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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부모가정 7세 소녀, 대학 때까지 12년 후원한 소방관

    한부모가정 7세 소녀, 대학 때까지 12년 후원한 소방관

    한부모가정 7세 소녀를 대학 입학까지 후원한 소방공무원이 주변에 감동을 안기고 있다. 경기 하남소방서 양승춘(56·소방경) 구조대장은 2008년 TV를 보다가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어렵게 살아가는 일곱살 어린 소녀의 사연을 접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현장, 2011년 일본 대지진 현장 등 국내외 대형 재난 현장에서 활약한 베테랑 구조대원인 양승춘 대장은 일곱살 소녀의 사연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것이다. 양승춘 대장은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자신의 둘째 딸보다 한 살 어린 이 소녀를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곧바로 방송국에 전화를 걸었다. 제작진의 도움으로 소녀 어머니의 계좌번호를 받았고, 그렇게 강화도 소녀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매달 월급 일부를 소녀에게 보냈고, 성과급을 받으면 더 얹어 보내기도 했다. 몇 년이 지나고 소녀의 엄마로부터 “지금까지의 후원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감사의 말을 들었지만, 소녀가 대학에 갈 때까지 후원하겠다고 했던 스스로의 약속을 되새기며 후원을 이어갔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올해 초, 소녀는 대학 신입생이 됐다.양승춘 대장은 입학축하금을 보내며 12년 전 다짐을 완수했다. 소녀와 어머니 역시 양승춘 대장에게 작은 선물을 보내 12년간의 후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2년간의 꾸준한 후원에 대해 양승춘 대장은 “그 아이는 제겐 막내딸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룬 아이가 대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양승춘 대장은 강화도 소녀 말고도 먼저 세상을 떠난 직원의 어린 자녀 2명에게도 3년 넘게 남몰래 매달 후원금을 전달해 오기도 했다. 퇴직을 4년 앞둔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또 다시 도움이 필요한 이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진작에 장기기증 서약도 마쳤다. “사람을 살려내야 하는 게 우리의 숙명 아니겠습니까. 지금껏 그랬듯 퇴직까지 남은 기간에도 한결같은 신념으로 살아갈 겁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것은 피의 투쟁”…고교 1년생이 직접 겪은 5·18 ‘그날의 기록’

    “이것은 피의 투쟁”…고교 1년생이 직접 겪은 5·18 ‘그날의 기록’

    “내 형제,내 친구가 현세계에 존재하고 있지 않은데... 언제 어디서 모이자고 약속하지 않았는데 나가보면 모두 한자리인걸 보면 광주 시민(의) 국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구나 하는걸 느낀다” “이 사건을 굳이 ‘사태’라기 보다는 ‘의거’라고 칭하고 싶다”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이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인 3일 ‘오월, 그날의 청소년을 만나다’ 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열고 40년 전 5·18을 경험했던 석산고 1학년생 186명이 쓴 ‘5·18 작문집’을 공개했다. 석산고 1학년 2반 최병문씨와 1학년 4반 서충렬씨가 가 40년 전인 1980년 5월을 직접 경험한 뒤 10개월 후 직접 기록한 작문이다. 최씨는 ‘광주 민중 봉기’란 제목의 글에서 “5·18은 정치적 장난이 아닌 한마디로 피의 투쟁”이라고 기록했다. 이번에 공개된 작문집은 석산고 국어교사인 이상윤 선생이 1981년 2월 말쯤 2학년으로 올라가는 석산고 1학년 학생들에게 내준 숙제였다.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당시 1학년 8개 반 186명이 숙제를 제출했다. 반과 이름을 적은 작문이 144개, 이름만 확인되는 작문이 1개, 반만 적은 작문이 13개, 어떠한 정보도 확인할 수 없는 작문이 28개이다. 작문집은 같은 학교 동료 교사가 1987년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 기증했고, 지난 7월 5·18기록관에 기탁됐다. 작문집 일부가 전시회 전시물로 활용된 적은 있지만 전체가 공개된 건 처음이다. 작문에는 학생들이 본 5·18 현장에 대한 느낌, 정부의 인식 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남대 NGO 대학원 정호기 강사는 “작문집은 5·18이 종료된 이후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진 집단 증언이었다”며 “일기나 취재 수첩, 언론 보도를 제외하면 5·18을 주제로 이뤄진 집단적 작문 활동 가운데 현존하는 유일한 사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선 5월 항쟁 당시 석산고·서석고 등에 재학 중이던 학생 6명이 나와 자신이 목격하고 참여했던 내용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정용화 5·18 기록관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에서 청소년의 역할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새로운 사례들이 발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헌혈 사랑 나눔 축제’개최

    헌혈 사랑 나눔 축제’개최

    대구보건대는 오는 4일 대학 본관 1층 로비와 헌혈 버스, 교내 헌혈의 집 등에서 ‘제22회 대구보건대학인의 헌혈 사랑 나눔 축제’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헌혈축제는 코로나 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적정 헌혈보유량 유지가 어려운 가운데 혈액수급 안정화에 기여하고 백혈병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안전한 행사진행을 위해 축소 운영된다. 대학 본관 1층 로비에서는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적십자혈액원의 도움을 받아 헌혈침대 8대를 배치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릴레이형식으로 헌혈이 이어진다. 2019년도에는 헌혈 침대 50대로 진행했었다. 헌혈 참가는 모두 50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지원했다. 코로나 19 방역수칙에 따라 참가자는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체온측정, 손소독 등 전염병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헌혈은 사전 신청자에 한해 시간대별로 나눠 실시한다. 헌혈자는 봉사활동 8시간이 인정한다. 이밖에 헌혈증서 기증자를 위한 기념품 증정과 경품추천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또, 대구경북적십자혈액원은 대구보건대가 20년 간 헌혈 행사를 유지한 점과 2005년 교내 헌혈의 집 개소를 무상으로 임대하고, 국민보건향상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해 헌혈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헌혈 장학금은 작년부터 대구보건대 헌혈유공(다회 헌혈자) 재학생들을 선정해 매년 상·하반기마다 지급한다.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코로나 19 장기화로 혈액보유량의 안정적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헌혈은 무엇으로도 대신 할 수 없는 진정한 이웃사랑을 실천”이라며“헌혈이 세상에서 가장아름다운 기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헌혈 사랑 나눔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에듀윌 사회공헌위 양형남 회장, 보호관찰 청소년 미래 응원…검정고시 수강권 기증

