양한 미디어에서 철학을 세일즈하고 있는 프랑스 철학자가 신, 행복, 몽상, 광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쓴 짧은 에세이집이다. 164쪽. 1만 1000원. 호모 엠파티쿠스(데브 팻나이크 지음, 주철범 옮김, 이상 펴냄) 나이키, IBM, 할리 데이비슨, 미국 대선 등 다양한 정치경제적 사례들을 통해 공감 능력의 중요성과 이를 조직에 확산하는 방법을 전한다. 264쪽. 1만 5000원. 정의는 불온하다(김비환 지음, 개마고원 펴냄) 인류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정의관을 소개하며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할 때 분배적 정의의 수준이 더 높아지는 방향으로 정의의 원칙이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272쪽. 1만 4000원. 돈만 모으는 여자는 위험하다(정은길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전작 ‘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에서 자신만의 절약과 소비 노하우를 공개한 저자가 이번에는 현명하게 돈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 272쪽. 1만 3000원. 나무 도장(권윤덕 지음·그림, 평화를품은책 펴냄) 제주 4·3사건의 끔찍했던 한복판을 지나온 사람들의 아픔을 보듬어 안는 그림책. 충실한 현장 답사와 고증을 거쳐 나온 글과 그림이 묵직한 울림을 준다. 60쪽. 1만 3000원.
  •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라일락에 최루탄에 눈물겹던 그 봄날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라일락에 최루탄에 눈물겹던 그 봄날

    라일락 향기에 정신이 어질어질하던 어느 봄날이었다. 서울 종로 고려당 제과 2층에서 만난 그녀가 내민 한 권의 책이 불씨가 된다. 프란츠 파농(1925~1961)의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이었다. 벌써 서너 번을 만난 그녀는 얼마 전 하숙집 선배가 주선한 미팅에서 처음 봤다. 목포에서 올라온 그녀의 낯설고도 고운 남도 사투리는 모차르트처럼 들렸다. 파농을 같이 읽고 토론해 보자는 것이었다. 으음, 여자친구와 독서토론이라…. 한마디로 황홀한 제안이었다. 들뜬 마음으로 떠도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주고받았다. 그러나 달콤함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하숙집에 돌아와 펴 본 책은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10대 성장기, 클래식으로 분류되던 책들을 몽땅 탐독했다고 자만했던 나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난해한 개념들이 가득했다. 파농은 당시 운동권에 벤치마킹 대상이던 인물. 서인도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에서 태어난 치열한 흑인 혁명가를 내가 알 리 만무했다. 총 맞은 기분이었다. 다시 만날 날은 다가오고, 요즘 말로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 몇날 밤을 손가락으로 볼펜만 360도 빙그르르 돌리다가 잠이 들었다. 따스했지만 결기에 찬 눈빛으로 ‘파농’을 건네주던 그녀의 기대치에 나는 멀어도 한참 멀었다. 결국 그녀와의 만남은 삼월에 시작해 장미향이 스멀스멀 퍼지던 오월에 끝나게 된다. 그녀는 언니, 오빠까지 소개해 주며 나에게 열심이었지만 그만 만나자는 말은 막상 내가 먼저 했다. 내려다보는 듯한 그녀의 태도가 점차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스스로 차인 것이다. 충격적인 그날 이후 나는 내 또래의 누구라도 그랬듯이 이념서적을 손에 쥐게 된다. ‘우상과 이성’, ‘전환시대의 논리’, ‘해방전후사의 인식’, ‘8억 인구와의 대화’, ‘민중과 지식인’, ‘민족지성의 탐구’ 등은 단골화제가 되었다. 아, 그리고 또 있다. ‘난쏘공’이다. 가상의 공간인 은강시를 배경으로 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그 시절 우리들의 필독서였다. 문제는 이 같은 이념서적들과 내가 궁합이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술자리에 가면 늘 ‘말빨’이 달렸다. 강촌, 대성리나 송추, 일영 유원지에서 보낸 MT의 밤은 힘들었다. 담배연기 가득한 좁은 방에서 독한 소주에 고추장 멸치, 꽁치 통조림을 갖다 놓고 밤새 벌이는 격론에 나는 늘 꿀 먹은 벙어리였다. 뒤풀이 시간에 잠시 빛을 발했지만 결국 이 같은 모임과는 멀어지게 된다. MT의 목적보다는 MT 분위기를 즐거워하고 데모를 하기보다는 데모하는 상황에 가슴이 흥분되고 술 마시기를 좋아하기보다는 술 마시는 분위기를 즐거워하던 나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나날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앞서 예를 든 책들을 멀리한 것은 아니다. 같은 시공간에서 숨을 쉬기 위해서는 이념서적을 옆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는 내 지식 지도에 불모지대였던 한국 현대사를 새롭게 보게 되는 기제가 된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시절은 일정 부분 ‘이념 과잉’의 시대였다. 비판이론 책은 사방에 널렸고 사계절, 돌베개 등등 사회과학 출판사들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상표였다. 책들은 필독서가 되었고 80년대를 강타한 학생운동의 이론적 배경이 된다. 봄은 최루가스와 함께 왔다. 눈물과 함께 왔다. 도서관 주변은 늘 긴장감이 흘렀다. 누군가가 유인물을 한 움큼 뿌린다. 유인물은 작은 새처럼 춘삼월 봄바람에 팔랑거렸다. ‘짭새’들이 득달같이 달려오고 모여든 학생들이 구호를 외친다. 하나 둘, 마침내 한 무리 대열이 꾸려진다. 대열은 교문을 향해 움직인다. 구호는 노래가 되고 함성이 되고 마침내 절규가 되었다. “선봉에 서서 하늘을 본다 / 고향집 하늘 위엔 굴뚝 연기가 / 투사가 되어 조국의 내일 / 이 몸과 이 혼으로 다져나가리” 그러나 정문과 담장은 넘사벽, 페퍼포그 차량에서 불을 뿜는다. 최루가스에 눈물 콧물을 쏟아내면서 대열은 순식간에 흩어진다. 유인물을 뿌린 학생은 사복 경찰에게 질질 끌려간다. 속칭 백골단으로 불리던 서울시경(현 서울경찰청) 1081, 1082 중대 무술경찰들이 마지막 남은 시위 학생들을 낚아채기 시작한다. 유도와 태권도를 합치면 10단이 넘는다는 무술경관들 앞에서 학생들은 가랑잎처럼 가볍다. 지켜보는 여학생들이 비명을 지른다. ‘우리는 승리하리라’는 노래는 서서히 그리고 짧은 시간 잔불처럼 사위어 간다. 험악했던 시절. 시커먼 무전기를 움켜쥔 짭새들이 캠퍼스를 제 집처럼 활보했고 신촌, 종로통의 골목골목에는 중무장한 전경들이 넘쳐 났다. 모두가 주변을 힐끗거리며 술을 마셨다. 세상은 회색빛이었다. 학교 앞 주점에는 시국토론의 핏빛 목소리가 가득했다. 행사가 끝나면 자체 반성의 합평회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시대 상황은 자연스레 ‘낭만 결핍’의 시대를 의미한다. 당연히 축제 문화도 영향을 받았다. 세탁소에서 옷을 빌려 입고 때 빼고 광내고 참가했다던 선배들의 쌍쌍파티의 추억은 대동제 앞에서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 “파쇼 타도”란 구호와 깨어진 보도블록, 최루탄이 오월에 흩어졌다. 봄은 개나리, 진달래에 앞서 전경들의 군홧발 소리와 함께 왔다 멀어져 갔다. 그러나 꽃다운 20대, 시국과는 무관하게 혼자 보내는 대학생활은 감미로웠다. 난생처음 집을 떠나 혼자 있음으로 해서 느끼는 자유를 만끽하게 된다. 자유만만세! 술도, 담배도, 외박도, 연애도 맘대로였다. 밤새워 포커를 즐기고 춤을 추고, 한마디로 맘대로 인생이었다. 가벼운 신열에 들떠 있던 그런 시절이었다. 시대 상황과 무관하게 미팅은 활기를 띠었다. 이성교제가 엄격하게 규제되는 환경에서 성장한 탓에 기대욕구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미팅은 해방구로 나가는 통과의례였다. 가끔은 낮은 목소리로 고팅이 들려왔다. ‘개빙고’(개강을 빙자한 고팅) 등의 말들이 눈치 보듯 들렸다. 질색하던 비판적 골수 운동권 친구들도 가끔은 얼굴을 보였다. 대학가만이 아니다. 공장이 몰려 있는 구로동과 영등포 일대에도 고고장은 성업 중이었다. 그러나 어렵게 지탱되던 미팅 문화도 어느 순간 사라졌다.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라던 시구절처럼 질풍노도 같던 80년대는 그렇게 멀어져 갔다. 어느 봄날이 생각난다. 80년대 초 명동 고고클럽 마이하우스쯤으로 기억된다. 본격적으로 밴드 연주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20여명의 잘 차려입은 여학생들이 교수 몇 분을 모시고 때늦은 사은회를 하고 있었다. 그땐 사은회란 게 있었다. 어느 순간 누가 일어나 댄스 타임에 앞서 한곡을 뽑기 시작했다. “아모레 아모레 아모레 미오” 영화 ‘형사’ 주제곡이다. ‘죽도록 사랑해’라는 뜻의 ‘시노메 모로’란 제목보다 ‘아모레 아모레’라는 가사가 더 유명하다.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홀 안으로 몰려드는 여자들을 매의 눈으로 살피던 중에 들리던 노래였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노랫소리는 너무 슬프고 애잔해서 먹먹했다. 나는 작업하던 눈길을 접고 잠깐 동안 그 여학생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필이 꽂힌 것이다. 한마디 말도 건네 보진 못했지만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 추억은 아쉬움으로 인해 더욱 또렷해져 온다.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마알간 목소리에 아찔했던 오늘 같은 봄밤이었다. 서강대 MOT 대학원 교수 yule21@empas.com
  • ‘하세월 응급실’ 이유 있었네… 인천·제주 병원 절반 함량 미달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센터 포기” 정부, 소규모 기관 인력 지원 추진 인력과 장비,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응급의료기관이 전국에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료법이 정한 법정 기준을 100% 충족한 지역은 대전뿐이었고, 나머지 시·도의 응급의료기관은 모두 ‘함량 미달’이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일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을 평가한 결과 법정 기준 충족률이 2014년 83.9%에서 지난해 81.9%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천과 제주 소재 응급의료기관 2곳 중 1곳은 응급의료에 필요한 인력·장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의료 인프라가 풍족한 서울조차 10곳 중 3곳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3년 연속 법정 기준을 지키지 못한 응급의료기관은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지정을 취소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응급의료기관들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은 인력 문제가 가장 큰 이유다. 취약 지역의 응급의료기관은 지역 내에 채용할 간호사가 부족해서, 서울 등 수도권의 응급의료기관은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법정 기준 이하로 인력을 채용해 운용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정 기준에 맞는 인력을 갖췄다는 의료기관도 현장에 나가 확인해 보면 응급실 전담 간호사가 다른 업무까지 겸임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은 이렇게 인건비를 아낄 수 있어도, 전담 인력이 부족하면 위급한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취약 지역 응급의료기관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권역 대학병원이 지자체와 정부 지원을 받아 의료 인력을 많이 채용한 뒤 취약지의 소규모 응급의료기관에 파견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예비 수요 조사 중이며 3월 중 사업 모형을 만든다. 이런 방식의 제도적 보완에도 의료 현장의 볼멘소리는 여전하다. 특히 권역응급센터의 경우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거치며 시설·인력 기준이 대폭 강화돼 급기야 서울대병원조차 두 손을 들었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복지부에 음압격리병상 등 감염 예방을 위한 추가 병상을 설치할 공간이 없다며 차라리 권역응급센터 지정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서울 서부권역의 유일한 권역응급센터로, 지정이 취소되면 권역 내 중증 응급환자가 갈 곳이 없어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의 응급실 과밀화지수는 182%로 가장 높아 감염 환자 발생 시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병원이 시설 기준을 이유로 권역응급센터로서의 역할을 포기한다는 것은 공공병원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고난 속 한국 사랑하고 도운 외국인들] ‘딜쿠샤’ 주인 유품 74년 만에 귀환