    에듀윌 사회공헌위 양형남 회장, 보호관찰 청소년 미래 응원…검정고시 수강권 기증

    에듀윌 사회공헌위원회(회장 양형남)는 ‘지역사회의 꿈’ 실현을 목표로 이웃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교육 소외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법무부 산하 전국 보호관찰소 청소년들이 계속해서 꿈을 향해 달릴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에듀윌의 검정고시 지원은 2009년 법무부와 인연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2년 동안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검정고시 수강권 지원은 전국 보호관찰소 무직·비진학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에듀윌은 이와 같이 탈선 및 범죄 예방과 교육 소외 해소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아 2019년 7월 법무부 주관 ‘제1회 범죄예방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에듀윌 사회공헌위원회는 지난 8월 구로경찰서와 손잡고 ‘학교 밖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과 진로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양형남 에듀윌 사회공헌위원회 회장은 “검정고시 수강권 지원은 교육이 절실한 많은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늘 기쁘게 지원하고 있는 사업이다”라며 “에듀윌의 미션은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에듀윌’이다. 이처럼 교육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 믿고, 앞으로도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라 말했다. 에듀윌 사회공헌위원회(회장 양형남)는 2017년 창단됐다. 에듀윌 사회공헌위원회의 나눔활동은 사회공헌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핼러윈에 거짓말처럼 세상 떠난 美 오디션 스타

    핼러윈에 거짓말처럼 세상 떠난 美 오디션 스타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니키 맥키빈이 4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핼러윈으로 떠들썩하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남편인 그레이지 새들러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내의 죽음을 알렸다. 새들러는 맥키빈이 사망 3일 전 동맥류 문제로 병원을 찾았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고 적었다. 맥키빈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장기는 기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들러는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함께 슬퍼할 것을 안다”고 말하며 “나에게는 그녀의 손을 잡고 이마에 키스를 할 수 있는 아주 적은 시간만이 남아 있다”고 장례를 앞둔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수술실로 들어갈 때 그녀가 칭송해 온 스티비 닉스의 곡 ‘Landslide’을 틀어줬다”며 팬들에게 그녀와 함께 이 곡을 즐겨주기를 당부했다. 또 “그녀는 팬들을 사랑했고, 팬들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고 슬퍼할 팬들을 위로했다. 맥키빈을 스타로 만들어준 ‘아메리칸 아이돌’측 역시 트위터를 통해 “그녀는 놀라운 재능을 가진 가수였다”며 “아메리칸 아이돌 패밀리의 일부이며 우리는 그녀가 매우 그리울 것”이라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한편 맥키빈은 지난 2002년 많은 스타를 배출한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에 출연해 우승을 차지한 켈리 클락슨, 준우승을 차지한 저스틴 구아리니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을 해오다 지난달 3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사람들은 안타깝게 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지구에 떨어진 ‘화성 운석’의 비밀…“44억 년 전부터 물 존재”

    [핵잼 사이언스] 지구에 떨어진 ‘화성 운석’의 비밀…“44억 년 전부터 물 존재”

    8년 전인 2012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 하나에서 화성에는 44억 년 전부터 물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행성 과학자들이 밝혔다. 프랑스 파리지구물리연구소(IPGP) 등 국제연구진은 새로운 연구에서 ‘NWA 7533’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운석의 광물 구성에서 산화 작용이라는 화학적 특징을 확인했다. 이는 당시 물이 형성되면서 일어난 반응을 의미한다. 행성 과학자들은 적어도 37억 년 전부터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전 연구에서 밝혀진 NWA 7533의 형성 시기가 44억 년 전이라는 점과 새롭게 밝혀진 광물 성분을 고려함으로써 화성에는 기존 이론보다 7억 년 더 전인 44억 년부터 물이 존재했다고 이들 연구자는 추정했다. 만일 기존 생각보다 이른 44억 년 전부터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이론이 맞는다면 물이 행성 형성 초기에 어떤 과정의 자연스러운 부산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는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관한 질문에 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결국 외계생명체의 기원에 관한 이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 2013년 중량 84g의 화성 운석 NWA 7533의 형성 시기가 44억 년 전으로, 현존하는 어떤 화성 운석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NWA 7533의 표본에 대해 화학적 지문을 검출하는 서로 다른 4가지 분광 분석법을 수행했다. 우리는 마그마의 산화 작용에 관한 강력한 증거를 찾아냈다”면서 “운석 속 화성 쇄설암이나 파편화한 암석은 마그마로부터 형성됐으며 일반적으로 충돌과 산화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산화 작용은 44억 년 전 화성 지각의 일부를 녹인 충격 동안 그곳에 물이 존재했다면 일어날 수 있었던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분석은 또 그로 인한 영향이 많은 수소를 방출하게 했으리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 점에 대해는 “화성이 이미 이산화탄소라는 두꺼운 단열성 대기를 지닌 상황에서 수소 방출은 행성 온난화에 관여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이번 연구자들은 NWA 7533 외에도 2011년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또다른 화성 운석인 NWA 7034의 표본을 얻어 분석했다. 여기서 NWA는 발견지인 북서아프리카(North West Africa)를 뜻하며, 그뒤에 붙는 숫자는 국제행성과학기구인 운석학회가 공식으로 운석을 승인한 순서를 보여준다.화성에 착륙한 로버들이 수집한 증거와 비교한 덕분에 이들 두 운석이 모두 화성에서 왔다는 사실을 잘 알려졌다. NWA 7533의 화성 기원을 확인하는 데는 1970년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바이킹 임무에서 수집한 자료와 비교가 이뤄졌었다. 바이킹 임무는 인류가 만든 장비를 최초로 화성 표면에 착륙시킨 것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 운석 중 일부는 NASA 바이킹이 분석한 화성 대기 자료와 일치하는 갇힌 기체를 포함한다. NWA 7533과 검은 미인(Black Beauty)으로 더 잘 알려진 NWA 7034은 다른 외계 운석들과 구별되지만, 같은 산소 동위원소 비율을 갖고 있어 같은 모체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점에 대해 연구진은 “두 운석은 모두 같은 사건에 의해 지구에 떨어졌지만 아마 대기권 진입 중 파편화해 사하라 사막에 흩어졌을 것”이라면서 “나중에 사람들이 따로 수집했기에 서로 다른 이름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NWA 7034는 2013년 형성 시기가 21억 년 전으로 밝혀져 NWA 7533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화성 운석으로 기록됐다. 과학자들은 당시 크리켓 공 크기의 NWA 7034 운석에는 지구에서 발견된 다른 어떤 화성 운석보다 많은 물의 존재 증거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NWA 7034의 일부분은 모로코 운석 상인으로부터 이를 구매한 한 미국인에 의해 뉴멕시코대학에 기증됐다. 오늘날 존재하는 많은 화성 운석은 이들 암석이 카사블랑카 시장에서 거액의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아는 베두인 부족에 의해 사하라 사막에서 발견됐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10월 30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잃어버린 이름에게(김이설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생의 민낯을 가감 없이 묘사해 온 작가의 연작소설집. 중부지방 신도시에 거주하는 중년 여성들이 느끼는 소외와 상실의 감각을 세밀하게 다뤘다. 여성이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사회적 요구를 따른 후 서서히 낡아가는 몸과 마주하며 느끼는 좌절과 슬픔을 조망한다. 224쪽. 1만 3000원.나는 생존기증자의 아내입니다(이경은 지음, 생각생각 펴냄) 생존기증자가 맞닥뜨리는 현실을 ‘논픽션 내러티브’ 기법으로 재현했다. 저자와 그의 남편은 수술 전 12시간 동안 의사 두 명과 가족들을 붙잡고 질문과 토론을 이어간다. 생존기증자들이 겪는 갈등, 의료진의 무심함, 기증후보자의 고심을 과소평가하는 말들이 치열하게 오간다. 172쪽. 1만 4900원.수술의 탄생(린치 피츠해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열린책들 펴냄) 도살장이나 다름없던 수술실을 위생적인 의료 공간으로 바꾸고 소독법을 정착시킨 의사 조지프 리스터에 관한 저작. 150년 전만 해도 수술실에서의 감염으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으며 진통제와 마취제가 없어 환자들이 고통을 감수했다. 344쪽. 1만 8000원.태어난 게 범죄(트레버 노아 지음, 김준수 옮김, 부키 펴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코미디언이자 미국 정치 풍자 뉴스 프로그램 ‘더 데일리 쇼’ 진행자인 트레버 노아의 자전적 에세이. 남아공에서 난한 생활과 계부의 학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온 인생 역정이 담겼다. 424쪽. 1만 6800원.경제학자의 인간 수업(홍훈 지음, 추수밭 펴냄) 애덤 스미스 이후 300여년간 경제학의 지배적인 인간형으로 구축된 ‘호모 이코노미쿠스’와 다른 인간형을 제시하는 책. 인간의 삶을 움직이는 근본 동기로 효용이나 노동을 넘어서는 가치들(행복, 자유, 윤리 등)을 내세운 책은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포착한 경제학의 개념과 사상을 알려준다. 416쪽. 1만 8000원.요술봉과 분홍 제복(사이토 미나코 지음, 권서경 옮김, 문학동네 펴냄) 일본의 비평가가 써내려 간 대중매체 속 획일화된 여성 주인공의 실상. 여러 매체들에서 주인공은 ‘남초사회의 일원으로 선택받은 단 한 명의 여성’이라는 미명 아래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고정관념화된 여성상을 보여 주는 데 그친다. 380쪽. 1만 7000원.
  • 인도 소녀 카브야 “오빠에게 골수 이식시키려고 전 태어났어요”