    [고난 속 한국 사랑하고 도운 외국인들] ‘딜쿠샤’ 주인 유품 74년 만에 귀환

    “3·1 독립운동을 처음 세계에 알렸던 할아버지의 집 ‘딜쿠샤’를 일반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뜻깊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미국 AP통신의 한국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가 지난 2일 한국을 찾아 할아버지의 유품 및 딜쿠샤 관련 유물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번에 기증한 자료들은 앨버트 테일러가 사용한 담배 파이프, 3·1운동을 세계에 알리는 편지, ‘호박 목걸이’의 저자 메리 테일러의 호박 목걸이, 딜쿠샤 내부 사진 및 관련 문서 등이다. 기증 자료 가운데 딜쿠샤 사진들은 일제강점기에 딜쿠샤 내부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당시 서양식 저택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딜쿠샤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4월부터 상급종합병원 간병비, 8만원→2만원으로

    오는 4월부터 상급종합병원도 보호자나 간병인을 대신해 간호사가 종합적인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한다. 환자의 간병비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전국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시기를 애초 2018년에서 오는 4월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시행되면 하루 2만원 정도로 간병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간병비는 통상 하루 8만원 수준이다. 산정특례를 적용받는 중증질환자는 간병비가 4000원까지 감소한다. 복지부는 이 서비스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을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40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은 공공병원 23곳과 지방 중소병원 89곳 등 112곳에서 시행하고 있다. 서울의 대형 민간병원에서 간호 인력이 많이 필요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면 상대적으로 근무 환경이 열악한 지방 간호인력이 서울로 쏠릴 수 있어 정부는 공공병원과 지방 소재 병원을 중심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환자가 많이 몰리는 의료기관의 감염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돼 상급종합병원과 서울 소재 종합병원, 병원급 의료기관도 인력과 시설을 갖추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3·1운동 보도 특파원 손녀 ‘딜쿠샤’ 관련 물품 기증

    3·1운동 보도 특파원 손녀 ‘딜쿠샤’ 관련 물품 기증

    “3·1 독립운동을 처음 세계에 알렸던 할아버지의 집 ‘딜쿠샤’를 일반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뜻 깊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미국 AP통신의 한국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가 지난 2일 한국을 찾아 할아버지의 유품 및 딜쿠샤 관련 유물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번에 기증한 자료들은 앨버트 테일러가 사용한 담배 파이프, 3·1운동을 세계에 알리는 편지, ‘호박 목걸이’의 저자 메리 테일러의 호박 목걸이, 딜쿠샤 내부사진 및 관련 문서 등이다. 기증 자료 가운데 딜쿠샤 사진들은 일제 강점기에 딜쿠샤 내부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서 당시 서양식 저택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딜쿠샤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이번에 기증받은 자료들로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미국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가 일제 강점기 서울에서 활동한 내용과 딜쿠샤에 대해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있는 딜쿠샤는 붉은 벽돌로 만든 서양식 가옥으로 힌두어로 희망의 궁전이란 뜻이다. 1923년 준공됐으며 앨버트 테일러는 1942년까지 딜쿠샤에서 살았다. 서울시는 최근 딜쿠샤를 복원해 2019년 시민에게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기증·위탁받은 제대혈 불법 유통…수백억원 챙긴 의사 무더기 적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난치병 치료에 쓰이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환자에게 불법으로 이식한 혐의로 A대학병원 등 13개 병·의원 의사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임상실험도 없이 불법 이식 제대혈 줄기세포를 만든 혐의로 H제대혈은행 전 대표 한모(59)씨와 이를 병·의원에 유통한 업체 관계자 8명을 입건했다. 김모(51)씨 등 의사 15명은 자신의 소속 병원이 ‘제대혈 이식 지정 의료기관’이 아닌데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제대혈 줄기세포를 환자들에게 불법으로 이식했다. 1회 이식량인 3유닛(1유닛=제대혈 줄기세포 80~100cc)에 2000만~3000만원을 치료비로 받아 챙겼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루게릭병, 치매, 암 등의 난치병을 낫게 해 준다”는 의사의 말에 이식을 결정했다. 줄기세포의 일부는 성형외과 등에서 노화 방지 목적으로 사용됐다. 의사들이 이식한 줄기세포는 한씨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산모들에게 기증·위탁받은 제대혈로 줄기세포를 불법 제조한 것이었다. 한씨는 1유닛에 100만~200만원을 받고 총 4648유닛을 유통업체 11곳과 병·의원 13곳에 판매했다. 정부는 2011년 7월 시행된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에 따라 46개 지정 의료기관에 대해서만 이식 치료를 허가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가정폭력 ‘나홀로 증가’

    가정폭력 ‘나홀로 증가’

    성인男 성폭력 피해 66% 급증 지난해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 상담·지원 기관인 해바라기센터를 이용한 ‘가정폭력’ 피해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해바라기센터 이용자가 덩달아 줄었으나 가정폭력 피해자 수만 유일하게 늘었다. 1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바라기센터 이용자는 2014년(2만 8487명)에 비해 0.8% 감소한 2만 825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71.6%인 성폭력 피해자는 2014년(2만 693명)에 비해 2.3% 줄어 2만 218명이었으나, 가정폭력 피해자는 5584명으로 2014년 5517명에 비해 오히려 1.2% 증가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가정폭력 사건 자체가 2014년 1만 7000여건에서 지난해 4만여건으로 크게 증가했다”며 “과거엔 가정 안에서 발생한 폭력을 덮고 넘어가기 일쑤였지만 점차 경찰이 가정폭력 사건에 개입하거나, 피해자 스스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가정폭력 피해자 5584명 가운데 여성이 91.7%, 남성은 8.3%였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경찰은 가정폭력 발생 시 가해자를 대상으로 접근 금지, 격리 등 긴급 임시 조치를 할 수 있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부과 등이 가능하다. 가정폭력 피해 지원과 함께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남성 성폭력 피해자도 늘었다. 120명으로 해바라기센터를 이용한 전체 남성 성폭력 피해자 1019명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66.7%로 매우 높았다. 여가부 관계자는 “2013년 6월, 형법상 성폭력의 객체가 부녀에서 사람으로 바뀌고 인식도 개선되면서 정신적·육체적 상처에 대한 지원을 받으려는 남성 피해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바라기센터를 이용한 남성 성폭력 피해자를 연령별로 보면 13세 미만 아동이 433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13세 이상∼19세 미만 청소년(466명)이었다. 성폭력 피해자 2만 218명 중 여성은 95%, 남성은 5%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상하이 윤봉길기념관에 한글 간판

    상하이 윤봉길기념관에 한글 간판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배우 조재현씨가 1일 기증한 ‘윤봉길기념관’ 한글 간판이 중국 상하이 루쉰공원(구 훙커우공원)의 기념관 정문에 설치돼 있다. 가로 60㎝, 세로 150㎝ 크기의 간판에는 ‘윤봉길 의사 생애 사적 전시관’이라는 글씨가 한글과 한자로 새겨져 있다. 서씨는 “해외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에 한글로 된 간판이 거의 없어 간판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훙커우공원(현 루쉰공원)에서 열린 일왕 생일 축하 기념식장에 폭탄을 던져 일제에 대한 민족의 저항 정신을 보여 줬다. 서경덕 교수 제공
  • [부고] ‘벼농사 연구의 대가’ 김재식 前 전남지사

    [부고] ‘벼농사 연구의 대가’ 김재식 前 전남지사

    1992년 낙향해 전남 장성에서 벼농사 연구에 헌신한 김재식 전 전남도지사가 1일 별세했다. 93세. 고인은 제16대 전남도지사(1969∼73년)와 제10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1992년 낙향해 일본에서 들여온 우수한 벼 종자를 연구하며 직접 농사를 지었다. 그는 당시 신품종 벼를 개발하고 농협 공동재배를 통해 일반 쌀보다 절반 이상 높은 가격에 출하하는 등 쌀농사의 첨병으로 말년을 보냈다. 2000년대부터 친환경 벼농사를 주창하기도 했다. 전국 최우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해남의 ‘한눈에 반한 쌀’과 장성의 ‘자운영쌀’, 함평의 ‘나비쌀’ 등이 모두 김 전 지사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는 2001년 장성에 쌀 농사의 공부방으로 알려진 ‘쌀의 집’을 열었다. 생명을지키는농업의집 대표, 노농식품 회장을 역임하고 자신의 호를 딴 ‘노농(農) 공부방’을 열어 농민들에게 선진 쌀 농사기법을 전수하는 전도사 역할을 했다. 고인은 생전에 자신의 시신을 전남대병원에 의학용으로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족으로는 아들 기훈, 철씨가 있다. 빈소는 광주 전남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3일 오전이다. (062)220-5110.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오늘의 눈] 안전 vs 신산업 육성 ‘가치 충돌’/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

    [오늘의 눈] 안전 vs 신산업 육성 ‘가치 충돌’/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

    요즘 주목받는 무인기(드론), 자율주행차, 콜버스 등 3가지 신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규제 완화를 둘러싸고 팽팽하게 맞붙은 가치관의 충돌이다. 안전과 산업진흥, 즉 신산업 육성의 갈등이다. 두 가치 모두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다. 국민 생명이 핵심인 안전 가치는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면서 새삼 중요해졌다. 14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성장과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 저성장을 타개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신산업의 육성도 절박한 과제다. 지난달 17일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기업이 정부에 풀어 달라고 건의한 규제 사항은 54건이다. 이 중 7건에 대해 부처는 “도저히 지금은 풀 수 없다”며 심층 검토 과제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5건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분야다. 국토교통부는 드론 비행 허가 구간을 하천 둔치 등으로 대폭 늘려 달라는 기업 요구에 대해 국민 안전과 수도 방위 보안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기업들은 아마존 등 해외 굴지의 기업들이 신개념 택배 등 사업화를 위해 분초를 다투는데 정부는 신산업이 육성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댄다고 주장한다.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민간에서는 자율주행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자율주행차 안전을 위한 운전, 면허기준 등에 대해 명시적 규정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찰청은 기술 수준이 운전 면허를 줄 만큼 안전하지 않고 구체적인 운영 실태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야 시간대 교통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콜버스 도입을 결정한 국토부가 시범운행을 했던 전세버스 사업자에게 면허를 내주지 않는 이유도 안전이었다. 지입차가 70%에 달하는 전세버스의 경우 밤새 운행한 다음날 아침 어린이 수송차 등에 쓰이면 소비자의 안전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안전과 책임 부분이 기존 택시·노선버스 면허 사업자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논리다. 전세버스 사업자를 비롯해 콜버스란 신개념 운송수단에 대해 새 시장 창출 효과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정부가 기존 업계를 보호하느라 진입 장벽을 쳤다고 비판했다. 최근 벌어지는 모든 규제 논란의 핵심에는 빠르게 변하는 ICT,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변화를 법·제도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데 근본적 이유가 있다. 집단지성 속에 빠르게 바뀌는 융합 현실을 뒷받침할 법·제도의 부재가 괴리와 혼란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 규제 권한을 쥐고 있는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규제 완화를 해 줌으로써 얻게 될 이득보다 안전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돌아올 책임 추궁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싶은지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규제를 물에 빠뜨리고 꼭 살릴 것만 살리자”고 했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통찰력과 의지를 가진 공무원과 기업 모두 안전, 신산업 육성이란 두 가치에 대해 한발 먼저 대응하고 제도권 안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센티브든 과실 면책이든 상충된 가치를 절충할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jurik@seoul.co.kr
  • 기업 체감경기 6년 만에 최저… 2009년 금융위기 직후 수준

    기업의 체감경기가 금융위기에서 회복되던 수준으로 악화됐다. 수출 부진에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2016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2월 제조업의 업황BSI는 63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금융위기에서 회복되던 2009년 3월(56)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6월(66)보다도 낮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치 100을 웃돌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반대로 기준치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22일 전국 3133개 법인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이 중 2869개 기업이 응답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우리 상점은 내가 지킨다’ 권총 강도와 맞서 싸우는 12세 소년