    인도 소녀 카브야 “오빠에게 골수 이식시키려고 전 태어났어요”

    인도의 귀여운 소녀 카브야 솔란키는 생후 18개월이던 지난 3월 몸 속의 골수를 일곱 살 오빠에게 이식해줘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형제를 살리기 위해 제몸을 바친 미담으로도 여겨지지만 허술한 의료 규제를 틈타 어린 소녀에게 강요한 것이라 윤리적으로 온당하지 않은 일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오빠 압히짓은 지중해성 빈혈(Thalassemia)이란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유전적 결함으로 적혈구의 산소를 조직으로 운반하는 혈액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피를 퍼나르지 못해 자주 수혈을 받아야 했다. 20~22일에 한 번씩 350~400ml 수혈을 받았다. 여섯 살이 됐을 때 이미 수혈 횟수가 80번이나 됐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아흐메다바드에 사는 아빠 사흐데브신은 영국 BBC 델리 주재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첫 딸에 이어 두 번째 얻은 압히짓이 “10개월 됐을 때 지중해성 빈혈이란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막막했다. 몸이 약했고, 면역이 안 돼 계속 앓았다. 치료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내 슬픔은 배가 됐다”고 말했다. 아들을 돕기 위해 문헌을 뒤져 치료 방법이 있는지 찾고, 의사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그렇게 해서 골수를 이식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첫 딸과 가족 중에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2017년 ‘치료용 맞춤 아기(saviour siblings)’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전학적 선별검사를 통해 유전적으로 문제 없는 것이 확인된 배아만 시험관 시술을 통해 낳아 기른 뒤 수술이 가능한 나이가 됐을 때 장기나 세포, 골수 등을 이식하는 것이다. 궁금해진 그는 인도에서 최고의 임신 전문의로 꼽히는 마니시 뱅커 박사에게 지중해성 빈혈이 없는 태아를 낳게 해달라고 매달렸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한 병원은 그에게 미국에서 딱 맞는 골수 조직을 찾아주겠다며 유혹했는데 500만 ~1000만 루피가 든다고 하는 데다 성공 확률이 20~30%밖에 안 된다고 해 포기했다. 이렇게 6개월 이상 배아를 형성해 오빠 것과 일치하는지 살펴본 뒤 엄마의 자궁에 이식했다. 그 뒤 카브야가 세상에 태어나자 다시 16~18개월을 기다려 몸무게가 10~12㎏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지난 3월에 골수 이식을 마치고도 조직들이 잘 받아들이는지 지켜보느라 7개월을 다시 기다렸다.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려 압히짓이 더 이상 수혈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아빠는 말했다. 최근 헤모글로빈 수치를 확인했더니 11을 넘겼다며 이렇게 되면 완치된 것이라고 의료진이 얘기했다는 것이다. 수술 직후 카브야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져 며칠 동안 상당히 통증이 심했지만 이제는 거의 나았다고도 했다. 아빠는 카브야가 태어난 것이 그들 모두의 인생을 구해줬다고 기꺼워했다. “우리 모두 그 아이를 다른 두 아이보다 사랑한답니다. 그녀는 단순히 우리 아기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구세주예요. 우리는 영원히 그 아이에게 고마워할 겁니다.” 카브야가 세계 최초 사례는 아니다. 미국에서 20년 전에 태어난 애덤 내시는 ‘판코니 빈혈(Fanconi anaemia)’이란 희귀 유전질환을 갖고 태어난 여섯 살 누나에게 유전자를 기증하기 위해 태어났다. 당시에도 부모가 원해서 낳은 아이인지, 아니면 누나를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인지 논쟁이 벌어졌다. 2010년 영국에서도 일종의 ‘디자인된 아기’가 태어나 또다시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며 유전자 편집의 윤리 전문가인 존 에반스 교수는 독일 철학자 에마뉘엘 칸트의 명언 ‘오로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면 안된다는 것’을 예로 들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반스 교수는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면서 “우리는 부모의 동기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 아픈 아이를 위해 유전적으로 완벽하게 일치되게 창조하겠다는 것이 아이를 갖는 단 하나의 이유였나? 그렇다면 아이들의 동의 없이 아이에게 그런 위험을 감수하도록 밀어붙인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앞으로 이런 방식을 널리 활용할 수 있을까. 에반스 교수는 “스펙트럼의 한 끝에는 아기 탯줄에서 세포를 추출하는 방법, 다른 끝에는 장기를 적출하는 방법이 있다. 골수를 얻는 것은 그 중간쯤일 것이다. 위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증자에게 영구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장기를 적출하는 것 만큼 위험하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 하는 윤리적 문제에 맞닥뜨린다고 했다.  그는 “아주 미끄러운 경사로여서 장벽을 세우기가 아주 어렵다. 골수만 채취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변형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기자 겸 작가인 나미타 반다레는 “영국이라면 유전공학에 대해 까다로운 승인 절차가 있지만 인도는 허술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같은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솔란키 가족 일에 판단하고 싶지 않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부모로서 나도 같은 일을 했을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규제가 필요하다. 최소한 공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 아이는 어떤 논의도 거치지 않고 잉태됐다. 레이더에 관측되지도 않은 채 이런 중요한 일이 진전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구자라트주 정부 관리인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판단하면 적절치 않을 일”이라면서 “우리는 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의 행동 뒤에 숨겨진 의도를 들여다봐야 한다. 날 판단하기 전에 당신들을 내 상황에 들여놓아봐라”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원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좋게 하려는 데 비윤리적이란 것은 없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가업을 잇기 위해, 가문의 명예를 잇기 위해, 하나뿐인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려는 등 온갖 이유로 아이를 갖고 싶어 한다. 왜 내 이유를 탐문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뱅커 박사 역시 “기술을 이용해 질병이 없는 아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왜 우리가 그렇게 하면 안 되느냐?”고 되물은 뒤 “우리가 인도에서 살펴야 할 근본적인 물음들은 규제와 등록이다. 잠재적으로 누군가 그릇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70년대 이후 다운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알아보고 있지 않느냐며 유전자 제거는 다음 세대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다음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압히짓의 기대 수명이 25~30세였는데 지금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며 동기가 정당함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은경 질병청장,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수상