    ‘우리 상점은 내가 지킨다’ 권총 강도와 맞서 싸우는 12세 소년

    강도와 맞서 싸운 용감한 소년의 CCTV 영상이 화제네요. 지난 2011년 터키의 한 귀금속 상점으로 들어오는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들어옵니다. 소년이 문으로 다가가 남성을 맞이합니다. 남성은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며 강도로 돌변합니다. 강도로 변한 남성의 모습에 뒤쪽에 서 있던 소년이 강도의 권총을 제지하며 그에게 주먹을 날려 싸웁니다. 소년의 반격에 당황한 강도가 출입문으로 도망가고 소년의 아빠인 상점 주인이 그를 뒤쫓습니다. 한편 소년의 반격에 도둑질조차 못 한 강도는 도망 직후 경찰에 의해 체포됐으며 무장강도 혐의로 기소됐다고 하네요. 사진·영상= Fun 4 You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현기증남 김형욱, 고급 승용차로 여성 번호따기 도전 ☞ 왕도마뱀의 역공…상대 얕봤다가 당황한 표범
  • [명인·명물을 찾아서] 화성행궁 갔다가 박물관 투어하고 오지요

    [명인·명물을 찾아서] 화성행궁 갔다가 박물관 투어하고 오지요

    수원 화성 축성 과정 직접 볼 수 있어 서예박물관에 영·정조가 쓴 어필첩도새달부터 박물관 3곳 야간 관람 가능 경기 수원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즐비한 곳이다. 팔달산을 중심으로 5.7㎞에 걸쳐 있는 화성은 성문, 누대 등 건축양식이 동양 성곽의 웅대함과 서양 성곽의 아름다움, 실용성을 모두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화성행궁은 정조가 융릉을 참배할 때 머물던 임시 처소로, 우리나라 행궁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수원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고 있다. 그런데 수원을 찾는 쏠쏠한 재미가 더 생겼다. 바로 수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 등 수원시 박물관 3형제와 최근 문을 연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덕분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박물관의 불모지였던 곳에 볼거리로 가득 찬 박물관과 미술관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수원이 역사·문화·체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화성에 관한 모든 것… 수원화성박물관 화성행궁 인근에 있는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화성의 축성과 정조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문을 연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에 화성축성실, 화성문화실, 기획전시실 등 3개 전시실과 야외 전시장을 갖췄다. 보물 1477호 번암 채제공(1720~1799) 초상화를 포함해 252건 740점(기증 147점, 구입 593점)의 다양한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화성축성실은 화성이 어떻게, 누구에 의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 준다. 정조가 화성행차 때 입었던 황금갑옷, 축성 보고서 ‘화성성역의궤’ 영인본, 정조가 화성 유수 조심태에게 보낸 어찰, 규장각과 화성박물관만 소장하고 있는 정조문집 ‘홍재전서’ 완질본, 국내 2점뿐인 사도세자의 대리청정 유훈교서 등도 전시하고 있다. 화성문화실에서는 1795년 윤2월 정조의 8일간 화성행차를 팔폭 병풍에 그린 ‘화성능행도병’ 모사도, 화성유수 채제공의 영정과 정조가 채제공에게 보낸 어찰, 필사본 번암선생집, 정조의 정예 친위부대 장용영의 복식과 무기 등을 볼 수 있다. ●수원의 과거~미래 한눈에 수원박물관 2008년에 개관한 수원박물관은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다양하게 보여 주는 ‘수원역사박물관’과 한국서예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서예박물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원역사박물관은 ‘수원의 자연환경’, ‘선사·역사시대의 변천사’, ‘수원로의 개설’, ‘60년대 수원 만나기’, ‘근대 수원의 문화’ 등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과거·현재·미래의 시점과 주제별로 보여 준다. 또 지방자치단체에서 최초로 건립한 한국서예박물관은 6000여점에 달하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예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서예의 이해’, ‘서예의 감상’, ‘문방사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요 작품으로는 영조와 정조가 친히 쓴 어필첩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야외전시장에는 수원에서 관리를 지낸 인물들의 업적을 나타내는 선정비, 의장석물, 묘제석물, 생활 유물 등을 곳곳에 배치했으며 ‘어린이체험실’에서 다양한 역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고 소개했다. ●‘어린이체험실’ 갖춘 수원광교박물관 2014년 3월 개관한 수원광교박물관은 수원시의 세 번째 공립박물관으로 영통구 광교역사공원에 들어서 있다. 1층 광교 역사문화실에서는 광교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출토된 빗살무늬 토기 등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의 유물을 볼 수 있다. 개발 전 광교 골짜기 마을에 대한 민속, 문화, 생태, 생활사 자료도 한데 모아 옛 정취를 보존했다. 수원 출신 역사학자 사운 이종학(1927~2002) 선생과 학창 시절을 수원에서 보낸 소강 민관식(1918~2006) 선생이 기증한 유물도 별도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사운 이종학실에서는 2004년 유족이 기증한 충무공 이순신과 독도 포함 영토 관련 사료, 일제 침략사 등 2만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소강 민관식실에 전시한 3만여점은 민관식 선생이 국회의원, 문교부 장관, 국회의장 직무대리 등을 하며 평생 수집한 것으로 2010년 기증받았다. 어린이들이 역사와 문화를 놀면서 접할 수 있는 ‘어린이체험실’도 갖춰져 있다. 시는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다음달부터 수원박물관과 수원화성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 등 지역 내 박물관 3곳에서 야간 관람을 실시한다. 관람시간을 오후 6시에서 9시로 연장하며 휴관일인 매달 첫째주 월요일과 토요일, 공휴일은 제외된다. ●4개월 만에 관람객 5만명 돌파 아이파크미술관 화성행궁광장 옆에 들어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개관 4개월 만인 지난달 말 현재 누적 관람객 5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수원 최초의 시립미술관으로 연면적 9661㎡에 5개의 전시실, 예술전문 도서관, 교육실, 카페테리아 등 관람객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전통과 현재가 소통하는 곳’이란 주제로 건립된 이 미술관은 화성의 전통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변 경관과 어울리면서도 기하학적인 현대미를 최대한 살린 게 특징이다. 미술관 전면에는 확 트인 투명창을 설치해 관객들이 전시품을 관람하면서 동시에 화성행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미술관 안에는 ‘포니정홀’도 마련했다. 국내 최초의 고유모델 자동차인 ‘포니’를 개발한 현대자동차 초대 사장인 정세영 명예회장을 기리는 공간이다. 미술관은 지난해 11월 나혜석(1896~1948)의 유족으로부터 ‘자화상’, ‘김우영초상’ 등 나혜석의 미공개 유작 2점을 기증받았다. 한국 최초의 여성 유화가인 나혜석의 두 작품은 한국 근대 미술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미술관 측은 밝혔다. 미술관은 오는 4월 나혜석 탄생 120주년을 맞아 나혜석 기념 전시를 개최한다. 염태영 시장은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와 수원화성 완공 220주년을 맞아 특색 있는 전시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한편 수원화성과 수원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화성박물관, 전통시장 등 기존의 자원과 함께 관광 인프라를 확대해 연계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감염병 이야기] 신종 감염병 왜 출몰할까

    [감염병 이야기] 신종 감염병 왜 출몰할까

    이집트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을 위해 1970년 나일강에 아스완하이댐을 건설했다. 댐 건설로 홍수가 사라지고 생산 역량도 증대됐지만, 비옥한 침적토가 사라졌으며 얕은 물에 서식하는 달팽이가 늘었다. 그 결과 이 달팽이가 전파하는 기생충인 ‘만손주혈흡충’ 감염 환자가 급증했다. 밀림을 본격적으로 개간하면서부터는 본래 원숭이의 질환이었던 에이즈가 사람으로 옮겨왔고, 황열 등이 출현했다. 개발과 이로 인한 환경파괴는 이렇게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이란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해 전국을 휩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인간과 접촉할 일이 없는 박쥐의 바이러스가 낙타를 매개로 사람을 감염시켰다. 원래 동물을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는 이른바 ‘종(種)간 장벽’ 때문에 사람을 감염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계속된 개발로 동물과 사람의 접촉이 늘면서 이 장벽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 미국의 수의학자인 마크 제롬 월터스는 저서 ‘에코데믹’에서 “인류의 지구환경 및 자연의 순환과정 파괴가 신종 전염병의 등장과 감염병 확산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이 계속되는 한 신종 감염병은 계속해서 출현할 것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종감염병이 대두되는 요인으로 인구증가, 가축의 대량생산체계, 교역의 증대, 생태환경의 변화, 기후 변화 등을 꼽는다.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적 수준이 나아지면서 사람들은 고기를 대량 소비하기 시작했다. 축산업자들은 공장에서 찍어내듯 좁은 공간에서 가축을 대량생산했고, 그 결과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혼합돼 변이를 일으키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 중에서 돌연변이율이 가장 높다. 인공 사료도 먹였고 가축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항생제를 사용했다. 이렇게 출몰한 신종 감염병이 광우병과 조류인플루엔자, 신종인플루엔자, 항생제 내성균이다. 치사율 60%의 조류인플루엔자(H5N1) 환자도 태국 칸차나부리주의 양계장에서 처음 발생했다. 밀집형 가축농장이 많은 중국에선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출현해 급속히 퍼져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불법적인 동물 무역도 증가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전혀 새로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도 커졌다. 바이러스는 조류, 박테리아, 식물, 벌레, 포유동물 등 모든 세포 생물에 기생할 수 있다. 기후 변화도 신종 감염병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이다. 강수량과 기온이 증가하면 모기와 진드기 등 질병매개 곤충이 덩달아 늘고, 바다 온도가 높아지면 독성 세균과 독소가 증가한다. 우리나라도 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2013년엔 35명이 감염돼 17명이 사망했고 2014년엔 55명이 감염돼 15명이 사망했다. 뎅기열 등 모기가 옮기는 질환은 주로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온이 계속 오를 경우 우리나라에 토착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한번 발생한 신종바이러스는 해외 여행객의 몸에 무임승차해 각국으로 퍼져 나간다. 우리나라도 도심 한복판에 새로운 감염병 환자가 등장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해외 유입 감염병 연도별 신고현황’에 따르면, 해외 유입 감염병은 2011년 357건, 2012년 352건, 2013년 494건, 2014년 400건, 2015년 497건으로 증가 추세다. 어떤 나라도 신종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지는 않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현기증남 김형욱, 고급 승용차로 여성 번호따기 도전

    현기증남 김형욱, 고급 승용차로 여성 번호따기 도전

    “저 혹시 마음에 들어서 그런데 전화번호 좀” 현기증남 김형욱(37)이 초호화 승용차 롤스로이스로 여성들의 번호 따기에 도전했다. 지난 14일 미라클캐스트의 유튜브 채널에는 “네부자들 프로젝트 1탄 - 갓형욱, 아싸 이희진 데이트편”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김형욱은 신사동 가로수길에 고급 승용차를 세워놓고 한 시간 동안 여성들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봤다. 그러나 여성들은 조금의 관심도 없다는 듯 김형욱을 본체만체하며 지나칠 뿐이다. 김형욱은 여성들에게 계속 “죄송하다”고 사과하더니, 자신감을 상실한 듯 “난 못하겠어. 아 창피해”라고 외치며 차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미라클인베스트 이희진 대표는 잠시 뒤 갓형욱에게 배턴을 넘겨받았다. 영상은 소형자동차를 이용해 번호따기에 나선 그가 얼마 지나지 않아 번호를 넘겨받고 기뻐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미라클캐스트 측은 해당 영상에 대해 “케미 확장 프로젝트 ‘네부자들’의 첫 번째 티저 영상”이라며 “곧 먹방까지 함께하는 전체 버전도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사진·영상=미라클캐스트/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재력 앞에 180도 태도 뒤바뀌는 여성…‘씁쓸한 실험’☞ 물속에서 자신에게 기관총 쏜 물리학자, 결과는?
  • 절박한 초보맘들 울면서 SOS “우리 아기 먹일 젖이 안 나와…”

    절박한 초보맘들 울면서 SOS “우리 아기 먹일 젖이 안 나와…”