    정은경 질병청장,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수상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여성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해 헌신해 온 공로로 올해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을 받았다. 영화 ‘69세’를 제작한 임선애 감독와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문제를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은 각각 젊은지도자상과 특별상을 받았다. 한국YWCA연합회는 26일 정 청장을 제18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한국여성지도자상은 YWCA 지도자로서 여성 권리 확립을 위해 애쓴 박에스더 고문총무의 정신을 기리는 취지로 2003년 제정됐다. 연합회는 “정 청장은 전 세계적인 질병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여성의 힘으로 최전방위적 대응을 했고, 절제와 공감의 아이콘으로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데 기여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 청장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으로서 확산 대응 실패라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지만, 이는 국가방역체제를 마련하는 디딤돌이 됐다”고 했다. 젊은지도자상을 받은 임 감독에 대해서는 “영화계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한 영화를 제작해 사회적인 편견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텔레그램 n번방의 최초 신고자이자 기록자인 추적단 불꽃은 특별상을 받았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만연한 성착취 실상을 폭로하고,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률 개정 등 사회적 노력의 출발점을 만들었다는 취지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봉제 주름잡던 동네… 개발과 보존 사이 ‘박제된 시간’

    봉제 주름잡던 동네… 개발과 보존 사이 ‘박제된 시간’