    모유(母乳)는 신생아가 작은 몸을 지탱할 양분이자 엄마의 사랑과 보호를 확인받는 ‘음식 이상의 음식’이다. 단백질과 무기질이 많고 탄수화물과 지방은 적다는 영양학적 이점에 더해 면역 성분 또한 풍부하다. 엄마들이 소중한 아기에게 자신의 젖을 물리고 싶어하는 이유다. 하지만 모든 엄마에게 가능한 일은 아니어서 젖이 부족한 여성들은 다른 기관이나 개인 등을 통해 모유를 구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안전성이 확보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30대 여성은 “인터넷을 통해 다른 신생아 엄마로부터 모유를 샀는데, 건강한지 어떤지 확인할 길이 없어 결국 아기에게 먹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엄마들을 위해 모유은행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모유은행이 2곳뿐이다. 대학병원으로는 강동경희대학교가 유일하다. 이곳의 하루를 통해 모유가 어떻게 기증되고 관리되고 제공되는지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지난 22일 오전 9시 서울 강동구 동남로 강동경희대학병원 모자보건센터 모유은행. 40㎡(12평) 남짓한 사무실은 끊임없이 걸려오는 문의전화로 조용할 틈이 없었다. 김인영(41) 간호사는 “한 번에 가공할 수 있는 모유의 양이 한정돼 있는데, 달라는 분들은 너무 많아서 20병(37주 미만 미숙아용·1병=120㏄)을 신청해도 절반밖에 못 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30분간 전화 응대를 하던 김 간호사는 보조직원 박현경(41)씨와 모유를 살균하기 위해 헤어캡, 멸균복, 마스크, 장갑, 신발캡 등으로 ‘완전무장’을 했다. 김 간호사는 “오늘은 모유 1만 5000㏄를 저온 살균할 것”이라고 말하며 기증시점부터 4일간 이어지는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모유는 비닐팩에 밀봉해 냉동 상태로 기증되는데, 엄마 몸에서 나온지 3개월 이상 지났거나 포장이 훼손된 모유, 냉동되지 않은 경우는 폐기처분합니다. 잘 관리된 모유는 성분 검사를 통해 ‘미숙아’용과 ‘만삭아’용으로 나누죠. 분류 작업에만 꼬박 하루가 걸리죠. 분류작업을 거친 모유는 영하 20도 이하에서 냉동 보관합니다.” 이날 모유 보관용 냉동고의 온도계는 영하 31.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냉동한 모유는 3일간 냉장고(영상 3도)에서 천천히 해동을 한다. 열을 가하거나 실온에서 녹이면 모유에 세균이 번식할 우려가 있다. 김 간호사는 “4일의 준비를 거치고, 저온 살균 등 여러 단계의 가공을 하고, 안전성 검사까지 마치면 모유를 산모에게 보내는데, 전체 1주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김 간호사가 슬러시 상태로 해동된 모유팩 수십개를 냉장고에서 꺼냈다. 겉면에는 유축날짜(기증자가 모유를 담은 날짜)와 산모의 간단한 신상 정보가 적혀 있었다. 김 간호사는 박씨가 건네주는 모유팩을 개봉해 3ℓ 용량의 삼각 플라스크 5개에 담았다. 각각의 플라스크에 산모 2~3명의 모유를 섞었다. 모유마다 영양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잠시만요, 멸균복을 다시 갈아입어야 해서요. 모유는 멸균이 생명이거든요.” 옷을 갈아입은 김 간호사는 자외선 소독기(UV조명)가 설치된 실험대에서 플라스크의 모유를 120㏄ 크기의 유리병에 나누어 담았다. 오전 11시 모유가 담긴 유리병을 30개씩 저온살균 기계에 넣었다. 하나의 플라스크에서 나온 유리병들은 반드시 한 묶음으로 넣어야 한다. 나중에 위생 등 문제가 생기면 역추적을 하기 위해서다. 살균기계 안에 증류수 10ℓ를 병의 목 부분까지 잠기도록 채운 뒤 62.5도에서 30분간 기계를 가동했다. 기계는 병을 좌우로 계속 흔들어 유리병에 담긴 모유 전체가 같은 온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살균은 한 번에 1시간 정도가 걸렸다. 이날은 5차례 살균을 했기 때문에 김 간호사는 5시간 동안 기계 앞을 지켰다. “기계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지 수시로 살펴봐야 해요. 한눈팔다가 기증받은 소중한 모유가 못 쓰게 돼 버릴 수 있거든요.” 점심은 박씨와 교대로 사무실 밖에 잠깐 나가 샌드위치를 먹으며 때웠다. 통상 매주 2차례 살균을 할 때마다 되풀이되는 일이라고 김 간호사는 말했다. 오후 1시, 상담 전화가 걸려 왔다. 쌍둥이 자녀를 둔 엄마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새어 나왔다. 모유가 나오지 않아 분유를 먹였는데 아기가 온몸으로 거부하는 상태라고 했다. 그 엄마는 “무심하게 ‘분유를 계속 먹여 보라’고 말하는 남편이 야속하다”고 말했다. 김 간호사는 15분 정도 산모의 푸념을 들으며 달랬다. “아이가 걱정된다고 울면서 전화하는 초보 엄마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실 거예요. 이런 경우 분유 알레르기인지, 분유 거부반응인지 의사와 상담하고 필요하면 모유은행에 신청하도록 설명해 줍니다.” 살균을 마친 모유 중 일부는 샘플로 추출해 진단병리실에서 48시간 동안 안전성 검사를 하고 나머지는 아이스큐브에 담아 급속 냉각한다. 샘플에서 병원균이 검출되지 않아야 모유를 필요한 산모에게 보낸다. 모유의 유통기한은 샘플이 안전성 진단을 받은 날로부터 ‘6개월’이다. 만약 샘플에서 병원균이 검출되면 해당 모유는 전부 폐기한다. 우리나라에서 대학병원급의 큰 병원이 운영하는 모유은행은 이곳뿐이라 신청이 몰린다. 모유은행을 처음 설립했던 2007년 228ℓ에 불과했던 공급량은 지난해 1447ℓ로 6배 이상이 됐다. 하지만 신청량이 워낙 많아 안타까운 엄마들의 바람을 다 들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미숙아, 분유 알레르기 판정을 받은 신생아, 산모가 항암치료 등의 이유로 모유수유를 할 수 없는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신청이 들어온다. 이곳에 모유를 신청하려면 담당의사의 소견서가 필요하다. 통상 12개월 이하의 영아에게 우선권이 있다. 120㏄병에 담긴 미숙아 모유는 3200원, 150㏄병에 담긴 만삭아 모유는 3700원이다. 지난주부터 모유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최윤실(39·여)씨는 “쌍둥이 딸이 미숙아라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모유를 먹고 잘 자라고 있어 기증자와 병원 측에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김은혜(30·여)씨가 어떻게 하면 기증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다며 모유은행에 전화를 걸어왔다. 김씨는 “생후 26일 된 아이가 태어난 지 이틀 만에 횡격막 수술로 병원에 입원했다”며 “아픈 아이를 보니 다른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증자 이산희(33·여)씨는 “기증을 하고 싶어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인데 오히려 기증을 할수 있는 것을 감사히 여긴다”고 말했다. 기증은 아기를 낳은 지 12개월 이내인 산모만 신청할 수 있다. 직전 6개월 내 실시한 간염·매독·에이즈 등에 대한 혈액검사 결과지와 동의서를 제출하면 기증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소아과 전문의, 산부인과 전문의, 조산사, 간호사 등 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기증을 할수 없다. 심사를 통과한 기증자는 냉매와 모유팩 등이 들어 있는 전용 택배 박스를 받게 된다. 한 박스에 모유 5000㏄ 정도를 담을 수 있다. 기증자는 1~2개월간 모유를 모아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모유은행으로 보내면 된다. 모유은행 측은 최근 유행하는 온라인 모유 거래를 우려했다. 박은영 모유은행장은 “제공자의 병력을 확인할 수 없고 모유의 전달 과정에서 병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 개인 거래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는 이를 제재하거나 감독할 시스템이 없다. 그는 “무엇보다 남은 모유는 다시 냉동해도 세균 번식이 지속되기 때문에 절대로 재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배종우 모자보건센터장은 “모유의 공급은 신생아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라도 산모들의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독립정신 깃든 ‘희망의 궁전’ 복원”

    “독립정신 깃든 ‘희망의 궁전’ 복원”

    1919년 3·1 독립운동과 일본의 무단통치 실상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의 서울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가 1923년 지은 ‘딜쿠샤’가 국가 문화재로 지정돼 70년 만에 원형 복원에 들어간다. 이 가옥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에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6일 기획재정부·문화재청·종로구와 이런 내용의 ‘딜쿠샤의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합의서’를 채택했다. 딜쿠샤는 종로구 행촌동에 있는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가옥으로 테일러 부부가 1942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강제 추방될 때까지 20년간 살던 곳이다. 딜쿠샤는 ‘희망의 궁전’이라는 뜻의 힌두어다. 한때 이 건물은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 사옥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양기탁과 함께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어니스트 베델의 집터가 근처였기 때문이다. 베델의 집터는 종로구 홍파동 일대 6062㎡(1837평)에 걸쳐 넓게 분포했는데, 그곳에서 불과 30m 떨어진 곳에 딜쿠샤가 있으니 그런 추정이 나왔다. 이 추정 덕분에 한때 이 건물을 ‘언론박물관’으로 조성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2006년 테일러 부부의 외아들이자 1919년 서울에서 태어난 브루스 테일러가 방한해 부모가 살던 집임을 밝혀 ‘DILKUSHA 1923’이라는 명문의 의미가 밝혀졌다. 대한매일신보 사옥 터는 종로구 수송동으로 확인돼 2007년 표석을 세워 놓았다. 국유 재산인 딜쿠샤에는 12가구 23명이 거주하고 있다. 퇴거 조치를 강행하기 어려운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며 건물의 내·외부 훼손이 문제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재부 등과 논의해 이들이 임대주택 등으로 이주하도록 유도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한편 테일러 부부의 손녀인 싱어송라이터 제니퍼 테일러는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이날 서울을 찾았다. 28일 딜쿠샤와 할아버지가 안치된 마포구 합정동의 ‘양화진 외국인 묘역’을 방문한다. 제니퍼는 다음달 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테일러 부부가 서울에서 수집한 349점의 생활용품을 기증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실험영상] 12세 소녀와 65세 노인의 결혼, 사람들의 반응은?

    [실험영상] 12세 소녀와 65세 노인의 결혼, 사람들의 반응은?

    어린 소녀와 결혼하는 노인의 모습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미국의 인기 유튜버 코비 퍼신(Coby Persin·21)이 ‘65세 노인과 12세 소녀가 결혼하다’(65 Year Old Man Marries 12 Year Old Girl)라는 제목의 실험 영상을 지난 21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실험의 내용은 간단하다. 신부 드레스를 입은 12세 소녀와 턱시도를 입은 65세 노인에게 웨딩 촬영을 진행하게 한 뒤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 실험이 시작되고 노인과 소녀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웨딩 촬영을 한다. 하지만 신이 난 듯한 노인의 표정과 달리 소녀의 표정은 매우 어둡다. 잠시 뒤 한 여성은 소녀에게 “엄마 어딨니?”라고 묻더니 노인에게 “얘는 어리잖아요”라고 따지듯 이야기한다. 노인은 “부모가 허락해줬다”고 대답한다. 계속되는 웨딩 촬영에 한 남성은 “아이가 결혼하기 너무 어리지 않느냐”며 소녀와 노인의 나이를 확인하고는 “소녀가 결혼하기 싫어하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언성이 높아지자 어느새 노인과 소녀 주위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사람들은 급기야 욕설과 함께 소녀와 노인을 떼어놓기까지 한다. 이 영상은 세계 곳곳에서 매일 3만 3천여 명의 아이들이 강제 결혼과 조혼(早婚)으로 내몰리는 현실에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21일 유튜브에 올라오고 나서 27일 현재 27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Coby Persin/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현기증남 김형욱, 고급 승용차로 여성 번호따기 도전☞ 재력 앞에 180도 태도 뒤바뀌는 여성…‘씁쓸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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