    북서울꿈의숲과 동남쪽으로 맞닿아 있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은 서울의 과거가 박제된 듯이 남아 있는 곳이다. 1960년대에 지어진 국민주택단지와 성북동이나 한남동에 비견되던 고급 주택단지는 옛 모습을 다소 잃었지만, 변함없이 공존하고 있다. 더딘 개발의 역설적 효과로 장위동은 수십년 전 서울의 아슴푸레한 기억을 바로 눈앞에 소환해 준다. 그렇지만 서울의 다른 동네와 마찬가지로 변두리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개발 욕구가 보존 정책과 부딪치며 오랫동안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2회 김중업의 장위동 이야기 편은 지난 24일 오전 10시 서울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에서 출발했다. 역에서 이어진 골목 안으로 들어가니 좌우로 작은 봉제 업체들이 눈에 들어온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장위동은 2000여개의 작은 봉제공장들이 밀집한 서울 패션산업의 중심지였다. 지금은 띄엄띄엄 소규모 업체들이 산재해 있어 그 시절의 명성은 잃었다. 미싱 소리가 가득했을 거리는 휴일이라 한산하다. 군데군데 ‘미싱사 구함’, ‘미싱 수리’ 등의 간판만 드문드문 보일 뿐 적막감이 감돈다.장위동에 봉제공장이 들어온 것은 1980년대라고 한다. 1970년대에 준공된 6개 동의 건어물 상가에 봉제업체와 자수업체가 들어오고부터다. 장위동은 이후 동대문 패션산업의 배후 단지로 성장했다. ‘내외’(NAEWAY)라는 상표로 와이셔츠, 점퍼 등을 만들어 판 신사복 전문업체 ‘내외패션’ 본사도 장위2동 새마을금고 앞에 있었다. 지금도 서울패션섬유봉제협회가 돌곶이역 근처에 있어 이곳이 한때 봉제 중심지였음을 알려준다. 셔츠 전문 공장들이 많았던 장위동의 봉제산업은 2002년 월드컵 때 ‘Be the Reds’라고 적힌 붉은색 티셔츠를 만들어 내면서 ‘절정기’를 맞았다. 그러나 물밀듯이 들어온 외국 의류의 범람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서울미래유산의 후원으로 ‘봉제양명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발걸음을 재촉해 다다른 곳은 장위 전통시장. 토요일인데도 상인들은 아침 일찍부터 가게를 열어 손님을 맞고 있다. 일을 마치고 장을 보러 온 봉제공들로 붐볐을 시장은 이곳저곳에 세월의 더께가 겹겹이 쌓여 있다. 이 시장은 400여m의 길이에 170여개의 가게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한다. 지금은 재개발사업으로 두 동강이 나 5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60여개 규모로 줄어들었다. 시장에는 어려운 이웃들이 아무나 가져갈 수 있는 식재료를 넣어 두었다는 냉장고가 있다. 쌀쌀한 날씨에 온기가 전해져 온다.전통시장과 접한 곳에 장위동 후생·국민주택단지가 있다. 6·25 한국전쟁의 전후(戰後) 주택난을 해결하고자 1950~1960년대 다양한 이름의 주택단지가 주요 도시에 지어졌다. 재건주택, 후생주택, 부흥주택, 국민주택 등인데 부족한 자재로 공병대를 동원해 짓다 보니 부실 공사를 피할 수 없었다. 서울에서는 청량리, 수유동, 갈현동, 불광동, 수유동, 남가좌동 등에서 지금도 흔적을 찾을 수 있다. 1958년에 들어선 장위동 후생주택을 자세히 살펴보니 벽체가 축대처럼 돌을 쌓은 모양이다. 처음에는 주먹돌이 들어간 흙벽돌을 썼다고 하는데 중간에 수리한 집들도 많다. 60년의 세월을 건너왔지만, 아직 단단해 보인다. ‘돌집’이라는 이름이 달갑지 않겠지만 겨울에 따뜻해서 좋다는 주민도 있다고 한다. 1층은 온돌이고 난방이 되지 않는 2층은 일본식 다다미로 만들었다. 장위동 국민주택은 1964년에 입주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총면적이 5만 9000여㎡에 이른다는 조사가 있다. 장위초등학교에서 성북동 동아에코빌아파트에 이르는 장월로의 좌우 양쪽에 걸쳐 있다. 상당수 주택이 연립주택으로 재건축하는 등 단지가 변형되었지만 원래의 형태는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각기 다른 시기에 형성된 후생주택과 국민주택의 원형을 확인하고 구분하기는 쉽지 않았다. 국민주택단지는 장위뉴타운 15구역 안에 있어 개발과 보존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서울시와 성북구는 2018년 이곳을 정비구역에서 주민투표를 거쳐 직권해제했다. 주민들은 소송을 내 서울시와 다투고 있다. ‘서울고법 판결에서 이겼다’는 조합 측의 알림 글이 눈에 띄었다. 재개발로 시가 10억원이 넘는 새 아파트들이 이미 들어선 구역도 있으니 해제된 구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해제 구역의 일부에서는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3구역이 그런 곳이다. 골목길을 한참 걸어 도착한 곳이 ‘연주황골목’이다. 서울시 가꿈주택 골목길사업 1호로 24가구가 참여했다. 장위동에 감나무가 많아서 연주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지은 지 수십년이 더 되어 보이는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골목길이 아늑하고 아름답다. 담장을 낮추고 벤치와 화단을 만드니 이런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이 정도라면 개발 유혹을 견디고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을 법도 하다.장위동은 조선 순조의 셋째 딸이며 조선시대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와 연관이 있다. 윤의선에게 하가(下嫁)한 덕온공주는 1844년(헌종 10년) 헌종의 계비를 간택하는 행사에 참석했다가 급체로 사망했다. 덕온공주는 장위동에 안장됐는데 묘소는 개발 과정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부마 남녕위 윤의선은 1865년 장위동 묘소 근처에 공주를 위한 재사(齋舍)를 짓고 살았다. 이런 인연으로 2012년부터 장위동에서는 덕온공주와 윤의선의 혼례를 재현하는 ‘장위부마축제’가 열리고 있다. 윤의선은 덕온공주와의 사이에 후사가 없어 윤회선의 아들 윤용구를 양자로 삼았다. 윤용구는 고종 8년에 문과에 급제, 벼슬이 예조·이조판서에 이르렀다. 그는 경술국치 후 일제가 남작 작위를 주었지만, 거부하고 ‘장위산인’(獐位山人)이라 자칭하며 장위동 재사에서 은거했다고 한다. 재사는 돌곶이역에서 북서울꿈의숲으로 이어진 도로 오른쪽 중간쯤에 있다. 서울시 민속자료 25호다. 이 집을 김진흥이라는 사람이 사들였다가 1998년 불교교단에 기증했다. 그래서 이름은 ‘김진흥 가옥’이지만 ‘진흥선원’이라는 절로 사용되고 있다. 답사단은 장위동 속의 부촌이었던 ‘동방단지’로 발걸음을 옮긴다. 고급주택들이 들어서 있던 곳으로 북서울꿈의숲과 접한 장위1동 언덕배기다. 1949년 서울로 편입될 당시 인구가 수천명에 지나지 않았던 장위동은 1950년대까지 대부분 논밭으로 이뤄져 있었다. 지금의 장위1동의 구릉지와 농토는 대부분이 윤용구의 후손들 소유였다. 6·25전쟁 이후 후손들은 옛 단위로 10만평에 이르던 넓은 땅을 팔았는데 그 땅을 사들인 것은 삼성생명의 전신인 동방생명이었다. 주택이 부족하던 시절에 자금력이 풍부한 보험회사에게 토지를 매입해 주택단지를 건설하도록 유도한 것은 정부의 전략이었을 것이다. 이름이 동방주택단지로 붙여진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지금도 동방고개, 동방어린이공원과 같이 동방 자가 붙은 이름을 찾을 수 있다. 동방주택단지는 정릉동에도 있었는데 장위동 단지가 4.6배나 더 컸다고 한다. 1968년 발행된 ‘동방생명 10년사’에 따르면 장위동 동방주택단지의 면적은 10만평보다 훨씬 큰 16만여평이었다. 그런데 이곳 주택들은 면적이 겨우 10평 안팎인 국민주택단지와는 대조를 이룬다. 대지가 100평이 넘는, 당시로서는 최고급 주택이었다. 서민주택 보급이라는 정부의 의도는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동방생명은 토지와 주택 분양으로 큰돈을 벌었을 것이다. 동방단지는 군 장성들과 유명 연예인들이 사는 곳으로 유명했다. 황영시, 노재현 같은 이름을 알 만한 장군들도 이곳에 살았는데 동방단지에 사는 ‘별’이 모두 32개였다는 말이 있다. 연예인으로는 문희와 이상해가 한때 거주했다고 한다. 대부분이 빌라 같은 공동주택으로 바뀌었지만 커다란 단독주택들이 그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전해 준다. 그중에 장위동 230의 49의 집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1980년대 한국의 중산층 주택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1970년에 건축되었다가 1986년 건축가 김중업과 김수근이 리모델링한 집이다. 성북구가 이 집을 사들여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으로 명명했다. 1층에는 장위마을 홍보실 등이 있고 위층에는 김중업 전시실 등이 있다. 답사단이 차례로 집 내부를 구경했다. 리모델링한 지도 30여년이 지났지만 실내외의 호화로움은 여전하다. 동방단지에서 길을 내려오면 도로를 건너 북서울꿈의숲에 이른다. 답사단은 창녕위궁재사에 모여 이번 답사를 마무리한다. 국가등록문화재 제40호인 이곳은 조선 순조의 둘째 딸이자 덕온공주의 언니인 복온공주와 부마 창녕위 김병주의 재사다. 한일병합 후 김병주의 손자 김석진이 울분을 참지 못하여 자결한 곳이기도 하다. 숲속에 합장됐던 복온공주와 부마의 묘소는 경기 용인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조선 말기 두 공주와 부마들, 그 후손들의 굴곡진 삶이 장위동 역사의 한쪽을 장식하고 있다. 장위동에서는 개발을 둘러싼 갈등과 알력이 10여년째 이어지고 있다. 장위동의 문제만이 아니라 서울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보다는 둘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것은 답사의 수확이었다. 편리함만 추구하다 과거를 의식 없이 지우다 보면 역사와 기억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손성진 서울신문 논설고문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해설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 ■다음 일정 제23회 노량진 산책 ●출발 일시 10월 31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20개월 딸, 아직도 경찰차 지나가면 ‘엄마, 엄마’ 한다”

    “20개월 딸, 아직도 경찰차 지나가면 ‘엄마, 엄마’ 한다”

    홍성숙 경사에 공로장과 감사장 전달 생후 20개월 어린 딸을 둔 엄마 경찰관이 장기 기증으로 투병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25일 전해졌다. 두 달 전 음주운전 차량에 들이 받혀 뇌사상태에 빠진 고(故) 홍성숙 경사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운동본부)는 홍 경사의 유가족에게 공로장과 감사장을 전달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제2회의실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고 홍성숙 경사의 유가족에게 공로장과 감사장을 전달했다. 용인서부경찰서 수사과 소속이었던 홍 경사는 지난 8월 29일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부딪혀 뇌사 판정을 받았다.유가족,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 기증 결정 홍 경사는 지난 8월 31일 간 질환으로 투병하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감사장을 받는 행사에 남편 안모씨는 19개월 딸 유진이를 안고 참석했다. 안씨는 “평소에 유진이가 엄마를 많이 찾는다. 경찰차 지나가면 ‘엄마, 엄마’ 한다”면서 “딸이 어려서 엄마가 떠난 사실조차 모른다. 딸이 크면 엄마가 장기 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꼭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생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기기증을 하자고 아내와 얘기했다”며 “아내의 바람대로 누군가의 삶 속에서 생명이 꽃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7년 순경 공채로 임용된 홍 경사는 주로 청소년 선도와 가정폭력 예방 업무를 맡아왔다. 일주일에 열 번 넘게 학교에 강의를 하러 가는 등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달 29일부터 홍 경사의 사연을 SNS와 블로그, 경찰청 인트라넷에 알렸다. 홍 경사 뜻을 이어 장기 기증 신청에 나서겠다는 동료 경찰관 글도 이어졌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건희 별세] 대호법(大護法) 이건희, 원불교와의 인연

    [이건희 별세] 대호법(大護法) 이건희, 원불교와의 인연

    25일 별세한 이건희(78) 삼성그룹 회장의 신앙 생활은 그의 경제·사회적 활동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고인은 1973년 원불교에 입교해 중덕(重德)이라는 법명과 중산(重山)이란 법호를 갖고 있다. 장모인 고 김윤남(신타원 김혜성 원정사) 여사가 인연이 됐다. 1987년 부친 이병철 회장이 세상을 떴을 때는 원불교 3대 종법사인 대산 김대거 종사의 법문에서 큰 위로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은 아내 홍라희 여사와 함께 교단에 많은 것을 희사(喜捨)했다. 전북 익산에 있는 원불교 교무들의 교육 훈련기관인 중도훈련원은 이 회장 부부가 기증한 것이다. 훈련원 이름은 고인의 법호와 홍라희 여사의 법호 도타원(道陀圓)에서 각각 한 글자를 따 지었다. 이 회장 부부는 2011년 미국 뉴욕주에 있는 원다르마센터도 희사했는데, 이 센터는 원불교 미국 총부 역할을 하고 있다. 원불교를 위해 많은 일은 한 고인은 ‘대호법(大護法)’ 법훈을 받았다. 6단계의 원불교 법위 중 종사 아래인 4단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원불교 측은 이 회장의 유족과 장례절차를 협의하고, 이날 전북 익산의 중앙총부에서 장의위원회를 연다. 오도철 교정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의위원회에서는 교단장 및 천도재(薦度齋) 일정 등을 논의해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천도재는 망자의 넋을 기리며 극락으로 보내기 위한 종교의식으로, 죽은 날부터 일주일이 되는 날에 시작해 49일간 총 7번을 지낸다. 천도재 장소는 고인이 신앙생활을 했던 서울 원남교당이나 익산의 중앙총부가 유력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독감백신 사망 사례 48명…정은경 “예방접종과 연관 없어”(종합)

    독감백신 사망 사례 48명…정은경 “예방접종과 연관 없어”(종합)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24일 기준 48명이 발생해 전날보다 12명이 늘어났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이들 사망 사례와 독감백신의 인과성이 매우 낮은 만큼 예방 접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후 사망 신고 사례와 관련해 예방접종피해조사반과 예방접종전문위윈회 조사 결과를 인용해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매우 낮다. 예방 접종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예방접종피해조사반 회의를 전날 진행했으며, 이날 오전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앞선 사망신고 사례 26건에 대해 부검결과 및 역학조사 등을 논의했다. 질병청이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20건의 중간 부검 결과를 보면, 심혈관질환 8명, 뇌혈관질환 2명, 기타 3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명은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검을 하지 않은 6명 중 4명은 질병사와 질식사가 각각 3명, 1명이며, 예방접종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은경 청장은 “올해는 독감백신에 대한 많은 이슈가 있었고, 불안감이 있어 신고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한다”며 “상온 노출, 백색 입자 백신과 사망도 연관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청장은 부검을 받은 독감백신 사망자 중 심뇌혈관질환이 많았던 이유에 대해 “겨울철에는 온도가 내려가면서 심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는 게 증가한다”며 “혈관이 수축되고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따라 뇌혈관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일반적”이라고 분석했다. 트윈데믹 위험성 낮추기 위해 접종 필요정 청장은 “예방접종전문위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코로나19 유행 상황하에 동시 유행(트윈데믹)에 따른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는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예방접종사업은 일정대로 추진하되, 어르신 예방접종 시에 충분한 예진과 또 예방접종 후에 이상반응을 충분히 관찰하고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도록 저희에게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정 청장은 “올해 인플루엔자 유행 수준은 예년보다 아직은 낮은 상태이고, 유행 시기가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 접종을 너무 서두르기보다는 안전한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접종을 하는 분들은 건강상태가 좋은 날 예방접종을 받아달라. 대기하는 중에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만성질환 또는 알레르기 병력을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려달라”며 “접종 후에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고, 호흡곤란, 두드러기, 심한 현기증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31년째 흰지팡이 기증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31년째 흰지팡이 기증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서울 한강이남)가 올해도 시각장애인 단체에 3000만원 상당의 흰지팡이 1000개를 기증했다. 1989년도 부터 시작해 벌써 31년째다. 협회는 23일 오후 서울 이룸센터에서 열린 제41회 흰지팡이의 날 기념 서울시 시각장애인 재활복지대회에서 사단법인 서울특별시시각장애인연합회 윤상원 회장에게 흰지팡이 1000개를 기증했다. 양주환 총재는 격려사에서 “1925년 헬렌켈러 여사가 국제라이온스협회 세계대회에 참석해 ‘라이온들이여! 암흑과 대항하는 맹인의 흑기사가 되어 주세요’라고 호소한 이후 국제협회에서는 시력예방보전사업을 가장 중요한 공식사업으로 채택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354-D지구 역시 세계 곳곳에 안과병원을 설립하고 무료 백내장 수술을 지원하는 등 수십만명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각장애인의 눈과 발이 되어 자립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 김기덕 부의장은 축사에서 “간혹 길거리에서 넘어진 장애우가 당당하게 일어나 걷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다”면서 “장애인을 위한 쉼터 예산이 지금보다 더 확보되도록 서울시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우 서울시 복지기획관도 “내년에 쉼터 예산이 더 확보되도록 노력하고, 흰지팡이가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있는 상징이 되도록 서울시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은 “코로나로 우리 시각장애인들이 더 힘들다”면서 “시각장애인들이 동정 무능이 아닌 자립과 성취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고 지원체계가 갖춰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박종운 중앙회장 직무대행은 “굳은 의지로 사회발전에 보탬이 되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비접촉에 적응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참 훌륭한 일” 文, 동해 ‘한국 표기’ 옛지도 기증 중학생에 SNS 답장

    “참 훌륭한 일” 文, 동해 ‘한국 표기’ 옛지도 기증 중학생에 SNS 답장

    文 “日 역사왜곡 확인 귀중한 자료”“수집 열정과 안목, 아름다운 기증”文, 일본 옛 서적 ‘풍공유보도략’ 기증 받아과거 靑에 해당 학생 초청한 사례도 공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한 중학생이 청와대로 18세기 세계지도 등을 기증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는 일본 측 주장이 역사 왜곡임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면서 “어린 학생으로 참 훌륭한 일”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중학생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국립진주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면서 해당 학생이 여러 차례 관련 자료들을 기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조군, 文에 보낸 편지에 “일본이 다시는억지 부리지 못하는 자료됐으면” 대전 글꽃중학교 3학년 조민기 학생은 지난 6월 18세기 영국에서 제작된 세계지도와 조선 선조 시기 한일 간 교류가 담긴 일본의 옛 서적인 ‘풍공유보도략’ 하권 등 두 점의 문화재를 청와대에 기증했다. 특히 조군이 제공한 지도에는 동해가 ‘Sea of Korea’로 표기돼 있다. 조군 역시 지도를 기증하며 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버지께서 오래된 지도를 구하셨는데 1700년대에 영국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면서 “일본이 다시는 억지를 부리지 못하게 하는 자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날 “너무 늦기 전에 감사를 표하고자 선행을 알린다”며 답장 형태의 글을 SNS에 게시했다.文 “조군 2월에도 안중근 기록 기증”“靑에 초청해 감사의 마음 나눴다” “역사에 대한 자긍심, 열정 없이살림 쪼개어 수집 몰두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는 두 점의 문화재가 임진왜란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국립진주박물관을 기증처로 결정했다”면서 “이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민기 학생은 추가로 ‘풍공유보도략’ 상권, 조선 후기와 청나라 서적 일곱 권을 함께 기증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학생으로 참 훌륭한 일인데, 조군은 이미 지난해 2월에도 ‘안중근 사건 공판 속기록’ 넉 점을 기증했다. 당시 제가 청와대에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나눈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역사에 대한 자긍심, 옛 것에 대한 열정 없이 살림을 쪼개가며 수집에 몰두하기는 어렵다. 발굴의 기쁨도 안목이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수집의 열정과 안목뿐 아니라 기증의 보람까지 아들에게 나눠준 아버님도 매우 훌륭한 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시 ‘흰 지팡이의 날’ 맞아 10명에 시장상 수여

    서울시가 제41회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이재혁씨 등 시민 10명에게 ‘서울시장상’을 수여한다고 22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서울시 시각장애인연합회는 23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에서 ‘시각장애인 재활복지대회’를 열고 상을 준다. 이씨는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최연소로 15세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독주회를 여는 등 음악계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며, 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전문 음악교육기관인 한빛맹학교 음악전공과에서 근무하며 후진 양성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밖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및 관련 교육 등 정보 접근성 확대에 힘쓴 조재형씨, 바우처 택시 도입으로 이동권 향상에 기여한 서문걸씨 등이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3000만원 상당의 안테나형 흰 지팡이 1000개를 후원하는 기증식도 진행된다. 10월 15일 ‘흰 지팡이의 날’은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WBU)가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1980년 공식 제정한 기념일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장기기증하고 떠난 경찰관 유족 “아내 바람대로 새 생명 꽃 피길”

    장기기증하고 떠난 경찰관 유족 “아내 바람대로 새 생명 꽃 피길”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이른 경찰관이 장기 기증으로 간부전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고 홍성숙(42) 경사의 유가족에게 공로장과 감사장을 전달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마지막까지 생명을 구하고 떠난 홍 경사의 뜻을 기리는 공로장과 감사장을 유가족에게 직접 전달했다. 경찰 출신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 경사의 사진이 담긴 크리스털 패를 전했다. 홍 경사는 지난 8월 29일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슬픔과 절망 속에서도 유가족은 장기기증이라는 고귀한 선택을 했다. 고인의 남편 안치영(48)씨는 “아내와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기기증을 하자고 얘기했었다”며 “그 순간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지는 생각도 못했지만 아내의 바람대로 누군가의 삶 속에서 생명이 꽃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청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달 29일 홍 경사의 사연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경찰청 내부망에 알렸다. 이 글에는 2주 만에 동료 경찰관들과 시민들의 애도 댓글 3000여개가 달렸다. 특히 홍 경사가 결혼 15년 만에 얻은 19개월 된 딸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난 이야기가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안씨는 “딸이 너무 어려서 엄마가 떠난 사실조차 모른다”면서 “딸이 크면 엄마가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꼭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누군가의 삶에 꽃피길” 장기기증 결정한 경찰가족

    “누군가의 삶에 꽃피길” 장기기증 결정한 경찰가족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판정을 받은 고(故) 홍성숙 경사(42)는 장기 기증으로 중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유가족으로는 19개월 딸과 남편이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제2회의실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홍성숙 경사의 유가족에게 공로장과 감사장을 전달하며 이같이 밝혔다. 용인서부경찰서 수사과 소속이었던 홍 경사는 지난 8월 29일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받혀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유가족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홍 경사는 8월 31일 간 질환으로 투병하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사망했다. 김창룡 경찰청장과 장기기증 친선대사인 황운하 의원은 고인의 뜻을 기리는 공로장과 감사패를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유가족으로 남편 안치영(48)씨가 19개월의 어린 딸 희망이(태명)를 안고 참석했다. 안씨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기기증을 하자고 아내와 얘기했다”며 “아내의 바람대로 누군가의 삶 속에서 생명이 꽃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어려서 엄마가 떠난 사실조차 모른다”며 “딸이 크면 엄마가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꼭 얘기해주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청과 본부는 지난달 29일부터 홍 경사의 사연을 SNS와 블로그, 경찰청 인트라넷을 통해 알렸다. 동료 경찰과 시민들은 온라인상에서 홍 경사를 추모하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용산에 되살아난 이봉창 의사 독립투쟁 기개

    용산에 되살아난 이봉창 의사 독립투쟁 기개

    서울 용산구가 21일 이봉창 의사 역사울림관을 개관했다. 효창동에 자리한 이봉창 의사 역사울림관은 지상 1층, 연면적 70㎡ 규모다. 전통 목구조에 기와지붕을 올렸다. 전시실, 사무실, 툇마루를 갖췄다. 건물 외부는 이봉창 역사공원으로 꾸몄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5시 무료로 개방한다. 전시실로 들어서면 이 의사의 흉상이 눈길을 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장을 지낸 김영원 작가의 작품이다. 이봉창 의사 기념사업회 부회장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구에 작품을 기증했다. 흉상을 기준으로 왼쪽부터 전시실을 둘러보면 의사의 생애에 맞춰 ‘용산구 효창동에서 이봉창과 마주하다’, ‘거사를 준비하며’, ‘다시 타오르는 불꽃이 되어’를 주제로 한 전시를 볼 수 있다. 단순히 지도와 그래픽만 전시하는 게 아니라 무인 종합 정보 안내시스템인 키오스크, 증강현실(VR) 등 최신 전시기법을 도입했다. 이 의사가 직접 쓴 ‘한인애국단 가입 선서문’, ‘의거자금 요청 편지’ 등 사료는 복제본으로 전시했다. 이번 사업은 민선 7기 공약으로, 구 예산 7억원이 들었다. 부지는 이 의사의 집터가 포함된 효창4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을 통해 마련했다. 구는 조합에서 기부채납 받은 소공원 부지를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역사공원으로 바꿨다. 이 의사는 용산을 대표하는 독립투사로, 1901년 원효로2가에서 태어났다가 얼마 후 효창동으로 이사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봉창 의사의 의거는 비록 실패했지만 침체된 항일 독립운동의 불씨를 되살렸다”며 “기념관에 많이 오셔서 의사를 추모하고 독립투쟁의 기개를 되새겨 달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벗자니 불안, 쓰자니 답답… 호흡곤란 땐 ‘KF80·비말차단’

    벗자니 불안, 쓰자니 답답… 호흡곤란 땐 ‘KF80·비말차단’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은 일상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적인 방역수칙이 됐다. 하지만 호흡기 질환자와 노약자, 영유아처럼 오랜 시간 마스크 쓰기가 괴로운 이들도 있다. 마스크를 벗자니 불안하고 쓰자니 괴롭다. 마스크 착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본다.방역당국은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노인과 만성 호흡기질환자를 꼽는다. 이들은 마스크 착용에 더 신경을 써야 하지만 오히려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폐나 심장 기능이 떨어진 만성질환자나 심부전 환자는 호흡 장애로 저산소증을 겪을 수 있어 마스크 사용 방법에 대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최혜숙 경희의료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20일 “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노약자분들이 호흡에 불편을 느끼는 마스크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마스크를 오래 사용하면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시로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김상헌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밀접 접촉할 때 마스크가 필요하므로 가능한 한 단기간 정확하게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곤란을 느낄 때는 KF99, KF94보다는 KF80을 착용하거나 비말차단 마스크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천식환자가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천식 증상이 악화됐을 때 사용하는 증상완화제를 반드시 휴대하는 게 좋다. 천식 약물을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앙대학교의료원에 따르면 최근 국내 한 연구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N95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보행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일부 환자가 마스크를 오래 착용하지 못한 채 심한 호흡곤란과 현기증, 두통을 호소했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환자들도 호흡 빈도와 혈중 산소 포화도, 이산화탄소 수치가 마스크 사용 전후에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호흡곤란이 심하고 기도 폐쇄 증상이 있는 환자는 마스크 착용이 오히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이상 증상이 생겼을 때는 사람들이 없는 공간에서 마스크를 즉시 벗고 휴식을 취한 뒤 증상이 나아지면 마스크를 다시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을 앓는 환자는 외출 전 미리 마스크를 착용해 보고 호흡곤란은 없는지, 두통이나 어지럼증은 발생하지 않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면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꼭 외출해야 할 때는 물을 자주 마신다. 김 교수는 “흡입기관지 확장제를 가지고 다니며 5분 간격으로 2회 흡입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대중교통이나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 마스크를 장시간 써야 할때는 외과용 마스크가 없더라도 면 마스크를 반드시 사용한다. 세탁이 가능한 면 마스크를 여러 개 휴대하고 다니며 한 번 착용한 뒤 교체해서 쓴다. 하루 종일 황사 마스크 한 개를 되풀이해서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위생적이다. 마스크에만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안전의식이 둔해질 수도 있다. 김미나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외과용 마스크보다 황사마스크가 감염병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고효율 마스크에만 의존하면 ‘가짜 안전감’이 생겨 정작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 예방에 훨씬 도움이 되는 손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홀히 할 우려가 생긴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황사 차단 목적으로 나온 마스크는 내부 공기정화필터가 습기에 약하다는 단점을 감안해야 한다. 기침할 때 나오는 침방울 때문에 마스크가 젖고 이로 인해 짧은 시간에 필터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필터로 호흡을 하는데 필터가 망가지면 호흡기능이 떨어지고 호흡곤란이 생길 수도 있다. 2세 미만의 영아는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에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워 위험할 수 있다. 때문에 보호자는 어린이가 마스크 때문에 호흡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지 계속 살펴야 한다. 가능하면 어린이와 함께 밀집된 환경을 방문하는 일은 삼간다. 김미나 교수는 “호흡기와 크게 관련이 없는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에게는 마스크 착용이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혹시라도 마스크를 썼을 때 호흡에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답답함이 느껴진다면 스스로 상황별 실천 가능한 원칙을 정해 두는 게 도움이 된다. 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가 꼭 필요한 때는 밀접접촉이 이뤄지는 순간이고, 밀접접촉은 대부분 2m 이내에서 수분 이상의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를 말한다”면서 “야외에서 산책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산책 도중 누군가와 마주 앉아 대화할 때 마스크를 벗으면 거꾸로 사용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만성질환자는 방역당국이 제시한 코로나19 건강생활 수칙도 참고할 만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일상의 신체활동과 관련한 건강생활 수칙으로 4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시간은 줄이고 30분마다 몸을 움직인다.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체조, 근력운동 동영상을 보며 집 안에서 운동하는 습관을 갖는다. 성인은 하루 30분, 아동은 하루 1시간 운동이 권장된다. TV를 시청하거나 휴대전화를 이용할 때, 재택근무 시에도 짬짬이 일어나서 몸을 움직인다. 산책이나 계단 오르기, 청소, 텃밭 가꾸기 등으로 일상 생활에서 가능한 활동 시간을 늘린다. 야외공간이나 환기가 잘되는 실내에서 규칙적으로 신체활동을 한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과일이나 채소를 하루 500g 이상 섭취한다. 체력 유지를 위해 생선이나 달걀, 콩, 지방이 적은 육류 등 다양한 단백질 식품도 권장한다. 만성적인 고혈압, 당뇨, 심뇌혈관 질환자는 예방접종과 정기검진으로 꾸준히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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